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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지 원장’ 의혹 국내 치과 네트워크 수사 의뢰

    국내 대표적인 치과 네트워크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7일 A치과 네트워크그룹의 지점 치과 8곳과 네트워크 소속 병원경영지원회사(MSO)가 의료법을 위반했는지를 수사해 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의뢰했다. 복지부는 자체 조사에서 A치과 네트워크가 의료인이 아니고서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고(33조 2항), 의료인 1인당 개설 의료기관 수를 1개로 제한한(33조8항)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개연성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의료법 위반 소지가 우선 파악된 지점 치과 8곳의 지분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MSO와 치과들이 답변을 거부하자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를 ‘바지 원장’으로 내세우고 실질 소유주가 따로 있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과 의료기관에 대한 외부 지분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곽순헌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최근 A치과가 연루된 사건의 판결문 내용 등으로 볼 때 MSO와 치과 사이에 지분 관계가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치과 네트워크는 강하게 반발했다. A치과 원장으로 구성된 협회의 한 관계자는 “MSO와 지점은 서로 컨설팅 계약을 맺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복지부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라며 “회원들이 위법 행위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수사가 시작된다면 당당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A치과 네트워크는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연매출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프랜차이즈형 치과다. 네트워크 치과는 다수가 성업 중이며 이를 두고 의료 상업주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하태경 의원 사무실에 협박소포 배달

    하태경 의원 사무실에 협박소포 배달

    부산 기장경찰서는 지난 2일 오후 4시쯤 기장군 기장읍 새누리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협박성 소포가 배달돼 수사에 나섰다고 8일 밝혔다. 중국 선양에서 우체국 국제특송으로 보낸 가로 25㎝, 세로 20㎝, 높이 15㎝크기 상자에는 보라색 해골모양의 가면이 들어 있었다. 동봉한 흰색 와이셔츠 앞면에는 빨간 매직으로 ‘대가를 치를 것, 죄값 받겠다’고, 뒷면에는 검은 매직으로 ‘끝을 보자, 죄, 대가’라고 각각 써 있었다. 발신인은 리 양리(Li Yanli)였고 하 의원의 전 사무장인 김정우 기장군의원을 수신인으로 했다. 하 의원 측은 지난 3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의원을 위협하려고 보낸 소포일 수도 있지만 하 의원을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배송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소포 안팎에서 지문과 유전자 감식을 벌이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불법 사무장병원이 번 돈 1960억… 징수는 9%뿐

    불법 사무장병원이 번 돈 1960억… 징수는 9%뿐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없는 일반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 적발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불법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진료비도 1960억원에 달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면허 소지자와 의료법인, 국가 및 지자체,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의진 의원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4일 발표한 ‘사무장병원 환수 결정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최근 5년간 적발된 사무장병원은 모두 523곳이었다. 적발건수는 2009년 7곳에서 2010년 46곳, 2011년 162곳, 2012년 188곳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적발된 사무장병원만 8월말 현재까지 120곳이나 됐다. 사무장병원이 최근 5년간 불법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진료비만 무려 1960억원에 이른다. 2009년에는 5억 6271만원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720억원이나 됐고, 올해에는 8월말까지 벌써 546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이 환수한 금액은 178억원으로 징수율은 9.08%에 불과했다. 환수결정금액은 급증하는데 반해 징수율은 2009년 49.9%에서 지난해 7.1%, 올해 8월말 현재 1.5%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적발된 사무장병원의 유형은 의원이 277곳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 85곳, 약국 57곳, 한의원 53곳, 병원 25곳, 치과의원 20곳, 한방병원 6곳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경인지역 173곳, 부산지역 101곳, 서울지역 100곳, 대구지역 53곳 등이었다. 신 의원은 “환수실적이 저조한 것은 제도미비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공단이 인지나 제보 등을 통해 사무장병원이라는 사실을 알더라도 직접 조사하거나 환수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으로서는 수사를 의뢰하고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전에 병원개설자가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사무장병원을 근절하려면 사무장병원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즉시 건강보험공단이 진료비 지급을 보류·정지하고 환수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 손상에 영향을 줬다는 보건복지부의 공식 발표가 있은 지 벌써 1년 6개월이 지났다. 문제가 된 제품들은 시장에서 수거됐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검찰 고발 등의 조치가 뒤따랐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뇌리에서도 자연스레 잊혀졌다. 1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정말 그렇게 끝난 것일까. ■초한지(KBS2 밤 12시 30분) 유방군의 기습으로 장한이 버티는 호치성이 함락되자 장한은 패잔병을 이끌고 폐구성으로 은닉한다. 장기간에 걸친 대치 상황에 맞선 한신은 초나라 땅과 폐구 사이에 있는 남양의 왕릉을 포섭하기 위해 왕릉과 벗인 노관을 보낸다. 한편 팽성에 주둔하고 있는 항우군 밑에서 쓸쓸한 여생을 보내고 있던 한왕성은 장량의 권유로 항우에게 부탁한다.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은희가 인천에 온다는 소식에 정옥을 비롯한 다가구 식구들은 모두 들떠 있다. 정태와 함께 은희가 인천에 도착한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영주는 성재가 혹시 은희와 마주칠까 불안하기만 하다. 한편 정옥의 생일파티도 하고 오랜만에 모두 모여 화기애애한 다가구 식구들. 잠시 산책을 나갔던 은희는 그곳에서 우연히 성재와 마주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임신 27주째 병욱이의 가족들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임신중독 증상으로 엄마와 아이 모두 위독한 상태였다. 신의 장난처럼 둘 중에 한 생명만 살릴 수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가족들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 대신 엄마를 선택했다. 하지만 기적처럼 태어난 아이 병욱이는 엄마의 아픔을 대신 가져야 했다. ■엄마 없이 살아보기(EBS 밤 8시 20분) 한지는 아흔아홉 번의 손길로 만들어 천 년을 산다는 우리나라 전통의 종이다. 한지를 만들어 내는 손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충북 청원의 어느 시골마을에 일곱 살 동갑내기 형빈이와 나연이가 찾아왔다. 잠자리가 무서워 못 잡을 정도로 겁도 눈물도 많은 우리의 엄살쟁이들을 위해 할아버지가 나서서 아주 특별한 일을 꾸민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아내 귀순씨는 밭일부터 집안일에 마을 사무장 일까지 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모자란다. 한편 그런 아내를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고 동물들하고만 시간을 보내는 남편 김대연씨. 일 좀 도와달라고 하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도망갈 궁리만 하는 남편 때문에 밭은 잡초들이 무성히 자라 엉망이 되고 옥수수는 제때 따지 않아 폭삭 익어 버리고 말았는데….
  • [씨줄날줄] 프랑스 사서의 눈물/서동철 논설위원

