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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원-펀치’ 암살로 죽었다”…러 활동가 확신한 이유

    “나발니 ‘원-펀치’ 암살로 죽었다”…러 활동가 확신한 이유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옛 KGB(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 요원들의 암살 기술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나발니의 시신에서 발견된 멍이 일명 ‘원-펀치’ 암살 기술과 일치한다는 견해다. 인권단체 ‘굴라구.넷’의 설립자 블라디미르 오세킨은 20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나발니는 죽기 전 섭씨 영하 27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야외 독방 공간에서 2시간 30분 넘게 있었다”라며 “수 시간 동안 추운 상황에 노출된 뒤 심장을 주먹으로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운 곳에 긴 시간 동안 방치해 혈액 순환을 최소한으로 늦추는 방식으로 그의 몸을 파괴한 것 같다. 그 후에 이 일에 경험이 있는 요원이라면 수초 안에 누군가를 죽이기가 매우 쉬워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KGB 요원들은 몸 가운데 심장에 주먹 한 방의 공격으로 사람을 죽이도록 훈련됐다”라며 최북단 지역 감옥에서 복역했던 수감자들이 간수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살해된 수감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지난 16일 러시아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돌연 사망했다.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교도소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의 응급조치에도 그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19일 남편이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오세킨은 “물론 가능하긴 하지만 노비촉은 몸에 흔적을 남기는 데다가 과거에 사용된 적이 있기 때문에 (혐의가) 푸틴에게 바로 연결될 것”이라고 추측했다.나발니 “가만히 있지 말라” 유언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야권 지도자다. 푸틴 대통령의 5선이 유력한 대통령 선거(3월 15∼17일)를 한 달 앞두고 사망했다. 그는 1976년 모스크바 인근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했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러시아 국영기업의 비리를 비판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11년 설립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도 폭로했다. 2018년 대통령 선거에도 도전하려고 했지만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을 둘러싼 피선거권 자격 논란이 불거져 출마하지 못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뿐 아니라 그 가족,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비롯한 측근들의 비리를 공개했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검사 결과 옛 소련 시절 개발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 계열 독극물이 검출돼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독일로 긴급 이송돼 치료받은 나발니는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 즉시 당국에 체포돼 횡령, 극단주의 선동, 사기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나발니는 “나는 두렵지 않으며 여러분도 두려워하지 말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 다큐멘터리 ‘나발니’를 통해 “만약 당신이 살해된다면, 러시아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겠느냐”라는 질문에 “그들이 나를 죽이기로 결정했다면 이는 우리가 엄청나게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힘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발니는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것은 선한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가만히 있지 말라”고 강조했다.
  • 부담 커진 美, 유엔 안보리에 ‘가자 임시휴전’ 첫 제안

    부담 커진 美, 유엔 안보리에 ‘가자 임시휴전’ 첫 제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을 선언하면서 인도주의적 재앙을 야기할 것이라는 국제사회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이스라엘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거부권을 행사해 온 미국이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임시 휴전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모인 라파를 향한 이스라엘의 대규모 지상 공습에 반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후 친이스라엘 성향을 유지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듭된 민간인 보호 요청을 해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자 반대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의안에는 개전 이후 동맹국 이스라엘의 요구로 직접적인 언급을 꺼려 왔던 ‘휴전’이라는 단어가 처음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면서도 휴전을 언급했다. 다만 이 문건에 ‘적용 가능할 경우 조속히 가자에서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겨 즉각 휴전을 원하는 대부분의 안보리 회원국의 의견에는 못 미친다고 CNN방송은 분석했다. 미국이 제안한 결의안을 논의하는 데 앞서 안보리는 20일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한 중동 상황을 의제로 회의를 열어 알제리가 제출한 결의안을 표결한다. 이 방안에는 즉각 인도주의적 휴전,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제 이주 거부, 모든 당사자에 대한 국제법 준수 요구 등이 담겼지만 미국은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13일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 정부를 집단학살 방지 조약(제노사이드 협약)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알아봐 달라고 제소하고, 유엔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집단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스라엘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 이스라엘 정보 관리이자 1980년대와 2000년대 1·2차 인티파다 당시 협상가로 활약했던 아비 멜라메드는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지상 공격을 취소하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라파는 하마스가 통제하는 마지막 보루이며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해체해야 할 군대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가 전날 미국계 유대인단체와 만나 “라마단까지 우리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전투는 계속되고 라파까지 확대된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와 하마스 지도부가 알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라파에 대한 대대적 공습은 사실상 지난 12일에 시작됐다. 라파는 개전 이후 이스라엘 지상군이 주둔하지 않은 마지막 지역이었지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 4개 대대가 이곳에 주둔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난 16일 “가자지구 내에 하마스의 24개 지역 대대가 있었는데, 그중 18개 대대를 해체했다”면서 “이제 라파는 하마스의 다음 중심지가 될 것”이라면서 라파 공격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라마단 기간을 겨냥해 라파 공습을 선언한 데는 더욱 강력하게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달로, 이슬람교도는 이 기간 낮 동안 금식하고 매일 5번 기도하면서 신성한 시간을 보낸다. 올해 라마단은 다음달 10일에 시작된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팔레스타인인들이 기리는 ‘성스러운 달’을 위협해 하마스의 심리적 부담을 키우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극우 내각 장관들은 또 이 기간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출입을 제한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인 이곳은 종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의 발단이 된 곳이다. 2021년 5월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충돌하면서 사망자가 나왔고 11일간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 룰라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후폭풍… 기피인물 지정·대사 초치 ‘긴장 고조’

    룰라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후폭풍… 기피인물 지정·대사 초치 ‘긴장 고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홀로코스트에 비유한 발언을 두고 외교적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교부는 룰라 대통령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을 뜻하는 라틴어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체결된 빈협약 9조에 명시돼 있다. 이는 수교국 외교관에 가할 수 있는 국제법상 최대 제재 조치로, 외교적 결례를 범한 상대국에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이스라엘은 전날 룰라 대통령이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차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방문해 연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룰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일은 전쟁이 아닌 집단 학살”이라며 독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비유했다. 홀로코스트는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유대인을 ‘인종청소’라는 명목으로 학살한 사건을 뜻한다. 1940년부터 1945년 1월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폐쇄될 때까지 유대인 600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대전 후 홀로코스트 생존자 수십만명은 이스라엘로 돌아갔다. 이런 배경을 가진 이스라엘에 홀로코스트 가해자에 빗댄 발언을 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룰라의 발언은 선을 넘었다”며 프레데리코 메이어 주이스라엘 브라질 대사를 초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은 메이어 대사를 예루살렘 야드바 홀로코스트 추모센터로 불러 항의했다.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도 이날 다니엘 존샤인 주브라질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며 응수했다.
  • 나발나야 “남편이 하던 일 계속”… 러 야권 ‘구심점’으로 떠오르다

