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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호 장편소설 「사랑이여, 영원히」

    중견 소설가 김양호가 ‘사랑이여,영원히.’(에듀북스)를 냈다. 76년 등단한 작가의 두번째 장편소설로서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죽음보다영원할 수 있는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을 담았다고 작가는 말한다. 1918년 경성,세 사람의 죽마고우가 각기 다른 길을 걷는다.경술국치로 자살한 조부 때문에 일제의 감시 하에 살아가는 조운선과 기생 출신으로 그를 사모하는 한채옥이란 여인의 사랑 이야기가 작품의 중심축을 이룬다.이 두 남녀의 사랑은 경성에서 시작하여 멀리 북만주,연해주까지 이어진다.남녀 주인공은 3·1운동과 만주독립군,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흑하참변 등 역사적사건의 물결에 휩쓸린다. 이 작품에 대해 소설가 박범신은 “한 여인의 사랑이 한 사내에 대한 정결하고도 절절한 사랑이면서 동시에 식민지 조국의 현실을 뒤바꾸기 위한 거대한 싸움의 일환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아름답고 의미있을 것인가”라면서“여주인공 채옥이 독립운동가 운선을 사랑하는 광휘로운 아름다움이 저 어두운 식민지 조국의 뒤안에서 빛을 뿜는다.사랑이 이쯤이어야 참사랑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고 있다. 김재영기자
  • 새롭게 단장한 SBS‘이홍렬쇼’

    역시 섣부른 시도는 위험한 것일까.5일부터 새 코너로 단장한 SBS ‘이홍렬쇼’(밤10시55분)를 보면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든다.새로 시작한 코너들은 따뜻하고 섬세한 연출이 특징인 그동안의 ‘이홍렬쇼’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4년간 장수해 온 요리토크 ‘쿠킹토크 참참참’만이 ‘이홍렬쇼’의 ‘맛’을 유지할 뿐이다. 5일 이홍렬쇼는 국내 최고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을 스타가 입고 출연하는‘패션토크’,머리깎고 새출발하는 젊은이들의 사연을 전하는 ‘제로세팅’을 새로 방송했다. ‘패션토크’를 위해 제작진은 50여명의 중견 디자이너를 섭외하고 출연자의 기호에 따라 디자이너를 배정했다.제작진의 철저한 준비성이 돋보이긴 했지만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패션으로 포장한 형식이어서 흥미가 떨어졌다. 첫 초대손님으로 나온 가수 김현정과 주영훈이 나눈 이야기는 가수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녹음실 귀신 이야기였다.다음 코너로 방송된 ‘여름특집삭발토크 제로세팅’과 함께 ‘이홍렬쇼’를 완전히 납량특집으로 만들어버렸다. ‘제로세팅’의 첫 삭발자는 25세의 강형록씨.록가수인 그는 그간의 활동부진을 씻고 새 출발을 다짐하며 방청객 앞에서 머리를 삭발했다.제작진은 삭발에 대한 찬반양론,삭발상상도,출연자 어머니의 격려와 사랑이 담긴 육성메시지,눈물 흘리는 방청객의 모습 등 다양한 화면을 보여줬다. 문제는 출연자의 삭발장면을 시청자들이 봐야 할 이유가 있는가다.방송 뒤SBS 게시판에 오른 ‘방송에서 삭발하는 장면은 보기가 거북스러웠다’‘삭발 장면은 끔직하고 혐오스럽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아니라도 “삭발한다고 달라지는 게 뭐 있죠?”라는 MC 이홍렬의 질문은 이 코너의 맹점을 그대로 반영한다.제작진은 앞으로 20∼25세의 사연있는 남녀를 출연시킬 예정이라는데 개인의 새로운 다짐을 방송에서 매주 방송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요리토크라는 새로운 형식을 정착시킨 ‘쿠킹토크 참참참’은 주방 분위기를 보다 현대적으로 바꿨다.초대손님은 ‘버거소녀’로 이름을 날리는 탤런트 양미라.제작진은 방송 중간중간 대사를 자막으로 처리하는 ‘정성’을 쏟았다.그러나 이 ‘정성’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부작용을가져왔다. 전경하기자 lark3@
  • 20년간 돌에 새긴‘인간 사랑’…조각가 한진섭씨 개인전

    조각가 한진섭(44)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두고 온 유년의 고향이 떠오른다.넉넉한 대지의 품에 안긴 듯 마음이 편해지고 은근한 생명의 온기가 전해진다.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해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하는 한진섭의 돌조각.그 조형언어의 핵심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인간’을 화두로 20여년동안 돌작업을 해온 그가 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6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한진섭의 조각세계는 인체상이 주를 이룬다.깎은 밤 같은 똑 떨어진 조각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토속적이고 질박한 아름다움을 중히 여긴다.때론 구체적인 형상이 생략돼 추상성을 띠기도 한다.이목구비를 익살스럽게 일그러뜨리거나 인체를 단순화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 작품들도 있다.비균제미(非均齊美)와 곡선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돌작품은 한국미의 원형과 통한다.우리의구상조각이 서구조형의 아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의 작업은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한진섭은 돌조각만을 고집한다.조각,그중에서도 특히 힘든 것이 돌조각이다.미술대학에서조차 ‘기피 장르’다.그렇기에 돌조각을 향한 그의 마음은 더욱 곡진한 데가 있다.그는 지난 81년 이탈리아 카라라로 유학을 떠나 10년동안 이웃 도시인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을 했다.피에트라산타는 미켈란젤로를비롯해 이사무 노구치, 세자르,포모도르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땀이 배어 있는 유서 깊은 대리석 조각의 본고장이다.그는 이곳에 머물며 조각에 쓰이는돌은 거의 다 만져봤다.미켈란젤로가 ‘피에타’‘다비드’‘모세’ 등을 만들 때 사용한 ‘대리석의 왕자’ 스타투아리오,대리석의 일종인 트라베리티노,카라라비양코 등이 그가 좋아하는 돌.반면 까만 색의 대리석인 네로 벨지움은 느낌이 차고 신경질적인 돌이라서 싫어한단다.한국돌로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나는 토종 대리석과 화강암의 일종인 마천석,상주석,청석,오석,포천석 등을 즐겨 쓴다.그는 “대리석 작품 서너개 만들 때 화강석 작품은 하나밖에 못만들지만 그래도 화강석은 서민적이어서 좋다”고 말한다. 한진섭은 이탈리아 카라라·파나노,프랑스 디녜 등 여러 국제조각심포지엄에서 입상했다.일본 하코네 미술관과 프랑스 대통령궁에 각각 ‘기다림’과‘우는 아이’란 작품을 남기는 등 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해외파’다.그런 만큼 서구적 조형어법에 익숙하다.이탈리아 유학시절 작품인 ‘엄마와아기’ 같은 작품에선 서양의 구성주의적 방법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며,‘소년좌상’은 아프리카 흑인조각의 영향이 뚜렷하다.그렇다고 해서 그가서구조형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그는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감각으로 풀어낸다. 작품 밑바닥에 흐르는 정신의 에센스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전통 서정이다.그의 작품에는 한국미술 특유의 여유와 해학,유머 등이 스며 있다.‘봉숙이’‘하품하는 아이’‘허수아비’ 같은 것들이 그 대표적인작품들이다. ‘꿈을 찾아서’란 작품은 비상하는 꿈의 나래를 형상화한 듯한조형물이 높다란 기둥 위에서 빙빙 돌아가도록 돼 있어 눈길을 끈다.이번 개인전에는 30여점이 출품된다. 그는 최근 들어 성(聖)미술품 제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강원도평창 대화성당에 있는 제대와 감실,성수대,십자고상 등이 그의 작품이다.특히 그가만든 눈·코 없는 마리아상은 퍽이나 파격적이다.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도 대화는 이제 예술적인 대화성당으로 더욱 이름을 얻고있다.그는 당분간 ‘미술과 종교의 만남’작업을 계속할 작정이다. 지난 95년 이래 경기도 안성의 작업실에 칩거하며 새로운 조각의 세계를 열어가고 한진섭.그는 거기서 돌과 대화하며 석조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돌은 정직합니다.정으로 한번 때리면 한번 때린 만큼의 효과가 날 뿐이죠.돌에도 음과 양이 있어요.그 음양의 조화를 살펴가며 돌을 다뤄야 합니다.돌과싸워서는 결코 이길 수가 없습니다”김종면기자 jmkim@
  • EBS, 3년간 각종 상 받은 다큐 5편 재방송

