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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정현 US클레이코트 챔피언십 본선 진출 한국 테니스의 유망주 정현(118위·삼성증권 후원)이 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총상금 48만 8225달러) 단식 예선 결승에서 미샤 즈베레프(682위·독일)를 2-0(6-3 7-5)으로 제압, 3연승을 거두면서 투어 대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정현이 투어 대회 단식 본선에 오른 것은 2013년 9월 말레이시아오픈과 지난달 마이애미오픈에 이어 세 번째다. 정현은 본선 1회전에서 역시 예선을 통과한 파쿤도 아궤요(138위·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kt 최연소 신임 감독에 조동현 선임 프로농구 kt가 7일 신임 사령탑으로 2013년 kt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조동현(39) 모비스 코치를 선임했다. 현역 가운데 최연소 감독이며 계약기간은 3년, 연봉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선수로 뛴 팀에서 사령탑에 오른 것으로 역대 다섯 번째이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선수로는 처음 감독직에 올랐다. 조상현 오리온스 코치의 쌍둥이 동생이기도 하다.
  • [프로축구] 울산, 김신욱이 다했네

    [프로축구] 울산, 김신욱이 다했네

    김신욱(울산)이 발과 머리로 광주FC의 돌풍을 잠재웠다. 김신욱은 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광주와의 4라운드에 시즌 첫 선발 출전, 전반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뒤 후반 득점까지 성공해 2-0으로 승리하는 데 앞장섰다. 울산은 전날 포항을 1-0으로 제압한 전북과 나란히 3승1무(승점 10)가 됐으나 골 득실 6으로 전북(골득실 4)을 제치고 하루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부천 SK 시절 니폼니시 감독 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남기일 광주 감독과의 첫 사령탑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김신욱은 전반 15분 상대 오른쪽 옆줄 끝에서 감각적인 크로스를 올려 당황한 광주 수비수 정준연이 발을 갖다댄 것이 골키퍼를 따돌리고 그물을 가르게 만들었다. 광주는 전반 44분 조용태가 문전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김승규가 선방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자 김신욱이 시즌 2호 골을 넣어 달아났다. 그는 후반 9분 이명재가 상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상대 왼쪽 골대 앞에서 껑충 뛰어올라 머리로 공의 방향을 살짝 돌려 오른쪽 골문 구석에 꽂아넣었다. 전남은 광양 홈에서 이종호의 마수걸이 골을 앞세워 인천을 1-0으로 따돌리고 9위에서 5위로 성큼 올라섰다. 한편 전날 박주영이 2409일 만에 K리그 잔디를 밟은 FC서울은 후반 44분 에벨톤의 결승골을 앞세워 제주를 1-0으로 제압, 시즌 첫 승점을 3점으로 따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로배구 사령탑 세대교체 봄바람

