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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얘들아, 대학가자] Q : 수시 논술 상향 지원했는데

    Q 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에 재학하는 남학생을 둔 학부모입니다. 특수목적고보다는 덜하겠지만 내신이 좋지 않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전 교과 3.2등급이고, 주요 교과만 보면 3.02등급입니다. 그래서 수시는 9월에 접수하는 논술전형 대학 위주로 6개를 모두 썼습니다. 논술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 있어 논술전형도 모두 높여서 지원했네요.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지 막막합니다. A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만큼이나 학부모들도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것이 자녀보다는 덜하겠죠. 우선 자녀의 성적을 보면 학생부는 주요교과 3.02등급이고 수능모의평가(모평) 성적은 국영수사 단순합산 백분위로 86.25%입니다. 사탐을 빼면 91.3% 정도고요. 부모님말씀처럼 내신성적에 비해 모평성적이 조금 좋은 편입니다. 우려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것처럼 수시는 내가 정시에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조금 높여 지원하라는 것 때문인지 수시에서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의 논술전형에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인지 학생은 논술로 앞서 설명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논술준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자녀분이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수능이라는 것을 인지시키셔야 합니다. 현재 수시에 지원한 대학들의 경우 학생의 내신이나 모평 기준으로 상당히 상향지원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고려했을 때 우선 선발은 만족하기 어렵고 일반 선발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수시 논술전형 준비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현 상황에서 수능 전까지 논술은 주말을 이용해 주당 1회 정도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논술로도 합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손을 놓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 수능 준비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듯합니다. 현재 자녀의 모평 성적을 분석해 보면 다른 영역에 비해 사회탐구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탐구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문화와 동아시아사의 교과서 개념과 원리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연표 등과 시기별 주요사건 등은 암기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동일한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EBS와 연계된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수능 공부를 할 때에는 우선 영역별로 취약단원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합니다. 이때 새로운 교재를 통한 학습보다는 기존 교재를 통해 마무리 정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자주 틀리는 문제 위주의 학습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학생은 문과 학생이지만 국어영역의 성적이 타 영역에 비해 좋지 않습니다. 실제 수능에서는 국어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특히 비문학이 약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EBS교재에 나온 비문학 제재 위주로 글을 읽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수학의 경우 기본적인 계산문제는 실수가 없도록 하고 고난이도 문제 위주의 학습이 돼야 합니다. 모평을 보니 몰라서 틀리는 문제보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는 다른 친구들과 유사하게 빈칸추론을 어려워하니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의외로 듣기점수도 좋지 않기 때문에 수능 당일까지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여 꾸준히 듣기문제도 준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에 정시에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순백분위로 94% 정도가 돼야 희망하는 모집단위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았듯 현재 국어·수학·영어·탐구 성적을 보면 86%, 국어·수학·영어는 91%이기 때문에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의 최저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수능 성적을 올려야겠죠. 논술은 수능 이후 짧은 시간에집중적으로 준비한다고 해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 수석연구원
  • [사설] 상아탑 무너뜨리는 대학의 이중 성적표

    전국 대학 10곳 가운데 3곳이 졸업생의 성적증명서를 내부 열람용과 외부 제출용으로 나눠 이중으로 발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학칙이나 내부 규정으로 정한 곳도 많았다. 또한 F학점을 뺀 성적증명서를 따로 발급한 대학도 여럿 있었고, 학생이 재수강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이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성적을 세탁한 이른바 ‘취업용 성적증명서’다. 상아탑이란 말이 부끄러운 우리 대학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여간 개탄스럽지 않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그제 밝힌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적 자료를 제출한 236개 대학(일반대 160곳, 전문대 76곳) 가운데 70개 대학은 내부용과 외부용으로 성적증명서를 이중으로 발급했다. 51개 대학은 F학점을 삭제한 성적증명서를 만들었다. 외부용 성적증명서는 내부용과 달리 취업 등에 불리한 F학점과 재수강 등은 기록되지 않는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학이 104곳에 이르러 이를 포함하면 편법 성적표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서울의 유명 사립대들조차 이같은 행위를 버젓이 해와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요즘 대학가에서는 성적을 높이는 ‘학점 세탁’이 일반화돼 있다고 한다. 대학의 취업률은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학자금 대출 등에 주요 지표로 반영된다. 수험생이 대학을 선택할 때도 취업률은 당연한 고려 사항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고교 졸업생이 대학의 입학 정원보다 적어져 대학으로선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생존과 직결된다. 여건이 이렇다 보니 대학의 취업률 부풀리기가 만연한 지 오래이고, 이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고 한다. 대학 졸업생의 90%가 B학점 이상이라는 웃지 못할 조사도 있다. 우리는 그동안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지표를 조작하는 대학의 불·편법을 익히 보아 왔다. 대학이 교육의 본질적인 지향점을 잊고 불공정의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은 학점 포기, 재수강 등을 성적표에 표기하는 등 성적증명서를 제대로 관리할 보다 건실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가가 공정성을 잃고 취업을 위해 공·사문서 위조나 다름없는 편법을 자행해서야 되겠는가.
  • 우울하고 독한 캔디 “이게 현실적이야”

    우울하고 독한 캔디 “이게 현실적이야”

