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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인기영합주의 빠져 졸렬입법”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인기영합주의 빠져 졸렬입법”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인기영합주의 빠져 졸렬입법” 국회는 2월 임시국회의 회기 마지막날인 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처리한다. 이날 김영란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이 법안이 2012년 8월16일 처음 국회에 제출된 지 929일만에 빛을 보게 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영란법을 심의·의결한 뒤 오후 본회의로 넘겨 이 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위헌 소지 및 과잉입법 논란 등을 이유로 적용범위 확대에 반대해온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막판 진통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번에 처리되는 김영란법은 정무위 의결안의 골격을 유지하되 법 적용 대상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하는 선에서 신고의무는 존치했다. 금품수수 처벌 조항과 관련해선 정무위안대로 공직자가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100만원을 초과해 금품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은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했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아동복지법 등 안심보육법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지원특별법도 처리한다. 이어 국회는 각 10명씩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정개특위 구성 결의안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3일 전날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에 대해 “위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는 걸 알면서도 선적주의적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꽂혀 속수무책으로 합의한 ‘졸렬입법’”이라고 맹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한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정무위에서 1년6개월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어쨌든 2월 국회 처리약속을 지킨 건 다행”이라면서도 정무위안에 대한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문제투성이 법안이라는 걸 알면서도 여론의 역풍이 두렵고 선거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논리로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우 개탄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선의의 피해 발생, 법치주의 위협, 민주주의 생명인 언론의 자유 침해 등 엄청난 부작용이 속출될 게 자명하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나중에 선거 끝나면 고치자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법 만드는 게 무슨 벽돌공장에서 벽돌 찍는 것이냐. 일단 만들어놓고 뜯어고친다는 건 입법기관으로서 정말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조항별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무위안대로 언론인 및 사립학교·유치원 교사를 대상에 포함한데 대해선 ”원칙과 기준이 편의적, 자의적인 치명적 규정”이라며 “그렇다면 사학재단 이사장이나 납품비리 의혹이 있는 대기업 관계자,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는 왜 뺐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부정청탁 행위유형 명시 규정에 대해서도 “법률가가 봐도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모호하고 불분명한데, 일반 시민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여주인공이 손만 대면 물체가 얼어붙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빗대어 “사람들의 모든 관계가 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족범위를 배우자로 국한해 신고 의무를 존치한데 관해선 “현행법에는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면 공직자가 뇌물죄 적용을 받게 돼 있는데, 김영란법에 따르면 신고만 하면 처벌을 면하는 황당한 모순이 생긴다”며 “오히려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해충돌 방지 조항 처리는 불발된 것과 관련,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극약처방을 하겠다는 의지라면 정작 정치인들이 가장 예민할 수 있는 이 부분은 왜 뺐느냐”며 “괜히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라는 핑계를 대지 말고 정무위에서 빨리 통과시켜 넘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법사위 심의 전망에 대해선 “공언한대로 여야 합의가 된 만큼 제 생각과 다르더라도 합의안을 존중해 회의 진행을 하겠다. 합의안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법사위가 소명을 다하지 못해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김영란법’ 극적 타결]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수정안은 위헌 논란을 차단하는 수준에서 소폭 수정하는 데 그쳤다. 대폭 ‘칼질’할 경우 당초 법안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당초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처리’ 약속도 여야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의 이번 ‘김영란법’ 합의 주요 내용은 ▲적용되는 가족의 범위 ▲신고의무 ▲금품수수 시 형사처벌 기준 등으로 요약된다. 국민 1000만명을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등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과잉 입법’ 논란에 따라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 한정하고,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공직자가 신고할 의무를 부여했다. 친인척 대상을 배우자로 한정해 위헌 소지를 줄이자는 취지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 관련성 부분은 인륜 파괴적인 성격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배우자로 한정하고 신고를 의무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가족 중 그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도 처벌토록 했다. 금품은 금전·유가증권·물품·숙박권·회원권·입장권·할인권·초대권·관람권·부동산 등의 재산적 이익,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향응 또는 교통·숙박 등의 편의 제공, 채무 면제·취업 제공·이권 부여 등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이 모두 해당된다. 여기에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되거나 지위·직책에서 유래되는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 홍보,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에서 한 강의, 강연, 기고 등의 대가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초과한 사례금을 받아서도 안 된다. 막판 쟁점이었던 금액 명시와 관련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하기로 합의해 정무위원회 안을 받아들였다. 여야는 김영란법 통과의 파장을 의식해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을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하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여야 합의안대로라면 법 시행 시기는 2016년 9월이 된다. 반면 여야는 기존 정무위 원안대로 사립학교 교직원이나 언론인을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 정무위안은 위헌 및 언론 탄압 악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대상 축소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적용 대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김영란법 내년 9월 시행…의미와 사회적 파장은 400만명으로 대상 축소… “떡값 관행 줄 것” “감시사회 될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내년 9월쯤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 우리 사회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음지에서 ‘대가성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하면 이유 불문하고 형사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퍼진다는 것만으로도 입법 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사정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김영란법 적용 대상은 40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무원 155만명, 사립학교 교원 51만명, 언론인 9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들과 중복되지 않는 배우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이 정도 숫자가 산출된다. 김영란법이 발효되면 우리 사회에 금품이나 고액의 선물을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0만원 미만의 선물이라도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장 내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 간에 오가는 선물의 금액 단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대가성 없는 100만원 미만의 소액 금품이 쪼개기 방식으로 전달돼도 연 300만원이 넘으면 형사처벌될 수 있기 때문에 명절마다 떡값을 주거나 각종 행사에서 선물을 주는 관행도 찾아보기 어려워질 듯하다. 값비싼 식사 대접이나 명품을 주고받는 행위도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언론인들과 교원들에게 주어지는 ‘촌지’ 관행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사회가 투명해진다는 장점 이면에는 부정적 측면도 상당하다. 선물로 정을 주고받아 온 우리 사회가 김영란법 발효로 굉장히 삭막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인간관계 단절법”이라며 “사인(私人) 간 감시가 심해져 우리 사회에 불의가 싹트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끼리 단체 회식을 하고도 각자 줄을 서서 식사비를 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이 정적(政敵) 제거용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한다. 100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신고를 당하면 수사 당국의 ‘계좌추적’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악용해 정치 경쟁자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업 소속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공적 영역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아직 말끔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대인관계 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을 것”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대인관계 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을 것”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김영란법 오늘 본회의 처리, 법사위원장 “대인관계 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을 것” 국회는 2월 임시국회의 회기 마지막날인 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제정안을 처리한다. 이날 김영란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이 법안이 2012년 8월 16일 처음 국회에 제출된 지 929일만에 빛을 보게 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영란법을 심의·의결한 뒤 오후 본회의로 넘겨 이 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위헌 소지 및 과잉입법 논란 등을 이유로 적용범위 확대에 반대해온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막판 진통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번에 처리되는 김영란법은 정무위 의결안의 골격을 유지하되 법 적용 대상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하는 선에서 신고의무는 존치했다. 금품수수 처벌 조항과 관련해선 정무위안대로 공직자가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100만원을 초과해 금품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 1년이었던 법 유예기간은 공포 후 1년 6개월로 연장했고, 원안에는 국민권익위로 명시됐던 과태료 부과기관을 법원으로 변경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영유아보육법·아동복지법 등 안심보육법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지원특별법도 처리한다. 이어 국회는 각 10명씩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정개특위 구성 결의안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전날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에 대해 “위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는 걸 알면서도 선적주의적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꽂혀 속수무책으로 합의한 ‘졸렬입법’”이라고 맹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 전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 전체회의에 앞서 한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정무위에서 1년6개월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어쨌든 2월 국회 처리약속을 지킨 건 다행”이라면서도 정무위안에 대한 반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문제투성이 법안이라는 걸 알면서도 여론의 역풍이 두렵고 선거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정치적 논리로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매우 개탄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선의의 피해 발생, 법치주의 위협, 민주주의 생명인 언론의 자유 침해 등 엄청난 부작용이 속출될 게 자명하다.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나중에 선거 끝나면 고치자는 얘기를 노골적으로 하다시피 하고 있다”며 “법 만드는 게 무슨 벽돌공장에서 벽돌 찍는 것이냐. 일단 만들어놓고 뜯어고친다는 건 입법기관으로서 정말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조항별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무위안대로 언론인 및 사립학교·유치원 교사를 대상에 포함한데 대해선 ”원칙과 기준이 편의적, 자의적인 치명적 규정”이라며 “그렇다면 사학재단 이사장이나 납품비리 의혹이 있는 대기업 관계자,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는 왜 뺐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부정청탁 행위유형 명시 규정에 대해서도 “법률가가 봐도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모호하고 불분명한데, 일반 시민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여주인공이 손만 대면 물체가 얼어붙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빗대어 “사람들의 모든 관계가 겨울왕국처럼 얼어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족범위를 배우자로 국한해 신고 의무를 존치한데 관해선 “현행법에는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하면 공직자가 뇌물죄 적용을 받게 돼 있는데, 김영란법에 따르면 신고만 하면 처벌을 면하는 황당한 모순이 생긴다”며 “오히려 빠져나갈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해충돌 방지 조항 처리는 불발된 것과 관련,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극약처방을 하겠다는 의지라면 정작 정치인들이 가장 예민할 수 있는 이 부분은 왜 뺐느냐”며 “괜히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라는 핑계를 대지 말고 정무위에서 빨리 통과시켜 넘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법사위 심의 전망에 대해선 “공언한대로 여야 합의가 된 만큼 제 생각과 다르더라도 합의안을 존중해 회의 진행을 하겠다. 합의안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법사위가 소명을 다하지 못해 자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김영란법 독소조항 수정 뒤 표결”