    방송사 중에서 자연다큐 프로그램은 EBS가 유독 강하다.지난 90년 개국 이후 자연다큐에 많은 정성을 쏟아왔고 박수용·이의호 PD 등 이 방면에 유명한 제작진이 포진해 있기도 하다.EBS가 공사창립을 맞아 지난 3년간 방송된자연다큐 중에서 시청자들의 재방 요청이 많고 이런저런 상들을 수상한 다큐5편을 5일부터 매일 한 편씩 다시 방송한다. ‘물총새 부부의 여름나기’(5일 오후 8시·사진 위)는 ‘자연다큐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박수용 PD의 97년 작품.그 해 한국방송 프로듀서 작품상을받았다. 물총새는 한국의 여름철새로 깨끗한 숲속의 물가에서만 산다.물고기와 양서류 등을 먹고 사는 특이한 식성,화려한 색상에 참새만한 크기 등이 열대 조류로 착각될 정도다.박PD는 부부간,부모와 자식간의 애틋한 사랑이 새에게도 있음을 보여준다.물총새 암수 한쌍이 처음 만나 부부가 되고,깊이 1m의 토굴에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모든 과정이 담겨져 있다. ‘생명의 터,논’(6일 오후 8시)은 카메듀서(카메라맨과 PD의 합성어)인 이의호 PD의 99년작으로 그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지구환경영상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등을 받았다. 국토의 13.5%를 차지하는 논이 단지 쌀 생산을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생물들이 나름대로 생존전략을 펼치며 살아가는 중요한 서식지라는 점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로 나눠 밀도있게 포착,‘소우주’로서의 논을 아름답게담아냈다. ‘야생의 시베리아 호랑이 생포기’(8일 오후 8시·사진 아래)는 98년 8월방송돼 99년 각종 방송관련 상을 휩쓸었다.하나의 생명에 집착하는 박수용PD의 다큐정신이 그대로 녹아있다. 이 프로는 시베리아 타이가지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야생 시베리아 호랑이의 추적과정을 기록했다.한정된 식량과 혹독한 추위 속에서 호랑이와 머리싸움을 하며 스키와 도보로 450㎞를 추적,생포한 장면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외 우리나라 포유류 중 유일하게 하늘을 날 수 있는 천연기념물 328호 하늘다람쥐의 짝짓기와 새끼를 기르는 과정을 담은 ‘하늘다람쥐의 숲’(7일오후 8시),한반도 연안에 서식하는 고래를 추적한 ‘한국의 고래를 찾아서’(9일 오후 8시)등이 준비됐다. 전경하기자 lark3@
  • ‘마농 레스코’ 초여름 밤 수놓는다

    몰락한 집안의 어여쁜 처녀 마농 레스코.수녀가 되고자 수도원으로 향하는길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데그뤼)과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그는 가난하고도 평범한 남자.사랑의 기쁨은 잠시뿐 그녀앞엔 늙고 부유한 호색한(제론테)이 나타나 유혹한다.탐욕에 눈멀어 옛사랑을 버리지만…. 푸치니 오페라 ‘마농 레스코’가 6월8-1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지난12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오페라단이 새출발 기념으로 야심차게 고른 첫 오페라다. 참사랑과 세속적 탐욕 앞에서 방황하는 한 여인의 비극적 말로를 그린 ‘마농 레스코’는 ‘라보엠’‘나비부인’으로 유명한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적출세작. ‘마농 레스코’국내공연은 이번이 겨우 세번째다.시종 초고음을 넘나들며격정적 감정을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소프라노들에겐 여러모로 잔인한 작품이다.28세에 마농 레스코를 초연하고 32년만에 역을 맡은 이규도(이화여대 음대교수)는 “20대때 뭘 믿고 이런 엄청난 작품을 맡았는지 겁도 없었다”며 이번엔 인생의 나이테가 읽혀지는 성숙한 무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상대 배역인 데그뤼역은 테너 김영환이 맡았다.대사 전체가 그대로 아름다운 선율처럼 되어있어 테너에겐 까다로우면서도 더없이 욕심나는 작품이다. ‘마농 레스코’는 프랑스 작가 아베 프레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프랑스 작곡가 쥴 마스네가 5년 먼저 발표해 성공을 거둔 ‘마농’도 같은소재를 썼지만 줄거리나 인물성격 등은 서로 판이하다.푸치니가 1893년 이작품을 초연했을때 20여차례나 커튼콜을 받았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마농 레스코가 죽음을 앞두고 부르는 아리아 ‘홀로 남겨진 나’는 가슴 절절하다.이번 오페라의 상징적 컬러는 화려하고도 허황된 느낌의 파랑.파랑색 옷을 입고온 여성고객에겐 티켓값을 10% 깎아준다. 모두 4막으로 2시간동안 원어 공연되며 한글로 자막 처리한다. 마농 레스코역엔 김향란(국민대 음대교수),김은주가 더블캐스팅 됐으며 상대역인 데그뤼역은 테너 이현,이동현씨가 함께 한다.최승한씨 지휘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이번무대는 국립오페라단의 ‘홀로서기’를 기약하는 뜻깊은 자리기도 하다.두달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을 떠나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상주단체로 새둥지를 마련하고 후원회를 조직하는 등 의욕적 발걸음을 내디뎠다.9월 중순부터는 예술의전당에서 ‘피가로의 결혼’,‘시집가는 날’ 등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마농 레스코’공연일정은 6월8-9일 오후7시30분,10일 오후3시,7시,일요일인 11일은 오후4시이다.(02)586-5282 허윤주기자 rara@. [인터뷰] 마농 레스코 연출자 이소영씨. “마농 레스코는 분명 허영기 있는 여자지만 미워할 수 만은 없는 성격입니다.모든 여자들 마음 한켠에 이런 진짜 모습이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요”‘마농 레스코’의 연출을 맡은 이소영씨는 국내 유일의 여성오페라 연출자. 이 바닥에서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신예다.이탈리아에서 8년 동안꼬박 오페라연출 수업을 받고 92년 한국에 돌아와 조감독 등을 거치며 차곡차곡 현장경험을 쌓았다. 98년 예술의전당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라보엠’전석매진 기록을 세우는 등매서운 실력으로 한국 오페라 연출사를 새로 쓰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재단독립후 처음 선보이는 무대이기 때문에 더 잘 해야겠다는 부담이 내심 크다.예산도 빠듯해서 화려한 무대장치를 어떻게 소화해 낼지도 마음이 분주하다.하지만 예전의 서류,절차문제등 구조적 제약이 많이없어져서 차라리 홀가분하다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무대장치,소품은 과감히 생략하고 시각적 이미지를 살리는데 주력하겠다”는 연출전략을 세우고 있다. 원로 성악가 황영금씨(연세대 명예교수)의 딸이기도 한 그녀는 연세대에서성악을 전공하다 교환학생으로 간 미국에서 진로를 바꿨다.연세대 시절부터성악보다는 극예술연구회,사진반등을 기웃거리는 등 연출자의 싹을 보였다. “저는 연출을 하며 오페라 작곡가와 마음의 대화를 나눕니다.그들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뭘까 늘 고민해요.푸치니가 와서 ‘마농 레스코’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 긴장되네요”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마다 일에 대한 못말리는 사랑이 묻어났다.올해로 서른 여덟.여태 결혼을 미룬 것도 그 열정탓일까. [허윤
  • 어린이·청소년 책세상