    프로배구 사령탑 세대교체 봄바람

    배구판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거세다.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2일 국보급 세터 최태웅(39)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현역 선수가 사령탑으로 직행한 것은 프로배구 사상 처음이다. 최 신임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취임 일성을 했다. 감독 데뷔 2년 만에 2014~15시즌 팀을 정상으로 이끈 김세진(41) OK저축은행 감독처럼 최 감독이 코트에 태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최 감독은 현역 시절 인성과 실력을 갖춘 선수로 인정받았다.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실업리그 시절과 프로배구 출범 초기 주전 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2005~06시즌부터 2008~09시즌까지 세트 부문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국가대표에서도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2010~11시즌부터 현대에서 뛰었다. 2010년 림프암 판정을 받고 은퇴 위기를 맞았지만 병마와 싸워 가며 코트를 지켰다.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힘든 시즌을 보냈다”며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선수들을 다독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가 명가의 모습을 되찾도록 하는 게 내 임무”라며 “팬들이 기대하는 배구를 하겠다. 우승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현대를 시작으로 각 구단은 속속 새 감독을 발표할 전망이다. 모기업이 KB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돼 새로운 출발을 앞둔 LIG손해보험은 문용관(54) 감독 사임 후 팀을 이끈 강성형(45) 감독대행의 승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모기업이 구단 운영을 포기한 우리카드는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만수(60) 우리카드 감독이 물러난 뒤 양진웅(50)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버텼다. 대한항공과 계약이 만료된 김종민(41) 감독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반면 챔피언에 오른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과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신치용(60) 삼성화재 감독은 유임이 확실시되고, 지난 시즌 꼴찌에서 3위로 도약한 신영철(51) 한국전력 감독도 1일 재계약에 성공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프로배구] 김세진 “위아래춤 곧 춘다” 신치용 “우승할 팀이 우승”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사령탑 데뷔 2시즌 만에 ‘배구의 신(神)’으로 불리던 스승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뛰어넘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신 감독의 아래서 배구를 했다. 김 감독은 먼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겪은 경기 안산 홈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아픔을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스킨십으로 함께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또 “가족과 팬 여러분의 기운이 다 모였다. 우승은 하늘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응원해 주신 힘이 하나가 돼서 기적을 일으켰다”고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두고두고 보답하겠다”며 고마움도 표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삼성의 아성이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배워야 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은 도전자의 자세를 견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레깅스를 입고 걸그룹 EXID의 ‘위아래’ 춤을 추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곧 우승 축하파티를 할 텐데 최대한 빨리 하겠다. 혹시 EXID와 같은 무대에서 할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반면 7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신 감독은 “한 세트라도 따서 다행이다. 챔프전에 온 것만 해도 잘했다”면서 “우승할 만한 팀이 우승했다고 생각한다”며 쓰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공격수가 (레오) 한 명뿐인데 무슨 시합을 하겠나”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신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지난달 1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언젠가 지는 날이 올 것이다. 이왕이면 나와 함께했던 사람에게 지고 싶다. 지더라도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4년간 한국 축구를 든든히 뒷받침해온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벗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대표 선수로서의 마지막 43분을 뛰었다. 그는 주장 완장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채워주고 포옹한 뒤 그라운드를 나섰다. 관중은 기립박수를 쳤다.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전광판에 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흐르자 차두리는 울먹였다. 아버지 차범근이 꽃다발을 건네자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차두리는 “분명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면서 “나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다. 알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지칠 줄 모르고 질주해온 14년의 마지막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축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체격을 물려받은 차두리는 어린 시절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은 행운보다는 불행에 가까웠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고려대 학생 신분이던 차두리를 발탁했다. 2001년 11월 세네갈전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공격수였던 그는 12경기만인 코스타리카전에서 데뷔골을 겨우 신고했다. 화려했던 시작에 비해 공격수로서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던 차두리는 2006년부터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바꾼다. 타고난 스피드에 탈아시아급 체격을 앞세운 측면 돌파로 호평을 받았다.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나 아버지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를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에는 16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으나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홍명보 전 감독이 외면했다.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던 차두리의 대표 경력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면서 마지막으로 밝게 타올랐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그는 슈틸리케호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27년만의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질풍같은 오른쪽 돌파로 손흥민(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돕는 모습은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을 명장면이다. 그는 이날까지 대표팀에서 4골 7도움을 올렸다. 공격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리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다. 이날은 그의 76번째 A매치였다. 100경기 이상을 뛰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한국 축구인이 9명이다.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기록일 수 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이라는 큰 산을 끝내 넘지 못했고 유럽 무대에서 박지성만큼 성공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축구선수였다. 쉽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시원한 웃음과 함께 ‘긍정의 힘’을 발산하는 그는 어느새 ‘보통 사람의 스타’가 돼 있었다. 태생부터 풀기 힘든 과제를 떠안아야 했던 그를 보며 많은 축구팬들이 함께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지난 아시안컵 때 그를 향한 박수소리는 더 컸을지 모른다. 차두리는 전날 대한축구협회가 SNS를 통해 마련한 ‘팬문선답(팬들이 묻고 선수가 답한다)’ 이벤트에서 ‘차두리에게 아버지 차범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버지이자 친구이자 인생의 가장 큰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입니다”라고 그는 대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전 뒤 차범근 꽃다발 ‘뜨거운 눈물’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전 뒤 차범근 꽃다발 ‘뜨거운 눈물’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차두리 은퇴, 한국 뉴질랜드전 뒤 차범근 꽃다발 ‘뜨거운 눈물’ 4년간 한국 축구를 든든히 뒷받침해온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벗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대표 선수로서의 마지막 43분을 뛰었다. 그는 주장 완장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채워주고 포옹한 뒤 그라운드를 나섰다. 관중은 기립박수를 쳤다.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전광판에 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흐르자 차두리는 울먹였다. 아버지 차범근이 꽃다발을 건네자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차두리는 “분명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면서 “나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다. 알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지칠 줄 모르고 질주해온 14년의 마지막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축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체격을 물려받은 차두리는 어린 시절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은 행운보다는 불행에 가까웠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고려대 학생 신분이던 차두리를 발탁했다. 2001년 11월 세네갈전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공격수였던 그는 12경기만인 코스타리카전에서 데뷔골을 겨우 신고했다. 화려했던 시작에 비해 공격수로서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던 차두리는 2006년부터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바꾼다. 타고난 스피드에 탈아시아급 체격을 앞세운 측면 돌파로 호평을 받았다.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나 아버지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를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에는 16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으나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홍명보 전 감독이 외면했다.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던 차두리의 대표 경력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면서 마지막으로 밝게 타올랐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그는 슈틸리케호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27년만의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질풍같은 오른쪽 돌파로 손흥민(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돕는 모습은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을 명장면이다. 그는 이날까지 대표팀에서 4골 7도움을 올렸다. 공격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리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다. 이날은 그의 76번째 A매치였다. 100경기 이상을 뛰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한국 축구인이 9명이다.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기록일 수 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이라는 큰 산을 끝내 넘지 못했고 유럽 무대에서 박지성만큼 성공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축구선수였다. 쉽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시원한 웃음과 함께 ‘긍정의 힘’을 발산하는 그는 어느새 ‘보통 사람의 스타’가 돼 있었다. 태생부터 풀기 힘든 과제를 떠안아야 했던 그를 보며 많은 축구팬들이 함께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지난 아시안컵 때 그를 향한 박수소리는 더 컸을지 모른다. 차두리는 전날 대한축구협회가 SNS를 통해 마련한 ‘팬문선답(팬들이 묻고 선수가 답한다)’ 이벤트에서 ‘차두리에게 아버지 차범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버지이자 친구이자 인생의 가장 큰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입니다”라고 그는 대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두리,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차두리,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차두리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차두리, 한국 뉴질랜드 평가전 ‘마지막 불꽃’ “차두리 고마워” 4년간 한국 축구를 든든히 뒷받침해온 ‘차미네이터’ 차두리(35·FC서울)가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벗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대표 선수로서의 마지막 43분을 뛰었다. 그는 주장 완장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채워주고 포옹한 뒤 그라운드를 나섰다. 관중은 기립박수를 쳤다. 하프타임에 열린 은퇴식에서 전광판에 그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흐르자 차두리는 울먹였다. 아버지 차범근이 꽃다발을 건네자 끝내 눈물이 터져 나왔다. 차두리는 “분명 한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면서 “나는 잘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하려고 애썼던 선수다. 알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지칠 줄 모르고 질주해온 14년의 마지막이었다. 아버지에게서 축구선수로서 이상적인 체격을 물려받은 차두리는 어린 시절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은 행운보다는 불행에 가까웠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당시 고려대 학생 신분이던 차두리를 발탁했다. 2001년 11월 세네갈전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했다. 공격수였던 그는 12경기만인 코스타리카전에서 데뷔골을 겨우 신고했다. 화려했던 시작에 비해 공격수로서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던 차두리는 2006년부터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바꾼다. 타고난 스피드에 탈아시아급 체격을 앞세운 측면 돌파로 호평을 받았다.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나 아버지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를 최종 명단에서 제외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에는 16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으나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홍명보 전 감독이 외면했다.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던 차두리의 대표 경력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만나면서 마지막으로 밝게 타올랐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그는 슈틸리케호의 구심점으로 거듭나며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27년만의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질풍같은 오른쪽 돌파로 손흥민(레버쿠젠)의 쐐기골을 돕는 모습은 팬들의 뇌리에 영원히 남을 명장면이다. 그는 이날까지 대표팀에서 4골 7도움을 올렸다. 공격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리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다. 이날은 그의 76번째 A매치였다. 100경기 이상을 뛰어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한국 축구인이 9명이다. 사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기록일 수 있다. 차두리는 아버지 차범근이라는 큰 산을 끝내 넘지 못했고 유럽 무대에서 박지성만큼 성공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축구선수였다. 쉽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시원한 웃음과 함께 ‘긍정의 힘’을 발산하는 그는 어느새 ‘보통 사람의 스타’가 돼 있었다. 태생부터 풀기 힘든 과제를 떠안아야 했던 그를 보며 많은 축구팬들이 함께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지난 아시안컵 때 그를 향한 박수소리는 더 컸을지 모른다. 차두리는 전날 대한축구협회가 SNS를 통해 마련한 ‘팬문선답(팬들이 묻고 선수가 답한다)’ 이벤트에서 ‘차두리에게 아버지 차범근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버지이자 친구이자 인생의 가장 큰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입니다”라고 그는 대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농구] 장기집권 vs 왕좌 탈환

