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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준 미달 사립대학 국가가 나서서 정리”

    “수준 미달 사립대학 국가가 나서서 정리”

    “국가가 대학 교육의 공공성을 위해 제구실을 해야 한다. 등록금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수준 미달의 사립대 문제에는 정부도 책임이 크다. 등록금보다도 더 시급한 것이 대학 교육의 질이다.” 황선준(54) 스웨덴 국립교육청 특수재정국장은 국적은 한국이지만 스톡홀름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뒤 스웨덴 교육행정의 일선에서 뛰고 있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스웨덴 교육제도를 소개하며 한국에서도 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최근 등록금 문제가 심각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 대학 등록금은 분명 너무 비싸다. 해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가재정정책은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다. 내가 보기에 국가적으로 더 시급한 문제는 국가가 양질의 (무상)보육·유아교육을 확충하는 것이다. 가계를 돕고 출산율을 높이고 양성평등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정책이다. 고등학교에 드는 비용은 또 어떤가. 공공의료 등 개선해야 할 사회보장문제가 엄청나게 쌓여 있다. 이는 한국 사회가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할 문제다. →등록금에 비해 한국 대학의 교육 수준이 못 따라간다는 비판이 많다. -대학 교육과 관련해서는 ‘대학 교육의 질’을 거론하고 싶다. 그 부분에서 한국이라는 국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인가도 못 받을 대학이 한국에는 너무 많다. 학생들 등록금으로 대학을 유지하면서 행세하는 사립대에 대해서는 신입생을 못 받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 교육 문제는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평등교육에 대한 철학을 다시 세워야 한다. →대학진학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지 취직 준비를 시키는 곳이 아니다. 한국은 대학진학률이 80%가 넘지만 사회적으로 고급인력을 수용할 만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으로 보면 엄청난 자원 낭비다. 왜 이렇게 됐을까. 대학을 안 나오면 사람 대접을 못 받기 때문이다. 사회적 평등이 관건이다. 스웨덴은 무상인데도 대학진학률이 45%에 불과하다. 대학 안 나와도 기술이 있으면 인간답게 사는 데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스웨덴이 무상교육 정책을 펴는 취지는. -스웨덴에서 무상교육은 헌법이 규정한 원칙이다.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몇 해 전 일부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면서 학생들에게 돈을 걷은 것에 대해 교육청이 제동을 건 적도 있다. 무상에 더해 스웨덴에선 20세 이하는 한 달에 1050크로나씩, 20세 이상은 8216크로나씩 모든 학생들에게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1950년대부터 초·중등과정 9년에 대해, 1965년부터는 대학까지 확대됐다. 대학생의 경우 8216크로나 가운데 5496크로나는 융자라서 65세까지 분할 상환하는 것을 뺀 나머지는 무상이다. →평등을 강조하는 스웨덴 교육제도가 교실에선 어떻게 구현되나. -스웨덴 교육법은 이해와 존중, 차별금지, 민주시민 육성 등을 첫머리에 언급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중요한 건 ‘전인교육’의 선언이 아니라 실천이다. 가령 스웨덴에선 왕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학교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학교는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런던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국공립대 하위 15% 정원감축

    앞으로 부실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국공립대 하위 15%는 정원을 감축하는 등 강력한 대학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6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국공립대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대학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사립대는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국 31개 국공립대에 대한 별도의 평가를 통해 하위 15%에 대해서는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국공립대 4~5곳에 대한 구조조정 발언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만나 “부처 간 정보 교환을 통해 대학에 재정을 지원할 때 부실 대학을 아예 제외하는 등 대학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하자.”고 합의했다. 현재 두 부처가 대학의 연구개발, 인력 양성 등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은 연간 1조 5901억원(교과부 1조 1401억원, 지경부 4500억원)으로, 관련 정부 예산의 75%에 이른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대학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최재헌기자 newworld@seoul.co.kr
  • 4년제大 35곳 정원 80% 못 채워

    4년제大 35곳 정원 80% 못 채워

    지방 사립대학 교수인 A씨는 지난해 말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지역에서 열리는 대입설명회를 빠짐없이 찾아다녀야 했다. 고교 졸업자 감소로 몇 해 전부터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자, 학교 차원에서 보직교수도 신입생 유치 홍보를 하도록 요구했기 때문이다. ‘교수당 최소 10명 이상’이라는 할당이 내려진데다, 승진과 보직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A씨는 아침마다 가방 한가득 홍보 책자를 넣어 학교 대신 설명회장으로 출근해야 했다. 그는 “고3 진학 교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어떨 때는 사비를 털어 밥도 사 주다 보면, 강의 연구는커녕 처지가 세일즈맨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국내 4년제 대학 가운데 재학생 정원을 80%도 못 채우는 대학이 3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수년 전부터 지방 소규모 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를 빚은데 이어, 대입 재수와 편입을 선택해 중간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까지 급증하면서 대규모 엑소더스 위기를 겪고 있다. 16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 202곳 가운데 재학생 충원율 80%를 넘기지 못한 학교가 전체의 17.3%(3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해 신입생 충원율 80% 미만을 기록한 대학이 13곳인데 비해 수치상으로 3배 가까이 높다. 특히 신입생 미달 학교 대부분이 정원 100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이거나 종교 계열인 것과 달리, 재학생 충원율이 낮은 학교에는 지방의 중규모 사립대학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다. 국내 대학들이 학교 운영경비의 대부분을 등록금에서 충당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 같은 재학생 감소 현상은 지방대 전체 몰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뿐만 아니라 지방을 떠난 학생들이 수도권의 몇몇 학교로 몰리면서, 소위 상위권 주요 대학은 재학생 충원율이 정원의 30%를 초과하는 등 과밀현상까지 빚어 교육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실제 성균관대(충원율 136.6%)와 연세대(132.9%) 등 재학생 수가 정원의 120%를 초과한 학교만 28곳에 이른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與 등록금TF 국민 토론회 내용

