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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단 어떻게 달라지나] 교육소비자 권리 확보…인기영합 우려도

    [교단 어떻게 달라지나] 교육소비자 권리 확보…인기영합 우려도

    ■ 교원평가제 전망과 한계 교원평가제의 도입으로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질 것 같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평가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학교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보다 떳떳하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면 1 2007년 5월 어느날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학부모 김모씨는 최근 담임교사의 달라진 모습을 생각하면 여간 즐겁지 않다. 학교의 인터넷 온라인 학급을 통해 묻는 질문에 항상 친절한 답장을 써주기 때문이다. 아이가 5학년때만 해도 답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인터넷으로 상담은 물론 아이의 학교생활을 한 눈에 파악하고 있다는 이웃집 엄마의 자랑을 생각하면 서운하기도 했지만 ‘혹시라도 내 아이를 무시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항의 한 번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담임은 교사평가제를 의식해서인지 학기 초부터 무척 열심이다. 김씨는 담임교사의 열성과 노력을 공개수업을 통한 교사평가에 반영하기로하고 교사의 활동을 꼼꼼히 메모하고 있다. 교사평가제 도입으로 가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한 장면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원평가제의 효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같은 교사의 열정이다. 교육부는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하게 되면 아무래도 교사의 자세부터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는 특히 능력은 있으면서도 열정은 사라져버린 일부 교사들이 다시 교사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는데 적지 않은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원들 사이에 평가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인기주의로 흐르거나 잘 하는 교사가 오히려 따돌림 당하는 경우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장면 2 2007년 9월 사립 고등학교 교사인 박모씨는 예상치 못했던 고민에 빠졌다. 박 교사를 대하는 다른 동료 교사들의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탓이다. 2006년만 해도 교과연구를 위해 의논도 하고 함께 여가도 즐겼던 교사들이 인사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이유는 없었다. 다만 지난 6월 실시한 공개수업에서 독특한 수업방법으로 학부모들의 박수를 많이 받은 것이 전부였다. 자신이 동료교사들 사이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한참 뒤였다. 그는 사립학교의 특성상 평생 어울릴 수 없는 이 학교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각하게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 가상의 얘기지만 교육계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례일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교원평가제의 취지는 좋지만 자칫 인기주의 위주로 교육 방향이 왜곡되거나 학교 문화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나를 통제하는 수단이나, 순위를 매긴다는 차원에서 평가를 보기보다는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는다는 측면에서 평가를 받아들이는 평가문화가 먼저 정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 제도가 촌지를 받거나 폭력을 일삼는 교사 등 이른바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키는 수단이 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퇴출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교원평가제 문답풀이 이달부터 시범 도입되는 교원평가제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주요 평가 지표는. -교사는 수업 계획과 실행, 평가 등 3개 분야에서 평가받는다. 교장은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 개선, 학생 및 교원 활동, 학교와 지역 사회 연계,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행·재정적 지원 등 5개 분야, 교감은 장학 활동, 교사 개발, 교육 과정 운영, 교내·대외 업무, 행·재정 및 시설 지원 등 5개 분야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다면 평가라는데 구체적인 형태는. -모든 교원끼리 서로 평가하고, 학부모도 모든 교원을 평가한다. 그러나 학생이 교장과 교감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교원끼리는 설문 및 자유 기술 방식으로 평가한다. 교사는 교장과 교감, 동료 교사가 평가하되, 동료 교사는 초등학교의 경우 같은 학년 교사, 중·고교는 같은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가 참여한다. 특히 교장의 경우 장학사나 지역 인사 등 외부 전문가에게 자유 기술 방식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은 어떻게 평가하나. -학부모는 1년에 한두 차례 이상 공개 수업을 듣고 만족도를 평가하며, 학생들은 평소 수업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다. 학부모가 교장이나 교감을 평가할 때는 직무 활동 만족도를 설문 평가한다. 학생·학부모는 모두 평가에 참여하나. -그런 것은 아니다. 학교별 평가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일부만 표집해 참여시킨다. 교육부는 전체 학생과 학부모의 10% 수준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평가 결과가 공개되나. -그렇지 않다. 모든 평가는 교원 개인에게 개별 통보한다. 평가위원회는 개인별 평가 점수에 따른 순위를 매겨서는 안된다. 학부모들이 평가를 통해 촌지 수수 및 폭력 교사 등 이른바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킬 수 있나. -아니다. 교원 평가는 순수하게 교원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신 부적격 교사를 가리기 위한 별도의 방안을 올 상반기 중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일반고 ‘사색’ 특목고 ‘반색’

    일반고 ‘사색’ 특목고 ‘반색’

    서울대에 이어 일부 대학들이 변별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8학년도 입시부터 논술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고1 교실이 술렁이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본고사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서울 강남과 특목고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본고사 부활, 부담만 가중” 서울 관악구 S고 허모(16)군은 “내신 때문에 밤을 새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만 커지는 소식”이라면서 “논술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본고사의 부활을 뜻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일선 교사와 학생들은 어떤 쪽이든 하루 빨리 최종 입시안을 확정해달라고 주문했다. 경북 경주시 S여고 1학년 백모(16)양은 “논술 비중이 더 높아지면 너무 힘겨울 것”이라면서 “일관된 입시제도를 마련해 혼란스럽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악구 M여고 1학년 강모(16)양은 “내신·수능·본고사 모두를 잘 봐야 대학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잘사는 사람들은 과외다 뭐다 해서 본고사 준비를 할 텐데 어쩌란 말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특목고·강남권에선 환영 반면 내신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목고와 강남권 학생, 교사들은 본고사형 서울대의 입시안을 반가워했다. 서울 한 외고의 김모(28) 교사는 “특목고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여러 대학들이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내신 비중이 줄어들면 특목고는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 입학이 목표라는 강남구 Y고 조모(16)군은 “내신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논술이 강화되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신만으로 경쟁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찬반 엇갈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과거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가 아니라 논술이나 심층면접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대학의 자율권에 속하는 얘기일 뿐”이라고 반문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우수 학생을 독식하기 위한 일부 대학의 욕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논술·면접은 현행 공교육에서 반영할 수 있는 시험 형태가 아닌 만큼 본고사형 논술 강화는 사교육의 과열 현상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사립대도 논술 강화 한편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와 성균관대 입학처장들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처럼 논술과 면접시험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내신은 주요과목 위주로 반영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여대 박동숙 입학처장은 2일 “논술·면접의 비중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에 나가지 않았던 고려대 김인묵 입학처장도 “논술을 당연히 포함시키고 있는 우리 학교의 경우 토플과 같은 자격시험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당초 올 10월로 예정돼 있던 2008학년도 입시안 발표를 다음주로 앞당기기로 했다. 성균관대도 올 9월 발표하려던 입시안을 이달 중 공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 김영식 차관은 “과거의 본고사 형태로 국어·영어·수학 교과의 단답식 문제를 내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서울대의 안 가운데 수능을 자격 기준으로 활용하고, 논술과 면접의 형태를 다양화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내신 비중이 유지되고, 새로운 형태의 논술이 본고사 부활 차원에서 출제된다면 학교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지혜 이효연 나길회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서울대 본고사 부활, 더 토론해야

    서울대가 오는 2008학년도 정시모집부터 논술형 본고사를 실시하겠다고 엊그제 밝힌 뒤로 대입 본고사 부활이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3불(不)정책’을 절대 고수하는 교육부로서는 행정·재정적 제재를 가해서라도 서울대의 시도를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반면 몇몇 사립 명문대는 서울대의 입장 표명에 공감하면서 뒤따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 전개를 보며 우리는 서울대가 ‘본고사 부활’과 같은 주요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각계 의견을 더욱 폭넓게 수렴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아쉬움을 갖는다. 서울대의 고충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2008학년도부터 수능시험 성적을 9단계로만 분류하기로 한 뒤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리라는 우려가 있어 왔고, 성적 최상위급 학생들이 지망하는 서울대로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든 보완해야 할 처지였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본고사 부활’이 대입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고, 서울대가 입시 판도를 좌우하는 게 현실인만큼 파급효과를 가늠하며 보다 신중한 과정을 거쳐 발표했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우리는 현행 입시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전반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국내 대학이 특성화하고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며 교육 당국 또한 누누이 강조해온 바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대학이 특성화 프로그램을 갖추고 이에 알맞은 지망생을 선발해 교육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지금처럼 신입생 선발제도를 획일적인 틀에 가둬둔다면, 이는 ‘학생은 우리가 뽑아줄 테니 너희는 주는 학생 받아 특성화하고 경쟁력 강화하라.’는 것과 다름 없다. 자율성 없이는 대학 특화도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4·30 재보선 분석] 과거사법등 ‘쟁점법안’ 처리 어떻게