    각계 유명인사 13명이 어린이들에게 자신들의 성장과정을 소개하며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 나왔다.‘어린이 성공시대’(김영사). 소를 연구하고 싶어 수의학과를 택하고 최초의 복제 젖소 ‘영롱이’를 만든 서울대 황우석교수,여성 차별의 벽을 뚫고 국내 최초의 여자 경찰서장이 된 김강자총경,어려서 아버지를 여의어 내성적이었던 성격을 180도 개조한 개그우먼 김미화,도전정신을 잃지 않은 탐험가 허영호씨….직업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정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그분야에서 최고가 된 것. 모두가 우등생이었던 것만은 아니다.‘새 박사’로 알려진 윤무부 경희대 교수의 초등학교 성적표에는 ‘양’이 가장 많았다.대신 동물을 기르며 애정을 키워갔다.동네 개 17마리를 바다에 헤엄시켜 벼룩으로부터 해방시키기도 했다.주위의 권유를 뿌리치고 생물학과에 진학했다.건빵으로 점심을 때우며 새를 쫓아다닌 열성이 오늘의 권위자를 만들었다. 이 책은 동원육영재단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명사초청특강을 묶어낸 것.김재철 재단 이사장은 “지금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 패기있게 도전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 “무조건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타고난 소질을 살리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공부하도록해줘야 한다‘고 학부모들에게 당부한다.한편 독후감 등을 재단 홈페이지(www.dongwonedu.or.kr)에 올리면 책을 한 권 더 받을 수 있다.값 6,900원. 김주혁기자. ■풀코스 짚문화 여행(인병선 지음) 우리 조상들이 곡식을 재배하고 생활에필요한 여러 도구를 만들면서 발전해온 농경문화의 발자취를 보여준다.현암사 8,500원. ■우리 아빠(톤 텔레헨 지음) 네덜란드의 독보적 동화작가가 아이들 눈에만보이고,아이들이 원하는 아빠의 모습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들을 시적으로 엮었다.비룡소 7,500원. ■누가 아기 석가모니로 태어났을까. 미래에 오는 미륵불(하종오 지음) 석가모니와 미륵불 이야기를 쉽게 풀어쓴 불경동화.이웃 사랑을 일깨운다.문학동네 각권 7,500원. ■햄,뭐라나 하는 쥐(이금이 지음) 아이들의 삶과 현실의문제를 그린 동화집.할아버지가 햄스터를 키우는 손녀딸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푸른책들 6,000원. ■나의 비밀 일기장(문선 등 지음)생 카로에서 온 승요(정재광 등 지음) 제8회 MBC창작동화대상 장·단편 수상작품집.금성출판사 각권 6,500원. ■환경이 욱신욱신(니콜라 바버 지음)쨍하고 핵뜰날(펠릭스 피라니 지음) ‘앗,문화가 보인다’와 ‘앗,이렇게 새로운 과학이’ 시리즈의 2,4권.김영사각권 3,900원. ■어린 왕자(생텍쥐페리 지음)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깔끔한 새 번역과 새 장정으로 꾸몄다.비룡소 7,000원.
  • 김정권감독의 ‘동감’ 오늘 개봉

    79학번 대학생 소은(김하늘)은 짝사랑하는 운동권 선배 동희(박용우)를 좇아다니다 얼떨결에 고물 무선기 한대를 손에 넣는다. 개기월식이 일어나던 어느날 밤,2000년을 살고 있는 대학생 인(유지태)과 교신을 주고받게 되는 것도 아마추어 무선통신을 통해서다.서로가 21년이나 떨어진 다른 시간대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을 두사람이 알 리가 없다. 소은의 첫사랑 동희는 70년대 군부독재의 암울한 시대를 힘겹게 고뇌하며 살아간다.최루탄이 난무하는 교정에서 데모를 하다 다리를 다친 그가 입원한곳은 하필이면 소은의 단짝친구 선미(김민주)가 있는 병실 아래층.날마다 무선통신으로 소식을 교환하던 소은은 ‘미래소년’ 인이 동희와 선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거스를 수 없는 운명앞에 조용히 사랑의 끈을 놓는다. 김정권 감독이 만든 영화 ‘동감’은 전혀 딴세상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엇갈리는 시간,엇갈리는 만남이 영화가시작되면서부터 내내 관객을 마음떨리게 한다. 무선통신을 매개로 20년이란 세월의간극을 고민없이 들락거리는 ‘장난기’는 관객이 좋아할 청춘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빌렸다. 운명처럼 마주친 첫사랑에 가슴뛰고 헛되이 끝나버린 그 사랑에 안타까워하는 이야기 소재 역시 그렇고 그런 통속 멜로물로 떨어질 위험부담이 다분하다.몸부림을 쳐도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감상적일 수밖에없는 회귀본능에 영화는 지나치게 기대려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관객을 ‘동감’하게 만드는 힘은 딴 데 있다.무엇보다,아련한 첫사랑의 꿈을 돌려준다며 신파조의 어거지 눈물을 찍어내게 강요하거나 하진 않는다.잡음 지직대는 무선기는 아날로그 시대의 사랑이야기를 향수하려는 디지털 시대의 관객들에게 ‘낯선’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제격이다. 서울예대 동문인 감독과 시나리오를 쓴 장진 감독의 호흡이 맞아떨어졌다.작위적 이야기 구도가 늘어진다 싶으면 이내 코믹한 각본이 긴장을 일깨우는겨자소스로 끼어든다.김하늘은 청순하면서도 잔잔한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아주 모처럼만에 잘 소화해냈다.27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李姬鎬여사 소록도병원 ‘발걸음’ 대통령부인으론 처음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는 25일 한센병(나병) 치료병원이 설립된지 84년 만에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천형(天刑)의 섬' 소록도를 찾아 한센병 환자들을 위로하고 의사·간호사 등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여사는 국립소록도병원 후생복지관에서 연설을 통해 “한센병을 앓으신분들은 사회의 몰이해와 냉대 속에서 정든 고향산천,부모형제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등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며 “그러나 여러분의 좌절하지 않은 노력 덕분에 이곳 소록도는 희망의 땅으로 거듭났으며 외로움의 땅이 아닌 축복의 땅이 됐다”고 위로했다. 또 “어렵고 힘든 여건 속에서 진료는 물론이고 환자들의 손과 발이 돼 함께 사는 병원 직원 여러분과 평생을 이국땅에서 봉사하고 계신 마리안느 수녀님께 존경을 드린다”면서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여사의 연설도중 참석한 300여명의 환자들은 여러차례 박수를 보냈으며나이든 일부 환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이어 이여사는 병동으로 이동,‘모든 소록도 가족에게 믿음소망 사랑이 충만하길 기원하며’라고 방명록에 서명한 뒤 환자들을 돌아봤다. 청와대측은 이여사가 환자들이 보낸 방문 요청 편지를 직접 읽고 결심했다고 방문배경을 설명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사설] 가정윤리 붕괴는 사회위기다

    가정이 해체되고 가족윤리가 무너지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나 요즘 드러나고 있는 사례는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가정의 달이 무색할 정도로날마다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는 자녀학대와 부부폭력 등은 가정의 의미를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가정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전하고 국가가 안정된다는 점에서 가정해체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위기현상이다. 최근 보도된 사건만으로도 가정의 위태로운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선천성 심장병을 앓던 7살 여아가 30대 계모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다 계단에서 굴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한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주었다.더욱이 인공심장기로 생명을 유지해온 여아가 치료는커녕 거액의 보험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보험금을 노린 의도적인 학대살인 혐의를받고 있다. 주벽이 심한 아버지로부터 하루가 멀게 야구 방망이로 맞아 정신분열증에걸린 10세 어린이,가정파산으로 어머니마저 가출해 고아가 된 자녀들,남편의폭력을 참다 못해 흉기로 살해한 주부 등 가정이 반인륜적인 사건들로 인해깊게 병들어 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50만명의 어린이가 학대받고 있는 현실은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급속한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기존의 가정윤리가 퇴색하고 구성원간에 개인주의가 우선해 가정이 해체되는 것은 시대조류라 하겠다.우리 사회가 외환위기를 겪은 뒤 파탄가정이 급속히 늘어나고 가족간 애정보다 경제논리가 우선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핵가족에서는 갈등을 조정하는 기능도 약해 한번 금이 가면 유대관계를 회복할 수 없게 마련이다. 우리 사회는 가족간의 유대로 역경을 딛고 위기를 넘기는 전통을 자랑한다. ‘집안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된다’(家和萬事成)는 전래의 미덕은 오늘날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가정문제는 도덕과 윤리로 해결해야지 가정범죄처벌법 등 법에 의존할 문제가 아니다.어려울수록 서로 참고 부부간의 애정,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자녀간 형제애로 풀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사회적으로도 가정윤리되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제도적인 가정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산업화의 물질적 풍요로움은 정신적 공허감을 보상하지 못한다.힘들고 외롭고 아플 때 우리는 가정으로 돌아가 위로를 받고 힘을 키운다.그곳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마침 오늘부터 가정폭력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열려 대응책을 논의한다.일주일 남은 가정의 달에 우리 모두가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 생각하고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가정에서의 자신의 역할을돌이켜보자.
  • SBS 새 수목드라마 ‘팝콘’ 가볍게 즐기는 사랑이야기