    1866년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약탈한 강화도 외규장각의 의궤 297권은 2011년이 되어서야 모두 돌아올 수 있었다. 외교부가 프랑스 정부에 반환을 공식 요구한 것이 1991년이니 20년에 걸친 협상의 결과였다. 협상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지만,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비밀에 부쳐졌다. 그런데 최근 출간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에 뒷얘기가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지은이는 15년 동안 도서 반환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인 유복렬 미국 애틀랜타 부총영사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프랑스국립도서관 관계자들의 태도였다. 사서들은 1993년 당시 ‘휘경원원소도감의궤’를 한국에 돌려주려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을 눈물로 가로막아 뉴스를 타기도 했다. 입수 경위야 어떻든, 국립도서관의 귀중한 장서를 나라 밖으로는 절대로 보낼 수 없다며 대통령에게까지 집단행동을 하는 모습은 유럽사람들의 철저한 직업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우리 언론의 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 반환에 저항한 대표적 인물이 자크린 상송 국립도서관 사무장. 상송 사무장은 이후 협상 과정에서도 반환의 ‘걸림돌’ 역할을 톡톡히 했던 듯하다. 그의 철두철미함에는 유 부총영사조차 “이런 사람이야말로 결국 그 나라의 힘이고, 그 나라를 지탱하는 자존심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술회했을 정도이다. 물론 프랑스 사서들이 의궤의 가치를 깨닫고 있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재불 서지학자 박병선 박사가 1975년 외규장각 도서를 발견한 곳은 프랑스국립도서관의 파리 본관이 아닌 베르사유 분관이었다. 그렇게 귀중하게 생각한다는 의궤를 보관하고 있었던 장소는 ‘파손 도서’ 창고였다. 그것도 도서관 장서 관리에서 기본 중의 기본인 도서카드조차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도서’로 분류해 놓고 있었다. 프랑스 학계가 외규장각 의궤를 해독한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상 활용 불가능한 상태로 처박아둔 꼴이었다. 철저한 직업정신은커녕 기본적인 직업의식조차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럼에도 프랑스도서관 관계자들의 눈물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질은 국익을 지키고자 미테랑 대통령과 배역을 나눈 일종의 ‘연기’일 수밖에 없다. 반가사유상의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를 불허했다가 다시 허용한 것도 연기여야 했다. 적절한 시나리오만 뒷받침됐다면, 정부 내부의 혼선이 아니라 한국 문화의 값어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단수 전략이 되지 않았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부고]

    ●장정석(한국은행 국제무역팀장)홍석(사업)기수(사업)동수(장동수치과 원장)만수(코엑스치과 원장)씨 부친상 18일 부산의료원, 발인 21일 오전 5시 (051)607-2990 ●진수형(한국IR협의회장·전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씨 모친상 18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2)3779-1526 ●박종석(충북테크노파크 경영기획팀장)씨 장모상 18일 충남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042)257-4864 ●조휴정(KBS 라디오2국 2라디오부 팀장)씨 모친상 18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3779-1526 ●이환성(자영업)환모(볼링코리아 대표)환목(대신증권 글로벌파생상품부장)환우(IBK투자증권 인수영업팀 부장)씨 부친상 17일 충남 홍성의료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41)630-6241 ●조천제(한국블랜차드컨설팅그룹 대표)씨 별세 한상(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원)씨 부친상 김재훈(미국 애플 직원)씨 장인상 17일 서울 역삼동성당, 발인 20일 오전 8시 (02)553-0820 ●김응석(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위원장)응호(자영업)선우(SK네트웍스 엘리타하리 매니저)씨 모친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3410-6912 ●이종진(한국자산관리공사 투자금융부장)종식(포스코건설 직원)종길(유미측기 대표)종훈(법무사 장병재사무소 사무장)종석(사업)씨 모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010-2231 ●조충만(전 외환은행 명동지점장)씨 별세 봉섭(에어코리아 주임)형준(동해해양경찰서)씨 부친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36 ●장영석(전 대구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씨 모친상 17일 대구의료원, 발인 20일 오전 8시 30분 (053)560-9571 ●권두현(전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씨 모친상 18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31)219-6654
  •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고자 살았는지 모르겠다” 유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간부 자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노조) 사무장이 1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 아산경찰서와 전국금속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낮 아산시 인주면 한 아파트 거실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사무장 박모(35)씨가 고정식 옷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노조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의 책상 위에는 ‘어머니에게 죄송하고, 아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A4 용지 반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고자 이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같은 꿈과 희망을 좇았던 분들에게 전 그 꿈과 희망마저 버리고 가는 비겁한 겁쟁이로 불려도 좋다. 하지만 저로 인해 그 꿈과 희망을 찾는 끈을 놓지 마시고 꼭 이루시길…”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별다른 외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과 노조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아시아나機 착륙사고 조사] 대참사 막은 객실 승무원 6명 ‘눈물의 귀국’

    [아시아나機 착륙사고 조사] 대참사 막은 객실 승무원 6명 ‘눈물의 귀국’

