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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블로그] 年10여명 떠난다고… 억대 연봉 서울대 교수들 임금인상 협의체 구성

    서울대 교수들에 대해 임금 인상 등 처우개선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뜻밖입니다. 적은 급여와 열악한 근무조건 때문에 학교를 떠나는 교수들이 늘고 있어서라는군요. 타이틀만으로 ‘최고의 영예’로 통하는 서울대 교수들이 정말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것일까요.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대학본부는 지난해 10월 ‘교수 근무환경 개선협의회’를 구성했습니다. 협의회는 이달 7일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를 두고 교수들 간에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일부 교수들은 “연봉이 높은 사립대로 인재가 유출돼서 인재 확보 차원에서 임금 인상과 근무여건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다른 교수들은 “연봉 인상 같은 것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유출 방지 대안이 필요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서울대를 떠나는 교수들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2006~2011년에는 서울대에서 짐을 싼 전임교수가 46명이었지만, 2011~2015년에는 65명으로 41%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일부의 이야기로, 통계의 착시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대 정교수 2100여명을 기준으로 할 때 떠나는 인원은 연간 10명 남짓으로 0.5% 수준입니다. 이건 어느 대학을 가도 마찬가지일 뿐 아니라 서울대는 상대적으로 극히 낮은 수준입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어디나 파격적인 대우로 스카우트돼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의 교수들은 ‘돈’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기며, 미래 인재 양성을 천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가 주요 사립대보다 교수 급여를 적게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해 서울대 정교수 평균 급여는 1억 600만원이었습니다. 연세대(1억 6300만원), 성균관대(1억 3500만원), 경희대(1억 2800만원), 한양대(1억 2800만원) 등과 비교하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 대학의 정교수 연봉 평균(9481만원)보다는 1000만원 정도 높습니다. 또 국공립대 정교수 연봉(9107만원)과 비교하면 2000만원 정도 더 많습니다. 서울대 교수들의 처우 개선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높은 이직률’ ‘열악한 근무조건’ 등을 앞세워 1946년 개교 이후 70년간 지켜온 최고 상아탑의 위엄을 스스로 훼손해 가면서까지 뭔가를 도모하는 것은 서울대답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나 이런 사람이야… 출신高까지 새긴 학교 점퍼

    나 이런 사람이야… 출신高까지 새긴 학교 점퍼

    “한쪽 팔에는 서울대 마크가 있고, 다른 쪽 팔에는 자기가 나온 고등학교의 마크가 붙어 있어요. 그렇게까지 서열화를 조장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서울대생 김모(23)씨는 지난해부터 일부 학생들이 입고 다니는 학교 점퍼가 영 못마땅하다. 서울 강남 S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서울대 교표와 출신고 교표를 양팔에 동시에 새긴 점퍼를 맞춰 입었는데, 올 들어서는 이런 스타일의 점퍼가 10개 이상의 고교 동문으로 확대됐다. 대부분 특수목적고나 유명 자율형사립고다. 김씨는 “학연이 출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하지만, 대학생 때부터 이런 식으로 자기들만의 인맥을 확인하고 과시해야 하는 건지 당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최모(25)씨는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게 뭐가 나쁘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대학+고교’ 학교 점퍼를 두고 대학 사회에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서열화의 꼬리표’냐 ‘개성의 표현’이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대학 이름뿐 아니라 잘나가는 특정 학과나 출신 고교까지 표시하는 것은 과도한 ‘패거리 문화’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통상적으로 하고 다니는 패션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 시내 한 점퍼 제작업체 관계자는 15일 “명문대생은 대체로 자기가 다니는 학교의 상징과 학교명을 등쪽에 크고 선명하게 새긴다”며 “반면 지방대나 전문대의 경우는 학교 이름을 영어 필기체나 영문 이니셜로 바꿔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작게 쓴다”고 말했다. 지방대라도 소위 ‘잘나가는 학과’는 전공명을 크게 부착한다. 여러 학과 중 광고학과가 유명한 수도권 대학의 재학생 이모(23)씨는 “보란 듯이 점퍼에 ‘광고학과’라고 박고 다니는 애들을 만나면 보기 싫다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은 주눅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사립대 교직원은 “한 해 졸업생이 5000명에 육박하다 보니 대학 브랜드만으로는 차별화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학과나 출신 고교까지 따져야 차별화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점퍼를 입으면서 대학생들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려는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취업과 학업 등에 치여 외로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점퍼를 통해서라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고 말했다. 점퍼를 단순히 과시욕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명문대생인 것을 과시하고 싶으면 명동 같은 곳에서 점퍼를 입겠지만, 주로 학교에서 입는 것을 보면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동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관재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학교 점퍼를 입는 것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것으로, 심리학적으로 긍정적인 행동”이라며 “오히려 열등감이 있는 사람이 점퍼를 문제시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과잠’(학과 점퍼) 등 대학생 점퍼 제작업체 관계자는 “2010년에는 호피 무늬가 유행했고, 지금은 정장에 쓰이는 헤링본 무늬가 각광받고 있다”며 “연세대의 군청색, 고려대의 진홍색 등 대학만의 특징은 상대적으로 옅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점퍼를 개성을 분출하는 ‘대학생 패션’ 정도로 봐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연세대 국고보조금 2847억 1위 왜?

    연세대 국고보조금 2847억 1위 왜?

    2014년 기준으로 국고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은 사립대는 연세대로 2800억여원에 달했다. 한양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0~2014년 153개 사립대 국고보조금 지원 현황을 11일 공개했다. 사립대 전체 국고보조금은 2010년 2조 7185억원에서 2011년 2조 9661억원, 2012년 3조 9028억원, 2013년 4조 1358억원, 2014년 4조 6791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렇게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데는 2012년 도입된 국가장학금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의 경우 국가장학금이 사립대 국고보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달했다. 2014년 1위인 연세대는 2847억원을 국가에서 받았다. 이어 한양대(2331억), 고려대(2246억), 성균관대(2117억), 경희대(1362억), 포항공대(1324억), 건국대(1107억) 순이었다. 연구소는 “연세대와 한양대에 사립대 총액의 11%가 지원되는 등 상위 10개 학교(총 1조 6340억원)가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위 10개 대학 중 8곳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이다. 교육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이 높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해당 학교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로 연세대 기획실장은 “정부 국고보조금 사업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대상이 선정되기 때문에 사업에 지원하는 교수들의 역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의 큰 사립대에 국고 지원이 쏠리면서 지방 소규모 대학의 고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면 지방 대학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때 가능성 있는 지방대학들에 좀 더 많은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마당] 교수들의 알바/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교수들의 알바/김재원 KBS 아나운서

