‘힘있는 기관’ 안전띠 안맨다
중앙관공서 공무원들의 자동차 안전띠 미착용률이 일반국민들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원, 검찰청, 국회, 행정부처 등 ‘힘있는 기관’의 공무원들일수록 안전띠를 안 매는 경우가 많았다. 안전띠 미착용을 단속하는 경찰들조차 조수석 안전띠 착용률은 일반 국민들보다 크게 낮았다. 시민단체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은 지난 6∼7일 출근시간대(오전 7시30분∼9시)에 중앙관공서 11개소와 15개 광역시도 54곳에 대해 안전띠 미착용률을 조사한 결과 중앙 관공서의 경우 운전석은 17.3%, 조수석은 38.8%에 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월드리서치가 조사했던 일반국민 미착용률(운전석 12.1%, 조수석 24.6%)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29.3%), 서울중앙지검(22.4%), 정부중앙청사(21.2%), 국회(20.6%)의 운전석 미착용률이 20%대에 달해 최고 수준이었다. 운전석 미착용률이 10% 미만인 기관은 서울지방경찰청(5.5%), 경찰청(5.8%), 대법원(8.1%) 등 3곳에 불과했다. 지방관공서의 미착용률은 법원·검찰청(18.6%), 시·도청(13.3%), 교육청(13.1%), 지방경찰청(6.5%) 순이었다. 안전띠 미착용 단속을 맡고 있는 경찰도 운전석 미착용률은 본청·지방청 전체 평균 6.6%로 일반국민보다 높았지만 조수석은 33.7%로 일반국민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지방청별 조수석 안전띠 미착용률은 인천경찰청이 무려 77.8%로 가장 높았고 부산·충남 66.7%, 서울 53.8%, 경찰청(본청) 44.4% 순이었다. 안실련 허억 사무처장은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의 안전띠 착용률이 오히려 일반국민들보다 낮게 나타난 것은 충격적”이라면서 “사소한 법을 지키지 않는 사법기관이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안실련은 앞으로 6개월마다 1차례 이상 불시에 관공서 안전띠 착용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며, 다음에는 청와대·국방부·국가정보원·감사원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