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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 기본소득’ 지자체 분담률 달라… 형평성 논란

    내년부터 농어촌 지역 주민들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지자체 분담비율이 시도마다 달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되려면 전국 확대에 앞서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의 재원 분담비율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2026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 결과 7개 군을 선정했다.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김해다. 시범사업에 선정된 지역 거주민 22만 3806명은 내년부터 2년간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을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받는다. 30일 이상 해당 지역에 실제로 거주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재원은 국비 40%, 지방비 60%다. 그러나 도비와 군비 분담비율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가 부담하는 예산 가운데 군비 분담률이 50~70%로 지역마다 다르다. 예산 분담비율은 광역지자체별로 결정됐다. 청양과 순창, 영양, 남해는 도비와 군비 분담비율이 3대7이다. 지자체가 내는 예산의 70%를 군이 부담하는 구조다. 신안은 4대6이다. 연천은 5대5로 군비 분담률이 가장 낮다. 반면, 정선은 2대8로 군이 다른 곳보다 많은 예산을 부담한다. 군비 분담률이 높을수록 소멸위기 지자체의 재정 압박 요인이 된다. 실제로 순창군은 재정자립도가 8% 수준인데 매년 200여억원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와 광역지자체 분담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 지자체 관계자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정책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예산 분담비율을 일원화하는 게 지역 간 불만과 형평성 논란을 없애는 방안이다”며 “올해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대상 시군이 더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인디음악은 야생화… 주류서 흉내 낼 수 없어 매력적”

    “인디음악은 야생화… 주류서 흉내 낼 수 없어 매력적”

    “인디음악은 길거리에 핀 개성 있는 야생화 같다고 생각해요. 주류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매력적인 장르죠.” 한국 1세대 인디밴드 크라잉넛이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시와 공연을 개최한다. 1995년 홍대입구 라이브 클럽 드럭에서 활동을 시작한 크라잉넛은 ‘말 달리자’, ‘명동콜링’, ‘밤이 깊었네’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22일 서울 KT&G 상상마당에서 만난 크라잉넛은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즐기면서 재미있게 음악을 한 것이 30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꾸준히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면서 “각자의 장점과 재능이 톱니바퀴처럼 잘 어우러지는 팀워크를 발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에서 기획전시 ‘말달리자’를 개최한다. 전시는 크라잉넛이 그간 선보인 앨범과 무대의상, 각종 영상 자료를 통해 밴드의 발자취와 한국 인디음악의 바탕이 된 홍대입구 라이브 클럽 문화를 조명한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한국 인디음악의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크라잉넛은 “대형 기획사는 유행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 음악이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저희는 자유롭게 시도해 볼 수 있었다”면서 “한 가지로 규정되지 않는 것이 인디음악의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크라잉넛은 오는 28일부터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에서 김창완밴드, 잔나비, 장기하, 김수철 등 동료 아티스트와 함께 기획공연 시리즈를 이어 간다. 최근 밴드 음악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국내 밴드들의 음악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함께 즐기는 밴드 음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아요. 인디음악은 위축된 상황에서도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진정한 밴드는 나이가 들면서 완성되는 것 같아요. 저희도 앞으로 계속 달려가 볼 생각입니다.”
  • ‘브릿팝의 황제’는 늙지 않았다

    ‘브릿팝의 황제’는 늙지 않았다

    형제 불화로 해체 뒤 재결합 첫 투어‘헬로’를 시작으로 히트곡 23곡 선사날것의 파급력으로 2030 사로잡아5만 5000명 K떼창에 “뷰티풀” 감동 1990년대를 풍미한 ‘브릿팝 황제’ 오아시스의 음악은 늙지 않았다. 16년 만의 내한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5만 5000명의 팬들이 세대를 뛰어넘어 오아시스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오아시스는 여전히 청춘의 아이콘이자 현재진행형 밴드였다. 1991년 형 노엘(기타)과 동생 리암(보컬) 갤러거 형제를 주축으로 결성된 오아시스는 90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하고 정규 앨범 7장 모두 영국 차트 1위에 올린 록 밴드다. 역동적인 리듬에 팝 감성과 멜로디를 조화시킨 음악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2009년 여름 형제 간 불화로 해체한 오아시스가 지난해 극적으로 재결합한 뒤 이어진 첫 월드투어다. 오아시스는 해체 넉 달 전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대형 전광판에 ‘서울’이라는 글자가 뜨고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이들의 귀환을 반겼다. ‘헬로’로 문을 연 오아시스는 2시간 동안 23곡의 히트곡을 선사하며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마이크 앞에서 뒷짐을 지고 담담하지만 날카롭게 가사를 뱉듯 노래하는 리암의 모습과 진지한 표정으로 섬세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노엘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였다. 오아시스는 90년대 전성기 시절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고 리암의 거친 목소리와 노엘의 안정적인 화음이 어우러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노엘은 ‘하프 더 월드 어웨이’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어깨동무를 유도하며 현장 분위기를 돋웠다. 객석에 앉은 팬들은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불렀고 스탠딩 구역의 일부 팬들은 강강술래와 같이 큰 원을 그리며 춤을 췄다. ‘스탠드 바이 미’, ‘왓에버’ 등 익숙한 명곡이 이어지자 공연장 온도는 더욱 올라갔고 ‘리브 포에버’에서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때 이른 추위를 날렸다. 최대 히트곡인 ‘돈트 룩 백 인 앵거’, ‘원더월’, ‘샴페인 슈퍼노바’가 이어진 앙코르 무대에서 공연은 절정에 달했다. 우렁찬 떼창으로 가득 찬 공연장은 순식간에 ‘브릿팝 해방구’가 됐다. 마지막 곡이 끝나자 공연장 위로 대형 불꽃이 펑펑 터지며 대미를 장식했다. 공연 내내 탬버린으로 박자를 맞추던 리암은 “여러분은 참 아름답다. 여러분의 소리가 정말 크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공연장에는 유독 20~30대가 눈에 많이 띄었다. NOL티켓 통계에 따르면 나이대별 예매 비율은 10대 7.7%, 20대 55.5%, 30대 28.7%로 오아시스의 전성기를 직접 겪지 않은 세대의 비중이 90%를 넘었다. 공연장에서 만난 김아영(22)씨는 “원래 록을 좋아하는데 오아시스의 음악은 요즘엔 들어 볼 수 없는 날 것의 자유로움이 있어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여민준(33)씨는 “신세대 밴드보다 옛 세대의 음악을 듣는 게 좋다”면서 “오아시스 재결합 소식을 듣고 예전 노래를 찾아보다 팬이 됐다”고 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현장성을 중시하는 밴드 열풍이 분 것도 공연 열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규모 공연장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젊은 관객이 늘고 있다. 추명성(32)씨는 “오아시스의 노래는 전체적으로 관객들이 한마음으로 단합해서 부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윤미 대중음악평론가는 “오아시스는 음악에 대한 태도, 파급력 면에서 ‘최후의’ 로큰롤 슈퍼스타답다”면서 “이번 공연에 2030세대 관객이 많았다는 점은 전성기가 사반세기 전이었음에도 영향력과 파급력, 음악의 힘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 달리가 떠난 지 벌써 1년 “밥 달라고 기다릴 것만 같은데…” [김유민의 노견일기]

