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립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 공원
    2026-04-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486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초대받았지만 외톨이 ‘손님’ 신세… 언어 장벽 극복 ‘웜보디’ 탈출해야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초대받았지만 외톨이 ‘손님’ 신세… 언어 장벽 극복 ‘웜보디’ 탈출해야

    “저는 그냥 웜보디(Warm body·무능한 노동자) 같아요. 아무도 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웜보디는 노보디(Nobody)나 같은 말이에요.” 국내 대학에서 교육사회학을 가르치는 한 미국인 교수는 동료 교수들과의 갈등에 대해 참담한 자기비하적 심정을 털어놨다. 언어 차이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은 외국인 교수를 고립시켰고, 심지어 그들은 교수회의에 참여하고도 나중에야 영문 회의록을 받아 봐야 하는 ‘이방인 손님’이 됐다. 국내 6000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교수들의 입에서는 정교수가 아니라 영어 수업만 하는 영어 강사일 뿐이라는 자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인 교수들도 할 말은 많다. 일단 국내 대학의 국제화 수준이 매주 낮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외국인 교수도 한국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에 적응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교수들이 동료 교수나 학생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든다.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는 “독일 대학들은 독일어가 가능한 교수를 우선 찾거나 2년 내에는 독일어로 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외국인 교수를 초빙한다”며 “한국어로 강의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의사 소통은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수도 “다른 나라에서 교수로 일하고 싶다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려는 노력은 기본 아니냐”면서 “외국인 교수들이 국내 대학 시스템을 영어로 바꾸기를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전임 교원의 경우 한국어로 이뤄지는 학사 행정에는 역할이 제한되기 일쑤다. 많은 대학이 회의 내용을 영어로 다시 번역하는 과정을 거치거나 아니면 구두로 설명한다. 외국인 교수들의 한국어 능력은 학생들과의 관계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방기혁 광주교대 교수는 “요즘 대학생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면서 “국내 대학에서 단순 지식전달자 이상의 역할을 하려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외국인 교수들도 한국 학생들의 학습 방식에 맞게 자신의 교수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온다. 외국인의 교수법을 연구해 온 장은영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 학생들이 일반 강의에 익숙하고 토론을 기피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외국인 교수들이 많다”면서도 “이걸 맞다 틀렸다로 보느냐, 아니면 문화적 특징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수업은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외국인 교수들이 자신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지가 남는 교수와 떠나는 교수를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 실제 2013년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지적재산법 및 민사소송법을 강의하던 A 교수의 경우 법학 수업에서는 드물게 토론식 수업을 도입했지만 학생들과의 소통 문제에 부딪혀 이듬해 한국을 떠났다. 당시 수업을 들었던 최모(25·여)씨는 “수업이 원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영어를 못하는 학생들이 대답을 기피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 장 교수는 이어 “한국에 온 외국인 전임교수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면 ‘모르겠다’는 대답이 거의 대부분”이라면서 “외국인 교수들이 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갖고 한국 대학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脫권위적이고 토론식 강의 좋은데… 소통 한계 ‘머리만 뱅뱅’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脫권위적이고 토론식 강의 좋은데… 소통 한계 ‘머리만 뱅뱅’

    외국인 교수의 수업을 들어 본 대학·대학원생들은 토론 위주의 수업 방식과 탈(脫)권위적인 모습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단점은 역시 언어 문제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었다. 국내 대학에서 졸업 요건으로 일정 숫자의 영어 전용 강의 수강을 내세우고 있고 원어민 교수의 영어회화 강의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돼 있는 현실에서 언어가 외국인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는 게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다. 학생들은 외국인 교수가 지향하는 토론식 수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일방적인 지식 주입 형태인 전통적 방식의 강의보다 훨씬 수업의 집중도가 높고 재미있다는 점을 꼽는다. 경영학도인 심민우(26) 홍익대 총학생회장은 “외국인 교수들은 소규모 토론 수업을 선호하는데 수업 때마다 영어 토론을 준비하는 게 학생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지만 그만큼 도전적이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가 내국인 교수들보다 더 강의 준비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려대 인문대에 재학 중인 김모(24·여)씨는 “간혹 개인 용무로 정해진 강의 시간보다 일찍 끝내는 한국 교수들과 달리 외국인 교수들은 정해진 시간을 채우며 성실하게 강의한다”며 “시청각 자료 등 보조재도 적극 활용하는 열정적인 강의가 좋다”고 말했다. 한국인 교수에 비해 탈권위적이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옹호도 적지 않다. 서울대 공대 박사과정에 있는 이모(24)씨는 “성적 정정 등을 신청할 경우 한국인 교수들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기분 나빠 하지만 외국인 교수와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고 내 주장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사소통의 한계로 외국인 교수의 수업을 기피하게 된다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필수 과목인 영어 전용 강의도 외국인 교수보다는 한국인 교수가 진행하는 수업을 경쟁적으로 선택하게 된다고 전한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박모(24)씨는 “학사 규정상 졸업 때까지 영어 전용 강의를 10개 이상 들어야 하는데 외국인 교수의 수업은 피하고 있다”며 의사소통 문제를 기피 요인으로 꼽았다.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도 종종 파열음이 나는 계기가 된다. 특히 토론식 수업이 국내 교육 환경에 맞지 않다는 반발심이 적지 않다. 부산대 공대에 재학 중인 유모(24·여)씨는 “성적이 곧 취업으로 직결되는 한국 현실에서 성적을 매기는 기준이 애매한 토론식 수업만 고집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원생들은 인맥·학맥이 중요한 한국의 연구 환경에서 외국인 교수 밑에서 수학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짙다. 서울 시내 한 사립대에서 석사 과정 중인 이모(24·여)씨는 “교수가 학생을 ‘끌어준다’는 인식이 강한 한국 대학에서 각종 인맥을 동원하기 어려운 외국인 교수 밑에서 수학한다는 것은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며 “무엇보다 외국인 교수들이 정부나 기업의 연구 용역을 잘 따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설] 집 팔아 과외비로 월 천만원 쓰는 사회