    與 등록금TF 국민 토론회 내용

    15일 한나라당 등록금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희망 캠퍼스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정부·여당을 향해 등록금 완화 방안을 쏟아냈다. 대학생들은 ‘미친 등록금’, ‘인골탑’(人骨塔)이라는 표현으로 등록금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토로하면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했다. 반면 대학 측에서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시간 내내 자리를 지킨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꼼짝없이 질책을 들어야 했다. ●‘미친 등록금’ ‘인골탑’ 표현 등장 박은철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놓고 효율성을 따지기보다 국가 원동력 차원에서 고민해 달라.”면서 “당을 넘어 20~30년 길게 보고 고지서상의 반값 등록금을 실현시켜 달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은 사학 재단의 투명성 있는 운영을 거듭 강조했다. 정현호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사립대학의 적립금 사용, 등록금 책정의 근거를 정부와 국회에서 정확히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수림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사학분쟁조정위원회 폐지를 골자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성원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게 당연한 의무인데도 몇몇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는 국민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 측 해법은 시각차를 보였다. 이영선 한림대 총장은 “등록금이 비싼 이유는 모든 것을 학부모와 학생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든지 민간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든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 한양대 금융학과 교수는 “소득 3~5분위는 반값 등록금을 실시하고 소득연동 학자금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황우여 “진정성 가지고 해결” 황우여 원내대표는 토론을 마치며 “학생들의 안타까움과 어려움에 대해 정치권에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을 포함한 지도층의 인식 전환이 아주 중요하고, 재정부담 문제는 정부와 수렴할 게 있어 앞질러가기 어렵지만 강한 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적정등록금 산정자료 8월 나온다

    적정 등록금 산정에 필요한 감사원의 기초자료가 이르면 8월 중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14일 “이번 대학재정 감사의 목적 중에는 정부나 국회가 등록금 관련 대안을 도출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면서 “반값 등록금 산정 등에 필요한 기초자료는 8월 중 본 감사에 착수해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국회나 정부 등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를 위해 등록금 산정 기준 등 국내 국공립 및 사립대학의 재정상태 전반을 감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이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교육재정 배분 및 집행 실태’ 감사 TF는 각 대학의 등록금 및 예산 관련 자료 등을 제출받아 기초 현황을 분석하고 감사 전략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사립대 ‘두얼굴’…법정부담금 ‘눈감고’ 국고지원금만 ‘눈독’