    선거철만 되면 본색을 드러내는 교수들이 있다. 매번 폴리페서 논란이 반복돼도 총선에 출마하는 교수들은 올해도 꽤 되는 모양이다. 예비 입후보자 가운데 정치인, 법조인 다음으로 교육자가 많단다. 자신의 학문적 성과와 전문성을 정치에 적용해 좋은 세상 만들기에 기여한다면야 누가 말리겠냐만, 교직을 정치의 디딤돌로 삼아 가치를 떨어뜨리고 학계의 권력화라는 부정적인 측면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잦은 휴강, 부실한 수업의 피해는 학생들 몫이다. 당선하면 장기 휴직, 낙선하면 대학에 복귀해 수업마다 정치권 비판을 일삼을 터이니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물론 교수들의 외도는 비단 정치뿐만은 아니다. 정부 프로젝트에 매달리거나 기업의 사외이사, 방송에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 교수들도 그런 부작용을 만드는 건 마찬가지 일게다. 얼마 전 명문 사립대학 교수가 해임됐다. 방송에서 입바른 소리로 수위를 넘나든 터라 그 교수의 해임은 시끄러웠다. 명목은 겸직 위반과 학생 지도 태만이란다. 아내가 대표로 있는 연구소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이 문제였다. 겸직 위반에 학생 지도 태만한 교수가 한둘일까 추측해 본다면 결국 그 교수의 무수한 말들이 문제가 됐을 거라는 억측이다. 교수들의 방송 출연은 꽤 오래된 일이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방송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전염병이나 지진, 과학적 사건, 경제학적 현상들이 발생하면 당연히 교수들의 의견이 필요하다. 특강 프로그램에서 열강하는 교수들에게는 상아탑을 내려와 대중에게 스며드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요즘은 진행자로 매일 두 시간씩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는 교수들도 꽤 있다. 그들의 일과를 가늠해 보자. 매일 두 시간 생방송을 위해 두 시간은 준비할 터이고 학교까지 두 시간 오고 가면 하루 여섯 시간을 방송에 투자하는 교수들의 열정에 존경을 표한다. 그러면서 학생들 상담 다 하고, 취업지도 다 하고, 주당 9시간 수업에, 그 수업 준비에, 대학원생 논문 지도까지 다 하실 텐데 얼마나 힘드실까. 방송사에서 주는 돈은 교통비도 안 될 테니 그분들은 진짜 돈 보고 하는 건 절대 아니고, 그깟 인지도를 위해서 하는 일도 절대 아닐 것이다. 방송 진행은 진행자의 전문 영역이다. 즉 질문하는 자리다. 교수들은 질문에 답하는 역할이고, 진행자는 시청취자를 대신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자리라는 것이다. 심지어 의사가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른 의사에게 감기와 독감의 차이를 물어보는 꼴이다. 진정 몰라서 묻는단 말인가. 심지어 교수라면 심한 사투리조차도 용서받는 것이 방송계의 현실이다. 교수들이 방송하는 사이, 정치하는 사이, 사외 이사 하는 사이, 프로젝트 하는 사이 우리 대학생들은 혼자 밥 먹으며, 꼭꼭 숨어서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요즘은 학과의 벽이 무너져 소속감도 약해지고 딱히 결혼 주례 부탁할 지도교수 만들기도 쉽지 않다던데, 우리 학생들의 넋두리는 누가 들어 줄까? 진행자 밥그릇은 예전에는 아나운서 차지였다. 언젠가부터 개그맨, 가수, 배우들이 들어오더니 변호사, 예술가도 밀고 들어왔다. 이제는 교수들에게도 밀리다 보니 우리 아나운서들은 오늘도 일 끝내고 피곤한 몸 이끌며 대학원으로 향한다. 노래나 개그, 연기는 배운다고 되는 것 아니니 가장 쉽다는 공부라도 따라하며 가랑이를 찢을 수밖에 없다.
  • [단독]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

    [단독]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

    “잘나가는 사립대 교수를 아버지로 둔 그 선배의 말만 들으면 ‘나도 교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 제 심리를 악용해 골프채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고 변기 물까지 마시게 하더라고요.” 검찰이 같은 학교 후배를 3년에 걸쳐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서울의 명문 사립대 대학원생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그는 함께 진행한 논문 작업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후배를 골프채로 때리고, 변기 물을 마시게 하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인분 교수’ 사건과 취업을 빌미로 같은 학교 동기생을 1년 동안 폭행하고 학대한 ‘악마 동기생’ 사건(서울신문 2월 25일자 9면)에 이어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1차례에 걸쳐 후배 대학원생을 폭행한 혐의로 A(32)씨를 곧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이 사건을 서울 서초경찰서로부터 송치받았다. 검경에 따르면 A씨와 후배 B(29)씨는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9년 9월 수업을 함께 받으며 알게 됐다. 2012년 초 B씨가 A씨와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둘 사이에 본격적인 선후배 관계가 형성됐다. 그와 동시에 A씨의 가학적인 성격도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B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B씨의 경찰 진술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논문 작업 등을 할 때 존다는 이유로 수시로 얼굴을 때렸다. B씨는 대학원 진학 과정에서 A씨의 도움을 받은 터라 별다른 반항도 못했다. A씨의 가혹행위는 2013년 가을부터 수위가 더 높아졌다. A씨와 B씨가 진행하던 논문에 수도권 지역 사립대 교수인 A씨의 아버지가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A씨는 대학원 연구실이나 인근 카페 화장실, 공원 등에서 B씨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퍼부었고 때로는 골프채로 구타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누가 심하게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민원까지 학교 등으로 여러 차례 들어올 정도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5분마다 인터넷 메신저로 위치를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영상통화를 하면서 화장실 변기에 30분 가까이 머리를 박거나 변기 물을 마시게 하는 가혹행위도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A씨의 논문을 도맡아 썼을 뿐 아니라 A씨가 출강하는 수업 준비도 대신하는 등 사실상 무보수 조교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씨가 ‘내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교수에 오르면 너에게도 한 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하곤 했다. 반항하면 경제력을 과시하며 ‘집안끼리 지갑 싸움이라도 해볼테냐’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아버지가 재직 중인 대학에 A씨가 강사로 가면서 배경을 더 믿게 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월 폭행 사실을 알게 된 B씨의 가족이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A씨의 폭행에 따라 귀 부위의 성형 수술 등과 우울증 등 치료를 받아야 할 처지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국내 박사 학위로는 교수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해 폭행을 참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폭행 등 사실관계에 대해)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

