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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신뢰사회로 가는 길<3>] ‘기사 딥 러닝’ 통한 신뢰도…국토부 1위, 국정원·문체부 ‘꼴찌’

    언론사는 특정 현안에 대해 비판을 하거나 지지를 보내는 기사를 싣고 있다. 일부 현안에 대해 언론사별로 논조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보도 내용을 빅데이터로 확장하면 서로 다른 시각이 상쇄되면서 한쪽 방향의 큰 흐름이 생긴다. 그 방향은 대체로 합리성을 띠며 국민 다수의 시각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이런 점에 착안해 정부 부처를 포함하는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 Seoul Shinmun-SNU Pollab Public Trust Index)를 개발했다. 올해 1월 초부터 10월 말까지 보도된 공공기관 관련 기사 21만 9588건의 논조를 분석해 부정기사 대비 긍정기사의 비율이 높은 기관일수록 신뢰지수가 높다고 판단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가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SPTI가 공공기관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11일 SPTI 분석 결과에 따르면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신뢰지수가 가장 높은 기관은 국토교통부로 나타났다. 신뢰지수는 8.87점이었다. 긍정기사는 35.0%, 부정기사는 3.9%로 집계됐다. 중립적인 기사는 61.1%였다. 김현미 장관이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치솟는 집값을 낮추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다수의 긍정적인 보도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국토부는 ‘잘하고 있다’ 28.8%로 13위를 기록했다. ●고용·기재부 새 정부 기대감에 고득점 국가인권위원회가 신뢰지수 8.17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긍정기사 34.1%, 부정기사 4.2%, 중립기사 61.8%로 조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권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권위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런 점들이 인권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뢰지수 5.27점으로 3위에 올랐다. 긍정기사 29.1%, 부정기사 5.5%, 중립기사 65.3%로 집계됐다. 백운규 장관이 취임 초반 전통시장과 복지시설을 비롯해 각종 산업 현장을 자주 찾은 것이 긍정적인 기사로 환원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가 4.46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 27.5%로 중위권인 16위에 머물렀지만, 언론보도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부정적인 기사 비중이 작아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올해 환경오염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적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4.28점으로 5위, 기획재정부는 4.22점으로 6위에 올랐다. 새 정부의 경제·고용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두 기관이 높은 신뢰지수를 얻는 데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는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기재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가계 부채 대책과 관련해 긍정적인 기사의 비중이 높았다. ●과기·중기·국세청 중위권 형성 행정안전부는 4.09점을 받아 7위를 기록했다. 행안부는 지난 6월 김부겸 장관이 임명되고 지난 7월 기존 국민안전처와 행정자치부가 통합해 재탄생했다. 김 장관이 부임 직후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긍정적인 논조의 기사가 많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가 4.01점을 얻으며 4점대로 진입했다. 신뢰지수 3점대를 기록한 기관은 금융위원회(3.81점), 공정거래위원회(3.64점), 여성가족부(3.51점), 해양수산부·헌법재판소(3.45점), 통일부(3.17점) 등이다. 이 가운데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언한 기관이라는 이유로 국민이 평가한 직무 수행도에선 1위를 기록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중위권인 13위에 머물렀다. 헌재 관련 기사 가운데 중립기사가 86.7%(3위)에 이를 정도로 높은 반면 긍정기사가 10.3%(29위), 부정기사가 3.0%(32위)로 크게 낮아 신뢰지수도 하락했다. 한 교수는 “국민은 탄핵이라는 특정 사안을 놓고 헌재가 직무 수행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이라면서 “언론이 박 전 대통령 탄핵 관련 기사를 소화하는 데 정치적인 부담을 느꼈고, 헌재도 철저한 중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 보니 관련 기사도 중립성을 띠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2.82점), 중소벤처기업부(2.67점), 국세청(2.62점), 보건복지부(2.18점), 방송통신위원회(2.13점), 농림축산식품부(2.11점) 등이 2점대 점수를 받으며 중위권을 형성했다. 방통위는 직무 수행 평가에서 32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선 중위권에 진입할 수 있었다. 중립기사의 비중이 72.0%로 상대적으로 크고, 부정기사(8.9%)가 10% 미만을 기록한 것이 도움이 됐다. 농식품부는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29.1%로 12위를 기록했지만, 언론 보도로 본 신뢰지수에서는 20위로 뚝 떨어졌다. 지난 8월 살충제 달걀 파동에서 전수조사를 부실하게 했다가 큰 비난을 받은 것이 신뢰지수 하락에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1점대의 신뢰지수를 기록하며 중하위권에 머무른 기관은 경찰청(1.93점), 외교부(1.74점), 국무조정실(1.49점), 교육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1.24점), 감사원(1.08점) 등이다. 경찰청은 직무수행 평가에서는 34.4%로 8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긍정기사가 12.2%(27위)에 불과해 낮은 신뢰지수를 면치 못했다. ●교육부, 국정화 논란 맞물려 하위권 외교부는 국민 감정온도 평가에서 53.6도로 기관 중 가장 높았지만, 신뢰지수 분석에서는 1점대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부정기사가 1.5%로 33개 기관 중 가장 적었음에도 중립기사가 95.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긍정기사가 2.6%(32위)로 극히 적어 신뢰지수에선 불운을 맛봐야 했다. 다시 말해 외교부가 신뢰를 잃을 만큼 못한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신뢰를 얻어낼 만큼 잘한 것도 없어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맞물려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송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0점대 기관은 서울대·대법원(0.97점), 법무부(0.74점), 국방부(0.50점), 검찰청(0.47점), 문화체육관광부(0.44점), 국가정보원(0.03점) 등이다. 대표적인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검찰청은 부정기사가 각각 9.5%(15위), 8.5%(18위)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긍정기사도 각각 9.2%(30위), 4.0%(31위)로 적어 신뢰지수 평가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특히 검찰은 ‘적폐 청산’ 수사에 집중하고 있지만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개혁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낮은 신뢰지수를 피하지 못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 보도 탓에 부정적인 기사만 43.9%에 이르렀다. 국정원은 국민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뢰지수 평가에서도 큰 격차가 나는 꼴찌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수활동비 유용 및 상납, 정치 댓글 파문 등 국정원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73.5%에 달했다. 긍정기사는 1.9%로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가장 많은 기사가 수집된 기관은 6만 4374건(29.3%)의 경찰청이었다. 이는 네이버에 노출되는 공공기관 관련 기사 10건 가운데 3건이 경찰발(發) 기사라는 뜻이다. 검찰청 3만 4262건(15.6%)을 더하면 검·경 기사만 9만 8636건(44.9%)에 이른다. 이는 공공기관 관련 보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kisukpark@seoul.co.kr 특별기획팀 이영준·박기석·이정수·기민도 이혜리·이경주 기자
  • 김포 불법매립농지 ‘개발행위’ 일절 못한다

