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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청 당한 원인은 아이폰·블랙베리?

    도청 당한 원인은 아이폰·블랙베리?

    독일 총리를 비롯해 35개국 지도자의 전화 내용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도청한 사실이 가디언의 폭로로 드러나면서 정상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보안 결함이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AFP통신은 25일 이들 정상이 자국 정보기관에서 제공한 휴대전화 대신 개인적으로 아이폰(왼쪽)과 블랙베리(오른쪽)를 사용하다 도청을 당했을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최근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한 블랙베리 Z10 모델을 대당 2500유로(약 365만원)를 주고 고위인사들에게 지급했다. 프랑스도 국내 방산업체가 별도 제작한 테오렘 휴대전화기를 제작해 공직자에게 나눠줬다. 문제는 이 휴대전화들에 암호화 기능이 부여돼 있어 사용이 불편하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테오렘은 보안코드를 해제하고 전화를 거는 데만 최소 30초가 걸린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정부에서 제공받은 전화 대신 개인이 별도로 마련한 휴대전화를 즐겨 써 왔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공식 전화와 별개로 허리춤에 블랙베리를 소지하고 있으며, 종종 리무진에서 풍경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한다. 덕분에 ‘오바마폰’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 개인 전화로 그는 지인들에게 백악관의 무료한 삶에 대해 푸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보안 휴대전화를 제작한 크립토프랑스사의 로베르 아브릴은 “암호화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정치인이나 회사 대표는 적어도 아이폰이나 블랙베리를 여분으로 갖고 있기 마련”이라면서 “이번 도청 사건에도 이러한 개인 전화가 ‘아킬레스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더 내고 더 일해야’… 佛 연금개혁안 의회 통과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 고갈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가운데 프랑스 의회가 ‘더 많이 더 오래’ 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늘어나는 재정 적자와 연금 고갈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좌파 정부의 지지기반인 노동조합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날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법안을 찬성 270표, 반대 249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연금개혁법안의 핵심은 2020년부터 연금 전액을 받기 위한 납부 기간을 현행 41.5년에서 단계적으로 늘려 2035년에는 43년 동안 내도록 하는 것이다. 연금 가입자와 기업이 내는 부담금도 2017년까지 총 0.3%씩 인상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매월 4.50유로(약 6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 예를 들면 21세부터 연금을 내면 최소 63세까지 일해야 보장된 연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대부분 근로자가 법정 정년인 62세보다 더 일해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0년 퇴직 연령을 60세에서 62세로 올린 바 있다. 아직 상원 통과와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 있지만, 좌파가 다수당인 의회 구성을 고려하면 법안 발효가 확실하다. 연금 개혁 없이 현행 제도대로 운용할 경우 2020년에는 연금 적자가 200억 유로(약 28조 84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최대 노조단체인 노동총연맹(CGT) 등 4개 노조는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연금 법안 반대 파업을 벌였다. 티에리 르파옹 CGT 위원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개혁안은 젊은 세대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매우 퇴행적”이라며 “실망한 유권자들이 극우 정당으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르코지, 차기대선 출마 청신호

