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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립大는 지금 ‘생존전쟁’

    사립大는 지금 ‘생존전쟁’

    고려대·경희대·한국외국어대 등 3개 대학은 올 2학기부터 서어서문학과 등 전공자가 적은 일부 어문계열 박사과정 수업을 한 강의실에서 공동으로 진행한다. 취업난 등으로 이른바 ‘인기학과’ 집중이 심해져 학생보다 교수가 더 많아진 탓이다.3개 대학은 한국학 등의 박사 과정 수업도 공동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전공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상아탑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국·공립 대학과 달리 당국 주도의 대학간 통·폐합이 쉽지 않은 사립대학들은 학과 통합, 학교간 공동수업, 학과 체계개편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학운영 효율성·경쟁력 강화 고려대는 공동수업 외에 한국외대와 학부, 대학원 과정을 포괄해 학점 교류를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28일 학술교류협정을 맺었다. 학교 관계자는 “외대는 어문학, 고대는 사회과학·공학 등에서 각각 장점을 살리는 ‘윈-윈 전략’이며 앞으로 다른 전공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대학간 통합이 힘든 사립대로서 운영의 효율성을 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건국대는 학부제 도입 이후 전공 희망자가 적어 폐강이 속출했던 불어불문과와 독어독문과를 내년부터 없애고 이를 ‘EU(유럽연합)문화정보학과’로 통합한다. 올해 세부 전공을 선택한 2004학번(2학년) 인문학부 학생 319명 중 독문과 지망은 2명이었고, 불문과는 단 1명이었다. 반면 영문과는 103명, 중문과는 95명, 국문과는 81명이었다. 새로 생기는 EU문화정보학과는 순수학문에서 탈피, 경제·경영학에서 요리·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유럽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학과다. 기존 어학·사학 외에 ▲EU문화브랜드 리서치 ▲EU문화와 디자인 ▲EU문화권 요리분석 등 실용적 색채가 강한 과목들이 대거 추가된다. 히브리어과도 ‘히브리·중동학과’로 개편된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오래 생활한 교수를 중심으로 국제분쟁의 대명사로 꼽히는 중동지역의 경제·문화 등을 강의, 향후 중동 전문인력 수요에 대비한다는 계산이다. 성균관대 역시 극비리에 ‘레인보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문과대학 부흥전략을 추진중이다. 우선 올해부터 기존 어문학부와 인문학부를 문과대학이란 이름으로 통폐합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수도권지역 특성화 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오는 12일 인문학과 기초학문 발전을 골자로 한 레인보 프로젝트 기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업 겨냥 실용학과 늘리고 기존 교수 활용 이화여대는 내년에 공과대학 안에 식품공학과를 새로 만든다. 학교 관계자는 “식품영양학과는 졸업후 전공 관련 진로가 영양사 정도에 국한되지만 식품공학과는 더 넓은 분야로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난을 감안, 과를 신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는 기존 식품영양학과 교수 10여명 중 3명을 식품공학과 교수로 임용할 방침이다. 학과는 신설하되 새 교수 임용은 최소화함으로써 ‘슬림화’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전 학부생 “2배이상 공부하기” 개별 학과의 경쟁력 강화 노력도 활발하다. 고려대 불어불문학과는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 2학기부터 수강과목을 대폭 개편한다. 인문학 인재 양성을 위한 기존의 ‘전공트랙’ 외에 행사기획전문가 등 문화정보산업 진출을 위한 ‘문화트랙’과 국제경영 분야 등에 취업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실무트랙’을 도입했다. 국제어문학부의 경우 해당 언어국가에서 1학기 이상 연수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연세대 역시 15일 120주년 기념일에 맞춰 학교발전계획안을 발표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두배 이상 공부하기’ 캠페인을 올 1학기부터 전 학부생을 대상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교양과목이나 기초학문뿐 아니라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과 어학 분야에 대한 과제 및 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플레이밍 현상 왜 나타나나

    한 일간지 기자 K씨는 지난해 10월 특정대학 ‘훌리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사립대학들이 제2캠퍼스 지원에 소홀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쓰면서 제2캠퍼스를 ‘분교’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K씨가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을 했지만 훌리건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플레이밍(flaming)’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이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 이같은 플레이밍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인터넷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적인 공간이지만 네티즌이 글을 남기는 순간에 이 공간은 글쓴이에게 개인적인 공간으로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온라인의 세상에서는 현실의 ‘나’와는 다른 탈을 쓰고 타인 행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사실이 아닌 글이나 타인의 글처럼 위장하거나 욕설을 내뱉기가 쉬워진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인터넷상의 이 같은 익명성은 ‘허구’라고 주장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의 익명성은 40대 샐러리맨이 회사에서는 반듯한 직업인으로, 가정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술집에서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호남으로 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러한 정체성이 더 쉽게 변하고 감추어질 수 있는 특징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상대의 의견이 인터넷에 올라왔을 때 네티즌들은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이런 행동이 집단적이 되면 플레이밍이 되지만 이러한 현상은 오로지 온라인 세상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이러한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은 당사자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혀가는 방법으로 풀어야지 주민등록번호나 실명과 같이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명예훼손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 사회 인터넷 문화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느끼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재진 충남대 교수는 인터넷이 지닌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인터넷의 익명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엄청난 테러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명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는 가치지향적이지 누구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는 가치중립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왜곡된 여론은 빨리 전파되고 건전한 여론을 이끌어낼 정의로운 목소리들은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명 교수는 모두에게 열린 공공기관의 홈페이지만이라도 반드시 실명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인터넷 상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와 같은 범죄의 원인이 ‘익명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는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 교수는 “자살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이 자살에 성공했을 때 자살 사이트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같은 예로 인터넷을 통해 10대들의 원조교제가 급속도로 번진다고 해서 그 원인이 인터넷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민 교수의 주장이다. 민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의 익명성이 범죄 행위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익명성을 빌미로 그동안 담아두었던 개인의 생각을 분출할 수는 있지만 네티즌의 이러한 행동 원인은 반드시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 교수는 인터넷의 실명제를 법제화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한다. 연세대 황 교수도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갑론을박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두는 오프라인의 시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황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나’의 정체성은 매우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말도 내뱉고 거짓 사실도 편안하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나’의 정체성이 고정되어 있는 현실의 잣대로 오프라인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효연 나길회기자 belle@seoul.co.kr ● 플레이밍이란 ‘플레이밍(flaming)’은 모욕적인 말, 욕설, 적대적인 언어 등을 뜻한다.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흥분되고 억제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말한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개방성을 악용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플레이밍’은 전자 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보내는 ‘스패밍(spamming)’과 함께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부정적 현상 중 하나다.
  • 대북유화파 日다나카 심의관 은퇴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2002년 9월 전격적인 북한 방문을 성사시키는 등 일본 외무성의 대표적 대북(對北) 유화파로 꼽혀온 다나카 히토시(58) 외무심의관이 은퇴할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나카 심의관은 동기생인 야치 쇼타로 사무차관이 지난 1월 취임함에 따라 러시아 또는 중국 주재 대사로 나가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조직을 떠나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임을 전제로 도쿄의 유명 사립대학으로부터 교수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민당 등 정치권으로부터 “지나치게 북한에 대해 유화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taein@seoul.co.kr
  • [기고] 대학 혁신의 조건/함석동 국가균형발전위 지역혁신과장·전 한양대 대학원 초빙교수