    지난 29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모비스에 10점 차로 패배한 동부가 31일 열리는 2차전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000년대 들어 모비스는 정규리그 1위를 다섯 차례, 동부는 네 차례 차지할 정도였지만 현 시점에서 플레이오프(PO) 우승 경력이나 사령탑 경력을 비교하면 모비스에 많이 기울어진다. 모비스는 최초의 세 시즌 연속 PO 우승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6회)에 도전한다. 종전 PO 최다 연속 우승은 1997~1999 현대와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의 두 시즌이었고 종전 최다 우승은 KCC로 옛 현대 포함 5회를 기록했다. 모비스는 또 역대 팀 통산 네 번째 통합 우승을 정조준한다. 모비스는 1997시즌(기아), 2006~2007, 2009~2010시즌(이상 모비스)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1차전까지 챔프전 25승20패(55.5%)를 기록, 2차전을 이기면 KCC의 최다 챔프전 승리(26승)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물론 7차전까지 이어지면 28승으로 늘릴 수 있다. 이에 견줘 일곱 시즌 만에 팀 통산 네 번째 PO 우승을 겨냥하는 동부는 통산 여덟 번째 나선 챔프전에서 아홉 번째 출전하는 모비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동부의 챔프전 승수는 20승22패(47.6%)로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사령탑 대결도 관심거리.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챔프전 17승11패(60.7%)로 신선우 여자프로농구연맹 총재(16승15패, 51.6%)를 앞질렀다. 감독 최다 PO 우승도 5회로 늘릴 수 있다. 올 시즌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영만 동부 감독은 1997시즌 기아 선수로서 우승을 경험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선수·감독 PO 우승에 도전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성어의 향연, 막말의 향연/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성어의 향연, 막말의 향연/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3월 5일. 해마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개막돼 ‘정치의 계절’을 맞는다. 11일간 열리는 전인대에서는 정부업무보고, 예산 집행 및 당 예산 결의안, 국민경제 사회발전계획안을 ‘승인’받아야 하다 보니 최고 지도부가 각 지방 대표들과 자리를 마련해 국정 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이 과정에서 최고 지도부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때론 직접적으로, 때론 에둘러 말하는 ‘성어(成語)의 향연’을 펼친다. 저우융캉(周永康) 등 ‘호랑이(최고위 부패관리) 사냥’에 골몰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반부패 전도사로 나섰다. “몇 번의 식사, 몇 잔의 술, 몇 장의 카드(기프트카드)가 ‘원수이주칭와’(溫水煮靑蛙)로 만든다. 한 번 빠져들면 평생의 한으로 남는다”며 부패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원수이주칭와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속에 있는 개구리는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죽게 된다는 말로, 사소한 변화라도 소홀히 하면 큰 재앙을 만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썩은 나무는 뽑아버리고, 병든 나무는 가지를 치며, 굽은 나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공직자의 청렴정신을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거들었다. 국유기업 개혁에 대해 “울타리는 없애고, 활력은 불어넣으며, 경쟁은 촉진하고, 효율은 높이는 것”이라고 명쾌하게 해석했다. 이어 “권력이 있다고 제멋대로 굴지 마라. 간정방권(簡政放權·하급 기관으로 권한 이양)은 손톱을 깎는 정도가 아니라 팔뚝을 잘라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행사의 주재자인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가세했다. “민생을 챙기면 백성의 근심을 덜어 준다”고 민생의 중요성을 설파한 뒤 “개혁과 법치는 새의 양 날개, 자전거의 두 바퀴와 같다”며 개혁과 법치는 상호보완적이라고 역설했다. 위정성(兪正聲)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패거리를 만들고 작당해 사욕을 취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공직기강 확립을 천명했고 류윈산(劉雲山) 당중앙서기처 서기는 “비판이라는 날카로운 무기가 무딘 둔기가 되는 것을 막겠다”며 비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부패 사령탑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반부패 투쟁에는 끝이 없다. 빈틈이 없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부패 척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데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떤가. “(책상을 치며) 그만하세요!” “저 ×× 깡패야? 어디서 쳐 인마!” “왜 상을 쳐. 조폭이냐, 저런 양아치 같은…” “왜 반말이야? 나이도 어린 것이…” “정신 감정을 의뢰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러니 ‘종북 숙주’ 소리를 듣는 것” “저러니 ‘수구꼴통’ 소리 듣는 것” 세계는 지금 쿠바가 ‘원수’ 미국에 손을 내밀고, 자기 집만 살겠다고 옆집이야 죽든 말든 돈을 마구 찍어내 환율전쟁을 벌이는 세상이다. 국정 현안을 놓고 고민에 빠져도 부족한 판에 ‘막말의 향연’에 몰두한다. 이들에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도 안중에 없다. 정쟁(政爭)에만 혈안이다. 이들을 ‘선량’으로 뽑아준 민초들이 불쌍하다. khkim@seoul.co.kr
  • 사자 잡자 ‘이九동성’

    사자 잡자 ‘이九동성’