    달리가 떠난 지 벌써 1년 “밥 달라고 기다릴 것만 같은데…” [김유민의 노견일기]

    다리가 잘린 채 버려진 유기견, 작은 몸으로 모진 세상을 견디던 아이가 있었다. 몸이 불편해도 언제나 씩씩하게 달리라고, 새로운 가족은 그에게 ‘달리’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사시나무처럼 떨며 제 품으로 파고들던 아이를 보며 그날 처음으로 깨달았어요. 사랑은 완벽한 존재를 만나는 게 아니라, 상처 입은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는 걸.” -‘달려라 달리, 먹먹한 첫 만남’ 중에서 소심하고 겁 많던 달리는 시간이 흐르며 진짜 가족이 되어갔고, 그 일상은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달리의 가족은 “2024년 10월 22일 오전 9시, 달리가 먼 여행을 떠났다”며 1년 전 이별의 사실을 고백했다. 가족은 “너무 많은 사람이 알게 되면 달리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지인들의 연락도 피하며 살았다”며 “이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고 담담히 전했다. 달리는 정기검진날, 엄마 품에서 기절하더니 그대로 깨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죽음은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지만 너무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일이라 다른 세계의 행정 오류가 아닌지 생각했다. 이 악몽에서 깨어나면 달리가 아침밥 달라고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젠 정말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달리(2013.02.24~2024.10.22). 가족에게 완전한 행복을 알려주고 떠난 존재였다. 달리의 언니는 “엄마가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울다가 쓰러지셨단 연락을 받았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달리가 없어도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며 살았다”고 했다. 달리가 있을 때 함께 가지 못했던 찜질방에도 가고, 국립공원 등산도 다니고, 달리 브런치를 먹으러 대만에도 다녀왔다. 하지만 여전히 어딜 가도 달리가 쉬기 좋은 잔디밭부터 보이고, 포토존에 가면 달리 인형을 두고 사진을 찍는다. “좋은 걸 보고 맛있는 걸 먹어도 공허하다. 이제 내 인생에서 완전한 행복은 영원히 잃은 것 같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렀다. 이젠 밤에 화장실 갈 때 어둠 속의 달리를 밟을까 봐 조심하지 않게 됐다는 가족은 “이렇게 부재에 익숙해지며 살아가게 되나 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너무 늦게 소식을 전해서 죄송하다”며 “달리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기에 쉽게 꺼내지 못했다. 슬픔보다는 달리 덕분에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주신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달리는 2013년 2월 24일, 다리가 잘린 채 버려진 유기견으로 구조돼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유튜브·인스타그램 채널 ‘달려라 달리’를 통해 50만 팔로워의 사랑을 받았다. 동물 최초로 인천국제공항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가수 10cm의 노래 ‘pet’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가족이었기에 느끼는 ‘펫로스 증후군’ 전문가들은 반려견이 노령이 되는 10살이 넘으면 이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반려동물과의 이별 뒤 심한 무기력함,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문을 열면 항상 있던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고, 실수했을 때 마지못해 혼냈던 기억이 생각나 후회가 밀려온다.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더 슬퍼진다. ‘인간과 개, 고양이의 관계 심리학’의 저자 세르주 치코티는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와 같은,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라고 분석했다. 가족으로 함께한 반려동물이었기에 느끼는 슬픔이다. 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BTS도 군대 갔는데…” 병역비리 연예인에 “韓 본받으라”는 나라

    “BTS도 군대 갔는데…” 병역비리 연예인에 “韓 본받으라”는 나라

    ‘대만 첫사랑’으로 불리던 배우 왕다루(34·왕대륙)를 시작으로 ‘원조 첫사랑’ 격인 배우 천보린(42·진백림)까지 정상급 연예인들이 병역 기피 혐의로 대거 적발된 대만에서 “한국을 보고 배우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자국보다 의무 복무 기간이 훨씬 긴데도 연예인들이 국방의 의무를 오히려 이미지 개선의 발판으로 여기며 성실히 임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세계 최고의 팝스타’인 방탄소년단(BTS)도 군대를 다녀왔다며 자국의 병역 비리 연예인들에게 화살을 퍼붓고 있다. 22일 싼리신문 등에 따르면 신베이시 경찰은 전날 천보린과 배우 슈제카이(42), 그룹 ‘에너지’ 멤버 슈하오(44), 그룹 ‘롤리팝’ 멤버 샤오제(39)를 병역 기피 혐의로 체포해 수사했다. 이어 해외에 체류하던 ‘에너지’ 멤버 쿤다(42)는 이날 귀국해 조사를 받았다. 당국은 지난 2월 왕다루의 병역 기피 혐의를 포착하고 브로커 천모 씨와 함께 체포했다. 이어 지난 5월 또 한 차례 대대적인 체포 작전을 펼쳐 연예인 9명과 브로커 등 공범들을 추가 적발하고 총 28명을 재판에 넘겼다. 전날과 이날 체포된 연예인 5명도 천씨 일당에게 돈을 건네고 병역을 기피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대만 첫사랑’ 왕대륙·진백림 등 체포천씨 일당은 연예인들에게 적게는 10만 대만달러(약 460만원)에서 많게는 50만 대만달러(약 2300만원)를 받고 허위 의료증명서를 발급해 상비역(현역)에서 체대역(대체복무) 또는 병역 면제 판정을 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불과 며칠 전까지 무대에 서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던 정상급 연예인들이 수갑을 찬 채 체포되는 모습에 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만 언론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의 병역 의무를 조명하는 기사와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민시신문 등 대만 언론은 한 한국 여행 관련 인플루언서의 글을 인용해 “대만 연예인들은 군복무 기간을 낭비라고 여기지만, 한국 연예인들은 ‘성실함과 책임감’의 지표로 여긴다”라고 전했다. 징병제가 유지되는 대만의 의무 복무 기간은 1년이지만 한국은 육군은 18개월, 공군의 경우 21개월 복무해야 한다. 그럼에도 한국 연예인들은 군 복무 기간 동안 사회에 대한 경험을 쌓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여기며, 심지어 군대에서 이룬 성과나 미담으로 호감을 얻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연예인의 병역 기피가 금기로 여겨지게 된 계기 중 하나로 가수 스티브 유(한국명 유승준)를 소개하기도 했다. 대만 언론들은 “스티브 유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뒤 현재까지 한국으로의 입국이 금지됐다”면서 “병역 기피 연예인은 한국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군대 1년이 낭비? 한국은 2년…기꺼이 간다”그룹 투피엠(2PM) 멤버 겸 배우 옥택연이 미국 영주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리 디스크 수술을 여러 차례 받은 끝에 현역 판정을 받고 육군으로 복무한 점, 배우 현빈이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 돌연 해병대에 입대한 사실 등도 재조명되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자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의 군 면제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폈지만 멤버들이 군에 입대해 이같은 논란을 일축했다는 사실도 언급되고 있다. 한편 전날 체포돼 수사를 받은 천보린 등 4명은 인터뷰와 성명 등을 통해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들은 조사를 마친 뒤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천보린은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취재진에 “왕다루가 체포된 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면서 자신이 10만 대만달러(약 465만원)를 브로커에게 건네고 ‘고혈압 진단서’를 받아 제출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했던 터무니없는 선택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천보린은 2002년 구이룬메이(계륜미)와 호흡을 맞춘 영화 ‘남색대문’으로 신인 시절부터 스타로 떠올랐다. 2011년 드라마 ‘아가능불회애니’에서 사려 깊고 따뜻한 주인공 ‘리따런’ 역을 맡아 대만을 넘어 한국, 일본에서도 알려졌고, 이후 한국에 진출해 한중 합작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2016)와 영화 ‘목숨 건 연애’(2016), MBC 드라마 ‘몬스터’(2016)에 출연했다. 슈제카이는 2003년 데뷔해 ‘장난스런 키스’, ‘절대그이’ 등 수십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왔다. 슈웨이와 쿤다가 속한 에너지는 2000년대를 풍미한 1세대 아이돌 그룹으로, 최근 재결합해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 서울 가을 핫플, ‘경복궁’ 압도적 1위…인스타선 서울숲·남산도 인기