    정부가 서울 강남, 목동, 중계동과 경기도 평촌, 대구 수성구 등 ‘사교육 1번지’ 고액 학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밤 10시 이후에도 진행되는 심야교습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고 탈루 혐의가 있는 학원은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학원 명의가 아닌 친인척 명의로 수강료를 받거나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받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행위, 기준 수강료보다 더 비싼 수강료를 받으면서 정작 세무서에는 기준 수강료를 신고하는 전형적인 탈루 수법이 해당한다. ‘사교육 경감, 공교육 정상화’라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은 사교육시장의 과세 사각지대 규모는 97조원이 넘는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376조원)의 4분의1이 넘는 엄청난 규모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도 고액 학원의 탈세 소득을 찾아내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도 고액 학원의 불법·탈법 행위에서 비롯된 사교육비 광풍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경기침체와 전셋값 폭등으로 살기가 빠듯해진 서민들은 마지못해 교육비까지 줄이고 있지만, 서울 강남의 일부 학부모들은 한 달에 학원비로만 1000만원을 쓰고 있다고 한다. 소득의 불평등에서 비롯된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됐다. 소득 상위 10% 계층과 하위 10% 계층이 쓰는 사교육비는 무려 17배나 차이가 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 2000원이지만, 한 조사에 따르면 강남 거주자 5명 중 1명은 한 달에 사교육비로 150만원 이상을 썼다. 서울 강남, 강북의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0만원이 넘는다는 사람도 3명이나 됐다. ‘귀족학교’ 논란을 빚고 있는 국제중학교 입학생 중 부유층 자녀가 대부분인 사립초등학교 출신은 최고 35%에 이른다. 최소 1000만원이 넘는 ‘반수’(半修)를 택하는 대학 신입생 중에는 서울 강남권 학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게 아니라 용은 강남에서 난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려면 불법 사교육을 뿌리 뽑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앞서 ‘쉬운 수능’으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잘못된 환상부터 깨야 한다.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19] 도굴꾼에 남아나지 않는 묘지명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19] 도굴꾼에 남아나지 않는 묘지명

    조선시대 장례의식의 마지막 절차는 무덤 앞에 비석을 세우고 지석을 묻는 것이었다. 묘표(墓標)나 묘갈(墓碣), 신도비(神道碑)라고 하는 묘비에는 죽은 이에 관한 정보가 담기게 마련이다. 신도비는 일반적으로 묘표나 묘갈보다 죽은 이의 행적을 더욱 자세히 새겨 놓은 것을 일컫는다. 신도비는 글자 그대로 ‘귀신이 오가는 길에 세워진 묘비’라는 뜻이다. 죽은 이의 혼령이 비석이 세워지는 무덤 동남쪽으로 오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석(誌石)은 별도로 만들어 봉분 앞에 묻는다. 죽은 이의 행적을 담는 것은 묘비와 다르지 않지만 무덤의 위치와 방향이 내용에 덧붙여진다. 조선시대 문집을 엮은 ‘대동야승’(大東野乘)은 ‘묘갈은 묘밖에 세우고, 지석은 묘 앞에 묻는 것인데, 이는 만일 세월이 오래되어 비갈이 없어지면 지석을 상고하여 누구의 묘인가를 알고자 하는 데 있다’고 적었다. 죽은 이의 덕과 공을 후세에 전하고자 묘비나 지석에 적는 글이 묘지명(墓誌銘)이다. 죽은 이의 성씨와 벼슬·고향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지(誌)라 하고, 죽은 이를 칭송하는 문학적인 글을 명(銘)이라 했다지만 실제로는 엄격하게 구분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요즘엔 지석이라는 표현과 묘지명이라는 표현도 굳이 구별해서 쓰지 않는 것 같다. 지석의 가장 이른 사례는 4세기 중엽 고구려 안악3호분에서 보인다. 백제 무령왕릉의 주인을 알 수 있었던 것도 지석 때문이었다. 1971년 발굴 당시 널길 입구에서 2개의 장방형 판석을 발견했는데, 무령왕(462~523)과 왕비의 지석이었다. 특히 왕비의 지석 뒷면에는 왕의 매지권이 새겨져 있었다. 매지권(買地券)이란 죽은 사람이 지신(地神)으로부터 묻힐 땅을 사들인 증서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불교의 화장 풍습으로 지석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같은 불교국가라도 고려시대로 접어들면 화장 이후 매장하는 풍습에 따라 검은 석판에 글을 새겨넣은 지석이 보인다. 조선시대가 되면 성리학의 가르침에 따라 매장이 일반화됐고, 도자기 산업의 발전으로 도자 지석이 크게 유행한다. 도자 지석은 시기별로 청자, 분청, 백자, 옹기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 지석을 무덤이 아니라 무덤 앞에 묻은 만큼 도굴꾼의 손을 타기 쉽다는 것이다. 지난해는 한 사립 박물관장이 무려 558점의 지석을 숨기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모두 도굴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1536∼1593)의 지석도 같은 운명이 됐다. 송강의 무덤은 경기 고양시에서 현종 6년(1665) 충북 진천으로 이장됐다. 그런데 진천의 송감 무덤 앞에 묻혀있어야 정상인 묘지명이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는 것이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붙잡은 장물아비의 치부책에 송강 묘지명도 들어있었다고 한다. 26.5x18㎝ 크기의 사각형 백자 23개로 이루어진 송강 지석은 조선시대 묘지명의 백미라고 해도 좋다. 중앙박물관은 이 묘지명을 지난 2000년 안팎에 구입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송강의 후손들은 묘지명이 도굴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도굴 사실이 확인되면 묘지명은 송강 후손들에게 다시 돌려주게 된다고 한다. 도굴꾼과 장물아비는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것이다. 그래도 죽은 자의 안식마저 빼앗은 죄에 대한 하늘의 처벌은 남는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시리즈 전체보기
  • 1년 전 문제 재출제 숭실고 ‘모럴해저드’