    니콜라 사르코지(58) 전 프랑스 대통령의 차기 대선 출마에 청신호가 켜졌다. AFP통신은 7일 프랑스 보르도법원이 로레알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와 관련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재판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르도법원 치안판사는 지난 3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예비기소된 후 수사를 통해 나온 증거가 유죄로 보기에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보르도법원은 사건 관련자 12명 중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 2명 외 10명은 재판에 회부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당시 화장품 회사 로레알그룹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갑부 여성인 릴리안 베탕쿠르(90)로부터 법정지출 상한선(7500유로)을 넘는 15만 유로(약 2억 17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베탕쿠르가 고령으로 치매에 걸린 사실을 악용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검찰도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재판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3년의 실형과 5년간의 공직 진출 금지 결정을 받을 수밖에 없어 차기 대선 출마가 어려워질 상황이었다. 그는 이미 “사회당 정권이 망친 프랑스 경제를 구하겠다”면서 2017년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5000만 유로의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으며, 파키스탄 무기 수출에 따른 사례금 수수 의혹인 ‘카라치 커넥션’ 등 각종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돼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신문의 눈물/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조선 후기의 지식인 사회를 뒤흔든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중국에 대한 견문 기행문으로 곳곳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의 르포 저널리즘을 담고 있다. 가난한 조선 사회와 백성들의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고민과 지혜가 곳곳에 펼쳐진다. 연암은 사절단의 일원으로 망망무제의 드넓은 만주를 대하고는 울기 좋은 호곡장(好哭場)이라고 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평선을 처음 보는 건 즐거움과 기쁨일 터인데, 왜 눈물을 흘리기 좋은 곳이라고 했을까. 연암은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愛惡慾)의 칠정(七情)이 모두 울음을 유발한다고 했다.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과 분노 등 감정이 북받칠 때 사람은 울음이 날 만하다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함께 미국의 3대 신문으로 꼽히는 136년 역사의 워싱턴포스트가 디지털 시대의 천재 기술인이자 경영자인 아마존의 주인 제프 베저스에게 2억 5000만 달러(약 2786억원)에 팔렸다. 보브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 밴 브래들리 편집국장으로 대변되는 투철한 저널리즘이 만든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대통령 닉슨의 사임을 이끌며 세계 신문에 저널리즘의 정수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 준 워싱턴포스트의 막이 내린 것이다. 발행인이 매각을 발표할 때 몇 간부들은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디지털 정보 시대의 벌판을 보며 아날로그 신문을 선도한 전문인들은 연암의 심정이었을까. 1970년대 중반 신문방송학 공부를 시작하던 시절 저널리즘을 가르치던 교수님은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최초로 귀국하신 장용 교수님이었다. 함석헌 선생이 만들던 ‘씨알의 소리’와 잡지를 통해 친밀감을 느꼈던 그분의 저널리즘 시험 문제는 은하계처럼 장관이었다. ‘…을 논하라’ 대신 엄청난 분량의 객관식과 단답형 문제의 공세 속에 어떤 꼼수도 부려 보지 못하고 그저 장렬히 전사하고 후일을 도모할 수밖에 없었다. 지겨울 정도로 수많은 뉴스 정의와 의미를 통해 신문과 저널리즘, 민주주의 번영을 가져온 신문의 가치를 배웠다. 신문 전성 시대에 배운 그때 뉴스와 신문은 전통 유명 신문들의 폐간, 급격한 부수 감소, 온라인 미디어로 이동하는 소비자로 말미암은 신문 이용의 공동(空洞)화 등 신문의 사망론이 운위되는 시대 앞에서 어떤 심정일까. 신문 저널리즘은 18세기 처음 등장한 이래 정치, 사법, 행정, 경제 및 교육제도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가치와 철학을 형성·공유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해 왔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신문이 수행하는 표현의 자유가 소통되는 공론장 역할로 사상과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충돌을 보장한다. 그래서 신문은 정치·경제·교육 제도처럼 사회공동체의 근간으로 인정돼 왔다. 전통 신문의 미래에 대한 비관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이용에서 경천동지의 변화를 고려하면 불가피하다. 그러나 정부를 포함하는 일체의 권력(집단)에 대한 감시 기능을 통해 사회가 민주적 공동체로 발전해 오는 데 기여한 경험을 고려하면 신문의 역할 유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제임스 레스턴은 토머스 제퍼슨 미국 2대 대통령의 ‘신문이란 대포는 마음이 내키는 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탄환을 장전하여 우리를 겨누어 왔다’는 말에 대해 ‘미국과 미국 대통령은 순종하는 신문을 요청할 것이 아니라 포화와 같이 시끄러우면서도 정확한 사실과 냉혹한 논평의 포격을 가하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제임스 레스턴, 신문의 포열). 신문의 미래를 위해 명심해야 할 지적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 극복을 위한 토론회에서 “신문은 여러 권력의 균형자 역할을 하며, 신문에 나쁜 것은 민주주의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신문은 여느 상품과 같을 수 없으며, 이런 이유로 신문을 시장경제의 논리에만 맡겨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와 문자로 적힌 것을 보호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문에 대한 정당한 지원은 우리 사회를 위한 정당한 지원일 것이다.
  • 시라크, DJ에 “외규장각 의궤문제 지긋지긋 신물 나”

    시라크, DJ에 “외규장각 의궤문제 지긋지긋 신물 나”

    “외규장각 의궤 문제가 지긋지긋해 신물이 난다.” 한국과 프랑스의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던 2000년 10월 당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뜸 “신물 난다”고 말했다. 그는 “타결 때까지 양국 협상 전문가들을 (청와대) 방에 가둬 두자”는 농담도 건넸다. 프랑스군이 1866년 강화도에서 약탈한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놓고 양국이 얼마나 씨름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양국 협상은 우리 정부가 1991년 11월 프랑스에 공식 반환을 요청한 후 2011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최종 합의안에 서명할 때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유복렬 미국 애틀랜타 부총영사는 14일 펴낸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양국 간의 협상 비화를 공개했다. 유 부총영사는 한·프랑스 정상회담의 통역을 담당했으며 반환 협상에도 참여했다. 1993년 9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달했던 ‘수빈휘경원원소도감의궤’도 당초 우리 측에 열람만 허용했던 것을 미테랑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반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은 1998년 민간 전문가 협상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프랑스 여론은 격렬하게 반환에 반대했다. 프랑스 정부는 우리 정부가 작성한 반환 도서 목록에 대해 “서울 인사동에서 수백 프랑이면 구입할 수 있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2001년에 의궤와 다른 도서를 맞교환하는 방식이 논의되자 국내의 반대 여론도 비등했다. 20년간 이어진 협상 끝에 양국은 2010년 5년 단위로 대여를 갱신하는 방식에 합의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마지막까지 주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부총영사는 영구 반환이 아닌 대여 형식으로 합의한 데 대해 “프랑스가 외규장각 의궤를 돌려주기 위해 자국법을 개정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군대가 무력으로 빼앗지 않는 한 반환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존재감 잃은 올랑드… 佛 벌써 차기 대권 경쟁