    나발나야 “남편이 하던 일 계속”… 러 야권 ‘구심점’으로 떠오르다

    알렉세이 나발니의 돌연사로 그의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47)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탄압과 나발니의 투옥으로 사실상 와해됐던 러시아 야권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발나야는 1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알렉세이는 푸틴이 죽였다”며 “나는 알렉세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자유로운 러시아에서 살고 싶다”면서 “감히 우리의 미래를 죽이려는 자들에 대한 분노를 함께 나누자”고 촉구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 당국이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뒤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의 흔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비초크는 2020년 나발니가 비행기에서 중독됐던 독극물이다.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의 사망에 침묵하는 반면 나발나야는 조만간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죽인 이유와 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는 등 반정부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과학자인 아버지와 공직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나발나야는 플레하노프경제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해 평범한 삶을 살았다. 1998년 휴가차 떠난 튀르키예에서 나발니를 만나 2년 뒤 결혼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두 자녀를 키우면서 ‘야권 지도자’인 남편 때문에 인터뷰를 하게 될 때마다 “인권변호사나 야당 지도자의 아내가 아니다. 그저 알렉세이와 결혼했을 뿐”이라면서 정치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 왔다. 본격적으로 나발나야에게 시선이 쏠린 계기는 나발니가 노비초크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다. 나발나야는 나발니가 입원한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떠나 치료를 받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고, 푸틴 대통령의 출국 허가를 이끌어 냈다. 2021년 완쾌된 나발니가 러시아로 귀국해 공항에서 체포되는 중에도 나발나야는 의연하게 작별 인사를 해 지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검은 상복을 입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나발나야는 국제사회의 남편 죽음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더 강력한 러시아 제재의 필요성이 언급됐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그들의 행위에 대한 추가적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나발니는 3년여 수감 기간 동안 한국산 ‘도시락면’에 대한 애정과 동시에 러시아에 한국식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북극 늑대 유형지’라고 불리는 가혹한 시베리아의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한 나발니는 아침 10분, 저녁 15분으로 제한된 식사 시간 때문에 도시락면을 빨리 먹느라 혀를 데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생전 나발니가 교도소에서 주고받았던 편지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지지자에게 도착한 편지에 나발니는 “한국과 대만이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했다. 러시아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런 상황에서 나발니의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20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 당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인간적인 방법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알렉세이의 시신을 즉시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 “신약·난치병 연구의사 키운다”… 의대 유치에 사활 건 포항공대

    “신약·난치병 연구의사 키운다”… 의대 유치에 사활 건 포항공대

    의사과학자 양성해 미래 산업 준비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력바이오·헬스케어 시장 선점 유리 스마트병원 통해 지역 의료 개선기반 갖춘 포스텍, 열정으로 뭉친 市 방사광가속기·극저온전자현미경신약 개발 위한 단백질 분석 유리4년 전부터 연구용역·유치위 활동 경북 포항시가 포스텍(포항공대) 의과대학 설립에 역량을 집중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포스텍 의대가 시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역점을 둬 추진하는 ‘바이오·헬스신산업’의 혁신을 이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받는 글로벌 바이오·의료 분야를 견인할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2조 달러(약 2600조원)로 추산되는 글로벌 바이오·의료시장에서 대한민국이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포스텍 의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국가와 지역 차원에서 절실한 과제 포스텍 의대 설립이 시급한 이유는 경북 지역 의료 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차세대 국가전략기술이자 포항이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바이오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인 ‘의사과학자’를 양성,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포항시는 20일 밝혔다. 의사과학자는 의사면허를 가지고 치료제·백신 등 신약 개발과 난치병 극복 등 과학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의사’ 과학자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총성 없는 국가 간 전쟁’으로 번지면서 백신은 단순 예방용 치료제를 넘어 중요한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백신 개발에 성공했지만 우리나라는 백신을 대신 만들어 주는 역할에 그쳤다. 치열한 백신 개발 경쟁에서 우리나라의 개발 속도가 더딘 이유는 바로 공학적 능력을 바탕으로 질병 연구 및 임상 등을 수행하며 과학과 의학을 연결해 줄 의사과학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자 진료 역량만을 강조해 온 탓에 우리나라는 임상의사를 양성하는 의과대학이 대부분이다. 환자 치료술은 뛰어나지만 치료제나 백신 개발 역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기초의학 분야 연구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최근 5년간 국내 의대에서 배출한 의사과학자 수는 정원 대비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현 교육 여건에서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경쟁에서 버티려면 ‘국가적 어젠다’ 차원에서 세계 수준의 공학 연구 및 교육 인프라를 갖춘 포스텍에 공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 중심 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게 포항시와 포스텍의 논리다. ‘백신주권’뿐만 아니라 현재 2조 달러로 추정되며 성장이 가속화되는 바이오의약품을 비롯한 글로벌 헬스케어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이를 선점하고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의사과학자 양성이 절실하다. 생물학 기초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임상 현장에 있는 의사, 임상과 연구를 연계해 ‘축구 경기에서 미드필더’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의사과학자가 원팀을 이뤄야 한국이 바이오·헬스케어 강국으로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환자 수와 의료 수요가 폭증하고, 최근 인공지능(AI)·로봇 등의 공학적 기술을 활용한 의료가 발전하는 상황 역시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할 중요한 배경이다.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드러난 지역의 열악한 의료 현실도 포스텍이 의대를 설립해야 할 당위성 중 하나다. 경북 지역은 대부분의 의료지표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2020년 기준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1위(57.8%)다. 전국에 총 42곳인 상급종합병원은 한 곳도 없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4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문다. 포항이 추진하는 ‘연구 중심 의대+스마트병원(스마트기술을 접목한 포스텍만의 특화된 병원)’이 설립되면 경북의 의료의 질을 한층 올릴 것으로 본다. 포항시 관계자는 “한국의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의 도약과 지역 의료 여건의 개선을 통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추진되는 포스텍 의대 설립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포항시와 포스텍은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가진 포스텍이 ‘공학과 의학의 융합’을 통한 미래형 의사과학자 양성과 기초의학 연구의 최적지라고 강조한다. 포스텍은 생명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연구 성과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학과·신소재공학과·기계공학과 등 다수의 학과에서도 의학·바이오 분야를 연구 중으로 ‘공학과 의학의 융합’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포항시·포스텍의 차별화된 경쟁력 초대형 국가연구시설인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연구소를 필두로 극저온전자현미경을 보유한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융합기술원 등이 있다. 특히 방사광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최첨단 장비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연구 인프라다. 또한 바이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유망한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체인지업 그라운드 등 우수한 바이오헬스 연구·육성 인프라와 3000명 이상의 풍부한 이공계 석박사급 인력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과 바이오 창업 생태계까지 보유하고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의과대학이 포스텍에 설립되면 대기업과도 폭넓은 융합 교육·연구 연계가 가능해진다”며 “연구 중심 의대가 설립되면 지역 바이오 인프라와의 협업을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과 바이오신약·의료기기 개발까지 가능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용역·해외 견학 등 꾸준한 준비 포항시는 포스텍, 경북도와 힘을 합쳐 공학 기반인 포스텍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연구용역, 해외 선진 도시 견학 등 꾸준한 준비를 해 왔다. 먼저 유치 타당성 확보를 위해 2020년 7월 ‘의과대학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유치에 대한 열망을 한데 모아 포항시·경북도·포스텍을 비롯해 정치·경제·의료·학계 등 각계각층이 참여한 ‘포항 의과대학 유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7월에는 포스텍이 의대 전 단계인 ‘의과학대학원’ 신설계획을 발표하며 연구 중심 의대 유치에 한층 다가섰다. 특히 지난해 11월 포항시는 포스텍과 함께 바이오산업의 세계적 중심지인 미국 보스턴 등을 방문해 세계 최고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 과정과 정보를 습득하고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코로나19 백신 ‘모더나’를 만든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 ‘랩센트럴’과 세계 최초 공학 기반 의대를 설립한 일리노이대에서는 바이오산업의 세계적 트렌드인 ‘공학과 의학의 융합’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경북도, 포스텍과 함께 ‘국가 바이오·의료산업 선도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및 의학교육 혁신 정책세미나’를 개최해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통한 의사과학자 양성이 시급하다는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시는 앞으로도 중앙부처 및 의사협회 등과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 가면서 ‘대선 공약’에 포스텍 의대 설립이 반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바이오 연구기관이 잇따라 설립되고 포스텍의 생명공학 등 우수한 연구 역량과 인프라가 구축된 포항은 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포항에 의과대학을 반드시 유치해 바이오·헬스산업 혁신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 가운 벗은 전공의 55%… 국민고통 외면했다