    김포 불법매립농지 ‘개발행위’ 일절 못한다

    가을 벼추수가 끝나고 동절기를 맞아 경기 김포시가 불법 매립·성토 농지에 대해 농지전용허가 등 모든 개발행위를 불허한다고 6일 재차 밝혔다. 시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60여건의 농지불법매립 행위를 단속했다. 단속 결과 현재 시는 형사 고발 34건과 원상회복명령 18건, 경찰 수사의뢰 3건 등 사법·행정 처분을 진행 중이다. 주로 통진읍과 양촌읍·월곶면 일대에서 매립행위가 이뤄지고 있으며 겨울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매립토사는 주로 한강과 인천 청라국제도시 개발현장과 걸포·운양동에서 반입되고 있다. 시가 농지불법매립행위 단속을 강화하자 농지 매립 기준과 준수사항 등 토지주들로부터 하루 평균 서너건씩 매립행위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불법 성토행위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시는 주요 도로와 농경지 입구에 농지불법매립행위 안내 현수막 130개를 설치하고, 건설업체와 마을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포하고 있다. 지난 9월 농업기술센터에 농지관리팀을 신설하고 각종 농지 불법 매립·성토행위를 집중 단속해 왔다. 또 농지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 대기환경보전법,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법을 종합 적용해 사법기관 고발 등 즉각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재활용 골재를 묻는 불법행위에도 법령상 과태료가 100만원에 불과해 현실적으로 단속이나 예방 실효성에 큰 효과가 없다. 이에 시는 원상회복 조치가 안 된 농지에는 일절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또 경작 토지형질변경시 배수나 농작업에 영향을 미치거나 재활용골재 같은 토사를 성토하면 개발행위 허가대상으로 보고 있다. 위반 시 토지주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고발조치하고 있다. 이홍균 부시장은 “불법 매립·성토 농지는 예외없이 원상회복하는 게 원칙”이라며 “원상회복이 안 된 토지의 목록을 만들어 철저히 관리하고 해당 농지에 는 끝까지 개발행위를 불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성범죄 피하려면 이렇게 입고 다니라고?…코스타리카서 논란

    성범죄 피하려면 이렇게 입고 다니라고?…코스타리카서 논란

    중미 코스타리카의 사법기관이 성범죄를 피하는 요령을 공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코스타리카 사법부 산사 사법수사기구(OIJ)는 최근 인터넷사이트에 '성폭행을 예방하기 위한 권고'라는 제목의 문서를 올렸다. 문서엔 가정에서 성폭행을 피하는 요령, 자동차에서 성폭행을 예방하는 요령 등이 설명돼 있다. 성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일부 내용이다. 문서는 여성들에게 "지나치게 유혹적이거나 자극적인 옷을 입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마치 성범죄의 원인이 여성의 옷차림에 있다는 식이다. 글을 읽은 여성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사법수사기구를 비판하거나 비꼬는 글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한 여성은 스웨터로 온몸을 감싼 여자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는 "성범죄를 피하려면 이렇게 입고 다니란 뜻이냐"이라고 따졌다. 또 다른 여성은 "여성들에게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가르치기보다는 남성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치는 게 어떻겠냐"고 반문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급기야 사법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여성 판사는 "성범죄는 남자가 여자를 물건처럼 보는 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면서 "(여성들의 옷차림이 아니라 가부장적 문화를 바꿔야 성범죄 없는 세상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사법수사기구는 부랴부랴 문제의 문서를 내렸다. 사법수사기구는 "문서는 200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인터넷사이트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잘못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지금은 성범죄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면서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건 이미 폐기처분된 시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카티 (출처=트위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반이민 행정명령 시행하라” 트럼프 손 들어준 美대법원

    미 대법원은 4일(현지시간) 무슬림 6개국과 북한 등 모두 8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효력을 전면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행 제한 행정명령의 효력을 전면 인정하는 판결은 처음이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관 9명 중 7명이 ‘하급법원이 행정명령을 부분적으로 저지한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 온 여행 제한 행정명령과 관련해 중요한 법적 승리를 거둔 것이다. CNN은 “대법원이 지난 3월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9월 행정명령 간의 차별성을 인정했다”면서 “앞으로 사법기관이 트럼프 정부가 취하는 여행 제한 조치들에 대해 승인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하급 법원에서 진행 중인 법적 다툼에 상관없이 지난 9월 24일 발효된 수정 행정명령이 전면 시행된다. 9월 수정 행정명령은 북한과 차드,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등 8개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지난 3월 대상국이었던 수단은 빠지고 북한과 차드, 베네수엘라 3개국이 추가됐다. 또 시리아, 북한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은 전면 금지했지만, 베네수엘라는 일부 정부 관리와 그들의 가족에 한해 입국을 제한하는 등 지난 3월 행정명령과 차별화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하급 법원에서 내린 2건의 법원 명령을 해제해 반이민 행정명령이 완전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 지난 10월 하와이주와 메릴랜드주의 연방지방법원 등이 행정명령 발동에 제동을 걸었고,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고등법원도 효력 일부 금지 판결을 내리면서 시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檢 “국정원 의뢰 부분 마무리… 내년 민생 사건 집중”

    檢 “국정원 의뢰 부분 마무리… 내년 민생 사건 집중”

    5개월간 검사 87명 대거 투입 압수수색 등 수사방식 개선 착수 수사심의위원회도 이달 중 출범문무일 검찰총장이 5일 ‘적폐 수사’를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은 검찰 수사력이 적폐 청산에만 집중돼 민생 사건 수사에 소홀히 한다는 검찰 안팎의 지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지난 7월 시작돼 5개월째 이어져 온 적폐 수사를 연내 서둘러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민생 사건 수사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적폐 수사를 너무 오래 끄는 것은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문 총장의 생각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적폐 청산 관련 사건은 모두 21건에 이른다. 지난 7월 25일 문 총장이 취임한 이래 특수부와 공안부, 첨단범죄수사부 등 8개 부서 검사 87명이 대거 투입됐다. 검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넘나들며 수사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 개입’, ‘KBS·MBC 등 공영방송 장악’, ‘정치인·연예인 블랙리스트’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벌어진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공무원·민간인 사찰’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 총장은 “(탄핵을 거치면서) 헌정이 중단되는 상황을 겪었고, 그 과정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극복했다”면서 “현재 검찰 수사는 헌정까지 중단시킨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일이 장기화되면 사회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올 연말 안에 끝날지 여부에 대해 문 총장은 “그 부분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국정원에서 수사의뢰돼서 온 주요 사건에 대해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해 내년까지 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수사방식 변화 등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문 총장은 “수사방식 연구를 위해 자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운영 중”이라면서 “하반기 검찰수사와 관련해 압수수색, 수사보안, 피조사자 배려에 대해 안팎으로 다양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반영해 사람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수사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피의자 방어권과 변호인 조력권 확대를 위해 ‘변호인 신문참여 규정’을 개정해 법무부에 건의했다. 최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과 구속적부심을 통한 피의자 석방에 대해 문 총장은 “일반적으로 구속, 특히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고 복원하는 것에 관해서는 좀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신체의 자유에 관해서 어떤 기준, 이런 경우에 따라, 이런 정도면 신체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최근 법원의 결정에 대해 각을 세웠다. 법원과 검찰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원래 민주주의라는 것이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라며 검찰의 반발에 대해 우려를 표한 김명수 대법원장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문 총장은 “검찰이 수사만 하고 재판은 하지 않듯이, 재판에 1, 2심이 있듯이, 불복 과정과 이의제기 과정이 다 있다. 사법기관으로서 법률적 논쟁을 하는 것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같은 이의 제기는 충분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과로사 줄 잇는데… 집배원 초과근무 조직적 누락