    교장이 없는 상태가 6년간이나 지속돼 온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해 시험문제가 올해 똑같이 출제되는 등 파행 운영과 모럴해저드가 극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숭실학원과 숭실고에 대한 감사 결과 학교법인이 이사회를 파행 운영하고 법인의 소송비용을 부담하면서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총 35건의 부정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숭실학원의 이사 6명, 감사 1명 등 임원 7명 전원에 대해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학교법인 관계자들을 업무상 횡령·배임과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임원 외 관계자 35명은 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숭실학원은 2014학년도 결산과 2015학년도 예산에 대한 심의·의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장 직무대행은 행정소송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지인으로부터 2000만원을 빌리면서 교육청의 허가나 이사회 심의·의결도 거치지 않았고 돈을 빌려준 사람은 이후 법인 이사가 돼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인 회계 일부에 압류를 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특히 올 1학기 정기고사에서는 1학년 경제 및 기술가정, 3학년 동아시아사와 과학Ⅱ 등의 과목에서 지난해 정기고사의 문제가 고스란히 다시 출제됐다. 재출제 비율은 과목별로 17~18%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입에서 내신 성적에 반영되는 학교 정기고사의 출제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교육청은 2010년 학내 비리에 대한 진정을 접수해 숭실학원을 상대로 감사를 벌였고 이후 숭실고는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이 사법 처리되면서 후임 교장 없이 운영돼 왔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청년 일자리 박차] 17개 지방대에 ‘지역특화산업학과’ 만든다

    [청년 일자리 박차] 17개 지방대에 ‘지역특화산업학과’ 만든다

    내년 전국 17개 지방대에 졸업과 동시에 지역 우수 중소기업에 취직이 보장되는 ‘지역특화산업학과’가 생긴다. 석사 과정으로 등록금 등 교육비가 전액 무료다. 지역 중소기업에서 별도의 장학금도 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청년 20만+창조 일자리 박람회’에서 “청년들의 소모적인 스펙 쌓기를 줄이기 위해 사회맞춤형 학과를 늘려갈 계획”이라면서 “우선 2016년부터 지역특화산업 관련 학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역특화산업학과는 대기업들이 하나씩 맡고 있는 전국 17개 권역 창조경제혁신센터 주도로 만든다. 센터마다 특화된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중소기업에서 원하는 우수 인력을 양성할 학과를 가까운 지방대에 신설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SK그룹이 후원하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전·충남지역 지방대에 정보통신기술(ICT) 학과를 만들기로 했다. 올겨울에 학생을 모집해 내년 1학기부터 시작한다. 교과 과정은 대학원 석사 과정으로 2년이다. 등록금 등 교육비는 정부가 100% 지원한다. 내년 예산으로 19억원이 편성됐다. 기재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지방대학 평가를 진행 중이다. 대학은 국공립대로 한정하지 않고 사립대를 포함해 교육 시설이 우수한 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학과별 정원은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 수요를 조사해 결정한다. 장보영 기재부 미래사회전략팀장은 “지역특화산업학과는 그동안 청년 인재를 뽑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에 우수 인력을 공급하고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업”이라면서 “학사보다 석사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이 많아 일단 대학원 과정부터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그들의 어긋난 학교 사랑/장형우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그들의 어긋난 학교 사랑/장형우 사회부 기자

    지금은 ‘입시학원’이라는 비난을 받지만 자율형사립고의 당초 설립 취지는 ‘입시 위주에서 벗어나 교육의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대학 간판 하나로 인간을 평가하는 학벌주의 사회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대부분의 학교 운영 비용을 학생 등록금에 의존해야 하는 자사고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그럴듯한 입시 결과, 이른바 ‘입결’을 내야 한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전국 21개 자사고의 국어·영어·수학 편성 비율이 권장 기준인 50%를 크게 웃도는 이유다. 하지만 모든 자사고가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전국 단위 자사고들은 아직도 당초 설립 취지를 잘 지켜 가고 있다. 입결이 좋은 자사고 교실에서 성적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 학교들은 고교 시절 학생들에게 예술 및 체육 분야에서 1인 1특기를 키우도록 하고 개개인의 적성과 흥미, 소질을 키울 수 있는 여러 활동을 이끌고 지원한다. 예절 및 인성 교육도 잘 이뤄진다. 즐겁게 생활하고 ‘좋은 대학’도 많이 가니까 재학생 및 졸업생의 만족도도 높다. 14일부터 특별감사를 받는 서울 은평구의 하나고등학교도 그런 자사고 중 하나다. 일반고에 비해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귀족 학교’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학기 중에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사교육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 등록금을 일반고와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다. 정확하게는 일반고 학생의 등록금과 학기 중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더한 것과 비교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하나고 등록금이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여기다 입결도 훌륭하니 학부모들은 자녀를 하나고에 보내고 싶어 한다. 힘들게 자녀를 하나고에 보냈는데, 잘 다니고 있는데, 1년 뒤면 ‘명문대’에 갈 텐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자녀의 담임교사가 학교의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위권 대학을 가려면 학생부 종합전형을 노려야 하는데,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면 하나고의 등급이 밀리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앞선다. 내부 고발자인 담임이 자녀의 학생부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그래서 담임의 해임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학교에서 ‘누구는 해임 요구안에 서명했는데 누구는 안 했네’라고 점고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전경원 교사는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행한 일로 학부모에게 ‘버림’을 받았다(전 교사는 지난 11일 담임 교체 통보를 받았다). 그는 “학교에 성적 조작 비리 등이 생기면 학부모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전 교사는 순진했다. 학부모에게 하나고는 ‘내 자녀의 명문대 진학의 발판’일 때만 사랑할 가치가 있다는 걸 간과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자녀 중 일부는 부모의 소원대로 명문대에 진학한 몇 년 뒤 ‘취업의 발판인 대학’의 명예가 실추될까 봐 검찰에 불려가는 비리 이사장을 옹호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zangzak@seoul.co.kr
  • 서울교육청, 하나고 현장감사