    가운 벗은 전공의 55%… 국민고통 외면했다

    전국 100개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레지던트·인턴) 6415명이 사직서를 던지고 환자 곁을 떠났다. 이들 병원 소속 전공의 55%의 이탈로 수술 취소와 진료 거부 사태가 잇따르는 등 피해 환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이 중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831명에게 즉시 복귀하라는 ‘최후통첩’ 성격의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따르지 않으면 기계적으로 법 집행을 하겠다고 예고해 유례없는 무더기 수사·기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전체 전공의 95%가 근무하는 100개 수련병원에서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1630명(25%)이 근무지를 벗어났다고 20일 밝혔다. 복지부는 연세대세브란스·강남세브란스·원주세브란스·한양대·한림대성심·건보공단 일산병원, 순천향천안병원과 상계백병원, 부천성모·대전성모병원 등 10개 수련병원을 현장 점검해 장기간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72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기존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전공의 103명을 포함하면 대상자는 총 831명에 이른다. 정부는 50개 병원을 추가 점검해 근무지 이탈 여부를 세세히 확인할 방침이어서 업무개시명령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전날 근무지 이탈자 대부분은 하루 일찍 집단행동에 나선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전공의였다. 의사 가운을 벗어던진 전공의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수술 예약이 취소되는 등 진료 차질이 현실화된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집단행동으로 초래될 상황을 알면서도 정책 반대를 위해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전날까지 복지부에 접수된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환자 피해 건수는 수술 취소 25건을 포함해 모두 34건이었다. 1년 전 자녀 수술을 예약하고 보호자가 휴직했으나 입원이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업무개시명령을 반복적으로 발령해도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게는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다. 박 차관은 “즉시 복귀한 것으로 판단되면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자체만으로는 의사면허가 취소되지 않지만, 실제 기소로 이어져 의료법 65조에 따라 금고 이상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박 차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병원 기능이 상당히 마비되고 환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면 법정 최고형까지 갈 것”이라며 “정부는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개별적인 자유 의지로 사직한 전공의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정부가 사직해 직장이 없는 의료인들에게 근로기준법과 의료법을 위반한 강제 근로를 교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병원에 남은 임상강사와 전임의(펠로)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도 이대로라면 의업을 이어 갈 수 없다”고 밝혔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과 학장들로 구성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2000명 증원이 이뤄지면 적절한 교육은 불가능하다”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2020년 의료파업 사태 때처럼 의대 교수들의 지원 사격이 이뤄지면서 의료계가 속속 결집하는 양상이다. 의협 비대위도 매일 오후 2시 브리핑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섰다. 의대생들도 19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7개교 1133명이 휴학 신청해 동맹 휴학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도 장기전을 준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오래 버텨야 이기는 싸움”이라고 했다. 의사단체도, 정부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강대강 대치 국면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사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닌데 2000명은 과도하니 좀 줄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잘하면 소프트랜딩도 가능할 듯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증원 규모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 시드니 태권도장에 한인 母子시신…집에는 아빠 사망

    시드니 태권도장에 한인 母子시신…집에는 아빠 사망

    호주 시드니의 한 태권도장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찰은 시드니 북서부 볼크햄힐스의 주택에서 한국인 남성 조모씨가 숨져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오후 1시쯤 이곳과 가까운 노스 파라마타의 한 태권도장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40대 여성과 어린 남자아이의 시신도 발견됐다. 수사 결과 볼크햄힐스의 주택은 숨진 조씨 소유로, 조씨와 숨진 여성은 부부였다. 아이는 이들 부부의 아들로 밝혀졌다. 앞서 사건 현장인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한인 사범 유모씨가 피를 흘리며 태권도장 인근 병원에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의료진에게 자신이 태권도장에서 다쳤다고 말했고,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조씨 가족의 시신이 차례로 발견됐다. 한편 경찰은 유씨가 이번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사망설’ 퍼진 女배우…SNS에 게시물 올라왔다

    ‘사망설’ 퍼진 女배우…SNS에 게시물 올라왔다

    대만의 모델 겸 배우 샤오젠이 자신의 사망설에 입을 열었다. 20일 샤오젠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셀카’를 공개하며 최근 현지 언론에서 보도됐던 자신의 ‘사망설’에 대해 부인하는 글을 올렸다. 샤오젠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동차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최근 내 사망에 대한 소문…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사진을 올립니다. (혹시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까?)”라고 올렸다. 또한 샤오젠는 “벌써 새해지만 사실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고,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라며 자신의 신앙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비록 사망설은 사실무근의 루머였지만 샤오젠은 최근 자신의 신체에 약간의 이상이 있음을 밝혔다. 그는 근래 대상포진 재발과 자율신경계 장애로 불편함을 겪었고, 수포가 올라온 피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시하며 팬들의 걱정을 샀다. 한편 샤오젠은 대만의 배우 겸 모델로 그의 아버지도 대만에서 유명한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다.
  • “이혼 당시 2살 아들…13년 후 학폭 가해자가 됐습니다”

    “이혼 당시 2살 아들…13년 후 학폭 가해자가 됐습니다”

    이혼 후 13년간 연락을 끊고 살던 아들이 학교 폭력을 저지르고 동급생 목숨까지 끊게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 남성에게도 손해배상의 의무가 있을까. A씨는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아들의 학폭으로 사망한 유족 측이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고민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아내와 이혼 당시 아들은 두 돌이 지난 상태였다. 어린 아들에게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할 것 같아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아내에게 넘겼다. 그렇게 13년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아들을 보지 못했다는 A씨는 “워낙 먹고 살기 바쁘기도 했고 아들을 보려면 아내한테 연락을 해야 하는데 차마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아들이 동급생을 오랫동안 괴롭혔으며 피해 학생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었다. A씨의 아들은 현재 만 15세로 알려졌다. A씨는 “죽은 친구의 유족들은 아버지인 저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한다. 연락을 받기 전까지 저는 아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것도 몰랐다”며 “갑자기 거액을 물어 달라고 하니 너무나도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13년 동안 함께 살지도 않았는데 아버지라는 이유로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토로했다. 변호사 “손해배상책임 인정되지 않는다” 유혜진 변호사는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 친권자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며 “A씨의 아들은 만 15세로 책임능력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며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 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봤다. 즉, 친권자인 A씨의 아내는 미성년자인 아들의 감독의무자로서 아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아들과 교류가 없던 A씨의 경우는 어떨까. 유 변호사는 “사연자는 이혼으로 인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되지 않은 비양육친”이라며 “비양육친에게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는 인정되지만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아버지라는 사정만으로 일반적, 일상적으로 아들을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딱 걸렸네?”…나발니 의문사 직전, 1200만원 명품 입고 신난 푸틴 [핫이슈]