    [4·30 재보선 분석] 과거사법등 ‘쟁점법안’ 처리 어떻게

    4·30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5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함에 따라 지난해 4월 형성된 여대야소(與大野小)의 지형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굳어지자 4월 임시국회에 상정돼 있는 과거사법안 등 쟁점 법안의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본회의의 단독 개회는 물론 쟁점법안을 처리하고자 할 때 민주노동당·민주당 등 야당의 도움이 없으면 ‘산술적으로’ 곤란을 겪게 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번 선거 전에 여당은 이미 146석으로 과반에 미달한데다 6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단 한석도 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쟁점법안과 관련해 여야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쟁점법안의 처리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여당내에서 ‘노선투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높다. ●여당,‘여소야대’ 숫자에 불과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1일 이같은 지형변화에 대해 “(재보궐선거에서)최소 3석은 얻었어야 했는데….”하고 아쉬움을 나타낸 뒤 “할 일도 많은데 의석수가 적어져서 원내대책이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선병렬 의원은 그러나 “우리가 지난해 151석을 가지고 있을 때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문제없다는 평가다. 이재경 원내대표 특보도 “여소야대는 숫자일 뿐”이라면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정책연대가 가능한 만큼 ‘야당’이라고 못박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선거의 패배를 쟁점 법안의 처리를 통해 만회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봉주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국민적 지지가 높은 과거사법·사학법을 원칙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과거사법에 대해 한나라당과 타협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원칙대로 하자” 한나라당은 과거사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해 원칙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사법의 경우 열린우리당과 2일 오후에 만나 최종 손질할 것”이라며 “이번 임시국회에 처리한다는 원칙 아래 원내대표나 수석부대표가 만나서라도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서두르지 않을 예정이다. 여야가 합의해서 부정·비리 사학의 문제점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원칙이다.2일 법제사법위에 국가보안법 개정안과 ‘오일 게이트 특검법안’을 상정해 심의한다는 방침이다. 의석비율의 변화에 따른 대여 압박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동대문 약령시, 한방특구 추진

    전국 최대 약령시인 서울 동대문구 용두·제기동 일대가 ‘한방 특구’를 꿈꾼다. 동대문구는 이곳을 한방산업특구로 개발한다는 계획 아래 청사진을 마련, 다음달 6일까지 공람 공고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개발 대상은 27만 9476㎡(8만 4542평)로 하되, 다른 방안으로 1995년 6월 전통한약시장 승인이 난 기존 약령시 23만 5100㎡(7만 1118평)에 대한 계획안도 별도로 추진 중이다. 모두 298억 5700여만원을 들여 오는 2007년 10월 사업을 마무리한다. 동대문구는 우선 내년 2월까지 65억 8900만원을 들여 용두동 46의1 동의보감타워 지하 2층에 2336㎡(707평) 규모의 한의학전시관을 세울 방침이다. 이곳에는 전시실과 한약재 표본실, 체험실 등이 설치된다. 환경개선사업을 위해서는 약령시 중심인 제기동 860의1138 구간 길이 860m, 너비 15m 이면도로를 대상으로 한방특구를 상징하는 아치형 간판과 상징문을 세우고 가로수, 가로등, 간판 등 각종 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54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특구를 찾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141억 3800만원을 들여 3층 4단짜리 입체식 주차장을 건립할 예정이다.200대 주차 규모다. 조선시대 환자를 돌보던 구휼기관으로 서울 약령시를 상징하는 보제원(普濟院)에는 쉼터를 만든다. 대지 660㎡(200여평)에 편의시설과 공연시설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방 선진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구축을 위해서는 5억여원을 들여 로고와 캐릭터를 개발하고 각종 홍보활동을 지원하게 된다.29일 개막한 서울약령시 축제 외에도 10월 2억원을 들여 건강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매년 6회씩 이벤트도 마련한다. 이러한 특구 청사진은 다음달 중순 동대문구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재정경제부에 계획서 신청을 통해 확정된다. 동대문구는 대구 약령시에 대해 정부가 올 1월 한방특구 지정을 승인함에 따라 전국 최대인 서울 약령시도 특구개발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약령시에는 1007개의 업체와 4500여명이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어 대구 약령시의 7∼8배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다. 이 지역에서 취급하는 한약재는 녹용, 약초, 광물성 약재 등 500여종이 넘는다. 홍사립(60) 구청장은 “한방특구 지정은 국내·외 방문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인근 뉴타운·지역균형개발촉진지구 개발과 함께 서울 동북부 거점도시로의 성장에 전환점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강재섭의 힘?

    강재섭의 힘?

    “지도부가 너무 좌고우면하면 협상 실무팀이 헷갈린다. 그래서 현안 보고를 받으면 될 것은 되고 안될 것은 안된다고 바로 입장을 밝힌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들려준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지난 3월11일 원내대표로 취임한 뒤 한나라당의 대여 협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정기국회나 2월 임시국회와 견줘 4월 임시국회에서는 농성 등 볼썽사나운 풍경이 덜 연출되고 있다는 것. 그 배경으로 협상 파트너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개혁’ 일변도 보다는 ‘실용’을 가미한 ‘실용주의적 개혁’ 노선에 무게를 둬 ‘평행선 마찰’이 줄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 원내대표 특유의 정치적 연륜도 ‘달라진 여야 협상’에 한몫한다는 분석이다.5선의 풍부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대여 협상을 탄력적으로 이끌면서 이슈를 선점한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독도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할 때 ‘당 지도부 독도 방문’이라는 아이디어를 먼저 낸 것이나 주식백지신탁제를 골자로 한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에서 ‘부동산 매매 제한’까지 요구하면서 한 걸음 앞서 간 사례를 꼽는다. 한나라당의 변화는 당 의사결정 구조가 빨라졌다는 데서도 목도할 수 있다. 도저히 접점이 보이지 않으리라고 예상되던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경우도 한나라당이 ‘개방형 이사제의 부분 허용’쪽으로 발빠르게 선회하면서 협상 여지를 넓혔다. 여기에는 강 원내대표를 비롯, 맹형규 정책위의장,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 서병수 제1정조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중도성향의 모임인 ‘국민생각’ 출신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그러나 강 원내대표의 ‘화합형 협상력’에 복병은 남아 있다. 여야의 과거사법 조율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는데 만약 조율에 실패하고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4일 본회의 통과를 강행할 경우 ‘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쯤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한나라당 대선후보군에 자신의 이름을 보태 ‘빅4’체제로 가려는 강 원내대표의 희망도 시험대에 오를 공산이 크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KAIST 경영·의학·법학과목 개설

    국내 최고의 이공계 인재 고등교육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경영·의학·법학 등의 과목이 개설된다. 또 외국인 교수 비율이 현행 6.5%에서 15%까지 확대된다. 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KAIST 비전’을 확정, 발표했다. 비전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학부과정에 예술, 의학, 법학, 경영 등의 강좌가 분야별로 5∼6개 과목씩 신설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교수 410명 가운데 6.5%(27명)에 불과한 외국인 교수를 최대 15%(61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임 교원에 대한 정착금제, 우수 교수에 대한 영년직 제도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숙사와 실험실, 연구시설, 체육시설 등 연구환경 인프라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플린 총장은 “이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간 2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이는 정부의 추가지원 없이도 대기업이나 유관기관을 통해 확보 가능한 액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MIT를 모델로 하는 이번 비전의 최종 목표는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 우수한 공학도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등록금을 사립대 수준으로 올리고 정원을 현재보다 3배 정도 늘리겠다는 당초 ‘로플린 구상’의 핵심사항은 이번 비전에서 제외됐다. 로플린 총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말 ▲학부에 법대·의대 예비반 설치 ▲학생 수를 7000명에서 2만명으로 증원 ▲연간 등록금을 6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의 구상을 밝혀 내홍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학부생들이 의학 또는 법학 과목을 부전공으로 들은 뒤 로스쿨이나 의학전문대학원 등으로 진학할 경우 지난 30여년간 쌓아온 국내 최고 연구중심 대학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KAIST 전체 예산(지난해 기준 2600억원)의 8%도 안 되는 재정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한 일간지 기자 K씨는 지난해 10월 특정대학 ‘훌리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립대학들이 제2캠퍼스 지원에 소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면서 제2캠퍼스를 ‘분교’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K씨가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훌리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플레이밍(flaming)’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이같은 플레이밍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네티즌이 글을 남기는 순간에 이 공간은 글쓴이에게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온라인의 세상에서는 현실의 ‘나’와는 다른 탈을 쓰고 타인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닌 글이나 타인의 글처럼 위장하거나 욕설을 내뱉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이 같은 익명성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의 익명성은 40대 샐러리맨이 회사에서는 반듯한 직업인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술집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남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더 쉽게 변하고 감추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상대의 의견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네티즌들은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집단적이 되면 플레이밍이 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로지 온라인 세상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러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은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방법으로 풀어야지 주민등록번호나 실명과 같이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명예훼손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 인터넷 문화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이 지닌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의 익명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테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가치지향적이지 누구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는 가치중립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왜곡된 여론은 빨리 전파되고 건전한 여론을 이끌어낼 정의로운 목소리들은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만이라도 반드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범죄의 원인이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 교수는 “자살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이 자살에 성공했을 때 자살 사이트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예로 인터넷을 통해 10대들의 원조교제가 급속도로 번진다고 해서 그 원인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의 익명성이 범죄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익명성을 빌미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개인의 생각을 분출할 수는 있지만 네티즌의 이러한 행동 원인은 반드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 교수는 인터넷의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연세대 황 교수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오프라인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나’의 정체성은 매우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도 내뱉고 거짓 사실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정체성이 고정되어 있는 현실의 잣대로 오프라인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플레이밍이란 ‘플레이밍(flaming)’은 모욕적인 말, 욕설, 적대적인 언어 등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흥분되고 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플레이밍’은 전자 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내는 ‘스패밍(spamming)’과 함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 현상 중 하나다.
  • 국민·특수연금 연계