    서울 가을 핫플, ‘경복궁’ 압도적 1위…인스타선 서울숲·남산도 인기

    서울 시민과 관광객이 선호하는 가을 명소는 ‘고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복궁은 서울숲과 한강공원 등 주요 관광지를 제치고 가을철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시는 LG유플러스와 함께 구축한 ‘서울 관광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서울 명소에 대한 SNS 언급량과 통신 이용량, 소비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그 결과 경복궁이 3만 222건의 SNS 언급량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서울숲(2만 3873건)보다 약 6000건 이상 많은 수치다. 경복궁 외에도 창경궁·창덕궁(1만 3146건, 5위)과 덕수궁(1만 1169건, 7위) 등 서울 내 주요 고궁들이 나란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가을 대표 명소임을 입증했다. 실제 SNS에는 “경회루 야경이 인상적이다”, “궁에서 보는 단풍이 아름답다”와 같은 후기가 가득했다. 한복 체험과 돌담길 등을 담은 사진 게시도 많았다. 고궁에 이어 시민들이 선호하는 가을 명소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길 등 산책 명소로 유명한 서울숲이었다. 특히 서울숲 내 성수 구름다리에서 본 노을과 곤충식물원, 나비정원과 사슴방사장 등 체험형 시설에 대한 게시가 활발했다. 4위를 차지한 청계천(1만 5374건)은 도심 속 휴식 공간으로 직장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특히 단기 체류 외국인 약 24만명이 방문했으며, 이중 일본인이 9만 6551명으로 가장 많아 ‘숨겨진 힐링 명소’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에 힘입어 남산서울타워(1만 2214건, 6위)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실제 남산서울타워와 함께 언급된 케데헌 관련 키워드는 지난 6월 2162건에서 8월 4017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외국인 추정 방문객 수도 지난해 8월 기준 4만 3595명에서 올해 8월 10만 1348명으로 2.3배 늘어 ‘K-콘텐츠 연계 관광’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시는 이와 같은 명소에 대한 정보는 물론 혼잡도와 주차장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도시 데이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서울 120개 지역의 인구·교통·환경·문화 행사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지금 붐비는 지역’을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강옥현 시 디지털도시국장은 “고궁의 단풍, 남산의 야경, 한강의 바람까지 데이터로 기록해 시민이 더욱더 편하게 서울 명소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탈락 충북 울상..추가 선정 촉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탈락 충북 울상..추가 선정 촉구

    충북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에서 탈락해 울상을 짓고 있다. 농어촌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마련된 이 사업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해당 지역 주민에게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사업비는 정부와 해당 지역이 4대 6으로 부담한다. 22일 충북 옥천군 등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남 청양, 전북 순창, 전남 신안, 경북 영양, 경남 남해 등 7개 군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인구감소지역이 대상인 이 사업에 충북에선 보은, 옥천, 영동, 괴산, 단양 등 5개 군이 참여했지만 한 곳도 선정되지 못했다. 옥천군의 경우 충북에서 유일하게 1차 선정지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 선정에서 탈락했다. 황규철 옥천군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옥천군은 소비쿠폰 지급률, 지역화폐 보급률, 사회적 경제조직 등에서 높은 역량을 보유해 농어촌 기본소득사업의 최적지”라며 “그런데도 옥천군이 탈락한 것은 지역 간 형평성과 국가균형발전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북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옥천군을 추가 시범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옥천군은 이런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국회와 정부에 보낼 예정이다. 충북도의회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상정 도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5개 군이 모두 탈락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전국 농촌 광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탈락한 충북도를 포함해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을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번 사업의 국비 부담률을 40%에서 80%로 늘려야 정책취지에 맞다”며 “지방정부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60% 지방비 부담은 매우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에서 지역화폐 소비처, 기대효과 등을 평가해 선정하다 보니 충북이 제외된 것”이라며 “추가 선정 여부는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사업비가 증액되는 지 등을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 “여보, 믿어줘”…가짜 이정재와 카톡한 여성 ‘5억’ 뜯겼다