    착륙 사고를 낸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OZ214편)에 탑승했던 객실 승무원 6명이 11일 오후 7시 26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사고발생 5일 만이다. 도착 직후 입국 게이트로 나온 승무원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려 사고 당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이날 귀국한 승무원은 객실 사무장인 유태식(42)씨와 여성 승무원으로 최선임 승무원 이윤혜(40)씨를 비롯, 이진희(30), 김지연(31), 한우리(29), 김윤주(24)씨다. 사고기 탑승객 1명과 탑승자 가족 1명도 함께 귀국했다. 귀국 소감을 묻자 이윤혜씨는 “이번 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으신 모든 분이 빨리 회복되시길 바라고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께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일부 승무원은 마중을 나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면담 조사를 받은 뒤 귀국 허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이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과 승객 대피를 위한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사고기에 탑승한 남녀 승무원 12명 가운데 중상을 입은 2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NTSB 조사가 끝나지 않아 잔류했다. 다리를 크게 다쳐 휠체어에 앉은 채 나타난 김윤주씨는 “함께 일했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료 승무원들이 하루빨리 쾌차해서 한국에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NTSB의 조사를 받으면서 편파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이윤혜 씨는 “편파적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NTSB가 승객 탈출이 지연됐다는 취지의 조사 내용을 발표한 데 대해 “부상으로 인해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승무원은 5명뿐이었다”면서 “후방에서 사고가 크게 나지 않았더라면 구조가 좀 더 빨리 진행됐을 것이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항공 대참사 막은 작은 영웅들이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 사고에서 빛을 발한 승무원들의 침착하고도 헌신적인 대응에 찬사를 보내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끝까지 항공기에 남아 탑승객들의 안전한 탈출을 도운 이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희생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탑승객들의 증언과 현지 조사 등에 따르면 전체 12명의 기내 승무원 가운데 7명이 비행기가 활주로와 충돌하는 사고 충격으로 실신한 상황에서 유태식 사무장 등 5명의 승무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침착하게 출구를 확보하고 질서를 유지하며 승객 290여명의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특히 최선임 승무원인 이윤혜씨는 다친 몸으로 눈물을 흘리면서도 승객들을 등에 업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한 명이라도 더 구조하려 안간힘을 쏟았다고 많은 외신들이 찬사를 보냈다. 샌프란시스코시 소방국장 조앤 헤이스 화이트는 “비행기에 불이 붙기 직전까지 그는 기내에 머물면서 혹시라도 남은 승객이 있는지 살폈다”면서 그를 영웅이라고 불렀다. 위기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응한 탑승객들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부트스트랩 연구실 직원인 미국인 벤저민 레비는 출구 앞에 앉은 덕에 곧바로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갈비뼈가 부러진 몸으로 기내 뒤편으로 달려가 다른 승객 50여명을 부축해 옮겼다고 한다. 어학연수 길에 올랐던 중국의 학생들은 비행기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어린아이를 안아 들고 탈출하는 등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실수인지, 아니면 기체 결함 등 다른 문제 탓인지를 규명해 책임소재를 가려야 하겠으나, 이들 승무원과 탑승객들에게 사고는 불가항력의 일이었다. 그들은 두 동강 나고 화염이 피어오르는 항공기 안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직분에 충실했던 승무원들의 투철한 직업 정신과 평소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몸에 익힌 위기대응 능력, 그리고 나보다 남의 안위를 먼저 살피려 한 탑승객들의 헌신적 자세가 참극의 활주로에서 꽃을 피웠다.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박수 받기를 사양하는 우리 곁의 작은 영웅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 ‘영웅’ 최선임 승무원은 이윤혜 캐빈매니저…19년차 베테랑 ‘우수승무원’

    ‘영웅’ 최선임 승무원은 이윤혜 캐빈매니저…19년차 베테랑 ‘우수승무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당시 ‘영웅’으로 꼽히며 헌신적으로 승객 대피에 앞장섰던 이윤혜 캐빈매니저(최선임 승무원)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승객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승객 대피에 앞장섰다는 모습이 탑승객 및 목격자 증언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이 캐빈 매니저는 지난 1995년 3월 입사한 19년차 승무원으로 14회나 우수승무원에 뽑힐 만큼 평소에도 모범적인 인재로 꼽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탑승객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당시 한 여자 승무원이 영웅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힙합 공연 프로듀서인 승객 유진 앤서니 나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캐빈매니저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나씨는 “이 승무원이 비행기 통로를 통해 부상당한 승객들을 옮기느라 동분서주하는 것을 봤다”면서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또 “몸집도 작은 승무원이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 채로 승객들을 등에 업고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면서 “그녀는 울고 있었지만 여전히 너무나 침착했다”고 전했다. 현장에 급파됐던 미국 소방당국 역시 이 캐빈매니저를 ‘영웅’으로 칭송하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 캐빈매니저는 마지막까지 비행기에 남아 승객 대피를 책임졌고, 끝까지 현장에 머물다 의료진의 권유에 마지못해 병원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캐빈매니저를 포함해 5명의 승무원들이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이끄는 데 주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고 항공기에는 객실 승무원이 태국인 2명을 포함한 12명이 탑승했다. 이 가운데 이 캐빈매니저를 비롯해 유태식 사무장, 김지연, 이진희, 한우리 승무원 등 주로 기체왼쪽에서 근무하던 승무원들은 다른 승객들과 함께 부상자부터 차례로 비행기 밖으로 탈출시켰고, 정신을 잃은 동료 7명을 대피시킨 다음 맨 마지막에 기내에서 나왔다. 307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불에 타 완전히 파손된 대형 사고였지만 이들의 노력 덕분에 사망자를 2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미국 언론들은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들은 ‘운명의 90초 규칙’을 잘 지켰다”면서 “항공사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90초 탈출 여부가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위 법관과 친해… 이기게 해주겠다” 의뢰인 속여 수억 뜯은 법조 브로커