    “삼성의 5연패, 우리가 막겠습니다.” KBO리그 정규리그 개막을 닷새 앞둔 23일 10개 구단 사령탑과 주요 선수 20명이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입담을 과시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대구구장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출사표를 던졌고, 다른 감독들은 “올해는 ‘삼성 천하’를 끝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은 넥센의 염경엽 감독은 “지난 2년간 선발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진 강화에 초점을 맞췄고, 보직 변경도 단행했다. 시범경기에서 4선발이 잘 돌아갔다. 올해는 더 즐겁고 화끈한 넥센만의 야구를 보여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상문 LG 감독은 “그간 LG 팬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한 팬들이 많았다. 올해는 떳떳하게 유광 점퍼(겉감을 유광 처리한 LG 특유의 점퍼)를 입고 다닐 수 있도록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4년 만에 돌아온 ‘야신’ 김성근 감독도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왜 꼴찌를 했는지 알게 됐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오늘은 (지난 시즌 순위에 따라 10구단 kt에 앞서) 뒤에서 두 번째로 입장했으나 내년 이 자리에는 앞에서 두 번째로 나오겠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 등 8개 팀 사령탑은 개막전 선발투수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삼성은 피가로, 넥센은 밴헤켄, NC는 찰리, LG는 소사, SK는 밴와트, KIA는 양현종, kt는 어윈, 두산은 니퍼트다. KIA를 빼고는 모두 외국인이 중책을 맡았다. 토종 중에는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감독들의 고민이 숨어 있다. “다른 팀에서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한 명 꼽아 달라”는 질문에 염경엽, 양상문, 김용희 SK, 김태형 두산, 이종운 롯데, 조범현 kt 감독 등 무려 6명이 양현종을 꼽았다. 과거 KIA 사령탑 시절 양현종을 발굴한 조범현 감독은 “워낙 열심히 했고 훌륭하게 성장해 대견스럽다. 앞으로도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산에서 김현수를 키운 김경문 NC 감독도 옛 제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우리 팀도 마운드가 약하지만 타자가 잘 쳐 주면 된다. 김현수를 데려오고 싶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꼴찌 팀이니 두 명 고르겠다. 나성범(NC)과 김현수 둘 다 필요하다”고 아쉬운 소리를 했고, 류중일 감독은 “시속 150㎞의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를 가진 박세웅(kt)이 탐난다”고 말했다. 양현종 외에도 윤석민이라는 걸출한 토종 투수를 가진 김기태 KIA 감독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윤석민의 보직을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강해지는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더 생각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우승을 향한 열망은 선수들도 마찬가지. 이용규(한화)는 “다른 팀들이 열심히 훈련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죽을 각오로 했다. 지난겨울 4개월간 가족도 보지 못한 채 재활에 몰두했다. 올가을에는 무조건 ‘가을 야구’를 해야 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우승컵을 든다면 내년 홈 개막전 지정석을 모두 쏘겠다는 ‘통 큰’ 공약도 내걸었다. 우규민(LG)은 주장 이진영과 상의해야 한다며 공약 걸기를 꺼렸으나, 나중에는 한술 더 떠 홈을 찾은 관중에게 벌당 10만원 가까이 하는 유광 점퍼를 쏘겠다고 했다. 홈런을 친 뒤 하늘을 향해 손을 두 번 뻗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최준석(롯데)은 한 팬으로부터 “혹시 경기 끝나고 족발 2인분이라는 뜻인가”라는 질문을 받아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최준석이 “중학교 1학년 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의미”라고 답하자 곧 숙연해졌다. 한화의 미남 투수 이태양은 이대생이 꼽은 ‘가장 썸타고 싶은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KBO리그 정규리그는 28일 NC-두산(잠실), 한화-넥센(목동), SK-삼성(대구), LG-KIA(광주), kt-롯데(사직) 경기를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 모두 720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인상 끝까지 안 간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은 상관관계가 있을까. 엔트리 제한이 없고 등록 선수는 물론 육성 선수까지 뛰는 KBO리그 시범경기는 승패에 큰 의미가 없다. 실전을 통해 다양한 선수를 시험하고 전력을 점검하는 데 의의가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정규리그와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삼성은 시범경기에서 6위에 그쳤으나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시범경기 1위 두산은 정규리그 6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도 비슷했다. 삼성은 시범경기 꼴찌에 머물렀지만 우승컵을 안았고, 1위를 차지한 KIA는 정규리그 8위에 그쳤다. 2012년에는 두산과 삼성, 롯데가 각각 시범경기 6~8위에 그쳤으나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32년간 시범경기 1위에 오른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1987년과 1993년 해태(현 KIA)와 1992년 롯데,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 등 6차례 불과하다. 18.8%의 확률로 그다지 높지 않다. 시범경기 최하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반전을 일군 경우는 1984년 롯데, 1988년과 1996년 해태, 2013년 삼성 등 4차례 있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부임으로 기대에 부푼 한화 팬들이 시범경기 꼴찌라고 실망하기도 아직 이르다. 김 감독은 쌍방울 사령탑 시절인 1997년 시범경기에서 1승 8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정규리그 3위에 올랐다. SK를 이끌던 2011년에도 시범경기 꼴찌를 했지만 8월 경질될 때는 3위로 지휘봉을 넘겼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농구] 터졌다 모비스 ‘빡구슛’

    [프로농구] 터졌다 모비스 ‘빡구슛’

    지난 18일 1차전을 앞두고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요새 ‘빡구’가 좋다. 그런데 기복이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1차전 2득점에 그친 박구영(31·185㎝) 얘기였다. 2차전에서 11득점으로 살아났던 그가 22일 경남 창원체육관을 찾아 벌인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3점슛 다섯 방 등 17점으로 폭발했다. 그 덕에 86-79로 이긴 모비스는 4, 5차전 중 한 경기만 잡으면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 역대 4강 PO를 2승1패로 앞선 17차례 중 15차례나 챔프전에 진출한 확률 88.2%도 모비스 것이 됐다. 유 감독은 PO 42승(32패)째를 거둬 전창진 kt 감독의 41승(33패)을 앞지르고 PO 통산 최다 승리 사령탑에 올랐다. LG는 2차전 승리의 주역 크리스 메시가 지친 모습을 보이며 11득점 7리바운드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이날 3점슛 11개를 던져 5개를 꽂은 박구영은 특히 LG의 추격이 거셌던 3쿼터 9개를 던져 4개를 집어넣으며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 감독은 경기 뒤 “박구영이 정규리그 땐 보이지 않다가 PO에서 잘하네”라며 흡족해했다. 박구영은 “몸 풀 때부터 슛이 잘 들어가 오늘은 슛을 쏘려고 했다”며 “감독님은 슛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야단치지는 않는다”고 난사한다 싶을 정도로 3점슛에 집착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이어 “3점슛을 하면 환호를 많이 받는데 정말 좋다”며 “경기할 때 생각 없이 하는 편인데 원정팀의 함성인지, 우리 팀의 함성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박구영이 경기 종료 2분59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어 79-68로 달아났다. 하지만 남은 2분, LG는 김영환과 문태종의 3점슛이 림을 갈라 종료 28초를 남기고 79-83까지 추격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김진 LG 감독은 “공격 리바운드가 (7-17로) 차이 나면서도 점수 차가 이렇게밖에 나지 않은 것은 위안 삼을 부분이며 다음 경기에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베 방미 앞두고… 美, 한·일관계 개선 주문