    “여보, 믿어줘”…가짜 이정재와 카톡한 여성 ‘5억’ 뜯겼다

    배우 이정재를 사칭한 로맨스스캠 일당에게 50대 여성이 5억원을 뜯긴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에는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가짜 셀카와 위조 신분증이 동원됐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사칭 사기에 이어 또다시 유명인을 사칭한 로맨스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월 경남 밀양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가 틱톡 메시지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발신자는 자신을 배우 이정재라고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 연락했다”고 접근했다. 사칭범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3’ 촬영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형성한 뒤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전환했다. A씨는 “TV 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인데도 지속적으로 본인이 맞다고 믿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칭범은 AI로 만든 공항 셀카 사진과 생년월일이 엉터리인 위조 신분증까지 보내는 대범함을 보였다. 신뢰를 쌓은 뒤에는 ‘경영진’이라는 또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며 본격적인 범행에 나섰다. ‘여보’ ‘꿀’ 부르며 연인 행세…6개월간 5억 갈취 경영진은 A씨에게 이정재와의 직접 만남을 주선해주겠다며 600만원을 요구했다. A씨가 “돈을 들여 만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하자 사칭범이 “만나면 본인이 해결해주겠다”며 설득했다. 한 번 돈을 보내자 요구액은 급격히 커졌다. 팬미팅 VIP 카드 발급 명목으로 1000만원, 이정재가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는 핑계로 수천만원을 반복해서 받아냈다. 사칭범은 A씨를 ‘여보’ ‘꿀’ 등으로 부르며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를 연출했다. A씨는 “오면 전부 갚아준다고 하니 믿었다”면서도 “진짜 이정재라면 이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6개월간 A씨가 뜯긴 돈은 총 5억원에 달한다. 경남 밀양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되자 사칭범은 A씨에게 ‘자신을 믿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경남경찰청은 캄보디아 소재 조직과의 연관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맨스 스캠 일당을 추적 중이다. 작년엔 ‘가짜 머스크’…AI 음성으로 “사랑해” 속삭여 유명인 사칭 로맨스 스캠은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사칭한 계정에 속아 7000만원을 뜯긴 한국인 피해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해 7월 머스크의 팬이었던 피해자에게 스스로 일론 머스크라고 소개한 계정이 친구 추가를 요청했다. 출근 사진과 신분증을 보내고 “자식들이 주말마다 스페이스X에 놀러온다” 등 구체적인 일상을 공유하며 신뢰를 쌓았다. 결정적으로 영상통화에서 머스크를 닮은 남성이 “안녕! 난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하자 피해자는 진짜라고 믿게 됐다. 이후 “팬들이 나로 인해 부자가 되는 게 행복하다”며 투자를 제안했고, 피해자는 코인과 현금 등 총 7000만원을 여러 차례에 걸쳐 입금했다. 전문가 분석 결과 음성 파일은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고, 사칭 계정이 알려준 가상화폐 거래 사이트도 가짜 피싱 사이트로 밝혀졌다. 피해자 70%가 여성…한 달 피해액 6억원 넘어 로맨스 스캠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이 2023년 발표한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지난해 1~6월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 280건의 피해자 중 여성이 71.4%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2.1%로 가장 많았고, 30대 35.4%로 뒤를 이었다. 피해자의 87%가 30대 이하였다. 6개월간 피해액은 37억 7465만원으로, 한 달 평균 6억 3000만원꼴로 집계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환전 사기가 55.4%로 가장 많았고, 비용대납 37.1%, 코인 투자 7.5% 순이었다. 피해자가 사기범을 처음 만나는 곳은 인스타그램이 27.7%로 가장 많았고, 소개팅 앱 위피 14.0%, 틴더 7.0%가 뒤를 이었다.
  • 중랑구, ‘중랑 동행 사랑넷 ESG 나눔 복지마당’ 개최

    중랑구, ‘중랑 동행 사랑넷 ESG 나눔 복지마당’ 개최

    서울 중랑구는 오는 27일 구청 중앙광장에서 공공기관, 민간,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중랑 동행 사랑넷 ESG 나눔 복지마당’을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나눔과 기부문화 확산’을 목표로 구민과 함께하는 뜻깊은 나눔의 장으로 꾸며진다. ▲나눔장터 ▲복지 홍보 및 상담 부스 ▲ESG 체험부스 등이 마련되며, 중랑구청, 중랑구 시설관리공단, 중랑구 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중랑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최한다. 나눔장터는 구청 및 시설관리공단 직원들이 기부한 의류, 잡화, 서적 등을 판매하는 9개 부스로 구성된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돼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지역 복지사업에 사용된다. 복지 상담 및 홍보 부스에서는 ‘중랑 동행 사랑넷’과 돌봄 SOS 등을 비롯한 구의 복지정책을 안내해 구민들의 정책 접근성을 높인다. 또 ESG 커피차는 텀블러 등 다회용기로 운영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이번 행사는 공공기관과 구민이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나눔과 기부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금천구 안양천 달리고 수육 먹는 ‘수육런’

    금천구 안양천 달리고 수육 먹는 ‘수육런’

    서울 금천구가 오는 26일 안양천 다목적광장 일대에서 ‘제21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대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 대회는 ‘금천구육상연맹회장배 금천사랑 마라톤대회’와 함께 금천구를 대표하는 마라톤 대회다. 사전 접수 참가자는 수육과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매력이 있어 이른바 ‘수육런’으로 불린다. 이번 대회도 높은 관심 속에 신청 시작과 동시에 마감됐다. 참가자 900명이 청명한 가을 날씨를 즐기며 안양천변을 달릴 예정이다. 코스는 안양천 다목적광장을 출발해 금천교를 지나 철산교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5㎞ 구간과 구일역을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10㎞ 구간으로 구성된다. 특히 올해는 금천구청 개청 30주년을 맞아 각종 포토존과 경품 이벤트가 진행된다. 금천구는 안전한 대회를 위해 안전관리요원을 추가 배치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수육런’은 금천구의 자랑거리이자 금천구를 홍보하는 일등공신”이라며 “이 대회가 금천구의 아름다운 자연과 활기찬 지역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서울 금천구가 오는 26일 안양천 다목적광장 일대에서 이른바 ‘수육런’으로 불리는 ‘제21회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대회’를 연다. 사진은 지난 5월 ‘금천사랑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수육과 김치를 받는 모습. 금천구 제공
  •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덧없고 영원한

    [장신정의 예술과 일상] 덧없고 영원한

    새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신다. 소풍 오듯 찾아온 호암미술관. 고즈넉한 전통정원 희원에서의 산책은 자연 속 힐링이다. 끝날 것 같지 않던 뜨거운 여름. 이글이글 타오르는 생명력으로 아우성치던 초록의 계절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이다. 결실의 계절답게 싱그러운 열매가 송이송이 달려 있다. 노랗게 변해 가는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진다. 머지않아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의 향연을 펼치리라. 그렇게 자신의 일부를 미련 없이 떨구고 벌거벗은 앙상한 가지로 혹독한 겨울을 견뎌낼 테다. 그 잎과 열매를 자양분으로 다시 봄에 피어오르겠지. 순리에 자신을 내맡기고 그대로 고요한 자연은 참으로 경이롭다. 새삼 무엇 하나 가벼이 내려놓지 못하는 나 자신을 돌아본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 나는 무엇을 내려놓고 삶의 황혼기를 품을 것인가. 아니짜(anicca·무상). 위파사나 명상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고 생겼다가 사라지고 또 생겨난다. 미술관에서는 ‘덧없고 영원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세기 미술계에 독보적 영향력을 미친 거장 루이즈 부르주아 회고전이다. 양가적 사유를 담고 있는 전시 제목은 작가가 기억에 대해 노트에 적어 둔 글이다. 부르주아는 어린 시절의 원초적 트라우마와 무의식을 예술로 승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에게 큰 상처를 준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다. 치료를 위해 정신분석에 몰입하면서 40여년 동안 엄청난 양의 글을 남긴다. 권위적인 아버지와 입주 가정교사의 불륜,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 판도라 상자 깊이 가둬 놓았던 기억을 꺼내고 대면하는 것은 살을 찢는 고통이었으리라. 집어삼킬 듯 섬뜩하고 위협적인 동시에 위태롭게 가녀린 긴 다리를 지닌 거대한 거미 ‘마망’은 부르주아가 88세에 제작한 대표작이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공격성을 드러내지만 한편으로 연약한 여인이었던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 공포와 상실, 공격성이 그로테스크하게 뒤섞여 있다. 99세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왕성하게 작품을 창작한 그는 후기 직물 작업으로 그 절정에 이른다. 인공지능(AI)과 함께하는 고령화사회를 살아가면서 의미 있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고정관념과 사회적 시선에 굴하지 않고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서사에 집중한 부르주아는 마지막까지 마르지 않는 샘물이었다. 무의식 세계를 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자신을 치유하고 이를 통해 불안, 억압, 양가성, 분노, 단절, 상실 등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를 세상에 던졌다. 문득 신라시대 물계자가 무술과 거문고 수련 전에 제자들에게 “살려지이다”라고 말하며 호흡을 가다듬게 했다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숨을 찾아 고르고, 가장 자기다운 고유한 빛깔을 찾는 것이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원에 드문드문 수줍게 자리한 벅수들도 제각각 다른 얼굴이어서 아름답다. 장신정 화가·전 MoMA PS1 전시선임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나무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방법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가 나무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방법