    새콤달콤한 사랑이야기가 밝고 화려한 화면에 펼쳐지는 드라마.기존 트렌디드라마보다 훨씬 가벼운 터치의 드라마가 다시 찾아온다. SBS가 24일부터 시작하는 수목드라마 ‘팝콘’이다. ‘팝콘’은 매년 이맘때 방송됐던 SBS의 ‘미스터Q’(98년),‘토마토’(99년)의 명맥을 고스란히 이어온다.가장 큰 이유는 두 드라마를 만들었던 작가이희명과 장기홍 PD가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드라마속 이야기야 다를지 몰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똑같다. ‘미스터Q’에서는 속옷 디자인 회사,‘토마토’는 숙녀화 회사 등 다소 감각적으로 TV화면에 담겨질 수 있는 직장이 무대가 됐다.‘팝콘’은 웨딩기획사가 배경이다.따라서 결혼시즌을 맞아 젊은이들의 다양한 결혼모습이 볼거리로 등장할 예정이다. ‘팝콘’의 주인공은 웨딩기획사 직원 현수(김규리)와 웨딩 사진사인 영훈(송승헌).현수는 언젠가 멋진 사랑이 자신 앞에 나타날 것을 믿고 있고 그래서 더욱 남들의 행복한 결혼을 도와주는 것에 만족하며 산다.영훈은 속으로는 부드럽지만 겉보기에는 퉁명스러운 스타일이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서로에게 별 호감을 느끼지 못하고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된다.여기에 권해효가 웨딩기획사 차장,양미라가 웨딩기획사 직원,박광정이 웨딩숍 실장으로 나와 극의 분위기를 코믹스럽게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에 희학적으로 그려지는 주변인물은 기존 드라마와 똑같다. 방송가의 관심은 ‘팝콘’이 그전 드라마의 영광을 얼마만큼 재현해 내는가다.‘미스터Q’에서는 4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악역을 연기했던 송윤아는 완전히 ‘떴고’ 조연으로 나왔던 박광정,권해효 등도 CF나들이에 나설 정도였다.‘토마토’는 방송담당 기자들이 뽑은 지난해 ‘최악의 프로’였지만 시청률 30%를 넘어섰고 남자주인공 김석윤은 스타덤에 올랐다. “팝콘은 옆에 있으면 끝까지 먹게 된다”는 것이 드라마 제목에 대한 제작진의 설명.바쁜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이 부담없이 보기에는 적당한 드라마인셈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외언내언] 대중가요의 수준

    건전해야할 대중가요가 날로 저속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부담없이듣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대중가요다.그런데 최근 일부 대중가요의 내용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저속어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강지원)는 17일 ‘DJ DOC’(디제이 덕)의 5집 앨범이 남녀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와 저속한 표현을 사용한 것을 이유로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규정, 미성년자에 대한 판매를 금지시켰다. 또한 서울 강남 경찰서장과 경찰간부 21명은 DJ DOC 멤버 이근배씨와 앨범제작회사 (주)새한을 상대로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이들을 명예훼손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3인조 인기그룹인 ‘DJ DOC’은 새앨범에서 경찰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와 원색적인 욕설을 담고 있다 한다.경찰이 배포금지가처분신청과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은 경찰청장 등이 모인 간부회의에서 ‘DJ DOC’프로덕션의 소재지역을 관할하는 강남경찰서가 대표로 고소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것봐, 포졸이! 내 말좀 들어봐!…새가 날아든다 웬갖 짭새가 날아든다.… 문제야 문제, X같은 짭새와 꼰대가 문제.민중의 지팡이, 흥 X까다.” 국가공권력을 온갖 욕설과 비속어로 조롱하고 있는 이 가사는 창작의 자유를 넘어선 방종과 만용이다.이런 노래를 불러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남기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더구나 ‘DJDOC’멤버들이 음주운전과 뺑소니 혐의 등으로 수차례 경찰에 불려온 것에 앙심을 품고 사사로운 감정을 노래에담아 공권력을 모욕했다면 더욱 용납되기 어렵다. 지난 총선때 대중가요 ‘바꿔 바꿔’가 시대정신으로 부상하면서 정치변혁의 큰 역할을 하였듯이, 비록 쉽게 부르고 쉽게 잊혀지는 대중가요일망정 시대정신과 대중의 정서를 담는 것이 바른 자세이다. 선대들은 그렇지 않았다.한말 판소리 ‘새타령’의 가사를 살펴보자. “남원산성 올라가 이화문전 바라보니/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떴다/보아라 종달새 이산으로 가며 쑥국쑥국 저산으로 가며 쑥국쑥국/어야허 어이야 디야허 등가 내사랑이라” 여기서 말하는 ‘남한산성’은 남원의 지명이아니라 ‘남은(餘) 산성(山城)’곧 일제가 지배하지 못한 의병의 주둔지를 말하고, ‘이화문전(梨花門殿)’은 이왕문전(李王門殿)의 뜻으로 조선왕조를 지칭한다.수진이(사냥매) 날진이(야생매) 해동청(海東淸) 보라매는 모두 한국의 전통적 사냥매를 일컫는것으로서 여기서는 의병을 가리킨다. ‘종달새’는 백성(민중)을, ‘쑥국’은 수국(守國) 즉 나라를 지키자는 뜻이고, ‘어야허’는 호국신을, ‘등가(登歌)’는 궁중의 종묘악으로 국태민안을 축원하는 아악을 말한다. 무엇을 의미하는 가사인지 짐작할 것이다.선대들은 이렇듯 판소리 가사 하나에도 애국충정을 담았던 것이다. 金三雄 주필 kimsu@
  • 지리산 바래봉 철쭉, 만산 紅花… 능선 따라 선연한’불꽃’