    우리나라가 10년째 1만달러의 늪을 지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그 해결책으로 가장 설득력 있게 인용되고 있는 이론은 우리 경제가 투자주도에서 혁신주도 성장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며 혁신주도 성장전략의 핵심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다. 지금 대학들은 생존을 위해 내부 혁신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현재 국립·사립대학 할 것 없이 발전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지만 논의 수준은 답보 상태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유는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대증 요법식 단견적 해결책에만 급급하는 데 있다. 실질적인 대학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의 총장 선임이나 평의원회 및 이사회 구성 등 대학 의사결정구조를 좀더 개혁적이고 개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립대학의 통합이나 연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사립대학의 경우에도 현재 논의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만이 대학 지원에 있어 수익자 부담원칙의 논리 극복과 국민의 대학에 대한 신뢰회복과 더불어 사립대학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의 보다 과감한 추진과 대폭적인 국가 재정 투자로 대학 교육·연구여건 개선을 통한 대학 체제의 건전한 기초 구축을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지방대학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몇몇 재정지원 사업이나 대학 자율적인 구조개혁만을 보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의 고등교육 예산은 약 3조 3000억원으로,GDP 대비 0.42% 수준이며 이는 OECD 평균 수준인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전체 고등교육예산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간 예산보다 적다. 이런 수준의 재정 여건으로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경쟁력이나 국제 경쟁력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고등교육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경제부처에서 현 재정여건상 수용이 불가능하고 재정운영의 경직화 및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이래서는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다. 결국 고등교육예산 확대 문제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고등교육재정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때만이 정부는 대학교육의 책무성과 공공성 확보라는 명분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정부의 가장 효과적인 대학 구조조정 수단은 대학정보공시제와 대학 평가에 있다고 본다. 현재의 대학평가 실효성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프랑스의 예처럼 고등교육평가원을 대통령 직속의 독립기관으로 설치해 대학 설립이나 대학 및 학문분야 평가를 총괄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그리고 무분별한 학위 남발 방지와 인력 공급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한시적으로 대학 법인 설립허가를 제한하거나 현재의 대학설립인가를 ‘학교운영인가’와 ‘학위수여인가’로 이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기준에 미달하면 해당 대학의 석·박사 등 학위수여 권한을 박탈하는 것이다 또한 부실 지방대학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정상적인 교육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법인이나 대학에 대하여는 적극적인 감사권한 발동과 더불어 학교의 정상화를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대학의 공공성을 담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 중심에는 고등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지상과제가 있다. 이제는 대학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중지를 모을 때다. 함석동 국가균형발전위 지역혁신과장·전 한양대 대학원 초빙교수
  • 정운찬 총장 교육부직원특강 전문

    한국 대학의 현실과 이상 1. 대학의 위기론 우리 사회에서 대학의 위기, 고등교육의 위기론이 들려온지도 제법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의 대학이 짧은 시기에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감당해온 성취에 대해서 객관적인 인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의 유례없는 발전의 배후에는 물론 전 국민의 피땀어린 노력과 참여가 있습니다만, 그러한 성취동기를 교육을 통해 승화시키고 전문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던 대학의 기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수백년에 걸쳐 대학제도를 발전시켜 왔던 구미의 경험과는 달리 한국의 대학은 그 역사가 매우 짧습니다. 이웃 일본에 비해서도 우리는 매우 짧은 시기에 변화와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한국 대학이 수행해온 역할과 수고에 대한 응당의 평가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대학이 어떤 형태로든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회로부터 대학에 요구하는 것이 달라졌고, 학생들이 교수와 맺는 관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분화된 학문체제, 입시제도, 교육방식과 학교운영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들도 자꾸 출현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양상은 매우 다양하며 복합적입니다. 한국경제의 발전 수준에서 볼 때 연구의 수준과 교육의 질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론이 이야기되다가 이공계 위기론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급격히 변화하고 달라지는 사회를 대학이 채 따라가지 못해 현실적합성이 떨어진다는 염려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이 별로 쓸모가 없다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입시제도를 둘러싸고 학부모들과 중고등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듯 합니다. 잘하는 사람은 잘하는 대로 못하는 사람은 못하는 대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 나타나는 부적합성과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제도적 노력을 개혁이라고 한다면 대학도 현재 개혁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있음은 분명합니다. 2. 세계화, 정보화, 신자유주의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의 고등교육, 대학의 위기는 도대체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요? 어떤 분들은 교수진을 탓하고 어떤 분들은 학생들의 질을 탓합니다. 정부의 교육정책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이런 모든 것이 위기의 요인들임은 분명합니다만, 보다 원천적으로 위기의 성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위기상을 지나치게 특수한 것, 즉, 우리만의 잘못된 현상이라고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대학들은 유사한 문제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가장 선진적인 대학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미국에서도 대학개혁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한국 대학의 위기상도 20세기 말 이후의 세계사적 변화와 관련하여 이해되어야 합니다. 저는 크게 세가지 현상이 위기의 배후에 작동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세계화입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고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는 상호작용의 빈도가 급증하면서 많은 영역에서 표준의 세계화, 즉 글로벌 스탠다드의 강화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나라별로, 지역별로 독자적인 개성을 갖고 존립이유를 찾아오던 제도나 기관, 관습들이 이 압력앞에 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영어권이 아니면서 문화적인 축적 수준이 높은 아시아 국가의 대학들이 더욱 심한 몸살을 앓게 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전달 매체의 발달에 따른 사회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정보의 산출과 유통방식이 지금까지와는 현저하게 달라지면서 전통적인 지식생산과 유통의 책임기구였던 대학의 위상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성적 담론 대신 감성적인 이미지가 더욱 중요시되는 변화도 함께 등장합니다. 지식을 전수하고 공유하는 절차도 현저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대학의 위기를 가져오는 요소로는 신자유주의적 경쟁논리의 확산을 들 수 있습니다. 시장과 경쟁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서 효율성을 극대화 하려는 논리가 큰 힘을 얻게 되면서 대학의 안팎에서도 경쟁논리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교수들의 연구나 교육도 무한경쟁의 시스템 속에서만 더욱 발전하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가정이 무비판적으로 수용되고 있습니다. 대학간에도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기업처럼 홍보전략이 중시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대학이 기업연구소나 여타 지식정보기관들과 지식생산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우리 대학의 위기론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연구와 교육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의 시급성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대학이 선진국대학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관점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도 위기나 개혁이 이야기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점에서 대학의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 시각도 좀더 세계적이고 역사적인 것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21세기 세계질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럼에도 무엇이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대두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이해와 대응이 없이 한국대학 만의 미시적 문제로 접근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한국적 특수성 그러나 한국대학의 위기상은 한국적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대학이 차지하는 엄청난 사회적 위상에 비해 대학 자체의 존립기반은 매우 취약하다는 점에서 한국의 특수한 위기를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대학입시 뉴스가 사회의 톱뉴스가 되고, 대학 정책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의 대학입학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정도로 교육에 온 정성을 다 쏟는 것도 한국사회의 두드러진 모습니다. 사교육비가 큰 경제부담으로 되는 사회,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대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유난히 강한 곳도 한국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대학의 위상이 한국처럼 강한 사회도 찾아보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 반면에 한국사회에서 정작 대학의 존립기반은 매우 취약합니다. 한국 근대 역사 속에서 우리는 대학이 과연 무엇하는 곳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먼저 제도적으로는 대학이 자신의 교육철학과 연구여건을 독창적으로 구축해나갈 자율성과 내적 권위도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정부의 대학정책 역시 자율성과 대학개성의 확립이란 점에서는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재정적으로는 대학이 연구와 교육에 지출하는 수준은 결코 충분하지 못합니다. 국립대학은 국립대학대로, 사립대학은 사립대학대로 우리 대학의 재정은 선진 교육과 연구를 감당하기에 한참 부족합니다. 사회적인 관심은 대단하면서도 정작 대학자체의 자율적 역량과 지적 권위는 뚜렷하지 못한 괴리로 인해 대학은 늘 대학외적인 문제들로 휘둘려온 감이 있습니다. 때로는 정부로부터, 때로는 기업이나 시장으로부터, 때로는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요구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진정으로 대학을 대학답게 만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오히려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대학이 지성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독자적인 권위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대학에게 점점 더 당장 쓰여질 기술교육, 전문교육을 요구합니다. 대학을 기업연구소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 그로 인한 대학교육의 파행을 우리 모두 경험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대학을 자녀의 입시관문이란 잣대로만 바라봅니다. 대학의 연구와 교육실상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들도 입시만은 최대의 관심대상이 됩니다. 정부기관이 대학을 행정과 규율의 대상으로만 파악하는 사례도 종종 경험합니다. 잠시 저희 서울대학교의 예를 말씀드리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대학이 나름대로의 장점과 수행해야 할 지적 과제들이 있다고 봅니다만 특히 서울대학교가 한국사회에서 마땅히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장 뛰어난 연구자들을 기르고 전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지식산출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오늘 서울대학교의 연구여건은 매우 열악합니다. 한국사회의 가장 중요한 지식 산출기관임에도 정작 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크게 부족합니다. 대학 본연의 역할을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연구와 교육 자체와는 거리가 먼 일들로 대학의 지적자원이 소진되어야 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입시제도의 난맥상 못지 않게 대학이 뚜렷한 자기비전을 갖고 독자적인 연구와 교육의 내실을 키워가지 못하는 것 자체가 매우 심각한 위기현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서울대학교 만의 문제는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대학과 사회 간에 서로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의 편차가 커지고 상호작용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야기되는 혼란과 불만,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대학이 존립이유와 자기정체성을 뚜렷하게 확립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기의 징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에 위기극복을 명분으로 시행된 여러 가지 하향적 제도 개혁이나 정부간섭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킨 측면도 없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의미에서 위기는 반드시 대학 내부의 문제라기 보다는 대학-사회-정부가 한데 얽혀 있는 구조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라 생각합니다. 4. 개혁의 방향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매우 상식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대학을 대학답게 만드는 길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이라는 제도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그 본래적인 의미를 재확인하는 작업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대학이 우리 사회에 ‘진리’의 존재와 그 불멸의 가치를 알려주는 지성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고답적인 도덕공동체가 되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세속적인 이해관심에 좌우되는 공리주의에 지배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저는 대학의 이런 정체성이 위협을 받는다면, 안팎의 어떤 요구나 강요에도 흔들리지 말고 우리 자신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변함없는 역할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교육과 연구입니다. 이 둘은 수레의 양 바퀴와 같아서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교의 사정과 여건에 따라 둘 중 어느 한곳에 더욱 집중할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양자는 대학의 존립근거입니다. 오늘날 대학교육은 너무도 기능위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있는지 저는 매우 염려스럽습니다. 때로는 막스베버가 말한 ‘비지성적 전문가’들만 양산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스럽기조차 합니다. 개인의 명예나 출세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과 인류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진지한 젊은이들을 키우는 대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날 대학이 대중교육기관처럼 일반화되기 했지만 그래도 대학은 한 사회의 엘리트 집단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입니다. 대학은 단순한 지식전수기관이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학생들이 즐거워할 취미활동이나 당장 쓰여질 기술교육의 장소도 아닙니다. 대학교육은 학생들의 잠재적인 지적 재능을 키워내고 그들이 창의적이고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길러내는 최고수준의 가르침입니다. 때로는 힘든 훈련을 거쳐 유능한 연구자를 키워내는 과정이어야 하고, 냉정한 평가를 통해 지적으로 단련된 지성인을 키워내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역사적인 분기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깊이 사고할 줄 아는 식견과 혜안을 길러주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대학교육이 내용적으로나 질적으로 더욱 고급스러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이런 기대와 매우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보는 바대로 오늘날 뛰어난 인재들이 고시공부로, 의대진학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 사회의 우수한 인재들이 모두 단일한 가치를 추구하고 당장에 쓰여질 효용과 개인적 안락만을 중요시할 때 그 사회의 발전 잠재력이 약화될 것은 분명합니다. 대학이 이차적이고 직업적인 훈련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대학의 존재이유가 그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직접적 효용성으로부터 한걸음 물러서 진리 그 자체, 연구 그 자체의 의의를 드러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성찰성을 중시하는 인문학적인 연구나 실험논리를 중시하는 자연과학적 연구는 그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진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치합니다. 최근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에 대한 이분법적 논의를 자주 접합니다만,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과학의 양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함께 중시되어야 할 대학의 본령이 연구입니다. 자발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진지한 연구성과를 존중하는 학문적인 분위기가 대학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한국대학은 여전히 선진국으로부터 최신의 지식들을 도입하고 전파해야 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우리 자신이 독창적이고 주체적인 지식을 산출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합니다. 해방후 50년이 훨씬 넘은 역사 속에서 여전히 지적인 종속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급속한 경제발전, 민주화, 남북관계의 변화, 정보사회로의 이행 등 한국사회가 보여준 현대사의 족적은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현상임에도 아직 우리 대학이 이를 세계학계에 내놓을 수준의 연구물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의 개혁이 절실합니다. 한국의 대학은 연구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너무 빈약합니다. 교수들의 연구를 진작시킨다는 명목으로 요즈음 경쟁논리가 곳곳에 도입되고 있습니다. 분명히 교수사회도 좀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연구활동에 참여해야 하며 자기쇄신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쟁구조와 관료적인 평가논리가 곧 연구역량의 강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연구에는 연구자의 각오와 역량 못지 않게 연구를 가능케 하는 여건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자연과학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인문사회과학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각종 인프라와 행정지원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자만을 다그치는 방식은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열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해야 할 젊은 교수들이 살아남기 위해 쏟아야하는 땀이 진정으로 연구작업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제도적 강요로 인해 창조성을 잃고 연구역량을 소진해 가지는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개별연구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조직입니다. 또한 다양한 사고와 행동이 인정되고 공존하는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전체적인 의사소통과 의사결정과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민주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종종 민주적 의사결정은 추진력의 빈약함으로 귀결된다는 오해가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되고 그 속에서 결집된 의사가 확인될 수만 있다면 어떤 결정이나 개혁적인 조치들도 어렵지 않게 이루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 사회에 좋은 모델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성의 확보는 매우 중요한 개혁과제의 하나입니다. 대학마다 여건과 상황이 다를 것입니다. 따라서 각 대학이 자신에 맞는 최적의 구조들을 찾아내는 과정 자체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대학 본연의 특성과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의 강요나 요구로부터 자율적인 권위를 민주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위해 학부모나 기업, 정부 당국 등은 모두 대학이 스스로의 권위를 지적인 차원에서 구축하고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의 권위를 우리 사회가 인정해주지 않고, 대학을 행정기관의 하나로 보거나 투자기관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대학 자체는 물론이고 우리사회에도 큰 손실을 가져올 것입니다. 또한 제도만능주의적 사고도 재고할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특정한 제도의 도입이 곧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학이 가진 문제 자체가 복잡 다양하며, 여러 대학간의 사정이 또한 다릅니다. 국립대학의 여건과 사립대학의 여건이 다르며 종합대학과 단과대학의 여건 또한 다를 것입니다.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틀 위에서 각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개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사회 속에 존재하는 한 사회의 요구로부터 벗어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특히 한국사회처럼 대학입시와 졸업이 중요한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대학개혁의 핵심은 오히려 대학본질의 회복, 다시 말해 지성의 권위를 확립하고 창조적인 지식생산의 능력을 배양하며 지적이고 비판적인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에 일차적인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저희 경우를 말씀드려 죄송합니다만 서울대학교가 지역균형선발제를 비롯한 다양한 선발기준을 모색한다거나, 국내외적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연구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는 지식공동체로 개혁해 보려는 구상을 하는 이유도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각 대학마다 구체적인 형태는 달라도 대학 본연의 모습을 갖추기 위한 유사한 개혁과제들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모든 대학이 자율성과 독창성을 가진 교육과 연구의 중심지로서 제 기능을 더욱 강화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대학개혁의 근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
  • 사립대 해산·퇴출 쉽게 한다