    지난주 세종으로 출장 가는 길에 충남 천안 광덕사에 들렀다. 광덕사에는 특별한 호두나무가 산다. 이 나무는 고려 시대 원나라에 다녀온 영밀공 류청신이 심은 것으로 알려진다. 류청신은 몽골어를 잘해 여러 차례 원나라에 갔는데 1290년 원나라에서 돌아오며 어린 호두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나무는 천안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자신의 고향 집 앞뜰에 심었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호두가 처음 전해지게 된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광덕사는 호두나무 시배지로 불리고, 후에 천안은 ‘호두’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고장이 됐다. 호두, 밤, 도토리… 이맘때 나무는 각자의 보물을 땅에 떨군다. 우리 마을 산책로 끝엔 거대한 숲이 있는데 지금 그 숲에는 하염없이 땅을 바라보며 ‘호두’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곳엔 호두나무가 없다. 사람들이 호두라 부르는 열매는 호두가 아닌 가래다. 호두나무와 가래나무는 모두 가래나무과 가래나무속의 식물이다. 우리에게는 가래나무보다 호두나무가 익숙하지만 우리 숲에 자생하는 것은 호두나무가 아닌 가래나무다. 호두나무는 중국에서 도입돼 심어진 재배식물로, 가래와 호두는 한 가족답게 무척 닮았다. 다만 1~3개의 열매가 모여 달리는 호두나무에 반해 가래나무는 4~10개의 열매가 이삭 형태로 모여 달리며, 열매의 크기도 호두나무보다 작다. 하지만 그 맛만큼은 호두와 같이 고소하다. 호두나무는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재배하고 이용해 온 나무 열매다. 인류는 기원전 약 7000년 전부터 최소 만 년간 호두나무 열매를 먹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한 식물원의 호두나무를 그리며 내내 생각했다. 한 번도 어느 민족의 주식인 적이 없고, 관상할 만큼 꽃과 열매가 화려하지도 않은 이들이 만 년간 인류의 곁에 존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야생에 존재하는 미지의 식물은 연구자에 의해 이름을 갖게 되고 세상에 알려진다. 인간은 식물에게 이름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효용 가치를 부여한다. 그리고 식물은 인간이 사는 세상, 도시로 입장한다. 바나나는 식용 에너지원으로서, 인삼은 인간을 건강하게 할 약재로서 우리 곁으로 왔다. 튤립과 장미는 아름다움이란 가치를 무기로 인류 곁에 함께할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식물을 곁에 두는 이유가 곧 식물의 존재 가치라 믿는다. 인류가 만 년간 호두나무를 곁에 둔 것은 호두나무의 열매가 맛있고, 영양가가 높으며, 수고가 아름답고, 목재가 치밀하고 튼튼하여 여러모로 효용성이 높은 까닭도 있지만 핵심은 호두나무의 효용성이 매 시대 인간이 추구했던 가치(니즈)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고대 로마인들은 호두를 ‘주피터 왕실의 도토리’라 불렀다. 왕실의 권위가 드높았던 시대에 왕실 사람들이 먹는 열매란 이름만으로 호두는 민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또 로마인들은 호두를 ‘카리온’(머리)이라고도 불렀다. 열매의 딱딱한 껍질을 깨면 뇌를 연상시키는 속살이 나오는데, 이로 인해 호두가 뇌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며 사람들에게 약용식물로서 사랑받았다. 인류는 호두나무가 지성 욕망을 충족해 줄 거라 믿는다. 문화 예술의 발달 시기에 호두나무 목재는 조각품, 가구, 악기 등의 예술 작품에 활용됐다. 목재가 치밀하고 단단한 데다 색이 독특해 프리미엄 소재로 인기 있었다. 호두나무는 왕의 권위가 드높았던 시대엔 왕실의 열매로, 산업 디자인이 발달한 때에는 월넛이란 목재로, 지성 욕망이 충만했던 시대에는 두뇌 발달에 좋은 약용식물로 그 가치를 인간에게 인정받아 왔다. 최근 호두 최대 생산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의 호두 협회는 ‘Feel Good’이란 캠페인을 통해 젊은 소비층에게 호두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데 열성이다. 우리는 나와 가까운 존재, 나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에 공감하고 사랑할 마음을 갖는다. 그래서 내가 쓰는 식물 이야기는 대개 식물이 가진 효용성, 인간과의 관계에 관한 것이지만 나는 언젠가 우리가 효용성과 관계성을 논하지 않고도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기를 꿈꾼다. 인류에게 득이 되지 않더라도,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도 우리는 생물을 그 자체로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생태감수성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세상은 내가 바라는 방향과는 반대로 향하는 것 같다. 최근 조경가인 친구가 본인의 아파트에서 겪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친구의 아파트에는 오래되고 커다란 느티나무가 사는데, 어느 날 관리사무소에서 나무를 관리하기 어려워 베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고 한다. 친구는 관리소에 가 그 나무가 주민에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설명하며 나무를 베지 말아 달라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도 친구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나무의 효용성은 통하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새 아파트 조경 공사를 할 때 나무 시장에서 저만한 수고의 나무를 사 심으려면 삼사백만원이 든다는 견적서를 들고 가 보여 줬다고 한다. 그러자 그렇게 대단한 나무냐며 관리사무소 측은 결국 그 나무를 베지 않기로 결정했다. 나무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나서야, 수백만원이란 가치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생물을 해치지 말자는 설득이 통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무척 상심했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최초이자 최후의 문학… ‘나’를 써낸 거장들