    지난 6일로 집권 1년을 넘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면서 아직 4년이나 남은 차기 대선을 향한 야당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7년 만에 좌파 대통령으로 당선된 올랑드는 집권 초기 6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보였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선 24%까지 추락했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29%),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24%)보다 낮은 20%에 그쳤다. 보수 우파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가장 먼저 출사표를 올렸다. 일본을 방문 중인 피용 전 총리는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2017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피용은 트위터에도 “2016년에 이뤄질 UMP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피용 전 총리가 전격적으로 대권 도전을 선언한 데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지지율 상승을 바탕으로 최근 연이어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자 먼저 선수를 쳤다는 분석이다. 사르코지는 지난달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무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마할지도 모른다”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프랑스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 정계에 복귀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며 보다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한편 계속되는 경제 위기와 부자증세안 위헌 결정, 고위 공직자의 탈세 의혹 등 연이은 악재로 사면초가에 몰린 올랑드 대통령은 개각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8일 주간지 파리마치와의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에게 언급한 대로 장관들이 결과에 따라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며 “경제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내각을 개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씨줄날줄] 달라이 라마 리스크/육철수 논설위원

    티베트는 중국의 서쪽에 있는 시장(西藏) 자치구다. 중국은 1949년 이곳을 무력으로 점령한 뒤 10년 동안 티베트인 600만명 중 100만명을 살해하고 100만명을 감금했다. 또 한족 1000만명을 이곳에 이주시켜 티베트인을 소수민족으로 만들었다. 중국에 편입되기 전 지도자였던 달라이 라마(법명:톈진 갸초)는 1959년 인도로 망명해 54년째 세계 각국을 돌면서 티베트의 ‘완전자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티베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 땅에 대해 ‘자고 이래 중국에 속한’, ‘분할할 수 없는 중국 영토’란 표현들을 동원한다. 달라이 라마에 대해서는 ‘종교 지도자의 옷을 입고 국가 분열에 종사하는 망명 정객’으로 못 박아놨다. 그래서 “어떤 개인이나 나라든 달라이 라마를 만나 반중 행보에 편리를 봐주거나 지원하면 내정 간섭”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동안 달라이 라마를 불러들여 중국과 외교관계가 껄끄러워진 나라들이 적지 않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를 의식해 2011년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가 아닌 맵룸(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런데도 중국은 1조 달러가 넘는 미국채권을 갖고 있음을 암시하며 “똑바로 하라”는 메시지를 날렸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8년 달라이 라마를 만났는데,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2004년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던 멕시코의 정치인들은 중국 외교관으로부터 “무식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우리나라도 달라이 라마 때문에 여러 번 곤경에 빠질 뻔했다. 정부는 2007년 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적이 있다. 국익을 위해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를 피하자는 게 이유였다. 그랬더니 중국 정부는 자국 언론을 통해 한국을 ‘적극 협력한 모범 사례’로 치켜세웠다. 씁쓸한 외교 현실이다. 영국의 캐머런 총리가 이런 중국의 ‘역린’을 건드렸다가 1년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런던에서 ‘종교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을 받은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꽁한 심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당장 중국이 영국에 투자한 13조원이 어찌 될지 모르고, 영국의 연간 대중(對中) 수출 16조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단다. 게다가 경쟁국인 프랑스에선 항공기 60대를 사주면서 영국엔 모른 척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항복문서’를 들고 달려가기엔 자존심이 걸리고…. 중국도 이젠 인류 보편의 가치를 깨달을 법도 한데, 언제까지 이웃 나라들을 불편하게 할 건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기고] 말리, 알제리 사태를 보는 새로운 눈/한양환 영산대 교수·아프리카연구소장

    서부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벌어진 이슬람 세력의 반란을 지상군 파견으로 제압한 올랑드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모양이다. 리비아의 카다피를 최초로 공습한 우파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바로 그 독재자로부터 대선자금을 받아 썼다는 사실이 공개되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을 떠올리게도 하는 프랑스 사회당 정권의 말리 파병은 인접한 니제르의 우라늄광산에 대한 기득권 보전을 위한 방안이었다. 때문에 프랑스인들의 열광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단지 무인폭격기지를 니제르에 건설하려는 미국이 말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막 전쟁을 끝낸 프랑스와 합의한 점이 눈에 거슬린다. 강대국의 국익 추구 비용을 국제사회에 분담시키는 약삭빠른 행동이라서 그렇다. 국내에서는 프랑스의 파병에 대한 보복으로 발생한 알제리 인질극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급진파가 북한 의료진을 살해하면서 아프리카에서의 이슬람 문제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 ‘혼돈의 도미노’에 대처하는 우리의 외교방안을 제시한 2월 8일자 서울신문의 시론이 눈길을 끈다. 즉, 이슬람 근본주의의 과격성이 모든 사태의 근본인 만큼 원인제공자인 미국?서방 대신 중동·북아프리카 역내에서 선린외교를 펼치며 급부상하는 중견국가 터키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15년 만에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회복한 우리 한국의 바람직한 유엔안보리 외교노선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터키가 말리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과 함께 시간을 거슬러 역사적 맥락을 이해해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우선 말리의 북부지역을 휩쓴 내전 아닌 내전의 직간접적인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말리 북부의 생활터전에서 밀려나 카다피 독재에 동원된 투아레그족이 최신병기로 무장하고 돌아와 벌인 독립투쟁에 알카에다 등 근본주의 세력이 가세한 것이 사태의 직접 원인이다. 간접 원인은 아랍인을 자처하는 사막의 ‘푸른 복면전사’로서 반달 모양의 칼을 휘두르며 호전성과 함께 사하라 이남 흑인들과 차별성을 강조해온 투아레그족의 민족사적 비극이다. 19세기 말 유럽제국주의 식민 경쟁이 초래한 이들의 비극은 지금도 터키의 압제 하에 있는 쿠르드족의 운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나의 민족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외부여건에 굴복, 분리돼 살아가는 현실이 남북한의 경우와도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유엔에서 터키를 벤치마킹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말리 사태의 본질이 식민종주국의 자의적 영토 분할과 소수민족의 자결권 부정에 있음에도, 터키와 함께 해법을 도모하자함은 아프리카의 정치지형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결여된 제언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게 세네갈의 학자·정치인이었던 셰이크 앙타 디옵이 주장한 방안, 즉 북회귀선을 경계로 아랍세계와 분리된 준대륙적 흑인연방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반세기에 걸친 내전 끝에 남수단의 독립은 흑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환상으로 귀결지은 바 있다. 말리, 니제르와 함께 투아레그족의 땅을 아랍세계에 반환하는 대신 영토 맞교환 협상을 통해 지중해에 이르는 교통로를 확보하면 내륙국가의 한계 극복이 가능하다. 국제정치 현실을 도외시한 이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게 바로 아프리카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하는 제안일 것이다.
  • 사르코지 법정 서나