    사립대 해산·퇴출 쉽게 한다

    사립대학의 원활한 해산과 퇴출을 위한 대학구조개혁특별법과 인터넷상의 영상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통합영상법이 올해 안에 제정된다. 또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호·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범죄피해자기본법도 마련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2005년도 정부입법대상법안을 확정했다. 법제처가 마련한 올해 정부입법대상 법안은 모두 256건으로 제정 58건, 전부 개정 19건, 일부 개정 177건, 폐지 2건 등이다. 정부는 식품안전법을 제정, 식품안전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설치해 현재 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농림부, 해양수산부 등 7개 부처에서 분산관리하고 있는 식품안전관리체계를 종합적으로 총괄하기로 했다. 또 식품안전정보관리시스템을 마련해 위해식품에 대한 긴급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식품피해 분쟁조정 및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식품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고령친화산업지원법을 제정, 고령친화산업 육성종합계획을 주기적으로 수립하고 노인주거 설치·관리·공급 및 사후관리방안과 관련한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고령친화산업에 대해 재정과 세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방분권 추진과 관련,‘지방공무원 능력발전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지방공무원의 행정서비스 능력 향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녀고용평등법도 일부 개정, 고용평등 우수기업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정부조달 기업에 대해서는 고용평등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기로 했다. 법제처는 이 법안들을 소관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입법예고하는 한편 국민생활과 관련된 주요 법률은 인터넷 광고와 함께 홈페이지에 입법안 전문을 게재하겠다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시론] 신임 교육부총리에 바란다/한숭동 대덕대 학장·교육혁신위원