    與 “김영란법 독소조항 수정 뒤 표결”

    새누리당이 1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중 일부 조항을 수정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야당과 협상키로 했다. 일부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김영란법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3일 본회의에서 표결처리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 간 막판 합의가 무산되면 같은 날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표 대결에 부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주말인 이날 저녁 소속 의원 114명이 참석한 의원총회를 열고 35명이 발언대에 서는 4시간 가까운 끝장 토론 끝에 이렇게 방향을 잡았다. 야당과의 구체적인 협상안은 원내 지도부에 일임키로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위헌 소지가 있거나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몇 가지 부분만 수정하면 3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며 “제가 야당과 협상해 최대한 표결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도 2일 의총을 열 방침이어서 여야 원내 지도부는 이후 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선 정무위 원안 중 ▲이른바 불고지죄, 가족의 금품수수와 관련한 공직자의 신고의무 ▲법적용 대상인 가족의 범위 ▲부정청탁의 개념 등의 수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무위가 당초 정부안을 확대해 적용대상에 언론인·사립학교 교직원까지 포함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은 정무위 원안을 당론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위헌 소지가 있는 일부 조항은 빼고서라도 2월 회기 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막판 타협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새누리당은 김영란법을 당론처리하지 않고 의원들의 소신에 표결을 맡길 방침이다. 기타 법안들은 여야 간 이견으로 무더기 이월될 우려가 짙어졌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는 이미 인사청문회법에 따른 개최 시한을 넘겼다. 경제활성화 법안 11개는 정부 여당이 회기 내 처리를 주장하고 있으나 야당이 원안통과를 고수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아문법)과 맞물려 빅딜설도 제기됐다. 이번 2월 국회서 처리된 법안은 지난달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과 함께 처리된 10여건이 전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3·1절 앞두고 대한민국 훈장을 만나다

    3·1절 앞두고 대한민국 훈장을 만나다

    박근혜 대통령, 26년간 전국 노래자랑을 지켜온 방송인 송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산소탱크’ 박지성 선수,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석해균 선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언뜻 보면 나이와 성별, 직업 등이 달라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이분들의 가슴에는 모두 제가 달려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 발전에 노력한 유공자만 받을 수 있는, 제 이름은 ‘훈장’입니다. 3·1절을 앞두고 저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제 고향은 경북 경산 갑제동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입니다. 지폐와 동전을 찍어내는 곳 아니냐고요? 맞습니다. 부의 상징인 돈과 명예의 상징인 훈장을 한곳에서 만든다니 좀 의외죠. 그래도 이곳에 쌓여 있는 수많은 현금을 다 줘도 저를 살 수는 없으니까 제가 돈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요. ●故 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나라 위해 일 한 뒤 받겠다”… 관례 깨고 퇴임 때 받아 화폐본부에는 1985년 이사 왔습니다. 이전에는 배지 등을 제작하는 민간업체 ‘정일사’에서 만들어 정부에 납품했는데요. 제 몸통에 용접으로 붙였던 고리가 종종 떨어지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거든요. 그래서 고향을 떠나 저를 좀 더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조폐공사로 짐을 쌌죠. 제가 태어나기까지는 30번이나 손을 거쳐야 합니다. 지폐나 동전처럼 생산 과정이 기계화되지 않아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우선 99.99%의 순은을 965도 이상에서 2시간 동안 녹여 은괴를 만듭니다. 은괴를 기계로 눌러 은판이 되면 훈장 모양을 찍습니다. 어렸을 때 먹었던 추억의 ‘뽑기’처럼 훈장 모양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떼어내는 ‘타발 과정’이 이어집니다. 이어 빨간색 등 여러 색상의 옷을 입히는 ‘칠보’와 광택으로 멋을 낸 뒤 순금으로 도금하고 조립·포장을 거치면 완성입니다. 제 형제는 모두 56명입니다. 무궁화대훈장, 건국훈장, 국민훈장, 무공훈장, 근정훈장, 보국훈장, 수교훈장, 산업훈장, 새마을훈장, 문화훈장, 체육훈장, 과학기술훈장 등 12종으로 각각 1~5등급으로 나뉩니다. 다만 훈장 중에서 최고의 훈격을 갖는 무궁화대훈장에는 등급이 없습니다.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대통령과 우방국의 원수, 배우자에게 수여합니다. 은으로 만드는 다른 훈장과 달리 순금으로도 제작됩니다. 루비 4개와 자수정 36개도 들어갑니다. 대통령은 취임할 때 받는 것이 그동안 관례였습니다. 그래서 나라를 위해 일하기도 전에 훈장부터 받는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잘하고 받겠다”는 뜻에서 이 관례를 깼지요.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같은 의미에서 퇴임 직전에 훈장을 받았습니다. ●‘최고의 훈격’ 무궁화대훈장만 순금 제작… 남성용 3071만원, 여성용 1951만원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저를 가슴에 달았는데요. 역대 대통령이 받았던 훈장과는 다릅니다. 무궁화대훈장은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뉩니다. 들어가는 금도 남성용 717g, 여성용 455.4g으로 차이가 납니다. 저를 목에 걸고, 어깨에 두르고, 가슴에도 달아야 하기 때문에 남녀의 체격을 고려한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은 영부인 훈장까지 2개씩 받았지만 박 대통령은 여성용 1개만 받았습니다. 제 몸값은 ‘국가 기밀’이라고 하는데요. 그래도 얘기하자면 일반적으로 20만~100만원입니다. 5등급에서 1등급으로 높아질수록 재료인 은이 많이 들어가서 몸값이 비싸집니다. 무궁화대훈장은 27일 국내 금 시세(1g당 4만 2832원)로 보면 남성용 3071만원, 여성용 1951만원입니다. 훈장이라는 제 이름과 이미지 탓에 주로 공무원, 군인 등만 받는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산업, 문화, 체육, 과학기술 등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을 세운 분들께 수여됩니다. 최근에도 2012년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 ‘케이팝’(KPop)을 널리 알린 가수 싸이가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전 국민의 심장을 뛰게 했던 2002년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를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도 체육훈장 청룡장이 전달됐습니다. ●공무원연금 개혁 후폭풍에 명퇴 공무원 급증… 작년 수훈자 2만여명 일반 국민이 직접 수상자를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2011년부터 우리 사회의 숨은 유공자를 찾아내기 위한 ‘국민추천포상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첫해에는 영화 ‘울지마 톤즈’로 알려진 고 이태석 신부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수여됐고, 지난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부보조금 등으로 모은 재산 1억 2000만원을 불우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한 김군자(88) 할머니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김 할머니를 포함해 총 2만 1669명이 훈장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 인구(5042만명) 기준으로 국민의 0.03%만 가질 수 있는 영예죠. 지난 5년간 연평균 수상자는 1만 5700명인 데 반해 지난해 수훈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에 따른 후폭풍 때문입니다. 명예퇴직한 공무원이 1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72%나 늘었거든요. 재직 기간이 33년 이상인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원, 별정우체국 직원에게 주는 근정훈장과 군인·군무원에게 수여하는 보국훈장이 대거 나갔습니다. 화폐본부 훈장과에서는 지난해처럼 일이 몰린 적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처음이라고 하네요. 열심히 일하고 훌륭한 분들에게 훈장을 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나라 사정이 안 좋을 때 수훈자가 늘어나는 것은 다소 씁쓸합니다. 경산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30년 장인’ 배연창 작업과장 “천안함 용사 위해 만들 때 가슴 먹먹…그런 훈장은 다시 만들고 싶지 않아” 조폐공사 화폐본부 훈장과에는 저를 이 세상에 나오게 하는 직원 10명이 있습니다. 이 중 배연창(57) 작업과장은 지난 30년간 저만 만들어온 최고의 장인으로 꼽힙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부터 4명의 대통령에게 수여한 ‘무궁화대훈장’도 배 과장의 손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배 과장의 기억에 가장 남는 훈장은 2010년 3월 천안함 46용사를 위해 만든 ‘화랑 무공훈장’이라고 합니다. 무공훈장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사자에게 주로 수여돼 그동안 6·25 전쟁 전사자들의 유골이 발굴되면 가끔씩 만들곤 했습니다. 배 과장은 “훈장을 만들면서 가장 가슴이 메이고 숙연한 마음이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훈장을 다시 만들지 않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 ‘문제적남자’ 김지석, 12년째 열애중…동공 흔들린 이유는?