    니콜라 사르코지(58) 전 프랑스 대통령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정에 서게 될 위기에 놓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보르도법원의 장 미셸 장티 수사판사는 21일(현지시간)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행위에 준하는 ‘예비 기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지만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기소가 취하될 수도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그룹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갑부 여성인 릴리안 베탕쿠르(90)로부터 최대 400만 유로(약 58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고령의 베탕쿠르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등 비정상적 상태라는 점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예비 기소 결정에 앞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베탕쿠르의 참모 및 집사 4명에 대해 사전 예고 없이 대질신문이 진행됐다. 이 같은 전격 대질신문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진술이 엇갈린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베탕쿠르의 회계사는 사르코지 측근에게 현금 15만 유로가 든 봉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베탕쿠르가 400만 유로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속한 보수당에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에 대해 사르코지 전 대통령 측 변호사는 “일관성 없고 부당하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도전을 시사하며 국제 순회강연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져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러시아 간 시진핑 “전략적 동반자 관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2일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우호를 과시했다. 시 주석이 첫 번째 해외 순방국으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아시아에 집중하면서 ‘중국봉쇄’에 나선 미국을 러시아와 함께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후 양국 간 협력강화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23일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국방부도 방문할 계획이다. 시 주석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20년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중·러 관계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도약했다”면서 “국경 문제도 완전히 해소되는 등 양국 간 협력강화의 튼튼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첫 해외순방 성과 못지않게 동행한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의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펑리위안은 2005년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의 일원으로 모스크바의 차이콥스키 음악홀에서 공연하는 등 러시아와 인연이 깊다. 당시 그는 러시아 민요 ‘카추샤’를 원어로 불러 러시아 관객들의 열렬한 갈채를 받았다. 펑리위안은 23일 남편인 시 주석과 함께 러시아군의 ‘붉은별 가무단’ 공연을 관람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브릭스(BRICS) 회의에 참석해 공개 연설도 한다. 관영 신화통신은 “펑리위안이 시 주석의 첫 해외 순방길에 동행했다”고 소개한 뒤 “국제무대에서 중국 퍼스트레이디로서의 매력을 발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칭화(淸華)대 정치학과 장샤오진(張小勁) 교수도 “‘퍼스트레이디 외교’는 지도자 해외 순방의 필수 요소로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공공외교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펑리위안은 민족 성악가로 현역 소장이다. 뛰어난 미모와 활발한 활동으로 중국 내에서도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 등에 버금가는 ‘퍼스트레이디 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러시아에 이어 오는 30일까지 탄자니아, 남아공, 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혀끝 부패’/최광숙 논설위원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10년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로레알로부터 15만 유로에 달하는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자 한 방송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로레알의 대주주인 릴리앙 베탕쿠르의 별장에 갔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생각해 봐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른 손님들 앞에서 돈을 받았다는 거냐”고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자금이 오가는 무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바로 식사 자리다. 3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한 한명숙 전 총리 역시 한 기업인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지목됐던 곳이 삼청동 총리 공관의 오찬 자리였다. 한국 정치사를 보면 3김(金)들이 막후 정치를 펼친 무대는 다름 아닌 고급 한정식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밥 자리에서의 장외정치가 없었더라면 YS(김영삼)·DJ(김대중)는 대통령이 되지도, JP(김종필)는 정권의 2인자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치 세계에서 실세들 간에 물밑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곳도 바로 식사 자리다. 종종 검은 거래의 창구로 활용되는 곳 또한 밥 자리다. 화기애애한 식탁에서 민원과 청탁은 요리 다음의 코스다. 곧이어 돈 봉투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YS 시절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던 장학로씨가 하루에 두 번, 세 번이나 점심을 먹으며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공직사회도 마찬가지이다. 공직 감찰 활동이 벌어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고급 음식점과 골프장이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원인들의 식사 접대와 골프 접대가 눈에 띄게 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감찰 결과 뇌물·비리로 적발된 공무원들의 대다수는 음식점에서 현금과 상품권 등을 받다가 걸렸다고 한다. 최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혀끝의 부패’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정협 위원인 차이다펑 푸단대 교수는 “부패는 식사 접대에서 시작되는 만큼 혀끝의 부패를 뿌리 뽑지 않으면 사회 부패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투젠화 충칭시 공상연맹 부주석도 “혀끝의 부패는 반드시 사치와 낭비로 직결된다”며 공직자들의 공금 사용내역 공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얼마 전 구로구에서 민원인과 공무원이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는 2000원짜리 ‘청렴식권’이 등장한 바 있다. 민원인의 접대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이 청렴식권이 머지않아 중국에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문화민주화/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문화민주화/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정부조직과 청와대 기구 개편안이 발표되고, 향후 5년 국정의 틀과 정책의 방향이 가시화 되고 있다. 정권 과도기에 국민들은 자신의 생업과 처지에 비추어 새 정부의 정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4개 직업군, 1만 1655종의 직업이 있다. 문화예술 영역은 9번째로 직업 종류가 많은 직업군이다. 대선 기간 동안 그들은 본능적으로 문화예술 관련 정책공약을 살펴보았겠지만, 아마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야 공히 국민통합,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정책으로 민심잡기에 여념이 없던 그 시간에 문화는 TV토론에서 언급조차 된 적이 없었고, 문화정책은 양당 정책공약집의 10대 공약에 오르지도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미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과학, 교육, 문화예술이며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학교와 예술단체 간의 교류 확대, 예술가를 위한 의료 및 과세제도 마련 등의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국가의 문화유산뿐 아니라 미국인 삶의 기본구조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해 국립인문재단의 2013년 추가예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공화당 롬니 후보의 생각은 불황기 때마다 거개의 정치지도자들이 보여주는 판단과 똑같았다. 그가 재정적자 탈피를 위해 공영방송서비스(PBS)·국립예술재단(NEA)·국립인문재단(NEH)과 같은 대표적인 문화예술단체들의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하자, 언론들이 롬니는 세서미스트리트보다 월스트리트를 더 좋아한다고 조롱했다. 영국의 문화매체체육부(DCMS)는 문화기반의 교육 및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왔다. 1997년부터 창조적 영국의 기치 아래 다양한 문화예술정책을 펴나갔다. 어린이·청소년 교육에서 문화예술을 전 교과목과 연계하는 창조적 동반관계 프로젝트를 범국가적으로 추진하여 후속세대의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한편, 개인의 창의성과 재능을 바탕으로 한 창조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2008년 창조산업 분야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6.4%를 차지하는 등 국가경제의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프랑스는 니콜라 사르코지의 소수를 위한 문화에서 프랑수아 올랑드의 모두를 위한 문화로 선회하고 있다. 올랑드에게 있어서 문화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이른바 문화의 민주화·보편화인 것이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문화적 전환은 선진국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수십만명의 불우아동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교육을 시행하여, 마약과 범죄의 길로 빠질 수 있는 청소년들이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지니게 되었다. 엘 시스테마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국가 문화정책이 국민복지와 사회안정 등의 현안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박근혜 당선인은 문화기본법 제정과 향후 5년간 2%까지 문화재정 확대를 약속했다. 문화 투자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환영하면서도, 이후 재정운용의 적실성이 다시 걱정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자본주의 시대의 문화는 경제의 원인이자 결과이다. 대선 기간에 양당이 모두 합창을 한 경제민주화도 문화민주화가 기반이 되어야 하고, 종당에는 문화민주화로 이어져야 한다. 당선인이 말한 ‘100% 대한민국’을 위해 전국으로, 전 계층으로 문화 분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행복 중심으로 바꾸겠다”면서 국민대통합을 약속하였다. 국민행복은 어디에 있고 어디에서 오는가. ‘행복’은 목적을 추구하는 삶,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의미한다. 이를 구현하는 것이 다름 아닌 문화와 예술이다. 행복의 조건이 형성되고 체감되어지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어울림을 바탕으로 한다. 소통을 넘어 공유로, 교감을 넘어 공감으로 하나가 되는 문화가 국민 삶의 모든 국면에 침윤되도록 해야 한다. 새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행복, 국민대통합도 기실 인과관계를 가진 하나의 개념이다. 그 답은 문화에 있다.
  • [프랑스·중국… 옛 지도자들이 사는 법] 사르코지, 세금 꼼수?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러시아로 ‘세금망명’을 한 데 이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부자증세’를 피해 해외에 사모펀드를 만들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프랑스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탐사보도 전문매체 메디아파르를 인용,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영국 런던에 8억 파운드(약 1조 3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설립을 비밀리에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메디아파르는 ‘매우 정확한 금융계 및 업계 소식통들’로부터 확인했다며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기업인이자 측근인 알랭 맹크의 도움을 받아 사모펀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사실은 화장품 기업을 경영하는 로레알 가족의 상속녀로부터 받은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프랑스 수사 당국이 지난해 여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국제회의 등에서 강연가로 활동하며 고액의 수입을 올려 온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각종 회의를 계기로 투자자 모집을 시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과 접촉, 2억 유로(약 2840억원)를 투자하라고 제안하기도 했으나 테마섹이 참여를 거절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사모펀드 설립 계획은 전직 국가수반마저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부자증세’를 피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회당 정부는 연소득 100만 유로(약 14억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 최대 75%의 세율을 적용하는 부유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총수 등의 ‘세금망명’이 줄을 이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 이는 배우 드파르디외의 러시아 여권 취득보다 ‘1000배는 강력한’ 스캔들을 촉발시킬 것이며, 그의 대선 재출마도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이 매체는 내다봤다. 그러나 맹크를 비롯해 사르코지와 가까운 소식통들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장난전화의 비극/최광숙 논설위원