    서울시교육청이 남학생을 더 뽑기 위해 신입생 남녀 입학 비율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지역 자립형사립고 하나고에 대한 현장감사에 들어간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감사관실은 14일부터 2주 동안 은평구 진관동의 하나고에 조사 인력을 파견해 서울시의회 등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한 감사를 벌인다. 감사팀은 이미 하나고 측이 사전에 제출한 자료에 대한 검토를 마친 상태다. 시교육청은 서울시의회의 하나고 특위와 이 학교 전경원(45) 교사가 제기한 남녀 입학 비율 조작 의혹과 전 정권 청와대 고위관계자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학교장 및 교사 면담 등을 통해 조사할 계획이다. 전 교사는 시의회 특위가 지난달 26일 진행한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학교 측으로부터 기숙사 문제로 남녀 합격자 비율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아들이 저지른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은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다양성 교육한다는 자사고, 국·영·수 더 배워

    다양성 교육한다는 자사고, 국·영·수 더 배워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자율형 사립고의 1년 교육과정 중 국어·영어·수학 과목의 최근 4년간 편성 비율이 권장 기준인 50%를 훌쩍 넘긴 최대 6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소속 정진후(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받은 21개교의 국·영·수 비율은 2011~2014년 평균 54.7%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1학년 55.0%, 2012학년 55.1%, 2013학년 55.5%, 2014학년 53.0%다. 현행 교육과정은 기초 교과인 국어, 영어, 수학이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규정이 의무사항으로 적용되는 일반고 등과 달리 자사고에는 강제성이 없는 권장 사항으로만 적용돼 왔다. 학교별로 울산 성신고가 지난 4년간 평균 66.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대구 경일여고(63.8%), 대구 경신고(62.1%), 서울 선덕고(57.9%), 서울 보인고(57.6%), 대전 대성고(57.4%), 대구 대건고(55.8%), 전북 군산중앙고·서울 대성고·서울 장훈고(각 55.4%), 서울 경문고(55.1%) 순이었다. 4년간 평균 50%를 초과하지 않은 학교는 서울 대광고(47.9%)와 자사고로 전환한 경기 용인외고(47.8%) 두 곳뿐이었다. 지난해는 서울 세화여고(50.0%), 서울 대광고(47.3%), 경기 용인외고(46.7%)만 권장기준을 지켰다. 정 의원은 “권장사항이라고 해서 교육과정을 무시해 왔다면 학교가 아니라 입시 전문학원이라 불러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따르면 2018학년도부터는 ‘국·영·수 50% 제한’ 규정이 자사고에도 의무화된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군인 자녀 교육환경 개선 환영한다

    자녀가 중·고교에 다니는 나이의 직업군인이라면 그동안 이삿짐을 싼 횟수가 20차례에 육박하는 것이 보통이다.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세 차례나 이사했다는 맹자 어머니의 고사(故事)처럼 일반 사회인이라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불사하며 자녀 교육에 전력투구할 시기다. 하지만 ‘현대판 유목인’이나 다름없는 군인 가족에게는 어림도 없는 사치일 뿐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직업군인이 배우자·자식들과 따로 떨어져 사는 ‘기러기 가족’을 감내한다. 두 집 살림에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고민스럽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제 “군인 자녀의 교육환경과 문화환경 등 군의 복지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문제의 해결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공동 주최한 ‘제52회 국군 모범용사 행사’에 초대된 육·해·공군 및 해병대 부사관 60명과 배우자들에게 오찬을 베푸는 자리였다. 이 실장은 “여러분의 희생정신과 함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는 가족들의 노고에도 찬사를 보낸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서실장이 지방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대통령을 대신해 나선 자리인 만큼 적지 않은 무게가 실려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국군 모범용사 행사’에 초대된 부사관들의 국가관은 반세기가 넘도록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국가를 지키는 것은 자신들에게 지워진 당연한 의무라는 것이다. 그 노고를 ‘국군 모범용사’ 같은 행사로 정부와 사회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럴수록 자녀 교육의 어려움만이라도 정부와 사회가 덜어 주어야 한다. 군인 자녀라고 좋지 않은 교육환경을 감내해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현재의 지원 정책은 대학 특례 입학과 대도시 기숙사 지원 등이 있지만, 혜택의 폭이 넓지 못한 만큼 장학금 지원에 치우치고 있다. 미국과 영국 같은 선진국은 주둔지마다 수준 높은 교육기관을 만들어 자녀 교육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 군인 자녀를 위한 자율형 사립고가 생겼지만 한 곳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인 자녀 교육환경 개선 정책 역시 수요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이 논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
  • 괴산 중원대, 과감한 학생 지원·차별화로 ‘주목’

    괴산 중원대, 과감한 학생 지원·차별화로 ‘주목’

    충북 괴산에 위치한 중원대가 과감한 학생 지원과 차별화된 캠퍼스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2015년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중원대의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은 377만원이다. 전국 평균 293만원보다 84만원이 많다. 이는 전국 269개 대학 가운데 25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국 172개 사립대 중 28번째로 많은 1380만원이다. 전국 사립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교육비는 1314만원이다. 재학생 기준 전임교원 확보율(92.98%),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66.6%)도 전국 평균보다 높으며 상위권에 올라 있다. 학교의 적극적인 투자가 알려지면서 올해 신입생 충원율이 100%를 기록해 여러 지방대학의 부러움을 샀다. 또한 중원대는 신입생 전원에게 수업료 50만원 장학금 혜택과 기숙사 입사자들에게 기숙사비의 50%를 지원한다. 임정완 중원대 홍보팀장은 “개교한 지 6년밖에 안 된 신생 대학으로서 엄청난 발전”이라며 “이 같은 지원과 교육 여건은 군 단위에 있는 대학 가운데 전국 최상위급”이라고 말했다. 캠퍼스는 명물 소리를 들을 정도로 차별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교양필수인 골프과목과 골프과학과 학생들의 실습장으로 활용하는 천연잔디 야외골프연습장이다. 18홀 규모의 이 연습장은 외부인들도 주중 5만원, 주말 6만원만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산학연구동의 박물관은 화석, 생물 표본, 곤충 등이 가득한 자연사 코너와 천주교, 이슬람 등 세계종교들의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 코너, 악기와 시계 등으로 꾸며진 물질기계문명 전시관, 한·중·일 동양 3국의 도자기와 생활 방식을 전시한 동양관 등 볼거리가 넘친다. 전해살균제 발생 시스템을 설치한 국제규격 50m의 실내수영장, 황토방, 원적외선방 등을 갖춘 360명 동시수용 온천장, 국적과 계절을 불문한 다양한 식물들이 가득한 사계절 식물원도 자랑거리다. 교내 녹지율이 70%에 달해 그린캠퍼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말하기 중심의 7단계 실용영어프로그램, 전공영어 수강, 외국인 교수와 영어로 대화하는 잉글리시카페 등 영어교육 특성화도 눈에 띈다. 글로벌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도 남다르다. 현재 17개국 41개 대학과 학술연구 및 학생 교류 협약을 맺고 있다. 학교가 성장을 거듭하며 2009년 개교 당시 260명이던 재학생은 3500여명으로 늘었다. 안병환 중원대 총장은 “의료보건, 항공우주, 신성장동력산업 등을 교육특성화 3대축으로 삼아 올바른 인성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2023년까지 중소 규모 전국 10위권 교육중심대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법’들의 ‘밥’싸움

