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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는 가미카제, 핵 홀로코스트” 에미넘 랩으로 트럼프 신랄 비난

    “트럼프는 가미카제, 핵 홀로코스트” 에미넘 랩으로 트럼프 신랄 비난

    미국 유명 래퍼 에미넘이 인종주의 양비론, 북핵위협에 대한 치킨게임식 대응을 연일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일본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로 지칭하며 프리스타일 랩으로 맹비난했다.CNN은 11일(현지시간) 에미넘이 전날 BET 힙합 어워드에서 공개한 4분 30초짜리 랩 비디오 ‘스톰(Storm)’의 가사 전문을 실었다. 에미넘은 가사에서 미국프로풋볼(NFL) 무릎꿇기 논란, 공화당 원로들과 불화, 푸에르토리코 재난의 미온적 대응 등 다양한 소재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에미넘의 랩은 “바로 여기가 폭풍 전 고요인가”(It‘s the calm before the storm right here)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북한·이란 문제를 논의한 뒤 내뱉은 수수께끼 같은 발언을 지칭한 것이다. 에미넘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미카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오바마를 지지하는 게 낫겠어”라며 “우리 현직에는 가미카제가 있어. 핵 홀로코스트를 야기할지도 몰라”(Cause what we got in office now is a kamikaze/That will probably cause a nuclear holocaust)라고 노래했다. BBC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잇달아 ‘로켓맨’으로 부르며 주고받은 말폭탄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에미넘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피해와 네바다 총기 규제에 매달리는 대신 NFL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NFL 무릎꿇기를 처음 시도한 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쿼터백 콜린 캐퍼닉은 트위터에 “에미넘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에미넘은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표를 던진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칭한 듯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포로’를 영웅으로 보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매케인 의원은 베트남전 당시 포로로 잡혔던 전쟁영웅 출신이다. 이 랩은 말미에 “남은 미국인들은 일어설 것이며, 우리 군과 조국을 사랑하지만, 트럼프를 증오한다”는 가사로 끝맺음한다.  에미넘은 지난해 12월 대선 과정에서도 당시 트럼프 후보를 ‘예측 불가능한 인물’(loose canon)로 평하며 힙합용어로 ‘디스’(비판·비하)하는 랩을 내놓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 그리움에 물들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 그리움에 물들다

    가을이 시나브로 깊어 갑니다. 북적대는 본격 단풍철보다 외려 요즘이 나들이하기에 더 낫지 싶습니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오지의 풍모를 가진 곳을 찾는다면 강원 횡성이 어떨까요. 봉황의 울음소리 들린다는 봉명폭포까지 짧은 산행을 즐겨도 좋겠고, 백덕산의 옛 42번 국도를 따라 산길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겠습니다. 안 가면 손해인 태기산, 물안개로 수채화 같은 풍경을 펼쳐내는 횡성호도 있지요.먼저 봉명(鳳鳴)폭포부터. 발교산 자락에 깃든 폭포다. 횡성에서 가장 큰 폭포라는데, 과문한 탓에 여태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한자를 알면 이름 풀이는 쉽다. 계곡수 흐르는 소리가 봉황(鳳)의 울음소리(鳴)를 닮았다는 폭포다.●봉황 울음소리 닮았다는 봉명폭포… 걷다 보면 야생화 천지와 조우 폭포의 들머리는 고라데이 마을이다. 고라데이는 골짜기란 뜻의 사투리다. 오래전엔 한국전쟁도 모르고 지낼 만큼 오지였다는 마을이다. 이런 곳이 서울에서 불과 1시간 40분 남짓한 거리에 있다는 게 놀랍다. 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요즘엔 알음알음 찾는 도시인을 상대로 화전민, 심마니 등 산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폭포로 오르는 길섶은 야생화 천지다. 벌개미취가 어린아이 이처럼 가지런한 꽃잎을 선보이고, 물봉선과 산괴불주머니 등도 뒤질세라 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숲에 들면 곧 휴대전화가 불통이다. 그러니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낄 요량이라면 숲에 들기 전에 전원부터 꺼 둘 일이다. 제비 닮은 명맥새가 슬피 울었다는 ‘명맥바위’를 지나면 길은 곧 계곡과 능선으로 갈라진다. 왼쪽은 계곡, 오른쪽은 능선을 따라 걷는다. 어느 곳으로 가도 봉명폭포에 닿지만, 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다소 수월하다. 숲은 활엽수 일색이다. 늦가을이면 불붙는 듯한 단풍을 선보이지 싶다. 들머리에서 봉명폭포까지는 30분 정도면 족하다. 천천히 걸어도 그렇다. 이끼 낀 작은 폭포 몇 개를 지나면 곧 봉명폭포다. 멀리서 거대한 암벽을 타고 폭포수가 쉼 없이 떨어져 내린다. 횡성에서 가장 큰 폭포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작은 숲이 숨겨둔 폭포치고는 제법 기골이 장대하다. 폭포 옆으로는 불퉁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쳤다. 암벽 표면은 초록빛 이끼 일색이다. 봉명폭포를 달리 이끼폭포라 부르는 건 저 모습 때문일 터다. 폭포의 높이는 30m 정도다. 폭포수가 3단으로 굽이치며 쏟아져 내린다. 수량은 많지 않다. 가을철 갈수기에 접어든 탓이다. 하지만 폭포수의 소리는 더없이 청량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게 숲의 나뭇잎들을 흔든다. 누군들 봉황의 울음소리 들어봤으랴. 저마다 마음에 담아 두는 게 봉황의 소리일 터다. 이제 가을이 내려앉은 횡성의 옛길을 찾아나설 차례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옛 42번 국도다. 옛길은 백덕산 자락에 남아 있다. 백덕산은 횡성과 평창, 영월 등 3개 군에 걸쳐 있다. 높이는 1350m. 제법 큰 산이다.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으로 이름난 산이기도 하다. 능선 곳곳에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과 단풍이 제법 잘 어우러진다.●42번 국도 옛길 8㎞ 명품숲길선 소나무·낙엽송 어우러진 풍경 반겨 옛 42번 국도는 한때 강릉과 서울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더 이전엔 ‘관동대로’라 불리기도 했다. 안흥은 둘 사이의 중간쯤에서 번성했다. 지금은 안흥의 명물이 된 찐빵 역시 당시엔 여행자와 인근 주민들이 즐겨 먹던 먹거리였을 터다. 그러다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뚫렸고, 새 길에서 나앉은 안흥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옛 42번 국도는 숲 사이에 겨우 명맥만 남아 있다. 이 길을 따라 한때 시외버스가 평창까지 오갔다는 게 좀체 믿기지 않는다. 그 흔적이 평창과의 경계 지역 고갯마루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옛길 중간쯤에 ‘명품숲길’이 있다. 상찬의 표현이 아닌 실제 이름이 명품숲이다. 산림청이 솔숲 사이 능선을 따라 조성했다. 숲길은 얼추 8㎞ 거리다. 대개 평탄한 길이어서 걷기는 수월한 편이다. 전 구간을 도는 게 가장 좋지만 초입까지만 가도 소나무와 낙엽송이 어우러진 빼어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횡성 동북쪽의 병지방 계곡 임도도 가을 산책에 딱 좋다. 각종 낙엽활엽수와 낙엽송 우거진 숲길이 줄곧 이어진다. 무엇보다 적요해서 좋다. 여름철이면 제법 많은 피서객이 계곡을 찾지만 임도까지 들어오는 이는 드물다. 들머리에서 2㎞ 남짓 들어가면 나무 위에 ‘마음이 다한 곳 나!!’라는 이정표가 매달려 있다. 여기를 반환점 삼는 게 무난하다.●오르기 수월한 태기산에서 만나는 ‘인생 풍경’ 해넘이 횡성에서 태기산(1261m)을 빼놓으면 손해다. 가을에는 더욱 그렇다. 일교차가 큰 가을 아침이면 태기산 주변으로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넘실대는 구름을 뚫고 정상까지 솟구쳐 오르면 발아래로 강원의 산들이 섬처럼 떠 있다. 비 갠 오후라면 더 좋다. ‘인생 풍경’이라 할 만큼 멋진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오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국도 6호선 양두구미재에서 임도를 타면 정상까지 단박에 오를 수 있다. 거리는 약 4㎞다. 임도 곳곳에서 만나는 전망도 빼어나다. 태기산 주변으로 탐방로가 조성됐다. 올가을에 처음 선보인 길이다. 12.4㎞ 길이의 탐방로는 3개 구간으로 나뉜다. 풍력발전6호기에서 시작되는 1코스(2.5㎞) 청정자연체험 구간, 태기분교터에서 출발하는 2코스(4.5㎞) 역사문화체험 구간, 송덕사가 들머리인 3코스(6.9㎞) 자연명소 트레킹 구간 등이다. 구간마다 목재 데크를 깔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데크 주변에 가을 야생화도 심었다.●물안개 어우러진 횡성호 산책 즐기기 딱 좋아 물안개와 호수가 어우러진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과 만나려면 포동교를 찾으면 된다. 횡성호를 따라 놓여진 여러 다리 가운데 하나다. 가을 아침이면 거의 예외 없이 다리 주변으로 물안개가 영근다. 호수를 에두른 소로를 따라 산책을 즐기기 좋다. 포동교 인근에 ‘망향의 동산’이 있다. 횡성댐 수몰민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횡성호 둘레길 가운데 가장 풍경이 빼어나다는 5구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9세기 말께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중금삼층석탑 2기도 이곳에 있다. 한 곳만 더 덧붙이자. 청일면 고시리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2014) 촬영지가 있다. 다큐멘터리로는 드물게 480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다. 주인공은 무려 76년 동안 해로한 고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다. 노부부는 어딜 가든 ‘커플룩’(한복)을 입었고, 두 손 꼭 잡고 다녔고,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으며 걷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촬영지 풍경은 수수하다. 아마, 사랑도 그럴 것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봉명폭포 들머리는 고라데이 마을(344-1004)이다. 이정표를 따르면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고라데이 마을에서 숙박 시설도 운영한다. 백덕산 옛 42번 국도는 상안리가 들머리다. 내비게이션에 횡성군 서동로상안10길이나 소나무낙엽송명품숲을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옛 국도 주변으로 임도가 실핏줄처럼 나 있다. 주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산길이다. 사륜구동 차량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지만 임도가 워낙 길고 되돌릴 곳도 마땅하지 않은 만큼 초행자라면 옛 국도 주변만 편하게 돌아보길 권한다. 병지방 계곡 임도는 오토캠핑장 못 미처 시작된다. 이정표가 작아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임도가 매우 좁아 차는 주변에 세워 두는 게 좋다. →맛집:횡성 하면 역시 한우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횡성축협에서 운영하는 축협한우프라자다. 횡성 읍내의 본점(343-9908)과 새말점(342-6680), 둔내점(345-8888) 등이 있다. 운동장해장국(345-1770)은 한우 해장국을 잘한다. 횡성종합운동장에 있다. →축제:제11회 안흥찐빵축제가 13~15일 안흥면 안흥찐빵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찐빵을 주제로 안흥찐빵 주제관과 찐빵 만들기 체험, 찐빵 많이 먹기 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준비했다. 안흥찐빵을 무료로 시식할 기회도 마련했다. 안흥찐빵은 막걸리로 발효해 차지고 구수하다. 특히 대부분 업소들이 여태 손으로 빚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맛과 풍미가 깊다. 안흥찐빵축제위원회 340-2703.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체육공원서 생명의 숲으로…희생된 32인 넋 기리며…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체육공원서 생명의 숲으로…희생된 32인 넋 기리며…