    2008년 세라 페일린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대선 기간 중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캐나다 개그맨의 장난전화였다. 그는 통화 도중 노골적으로 성적 농담을 하는 등 장난전화임을 여러 차례 알렸으나 페일린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사르코지와의 통화에 들뜬 페일린은 “당신의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등 묻지도 않은 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 일로 페일린은 온 국민의 웃음거리가 됐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지난 9월 유엔총회 한 토론회 도중 캐나다 총리를 사칭하는 캐나다 개그맨의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반 총장은 개그맨이 “유엔총회에 참석하려는데 ‘크레이지 글루’(초강력 접착제)로 머리를 빗느라 바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장난전화임을 알아채고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미 공화당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연방 하원의원은 2008년 말 거꾸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전화를 장난인 줄 알고 두 차례나 끊어 화제가 됐다. 오바마의 전화에 “흉내를 잘 낸다.”며 끊었고, 이어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가 전화를 걸어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를 끊다니 믿을 수 없다.”고 하자 그때에도 “장난전화를 걸어줘 영광”이라며 끊었다. 지난해 말 남양주의 한 노인요양원을 방문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암 환자 이송체계 등을 문의하기 위해 119로 전화를 했다가 ‘수모’를 당했다. 남양주 소방서 근무자들은 김 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전화를 두 차례나 끊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문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장난전화에 속아 영국 왕세손비의 진료기록을 유출한 영국의 한 간호사가 숨졌다. 자살로 추정되는데, 장난전화를 건 호주 방송사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목소리를 흉내 내 간호사를 속인 방송 진행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쉽게 성공한 장난전화”라며 떠벌렸다고 한다. 이번 일은 언론의 취재윤리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한다. 혹 장난전화를 건 이들은 ‘웃자고 한 일’이라고 할지 몰라도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간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요즘 우리나라를 비롯해 외국에서 사이버상에서의 ‘거짓말’을 엄히 다스리는 추세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년들은 장난으로 개구리에게 돌질을 한다 하더라도 개구리는 장난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참말로 죽는 것이다.”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나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중요 증인’ 사르코지