    “딱 걸렸네?”…나발니 의문사 직전, 1200만원 명품 입고 신난 푸틴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정적이었던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사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명품 정장을 입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포럼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몸을 움직이던 중, 푸틴 대통령이 입고 있던 재킷의 안쪽 라벨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가 이날 입은 정장인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리오니의 제품으로 알려졌다.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브리오니의 정장 가격은 한화로 약 1170만원에 달한다. 데일리메일은 “(푸틴 대통령이 입은 고가의 정장은) 러시아의 평균 연금인 주당 38.49파운드(약 6만원)과 매우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이탈리아 명품 재킷이 더욱 아이러니했던 이유는 해당 포럼에서 언급한 내용 때문이다. 고가의 서방 명품 재킷을 입은 푸틴 대통령은 해당 포럼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를 점령하려고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서방 국가들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무역에서 서방을 대체하는 것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 지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그는 평소에도 관료들에게 서방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면서도 정작 본인은 서방 국가의 명품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전쟁이 시작된 2022년 9월, 푸틴 대통령은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도 브리오니의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해당 재킷 역시 한화로 약 1100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 3월, 푸틴은 크림반도 병합 8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약 50만 루블(당시 환율로 약 1600만 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브랜드 로로피아나의 패딩과 역시 이탈리아 브랜드 키튼의 380만원 짜리 흰색 목 폴라 니트를 입었다. 당시 야후뉴스는 “‘브리오니’는 러시아 독재자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면서 “푸틴이 고가 브랜드의 옷을 입고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푸팃 재킷, 일반 러시아 직장인이 월급 1년간 모아야 살 수 있어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러시아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약 68만 루블, 현재 환율로 약 985만 3200원이다. 푸틴 대통령이 ‘애정하는’ 재킷은 러시아 직장인이 1년간 꼬박 월급을 모아야 할 수 있는 제품인 셈이다.이번 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의 재킷 상표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러시아 병사들은 한 달에 50달러(약 6만 7000원)을 받고 적절한 무기도 없이 싸우고 있다, ”전 세계 정치인들은 (앞뒤 말이 다른 것이) 모두 똑같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푸틴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종종 ‘명품 사랑’을 드러내고는 하지만, 자신이 소유한 ‘진짜 재산’은 철저하게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목록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의 77㎡(약 23평) 아파트 한 채와 6년간 소득 약 10억 원이 올라있다. 그러나 영국 BBC는 “푸틴의 실제 재산은 1250억 달러(약 167조 2500억 원)에 달하며, 지인의 계좌와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숨겨 놓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었다. 러시아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추적해 온 영국 소재 탐사보도 매체 ‘도시에이 센터’(Dossier Center) 역시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이 재산 목록에서 감춰둔 호화 별장”이라면서 드론 등을 이용해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영상에 담긴 별장의 부지는 여의도(2.9㎢) 면정의 약 1.4배에 달하는 4㎢ 정도로 알려졌다. 푸틴이 1000만원 짜리 재킷 자랑한 지 이틀 만에 나발니 사망 최근 옥중에서 의문사한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지도자였던 알렉세이 나발니도 푸틴이 호화 별장 등 고가의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었다.나발니는 야권 지도자로 부상한 뒤 모스크바 길거리에서 괴한이 뿌린 약물에 오른쪽 눈을 크게 다치거나, 노비촉 등의 독극물에 중독돼 사망할 뻔 했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러나 자신을 견제하는 푸틴 대통령과 그가 장악한 사법부에 의해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나발니는 교도소 중에서도 환경이 특히 열악하다고 알려진 교도소로 수차례 이감되었다. 푸틴 대통령이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고가의 서방 브랜드 재킷을 입고 서방국가를 비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나발니는 옥중에서 의문사했다. 현재 유가족과 국제사회는 푸틴 대통령이 그의 죽음의 배후에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푸틴 대통령은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 “러 군,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장악하다 1만 7000명 사망” [핫이슈]

    “러 군,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장악하다 1만 7000명 사망” [핫이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완전 장악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입은 피해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하면서 바흐무트 점령 이후 가장 큰 승리를 거뒀지만 이 과정에서 끔찍한 대가도 치뤘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로 리코비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약 1만 7000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했으며 약 3만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의 이같은 주장은 객관적으로 확인은 불가능하며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과거 러시아(구소련)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입은 피해를 넘어선다. 앞서 지난 1979년부터 구소련은 10년 간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1만 5000명이 전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한복판에 있는 아우디이우카는 도네츠크의 러시아 통제 지역과 가까운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교전이 잦았던 지역이다. 특히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부터 이곳에 병력을 집중해 최근에는 이 지역을 3개 방면에서 에워싸고 모든 화력을 퍼부으면서 결국 아우디이우카를 손에 넣었다. 이에 끝까지 저항한 우크라이나군은 1500명 이상 병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또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외신들은 러시아의 아우디이우카 점령을 개전 이후 바흐무트에 이어 가장 큰 승리이자 중요한 상징적인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아우디이우카의 함락 이유로 서방의 지원 부족에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타우리아 작전전략군의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아우디이우카에서 철군한 사실을 밝히면서 “적들이 포탄에서 10대 1의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아우디이우카의 제공권을 장악한 것이 이번 승리의 큰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전쟁연구소(ISW) 측은 “서방의 지원 축소로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과 포탄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번 함락으로 러시아 전투기들이 전선 후방의 도시들을 손쉽게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탕탕’ 항복한 우크라 병사 총살하는 러시아軍…드론 영상 충격 [포착]

    ‘탕탕’ 항복한 우크라 병사 총살하는 러시아軍…드론 영상 충격 [포착]

    최근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이 격전지 중 한곳이었던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이우카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선언한 가운데, 항복을 외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러시아군의 모습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은 무인기(드론)로 촬영된 것으며,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 여러 명이 참호에 있다가 러시아군 병사들이 다가오자 항복한다는 의사를 밝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병사 2명은 항복의 의미로 손을 머리위로 한 채 바닥에 엎드리거나 앉아 있었는데, 러시아군인들은 이들에게 무자비하게 총격을 가했다. 이후 해당 영상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미동도 없이 쓰러진 모습과, 러시아 군인들이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당시 러시아 군인들의 총격에 우크라이나 병사 2명이 큰 부상을 입었고 결국 사망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도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2명을 총살했다. 국제인도법을 지키지 않는 러시아군의 모습을 다시한 번 볼 수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영상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동부 도네츠크주(州)의 최전선에서 촬영된 것이며, 이후 우크라이나군이 텔레그램에 직접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포로들에게 끔찍한 고문을 하거나 살해하는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아우디이우카에서도 부상당한 우크라이나군이 처형됐다는 의혹이 나왔다.로이터통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검찰은 이날 텔레그램에 “아우디이우카와 베셀레에서 발생한 비무장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우디이우카에서 6명의 포로가 처형됐다는 정보를 언급하면서 이 포로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고 후송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우디이우카에서 급히 퇴각하는 과정에서 군인 일부가 포로로 잡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우디이우카 철수, 우크라이나 군인들 위한 선택”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격전지로 꼽혀 온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한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라면서도 러시아에 완전히 빼앗긴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서방 국가의 지원이 지연될수록 러시아의 진격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가 점령을 주장하는 아우디이우카에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주민 900명 가량이 여러 이유로 남아있다. 현재 이들은 폭격을 피해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구호단체가 전달하는 식량과 의약품으로 연명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한 후에는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는 아우디이우카를 손에 넣고, 서쪽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 Mi-8 몰고 우크라 망명한 러軍 조종사, 숨진 채 발견…끝내 의문사