    드라마 속 가난한 여주인공에게 마냥 해맑고 당차기를 바라는 건 이제 비현실적인 일일까. 드라마의 ‘캔디’ 캐릭터가 변하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긍정하기보다 증오하고, 재벌과의 로맨스에 빠지지만 결코 끌려가지는 않는다. 일과 사랑을 주도적으로 쟁취하거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변종 캔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첫 전파를 탄 SBS 수목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에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캔디 캐릭터가 나온다. ‘상속자들’은 재벌 2세들이 다니는 사립 고교에 서민 여주인공이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로맨스라는 점에서 ‘제2의 꽃보다 남자’로 불렸다. 박신혜가 맡은 차은상은 ‘가난 상속자’이자 재벌 2세인 김탄(이민호)과 아찔한 로맨스를 펼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구혜선)와 비교돼 왔다. 하지만 1, 2회를 통해 드러난 은상의 모습에서 금잔디와 같이 긍정적이고 밝은 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어 장애가 있는 어머니는 재벌가의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고, 은상은 고교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3개씩이나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은상에게 가난은 지긋지긋한 운명이다. 미국에서 멋진 남자와 결혼할 줄 알았던 언니가 사실은 초라하게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욕까지 섞어 가며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은상을 괴롭히는 건 절대적 빈곤이라기보다 상대적 빈곤이다. 은상의 어머니가 일하는 재벌집에서 남은 반찬을 가져와 밥상 위에 펼치자 은상은 “내가 음식물 쓰레기통이야?”라며 화를 냈다. 또 어머니가 재벌집 사모님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수첩을 펼쳐들고는 서럽게 울었다. 수첩에는 ‘죄송합니다 사모님’, ‘영어는 제가 잘 몰라서…빨리 외울게요 사모님’ 등 재벌과 자신의 간극을 실감케 하는 문구가 빼곡했다.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캔디는 온데간데없고 설움과 피해의식으로 눈물 마를 날 없는 소녀가 남았다. 최근 열린 ‘상속자들’의 제작 발표회에서 박신혜는 “캐릭터 자체는 가난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면서 “그동안의 캔디 캐릭터는 도움을 받으면 고마워하는 설정이 많았는데 이번엔 도움을 뿌리치고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캐릭터”라며 기존 캔디 캐릭터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한동안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던 캔디들은 언제부턴가 특유의 당돌함과 엉뚱함이 지나치게 강조돼 ‘민폐’ 캐릭터로 변해 갔다. 그런 가운데 가난한 여주인공들은 보다 현실적인 면모를 갖춰 갔다. 억울하고 속상할 땐 주먹을 먼저 날리고(‘보스를 지켜라’), 스스로 속물이 되기로 다짐하면서 거짓으로 재벌에게 접근하기도(‘청담동 앨리스’)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취업도 어렵고 취업을 한 후에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속상한 일에는 울분을 토하는 캐릭터가 여성들의 공감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립 신규교원 85% 기간제 불법 임용

    전국의 사립 초·중·고교가 올해 결원보충 사유로 임용한 신규교원 가운데 84.8%를 정규교원이 아닌 기간제 교원으로 불법 임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최근 5년 동안 사학에서 퇴임한 정규교원은 1만 1883명이지만, 정규교원으로 신규 채용된 인원은 8255명으로 3628명이 모자랐다. 정규교원 감소는 교권 추락과 교육의 질 악화로 이어지지만, 정부가 사학의 불법행위를 방조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13일 교육부 자료를 공개하며 “사학들이 결원보충 사유로 임용한 전체 교원 대비 기간제 교원은 2008학년도 6407명 중 4951명(77.3%)에서 2013학년도 8314명 중 7054명(84.8%)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해도 학급 당 학생 수 지표의 국제비교를 봤을 때 정규교원이 아직 더 필요한 수준”이라면서 “관할 교육청들이 정규교원이 퇴직한 자리를 불법 기간제 임용교원으로 채우는 관행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학이 결원보충 사유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게 불법인 이유는 사립학교법에서 퇴임, 명예퇴임, 의원면직, 전보·파견 등으로 교원 결원이 생겼을 때 정규교원을 임용하는 게 원칙이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기간제 교원을 임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관련 법에는 ▲기존 교원이 휴직하거나 ▲교원이 파견·연수·정직·직위해제·휴가 등으로 한 달 이상 교직을 비우거나 ▲파면·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이 교원소청심사 과정 중이어서 후임자 보충 발령을 받지 못하거나 ▲특정한 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사립학교가 기간제 교원을 임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도별로 전북과 세종 교육청 소속 사립학교에선 올해 기간제 교원 불법임용 비율이 100%로 집계됐다. 전북에서는 공립학교와 공동으로 교원임용 시험을 볼 것을 요구한 도교육청 지침에 반발해 도내 사립학교 96곳이 신규 정규교원을 일절 임용하지 않았다. 세종시엔 사립학교가 1곳뿐이어서 통계적인 착시 현상이 생겼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학 개방이사들이 수상하다