    ‘문제적남자’ 김지석, 12년째 열애중…동공 흔들린 이유는?

    ‘문제적남자’ 김지석, 12년째 열애중…동공 흔들린 이유는? ‘문제적남자 김지석’  tvN ‘뇌섹남’(뇌섹시대-문제적남자)에 출연한 배우 김지석의 발언이 화제다. 26일 첫 방송된 tvN ‘뇌섹남’(뇌섹시대-문제적남자)에는 방송인 전현무, 타일러 라쉬, 배우 하석진, 김지석, 가수 이장원, 랩몬스터가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뇌섹남은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뇌섹남들이 어려운 문제들을 두고 열띤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이날 방송에서 김지석은 2014년 출제된 S전자의 입사 문제를 풀었다. 문제는 ‘여자친구와 왜 헤어졌는가?’였다. 이 문제에 대해 김지석은 “22살 때 만난 첫사랑 여자친구와 12년째 연애 중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지석은 “여자친구와 잠시 헤어졌던 적은 있었는데 그 이유가 나에게 있다”면서 “여자친구의 말을 잘 들어주지 못 했다. 이젠 남의 말을 잘 들어줄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가상 면접관이 김지석에게 “이제까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 김지석은 “사실입니다”라고 답해 충격을 줬다. 한편 김지석은 MC 전현무의 영어 지적에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김지석은 방송에서 “영국 명문 사립고 출신으로 영어와 독일어를 전공했다”면서 “교원 자격증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지석의 영어 발음을 들은 전현무는 “왜 이리 영어가 다 들리냐”고 지적했다. 다른 출연자들이 가수 이장원의 유창한 영어 실력에 감탄하자 김지석은 당황하며 동공이 흔들렸다. 김지석의 ‘동공 지진’에 시청자는 폭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중학교 자유학기제 ‘맑음’… 무상 교육 시리즈는 ‘흐림’

    [박근혜정부 3년차 (하)경제·교육·문화 분야] 중학교 자유학기제 ‘맑음’… 무상 교육 시리즈는 ‘흐림’

    ‘꿈과 끼를 끌어내는 행복 교육’을 목표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실행에 옮긴 교육 공약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은 중학교 자유학기제다. 학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안감 해소, 다양한 직업탐구 기관 확보 등의 보완 과제는 있지만 올해 전국 중학교의 70%, 내년에 100% 시행하는 등 뚝심 있게 밀고 나가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과 충돌할 이유가 없는 정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산이 투입되는 교육 공약들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논란만 불러온 것들이 많다. 이른바 ‘무상 시리즈’인 고교 무상교육, 무상 초등돌봄교실 등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25%, 올해 50% 고교생 무상교육을 약속했지만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았다. 올해 3, 4학년까지 무상으로 실시하겠다던 초등돌봄교실 역시 국고가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1, 2학년까지만 실시되고 있다. 방과후학교 무상 프로그램 공약도 소리 소문 없이 증발했다. 대학 반값 등록금은 소득 연계 국가장학금제로 대체됐다. 대학생의 학비 부담이 줄기는 했지만 애초 계획대로 대학에 직접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된다.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실질적으로 반값 등록금 혜택을 보는 대상은 소득 1~2분위에 그친다”며 “차라리 국가장학금을 대학에 주고, 서울시립대와 강원도립대 방식으로 명목등록금을 낮추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지난해 9월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을 시행했지만 학원 등 사교육 기관은 배제하고 학교만 규제해 ‘절름발이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입 전형 간소화 역시 학생, 학부모의 입시 부담을 줄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소위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과학고, 외고 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고교 서열화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구조개혁은 근거 법령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 평가 기준만 내놓은 상태다. 박거용 대학교육연구소장(상명대 교수)은 “3년 단위로 대학을 평가해 장기적으로 입학 정원을 16만명 줄이겠다는 것인데,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다 대학 균형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수도권 대학만 살아남고 지방의 중소대학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서 촉발된 교과서 논쟁은 정치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했고, 올해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채택 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고된 상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협업치안의 기틀 구축 시급해/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협업치안의 기틀 구축 시급해/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협업치안의 기틀 구축 시급해/ 김종식(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미국, 영국, 일본 등 대개의 선진국은 경찰을 중심으로 ‘민간경비업’과 ‘민간조사업’(탐정업)이라는 민간자원이 협업치안(協業治安)의 양대(兩大) 축(軸)으로 존재한다. 이를 ‘민간보안산업’이라 칭하기도 한다. 경찰은 이를 활용하여 경찰권 발동의 한계를 보완하고, 개인은 이를 통해 사적(私的) 권익증진을 도모한다. 치안을 경찰에만 떠맏기거나 경찰이 떠맏는 식의 획일적 치안구조로는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경험에서 나온 세계적 협업치안의 전형(典型)이다.   이와 비교해 볼때,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의 안전과 연관되는 ‘경비업’은 이미 정착되어 경찰의 경비업무를 상당부분 대체 또는 보완하고 있으나, 사적 권익구제와 직결되는 사실관계 파악이나 증거수집을 대행해 줄 공인된 민간차원의 조사서비스 시스템은 전무한 실정이다. 즉 일상 생활에서 불안한 일이나 의문스런 일이 생겼을때 경찰외에는 달리 찾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지극히 개인적인 일까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력은 모든 국민들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공공재(公共財)로써 수사권 발동에는 일정한 우선 순위와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목격자가 없는 사적 피해나 개인적 고충은 공익침해사건에 비해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런 결과는 경찰력에 대한 갈증과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경찰과 국민 쌍방이 겪는 치안서비스의 애로와 미흡을 메꿀 수 있는 방안이 ‘협업치안’이요, ‘사립탐정(민간조사원) 법제화’라는 견해가 치안현장과 시민사회 곳곳에서 분출 되고 있다.   경찰청도 18대 국회 때 부터 미아, 가출인 등 실종자 찾기 업무에 민간조사원(사립탐정)을 통한 협업의 긴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실종자 찾기를 예나 지금이나 경찰의 제한된 인력에 기댈 수 밖에 없는 답답한 현실에 대한 타개책일 것이다. 경찰청(2014,국감)자료에 의하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만명을 웃도는 아동실종(18세 미만)이 접수되고 있는 가운데, 5년간 총973명에 이르는 아동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같은 기간에 접수된 성인실종(18세 이상)은 25만 7000명으로 이 가운데 2만 2842명이 미발견 상태다. 하루 평균 140건의 성인실종이 접수되고, 이중 매일 12명에 달하는 성인들의 생사가 불명한 꼴이다. 나라 안팎에서 우리나라를 ‘실종 공화국’ 이라 일침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조사업에 대한 법무부와 경찰청간 소관청 다툼 때문에 민간조사제도 도입이 수년채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에 많은 국민들은 개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무조정실에서 소관청 문제를 둘러싼 부처간 이견(異見)을 조정하고 있으나 큰 진전이 없다는 점에 의아해 하고있다. 조속한 자율적 결론을 기대한다. 우리도 이제 경비업(경비원)에 이어 민간조사업(사설탐정)을 제도적 치안협업자원으로 정착시켜 치안 완성도와 생활의 편익을 한단계 높혀야 할 때이다. ========================================================== ※‘자정고 발언대’는 필자들이 보내 온 내용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은 서울신문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의 내용에 대한 권한 및 책임은 서울신문이 아닌, 필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필자의 직업, 학력 등은 서울신문에서 별도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보내온 그대로 싣습니다.
  • 원안 vs 수정… 김영란법 운명의 일주일