    Mi-8 몰고 우크라 망명한 러軍 조종사, 숨진 채 발견…끝내 의문사

    지난해 8월 Mi-8 수송 헬기를 몰고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러시아군 조종사가 6개월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 코리스폰덴테’는 러시아군 조종사였던 막심 쿠즈미노프(28) 전 대위가 13일 스페인 남부 알리칸테 인근 비야호요사 마을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매체는 쿠즈미노프가 총탄 12발을 맞은 뒤 범인의 차에 치여 숨졌다고 전했다. 또 쿠즈미노프 시신에서 10만 유로(약 1억 4000만원)가 든 지갑이 그대로 발견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짚었다. 스페인 국영 EFE도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쿠즈미노프가 다른 이름으로 된 우크라이나 여권을 소지한 채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 대변인 안드리 유소프는 국영 방송 수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쿠즈미노프의 사망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그가 왜 가짜 신분으로 스페인에 머물고 있었는지도 설명하지 않았다.러시아 육군 항공대 제319독립헬기연대 소속 조종사였던 쿠즈미노프는 개전 후인 2022년 10월부터 우크라이나 남부 러시아군 점령지까지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던 2023년 8월 9일, 쿠즈미노프는 자신이 지휘하던 Mi-8AMTSh 헬기를 직접 몰고 안전 회랑 상공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망명했다. 그는 2023년 초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에 먼저 접촉해 귀순 의사를 타진하고 망명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그의 가족을 미리 러시아 밖으로 빠져나오게 한 뒤 6개월간 기회를 노렸다. 일명 ‘시니차’(Синиця) 작전이었다. 작전에 따라 쿠즈미노프는 러시아 쿠르스크를 출발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으로 향하는 경로에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과 합의했다. 망명 당일 오후 4시 30분, 쿠즈미노프는 평소처럼 다른 승무원 2명과 러시아 Su-27, Su-30SM, Su-35 헬기의 장비 및 부품을 싣고 쿠르스크 공항에서 이륙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도 5~10m 저공비행하며 무선을 껐다. 망명 계획을 몰랐던 다른 승무원 2명은 쿠즈미노프가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과 미리 합의한 하르키우 모처에 착륙하자 크게 반발했다. 쿠즈미노프의 회유에도 항복을 거부한 이들은 국경을 향해 달리다 사살됐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시법에 의거, 쿠즈미노프에게는 50만 달러(약 6억 7000만원)의 보로금이 주어졌다.망명 한달 후 기자회견과 같은 시기 공개된 우크라이나 다큐멘터리에서 쿠즈미노프는 전쟁 범죄에 대한 회의, 우크라이나에 있는 부모님을 귀순 이유로 들었다. 러시아에서 넉넉한 봉급을 받으며 아파트 2채도 가지고 살았으나, 전쟁 명분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쿠즈미노프는 “왜 전쟁을 벌여야 하는가. 전쟁 범죄로 여겨졌고 동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망명하면 새로운 신분과 일자리 등 남은 생애 필요한 모든 것을 받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병사들에게 우크라이나로의 망명을 촉구했다. 실제로 쿠즈미노프의 동료들은 그가 “평온한 성격의 인물로 군사 임무와는 관련이 없는 화물 수송 작업을 주로 했다. 전쟁에서 죽는 것을 두려워하고 전쟁범죄에 가담하고 싶지 않아 했다”고 증언했다.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 조종사가 우크라이나로 망명한 것은 쿠즈미노프가 처음이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은 1966년 이스라엘 모사드가 이라크 공군 조종사를 공작해 MiG-21 공격헬기를 몰고 망명하도록 한 다이아몬드 작전(Operation Diamond)을 언급하며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자 러시아 총정찰국(GRU)은 쿠즈미노프에 대해 기한 없는 영구 암살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크렘린궁과 가까운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관리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쿠즈미노프의 사망이 그의 신분을 세탁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나발니가 ‘푸틴의 독극물’에 살해됐다는 증거 5가지 [핫이슈]

    나발니가 ‘푸틴의 독극물’에 살해됐다는 증거 5가지 [핫이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사한 가운데, 나발니의 유가족과 서방 언론들은 그가 독살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1. 돌연사 나발니가 수감돼 있던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제3교도소(IK-3) 측은 그가 산책 중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반정부 독립매체인 노바야 가제타 측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의 증언을 인용해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나발니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면서 “심지어 그의 사망 소식은 교도소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전에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나발니의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자신의 남편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돼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BBC는 “노비촉에 의한 사망은 질식 또는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나발니의 사망 원인인 ‘돌연사 증후군’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2. 타박상과 경련 그리고 혈전 유가족과 일부 언론이 언급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은 다량 복용할 경우 심한 경련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약물이다. 나발니의 시신이 인근 병원 영안실에 도착했을 때, 그의 머리와 가슴에서 다수의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의 증언이 있었고, 노바야 가제타 측은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를 다른 사람이 세게 붙들면 멍 자국이 생길 수 있다. 또 심폐소생술로 생긴 멍도 있었다”는 베테랑 구급대원의 증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BBC는 “노비촉은 냉전 말기 소련이 개발한 독성이 강한 신경작용제로, 액체 또는 미세한 분말 형태를 취한다”면서 “노비촉에 노출될 경우 짧게는 30초, 길게는 단 몇 분 사이 독소가 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곧바로 중요한 신체 기능이 마비된다”고 전했다. 익명의 러시아 당국 소식통은 국영 언론인 RT에 “나발니가 혈전으로 사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 러시아 고도관인 안나 카레트니코바는 “그동안 모스크바 일대의 교도소를 감독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수감자에 대한 의심스러운 사망을 설명할 때 주로 쓰는 ‘변명’이 혈전”이라고 말했다. 3. 나발니의 마지막 모습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중 갑자기 쓰러진 뒤 곧바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공개된 그의 마지막 모습은 질병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나발니가 사망하기 하루 전인 15일 촬영된 영상은 교도소에서 600㎞ 떨어진 서부 도시인 블라디미르에 있던 판사와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나발니는 해당 영상에서 판사에게 “(정부로부터) 거액의 연방판사 연봉을 받으니 내 (죄수) 계좌에 돈을 좀 보충해 달라”며 특유의 웃음을 짓기도 했다. 영상 속 나발니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목소리와 말투, 표정이었으며, 다음 날 갑자기 사망할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발니의 모친 류드밀라(69) 역시 아들이 최근까지 아픈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모친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16일 SNS에 “2월 12일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그를 봤을 때에는 건강하게 살아있었고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적었다. 4. 감시 카메라가 꺼진 타이밍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닷넷은 푸틴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하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스파이들이 나발니를 살해하기 며칠 전 나발니의 모습이 촬영되는 감시카메라의 연결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굴라구닷넷은 “러시아 당국은 ‘지나치게’ 신속하게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나발니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오후 2시 17분인데, 당국이 보도자료를 내보낸 시간은 불과 2분 후인 2시 19분”이라면서 “그의 죽음부터 보도자료까지 모든 것이 분 단위, 초 단위로 사전 계획되고 조정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같은 감옥에 수감된 수감자들은 그가 사망하기 전날 밤 교도소에 등장한 정체 불명의 차량을 목격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5. 시신 은폐 현재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의 사인이 정확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또 나발니의 변호사와 유가족 등이 그의 시신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마저 금지하고 있어 의구심이 쏟아졌다. 나발니의 아내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남편의 몸에서 노비촉의 흔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계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19일 유가족에게 “시신에 대한 사후검사(부검)이 완료되는 데까지 최소 2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자식들 면회 질투나” 온몸에 멍…옆자리 환자에 살해당한 어머니