    고위 법관 등과 친분이 있다며 의뢰인을 속여 로비자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법조 브로커가 검찰에 적발됐다. 법률전문가 행세를 하며 실제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보다 더 많은 돈을 챙긴 사무장들도 꼬리를 밟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법조 브로커 김모(68)씨와 법무법인 사무장 정모(40)·박모(54)씨 등 3명을 변호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2010년 6월 서울고법에서 민사소송 중이던 의뢰인들에게 자신이 아는 법원장과 주심 판사에게 부탁해 재판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겠다며 1억 8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실제로 김씨는 고위 법관들과 아무런 친분이 없었다. 그는 국세청 간부들도 잘 안다며 허풍을 떨었다. 김씨는 의뢰인들이 항소심에서 패소하자 서울지방국세청 간부에게 로비해 상대 변호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도록 압박하겠다며 3000만원을 추가로 뜯어냈다. 지난해 3월에는 또 다른 의뢰인으로부터 국세청 고위직에게 부탁해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2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혼 전문 사무장을 자처한 정씨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가량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법률상담 사이트를 통해 찾아 온 20여명의 의뢰인들에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거 조사비가 필요하다며 모두 1억 6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흥신소 직원과 공모해 의뢰인의 남편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설치하고 위치 정보를 무단으로 의뢰인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박씨도 법인회생 전문 사무장이라고 소개하고 지난해 2~11월 변호사 몰래 의뢰인들에게 1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지난해 6월엔 모 주식회사 대표로부터 은행 담당자에게 청탁해 기업회생 금융동의서를 받아준다는 명목으로 3억원을 받아 챙겼다. 정씨와 박씨가 대상으로 했던 사건들의 변호사 수임료는 각각 9500만원, 7000만원이었다. 사무장들이 변호사들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것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김매야 하는디 겁나서요” 곳곳 농사 차질… 농촌체험 관광도 끊겨

    “지심(김) 매러 가야 하는디, 물리면 죽는다고 해 무서워서 얼른 못 나가고….”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한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한 마을 주민 정광렬(74)씨는 24일 “겁난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정씨는 “모도 내야 하고 완두콩과 깨도 심어야 하고. 시기 놓치면 한 해 농사 망치는 농번기인데 들에 안 나갈 수도 없고”라고 어쩔 줄 몰라했다. “마누라가 자꾸 들에 나간다고 해 장화 신고 고무장갑 끼고 나가라고 했유. 그 놈(살인진드기)이 몸뚱아리 어디로 들어갈 줄 알어유.” 정씨는 “3년 전에 나도 쓰쓰가무시병에 걸려봤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두려워하면서도 “죽으나 사나 (논밭에) 나가야지 별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정씨도 들에 나갈 때는 장화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겨울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는 “한여름 같은 더위에 이러고 일하니 금세 땀범벅이 돼 죽을 지경”이라며 “여기저기서 살인진드기 얘기로 시끄러운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살인진드기가 생활 풍속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자 사람들이 바짝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당장 농사에 지장을 주고, 농촌체험마을마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은 요즘 체험 관광객이 뜸하다. 고구마·감자 심기와 고사리 꺾기 등 체험하기가 한창 좋을 때여서 외지 체험객이 많이 찾을 때지만 찬바람만 분다. 마을 사무장 이영수(27)씨는 “예약할 때나 주말에 몇 명이 오면 대뜸 ‘살인진드기 괜찮겠느냐’ ‘(진드기 퇴치) 대책이 있느냐’는 말부터 꺼낸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진드기 예방 스프레이액을 갖춰 놓고 체험객들의 바지 등에 뿌려 주고 있다. 숲속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않는다. 나물을 채취하거나 옻순을 따는 사람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진드기를 옮기지 못하도록 내다 버려서인지 공주시내에 가면 떠돌이 개나 고양이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강원도 화천지역은 살인진드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숨진 60대 여성이 살인진드기에 물린 장소가 화천군 간동면 텃밭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한 농촌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노심초사하며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세월이 1년 가까이 지난 데다 이곳에서 살인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공포심만 유발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역경기가 형편없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건 발생 후 이 마을에 연일 방역차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소독액을 살포하고 있다. 방역직원 양모(65)씨는 “진드기가 소, 돼지 등 가축 피를 좋아한다고 해 축사와 풀숲 위주로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면서 “살인진드기 소식에 평소보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 주민 고은동(49)씨는 “우리 마을이 살인진드기 발생지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크다”며 “축사에 소독약을 흠뻑 뿌리지만 솔직히 안심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숨진 여성이 가꾼 것으로 알려진 텃밭은 황량했다. 드문드문 지어놓은 조립식 주택 사이로 들깨 밭만 더러 보일 뿐 수년 전까지 개와 돼지를 기르던 축사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주민들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부산에서도 감염 의심환자가 숨지면서 살인진드기 공포가 도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인터넷에는 ‘살인진드기 때문에 등산도 접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롯데마트 서청주점은 진드기 퇴출 관련 용품의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서청주점 관계자는 “손소독제가 동이 난 신종플루 때와 달리 살인진드기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민들로서는 생계의 터전인 논밭을 떠날 수 없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김영제(68) 이장협의회장은 “농민은 들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데 진드기가 무서우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청원군 오창읍에서 농사를 짓는 전용민(49)씨는 “도시의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의 야유회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농민들이야 어디로 피하겠느냐. 농사일이 한창 바쁠 때라 진드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대구지하철참사 백서 발간비 어디로… 경찰 수사 착수