    아베 방미 앞두고… 美, 한·일관계 개선 주문

    미국이 오는 4월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만났다.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사전에 의제와 일정을 조율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라이스 보좌관은 동북아 지역의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라이스 보좌관의 한·일 관계 언급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보좌관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의 연장선에서 일본 측 카운터파트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및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가능성에 대비해 과거사 문제 등 한·일 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조율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방미에 앞서 그의 의회 합동연설을 막기 위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아베 총리 의회 연설 반대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 풀뿌리운동단체 시민참여센터(KACE)는 의회전문지 더 힐 18일자에 ‘아베는 2차대전 당시 일제 군에 의해 성노예로 살았던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서울신문 3월 5일자 2면> 광고는 네덜란드 출신 위안부였던 호주의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가 2007년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는 사진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을 게재하며 “아베 총리는 진주만 공격 책임자들을 비롯해 14명의 A급 전범이 전쟁영웅이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를 중단할 것을 맹세하고, 합동연설을 하기 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참여센터 측은 18일 광고와 청원서를 들고 하원의원 사무실 등 50여 군데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꼴찌의 반란 ‘불붙은 부탄’

    꼴찌의 반란 ‘불붙은 부탄’

    히말라야산맥 동쪽에 웅크린 인구 70만명의 작은 왕국 부탄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합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중 가장 낮은 209위의 부탄 대표팀은 지난 17일 수도 팀푸에서 열린 대회 1차 예선 홈 2차전에서 FIFA 랭킹 174위의 스리랑카를 2-1로 눌러 1, 2차전 합계 3-1로 2차 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부탄의 호날두’로 통하는 첸초 겔첸(19)이 전반 5분과 후반 45분 두 골을 넣어 국가 출범 이후 공식 다섯 경기 연속 승리를 이끌었다. 부탄은 스리랑카와의 2013 남아시아축구연맹(SAFF) 선수권에서 2-5로 무릎 꿇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설욕했다. 겔첸은 학생이거나 한 달 일해야 고작 100파운드(약 16만 6000원)를 벌어들이는 시간제 근로자가 다수인 대표팀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태국 프로축구 부리람에 몸담고 있다. 부탄 대표팀도 동티모르와 마찬가지로 한국인의 손길을 거쳤다. 2007년부터 2년 동안 부탄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을 지도했던 유기흥(68)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때 가르쳤던 제자들이 모두 성장했고 당시 코치였던 초키 니마가 지금은 감독이 됐다”며 새삼스러운 감격을 전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 코치를 지낸 유 전 감독은 부탄 대표팀을 지휘하던 후배 강병찬 감독이 암으로 세상을 뜨자 그의 임기를 채우려 2006년 석 달 남짓 부탄 대표팀을 맡은 인연으로 이듬해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사실 부탄은 100명 중 97명의 국민이 행복하다고 답하는,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다. 국가가 의료와 교육, 공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이 나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임금만 따져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마침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장으로 일할 때 약속했던 4700만원어치의 스포츠 용품을 부탄올림픽위원회(BOC)에 전달한 뒤 경기장을 찾아 건국 이래 최대의 스포츠 경사를 지켜봤다. 이 의원은 “스포츠로 온 국민이 하나 되는 보기 드문 현장을 지켜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 예선 결과 부탄 외에 동티모르, 인도, 캄보디아, 대만, 예멘-파키스탄(테러 탓에 2차전을 중립지역에서 치르기로) 승자 등 6개국이 한국을 비롯한 34개국과 여덟 조로 나뉘어 2차 예선을 치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시험에 대비해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들의 도움으로 시험의 특징과 대비법을 전격 분석했다. 지난주까지 국어, 영어, 한국사 등 필수과목과 사회, 수학 등 선택과목(고교이수과목)을 짚어본 데 이어 행정학, 행정법의 출제경향과 대비법을 살펴봤다.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행정학과 행정법은 서로 다른 특징을 띠고 있기 때문에 과목별로 적합한 대비가 필요하다. 행정학은 매년 평이한 난도로 출제되면서 기출문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행정법은 2007년 이후 출제 경향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에 판례와 법조문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신용한 강사는 “국가직 9급 시험에서 행정학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되고 있다”며 “올해 역시 예년 수준의 난도로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도는 평이하지만 출제경향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출문제를 소폭 변형시키거나 행정학 교과서 이론을 토대로 하는 기본적인 문제가 많았다. 특히 개념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이른바 개념문제가 증가했다. 신 강사는 “지금은 기본적인 개념을 모두 다지고,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행정학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 기본 이론과 핵심 개념에 대한 숙지와 함께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의 변화된 법령 및 제도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신 강사는 “박근혜 정부의 2차 정부조직개편, 공직자윤리법 개정 등은 올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정부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의 조직 규모와 업무,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 강화된 공직자윤리법 내용 등은 시험 당일까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범정부적인 재난 관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정원 1만 375명의 거대 조직으로 산하에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두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인사행정의 전문성, 독립성, 집중성 등을 강화하는 취지로 출범했고, 안전행정부는 행정자치부로 명칭을 바꿨다. 아울러 이번 달 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직자윤리법은 일명 관피아법이라고 불린다. 개정법은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2급 이상 고위직에 대한 업무 관련성 판단 기준을 ‘소속 부서의 업무’에서 ‘기관의 업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세무사 자격을 가진 공직자의 관련 기관 재취업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긴 시점에서는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내용을 학습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에 대한 복습이 우선돼야 한다. 신 강사는 “행정학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의 이해도와 암기 수준이 당락을 결정한다”며 “다른 수험생들이 맞히는 문제를 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야별 기본적인 사항의 기출문제를 재점검하고, 간단히 전 범위 모의고사 등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행정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법조문과 판례다. 박춘철 강사는 “출제경향이 2007년 이후 바뀌었고 현재까지 법조문과 판례 위주의 출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행정법 시험에서 판례의 태도, 입장, 내용을 묻는 유형이 거의 대부분에 이를 정도로 높은 출제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즉 판례의 결론을 문제로 제시한 뒤 판결내용이 긍정이냐 혹은 부정이냐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필수과목이었던 행정법이 선택과목으로 바뀌면서 난도 역시 낮아져 정답 찾기가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박 강사는 “생소한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길이가 긴 문제라도 판례의 핵심 포인트만 잘 파악한다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문제가 기출문제 혹은 중요 판례 등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중요 판례 및 법조문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행정법은 출제되는 문제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데다 판례와 법조문의 출제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고득점이 가능한 전략 과목이다. 박 강사는 “시험을 한 달 정도 남겨놓은 지금 시점에서는 기출판례와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는 마무리된 상황이어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기본서의 회독수를 늘리면서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마무리 전략은 판례의 결론 정리와 논지 파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행정절차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행정심판법, 행정소송법 등의 주요 법조문은 매일 20~30분 정도 일정한 시간을 두고 눈에 익을 정도로 암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과목별 학습전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험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건강 및 체력 관리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무리한 학습을 강행하거나 밤을 새우는 등 신체 리듬이 깨지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준비한 시험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는 시험 당일에 맞춘 식단 조절, 건강관리, 학습량 조절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 비판…박근혜 대통령 조목조목 반박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 비판…박근혜 대통령 조목조목 반박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마치 대선 TV토론 당시 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일진일퇴 공방 끝에 막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정부 경제정책 실패”라는 내용이 담긴 모두발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조목조목 반박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안종범 경제수석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문재인 대표가 “실패”, “총체적 위기”, “공약파기” 등으로 정부의 경제정책을 규정하며 작심 비판을 쏟아내자 이러한 지적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일일이 설명하며 ‘반격’을 펼쳤다. 마치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가 상대의 공약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던 대치 구도가 2년 3개월 만에 재연된 듯한 장면이었다. 문재인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생활임금’ 전면도입 ▲법인세 정상화와 자본소득·고소득자 과세 강화를 통한 복지재원 마련 ▲전·월세값 폭등과 같은 서민주거난 해결 ▲가계부채 증가 특단 대책 마련 등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주문하며 기선제압을 시도했다. 특히 “경제사령탑 교체없이 정책 기조를 바꾸겠다고 하는 것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대전환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경제수장을 교체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며 사실상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질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맞서 박근혜 대통령은 우선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야당의 기본방향은 이미 우리 정부의 기본 경제정책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추진방법이 다른데 과도한 재정지출 등을 통한 인위적 가계소득 증대방안은 국민 세부담 증가와 기업활동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러면서 “인위적 소득증대는 한계가 있어서 지속가능한 소득증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자리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이 옳은 방향”이라고 부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경제민주화 공약포기 지적에 대해서는 “현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많이 입법화시킨 정부”라며 “하도급업체와 납품업체,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 강화 제도개선 방안도 모두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두려운 건 ‘김영란법’ 소동이다/진경호 논설위원