    사립대 재단의 전횡을 막기 위해 교수 등 학교 구성원을 참여시켜 구성하는 심의기구인 대학평의원회(평의원회)의 위상과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인해 평의원회 구성이 의무화됐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유력 사립대 4곳이 평의원회 구성을 미뤄왔다. 그나마 지난 8월 교육부가 평의원회 구성을 독촉하자 이대가 지난달 16일 평의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7일 평의원회 추천을 받아 개방이사를 위촉했지만, 모두 재단 측 인사 일색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이대는 안병영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자랑스러운 이화인’에 선정됐던 모 대기업 회장을 개방이사에 선임하고 교육부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기업으로 치면 사외이사 역할을 담당할 개방이사는 이사회에 소속돼 재단 업무를 외부적인 시각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하지만 이대 교수협의회는 개방이사 선임에 대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평의원회를 구성할 때 이미 4명 중 3명이 단과대 학장으로 선임되는 등 재단 측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고, 이 평의원회가 개방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길자 이대 교수협회장은 “이달 중 법원 판결에서 교수협의회가 승소하면 적법하지 못한 평의원회가 추천한 개방이사 선임을 무효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대 측은 이에 대해 “평의원회 교수위원은 교수들이 추천한 19명 중에서 선발해 문제가 없으며, 개방이사 역시 적법하게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사립대 재단이나 이사회가 평의원회 구성과 개방이사 선임에 개입하는 일이 문제가 되자 “개방이사가 이사회의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4년제 대학 법인 132개 중 절반 정도인 66개 법인에서 재단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를 개방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체 개방이사 348명 중 88명으로, 4명 중 1명꼴이다. 전문대학은 97개 법인 중 33개교로, 개방이사 200명 중 45명이 법인과 이해관계로 얽혀 있다. 정 의원은 “현직 이사장이나 총장이 개방이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고, 설립자 또는 이사장 친·인척, 대학과 관계있는 대기업 인사 등이 개방이사로 선임된 경우도 상당수였다”면서 “2007년 재·개정된 사학법에선 평의원과 함께 법인 이사회도 개방이사 추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줘 개방이사의 거수기 전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커버스토리] 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정책으로 본 노년층 우대의 ‘허와 실’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 공약만 넘쳐난다. 결국 재원은 젊은 층 주머니에서 나가는 것 아닌가.”(서울지역 사립대 재학 중인 20대 A씨) “청년층을 위한 공약도 많다. 노인복지 정책은 젊은 사람들이 언젠가 누릴 혜택이다.”(퇴직 후 커피숍을 운영 중인 60대 B씨)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거 공약이나 정부 정책을 둘러싼 세대 간 입장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세대를 막론하고 삶은 퍽퍽해지는데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나랏돈은 정해져 있으니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복지 정책과 정년 연장 등의 고용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그야말로 첨예하다. 세대 갈등이 사회 분열의 새 뇌관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정부 정책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큰 쪽은 청년층이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에 진입한 이후 노인 우대정책이 점점 노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붙은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중·장년 세대와 고령층의 마음을 뺏기 위한 공약을 여럿 앞세웠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 지급 ▲공공 노인 일자리의 참여수당을 현재(20만원)의 2배로 단계적 인상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진료비 전액 국가 부담 ▲노인 어금니 임플란트 비용의 건강보험 적용 등을 내세웠다. 문재인 통합민주당(현 민주당) 후보도 ▲기초 노령연금 2배 인상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권자를 2017년까지 전체 노인의 10%까지 확대 ▲노인 치매병원 확충 ▲노인 틀니(임플란트 포함) 지원 대상을 현행 75세 이상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 등을 내놓았다. 노인복지 공약은 많은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 일자리 창출 중심인 청년 공약보다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광재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두 후보의 공약별 예산을 분석해 보니 박 후보는 어르신 지원과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에 많은 재원을 편성했고, 문 후보는 서민과 중산층, 차상위계층 공약에 예산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실버 세대’와 ‘여성’을 핵심 공략층으로 삼았는데 이 전략이 성공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박 후보는 ‘5060세대’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대 대선 당시 50대 투표율은 82.0%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80.9%로 뒤따랐다. 기표소에 들어선 50대 가운데 62.5%(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기준), 60대 이상 가운데 72.3%가 박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반면 문 후보는 50~60세 이상을 뺀 모든 연령층에서 박 후보보다 많은 표를 얻었지만 5060세대의 응집력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어르신들이 이 가난한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드는 데 고생을 많이 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사회적으로 보답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18대 대선의 학습 효과로 향후 공직 선거에서는 5060세대를 향한 정치권의 구애가 한층 뜨거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정책 공약은 기본적으로 모든 계급과 계층을 겨냥해 마련하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아무래도 50대 이상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출 듯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이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에서 ‘실버 파워’는 갈수록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50세 이상 유권자 수는 1997년 27%에서 2010년 38%로 치솟았고 2020년 46%, 2030년에는 53%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처럼 국내에 거대한 노인 이권단체가 등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AARP는 전직 대통령 등 300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고 100명이 넘는 로비스트를 고용해 행정부와 의회 등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저소득 노인에게 무료 의료혜택을 주는 ‘메디 케어제’(노인의료보험)가 AARP의 압박으로 탄생한 대표적 제도다. 정치권은 “세대 갈등의 양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까닭에 정책 마련 때 고민이 깊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에는 부모 세대가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녀를 짓누르려 하면 자식 세대가 반항하는 구도로 갈등한 반면, 지금은 일자리와 복지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를 놓고 이권 다툼 양상으로 다툰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은 “요즘 세대 갈등은 기회와 자원을 둘러싼 싸움”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과거보다 커져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서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책이나 공약을 특정 세대만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컨대 반값 등록금은 20대를 위한 정책도 아니고, 기초연금은 노인만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면서 “등록금 인하는 부모인 5060세대에게 좋고, 기초연금제도는 언젠가 노인이 될 젊은 세대에게도 득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노년층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오해하지만 노인을 필요로 하는 직종과 청년을 원하는 직종은 크게 겹치지 않는다”면서 “정당이나 정부는 연금, 일자리 정책 등 특정 세대에만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책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홍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용술 ‘청년연합 36.5’ 대표는 “노년층 공약 때문에 청년층이 소외받는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청년을 위한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출범해 기대했지만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김민석기자 shiho@seoul.co.kr
  •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옛날이 좋았지. 내가 입사했을 땐 말이야,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만 마셨어. 그래도 우리 때에는 낭만이란 게 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참….”회사원 우모(27·여)씨는 관리자급 회사 상사들이 그들의 화려했던 ‘옛이야기’를 하면 빈정이 상한다고 했다. 우씨는 11일 “그 분들 나름대로의 고충이란 게 있겠지만 솔직히 비슷한 ‘스펙’으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었던 세대”라면서 “지금은 피 터지는 경쟁에 살아 남더라도 ‘나만의 공간’(집) 조차 마련하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030 세대’는 ‘5060 세대’가 만들어놓은 황금기에서 스스로를 ‘밀려난 세대’라고 말한다. 2030 세대가 바로 설 자리가 없다는 자괴감에서 나온 얘기다. 희망을 잃은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5년차 ‘임고생’(교원임용 고사 준비생) 차모(26·여)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이른바 ‘전교’에서 놀았다. 반 1등은 고정이고, 전교에서 3등 안에 들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도 충분했지만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기에 물가와 학비가 비싼 서울보다 고향 근처에 있는 지방 국립대를 택했다. 그는 내신점수 상위 1%로 수시에 합격한 ‘지방 인재’였다. 차씨는 “입학 때부터 임용 시험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나만 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씨가 졸업하던 해 임용 고사의 전공과목 지역모집 인원은 10명으로 뚝 떨어졌다. 졸업 동기만 33명이었고, 이미 재수·삼수 선배까지 있어 경쟁률이 30대 1을 웃돌았다. 차씨는 “처음 3년은 임고에만 올인했다”면서 “이제는 졸업한 지도 오래돼 다른 걸 해볼 엄두조차 못 낸다”며 말끝을 흐렸다. 차씨는 현재 지역 사립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는 “공부만 하다가 사람도 만나고 돈도 버니까 즐겁다”면서도 “운이 좋으면 기간을 연장해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생님처럼 무기계약직 신세가 될까봐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교직원 구성원을 보면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정규직, 젊은 선생님은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꼴”이라면서 “처음에는 나이가 많고 때때로 무능력한 정규직 선생님들을 보면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났었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이모(31)씨는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뤘다. “서울 잠실에서 신혼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예비 장모님의 한마디가 컸다. 이씨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직장에서 받는 연봉으로는 한 푼도 안 쓰고 십년을 모아도 서울에 그럴듯한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면서 “집 문제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의 연봉은 3500만원. 대기업 3년차 사원인 이씨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으고 있지만 “(부모님 집에서) 독립은커녕 돈도 없는데 집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결혼을 앞둔 또래 친구들도 “작은 결혼식이 유행이라지만 부모 도움 없이 서울에서 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씨는 대학 입시와 취업에 이어 결혼도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첫 수능을 망쳤고, 재수 끝에 서울의 4년제 대학에 턱걸이로 입학했다. 입학 후에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정을 다했지만 이씨는 졸업 후 2년간 취업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전셋값 상승으로 경제적 자립은 물론 신혼집 장만도 쉽지 않다”면서 “1980년대 초만해도 방 한 칸 월세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는 부모님 세대가 많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에게 누가 시집을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여)씨는 중소회사의 계약직 사원이다. 연봉은 대략 2400만원 . 이씨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지만 각종 세금과 식대, 차비를 빼면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빠듯하다고 했다. 때문에 이씨의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한다. 이씨는 가끔 멀쩡한 대학에 스펙도 나쁘지 않은 자신이 왜 ‘낙오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씨의 토익점수는 920점. 그는 계약직이지만 번역 업무부터 회사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삶인데도 윗사람들로부터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철밥통을 꿰차고 앉아 왜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요즘도 토익 시험을 보고 있다. 그는 “그 분들은 왜 우리가 자격증에, 토익 점수에 목을 매는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모(26)씨는 지난해까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가 올해 로스쿨로 진로를 틀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사실상 취직문이 거의 닫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서다. 현재 집에서 독립해 자취를 하는 윤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윤씨는 “같은 도시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지만 서로 스트레스를 줄까봐 잘 가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고 달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씨는 “부모님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때가 제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윤씨도 1학년 때부터 학점과 취업에 필요한 각종 스펙을 착실히 준비하고 과대표 등 대학 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이런 상황이 세대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잠만 자자”며 모텔서 후배 성폭행…서울대 졸업생 1심 뒤집고 2심 유죄