    서울숲 일대에는 2개의 서울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뚝섬승마장과 성수대교참사 위령탑이 그것이다. 뚝섬승마장은 서울숲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뚝섬은 전쟁용 군마와 조선시대 왕실 및 관리가 타던 말을 키우던 목마장이었다.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마시행처인 사단법인 조선병마구락부가 발족됐고, 1954년 서울 유일의 승마장이 조성된 것이다.또 경마장 트랙 안쪽 잔디밭에 덕마골프장이 운영됐고, 아이스링크도 조성됐다.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성금 마련을 위한 사랑의 레이스를 끝으로 1989년 8월 과천에 있는 서울경마공원으로 옮겨갔다. 이때 한국마사회는 뚝섬경마장(서울승마훈련원 부지)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1994년 뚝섬체육공원으로 변신하면서 각종 체육시설이 들어섰으나 2005년 6월 서울숲으로 재단장했다. 숲은 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 등 3개 테마로 조성했다. 소나무 등 수목 95종 42만 그루와 선인장 등 식물 231종 7800포기, 개미취 등 초화 8종 3200포기가 자라고 있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는 2022년 이전 철거하기로 합의한 상태이다. 그때 미완성 서울숲이 완성될 전망이다. 성수대교 참사 희생자 위령탑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희생된 32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97년에 건립됐다. 1994년 10월 21일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붕괴사고가 건설사의 부실 공사와 감독 당국의 허술한 관리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가슴에 세운 상징 조형물이다. 위령탑은 좌대와 4.5m 높이의 추모조형물과 1.3m 높이의 추모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모비에 새겨진 ‘영전에 바치는 시’는 무학여고 교사인 변세화 시인이 지었다. 이날 미래투어 일행은 강변북로 위 구름다리 위에서 새로 건설된 성수대교를 보면서 성수대교 참사 위령탑의 위치를 더듬었다. 추모를 하고 싶어도 대중교통 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외진 곳에 위령탑을 세운 저의가 의심스러웠다. 주차공간이 없으니 잠시 차를 세울 수도 없는 곳이다.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팀
  • [씨줄날줄] ‘미치광이 전략’과 한강/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치광이 전략’과 한강/최광숙 논설위원

    2016년 12월 15일 중국이 미 해군 수중 드론을 나포했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공해상의 불법 나포이니 빨리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달랐다. 트위터에 “중국이 그 드론을 가져가라”는 황당한 글을 올렸다. 중국이 5일 만에 드론을 미국에 반환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할 때까지 가지고 있다가는 일이 더 크게 벌어질 것 같아서 얼른 드론을 돌려주었다고 분석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의 상식을 벗어난 막말과 행동으로 요상한 지도자로 비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를 ‘고도로 잘 계산된 전략적 행동을 하는 뛰어난 협상가’(안세영 저, 도널드 트럼프와 어떻게 협상할 것인가)와 같은 치밀한 전략가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트럼프는 최근 북 핵·미사일 폭주 국면에 연일 ‘폭풍 전의 고요’, ‘단 한 가지 수단만 작동’ 등 모호한 화법으로 대북 군사위협을 가하는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특기는 기존의 판을 완전히 흔들면서 협상하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자신을 미치광이로 보게 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끈다는 ‘미치광이 전략’이다. 그는 이 전략으로 북한에 공포감을 갖도록 해 양보를 얻어 내려는 듯하다. 이미 우리나라도 그의 이런 전략에 말려들어 피하고 싶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마지못해 나서고 있다. 미치광이 이론은 닉슨 전 미 대통령이 1969년 베트남 전쟁 때 전 세계 주둔 미군에게 핵전쟁 경계령을 내린 다음 자신은 화가 나면 자제를 못 하고 핵 버튼을 누른다는 소문을 내 결국 북베트남을 배후 지원하던 소련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했던 전략이다. 문제는 냉전시대의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은 이에 질세라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다. 두 사람 간의 위험한 ‘치킨게임’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세계 3차대전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소설가 한강이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에 이런 한반도 위기 상황을 걱정하며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글을 기고했다.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의 글이 아니더라도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하지만 그가 6·25 전쟁을 강대국 간의 ‘대리전’으로 표현한 것을 놓고 ‘미국에 앞서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언급했어야 했다’는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 그의 글을 놓고 논란을 벌일 때인가. 그건 바로 트럼프가 쳐놓은 덫에 걸리는 것이다. 트럼프는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상대방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동요를 일으키게 해야 한다”고 했다.
  • [새 영화] ‘주키퍼스 와이프’, 여성판 ‘쉰들러 리스트’

    [새 영화] ‘주키퍼스 와이프’, 여성판 ‘쉰들러 리스트’