    니콜라 사르코지(57) 프랑스 전 대통령이 불법 선거자금 수수 혐의에 대한 기소 위기를 겨우 모면했다. 프랑스 보르도법원은 22일(현지시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공식 기소하는 대신 ‘중요 증인’으로 결정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중요 증인은 용의자 선상에는 들지만, 아직까지 기소할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뜻이다. 사르코지는 이날 법원으로 몰려든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가짜 차량까지 동원했다.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운동 당시 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그룹의 상속녀이자 프랑스 최고 여성 부호인 릴리안 베탕쿠르(90)로부터 현금 15만 유로(약 2억 1000만원)를 불법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프랑스에서 개인이 공직 후보자에게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은 4600유로다. 이날 판결에 앞서 검찰은 사르코지를 12시간 동안 조사했다. 검찰은 사르코지와 그의 지지자들이 베탕쿠르가 심신 미약 상태인 것을 이용했는지, 대통령 재임시 수사를 방해했는지 등을 집궁 추궁했다. 지난 7월 경찰은 그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사르코지는 일단 정치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최근 프랑스 정계에서는 그가 2017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려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5월 대선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 패하며 정계 최전선에서 물러났지만 차기 지도자 선정으로 내부 갈등을 빚고 있는 제 1보수야당 대중운동연합(UMP)에서 그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개막] 별들의 여인 7인7색 ‘내조 정치’

    [中 시진핑시대 개막] 별들의 여인 7인7색 ‘내조 정치’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와 리커창(李克强) 차기 총리 등 중국의 5세대 지도부 7인이 확정되면서 그들의 부인들이 펼칠 ‘내조 정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총서기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왼쪽·50)은 ‘은둔형’이었던 기존의 중국 ‘퍼스트 레이디’들과 달리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펼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인민 가수로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펑리위안은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에이즈 및 결핵 예방 친선대사로 활동했다. 국경절 경축연회 등 국가적인 행사에서는 직접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화려한 스타급 퍼스트 레이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중국 전통의 퍼스트 레이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리커창 총리 내정자의 부인 청훙(程虹·오른쪽·55)은 펑리위안과 대조적으로 대외 활동을 극도로 삼가고 있다. 베이징 수도경제무역대 영문과 교수로서 고급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두 차례나 ‘10대 인기 교수’에 뽑힐 만큼 재능이 뛰어나지만 2007년 남편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뒤부터는 수업을 맡지 않은 채 연구만 진행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적도 없다. 펑리위안과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남편의 해외 순방에 동행해 ‘내조 외교’에 나설지 주목된다. 서열 3위인 장더장(張德江) 상무위원의 부인 신수썬(辛樹森·63)은 활달한 성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건설은행 부행장까지 역임한 금융계 주요 인사다. 지금은 은퇴한 상태지만 여전히 금융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정성(兪正聲) 상무위원은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기간에 부인 장즈카이(張志凱·68)와 관련해 “은퇴했고 어떤 겸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아내가 전통적인 은둔형 내조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의 부인 야오밍산(姚明珊·59)은 야오이린(姚依林) 전 부총리의 딸이다. 국유 무역공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과 서열 7위 장가오리(張高麗) 상무위원은 오랜 공직 생활에도 불구하고 부인들의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저무는 지구촌 대선의 해/이순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저무는 지구촌 대선의 해/이순녀 국제부 차장