    [시론] 신임 교육부총리에 바란다/한숭동 대덕대 학장·교육혁신위원

    난산(難産)의 진통을 겪으며 지난주에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임명되었다. 교육단체들은 ‘교육을 시장경제와 기업경영의 논리에만 맡길 수 있는가.’라고 묻거나, 가정교사 경험만이 ‘교육 현장 체험’의 전부인 비전문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교육을 모르는 사람을 교육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상식 밖이고, 결국 교육의 근간이 무너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단지 비전문가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고등교육, 특히 직업교육과 관련하여 몇 가지 제언을 해 보고자 한다. 첫째, 지난해 말 발표된 ‘대학구조개혁안’을 강도 높게 실행할 것을 요청한다. 효과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개혁의 완료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먼저 국립대 간 통·폐합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국립대의 법인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 동일법인 내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지역과 거리에 관계없이 통합을 유도해야 한다. 시장과 경제논리의 적용으로 손상과 피폐를 염려하는 사립대학의 인문학이나 기초과학분야는 국립대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구조조정의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둘째,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학문과 연구중심의 인력양성에 치우쳐 있었다. 이러한 쏠림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대학을 설립목적과 교육목표에 따라 학문·연구중심의 대학과 직업교육중심의 대학으로 재분류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직업교육이 학업우열에 의한 서열화가 아닌 교육유형의 차이로 차별화될 수 있다. 학문·연구중심의 대학을 전체 대학 수의 약 30%, 직업교육중심의 대학을 70% 정도로 한다면 청년실업은 대학교육 탓이라는 따가운 비난을 극복할 수도 있다고 본다. 셋째, 직업교육중심 대학에 지역의 중소기업이나 산업체가 요구하는 교육과정 창출과 교수·학습 방법의 개발 등을 위한 특별한 관심과 정책지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학과 산업체간 인적교류 확대는 물론 산업현장 맞춤형 프로그램이 개발·확산되어야 한다. 산학밀착형 실습학기운영 등에 적극 동참하거나 협력하는 기업과 산업체에는 감세나 금융지원책 등이 있어야 한다. 넷째, 직업교육중심의 대학을 경영하는 총·학장에게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율권을 대폭 확대해 주길 바란다. 대학의 교육여건과 교수인적자원 역량, 지역여건과 산·학·연 클러스터의 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 산업인력양성에 필요한 수업연한, 학기제도, 학위수여 등을 탄력적으로 적용·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일임해 주어야 한다. 예로서,1년3학기 제도를 시행하는 전문대학에서 3년에 9학기를 운영하면 4년제 대학 졸업자 이상의 학점을 취득하게 할 수 있다. 지역의 산업체나 기업이 요구한다면, 전문대학의 학과나 전공 중 3년의 수학연한이 요구되는 학과나 전공(반도체, 메카트로닉스, 마이크로 로봇, 컴퓨터게임제작 등)을 평가, 선정한 후 일정 정원 내에서만 운영하여 직업교육에 걸맞은 별도의 학사학위(가칭 직업기술학사학위)를 수여하게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직업교육중심의 대학에 대해서는 교육의 질 관리를 위하여 관련 부처 등이 공동참여하여 각 전공이나 학과를 이수한 학생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기구를 설치·운영해 보자. 직업교육이 성공하려면 기업과 산업체가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엄격한 교육의 질 관리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행하기가 그다지 쉽지 않은 제언들이긴 하지만 새로운 교육부총리가 대학개혁에 성공하여 청년실업을 해소함으로써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지필 수 있기를 바란다. 한숭동 대덕대 학장·교육혁신위원
  • 물가보다 2배 뛰는 등록금

    최근 3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재정경제부와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7.7%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2.1배에 달했다. 2003년에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7.1%로 이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2배 수준이었고 2002년에는 6.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의 2.5배였다. 특히 국립대학의 등록금이 대학 자율에 맡겨진 2003년부터는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사립대학들보다 높았다. 국·공립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2003년과 지난해 각각 7.4%와 9.4%로 같은 기간 사립대학 인상률 6.7%와 6.0%보다 0.7%포인트와 3.4%포인트가 높았다. 최근 정부는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적정한 수준에서 결정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전국 대학에 보냈다. 또 수업료의 3분의1∼3분의2 정도의 금액을 2개월간 분납하거나 납기일을 연장하는 등록금 분납제 및 연기제 도입을 대학에 권유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경기침체 등을 고려해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낮추고 있다. 연세대는 올해 학부 등록금 인상률을 지난해 6.5%보다 낮은 5.7%로 결정했다. 서강대도 지난해 8.4%의 절반을 조금 넘는 4.58%로 확정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립대총장협회장에 김병묵교수