    “자식들 면회 질투나” 온몸에 멍…옆자리 환자에 살해당한 어머니

    어버이날 하루 전날, 요양병원에서 면회를 앞둔 한 여성 환자가 숨졌다. 이 여성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자식들이 면회 오는 게 질투 났다”는 옆자리 환자였다. 1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어머니가 동료 환자에게 살해당했다는 유족의 사연이 전해졌다. 병원에서는 ‘병 때문에 사망했다’는 진단서를 건넸는데, 경찰 수사 결과는 달랐다. 어버이날 하루 전날인 지난해 5월 7일, A씨는 어머니 면회를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그날 새벽 병원에서 “어머니가 심정지가 와서 대학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전화가 왔다. A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이미 숨진 뒤 사후경직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오열하고 있는 A씨에게 병원은 ‘병사’라고 적힌 사망 진단서를 건넸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빨리 모시고 나가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어머니의 시신 목뒤부터 등까지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병원에서는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멍 자국”이라고 주장했지만, 어머니를 최초 발견한 간병인은 어머니가 “침상이 아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상함을 느낀 A씨는 경찰에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에 따르면 A씨 어머니의 사망 원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였다. 용의자는 동료환자…“자녀들과 식사, 질투나” 당시 병실 내부에는 환자 다섯명과 간병인까지 총 6명이 있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나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을뿐더러 모두 잠들어 있었거나 치매 환자가 대부분이라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웠다. CCTV로 환자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경찰은 수사 끝에 A씨 어머니의 옆 침대 환자였던 70대 여성 B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B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A씨 어머니가) 자녀들과 식사할 것이라는 내용을 듣고 나와 비교돼 기분이 나빴다”, “질투심이 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살인 혐의는 부인했으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불응했다. 사망진단서 ‘병사’로 발급한 의사는 ‘군의관’ A씨는 요양병원 측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병원은 어머니의 사망 진단서를 ‘병사’라고 허위로 발급했다”며 “어머니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의사가 회진을 돌 시간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위 사망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는 ‘군의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관은 민간 병원에서 일하면 안 되는 만큼 이 건은 군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병원을 ‘업무상 과실 치사’로 고소했지만, 경찰에서 불송치 의견이 나왔다. A씨는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한편 경찰은 B씨를 살인 혐의로 불구속했지만, 조사는 쉽지 않다. 현재 B씨가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기 때문이다. A씨는 “돌아가신 분만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 영하 10도, 탯줄도 안 뗀 아기를 받았다...“그래도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그들의 하루:베이비박스 상담사의 이야기]

    영하 10도, 탯줄도 안 뗀 아기를 받았다...“그래도 여기 와줘서 고마워요” [그들의 하루:베이비박스 상담사의 이야기]