    ‘법’들의 ‘밥’싸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사법시험 존치’ 등을 둘러싼 논쟁은 법조계의 오래된, 그러나 뜨거운 이슈였다. 로스쿨 도입 필요성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 제기됐던 1995년 이후 기존 법조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7년 로스쿨이 도입됐고 동시에 사시 폐지가 확정됐다. 하지만 법에서 정한 사시 폐지 시한(2017년 12월)이 불과 15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시 존치 논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시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쪽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국민의 뜻’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밥그릇 지키기’에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지난 4월 29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는 40대의 정치 신인이 과거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를 꺾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여당의 ‘불모지’로 꼽히던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신진 정치인이 당선된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고시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지역구로 둔 오신환(44) 의원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사시 폐지가 확정된 이후에도 이를 존치시키기 위한 입법 청원을 꾸준히 해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지난해 3월 함진규 의원이 사시 유지를 골자로 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존치 노력이 있었지만 이미 법으로 폐지가 확정됐기 때문에 이렇다 할 주목은 받지 못했다. 꺼져 가던 사시 존치의 불씨를 살린 것은 오 의원이었다. 그는 사시 존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 결과 신림동 고시촌에 터를 잡은 수험생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앞서 1월 대한변협과 서울변호사회장 선거에서도 사시 존치를 공약으로 강조한 하창우(61·사법연수원15기) 변호사와 김한규(45·36기) 변호사가 당선됐다. 이런 흐름 속에 오 의원이 당선되면서 사시 존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함 의원과 오 의원을 포함한 5명의 의원이 각각 사시 존치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위한 국회 토론회 등을 개최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당 지도부와 차별화 전략을 두고 있는 조경태 의원이 야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사시 존치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상황과 19대 국회 회기 종료 시점이 맞물리면서 변협을 중심으로 한 사시 존치론자들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법조계 전반의 분석이다. 현재 발의된 6건의 사시 존치 법안은 올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회 회기가 끝나면 정치권이 20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변협 등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측의 주요 캐치프레이즈는 ‘희망사다리 복원’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 ‘법률가의 하향평준하’ 등으로 요약된다. 로스쿨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0만원대(국립대)에서 1000만원대(사립대)에 이른다. 사시가 폐지되면 서민 빈곤층은 법조인이 될 통로 자체가 막히고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가 자녀의 로스쿨 입학과 판검사 임용 및 변호사 채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61.3%가 사시 존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시 폐지는 8년 전 국민과의 약속” 현행법대로 사시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로스쿨이 도입되던 2007년 당시의 논리에 기대고 있다. 로스쿨협의회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2009년 국회가 여야 합의로 변호사법을 개정, 이 법에 따라 사시 폐지를 전제로 법과대학을 폐지했다”면서 “최근 사시 존치 주장은 정착 단계인 로스쿨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등 로스쿨 측은 다양한 장학제도에도 불구하고 변협 등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돈스쿨’ ‘현대판 음서제’ 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박혜자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 6일 공개한 ‘15개 사립 로스쿨 등록금 및 장학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들은 최근 3년간 등록금은 올리면서 장학금 지급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은 3년간 연평균 100만 3000원이 오른 반면 장학금 지급률은 4.2%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협의회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은 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속내가 ‘사시 출신의 기득권 유지’라고 보고 있다. 사시 체제에서 해마다 970명 규모의 신규 변호사가 배출되다가 2012년부터 1800명 규모의 로스쿨 변호사가 쏟아지면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2009년 1만 1016명이었던 등록 변호사 수는 올해 7월 기준 1만 9835명으로 2만명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 변협에 변호사 등록을 하고도 개업하지 않거나 휴업한 변호사는 1404명에서 3354명으로 증가했다. 심화된 경쟁에 ‘저가 수임료 전략’을 선택하는 변호사들이 등장하면서 일반 민사 사건의 경우 수임료 하한선이라던 500만원 선이 붕괴된 지 오래고, 최근에는 300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법률 소비자인 국민 위한 고민을”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대한 논쟁에 법률 서비스 소비자인 국민을 위한 고민보다는 당장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로스쿨 도입과 사시 폐지 배경에는 소위 ‘고시 망국론’이 있었는데 그때 지적됐던 문제들이 이제 다 해소됐는지 의문”이라면서 “입법권자가 사시를 폐지하기로 법을 만든 것을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이제 와 개정하자고 하는 것은 법률가로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이 당초 특성화, 전문화라는 취지와 달리 변호사시험 교습소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로스쿨 스스로 돌아볼 필요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로퀴와 똥시” “사시충과 연변거지”… 도 넘은 법학도 비하전쟁