    공무원과 사립교원, 군인 등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 사이에 가입자 이동이 있을 경우 이동전 연금의 가입기간을 인정, 해당 연금을 주는 연금간 연계방안이 조만간 시행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특수직역연금 가입자가 20년을 채 못채우고 국민연금에 편입되면 공무원연금 등의 연금수급권을 박탈당하고 퇴직 일시금을 수령해 왔다. 하지만 퇴직 일시금은 민간기업 등에 비해 그 액수가 적은 데다 최근 금리 인하와 노령화 추세 등으로 연금 수급쪽으로 희망자가 몰리면서 상당한 갈등을 야기해 왔다. 정부는 25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제7차 사회문화정책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연금 이동시 불이익 해소를 위해 연금 연계를 위한 구체안을 조기 확정짓고 연내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복지부 문창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활발한 전직전환을 위해 이같은 보완장치를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기업,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ㆍ관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키로 했다. 한편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특수직역에서 퇴직(사망포함)한 인원이 공무원 6만 4345명, 사학교원 2만 72명, 군인 1만 6523명에 달했다. 이 중 공무원은 57.2%, 사립교원은 80%가 20년 미만 재직자로 퇴직 일시금을 수급한 뒤 국민연금에 편입됐다. 국민연금에서 특수직역연금으로 이동하는 규모는 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학부모가 봉인가

    ‘회식비 50만원,2차 비용(술값) 17만원, 서무부장 전근 18만원, 수련회 지원비 8만원, 스승의 날 상품권 18만원, 교장·교감 택시비 15만원….’ 서울 A초등학교의 지난해 학교운영위원회 운영비 내역이다. 학생들을 위해 쓴 돈은 거의 없다. 이 학교 학교운영위원들은 1년에 회비 50만원씩을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새 학기를 맞아 일선 학교에 불법찬조금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와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원까지 걷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찬조금 조성 사례를 공개했다.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경북 등 전국 162개교 학부모들이 제보한 실태다. 서울 강서구 B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각 반 대의원 학부모들이 20만원씩, 모두 1400만원을 냈다. 회계 서류는 아예 없었다. 교사 연수지원금 100만∼200만원, 수련회 교사 뒤풀이 지원금 200만원 등의 용도는 말로만 전달됐다. 중랑구 C고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교측이 2008학년도부터는 내신과 상을 잘 받는 아이가 수시모집에도 유리하다며 은근한 지원을 요청한다.”고 하소연했다. 양천구의 D고등학교에서는 교육청에서 책걸상 교체사업 명목으로 지원받은 3억원을 몽땅 ‘우등반 교실’을 만드는데 썼다. 대신 책걸상 교체 비용은 각 반당 160만원씩 대의원 학부모들이 떠안았다. 인천의 E초등학교에서는 축구부 학부모들이 코치를 영입하면서 1000만원씩 걷어 아파트를 얻어줬다. 이 학교 학부모는 “선수기용권과 중학교 진학권을 코치와 감독이 쥐고 휘두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사립 F중학교에서는 교감이 강남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대한 섭외비가 필요하다며 학교운영위원들에게 4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광진구의 G초등학교는 명예교사나 도서실 도우미, 녹색어머니회 등 온갖 단체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가입비로 무조건 10만원씩 걷고 있다.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의 경우 찬조금 규모는 더 커진다. 임원은 물론 모든 학부모에게 돈을 걷는 탓이다. 서울 A외고는 학생 한 명당 30만원씩 모두 7200만원을 걷었다.B외고는 학부모 개인당 35만원씩 강제로 거둬 에어컨과 스승의 날 선물, 교사 생일선물을 사는데 썼다. 학부모회 박경양 회장은 “학교현장에서는 불법찬조금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지만 그동안 교육 당국의 의지는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 자치구 제례의식 잇따라 거행…전통문화 계승 열기