    술 취한 여대생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서울대 졸업생에게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만난 10살 연하 여대생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 사립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A씨는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원하던 대학생 B씨가 스누라이프에 ‘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것을 계기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A씨는 2011년 11월 B씨와 만나 오전 2시까지 술을 마신 뒤 “손도 잡지 않을 테니 잠만 자고 첫차를 타자”며 근처 모텔에 억지로 데려갔다. 이어 반항하는 B씨를 힘으로 제압하고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A씨가 샤워하러 간 사이 그의 신분을 확보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가지고 도망쳤고 A씨는 B씨를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 B씨는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A씨를 고소했다. 1심은 A씨가 성관계를 시도할 것이라고 B씨가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모텔까지 간 점,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B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두 사람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B씨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음에도 A씨는 항소심까지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해 죄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성폭행 혐의 서울대 졸업생, 1심 무죄 뒤집고 2심서 실형

    성폭행 혐의 서울대 졸업생, 1심 무죄 뒤집고 2심서 실형

    술 취한 여대생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서울대 졸업생에게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를 통해 만난 10살 연하 여대생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한 뒤 그를 법정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대 학부를 졸업하고 한 사립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A씨는 치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원하던 학부생 B씨가 스누라이프에 ‘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것을 계기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A씨는 지난 2011년 11월 B씨와 만나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신 뒤 “손도 잡지 않을 테니 잠만 자고 첫차를 타자”며 근처 모텔로 억지로 데려갔다. 이어 완강히 반항하는 B씨를 억압하고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B씨는 A씨가 샤워하러 간 사이 그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도망쳤고 A씨는 B씨를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 B씨는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고소를 취하시키기 위해 B씨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문자 메시지를 수십 차례 보낸 혐의까지 추가돼 재판에 넘겨졌다. 성폭행 여부를 인정할 직접 증거는 B씨 진술이 유일했다. 1심은 둘 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A씨가 성관계를 시도할 것이라고 B씨가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모텔까지 간 점, 모텔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점, 성관계 후에도 침대에서 상당 시간 잠을 잔 점 등을 언급하며 B씨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두 사람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관한 B씨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서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도 항소심까지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고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죄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 미국유학이 글로벌 입시로 바뀌다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 미국유학이 글로벌 입시로 바뀌다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이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TOEFL 또는 SAT 점수를 획득해 미국 유학을 시도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미국 대학의 정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서 중도 탈락하거나, 현지에서 별도의 어학 연수 과정을 통해 시간과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은 미국 대학 입학 확정 후 곧바로 국내 대학에 학생들을 파견해 국내 대학에서 제공하는 정규 교양과정과 미국 대학이 제공하는 공식적인 어학과정(Academic English)을 1년간 1200 시간 이상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어학준비 및 미국 대학 적응 준비를 마친 상태로 미국 대학 2학년으로 진학하게 하고 있다. 또한 이 전형을 통해 미국 대학에 진학한 1871명의 학생 중 85% 이상의 학생들이 평균 성적 3.0/4.0 이상의 학점을 취득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그중 약 30%의 학생들은 미국 대학의 우등생이라고 하는 Dean’s List에도 포함돼 장학금은 물론 미국 최상위 1% 이내의 명문 대학으로 편입도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 학생에게는 생소하지만 Education Abroad는 약 100여년 전부터 실시된 제도로 미국 대학이 학생들을 해외대학으로 파견하는 국제교류제도를 지칭한다. Education Abroad는 미국의 많은 대학이 학생들의 글로벌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전 세계 해외대학과 교류협력을 통해 학생들을 파견하는 제도로서, 6개월에서 1년간 해당 협력 대학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본교로 복귀시킨다. 미국의 하버드, 예일 등 아이비리그 사립대학뿐만 아니라 UCLA 등 명문 주립대 들을 포함해 450여 개 이상의 명문 주립대 및 사립대에서 연간 약 26만여 명의 학생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보편적인 교육교류 제도다. 이러한 보편적인 Education Abroad 제도를 한국학생들을 위해 입시 전형화 한 것이 바로 미국명문 뉴욕주립대 및 캘리포니아주립대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이며, 미국대학 입학과 적응에 대한 훈련, 어학 능력, 시간과 비용 절감 등 기존의 미국유학을 준비하던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입시 전형이다. 이제 수능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대학 진학보다는 글로벌 인재의 꿈을 가지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모든 학생 및 학부모에게 미국 유학 즉 글로벌 입시의 완성형 모델인 Education Abroad 국제전형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다각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추천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eap.ac)나 전화(02-539-3411~2)를 통해 확인 가능하며, 오는 12일, 13일 2시에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설명회를 통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북의 교통요지, 직주근접 ‘왕십리 KCC 스위첸’ 주목