    원안 vs 수정… 김영란법 운명의 일주일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회기 내 원안 통과, 수정안 통과, 미처리’ 등 세 가지 기로에 섰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범위, 금품수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 정무위원회 원안이 지난달 통과돼 법사위로 넘어왔다. 그러나 과잉입법 금지원칙 위배, 위헌 논란이 일면서 입법의 형식적 관문으로 여겨졌던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2월 국회 폐회가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23일 여야 원내대표, 국회의장을 차례로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진통만 겪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정무위 원안’ 찬성 입장을 처음 밝힌 가운데 수정 가능성도 열어 놓은 반면 새누리당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쉽사리 당론을 모으지 못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지도부, 법사위·정무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는 8인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남은 1주일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영란법은 정무위 원안대로 2월 국회에서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 최고위원회의 입장”이라면서도 “원안을 촉구한 다음에 후퇴가 아니라 교직원 등 (대상 범위) 문제들은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수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공청회, 법사위·정무위 연석회의를 통해 위헌 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을 제거하고 최소한의 수정만을 거쳐 2월 국회 안에 처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선뜻 당론을 제시하지 못한 채 여론을 살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공직자 사이에 만연된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원 취지를 살리는 건 좋은데 이 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너무나 많은 공직자나 일반 시민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는 법사위에서 결론을 내 달라는 것이나 아직 가타부타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은 사립학교 교직원·언론인 등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부정청탁의 개념이 불명확하다는 등 반론이 의외로 높자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날 한때 이 위원장의 김영란법 ‘전원위원회 회부설’이 나오는 등 여야는 갈팡질팡했다. 전원위는 중요 법안에 대해 재적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로 본회의 전 의원 전원이 참석해 토론하는 자리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정무위·법사위뿐 아니라 전 상임위의 총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일 뿐”이라며 부인했다. 이날 공청회를 마친 여야는 24일 원내 지도부 주례회동에서 이견 조율을 시도할 계획이나 결론 여부는 불투명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 플러스] 서울 초·중·고 426개교 9시 등교

    서울시교육청은 다음달 2일 새 학기부터 서울의 공·사립 초등학교 598개교 중 411개교(68.7%), 중학교 383개교 중 14개교(3.7%), 고등학교 318개교 중 1개교(0.3%) 등 모두 426개교가 오전 9시 등교를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 파키스탄탈레반 시아파 사원 테러

    파키스탄탈레반 시아파 사원 테러

    지난해 12월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의 군 부설 사립학교를 공격해 학생 등 150명을 살해한 파키스탄탈레반(TTP)이 다시 이 지역의 이슬람 시아파 사원을 습격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CNN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30분쯤 페샤와르의 하이아타바드 지역에 있는 시아파 사원에 소총과 수류탄, 폭탄 조끼로 무장한 괴한들이 난입해 예배를 보던 신자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졌다. 경찰 관계자는 “폭탄 조끼를 입은 괴한 한 명이 사원 가운데에서 자폭한 직후 다른 괴한들이 총을 난사했다”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사원에는 800여명이 금요예배를 보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괴한에게 달려들어 총을 빼앗는 등 몸싸움을 벌이면서 사망자가 더 늘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경찰이 진압에 들어갔으나 교전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TTP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이 파키스탄 정부가 자신들의 동료들을 사형한 데 따른 복수라고 주장했다. TTP는 “피는 계속 피를 부를 것이고 정부는 더 큰 보복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해 TTP의 학교 테러 이후 6년간 유예한 사형 집행을 재개해 지금까지 20여명의 테러범을 처형했다. 인구의 77%가 수니파인 파키스탄에서는 인구 20%를 차지하는 소수 시아파가 자주 테러의 대상이 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남부 신드주 시카르푸르의 시아파 사원에 폭탄 테러가 벌어져 6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당시 공격은 TTP의 한 분파였다가 지난해 11월 이슬람국가(IS) 지지를 선언한 수니파 무장단체 ‘준둘라’(신의 아들이라는 뜻)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빌딩·보석 안 부럽다… 평범한 일상이 부러울 뿐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빌딩·보석 안 부럽다… 평범한 일상이 부러울 뿐