    1939년 여름 폴란드 바르샤바. 얀과 안토니나 자빈스키 부부는 동물원을 운영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폴란드를 뒤덮으며 동물원도 악몽에 빠진다. 독일 나치의 폭격으로 부부가 애지중지하던 동물들이 많이 죽고 다치고 도망간다. 동물원은 독일군에 압류돼 무기고로 사용된다. 망연자실함을 맞닥뜨린 자빈스키 부부는 절친한 유대인 부부가 강제수용소인 게토에 끌려갈 위기에 처하자 그중 부인을 집에 몰래 숨겨 주기로 한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위기에 처한 유대인을 적극 돕기로 결심하고, 이를 위장하기 위해 군인에게 고기를 공급하는 돼지 농장을 동물원에 열겠다고 독일군에 제안한다. 돼지 사료로 쓸 잔반을 가지러 게토를 오가게 된 얀은 게토에 수용된 유대인들을 몰래 빼돌려 달아나게 하거나 동물원 등에 숨어 지내게 한다. 그렇게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목숨을 부지한 유대인은 무려 300여명.오는 12일 개봉하는 ‘주키퍼스 와이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공포와 파괴의 시간 동안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기적 같은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자빈스키 부부를 영웅으로 과대 포장하지 않는다. 동물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 사람들이 조금씩 용기를 내고 위험을 무릅쓰며 기적을 빚어내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옳은 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들로 쌓인 부부 사이의 오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안토니나의 몫이다. 이때부터 카메라는 안토니나 쪽으로 기울어진다. 아무래도 안토니나를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20대 후반 늦깎이로 연기에 입문했지만 ‘제로 다크 서티’ ‘마션’ ‘인터스텔라’ ‘미스 슬로운’ 등을 통해 할리우드 최고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그녀다. 앞서 차스테인은 강한 여성상을 자주 선보였으나 이번 작품에선 걸크러시라기보다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기는 외유내강의 연기를 보여 준다. 이 영화는 첫 공개 당시 여성판 쉰들러 리스트, 최초의 페미니스트 홀로코스트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기적 같은 실화가 책으로 만들어져 널리 알려지고, 또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여성의 힘이 컸다는 점이 흥미롭다. 박물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이앤 애커먼이 안토니나의 일기와 역사적인 사료, 유족과 유대인 생존자의 증언 등을 취재해 논픽션으로 묶은 책은 2007년 베스트셀러가 됐다. 디즈니 ‘뮬란’ 실사판 감독으로 낙점받은 뉴질랜드 출신 니키 카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을 비롯해 프로듀서, 미술감독, 카메라 오퍼레이터, 스턴트 등까지 여성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점은 찍은 것은 물론 차스테인이다.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oeul.co.kr
  • 무대로 부활한 20세기 명작들

    무대로 부활한 20세기 명작들

    20세기 국내외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작들이 끊임없이 무대에 불려 나오는 이유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메시지가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일 터다. 올 가을 한국 대표 연출가들의 손에 의해 재탄생한 원작의 색다른 재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연극 ‘서푼짜리 오페라-나는 깡패입니다’(5~15일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는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동명 서사극을 196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고쳐 쓴 음악극이다. 원작은 브레히트가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이었던 존 게이 대본의 음악극 ‘거지 오페라’에서 큰 줄기를 가져와 1928년 재구성했다.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원작의 배경인 영국 런던의 암흑가를 1960년대 초 부산으로 바꿨다. 1960년 5월 군사혁명재판소에서 조직폭력배, 윤락녀, 부랑자 등 102명이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을 모티브로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밑바닥 인생들의 꿈과 사랑, 배신과 용서를 그린다.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장 이승헌이 ‘아버지를 찾아서’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에 도전한다. 연희단거리패 젊은 배우들이 중심이 되어 부산·경남 지역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극단 가마골이 제작했다. 3만원. (02)766-9831.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유리동물원’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18일~11월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문삼화 연출가가 재조명한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희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작품은 1959년 리처드 브룩스 감독, 엘리자베스 테일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퓰리처상을 받은 윌리엄스에게 1955년 두 번째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를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65세를 맞이한 아버지 빅대디의 생일날 모인 아들 브릭, 브릭의 아내 마가렛 등 서로 간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가족들을 중심으로 허위 안에 갇힌 인간 군상을 조명한다. 3만~6만원. (02)580-1300.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마지막 걸작을 원작으로 한 연극 ‘1984’(20일~11월 19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는 빅브라더의 감시 아래 모든 것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를 생생하게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차세대 극작가 겸 연출가인 로버트 아이크와 던컨 맥밀런이 각색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사상경찰과 텔레스크린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끊임없이 국민을 감시하는 당에 의심을 품는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를 중심으로 전체주의 체제에 반기를 든 개인의 심리와 그 최후를 냉철하게 그린다. 연출가 한태숙이 원작 속 통제 사회의 지배 시스템에 의해 일그러진 인간의 심연을 스산하게 그려낸다. 2만~5만원. 1644-2003.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차범석의 ‘산불’은 현대적인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25~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산불’을 공연한다. 원작은 1951년 지리산을 배경으로 전후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아낸 사실주의 희곡이다. 전쟁으로 노인과 과부만 남은 지리산 자락 촌락에 젊은 남자 규복이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이성열 연출가는 “사실주의의 정수로 알려진 원작을 비사실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출 방향을 밝힌 만큼 원작이 지닌 한국전쟁이라는 사실적인 상황을 거둬내고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의 내면과 보편성에 초점을 맞춰 원작을 현대적으로 해석할 예정이다. 더불어 음악극 형식에 맞게 풍성한 요소를 도입해 비극성을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액자식 구조, 프롤로그 및 에필로그 도입 등을 통해 서사의 입체감을 더하고 죽은 남자들, 까마귀들, 점례의 남편 종남 등 원작에 없는 캐릭터도 등장시킨다. 2만~7만원. (02)2280-4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매력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매력은

    유례없이 긴 추석 연휴를 맞아 ‘영화 전쟁’도 시작됐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저마다 매력을 뽐내며 관객을 유혹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12세 관람가 휴먼 코미디 영화가 눈길을 끈다.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에 네이버 평점 역대 1위에 등극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다. 나문희, 이제훈 주연의 휴먼 코미디인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다. 웃음과 감동, 메시지까지 완벽하게 담아내 개봉 전부터 언론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개봉 이후에는 10대, 20대부터 50대, 60대까지 세대를 망라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김현석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완성도를 배가시켜 추석 극장가에서 우뚝 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휴먼 코미디 장르 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대중적으로 녹여내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관객들 또한 “2017년 추석극장가의 승자로 예상합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보기에 이만한 영화가 없어요”(네이버_haru****), “추석연휴 부모님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울다 웃다.. 나문희 선생님 연기 정말 인상적이었어요”(네이버_mn02****), “꼭 봐야 하는 영화. 추석에 가족들과 봐도 좋은 영화. 무조건 1위!!!”(네이버_godg****) 등 추천을 보내고 있다. 김영중 기자 jeunesse@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한·일 대표 ‘콩 발효 형제’… 맛은 달라도 영양·풍미 닮았네