    최근 들어 직장인들에게 휴식과 여유 등에 비중을 두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바쁜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 사이에 직주근접 요소를 갖춘 아파트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직주근접 아파트는 출퇴근 시간의 교통 혼잡을 피해 여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며 퇴근 후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주근접 단지 주위로 생활 편의성도 높아 실수요자 사이에 인기가 좋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직주근접 아파트 주변은 기본적으로 우수한 교통망과 편의시설이 조화롭게 형성되어 있으며, 중요한 장점은 환금성이 뛰어나 불황에도 안정성 보장확률이 높아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KCC건설이 오는 10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분양하는 ‘왕십리 KCC 스위첸’이 주목을 받고 있다. 3만5000여 개 점포로 15만 명 이상의 관련업 종사자가 있는 동대문 패션타운과 두 정거장 거리에 위치해있으며, 성동구청과 한양대 병원 등 공공기관도 인근에 배치되어 있어 직주근접 단지로 손색이 없다. 또 단지 인근에 왕십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고 있어 향후 왕십리의 신 주거타운으로 미래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주변과의 교통연계성이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지 인근으로 2호선 상왕십리역, 5호선 행당역과 2ㆍ5호선, 중앙선, 분당선으로 환승 할 수 있는 왕십리역이 도보로 이용 가능하다.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성수대교 접근성도 좋아 시청, 광화문, 강남까지도 출퇴근이 편리하다. 이마트(왕십리)와 CGV, 워터파크가 입점해있는 왕십리 비트플렉스가 인접해 있고, 무학봉 근린공원이 단지와 인접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또한 단지 인근에 무학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무학중, 무학여고, 성동고(자율형 공립고), 한양대 부속고(자율형 사립고), 덕수고, 한양대 등도 가까워 다양한 교육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뛰어난 교육환경도 장점이다. 왕십리 KCC 스위첸의 분양 관계자는 “풍부한 배후수요와 교통, 생활편의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많은 수요자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으로만 구성해 양도세 혜택과 취득세 감면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왕십리 KCC 스위첸은 지하 3층, 지상 최고 18층, 3개동, 총 272가구 전용 59~84㎡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중소형으로만 이뤄졌다. 견본주택은 서초구 서초2동 1323-7 롯데칠성 옆에 위치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 경전철 사업 시작부터 ‘삐걱삐걱’

    서울 경전철 사업 시작부터 ‘삐걱삐걱’

    지난 7월 24일 발표한 서울 경전철 사업을 두고 첫 삽도 뜨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0년간 8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임에도 50%의 민간사업자 투자 유치와 수혜자 비용 분담 등 현실적이지 못한 재원 조달 방법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와 서울대가 신림선 연장 비용 분담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대 정문에서 400m 떨어진 관악산 입구로 돼 있는 신림선의 종점을 교내로 연장하려면 해당 비용의 50%인 400억원을 학교가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서울대는 과다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1일 열린 이사회에서 교내로 연장하는 신림선 증가 사업비를 전체의 20%선인 160억원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결정하고 그런 의견을 서울시에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7월 9개 경전철 노선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여의도에서 관악산 입구까지인 신림선의 경우 서울대 교내로 노선을 연장하려면 수혜자가 공사비 절반 이상을 내라고 발표한 데 대한 서울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시는 연장공사비 분담 비율이 합의돼야 신림선 건설 기본계획을 바꿀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늘어나는 복지예산으로 열악해진 재정 여건 탓에 서울대가 연장 공사비 800억원의 절반 이상을 내지 않는다면 연장공사를 하지 않겠다는 게 시의 입장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의 요청으로 노선을 변경한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도 강남구가 추가 비용의 50% 이상을 분담하기로 하는 등 수혜자 비용 50% 부담원칙을 서울대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사립대와 달리 국고출연금이 대부분인 대학재정 여건상 400억원의 여윳돈을 마련할 수 없을뿐더러, 시가 이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경전철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를 일반 사기업처럼 보는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전철은) 교통 불편으로 고통받는 1만명 이상의 학생과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기반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신림선 연장은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며 경전철이 학교 안으로 들어오면 지역 주민도 혜택을 본다”면서 “대학의 공공성과 학교 부근의 교통환경 개선 효과를 고려해 비용 분담률은 19~20%가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전철 10개 노선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신림선을 여의도~서울대 정문 구간(8.9㎞)으로 정했다. 또 서울대 정문~서울대 내부 구간 연장사업은 서울대가 사업비 50%(400억원) 이상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5년 내에 재검토할 수 있는 후보 노선에 포함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과제 많다” 최하점 혼냈다고 최하점 시간강사는 웁니다

    “과제 많다” 최하점 혼냈다고 최하점 시간강사는 웁니다

    지방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강사 A(38)씨는 요즘 자괴감에 빠져 있다. 목요일마다 세 시간씩 15주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추석 연휴와 개천절, 중간고사 등으로 실제 강의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1주에 불과하다. 보강을 하려고 해도 학생들이 빡빡한 스케줄을 내세워 반대한다. A씨는 “발표나 과제물을 내주려 해도 취업 준비해야 한다고 학생들이 싫어한다”면서 “학생들의 강의 평가가 다음 학기 강의 존폐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수업 내용보다 학생들 사이의 인기를 먼저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수 평가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인터넷 강의 평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획일적인 설문조사 방식인 데다 학생들의 무성의한 답변과 자의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평가가 왜곡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의 평가는 보통 ‘계획서대로 강의가 충실히 진행됐다’, ‘강사가 출석 관리를 엄격히 했다’ 등의 개별 항목에 대해 1~5점으로 점수를 매기는 객관식 설문 방식이다. 학생들은 대학 홈페이지에서 강의 평가를 해야 성적을 열람할 수 있다. 석·박사급 인력 채용 사이트 ‘하이브레인넷’에는 최근 강의 평가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강사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강사는 “출석 관리를 철저히 했음에도 학생들이 그 문항에서조차 최하점을 줬다”고 토로했다. 다른 강사는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학생 3명을 혼냈더니 전체 학생 중 3명만 최하위점을 주더라”고 털어놨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2일 “강의의 질 제고라는 원래 목적과 다르게 강의 평가가 ‘인기 평가’로 변질됐다”면서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들은 몰라도 시간 강사들은 다음 학기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방 사립대로 갈수록 대학이 학생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강의 평가에 큰 비중을 두고 강사를 관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는 대학들이 강사와 교수를 평가할 마땅한 수단이 학생들의 강의 평가 외에는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도 강의 평가의 객관성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지난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강의 평가를 ‘성적 열람을 위해 해야 하는 필수 절차’라고 답했다.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서’라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평가를 신중하게 한다는 답변은 50%에 불과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중앙대 대학원생 곽모(26)씨는 “학점을 잘 받을 수 있고, 보다 쉬운 수업에 더 좋은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귀찮아서 모든 문항에 아무 생각 없이 1~5번 중 3번으로 통일해서 제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강의 평가 방식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기 말에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의무화된 객관식 평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기 중간에 학생들이 무기명 에세이 형식으로 해당 교수의 강의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서 제출하도록 하고,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강의 중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방안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교원소청심사위 결정 취소판결은 이유에도 기속력 있어