    [단독]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

    “잘나가는 사립대 교수를 아버지로 둔 그 선배의 말만 들으면 나도 교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저의 그런 심리를 악용해 골프채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고 변기 물까지 마시게 한 거죠.” ●같은 대학서 만나 같은 대학원 진학… 골프채가 부러질 때까지 맞기도 검찰이 같은 학교 후배를 3년에 걸쳐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서울의 명문 사립대 대학원생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그는 함께 진행한 논문 작업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후배에게 여러 차례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을 빌미로 같은 학교 동기생을 1년 동안 폭행하고 학대한 ‘악마 동기생’ 사건(서울신문 2월 25일자 9면)에 이어 또다시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1차례에 걸쳐 후배 대학원생을 폭행한 혐의로 A(32)씨를 곧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이 사건을 서울 서초경찰서로부터 송치받았다. 검·경에 따르면 A씨와 후배 B(29)씨는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9년 9월 수업을 함께 받으며 알게 됐다. 2012년 초 B씨가 A씨와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둘 사이에 본격적인 선후배 관계가 형성됐다. 그와 동시에 A씨의 가학적인 성격도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B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논문 작업 등을 할 때 존다는 이유로 수시로 얼굴을 때렸다. B씨는 대학원 진학 과정에서 A씨의 도움을 받은 터라 별다른 반항도 못했다. A씨의 가혹행위는 2013년 가을부터 수위가 더 높아졌다. A씨와 B씨가 진행하던 논문에 수도권 지역 사립대 교수인 A씨의 아버지가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A씨는 대학원 연구실이나 인근 카페 화장실, 공원 등에서 B씨에게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고 때로는 골프채로 때리기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누가 심하게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민원까지 학교 등으로 여러 차례 들어왔을 정도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5분마다 카카오톡으로 위치를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영상통화를 하면서 화장실 변기에 30분 가까이 머리를 박거나 변기 물을 마시게 하는 가혹행위도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A씨의 논문을 도맡아 썼을 뿐 아니라 A씨가 출강하는 수업 준비도 대신하는 등 사실상 무보수 조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내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교수에 오르면 너에게도 한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하곤 했다. 반항하면 경제력을 과시하며 ‘집안끼리 지갑 싸움이라도 해볼 테냐’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 아버지가 재직 중인 대학에 A씨가 강사로 가면서 그의 배경을 더 믿게 됐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월 폭행 사실을 알게 된 B씨의 가족은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귓바퀴 성형수술과 우울증 치료 등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 A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폭행 등 사실관계에 대해)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고스펙’이지만 집단 내에서는 약자… 삶에 대한 불안감 결과인 듯”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B씨는 바깥에서 볼 때는 고(高)스펙이지만 교수라는 특정한 목표를 삼고 있는 집단 내에서 보면 철저하게 약자이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스펙이 높거나 낮거나 상관없이 자신의 삶이 불안정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든든한 배경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등록금 멋대로 쓴 대학에 솜방망이만 들 텐가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교비 회계를 쌈짓돈처럼 함부로 쓴 대학들이 또 적발됐다. 교육부가 일부 사립대학들의 회계 내역을 감사해 지난 4일 공개한 비위는 한마디로 요지경이다. 총장 딸의 1000만원이 넘는 해외여행 경비, 이사장 전용 차량에 들어간 수천만원의 임대료와 유류비, 심지어는 총장의 아파트 관리비를 교비 회계로 마구 썼다. 복지와 임금 수준이 높아 요즘 안 그래도 부러움이 쏟아지는 교직원들에게는 자녀 보육료까지 등록금으로 지원해 줬다. 김천대, 명지전문대, 부천대, 동덕여대에서 들통난 사례들이다. 할 말이 없어진다. 대학생 자녀를 둔 집마다 다락같이 치솟은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허리가 휘는 현실이다. 보통의 서민가정에서는 신학기를 앞둔 최근 몇달 동안에도 등록금 홍역들을 치렀을 것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밤낮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휴학을 반복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대학들의 도덕성이 바닥 수준인데, 생때같은 등록금을 알아서 주무르도록 맡기는 방법밖에 없는지 답답할 뿐이다. 이번 감사 대상은 전국 355개 사립대 중 27곳이 무작위로 선정됐다. 전부 들추면 이런 비위들이 얼마나 만연해 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사립대의 등록금 유용 비위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교직원들의 사학연금 보험료를 등록금으로 대납한 대학들이 무더기로 들춰져 기가 막혔던 적도 있다. 등록금을 눈먼 돈처럼 써대면서 아무 법적 근거도 없는 입학금까지 별도로 걷어 최근 지탄이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하할 여력이 없다고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총장이나 이사장, 그 가족들이 연루된 교비 회계 비리는 사립대 감사에서 단골 비리 메뉴가 됐다. 알 수 없는 것은 교육부의 태도다. 등록금으로 엉뚱한 짓을 하는 대학들에 속시원히 본때를 보여 준 적이 없다. 교육부가 등록금 유용 비위를 관행으로 키운다는 비판을 들어도 억울할 게 없다. 살인적 등록금 때문에 빚쟁이로 전락한 대학생들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판이다. 물렁한 조치로는 부도덕한 대학들이 정신 차릴 리 없다. 유용액을 전액 환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강력한 형사 처벌까지 받도록 엄중히 감독하고 제재해야 한다. 대학들의 자율적인 단속도 급하다. 등록금을 자꾸 엉뚱하게 빼돌렸다가는 등록금 인하 여론의 철퇴를 맞을 수 있다.
  • 새누리 “신혼 특화단지 조성… 도시 빈집은 임대주택으로”

    새누리 “신혼 특화단지 조성… 도시 빈집은 임대주택으로”