    서울 자치구 제례의식 잇따라 거행…전통문화 계승 열기

    서울 도심에서 한 해의 풍요와 안녕을 비는 전통 제례의식이 잇달아 열린다. 새 봄이면 왕과 왕비까지 나서 자연 앞에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리던 우리 조상들의 뜻을 오늘날 되새겨보는 뜻깊은 행사다.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20일 사적 제436호로 지정된 제기2동 ‘선농단’에서 ‘선농제향(先農祭享)을 올린다. 선농제향이란 조선시대 역대 국왕이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입춘 뒤 첫 해일(亥日)이 되면 선농단에서 농업신으로 모시던 신농씨와 후직씨에게 지내던 제례를 말한다. 이때 왕은 제사를 지내면서 쟁기를 들고 밭을 가는 친경(親耕)을 몸소 실행했다. 제례가 끝난 뒤 왕은 행사에 참여한 백성들에게 소를 잡아 국밥과 술을 내렸는데, 그 국밥은 선농단에서 내린 것이라 하여 ‘선농탕(先農湯)’이라 불렀고 이것이 오늘날 설렁탕의 유래가 됐다. ●동대문·성북구등 풍요·안녕 기원 선농재향과 친경은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중단됐다가 1979년부터 제기동 마을주민들이 조직한 ‘선농단 친목회’를 통해 매년 곡우(穀雨)날 다시 열리게 됐다.1992년부터는 동대문구를 중심으로 농림부와 동대문 문화원, 선농제향 보존위원회가 공동주관하는 국가행사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본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동대문구청에서 선농단까지 약 1.3㎞구간에서 학생과 주민 300여명이 함께 참여하는 어가행렬이 재연된다. 경찰악대와 의장대, 기마대 등이 어가행렬의 앞뒤를 호위한다.11시 본행사인 선농제향 봉행이 끝나면 커다란 가마솥에 설렁탕을 끓여 참여한 구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다. 백일장 등 문화행사도 이어진다. 홍 구청장은 “조선시대 임금이 직접 봉행했던 선농제향은 동대문구만의 지역행사가 아니라 전국의 풍년과 안녕을 비는 국가적 행사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다음달 6일 사적 제83호로 지정된 성북동 선잠단지에서 ‘선잠제례(先蠶祭禮)’를 개최한다. 선잠제례란 양잠의 풍요를 기원하기 위하여 고려 시대부터 국가적인 행사로 매년 봄 길한 뱀날(巳日)에 잠신(蠶神)인 서릉씨(西陵氏) 신위를 모시고 지낸 제례를 뜻한다. 조선시대에는 이날 왕비가 직접 누에치기에 나서는 침잠례(親蠶禮)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농제향·선잠제례등 다양 이 행사 역시 대한제국 말기인 1908년부터 중단됐다 지난 1993년부터 구청 주관 아래 다시 열리게 됐다.2003년부터는 구청 대신 주민들이 참여하는 ‘선잠제 보존위원회’를 통해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추계예술대 학생들의 제례악 연주와 함께 봉행하게 되며 ▲신을 맞아들이는 의식인 ‘영신례’ ▲신위에게 예물을 올리는 의식인 ‘전폐례’ ▲신위에게 첫 잔을 올리는 의식인 ‘초헌례’ ▲신위에게 둘째 잔을 올리는 의식인 ‘아헌례’ ▲신위에게 셋째 잔을 올리는 의식인 ‘종헌례’ ▲제주가 복을 받아 작을 올리는 의식인 ‘음복례’ ▲축문을 태우는 의식인 ‘망료례’의 순서로 진행된다. 서 구청장은 “왕이 친경을 하고 왕비가 친잠례를 하면서 신하와 백성 앞에 나서 솔선수범하던 정신과 몸가짐을 오늘날 이어받을 수 있는 소중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1982년 5월 19일 ‘기업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고의 날일 것 같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사장에 그를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31세. 현대그룹 후계구도에서 형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몽준씨가 가장 먼저 부친에게 인정받은 비결은 뭘까.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립 25주년 행사에서 그 배경을 자세하게 풀어놓았다.“어떻게 보면 파격적이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저서 ‘기업경영이념’을 읽어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젊은 경영진보다 확실히, 모든 것을 잘 분별해서 회사를 끌고 나갈 겁니다. 우리 아이들간에도 서열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가족회의를 열어 몽준 사장이 충분히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몽준씨가 미국 MIT 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경영서적 ‘기업경영이념’ 서문을 읽고 “정말 잘 썼다.”며 “사장 자리에 앉아도 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몽준씨는 훗날 가장 아끼는 그의 저서로 ‘기업경영이념’을 꼽으면서 “서문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곁들이기도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부친에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던 점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2002년 12월 18일 ‘정치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악의 날일지 모른다. 그는 이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공조 파기를 선언, 사실상 ‘백의종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정권의 공동 주인으로 향후 5년간 막강한 정치적 실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이 때가 ‘하늘의 뜻을 알수 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갓 지난 나이(51)였다. ●아버지에게 바가지 씌운 아들 정몽준(54). 현대가(家)의 여섯번째 아들.5선의 중진 의원.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산규모 재계 9위(지난해·공기업 제외)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지분 10.80%). 국내 재벌가에서 정 의원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도 드물다. 일각에서는 “잘난 집안에 태어나 순탄하게 성장한 대가”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정 의원은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산에서 3년 가량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장충초등학교와 중앙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그는 초·중학교 시절 놀기를 좋아하고, 장난이 심했다고 한다. 중학교 담임 선생이었던 임환씨는 “몽준이는 놀기를 좋아해 친구들과 수업을 빼먹고 야외로 놀러갔다가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면서 “전혀 부잣집 티를 내지 않았으며, 학교 도서관을 지을 때 시멘트 1만포대를 지원받은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가 고 정 명예회장임을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정 의원의 학생시절 별명은 ‘꺼벙이’다. 큰 키에 소탈하고, 겸손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부친한테는 다른 형제처럼 어려워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부친에게 ‘바가지’ 씌운 일화 한 토막.1970년대 초반 어느 날.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한잔 쏘겠다며 명동 생맥주 골목으로 모시고 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오랜만에 접하는 생음악과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에 흥에 겨워했다. 자리가 파할 무렵,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1차는 제가 샀으니,2차는 아버지가 사시라.”고 제안했다. 고 정 명예회장도 유쾌한 기분으로 흔쾌히 응했다.2차 행선지는 정 의원이 정한 강남의 한 술집. 그러나 2차가 끝나고 계산서를 받은 정 명예회장은 술값에 놀랐다. 먹은 것에 비해 족히 여섯배의 술값이 청구됐기 때문. 그렇다고 재벌 회장이 술값을 놓고 시비를 걸기도 뭐했지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종업원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아드님이 전에 드셨던 외상 술값까지 계산하라고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허허 이것 참….”고 정 명예회장은 아들에게 된통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의원은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대에 진학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울산으로 변형윤, 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초청해 크게 ‘한턱’을 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우리 몽준이가 혹시 사무착오로 합격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지도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고 한다. 현대 고위 관계자가 밝힌 허물없는 부자관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화는 이렇다.“한번은 고 정 명예회장이 아들들과 골프를 치는데 티샷을 하고는 먼저 그냥 걸어갔습니다. 다른 아들들은 머뭇거리다 채를 들고 뒤따라 가는데 유독 정 의원만 얼른 공을 놓고 티샷을 했죠. 그러자 고 정 명예회장이 ‘저놈∼.’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짓더라고요.” ●아내 자랑하는 ‘팔불출’ “나는 나의 아내가 고맙고, 때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친구들은 종종 내가 대통령 감이라기보다 내 아내가 ‘퍼스트 레이디’ 감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아내는 바쁜 나의 생활을 잘 이해해 주고, 조용히 내조를 하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 밖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정 의원이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밝힌 부인 김영명(49)씨에 대한 평이다. 정 의원은 1978년 여름 넷째 형수(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 부인)의 중매로 영명씨를 미국에서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의 첫 인상은 이랬다. 영명씨는 “우선 키(정몽준 182㎝·김영명 174㎝)가 커서 좋았어요. 제 키가 큰 편이라 어머니가 ‘너는 키 큰 신랑감이 없으면 시집도 못 갈거다.’고 곧잘 농담을 하곤 했어요. 첫 인상은 나이 차이가 다섯살이나 나서 그런지 듬직했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소탈한 것도 좋았고요.” 정 의원은 “약속 장소에 나갔는 데 키 큰 여자들이 쭉 지나가기에 미국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나에게 오더라고요.”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이들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 가량 연애끝에 잠시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영명씨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2남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부친의 외교관 활동 덕분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7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미술사를 공부했다. 웨슬리대학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전통의 명문 대학이다. 영명씨는 외교관인 부친을 닮아 사교성이 뛰어나다.‘88 서울올림픽’ 유치전에서는 고 정 명예회장을 현장에서 보좌했고,1992년 대선 때는 변중석 여사를 대신해 시아버지의 파트너 역할을 했다.‘200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행사장에서는 미소와 화술로 친분을 쌓기도 했다.‘미스 스마일월드컵’이라는 애칭은 이 때 얻었다. 이 때문인지 정 의원의 부인 자랑은 유별나다.‘김영명이 없으면 오늘의 정몽준도 없다.’는 우스갯말이 떠돌 정도다.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계속되는 자랑 하나.“아내는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한다. 유머를 곁들인 자연스러운 영어는 외국에서 처음 만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 곧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곤 한다. 그동안 4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아내는 아이들이 크자, 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의 ‘옛’것을 ‘올’바로 알자라는 의미를 가진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명씨가 밝힌 애처가 해프닝은 이렇다.“첫 아이를 가졌을 때였어요. 입덧이 심했던 제가 걱정스러웠던지 남편은 며느리들만 모인 자리에 와서는 제게 ‘밥 먹었니.’하고 묻는 거예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한마디 때문에 남편은 ‘애처가’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 꼬리표는 지금까지 따라 다닙니다.” 그도 신혼 초에 시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철부지 며느리 시절, 저는 식사 중에도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데 불쑥 끼어들어 참견을 하곤 했어요. 아버님이 어느 날 저에게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안하는 게 좋은 거다.’며 조용히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어요.” 자녀는 2남2녀. 장남인 기선(23)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올 초 아버지의 뒤를 이어 ROTC 장교로 임관했다. 장녀 남이(22)씨는 연세대를 휴학하고, 현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유니버시티에 유학 중이다. 차녀 선이(19)씨도 미국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막내 예선(9)군은 경기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영명씨는 늦둥이인 막내 임신과 관련해 병원에서 무안당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임신해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잖아요. 한번은 의사가 ‘아들이 없으세요. 왜 이렇게 애를 많이 낳으세요.’라고 물어 난감한 적이 있었어요.” 