    교직원들의 보험·연금 등에 사용되는 ‘법정부담금’을 등록금으로 메워온 사립대들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에서는 수백억원씩의 수혜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재정지원사업은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문가들은 대학 설립 운영 규정을 어기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학교는 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교과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수혜를 받은 145개 대학 중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사립대 본교와 분교는 모두 120곳에 달했다. 비율로는 무려 82.7%나 된다. 법정부담금은 교직원의 연금·보험 등을 위해 필요한 재원으로, 사학재단이 법정부담금을 내지 않으면 학생들이 낸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에서 재원이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등록금으로 법정부담금을 내게 되는 것이다. ●교직원 보험·연금 등 등록금으로 메워 학교별로 살펴보면 법정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숙명여대는 62억원의 재정지원사업비를 받았다. 25억 8000여만원(29.6%)을 덜 낸 고려대도 지원사업비로 무려 748억원을 챙겼다. 26억 9000만원(96.4%)의 법정부담금을 덜 낸 서강대도 293억원을 재정지원사업비 명목으로 타갔다. 419억원의 지원사업비를 타낸 영남대는 18억 7000만원(42.5%)의 부담금을 안 냈다. 이 밖에 ▲한국외대 61억원(법정부담금 31억 7000만원 미납) ▲홍익대 65억원(31억 8000만원 미납) ▲경희대 256억원(35억 2000만원 미납) ▲숭실대 150억원(18억 2000만원 미납) ▲동국대 384억원(65억 8000만원 미납) 등으로 법정부담금을 교비에 부담시키면서도 교과부의 재정지원사업비 혜택은 꼬박꼬박 챙긴 셈이다. 이처럼 사립대들이 법정부담금을 안 내고도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국고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원사업 대상 대학을 선정할 때 적용하는 운영 규정 준수 등에 대한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사학재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더라도 수억~수십억원을 지원받는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은 다시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미납大 국고지원 차별방안 추진 전문가들은 법정부담금 미납 등 대학 설립·운영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대학에 대해 국고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과징금 형태로 1억원, 2억원씩 부과해봐야 규정을 어겨서 얻는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그보다 학교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정지원사업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지원 규모를 줄이는 등 구체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대학에 대해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학재단에 대해 재정지원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재단의 잘못 때문에 대학이 피해를 본다는 문제가 있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시론] 반값등록금 해결에 정부·대학 함께 나서야/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시론] 반값등록금 해결에 정부·대학 함께 나서야/최진봉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가 1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 이번 시위는 예전의 등록금 시위와는 달리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어 사회 쟁점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학계까지 나서면서 반값 등록금 문제는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고려대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을 예고하고 있어 반값 등록금 투쟁의 강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요구는 어찌 보면 생존권 차원의 절박한 호소라고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의 절박한 생존권 호소에 정부는, 그것도 반값 등록금을 공식적으로 약속한 이명박 정부는 지금이라도 대학생들과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가 이해할 만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값 등록금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을까.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는 정부뿐만 아니라 대학 당국이 함께 쥐고 있다. 대학 당국의 적극적인 구조개혁과 참여가 따르지 않는 한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정부의 역할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일부에서 제기되는 공적자금 투입 방안은 한국 대학의 약 80%가 사립대학인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의 구조조정 없이 국민의 혈세로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공적자금이 지원될 경우, 자칫 비리·악덕 사학재단의 배만 불리고 건물 증축,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등 사학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약 20%의 젊은이들은 혜택을 받지 못해 형평성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 자체적으로 등록금 인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지난 2009년 결산 기준으로 국내 사립대의 누적 재단적립금은 10조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738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홍익대 4857억원, 덕성여대 2494억원, 고려대 2305억원, 숙명여대가 1904억원을 적립금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들은 해마다 평균 80여억원씩을 적립하고 있다. 그동안 대학들이 천정부지로 올려 거둬들인 등록금 중 일부가 학생들의 장학금이나 복지혜택을 늘리는 데 쓰이지 않고 대학의 현금 보유를 늘리는 데 쓰인 것이다. 이제는 대학들이 학생들을 위해 적립금으로 묶어 놓은 이 돈을 풀어야 한다. 등록금이 남아서 많게는 등록금의 22%를 대학 적립금으로 쌓아두는 상황에서 등록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하는 것은 사학재단들이 대학을 사업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학들은 여윳돈이 생기면 쌓아두지 않고 주로 대학의 연구시설 확충이나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성적뿐만 아니라 학비 부담 능력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들은 학생의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장학금과는 별도로 학생의 학비 부담 능력에 따라 학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부모의 소득 수준이 낮아 자녀의 학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 대학이 학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교육기회의 균등한 제공을 위해 부모의 소득격차를 고려하여 학비를 차등 지원하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반값 등록금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대학당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으로 배를 불려온 대학들이 그동안 꾹꾹 참아오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몰린 대학생들의 피맺힌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교육 당국은 대학들이 이러한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행정적인 