    경기 화성시에 사는 빈곤층 A(45·여)씨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가는 마트에서 계산대 앞에만 서면 주눅이 든다. 카트에 온갖 물건과 먹거리를 가득 담아 쇼핑을 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A씨의 카트는 각종 떨이상품 위주로 단출하기 때문이다. 한창 클 때라 무섭게 먹는 큰아들(15)과 둘째 아들(8)을 생각하면 먹는 것만큼은 남들처럼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새벽 우유 배달로 버는 40만원에 떨어져 사는 남편이 겨우 보내주는 30만원 등 한 달 수입이 80만원에 불과한 지갑 사정을 생각하면 물건을 집었다가 내려놓기 일쑤다. A씨의 가장 큰 ‘꿈’은 아이들의 건강도, 함께 모시고 사는 노모의 장수도 아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떠안게 된 빚 1억 5000만원을 갚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빚쟁이들의 등쌀에 못 이겨 지방 공사판을 전전하는 남편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은 물론 먹는 것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부족함 없이 차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부(富)는 평범한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A씨는 “요즘은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은 없다’고들 하지만 진짜 가난을 경험하지 못해서 하는 말”이라면서 “TV에서 흔히 보는 부자가 되기는커녕 ‘내일은 (애들에게) 뭘 먹여야 하나’라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빈곤층의 대다수는 부유층이나 부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다. ‘절대적 빈곤’이라는 스스로의 굴레가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다른 이들을 신경 쓸 겨를 자체가 없기 때문으로 보였다. 부자나 부에 대한 ‘적개심’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가난으로부터의 탈출을 포기한 채 체념 상태에 빠져 있는 빈곤층도 노년층을 중심으로 종종 발견됐다. 경기 부천에 사는 빈곤층 B(65·여)씨의 15평 남짓한 집 한구석에는 온갖 종류의 책들이 1m 정도 높이로 쌓여 있다. 대부분 찢기거나 표지가 해어진 헌책들이다. B씨가 길거리를 지나다가 버려진 책들을 주워 온 것이다. 폐지로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읽기 위해서다. 내용은 큰 상관이 없다. 책이라도 읽어야 절대적인 빈곤 상태에서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B씨는 “부자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뿐더러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서 “누구나 타고난 자기 복이 있으니 아무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결국 그가 빈곤층의 나락에 떨어진 것은 ‘팔자소관’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B씨는 “만일 1억원이 생겨 부자가 된다면 전세라도 멀쩡한 집에서 살고, 남는 돈으로는 지금 키우고 있는 손주들에게 배불리 고기를 먹이고 싶다”며 “더 많은 돈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빈곤층 독거노인 C(77)씨는 젊은 시절 서울에 좁게나마 자기 집도 있었지만 20여년 전 사별한 남편의 병치레 등으로 다 날렸다. 배움이 짧은 두 아들도 사정이 어렵다. C씨는 “TV 드라마에 나오는 부유층들이 좋은 데서 밥을 먹고 좋은 옷을 입고 사는 걸 보면 ‘나는 뭐 하고 사느라 자식들 건사는 고사하고 내 입 하나 챙기지 못할까’ 싶다”면서 “이런 형편이 계속되다 보니 ‘죽어야 여기(가난)서 벗어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젊은 빈곤층일수록 가난과 부에 대한 고민이 깊다. 노년층의 경우 오랜 시간 궁핍한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가난을 변하지 않는 환경으로 받아들이지만 젊은 층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꿈꾸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이 왕성하다 보니 부유한 이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 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스튜던트 푸어’ D(22)씨는 “돈은 사람을 걱정 없이 편안하게 해 줘서 좋지만 가난은 자신감을 떨어뜨린다”고 단언했다. 그에게 가난은 일상뿐 아니라 인간관계조차 규정짓는 ‘절대적 배경’이다. 언제부터인가 D씨는 고교 친구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모임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쇼핑이나 연애사 등이 화제로 떠오르지만 그는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었다. 모두 ‘돈’이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D씨는 “나중에 한 달에 200만원 정도만이라도 벌 수 있는 직업을 갖는다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부자는 열심히 살았거나 부모를 잘 만난 두 부류로 나눌 수 있겠지만 다른 무엇보다 학비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부럽다”고 했다. 또 다른 스튜던트 푸어 E(28)씨는 고교 전까지 부유층이었다가 아버지의 사업 실패에 따라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했다. 고교 때까지만 해도 그는 부친에게서 “돈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가난이 엄습하자 이 말이 ‘사치’였다는 걸 금세 깨달았다. 스스로 먹고 입고 자고 할 기본적인 소득도 없으니 간단한 일에도 돈에 구애받게 됐다. 그가 생각하는 가난은 ‘폭력’이다. 빈궁은 가난한 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E씨는 “‘너는 돈이 없으니까 큰 꿈을 꾸면 안 돼’, ‘돈도 없는데 무슨 공부를 더 하려고’ 등의 생각이 고개를 쳐들곤 한다”면서 “뒤집어 말하면 부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일 것”이라고 했다. 부모의 가난은 많은 경우 자식에게 대물림된다. 빈곤층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 대목이다. 빈곤층 싱글맘 F(40)씨는 얼마 전 집 근처 공원에서 동네의 다른 아주머니와 큰 싸움을 벌일 뻔했다. F씨의 6살 된 아들이 다른 아이가 던진 장난감에 맞아 이마를 다쳤다. 이마가 파여 지름 2㎝ 정도의 동그란 상처가 났다. F씨는 “아들을 때린 아이에게 뭐라고 하자 그애 엄마가 ‘애들 싸움에 왜 어른이 나서냐’고 되레 큰소리를 치더라”면서 “유명 상표 옷에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그 아이에게 무시당하는 우리 아이가 나중에 나처럼 초라하게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빈곤층이 부를 동경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가난이 아닌 부가 행복의 전제가 되는 건 부인할 수 없지만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장안평에 사는 지체장애인 빈곤층 G(44·여)씨는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너에게 1억원을 남겨주고 가야 하는데”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G씨는 “돈은 도둑만 꼬일 뿐 필요 없다”는 식으로 답했다. 돈과 부에 얽매여 사는 건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만약 부자가 된다면 기부로 사회에 환원하지 제 욕심만 차리지는 않겠다고 여기는 까닭이다. G씨는 “사람 인(人)자는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이지만 정작 부자들은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람이 마음을 좁게만 만드는 돈보다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빈곤층 싱글맘 H(35)씨도 돈만 많다고 부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건강도 좋을뿐더러 마음가짐이 여유로워야 한다’고 여긴다. 그녀의 일터인 옷가게에서 ‘진상’인 부유층 손님들을 수도 없이 접한 탓이다. H씨는 “지금까지 줄곧 없이 살아와서 부자들이 어떤 자부심을 갖게 되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들이 나를 업신여길 때는 분노와 함께 측은한 마음이 든다”면서 “돈이 만일 그 사람들을 그렇게 만든 거라면 그 돈이 그만한 가치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5살 된 딸이 나중에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롤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부’를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F씨도 “돈이 없다고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부자라도 욕심에만 가득 차 있으면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이라면서 “그런 기준에서 스스로 가난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가난이 되레 현실을 더욱 충실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동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재학중인 스튜던트 푸어 I(24)씨는 아르바이트로 스스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번다. 그러면서도 학업에 충실한 편이라 장학금도 꾸준히 받는다. 그는 “시험 전날에도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새 공부해 시험을 본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까지 성적은 4.5 만점에 3.9점”이라면서 “만일 내가 가난하지 않고 여유가 있었다면 현실의 냉혹함을 직시하지 못한 채 많은 젊은 층과 마찬가지로 하루하루를 허비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쥐구멍 밖 볕을 찾아 나서라… 기회는 있다, 아직