시중에는 예선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 의원은 최근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쳐 예선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정몽준 “내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은 11대 국회의원 선거 때였고,1984년 12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출마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가 나가면 여당 의원이 떨어진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 결국 나는 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생각은 내가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지켜온 가장 기본적인 정치철학이다.”정 의원이 밝힌 정치 입문의 배경이다. 정 의원은 1988년 울산 동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지금은 5선의 중진 의원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한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본 정치인 정 의원은 어떨까. 지난 대선기간 내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정 회장도 ‘피’는 어쩔 수 없었던지 그 속내를 내보인 적이 있었다.“몽준 의원은 우리 형제들 가운데 제일 똑똑하고 잘 생겼다. 미국 MIT 대학원도 졸업하고,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잘 치렀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발언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호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인 정 의원의 평판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일각에서는 직선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한다. 그를 보좌했던 비서관의 얘기다.“정 의원은 성격이 급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정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합리적이고 매너가 깨끗하다는 평이다.“정 의원은 서구식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직원들이 떠나는 차에 인사를 하면 ‘왜 차에다 대고 절을 하느냐. 하지 말라.’고 말린다. 또 비서를 시키지 않고 직접 자신이 동료 의원에게 전화를 한다.”며 다른 전직 비서관이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핵심 브레인 민계식(63)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가장 부지런한 CEO, 백발의 마라토너 CEO로 불린다. 아침 6시 출근, 새벽 2시 퇴근하는 일과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서를 퇴근시키고 저녁 6시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새벽까지 사업구상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열중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국내외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150편의 논문을 발표토록 했으며,48건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보유토록 했다. 우주항공학 및 조선공학(석사), 해양공학(박사) 등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전문지식은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R&D) 부문을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 부회장은 또 6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최고기록은 2시간 23분 48초. 비록 20대 초반 시절에 일궈낸 기록이지만 지금도 2시간대의 기록을 내고 있다.42.195㎞의 완주기록도 100회를 넘었다. 유관홍(60) 현대중공업 사장은 그룹내에서 경영 합리화의 귀재로 통한다.1999년 침체에 빠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부문의 사업본부장을 맡아 세계 각지를 직접 뛰는 영업활동을 전개,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 결과 만성적자였던 건설장비 부문을 2001년 국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1위의 건설장비 업체로 탈바꿈시켰고, 중국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는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이런 경영능력을 두고 지난해 6월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유 사장을 ‘기업회생 전문가’라고 평했다. 이연재(63)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은 1976년 현대중공업 간부로 입사한 이래 30년간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해외영업 부문에서 일해 왔다.1999년 부도 위기에 처했던 옛 한라중공업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시켰다. 단기간에 70여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중단된 사원 복지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 사원아파트와 스포츠문화센터 등을 조성했다.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던 회사를 2001년부터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최길선(59)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최 사장은 설계·생산·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선 현장에서 33년을 보낸 최고의 조선전문 경영인이다.‘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아래 내실을 강조한다. 최 사장은 올해 슬로건을 ‘창사 30주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선포하고, 선박 60척 생산체제 구축을 마련하는 등 제 2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현대중공업 탄생 일화 ‘옥스퍼드 박사가 낳은 현대중공업’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에 즐겨 썼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곳이 현대중공업의 설립 신화다.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고 정 명예회장의 ‘원맨쇼’였다. 고 정 명예회장은 1971년 조선소 차관 도입을 위해 영국 런던의 바클레이즈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듣도 보지도 못한 한국의 작은 회사가 언감생심 어딜 넘보는 것이냐.’는 바클레이즈 은행의 태도에 기가 질렸다.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가 기댄 곳은 당시 기술협조 계약을 맺은 영국의 A&P 애플도어 엔지니어링사. 그는 500원짜리 지폐로 애플도어사의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켰다.“이것은 한국 지폐입니다. 여기 그려진 것이 거북선이죠. 한국은 이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800년대이니 한국은 무려 300년이나 앞선 셈입니다.” 그는 롱바톰 회장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 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그러나 콧대 높은 영국 은행의 부총재를 설득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옥스퍼드 박사’ 일화는 여기서 나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임기응변으로 “어제 제가 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옥스퍼드대학에 갔더니 한번 들쳐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주더군요.”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유머’에 부총재는 껄껄 웃으며 “옥스퍼드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못 만들거요. 당신은 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 당신의 전공은 유머 같소. 우리 은행은 당신의 유머와 함께 이 사업계획서를 수출보증국으로 보내겠소.” 고 정 명예회장은 ‘거북선 지폐’와 ‘옥스퍼드 박사’로 바클레이즈 은행 벽을 넘었지만, 아직 영국 수출보증기구(ECGD) 총재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그러나 이것도 울산의 초라한 백사장 사진 한장 들고 그리스 선사인 ‘선 엔터프라이즈’사의 리바노스 회장을 설득, 선박을 수주 계약함으로써 무사히 통과했다. 이로써 세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하는 신화가 나오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과 리바노스 회장이 당시 맺은 인연은 지금도 대(代)를 이어 지속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MJ 처가의 ‘화려한 혼맥’ 정몽준 의원의 처가인 고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가계도를 보면 한국 상류사회의 ‘족보’를 엿볼 수 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둔 고 김 장관과 송두만(83) 여사는 자식교육 뿐 아니라 혼사까지 성공한 케이스. 자녀 모두 외교관 출신인 부친의 영향으로 영어와 일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 특히 장녀인 영애(60)씨와 차녀인 영숙(59)씨는 일본 최고의 여성 사립명문인 세이신대학을 졸업했다. 장남인 대영(57)씨는 미국의 암허스트대학을 졸업했으며, 차남인 민영(51)씨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자녀 가운데 재계 가문으로 시집간 이는 삼녀인 영자(55)씨와 막내인 영명(49)씨. 영자씨는 GS그룹의 허씨가인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형제로는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또 허창수(57)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허 회장의 부친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LG그룹 경영의 한 축을 맡았던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고 허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삼성물산의 창립멤버로 참여,LG 구씨가와 손잡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영명씨는 정몽준 의원과 1979년 결혼, 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이로써 고 김 장관의 집안은 국내 대재벌인 삼성과 현대,LG,GS가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차녀인 영숙씨는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64)씨와 결혼했다. 손씨는 30대 초반에 ‘손컨설팅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쌍용자동차, 맥슨전자에서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그는 현재 스카이웍스솔루션 코리아 고문이다. 장녀인 영애씨는 자수성가한 국제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로 미국 모건스탠리의 부사장이다. 남편인 최융호(62)씨는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제너럴 마리타임 사장이다. 장남인 대영씨는 부친인 고 김 전 장관의 아호(海吾)를 딴 해오실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차남인 민영씨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부인인 정다미(44)씨도 명지대 교수다. 김 전 장관의 집안은 또 언론계와도 각별하다. 손녀 사위들이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셋째 사위인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31)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준오(31)씨와 결혼했다. 둘째 사위인 손 고문의 차녀인 정희(31)씨는 1999년 헤럴드미디어 사장인 홍정욱(35)씨와 화촉을 밝혔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儒林(322)-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22)-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퇴계의 이 교훈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덕목이다. 가정은 평화와 화해를 실천하는 수도장이며, 따라서 가정에서 일어나는 분쟁의 고함소리도 울타리 밖에까지 들려서는 안 되는 것이며 또한 바깥세상의 추악한 욕망은 사립문 앞에서는 해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비무장지대의 경계점이 바로 사립문이었던 것이다. 예수도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고 말하였다. 예수의 말처럼 사립문 안으로까지 내일의 걱정을 끌어들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퇴계는 권씨 부인을 살아생전에는 손님처럼 공경하였을 뿐 아니라 죽은 후에도 정성을 다하였다. 명종 원년(1546년) 7월2일. 권씨 부인이 죽자 한양의 서소문집에서 죽은 부인을 두 아들을 시켜 분상(奔喪)하였을 뿐 아니라 계모를 대접하지 않던 당시의 풍속을 바르게 고쳐 친생모와 같이 적모복(嫡母服)을 입히는 한편 시묘도 시켰던 것이다. 남한강의 수로를 거슬러 단양까지 운구하고 퇴계가 단양군수를 끝내고 풍기로 가고 있는 바로 그 죽령에 빈소를 차려 영구가 되어 돌아오는 부인을 맞았다. 장례는 장차 자신이 죽어 묻힐 건지산 기슭의 앞산인 영지산(靈芝山)에 묘를 썼다. 지금도 산등성 하나 전체를 권씨 부인의 묘가 차지하고 있다. 퇴계가 좋아하던 철쭉이 해마다 봄이면 산 일대를 온통 뒤덮어 흡사 분홍치마를 두른 듯 붉은 꽃동산이 되는데, 퇴계는 산기슭에 여막을 지어 아들에게 시묘를 살게 하고, 자신은 건너편 바위 곁에 암자를 짓고 1년 넘게 권씨 부인의 무덤을 지켰던 것이다. 그뿐인가. 자신에게 불민한 딸을 맡겨준 장인 권질에게도 극심한 효성을 보였다. 적소에서 풀려난 후 장인 권질이 경치 좋고 한적한 냇가에 초당 하나를 짓고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는데, 퇴계는 해마다 정초에 세배를 드리고 회갑잔치까지 열어준다. 이때 권질이 초당의 이름을 사위에게 지어달라고 하자 퇴계는 사락정(四樂亭)이라고 지어주었으며, 권질은 이를 자신의 아호(雅號)로 삼았던 것이다. 아들이 없어 대가 끊긴 장인이 죽자 비문에 ‘큰 집에 뒤가 끊기므로 내가 이 돌에 적어 새기노니 영원토록 잘 전할지어다.’라고 손수 비문을 짓고 묘비를 세운다.16년의 긴 각고 끝에 수양과 극복으로 금슬 좋은 부부생활을 끝냄으로써 길사고풍(吉士孤風)의 인격을 지녔던 장인에게 자신의 소임을 무사히 끝마친 후 장인의 묘소를 찾아가 다음과 같은 시를 짓는다. “옛날 그땐 참사람을 몰라보고 까닭없이 저승으로 이분을 데려갔네. 고향에 돌아와서 묘사를 지낸 후 매화피는 모습을 보고 장인 생각하옵니다.” 이처럼 두 아내와 사별함으로써 불우한 결혼생활을 보냈던 퇴계. 비록 이함형에게 스스로 고백하였듯 한결같이 불행한 결혼생활이었으나 이를 참고 견디어 처가향념(妻家向念)을 완성한 이퇴계. 퇴계가 단양의 군수로 있을 때에는 바로 권씨 부인과 사별한 뒤 2년이 흐른 뒤였고, 그 적요한 공방(空房)에서 바로 명기 두향을 만났던 것이다. 그러므로 두향은 퇴계에게 있어 고독하고 적적한 인동(忍冬)의 긴 세월 끝에 맞은 설중매(雪中梅)였던 것이다.
  • [과학플러스]