    그 모양이 바리때(스님의 밥그릇)를 엎어놓은 듯해 이름붙여졌다는 지리산바래봉(1,165m).만복대∼세걸산∼덕두봉으로 힘차게 이어달리던 지리산의 서북능선이 마침표를 찍는 자리인 이곳 바래봉에서 백두대간의 철쭉 북행이 시작된다. 전북 남원시 운봉면 뒤편 야트막한 구릉에 자리잡은 국립종축원 남원지원. 구제역으로 소와 양,염소들이 축사에 묶여있어 목초지를 뛰노는 이들의 모습을 구경할 수는 없었다. 뭐 이런 산길이 다 있나 싶을 정도인 목장로를 5월 땡볕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올랐더니 키가 2m는 족히 될법한 철쭉들이 등산객을 맞는다. “잡목들 사이에서 생명을 유지하려 웃자라서 그런 거예요.15년전만 해도 이길조차 철쭉 천지였는데…” 등산객 강일영(49·서울 종로구)씨는 끝없이 이어진 상춘객들을 돌아보며 연신 혀를 찬다.사람의 손길을 타 산허리춤과 8부능선 위에서야 철쭉의 자생군락지와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1시간쯤 올랐을까.”더럽게 재미없네”소리가 절로 나오는 목장로를 터벅터벅걷다 뒤를 돌아본다.운봉마을과 지리의 마지막 족적(足跡)이 한눈에 들어온다.돌연 눈옆을 스치는 조인(鳥人).결코 거칠다 싶지 않은 바람을 안고서 패러글라이더는 한마리 새처럼 길을 따라 오르는 등산객을 한껏 조롱한다.길섶을 계속 장식하는 철쭉덤불을 무시한 채 30분쯤 오르니 정상.맞은 편 천왕봉봉우리를 시작으로 노고단,반야봉등 활달하게 내달리는 지리의 연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시원함,장쾌함은 잘 알려진 지리 종주능선에서와는 또다른맛을 안겨준다. 정상아래 잘 가꾸어진 초지도 일품.뉴질랜드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구릉마다 푸른 빛이 이어진다. 쭉쭉 뻗은 침엽수림 아래 팔을 베고 누우니 구름이 인사를 건넨다.능선 저쪽은 푸른 초원,이쪽은 철쭉.그러나 심한 가뭄과 냉해현상 탓에 꽃몽우리조차 터뜨리지 못한 철쭉들은 길손들의 가슴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든다. 실망감에 젖어 팔랑치 쪽으로 하산길을 재촉하는데 “오메,산불 나부렀네”하는 탄성이 이어진다.여기가 진짜. 정상에서 팔랑치까지 1.5㎞ 능선이 온통 철쭉군락을 이루고 산에 불이라도낼듯 제색깔을 뽐내느라 열심이다.몇년전만까지만 해도 정상부근까지 방목했던 면양의 분뇨와 초지 조성에 들어간 자양분이 이처럼 장대한 '철쭉 교향곡'을 낳았다. 이곳 철쭉은 꽃이 붉은데다 잎이 작아 한반도 여느 철쭉보다 화사한 맛이 그만이다.백두대간 철쭉은 이곳 바래봉에서 시작해 노고단,천왕봉으로 옮겨붙어 덕유산으로 소백산으로 이어지다 정선 두위봉에서 화려한 마침표를 찍는다. 글·사진 남원 임병선기자 bsnim@. *산행 발길 부르는 '철쭉물결'. 바야흐로 철쭉의 계절.새롭게 각광받는 정선 두위봉(1,466m)과 강진 흑석산(650m),가평 연인산(1,068m)을 소개한다. □두위봉 산의 서쪽과 북쪽,동쪽을 에두르는 태백선의 함백,자미원 그리고증산역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함백마을에서 시작해 단곡계곡∼감로샘∼아라리고개∼철쭉군락을 거쳐 정상에 오른 뒤 살아서도 천년,죽어서도 천년을 썩지 않는다는 커다란 주목나무 두그루를 둘러본 뒤 도사곡으로 하산하는 5시간 코스가 인기다.6월초가 되어야 철쭉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단종 유폐지인 청령포와 단종묘인 장릉,고씨동굴과 온달성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0373)578-3084 □흑석산 설악산 공룡능선을 뺨치는 암릉의 풍치와 함께 철쭉이 흐드러지게피어나는,몇 안되는 자생군락지의 하나.멀리 무등산과 다도해를 조망할 수있는 독특한 매력도 지녔다.강진군 성전면의 제천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 관목숲이 우거진 별매산을 올라 기암괴석이 멋들어진 가학산을 거쳐 흑석산 정상에 오른다.가래재로 가는 길에 철쭉군락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즐길 수도있다.(0634)32-8642 □연인산 이름도 없던 산에 2년전 가평군 지명위원회가 '연인들의 사랑이이루어지는 곳’이란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산허리를 휘감으며 수백만평 규모로 피어있는 철쭉이 볼만하다. 37번국도로 가평까지 가서 363번 지방도를 타고 북면 목동리를 거쳐 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가평읍에서 하루 4번밖에 없는 백둔리행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백둔자연학교에서 시작해 깊은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올랐다가 장수능선으로내려오는 코스가 무난하다.승안리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용추구곡이 숨겨져있어 계곡과 철쭉을 함께 즐길 수 있다.(0356)582-0088 *지리산 바래봉 철쭉 가는길. □가는 길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익산IC를 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남원을 지나 24번 국도로 운봉읍에 이르는데 4시간여가 족히 걸린다. ▲대중교통 남원에서 운봉까지 직행버스를 이용하고 이도 저도 귀찮고 당일산행을 계획했다면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조심 등산로 초입의 운봉중학교부터 줄을 서야 진입할 수 있다.산길이 좁고 철쭉덤불이 우거져 양보 산행을 해야 한다.따라서 주말은 결단코 피하는것이 철쭉의 묘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길.입장료 1,000원. □이런 재미도 하운부에 이르는 하산길은 가파르기 그지 없어 발목부상을 조심해야 한다.상대적으로 사람의 손길을 적게 타 계곡이 깊고 시원하다.1시간만 위로 오르면 뱀사골 초입이고 잘 정비된 민박촌이 길손을 맞는다.
  • 영원히 이어가는 사제의 정 2題

    ◆서울대사대 퇴임스승 모시고 사은행사. “선생님,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앞으로 더 건강하세요” “아니,자네도 흰머리가 났구먼 그래” 스승의 날인 15일 낮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교수회관에서는 전·현직교수와 학생 등 ‘삼대’(三代)가 함께 하는 행사가 열렸다.현 사범대 교수들이 정년 퇴임한 옛 스승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데 이어 학생들이 현교수들에게 카네이션을 증정했다. 교편을 놓은 옛 스승은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장년의 제자들이 자신과 같은길을 걷는 것이 자랑스러운 듯 만면에 웃음을 띄었다.20대 초반의 젊은 학생들은 평소 근엄했던 교수들이 옛 스승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행사 제목은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모임’.중국 고사에서 비롯된 말로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기능적 관계가 아니라 인생여정을 함께 하는 사이라는 뜻으로 붙였다. 조창섭(曺昌燮) 사범대학장은 “공교육의 정상화는 참된 교사를 양성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면서 “대학에서 맺은 사제관계가 교육현장의 사제관계와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외국어대 10년이어온 전통 사제 정 '듬뿍'. “한달 뒤 오늘에는 내가 자네들 가슴에다 카네이션을 달아줌세”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 교수들은 총학생회관에서 꽃다발을 한아름 받은 뒤 하루 종일 제자들에게 흐뭇한 미소를보내며 강의를 했다. 외국어대가 6월15일을 ‘제자의 날’로 정해 오붓한 사제(師弟)간의 만남을주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1년.올해로 10년째다.총장을 지낸 행정학과 김인철 학과장과 안병만 교수 등의 제안으로 출발한 ‘제자의 날’은 이제 전체 교수들이 동참해 사랑이 가득한 이벤트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 행사 계획도 확정돼 학과마다 얘기꽃이 한창이다.교수들은 “주머니를털어 전공 서적,사탕바구니 등 선물을 생각해 놓았다”고 자랑한다.또 하루만이라도 학생들과 가슴을 활짝 열어놓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서로 얼마나알고 있나’라는 퀴즈 프로그램도 마련했다.학생들의 취미나 생일, 특기 등 개인 신상에 대해 묻고 대답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제자의 날’에 참석한 한 외국인 교수는 “고국에 돌아가는 대로똑같은 행사를 동료 교수들에게 제안하겠다”고 약속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참가족’일깨우는 책 ‘봇물’