    새누리당이 3일 서민 주거안정 정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안전망 확충 관련 공약을 끝으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전의 공식 공약발표를 마쳤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배려 나누기(÷)’ 공약을 발표했다. 당은 지난 1월부터 5회에 걸쳐 가계부담은 빼기(-), 일자리는 더하기(+), 공정 곱하기(×) 공약 등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공약에서는 1~2인 가구, 신혼부부, 노인, 대학생을 위한 주거 지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먼저 2017년부터 4년간 국공유지에 대학 연합기숙사를 2곳씩 총 8곳을 조성해 현재의 3배 규모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공공 또는 민간기부금, 국고 등 다양한 재원을 활용, 기숙사 비용을 월 15만~21만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당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공공기금으로 건립한 기숙사를 이용하려면 한 달에 24만원, 사립대 민자 기숙사엔 월 31만원이 들어간다. 청년과 독거노인 등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까지 4년간 매년 60억씩의 국비를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빈집, 노후 주택을 활용, 집주인이 정비 비용 절반을 부담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나머지 절반을 1대2 비율로 부담하게 된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임대형 도심아파트인 행복주택 14만 가구 중 5만 3000가구를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 단지로 조성하고, 노인층을 위한 공공실버주택을 2017년부터 4년간 800가구씩 공급하겠다는 방안도 이번 공약에 포함했다. 이날 제시된 공약에는 현재 65세 이상 노인이 1만 5000원 이내의 의료비에 대해 1500원만 부담하게 하는 노인 의료비 정액제의 기준액을 2만원 이내로 단계적 인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소방관, 경찰관의 심리치료시설 확충에 4년간 총 300여억원을 지원하고, 장애인 콜택시의 타 지역 이동 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지자체와 협의,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등의 공약도 나왔다. 김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은 정부와 예산 등을 조율해서 실현 가능한 공약을 개발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제까지 발표한 공약들이 담긴 중앙·시도 공약집을 이달 셋째 주에 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는 여러분의 몫” 상투적 표현 반복… 총장들 직원이 쓴 추상적인 글 읽기만 윤제균 영화감독 등 외빈 축사는 눈길… 美 총장·명사들의 ‘감동 연설’과 대조 대학 졸업식은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출발점이다.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은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해줄까. 26일 서울신문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주요 대학 10곳의 올해 졸업식 총장 축사를 분석한 결과 ‘미래를 개척’, ‘미래를 지향’, ‘미래를 향해 도약’ 등 ‘미래’라는 단어가 36회로 가장 많이 쓰였다. ‘꿈’(31회), ‘노력’(24회), ‘도전’(19회), ‘성공’(16회), ‘목표’(13회), ‘최선’(9회)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단어들은 ‘명확한 꿈과 목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 등의 표현에 활용됐다. 상당수 축사가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으로 시작해 “미래는 여러분의 몫이다”로 끝났다. 이렇다 보니 총장 축사들이 너무 단조롭고 획일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립대 교수는 “상당수 총장들이 직원이 써 준 축사를 그대로 읽는다”며 “자신의 경험과 정성이 빠져 있는데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취업이 어렵지만 도전하라’는 말을 빼고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대학마다 축사들이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총장 축사에 비해 외빈들의 축사는 좀더 눈길을 끈다. 건축설계회사 팀하스의 하형록(59) 회장은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심장 이식수술을 2차례나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나보다 급한 여성에게 심장을 양보했더니 두 번만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제한의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앞으로 한 번 더 이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삶에 성공이 따른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윤제균(47)씨는 지난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1000자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연설로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주제파악’이 필요하다”며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졸업생을 격려했다.이에 비해 미국 대학의 총장 축사는 좀더 다채롭고 독특한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예일대 피터 살로베이 총장은 지난해 졸업식에서 “여러분 삶의 목표는 간단하다.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드류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개인만을 위하는 ‘셀카 시대’를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앨런 튜링의 삶을 소개하며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프린스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인분 교수 뺨치는 ‘악마 동기생’

    대학 같은 과 1살 어린 동기생이 고급 외제 승용차 몰고 다니며 “내 회사에 취업시켜 줄게” 빌미 피해자에 성적 학대 등 가혹행위 2년간 폭행… 전치 8주 부상 폭행에 ‘학습’돼 저항 못한 듯  “지난 1년은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습니다. 지금도 문득 ‘그놈의 방에서 또 맞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잠도 잘 안 와요. 하지만 뒷배 든든하고 돈 많은 그 친구가 저뿐 아니라 우리 집 식구들에게까지 해코지를 할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한 지방 사립대 재학생이 같은 학교 동기생에게 “취업을 시켜 주겠다”는 구실을 붙여 1년여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 및 감금, 협박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과제나 집 청소를 대신 시키는 등 사실상 ‘노예’처럼 동기생을 부렸고, 이 과정에서 성적 학대까지 있었다고 수사당국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의 형태와 강도가 제자를 수년간 폭행하고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드러나 구속됐던 지난해 ‘인분 교수’ 사건에 못지않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지검은 지난 19일 대학생 A(24)씨를 강제추행치상, 상습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의정부지검과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간 같은 대학 동기생 B(25)씨를 수십 차례에 걸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의 학대와 구타 후유증으로 비뇨, 피부, 정형, 안과 등에 걸쳐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2014년 초 B씨가 군대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하면서 같은 과 동기생으로 처음 만났다. A씨는 고급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등 부유한 집의 자제로 알려져 있었다. 반면 B씨의 가정은 차상위계층으로 형편이 좋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나한테 잘하면 나중에 내가 운영할 회사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B씨의 부모까지 만나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은 뒤 B씨와 함께 동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A씨는 B씨를 만난 지 1년 정도 지나고 난 뒤부터 자신의 자취방에서 수시로 B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고 뺨을 때렸다. A씨의 폭행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거의 매일같이 B씨를 엎드리게 한 뒤 허벅지나 엉덩이 등을 유리병으로 내리쳤다. “금속제 옷걸이 8개를 편 뒤 꽈배기처럼 엮어 만든 쇠뭉치로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고 B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B씨에 대해 “평소에도 얼굴이 붓고 멍이 들어 있는 등 멀쩡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동네 주민들의 증언도 나왔다. 성적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A씨는 자신이 온라인 게임을 할 때 나에게 옆에 서서 지켜보도록 했고, 내가 졸 때마다 쇠뭉치로 성기를 수십 차례 가격했다”, “껌 10여개를 한꺼번에 씹게 한 뒤 입에 소금과 후추, 참기름 등을 들이부었다”고 진술했다. 또 매일 A씨의 자취방을 청소하게 하고, 밤에는 A씨 대신 게임 레벨을 올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마다 자신을 깨울 것을 명령하고 군대와 비슷하게 새벽 1시에 취침 점호 보고까지 시켰다. 폭행과 가혹행위는 자취방뿐 아니라 자신이 부업차 운영하는 회사와 부모님 집 등에서도 계속됐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A씨의 가혹행위를 눈치채지 못했다. A씨는 주변에 “B씨를 내가 돌봐 주고 있다. B씨에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라”며 B씨를 주변과 격리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 취업난에 고민이 많은 B씨의 심리 상태를 이용해 폭행을 계속하면서도 B씨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달 초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학교 수업 시간에 B씨의 상태를 이상하게 여긴 교수가 B씨에게 병원 진료를 받게 했고, 병원 관계자는 B씨의 부모에게 “오랫동안 폭행당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에게 그동안의 문자 내용을 지우라고 시키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결국 B씨는 지난 1월 A씨를 의정부지검에 고소하면서 1년간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 측은 “폭행이나 가혹행위는 B씨가 원해서 이뤄졌다”며 “A씨의 무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B씨가 A씨를 ‘취업난의 현실에서 자신을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 상황에서 A씨의 폭행에 ‘학습’되다 보니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 같다”며 “인분 교수 사태와 마찬가지로 청년 취업난의 세태 속에서 발생한 비극”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단독] 인분 교수 뺨치는 ‘악마 동기생’