    김병묵 경희대 총장은 21일 고려대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 [열린세상] 서울대 개혁을 위하여/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지난 몇 년간의 논의를 통해 서울대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기는 했다. 성적순으로 학생을 입도선매하는 서열체제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 학부를 해체하거나 폐지하자는 논의도 있었고, 서울대를 전체 국립대의 네트워크 안으로 묶은 후에 개방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특히 학부를 개방하되 대학원중심대학으로 변모시키는 방식은 여러 장점이 있어서 나도 적극 주장했었다. 그러나 서울대 학부의 개방이나 해체는 사실 현재 시점에서 힘들 듯하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서울대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이유는 생각보다는 사소하다. 중요한 이유들은 다른 데 있다. 세계적으로 지적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엘리트 교육의 필요성을 쉽게 부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그중 하나다. 대학들의 경쟁력 순위가 국제적으로 발표되는 판에, 그나마 가장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여겨지는 서울대를 해체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중요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명문 사립대 수시모집에서 일종의 고교등급제 덕택에 강남권 학생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고, 사회적 비판과 비난이 들끓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국립서울대 문제를 부분적으로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연고대를 비롯한 사립대학들이 발 빠르게 교육의 자본화를 부추길 것이 뻔하다. 사립대학들이 강남권 학생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는 데서 생기는 사회적 폐해는 현재 서울대가 유발하는 그것보다 더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서울대 문제를 오로지 국립대 네트워크 차원에서 해결하는 시도에 회의적이다. 교육 공공성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지식 경쟁력의 관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요구를 다 충족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서울대 입학정원의 획기적 축소는 실현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거부하기 힘든 대의를 확보하고 있다. 이 경우 서울대 출신들이 고위직을 독과점하는 데서 오는 사회적 폐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학부를 기초학문 중심으로 편성하고 대학원은 직업중심으로 편성함으로써,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국립대 본연의 취지도 살릴 수 있고 성적우수학생들의 서울대 집중도 막을 수 있다. 현재 학부에 있는 경영대, 법대, 사범대 등을 전문대학원으로 옮길 경우, 학부 정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대학원 체제로의 변화라는 목표에도 맞는다. 이 점에서 나는 정운찬 총장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다. 그는 경제학자로서 기회 있을 때마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그런 그가 막상 서울대를 구조조정하는 데에는 머뭇거리고 있다. 서울대 정원이 내년에는 조금 줄어 3200명 정도 되고, 교육부도 2007년까지 국립대 정원의 10% 축소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다. 미국 일류 대학들의 학부정원이 1500명 정도라는 것은 정 총장도 안다. 획기적 정원 축소를 거부한 채 서울대의 경쟁력을 말하는 것은, 사회적 기만에 가깝다. 가뜩이나 초중등교육예산에 비교해 형편없이 적은 대학예산을 서울대가 계속 독식하게 내버려둔다면, 고등교육은 피폐를 면치 못할 것이다. 지난해 강원도가 서울대 유치를 공개적으로 신청했었다. 서울집중의 문제점에 주의를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학부 정원을 줄이지 않는 한, 지방이전은 예산 차원에서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전의 효과도 거의 없다. 마찬가지로 행정도시 건설도 최고 수준의 대학이 확보되지 않는 한, 효과가 의심스럽다. 프랑스의 국립 그랑제콜들이 엘리트교육을 하면서도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는 정원이 100명 안팎이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서울대 대학원이 정원에 미달되었다는 사실을 위기인 양 호들갑스럽게 보도하곤 하는데, 이런 보도는 무책임하고 공허하다. 대학원정원도 과잉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 개혁은 한국 사회 시스템 개혁의 중요한 고리를 이룰 뿐 아니라, 교수로 대표되는 지식인들의 태도변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외부에 대해서는 허구한 날 개혁을 촉구하곤 하는 그들이 정작 지식생산체제 자체를 혁신하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중장기적 시스템 개혁을 추구하는 대통령과 총리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촉구한다.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열린세상] 대학,사회적 투자가 시급하다/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연이어 교육에 관한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OECD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1 학생이 세계적으로 시행된 학력검사에서 문제해결 능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그리고 과학 4위를 차지했으며, 또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에서 조사발표한 중2 학생들의 교육성취도에서도 수학 2위, 과학 3위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이다. 수능시험의 부정과 선택과목의 난이도 조정실패 등 온통 교육에 관한 부정적인 소식이 지면을 메우고 있던 참에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러한 지표에 만족하고만 있을 수 있을까? 여기서 먼저 왜 우리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높은 학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즐겨 말하는 바대로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보다 우수해서일까? 만일 그렇다면 중2와 고1에서뿐 아니라 대학수준과 또 학문의 최첨단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연구자들이 최고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간혹 세계적인 논문이 우리 학자들에 의해 발표되기도 하지만 그 양과 질에서 아직 미약함은 자타가 인정하는 바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가 아직 하나도 없지 않은가? 중2 학생의 교육성취도 결과를 보니 상위권에 속한 나라들이 거의 모두 유교적 문화권에 있는 타이완, 싱가포르,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중시하는 전통이 이 국가들의 학생들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학습에 열중하게 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교육열이 높고 대학입시를 중시한 결과가 우리 학생들로 하여금 일찍이 높은 학력을 소유하게 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 자체가 결코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미국의 상점에서 점원들이 거스름돈 계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나라의 대중교육이 성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산업사회에서는 대중교육이 매우 중요한 국가경쟁력의 기본이 된다. 단순 품목의 대량생산 체제에서 기본적 학력을 갖춘 다수의 노동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결코 대중교육만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립할 수 없다. 소수의 창의력을 지닌 지식인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첨단 지식을 생산해 내야 할 지식인들을 양성하는 우리 대학의 오늘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직 우리나라 대학 중에 세계 100위권에 들어가는 대학은 없다. 또한 국제적으로 유수한 과학 논문집에 실리는 논문 수에 있어서도 아직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논문의 질에 대한 국제적 평가에서는 더욱 큰 문제가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이는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서, 그리고 또 대학을 졸업하고서는, 왜 국제경쟁에서 뒤지고 있는가? 바로 우리의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대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없으니 대학의 재정은 학생들로부터 걷는 수업료에 의존한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을 많이 받아야 한다. 따라서 질 좋은 교육은 더욱 어렵게 된다. 우리나라 교육예산은 이제 국방비를 능가할 만큼 증액되었다. 그러나 그 중 대학을 위한 예산은 고작 6%뿐이다. 그러니 IMD의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국제적으로 최하위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대학의 구조조정이 거론되고 있다. 국립대학간의 통합과 사립대학들의 동일법인내 구조개혁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정책이 발표되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책정된 예산이 고작 천억원이며 이것마저 국회에서 지역구의원들의 지역 사업을 위해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은 지식을 생산하고 지식인을 키우는 대학에 달려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은 대학에 대한 전사회적 투자가 필요한 때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사이버대학특집] 서울디지털대학교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서울시 신사동에 위치한 서울디지털대학교(www.sdu.ac.kr · 총장 노재봉)는 2001년 설립된 교육인적자원부 인가 정규 4년제 대학이다. 인터넷으로 총 140학점을 이수하면 4년제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사이버대학으로 재학생 8000여명을 비롯, 전국 50개 대학과 11개 전문대학의 2만여 학생이 수강하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사이버대학이다. 2004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서울디지털대학교는 2001년 개교이래 4년 연속 사이버대학 최고경쟁률, 최대 재학생 규모, 최고 등록률을 기록했다. 학교운영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재등록률(학생이 2학기에 등록하는 비율)과 출석률은 90%이상이다. 이런 성과는 학생을 단지 가르치는 대상이 아닌 고객으로 보고 학생의 질의 및 상담에 24시간 신속하게 대응하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로 이뤄낸 결과다. 학생이 중도하차하지 않도록 하는 교수와 학생, 학습보조자인 학습조교간의 체계적인 학습관리 시스템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학생관리 및 학습의욕 고취 등은 서울디지털대학교만의 자랑이다. 교수진들을 이론적인 바탕이 탄탄한 업계 실무자들로 구성한 것도 다른 대학과는 다른 점. 한 강의를 한명의 교수가 아닌 실무전문가, 과목담당교수, 유관분야 겸임교수가 함께 가르치는 ‘팀티칭(Team Teaching)’ 방법 또한 서울디지털대학교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강의방식이다. 재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인의 이직과 재취업의 요구를 해결하고 미취업 상태의 재학생취업지원을 위해 커리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커리어센터는 취업교육과 경력관리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 극복을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과 1:1 맞춤상담을 실시한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서울디지털대학교는 매일경제신문,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 중소기업청이 공동주최하는 ‘제4회 디지털경쟁력향상대회’에서 디지털콘텐츠대상인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03, 2004년 연속으로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이 주최한 ‘한국산업의 인터넷파워(KWPI)’ 사이버대학 부문 1위 웹사이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대학과의 교류 또한 활발하다. 중국 상하이에 e-캠퍼스를 개교하는 한편 중국최고명문 북경대학과 공동학위과정을 개설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디지털교육의 중심으로서 ‘아시아 교육네트워크’를 구성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서울디지털대학교는 평생 교육 차원인 학사학위에 국한돼있는 인터넷 교육을 한단계 발전시켜 인터넷을 활용한 엘리트 교육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1차적으로 대학원 개설과 함께 고급교육과정을 개설해 고급인력의 양성에 주력할 예정이며 베트남 IT교육시장 진출과 세계 디지털 대학 연합 사이트 구축 등 세계의 대학으로 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디지털대학교 특징 ●쌍방향강의로 24시간내 궁금증 해결 학생의 질의 및 상담에 교수들이 24시간 신속하게 대응한다. 학생들의 만족도를 파악해 교수진을 평가하는 데 활용한다. ●팀티칭제도 교수진들을 업계 실무자들로 구성해 한 강의를 실무전문가, 과목담당교수, 유관분야 겸임교수가 함께 가르친다.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교과과정 전공분야 필수 과목들은 ‘CC(core course)’로 지정, 해당 전공자는 반드시 이수하도록 했다. ●학생지원센터 각 학부별 학습조교는 핸드폰이나 알리미서비스를 통해 학생에게 수업과 학사일정을 신속하게 전달한다. ●디지털교육연구소 교육전문가와 교수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디지털강의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강좌의 질이 풍부하다. ●커리어센터(career.sdu.ac.kr) 커리어센터는 취업교육과 경력관리 등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온·오프라인 교육과 1:1 맞춤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제2캠퍼스 싸이월드(cyworld.com/sdulove), 다음(cafe.daum.net/sdudc), 네이버(blog.naver.com/sduniv.do)에 제2캠퍼스를 운영, 지원하고 있다. ■ 2005학년도 신입생 모집 다음달 26일까지 신입생을 모집한다. 올해 모집정원은 3000명으로 지난해의 2400명에 비해 600명이 늘었으며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로만 선발한다. 등록금은 한학기 100만원 안팎으로 사립대학의 1/3수준이며 사이버대학 중에서도 저렴한 편이다. 개설학과는 e-경영학부·부동산·어문학부로 구성된 인문사회계열과 멀티미디어·디지털영상·영화·문예창작·엔터테인먼트경영 등의 IT/문화예술계열, 사회복지·상담심리·교육학부 등의 휴먼서비스계열 등 3가지 계열이며 17개 학부 24개 전공으로 구성됐다. 사회복지·교육·재경회계·영화·문예창작·엔터테인먼트경영학부는 2005년도 신설 전공이다. 특히 IT/문화예술계열을 강화하면서 ‘주홍글씨’의 변혁 감독, KBS 최승돈 아나운서, 개그콘서트 장덕균 작가 등을 교수진으로 영입했다. 따라서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등의 제작에 있어 기획부터 시나리오작성, 영상제작 및 마케팅까지 각 학부별 공동작업이 가능하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사이버대학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학위취득이나 재교육으로 적합하며 실제로 2004년 입학생 중 80%가 20·30대의 직장인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원격대학 학생정원조정 계획’에 따르면 교원 및 시설기준을 충족한 대학 중 2004년 신입생 등록률이 80% 이상인 곳에 한해 입학정원의 50% 범위 내에서 증원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17개 사이버대학 중 2004년 등록률이 80%를 넘어 정원을 증원하는 곳은 2곳 뿐이다. 따라서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사이버대학 최대 모집정원인 3000명을 모집한다. 현재 8000여명의 재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서울디지털대는 내년에 모집하는 신입생 3000명과 편입생, 산업체 등록생을 합해 1만 2000명에 가까운 재학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조 교무처장은 “재학생수가 1만명이 넘는 오프라인대학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원격대학 재학생수가 1만명을 넘는다는 것은 그 학교의 경쟁력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기업과 직장인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황인태 설립자 인터뷰 2000년 서울디지털대학교를 설립한 황인태 설립자는 “사이버대학 등록률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며 1위와 2위 간의 격차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점은 1위만 살아남는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구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디지털대학교가 4년간 사이버대학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철저히 기업의 조직경영방식을 대학에 도입했기 때문”이라며 “시장환경을 분석해 발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의 시각이 대학운영에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오프라인대학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만들지 못하는 원인은 시장환경변화에 눈과 귀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먼저 기업의 시장환경분석방식을 도입해 사이버대학의 시장경쟁력을 따졌다고 한다.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약점인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것이 사이버대학의 경쟁력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으므로 직장인들에게 가장 편리한 자기계발도구가 되는 것이죠. 실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재학생의 80%가 직장인 것을 보면 사이버대학이 직장생활과 자기계발 모두를 원활히 하는데 가장 편리한 대학으로 일반인에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어려움은 없는지, 출석관리나 학점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체크하는 ‘학급조교제도’를 도입했다. 학습조교들은 수시로 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학습상태를 체크하고 문제점에 대한 조언을 한다. 학생들이 야간에 강의를 듣다가 PC장애로 수업을 듣기 어려워질 경우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밤 12시까지 수업장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재학생들의 평균연령은 32·33세며 직장인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지식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만큼 학습동기도 강하며 실무와 연관된 지식을 원합니다.” 그는 서울디지털대학교의 가장 큰 경쟁력은 실무능력강화 커리큘럼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대적인 커리큘럼 개편을 실시해 기초도구과목을 대학공통과목으로 했다. 또한 전문적인 직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을 강화했다. “실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수진도 실무전문가를 주로 채용했습니다. 그래서 현장 기업체 출신교수가 전체 교수진의 80%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론, 실무 전문 교수들이 모여 한 과목을 함께 가르치는 ‘팀티칭제도’를 도입, 학생들이 한 과목을 들어도 이론과 실무지식을 한번에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현대사회 사람들이 고지식하거나 딱딱한 것을 싫어한다는 점과 바쁜만큼 꼭 만나지 않아도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방법으로 블로그나 개인 미니홈피, 인터넷 채팅, 이메일을 사용한다는 점을 사이버대학 교육에 접목시켰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싸이월드나 다음, 네이버에도 제2캠퍼스를 열었습니다. 교수와 학생, 선후배들간의 정이 쌓이는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게시판이나 블로그, 개인홈피를 통해 개개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고 공감하는 것을 즐기는 인터넷세대들의 문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함께 이야기 나누다보면 공부도 더 재미있어 진다는 것이 서울디지털대학교의 컨셉트입니다.” ■ 프로필 ●학력 1979 진주고등학교 졸업 1984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86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학위 취득 1993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경력 1988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 1990 매일경제신문사 노동전문기자 1998 매일경제신문사 논설위원 현 서울디지털대학교 설립자(부총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수석부회장,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 “수능부정 학생 상당수 대학 진학”