    최초이자 최후의 문학… ‘나’를 써낸 거장들

    ‘나’는 최초의 문학이다. 글을 쓰는 모든 인간의 첫 문장은 ‘나’로 시작한다. 동시에 ‘나’는 최후의 문학이기도 하다. ‘나’를 떠나 세계를 전전하던 작가는 결국 죽음의 문턱 앞에서 ‘나’를 돌아본다. 진득하게 ‘나’를 들여다봤던 대가들의 문장이 도착했다.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21세기북스)의 저자는 제목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듯 롤랑 바르트(1915~1980)다. ‘사랑의 단상’, ‘현대의 신화’ 등 문학깨나 들여다본 독자에게 바르트의 이름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 구조주의 철학자로 기억되는 바르트가 자신의 사유를 치열하게 벼린 곳은 바로 문학이었다. 문학과 세계, 문학과 문학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독창적인 생각을 펼쳤던 바르트는 결국 ‘자기 자신’을 비평 대상으로 삼는다. 이 책에서 바르트는 자신을 ‘R.B’ 혹은 ‘그’라고 칭한다. ‘나’가 ‘나’를 ‘나’가 아니라 ‘그’로 보기 시작한다.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를 바라보며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또 누구인가. “자신을 타자로 여기지 않고 글을 쓰기 시작할 수 있을까? … 나는 내가 되고 싶은 것을 재생산함으로써 생산하기 시작한다.”(바르트, ‘압그룬트’ 부분) 서양철학에 관한 책을 어느 것이든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서양철학 개론’과 같은 수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는 데에 성공한 사람이라면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1930 ~2004)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꼿꼿이 이어 오던 서구의 철학은 데리다에 이르러 와장창 무너진다. 그를 ‘해체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데리다의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아카넷)은 그가 생의 말년인 1997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작은 마을 스리지에서 ‘자서전적 동물’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날에 걸쳐 진행한 강연을 모은 것이다. 데리다 사후 2년 뒤인 2006년 출간됐다. 서양의 철학은 철저히 인간을 중심에 놨다. 데리다의 비판도 바로 이 지점에서 이뤄진다. ‘우리 집 강아지는 말을 잘 듣는다’라는 문장은 성립할 수 있는가. 강아지가 어떻게 ‘인간의 말’을 듣는가. 지금 당장 강아지나 고양이가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을 아무거나 틀어 보라. 우리는 끊임없이 그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이 대답하길 원한다. 데리다는 ‘동물로서의 인간’, ‘동물로서의 나’를 들여다보자고 환기한다. ‘인간으로서 동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 동물, 이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무엇을 뜻하죠? 이것은 누굽니까? ‘그것’은 무엇에 해당합니까? 누구에 해당하죠? 누가 누구에게 응답합니까? 그들이 그토록 태평하게 ‘동물’이라고 부르는 공통된 이름에 일반적이고 단수인 이름에 누가 응답합니까? … 이런 물음들은 동물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응시하는 것을 가리킵니다.”(데리다, ‘동물 그러니까 나인 동물’ 부분)
  • 조선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고창의 역사·문화와 사랑에 빠진다

    조선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고창의 역사·문화와 사랑에 빠진다

    역대 최대 규모 ‘감성형 참여 축제’조선시대 생활·문화 직접 체험 기회 답성놀이·강강술래, 관광객에 인기모든 군민 함께하는 거리 퍼레이드드론이 펼치는 ‘빛의 군무’도 장관고향사랑기부제 특별 이벤트 진행 매년 음력 9월 9일(중양절)을 전후해 개최되는 ‘고창모양성제’. 국내에서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모양성·사적 145호)을 소재로 제등행진, 강강술래, 답성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와 유익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고창의 대표 축제다. 고창군은 ‘제52회 고창모양성제’가 오는 29일부터 5일간 성대하게 열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고창모양성제는 고창읍성, 꽃정원, 전통예술체험마을, 고창그린마루 일원에서 ‘고창愛(애) 빠지다, 모양愛 물들다’를 주제로 고창의 역사와 문화에 빠지고 모양성의 정취에 자연스레 물드는 감성형 참여 축제로 꾸며진다. 올해 모양성제는 축제 공간을 더욱 넓히며 규모와 완성도를 동시에 높였다. 역사문화 중심지인 고창읍성을 비롯해 꽃정원의 가을 정취, 전통예술체험마을의 감성 체험이 어우러져 ‘한곳에서 즐기고, 오래 머무는 축제’로 진화했다. 이는 지난 반세기를 이어 온 모양성제의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다. 고창군은 올해를 ‘모양성제의 완성판’으로 선언하며 콘텐츠, 공간, 운영 등 모든 측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올해 ‘고창읍성 쌓기 챌린지’ 첫선 고창모양성제는 올해 조선시대 전라도의 고창고을을 재현하며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고창읍성 축성 연도(1453년)를 딴 ‘리턴즈 1453 존’은 조선시대 생활상과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체험형 역사 공간으로 꾸며졌다. 고창읍성의 장터 문화를 그대로 재현한 ‘모양장터’에선 전통 의복, 수공예품, 향토 음식 등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실제 주모가 관람객을 맞이해 막걸리와 안주를 권하는 조선풍 체험형 선술집인 ‘모양주막’도 운영된다. 또 ‘모양다실’에서는 차를 우리며 마음을 가다듬는 전통 다도 체험이, ‘모양도화서’에서는 ‘폭싹 속았수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풍의 초상화를 남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고창읍성 쌓기 챌린지’와 ‘힘쎈 사람 선발대회’는 역사적 의미를 체험형 경쟁으로 풀어내며 관람객들의 참여를 이끈다. 세대를 이어 온 답성놀이와 강강술래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특히 “답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이라는 전설이 유명하다. 윤달 답성놀이는 액운을 쫓고 무병장수와 극락왕생한다는 치성의 마음이 담겨 모양성과 함께 후대에 이어져 내려왔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머리에 돌을 이고 성을 도는 주간 답성놀이 참여자들이 모양성의 경관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가을 달밤 한지 등을 들고 수많은 사람이 성곽길을 걷는 야간 답성놀이를 통해 가을밤의 운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주 무대 광장에서 5개 지역농협의 농가 주부 모임 회원들이 색색의 한복을 입고 펼치는 강강술래 경연은 높고 맑은 가을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 ●야간 경관조명, 고창의 밤 물들이다 고창읍성 성곽을 배경으로 한 드론라이트쇼와 야간 경관조명, 빛의 길을 따라 이어지는 ‘소망등 달기’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29일 개막일 밤에 예정된 650대의 드론이 펼치는 빛의 군무가 가수들의 다양한 공연, 불꽃놀이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예정이다. 인기 가수의 초청 공연도 빼놓을 수 없다. 개막식 때는 가수 김희재, 박지현, 김태연의 공연, 31일에는 기리보이, DJ 박명수와 함께하는 ‘모양나이트’, 다음달 1일에는 멜로망스와 체리필터가 함께하는 ‘MZ페스타’, 폐막식인 2일에는 황가람과 최백호의 공연으로 만추의 계절을 물들인다. 패밀리존에는 에어바운스 4종, 어린이 당근마켓, 영어문화축전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확대되고 읍성 내부에는 어린이를 위한 친환경 놀이터와 다양한 포토존이 구성된다. 청소년을 위한 ‘MZ 퀴즈 대격돌’, ‘청춘 나빌레라’, 전국 단위 ‘청소년 댄스페스티벌’도 열린다. 야간에는 ‘강강술래 달BAM댄스’, ‘모양나이트’, ‘MZ페스타’가 연이어 펼쳐져 세대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밤을 만든다. ●무사고·무바가지·무일회용품 실천 고창읍성은 서해안으로 공격해 올 왜구들에 대비해 조선 단종 원년인 1453년 당시 호남 지역과 제주도까지 19개 고을의 백성들이 힘을 합쳐 쌓았다. 아직도 1684m 성곽길 주변에는 구간별 책임 고을을 새긴 표지석이 남아 있다. 고창군은 매년 음력 9월 9일 추수가 마무리되면 읍성 광장에 모두 모여 한 해의 고생을 격려하고,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역사문화예술 축제인 모양성제를 열고 있다. 이처럼 화합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14개 읍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근로자까지 함께하는 거리 퍼레이드도 진행된다. 올해는 ‘우린 누군가의 히어로’를 주제로 각 읍면의 개성을 살린 의상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1.5㎞의 도심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행렬 도중 복주머니를 관광객에게 선물하며 ‘주민 참여와 화합의 행렬’을 연출한다. ‘무사고·무바가지·무일회용품’ 3무(無) 실천을 목표로 축제장 내에서는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읍내 상가와 연계한 동리단길 테마거리와 금토끼 야시장을 운영해 지역 소상공인의 참여를 확대하며 먹거리 부스, 직거래 장터, 한우 팜파티 등 로컬푸드 중심의 상생형 장터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이자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형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10만원 이상 기부자 추첨해 선물 고창군은 올해 모양성제를 고향사랑기부 확산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포부다. ‘고향사랑기부제 특별이벤트-고향사랑愛 물들다, 모양성제愛 빠지다’는 전국 각지의 기부자들에게 모양성제 개막을 알리고 고향사랑기부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제 개막 전인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에서는 고창군에 10만원 이상 기부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100명을 선정, 추가 답례품 고창마켓 1만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고창군은 모양성제 관광객 증가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한다. 고창군 관계자는 “이번 고향사랑기부제 특별이벤트가 기부자들이 고창의 대표 축제인 모양성제에 함께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창군 고향사랑기부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피해자다움’이란 없다, 상처를 이겨낸 용기만 있을 뿐[영화 리뷰]