    [발효 음식 이야기] 한·일 대표 ‘콩 발효 형제’… 맛은 달라도 영양·풍미 닮았네

    한국의 청국장과 일본의 낫토는 다른 듯 닮았다. 맛과 질감, 요리법과 구성성분이 엄연히 다른 별개의 음식이지만, 콩을 원료로 한 발효식품인데다 풍부한 영양소를 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간이 빚어낸 작품’인 발효음식의 어엿한 일원임에도 오랫동안 진득하게 숙성을 기다리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그 맛과 영양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속성 발효음식’이라는 점도 같다. 독특한 냄새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일단 혀끝에 길이 들면 이내 온몸을 편안하게 채워주는 구수한 풍미를 만나게 된다.청국장은 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발효 식품이다. 옛 만주 지역의 기마민족들이 이동하면서 쉽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수단으로 콩을 삶아 말 안장에 얹고 다녔는데, 이 삶은 콩이 말의 체온에 의해 자연 발효된 것이 오늘날 청국장의 시초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청국장이라는 이름도 ‘청나라에서 전래된 장’이라는 설과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군중 식량으로 활용되던 장이라는 뜻의 ‘전국장’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1766년 조선 영조 때 학자 유중림이 농서 ‘산림경제’를 새롭게 엮은 ‘증보산림경제’와 조선시대 학자 이규경이 집필한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전국장’으로,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는 ‘청육장’으로 각각 표기됐다. ●청국장, 청나라 전래설·軍 식량설 전해 청국장은 발효시키기 시작해 먹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된장에 비해 담근 지 2~3일 만 지나면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짧은 시간 안에 발효되기 때문에 콩의 영양소 손실이 적다. 청국장은 볏짚에 많이 있는 ‘바실러스균’이 주 발효균이다. 보통 메주콩을 10~20시간 동안 따뜻한 물에 불렸다가 푹 삶은 뒤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따뜻한 곳에 놓고 담요나 이불을 씌워 온도를 유지하면 바실러스균이 번식하며 발효되는 원리다. 이 때문에 청국장을 띄울 때는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몇 가닥씩 깔아준다. 청국장의 바실러스균은 우리 몸에 이로운 유익균이다. 대장 내 유산균의 성장을 촉진하면서 해로운 균은 억제하는 ‘정장작용’을 한다. 또 혈전을 녹여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예방하고, 발암물질을 억제해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청국장의 식물성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전환돼 체내 흡수와 소화를 돕기 때문에 변비 치료에 좋다. 이 밖에도 청국장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노화를 방지해준다. 유방암, 갱년기 질환 등 여성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낫토는 청국장의 형제뻘인 일본의 전통음식이다. 일본 남쪽 지방인 규슈나 관서 지방에서 특히 즐겨 먹는다. 서기 753년 당나라의 승려 감진화상이 일본으로 건너가며 메주를 가져갔고, 훗날 이것을 납소(일본 절간의 주방)에서 주로 만들어 먹었다는 뜻에서 ‘낫토’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1990년대 들어서는 영양학적 우수성이 부각되며 일본 전역으로 퍼졌다. 낫토의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끈적한 점성 물질은 단백질이 발효돼 생성된 성분으로, 혈관질환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낫토키나제’가 함유돼 있다. 청국장과 마찬가지로 유해세균을 억제하는 바실러스균과 아미노산도 풍부하다. 또 낫토키나제는 혈관을 막는 노폐물인 혈전 발생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항암작용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낫토에는 낫토키나제 외에도 비타민 B군과 K군을 비롯해 비타민 E, 사포닌 등 다량의 항산화 효소가 들어 있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갱년기 장애, 노화장애, 각종 성인병 방지 기능이 있다. 청국장과 낫토의 가장 큰 차이는 발효균의 가짓수다. 발효에 한 가지 균만 사용되는지, 여러 종류의 균이 사용되는지에 따라 두 식품의 종류가 갈린다. 청국장은 콩과 볏짚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라는 종에 속하는 여러 균들이 발효 과정에 함께 작용한다. 반면 낫토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균 중에서도 ‘낫토균’으로 불리는 특정한 종 한 가지만 사용해 만들어진다. 1906년 일본에서 발견된 낫토균은 삶은 대두에 작용해 낫토키나제라는 효소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발효 기간에 있어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청국장은 우리나라에서 콩으로 만들어진 발효식품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있다. 보통 2~3일이면 완성된다. 낫토는 이에 비해 제조기간이 길다. 대두를 삶아 볏짚으로 싼 뒤 따뜻한 곳에서 하루 정도 발효시키는데, 발효 후 거치게 되는 숙성 과정에 약 일주일 정도가 추가로 소요된다. 한국의 청국장이 주로 찌개나 국 등으로 끓여 먹는 것에 비해 일본의 낫토는 달걀, 간장, 겨자 등을 곁들여 밥에 비벼서 생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낫토를 ‘생청국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단백질 함량은 청국장이 100g당 19.3g, 낫토가 18.6g으로 청국장이 조금 높다.아직까지 청국장에 비해 낫토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최근 몇 년 새 국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청국장의 소비가 다소 주춤하는 반면 낫토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낫토 시장 규모는 약 250억원으로 2015년 157억원보다 59.4% 성장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청국장과 낫토의 매출 비중이 2015년 청국장 52.9%, 낫도 47.1%에서 지난해 청국장 32.7%, 낫토 67.3%로 역전됐다. 낫토 매출은 지난해 143.9%, 올해 36.3% 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청국장은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5.5%, 1.7%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청국장이 전체 장류 시장(된장, 고추장, 간장, 메주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6%에 불과했다. 2013년 대비 2015년 청국장 출하량도 14.7% 증가하는데 그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관계자는 “최근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장류 시장 전체가 정체기”라며 “특히 독특한 냄새나 식감 때문에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국장의 경우 이런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100g당 단백질, 청국장이 4% 많아 국내 낫토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한 곳은 풀무원이다. 오랜 세월 전통음식으로 사랑받아온 청국장은 고유의 방식으로 직접 만들어 먹거나 재래시장 등에서 구입하는 비중이 높은데 비해 관심은 급속도로 높아졌으나 접하기가 어려운 낫토는 기업형 생산방식에 시장 수요가 의존하게 되면서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낫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추세다. 2005년 풀무원건강생활이 낫토의 냄새를 순화시키는 신기술인 빙온숙성 방식을 적용한 ‘풀무원 유기농 나또’를 출시하면서 낫토의 대중화를 견인했다. 올해부터는 직접 배양한 낫토균을 사용해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살아있는 실의 힘 국산콩 생나또’ 등 6종류의 낫토 제품으로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약 84.3%를 기록했다.지난해부터는 대상 종가집도 낫토 시장에 진출했다. 종가집은 오랜 발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인에게 특화된 낫토를 개발해 ‘종가집 우리종균 생나또’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약 2년 동안 전국의 65개 전통발효식품을 수거해 후보균주 1625종을 채취하고 다시 8단계에 거쳐 낫토 종균을 선별하는 한편, 일본 낫토 생산업체 ‘산코식품’으로부터 낫토 생산기술을 습득했다. 이렇게 채취된 종균을 ‘KNS-2015’라는 이름으로 특허 출원했다. 이 종균은 냄새가 적고 낫토실이 풍부하며, 생균 상태로 관리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위생관리가 이뤄진다.CJ제일제당도 지난 2월 ‘행복한콩 한식발효 생나또’를 출시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낫토를 많이 접해 보지 않은 사람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쓰오 간장’, ‘달콤 간장’, ‘볶음김치’ 등 포함된 소스에 따라 3종으로 구성됐다. 유통업계 중에서는 이마트가 지난해 5월 일본 판매 1위 브랜드 ‘다카노 낫또’를 직접 수입해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연예가 중계’ 김희정, ‘사랑과 전쟁’ 재연배우 “왜 무시하는지..”

    ‘연예가 중계’ 김희정, ‘사랑과 전쟁’ 재연배우 “왜 무시하는지..”