    5월은 가정의 달.가족들이 단란한 시간을 함께하려고 여느 때보다 한층 더노력하는 달이다.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도타운 정을 나누기도 한다.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가는데는 다른 사람의 경험도 큰 보탬이 된다.그래서인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신간들이 이달 들어 풍성하게 나왔다. ‘가시고기 아빠 장종수씨 그리고 한결이와 새힘이 이야기’(예림당,값 5,000원)는 부인 없이도 5년째 두 아이를 밝게 키워가는 저자 가족의 애환을 그렸다.알을 낳자마자 떠나버리는 어미를 대신해 자신의 살까지 내어주는 아비가시고기를 닮았다. 그는 왼쪽 팔이 성치 않다.부인은 사이비종교에 빠져 큰 빚만 남긴 채 사라졌다.야간 간병일과 구연동화가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간다.물질적으론 항상부족해도 아이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려고 애쓴다.‘일요일은 일단 웃는 날’을 위시해 일주일 내내 웃도록 웃음달력을 만드는 등 유머를 즐긴다.도시락을 쌀 때나 집을 비울 때 짧지만 사랑이 담긴 쪽지편지를전한다.매일밤아이들을 품고 동화를 읽어준다.방송국 주최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정도로 수준급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엄마 찾아 3만리’ 독후감 숙제를 받아와서는 “왜하필 그 책이냐”며 펑펑 울 때,위험한 놀이를 계속하는 딸에게 신문지 몽둥이로 매를 가할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대화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98년에는 ‘올해의 좋은 아버지상’을 탔다. 어린이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맑게 자랄 수 있고,부모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던진다. ‘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돌베개,값 8,000원)는 늦깎이아빠 이강옥 교수(영남대 국어교육과)가 첫 아이를 홀로 키운 육아에세이다. 부인의 유학으로 젖먹이 때부터 세살 무렵까지 한시적이기는 했다.그러나그간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밤마다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동안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진정 화를 내본 적이 없단다.아이 업고 젖병 들고제자의 결혼식에참석하기도 했다.그러는 사이에 “내 빈약한 젖꼭지에서도젖이 흘러내리는 듯”할 정도로 모성이 무르익어갔다. 저자는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니라 아빠의 행복한 권리라고 단호하게 말한다.아이가 자신을 키우는 또다른 ‘아이’를 넉넉하고 참을성 있는 어른이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뜨란,박지민 옮김,값 7,000원)는 중국 인민일보 사진기자 지아오보(焦波)가 60여년 동안 해로한 80대 노부모의 최근 20년간 모습을 꾸밈없이 촬영한 사진과 100년에 걸친 가족사,산동지방 산촌의 정감어린 삶의 풍경에 대한 추억을 담은 사진산문집이다.험난한 세월을 이겨낸부모세대의 강인한 의지와 가족을 위한 희생이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엄마 아빠,사랑해요’(씨앗가게,값 6,000원)는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대화를 통해 직접 글을 쓰고 초상화와 삽화도 그려넣은 부모님 전기다.저자 서성원 교사(상천초등학교)는 이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나침반출판사는 아들과 딸의 인생을 잡아줄 지침서인 아버지 학교 시리즈 1,2권을 냈다.마이클 패리스 지음,값6,000원김주혁기자 jhkm@
  • 가수 유익종 ‘겹경사’

    가수 유익종이 겹경사를 맞았다. 지난 1일부터 KBS-2라디오(수도권 AM 603㎒)의 노유정과 함께 ‘뮤직카페’(매일 오후4시10∼5시55분)를 진행하는 데 이어 4일부터 14일까지는 덕수궁옆 제일화재세실극장에서 라이브 공연 300회를 돌파하는 ‘춘자야(春者夜)’를 열게 된 것.(02)3272-2334. 유익종은,‘뮤직카페’가 MBC ‘이종환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와 필적하고자 선택한 회심의 카드.김중진PD는 “물흐르듯 잔잔한 목소리와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는 소박한 말솜씨를 지녔고 현재 활동중인 가수가운데 주부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한다. 특히 오는 5일 오후3시 공연에서는 라이브 300회를 돌파하게 된다.이를 축하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의 이름값에 부응하기 위해서인지 게스트 면면도화려하다.권진원 김세환 김장훈 동물원 박강성 박상민 박학기 안치환 유리상자 유열 이정선 이치현 임지훈 장철웅 장필순 채은옥 한동준 등. 지난 74년 듀엣 ‘그린 빈즈’를 시작으로 트리오 ‘유리박’멤버를 거쳐 83년 이주호와 ‘해바라기’를 결성,‘모두가 사랑이에요’‘내 마음의 보석상자’등을 히트시켰다.85년 솔로로 독립,‘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이연’‘차창에 흐르는 이별’‘반추’‘그리움’등 인기곡을 선보였고 가수활동 25년째를 맞아 지난해 8월에는 ‘사랑은 외로움이니’‘사랑의 나그네’‘그대 가는 길’‘떠나버린 시간들’등 히트하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즐기고아끼던 노래 15곡으로 ‘워스트 앨범’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는 30·40대 주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춘자’라는 이름의관객에게 사랑이 담긴 장미꽃을 선사하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 8년만에 돌아온 ‘해바라기’

    꼭 8년만이다. 지난 92년 6집 앨범으로 ‘너를 사랑해’와 ‘사랑의 편지’를 들려준 이후소식이 끊긴 듀엣 해바라기가 새봄과 함께 7집을 냈다.창단 멤버 이주호가새 멤버 강성운을 짝을 이뤄 얼굴을 내비친다. 아울러 오는 29일부터 5월9일까지 문화일보홀에서 ‘사랑으로 하나되어’란제목의 라이브 콘서트를 연다.(02)766-6929. 70년대 후반 명동 가톨릭회관의 해바라기홀에서 대학생들의 음악회를 주관한노래팀 가운데 원조 격인 해바라기는 82년 팀을 결성한 뒤 꾸준한 활동으로포크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모두가 사랑이에요’‘행복을 주는 사람’‘내 마음의 보석상자’‘사랑으로’등 주옥같은 노랫말과 서정적인 화음은 80년대 이후 쇠퇴의 길에 들어선포크계를 버팀목처럼 지켜왔다. 그러나 세월 탓인지는 몰라도 해바라기 멤버들은 앨범 몇장 내고는 헤어지는악순환을 거듭했다. 이주호를 제외하고 유익종부터 이광준 심명기 등이 물갈이되며 아픔을 겪었다. 7집에는 새천년의 희구와 현실참여 의지를 담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음악내적으로는 스케일이 커졌다.블루스 요소를 가미한 것이나 화려한 비트를 보태는 등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미국의 록 뮤지션 닐 영을 닮은 듯한 ‘그런 날은 없어’에선 이주호가 블루스 내음이 진동하는 스케일 큰 포크록을 들려주고,너무 잔잔하다는 이유로외면받은 기억을 의식한 듯 빠른 비트에 담은 ‘지나가는 바람’은 철학적인가사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 [대한광장] ‘은행나무’에서 ‘주유소’까지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람의 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과학으로 입증된 바이지만 구태여 복잡한 실험과 관찰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상식으로 쉽게 알 수 있다.육식동물이 체구에 관계없이 포악하고 날카로운 기질인데 반하여 초식동물은 아무리 덩치가 커도 유순하고 느릿하다. 예전에 견주어 요즘 젊은이들이 조급하고 난폭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갑자기 늘어난 육류소비의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식생활의 영향 못지않게,아니 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말하자면보이지 않는 음식이라고 할 문화적 환경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우리 영화 한 편을 보았다.‘주유소습격사건’이라는 영화였다.코미디인지 갱 영화인지 좀처럼 구분이 안되는 작품인데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보다 말고 자리를 뜨고 싶은 충동이 몇 번이나 일었지만 다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가슴이 아팠는데,‘그냥 심심해서’ 주유소를 습격하여 강도질인지 화풀이인지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부수고 내던지는 주인공들의모습이 안타깝고 불쌍해서가 아니었다.너무나도 많은 관객이 그 영화를 즐겼고 지금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관객이 많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를 만든 이의 생각은 잘못된 기성세대의 자식들인 젊은 세대의 병든 모습을 그대로(사실은 꽤 과장해서) 보여줌으로써 사회를 고발하고 어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었는지 모르겠다.물론 이것은 내 생각일 뿐이다.제작자나 감독이 상대도,의미도,명분도 없는 폭력 자체를 숭배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는 일이다. 어느 쪽이든 이 영화를 보고서 관객의 마음이 더욱 부드러워지고 따스해지고 착해지기는 불가능할 것이다.주인공이 전화기를 눈에 띄는대로 내던지고발로 밟고 해서 부수는데,그렇게 박살낸 전화기를 당장 고쳐놓으라고 윽박지른다.그런 장면과 상황을 보면서 속이 답답해지고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한결과이겠다.만약에 어떤 관객이 그 장면을 보면서 속이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는 틀림없이 정신질환을 앓고있는 환자일 것이다.그렇다면? 그렇다면그토록 많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즐겼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겠는가? 정말이지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표현의 자유에도 책임이 따른다.영화를 보고 나서 입맛이 씁쓰레하기는 수년전 ‘은행나무 침대’의 경우에도 그랬다.천년 세월을 두고 이어지는 한여인에 대한 남자의 집착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덧칠하여 보여주는데,영화관을 나서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끔찍하고 무섭다”였다.여자 주인공에대한 황장군의 집념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대한 사랑’으로 착각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정말 끔찍했다. ‘은행나무 침대’가 나에게 아무 메시지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그것은오히려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안겨주었는데 “속지 마시오.이런 것은 결코사랑이 아닙니다”였다.그러나 과연 몇 명의 관객이 나처럼 그런 메시지를전해받았을까?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마음은 없다.그러나 표현의 자유에도 다른 자유와 마찬가지로 책임이라는 단서가 붙어야 한다.사람들이 저마다 무슨 짓이든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해야겠다고 나선다면세상이 어떻게 되겠는가?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적어도 자기네 영화를 보고서 관객이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생각해보는 배려쯤은 있어야 할 것이다. 자식이 초콜릿을 좋아한다고 밤낮으로 초콜릿을 사서 먹이는 부모가 있다면그것은 부모가 아니라 악마다. 李賢周 목사·아동문학가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13)외국인 불편천국 오명벗자