    “몇 년 전에 눈여겨보던 학생이 있었다. 리포트에서 성실함이 묻어나는 데다 성격도 좋아 학생들이나 교수들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적이 계속 떨어지더라. 불러다 물으니 ‘집안 형편이 갑자기 안 좋아져서 아르바이트가 너무 많다’고 머뭇거리며 대답하더라. 이럴 땐 선생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50억원대 자산가인 수도권 사립대 교수 A(53)씨는 학기 초면 학생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살핀다. 그러고는 마음속으로 이들 학생의 최종 학점을 추측해 본다. 학기가 끝난 뒤 실제로 학생들의 시험성적과 비교하면 60~70%는 얼추 맞아떨어진다. A씨는 “얼굴에 윤기가 나고 옷차림이 괜찮은 학생들은 대체로 좋은 성적을 받지만 옷차림이 열악하고 늘 피곤해 보이는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용 난’ 경우다. 부모 세대까지는 찢어지게 가난했다. ‘향토장학금’은 꿈도 못 꿨다. 주변의 도움과 불법과외 강사 일로 대학을 겨우 나오고, 직장 생활을 하다 운 좋게 박사까지 공부한 뒤 학교에 자리 잡았다. 처가로부터 상속받은 땅이 크게 올라 상위 1%에 편입했다. 그를 여기로 끌어올린 건 9할이 ‘꿈’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살아가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운도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과 세태를 보면 평생 그를 이끌어 온 믿음이 조금씩 무너지는 듯하다. 예전과 달리 ‘부의 여신’이 개인의 노력을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A씨는 “내가 타고 올라간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요즘엔 ‘가난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갈수록 커진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희망을 복원하는 게 우리 세대의 숙제”라고 했다. 상위 1% 부유층의 경우 빈곤을 경험한 자수성가형이든,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경우든 가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서울 논현동에 거주하는 국내 대기업 오너의 부인 B(65)씨는 사재를 털어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등 빈곤층의 생활여건 개선에 관심이 많다. B씨는 가난에 대해 ‘불편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교육 등의 격차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빈곤층을 수없이 접했기 때문이다. B씨는 “처음에는 빈곤층에 대해 ‘왜 저렇게 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들을 만난 뒤에는 ‘저렇게 살 수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청담동에 사는 중소기업 경영자의 부인 C(53)씨도 “‘부자가 겸손해지기도 어렵지만 빈자가 비굴해지지 않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면서 “빈곤층이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게 가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부유층은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자수성가형 부자일수록 이런 생각이 확고했다. 곤궁한 현실에 낙담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상류층으로 올라간 본인의 경험은 현 시점에서도 여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중견기업 오너 D(68)씨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세상이 이러니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한다면 빈곤 상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요즘은 과거만큼 ‘벼락부자’가 나올 확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자가 되기는 어려웠다”면서 “사회 구조만 탓하지 않고 돈을 벌어 성공한 젊은이들을 여전히 종종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구멍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빈곤층이 남탓 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계 기업 지사장인 E(47)씨는 “요즘 일부 젊은층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주로 태어나지 못한 것 자체를 불평하곤 하지만 이는 우리가 탓할 수 없는 영역”이라면서 “가난한 상황을 탈피하려 하지 않고 부모나 정부, 경제 등만 탓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 없이 위안거리만 만드는 격”이라고 했다. 상속 등으로 부를 더 받고 덜 받고는 ‘숙명’의 영역이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다. C씨는 “제일 듣기 싫어하는 표현이 ‘강남 여자’라는 말”이라면서 “미술이나 패션, 음악 등 우리 사회의 고급문화를 이끌어 가는 게 강남 아줌마라는 현실은 외면하고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해야 ‘훌륭한 엄마’라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상위 1%는 자긍심이 강하다.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사장을 부친으로 둔 F(29)씨는 “(영국 고급차인) 벤틀리를 타는 사람은 무조건 존경해야 한다”면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D씨도 “부를 어떤 식으로 축적했느냐는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인 만큼 그 다음에 어떻게 살지는 부자가 된 다음에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상대적 빈곤과 절대적 빈곤은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중견병원 원장 부인 G(51)씨는 “가난은 개인의 힘으로 의식주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이고, 이는 사회적으로 구제해야 한다”면서도 “나머지 경우까지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빈곤층은 한 달 수입이 100만원이라 1만원짜리 영양크림밖에 못 바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인도 등 후진국에서는 부유층에 해당할 것”이라면서 “처음에는 힘들어도 10년, 20년 계속 노력해 집 한칸이라도 마련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대신 ‘나는 가난하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는 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빈곤층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 점차 사라지는 데 대해서는 부유층들도 인정했다. F씨는 “부모님은 내가 음악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 수백만원짜리 악기를 사줬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 과외 선생님을 붙여 줬다”면서 “하지만 주변 친구 중에서는 부모님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숙제를 봐줄 사람도 끼니를 챙겨줄 사람도 없어 지금까지도 게임에 파묻혀 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가난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우리 사회가 빈곤층 교육과 보육 문제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복지재단 이사장 H(70)씨도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게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성서에서 가르치는 것은 부자들이 부를 쌓는 과정에서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다른 이에게 돌아갈 돈을 더 많이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강남 아이들이 서울대 등 명문대에 주로 들어가는 건 기회가 이미 불평등하다는 뜻”이라면서 “빈궁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늪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금전 지상주의적 세태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B씨는 “지금의 부는 절대자가 내게 맡겨 놓은 것이지 나 혼자 소유한 채 호사를 누리라는 건 아니다”며 “후세에 (지금 누리는 부에 대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편함과 부담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자 하는 생각도 강하다”고 털어놨다. H씨는 “돈을 절대적으로 바라보다 보니 사랑이나 행복, 믿음 등의 가치가 훼손된 채 부와 가난에 대해 맹목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면서 “부가 절대선이 아니듯 가난 역시 절대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부자들이 가난한 이들을 업신여겨서는 안 되지만 가난한 이들 역시 부자들을 적대시해서도 안 된다”면서 “금전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고 했다. D씨는 “1억원만 갖고 있더라도 스스로 부자라고 여기면 부자이고 통장에 100억원이 있어도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부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부자들이 앞으로 ‘질적 향상’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C씨는 “프랑스에서는 단순히 부의 소유 여부뿐 아니라 제2외국어를 구사하면서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루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문화비와 기부금을 지출하는 것을 부유층의 기준으로 삼는다”면서 “우리 사회도 앞으로 돈만 많은 게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지적·문화 수준에 사회적 책임감까지 갖춘 부유층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대학생 10명 중 8명 “취업에서 능력보다 학벌 중요해” 집안사정은?

    대학생 10명 중 8명 “취업에서 능력보다 학벌 중요해” 집안사정은?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취업에서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2.1 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전국 132개 대학생 236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0.5%(1901명)가 취업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했다. 이중 의대와 약대, 간호대 학생 59명 중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한 비율은 91.7%(54명)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85.5%(2019명)는 대학 진학에 사교육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대학생의 집안사정에 따라 취업 전망도 크게 달라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났다. 집안 사정이 상위에 해당한다고 답한 대학생들은 291명 중 67.3%(196명)는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하위 계층에 속한다고 답한 대학생 365명 중 이렇게 답한 비율은 45.4%(166명)에 그쳤다. 김병규 2.1 지속가능연구소 부소장은 “사교육-대학진학-취업으로 이어지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구조화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고착화하는 사회적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졸업한 뒤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국공립대학생(64.9%)이 사립대학생(56.0%)보다 높았다. 계열별로는 취업 경로가 뚜렷한 의대ㆍ약대ㆍ간호대(75%) 계열이 가장 높았고, 교육계열(73.7%)과 인문학계열(52%)이 그 뒤를 이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성취감(37.1%), 직업적 안정성(26%), 금전적 보수(20%) 순이었다. 구성원 간의 관계(9.6%)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전공분야별로는 교육계열에서 안정성, 사회계열과 예체능계열에서 성취감, 의학계열에서 안정성과 보수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경제ㆍ경영계열의 대학생 4명 가운데 1명(25%)은 ‘졸업 후 5년 안에 창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대학생 60.1%(1419명)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만큼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비율은 남학생(64.1%)이 여학생(56.7%)보다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대학생 10명 중 6명(59.3%)은 근무여건이나 직장문화 등을 고려할 때 가능하면 외국에서 취업하고 싶어했다. 이 비율은 여학생(63.3%)이 남학생(54.6%)보다 높았다.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 사진 = 서울신문DB (대학생 10명 중 8명) 뉴스팀 chkim@seoul.co.kr
  • 능력은 무슨 학벌 좋아야…대학생 80%가 답한 취업 현실

    능력은 무슨 학벌 좋아야…대학생 80%가 답한 취업 현실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은 취업 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위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대학생 절반 이상은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2.1 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32개 대학생 2361명 가운데 80.5%(1901명)는 취업 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했다. 특히 의대·약대·간호대 학생 59명 중 이같이 답한 비율은 91.7%(54명)에 달했다. ●하위계층 45% “원하는 곳에서 일 못할 것” 집안 사정에 따라 취업 전망도 크게 엇갈렸다. 집안 사정이 상위에 해당한다고 답한 대학생들 291명 가운데 67.3%(196명)는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하위계층이라고 답한 365명 대학생의 응답은 45.4%(166명)에 그쳤다. ‘졸업한 뒤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국공립대학생(64.9%)이 사립대학생(56%)들보다 높았다. 계열별로는 취업 경로가 뚜렷한 의대·약대·간호대(75%)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사교육-대학-직장 이어지는 ‘빈익빈 부익부’ 김병규 2.1 지속가능연구소 부소장은 “사교육-대학진학-취업으로 이어지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구조화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고착화하는 사회적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설문에 응한 대학생 60.1%(1419명)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만큼 가치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남학생(64.1%)이 여학생(56.7%)보다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학생 10명 중 8명 “능력보다 학벌” 의대생 설문조사 결과는?