    [단독] 인분 교수 뺨치는 ‘악마 동기생’

    대학 같은 과 1살 어린 가해자 고급 외제차 타며 부유함 과시 “내가 맡을 회사에 취업시켜 줄게” 경제 형편 안 좋은 피해자에 접근 1년간 가혹행위 전치 8주 부상 폭행에 ‘학습’돼 저항 못 한 듯 “지난 1년은 매일매일이 지옥이었습니다. 지금도 문득 ‘그놈의 방에서 또 맞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잠도 잘 안 와요. 하지만 뒷배 든든하고 돈 많은 그 친구가 저뿐 아니라 우리 집 식구들에게까지 해코지를 할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어요….” 한 지방 사립대 재학생이 같은 학교 동기생에게 “취업을 시켜 주겠다”는 구실을 붙여 1년여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 및 감금, 협박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과제나 집 청소를 대신 시키는 등 사실상 ‘노예’처럼 동기생을 부렸고, 이 과정에서 성적 학대까지 있었다고 수사 당국은 전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폭력의 형태와 강도가 지난해 제자를 수년간 폭행하고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드러나 구속됐던 ‘인분 교수’ 사건에 못지않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지검은 지난 19일 대학생 A(24)씨를 강제추행치상, 상습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의정부지검과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1년간 같은 대학 동기생 B(25)씨를 수십 차례에 걸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의 학대와 구타 후유증으로 비뇨, 피부, 정형, 안과 등에 걸쳐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씨와 B씨는 2014년 초 B씨가 군대를 마치고 대학에 복학하면서 같은 과 동기생으로 처음 만났다. A씨는 고급 외제차를 끌고 다니는 등 부유한 집의 자제로 알려져 있었다. 반면 B씨의 가정은 차상위계층으로 형편이 좋지 않았다. A씨는 B씨에게 “나한테 잘하면 나중에 내가 운영할 회사에 취업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B씨의 부모까지 만나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은 뒤 B씨와 함께 동업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A씨는 B씨를 만나고 1년 정도 지난 뒤부터 자신의 자취방에서 수시로 B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하고 뺨을 때렸다. A씨의 폭행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거의 매일같이 B씨를 엎드리게 한 뒤 허벅지나 엉덩이 등을 유리병으로 내리쳤다. “금속제 옷걸이 8개를 편 뒤 꽈배기처럼 엮어 만든 쇠뭉치로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고 B씨는 경찰에서 진술했다. B씨에 대해 “평소에도 얼굴이 붓고 멍이 들어 있는 등 멀쩡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동네 주민들의 증언도 나왔다. 성적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에서 “A씨는 자신이 온라인 게임을 할 때 나에게 옆에 서서 지켜보도록 했고, 내가 졸 때마다 쇠뭉치로 성기를 수십 차례 가격했다”, “껌 10여개를 한꺼번에 씹게 한 뒤 입에 소금과 후추, 참기름 등을 들이부었다”고 진술했다. 또 매일 A씨의 자취방을 청소하게 하고 밤에는 A씨 대신 게임 레벨을 올리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마다 자신을 깨울 것을 명령하고 군대와 비슷하게 새벽 1시에 취침 점호 보고까지 시켰다. 폭행과 가혹행위는 자취방뿐 아니라 A씨가 부업차 운영하는 회사와 부모님 집 등에서도 계속됐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A씨의 가혹행위를 눈치채지 못했다. A씨는 주변에 “B씨를 내가 돌봐 주고 있다. B씨에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라”며 B씨를 주변과 격리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에게 경제력을 과시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 취업난에 고민이 많은 B씨의 심리 상태를 이용해 폭행을 계속하면서도 B씨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달 초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학교 수업 시간에 B씨의 상태를 이상하게 여긴 교수가 B씨에게 병원 진료를 받게 했고 병원 관계자는 B씨의 부모에게 “오랫동안 폭행당한 흔적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B씨에게 그동안의 문자 내용을 지우라고 시키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결국 B씨는 지난 1월 A씨를 의정부지검에 고소하면서 1년간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 측은 “폭행이나 가혹행위는 B씨가 원해서 이뤄졌다”며 “A씨의 무죄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B씨가 A씨를 ‘취업난의 현실에서 자신을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 상황에서 A씨의 폭행에 ‘학습’되다 보니 저항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 것 같다”며 “인분 교수 사태와 마찬가지로 청년 취업난의 세태 속에서 발생한 비극”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입학에 웃고 입학금엔 울고