    ‘연예가 중계’ 김희정이 ‘사랑과 전쟁’ 출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연예가 중계’의 ‘김생민 베테랑’에서는 김희정의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이날 김희정은 ‘사랑과 전쟁’ 출연과 관련해 “저는 하고 싶었다. 사실, 안 좋은 소리도 듣고 상처도 받았다”라면서도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욕 하는 사람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다”며 “왜 그걸로 사람을 무시하는지 그건 그 사람 잘못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사랑과 전쟁’에 출연한 게 후회 없냐”는 김생민의 질문에 “전혀 없다. 다시 그 상황이 와도 할 것”이라면서 “긴 대사도 해 봤고, 한 작품을 끌고 나가는 힘도 배웠다”라고 전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문 대통령, 해외파병 1400여명 장병 가족에 추석 감사편지

    문 대통령, 해외파병 1400여명 장병 가족에 추석 감사편지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추석을 맞아 해외파병 중인 한빛부대(남수단)·동명부대(레바논)·아크부대(UAE)·청해부대(소말리아) 등 4개 부대 장병 1천400여명의 가족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문 대통령은 남수단 파병 중인 한빛부대 장병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빛부대원들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 정을 나누는 한가위에 사랑하는 사람을 먼 곳에 보낸 가족의 그리움은 더욱 깊을 것”이라며 “맛있는 음식은 먹었는지, 낯선 환경에 몸은 상하지 않았는지, 보고 싶고 애틋해 하는 가족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한빛부대원들은 내전으로 고통받아온 남수단 국민에게 이름 그대로 ‘환한 빛’이 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집과 학교를 복구하고, 도로와 다리를 건설해 남수단 국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고 있다”며 “전쟁과 가난에 상처입은 남수단 국민들의 몸과 마음도 정성을 다해 돌봐주고 있다”고 적었다. 또 “지난 6월에는 부대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장학금으로 ‘한빛장학재단’을 만들어 가난 때문에 공부를 포기한 남수단 학생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이자 대한민국 군인으로서 조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고 있는 한빛부대 장병들이 저는 참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이처럼 한빛부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국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은 묵묵히 지지해주시는 가족 여러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한빛부대원 장병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 나이에 놀라셨죠?’ 20대처럼 보이는 대만 여배우

    ‘제 나이에 놀라셨죠?’ 20대처럼 보이는 대만 여배우

    20대처럼 보이는 대만의 모델 겸 여배우가 수천 명의 해외 팬을 충격에 빠뜨렸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수십만 명 이상의 해외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중화권 톱스타 린즈링(Lin Chi-Ling)의 실제 나이를 알게 된 외국 팬들이 깜짝 놀란 소식을 전했다. 중화권 톱스타 린즈링은 키 173cm, 몸무게 52kg의 훈훈한 몸매를 가진 중화권의 원조 여신이자 아시아 대표 미녀였다. 오우삼 감독의 영화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으로 유명해진 그녀는 20대 초반의 앳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그녀의 실제 나이는 42세. 42세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미모와 몸매로 큰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녀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36만 8천 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린즈링은 지난 2013년 5월 배우 송승헌이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린즈링과 함께”란 글과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 chiling.lin Instagram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사랑의 온도’ 김재욱, 어른남자의 ‘치명적 섹시’ 서현진에 “내 여자야”

    ‘사랑의 온도’ 김재욱, 어른남자의 ‘치명적 섹시’ 서현진에 “내 여자야”

    ‘사랑의 온도’ 시청자들의 ‘김재욱앓이’가 시작됐다. 2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7-8회에서 정우(김재욱 분)는 현수(서현진 분)와 함께 일을 하게 됐고, 오랜 시간 지켜봐 온 끝에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하지만 이미 떠나 버린 정선(양세종)을 사랑했음을 깨달은 현수는 후회의 눈물을 흘렸고, 프로포즈 거절을 당한 정우는 어이없으면서도 슬퍼하는 그녀를 따뜻하게 위로해줬다. 5년의 시간이 흘렀고 두 사람은 전쟁터와도 같은 드라마 현장에서 여전히 제작사 대표와 작가로 고군분투했다. 무엇보다 이번 한 회는 김재욱의 치명적이고 섹시한 어른미가 돋보였다. 정우는 현수 괜찮지 않냐는 후배의 물음에 “아주 좋아. 고백할거야. 계속 지켜봤어. 관찰을 끝났다고. 내 여자야.”라고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으로 가득 찬 정우의 한마디 “내 여자야”란 대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며 설레게 만들었다. 어른미로 가득한 박정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젠틀하면서도 쿨하고 무심한 듯하지만 배려 깊고 따듯한, 직진할 듯 하지만 기다릴 줄 아는 박정우는 성숙하면서도 절제된 어른 남자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 만난 고기처럼 김재욱의 연기 또한 한층 더 여유롭다. 눈빛, 표정, 감정, 말투 등 한번 보고 들으면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랑의 온도’는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무릎 꿇기’ 저항/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무릎 꿇기’ 저항/최광숙 논설위원

    1970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추모비 앞에서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헌화를 하던 도중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독일 나치에 의해 희생된 폴란드 유대인들에게 올리는 진심 어린 사죄였다. 최근 방한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에 “그가 무릎을 꿇는 순간 나는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참으로 위대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썼다.당시 세계 언론들은 이를 두고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고 평했다. 나치 독일의 전쟁 과오를 참회하며 피해국들의 상처를 어루만진 브란트의 이 행동은 독일 통일과 동유럽 체제 붕괴의 초석이 된 ‘동방정책’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그는 훗날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고개 숙이기로는 부족했다. 인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무릎을 꿇는 것은 흔히 하는 행동이 아니기에 중요한 의미가 함축될 수밖에 없다. 브란트처럼 감동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도 있지만 청혼 때 남자가 여자에게 무릎을 꿇는 것은 ‘사랑의 맹세’다. 왕 앞에서 신하의 무릎 꿇기는 ‘충성의 다짐’이다. 이제 무릎 꿇기에 ‘저항’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할 듯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에 “미국프로풋볼(NFL) 구단주들은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선수들에게 ‘개××를 당장 끌어내고 해고해’라고 말하라”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NFL의 한 스타가 소수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경기장에서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고 앉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한술 더 떠 경기 보이콧까지 촉구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단체로 무릎을 꿇으며 저항했다. 현역 선수뿐만 아니라 은퇴한 선수·코치·구단주들까지 동참했다.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트럼프의 열혈 지지자인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는 “이 나라에서 스포츠보다 더 위대한 통합자는 없으며, 불행하게도 정치보다 더 분열적인 것은 없다”며 트럼프에게 일격을 가했다. 연이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로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말폭탄’을 주고받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면서도 치밀하게 북핵 위기를 관리해야 할 그가 엉뚱하게 스포츠 선수들과 좌충우돌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트럼프가 무릎 꿇는 ‘작은 걸음’으로 큰 평화를 이룬 브란트의 교훈을 되새기지는 못하더라도 무릎 꿇은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이라도 헤아렸으면 한다.
  • 아리아의 선율, 달구벌 달군다