    ‘피해자다움’이란 없다, 상처를 이겨낸 용기만 있을 뿐[영화 리뷰]

    사람은 드러내지 않을 뿐,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타인으로 인해 생긴 상처는 누군가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고통과 회복은 고스란히 피해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영화 ‘세계의 주인’의 주인(서수빈)은 겉으로 보기엔 명랑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다. 공부에 운동까지 잘하는 모범생이자 남자친구와의 연애에도 열심이다. 하지만 주인은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는 극중 주인이 아동 성범죄자 출소 반대 서명 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청소년기 성장통 담은 윤가은 감독 신작 ‘우리들’, ‘우리집’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와 사회 문제를 날카롭지만 따뜻하게 그려 온 윤가은 감독은 이번에는 청소년기 성장통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다룬다. 윤 감독은 “10대 소녀들의 성과 사랑에 대한 사실적인 경험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폭력적 경험과 상황들이 이야기에 들어왔다”면서 “트라우마를 다루기 위해서는 성폭력에 관한 이야기가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개인과 사회의 시선의 차이를 섬세하게 담아낸다. 그동안 주로 1인칭 시점으로 영화를 풀어 온 윤 감독은 3인칭 시점으로 등장인물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여러모로 조명한다. 주인은 내적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지만 수동적으로 상처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세상이 잘못된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친다. 물론 10대 소녀가 짊어지기에는 버거운 비극에 주인은 때로 넘어지기도 한다. 세차 중인 차 안에서 울부짖는 주인과, 딸의 고통을 바라만 봐야 하는 엄마 태선(장혜진)의 모습은 이들이 견뎌야 하는 엄청난 고통의 무게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해외 초청 잇따라 영화는 자기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개인이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 비극에 대해 다루지만 무겁고 어둡게만 풀어내지는 않는다. 영화는 ‘세상의 모든 주인이들’에게 상처 뒤에 숨지 않고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간다면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제9회 중국 핑야오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한한령의 여파 속에서도 중국 배급사를 확정해 화제를 모았다. 22일 개봉.
  • “한국 교회 선교 140주년… 세계 교회 섬기는 거룩한 플랫폼 될 것”

    “한국 교회 선교 140주년… 세계 교회 섬기는 거룩한 플랫폼 될 것”

    ‘기독교 유엔’ 27~31일 서울 총회“목회자·평신도들과 함께 헌신교회 관료화 막고 복음 전할 것” ‘교회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제14차 총회가 오는 27~31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함께 WEA서울총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정현(69) 사랑의교회 목사에게 21일 총회 진행 상황과 개최 의미 등을 물었다. -WEA란 어떤 단체이고 WEA 총회의 한국 개최 의의는 무엇인가. “WEA는 1846년 영국 런던에서 출범한 가장 오래된 복음주의 연합체다. 세계 161개국 약 6억 5000만명의 복음주의 신자를 대표한다. 이번 WEA 서울 총회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긴 사명을 보다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감당하라고 주신 절호의 기회다. 최선을 다해 섬기려고 한다.” -세계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한국 교회의 어떤 모습을 전하려고 하는가. “올해는 한국 교회 선교 14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한국 교회가 서구 교회에게 받은 복음의 빚을 갚아야 할 때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세계 교회사에 유례없는 큰 부흥을 허락한 것은 우리만 잘 먹고 잘살라고 주신 복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축복의 통로, 제사장 나라’의 역할을 감당하라고 주신 영적 자본이라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이제 종교 다원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에 물든 서구 교회를 흔들어 깨우고, 세계 교회의 영적 종갓집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국내 개신교계가 우려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우리 시국에 관한 WEA의 입장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에서 통과되지 않은 것은 한국 교회가 성경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사각오의 마음으로 연합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와 WEA의 연대는 단순한 선교 협력을 넘어, 이 시대의 영적 도전에 맞서는 거룩한 플랫폼이 될 것이다. 지난해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에서 밝힌 ‘거룩한 나라, 건강한 가정’을 위한 성경적 가치 수호도 이번 총회를 계기로 세계 복음주의교회로 확산될 것이다.” -세계 교회 지도자들이 이번 총회를 통해 얻는 현지 교회 선교 전략은 뭔가. “사랑의교회 4대 비전 가운데 ‘제자훈련의 국제화’가 있다. ‘제자훈련’은 사역 현장에서 목회자만 뛰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전을 품은 평신도 리더들이 함께 헌신하고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워진 평신도 지도자들이 또 다른 ‘제자 생산자’(Disciple Maker)가 되는 ‘영적 재생산’ 구조의 정착이 본질이다. ‘제자훈련’을 통한 선순환이 자리잡으면, 교회가 관료화되지 않고 신선한 사역을 지속해 감당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WEA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총회에서도 ‘제자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WEA가 ‘교회의 올림픽’이자 ‘기독교의 유엔’과 같은 연합체임을 생각할 때 20여년간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위해 달려온 사랑의교회로서는 참 감사한 일이다.” -이번 총회를 두고 국내 일부 개신교회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지금과 같이 기독교에 적대적이고 반문화적인 시대 조류를 극복하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길은 오직 순교적 각오로 복음의 절대 진리를 수호하는 것뿐이다.”
  • 쇳가루 날리던 공업도시의 대변신… 문화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 영등포[현장 행정]