    입학에 웃고 입학금엔 울고

    법적 근거없어 산정근거도 안 밝혀 “등록금보다 가파른 인상” 한숨 사립대 “입학 경비로만 쓰진 않아” “등록금만 300만원이 넘는데, 입학금이라고 91만원이 더 나왔더라구요. 입학식을 하고 학생증 만드는 데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됐죠.” 지난해 경희대에 입학한 이모(25)씨는 22일 “서울대에 들어간 친구는 입학금이 17만원도 안 되는데, 사립대와 국립대 간 등록금 차이를 감안해도 5배나 비싼 입학금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전국 대학 중 입학금이 가장 비싼 학교는 고려대로, 올해 103만 1000원이었다. 이어 동국대 102만 4000원, 한국외대 99만 8000원, 연세대 98만 5000원, 중앙대 98만원, 한양대 97만 7000원, 성균관대 94만 4000원 등 순이었다. 반면 서울대 16만 9000원을 비롯해 서울시립대 9만 2000원 등 국공립 대학은 크게 낮았다.시민단체인 청년참여연대는 이날 ‘입학금 정보공개청구 보고서’를 통해 대학들이 입학금의 산정 근거와 집행 내역을 밝히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청년참여연대는 “조사 대상 34개 대학 중 산정 근거가 있다고 밝힌 곳은 한 군데도 없었고 세부 지출 내역을 밝힌 6곳 중 사립대는 한신대뿐이었다”고 했다. 청년참여연대 관계자는 “대학은 입학 실비에 근거해 입학금이 집행되도록 기준을 세우고, 교육부는 입학금 산정과 관련해 세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칙적으로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별도로 입학금 산정 근거나 지출 내역을 밝힐 의무는 없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3년 교육부에 입학금 징수 근거 및 집행 세부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대학들은 ‘입학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공연한 오해가 생겼다는 입장이다. 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입학금은 동호회의 가입비와 같은 성격으로, 총수입금으로 편입해 일반 대학재정으로 쓰는 돈”이라고 했다. 고려대 측은 “입학금은 입학에 관한 경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교직원 인건비, 시설비 등 전반적인 학교 운영에 사용되는 재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사립대 교직원은 “과거에는 입학금을 입학과 관련한 행정비용으로만 썼지만 물가 상승에 따라 금액을 올리면서 등록금의 일부가 됐다”며 “입학금 인상은 등록금에 비해 학생 반발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많이 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학비 절반, 공부 두 배, 봉사도 두 배

    학비 절반, 공부 두 배, 봉사도 두 배

    141명 대부분 성적 우수… 봉사도 활발 학자금 대출 5년 만에 4분의1로 줄어 “반값 등록금 덕분에 학비 부담 덜고 다녔어요. 감사합니다.” 서울시립대가 22일 반값 등록금 혜택을 받은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수혜 학생 대부분이 우수한 학업성적을 거두고 활발한 사회봉사로 모범을 보였다. 시립대는 이날 대강당에서 ‘2015 학위 수여식’을 가졌다. 올해 학·석·박사 총 1933명을 배출했다. 이 중에는 시립대가 반값 등록금을 처음 시행했던 2012년에 입학해 4년간 학업을 마친 141명의 학생도 포함됐다. 시립대는 2012년 1학기부터 등록금(입학금·수업료·기성회비 포함) 고지서상의 총액을 절반으로 줄여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비 부담을 낮췄다. 졸업식에는 원윤희 시립대 총장과 교수진, 졸업생, 가족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함께해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하하고 응원했다. 박 시장은 학위 수여식 후 학생회관 식당에서 자원봉사 참여 우수 재학생과 졸업생 등 9명과 점심을 먹으며 진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시립대에 따르면 반값 등록금 시행으로 학부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확연히 줄고 있다. 시행 전인 2011년에는 1489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369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시립대 관계자는 “등록금 부담이 줄면서 학업 몰입도가 높아지고 학생들의 여가 시간도 늘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은 대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정부와 대학이 총등록금 규모의 절반을 나눠 부담하는 제도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립·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각각 418만원, 734만원으로 조사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내년부터 국내大 해외캠퍼스 가능

    내년부터 국내大 해외캠퍼스 가능

    내년부터 국내 대학이 외국에도 캠퍼스를 세울 수 있게 된다.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유학 가려는 학생을 붙잡겠다는 것이다. 해외 캠퍼스에 입학한 학생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본교 졸업장을 받는다. 교육부는 17일 대통령 주재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 투자활성화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대학 해외 진출 활성화 방안을 보고하고 오는 8월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국내’로 한정됐던 대학 캠퍼스 설립 장소가 ‘국내 또는 국외’로 확대된다. 이번 규정 개정은 대학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해외 캠퍼스를 설립하도록 규제를 풀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7월 8만 4000명 수준인 외국인 유학생을 8년 후인 2023년까지 2.5배인 약 2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바 있다. 교육부는 2012년 국내 대학의 해외 분교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었다. 하지만 5년 동안 해외에 분교를 설치한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분교를 만들 때는 사립대학 재단이 직접 돈을 내야 해 재단이 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퍼스는 분교와 달리 재단이 아닌 대학의 적립금으로 세울 수 있다. 다만 해외 캠퍼스를 설립할 때는 본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대학 입학 가능 정원은 올해 52만명 수준이지만 2023학년도에는 40만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대학구조개혁평가나 프라임(PRIME) 사업 등으로 정원 감축 대학에 재정을 지원해 주고 있어 해외 캠퍼스가 국내 정원 감축의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해외 캠퍼스에서 공부하면서 해당 국가에서 어학연수를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 분교와 달리 졸업 후 본교 졸업장을 받는다. 현재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서는 분교와 캠퍼스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예컨대 연세대 송도캠퍼스는 연세대 본교 캠퍼스 졸업장을 받지만 연세대 원주 분교는 본교 졸업장을 받지 못한다. 서울의 한 대학 국제교류처장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해외 분교에 비해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국가의 고등교육기관 설립법만 따르면 되기 때문에 국내 대학이 고가의 등록금을 책정하고 해외 캠퍼스 입학을 쉽게 할 경우 부유층 자녀에게 편중되게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도 우려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학이 구조개혁·교육혁신 주체…비정상 관행 해소 위해 노력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서울과 지방의 20개 사립대학 총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정부는 일부 대학의 비리로 인해서 전체 대학의 자부심이 상처받지 않도록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학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도 대학의 양적·질적인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서 시행 중이고 대학의 변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지만, 구조개혁과 교육혁신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대학”이라며 “우리 대학들이 시대 흐름을 읽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해서 과감한 혁신의 길로 나설 때 학생, 기업, 사회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변화와 혁신 노력은 교육, 연구에서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라며 “미국 스탠퍼드대학이 실리콘밸리의 모태가 된 것처럼 원천기술 개발, 기술의 기업이전, 학생들의 창업 지원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 수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해 나가면서 구조개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대학별 발전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특히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 양성 사업도 신설해 산업과 연계한 대학교육을 활성화하고 대학의 인문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최초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돈 잘 버는 포항공대… ‘수익재산’ 사립대 평균의 4배