    아리아의 선율, 달구벌 달군다

     열다섯 번째를 맞는 대구 국제오페라축제가 다음달 12일부터 11월 12일까지 한 달 동안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오페라 & 휴먼’이다.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오페라라는 의미로 이같이 정했다. 또 축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변화’와 ‘도약’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매주 한 편씩 다섯 편이 무대에 오르던 메인 오페라를 네 편으로 줄인 것이다. 그 자리에는 ‘오페라 콘체르탄테’가 대신했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등 2편으로 구성된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무대장치 등이 사라진 대신 음악 자체에 집중하는 콘서트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축제 15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독일 베를린 도이치오페라극장과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이 오페라 콘체르탄테를 준비했다. 개막작은 베르디의 ‘리골레토’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를 이룬 베르디의 대표작인 리골레토는 다음달 12일부터 14일까지 세 차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인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를, 헨드리크 뮐러가 연출을 맡았다. 리골레토 역은 바리톤 한명원과 피에로 테라노바가, 질다 역은 소프라노 강혜정과 이윤정이, 만토바 공작 역은 테너 데니즈 레오네, 김동녘이 맡아 열연한다. 주인의 권력 뒤에 숨어 귀족들을 비꼬는 것을 즐기던 궁정 광대 리골레토가 사랑하는 딸을 유혹한 자에게 복수하려다 불행히 자신의 딸을 죽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는 다음달 26일과 28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한 장의 티켓으로 세 편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는 뜻의 ‘일 트리티코’는 푸치니가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세 편의 단막 오페라를 모은 것이다. 죽음에 관해 다양하고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아내의 불륜을 참지 못한 남편이 내연남을 살해하는 비극 ‘외투’, 낳고서 한 번도 안아 보지 못한 아이가 몇 년 전 죽었음을 뒤늦게 알고 목숨을 끊는 수녀 이야기인 ‘수녀 안젤리카’, 한 부자의 죽음과 유산을 차지하기 위한 유족들의 다툼을 그린 희극 ‘잔니 스키키’ 등 3부작이다.  세 편을 한꺼번에 선보이는 사례는 그동안 쉽게 찾아볼 수 없었고, 아시아 최고의 음악단체 중 하나인 대만의 국립교향악단과 합작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작품들로 사실주의 오페라 특유의 매력을 느낄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3일과 4일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의 ‘아이다’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작품이다. 베르디 후기 대표작인 ‘아이다’는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하는 성악과 관현악뿐만 아니라 합창과 발레의 비중을 높여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초연 당시 관객으로부터 30번 이상의 커튼콜을 이끌어 냈고, 소년 푸치니에게 오페라 작곡의 꿈을 안겨 준 일화로도 유명하다. 축제 무대에 오를 때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 가며 대구 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로 존재감을 증명해 왔다.  국내 및 이탈리아 무대에서 수십 편의 오페라를 연출해 온 베테랑 이회수가 연출했으며 미네소타 오페라의 부지휘자 조나단 브란다니가 지휘를 맡았다. 여기에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들의 출연이 더해져 또 하나의 신화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밝혔다. 전문 합창단 외에 10여명의 시민합창단이 오디션을 거쳐 선발돼 함께 공연에 참여한다. 축제의 폐막작은 2009년 초연한 창작 오페라를 보완해 새롭게 탄생한 ‘능소화, 하늘꽃’으로, 11월 10일과 11일 각각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능소화 하늘꽃은 2009년 ‘원이 엄마’라는 제목으로 선보인 창작 오페라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안동 지역에서 발굴된 420년 전의 미라와 편지 한 통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쓴 편지는 죽음도 막지 못한 부부의 절절한 사랑을 그려 내 세대를 넘은 큰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개작을 했다. 국내 톱클래스 연출가로 꼽히는 정갑균이 연출했다. 중국 톈진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지휘자 백진현과 실력파 성악가들이 완벽한 삼박자를 이룬다.  이 외에도 ‘헨젤과 그레텔’, ‘리타’, ‘팔리아치’, ‘이화부부’ 등의 작품이 북구어울아트센터, 대구은행2본점 대강당, 롯데백화점 대구점 문화홀.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 등 소극장에서 열린다.  ‘헨젤과 그레텔’은 유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가족 오페라다. 아이, 친구와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폭력적인 아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한 두 남자의 사투를 그린 ‘리타’는 오페라가 뮤지컬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을 증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팔리아치는 극적인 내용과 음악이 돋보이는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이다. 베테랑 제작진과 출연진의 환상적인 만남을 볼 수 있다.  이화부부는 부조화 속 조화, 동상이몽 부부들의 희극적인 일상을 담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부부 세 쌍의 폭풍 공감 에피소드다.  축제를 마무리할 폐막 행사는 11월 12일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서거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월드투어 콘서트가 장식한다. 축제 기간 중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오페라대상 시상식에 이어 진행되는 이번 콘서트는 세계 투어의 첫 번째 공연이다. 이탈리아 베로나 원형 극장 공연의 지휘를 맡은 지휘자 유진 콘 , 코소보 출신으로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서 세계 오페라의 신성으로 떠오른 테너 라메 라하,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의 디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한국을 대표하는 바리톤 고성현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감동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파바로티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카루소’, ‘라 보엠’ 중 ‘그대의 찬 손’ 등 유명 아리아들로 구성돼 있다.  부대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축제 메인 오페라와 작곡가를 주제로 한 무료 강의 프로그램 ‘오페라 오디세이’가 다음달 10일과 16일, 23일, 31일, 11월 6일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카메라타에서 진행된다.  베를린 도이치오페라극장 진출 오디션도 개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독일의 세계적인 극장 베를린 도이체오퍼, 유럽의 문화예술기획사 WCN과 손잡고 젊고 실력 있는 성악가를 선발하는 오디션이다. 서울 지역 예선은 다음달 25일, 대구 지역 예선은 27일 각각 열리고 결선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초연부터 지난해까지 무대에 오른 오페라축제 작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오페라 타임머신전과 무대 장식을 50분의1 크기로 축소한 미니어처전, 오페라 의상을 입어 볼 수 있는 오페라존 등이 준비돼 있다.  이 밖에 오페라 공연의 감동을 엽서에 써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오페라 우체통과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성악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스태프들의 땀방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백스테이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레콘서트, 당일 공연되는 오페라의 내용 및 감상 포인트를 미리 공부할 수 있는 프레토크 등이 계획돼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이번 축제는 국제 오페라 축제에 걸맞게 외국의 수준 높은 작품을 초청한 것은 물론 예술성 높은 작품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영미의 노래하기 좋은 계절] 명절 귀향 행렬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이영미의 노래하기 좋은 계절] 명절 귀향 행렬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추석 즈음만 되면 어김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바로 나훈아의 ‘고향역’이다. 발표된 지 무려 45년이나 된 노래다.1.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 / 이쁜이 곱분이 모두 나와 반겨 주겠지 /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나훈아 ‘고향역’(1972·임종수 작사·작곡) 노래를 들으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듯 많은 이미지들이 스쳐 지나간다. 코스모스 피는 계절의 고향을 찾으니 추석 명절의 귀향이다. 1970년대에 고향 처녀의 이름이 이쁜이·곱분이니 노래의 주인공은 농어촌 출신일 것이다. 이 주인공이 무엇 때문에 도시에 왔을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뻔하다. 1960년대 들어서서 경제개발과 산업화·도시화가 빨라지면서 1960년대 후반부터는 ‘무작정 상경’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엄청난 이촌향도(移村向都) 현상이 벌어졌다. 1950년대만 해도 그저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상경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해 1960년대 후반의 대대적 이농 현상은 생계를 위한 상경이었다. 돈도 ‘빽’도 없고 나이도 그리 많지 않은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저임금 제조업 노동자이거나 ‘식모살이’ 같은 일뿐이었다. 그래서 우리 산업은 이들의 값싼 노동력 덕분에 ‘수출입국’ 소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서울 구로동의 수출산업공업단지(구로공단)가 준공된 것이 1967년이다. ‘고향역’ 속의 주인공은 추석 귀경을 위해 며칠을 잔업과 철야를 하며 물량을 맞췄을 테고, 속옷이나 학용품 등을 선물로 사들고 귀향 열차에 올랐을 것이다. 이 시기 절절한 고향 노래가 계속 히트했던 것은 그만큼 이촌향도해 고생하며 살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증거다. 물론 돈 벌러 서울 오는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좀 형편이 나은 집의 자녀들은 ‘서울 유학’을 왔다. 트로트인 ‘고향역’에 비해 차분하게 감정이 절제돼 있는 안치환의 ‘고향 집에서’는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 그의 추석을 선명하게 펼쳐 놓고 있다. 1. 참 오랜만에 돌아온 내 고향 / 집 뜰엔 변함없이 많은 꽃들 / 기와지붕 위 더 자란 미루나무 / 그 가지 한구석엔 까치집 여전하네 / 참 오랜만이야 // (후렴) 너무 오랜 동안 잊고 지낸 탓일까 / 너무 오랜 동안 바라던 탓일까 / 오늘따라 다르네 / 여느 때와 다르네 / 워 워 워 / (중략) 3. 사랑방 부엌엔 쇠죽 쑤시는 할아버지 / 정정하신 할아버지 오래 사세요 / 고추잠자리 따라 뛰노는 내 조카들과 / 아직 뭘 잘 모르는 두 살짜리 내 아들의 / 어울림이 좋은 날이야 4. 옹기종기 모여 앉아 송편 빚는 며느리들 /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시간은 흘러가는데 / 적적하던 내 고향 집 오늘은 북적대지만 / 우리 모두 떠나면 얼마나 외로우실까 / 또 우실지도 몰라 // (후렴)-안치환 ‘고향 집에서’(1995·안치환 작사·작곡)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건 다들 서울과 대도시로 몰려와 살았고, 그래서 명절만 되면 아직도 살인적인 귀향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미 20여년 전이 돼 버린 이 노래 속의 풍경은 거의 사라졌다. ‘시골 부모와 도시 자녀’라는 구도는 빠르게 깨져 가고 있고 비혼(非婚)과 1인 가구가 늘어났다. 남자의 가족 계보에 따라 성묘하고 시골집에서 차례를 모시는 관습은 지금의 70, 80대가 고향 시골에 살고 있는 경우에나 남아 있다. 결국 이런 관습은 가부장제적 농촌공동체에 기초해 만들어진 것이며, 그 경험을 가진 세대와 함께 저물어 갈 것이다. 적잖은 갈등이 있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귀향 전쟁 속에서 평생을 보내고 이제 노년에 접어들기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노부모를 여의면서 차츰 새로운 명절 관습을 만들어 가야 하는 또 다른 임무를 지고 있다.