    대학생 10명 중 8명 “능력보다 학벌” 의대생 설문조사 결과는?

    대학생 10명 중 8명 대학생 10명 중 8명 “능력보다 학벌” 의대생 설문조사 결과는?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 가량은 취업 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2.1 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현대리서치 등에 의뢰해 전국 132개 대학생 236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80.5%(1901명)가 취업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에 응한 의대·약대·간호대 학생 59명 중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한 비율은 91.7%(54명)에 달했다. 대학 진학에 사교육이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5.5%(2019명)에 달했다. 아울러 대학생의 집안사정에 따라 취업 전망도 크게 엇갈리는 등 취업시장에서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났다. 집안 사정이 상위에 해당한다고 답한 대학생들은 291명, 하위에 해당한다고 답한 대학생들은 365명이었다. 상위계층에 해당한다는 대학생들의 67.3%(196명)는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하위계층 대학생들은 이 비율이 45.4%(166명)에 그쳤다. 김병규 2.1 지속가능연구소 부소장은 “이는 사교육-대학진학-취업으로 이어지는 부와 가난의 대물림이 구조화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고착화하는 사회적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졸업한 뒤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률은 국공립대학생(64.9%)이 사립대학생(56.0%)보다 높았다. 계열별로는 취업 경로가 뚜렷한 의대·약대·간호대(75%) 계열이 가장 높았고, 교육계열(73.7%)과 인문학계열(52%)이 그 뒤를 이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성취감(37.1%), 직업적 안정성(26%), 금전적 보수(20%) 순으로 집계됐다. 구성원 간의 관계(9.6%)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전공분야별로는 교육계열에서 안정성, 사회계열과 예체능계열에서 성취감, 의학계열에서 안정성과 보수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제·경영계열의 대학생 4명 가운데 1명(25%)은 ‘졸업 후 5년 안에 창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평균(18.6%)과 비교해 높은 반응이었다. 또 대학생 60.1%(1천419명)는 “전업주부가 되는 것은 보수를 받고 일하는 것만큼 가치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 비율은 남학생(64.1%)이 여학생(56.7%)보다 더 높아 눈길을 끌었다. 대학생 10명 중 6명(59.3%)은 근무여건이나 직장문화 등을 고려할 때 가능하면 외국에서 취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비율은 여학생(63.3%)이 남학생(54.6%)보다 10%포인트 가량 더 높았다. 한양대에 재학중인 서종민(23)씨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해외로 나가겠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국내 기업풍토에 실망해 취업 망명을 하겠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10)절대빈곤층의 미용 관리-7000원 아끼려 짧게 커트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貧’] (10)절대빈곤층의 미용 관리-7000원 아끼려 짧게 커트