    100만원 어름의 금품을 받은 적도 없고, 받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기자에게 김영란법은 ‘강 건너 법’이다. 과태료를 물리든 실형을 때리든 체감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월급통장에 나랏돈 한 푼 들어오는 법 없는 기자들에게 이 법을 들이대겠다는 발상은 분명 헌법에 어긋난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이 법이 언론 자유를 어떻게 침해하는지 딱히 그려지지도 않는다. 김영란법을 겁낼 이유도, 김영란씨를 원망할 까닭도 없는 셈이다. 두려운 건 따로 있다. 국회다. 여야 의원 228명이 김영란법에 찬성표를 던진 지난 3일 무엇에 홀리거나 무엇에 쫓기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줄지어 따라 걷는 ‘좀비’들의 행렬이 어른댄 국회의 영혼 없는 행태가 두렵다. 과잉입법이니, 연좌제 소지가 있느니,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느니 하는 논란이 들끓었지만 그들은 전원을 끄듯 고민을 딱 끊었다. 원내대표 둘이 법안에 합의했다는 ‘사실’ 하나를 면죄부로 움켜쥐고는 가결 처리를 향해 신속하게 대오를 정비했다. 금배지들의 이런 집단적 사고(思考) 정지엔 몇 가지 사유가 있을 듯하다. 내년 총선 공천을 떠올렸을 수 있다. 원내대표 합의는 무조건 따르고 보는 관성을 따랐을지도 모른다. 행여 반대했다가 반개혁 세력으로 찍힐 게 두려웠을 법도 하다. 여야 두 원내대표는 어땠을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선 집권 여당의 원내사령탑이 돼 처음 맞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한 건’이 필요했을 것이다. 민생법안들이 죄다 야당 반대에 막힌 마당에 김영란법이라도 건져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을 것이다.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어떤가.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뒤집어쓸 판에 김영란법을 마다할 까닭이 없다. “부족한 내용은 다시 개정하기로 원내대표끼리 어제 합의했다”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은 두 사람의 허기(虛氣)를 여실히 보여 준다. 모두가 눈치를 봤고, 모두가 비겁했다. ‘김영란법’ 처리 다음날 마치 주술에서 풀린 듯 쏟아 낸 변명들이 이들의 비겁을 확증한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 대다수가 “법이 문제가 많다”고 했다. 언론의 질타 앞에서 밤새 다른 사람들이 돼 있었다. 표리부동의 이런 국회보다 더 두려운 건 어쩌면 입법 권력의 횡포라는 소리까지 듣는 이들조차 사실은 쇠락해 가는 권력일 뿐인 현실일 듯하다. 경제사회학자 모이제스 나임이 ‘권력의 종말’에서 설파했듯 권력 투쟁이 점점 격렬해지는 데 반해 권력의 힘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현실, 어렵게 권력을 쥐더라도 이를 휘두르기는 더욱더 어려워지는 현실이 우리가 정치를 생각하며 절로 한숨을 짓게 만드는 이유일지 모른다. 정점에 있던 권력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 이젠 많은 이들이 권력을 나눠 쥐었지만, 그런 까닭에 누구도 힘을 쓰지 못한 채 ‘여론’이라는 변화무쌍의 절대권력 앞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된 현실이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일지 모른다. 미래학자들이 진작 경고해 온 대의정치의 위기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이런저런 온라인 연결망으로 촘촘하게 묶인 다중은 더이상 힘없는 다수가 아니라 현안마다 적극 제 목소리를 내는 신권력으로 떠올랐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여론조사로 가리자고 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물색없는 발언은 ‘스마트몹’, 똑똑한 군중 앞에서 더는 자신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신할 역량을 갖고 있지 못함을 고백한 대의권(代議權) 포기 선언이나 다름없다. 금배지를 반납하면서나 했어야 할 말이다. 국회선진화법 위헌심판 제청처럼 걸핏하면 정치가 법정 문턱을 넘나들고, 노무현 대통령 이후 ‘불통령’(不通領)이 대통령의 이웃말이 되고, 세월호 참사가 이념의 전장이 되고, ‘땅콩 회항’ 조현아의 ‘갑질’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것도 결국은 둘로 나누면 반이 아니라 무(無)가 되고 마는 속성으로 인해 권력 분산이 권력 부재로 변성(變性)돼 가는 현실을 보여 주는 증거들일 것이다. 뒤엉킨 ‘김영란법’에 대한 원작자 김영란 교수의 ‘감수’ 앞에서 정치권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기결정 능력을 상실해 가는 국회는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허둥댈 것이다. 철 지난 정치를 비난할 시간이 없다. 신직접민주주의 시대에 부합할 정치의 틀을 고민할 때다. jade@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 관료·교수·군인 등 다양한 직군 사령탑 배출