    과로사 줄 잇는데… 집배원 초과근무 조직적 누락

    집배원 33% 수당 12억 못 받아 우정본부 3년간 근무 전수조사 미지급 수당 24일까지 일괄지급 집배노조, 우정본부 고발 검토집배원 과로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우체국에서 소속 집배원의 초과근무기록을 조직적으로 축소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우정본부는 인사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초과근무실적을 6개월 주기로 점검하기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우정사업본부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초과근무실적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서울·강원청을 제외한 전국 7개 지방우정청 관내 우체국에서 집배원 초과근무기록을 축소했다. 2014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누락된 초과근무시간은 16만 9398시간으로, 전체 집배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4452명이 12억원의 수당을 받지 못했다. 각 지방청 소속 우체국에서 관리자가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시스템’에 입력한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됐다. 우정본부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인청의 초과근로시간 조작 정황이 드러나자 최근 3년간 초과근로시간을 전수조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시간을 누락한 곳은 부산청으로 1834명의 초과근무시간 10만 5657시간에 대해 수당을 주지 않았다. 경인청은 696명의 근무시간 3만 2366시간을 줄인 것을 인정하고 지난달 미지급 수당을 모두 지급했다. 이어 경북청 1만 9604시간(727명), 전남청 8761시간(903명), 충청청 2396시간(180명), 제주청 484시간(69명), 전북청 130시간(43명) 등의 순이었다. 우정본부는 지급하지 않은 초과근로수당을 24일까지 일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e-사람 시스템’에서 근무실적을 조작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1년에 1회 실시하는 초과근무실적 관리 주기를 6개월로 줄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이달 초 지방청 인사 담당자를 모두 소집해 보름 동안 초과근무실적 조작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며 “노동조합과도 협의해 추가 제도 개선 방향을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사법기관에 우정본부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인사관리시스템의 임의 조작은 형법상 공전자기록위·변작, 초과근로수당 체불은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집배노조는 “고용노동부 등 제3의 기관이 이번 일에 대해 조사하고, 우정본부는 상세 지급 내역을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덕제 소속사 대표 “여배우 b씨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전문]

    조덕제 소속사 대표 “여배우 b씨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다”[전문]

    배우 조덕제의 현 소속사 대표이자 여배우 B씨의 전 소속사 대표가 입을 열었다.조덕제 소속사 대표는 21일 “그동안 말을 아껴왔지만 더이상은 회사의 명예 훼손과 왜곡을 참을 수 없어서 입을 열게 됐다”며 “사실이 아닌 부분을 정정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장문의 공식 입장을 통해 여배우 b씨 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문제의 촬영 당시 소속사 매니저와 대표가 있었다”는 것과 “여배우 b씨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을 주장했다. 또 “여배우 b씨가 소속사 매니저를 사칭한 남성과 병원에서 손해배상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밝히며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여배우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 당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대법원에 상고한 조덕제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감독의 지시대로 연기했을 뿐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여배우 측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덕제는 문제가 된 씬 처음부터 감독의 연기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며 “진심어린 사과도 없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양 허위사실을 유포해 피해자의 인격권을 훼손하고 있다”고 팽팽히 맞섰다. <이하 조덕제 소속사 대표 입장 전문> 여배우 b씨 전 소속사 대표가 묻습니다. 00병원 사건에 동행한 회사 매니저를 사칭한 사람 누구입니까? 최근 세간에 오르내리는 여배우 b 씨의 전 소속사 대표이자 현 조덕제씨의 담당하는 대표입니다. 그동안 말을 아껴왔지만 더이상은 회사의 명예 훼손과 왜곡을 참을 수 없어서 입을 열게 되었습니다. b씨가 인터뷰를 통해 한 발언 가운데 사실이 아닌 부분을 정정하고 싶습니다. 사건의 여배우 b씨가 직접 인터뷰 기사에서 거론한 것처럼 저는 문제의 영화 촬영 당시 b씨의 소속사 대표였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촬영 당시 매니저가 현장을 지키고 저는 촬영이 진행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서 회사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1. 사건 현장에 전 소속사 매니저가 있었습니다. b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추행 사건 당시 현장에 소속사 대표도 매니저도 없었다’고 한 부분은 사실이 아닙니다. 2015년 3월 24일 영화 감독님과 총괄피디와 b씨와 제가 첫 미팅을 가졌습니다. 평상시 까다로운 스타일이었던 b씨의 촬영현장에서 잡음이 일어날까봐 영화사와 계속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조율했고 출연이 성사되었습니다. 저는 여배우가 촬영 현장 분위기에 낯설어하진 않을까 촬영현장에 매니저와 동행해 영화 촬영장으로 갔으며, 촬영감독, 감독 등 스태프들에게 미리 사서 간 오렌지를 일일이 돌리며 ‘b씨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비좁은 현장에는 매니저가, 저는 지하주차장에서 전화로 회사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b씨가 얘기한 ‘성추행 현장에 소속사 대표는 없었다’고 한 주장은 명백히 거짓말입니다. 2. 성추행 방조라는 이유로 계약을 무단 파기한 사람은 여배우b입니다. 또 한가지, b씨는 ‘제가 성추행 사건 이후 전속계약을 해지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정반대입니다. b씨는 돈에 있어서 매우 민감한 스타일입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일방적인 b씨 주장만 들은 저는 다소 의아했지만 소속 배우의 입장과 진술을 신뢰해 ‘그럼 고소라도 해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런데 조덕제 씨와 스태프들의 증언, 수년간 제가 겪어온 경험들에 비춰봤을 때 b씨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믿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건 소속사 대표로서 당연한 일처리였습니다. 그런데 b씨는 소속계약이 2년 가까이 남아있는데도 ‘영화 촬영시 성추행 방지 및 보호불이행’ 등 이해할 수 없는 명목을 구실삼아 저에게 전속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보냈고, 2015년 4월 19일 전속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미용실, 기름값 등 b씨가 쓴 직접 비용이라도 계산하라고 했지만, b씨는 돈에 있어서 철두철미 하면서도 비용정산에 있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당시 저는 b씨에게 전속계약 해지에 대한 위약금청구와 손해배상 청구를 고려했음에도 b씨에 대한 일말의 배려로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청구 비용 부분만 따로 정리해두고 이를 청구하진 않았습니다. 추후 드라마 ‘00식당’에 출연 한 걸 알았을 때 캐스팅 된 사실은 회사에 얘기하지 않은채 출연한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소속사와 수익을 배분하기 싫어서 전속계약을 파기한 게 아닐까 의문이 남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작지만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소속되어 있는 매니지먼트사입니다. 일방적인 성추행 방조 주장을 통해 계약을 해지하고 언론에 악의적으로 갑질의 회사로 왜곡 보도한 걸 알고 저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3. b씨는 왜 소속사 매니저를 사칭한 남성과 병원에서 손해배상금을 받았습니까. 세번째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모 병원에서 b씨가 저희 회사 현장 매니저를 사칭한 의문의 남성과 한 병원에서 의료비를 청구했다는 점입니다. b씨는 성추행 사건과 별개로 다른 두 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습니다. 이 소송에서 일부 쟁점은 b씨가 병원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부분에 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b씨가 모 병원에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제가 주지도 않은 공문 조작해 첨부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병원 관계자를 만나러 가면서 DJ엔터테인먼트 소속 매니저를 사칭한 한 남성과 대동했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b씨는 2014년 12월 말쯤 모 병원의 부실한 환자 관리로 본인이 손해를 보았다고 회사 공문을 간곡한 요청하여 배우로서 휴업 손해를 증빙할수 있게 이메일로 공문을 보낸적은 있었습니다. 그 후 본인이 아무런 말이 없어서 병원과 대화로 잘 해결 된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후 병원에 직접 가서 확인해본 결과, b씨는 해당 병원에 제가 이메일로 보낸 공문 첫 장에 본인 도장을 흐릿하게 찍고 추가 1장은 비용에 대한 거짓 상세 내역을 정리해서 병원에 제출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여배우 b씨는 소속사 매니저라고 주장하는 의문의 남성과 병원에 찾아가서 공문을 봉투에 담아 병원 관계자에게 건넸으며, 적극적으로 3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요구했습니다. 그 이후 병원에서 받은 배상금은 b씨의 개인 계좌로 들어간 것까지만 확인했고, DJ엔터테인먼트 매니저를 사칭한 남성이 누구인지, b씨가 왜 이런짓까지 했는지를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결어. 여배우 b씨에게 진심으로 건네는 물음 b씨는 가만히 있는 저를 공격하기 위해서 인터뷰를 자청해 제가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했습니다. 이를 통해 ‘조덕제는 성추행을 한 파렴치범, 소속사 대표는 성추행을 방조한 악덕 대표’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제가 1년 전부터 조덕제 씨의 소속사 대표를 하고 있다는 점을 여기저기 알리고 있습니다. 저는 조덕제 씨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뒤 조덕제 씨와 소속사 계약을 맺은 사실이 있습니다. 저는 소속사 대표인 동시에 연극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연극인입니다. b씨는 사건 이후 ‘성추행을 당했다’며 조덕제 씨를 험담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조덕제 씨가 해당 사건 당일 케이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에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조덕제 씨가 일생일대의 기회를 코 앞에 두고 남들이 다 보는 앞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날려버릴 일을 저질렀을 수 있을까. 그런 사실이 있는 게 맞니?’라고 b씨에게 되물은 바 있습니다. b씨는 차안에서 나눈 이 대화 내용 조차 무단 녹취한 뒤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인 물음이었지만, b씨는 제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맞니’라고 물었다는 이유로 성추행을 방조한 파렴치범이라는 식의 주장을 했고, b씨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 명예는 실추됐습니다. 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당했습니다. 그런 왜곡과 공격에도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켰던 저는 누군가 저희 회사 매니저를 사칭해 b씨의 병원에 함께 찾아가서 손해배상금액을 요구했고, b씨가 회사 명의의 허위 공문서를 첨부해 본인도장 찍어서 다닌 사실까지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까지 됐는데 저는 b씨와의 고통스러운 송사를 피하기 위해서 또 침묵해야 하는지 b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b씨에게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사법기관은 힘없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찾는 마지막 보루와 같은 곳입니다. 자신의 손해나 피해를 왜곡하거나 과장해 주장하기 위해 있는 곳이 아닙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배우가 약자라는 프레임으로 상대방은 파렴치한이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까. ‘나는 파렴치한이 아닙니다’를 증명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인생을 걸고 싸운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커버스토리] ‘공무원의 꽃’ 사무관 승진서 ‘비리의 독’ 잉태…“면접·업무평가 늘려 단체장 인사 독단 줄여야”