    수능 휴대전화 부정행위를 경찰에 최초로 신고했다고 주장하는 B(19)군이 24일 “지지난해와 지난해에도 휴대전화 부정행위가 있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광주와 수도권의 사립대학에 진학했다.”고 밝혀 ‘수능부정 대물림’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도 대학 재학생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물림 부정행위는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생도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부정행위는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었다.B군은 수험생들이 100점 만점에 절반은커녕 10점도 못맞았다고 털어놨다. 송신용 휴대전화를 잘못 두드려 오답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일진회’ 등 배후 폭력조직이나 브로커 개입에 대해서는 실체를 전면 부정했다. 이 수험생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도 10여명이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했다.”면서 “올해 주범으로 활동한 수험생 2∼3명은 지난해 도우미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들을 조사하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정행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부터 문자전송 방식에서 모스부호 방식을 더했다고 증언했다. 부정행위 자금을 마련하다 보니 가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도 했다. 성적우수자인 선수는 주범들이 1대1로 만나 모집했고 의리나 우정이 안 통하면 은근히 ‘위협’했으며, 취약과목에서 고득점하면 명문대에 갈 수 있다고 유혹했다고 증언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클릭 세상속으로] 호텔벨맨이 학력위조 교수로

    [클릭 세상속으로] 호텔벨맨이 학력위조 교수로

    “우리 선생님이 가짜라고요?” 국내 유수의 사립대학이 호텔 ‘벨맨’ 경력이 전부인 고졸 미국인을 영어교수로 임용해 4학기 동안이나 강의를 맡겼다. 그는 위조한 미국 유명대학 석·박사학위로 교수가 된 데 이어 짜깁기한 논문으로 연구비까지 챙겼다. 학생들은 “교수를 채용하면서 해당 대학에 학위수여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고,‘가짜’를 구속한 경찰은 다른 대학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다른 대학으로 수사 확대 서울경찰청 외사과에 8일 사기혐의로 구속된 H(34)에게는 가짜 학위로 서울 K대 교수로 임용돼 봉급과 연구비를 챙긴 것 말고도 혐의가 하나 더 있었다. 그는 대마초를 다른 곳도 아닌 교수기숙사의 화분에 심어놓고 상습적으로 피우기도 했다. 뉴욕예술고를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의 타워호텔에서 벨맨으로 일하던 H가 이웃한 미용실에서 일하던 김모(34)씨와 한국으로 건너온 것은 2001년 10월. 김씨와 결혼한 뒤 일자리를 찾던 H에게 K대의 시간강사 채용공고가 눈에 띄었다. 그는 2002년 9월 태국 방콕의 일명 ‘위조거리’를 찾았다. H는 브로커에게 120달러를 주고 위조한 미국 컬럼비아대 영어교육학 석사학위증서와 성적증명서를 K대학에 제출,2003년 3월 경영학과의 1년짜리 계약직 교수가 됐다. 그는 2학기 동안 3학점짜리 ‘기업영어’를 강의하고 봉급 2400만원을 받았다. 아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자 간이 부어오른 H는 지난 1월 다시 태국으로 건너가 이번에는 센트럴 미시간대학 영어교육학 박사학위증서를 위조했다. 경영학과 동료교수의 추천서까지 받은 그는 영어영문학과 조교수 채용시험에 통과, 지난 3월부터 지난달 검거 직전까지 봉급 2900만원을 받고 강의를 했다. H는 유명학술지에 논문이 실리면 대학측에서 연구비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3차례에 걸쳐 다른 학자의 저술을 ‘짜깁기’했다. 그는 유명학술사이트의 주소를 교묘히 바꿔 만든 가짜사이트에 짜깁기 논문을 실은 뒤 학교에 제출, 연구비 1500만원을 챙겼다. ●“3달에 우수논문 3편?” 평소에도 보통 교수들과 뭔가 달라보였던 H가 불과 석달 사이에 유명학술지에 우수평가를 받은 논문을 3편이나 발표한 것은 동료교수들로부터 당장 의심을 샀다. 영문과 교수들은 그의 논문이 사회과학 논문인용색인(SSCI)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학술지의 진짜 사이트에 가서 H의 논문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때마침 1학기 초부터 확인을 요청했던 미시간대로부터도 “우리 대학의 학위수여자 가운데 그런 사람은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 영문과 A(46) 교수는 “위조수법이 워낙 치밀해 범죄조직의 일원이 아닌지 걱정됐고, 순순히 시인하고 사임할지도 확신이 서지 않아 곧바로 경찰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다 대마초 양성반응이 나온 다음에야 범행 사실을 털어놓고 사직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H는 경찰에서 “먹고살려고 이런 짓을 했다.”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경찰은 H가 지난해 수도권S대학 영문과에서도 3주 동안 강사로 일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허위 학력으로 한국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외국인 강사·교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결국 피해 보는 건 학생들” H는 모자라는 실력을 만회하려고 과 답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학교생활에 각별히 열성을 쏟았다. 지난 학기 H의 수업을 들은 영문과 3학년 김모(23)씨는 “겉으로는 전혀 수상한 점이 없었다.”면서 “그저 놀랍고 충격적일 뿐이다.”라고 허탈해했다. 같은 학년 김모(22)씨는 “솔직히 배우는 입장에서는 교수님의 실력을 평가하기 힘들다.”면서 “수업이 중단되기라도 하면 결국 피해 보는 것은 학생”이라고 불만스러워했다. ●외국인 해외학위 확인 불가 문제는 현행법상 외국인의 해외학위 취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으며, 외국 대학에 직접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K대는 “외국 대학에 지원자의 학위 여부를 문의해도 답이 오는 경우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면서 “H도 해당 대학으로부터 회답을 받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해명했다. 고등교육법에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외국인은 해당되지 않는다. 학술진흥재단 신숙경(41) 학술정보팀장은 “외국인은 사실상 관리대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각 대학이 학위를 취득했다는 대학에 철저히 알아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학벌사회·대학서열 깨뜨리기