    베이비박스 이혜석 선임 상담사“엄마와 아기 모두 살리고 싶어요”지난해 시작된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유기, 살해 대신 ‘아기 살리는 대안’ 재점화‘영아 유기’로 입건될까 두려움에 떠는 엄마들무조건 처벌보다 제도적 보완 마련이 먼저 탯줄도 못 뗀 아기, 눈물을 그치지 못하는 엄마 “똑똑똑똑”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 25일 아침.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 위기영아긴급보호센터(베이비박스)의 문을 누군가 다급하게 두드렸다. 불안해 보이는 눈빛, 긴장돼 굳은 표정. 자연 분만으로 출산해 탯줄도 자르지 못한 신생아를 이불로 꽁꽁 싸매 데려온 한 어린 엄마였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예기치 않은 엄마의 방문에도, 베이비박스 직원들은 당황한 기색 없이 서둘러 아기를 맞았다. 보육사들은 아기의 탯줄을 자른 후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상담사는 엄마와 단둘이 긴 시간 대화를 나눴다. 엄마는 신분이 노출될까 두려워했다. 그래서 아기를 품은 열 달 동안 병원 한 번 간 적도 없었다. 아이를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은 엄마였다. 이혜석(60) 선임 상담사가 그래도 직접 양육할 것을 권했지만, 엄마는 한 시간 동안 눈물만 흘렸다. 그리고 불안함과 미안함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거절했다. 상담사가 마침내 문을 열고 나왔다. 택시를 잡아주겠다는 상담사의 말에도 엄마는 매서운 바람이 부는 한파 속을 한사코 걸어가겠다며 베이비룸을 빠져나갔다. 추위로 벌게진 얼굴로 상담 내내 눈시울을 붉혔던 엄마의 빈자리를 보며 상담사는 또 한 번 아린 마음을 눌렀다. 베이비룸의 문을 두드리기 전까지 저 어린 엄마는 문 앞을 얼마나 서성였을까. 또 한 번 생각했다. 그래도 다행이다. 여기 와줘서. 엄마도, 아기도 살아줘서... 이혜석 상담사는 서울 주사랑공동체에 상주하는 4명의 상담사 중 하나다. 주사랑공동체는 지난 2009년부터 ‘베이비박스 제도’를 통해 위기에 처한 영아를 보호하고, 상담을 통해 아기를 직접 양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베이비박스가 다시 주목받은 건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 때문이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영아의 죽음이 계기가 됐다. 출생 미신고 영아(2015~2022년) 중 249명의 아기가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에 베이비박스가 아기를 살리는 하나의 대안으로 다시 거론된 것이다.일각에선 ‘베이비박스가 되려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론도 있지만, 유기 또는 살해하는 일이 없도록 ‘차라리 베이비박스에 맡기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단순히 영아 유기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기보다, 베이비박스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신문은 베이비박스 상담사의 24시간을 통해 ‘출생 미신고 영아’ 전수조사 이후 벌어지는 엄마와 아기의 안타까운 현실과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조명한다.병원 출산을 권유해도...전수조사로 ‘병원 밖 출산’하는 엄마들 “어제도 아기가 들어왔어요” 오전 11시. 이 상담사는 전날에도 베이비박스로 한 엄마가 아기를 데려왔다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소셜미디어 채팅을 통해 상담을 신청했다는 A씨. 이 상담사가 병원에서 출산한 것을 권했지만 미혼모였던 A씨는 위험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집에서 홀로 자가 분만으로 아기를 낳았다. “전에도 종종 자가 분만으로 아기를 낳은 사례들은 있었지만, 요즘 들어 집에서 출산하는 엄마들이 많아졌어요.” 이유를 물었다. 이 상담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수조사 때문”이라고 답했다. “출산 전 엄마들이 혹시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보호시키면 신원이 드러나 구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아요. 그러면 저희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사는 받습니다’라고 얘기하거든요. (그 뒤로) 그럼 출산 후에 엄마의 상태를 알기 위해 전화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병원에 가서 안전하게 출산한 건지, 아기가 어떻게 됐을지 너무 걱정됩니다.”이 상담사가 말하기를, A씨의 경우는 차라리 양호한 경우란다. 그나마 출산 후에도 연락이 닿아 아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베이비박스에서 상담받은 후에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연락을 받지 않는 엄마들도 많다고 했다. “각종 커뮤니티나 언론에 노출된 내용 대부분이, 영아 유기로 입건되거나 처벌받는 거라서 선입견을 가지고 오해하는 엄마들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짠해요. ‘괜찮아요, 오세요’라고 말을 해도 엄마들은 두려움이 더 크니까, 안 오는 경우가 있는 거죠.” “상담 끝에 마음을 돌렸죠”...한 가족의 운명을 바꾼 상담의 기억 “갑자기 전화가 왔는데 ‘한 달만 봐주시면 아기를 데려다 기르겠다’고 했어요.” 베이비박스에 찾아온 이들 중 기억에 남는 엄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 상담사는 미혼모 B씨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다른 미혼모들과 마찬가지로 불안에 떨며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가려던 B씨는, 이 상담사의 긴 설득 끝에 ‘(아기를) 한 달만 보호해 준다면 데려다 기르겠다’며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아기는 베이비박스에 맡겨졌고, 약속한 한 달이 지나자 정말 B씨는 아기를 데리러 왔다. “연말이었는데, 아기를 데려갔다가 3일 만에 다시 왔어요. 한밤중에 정말 눈이 빨개지도록 울면서 왔어요. 왜 그런가 봤더니 아기가 밤중에 우니까 고시원에서 항의가 너무 많이 들어와 쫓겨나듯 나온 거예요.” B씨는 베이비박스에 다시 아기를 맡겼고, 한 달 만에 방 한 칸짜리 반지하방을 구했다. “사진을 보내줬는데 정말 한 칸짜리 방이더라고요. 그래도 아기를 데리고 돌아갔어요. 나중에 아기 아빠를 찾아서 얘기했는지, 혼인 신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지금 잘살고 있습니다. 그 아기는 지금 얼마나 예쁘게 컸는지 몰라요. 이런 보람 때문에 이 일을 해요.” 이 상담사는 B씨의 근황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뭉클하다’고 했다. 그래서였을까. 끝내 마음을 돌려 아기를 지킨 B씨의 이야기를 전하는 내내,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조촐한 늦은 점심 한 끼...“혹시라도 아기 놓고 갈까, 맘 놓지 못해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됐다. 컵밥과 간편식 수제비, 불고기, 그리고 김치. 금세 식사 준비를 마친 직원들은 멀쩡한 2층 휴게실을 두고 1층 상담실에서 작고 아담한 상을 폈다. 왜 상담실에서 식사하냐 물었더니, 이 상담사가 말했다 “아기를 잘못하면 베이비박스 바깥에 놓을 수 있거든요. 상담실에서 (CCTV) 상황을 봐야 해요. 요즘 날씨가 너무 추우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20년 11월. 한밤중 20대 여성이 베이비박스가 아닌 맞은편 플라스틱 드럼통 위에 아기를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아기는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추운 날씨에 그대로 방치됐고, 결국 사망했다. 베이비박스 문을 열지 않아 울리지 않은 벨. 모두 그날의 기억이 생생했던 걸까. 이 상담사와 직원들은 좁은 상담실에서도 불편한 기색 없이 점심을 마쳤다. 매일 쏟아지는 경찰의 연락에도...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 이 상담사는 오후에 경찰에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네,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입니다.” 전화의 내용은 다름 아닌 출생 미신고 영아와 보호자에 대한 문의. 경찰은 ‘임시신생아번호’로 남아있는 출생 미신고 영아가 베이비박스에 보호된 사실이 있는지, 있다면 보호자가 상담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최근 ‘영아유기’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판례들이 늘어났는데 이 경우 보호자들이 베이비박스에 상담한 적이 있는지가 ‘영아 유기’ 행위를 판단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다.경찰은 엄마들의 ‘상담 여부’나 ‘통화 여부’ 등을 확인했다. 수많은 경찰이 보내온 공문과 문의 연락을 가까스로 처리한 뒤, 겨우 한숨을 돌린 이 상담사가 말을 꺼냈다. “(통화를 하며 느끼지만) 일부 경찰들은 엄마들에게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해요. 그런데 엄마들은 커뮤니티나 언론에서 나온 (부정적인) 내용들을 보고 ‘구속될 수 있다’는 부정적 선입견만 가져 안타깝죠.” 이어 그는 ‘엄마들을 찾느라 형사님들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경찰들을 걱정했다. 경찰들의 끊임없는 문의에 답해야 하는 입장임에도, 이 상담사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의 선한 마음이 가장 빛나 보이던 순간이었다. “아가야, 부디 행복하게 지내렴”...아기를 떠나보내는 상담사의 마음 다음 날 아침. 아기 보호 신고를 받은 경찰이 베이비박스에 도착했다. 경찰 입회하에 아기의 유전자 검사가 실시됐다. 경찰은 아기의 얼굴을 사진 촬영하고 이름을 찍어갔다. 이후 아기는 구청 직원에게 인도돼, 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마치고 서울 아동복지센터로 이동된다고 한다.구청 직원을 기다리던 이 상담사는 전날 밤 정성스레 아기를 위한 용품을 담은 종이 가방을 다시 한번 매만지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기는 비록 시설에 가지만,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는 것이니까요. 엄마는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베이비박스라도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해요. 전수조사 때문에 집에서 아기를 출산하는 일은 건강 등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에요. 베이비박스를 찾은 엄마들을 단순히 ‘영아 유기’라는 단어로 비난하기보다, 엄마와 아기 모두를 살리는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하셨어요”라는 말과 함께, 이 상담사는 길었던 일과를 마치고 드디어 퇴근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 직원들의 일은 퇴근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엄마와 아기를 위해 베이비박스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그들은 항상 달려 나갈 준비가 돼 있으니까. 대안으로 제시된 ‘보호출산제’...보완 거쳐 산모와 아기 모두 살리는 제도 돼야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진지 15년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와 미혼모를 위한 국가의 충분한 지원체계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각에선 말한다. 왜 베이비박스만 사각지대의 아이들을 품어야 하냐고. 그나마도 국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민간 베이비박스는 전국에 단 두 곳(서울 관악구, 경기 군포시)뿐이다. 정부와 국회가 베이비박스의 대안으로 ‘보호출산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호출산제란, 신원 노출을 원하지 않는 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보장해 ‘병원 밖 출산’ 위기에 처한 산모와 아기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제도다. 지난해 6월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이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익명 출산’이 영아 유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보호출산제가 시행되면 중앙 및 지역상담기관이 운영된다는 장점이 있다. 임산부들이 이곳에 익명으로 상담을 요청하면 친권을 포기했을 시 아동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입양을 원한다면 아이를 어떻게 인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을 전문가를 통해 안내받게 된다.보호출산제가 바로 자리 잡으려면 시행 전까지 베이비박스 제도 병행과 함께 충분한 검토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미혼모를 위한 초기 지원체계도 마련돼야 한다. 이혜석 상담사의 바람처럼, ‘양육 포기’가 아닌 엄마와 아기 모두를 살린다는 ‘생명 보호’에 제도의 초점을 맞춰야 영아 유기를 막고 경제·사회적 위기 처한 출산모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멕시코서 잇단 다중 살인사건…10대 청소년 등 13명 사망 [여기는 남미]

    멕시코서 잇단 다중 살인사건…10대 청소년 등 13명 사망 [여기는 남미]