    쇳가루 날리던 공업도시의 대변신… 문화 향기 품고 다시 태어난 영등포[현장 행정]

    “도시 발전은 집만 새로 짓는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문화와 체육, 그리고 교육 인프라가 더해져야 주민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20일 신길 책마루 문화센터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이같이 말했다. 신길뉴타운의 숙원이었던 이곳은 당초 특성화 도서관으로 계획됐으나, 주민들의 열망을 반영해 수영장과 체육관을 품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007년 기부채납 부지를 확보한 후 무려 18년 만인 지난 7월 개관식이 열렸다. 이날 둘러본 센터 지하 2층에는 5개 레인을 갖춘 수영장이, 지상 3~5층에는 영유아·일반열람실과 스터디존 등을 갖춘 도서관이 들어섰다. 수영장의 습기와 도서관의 정숙함을 양립시키기 위해 두 시설 사이에 체육관과 업무시설을 배치하는 묘안을 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3000명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 명소가 탄생했다. 최 구청장은 “신길뉴타운이 생기면서 인구는 두 배로 늘었지만, 10년 넘게 문화시설은 없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짓는 게 행정의 기본이다. ‘책마루’라는 이름처럼 누구나 편하게 이곳에 와서 책을 읽고 운동도 하면서 쉴 수 있는 사랑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묵은 과제를 풀기 위한 구의 노력은 지역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쇳가루 날리던’ 문래동 공장지대 내 방치된 땅은 최 구청장의 노력에 힘입어 ‘꽃밭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당초 이곳은 2001년 재일동포 사업가가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채납한 땅이었으나, 5m 높이의 가림막에 가려져 창고로만 쓰여왔다. 최 구청장은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곳에 주민을 위한 쉼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맨발 황톳길과 사계절 잔디마당, 정원문화센터 등이 어우러져 ‘정원도시 영등포’를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구의 변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연말에는 여의도에 1000평 규모의 ‘브라이튼 도서관’이 문을 열고, 대림3유수지에는 4층 규모의 종합체육시설이 들어선다. 여기에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과 함께 구민을 위한 ‘문래 예술의전당’도 추진 중이다. 최 구청장은 “구민들이 정원에서 휴식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가까운 체육센터에서 운동하는 일상이 바로 ‘살기 좋은 영등포’의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광진 ‘건대 맛의 거리’ 양꼬치 맛보러 오세요

    광진 ‘건대 맛의 거리’ 양꼬치 맛보러 오세요

    서울 광진구가 대표적인 맛의 거리에서 미식과 공연이 어우러진 ‘음식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광진구 관계자는 “이제는 가을을 맞아 구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울려 즐기며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이국적인 정취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건대양꼬치거리’에서는 22일 오후 4시부터 축제가 펼쳐진다. 지난해 보행환경 정비로 한층 쾌적해진 거리에서 난타와 댄스 공연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분위기를 띄우면 이어 초대가수의 축하무대와 노래자랑, 맥주마시기 대회, 무료 시식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현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젊음의 거리, 건대입구역 인근 ‘건대 맛의거리’에서도 오는 30일 오후 5시부터 또 한 번의 축제가 열린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앞으로도 위생적이고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확산해 광진의 맛의 거리가 더욱 활력 넘치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세대 공감 ‘가족 거리축제’ 펼치는 양천

    세대 공감 ‘가족 거리축제’ 펼치는 양천

    서울 양천구는 대표 축제인 ‘양천가족 거리축제’를 오는 26일 신월로 일대(신정네거리역~신정1동 우체국)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6만 2000명이 찾은 이 축제는 올해 행사 구간을 600m에서 900m로 넓히고, 프로그램을 한층 다양하게 구성했다. 깃발 행렬 기수 및 브라질 삼바 타악기 연주팀을 시작으로, 18개 동 주민이 각자의 개성을 담은 복장과 퍼포먼스로 거리퍼레이드를 펼치며 축제의 막을 연다. 차량이 통제되는 6차선 도로 위에는 ▲만남의 광장 ▲키즈플레이존 ▲북페스티벌 ▲프린지스테이지 ▲청춘로드 ▲추억로드 ▲가족사랑로드 ▲유관기관존 ▲먹거리존 ▲메인 무대 등 10개 테마존이 운영된다. 인조잔디와 포토존이 마련된 만남의 광장은 휴식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키즈플레이존은 서울형 키즈카페와 연계한 팝업놀이터로 꾸몄다. 또 메인 무대에서는 전통예술 공연과 초대가수 무대, 주민참여 노래자랑 등 세대가 어우러진 축제가 이어진다. ‘헬로페스티벌’에서는 장윤정, 바다, 정동하, 박기영 등이 출연한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많은 구민이 축제를 즐기며 모든 세대가 함께 웃고 교감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혜경 여사, ‘한복의 날’ 맞아 “국내외 무대서 한복 품격 알릴 것”

    김혜경 여사, ‘한복의 날’ 맞아 “국내외 무대서 한복 품격 알릴 것”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가 21일 한복의 날을 맞아 ‘2025 한복 문화주간 기념행사’에 참석해 한복 알리기에 참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한복은 이제 패션과 예술, 산업이 융합된 문화 콘텐츠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며 “세계가 주목하고 사랑하는 K-컬처의 중심에서 한복의 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내외 공식 무대에서 한복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널리 알리고 우리의 전통이 더욱 찬란히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기념행사 이후 열린 한복 패션쇼에서 한복 디자이너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한복 디자이너인 송혜미 대표는 김 여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복인’이라면 언제든지 세계에 한복을 알릴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실적인 마케팅에 대한 교육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한복을 입으면 자세와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데 한복이 가진 힘이 있는 것 같다”며 “K-컬처 핵심 자산인 한복이 현대인의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7년간 한복을 제작했다는 김남경 대표는 한복을 패션이 아니라고 보는 일부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한복 디자이너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 여사는 “K-컬처 핵심 자산인 한복이 현대인의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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