    오늘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을 다룬 대판 2012두12297 사건을 살펴보기로 한다.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에 불복하는 절차로 교육부에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7조 제1항). 사립학교에서 교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면 해당 교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원 징계처분이 아니라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이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국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의 경우에는 원 징계처분 자체가 행정처분에 해당하고, 그에 대해 해당 교원이 소청심사를 청구하는 것은 행정심판의 성격을 갖는 것이어서 행정소송의 심판 대상은 원 징계처분에 해당하게 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심사청구를 기각하거나 원 징계처분을 변경하는 처분을 한 경우 다시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위원회가 교원의 심사청구를 인용하거나 원 징계처분을 변경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는 결정권자(학교법인)는 이에 기속된다. 원 징계처분이 국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것이라면 처분청은 불복할 수 없지만,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것이면 그 학교법인 등은 위원회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국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원 징계처분 자체가 행정처분이므로 심판 대상이 원 징계처분이고 위원회 결정과 상관없이 원 처분에 위법이 있는지, 징계 양정에 문제는 없는지를 판단한다. 원 처분에 문제가 있다면 원 처분을 취소하고 그 후속 절차도 원 처분을 한 처분청이 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징계를 하지 않거나 징계를 변경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반면에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는 소청심사위원회 결정이 심판 대상이 되므로 법원이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한 판결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위원회가 다시 그 소청심사 청구 사건을 재심사하게 될 뿐 학교법인 등이 곧바로 위 판결의 취지대로 재징계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청에 대해 기속력을 가지고 이는 결정의 주문에 포함된 사항일 뿐 아니라 그 전제가 된 요건 사실을 인정과 판단, 즉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 사유에 관한 판단에까지 미친다(대판2003두7705). 그런데 오늘 사안에서는 사립학교 교원이 어떤 징계처분을 받아 위원회에 소청심사 청구를 했는데 이에 대해 위원회가 그 징계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징계 양정의 당부에 대해서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은 채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 후 법원에서 심리한 결과 소청심사위원회가 판단의 대상으로 삼지 아니한 원 처분의 징계사유 중 일부는 인정된다고 판단됐다. 그리고 법원은 원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결론은 타당하고 판단했다. 그러한 경우 법원은 어떠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가. 심판 대상인 위원회의 결정 자체(원 징계를 취소하는 내용)는 타당하지만 결정의 이유 중 일부는 잘못 판단된 경우에도 법원은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보았다. 만약 위원회가 내린 결론이 타당해 그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면 위원회 결정은 그대로 확정되고, 위원회 결정에 따라 학교법인은 그에 기속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 취지는 원래 징계 자체는 과도하지만 징계 양정이 잘못돼 징계를 가볍게 변경하라는 것이므로,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고 위원회가 다시 원 징계에 대해 이를 변경하는 내용의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결국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뿐만 아니라 행정법원의 판결에는 주문과 더불어 이유에까지 기속력이 있다는 점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 이대, 평의회 구성 놓고 공정성 논란

    대학평의원회(평의회) 구성과 운영을 놓고 주요 대학들이 잇따라 내홍을 겪고 있다. 평의회가 학교 행정을 견제할 만한 심의 기구로 활동하다 보니 대학 본부와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학 총장들은 “평의회 교수들이 교무 회의에서 상급 기구 행세를 하다 보니 대학 운영이 어렵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평의회 구성을 놓고 공정성 논란에 빠졌다. 일부 평교수들은 1일 “교수 평의원 선출 과정과 결과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평의원으로 선출된 이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평교수의 자치 기구인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후보자 통보 후 일주일 만에 투표가 강행됐고 평의원 4명 가운데 선거를 관장하는 학장이 3명이나 당선됐다”면서 “총장이 위촉하는 교무 위원(학장)은 이미 교내 정책수립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데 학장이 평의원을 맡는 것은 제도의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학교 당국이 교육부의 압박에 떠밀려 평의회를 구성하면서 학교 측에 유리한 인사를 평의원으로 선임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평의회는 교원과 직원, 학생 대표로 구성되는 심의 기구로 예·결산과 학칙 개정, 학과 구조조정 등을 심의한다. 교육부는 2005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학교 행정을 견제할 수 있도록 평의회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해관계에 따라 학교본부 측과 갈등을 겪고 있는 평의회가 적지 않다. 지난 5월 문과대학 내 철학과 폐지를 결정한 한남대에서는 학교 측이 평의회 결정을 무시하고 학과 폐지를 강행해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한남대 평의회에서는 교수와 직원, 학생 대표 11명 가운데 9명이 폐과에 반대했지만 학교 측은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일부 대학들은 “평의회 권한이 크다 보니 대학 집행부의 자율적인 운영과 의결 사항을 어렵게 한다”면서 “평의회 권한을 심의 기구에서 자문 기구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도권大 ‘정원외’ 꼼수로 몸집 불렸다