  • 北, 각국에 공개서한 “반미” 여론전에 나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 간 대결구도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외국 정당과 국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미 행정부를 비난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며 대내외에 반미 감정을 고취하려는 여론전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세계 여러 나라 정당들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는 ‘세계 여러 나라 국회들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위와 최고인민회의 외교위가 지난 24일자로 발표한 이 편지와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핵 보유가 이러한 미국의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 중앙위는 편지에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구상은 철두철미 세기를 이어 계속되어 오는 미국의 핵위협을 근원적으로 끝장내고 미국의 군사적 침략을 막기 위한 전쟁 억지력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주와 정의, 평화를 귀중히 여기는 세계 여러 나라 정당들이 세계를 핵참화에 몰아넣으려는 미국의 무모한 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반미공동행동, 반미공동전선에 한 사람같이 떨쳐 나설 것을 열렬히 호소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의회외교 창구인 최고인민회의 외교위도 같은 날 서한에서 자신들의 핵 보유에 대해 “미국의 핵위협과 공갈에 맞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수호하자는 데 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무력이 대상하려는 진짜 적은 바로 핵전쟁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주, 평화, 정의를 사랑하는 세계 여러 나라 국회들이 이 기회에 세계를 무서운 핵참화에로 몰아넣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극악하고 무모한 책동에 각성을 가지고 국제적 정의와 평화에 대한 인류의 념원을 실현해 나가는 데서 자기의 응당한 사명과 본분을 다해 나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2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기조연설 전문 먼저 이 자리를 빌려 9월 19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희생당한 분들과 그 가족, 그리고 멕시코 국민과 정부에 우리 국민과 정부를 대표하여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세계 평화와 안보에 기여해 온 모든 유엔 회원국과 유엔 직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미로슬라프 라이착 제72차 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의장의 뛰어난 지도력으로 이번 유엔총회가 더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합니다. 안토니우 구테헤스 사무총장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대한민국은 ‘분쟁의 사전예방’과 ‘평화의 지속화’를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를 적극 지지하며, 총장의 재임기간 동안 유엔이 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더욱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나는 오늘 이 연설을 준비하면서 유엔의 정신과 우리의 사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유엔은 인류 지성이 만든 최고의 제도적 발명품입니다. 유엔은 ‘전쟁의 참화에서 다음 세대를 구하기’ 위해 탄생했고, 지난 70여년간 인류 앞에 제기되는 도전들에 쉼 없이 맞서 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역할과 기여는 갈수록 더욱 커질 것입니다. 초국경적 현안이 날로 증가하고 이제 그 어떤 이슈도 한두 나라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우리는 우리 앞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유엔정신을 더욱 전면적으로 실현해야 합니다. 나는 이를 위해, 여러분 모두가 유라시아 대륙이 시작되는 동쪽 끝 한반도와 한반도의 남쪽 나라 대한민국에 주목하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지난 겨울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촛불혁명은 협력과 연대의 힘으로 도전에 맞서며 인류가 소망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갔습니다. 아마 미디어를 통해 목격했던 촛불혁명의 풍경을 기억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수십만, 수백만의 불빛들, 노래와 춤과 그림이 어우러진 거리 곳곳에서 저마다 자유롭게 발언하고 평등하게 토론하는 사람들, 아이들과 손잡고 집회장을 찾는 부모들의 환한 표정, 집회가 끝난 거리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청년들에게서 느껴지는 긍지, 그 모든 장면들이 바로 민주주의였고, 또 평화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촛불혁명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시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이어진 광장이었습니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나 자신도 오직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 광장에 참여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성취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실체인 국민주권의 힘을 증명했고, 폭력보다 평화의 힘이 세상을 더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새 정부는 촛불혁명이 만든 정부입니다. 민주적인 선거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국민들의 주인의식, 참여와 열망이 출범시킨 정부라는 뜻입니다. 나는 지금 그 정부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시작은 늦었지만 세계 민주주의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그 힘으로 국제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대한민국과 유엔은 늘 함께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정부수립으로부터 한국전쟁, 전후재건의 과정까지 유엔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은 1991년에 이르러서야 유엔 회원국이 되었지만 불과 한세대 동안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회원국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높여왔습니다. 1993년을 시작으로 평화유지활동(PKO)에 꾸준히 참여해 왔고, 올해는 유엔평화구축위원회(PBC) 의장국으로서 분쟁의 근본원인 해결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5년간 난민지원 규모를 15배 확대했고, 작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 ‘2000만불 공여국 클럽’에 합류하였습니다. 파리협정의 이행과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 녹색기후기금(GCF)를 통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여성내각 30%를 달성함으로써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의 양성평등 실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더욱 기여를 높여나갈 것입니다. 특별히 나는 ‘사람을 근본으로’라는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가 대한민국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일치한다는 점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먼저다‘는 여러 해 동안 나의 정치철학을 표현하는 슬로건이었습니다. 새 정부의 모든 정책의 중심에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경제 불평등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하고 있습니다. 경제정책의 중심을 국민과 가계의 소득증가에 맞추고, 일자리가 주도하는 성장,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와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경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것을 ’사람중심 경제‘라고 부릅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해 우리가 시작한 이 담대한 노력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개도국들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원할 것입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나는 전쟁 중에 피난지에서 태어났습니다. 내전이면서 국제전이기도 했던 그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했습니다.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온전한 삶을 빼앗겼습니다. 내 아버지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잠시 피난한다고만 생각했던 내 아버지는 끝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 자신이 전쟁이 유린한 인권의 피해자인 이산가족입니다. 그 전쟁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계적 냉전 구조의 산물이었던 그 전쟁은 냉전이 해체된 이후에도,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64년이 지난 지금에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동북아의 마지막 냉전 질서로 남아 있습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전쟁의 기억과 상처는 뚜렷해지고 평화를 갈망하는 심장은 고통스럽게 박동치는 곳, 그곳이 2017년 9월, 오늘의 한반도 대한민국입니다.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입니다. 나는 촛불혁명을 통해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에 평화의 메시지를 던진 우리 국민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에게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의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가 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나는 무엇보다 나의 이 같은 신념이 국제사회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에 감사를 표합니다.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습니다. 북한 핵실험 후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 하여금 도발을 중단하게 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밝혀왔습니다. 나는 유엔 안보리가 유례없이 신속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만장일치로, 이전의 결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내용으로 대북제재를 결의한 것을 높이 평가합니다. 북한 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함께 분노하며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유엔헌장의 의무와 약속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결 원칙을 적시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을 위한 실천을 다짐하는 유엔총회의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북한과 국제사회에 천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습니다.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이나 인위적인 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이제라도 역사의 바른 편에 서는 결단을 내린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이 모든 움직일 수 없는 사실들을 하루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나는 북한이 타국을 적대하는 정책을 버리고 핵무기를 검증 가능하게,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사회의 노력도 더욱 강화되어야 합니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북한이 추가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합니다.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만큼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우리 모두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나는 안보리 이사국을 비롯한 유엔의 지도자들에게 기대하고 요청합니다.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되어야 합니다.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평화의 실현은 유엔의 출발이고, 과정이며, 목표입니다. 한반도에서 유엔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도발과 제재가 갈수록 높아지는 악순환을 멈출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유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나는 여러 차례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와 ’신(新)북방경제비전‘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 축에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바탕을 다져나가고, 다른 한 축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을 구현할 때, 동북아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의장, 사무총장,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올림픽은 서기 394년을 마지막으로 1,500년이나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이 올림픽을 다시 부활시킨 힘은 평화에 대한 갈구였습니다. 근대 올림픽의 역사는 분쟁의 한복판 발칸반도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올림픽의 감동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5개월 후, 대한민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2018년 평창은 2020년 도쿄,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의 문이 열리는 곳입니다. 나는 냉전과 미래, 대립과 협력이 공존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내년부터 열리게 되는 이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열망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고작 100㎞를 달리면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휴전선과 만나는 도시 평창에 평화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모입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우의와 화합의 인사를 나눌 것입니다. 그 속에서 개회식장에 입장하는 북한 선수단, 뜨겁게 환영하는 남북 공동응원단, 세계인들의 환한 얼굴들을 상상하면 나는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결코 불가능한 상상이 아닙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IOC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입니다. 나는 평창이 또 하나의 촛불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처럼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과 유엔이 촛불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평화와 동행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그 절박한 호소를 담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평창으로 초청합니다. 여러분의 발걸음이 평화의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내년 평창에서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21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래원 “이상형? 마음 따뜻하고 사랑 넘치는 사람”