    ●별의 축제 개최 한국천문연구원은 ‘과학의 달’을 맞아 초·중·고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초까지 전국 32개 천문기관에서 ‘별의 축제’를 개최한다. 우선 오는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내 천문연구원에서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관측, 전파천문대 견학, 천문관련 영화 관람 등의 각종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또 경북 영천 보현산천문대에서는 5월5∼8일 아마추어 천문캠프가 열린다. 서울과학전시관 등 14개 시·도 교육과학연구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등 17개 공·사립천문대에서도 천문관련 행사가 운영된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사설기관을 제외하면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별 자세한 행사 내용은 천문연구원 홈페이지(www.kasi.re.kr) 참조.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ROBHAZ)를 개발, 실용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강성철(38) 박사를 선정했다. 강 박사팀은 위험작업 로봇이 장애물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동형 더블 트랙 메커니즘’을 개발, 실용화에 성공한 공로가 높이 평가됐다. 롭해즈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열린 로봇대회에서 우승을 거뒀으며,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서 6개월간 정찰 및 폭발물 처리 임무를 마치고 최근 귀환하기도 했다.
  • 儒林(321)-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21)-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어느날 부부간에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에게 욕설과 고함을 지르고 그래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옆에 있던 구정물이 담긴 양동이를 들어 소크라테스에게 퍼붓자 졸지에 구정물을 뒤집어 쓴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천둥이 친 뒤에는 비가 오는 법이지.” 그러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아무튼 결혼을 하는 게 좋다. 양처를 만나면 행복해질 테고, 악처를 만나면 철학자가 될 테니까.” 물론 퇴계의 아내 권씨는 크산티페처럼 악처는 아니었다. 다만 정신이 흐리고 지혜롭지 못한 모자란 여인이었는데, 어쨌든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아내 권씨를 통하여 퇴계의 철학은 한결 심오해지고 완숙할 수 있었던 것일까. 실제로 권씨 부인의 일화는 한 가지 더 전해내려 오는 것이 있다. 한번은 퇴계가 상가에 조문을 가려다가 흰색 도포자락이 해진 것을 보고 아내에게 그것을 꿰매달라고 하자 권씨는 흰 도포에 빨간 헝겊을 대어 기워왔다고 한다. 퇴계가 그것을 그냥 입고 갔더니 사람들이 놀라며 ‘흰 도포는 반드시 빨간 헝겊으로 기워야 하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예악에 정통한 퇴계가 그런 옷을 입고 오자 그것이 예법에 맞는 것인지 확인하였던 것이다. 퇴계는 그냥 빙그레 웃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그 미소 뒤에 숨겨진 그의 속마음은 과연 어떠하였을까. 퇴계가 이처럼 권씨를 소중히 대하고 부족한 부인의 말을 일일이 들어주는 행동은 제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제자 중에 부인과 사이가 좋지 못한 사람이 있었는데, 문안인사를 왔다가 권씨 부인을 보고 ‘나는 학문이나 인격, 모든 면에서 선생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나 내 아내는 매무시나 음식솜씨, 손님을 대하는 모습 등이 월등하게 낫지 않은가. 그런데도 나는 아내를 십년이나 박대하여 아직 자식조차 없으니.’하고 반성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퇴계는 권씨 부인을 손님처럼 공경하고 손님처럼 섬겼다. 퇴계의 편지를 사립문 앞에서 읽은 이함형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집으로 들어간 뒤부터 아내를 손님처럼 대하게 되었으며, 가정이 화목하게 되어 부인은 퇴계가 죽자 너무 고마워서 친부모가 돌아가신 것처럼 3년 동안 상복을 입고 상례를 갖추었다고 한다. 그러하면 퇴계는 어째서 이함형에게 편지를 써서 주고는 ‘길가는 도중에서도 읽지 말고 집안에서도 읽지 말고 반드시 사립문 앞에서 읽으라.’고 엄명하였던 것일까. 그곳에는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무릇 바깥세상과 가정의 경계선이 바로 사립문 앞인 것이다. 이것은 감히 바깥세상의 거센 물결이 신성한 가정으로까지 침범할 수 없는 최후의 방어선인 것이다. 집안으로 들어설 때는 사람들은 반드시 말에서 내리고(下馬), 무장해제를 해야 한다. 말을 타고 그대로 집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없고, 칼을 찬 채 가정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권세와 위엄은 일단 사립문 앞에서는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가정의 붕괴와 해체는 많은 사람들이 욕망의 말과 증오의 칼을 그대로 찬 채 신성한 집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인 것이다. 바깥세상의 갈등은 사립문 앞에서는 과감하게 정리해 버려야 하는 것이다. 가정은 폭탄을 가득 싣고 자살공격을 단행하는 테러현장도 아니고, 술을 마시고 쾌락을 좇는 연회장도 아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은 수도장과 흡사하다. 퇴계는 가정을 외부의 세력이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성지(聖地)인 소도(蘇塗)로 보았던 것이다.
  • [日 역사 ‘날조’] 日왜곡교과서 남은 절차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초·중·고교용 교과서를 정부가 ‘학습지도요령’에 따라 사용 적합 여부만 판정해 주는 검정제도를 택하고 있다. 5일 문부성이 지난해 4월 출판사들이 제출한 검정신청본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1단계 검정과정은 완료됐다. 이제 채택이라는 2단계가 오는 8월까지 계속된다. 역사교과서는 1982년 역사교과서 파동을 계기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을 배려하라는 ‘근린제국조항’이 중시된다. 교과서 발행자들은 이달 중 교과서 목록과 교과서 견본을 문부성에 제출한다. 출판사들은 6∼7월 교과서 전시회를 열고, 교과서 채택의 결정권을 쥔 일선 교육위원회 등에 견본을 보낸다. 공립중학교의 교과서 채택은 전국 580여개 ‘교과서 채택지구’별로 이뤄진다. 사립·국립중학교는 학교장들에게 교과서 선택권이 있다. 고등학교는 교사가 선택권을 갖고 있다. 2003년 5월 현재 일본 중학교 수는 1만 1134개이고, 그 중에서 공립중학이 1만 358개교로 90% 이상이다. 따라서 향후 채택공방의 초점은 공립중학교에 맞춰진다. 공립중학교 교과서는 구·시·정·촌의 교육위가 선택하나 지역에 따라 몇 개 자치구가 교과서 채택지구로 묶여진 곳도 있다. 교육위나 학교장 등 채택 주체들은 교과서 판형과 내용, 디자인 등을 비교분석한 뒤 7월 말부터 8월31일 사이에 채택을 끝낸다. 채택 과정에서 교사·학부모단체 등이 자체 의견을 교육위에 제출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2001년엔 일본의 양심적 시민·교사단체의 활약으로 극우 성향의 역사교과서 채택률이 0.039%에 불과했다. 따라서 향후 전개될 일본의 학부모단체나 시민·교원단체들의 왜곡교과서 채택 반대와 추진 운동이 중요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taein@seoul.co.kr
  • 儒林(31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19)-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이함형의 자는 평숙(平叔), 호는 산천재(山天齋)로 전라도 순천사람이었다. 멀리 안동으로까지 와서 퇴계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수제자였다. 그러나 그는 부부간에 화합하지 못하여 고민하고 있었다.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가는 제자에게 퇴계는 편지 한 장을 써주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사람 평숙, 내가 집에 가서 읽으라고 편지 한 장을 썼네.” 스승으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받은 이함형은 두 손으로 이를 받으며 말하였다. “황공무지로소이다.” “그러나 한 가지 조건이 있네.” “그것이 무엇이나이까.” “집에 가는 길 도중에 이 편지를 읽지 말고 도착한 후 집에서도 읽지 말게.” “하오면.” 이함형은 당황하였다. 길가는 도중에서도 읽지 말고, 집에서도 읽지 말라면 언제 그 편지를 읽으란 말인가. 이함형의 난처한 표정을 본 퇴계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반드시 집에 도착하여 들어가기 직전인 집 사립문 앞에서 읽어 보기를 바라네.” 이함형은 스승과의 약속을 지켰다. 열흘가량 걸리는, 안동에서 순천까지 먼 길을 가는 동안 이함형은 스승이 쓴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였을 뿐 읽지 아니하였다. 집에 도착하였을 때 이함형은 사립문 앞에서 편지를 꺼내 비로소 읽기 시작하였다. 퇴계가 이함형에게 준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있은 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후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후에 예의가 있다.’하였으며, 자사(子思)는 말하기를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 시작되나 그 궁극적인 경지에서는 천지의 모든 원리와 직결된다.’고 하였다. 또 시(詩)에서 말하기를 ‘처자와 잘 화합하되 마치 거문고와 비파가 조화되듯 하라.’하였으며, 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부모란 자식이 화합하면 그저 따를 뿐이로다.’고 하셨으니, 부부의 윤리란 이처럼 중대한 것이니 어찌 마음이 서로 맞지 아니한다고 소박할 수 있겠는가. 대학에 말하기를 ‘그 근본이 어지러운 자로서 끝을 다스린 자가 없으며, 후하게 대접하여야 할 자리를 박하게 대하면서 박하게 대해도 좋은 곳에 후하게 대하는 법은 없느니라.’ 이에 맹자께서 거듭하여 또 말하기를 ‘후하게 대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을 박하게 대하는 사람은 어떠한 일에서나 박하게 대한다.’고 하였다. 슬프도다. 사람됨이 이미 각박하다면 어찌 부모를 섬길 것이며, 어찌 형제와 일가친척과 고을사람과 잘 지낼 것이며, 어찌 임금을 섬기고 남들을 부리는 근본적인 일을 할 수 있으리오.” 퇴계의 문집에는 이함형의 질문에 대답한 두 통의 서신과 귀향하는 이함형에게 준 사신(私信) 한 통이 실려 있는데, 그 편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들으니 그대가 부부간에 화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그러한 불행이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살펴 보건대 세상에는 이러한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그 가운데에는 부인의 성품이 악덕해서 고치기 어려운 경우와 모양이 못 나거나 지혜롭지 못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그 남편이 방탕하고 취미가 별달라서 그렇게 되는 등 여러 경우가 있는 것이나, 그러나 대체로 성품이 악덕해서 고치기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남편이 항상 반성하여 잘 대해줌으로써 부부의 도리를 잃지 아니하면 가정이 파괴되고 자신이 더 말할 수 없는 각박한 인간으로 전락되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는 법일세.”
  • 서울대는 이래도 되나