    수도권大 ‘정원외’ 꼼수로 몸집 불렸다

    대학구조조정이 본격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대규모 수도권 사립대들의 양적 팽창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정지원과 연계해 대학들의 입학정원 감축을 유도하자 정원 외로 특별 선발이 가능한 ‘정원 외 모집’(특별전형)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2005년 이후 대학 학생 수(학부) 증감 현황 및 정원 외 신입생 모집 현황’(2013년) 자료를 보면 입학생 정원이 3500명 이상인 대규모 수도권 사립대 12곳의 ‘정원 외 모집 재학생 수’가 2005년 대비 70.9~190.2% 증가했다. 성균관대가 190.2%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건국대(서울)가 180.2%를 기록했다. 이어 인하대 157.3%, 이화여대 156.0%, 중앙대 128.1%, 한양대 125.9%, 경희대 125.2%, 동국대(서울) 113.8%, 단국대(용인) 106.6%, 홍익대(서울) 85.1%, 연세대(서울) 79.4%, 고려대(서울) 70.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대학들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외 모집’ 전형의 3.7%를 정원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으로 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국 4년제 사립대의 재외국민·외국인 전형 평균인 0.8%에 비해 5배 정도 높은 수치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정원 외 모집은 사회적 배려 차원에서 실시하는 전형으로 농어촌 출신 특별전형,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등 12가지로 이뤄져 있다”면서 “정원 외로 뽑다 보니 입학정원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학들을 포함해 수도권 사립대 74곳의 2005년(48만 6418명) 대비 올해 입학정원(48만 1302명) 감소율은 1.1%에 그쳤지만 재학생 수는 14.0% 늘었다. 이는 전국 지방대 입학정원 감소율(7.5%)의 7분의1 수준이다. 대학구조조정에서 수도권 사립대들이 그만큼 비껴나 있는 셈이다. 유 의원실의 이혜진 비서관은 “수도권의 대규모 사립대에 지나치게 편중된 재외국민·외국인 전형 등의 규모를 조정한다면 정원 외 모집이 수도권 대학의 양적 팽창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전형 내 농어촌학생전형, 특성화고교 졸업자 전형, 기회균등전형은 입학정원의 11%로 정원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유 의원은 “국가 균형발전과 교육의 질적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규모 사립대의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면서 “정원 감축과 더불어 정원 외 모집의 상한선을 규정하거나 정원 내 모집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대학 구조개혁의 틀을 만들고 이후 공론화를 위해 이달 중 관련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체포…‘신반포 재건축’ 1억 수뢰 혐의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김후곤)는 30일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을 긴급체포하고 집무실과 자택, 재건축조합 사무실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의장은 신반포 1차 재건축 관련 업체로부터 업무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1억원을 웃도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장에게 금품을 건넨 업체는 회사 돈을 포함해 10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4) 회장의 다원그룹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990년대 철거 사업을 시작한 이 회장이 2000년대 시행사와 시공사를 설립해 도시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나서 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하다가 김 의장의 혐의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구로구에서 당선한 김 의장은 1998~2002년 시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6월부터 제8대 후반기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장이 체포되면서 이날 오후 4시 임시회를 열어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으려던 시의회는 성백진 부의장 대행으로 개회를 선언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시의원은 “집무실에서 바로 연행했을 정도면 심각한 사안이라고 다들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은 2006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회사 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 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빼돌린 금액 중 적지 않은 돈이 로비 대가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주변에서는 시의회와 공무원 가운데 관련자가 더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한강변 ‘금싸라기’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는 반포동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 10여년간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서초구의 허가를 받아 오는 11월 일반 분양을 할 예정이다. 지하철 3, 7, 9호선 역세권에 고속도로와 올림픽도로 진출입이 용이하고 사립 계성초등학교와 외국인학교, 세화여중고, 세화고, 신반포중, 반포중학교 등이 있어 서울 최고의 학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방송사 네트워크, 자녀 안심 MBC 연합 영어 캠프

    방송사 네트워크, 자녀 안심 MBC 연합 영어 캠프

    서울 및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지역 MBC가 주최하는 올 겨울 글로벌리더 대장정 영어캠프인 ‘자녀안심 MBC 연합캠프’가 매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캠프를 실시, 모집하고 있다. MBC연합캠프는 전국지역 MBC 방송국 연합조직이 기획하고 연평균 송출율이 1,000여명에 이른다. 매년 미국, 필리핀,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 세계 8개 국가를 통해 참가자 목적에 취합하는 캠프를 개최한다. 특히 학부모의 관심이 높은 미국캠프는 프로그램의 구성 내용에 따라 크게 현지학교 정규수업에 참여하는 스쿨링(Schooling)과 현지캠프 참여 형태로 나뉜다. 한국의 여름방학 기간에는 미국도 방학 시기가 비슷하게 겹치기 때문에 과학캠프, 미술, 음악, 체육 등의 테마로 진행되는 현지 방학캠프에 미국 학생들과 함께 참여하게 된다. 겨울캠프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약 2주간의 짧은 방학을 마치고 1월에 개학이므로 한국학생들이 미국 사립학교 정규수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스쿨링 형태의 캠프참여가 가능하다. 올 겨울방학 필라델피아캠프는 대표적인 스쿨링 형태로 4주, 8주, 11주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 친구들도 사귀고 선진교육을 직접 체험함은 물론 주말 지역명소 문화체험과 아이비리그 대학교 탐방, 사이언스캠프 및 다양한 주말탐방 등의 특별 프로그램까지 준비되어 있다. 한 반에 2~3명의 한국 학생들이 배정되어 또래의 미국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며 미동부 선진 사립학교 교육을 체험한다. 2박 3일간의 아이비리그 탐방은 하버드, MIT,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브라운, 유펜 등의 아이비리그 대학에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 한인 재학생과의 면담도 갖고, 다양한 현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도 할 수 있다. 뉴욕과 미국 동부 대표 도시를 모두 방문하여 선진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1박2일동안 진행되는 워싱턴 투어는 정치교육의 중심지에서의 생활상을 경험하고 돌아온다. 홈스테이 문화체험도 가능하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부모, 학교 관계자, 지역주민 가정 등 학생관리가 가능한 미국인 가정에 2명이 함께 배정되며 현지사정 및 참가 학생수에 따라 1인 1가정으로 배정 될 수도 있다. 식사는 서양식을 기본으로 종종 한국식도 제공된다.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3시경부터는 우리 학생들끼리 모여서 After School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2회 애니메이션 더빙은 학생들이 즐겁게 영어를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Speech Study를 통해 발표력과 자신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연수기간 동안 주 2회의 수학 선행학습은 본인이 준비한 수학책을 주도적으로 공부하며, 한국인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MBC ‘자녀안심 MBC연합캠프’ 관계자는 “8주 이상의 장기 프로그램은 현지 생활에 충분히 적응한 상태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좀 더 편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이 가능하다”며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해외캠프를 보내는 이유는 그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사학재단 건보료 1000억 지원 내년부터 중단