지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과 반성문/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과 반성문/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상아탑(象牙塔)이라고 하던 대학이 소를 팔아야 감당이 된다고 우골탑(牛骨塔)으로 불리더니 이제는 아예 무시무시하게도 인골탑(人骨塔)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대학까지 졸업시킨다는 것이 부모들의 뼈마디가 부서질 정도로 살인적이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등록금 등 경제적 고민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유가 있겠지만 매년 평균 230명의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면 정말 암울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대학생 아들 둘의 학비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50대 가장이 스스로 몸을 던진 안타까운 사건과 대학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도 150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어느 청년 인터뷰 기사를 보면, 대학 등록금으로 인하여 가족까지 해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과장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발 ‘반값 등록금’ 논쟁은 그 진정성과 포퓰리즘적 속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대학 등록금이 이 정도로 오른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등록금자율화 등 무분별한 대학자율화가 현재의 등록금 사태를 키웠다.” “무차별적으로 대학 설립을 허용하는 바람에 부실한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렸고, 여기에 유명 사립대들까지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사립대의 적립금 축적과 국공립대의 기성회비 의존이 등록금 인상의 주범이다.”는 등 다양하다. 그런데,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에 대한 원인 분석에는 당연히 대학 교수 및 직원에 대한 질타도 등장한다. ‘2010년 대학교원 급여현황’에 따르면 4년제 200여 일반대학의 정교수 연봉은 평균 8596만원이고, 정교수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대학도 46곳(22%)에 달하는데 사실상의 철밥통 고용 등 교수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도 등록금 사태에 일조한다는 것, 일부 사립대학은 직원 연봉도 억대에 이른다는 사실과 대학노조의 보호를 받아 인력 구조조정도 받지 않는 대학 직원들은 ‘신이 내린 최고의 직장’이라는 비아냥이 대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학 교수들이나 직원들은 일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마디로 등록금 문제는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이거나 정부나 법인 및 대학본부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물론 적립금 조성 및 사용 문제나 법인 전입금 규정 등은 관계 당국이 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니 논외로 하더라도 “교수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자구 노력은 필수적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 전체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선 학생들이 지불하는 등록금에 대한 대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나의 강의는 과연 시장가치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내 강의 수강생들이 낸 등록금과 그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때문에 일을 못해 발생한 기회비용까지 환산하면 내 강의 한 시간의 비용은 엄청나다. 내 강의는 그 정도의 값어치를 수강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또, 강의노트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면담하며 그들의 고민에 동참하기보다는 연구비를 지급받는 논문 작성이나 정부 용역에 더 정성을 기울이고, 보직교수라는 명분으로 강의에 소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중요한 것은 근 8년 전에 정년보장 교수가 되는 바람에 이제는 나도 모르게 철밥통(?) 교수처럼 교수 자리나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 이 모든 것을 반성해 본다. 나아가 교수 연봉이 높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유학까지 가서 쓴 비용과 그것의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내 연봉이 절대 높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지, ‘반값 등록금’ 논쟁의 핵심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요구이지 나의 일은 아니라고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좀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소심하게도 ‘반값 등록금’ 논쟁의 불똥이 교직원 연봉 삭감이나 동결로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본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작년과 재작년에 교직원 임금을 동결했지만 말이다.
  • [사설] 사립대 등록금 인하 정부만 쳐다볼 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기만 하는 대학 등록금 문제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지만 정작 해결의 1차 책임이 있는 사립대학들은 아직까지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박철(한국외대 총장) 한국사립대학교 총장협의회장은 그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립대는 등록금의 10% 이상을 장학금으로 주도록 법에 명시돼 있는데 이 예산(장학금)을 정부가 지원해 주면 지원 예산만큼 등록금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한나라당과 사립대 총장과의 간담회 때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사립대들은 한푼도 내놓지 않고 정부가 장학금으로 지원해 주는 만큼만 등록금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어느 대학 총장이 아이디어라고 내놓았는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황당하고 염치없는 발상이다. 결국 돈은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내고 생색은 사립대가 내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과 똑같다. 배울 만큼 배운 대학 총장의 아이디어가 이 정도인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이러한 안에 대부분의 사립대 총장들이 뜻을 모으고 있으니 기가 찰 일이다. 박 회장은 또 “이 안이 시행되면 대학으로선 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이 같지만, 그동안 오르기만 했지 내린 적이 없는 등록금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이 자구 노력을 하거나 씀씀이를 줄여 등록금을 낮춰야 의미가 있는 일이지 정부로부터 돈을 받은 만큼 등록금을 낮추는 게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는가. 국·공립대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사립대들은 등록금 인하에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사립대의 1년 등록금은 1000만원이나 된다. 엄청난 등록금 때문에 서울에 있는 웬만한 사립대 교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안팎이나 된다. 적립금만 수천억원인 사립대도 한둘이 아니다. 수입은 줄이고 지출은 부풀리는 뻥튀기 예산을 통해 등록금 인상의 근거만 만드는 게 사립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이런 것을 시정하지는 않고 정부에 손부터 벌리는 것은 양심불량이다. 사립대와 사립대 총장들은 잃어버린 양심을 찾아 학생,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약속을 할 때도 되지 않았나.
  • 감사원 “대학재정감사 저축銀 식으로”