    ♧ 외국인에 얼마나 친밀한가. 세계 속의 한국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을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마음에서우러나오는 친절은 곧 경쟁력이다. 지금처럼 외국인을 푸대접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따돌림을 받는다.특히 동남아,아프리카 등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을 냉대하는 것은 인도주의 차원에서도 잘못된 것이다.지구촌 시대를 맞아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불친절과 불편, 선진국의 외국인 정책 등을살펴본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입국자는 465만9,785명에 이른다.정부가 출입국자 집계를 시작한 1961년에는 1만1,109명이 입국했다. 지난 74년,80년,96년 등 3년만 빼고는 외국인 입국자수가 꾸준히 전년도 대비 10% 안팎씩 늘고 있다.국력의 신장과 더불어 30년 사이에 40배이상 는 셈이다. 외국인 입국자는 대부분 관광이 목적이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는 국내에 취업을 하기위해 들어오는 저소득 국가의 근로자와 사업을 목적으로 방문하는기업인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여전히 일본인들이 외국인 입국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제법 많아졌다. 입국자수에 비례해서 외국인들이 국내에 머물며 느끼는 불편사항 신고건수도 늘고 있다.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9년 한해동안 전국 23개 관광불편신고센터에서 접수한 불편사항 신고건수는 624건으로 98년 564건보다 10.6% 증가했다.매년 500건 정도를 오르내리던 신고 건수가 94년 904건을 고비로 다소 감소하다가 97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불편사항 신고를 유형별로 보면 숙박과 관련된 내용이 129건 ▲여행사 97건 ▲택시횡포 94건 ▲쇼핑 59건 ▲공항 및 항공사 36건 ▲음식점 31건▲유객(誘客) 알선 15건 등의 순이다. 특히 이 가운데 여행사와 관련된 불편사항은 98년에 비해 무려 162.2%,공항및 항공사에 대해서는 24.1%가 늘었다. 반면 택시의 횡포는 15.3%,특정 장소로 이끄는 유객 알선은 11.8%가 줄었다. 여행사와 관련된 불만이 증가한 것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국내 여행사끼리 과열 경쟁을 빚으며 여행 상품을 덤핑한 결과다.감당하기에도 벅찬여행 경비를 제시하며 관광객을 모집한뒤 나중에 일정을 멋대로 취소하는등의 횡포를 일삼은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공항 및 항공사에 대한 민원은 공항 출입국관리소나 세관 직원의 불친절이가장 많았다.홍콩인 초우만샨씨는 최근 휴가차 서울을 찾았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 심사대 직원이 불친절해 이름을 물었다가 “꺼지라”는 말과 함께욕설을 들었다고 신고했다.초추만샨씨는 신고서에서 “나도 경찰관이지만 동양인을 이렇게 무시하는 공무원은 전세계에서 처음 봤다”고 적었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관계자는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을 인종에따라 차별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국민 모두가 편견을 버릴수야없지만 적어도 관문인 공항이나 관광과 관련된 사람들이 민족차별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동남아인 공항서부터 푸대접. 우리나라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나라 사람들은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차별을 받는다. 22일 오후 6시30분쯤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 입국장.막 도착한 베이징발(發) 중국국제항공 125편에서 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승객들은 대부분 중국인. 그러나 이들은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해 공항 청사로 들어오자마자 차별을 받는다.공항측이 출국 승객들 틈에 끼어 공항을 몰래 빠져나간 뒤 불법 취업하는 일을 막기 위해 엄격한 통제를 하기 때문.모든 승객에 적용되는 조치지만중국·태국·몽골·러시아 등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들어 오는 승객들에게는 가혹하다고 할 만큼 엄격하다. 얼마 전 동료들과 휴가를 즐기려고 입국한 중국인 리우샤허(45)는 입국심사대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다.일행 가운데 한 명이 입국신고서에 방문목적을 ‘사업’이라고 적은 것이 화근이었다.그는 “주소지가 옌벤(延邊)인동료가 무심코 적은 단어를 꼬투리 삼아 그를 불법 체류자로 분류했다”고흥분했다.집단으로 항의하자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직원 3∼4명은 사무실로끌고 가 범죄인 다루듯 조사를 했다.다른 승객들도 “똑바로 줄을 서라”는출입국관리사무소 고함에 주눅이 든 얼굴이었다. 푸대접을 받기는 세관 심사대에서도 마찬가지다.세관원이 휴대품을 손으로검색하는 비율은 전체 승객의 10∼20% 정도.그러나 동남아시아 승객 등은 심사대에서 가방에 든 물품을 꺼내 놓으라는 요구를 받기가 일쑤다.때때로 세관원이 포장을 뜯어 내용물을 살피기도 한다.이 때 세관원이 포장을 단단하게 잘 해 줄 리 없다.이 때문에 세관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김경운기자. *외국의 경우 “외국인 차별은 범죄”. 지난 10일 호주의 한 노동단체 간부가 한국을 방문했다.현지에서 숨진 불법체류 한국인 노동자 이수철씨(41)의 사망보상금 10만호주달러(한화 7,000만원)를 가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98년 7월부터 시드니에서 타일공으로 일했던 이씨는 불법체류자인데다 근무외 시간에 사고를 당해 보상금을 받기 어려운 처지였다.하지만 호주 건설노조는 같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사업주를 상대로 헌신적인 투쟁을 벌여 보험금을 받아 전달했다. 이같이 국경을 초월한 사랑은 동남아와 중국,몽골 등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임금체불 등을 일삼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상반된다.‘자유·평등·박애’라는 국가 이념을 가진 프랑스는 외국인 체류증 발급사무소나 경찰서에는 ‘피부 색깔에 따른 차별은 범죄다’라는 표어를 붙여놓았다.이같은 외국인 친화 정책으로 프랑스는 해마다 7,000만명의 외국인이방문, 90년 이후 WTO(세계관광기구)가 선정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최대 관광국가인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인도,중국,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민족의 화합을 자원화해 관광달러수입원으로 활용한다. 스위스 누사틸주(州)는 1849년이래 일정 조약을 충족시키는 외국인 거주자에게 선거권을 인정해 왔다.같은 지역사회 안에 오래 살게 되면 국적,민족이어떻든 ‘같은 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지역참정권을 인정하고있다.또 외국인들이 장기 체류하면 납세자가 돼 복지,주택,교육에서 자국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조현석기자 hyun68@. *미국인 에반스 “피부색 따지는 것 정말 안타까워요”. “인정많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피부 색에 따라 차별 대우한다는 느낌이들 때 가장 안타깝습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우리 말을 배우는 미국인 제프리 에반스(28)는 자기들도 유색 인종이면서 피부 색이 짙은 아프리카나 동남아 사람들을 냉대하는한국인의 잘못된 의식을 비난했다. 에반스가 한국인을 이처럼 드러내 놓고 비난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한국 사랑이 남다르기 때문.96년 7월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인의 친절한 마음씨에 푹 빠져 97년 8월 미국으로 되돌아갔다가 98년 9월 한국을 다시 찾았다.한국에 아예 눌러 앉기 위해서다.내년 봄 결혼하기로 약속한 애인도 한국인이다. 그가 처음 한국에 들어 와 전남 목포의 한 여고에서 영어강사로 있을 때의일이다.학교 근처 조선소에는 필리핀·나이지리아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았는데,그 곳에서 한국인들이 그들에게 “일을 못한다”며 욕을 하는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그는 “외국인 노동자 중에도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사람들이 많았지만 피부 색 때문에 멸시를 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또“나만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이 늘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96년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할 때 미국인 친구들로부터 “한국인들은 쓸모가 없어지면 가차없이 내쫓기 때문에 취직하기 전 계약서를 반드시 받아야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실제로 그는 한국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중도에 해고된 외국인 강사들을 보면서 친구들의 충고를 실감했다. 에반스가 한국인의 성정(性情) 가운데 가장 비판하는 부분은 비뚤어진 성의식.“서울 곳곳의 홍등가와 신문광고의 일부분이 돼 버린 폰팅광고,원조교제등을 보면 한국인들은 서양인의 문란한 성생활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꼬집는다. 그는 한국의 정부 기관 또는 연구소의 국제관계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 몇군데 원서를 냈다.그러나 그 때마다 되돌아 온 것은 ‘이제까지 우리끼리 잘해 왔는데 외국인이 굳이 필요없다’는 차가운 답변 뿐이었다. 한국에서 평생 살고 싶다는 에반스는 “외국인을 편견없이 정직하게 대하는 한국인들을많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봄꽃속에 핀 ‘세개의 사랑이야기’