    서울대가 구조개혁을 게을리하다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교육부는 “서울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만큼 추가 지원은 없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고, 다른 대학들은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과 서울대 이기주의의 합작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로 끝나는 ‘두뇌한국21’(BK21) 사업과 관련, 정부와 협약한 ‘대학원 전용시설’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1999년부터 올해까지 집행되지 않은 195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최근 교육부에 요구했다. 서울대는 교육부가 난색을 보이자 1999년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교육부장관이었던 이해찬 국무총리측과 접촉하며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중간평가 나빠 지원 못하겠다” 서울대가 요구하고 있는 예산은 시설구축비다. 대학원 기숙사와 연구동 등을 신축하기 위해 배정된 예산으로 당시 사립대와 지방 국공립대로부터 ‘특혜시비’가 일기도 했다. BK21은 교육부가 세계 수준의 대학원 중심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겠다며 1999년 시작한 사업이다. 해마다 2000억원씩 올해까지 모두 1조 4000억원을 투입한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 연구단과 경쟁해 선정된 13개 연구단과 20개 핵심분야 연구팀이 해마다 400억원 수준을 지원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교육부와 협약을 맺어 BK21 사업 1년 예산의 4분의1에 해당하는 500억원씩을 해마다 시설구축비로 지원받기로 했다. 특정 대학과 협약까지 맺어 권리를 보호해준 이례적인 지원이었다. 교육부는 사업 첫 해인 1999년과 이듬해 협약대로 500억원씩 지원했다. 이후 지원 액수는 그러나 2001년 200억원,2002년 50억원,2003년 100억원,2004년 200억원으로 줄었다. 교육부 학술정책과 이윤철 사무관은 “예산이 줄어든 이유는 2002년 중간평가 결과 서울대가 교육부와 맺은 협약을 이행하지 않았고, 관할 관악구청으로부터 당초 계획한 건물의 인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와서 밀린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서울대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99년에 서울대와 교육부는 ▲학부 입학 정원축소 ▲다른 학부 출신에 대한 대학원 문호개방 ▲학사과정 모집단위 광역화 ▲교수평가제 도입 등 8가지를 약속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육부의 중간평가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대부분이 이행됐고, 건물도 관할구청에서 허가를 모두 받았다.”면서 “재정만 확보되면 신축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사업기간을 연장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 대학도 서울대 시설구축비는 “잘못” 이에 대해 BK21 사업에 참여했던 H대의 한 교수는 “세계 수준의 대학을 키운다는 취지는 옳지만 모든 면에서 서울대가 우선이라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면서 “대학별 특성을 무시한 채 쓰지도 못할 만큼의 인프라 지원을 서울대에만 집중한 것부터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Y대의 한 교수도 “시설구축비는 BK21 사업의 취지에 맞지도 않으며, 당시 이 돈을 서울대에 배정하는 이유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BK21 사업비는 당시 교육부와 기타 재단이 각 대학 연구팀에 지원하던 사업비를 끌어모아 만든 자금인데 서울대가 욕심만 부리고 쓰지도 못해 놓고는 이제 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천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회플러스] 사립대 납입금 인상률 5년만에 최저