    “로퀴와 똥시” “사시충과 연변거지”… 도 넘은 법학도 비하전쟁

    지난 4일 점심시간을 앞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 식당 앞. 불과 3~4년 전만 해도 점심시간이면 고시생들로 수십m에 이르는 줄이 생기던 곳이다. 하지만 이제 식당 안은 빈자리가 눈에 띌 정도로 한산하다. 고시촌을 주름잡던 대형 학원들은 문을 닫은 지 오래다. 건물 외벽에는 ‘병원, 학원, 연구소 임대’라는 낡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신림동 고시촌’으로 불리던 이곳은 2009년 로스쿨제도가 도입된 이후 수험생들이 지속적으로 줄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소수의 고시생들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부터 6년째 고시 공부를 하고 있는 한모(37)씨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대학을 중퇴하고 예전 강의를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독학하고 있다”면서 “올해 2차 시험까지 치렀지만 이번에 떨어지면 기회가 단 한 번밖에 남지 않는다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신림동 인근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버는 고시생 정모(35)씨도 사법시험이 유일한 ‘탈출구’다. 정씨는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형편에 로스쿨은 그림의 떡”이라며 한숨지었다. 같은 날 ‘형사소송법 연습’ 강의가 진행 중인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 로스쿨 강의실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20대 중후반의 남녀 학생 80여명이 노트북과 책을 펴 놓고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로스쿨 3학년생인 김모(29)씨는 “고시생들이 학교 수업은 안 듣고 학원에만 가다 보니 사시 합격자는 ‘신림동 강사 작품’이라는 말이 있었다”면서 “로스쿨 도입으로 사교육이 대학 내로 들어온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한 로펌에 이미 합격하고 내년 1월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있는 이모(31)씨는 “고시생들은 사시를 법조인이 되기 위한 관문이 아닌 인생 역전의 열쇠로만 여긴다”고 주장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사시 진영과 로스쿨 진영이 거의 ‘불구대천’의 원수가 돼 있다. 변호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고시생들은 로스쿨 출신을 로스쿨과 바퀴벌레를 합한 ‘로퀴벌레’라고 부른다. 변호사시험은 ‘똥시’로 통한다. 반대로 로스쿨 학생들은 고시파를 각각 벌레와 걸인에 빗대 ‘사시충(蟲)’ ‘연변거지’(사법연수원생+변호사+거지)라고 헐뜯는다. 서울 지역의 한 중견 변호사는 “사이트에서 막말이 예사로 오가는 걸 보면 법조인을 준비한다는 사람들이 과연 이래도 되나 하는 회의감까지 들 정도”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뉴스 플러스] ‘이시영 동영상’ 허위 유포 기자 기소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기)는 지난 6월 배우 이시영씨의 성관계 동영상이 있다는 내용의 사설정보지(찌라시)를 만들어 유포한 혐의로 전문지 기자 신모(3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서울의 한 사립대 출신 기자와 국회의원 보좌관들의 동문 모임에서 신씨에게 헛소문을 전달한 지방지 기자 신모(28)씨도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 [현장 행정] 발로 뛰고 귀로 듣고… 떴다, 노인고충 해결사

    [현장 행정] 발로 뛰고 귀로 듣고… 떴다, 노인고충 해결사

    “바닥이 차면 즉시 연락해 주세요. 예비비를 사용해서라도 바로 뜯어버리고 따뜻하게 고칠게요.” 유종필(58) 관악구청장은 재작년부터 구의 111개 경로당을 모두 찾아다니며 건의사항을 듣고 매주 회의를 열어 직접 해결한다. 하루에 8곳의 경로당을 도는 강행군이지만, 유 구청장은 일단 경로당에 들어서면 어르신에게 큰절부터 올린다. 일일이 손을 잡고 악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할머니들에게는 외모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는다. 자신은 야당도 여당도 아닌 경로당이란 농담으로 어르신들을 웃겨 드리고, 때로는 유일한 애창곡인 ‘빨간 구두 아가씨’를 부르기도 한다. 관악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재정자립도는 꼴찌에서 3~4번째지만 운영비, 부식비, 중식비, 난방비, 냉방비 등 경로당 지원은 자치구 중 4위 수준이라고 유 구청장은 설명했다. 3일 성현동 구립 구암경로당을 찾은 그는 선물 보따리도 풀어놓았다. 경로당은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 달에 3000원 정도 회비를 내고, 경로당 회장은 다시 월 5만원씩 경로당 지회에 낸다. 유 구청장은 월 5만원의 회비를 구가 내년부터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경로당 회비를 지원하는 구는 관악구밖에 없다. 유 구청장은 “지난 5년간 4900건의 주민 건의사항을 받아 90%를 해결했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상반기에는 통장과 반장을 직접 만났고, 지금은 경로당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있는 사립 경로당보다 규모도 작고 시설도 열악한 구립 경로당에서는 여성 화장실 변기 숫자가 적다는 게 가장 큰 불편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면 할머니들이 화장실 앞에 줄을 선다고 경로회장이 고충을 호소하자 유 구청장은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증축할 공간이 있는지 확인했다. 유 구청장은 “노인복지청을 만들자는 논의도 있다”며 정부의 노인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구청에서는 어르신들을 잘 모시려 하니 건강관리를 잘하시라. 건강은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벌써 다가오는 겨울을 걱정하며 창문이 많은 경로당은 외풍이 없는지, 보일러는 잘 작동되는지 일일이 확인하고서 다음 경로당의 건의사항을 듣고자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힐러리 측근 “캐머런 총리 속물”…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휘청