    군수가 구속되고 공무원이 비리에 연루된 전남 보성군은 착 가라앉은 분위기다. 군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앞다퉈 충성하면서 뒤로는 콩고물을 챙겨 먹다 걸리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인간 말종’이라는 거친 욕설이 난무한다. 군청에 “힘들지 않으냐”고 걱정하는 전화가 오기도 한다. 군의 한 공무원은 “신규 사업 발굴과 추진은 손을 놓고 있다”며 “자치단체를 대표하는 단체장에다 공직자들까지 한데 묶여 저지른 사건은 그 후유증이 적지 않다. 이런 부정·비리 사건의 파장은 결국 주민에게 손해로 돌아간다”고 혀를 찼다. # 보성주민들 “비리에 지역 이미지 나빠져” 분통 사건이 터지자 현 경리계장이던 K씨는 면사무소로 발령이 났다. 하지만 또 다른 연루 공무원인 전직 경리계장 Y씨는 ○○면의 면장으로 그대로 있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주민 김모(58)씨는 “비리 공무원을 한직으로 안 보내고 우리 면을 대표하는 면장으로 그냥 앉혀 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면을 망신시킨 사람이 면장인데 어떤 주민이 그의 말을 듣고 믿고 따르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많은 주민은 녹차와 꼬막의 고장이자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로 이름이 높은 보성의 이미지도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보성군공무원노조는 “이런 상황에도 내년 단체장 선거를 위해 정치적 세를 규합하는 등 중립의무를 위반하거나 조직의 안정을 해치는 부정부패를 자행하는 공직자가 발견되면 사법기관에 고발해 엄중히 죄를 묻겠다”고 성명을 냈으나 민심은 여전히 따갑다. # “인사위 권한 강화해 단체장 측근 철저 배제를”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 특히 시·군·구 공무원 비리의 근원이 사무관 승진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 비리는 지방공무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사무관 승진 인사에서 잉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현재 대부분의 자치단체 사무관 승진은 인사평가 성적 80%, 면접 20%를 반영해 이뤄지고 있으나 면접은 사실상 형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고평가’를 위해 학연, 지연, 혈연을 동원해 단체장에게 줄을 대거나 단체장의 부당한 지시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방공무원 사이에서 사무관 승진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제주도 공무원은 “면접을 강화해 개인의 업무 능력을 꼼꼼히 파악해 반영해야 한다”면서 “면접 점수를 40%로만 올려도 지방공직사회는 달라질 것”이라고 보았다. 예컨대 면접 때 승진 후보들에게 공동 과제를 제시하고 문제분석 및 해결방안 제시, 보고서 작성 등 개인 업무 능력을 집중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처럼 인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외국도 단체장에게 인사권이 있지만 인사위원회 위원에 단체장의 측근이나 승진 후보자와 인연이 있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는 “시·군·구 사무관 승진에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 심사와 같은 역량평가제를 도입하는 것도 해법”이라며 “기초단체 인사도 단체장 개인의 독단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병구 충남도 공직감찰팀장은 “사법처리 외에는 단체장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면서 “직무정지 등 단체장에 대한 행정적 제재를 제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초자치단체는 지역이 좁아 기초의원들도 단체장, 공무원과 ‘형님, 아우’ 하는 사이여서 견제하기가 쉽지 않다”며 “단체장의 인사권을 분산시킬 수 있으면 분산시키는 것도 방법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 “단체장에게 찍히면 불이익… 저항할 수 있나” 선거 때마다 혼탁했던 충남의 한 군에서는 벌써 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감돌고 있다. 관광버스가 떠날 때마다 군수가 꼭두새벽부터 나와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외부행사 참석도 부쩍 늘었다. 군 관계자는 “군청이 곧 선거 분위기로 달아올라 공무원들 줄서기도 판칠 것”이라면서 “단체장이 바뀌면 주요 보직의 공무원이 완전히 물갈이되는데 줄을 안 설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공주석 천안시공무원노조위원장은 “단체장에게 한번 찍히면 한직으로 밀려나고, 조직에서 ‘왕따’당하고, 단체장 지지자의 음해로 감사를 받는 등 불이익이 한둘이 아니다. 사무관은 올해부터 성과연봉제 대상도 되지 않았느냐”고 웃었다. 그는 “공무원 개인이 단체장의 부당 지시 등에 저항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무원노조 등과 상담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박덕흠 의원 폭행시비 진실공방 2라운드…박계용 군의원 “박덕흠이 나를 때렸다”