    돈 잘 버는 포항공대… ‘수익재산’ 사립대 평균의 4배

    대부분 사립대학이 등록금 수입 외에 대학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150개 전국 사립대학 중 대학의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용 기본재산 3대 기준’을 충족한 곳은 4개 대학뿐이었다. 주요 대학 중에는 포항공대가 유일했다. 다른 대학들이 한 방을 노리고 토지에 주로 투자하는 동안 건물, 신탁예금 등 투자처를 다변화한 결과다. 28일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50개 사립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평균 56.9%로 기준치 100%보다 크게 낮았다. 또 이 재산을 운용한 결과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3.1%로 기준치(3.5%)에 미치지 못했다. 150개 사립대 중 45곳은 수익 중 80%를 학교 운영 경비로 써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현재는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률을 제한하고 있지만, 대학 스스로 돈을 벌 능력이 부족해 대학 운영을 위해 등록금을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대학 설립·운영 규칙에 대학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 학교를 운영하고 재정의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라는 취지로 수익용 기본재산 3대 기준(수익용 기본재산 확보, 평균 수익률 3.5% 달성, 수익 중 80% 운영 경비 이전)을 두고 있다. 하지만 포항공대, 꽃동네대, 영산선학대, 창신대 등 4개 사립대만이 이 기준을 모두 충족했고 주요대 중에는 포항공대가 유일했다. 지난해 포항공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239.7%로 전체 150개 사립대학(56.9%)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교육용 기본재산을 제외한 토지, 건물, 신탁예금, 유가증권 등을 말한다. 이를 운용한 지난해 수익률은 3.5%다. 2011년(4.9%)에 비하면 하락 추세이지만 다른 대학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포항공대 관계자는 “서울 중구 을지로1가 금세기빌딩 등 건물 임대수익이 많았고 약 408억원 정도의 정기예금을 수년 전에 입금해서 연 2.9%의 이자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대학법인 분리 당시 포스코가 출연한 3015억원의 기금도 1조 1000억원까지 불어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 방을 노리고 땅에만 투자하는 여타 대학들이다. 150개 사립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중 토지의 비중은 62.5%에 달했지만 수익률은 불과 연 1.1%였다. 건물을 소유한 곳도 21.3%였지만 신탁예금이나 유가증권에 투자한 곳은 각각 9.1%, 7%에 불과했다. 특히 수익용 기본재산을 법정 기준까지 확보한 곳은 150개 사립대 중에 34개(22.7%)뿐이었고, 지난해 운용 수익률이 기준치인 3.5%를 넘은 곳도 23개(15.3%)였다. 대구외국어대는 아예 수익용 기본재산 없이 주로 등록금으로 대학을 운영했다. 또 명지대, 신경대, 신한대, 대전가톨릭대 등은 수익용 기본재산은 있지만 운용 수익을 전혀 얻지 못했다. 이외 강남대, 극동대, 대구대, 수원대, 상지대 등은 운용 수익을 전혀 학교 운영 경비로 쓰지 않았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법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대학들에 대한 제재 조항이 없다”며 “대학들이 땅에 묻어 놓은 저수익 기본재산을 고수익 기본재산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대 교직원 73대1 ‘최고 경쟁률’… “노무사 자격·토익 만점도 장담 못해”

    서울대 교직원 73대1 ‘최고 경쟁률’… “노무사 자격·토익 만점도 장담 못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비단 수험생들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대학 교직원 자리가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서울대 신입 교직원 채용 경쟁률이 73.5대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채용 경쟁률이 200대1에 육박했다. 연세대도 매년 꾸준히 100대1 정도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근무 조건이 좋고 직업 안정성도 높아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제2의 공무원‘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25일 서울대에 따르면 28명을 모집하는 올해 신입 교직원 채용 시험에 2059명의 지원자가 몰려 법인화(2012년) 이후 최고 경쟁률(73.5대1)을 기록했다. 2013년 57대1을 기록한 후 2014년 27대1, 2015년 42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직업으로서 교직원이 각광받는 최대 장점은 근무조건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3년째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모(31·여)씨는 “업무는 공무원과 비슷하고 정년이 보장되는 데다 연봉도 꽤 센 편”이라며 “연세대, 성균관대, 건국대 등 3개 대학은 초봉만도 5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 교직원은 “방학 기간에는 늦어도 오후 5시면 퇴근하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에게 더없이 좋은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적급을 제외하면 대기업에 버금가는 수입에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무료 석사과정, 부속병원 병원비 혜택 등도 있다. 경쟁률이 높은 만큼 대학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노무사를 비롯한 전문 자격증이나 만점에 가까운 영어 점수는 필수다. 세종대는 현재 진행 중인 일반 사무직 채용에서 영어 토익 950점 이상, 중국어 신HSK 5급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홍익대는 지난해 ‘상장기업, 공기업 등에서 정규직으로 2년 이상 재직 중인 사람’을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기업에 다니다 교직원이 된 백모(32)씨는 “최상위 교육기관에서 학생들을 상대한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실적 압박과 잦은 야근, 회식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백씨와 같은 ‘U턴형 입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사립대 기부금 72% 수도권에 몰린다

    사립대학에 기부되는 돈의 70% 이상이 수도권 대학에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작성한 ‘2015 사립대학 재정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사립대의 기부금 총액은 4040억원으로, 대학당 평균 21억원이었다. 이 보고서에는 일반대 153개교, 대학원대 39개교, 산업대 2개교, 기타 1개교 등 195개 사립대에 대한 기부금 현황이 분석돼 있다. 대학 기부금은 수도권일수록 많고 지방일수록 적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98개 대학이 받은 기부금 수입은 2945억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72.9%를 차지했다. 대학당 평균 30억원꼴이었다. 경북,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울산 등 광역권 29개교의 기부금 수입은 412억원으로 대학당 평균 14억원이었다. 68개 지방권 대학은 전체 683억원으로 대학당 평균 10억원 수준이었다. 학생수 1만명 이상인 학교는 평균 60억원, 5000명 이상 1만명 미만인 학교는 평균 11억원, 5000명 미만인 학교는 평균 5억원으로 학교 규모별로 차이가 컸다. 기부금을 주는 주체별로 따졌을 때 단체는 1646억원, 기업체는 1246억원, 개인은 1148억원 수준이었다. 최근 5년간 전체 수입에서 기부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7%에서 2014년 2.1%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전국 PC방 60% 감염… 사상 최대 ‘악성코드 습격사건’

    전국 PC방 60% 감염… 사상 최대 ‘악성코드 습격사건’