    힐러리 측근 “캐머런 총리 속물”…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휘청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속물이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 또다시 ‘이메일 스캔들’에 휩싸였다. 일간 가디언 등은 과거 힐러리의 최측근이 힐러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캐머런 총리와 닉 클레그 부총리를 싸잡아 ‘속물적이며 오만한’ 사람으로 폄훼했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편지에서) 영국은 더이상 신뢰할 수 없는 동반자요, 유럽에서 미국의 가교 역할조차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묘사됐다”고 덧붙였다. 캐머런 폄훼의 주인공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비선인 시드니 블루멘탈 전 백악관 보좌관이다. 그는 2010년 고든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 정부와 데이비드 캐머런의 보수당 정부 교체 당시 힐러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신임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의 인기가 초긴축 예산안 통과로 날로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가혹한 경제정책을 꺼내든 보수당 연정을 신뢰할 수 없다”고 평했다. 혹평은 보수당 연정 수뇌부에 대한 언급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블루멘탈은 “닉 클레그 당시 신임 부총리가 타고난 오만함이 있지만 캐머런보다는 덜 속물적”이라며 “명문사립고인 이튼스쿨을 나온 캐머런과 달리 클레그가 웨스트민스터스쿨을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임을 앞둔 윌리엄 헤이그 전 외무장관에 대해선 “뼛속까지 반유럽주의자로, 앞으로 (힐러리를) 사사건건 속이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관계에 대해선 2차 대전 이후 이렇게까지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푸념했다. 힐러리는 “정말 냉철한 판단”이라며 “남편인 빌과 내용을 공유했다. 계속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답장했다. 이날 공개된 또 다른 편지에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가 카타르 왕가를 위해 힐러리에게 로비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셰리 블레어는 2010년 6월 힐러리 전 장관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카타르 왕세자가 당신과 만나 식량 안보나 양국의 협력증진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한다”며 직통번호를 알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블레어 전 총리 부부는 클린턴 내외와 절친한 사이다. 또 카타르 왕세자 부부와도 자선기금 모금 활동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왕가는 영국 런던의 해로즈 백화점과 초고층 빌딩 샤드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 편지들은 미 국무부가 지난달 31일 추가로 공개한 힐러리의 2009~2010년 개인 메일 4368건 중 일부다. 앞서 법원은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관용 이메일 대신 개인 이메일만 사용한 것과 관련해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전체 메일을 공개하도록 명령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입시 부정·학폭 은폐 의혹’ 하나高 특별감사 착수

    서울시교육청이 입시 부정 및 학교폭력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와 학교법인 하나학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인다. 교육청은 1일 “서울시의회의 ‘하나고 특혜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하나고 특위)의 행정사무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기로 했다”며 “의혹이 제기된 내용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하나고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별감사의 초점은 하나고가 남학생을 더 뽑기 위해 입학성적을 조작했는지 여부다. 입학성적 조작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상 자사고 지정 취소가 가능한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우’에 해당한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아들이 저지른 학교폭력 사건의 은폐 여부도 감사 대상이다. 지난달 26일 시의회에서 열린 하나고 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경원 교사는 “윗선의 지시로 남학생을 더 뽑기 위해 입학 서류·면접 성적을 바꿔치기 했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아들이 일으킨 폭력 사건을 학교 측이 축소·은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철화 하나고 교감은 “기숙사 때문에 남녀 숫자 조율이 필요했다”고 인정했고, “폭력 사건 가해자는 전학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김승유(전 하나금융그룹 회장) 하나학원 이사장은 성비 조작에 대해 “교육 당국의 이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나고가 최근 2년 동안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장의 면담만으로 6명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교육청은 “제기된 의혹들과 함께 회계 등 학교 및 법인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2013년 영훈국제중 입시 비리 사건 당시 감사에 투입됐던 감사 인원과 대등한 규모로 감사팀을 구성해 각종 의혹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시작될 예정인 이번 감사에는 시민감사관을 포함해 모두 13명의 감사 인력이 투입된다. 한편 학교 설립과 자사고 전환, 장학금 지급 등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번 감사와 별개로 시의회의 하나고 특위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광장] 대학도 ‘해산 장려금’이 필요하다/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학도 ‘해산 장려금’이 필요하다/김성수 논설위원

    대학 구조개혁 평가 결과가 지난 31일 발표된 뒤 매머드급 후폭풍이 불고 있다. 예상했던 대로 A~E등급 중 낙제점인 D, E등급을 받은 대학들의 반발이 거세다. “평가무효”를 외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총장이 사퇴한 곳도 있고 보직교수 전원이 물러난 학교도 있다. ‘부실’ 낙인이 찍힌 대학들은 당장 이달에 시작되는 수시전형부터 수험생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일부러 발표 시점을 수시전형 직전으로 맞췄다고 설명한다. 낙제점을 받은 대학들은 내년 신입생부터 장학금은 물론 학자금 융자도 못 받게 되니 이런 점을 잘 알고 지원하라는 것이다. 물론 재학생들은 장학금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의 이미지 실추로 재학생들의 사기도 바닥에 떨어져 있다. 취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부실 대학 출신이라는 낙인이 불리하게 작용할 건 뻔하다. 대학의 잘못이 학생에게 전가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된 셈이다. 사실 부실 대학이 늘어난 건 대학보다는 정부의 탓이 더 크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대학 설립 규제를 다 풀어준 게 도화선이 됐다. 운동장과 건물 등 몇 가지 기준만 맞추면 대학 설립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규제완화 기조는 지속됐고 대학은 우후죽순처럼 늘었다. ‘무늬만 대학’인 곳도 덩달아 급증했다. 교총은 “(대학의 부실은) 양적 팽창에만 몰두해 온 역대 정부의 과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부실 대학에 재정지원을 제한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도 구조개혁의 고삐를 더 바짝 죄었다. 앞으로 9년간 정원 16만명을 줄인다는 게 교육개혁의 핵심이다. 433개 대학(전문대, 사이버대 등 포함)의 평균 입학 정원이 1650명인 점을 고려하면 약 100개의 대학을 없애겠다는 뜻이다. 대학을 평가해 정원 감축을 하고 부실 대학은 퇴출시키는 방식이다. 문제는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강제성을 확보하려면 ‘대학구조개혁법’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김희정 의원이 지난해 4월 발의한 법안으로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부실 대학을 청산할 때 사학 법인에 일정한 지분을 돌려주거나 아니면 요양병원이나 평생직업교육기관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 등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해산하면 잔여 재산은 모두 국고에 귀속된다. 대학 설립자로서는 학교를 접으면 한 푼도 못 건지고 손을 털게 돼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고 학생수가 줄어 등록금 수입이 고갈돼도 부실 사학이 계속 버티고 있는 이유다. ‘좀비 대학’을 정부의 지원으로 계속 연명하게 할 수는 없다. 시간문제일 뿐 부실 대학은 언젠가는 문을 닫게 된다. 대학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게 가장 좋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퇴로’를 열어 줘야 한다. ‘대학구조개혁법’과 비슷한 개념인 ‘해산(解散) 장려금’ 제도를 대학에 적용해 보는 것을 검토할 만하다. 학생수가 줄어 경영위기를 겪는 초·중·고교가 해산하면 남은 재산을 평가해 30%까지 돌려주는 제도다. 사립학교법의 특례조항(35조 2항)으로 2004~2008년 한시적으로 적용됐다. 고교 이하에만 적용했던 제도를 대학 청산 때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중·고는 사실상 의무교육인 데다 재산 총액이 크지 않지만 대학은 평가액이 비교할 수 없게 크고 (부실이 생긴 데는) 설립자의 자기 책임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인센티브도 주지 않고 부실 대학이 자발적으로 퇴출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뾰족한 다른 대안도 현재로서는 찾기 어렵다. 심사를 더 엄격하게 해서 적용하고, 대학을 청산할 때 돌려주는 재산도 최대 30%가 아니라 그 이하로 낮추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대학 구조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이번에 등급별 대학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학자금 대출제한’ 명단을 통해 낙제점을 받은 대학만 우회적으로 알리는 데 그쳤다. 교육부는 “대학의 서열화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사실을 공개해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는 법률 자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권리는 무엇보다 우선이다. sskim@seoul.co.kr
  • 고대·건대 분교 등 66곳 ‘부실大’