    박덕흠 의원 폭행시비 진실공방 2라운드…박계용 군의원 “박덕흠이 나를 때렸다”

    면민 체육대회 행사장에서 자유한국당 박덕흠(64·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을 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박계동(61) 영동군의원이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폭행을 당한 것은 자신”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박 의원이 박 군의원에게 맞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지 이틀만이다.박 군 의원은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실을 방문해 “지난 28일 영동 학산면민체육대회 현장에서 있었던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며 “박 의원의 뻔뻔함과 거짓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군 의원은 “당시 체육대회 불참을 주최측에 통보한 박 의원이 갑자기 등장해 사회자의 요청과 다르게 노래를 부르자 군민들이 노래를 멈추라고 했다”며 “그러나 박 의원이 노래를 계속했고, 이에 주민들을 대표해 제가 다가가 노래를 그만하라고 항의하자 박 의원이 저의 목과 얼굴을 2~3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의 폭행이 있은 후 박 의원 보좌진들이 저의 목을 잡고 끌어냈다”며 “수백명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폭행을 당한 것은 저 박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군의원은 “박 의원의 행태는 보험금을 노리는 자해공갈단과 다를바 없다”며 “박 의원은 책임을 지고 의원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박 군의원은 “박 의원의 뻔뻔함을 더이상 참을수없어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발급받고 오늘 검찰에 박 의원을 폭행. 상해죄로 고소했다”며 “제가 박 의원을 때렸다면 군의원직과 목숨을 걸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의원과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면민 체육대회 다음날인 29일 ‘백주대낮에 벌어진 민주당 군의원의 폭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법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박 군의원이 뒤에서 다가가 박 의원의 얼굴을 한차례 때렸다는 게 박 의원측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이어 영동경찰서에 박 군의원을 고소했고, 다음날에는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당직자와 소속 지방의원 40여 명이 영동군의회를 찾아가 박 군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때 가까웠던 박 의원과 박 군의원의 사이는 지난해 7월 있었던 영동군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로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국당 소속이었던 박 군의원은 자신이 후반기 군의회 의장 선거에서 낙선하자 박 의원의 방해 때문이라며 한국당을 탈당 한 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러시아 스캔들 불똥, 힐러리로 옮겨붙나

    러시아 스캔들 불똥, 힐러리로 옮겨붙나

    클린턴 “내가 백악관 거주하나”미국 정가를 강타한 ‘러시아 스캔들’의 화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로 향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가 내통했다는 의혹을 담은 이른바 ‘트럼프 X파일’을 만드는 과정에 클린턴 대선 캠프 측 인사와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뒷돈을 대며 개입했다는 내용이 지난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보도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29일(현지시간) 무려 5건의 트윗을 연달아 올리며 지난해 대선에서 맞붙었던 클린턴 전 후보의 각종 의혹과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 클린턴의 유죄가 너무나 많고, (이를 입증할) 관련 사실들이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뭐라도 좀 해라”며 사법기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위조된 트럼프·러시아 내통”이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폭스뉴스 등 보수매체들이 연일 클린턴 전 후보의 각종 의혹과 비리 혐의를 수사하라고 요구하자, 클린턴 전 후보가 반격에 나섰다. 클린턴 전 후보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권 캠페인 만찬 행사에서 “폭스뉴스는 내가 백악관에 거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폭스뉴스가 나를 탄핵하는 데 불균형적으로 많은 시간을 쓰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조사 대응을 위해 영입한 ‘스타 변호사’ 타이 콥은 뉴욕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른 대선 캠프 책임자 등이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특검 수사가) 미칠 영향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 ‘좋아요’도 ‘리트윗’도 없다…SNS 유령들의 SOS