    [재계 인맥 대해부 (3부)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KT] 관료·교수·군인 등 다양한 직군 사령탑 배출

    공기업 출신인 KT의 CEO들은 정권의 색깔을 띤 사람들이 많았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한국전기통신공사(이하 한국통신, 현 KT)의 첫 CEO를 맡은 이우재 사장은 육군사관대학을 나온 군인 출신. 육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국회의원을 지내고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동안 관료, 교수, 군인 등 다양한 직군들이 KT의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2대 사장 이해욱은 체신부 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임기가 비교적 짧았던 3대 조백제 사장은 중앙대학교 사회과학대 원장, 4대 이준 사장은 1군 사령관으로 있다가 사장이 됐다. 이어 1996년 말부터 4년간 5~6대 CEO로 재임한 이계철 사장은 정통부 차관을 지낸 바 있다. 민영화가 이뤄지기 직전인 2001년 1월 1일 임명된 7대 이상철 사장은 KT의 첫 IT(정보통신)맨 출신 CEO로 꼽힌다. KT는 2002년 5월 정부 지분을 매각해 완전 민영화됐다. 그러나 CEO 선출 때마다 정권교체에 따른 외풍은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 민영화 이후 첫 CEO인 8대 이용경 사장은 임기(2002년 8월~2005년 8월) 이후 연임을 노렸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무산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9대 남중수 사장은 첫 임기가 끝날 무렵인 2007년 말 정권교체 이후로 예정돼 있던 주총을 인위적으로 앞당겨 연임을 관철시켜 10대 사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결국 구속되면서 KT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명박 대통령 때 취임한 이석채 회장의 말로도 전임자를 꼭 빼닮았다. 공모 과정에서 부적격 논란이 있었는데도 11대 KT CEO로 입성해 연임(12대)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설이 끊이질 않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커버스토리] ‘야신’ 스파르타 vs ‘제갈량’ 자율훈련

    [커버스토리] ‘야신’ 스파르타 vs ‘제갈량’ 자율훈련

    겨우내 잠들었던 프로야구가 7일 개막하는 시범경기를 통해 기지개를 켠다. 각팀 사령탑은 일본과 미국에서 실시했던 스프링캠프 성과를 체크하고 시즌 구상을 마무리했다. 한화와 NC 등 일부 구단이 주말 경기에 한해 사상 첫 시범경기 유료화를 결정했지만, 벌써 수천장이 팔려 야구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올 시즌 관전 포인트는 ‘스파르타식 훈련’과 ‘자율 훈련’의 대결이 흥미로운 볼거리다. 사상 최초로 10개 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2015 KBO리그에 대한 전망과 각팀 키플레이어, 야구장 주변 명소, 맛집 등을 차례로 알아본다. 지난달 27일 프로야구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던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 오후 내내 힘겨운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이 피자로 허기진 배를 채우자마자 김성근 감독의 ‘엄명’이 떨어졌다. 야수들에게 짝을 지어 운동장을 뛰라고 지시한 것. 이미 오후 7시가 넘어 땅거미가 짙게 깔렸음에도 선수들은 1시간 30분 동안 달리며 정신력을 재무장했다. 시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기대에 차지 않은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일종의 충격 요법을 준 것이다. ●한화 피자 먹다 뛰고 밥 먹듯 ‘펑고’ 연습 반면 지난달 중순까지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넥센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만 공식훈련을 실시하고 나머지는 선수들의 자율에 맡겼다. 점심이 끝난 오후 2시부터는 ‘엑스트라 타임’으로 운영돼 휴식이 필요한 선수는 쉬고, 훈련하고 싶은 선수만 그라운드에 나왔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야간훈련도 마찬가지. 그러나 게으름 피우는 선수는 없었다.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서건창과 홈런왕 박병호 등 스타들이 앞장서 배트를 들고 구슬땀을 흘렸다. ●넥센 4시간 공식훈련 끝나면 자유시간 지난겨울 감독들이 선수들을 조련했던 방법은 서로 달랐다. 새벽부터 밤까지 쉴 새 없는 지옥훈련을 하는 ‘관리 야구’형 감독이 있었고, 프로인 만큼 스스로 알아서 하라며 ‘자율 야구’를 추구한 감독도 있었다. 누가 옳았는지 정답은 없다. 오는 10월 나올 최종 성적에 따라 평가가 매겨질 뿐이다.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은 오프시즌 내내 화두가 됐다. 야수들은 하루 수백개의 ‘펑고’(코치가 야수의 수비훈련을 위해 쳐주는 공)를 받느라 유니폼이 흙으로 뒤범벅됐다. 투수들은 많게는 하루 1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며 어깨를 달궜다. 김 감독은 여기에 특유의 세밀함과 꼼꼼함으로 선수들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거의 모든 투수들의 투구 폼을 손봤고, 심지어 손톱과 물집 관리 방법까지 가르쳤다. 김 감독이 얼마나 세심한지는 하루 훈련 일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이던 지난달 26일 ‘야수 스케줄’을 살펴보자. 오전 8시 ‘얼리워크(다른 선수보다 일찍 훈련하는 조)’를 출발시킨 김 감독은 명단에 ‘44(송구연습-좌우블로킹)’라고 적어놓았다. 등번호 44번인 포수 조인성에게 수비 훈련을 집중하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또 ‘9시20분~10시 워밍업’ ‘10시10분~20분 캐치볼’ 등 선수들의 몸 푸는 시간까지 꼼꼼하게 일과표에 기재해 놓았다. 오전 11시부터 실시한 번트 훈련도 세밀했다. 주자 1루, 1·2루 등으로 상황을 나눠 진행했다. 또 번트 앤드 런, 버스터 앤드 런(번트를 대는 것처럼 하다 타격하고 주자는 달리는 플레이), 주자 3루시 푸시번트, 스퀴즈 등의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훈련했다. 김 감독은 점심 시간도 30분만 편성하며 시간을 아꼈다. 한화의 스프링캠프에서는 커다란 망치와 바구니를 활용한 훈련이 눈에 띄었다. 타자들은 종종 배트보다 5배 가까이 무거운 4.5㎏의 망치를 휘둘렀는데 타격 밸런스를 잡는 데 도움 된다는 김 감독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또 타격 시 스탠스가 넓어지는 버릇이 있는 선수에게는 공을 담는 바구니 안에 들어가 배팅하게 하며 습관을 고쳤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허들, 줄넘기, 메디신볼(체조볼), 곤봉, 배드민턴 라켓, 농구공 등 다양한 소품을 훈련 도구로 활용했다. 공 대신 라켓을 든 선수에게 섀도피칭을 시키며 투구폼을 잡아 줬다. 고관절 유연체조와 수중 손목 운동 등 이색적인 메뉴도 보였다. 한화의 지옥 훈련이 유명하지만 김경문 NC 감독과 조범현 kt 감독의 훈련량도 못지않았다. 9개 구단과 달리 미국에서만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김 감독은 야간 훈련을 상시화하며 혹독하게 조련했다. 지난달 초에는 미흡하다고 생각한 12명을 한꺼번에 귀국시키는 등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조 감독 역시 선수들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한숨 쉴 정도로 강행군을 거듭했다. 반면 염경엽 넥센 감독을 비롯해 이종운 롯데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확고한 ‘자율 야구’를 추구했다. 세 감독 모두 40대 젊은 수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가고시마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이 감독은 오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키는 것 외에는 자율에 맡겼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목표치를 할당한 뒤 달성하면 추가 훈련을 강요하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자율 야구와 관리 야구가 번갈아 가며 시도된 팀이라 관심이 쏠린다. 2008~10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2011~12년 양승호 감독은 자율 야구로 팀을 이끈 반면 2013~14년 김시진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로이스터와 양 감독 체제에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김 감독 밑에서는 2년 연속 가을 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폐쇄회로(CC)TV 사찰 파문이 일며 선수단 항명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감독이 올해 다시 주입한 ‘자율’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아테네식”이라고 스타일을 밝힌 김용희 SK 감독도 자율 야구에 가깝다. 선수들이 ‘창의적’으로 훈련하고 플레이하기를 바란다. 김 감독은 오후 훈련을 강도 높게 하는 대신 야간 훈련을 없애고 선수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 김기태 KIA 감독은 관리와 자율을 조합한 유형이라 볼 수 있다. 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강도가 약하지 않았지만 스파르타식은 아니었다. 류 감독은 종종 내기를 통해 책임감을 부여한다. 연습 경기 선발 투수에게 “몇 이닝 무실점하면 얼마 준다. 대신 못 하면 네가 얼마 내놓아라” 하는 식이다. 선수들이 늦잠 자지 않고 조식 먹는 걸 유도하기 위해 산책으로 첫 일과를 시작했다. 양 감독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41명으로 1군 스프링캠프를 꾸렸다. 13명의 코치진이 평균 3명 내외의 선수를 관리토록 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LG 선수들은 저녁 식사 후에도 비디오로 훈련 모습을 점검하고, 숙소 인근에서 타격 연습을 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오키나와 긴 구장에 “나는 오늘 팀과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왜?”라는 다소 이색적인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스타보다는 팀원을 원하는 김 감독의 생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오키나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빚과 바퀴벌레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빚과 바퀴벌레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장