    고대·건대 분교 등 66곳 ‘부실大’

    고려대, 건국대, 홍익대의 지방캠퍼스와 한성대, 서경대 등 서울지역 사립대학이 교육부로부터 재정지원을 제한받는 ‘부실대학’으로 선정됐다. 국립대인 강원대도 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됐다. 이 학교들을 포함해 4년제 일반대학 32개교와 전문대학 34개교가 2016학년도부터 재정지원,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됐다. 특히 4년제 대학 16개교와 전문대 21개교의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도 마음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이 중 상당수 대학들은 당장 오는 9일 시작되는 수시전형에서부터 신입생 충원에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들이 강력한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퇴출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총장이나 보직교수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이 거세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학구조개혁 평가결과 및 조치 방안을 31일 발표했다. 각각 1그룹(A·B·C등급)과 2그룹(D·E등급)으로 나뉘어 이뤄진 평가에서 4년제 일반대에서는 전체 163개 대학 중 126개교가 A~C등급을 받았다. A등급 34개교, B등급 56개교, C등급 36개교였다. 전문대는 A등급 14개교, B등급 26개교, C등급 58개교였다. 자율권이 부여된 A등급 대학들을 제외하고는 B, C등급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에서는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D, E등급은 정부의 재정지원제한 등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D등급에는 국립대인 강원대가 포함됐다. 서울지역 대학 가운데에서는 한성대와 서경대가 D등급을 받았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홍익대 세종캠퍼스 등도 포함됐다. 이 대학들은 기존 재정지원 사업은 지속되지만 ‘프라임 사업’이나 ‘코아 사업’ 등 신규 사업은 제한된다. D등급 중 80점(전문대는 78점) 이상인 대학은 학자금을 지원받지만 국가장학금Ⅱ 유형이 신입생·편입생에게 제한된다. 80점(전문대는 78점) 미만은 일반학자금까지 50% 제한된다. E등급은 내년부터 재정지원이 학교체제 유지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재정지원사업, 국가장학금, 학자금 대출이 전면 차단되고 컨설팅을 통해 평생교육시설로 기능 전환이 유도된다. E등급을 받은 대학은 모두 13개교다. 일반대가 대구외국어대, 루터대, 서남대, 서울기독대, 신경대, 한중대 등 6개교이고 전문대는 강원도립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 동아인재대, 서정대, 영남외국어대, 웅지세무대 등 7개교다. 한편 D등급을 통보받은 강원대 신승호 총장은 지난 28일 긴급 교무회의를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수원대 보직교수 10여명도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교육부 평가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부실 대학 퇴로 열어줄 관련 법안 통과시켜야

    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전국의 66개 대학이 ‘낙제점’을 받았다. 교육부는 298개 대학(일반대 163개, 전문대 135개)을 대상으로 A~E까지 다섯 단계로 나눠 평가했는데 낙제점인 D, E 평가를 받은 대학이 66개였다. 4년제 일반대학이 32개, 전문대학이 34개다. 평가 대상의 22%다. D, E 등급을 받으면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제한을 받고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혜택이 줄거나 아예 사라진다. 당장 9월부터 시작되는 수시전형에서 수험생들이 외면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D등급 중 일반학자금 50% 대출 제한을 받는 24개교와 E등급 13개교 등 37개 대학의 명단을 공개해 부실 대학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은 지방대학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일부 대학은 평가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혀 교육부와 대학 간 정면충돌 양상도 빚고 있다. 대학들이 반발하고는 있지만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차등적인 정원 감축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에는 자발적인 퇴출 경로를 마련해 줘야 한다. 대학의 정원 감축과 퇴출을 강제하려면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법’이 시급히 통과돼야 한다. 부실 대학 설립자 중 상당수는 대학을 정리하겠다는 뜻이 있지만 현재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대학이 법인을 해산하면 재산은 국고에 귀속된다. 설립자는 한 푼도 못 건지게 되니 경영이 어려워도 학교를 청산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4월 김희정 의원 등이 발의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법’은 이런 점을 고려해 사학이 법인을 해산하면 잔여재산 중 일부를 설립자가 회수할 수 있게 했다. 사실상의 정부 안으로, 부실 사학의 퇴출을 유도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센티브 제공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법안은 해산을 결정한 학교법인이 요양병원이나 평생교육기관 등에 출연하는 방법 등으로 잔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미 혜택을 받은 사학 설립자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여전하지만 부실 대학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입학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은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강제적인 퇴출을 당하는 것보다는 부실 대학 스스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