    [커버스토리] ‘좋아요’도 ‘리트윗’도 없다…SNS 유령들의 SOS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1848년 2월 24일 영국 런던 거리에 이런 문구로 시작하는 팸플릿을 뿌렸다. 이른바 ‘공산당 선언’. 그런데 2017년 우리나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도 수많은 유령들이 배회하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하는 것이 일상이 된 2017년 10월 현재 공직사회의 SNS 세상을 들여다봤다.# 대통령도 의원도 쏟아내는데… 공무원들은 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 시간이 멀다 하고 트윗을 날린다. 미 행정부 정책과 어긋나는 개인적 의견을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쏟아내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이끌어 간 것과 관련해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야당으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 블로그, 유튜브 등 SNS가 정치·사회적 의사 표현이나 정책 홍보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대통령부터 광역·기초자치단체 소속 지방의원까지 SNS를 통해 본인의 생각이나 활동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대중의 반응을 살핀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도 SNS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린다. 정부 홍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앙부처의 SNS 홍보 활동을 독려한 지도 벌써 8년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SNS 공간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눈과 귀’는 있으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입’이 없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SNS의 유령’은 바로 공무원이다. 사실 공무원은 SNS에서 입만 없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리트윗’ 등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정치 중립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공무원에게 SNS란 퇴근 후 업무 지시의 공간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가을부터 정국을 강타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공직사회에서는 대규모 ‘SNS 망명’이 빚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압수수색 등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많은 공무원들이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가입한 것이다. 검찰이 2014년 포털 사이트의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카카오톡 검열이 이슈화됐고 텔레그램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는데 국정농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던 직후 대이동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도 공무원들의 텔레그램 가입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텔레그램에 가입한 기재부 A과장은 “특별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할 공간이 필요해서 가입한 게 아니다”라면서 “일상적 대화일지라도 ‘누군가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 “누군가 지켜보는 듯”… 계정 만들고 십중팔구는 ‘눈팅만’ 경제 부처의 B국장은 2011년 해외근무 당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귀국 직후인 2012년 1월에 멈췄다. 해외 근무 당시 가족들과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마지막으로 올린 게시물이다. 이후로는 선후배 공무원들과 지인들의 생일 축하 메시지, 이에 대한 감사 인사 정도만이 여전히 계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B국장은 “귀국 직후에 친한 후배 직원이 당시 타 부처가 발표한 정책의 실효성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내부 감사를 받고 정보기관 요원들에게까지 시달리는 걸 봤다”면서 “물론 공무원은 정부 정책이 기대했던 효과를 볼 수 있게 힘을 보태야 한다. 하지만 재탕 삼탕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속 좁은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지만 동시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공무원의 십중팔구는 B국장처럼 SNS에 가입만 하고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 ‘리트윗’도 ‘좋아요’도 없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볼 수 있다는 이른바 ‘피포위 의식’ 속에 있기 때문이다. # “괜한 시빗거리 안 되게…” 맛집 블로거는 ‘현실적 선택’ 금융공공기관에 근무 중인 하모(29·여)씨는 최근 부장으로부터 “맛집 파워 블로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은 음식 사진들로 도배돼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하씨는 점심과 저녁은 물론 집 밖에서 돈 내고 사먹은 모든 음식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이런 그의 SNS 이용 형태는 입사 직후 선배가 알려 준 SNS 수칙에 따른 것이다. 선배는 “▲어지간하면 SNS를 하지 말 것 ▲그래도 하고 싶다면 술을 한 방울이라도 마셨을 때는 스마트폰을 꺼버릴 것 ▲정치, 사회, 일 이야기만이 아니라 신변잡기라도 아무런 글도 쓰지 말 것 ▲공유는 생활상식이나 공자님 말씀처럼 누구에게나 좋은 것만 ▲사진이라도 게시하고 싶다면 음식이나 아름다운 광경만 올릴 것”이라는 SNS 수칙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했다. 하씨는 “어떻게든 지인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마음속 이야기는 SNS에서 마음 놓고 털어놓을 수 없다”면서 “나도 음식 사진만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나름 SNS를 많이 한다는 공무원들의 활동 패턴이 하씨와 비슷하다. 음식, 풍경, 가족과의 사진 등이 게시물의 대부분이다. 정치, 경제, 사회, 정책 등 민감한 이야기를 써 올려서 괜한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 소신 발언 보는 두 시선… “너무 튄다” VS “뭐가 문제냐” 공무원 중 극히 일부는 SNS에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특정 정당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쓰여진 기사를 공유하면서 멘션을 남기거나 선심성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비교적 SNS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사회 부처의 C서기관은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내 게시물을 본 과장님과 선후배들이 ‘용감하다’, ‘후련하다’고 격려해 주는 걸 보고는 용기를 얻었다”면서도 “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마다 트집 잡히지 않기 위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SNS의 ‘용자’(勇者) 공무원은 행정 부처보다 사법기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개개인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법원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다. 지난 7월에는 전주지법 군산지원 차성안 판사가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블랙리스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8월에는 인천지법 오현석 판사가 ‘재판은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칼 같은 규율을 자랑하는 검찰 조직에도 소신 발언을 하는 이들이 있다. 임은정(43·여)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이 대표적이다. 임 부부장은 각종 징계 시도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SNS에 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찰 조직 내에서는 “너무 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는 “당돌한 검사 1~2명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우호적인 의견도 있다. 물론 이렇게 판검사가 다른 공무원에 비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옷을 벗더라도 ‘변호사’라는 선망받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경제적으로 뒷감당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가끔 ‘소신 발언’이 정치권의 러브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isw1469@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신에 빠진 中 고위관료들…승진·재물운 점치고 국가기밀도 누설

    [특파원 생생 리포트] 미신에 빠진 中 고위관료들…승진·재물운 점치고 국가기밀도 누설

    공산당원 관료 종교활동 금지 규정 어겨 쑨정차이·저우융캉 등 고위직 낙마 빈번 시진핑 “사회주의 강화”… 탈락자 더 늘 듯 지난달 23일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부패 호랑이(고위 관료) 3명에 대해 당직과 관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문제의 3명은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 샹쥔보(項俊波) 전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모젠청(莫建成) 전 재정부 상주 기율검사 조장이다. 모두 중국 권력 서열 200위 안에 드는 당 중앙위원이었다. 특히 쑨 전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이을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이었다. 이들에겐 뇌물 수수, 직권 남용, 성 상납 등 다양한 혐의가 적용됐는데, 공통적 특징은 모두 “미신에 빠져 당의 생활 기율을 엄중하게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관료 낙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미신 믿은 죄’이다.중국은 공식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만, 공산당은 당원 관료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무신론을 규정한 마르크스주의를 당장(당헌) 첫 머리에 기록한 공산당으로서는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당원 관료들도 일반 국민과 똑같이 전통에 따라 역술가를 찾아 점을 보거나 사찰에서 향을 피우고 복을 빈다. ●도사가 관료들 점 봐주며 10년간 171억원 챙겨 직급이 올라갈수록 미신 숭배 현상은 더 심각해진다. 유명 ‘도사’들이 정치 브로커처럼 접근해 승진운과 재물운을 점쳐 주는가 하면 윗선에 줄을 대주기도 한다. 하이난성의 도사 천레슝은 2002년부터 10년 동안 지역 관료 22명에게 점을 봐주며 1억 위안(약 171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법위 서기는 차오융정이란 도사와 국가 대사를 의논하는 것은 물론 국가기밀도 다 털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 검찰, 공안 등 사법기관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석유방’이라는 거대한 경제 마피아를 거느렸던 저우 전 서기 뒤에 차오 도사가 있었던 것이다. ●특혜 준 것 발각되자 도피처 점괘로 정하기도 2015년 낙마한 셰칭춘 전 후난성 주저우시 정법위 서기는 미신 때문에 낙마한 가장 안타까운 사례로 언급된다. 소아마비 장애에도 불구하고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 전국 문과 수석을 차지했던 그는 2009년부터 미신에 빠져 하루에 반나절을 절간에서 보내다가 적발돼 낙마했다. 쓰촨성 부서기를 지낸 리춘청은 1000만 위안을 들여 사무실에 굿판을 벌였다. 쿤밍시 당위원회 간부였던 리시는 집안에 까치가 들자 대사를 모셔와 길흉을 점쳤다. 후난성 전 부비서장 탕젠구이는 자주 가던 사찰에 도로를 내준 것이 탄로 나 도피할 때에도 대사에게 점괘를 의뢰해 도피처를 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진핑 집권 2기에는 미신 때문에 낙마하는 관료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사회주의 사상 강화를 제1의 지도 이념으로 표방했기 때문이다. 인민일보는 “미신은 사상적 오염이자 정신적 마취제”라면서 “중국 공산당에서 뿌리를 뽑아야 할 가장 심각한 독”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경남, 공무원 비리 땐 부시장·부군수도 징계