    감사원의 대학재정 감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감사원은 지난 9일 대학재정감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200명 규모의 감사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협력감사를 실시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계획을 종합해 볼 때 다음 달 초부터 실시되는 대학들의 재정감사도 종전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실태감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금융실태감사의 경우 ‘저축은행’이란 사금융에 감사원이 직접 감사를 할 수 없어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등의 조직을 활용해 감사를 진행했다. 이번 대학재정 감사도 서민금융실태감사 때와 다소 비슷한 상황이다. 200여개의 대학들 가운데 70% 이상이 사립대학이다.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긴 하지만 등록금 등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직접 감사하기엔 껄끄러운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교과부의 감사 인력 등을 통한 자료분석 등 간접적인 감사를 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특히 고액 등록금의 원인이 대학의 재정운영 잘못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일부 사립대를 중심으로 감사원 감사에 대한 반발도 예상돼 교과부와의 협력감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감사원 관계자는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는 국고지원금이 있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가 가능하고 그동안에도 수차례 감사가 있었다.”면서 “교과부 등의 협력감사는 가능하지만 저축은행 때와는 조금 다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립대 “정부지원땐 등록금 인하 검토”

    감사원의 대대적인 감사를 앞둔 사립대와 학교법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립대학들은 감사 배경과 관련, 정부가 대학에 화살을 돌린다든가 다른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면 장학금을 늘리는 방안을 고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2일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인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정부가 대학 장학금을 부담하면 일정 수준 등록금을 낮추는 방안을 놓고 회원 대학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있다.”면서 의견을 수렴해 다음 주 초 한나라당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간의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상황을 조사해 정부가 장학금을 지원해주고 대학들이 등록금을 내리도록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라며 “교육법에 사립대는 등록금의 10%를 장학금으로 주도록 돼 있고 정부가 장학금 재정을 지원해주면 대학은 당장에라도 그 정도 수준은 부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최근 한나라당과의 간담회에서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은 “적립금 규모는 대학마다 많이 다른데 나름대로 목적성이 있는 기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들에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록금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는 이영선 한림대 총장은 감사원 감사에 대해 “조만간 대교협 회장 차원에서 유감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사견을 전제로 “우리 대학은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했고, 상당 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대학들이 많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 난감하다.”면서 “비리가 있으면 당연히 파헤쳐야 하지만 일괄 감사는 대학 자율성뿐 아니라 대학의 존재 이유 자체를 훼손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도 “정부가 무리한 공약을 해놓고 학생 반발이 확산되니까 이런 식으로 대학에다 화살을 던지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정부가 부실대학 정리와 대학 통합 등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반값 등록금 거리로 나가다] 뻔뻔한 대학들…벌어도 못내놔

    [반값 등록금 거리로 나가다] 뻔뻔한 대학들…벌어도 못내놔

    학생들은 죽겠다고 곡소리를 내는데 대학은 짰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들이 ‘수익용 기본 재산’을 불려 얻은 수익금을 학교 운영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학들이 버젓이 규정을 어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서비스와 사립대학 회계 정보 시스템을 통해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의 ‘수익용 기본 재산 수익금’의 학교 투자율을 분석(2010년 회계 기준)한 결과, 상당수 대학이 수익금을 한 푼도 내지 않거나 면피성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의거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대학 설립·운영 규정은 사립대 재단이 수익용 기본 재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의 80%를 학교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수익용 기본 재산은 학교 운영을 위해 사립대 재단이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재산으로 토지, 건물, 주식, 정기 예금 또는 금전 신탁, 국·공채 등이 해당된다. 고려대의 경우 수익용 기본 재산을 통해 지난해 134억원의 수익을 얻었지만 76.1%(102억원)만 학교 운영 경비로 사용했다. 한국외대는 17억원의 수익 가운데 15.8%(2억 7000만원)만 학교에 넣었다. 학교로 투입돼야 할 약 11억원의 수익이 덜 들어간 것이다. 서강대도 수익금 10억 4993만원 중 5억 9227만원만 학교에 사용해 56.4%에 그쳤다. 이 밖에 숙명여대(62.4%), 덕성여대(28.9%), 단국대(0%), 건국대(29.6% )등도 규정을 위반했다. 수익금 80% 이상을 낸 대학도 문제가 많았다. 성균관대는 수익금 100%를 학교에 투자했지만 금액은 45만원에 불과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수익용 재산 수익금을 제대로 투자하지 않는 대학들에 대해 국고 보조나 교육과학기술부 프로젝트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 등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김진아기자 moses@seoul.co.kr
  • [선진국 대학교수가 본 해법] 송두율 前독일 뮌스터대 교수

    [선진국 대학교수가 본 해법] 송두율 前독일 뮌스터대 교수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송두율 전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는 10일 “단순히 등록금 인하 논쟁을 벗어나 고학력 실업난 등 사회 제반문제를 함께 감안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2009년 가을 은퇴한 뒤 베를린 자택에서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 대학의 비싼 등록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떻게 보나. -독일의 경우 대학 교육은 모두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다. 최근 일부 주에서 등록금을 부과하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한 학기 500유로(약 80만원)에 불과하다. 대학생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해 주는 등 각종 혜택도 많다. 한국 사립대학들이 1년에 800만~1000만원의 등록금을 받는다고 들었다. 한국 사립대 교육 수준이 독일 공립대보다 10배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학재단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한국의 국민소득을 감안할 때 지금의 등록금 수준은 지나치게 높은 게 사실이다. →재단 전입금을 놓고 비판이 많다. -문제는 단순히 등록금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 등록금 문제는 사회 전체의 문제다. 당장 사학재단의 교육재정을 학생들이 충당할 것인가 아니면 재단이 충당할 것인가, 그렇다면 대학 재정은 재단이 관리할 것인가 사회가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부터 새롭게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 또 한 가지, 대학생 다수가 졸업과 함께 실업자가 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등록금을 반의 반으로 줄이더라도 문제가 고스란히 남는다. 고학력 실업문제, 즉 교육과 고용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장기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이 문제는 단순히 선거 공약으로 한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 독일의 경우 교육 진흥을 위한 국가보조제도가 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국가에서 학자금을 빌릴 경우 국가는 절반을 탕감해 주고 나머지 절반은 취직한 뒤 갚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에게도 해당된다. →카이스트에서 최근 논란이 됐던 영어수업 의무화에 대한 견해는. -영어를 잘 구사해야 한국 학문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한다거나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는 생각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어떤 내용을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교수라 해도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을 강의하느냐다. 언어는 수단일 뿐이다. 수단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말 그대로 ‘주객전도’다. 영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는 전문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5000만 국민 모두가 영어 도사가 될 필요가 있겠나. 자국어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독일이나 프랑스를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베를린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사립대 등록금 GDP대비 30% 세계 2위…美 48% 최고