    멕시코에서 끔찍한 다중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멕시코 할리스코주(州) 틀라케파케 총격사건으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15살 소년이 1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끝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로써 틀라케파케 총격사건 사망자는 모두 7명으로 늘어났다. 소년을 치료하던 병원 관계자는 “부상이 워낙 심해 위중한 상태였다”면서 “의학적 노력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소년이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건은 18일 오전 틀라케파케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아침 일찍 모처에 모인 20대 청년 2명과 10대 청소년 6명이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자동차를 타고 출현한 괴한들로부터 무차별 총격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각각 23살과 20살 된 청년 2명, 14~15세 청소년 4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또래의 청소년 2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상한 청소년 중 1명이 사망하면서 사망자가 늘어난 것이다. 현장에선 탄피 10여 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로선 전형적인 묻지마 공격으로 보인다”면서 “누구의 소행인지, 범행의 동기가 무엇인지 밝혀진 없다”고 했다. 할리스코주 틀라케파케에서 다중 살인사건은 보름 새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4일 틀라케파케의 한 공사현장에선 총을 맞고 사망한 남자 3명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같은 날 틀라케파케의 또 다른 곳에선 담요로 덮인 14~15살 남자 청소년 3명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두 손이 묶인 채 발견된 변사체에는 고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중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멕시코 연방정부는 틀라케파케에 800명 규모의 군을 급파했다. 군은 거리에 배치돼 치안을 담당한다. 현지 언론은 “3개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치안 전문가들은 악명 높은 멕시코의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을 유력한 용의자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할리스코 곳곳에는 살인, 납치, 마약 밀매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는 CJNG의 산하 조직이 뻗어 있다. CJNG의 지휘를 받는 무장 범죄단체는 델타 그룹을 비롯해 최소한 8개에 이른다. 익명을 원한 한 치안전문가는 인터뷰에서 “할리스코는 CJNG의 세력이 강한 곳이지만 자생한 로칼 무장 범죄카르텔과의 충돌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라면서 “최근의 다중 살인사건도 카르텔 간 전쟁에서 발생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웃으며 “영치금 넣어줘”…나발니 사망 하루 전 영상 공개[포착]

    웃으며 “영치금 넣어줘”…나발니 사망 하루 전 영상 공개[포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사한 가운데, 숨지기 하루 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CNN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망 하루 전인 15일 촬영된 영상에는 검은색 죄수복을 입은 나발니의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있다. 나발니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곳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하프 마을에 위치한 제3교도소(IK-3)이며, 해당 영상은 교도소에서 600㎞ 떨어진 서부 도시인 블라디미르에 있던 판사와 화상 회의를 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다.나발니는 해당 영상에서 판사에게 “(정부로부터) 거액의 연방판사 연봉을 받으니 내 (죄수) 계좌에 돈을 좀 보충해 달라”며 특유의 비꼬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영상 속 나발니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목소리와 말투, 표정이었으며, 다음 날 갑자기 사망할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발니의 모친 류드밀라(69) 역시 아들이 최근까지 아픈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모친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16일 SNS에 “2월 12일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그를 봤을 때에는 건강하게 살아있었고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적었다. 교도소 측 “산책하다 쓰러졌다”...현지 언론 “시신에서 멍 자국” 앞서 나발니가 수용돼 있던 교도소 측은 그가 마지막 영상에 등장한 다음날인 16일, 산책 후에 실신해서 쓰러졌으며 심폐소생술을 했음에도 2시간 후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영 RT텔레비전은 그가 평소 혈전을 앓고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더불어 당국이 유가족에게 아직 시신조차 인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러시아 현지의 한 독립언론은 나발니가 쓰러졌을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의 말을 인용해 “시신 곳곳에 다수의 멍 자국이 있었다. 경련을 일으켰을 때 이를 억제하려다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건강했던 나발니에게 경련을 일으킨 ‘무언가’의 정체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발니의 모친은 아들이 숨진 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교도소로부터 사망원인이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 한 목소리로 사망원인 규명 촉구 한편,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에서는 러시아 당국과 푸틴 대통령이 해당 사건에 대해 자세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들은 나발니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증거를 인용하지 않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발니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나발니의 사망은 충격적이며, 사인에 대해 신뢰할 수 있으며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역시 “모든 사실을 규명해야 하고, 러시아가 그의 죽음에 대해 모든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 나발니 부인 “푸틴이 남편 죽였다”… EU에도 지지 호소

    나발니 부인 “푸틴이 남편 죽였다”… EU에도 지지 호소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19일(현지시간) 남편의 죽음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이날 만든 소셜미디어(SNS) 엑스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알렉세이는 푸틴에 의해 살해됐다”면서 “푸틴은 알렉세이라는 사람 그 자체만 죽이려 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자유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도 함께 없애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혹독한 환경으로 악명 높은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교도소에서 지난 16일 사망했다.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발표했지만 나발니 측근들은 살해 가능성을 제기하며 러시아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사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나발니 측은 러시아 당국이 거짓말을 하며 시간을 끈다고 비판하고 있다.남편의 죽음으로 남편의 일을 대신하게 된 나발나야는 “전쟁, 부패, 불의, 공정한 선거,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우리 조국을 되찾기 위해 투쟁할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알렉세이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내 편에 서서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발나야는 “우리는 푸틴이 사흘 전 왜 알렉세이를 죽였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조만간 이에 관한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며 “정확히 누가 어떻게 이 범죄를 저질렀는지 반드시 알아내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나발나야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해 각국의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벨기에, 이탈리아 등 각국 외교장관과도 따로 만났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의 주재 뒤 SNS를 통해 “푸틴과 그의 정권은 알렉세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러시아 교도소 등 나발니 죽음과 연루된 정부기관,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 [씨줄날줄] 일본의 의사 증원

    [씨줄날줄] 일본의 의사 증원

    의대 증원에 한국은 결사 반대, 일본은 결사 찬성. 전공의들이 현장을 박차고 나간 한국과 의사를 늘려 달라고 아우성인 일본. 일본의 집단행동 주역은 ‘전일본 민의련 의사 임상연수센터’다. 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며 의사와 의대생이 서명 중이다. 일본의 의사수는 33만 9623명, 일본의 의대 정원은 9384명(한국 3058명). 서명 목표는 의사 5만명, 의대생 1만명이다. 202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은 1000명당 의사수가 2.6명으로 우리와 같다. 의료 현장은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4월부터 ‘의사 근무 개혁’이 시작된다. 의사의 시간외·휴일 근무에 상한을 두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새 상한선조차 과로사 기준을 넘는 병원이 여전히 많다. 의사들이 근무 시간 외 교육·연구를 해도 수당을 신청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이 단체는 “의사 증원 없는 개혁은 의사 부족의 고착화, 의료 제공 체제의 감소를 낳고 지역 의료와 교육·연구 기회의 축소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해결책은 의사 증원뿐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의사수를 OECD 평균(3.7명)이 되도록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쿄신문 2월 14일자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참화에도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의료를 책임져 온 다카노병원을 소개하고 있다. 원전 반경 30㎞ 이내에 있어 피난 대상인데도 원전 폭발 이후에도 병원장은 병원을 버리지 않았다. 지진 당시 101명의 환자가 있었으나 정전과 물자 부족, 방사능 피해를 함께 견디면서 지역 의료를 지켰다. 위기는 2016년 다카노 히데오 원장이 81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찾아왔다. 원장 부재로 병원 경영이 악화됐다. 외부에서 의사를 데려와 병원을 근근이 꾸려 오다 최근에 병원 경영과 재건을 맡아 줄 60세 의사를 찾았다.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한다”는 다카노 원장 유지를 받들어 위기를 극복하며 지역 의료를 지탱하고 있다. 일본처럼 현장 의사들이 의사 부족으로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도달했을 법한 게 우리 현실이다. 그런데도 의료환경 개선이나 의료의 질보다는 의대 증원 막자며 가운 벗고 병원을 뛰쳐나간 의사를 이해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황성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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