    경남, 공무원 비리 땐 부시장·부군수도 징계

    한경호 지사권한대행 특단 조치 “가벼운 일탈행위도 엄중 조치”앞으로 경남 시·군 공무원이 비위를 저지르면 해당 부단체장에게도 관리책임을 물어 징계조치를 한다. 도와 시·군 공무원 비위가 최근 잇따라 발생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지휘·감독자까지 엄중 문책하기로 한 것이다. 경남도는 19일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18개 시·군 부단체장을 대상으로 긴급 영상회의를 갖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월 취임 뒤 언론과 각종 회의 등을 통해 공직기강 확립을 거듭 강조했음에도 솔선수범해야 할 시·군 간부공무원들이 뇌물수수나 성범죄 등 범죄에 연루돼 구속기소되는 등 공무원 비위가 그치지 않아 도민들한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부단체장이 간부공무원을 중심으로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공직비위는 물론 공직자 기본을 벗어나는 가벼운 일탈행위도 사안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며 “3대 주요 공직비위인 음주운전과 금품수수, 성범죄 외에도 간부공무원이 공직비위로 적발되거나 언론에 보도되는 등 물의가 발생하면 부단체장에게도 관리·감독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도와 직속기관, 사업소, 출자출연기관, 전 시·군에 대한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부단체장도 자체 감찰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도와 도내 일부 시·군에서 마약밀수, 개발사업이나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한 금품수수행위를 비롯해 성추행, 해외골프여행, 출장을 빙자한 사적 용무, 근무지 이탈행위 등이 잇따라 발생해 사법기관 및 도감찰반에 적발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7일 창원지검 특수부는 사업편의 명목으로 아파트 건설업자로부터 1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거제시 사무관 A(56)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도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 들어 도내 공무원 21명이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았거나 징계처분 요구 중에 있다. 도 감사관실은 도민 불편을 야기하는 민원 업무를 소극적으로 처리하거나 지연 처리하는 행위도 감찰, 직무소홀이 드러나면 담당공무원뿐 아니라 감독 공무원까지 책임을 묻을 방침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3조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1500억 챙긴 2개 조직 일당 70명 검거

    3조대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1500억 챙긴 2개 조직 일당 70명 검거

    3조원에 달하는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개 조직 일당 7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2개 조직의 운영자 등 70명을 붙잡아 19명을 구속하고 5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해외로 달아난 박모(31)씨 등 3명을 인터폴에 수배하고 나머지 일당 1명을 쫓고 있다. 경찰은 1000만원 이상 도박을 한 26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33억원 상당의 현금과 금품 등을 압수했다. 박씨 등은 2015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영국과 일본에 서버를 둔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073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판돈만 8176억원에 달하며 이 사이트에서 오간 전체 판돈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인터넷 홍보 회사를 운영하다가 경영난을 겪자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 이들은 영국과 일본에 서버를 두고 사법기관의 단속에 대비한 행동강령을 만들고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돈세탁을 거쳐 현금화하는 치밀함을 보였다.이들은 이렇게 챙긴 돈으로 서울 강남과 대구 일대에 식당을 매수하는가 하면 대만 현지에 건물까지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을 추적해 예금 등 20억 2천만원을 몰수보전 및 압수하고 외국 국적을 취득해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조직 총책 박씨를 쫓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폭력조직 ‘재건 부전파’의 행동대원 김모(38) 씨 등 40명은 2009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 사이트 6개를 개설해 5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도박꾼도 2만 5000명이 넘으며판돈이 2조원대에 달하는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00만원 이상 베팅한 사람만 1000여명이고 경찰은 현재 127명을 조사했다. 주범인 김씨는 10억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 외제차를 모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한 여성 공범의 집에서는 명품 시계와 가방,의류 등이 가지런하게 진열돼 있었고 5만원짜리 현금이 가득한 여행용 가방도 나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현금 8억원과 골드바 등 12억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압수해 몰수보전 신청했다. 도박에 참여한 이들은 나이와 성명, 직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공무원 ,의사,약사,은행원 고등학생도 4명이나 됐다. 안정된 직장에 다니던 30대는 도박에 빠져 1년 2개월동안 무려 37억 5000만원을 베팅했다가 빌린 돈까지 대부분 날려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명은 호기심에 2만원으로 인터넷 도박을 시작했다가 1년가량 2억 5000만원을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이재명 성남시장 “재판 보이콧 박근혜,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이재명 성남시장 “재판 보이콧 박근혜,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연장에 반발,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비난했다.이 시장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본인의 재임기간 동안 국민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이 나라 민주주의가 후퇴했는지 생각한다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증거 인멸, 도주 우려 등등을 감안해서 구속재판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도 이 나라 헌법이 위임한 권한을 행사하는 건데 본인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나”라면서 “본인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왜 또 구속하느냐고 하는데 사유가 되니까 구속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정치보복’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이건 법치를 수행하는 과정”이라며 “본인은 국민과 사법기관이 볼 때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수없이 했는데, 왜 본인만 예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여전히 딴 세상에 살고 계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건설 강남 재건축 금품제공 조사

    국토교통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공사 수주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업계의 폭로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16일 밝혔다. GS건설은 “지난 15일 진행된 서울 서초구 한신4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경쟁업체인 롯데건설이 25건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며 정부에 조사와 수사를 요구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되자 현장조사 등 정밀 모니터링을 하고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입찰 배제 등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가 이런 경고를 내놓았기 때문에 GS건설이 제기한 롯데건설의 불법 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 GS건설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경우 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질 전망이다. GS건설은 한신4차 재건축 외에 지난달 결정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과 이달 11일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도 비리가 있었다며 정부의 조사와 수사를 요구했다. 롯데건설은 “GS건설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수주 초기부터 위법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악의적인 비방으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한 데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憲’에서 ‘헌법’으로… 한글로 바뀐 헌재 휘장

    ‘憲’에서 ‘헌법’으로… 한글로 바뀐 헌재 휘장

    헌법재판소의 휘장 속 글씨가 한자 ‘憲’(헌)에서 한글 ‘헌법’으로 바뀌었다.헌재는 창립 이후 30년간 사용하던 휘장의 ‘憲’을 제571돌 한글날인 9일부터 ‘헌법’으로 바꿔 사용한다고 밝혔다. 헌재 휘장은 심판정 안에 부착되고 헌법재판소기, 헌법재판결정서 등 각종 제작물에도 들어간다. 새 휘장은 기존의 무궁화 모양이 좀더 뚜렷하게 보이도록 디자인을 바꿨고 ‘헌법’이라는 한글이 있는 중앙에서 공정함을 상징하는 빛이 확산되는 형태로 제작됐다. 색상도 기존 노란색에서 자주색으로 변경했다. 헌재는 최고 사법기관이 한자를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지난해부터 한글 변경 사업을 추진, 대국민 인식조사와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최종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권력무상’ 육영수 생가 다시 살아날까

    ‘권력무상’ 육영수 생가 다시 살아날까

    충북 옥천군의 대표적 관광지인 육영수 생가(옥천군 옥천읍 교동리)가 박근혜 정부의 흥망과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방문객들이 몰려 생가가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는 얘기다. 권력의 정점은 달콤하지만 권력의 끝은 그 무엇보다 쓰다는 권력무상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자 군이 생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옥천군에 따르면 2012년 연간방문객 22만2301명을 기록한 육영수 생가는 박 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방문객이 급증했다. 박 전 대통령 취임을 한달여 앞둔 2013년 1월부터 사람들이 몰리더니 그해 연간방문객이 전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38만1202명을 기록했다. 당시 방문객들이 넘치다보니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줄이 20여m를 넘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주차장 부족으로 마을 진입로까지 차량들이 차를 세워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또한 생가를 오고싶어하는 노인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판매업자들이 차량을 동원해 노인들에게 생가 구경을 시켜준 뒤 약을 팔아 사법기관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급증했던 방문객은 2014년과 2015년을 거치면서 조금씩 감소하더니 촛불시위가 전국을 뒤덮은 2016년 12월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추운겨울에도 해마다 1만명정도를 기록하던 12월 한달 방문객이 3921명으로 급격히 줄었던 것. 2017년 1월은 더 감소해 2491명에 그쳤다. 9월 현재 올해 방문객은 5만8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12월까지 7만여명을 기록하는 수준에 머물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옥천군 관광과 조도형 생가 담당은 “경제도 어렵지만 방문객 급감의 가장 큰 원인은 탄핵”이라며 “한때는 놀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이제는 찾아오는 이가 적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군은 생가에 변화를 준다는 계획이다. 영화세트장처럼 건축물만 덩그러니 있는 다른 생가들과 달리 방안에 가구 들을 배치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육영수 여사를 잘 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취합해 생가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씌우는 작업도 구상하고 있다. 군은 벤치마킹을 위해 타 지역 생가들도 둘러보기로 했다. 군 김세진 관광지원팀장은 “생가를 살리기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생가 주변에 이미 착공한 전통체험관이 건립되면 옛 명성을 찾을 것”이라며 “또한 정치적인 문제로 방문객이 급감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방문객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생가는 육 여사가 태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조선후기 지어진 99칸 전통 한옥인데, 낡아 허물어진 것을 군이 2011년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주변에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향교 등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쑨정차이, 성상납 등 죄목 21개… ‘中 차세대 권력’ 싹 자른 시진핑