    그저께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어제는 중국 차기 지도부를 뽑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가 개막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으로 당선자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미 대선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17기 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 전회)에서 최고 지도자로 사실상 내정됐던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은 이번 전대를 통해 향후 10년을 이끌 명실상부한 리더의 자격을 얻게 된다. 국제사회의 양축으로서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권력 재정비가 같은 시기에 일어난 경우는 드물다. 미국은 4년마다 선거를 치르고, 중국은 10년 주기로 지도부를 교체하니 단순 계산해도 20년이 걸리는 일이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역사적인 G2의 동시 지도자 선출 이벤트를 주의 깊게 지켜봤고, 그 결과에 따른 이해득실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돌아보면 올해 유독 지구촌에 대선을 치른 나라가 많았다. 굵직한 사례만 꼽아도 타이완이 1월 14일 총통 선거를 치렀고, 러시아 대선(3월)과 프랑스 대선(4월)이 뒤를 이었다. ‘아랍의 봄’의 결실로 이집트 대선이 6월에 실시됐고, 남미 지역에서도 멕시코(7월)와 베네수엘라(10월)가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후보 간 대결구도에 차이가 있으며, 또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제각각인 만큼 대선 결과를 일반화하는 시도는 섣부른 오류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현직 지도자의 재선이 많다는 사실은 어쨌든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타이완의 마잉주 총통,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임기를 한번 건너뛰었지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자리를 맞바꾼 셈인 만큼 재선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현직 지도자가 재선되면 흔히 ‘국민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식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가 재정 감축과 고실업률에 시달리는 불확실한 현실에서 안정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하지만 선거는 그렇게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특히 대선은 최고 난이도의 정치함수로 통한다. 수천, 수만 가지의 변수가 당락을 좌우한다. 때문에 투표함을 열 때까지 함부로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오직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현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것을 유추할 뿐이다. 그래서 재선이든 정권교체든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승리한 쪽이 국민의 열망과 욕구를 더 잘 꿰뚫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령, 마잉주 총통의 ‘친(親)중국·성장’ 이슈가 상대 후보의 ‘주권론·분배’보다 국민을 더 잘 설득했고, 오바마 대통령의 ‘중산층 중심 경제 살리기’가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감세 위주 경제 정책’보다 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반면 프랑스 국민들은 현직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의 ‘긴축 우선 정책’보다 야당 후보인 프랑수아 올랑드의 ‘성장 중심 정책’에 더 큰 기대를 걸었다. 푸틴 대통령이나 차베스 대통령처럼 특수한 상황에서 장기집권의 수혜를 누리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이들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의 희망까지 과소평가할 순 없다. ‘지구촌 대선의 해’가 저물고 있다. 대미는 다음 달 실시되는 우리나라 대선이다.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4개국 중 러시아에 이어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까지 최종 확정되면서 한국의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중의 파워게임 가운데서 입지를 강화하고, 남북한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힘든 과제가 놓여 있다. 투표일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명확한 후보 대결구도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갈 길이 바쁘다. 우리 국민들은 어떤 후보에게, 어떤 열망과 기대를 걸고 있을까. 다음 달 19일, 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coral@seoul.co.kr
  • 신문 공동인쇄 정부지원制 도입될까

    신문 공동인쇄 정부지원制 도입될까

    미디어와 다양한 여론의 균형 발전을 위한 ‘신문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이 29일 국회에서 발의됐다. 디지털산업의 발달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 등으로 인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신문산업의 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안은 공기업이나 협동조합 형태의 공동 제작(인쇄) 법인 설립과 정부의 방송기금 일부를 신문지원기금으로 돌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따라서 향후 입법 과정에서 기금 배분과 독립위원회 설치 등을 놓고 이견이 불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언론노조 “서구 선진국 국가 차원 지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전병헌(민주통합당) 의원은 정부가 신문의 공동 제작과 유통(배달)을 지원하고, 공적 지원을 위한 재원인 ‘신문산업진흥기금’(프레스펀드)을 조성하는 내용의 신문진흥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프랑스식 신문지원제를 모델로 하는 이 법안은 프레스펀드 조성과 확보를 위해 국고와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하도록 규정했다. 기금의 운영과 지원 사업 집행은 현재의 언론진흥재단이 아닌 새롭게 구성되는 독립적인 ‘신문산업진흥위원회’가 담당하도록 했다. 신문산업진흥위는 국회와 주무부서, 방통위, 신문협회, 기자협회, 언론노조, 언론학회,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통해 구성토록 했다. 하지만 법안에 담긴 독립위원회 설치와 공동 제작·유통은 지난 18대 국회 때 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문 등의 지원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도 담겼던 내용이다. 이 법안을 포함해 2009년 이후 신문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의된 여러 법률 제·개정안은 기금의 성격과 운용 주체, 독립위원회 구성 등의 주도권을 놓고 여야 의견이 갈리면서 지난해부터 논의가 중단됐다. 최정기 언론노조 조직부장은 “이번 법안이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은 프레스펀드다. 어떻게 하면 신문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정부가 효과적으로 신문을 지원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스펀드는 신문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 신문사의 제작과 유통을 통합 운영하는 것 이외에 독자의 구독료 일부를 보조하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여야 이견… 방송계도 반발 한편 언론계와 정치권, 노조가 함께 이 같은 법안 통과를 추진한 배경에는 악화일로를 걷는 신문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언론노조 등은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서구 선진국들은 이미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성 한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법에 따라 네덜란드 공·민영 방송은 광고 수입의 4% 이내를 (신문 관련) 프레스펀드에 지원하고 있다.”면서 “신문에 대한 직간접 지원이 10억 유로(약 1조 4800억원)에 이르는 프랑스에선 2009년 당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3개년 계획으로 6억 유로(약 8890억원) 규모의 추가적인 신문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2009년 벤저민 카딘 의원이 신문사를 비영리법인으로 인정해 세금 공제를 받도록 하는 신문부흥법을 상원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법안 추진 과정에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방송 광고 수입의 일부를 신문발전기금으로 전용하는 방안에 대해 방송계가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정치권의 이견도 문제다.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18대에 비해 이견이 많이 좁혀졌지만 (재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독립위원회 구성 등에는 난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佛 최고부자 루이비통 회장 ‘증세탈출’