    대구지하철화재 참사 백서발간비 사용 내역에 의문이 제기됐다. 백서발간은 2003년 2월 18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발생한 대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추진됐다. 당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했다. 모인 국민성금은 670억에 이르고 이중 550여억원은 유족과 부상자들의 위로금, 실종자 실비 확인 보상비 등으로 지급됐다. 나머지 110억여원은 추모재단 설립비로 남겨두고 1억 1000만원을 백서발간비로 책정했다. 시는 2009년 11월 인쇄비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중 8000만원을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에, 1000만원은 2·18 유족회 등에 나눠줬다. 또 2011년 8월까지 백서를 발간토록 했다. 하지만 1년 9개월여가 지났지만 백서 발간은 깜깜 무소식이다. 대구시의 확인 결과 희생자대책위 등의 백서 발간비 통장에는 잔고가 없으며 사용처도 확실치 않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희생자대책위에 지급된 8000만원 중 윤석기 위원장에게 집필료로 3000만원이 지급됐고 사무장과 간사의 인건비로 1500만원, 대구YMCA에 지하철참사 자료 수집 명목으로 1500만원, 사무실운영비와 자문료 등에 20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중 대구YMCA에 지급된 1500만원은 사용되지 않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부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해 문제를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같이 백서발간사업과 관련해 말썽이 일자 대구시는 이달 초 중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시 관계자를 불러 발간비 지급 과정을 조사했으며, 조만간 희생자대책위와 2·18 유족회 관계자를 불러 발간비가 제대로 사용됐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수뢰혐의 수감 비서실장에 1년간 봉급 지급한 곡성군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더라도 정상적으로 봉급을 지급한 것입니다.” 전남 곡성군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허남석 군수의 비서실장에게 1년 동안 봉급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곡성군 등에 따르면 군수 비서실장 안모(45)씨는 관급자재 납품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지난해 4월 구속 기소됐다. 별정 6급 공무원인 안씨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6년, 지난 2월 2심에서는 징역 3년이 선고됐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공무원 직위가 박탈됐다. 그러나 곡성군은 안씨가 구속 기소된 지난해 5월부터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던 지난달까지 1년 동안 총 3100여만원에 달하는 봉급을 지급했다. 안씨는 교도소에 있으면서도 ‘비서실장’으로서 군민의 세금을 봉급으로 받은 것이다. 곡성군은 안씨가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은 지난달 26일자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자 안씨를 당연 퇴직시키고 지난 13일자로 손모(59)씨를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군 관계자는 “안씨가 기소된 직후인 지난해 5월 8일 전남도에 중징계 요청을 했으나 도가 무죄추정에 따라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징계를 보류하겠다고 해 봉급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직 공무원은 범죄 사실이 있을 때 직위해제하고 3개월이 경과하면 봉급의 50%를 지급하지만 별정직은 직위해제가 없어서 정상적으로 지급됐다”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도의적으로는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경징계가 아닌 이번 사안처럼 당연 퇴직 사유가 되는 경우 1, 2심 재판 결과가 나왔을 때 인사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결정했어야 했는데 신중히 검토하다 징계 시점을 놓쳤다”고 밝혔다. 안씨는 2011년 4월쯤 특정 업체가 8억원 상당의 인조 잔디를 체육공원에 납품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2010년 지방선거 당시 허 군수와 경쟁 관계에 있던 후보의 선거용 차량에 불법 위치추적기를 붙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사람에게 4000만원을 주도록 알선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안씨는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허 군수 선거본부 사무장을 했으며 선거 후에는 6급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그녀의 팔뚝은 통뼈 그녀의 허리엔 디스크…승무원, 막일에 시드는 ‘하늘 꽃’

    무게 100㎏이 넘는 식사 카트를 손으로 밀고, 각종 잡화류를 판다. 물이 필요하다면 코앞까지 떠다 바치고, 서류가 잘 보이지 않는다면 대필까지 해준다. 바로 항공기 여승무원의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들을 ‘하늘의 꽃’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자신들끼리는 ‘하늘의 노가다’라고 자조한다. 여승무원들이 업무는 보통 비행 2시간 전부터 시작된다. 사무장과 기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두 차례 열린다. 이 자리에서 그날 주요 탑승객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유된다. 대한항공 승무원 김현정(32·가명)씨는 “승무원에게는 단정한 복장이 요구되기 때문에 회의 전에 화장과 옷 매무새를 다듬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고 말했다. 출발 1시간 전부터는 본격적인 ‘노가다’가 시작된다. 항공기의 비상장구를 체크하고 승객들에게 제공될 기내식과 편의용품이 모두 실리면 리스트를 들고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물품이 부족하면 출발 후에는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꼼꼼하게 체크한다. 음식을 냉장고와 보관함에 채워놓고 나면 승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한다. 승무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진다. 여행 가방을 위로 올려주는 것부터 나이가 많은 승객들의 경우 자리를 잡아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지은 한국항공전문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사람들이 짐을 놓고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채식주의 식단 주문자 등에게 식사가 맞는지 확인도 하고, 주요 탑승객에게는 가서 인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괘도에 오르면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철제로 제작된 기내식 카트는 100㎏에 육박한다. 이 교수는 “카트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면 크게 무게를 느끼지 않지만 바퀴가 끼거나 하면 신참의 경우 한참 동안 낑낑거려야 한다”면서 “남자 못지않은 잔 근육을 가진 여승무원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육체 업무가 많은 탓에 업무상 질병도 디스크가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기내식을 먹고 나면 승객들은 대부분 영화를 보거나 잠을 청한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이때가 가장 바쁘고 긴장하는 시간이다. 바로 기내 면세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단 돈이 오가기 때문에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가는 구멍이 나기 쉽다”면서 “특히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현지 통화와 달러, 한국 돈을 섞어서 지불하는 승객도 적지 않아 계산이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계산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승무원들은 금액이 적은 경우에는 자신들이 메우고, 금액이 큰 경우에는 보고를 한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예전에는 인사고과에 면세품 판매 실적이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날 매출이 숫자로 찍히다 보니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돌아오는 항공편의 면세품 판매는 말 그대로 노가다다. 이 교수는 “귀국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남자 승객들이 여기저기서 양주를 찾는다”면서 “양주가 보기보다 무게가 있어서 수십 병씩 전달해주고 나면 팔이 뻐근하다”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강진영(25·가명)씨는 “대학 후배가 승무원을 하고 싶다고 물어봐서 ‘너 힘 좋냐?’고 말해 줬다”면서 “여리여리한 승무원의 팔뚝이 생각보다 통뼈인 경우가 많다”며 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비행기는 착륙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퇴근 본능’이 승무원들의 손길을 빨라지게 한다. 웃는 얼굴로 승객들을 보내고 나면 회사 버스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한다. 그들도 여느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업무가 끝나고 나면 말이 많아지고 기분이 업된다. 지난달 벌어진 승무원 폭행 사건에 대해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강씨는 “손님이 ‘왕’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서비스 업종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그냥 우리도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회사 다니고 일하는 직장인이다. 같은 월급쟁이의 입장에서 봐줬으면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교수는 “억울하겠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특성상 많이 참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승객들은 그래도 매너가 좋다”고 전했다. 승무원들은 선량한 승객들을 위해 항공기 이용에 관한 몇 가지 팁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신혼여행을 떠난다면 케이크나 다른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단 미리 항공사에 알려 신청을 해야 한다. 또 어린이를 위한 기내식이나 채식주의자, 이슬람 교도인을 위한 식단도 마련돼 있다. 엽서를 달라고 해서 쓴 뒤 돌려주면 부쳐주는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동아제약 리베이트 의사 등 124명 사상 최대 사법처리