    교육개혁은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이다. 산적한 문제를 뻔히 바라보면서도 뇌관을 잘못 건드렸을 때의 걷잗을 수 없는 폐해를 두려워해 누구도 섣불리 나설 엄두를 내지 않는다. 사공이 많으니 배가 제대로 바다로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부 대학의 고교등급제 실시논란, 일선 고교의 성적 부풀리기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어느때보다 교육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첨예한 가운데 우리 교육의 궁극적인 문제점을 학벌사회와 대학서열화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2권의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교육의 총체적 위기 진단 ‘학벌없는 사회’의 정책위원장이자 철학박사인 김상봉이 쓴 ‘학벌사회’는 곪을 대로 곪은 교육현실에 철학적 메스를 들이댄 책이다. 학벌서열에 따른 권력독점, 사회적 불평등, 공교육의 파탄, 대학교육의 위기, 국가경쟁력 약화 등 오늘날 한국 교육의 총체적 위기를 적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같은 심각한 교육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점을 학벌서열의 타파에서 찾는다.‘대학과 전문대학의 혼성모방’‘반수와 편입시험 몰두’‘학문의 식민성’등 학벌이 야기하는 대학교육의 위기를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재력과 권력을 얻기위한 맹목적 일류대 선호 심리와 서열 위주의 치열한 입시 경쟁은 사회를 황폐하게 만들며 국가경쟁력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나아가 학벌서열의 정점에 위치한 서울대로 화살을 돌려 ‘서울대 학부폐지’를 강조하고,‘학교 평준화 정책’‘권력의 제도적 분산’으로 대변되는 학벌타파의 대안들을 제시한다. 정진상(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의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학벌주의를 타파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학벌을 생산하는 대학서열체제를 깨트리는 것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학 평준화, 즉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소개한다. ●대학교육 공교육화 주장 저자는 대학이 학문 연구기관으로서, 사회 비판의 진지로서 본래의 역할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대중교육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돌아가도록 무상교육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대학교육의 공교육화라는 원칙 위에서 사립대학을 네트워크 안으로 끌어들여 준국립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교육개혁의 방향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겠으나 학벌사회의 뿌리깊은 폐해를 곰곰히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체육특기 대입부정 근절책 없나

    체육특기생 대학 부정입학은 정말 뿌리뽑을 수 없는 고질병인가. 한동안 잠잠하던 운동선수 대학 부정입학사건이 또다시 터졌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 등 유명 사립대학 축구팀과 이름 석자만 대도 다 아는 국가대표선수 출신 감독이 관련돼 있다고 한다. 대학 부정입학은 불법 금품수수는 물론 이땅의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이 열망해 마지않는 대학입학 기회를 부정한 수단으로 선점한다는 점에서 엄히 다스려야 할 범죄다. 범법사실을 철저히 밝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체육특기생 부정입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듭되는 적발에도 재발이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 병폐를 가려 근절책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교육 당국은 지난 2000년 체육특기생 선발제도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자 대책을 내놓기는 했다. 체육특기생 진학 학과를 체육관련 학과로 제한해 숫자를 줄인 것이다. 그러나 이 대책은 수요·공급 불균형을 가중시켜 오히려 학생과 대학을 연결시켜주는 감독 등의 영향력만 키워놓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평가다. 대학을 졸업해야만 행세할 수 있는 사회, 소질도 없는 운동을 시키고 돈을 써서라도 자식을 대학에 입학시키려 하는 학부모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체육특기생 부정의 1차적 원인은 부실한 학교체육제도에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엘리트팀 위주의 학교체육팀 운영, 스카우트비 등 부족한 운영비 충당을 위한 재원조달 압력 등이 ‘끼워넣기’식 부정입학을 구조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제에 개혁차원의 학교체육제도 재점검을 촉구한다. 체육특기생 입학부정의 근절책도 여기에 있다.
  • [사립학교법 개정 쟁점] “사학 공공정” vs “재산권 침해”

    [사립학교법 개정 쟁점] “사학 공공정” vs “재산권 침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개정안을 확정한 이후 극단적인 의견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사학 단체들은 사립학교의 자율성은 물론 재산권까지 침해하는 ‘사회주의 국가의 법’이라며 위헌 소송도 불사할 태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사학측의 눈치를 보다가 개혁 의지를 후퇴시켰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쟁점을 짚어본다. 사립학교법 논란은 ‘사학의 공공성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해 개정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교육은 공공성이 강한 만큼 사학이라도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사학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개정안이 규제 차원을 넘어 사유재산을 침해, 존립 기반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사실상 사학을 말살하려는 음모’로 규정할 정도다. ●“자율성·재산권 침해한 개악” 개정안은 사학 재단의 권한을 축소하고 교내 자치단체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학 단체들이 가장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이다. 개방형 이사제는 법인 이사회 이사의 3분의1과 감사 1명을 초·중·고교는 학교운영위원회가, 대학은 대학평의원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뽑는 것으로 내용으로 한다. 사학 단체들은 “이사 선임권은 설립자나 사학법인의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한다. 법인이 고용한 교직원이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주장이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권한은 학교 구성원들에게 주고, 책임은 법인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익 목적으로 운영되는 병원이나 복지기관 등 사(私)법인도 이사 선임권을 구성원에게 넘겨주는 사례는 없다.”고 설명한다. 사학 단체들은 학교 구성원의 모임인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를 심의기구로 바꾸는 것에도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법인의 힘이 없어지면 건학 이념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대신 “초·중·고에서는 현행대로 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운영하고, 평의원회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사(수)회나 직원회, 초·중·고교의 학부모회, 대학의 학생회 등을 법제화하는 방안에도 획일적으로 실시하지 말고 국·공립 학교부터 시범실시한 뒤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단법인 한국사학법인연합회와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등 9개 사학 단체들은 “헌법 제23조에 의해 재산권을 보장받아야 하는데도 정부와 여당은 사립학교를 마치 ‘사회에 공여된 공공재산’처럼 왜곡하고 있다.”면서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리 사학 근절을 위한 최소 규제” 반면 개정안을 낸 열린우리당은 “비리 사학을 뿌리뽑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학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유도해 비리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학생들의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공공성을 강화한 개정안이 필요한 근거로 우리 사학의 특수성을 꼽고 있다. 외국과는 달리 사학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아 공교육의 대부분을 사학이 맡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중학교의 22.9%, 고교의 45.1%, 전문대의 90.5%,4년제 대학의 84.8%가 사립이다. 게다가 학교 운영비 대부분을 등록금과 국고 보조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공공성 강화는 당연하다고 본다. 현재 법인 전입금은 사립 초·중·고교가 2.2%, 전문대와 4년제 대학이 6.8%에 불과하다. 반면 초·중·고교는 국고보조금이 54.2%, 대학에서는 학생납입금이 72.9%를 차지한다. 사립이라고 하지만 공교육 기관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일부 사학의 비리 수위가 정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것도 법을 개정해야 하는 이유로 설명한다. 정부와 여당은 “사립대가 지난해에만 횡령과 부당운영으로 날린 돈이 649억원, 최근 5년 동안 비리 법인이 챙긴 돈이 2000억원이 넘는다.”고 지적한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3년 동안 912개 사립고 및 사학재단을 감사한 결과 드러난 지적 사항도 7821건에 이른다.‘재산권을 빼앗는 법’이라는 사학 단체들의 주장도 기우라고 일축한다. 운영위원회나 대학평의원회가 심의기구라 하더라도 법인 회계가 아닌 학교 회계만 심의하고, 의결권은 여전히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뿐 재산권을 빼앗는다는 주장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위헌 소송으로 번지나 갈등이 깊어지면서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기도 전에 위헌 논란부터 나오고 있다.9개 사학 단체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과 운영위원회·평의원회의 심의기구화 등 개정안의 대부분이 헌법 제37조에 어긋나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사학에 기여도가 전혀 없는 제3자가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헌법 제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학 단체들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위헌심판 청구소송을 내기로 하고 최근 이석연 변호사를 연구 책임자로 선임했다.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재천 안동환기자 patrick@seoul.co.kr
  • 공립 1300만원 사립 3100만원