    사립대 등록금 GDP대비 30% 세계 2위…美 48% 최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 등록금. 상아탑(象牙塔)으로 불리던 대학이 소를 팔아야 갈 수 있는 우골(牛骨)탑을 넘어 집안 기둥을 뿌리 뽑는 인골(人骨)탑으로 전락했다. 그렇다면 국내 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국내 대학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각국의 국민 소득을 기준으로 실제로 부담하는 등록금 비중을 비교하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가별 1인당 국민소득(GDP) 대비 등록금 비중’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공립 대학의 등록금 부담률은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인당 GDP 대비 국립대의 등록금 비중은 한국이 16.8%로 미국(12.9%), 일본(13.6%)을 제치고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립 대학의 등록금 부담률은 미국(47.8%)에 이어 2위(30.3%)를 기록했다. 등록금 절대액도 높지만 국민 한 사람이 버는 소득과 비교한 등록금 비중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아 국민이 체감하는 등록금의 무게감은 더욱 크다는 의미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받는 미국 사립대 수는 전체 대학의 3분의1 수준이고, 전체 대학생 10명 중 7명은 GDP의 13% 수준인 주립대학에 다닌다. 반면 한국 대학생은 10명 가운데 8명이 사립대학에 다닌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학자금 지원 비율이 50~80%에 이르지만, 한국은 10명 중 3명만 그 혜택을 받고 있다. 한국의 학생과 학부모가 느끼는 등록금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의 등록금을 내는 미국의 학생, 학부모보다 낮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는 국내 대학들이 해마다 물가 상승률보다 최대 3~4배 높게 등록금을 인상한 데서 비롯됐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등록금을 동결했던 2009년과 2010년을 제외하면 대학들은 매년 5~10%씩 등록금을 올렸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국립대는 등록금 인상 폭을 사립대보다도 2배 가까이 높게 잡으면서, 2000년 연평균 230만원 수준이던 등록금이 10년 만에 두 배(444만원) 가까이 올랐다.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도 10년 만에 449만원에서 754만원으로 뛰어올라, 지난해는 인문계를 제외하고 자연계·공학계·예체능계·의학계 모두 등록금 최고액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정부는 등록금 문제만 나오면 미국을 예로 들며 국내 대학 등록금이 높지 않다고 강조했지만, 실질 부담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미국보다도 등록금 부담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대학의 자율만 강조하며 지난 10년간 등록금 인상을 내버려둔 결과 국내 대학생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녀야 하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대학 재정 난맥상] 묻지 마 펀드 투자로 반토막… 신규 종편에 수십억도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대학 재정 구조와 대학의 ‘묻지 마 투자’가 ‘값비싼 등록금’을 만드는 원인으로 꼽힌다. 10일 대학알리미 등에 공개된 주요 대학 교비 회계 자료 등에 따르면 2010년 4년제 사립대의 수입 15조 4730억원 가운데 65.6%인 10조 1527억원은 등록금이었다. 재단 전입금은 8.8%, 기부금은 3.6%에 불과했다. 수입 가운데 등록금 비중이 80% 이상인 사립대도 38곳이나 됐다. 이 같은 등록금 비중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2009년 사립대학들의 재정 수입 24조 4501억원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2%인 12조 7091억원이었다. 대학의 수입은 등록금, 정부 보조금, 재단 전입금, 기부금 등으로 나뉜다. 등록금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원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게다가 일부 사립 재단은 적립금의 상당 부분을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펀드에 투자해 18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중앙대의 올 2월 회계 결산 내역을 보면 100억원을 펀드에 넣었다가 53억 5000만원의 손실을 내 반토막이 났다. 아주대는 88억원을 투자해 30% 가까운 28억 9000만원을 손해봤고, 성신여대와 경남대도 20억~5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고려대는 480억원을 펀드에 투자해 은행 정기적금 이자(4%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1%대의 수익률을 냈다. 이는 2007~08년 주식시장이 활황이 되자 대학에서 너도나도 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닥치자 원금 손실 등이 발생한 탓이다. 또한 MBC 보도 등에 따르면 수원대는 조선일보 종합편성채널에 50억원을, 고려대와 성신여대는 각각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에 20억원과 1억원을 투자해 빈축을 사고 있다. 현행 등록금 수입은 적립금 명목으로 학교 재단의 금고로 들어간다. 사립대의 적립금 규모는 2009년 결산 기준으로 6조 9493억원에 이른다. 이화여대가 누적 적립금 6280억원으로 가장 많다. 2009년 한 해에만 838억원이 늘었다. 이 외에도 홍익대(4857억원), 연세대(3907억원), 수원대(2575억원), 동덕여대(2410억원), 고려대(2305억원), 청주대(2186억원), 숙명여대(1884억원), 계명대(1775억원), 인하대(1342억원) 등 1000억원 이상 적립금을 보유한 대학이 상당수다. 적립금의 수입원은 물론 등록금 수입이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누적 적립금 상위 10개 국내 사립대는 지난해 적립금 전입액의 53.2%를 등록금에서 충당했다. 반면 적립금 가운데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연구적립금이나 장학적립금은 각각 9.2%, 8.6%에 그쳤다. 반면 건물을 짓기 위한 건축적립금은 46%, 특별한 용도도 없는 기타 적립금은 34.8%나 됐다. 때문에 이처럼 대학들이 등록금으로 재단 전입금만 살찌우는 구조를 고치지 않거나 펀드투자에 더욱 신중하지 않으면 ‘반값 등록금’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립대 관계자는 “적립금을 매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게 강제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마다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당국이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반값등록금 공방] “대학들 기업형 잇속챙기기 심각… 적립금부터 풀어야”