    국내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으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100여명이 사법처리됐다. 단일 리베이트 사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고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10일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김모(46)씨 등 의사 119명과 병원 이사장 1명, 병원 사무장 4명 등 124명을 의료법 위반혐의로 사법처리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 의사 18명과 병원 사무장 1명은 불구속 기소했고, 나머지 105명은 150만∼700만원의 벌금형에 약식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1000만원 이상 받은 의사들은 대부분 정식 재판에 넘겼고, 1000만원 미만이거나 그 이상 받았어도 혐의를 인정한 의사들은 약식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김씨 등 대다수 의사들은 2010년 전후 동아제약의 직원 교육용 동영상 강의에 출연한 뒤 강의료 명목으로 최고 36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동영상 강의료라는 명분만 취하고 사실상 제약사가 의사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설문조사료, 병원 홈페이지 광고료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도 받았다. 서울의 한 정형외과 의사 구씨는 ‘브라이틀링’이라는 1100만원 상당의 외국 명품시계를 받았고, 경기도 안산의 한 병원 사무장 장모(44)씨는 LCD TV 13대와 냉장고 등 1900만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리베이트로 받았다. 검찰은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2010년 11월) 이전에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1300여명은 관계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쌍벌제 도입 이전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은 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검찰·보건복지부·경찰청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된 합수반은 2011년 4월 출범 뒤 지금까지 모두 208명을 기소하고, 6100여명을 관계부처에 행정처분을 통보했다. 이 중 동아제약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소 기준으로 50%, 행정처분 인원 기준으로 20%를 차지한다. 쌍벌제는 의약품 판매를 목적으로 금품이나 물품을 주는 쪽뿐만 아니라 받은 쪽도 처벌하는 제도로 2010년 11월 시행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고]

    ●김억(홍익대 건축대학 교수)씨 부친상 김광선(전 모토로라 팀장)사카이(일본 거주)고순동(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씨 장인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7 ●김근수(법무법인 국제 변호사)한수(건국대 건축학과 교수)경수(아시아나항공 선임사무장)씨 부친상 7일 건국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2)2030-7906 ●김수종(전 한국일보 주필)씨 모친상 이혜정(법무법인 안세 국제변호사)씨 시모상 8일 제주 서귀포 한빛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7시 010-8637-2212 ●여승구(YTN 전주지국 기자)씨 모친상 8일 전북 군산 중앙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10시 (063)464-0004 ●박상회(전 구리중 교장)씨 별세 노철(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노경(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겸임교수)씨 부친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2227-7597 ●장대훈(성남시의원)씨 부친상 8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0일 오전 6시 (031)787-1510
  •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법조계 전관예우 실태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법조계 전관예우 실태

    변호사들이 털어놓은 전관예우 실태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법 제1조가 무색할 정도다. 먹이사슬로 따지면 최상위에 대형 로펌이 있고 바로 아래에 법원·검찰 고위직 출신의 전관 변호사가, 그 아래 단계에 법원과 검찰이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검찰 출신의 A변호사는 “변호사들 사이에선 어떤 로펌에 전직 법원장급이나 고위직 출신이 있으면 그 사람이 알아서 다 할 것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경찰도 담당 변호사의 급에 따라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관 변호사가 구치소에 수감된 피의자를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송시킨 뒤 석방까지 이끌어낸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퇴직 판·검사의 절반은 로펌에 재취업했다. 지난해 10월까지 퇴임한 판사 61명 중 32명이 20대 대형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64명의 검사가 퇴직해 30명이 로펌을 선택했다. 퇴직 검사들이 가장 많이 취업한 로펌은 김앤장법률사무소로 6명이 재취업했고, 법무법인 태평양(4명), 화우(3명), 동인·광장(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로펌들은 변호사 개인에게 주는 연봉을 공개하지 않지만 부산고검장 출신의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는 퇴임 후 태평양에서 17개월간 모두 16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났다. 또 대검 차장 출신의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0년 12월 감사원장에 내정됐지만 검찰 퇴임 후 법무법인 바른에서 7개월간 7억원의 보수를 받은 점이 문제가 돼 낙마했다. 검찰 관계자는 “판사나 검사 모두 ‘엘리트’ 소리 들으며 자라왔는데 개업 변호사나 기업인 등 동년배의 지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봉급이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형 로펌의 경우 1~2년 만에 노후를 보장할 정도의 연봉을 주는데 배우자와 자녀를 생각하면 자존심만 고집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력을 갖춘 곳이 대형 로펌들인데 법원과 검찰 출신 고위 인사가 로펌의 강력한 무기”라면서 “로펌들은 능력 있는 ‘변호사’를 채용하는 게 아니라 고위 인사의 ‘이름’과 ‘얼굴’을 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의 경우 월 평균 1억원의 보수를 받았지만 17개월간 선임계를 낸 사건은 2건에 불과했다. 판사 출신 B변호사는 “로펌에서 고액 연봉을 주고 전직 판·검사들을 고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로비스트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 사람들이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것만으로 사건 담당 판·검사들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C변호사는 “검사장이나 지법원장 출신은 변호사 개업 첫해에 30억~40억원을 벌지 못하면 바보라고 한다”면서 “양심이나 윤리에 호소하기엔 로펌도, 전관도 너무 탐욕스럽다”고 꼬집었다. 법을 수호했던 판·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법망을 피하며 불법을 저지르는 행태도 가관이다. ‘탈세 온상’이라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2011년 5월 개정·시행된 전관예우금지법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관들은 착수금이 성공보수 모두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는다. 불법이다. 이런 불법이 가능한 건 전관들이 선임계를 내지 않고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3의 인물을 ‘얼굴 변호사’로 내세운 뒤 뒤에서 수렴청정을 하는 것이다. 판·검사로 재직했던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법원 및 검찰청 관할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한 전관예우금지법은 사문화된 지 오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관들은 후배 판·검사를 사석에서 만나거나 전화로 “그 사건 내 사건이야”라고 한 마디만 할 뿐이다. 일반 변호사들과 달리 변호를 위해 하는 일이 없다. 변호사들은 “전관들이 받는 돈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로비의 대가”라고 못 박았다. 전관들의 수임료는 부르는 게 값이다. 보통 민사사건은 수백만~수천만원, 형사사건은 수천만~수억원에 달한다. 구속영장 기각 등 신변 자유를 보장해주는 건 통상 1억원이다. 얼굴 변호사는 보통 300만~500만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 선임계를 낸다. 착수금·성공보수는 현금 직거래다. A변호사는 “선임계를 내지 않는데 개인이나 법인 계좌에 돈이 입금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며 “전관들은 철저히 돈 관리를 한다”고 전했다.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받는 건 고전적 수법이다. B변호사는 “요즘은 변호사가 지정한 특정 계좌에 의뢰인이 성공보수를 선지급하기도 한다”면서 “의뢰인의 조건대로 사건이 처리되면 변호사가 돈을 가져가고, 반대일 경우엔 의뢰인이 되찾아간다”고 말했다. 로펌 소속 전관 변호사들의 편법 행위도 심각하다고 한다. C변호사는 “로펌 소속 전관들의 수입 내역을 떼어 보면 황당할 것”이라며 “월 1억원을 받는데 선임계를 낸 건 극소수다. 로펌은 철저히 실적으로 평가하는데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월 1억원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D변호사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문제가 있다”면서 “월 평균 1억원을 받았는데 16개월간 선임계를 낸 사건은 고작 2건뿐이다. 그 2건으로 7억원을 받았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E변호사는 “증거가 드러나지 않을 뿐 황 후보자도 사실상 수렴청정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사건 의뢰인, 변호사, 사무장만 알기 때문에 내부 고발을 하지 않는 한 적발이 안 된다”면서 “전관들이 나중에 어떤 위치에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에 후배 검·판사들이 폭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갑마장 가는 길, 그린카펫 밟다