    금융 당국 수장과 함께 서울 마포의 이름 없는 식당에 간 적 있다. 30~40대로 보이는 여주인은 손맛 못지않게 입담도 걸쭉했다. 기억나는 게 ‘바퀴벌레론’이다. “빚은 바퀴벌레와 같다”는 것이었다. 한 번 생기면 절대 없어지지 않고, 잡아도(갚아도) 잡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며,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쾌도난마 한 줄 정리’였다. 빚에 치여 사는 신세 한탄이 슬슬 정부 성토로 옮겨 가려던 무렵 우리는 음식을 더 주문했다. 아마도 식당 여주인은 자신의 단골손님이 가계빚 관리의 최고 책임자라는 데는 미처 생각이 못 미친 듯했다. 가계빚이 지난해 말 1089조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약 68조원 늘었다. 경제가 성장하면 빚은 어느 정도 늘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에 비해 빚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명목 성장률은 지난해 4.6%다. 같은 기간 가계빚은 6.6% 불었다. 소득과 비교하면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바퀴벌레의 저주가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빚의 증식 속도가 소득 증식의 3배가 넘는다. 이 대목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개봉된 ‘기생수’(인간의 뇌를 급격히 잠식해 가는 정체불명 생명체)를 떠올린 것은 지나친 상상력일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며칠 전 “생각보다 가계부채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말꼬리를 잡을 생각은 없지만 중앙은행 총재의 이 말에 가슴이 탁 막힌다. 생각보다라니….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인가.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경제 사령탑으로 앉자마자 정권 실세답게 그 누구도 손대지 못하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과감히 풀었다. LTV·DTI가 반드시 지켜야 할 보루인가를 두고는 지금도 논쟁이 분분하지만 이 빗장을 풀면 가계빚이 는다는 것은 예견된 순서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지난해 두 차례(8월, 10월) 내렸다. 그래 놓고는 이제와 생각보다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소 무책임하게 들린다. 정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전셋값 대책 때도, 집값 대책 때도 만병통치약처럼 ‘대출’을 꺼내 들 때는 언제고 이제 와 파격적인 금리로 오랜 기간 빌려줄 테니 ‘갈아타라’(장기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고 외쳐 댄다. 안심전환대출이 빚을 더 늘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부채구조 불안을 누그러뜨리려면 그나마 꼭 필요한 처방전이다. 다만, 지금까지 꼬박꼬박 빚을 갚고 있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생겼다. 금융시장에 자꾸 이런 손해가 생기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다. ‘버티면 된다’는 식의 풍조가 확산되면 신용사회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계빚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진정 믿고 싶은 말이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믿음이 잘 가지 않는다. 정부는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빚을 부추기면서 동시에 빚을 잡을 수 있는 신묘한 재주는 그 누구에게도 없어 보인다. 가계빚이 정말 걱정된다면 부동산을 띄워 경기를 살리겠다는 해묵은 처방전부터 재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가계에 미칠 충격을 감안할 때 당장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급한 대로 DTI·LTV부터 다시 옥죄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근본적으로 소득을 늘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을 키워 줘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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