    쑨정차이, 성상납 등 죄목 21개… ‘中 차세대 권력’ 싹 자른 시진핑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유력한 차기 지도자였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에게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같은 급의 ‘부패 호랑이’ 낙인을 찍어 역사에 기록했다.1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정치국은 지난달 29일 쑨 전 서기에 대해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내렸다. 지난 7월 14일 중앙기율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지 두 달 반 만에 이뤄진 처분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는 조사 시작에서 쌍개 처분까지 6개월, 저우융캉은 1년이 걸렸다.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신병처리는 오는 18일 열리는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권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기율위는 쑨 전 서기에게 무려 21개 죄목을 적용했다. 뇌물 수수 등 일반적 혐의 이외에 ‘권색교역’(權色交易), 조직 기밀 유출 혐의도 포함됐다. 권력과 여색의 거래라는 뜻의 권색교역은 성상납을 의미한다. 정치적 기율 위반도 이전의 ‘부패 호랑이’에게 적용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다. 기율위는 “쑨정차이는 공산주의에 대한 이상과 신념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이상과 신념을 잃었다”는 표현이 일반적이었다. 기율위는 또 “나태하고 무능했다”고 지적했다. 직할시 당서기 겸 정치국원에게 나태와 무능 혐의를 적용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기율위가 쌍개 처분과 함께 이 안건을 사법기관에 이관하기로 함에 따라 쑨 전 서기는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쑨 전 서기는 저우융캉, 보시라이, 링지화,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같은 급의 ‘부패 6인방’으로 지목됐다.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단련·전진의 5년’ 전시회에서 쑨정차이는 이들 5명의 비리 인사와 함께 ‘중대한 정치적 우환’으로 꼽혀 사진이 내걸렸다. 최근 시 주석은 다른 6명의 상무위원과 함께 이 전시회를 관람했다. 지난달 25일이 54세 생일이었던 쑨정차이는 농업 전문가로 베이징시 요직과 지린성 서기를 거쳐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함께 차기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돌연 낙마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기체 결함 사유로 결항·지연, 항공사가 ‘불가항력’ 입증해야

    [장은석 기자의 호갱 탈출] 기체 결함 사유로 결항·지연, 항공사가 ‘불가항력’ 입증해야

    올 추석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떠나려던 직장인 A씨는 비행기 때문에 휴가를 망쳐 버렸습니다. 공항에 왔는데 비행기 이륙이 너무 늦어져 여행 일정이 꼬여 버린 거죠.화가 난 A씨는 항공사 직원에게 “비행기가 제때 못 떠서 휴가를 망쳤으니 보상하라”고 따졌습니다. 항공사 직원은 “기체 결함이 발견돼 승객 안전을 위해 정비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면서 “‘불가항력적인 사유’이기 때문에 배상할 책임은 없다”고 말하네요. 과연 A씨는 항공사로부터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할까요?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늘면서 비행기 출발이 늦어지거나 결항돼 여행을 망치는 등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항공여객운송서비스 관련 피해 구제는 2014년 681건에서 2015년 900건, 지난해 1262건으로 2년 새 85.3% 급증했죠. 지난해 피해 유형을 보면 운송지연·불이행, 계약해지 거부, 위약금 과다 청구 등 ‘계약 관련 피해’가 1042건(82.6%)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소비자는 비행기 이륙이 늦어지면 지연 시간에 따라 항공사로부터 일정 금액을 손해배상 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 따르면 국제선은 지연 시간이 2~4시간이면 요금의 10%, 4~12시간이면 20%, 12시간 초과면 30%를 항공사가 배상해야 합니다. 국내선은 2~3시간이면 20%, 3시간 초과면 30%를 배상해야 하죠. 비행기가 결항되면 대체편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집니다. 총 비행시간이 4시간이 안 되는 국제선은 대체편이 4시간 안에 제공될 경우 미화 100달러, 4시간 초과시 200달러를 항공사가 배상해야 합니다. 비행시간이 4시간이 넘는 국제선은 배상액이 2배죠. 항공사가 대체편을 제공하지 못하면 표값을 모두 환불하고 400달러를 더 줘야 합니다. 국내선은 대체편이 3시간 안에 제공되면 요금의 20%, 3시간 이후 제공되면 30%를 배상해야 하죠. 대체편이 없다면 요금 전액 환불에 해당 구간 항공권까지 얹어 줘야 합니다. 국내선·국제선 모두 지연·결항으로 소비자가 체재해야 한다면 항공사가 숙식비까지 배상해야 하죠.하지만 항공사들이 비행기가 지연·결항된 이유를 ‘불가항력적인 사유’라고 주장하면서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안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서도 기상 상태나 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안전운항을 예견하지 못한 조치·정비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라면 항공사가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예외를 두고 있죠. 폭우나 폭설, 강풍 등 천재지변으로 비행기가 지연·결항됐다면 소비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문제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갑작스런 정비 때문에 비행기가 지연·결항되는 경우죠. 소비자는 천재지변처럼 예외로 인정하기 어렵고, 정비를 제대로 못한 항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사는 정상적인 정비를 모두 마쳤는데도 예상하지 못한 기체 결함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항공사는 비행기 정기점검 기록이나 비행 전후 점검 기록 등을 근거로 대죠.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는 점검 기록을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항공사의 주장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고 배상을 못 받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죠. 항공사에서 점검 기록만 보여 주면서 계속 손해배상을 안 해 주면 소비자는 ‘1372 소비자 상담 센터’에 전화해 상담을 받고, 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해 권고·조정 과정을 거쳐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에서는 항공사가 제출한 정기점검 기록이나 비행 전후 점검 기록만으로는 기체 결함이 일상적인 정비 도중 발견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적 사유’라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부족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공사가 예측 불가능한 정비 문제였다는 것을 증명할 명확한 증거를 대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죠. 다만 소비자원은 사법기관이 아니어서 항공사에 강제·명령할 권한은 없습니다. 항공사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무시하면 민사소송으로 가야 하는데요. 소비자원에서는 전자소송 등 소액심판도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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