    |워싱턴 AFP 블룸버그 연합|올해 미국 사립대학의 1년 학비는 평균 3100만원, 공립대학은 1300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SAT)을 시행하는 비영리기관인 대학위원회(칼리지보드)는 19일 4년제 공립 및 사립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시작된 2004학년도(2004년 9월∼2005년 8월)의 사립대학 평균 학비는 전년도에 비해 5.6% 오른 2만 7516달러(3141만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업료는 6% 오른 평균 2만 82달러였고 나머지 7434달러는 주거비용으로 나타났다. 책값과 가구비용 870달러는 학비에서 제외됐다. 공립대학의 학비는 2003학년도에 비해 7.8% 상승한 1만 1354달러(1296만원)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수업료만 별도로 계산할 경우 10.5% 오른 5132달러였다. 또 대학생의 약 60%가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이나 장학금 등 각종 재정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재정지원을 통해 사립대학생은 수업료 가운데 평균 1만 700달러를 마련했고 공립대학생은 1800달러를 충당했다. 한편 지난 1994학년도부터 2004학년도까지 공립대학의 수업료는 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고 사립대학은 36%가 올랐다. 또 이 기간에 2년제 공립대학은 26%가 인상됐다. 반면 4년제 대학 졸업생은 1년에 평균 4만 9900달러(5696만원)를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등학교 졸업생의 평균 연봉인 3만 800달러에 비해 62%가 많은 액수다.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은 평균 5만 9500달러, 박사학위 소지자는 7만 9400달러, 그리고 의사와 변호사, 치과의사는 9만 5700달러의 수입을 각각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칼리지보드의 정책분석가인 샌디 바움은 “대학은 여전히 훌륭한 투자”라고 말했다.
  • [반론] ‘본고사 → 입시지옥 재발’ 안보이나/최진규 서산 서령고 교사

    일부 사립대학의 고교등급제 적용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했다. 무엇보다도 교육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타나는 극단적인 반목과 대립이 걱정스럽다. 그만큼 교육은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촉발될 때마다 원론적 수준의 문제제기는 많으나 구체적 방안 또는 예상되는 후유증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 난무함으로써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지난 16일자 서울신문 오피니언난에 게재된 ‘대학에 학생선발 자율권 줘야’라는 기고문은, 고교등급제 파문을 언급하며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교육 문제와 갈등이 학생 선발과 관련된 대학의 자율권을 제한함으로써 비롯됐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마치 이번 파문의 쟁점이 공정성을 무시하고 차별적 잣대를 적용한 대학의 부도덕성보다 지나친 규제와 간섭이 원인이라는 대학 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싶다. 그렇다면 이 기고문의 주장대로 학생 선발권을 대학 측에 일임했을 때 어떤 현상이 발생하겠는가? 대학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 그리고 가능성보다는 학력이 우수한 학생부터 선발하려 들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설령 ‘점수 부풀리기’를 방지하고자 새 내신 방안을 마련하더라도 학교간 격차가 엄존하는 현실에서 대학이 구상할 수 있는 방법은 솔직히 본고사밖에 더 있는가? 본고사가 부활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7차 교육과정 도입으로 인성과 적성을 고려한 학생중심 교육이 조금씩 싹을 틔워가는 마당에 학교는 또다시 입시지옥으로 전락할 것이다. 공교육비를 훨씬 뛰어넘으며 심지어 국가예산의 3분의1 정도로 추정될 만큼 가정과 국가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는 사교육비 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출제문제가 어려워지고 대입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대학에 자율권을 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보다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자율권이 아니라 우수학생을 싹쓸이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대학의 이기주의에 있다. 이번 고교등급제 파문도 실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진정으로 교육을 생각한다면 학생선발보다는 학생교육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국가 장래에 보탬이 될 것이다. 인재를 고사시키는 대학교육의 문제점이 어디 한두 가지 지적됐는가? 그리고 현재 고교등급제나 본고사 등 몇가지 요소를 제외한 학생 선발권은 사실상 대학측에 일임한 상태나 다름없다. 그런 상황에서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준다는 것은 고교등급제나 본고사를 인정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기고문의 필자는 물론 고교등급제를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학의 자율권을 강조하며 고교등급제를 부정하는 것은 또 다른 모순이다. 기고문은 결론 부분에서 가장 공평한 방법으로 수능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교육부에서 일률적으로 지원학과 신청을 받아 배정해 주는 안을 제시했다. 실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근본 문제는 뿌리깊은 학벌주의에서 연유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굳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서열화한 대학에 학생을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을 평준화시켜 추첨을 통해서 입학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얼마전 안병영 교육 부총리가 취임 9개월을 맞아 “우리사회가 이념적으로 양분돼 매일 지뢰밭을 걷는 기분”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대부분의 쟁점에 여론이 갈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오늘의 교육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어디 교육 수장 혼자서 가능한 일인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제도·정책보다는 신뢰 회복이라 할 수 있다. 사분오열된 교육주체들이 믿음을 갖고 머리를 맞댄다면 솔로몬의 지혜가 왜 없겠는가? 최진규 서산 서령고 교사
  • 與, 사립학교법 개정안…‘개방형 이사제’ 도입

    與, 사립학교법 개정안…‘개방형 이사제’ 도입

    열린우리당이 14일 발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사학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한편,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축소하고, 교사와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권한을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학 35개와 전문대 50개 등 전국 85개 법인에서 친족 이사수를 감축해야 한다. 사립학교 재단들이 ‘사학 말살정책’이라고 반발하는 또다른 이유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립 중·고등학교의 경우 운영비에서 등록금과 국고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재정의 98%를 차지하고, 사립대학의 경우에도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60%가 넘는 등 사실상 공교육 기관”이라며 “학교 설립자에게 운영권을 부여하면서도 학교 구성원에게 실질적인 참여를 보장해야 공공성과 투명성이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 독점적 학교운영 제동 열린우리당 개정안이 제시하는 학교 구성원의 권한 강화 방안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이른바 ‘개방형 이사제도’다. 이사회 정수를 현행 7명 이상에서 9인 이상으로 늘리고, 이사회에 참여하는 친족의 수를 현행 3분의1에서 4분의1로 줄였다. 또한 이사 정수의 3분의1 이상을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하게 했다. 사립학교 이사회의 친인척 비율을 크게 하향 조정한 것이다. 특히 학교운영위의 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함으로써 재단의 독점적인 학교운영에 따른 폐단을 줄이는 균형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조배숙 제6정조위원장은 개방형 이사제에 대해 “기업의 사외이사처럼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일부 참여하는 것을 법으로 보장해 사학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당정협의 과정에서 사학재단의 반발 등을 고려해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하되, 이사 정수의 4분의1로 제한하자고 주장했지만 열린우리당은 당초 입장을 고수했다. 재단은 최대 쟁점이던 교직원 임면권을 유지하게 됐지만, 나머지 권한이 크게 줄어들게 됨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학교운영위나 대학평의원회가 예산을 심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이사회 권한 침해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열린우리당은 이사장의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은 학교장으로 임용할 수 없도록 해, 학교 소유와 운영을 분리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비리자의 복귀 제한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강화하고, 재적 이사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도록 강화했다. 열린우리당이 당초 10년 제한에서 한발 물러서 교육부 안을 수용한 것이다. ●학교 소유와 운영을 분리 학교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이사회의 권한에서도 ‘학사관련 사항’은 제외돼 학사 운영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초·등 교원의 채용의 경우 공개 전형을 자율적으로 해오던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교원 임용절차를 대폭 개선했다.2인 이상인 재단 감사의 경우에도 학교운영위가 추천한 이사를 1인 이상 포함시키고, 학교 결산서 제출시 감사 전원이 확인·날인한 감사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한 것도 재단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교사회 또는 교수회가 추천하는 인사로 하여금 교원인사위원회와 교원징계위원회에 3분의1 이상의 인사를 추천할 수 있게 한 규정도 재단의 전횡을 막고, 교사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은 “사립학교를 사유재산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교육기관이라는 특수성과 사립학교도 공교육 기관과 다름없이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사학 재단이 반발하는 개방형 이사제의 도입에 대해서도 “학교운영위가 이사를 추천할 때 재단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15일 이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할청에게 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안전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재단의 권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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