    김래원 “이상형? 마음 따뜻하고 사랑 넘치는 사람”

    김래원이 자녀계획과 이상형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20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줍쇼’에서는 배우 김래원이 강호동과 함께 딸 한 명과 쌍둥이가 있는 한 가정집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래원은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키우면 전쟁이라고 하는데 저는 단면만 봐서 그런지 마냥 부럽다”며 “자녀 계획은 일단 셋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쌍둥이 중 한 명인 세이는 김래원의 말에 “홀수는 좋지 않다. 게임할 때 팀 정하기가 힘들다”고 조언했다. 세이는 이어 “넷은 여행을 다닐 때 힘들 것 같아서 두 명이 딱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에 김래원은 “사실 어려운 문제였는데 확실하게 두 명으로 계획을 세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김래원은 이상형에 대해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외면을 안 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 비하면 그렇게 비중을 두지는 않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JTBC ‘한끼줍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보비스, 국가유공자의 노후를 편안하게 <서울남부보훈지청 복지팀장 신지연>

    보비스, 국가유공자의 노후를 편안하게 <서울남부보훈지청 복지팀장 신지연>

    오는 10월 달은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있는 달로 개천절과 한글날 포함하여 연휴가 많은 달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가족들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6․25전쟁에 참전하신 국가유공자의 경우 대부분 85세 이상으로 고령, 퇴행성, 또는 만성질환 등으로 인한 거동불편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녀들과 떨어져 살며 적절한 수발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가구들이 많이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에서는 2007년 1월부터 기존의 이동보훈팀과 노후복지기능을 합친 ‘찾아가는 이동보훈복지서비스’ 보비스를 출범시켰다. ‘보비스(Bohun Visiting Service)’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보답이라는 의미로 노후복지 재가대상자에 대하여 따뜻한 복지서비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남부보훈지청에서는 2명의 복지사와 38명의 보훈섬김이가 서울 강남, 서초, 구로 등 6개 구 관내지역에 거주하는 고령 저소득 참전국가유공자 330여 명의 가정을 방문해 가사, 간병 등 찾아가는 재가복지서비스를 비롯하여 요양시설을 통한 시설보호, 여가선용 활동 지원, 건강문화교실 등 다양한 노후복지 프로그램을 펴고 지원하고 있다. 특히 보훈섬김이를 통한 재가복지서비스는 독거․복합질환 참전유공자의 경우 주 3회, 그 이외는 주 1~2회 유공자 댁을 방문하여 세탁, 청소 등 가사 일은 물론 혈당․혈압 체크, 식사수발 등 개인 활동을 지원하는 간병서비스, 말벗, 외출 및 병원진료 동행 등 재가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어르신들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영위하는데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최대한 끝까지 섬긴다는 보훈정책이다. 2000년대 이전의 보훈정책은 부족한 부분이 많았었지만 개선되고 개선되어 보훈가족들과 보훈섬김이 등 복지인력들에게도 긍지와 보람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보훈섬김이가 오는 날만 기다리신다는 어르신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들은 이동보훈복지서비스가 향후 더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가유공자분들이 노후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이동보훈복지서비스 이외에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각계각층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보훈가족 한 분 한 분께 참사랑을 전해주는 보훈도우미는 행복한 섬김이이다. 아울러 홀로 살거나 복합질환으로 고생하시는 참전 국가유공자 등 보훈가족 중 이 제도를 몰라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소외된 복지대상자들을 발굴하여 혜택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개인의 내 집 마련 계획/문소영 금융부장

    [데스크 시각]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개인의 내 집 마련 계획/문소영 금융부장

    “금융당국이 우려한 ‘8?2대책 풍선효과’에 한몫을 하겠네.”최근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한도까지 받았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항하는 것이냐고? 절대 아니다. ‘정부 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증시 격언도 있지 않은가. 다만, 정부의 정책도 집행의 목적이 있겠으나, 개인도 다들 살림살이의 계획이 있다. 정책과 개인의 계획이 같은 방향이면 순하게 일이 진행된다. 만약 그 반대라면 개인사는 정부가 막아 놓은 길을 벗어나 우회로를 찾는 등 고난의 대장정을 펼쳐야 한다. 나의 사례가 그렇다. 엄마 책을 더는 이고 지고 살 수 없다는 식구들의 분통에 집을 넓혀 보기로 했다. 그때가 1월이었다. 다행히 현재 사는 아파트에 몇천만원을 보태면 될 것 같았다. 1인 가구 시대 덕분에 소형 평수가 사랑받고 대형 평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모자란 돈을 은행에서 변통할까 궁리를 하던 중에 집안에 애사가 생겨 이사 계획은 흐지부지되었다. 그런데 5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집값이 들썩인다고 해 이사 계획이 떠올랐고, 지난 1월에 알아보던 아파트를 다시 찾았다. 6월에 덥석 계약을 하고 10월에 이사를 하기로 했다. 정부의 ‘8?2부동산대책’이 이런 중에 나왔다. 부동산 투기 종합대책이었다. 금융부문에서는 서울 전역과 세종시, 경기 과천시 등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대폭 조이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일은 저질러졌다. 다만, 지역이 투기과열지역이 아닌 조정지역이라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런데 ‘8?2부동산대책’ 앞에 ‘6?19부동산대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금융부장이 그것도 몰랐느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이쪽도 할 말은 있다. 금융부장에 발령을 받은 날이라, 정신이 없어서 기억망에 관련 정책을 넣어둘 틈이 없었다. 오히려 6?19대책이 뭐지 싶은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8?2대책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로 줄였다면, 6?19대책은 앞서 LTV를 70%에서 60%로, DTI를 60%에서 50%로 줄인 정책이다. 주택담보대출이 필요하다면 아주 중요한 정책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에 매매계약을 해 주택담보대출을 해야 할 당사자였는데도 몰랐다. 뭔가 수상해 계약금 송금일을 보니 공교롭게도 6월 19일이었다. 금융당국은 8?2부동산대책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이날 이전 주택계약자에 한해서 대출을 조이지 않는 것으로 정책을 다시 손봤다. 선의의 피해자들을 구제했다. 나 역시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님은 계약날짜가 8월 2일 전이라 담보물건의 50%를 적용받는다”는 환한 답변을 받았다. 정부는 정책을 발표하면, 당연히 이해당사자들이 다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시민들이 정책에 협조하길 바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정책의 확산 속도는 빠르지 않고, 확산의 방향도 비교적 정확하지 않다. 신문도 방송뉴스도 안 보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언론이 중요한 뉴스라고 기사에 순위를 매겨서 보도하는 관행을 비웃는 디지털미디어시대가 아닌가. 소셜미디어서비스 환경에서 경제뉴스는 비교적 잘 소비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240번 버스 기사 사건’처럼 폭발적으로 확산하듯 하지는 않는다. 다 끝났느냐고? 아니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다. 두 집의 계약날짜가 잘 안 맞아서 일시적으로 억대의 잔금용 급전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신용대출을 받았다. 본의 아니게 8?2대책 풍선효과에 일조한 셈이다. 시민이 정책을 숙지하고 협조하기 바란다면 정부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공감을 끌어내고 집행해야 한다. 6?25전쟁이 난 줄도 모른 채 농사짓고 살았다는 경북 영주시 항상골 촌부를 염두에 두고 ‘노오력’해 주길 바란다.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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