    갑마장 가는 길, 그린카펫 밟다

    이제 제주를 사다도(四多島)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돌, 바람, 여자에 ‘길’을 더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올레길로 시작된 걷기 열풍은 제주 도처에 길을 냈습니다. 그 가운데 요즘 새로이 명성을 얻고 있는 게 ‘갑마장(甲馬場)길’입니다. 조선시대 이래 제주에서 가장 뛰어난 말들만 골라 육성하던 목장의 흔적을 좇는 길입니다. 바쁜 도시인을 위해 ‘쫄븐 갑마장길’도 마련해 뒀습니다. 원래 루트에서 절반쯤 뚝 자른 길입니다. 드넓은 초원과 삼나무길, 그리고 오름과 오름 사이를 빗겨가며 걷다 보면 올레길과는 다소 다른, 장쾌한 풍경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 길 위에서 오래전 마소들을 호령했던 ‘테우리’(목동의 사투리)들의 단단한 삶도 엿볼 수 있지요. 사람이건 짐승이건, 무리 가운데 특출난 놈이 나오기 마련이다. 갑마는 바로 그런 말을 뜻한다. 무리 중에서 가장 튼튼하고 잘 달리는 녀석들을 일컫는다. 옛 조선의 조정에선 갑마들만 따로 모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그게 바로 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에 조성됐던 갑마장이다. 가시리신문화공간조성위원회에서 펴낸 ‘제주 가시리’란 책자는 “갑마장은 정조 때 제주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데, 녹산장을 중심으로 900여㏊에 이르는 규모를 자랑했다”고 적고 있다. 여기에 나오는 녹산장이 갑마장길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녹산장은 조정에서 제주 곳곳에 세운 산마장(山馬場)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왜 하필 가시리였을까. 가시리는 한라산 고산지대와 해안지대를 연결시켜 주는 전이지대, 즉 중산간 지역에 터를 잡고 있다. 해발 90~570m 사이에 고르게 펼쳐진 화산평탄면은 표선면 전체 면적의 42%에 이를 정도로 드넓다. 말들이 뛰고, 오르며 훈련하기에 이만 한 곳도 드물다. ‘갑마장길’은 갑마장과 그를 품은 가시리 마을을 에둘러 지난다. 가시리 문화센터를 들머리 삼아 약 20㎞ 구간을 걷는데, 7시간 남짓 소요된다. 제주 체류 시간이 길지 않은 여행객들은 주로 ‘쫄븐 갑마장길’을 돌아본다. ‘쫄븐’은 ‘짧은’이란 뜻의 제주 사투리. 조랑말체험공원에서 따라비오름과 큰사슴이오름을 돌아본 뒤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길이는 약 10㎞. 4~5시간 정도 걸린다. 갑마장길이 제주의 목축 문화는 물론, 본향당 등 제주 고유의 습속들과 줄곧 동행한다면, 쫄븐 갑마장길은 갑마장 고유의 문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쫄븐 갑마장길’의 들머리는 조랑말체험공원이다. 공원 초입의 ‘행기머체’가 이채롭다. 소똥을 1만배쯤 튀겨놓은 듯한 돌무더기 위로 삐죽대며 나무가 자랐다. ‘머체’는 용암이 뭉친 ‘돌무더기’를 뜻한다. 화산섬 제주의 탄생 과정을 알려주는 흔적이다. 행기는 물을 담는 놋그릇이니, 머체 위에 행기물을 놓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길은 곧 두 갈래로 나뉜다.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으나, 오른쪽 방향으로 도는 게 일반적이다. 가시천을 따라 따라비 오름으로 향하는 길이다. 제주의 여느 하천이 그렇듯, 가시천 또한 건천이다. 다만 바싹 말라 있지는 않고, 군데군데 물이 고여 주변의 풍경들을 담아내고 있다. 가시천 주변의 숲은 깊다. 곧추선 편백나무가 수직 세상을 이루는가 하면, 이리 휘고 저리 굽은 나무들이 이끼 잔뜩 낀 바위들과 어우러져 범상치 않은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가시천 초입에서 코스를 벗어나 불쑥 초원 지대로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운이 좋다면 수십마리의 노루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는 이국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갑마들이 뛰놀던 자리를 노루들이 가득 채운 형국이다. 이제 어지간히 사람들에게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 녀석들은 도무지 곁을 주지 않는다. 300~400m만 접근해도 줄행랑을 놓기 일쑤다. ‘가시는 걸음마다 놓인 꽃’에도 시선을 돌려보시라. 키 작은 야생화들의 소리없는 아우성과 마주할 수 있다. 제주의 봄은 시나브로 발 아래까지 올라와 있다. 따라비오름(342m)은 ‘제주 오름의 여왕’이라 불린다. 왜 그런가. 정상에 오르면 수긍이 간다. 따라비 오름은 분화구 세 개로 구성됐다. 각각의 능선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돌아간다. 그 자태가 때론 여인의 가슴 언저리와, 때론 허리춤과 닮았다. 정상에서 굽어보는 풍경도 장쾌하다. 