    대학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일선 대학들의 무모한 잇속 챙기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들이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공교육 기관임을 망각하고 마치 기업처럼 재산을 불리다 결국 ‘반값 등록금 투쟁’이라는 역풍에 직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가열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역풍을 잠재우려면 대학들이 적립금을 푸는 등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게 이번 사태를 보는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국내 사립대학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공교육 기관임에도 그동안 사학들이 학교를 설립자 사유재산으로 여겨 족벌기업처럼 경영해 온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런 사학의 비율이 국내 대학의 87%에 이르다 보니 등록금도 전반적인 고액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것. 홍 교수는 “이 같은 기형적인 한국 사학의 문제를 선결하는 것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 있는 열쇠”라면서 “지금 국민들의 사회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축적된 상태여서 저항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연구원은 “대학들이 상업적 논리에 매몰되면서 등록금을 대학 운영에 필요한 돈줄로 인식하다 보니 무리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이라면서 “학교 법인이 재산 활용도를 높여서 대학에 직접적인 지원을 하는 등 적극적인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반값 등록금 집회현장에서는 고액의 대학 입학금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입학금 문제는 대학생들보다 향후 대학에 입학할 고교생들 사이에서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배경 때문에 입학금 문제가 최근의 등록금집회를 확산시키는 또 다른 인화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2011학년도 주요 사립대학 입학금 현황을 보면 고려대가 105만 9000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국대 104만 8000원, 한국외대 103만원, 연세대 101만 8000원 등이나 됐다. 문제는 이런 입학금이 따로 사용처마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 신입생들이 용처도 모른 채 등록금에 얹어 내는 덤터기인 셈이다. 대학들도 입학금을 “입학할 때 한 번 내면 돼 그만큼 저항이 적은 돈”으로 인식, 맘대로 인상시켜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동규 등록금넷 조직팀장은 “입학금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대학에서도 ‘입학금’ 명목으로 신입생에게 돈을 받아내는 사례가 없다.”면서 “최근 촉발된 시위는 반값 등록금 촉구와 함께 사립대의 입학금을 없애는 방향으로 확대되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민주 9일 대학총장과 간담회… 반값등록금 구체적 해법 논의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의 전면시행을 추진하는 민주당이 9일 국공립 및 사립대학 총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8일 당 ‘반값 등록금 및 고등교육개혁특별위원회’(반값 등록금 특위)에 따르면 회의에는 서울여대, 숙명여대, 연세대, 영남대, 영산대, 이화여대, 전남대, 전주대, 한국외국어대, 한동대, 한림대, 홍익대 등 12개 대학 총장들과 손학규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 변재일 반값 등록금 특위위원장과 위원들이 참석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 정책을 중산층까지 확대하고 사립대의 재단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전폭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반값등록금 공방] 20개大 재단전입금 1억미만… 등록금·세금으로 학교 운영

    [반값등록금 공방] 20개大 재단전입금 1억미만… 등록금·세금으로 학교 운영

    주요 사립대들이 법으로 정해진 재단전입금을 한푼도 내지 않거나 면피성 투자에 그치는 ‘자린고비’ 행태를 보여온 사실이 회계자료 분석 결과 확인됐다. ‘내 금고’는 풀지 않은 채 오로지 등록금과 국고 보조금 등으로 학교를 운영해 온 것이다. 8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통해 전국 4년제 사립대학 본교와 분교 193곳의 교비회계를 분석한 결과, 대학 수입에서 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이 올린 수입이 1000원이면 재단 측에서 내놓는 지원금은 88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대학의 수입구조를 보면 ▲등록금 65% ▲기부금 3.6% ▲국고보조금 3.2% ▲교육부대수입 3.5% ▲교육외수입 4.4% 등이었다. 입시료와 증명서 발급을 통해 얻는 교육부대수입과 예금이자가 대부분인 교육외수입도 결국 학생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어서 결국 80%의 대학운영 자금이 학부모와 학생, 정부 등에서 나온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경우 대학들이 전체 수입에서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은 25%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65%에 이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국 ‘사학’이라는 이름표를 달았을 뿐 운영재원은 학생들과 정부, 그리고 국민이 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20곳의 학교는 수천억원 예산을 짜면서도 1억원 미만의 재단전입금을 내놨다. 특히 일부 대학은 재단전입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 2010회계연도 기준으로 숙명여대는 1245억원의 등록금을 걷었으나 재단전입금은 0원이었다. 경기대 역시 1295억원의 등록금을 받았으나 재단전입금은 0원이었다. 한국외대도 등록금은 1397억원이었지만 재단전입금은 2억원에 불과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금을 27.5% 올려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청주대는 재단전입금이 2000만원에 불과했다. ‘재단전입금 0원’이라는 것은 학교운영에 사립재단이 재정적 기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임희성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운영수입에서 전입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학교 자체 수입”이라면서 “재정적인 면에서는 사학재단이 있으나 마나”라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재단 형편이 어려워 전입금을 내놓지 않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 대학은 일부러 재원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속적으로 대학 측에 시정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규제조항이 없어 달리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대학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쌓아 두고도 이를 활용해 재정기여를 할 방법을 찾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숙명여대는 1904억원의 적립금을 확보했고, 외대도 296억원을 적립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일부 사립대가 법인회계 적립금을 활용해 산학협력단이나 학교기업 등을 만들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 자구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예산 뻥튀겨 등록금 펑펑 올렸다