    문화관광부가 전통연희 개발작품으로 선정해 지난해 11월 국립극장 야외무대에서 시연회를 한 극단 길라잡이의 ‘꽃같은 한사랑, 세개의 사랑이야기’가봄꽃 만발한 여의도공원에서 본공연을 갖는다.26∼30일 오후7시30분.(0346)592-5993. 관기와 도성이라는 두 신선의 이야기, 수로부인에게 꽃을 꺾어바친 노옹의 이야기,두 해를 보고 불렀다는 도솔가 이야기 등 삼국유사에서 뽑은 세가지 설화를 현재의 시각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세 마당은 각각 우주만물간의 교감,남녀의 헌신적인 사랑,사람과 자연사이의 상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당극을 바탕으로 전통춤과 무예,민요와 판소리,변사극 등 다양한 장르를결합한 총체극 성격이 짙어 온가족이 함께 보기에 적당하다.김지하가 원안을내고, 임진택이 대본작업과 연출을 맡았다.입장료는 따로 없고,관람후 맘에드는만큼 극단 후원금을 내면 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28일 개막 7일간 장정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의 흐름에,부천국제영화제가 판타스틱 영화에초점을 맞추었다면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영화와 디지털영화의 축제마당이다.새로운 비전의 대안영화제를 표방하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CIFF)가 28일부터 5월4일까지 7일간의 장정에 들어간다. 전주는 1950∼60년대 한국영화의 한 축이었다.국내 첫 컬러영화인 최상관감독의 ‘선화공주’(57년)가 만들어졌고,1950년대 ‘아리랑’‘피아골’등을만든 이강천감독을 배출한 곳도 전주다.‘성벽을 뚫고’‘애정산맥’‘애수의 남행열차’‘붉은 깃발을 들어라’등 흥행작들이 전주를 중심으로 제작됐다.지방에서 주류영화를 제작한 예는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유례를 찾아보기힘든 일이다. 이런 전통에 걸맞게 전주영화제는 여타 영화제와 달리 지역사회의 발의에 의해 태어났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출품작은 23개국 150여편.영화배우 안성기-김민, 문성근-방은진이 진행을 맡는다. 홍상수감독의 새영화 ‘오! 수정’으로 막을 열어 경쟁부문인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수상작 상영으로 끝을 맺는다.영화제는 △시네마 스케이프△N-비전△아시아 인디영화 포럼 등 메인 프로그램과 △오마주와 회고전△미드나잇 스페셜 등 특별프로그램인 섹션 2000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시네마 스케이프’부문은 해외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영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성적욕망에 대한 신선하고도 정직한 접근을 보여주는 99년 칸영화제 화제작 ‘로망스’(감독 카트린 브레이야),무라카미 류의 소설을 영화화한 사이코 호러 ‘오디션’(감독 미이케 다카시),상징적인 이미지와 극단적인 표현주의 미학이 돋보이는 ‘음지’(감독 필립 그랑드리외),현대 이스라엘의 초상을 그려온 아모스 기타이감독의 3부작 완결편인 ‘카도쉬’등 18편을 상영한다. 필름영화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디지털영화를 다룬 ‘N-비전’부문에서는 디지털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하는 18편의 영화가 나온다.‘연인들’(감독장 마르크 바)‘안개의 기억’(존 아캄프라)‘미드나잇 워커’(관후)‘뉴욕크루즈’(베네트 밀러)‘원피스 프로젝트’(야구치 시노부·스즈키 다구치)등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 인디영화 포럼’부문은 중국과 일본 대만의 젊은 독립영화 감독들의 작품 17편을 선보인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러브 고고’(감독 천위쉰), 영화 ‘소무’의 전편이라 할 ‘샤오샨의귀가’(지아장케),국수주의 펑크밴드를 이끄는 10대 소녀와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좌파 영화감독이 제작한 이색 다큐멘터리 ‘새로운 신(神)-포스트 이데올로기’(감독 쓰씨야 유타카)등이 주요 작품이다. ‘오마주와 회고전’에서는 벨기에의 페미니스트 감독 샹탈 애커만의 ‘잔느 딜망’,러시아영화의 이단아인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몰로흐’, 대만을 대표하는 후샤오시엔 감독의 ‘연연풍진’등 3명의 시네아스트 작품을 조명한다. 이들에 버금갈 만한 감독들의 회고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인도 벵골영화의전위적인 감독으로 꼽히는 리트윅 가탁의 정치적 아방가르드 영화 ‘강’,다큐멘터리의 새 장을 연 요리스 이벤스의 ‘바람 이야기’와 아모스 기타이의 ‘필드 다이어리’,볼셰비키식 풍자가 담긴 레브 쿨레쇼프의 슬랩스틱 코미디 ‘미스터웨스트의 신나는 모험’등을 만날 수 있다. ‘미드나잇 스페셜’은 B급영화와 사이코 스릴러,호러영화의 향연이다. 1960∼70년대 미국 B급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의 밤(29일)에서는 코먼이 직접 뽑은 3편의 영화(‘환각특급’‘흡혈식물대소동’‘기관총엄마’)를 상영한다. 5월1일에는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의 7시간18분짜리 영화 '사탄탱고'가 심야상영을 기다려 전주의 잠못 이루는 밤을 예고한다. 이밖에 ‘동화 저편의 진실을 찾아’라는 컨셉 아래 41편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도 마련된다.그중엔 ‘클레이메이션’이라는 말을 창시한 윌 빈튼이 생텍쥐베리 원작을 영상에 옮긴 ‘어린 왕자’,점토애니메이션 뮤지컬 가리 바르딘의 ‘파리로 간 빨간 모자’등도 있어 시선을 끈다. 전주국제영화제엔 스타급 배우와 감독들이 여럿 참석한다.홍콩배우 장만옥과 양조위,중국의 현대무용가이자 배우인 진싱,대만배우 이강생,일본의 시미즈 가오리 등이 온다.감독으로는 대만의 후샤오시엔,홍콩의 왕자웨이,말레이시아의 차이밍량,중국의 지아장케,일본의 야구치 시노부·스즈키 다구치 등이전주를 찾는다.미국의 로저 코먼,벨기에의 프레데릭 폰테인,영국의 존 아캄프라,체코의 이지 바르타 감독도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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