따라비오름과 멀리 큰사슴이오름(475m) 사이에 펼쳐진 너른 초원지대와 그 안에 조성된 풍력발전기들, 그리고 사방에서 봉긋하게 솟은 오름 등이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초원지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노루 무리는 풍경의 덤이다. 이처럼 평온한 풍경속에 제주 4·3사건의 아픔이 담겨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잣성이다. 목장과 목장의 경계를 구분 짓고, 말들을 가둬두기 위해 세운 현무암 돌담이다. 가시리문화센터의 이선희 사무장은 “잣성의 길이가 한라산 허리를 두 번 돌아갈 만큼 길다”고 했다. 연륜도 600년을 헤아린다. 잣성 옆엔 삼나무 등을 심었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어우러진 잣성은 초원과 오름, 그리고 풍력발전기 사이를 빗겨가며 굽이친다. 거대한 용 한 마리가 용솟음치는 듯하다. 제주의 돌담을 ‘흑룡만리’(黑龍萬里)라 한다더니, 그의 맏형이라 불러도 손색없겠다. 길은 잣성을 따라 큰사슴이오름까지 이어진다. 오래전, 이 길을 따라 수많은 말테우리(말몰이꾼의 제주 사투리)들이 삶의 여정을 이어갔을 터. 시간의 무게에 눌려 무너져내린 잣성의 돌부리마다 그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듯하다. 큰사슴이오름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들이 파놓은 진지동굴(갱도진지)이 10여개가 있다. 50m짜리 수직갱도 등 형태와 규모도 다양하다. 다만 사고예방을 위해 개방은 하지 않는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곧장 갈 경우 대천동사거리에서 녹산로를 따라 조랑말체험공원(070-4145-3456)까지 간다. 해안길을 따르고 싶다면 표선에서 오르는 게 좋다. 가시리마을문화센터(787-1305, www.jejugasiri.net)에서 지도를 받은 뒤 녹산로를 따라 조랑말체험공원까지 곧장 간다. →묵을 곳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쫄븐 갑마장길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고객들의 야외 레저활동을 돕는 ‘익스플로러’들과 함께 갑마장길을 도는 프로그램이다. ‘까만 밤의 오름 트레킹과 BBQ’ 프로그램도 재밌다. 해비치 익스플로러와 함께 저녁 무렵 영주산에 올라 노을 지는 제주의 풍경을 감상한 뒤 바비큐를 즐긴다. 제주 목축이야기 등 문화 강의와 와인 클래스 등 실내 체험을 곁들인 ‘살롱드해비치’ 프로그램도 있다. 호텔과 리조트 사이에 ‘놀멍’이라는 놀이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비비탄을 이용한 사격장 등 어른들도 흥미로워할 놀이기구들이 많다. 해비치호텔은 ‘해비치 익스플로러’ 프로그램(택 1)과 객실(1박), 조식뷔페 식사권(2인)을 묶은 ‘빛나는 해비치’ 패키지를 출시했다. 주중 24만원, 주말 32만원. 780-8000. →먹을 곳 가시리는 제주도 내 대표적인 돼지고기 산지 중 하나다. 그 덕에 작은 마을인데도 가시리 마을센터 주변에만 서너곳의 식당이 성업 중이다. 대개 돼지고기와 그 부산물로 만든 순댓국을 판다. 가시리 순댓국은 뭍에서 맛보던 것과 맛과 형태가 다르다. 무엇보다 걸쭉하고 고소한 국물이 일품이다. 가시식당(787-1035)은 가시리풍의 메밀순대와 몸국을 제주도 전체로 전파한 ‘원조’로 알려져 있다. 가시마을의 옛이름을 차용한 가스름식당(787-1163)도 비슷한 메뉴를 갖췄다. 순댓국 5000원.
  • 위치추적기로 ‘불륜 뒷조사’한 심부름센터

    승용차 밑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포착해 이혼소송 자료를 불법 수집해 준 심부름센터 업주 등 70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7일 심부름센터 업주 이모(51·여)씨와 이를 도운 남편 최모(56·법무소 사무장)씨를 위치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심부름센터 직원과 이들에게 뒷조사를 의뢰한 고객 등 7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8월 경기 안산에 심부름센터를 차려 놓고 130여명의 고객으로부터 “배우자의 불륜 행적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접수한 뒤 승용차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미행하는 등 불륜 현장을 촬영, 건당 하루 50만~100만원씩 모두 3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불륜 현장을 잡으면 이혼 소송장을 내라고 협박한 뒤 소송 대리인으로 법무사인 남편 최씨를 소개했다. 최씨는 부인 이씨가 수집한 증거를 이용해 이혼소송까지 진행했다. 최씨는 법무소에 이혼 상담을 받으러 온 손님들에게 증거가 필요하다며 꾀어 이씨가 운영하는 심부름센터를 소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심부름센터를 이용하는 의뢰자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불법 성행 중인 전국 1500여곳의 심부름센터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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