    전국 PC방에 있는 약 77만대의 컴퓨터 중 60%에 해당하는 46만여대가 사기도박단이 심어 놓은 악성코드에 감염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당시 감염된 27만대, 2011년 3·4 디도스 사건 때 10만대 등을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용의자들이 악성코드를 심은 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PC(좀비PC)를 사기도박이 아닌, 국가 기반시설이나 금융기관 전산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 등에 사용했더라면 대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17일 인터넷 사기도박을 벌인 혐의로 악성코드 제작자이자 사기도박 총책인 이모(36)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사기도박 작업장을 운영한 천모(42)씨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전 총책 양모(35)씨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유명 사립대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이씨는 벤처 사업가인 양씨와 함께 도박 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볼 수 있는 악성코드를 만들어 이를 전국 PC방 중 7459곳의 46만 6430대에 심어 사기도박의 좀비 PC로 썼다. 전국 PC방 1만 1000곳에 있는 컴퓨터 약 77만대의 60% 수준에 해당한다. 정보기술(IT) 개발사업을 하다 양씨에게 8억원의 빚을 진 이씨는 양씨의 사주로 도박 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볼 수 있는 악성코드를 제작했다. 이들은 2012년 전국 PC방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관리 프로그램을 5억원에 인수해 이 프로그램이 전국의 PC방에 자신들이 제작한 악성코드를 전파하도록 조작했다. 이씨 등은 이후 최근까지 4년 동안 인천에 작업장 2곳을 마련해 도박 사이트 이용자의 패가 보이는 화면을 보면서 사기도박을 벌여 4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 악성코드는 4년 동안 경찰은 물론 컴퓨터 백신에도 적발되지 않은 채 유지돼 왔다. 이들은 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지 않고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개별 컴퓨터 램(RAM) 메모리에 악성코드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방식을 이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PC방 컴퓨터는 개인 컴퓨터만큼 백신을 자주 업데이트하지 않는 등 관리가 소홀한 것도 이씨가 만든 악성코드가 장기간 광범위하게 확산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금융정보를 탈취하거나 디도스 공격에 악성코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장묵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PC방 관리 프로그램 자체가 해킹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백신 프로그램이 악성코드를 PC방용 기본 프로그램으로 인지했을 것”이라며 “특히 PC방은 컴퓨터가 24시간 내내 켜져 있기 때문에 디도스 등 각종 공격에 이용될 여지가 더 높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등과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PC방 관리 프로그램이 해킹 등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PC방 이용자들도 백신 프로그램으로 감염 여부를 사전에 검사하고 이용 후에는 사용 흔적을 삭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연구실 개구리’ 日대학, 1000억엔 부어 돈 되는 기술로 점프

    ‘연구실 개구리’ 日대학, 1000억엔 부어 돈 되는 기술로 점프

    일본 대학이 변하고 있다. 순수 기초기술 연구에 전념하던 대학들이 벤처투자펀드 규모를 늘리며 대학발(發) 벤처 붐을 주도하고 있다. 학내에 벤처 전용 투자펀드와 투자 지원기구들을 속속 설립하면서 벤처펀드 조성액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대학의 공격적인 벤처투자를 통해 부진한 경제를 타개하자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기초기술 연구를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대한 자성인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주요 대학의 벤처펀드 규모는 1000억엔(약 1조 300억원)대 수준이며 이는 전년도의 2.6배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전했다. 이과대·의대·공과대 교수, 연구원 등 전문 지식을 축적한 전문가 집단이 벤처를 이끌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대학에 대형 벤처투자펀드가 잇달아 발족하고 있다. ‘노벨상의 산실’로 불리는 일본 기초과학의 메카 교토대는 지난 4일 160억엔 규모의 ‘1호 펀드’를 설립했다. 오사카대, 도호쿠대에 이어 공적자금을 활용한 세 번째 국립대 벤처 전용 펀드다. 교토대는 튼튼한 기초과학 기반과 학풍을 반영하듯 재생 의료, 신약 개발 등 사업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 운용 기간도 일반보다는 긴 15년이다. 자금을 운용할 교토대 이노베이션캐피탈 측은 “1개 투자 대상에 약 3억엔씩의 투자를 연 10건 정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대도 문부과학성 등 정부의 벤처투자펀드 지원금 417억엔을 활용해 수백억엔대의 펀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도쿄 이과대는 2월 40억엔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다. 로봇이나 에너지, 농업 등 폭넓은 분야의 연구 성과를 가진 도쿄대는 주요 대기업과 함께 해마다 5개 안팎 분야에 투자처를 넓혀 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명문 지방국립대인 오사카대와 도호쿠대도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대학 벤처의 선구자라는 오사카대는 벤처기업 마이크로파화학에 3억엔을 출자하고,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유화제 양산공장의 연내 건설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호쿠대도 지난해 말 11월 에너지 절약 성능을 높이는 특수 합금을 다루는 동북마그넷협회에 출자했다. 명문 사립대의 대표 주자인 게이오대도 국립대에 질세라 지난해 12월 노무라홀딩스(HD)와 벤처펀드를 설립, 올 상반기부터 30억엔가량을 첨단 기술과 지적 재산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발 벤처투자 및 전용 펀드 설립 붐에는 정부 추진력이 크게 작용했다. 2014년 시행된 산업경쟁력강화법에 따라 소위 ‘빅4’라는 도쿄대·교토대·오사카대·도호쿠대 등 대학이 벤처펀드로 활용할 1000억엔의 자금을 마련해 놓고 지원하고 있다. 대학 벤처 전용 펀드의 활성화는 민간 벤처기업이 하기 어렵고,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첨단 기술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 첨단에 서 있는 대학과 전문가들이 선택해 투자하는 만큼 옥석 구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교토대 이노베이션캐피탈 측은 “대학 벤처는 일반 민간 벤처기업에 비해 판단이 어려운 첨단 기술의 평가가 용이하고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법인 벤처기업센터의 이치카와 류지 이사장은 “대학의 벤처 전용 펀드 규모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민간 벤처펀드 총액인 1조 6426억엔(약 16조 9200억원)의 16분의1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 벤처펀드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걸 보여준다. 향후 대학 벤처 전용 펀드에 어떻게 경영 감각을 불어넣느냐도 관건이다. 사업화를 위한 지적 재산 평가 시스템 등을 갖추고 보다 공격적으로 상업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와 벤처업계는 재생 의료, 로봇, 인공지능, 신소재 및 이를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연결하는 사이버 연구 등 첨단 연구 성과를 상업화, 실용화하는 데 대학 벤처펀드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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