    보건복지부가 사립학교 직원과 부속병원 직원들의 건강보험료 사용자부담금 일부를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라 내년도 예산요구안에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로서는 내년도 예산 1030억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생기고, 사학재단으로서는 1000억대 특혜가 사라지는 셈이다. 29일 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내년도 부처별 예산요구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면서 사학재단 건보료 지원분 관련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이는 기재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도 정부예산안으로 확정됐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일반 직장인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건보료를 납부하지만, 사립학교 교직원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내야 할 건보료 절반 중 40%, 즉 전체 건보료의 20%를 국가가 대신 부담해 준다. 하지만 복지부는 1979년 관련 제도 시행 이후 지금까지 교육을 담당하지도 않는 사립학교 직원과 부속병원 직원까지도 건보료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특혜지원해 왔다. 지난해 사립학교 교직원 사용자부담금으로 지원한 건보료는 1917억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교원을 뺀 지원 예산은 850억원쯤으로 추정된다. 사학재단 건보료 지원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처음 불거졌다. 이어 올해 7월 국회예산정책처는 결산분석보고서를 통해 사학재단 건보료 지원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언급했다. 사학재단 직원에 대한 건보료 특혜지원을 없애면서 국가공무원 보험료의 50%와 사립학교 교원 보험료의 20%를 지원하는 ‘공교국가부담금 보험료’ 규모가 올해 6844억원에서 내년도에는 6441억원으로 5.9% 감액편성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학재단 건보료 지원 예산 1030억원이 빠지는 대신 보험료율이 인상되고 지원대상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커버스토리] “독서실엔 빈자리…책상엔 법전 대신 공무원 수험서”

    [커버스토리] “독서실엔 빈자리…책상엔 법전 대신 공무원 수험서”

    “광장서적이 없어졌을 때 뭐랄까. 사법시험도 곧 없어지고, 서점도 문을 닫으니 저도 같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서울의 한 사립대생인 박민지(26·여·가명)씨가 서울 관악구 서림동(옛 신림2동) 고시촌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월부터다. 박씨는 지난 6월까지 고시촌에서 지내면서 두꺼운 법전 및 판례집과 만날 씨름했다. 2년 3개월은 신림동 고시촌의 변화를 체험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6월 26일부터 나흘간 사법시험 제2차 시험을 치르고 이달 복학한 박씨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고시생 생활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평일에는 주로 고시식당에서 식사했고요. 아침 식사는 집에서 씨리얼로 간단하게 해결했어요. 학원 수업 일정에 맞춰서 차례대로 민법, 형법, 헌법과 ‘후사법’(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행정법, 상법)을 공부하고 그날 오전 또는 오후 중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독서실에서 복습했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동문 수험생들과 스터디도 하고 독서실에 들어가 자습하고, 시험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밥 먹고 또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이런 생활이 매일 반복됐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빠듯했어요.” 서림동에 오기 전까지 박씨는 스스로 성격이 밝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시촌 생활이 길어지면서 본래의 모습을 점점 잃어갔다. 박씨는 “공부를 시작한 뒤로 평소 대화할 상대가 거의 없다 보니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공부할수록 자신감을 잃거나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심해 ‘합격을 못 하면 뭐하고 살까’하고 고민을 한 적도 많았다. 인생에서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말했다. 박씨가 조금씩 변해가는 동안 서림동 주변 풍경도 달라졌다. 사시생들이 하나둘씩 고시촌을 떠나기 시작했다. 박씨가 서림동에 발을 들여놨던 초창기만 해도 독서실에는 법전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제가 원하는 자리에 앉고 싶어도 사람이 많아서 못 앉았어요. 그런데 점점 독서실에 빈자리가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어느 때부턴가 법전으로 가득했던 독서실 책상에 공무원 시험 수험서가 눈에 띄기 시작했어요.” 박씨보다 시험 준비도 오래하고 고시촌에 오래 머물고 있는 윤화경(27·여·가명)씨. 처음 대학동(옛 신림9동) 고시촌에 들어올 때만 해도 윤씨는 “좋아하던 술도 끊을 결심까지 하면서 꾹 참고 3년 안에 시험에 합격하자는 마음으로 이곳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2007년 7월부터 지금까지 6년 넘게 대학동에 살고 있는 윤씨는 박씨가 보지 못한 진풍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대학동 주변을 둘러보면 약국이 참 많잖아요? 이곳에 사시생이 한창 많았던 시절에는 약사 손이 쉴 틈이 없었어요. 사시생들이 너도나도 약국에 와서 피로회복제와 두통약, 소화제를 찾았거든요. 손이 바쁠 수밖에 없었죠. 대학동이 전국에서 박카스 판매율 1위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어요.” 윤씨는 “고시촌에 들어가려고 하자 주위에서 ‘말 붙일 상대가 없어서 우울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며 걱정을 해줬다”면서 “하지만 보기에는 대학동이 삭막해 보일지 몰라도 공부하기 참 좋은 곳이다. 식당과 독서실까지의 거리가 짧고, 독서실도 골라서 다닐 수 있고, 학원도 집에서 가까워 이동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씨의 여정이 그의 긍정적인 태도처럼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고시생활 초반에는 단기간에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하던 때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새벽 2~6시만 잤어요. 화장실도 하루에 딱 세 번만 갔고요, 물도 잘 안 마셨어요. 그랬더니 피부에 여드름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더라고요. 병원에 가보니 피로가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았죠.” 윤씨의 책상 책꽂이 위에는 한 아프리카 소년의 얼굴 사진이 놓여 있었다. 윤씨가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후원하는 어린이였다. 윤씨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 소년이 보내준 편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윤씨는 “평소 어디 가서 봉사활동을 하기 어려우니까 이렇게 후원금을 통해서라도 아프리카 결식아동을 돕고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고시촌도 훈훈한 정이 흐르는 보통 사람이 사는 동네였다. 글 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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