    佛 최고부자 루이비통 회장 ‘증세탈출’

    이달 말 부자 증세안 입법을 앞둔 프랑스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이자 성공의 상징인 루이비통 모에 에네시(LVMH)그룹 베르나르 아르노(63) 회장이 벨기에에 귀화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프랑스 최고 부자가 다른 국적을 원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에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부자들의 엑소더스가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파의 공세도 맹렬해지고 있다. 아르노 회장이 지난달 말 벨기에에 귀화 신청을 했다는 사실은 8일(현지시간) 벨기에 신문 라 리브르벨지크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보도 직후 아르노 회장은 성명을 통해 “프랑스에서도 납세자로 남을 것”이라며 이중 국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벨기에에서의 대규모 개인 투자 때문에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것”이라며 세금 도피 의혹을 무마했다. 하지만 그는 1981년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집권 때도 미국으로 3년간 이민 간 전력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루이비통, 디오르, 동페리뇽 샴페인 등의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아르노는 410억 달러(약 46조 3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프랑스 1위 부자로, 세계에서도 서열 4위로 꼽힌다. 아르노 회장의 깜짝 귀화 소식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안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중도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재임 때 총리를 지낸 프랑수아 피용은 “세금 정책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프랑스의 성공을 상징하는 기업의 수장이 국적을 바꾼다는 것은 재앙”이라며 정부의 ‘실책’임을 강조했다. 올랑드 정권은 연간 100만 유로(약 14억 3000만원) 이상을 버는 슈퍼리치들의 소득세율을 7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7만 2000유로 이상 버는 사람의 소득세율 역시 기존 41%에서 45%로 상향 조정한다.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90%에 이르는 프랑스가 내년 균형예산을 위해 내놓은 고육책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내년도 예산안을 오는 26일까지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프랑스 언론들은 투자자 이탈 등을 우려하는 기업, 엘리트층 등의 반발에 정부가 완화된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고세율이 67%로 낮아질 것이라거나, 75%의 세율을 적용받는 대상은 스포츠 스타, 예술가 등을 제외한 급여 소득자로 실제 대상은 1000여 가구에 그칠 것이라는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올랑드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자들의 신뢰를 다잡을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라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이달 말에는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지난 7일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도 “부자 증세안을 엄격하게 시행하겠다.”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카드 꺼내나

    美, 시리아 ‘비행금지구역 설정’ 카드 꺼내나

    시리아 내전에 군사 개입을 꺼리며 몸을 사리던 미국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시리아 영공에 전투기 등의 출격을 금지시켜 공습을 막는 조치다. 지난해 3월 리비아 사태 때도 유엔이 격전지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이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선임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시리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문제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방안도 제외하라고 말한 기억은 없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그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레넌 보좌관의 이날 언급은 군사적 지원에 선을 그었던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발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전쟁터에 다시 발을 들이기를 꺼리고 있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는 시리아 반군을 정부군의 공습에서 보호하려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이 강경 기조로 선회하려는 데는 시리아 문제 해결에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의 사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난 특사는 “시리아 사태를 풀려면 국제 공조가 중요한데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오는 31일 자로 특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지난 2일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제재안 채택에 공을 들였지만 러시아 등의 반대로 무산되자 외교적 해결이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듯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리비아 사태 때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군사 개입을 주도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시리아 사태가 리비아 때와 비슷하게 흐르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했다. 성명은 사르코지가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의 압델바세트 시에다 신임 의장과 대화한 뒤 나왔다. 최근 측근들의 끝없는 엑소더스로 연일 타격을 받고 있는 알아사드 대통령은 9일 새 총리를 지명하며 정국 수습을 시도했다. 국영 사나통신은 와엘 나데르 알할키(48) 보건장관이 리아드 히자브 총리의 망명으로 공석이 된 총리직을 맡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탈출 행렬은 이날도 계속됐다. 대통령궁 의전담당 책임자인 무헤딘 무슬마니가 9일 정권에서 이탈했다고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이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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