    올해 사립대 납입금 인상률이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5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국·공립대, 전문대, 중·고교, 유치원의 납입금도 크게 오르지 않아 교육기관 전체의 납입금 인상률은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4일 통계청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되는 지난달 사립대 납입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로 올라 2000년 2월(0.7%) 이후 가장 덜 올랐다.3월 기준 사립대 납입금 인상률은 2000년 9.3%,2001년 5.9%,2002년 6.4%,2003년 7.2%,2004년 6.5% 등으로 5% 이상을 유지하다 올들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④-현대그룹

    “믿겨지지 않았다.” 2003년 8월 4일 새벽. 그룹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아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훗날 지인에게 “처음엔 얘 아빠(정몽헌 회장)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러나 남편의 죽음을 제대로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시숙(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에게서 그룹을 지켜야 했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스물한살에 현대가로 시집와 30년 가까이 살림만 했는데 세상에 나오는 것이, 그것도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가 평생을 일군 그룹을 덜컥 떠맡는 게 두렵지 않았을까. 지인의 얘기다.“나도 그 점이 궁금해 언젠가 한번 물어봤었다. 그랬더니 그 때는 (경영권 분쟁으로) 상황이 너무 다급해 두려워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에서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때가 2003년 10월 21일. 그로부터 1년여.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관리종목’의 악몽에서 벗어나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4279억원)을 올렸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주도하는 현대아산 역시 소폭이나마 첫 흑자(8억원)를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839억원), 현대증권(580억원 추정치), 현대택배(74억원), 현대경제연구원(3억원)도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거나 흑자를 지켰다. 그룹 경영을 맡은 지 불과 1년 만에 6개 계열사 모두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다.2010년까지 그룹 매출을 20조원(지난해 말 6조 6400억원)으로 끌어올려 재계 10위권(현재 19위)에 입성하겠다는 현 회장의 ‘2010 프로젝트’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그래서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운’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왕회장(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에 몸담아온 한 임원의 해석은 다르다. “운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다.(현 회장 취임후) 해운 경기가 살아나면서 그룹의 주축인 현대상선이 살아났으니까….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전에 비해 그룹의 방향이 매우 뚜렷해졌다. 현 회장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단호하다. 흔들리지 않는다. 배포와 결단력은 오히려 몽헌 회장(MH)을 능가한다는 게 임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와 관련해 또다른 임원의 말이 재미있다.“현 회장을 보고 있으면 사업가 유전자라는게 따로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업가 집안의 둘째딸 현 회장은 1955년 딸만 넷을 둔 사업가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다. 훗날 현대상선에 흡수된 당시 신한해운의 현영원(78) 회장이 아버지다. 일제때 ‘호남의 거부(巨富)’로 이름을 날렸던 현준호씨의 후손이다. 어머니는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주의 외동딸인 김문희(77) 현 용문학원 이사장이다. 김창성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친누나이기도 하다. 현 회장에게는 외삼촌들이다. 현대가의 며느리 가운데 손아래 동서 김영명(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부인·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딸)씨와 더불어 친정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현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에 올린 ‘나의 삶 현대의 길’에서 “기업가 집안의 엄격한 가정교육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대한 시각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어린 시절을 회고했다. 임원의 해석처럼 ‘유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현 회장의 자매들 이름이다. 언니가 일선씨, 여동생이 지선씨다. 현 회장의 시조카들과 이름이 똑같다.“정씨 집안과의 혼사는 숙명”이라는 우스갯말이 나올 만도 하다. 언니 일선씨는 수입 침장(沈臧) ‘쉐르단’으로 유명한 홈텍스타일코리아 유승지 회장과 결혼했다. 유 회장은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의 친동생이자 유유산업 창업주인 고 유특한씨의 아들. 현 유유산업 유승필 회장의 친동생이다. 동서지간인 유 회장과 생전의 MH는 나이가 같아 유난히 친했다고 한다.MH가 죽기 직전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도 유 회장이 함께 했었다. ●‘군인’ MH와의 첫 만남 대학(이화여대 사회학과) 4학년때인 1975년 1월 어느날. 현 회장은 아버지를 따라 울산의 현대중공업 선박 명명식에 갔다. 당시 아버지는 사업관계로 잘 알고 지내던 홍콩 행정 장관(C.Y. 퉁)이 방한하자 때마침 열린 선박 명명식에 ‘모시고’ 갔다. 애초 맏딸만 데려갈 생각이었지만 둘째딸의 성화에 딸 둘을 대동하고 나섰다. 몇달 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쪽에서 넌지시 연락이 왔다.“군대간 아들이 마침 휴가 나왔는데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선박 명명식에서 ‘참한 인상의 늘씬한 재원’을 처음 본 정 회장이 단박에 며느릿감으로 점지한 것이다. 이 때가 75년 5,6월께. 현 회장과 MH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언젠가 현 회장이 사석에서 털어놓았다는 MH의 첫인상이다.“요샛말로 필이 꽂히거나 그렇진 않았다. 군인이라 머리도 짧았고…그래도 듬직해 보였다.” 첫 데이트 장소는 ‘군인 커플’답게 서울 태릉사격장. 이듬해 7월 두사람은 결혼했다. ●“나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 현 회장은 결혼 후 첫딸을 낳고도 남편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라 페어리 디킨슨 대학원에서 인간개발론을 전공했다. 귀국해서 얘들 키우고 살림하는 동안에도 짬짬이 걸스카우트연맹(이사)·대한적십자사(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에서 ‘표 안나게’ 사회활동을 했지만 사업가로 나서게 되리라고는 그 자신 상상도 못했다. 현 회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임원의 얘기다.“그룹 경영을 맡은 지 1년여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확실한 것은 배포가 여간 아니라는 점이다. 경영 참여를 결심한 것도,8개월에 걸친 경영권 분쟁을 버텨낸 것도 이같은 배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겉으로 보면 전형적인 현대가의 조용한 며느리인데 어디에 그런 배포가 숨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내게 이런 속배짱이 있는 줄 몰랐다.’며 웃더라. 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경영권 분쟁때의)그 지독했던 마음 고생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의지력도 대단하다. 더러 확신이 서기까지 결단을 늦추는 경향이 있어 답답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 확신이 서면 무섭게 밀어붙인다. 번복하는 일도 없다.”결단을 내려놓고도 마음이 여려 ‘가신’들의 주장에 흔들리곤 했던 MH와는 대조되는 면모다. 현 회장의 단호함을 보여주는 일화 한가지. 지난해 8월 그룹 비전을 선포할 때의 일이다. 당시는 경영권 분쟁을 매듭짓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던 때라 사내외에 선언할 ‘비전’이 매우 중요했다. 현 회장은 ‘용기와 자부심의 현대’라고 직접 쓴 쪽지를 내밀었다. 임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살림만 하던 사람이 기업 경영과 직원 심리를 얼마나 알겠느냐.”는 냉소도 은근히 깔려 있었다. 그러나 현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용기와 ‘재계 1위 현대’에 대한 자부심이 절실한 때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선언문에는 이 문구가 그대로 들어갔다. 시간을 지체해 물건너갔다고 생각했던 가신그룹(김재수 당시 경영전략팀 사장 등)에 대한 인사도 그 해말 전격 단행해 임직원들을 다시한번 놀래켰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 숙부의 난 현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다른 사람도 아닌 시삼촌과 길고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2003년 8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본격화된 경영권 분쟁은 이듬해 3월 30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현 회장이 승리할 때까지 8개월 가까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집안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비즈니스가 얽혀있어 개입할 수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중립이 현 회장을 도왔다. 현 회장측은 분쟁의 단초가 된 금호생명 대출 200억원에 대한 정상영 회장의 보증과 관련,“정 명예회장은 조카(MH)에 대한 의리라고 주장하지만 처음부터 경영권을 뺏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고 주장한다. 한 측근은 MH가 정상영 명예회장을 인간적으로 따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왕자의 난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정상영 회장이 MH의 자금줄을 교묘하게 막았다.”면서 “이 때문에 MH가 ‘그룹을 위해 (내가) 이렇게 희생했는데 상영 삼촌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언젠가 몹시 화를 낸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KCC측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여전히 팔지 않고 있어 경영권 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경영수업 받는 큰딸…‘코디’ 둘째딸… 사격 좋아하는 외아들 시어머니(변중석)가 아이 잘 낳는 보약을 하루가 멀다하고 들이미는 바람에 얼떨결에 일찍 가졌다는 큰딸. 딸을 낳자 시댁보다 딸만 넷인 친정의 실망이 더 컸다고 한다. 그 딸이 지금은 현 회장의 든든한 친구이자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지이(28)씨다. 서울대 고고미술학과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나온 그는 외국계 광고회사에 다니다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지난해 1월 3일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올 1월 1일 대리로 승진했다. 회사 흐름을 가장 빨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재정부에 배치한 것을 보면, 제대로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현 회장의 의지가 읽혀진다. 경영권 분쟁때도 현 회장은 정상영 명예회장 등 시댁 어른들과의 대면 자리에 반드시 지이씨를 데리고 나갔다. 맏이답게 찬찬하고 침착해 현 회장에게는 큰 의지가 된다고 한다.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평이 매우 좋다. 지난해 10월 그룹 해체후 처음 가진 신입사원 수련회때는 다른 ‘신참’들과 똑같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장기자랑도 마다하지 않아 주위의 경계심을 녹였다.‘싼타페’를 직접 몰고 출퇴근한다. 아직 사귀는 사람은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터울이 크면 아들일 확률이 높다.”는 집안 어른들의 압력에 6년 7개월만에 가졌다는 둘째딸 영이(21)씨는 서울 상명여고 1학년때 혼자서 미국 유학을 떠났을 만큼 당차다. 보스턴에서 한시간 거리인 사립 고등학교 ‘쿠싱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현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부에 재학중이다. 언니와 달리 성격이 매우 활달하다. 방학을 맞아 귀국하면 엄마의 의상을 열심히 조언해준다. 막내 외아들인 영선(20)씨는 모 대학 경영학과를 다니다 지금은 휴학한 상태다. 군대를 먼저 다녀온 뒤 미국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아버지 장례식때 고3(경복고) 수험생이었는데도 어찌나 많은 친구들이 빈소로 몰려왔던지 조문객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아버지를 닮아 총쏘는 것을 좋아한다. ●옛 영광 재현 꿈꾸는 핵심 브레인들 경영전략팀이 그룹의 ‘싱크 탱크’다. 다른 그룹으로 치면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한다. 현 회장 사람들로 전부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최용묵(57) 사장을 사령탑으로 이기승(55) 전무-하명호(47) 상무로 수직 연결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사장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경영권 방어전략을 촘촘히 짜 현 회장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진적 개선파로, 조직 안정이 최우선 과제인 현 회장 체제에서는 적임이라는 평을 듣는다.76년 현대건설 평사원으로 입사,84년 현대엘리베이터 창립과 함께 관리부장을 맡으면서 조직관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금도 임직원들과 회사 앞마당에서 족구를 하고 삼겹살 소주 뒤풀이를 즐긴다. 이 전무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금융전문가의 보완을 절실하게 느낀 현 회장이 지난해 6월 외환은행에서 영입해온 이다.KS(경기고-서울대 법대) 출신답게 머리회전이 빠르면서도 친화력이 뛰어나 핵심인맥의 자리를 굳혔다. 미국 디킨스대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하 상무도 재무 전문가다. 현대석유화학에서 지난해 말 그룹 심장부로 옮겨왔다. 그룹의 정신적 뿌리인 대북사업은 ‘서울대 트리오’가 이끌고 있다.“대북사업에 인생을 걸었다.”는 김윤규(61) 현대아산 부회장이 단연 첫 손에 꼽힌다. 왕 회장때부터 ‘소떼 방북’ 등을 성사시키며 현대와 동고동락해 온 김 부회장은 MH가 그 앞으로 남긴 별도 유서를 통해 “자주 윙크하는 버릇 고치라.”고 농담을 던졌을 만큼 2대에 걸쳐 각별한 신임을 얻었다. 얼마전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북 라인 접촉 등 대외 업무에만 힘을 쏟고 있다. 대내 업무를 떼준 것은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려는 배려이자 ‘거리 두기’라는 해석도 있다. 대내 업무는 윤만준(60) 현대아산 사장의 몫이다. 고문으로 물러나 있다가 김 부회장의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탁된 그는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초창기부터 관여해 실무에 밝다. 서울법대를 나와 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MH와 함께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일궜다. 김 부회장의 서울대 공대 직속 후배인 심재원(58) 현대아산 부사장은 개성공단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업무처리가 치밀하다. 그룹의 ‘캐시 카우’(돈버는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노정익(52)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던 2002년 9월 사장에 취임해 1000원대이던 주가를 2만원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운반선 매각 등 뚝심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때 들어온 1조원대의 현금이 없었다면 뒤이어 터진 대북송금·분식회계 등의 악재를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얘기다. 취임하자마자 승선 체험을 자청, 선원들과 거센 파도와 싸우며 하나가 된 덕분에 ‘캡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안홍환(55·부사장) 지원본부장, 회사 매출의 70%를 책임지고 있는 이재현(54·전무) 컨테이너본부장, 일반화물 영업을 이끄는 이동렬(56·전무) 벌크선영업본부장, 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선장으로도 근무한 ‘마도로스’ 신용호(56·전무) 해사본부장 등도 상선의 중추 세력이다. 2003년 6월 부국증권에서 스카우트돼 온 김지완(59) 현대증권 사장은 ‘현투(현대투자신탁증권) 책임분담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지어 그룹의 고민을 덜어주었다.‘숙부의 난’때는 오랜 증권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어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자주 오르기도 한다. 김 사장을 떠받치고 있는 노치용(53·전무) 도매영업본부장은 그룹 홍보도 겸하고 있어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며 ‘셔틀 업무’를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때 설득력있는 논리로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숙부의 난 당시 격전지(경영전략팀) 한복판에 있었던 현기춘(51) 현 현대엘리베이터 전무도 눈에 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또다른 한 축인 한승준(51) 전무와는 춘천고 같은반 친구이다. 기획·관리 전문가로 ‘선 굵은 CEO’로 불리는 김병훈(55) 현대택배 사장, 경제연구원 최초로 수익모델 창출에 도전한 재무관료 출신의 김중웅(64) 현대경제연구원 회장,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주현(53) 현대경제연구원장 등도 그룹의 핵심 브레인들이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있다.“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약이 됐다. 몽헌 회장의 죽음으로 흔들리던 임직원들이 경영권이 위협받자 현 회장을 중심으로 차돌처럼 뭉쳤다. 이번 기회에 전열을 확실하게 정비해 그룹의 모태로서 옛 현대의 영광을 반드시 재현하겠다.” hyun@seoul.co.kr ■ ‘비운의 황태자’ 정몽헌 현대가 사정을 소상히 알고 있는 한 현대맨은 “90년대 들어 언론에서 빅3(MK,MH, MJ) 운운했지만 그 때는 이미 왕회장이 MH를 후계자로 형제들에게 선언한 뒤였다.”면서 “좀체 칭찬을 하지 않는 왕회장이었지만 MH에 대해서는 심지가 깊은 아이라며 믿음을 내보였다.”고 전했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나와 미국 페어리 디킨슨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MH는 귀국후 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세워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다. 급기야 2000년에는 그룹 단독 회장에 취임했다. ‘왕자의 난’의 상처를 털고 MH시대를 여는 듯했다. 하지만 2003년 8월 4일 계동사옥 12층 집무실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유서를 통해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만 했을 따름이다. 대북송금 특검 등에 따른 중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 측근은 당시 “극심한 중압감 때문이었다면 가족들이 낌새를 알아챘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일축했었다. 투신하기 직전, 가족과 식사한 것을 두고 미리 자살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이 역시 MH가 일요일에는 가족들과의 외식을 즐겼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MH는 바깥일을 집에 와 자상하게 털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가급적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등 가정적인 편이었다. 한 측근의 얘기다.“(대북송금·비자금 수사 등이 진행되자) 나 혼자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다. 그때는 혼자 감옥가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살을 염두에 뒀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투신하기 두달 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오자 부인(현 회장)에게 매일 순두부를 끓이라고 했던 점으로 미뤄보아 투신 결심은 순간적으로 이뤄졌던 것 같다.” 소탈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머리도 좋아 따르는 이가 많았던 MH. 그는 그러나 끝내 아버지의 꿈(대북사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삶을 접었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5살때였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며느리들 현대가의 며느리들은 4월을 ‘제사의 달’이라고 부른다. 시아버지(정주영 회장)가 생전에 워낙 제사를 중시한 데다 온갖 제사가 몰려있어 4월에는 아예 청운동 시댁 부엌에서 살다시피 했다. 시아버지의 독특한 ‘밥상머리 교육’ 때문에 새벽마다 시댁으로 가 아침식사도 직접 준비해야 했다. 한 며느리는 “새벽 3시반에 갔다는 항간의 얘기는 다소 과장이고 이를 때는 4시반, 보통때는 5시나 5시반쯤 갔다. 시아버님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새벽마다 수행원들 몫까지 김밥을 엄청나게 쌌던 기억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언젠가 한번은 아들들이 꾀가 나 아침식사 회동에 몇번 빠졌다. 대로한 왕회장이 “모두 들어와 살라.”고 불호령을 내려 1년간 청운동 시댁 주변에 모두 모여산 적도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던 왕회장이지만 말년에는 겸상 식사도 허용했다고 한다. 맏며느리 이양자씨는 수도여대를 나와 한때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이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면서 실질적 맏며느리 역할을 해온 둘째며느리 이정화(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부인)씨는 당시 명문으로 꼽히던 숙명여고를 나왔다. 빼어난 미모로 유명했던 넷째며느리 이행자씨는 한양대 출신으로 세간에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숙명여대를 졸업했다. 유난히 여대 출신이 많은 데는 이유가 있다.“여자는 여대를 가야 한다.”는 왕회장의 보수성 때문이었다. 이화여대에 수석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손녀 유희씨(고 몽필씨 딸)도 원래는 연세대 원서를 다 써놓은 상태에서 할아버지에게 ‘보고’했다가 된통 혼이 난 뒤 여대로 틀었다고 한다. 며느리든 딸이든 해외유학까지 다녀오고도 회사 경영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도 유교적 가풍 탓이다. 왕회장은 “살림에만 신경쓰라.”며 며느리들에게 골프도 치지 못하게 했다. 현정은 회장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골프장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훨씬 흐르고서야 뒤늦게 골프를 배웠지만 영 재미가 붙지 않아 골프장에 딱 세번 나가본 뒤 관뒀다고. 오는 10월 ‘금강산 골프장’ 개관에 맞춰 상징 티샷을 날리라는 임원들의 압력이 많아 여간 고민이 아니라고 한다. 한때 기체조를 배웠으며 ‘걷기’ 가 취미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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