    예산 뻥튀겨 등록금 펑펑 올렸다

    사립대학들이 그해 집행하지 않아 다음 해에 적립해야 하는 ‘미사용 차기 이월금’을 예산에 포함시켜 예산 규모를 부풀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들은 매년 예산 규모를 확대 편성하면서 이를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제시해 왔다. 여기에 법인에서 부담해야 할 교직원들의 보험·연금까지 학교 예산에서 빼 쓰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대학알리미 자료 분석 7일 서울신문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학들은 학교별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미사용 차기 이월금을 이듬해 예산에 반영하는 편법을 일삼고 있었다. 이처럼 편법 예산 부풀리기에 악용되는 미사용 차기 이월금(2010년 회계 기준) 규모는 ▲단국대 206억원 ▲극동대 37억원 ▲가톨릭대 30억원 ▲조선대 10억원 등이었으며, 대부분의 사립대가 이런 방식으로 예산을 부풀려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제시해 왔다. ●“장학금 재원” 얼버무려 특히 대학들은 미사용 차기 이월금의 적립 이유에 대해 “이후에 쓸 장학금 재원”이라거나 “아직 구체적인 용처는 잡혀 있지 않다.”고 답변해 정확한 사용처조차 정해 놓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사용하지 않을 금액을 미리 산정해 이월시킨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용처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금액을 예산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도 납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산 집행에도 문제가 적지 않았다. 교직원들의 보험·연금 등을 위해 재단이 출연해야 하는 법인 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학교가 80%나 됐다. 학원 재단이 법인 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학교 회계에서 이를 충당해야 하고, 이는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결국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2009년의 경우 4년제 사립대 155곳 중 법인 부담금을 절반도 안 낸 학교가 99곳, 완납하지 않은 학교가 127곳이었다. 실제로 숙명여대와 경기대는 각각 22억 8000만원과 27억 8000만원의 법인 부담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한국외대도 33억 2000만원에 이르는 부담금 중 고작 1억 5000만원만 냈다. 고려대도 25억원의 법인 부담금을 덜 냈고, 광운대도 15억원의 부담금을 내지 않았다. 익명의 한 대학 관계자는 “법인의 재정 상황이 어려울 때 제한적으로 학교 회계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대학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고대 2300억 두고도 25억 안내 문제는 법인 부담금을 내지 않은 대학 상당수가 거액의 재단 적립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숙명여대는 현재 1904억원, 고려대는 2300억원의 재단 적립금을 쌓아 두고 있다. 재단 적립금은 손도 대지 않고 학교에 법인 부담금을 떠넘겨 등록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수천억원대의 재단 적립금을 쌓아 둔 학교 재단들이 법인 적립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면서 “학교 예산에 이런 식의 뻥튀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최재헌기자 moses@seoul.co.kr
  • [여도 야도 ‘반값등록금 정책’ 눈치보기] 그 많은 돈 어디서… 무책임한 野

    [여도 야도 ‘반값등록금 정책’ 눈치보기] 그 많은 돈 어디서… 무책임한 野

    “민주당 정책으로는 반값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일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민주당의 반값 등록금안은 소득 5분위 이하 가구 등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중심으로 뒀다. 하지만 손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원내대책회의에까지 참석해 “기존 방안은 등록금으로 고통을 겪는 대학생과 학부모들까지 포함하면 전반적인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며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전면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6월 국회 추경 편성을 통해 하반기에 일부 도입하고 내년 신학기부터는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궤도 수정 방안에 대해 손 대표는 “국·공립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고 사립대학은 재단 적립금 활용, 정부의 재정 지원 및 대학 구조조정 등을 통해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여·야·정 협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당내에서는 정책위와 보편적복지기획단, 반값 등록금 및 고등교육개혁특위가 함께 대안을 내놓기로 했다. 손 대표의 지시는 전날 서울 광화문에서 반값 등록금 전면 실시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집회에 참석한 뒤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책이 다른 게 뭐냐.”는 대학생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주요 당직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궤도 수정 의지를 비쳤다고 한다. 기존 당론보다 시기를 앞당기고 중산층까지 포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 때문에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는데 충격 요법으로 당론을 전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값 등록금 정책이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고 한 것은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염두에 둔 대여(對與) 공세 성격이 강하다. 당 교육위 관계자는 “7월에 발표하기로 한 종합대책을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면서도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정책을 집중 거론하면서 차별화 필요성도 느낀 것 같다.”고 관측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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