    “화장품요? 저는 소주로 만든 스킨 쓰는 게 전부예요.”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40대 간호조무사 A씨의 유일한 화장품은 ‘소주 스킨’이다.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간단한 색조 화장은커녕 로션도 바르지 않는다. 소주와 레몬 조각, 글리세린을 섞어서 가제로 덮고 냉장고에 2~3개월 정도 숙성시켜서 쓴다. 인터넷상에서는 천연 화장품 비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A씨가 ‘소주 스킨’을 만들어 쓰는 것은 순전히 돈 때문이다. 글리세린은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얻어 쓰기 때문에 1200원 하는 소주값과 레몬값까지 하면 2000원이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 넷(고등학생과 초등학생 딸 두 명,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들 2명)을 키우면서 월 135만원을 버는 A씨에게 화장품이란 구매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 쓰는 것이다. 그나마 주변에서 얻은 화장품 샘플들은 아이들 몫으로 돌아간다. 절대빈곤층에게 화장품은 ‘사치품’일 뿐이다. 먹는 것을 사기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만난 절대빈곤층의 대부분은 아예 화장품을 사지도 바르지도 않는 방법을 택하고 있었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31세 싱글맘 B씨는 5년 전 아이를 낳은 뒤부터 지금까지 스킨, 로션을 한번도 발라 본 적이 없다. B씨는 “딸 아이는 베이비로션을 발라 준다”면서 “나도 베이비로션이라도 같이 쓸 수 있지만 아끼려고 안 썼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처녀 때랑 다르게 주름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39살 싱글맘 C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자녀 3명(12세 아들과 2세와 8개월 된 두 딸)명을 키우는 C씨는 과거에는 명동의 화장품 매대에서 화장품을 사기도 했지만 3년 전부터 기초 화장품조차 바르는 것을 포기했다. 어쩌다가 결혼식 등 신경을 쓰고 가야 할 자리가 있을 때 눈썹을 그리고 립스틱을 바르는 정도다.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C씨는 “왜 없겠어요. 여자는 나이가 적건 많건 꾸미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게 당연하죠”라면서 “그런데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 나 자신한테 쓸 돈은 없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C씨의 얼굴은 화장기 하나 없이 창백해 보였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D(82)씨도 20년간 로션 같은 것을 사 본 적이 없다. D씨는 “이제 나이를 먹으니 화장품을 바르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서 “밖에도 잘 나가지 않는데 바를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절대빈곤층에게 귀한 화장품은 바로 ‘샘플’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사는 E씨는 지인들로부터 샘플을 얻어 쓰고 있다. 특히 고급 화장품으로 알려진 S브랜드의 샘플을 얻는 날은 ‘운수대통’이다. 딸 셋(초등학교 6학년, 4학년, 5세)을 키우고 있는 기초수급자 싱글맘 F(33)씨는 시장에 있는 화장품 가게에 가서 ‘샘플 동냥’을 한다. 운이 좋으면 샘플 몇 개를 얻어 쓸 수 있기도 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한다. 몇 년 전 동네 복지관 행사에서 색조 화장을 받아 본 게 F씨가 ‘제대로’ 화장이라는 것을 해 본 전부다. F씨는 “화장한 나를 보고 복지관 선생님이 ‘못 알아보겠다. 너무 예쁘니 매일 화장하라’고 하는 말에 웃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화장이야 안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F씨지만 학부모 총회나 공개수업처럼 아이들 학교 행사 때만큼은 초라한 자신이 신경 쓰인다. “다른 엄마들은 다 화장하고 예쁘게 하고 오는데 우리 아이들이 엄마를 부끄럽게 생각하지나 않을까 마음이 아프죠.” 샘플은 본래 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빈곤층이 밀집해 사는 주변 상가에는 묶음으로 판매하는 곳이 꽤 있었다. 지난달 22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 인근 시장의 한 화장품 가게에서는 설화수 샘플 2~3개를 2000~3000원에 팔고 있었다. 경기도 광명시장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G씨는 “샘플 한 개당 100원에 팔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 1000원어치씩 팔기도 한다”고 했다. G씨는 “화장품 샘플을 달라고 무턱대고 가게에 오는 할머니들도 일주일에 한 명은 있다. 며칠 전에 화장품을 샀는데 샘플을 못 받았다는 식”이라면서 “그런 분들에게는 그냥 샘플 두어 개를 준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판매되는 ‘정품’도 대부분 5000원을 넘지 않는다. G씨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그나마 많이 사는 게 4000원짜리 H 보디워시(900㎖)와 3000원짜리 B 로션(450㎖)”이라면서 “3000원짜리 로션도 바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3000원이라는 소리에 놀라서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절대빈곤층한테 화장품 중 ‘사치품’은 핸드크림이라고 한다. 겨울에 막노동 등 험한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손이 트는 경우가 많지만 꼭 필요한 화장품은 아니라는 인식에서 핸드크림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여겨진다는 얘기다. 1000원짜리 D 핸드크림을 종종 사 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서울 용산구 만리시장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H씨는 “여기서는 중간 가격대의 브랜드 화장품도 사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저가 브랜드 중 M이나 C는 그래도 1만원 남짓이면 살 수 있으니 사 가는 사람들이 좀 있다”고 했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I씨는 1년에 1만원 내외의 제품 2개 정도를 구매한다. 여름철에는 바르지 않고 겨울에만 조금씩 아껴서 바른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달동네 개미마을에 사는 50대 J씨는 “아는 사람들 중 S 제품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기초제품만 해도 20만원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화장품 하나 사면 한 석 달밖에 쓰지 못할 텐데 어떻게 그렇게 큰 돈을 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J씨는 손녀와 1만 5000원짜리 베이비로션을 같이 쓴다. 절대빈곤층이 미용에 신경을 쓰는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머리다. 화장품은 바르지 않아도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머리는 겉모습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화장품과 달리 한번 돈을 들이면 꽤 오랫동안 버틸 수 있다는 이유도 있다. 앞서 소개된 싱글맘 H씨도 1년에 3번 정도는 머리를 자른다.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인 K(81)씨는 “화장품은 못 발라도 파마는 해야 한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한다”면서 “그래도 여기가 물가가 싸니 2만원이면 파마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개미마을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L씨는 “대부분 기본적인 파마만 하고 가기 때문에 2만원 선을 넘지 않는다”면서 “할머니들은 1년에 한두 번 오시기 때문에 돈을 많이 받을 수 없다. 1000원이라도 올리면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나마 올해 가격을 1000원씩 올려 커트 8000원, 학생은 6000원, 염색은 1만 8000원이다. 복지관이나 봉사단체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 개미마을 근처의 한 교회에서는 1년에 두 번 무료 봉사로 머리를 잘라 준다. 앞서 소개된 E씨는 7살 딸 아이와 14살 아이의 머리를 직접 잘라 주고는 한다. 남성의 경우는 스타일을 따지기보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게 ‘답’이다. 서울 중구 중림동 쪽방촌 주변 미용실을 이용하는 30~40대 남자들은 짧은 머리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한다. 짧을수록 깔끔하고 머리를 더 자주 자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쪽방촌 근처 한 미용실은 커트 7000원에 머리를 감으면 1만원인데 열이면 열 모두 머리만 자르고 감지 않은 채 간다고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M(26)씨도 되도록이면 머리를 짧게 자른다. 집안 사정이 괜찮았을 때는 3주에 한번씩 미용실에 갈 정도로 헤어스타일에 특히 공을 들였지만 대학 1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절대빈곤층으로 추락한 이후에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주기가 길어졌다. ‘멋’에 대한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남자 연예인들이 많이 선보이면서 유행하고 있는 헤어스타일인 포마드 머리(2:8 가르마를 연출해 머리를 빗어 넘기는 형태)를 시도해 보려다가 마음을 접었다. 커트만 해도 일반 커트 가격에 3배일 뿐만 아니라 스타일 연출을 위해 필요한 전용 기름이 3㎖에 4만원 정도 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남성들이 많이 하는 파마도 꿈꾸지 못한다. 6000원짜리 왁스로 반년을 버틴다. M씨는 “향수와 스킨, 로션에 수십만원씩 쓰고 외모에도 투자를 많이 하는 친구를 보면 놀라기도 한다”면서 “화장품은 아껴 써도 두 달 정도밖에 못 쓰니 그렇게 큰 돈을 지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여자를 만날 때도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M씨는 “어떻게 꾸미냐에 따라서 외모도 큰 차이가 나겠지만 중요한 건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내 스스로가 이성 앞에서 위축되다 보니 만날 때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린 천재 수학자의 비극적 삶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린 천재 수학자의 비극적 삶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게임/앤드루 호지스 지음/김희주·한지원 옮김/동아시아/872쪽/3만 6000원 너저분한 외모에 말을 더듬었지만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아이가 있었다. 미적분에 대한 지식 없이도 어려운 수학 문제를 척척 풀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독학하던 이 소년은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해 첫사랑을 만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는 케임브리지 킹스칼리지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하며 수치해석, 확률, 통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계산가능한 수와 결정문제 적용에 관하여’라는 논문에서 지능을 가진 ‘만능기계’에 대해 언급한다. 2차 대전 중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난해한 나치독일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해 잠수함 유보트를 괴멸시키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컴퓨터의 아버지’ ‘20세기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허무하고도 비극적인 죽음 때문이다. 튜링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885년 형법 개정법 제11조에 어긋나는 중대한 외설행위’로 체포되고, 1952년부터 2년간 재판을 받고 결국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요법 형벌을 받았다. 맨체스터대 왕립연구소에서 해임됐으며 컴퓨터 개발에서도 손을 떼야 했던 그는 결국 1954년 6월 7일 41세라는 나이에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베어먹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게임’은 튜링의 출생부터 어릴 때의 일화, 대학시절 모습, 암호해독 과정 등 그의 학문적 성과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서술한다. 옥스퍼드대 수리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튜링을 알았던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관련 자료를 공들여 모아 인류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의 삶을 재구성했다. 과학적 정확성과 명료한 스타일,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모범적인 과학전기라는 평가를 듣는 책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위헌·수정 불가피론’ 김영란법 어디로

    여야가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앞서 합의했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의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법 적용 범위에 대해 ‘위헌 논란’까지 일면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합의한 2월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야 의원들은 5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격 심의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법 적용 대상이 ‘김영란법’ 원안에 비해 공직자뿐 아니라 언론사와 사립학교·사립유치원, 대학병원 종사자 등과 그 가족으로 대폭 확대된 조항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과잉 입법 논란을 제기하며 “제대로 부정부패를 뿌리 뽑으려면 차라리 온통 소금칠을 다해서 비리가 많은 방위산업체, 금융기관 등을 다 넣어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자”고 비판했다. 법사위의 월권 논란에 대해서는 “엉터리법, 결함 있는 법이 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게 법사위의 책무”라며 “집단광기의 사회와 무한 과속에 대한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정면 반박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정무위안 수정’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정무위에서 넘어온) 이 법은 법도 아니다. 이것저것 막 기워진 누더기”라고 과격한 표현까지 썼다. 부정 청탁 조항과 관련해서는 “이제 억울한 사람들의 민원도 다 막히게 된다. 그 피해는 부메랑처럼 시민들에게 다 돌아갈 것”이라며 ‘헌법상 명확성 원칙’ 위반 논란도 제기했다. 반면 정무위 출신의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벌써 정무위에서 논의된 지 몇 년이 됐다”면서 “정무위에서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위헌성 논란이 있다 하더라도 입법적 결단을 내리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정무위안 통과를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자칫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사립학교 이사장 및 재단 이사의 추가 포함을 주장하면서 “야당 탄압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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