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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세노인이 14세 소녀를 사랑할때

    이번주 신간 대열에는 작가의 이름자만으로도 선뜻 손길이 가는 외국소설이 한 권 있다.‘백년의 고독’으로 198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의 추억’(송병선 옮김, 민음사 펴냄)이다. 이 작품에 유난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마르케스가 지난해 출간한 최신작인데다 작가의 삶의 형질이 고스란히 녹아든, 반쯤은 자전소설이라는 점에서다. 마르케스의 나이 올해 77세. 지난해 10월 출간 직전에 교정본의 해적판이 나돌았을 만큼(이 때문에 저자는 정식 출판본의 마지막 단어를 급히 고치기도 했음) 화제였다는 외신은 책의 줄거리만으로도 수긍할 만하다.90세 노인이 14세 소녀와 사랑을 나눈다는 다분히 충격적인 소재가 우선 그렇다. ‘사랑과 다른 악마들’(1994년) 이후 10년만에 낸 소설은 사랑과 고독, 늙음과 섹스에 관한 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늙은이를 통한 성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마르케스 자신의 체험에서 발아한 소설은 음습한 성애담과는 거리가 먼, 늙음과 생명에 관한 문학적 고찰 그것이다. 90세의 노인은 사창가 최고의 포주에게서 14세 가난한 소녀가장을 소개받는다. 난생 처음 남자를 맞을 준비를 끝내고 잠든 소녀를 그러나 노인은 깨우지 않는다. 이후로도 밤마다 만나게 되지만 노인은 소녀에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땀을 닦아주며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그러면서 예전과 달리 늙음과 소멸이라는 생의 원리에 조금씩 순응해간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난봉꾼처럼 살아온 주인공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늙고 외로운 나 자신이 사랑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의 것도 사실임을 깨달았다. 내 고통의 달콤함을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으리라는 것이다.”(112∼113쪽) 소녀를 사랑하며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 노인의 깨달음은 절규에 가깝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답게 독창적인 서사기법은 이번에도 재현됐다. 노인은, 현실적 사랑이 이뤄지지 않은 소녀의 잠든 모습을 바라만 보고도 둘의 사랑을 환상을 통해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구체화시켜 나간다. 쉰살이 될 때까지 514명의 여자와 돈을 주고 잠을 잤다고 고백하는 노인. 허망한 세월을 지나와 죽음 앞에서 사랑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차라리 처연한 로맨스이다. 작품 출간 당시의 작가 나이가 76세였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그는 1950년대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의 기억을 글로 옮겼다고 한다. 이 작품이 ‘소설’과 ‘르포’의 경계 그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하는 건 독자의 몫이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옌벤처녀, 춤바람 났습니다

    옌벤처녀, 춤바람 났습니다

    이제 막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해 가는 여배우를 지켜보는 경험은 특별하다. 마냥 깜찍하게만 대하기엔 어쩐지 미안하고, 그렇다고 순순히 성인으로 인정하기엔 왠지 아쉬운 느낌. 영화 ‘댄서의 순정’(감독 박영훈, 제작 컬처캡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문근영(18)은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금세 물기가 고일 듯한 여린 눈망울의 ‘은서’(가을동화)에서 막춤을 추는 천방지축 여고생 ‘보은’(어린 신부)까지, 데뷔 이후 문근영은 언제나 이웃집 여동생처럼 친근한 소녀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사랑에 물든 애틋한 눈빛으로 ‘이렇게 좋은 남자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고 고백할 줄 아는 성숙한 여인으로 어느새 훌쩍 커버린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화려한 댄스복에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신고 열정적인 라틴 댄스를 추는 문근영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혈혈단신 서울에 와서 댄스 스포츠를 배우고, 가슴 두근거리는 첫사랑까지 경험하는 스무살 옌볜 처녀 채린은 지금껏 우리가 보아온 문근영의 모습과는 분명 다르다. 함께 연기한 박건형은 “어리게만 봤는데 너무 어른스러워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즐거워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문근영은 이번 영화를 위해 댄스 스포츠는 물론 옌볜 사투리, 중국어를 익혔다. 하루 10시간씩 강행군하며 익힌 춤솜씨는 혀를 내두를 정도. 발톱까지 빠지는 고통을 감수하며 힘들게 연습한 결과는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슴다’로 어미가 끝나는 옌볜 사투리도 귀에 착착 감긴다. 중국어로 부르는 덩리쥔의 노래 ‘야래향’은 관객을 위한 깜짝 선물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멜로 연기. 위장결혼 상대이자 춤 스승인 영새에게 사랑을 느끼는 채린의 모습은 풋풋하고, 애절하다.“사실 멜로연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감정표현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연기가 꼭 경험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잖아요. 감독님이랑 스태프 언니들이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그럼 아직 첫사랑을 못해 봤다는 얘기? “첫사랑이라고 할 만큼 좋아했던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음, 영화를 찍으면서 돌이켜보니 ‘그게 사랑이었구나.’싶은 초등학교 친구는 있어요.” 수줍은 듯 배시시 웃는 표정은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다. 문근영이 채린을 통해 간접체험한 사랑의 느낌은 ‘그리움’이다.“사랑은 아주 다양하잖아요. 근데 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사랑은 그리움이 아닐까 싶어요. 같이 있을 땐 모르다가 지나고 나서 깨닫는 것. 그리워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하지만 사랑도, 연기도 당분간은 사절해야 할 듯싶다. 입시를 코앞에 둔 고 3수험생(광주국제고)의 신분인 그녀가 한동안 매진해야 할 또 다른 역할이다. 하지만 낙천적이고, 쾌활한 평소 성격답게 그녀의 답변은 시원시원하다.“열심히 공부해야죠!.” 얼마 전 작고한 외할아버지 얘기를 꺼내자 검은 눈망울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해드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연 문근영은 “할아버지는 뜻이 깊은 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로 인해 할아버지의 뜻이 희석될까 두렵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할아버지에게는 배우 문근영이 아니라 손녀딸 근영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문근영의 외할아버지는 널리 알려진 대로 장기수로 복역했던 재야 통일운동가 류낙진옹이다.6·25전쟁 직후 지리산에서 빨치산 활동을 하다 붙잡혀 옥고를 치른 뒤 1971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문근영의 선행은 신념과 대의를 중시하는 외할아버지의 뜻을 잇는 일이기도 하다. 고향인 광주의 빛고을장학기금으로 내놓은 돈이 1억원을 넘었고, 류낙진옹의 부의금 5000만원 전액을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에 통일기금으로 전달,‘역시, 문근영’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부모·자식도 아는만큼 가깝다

    부모·자식도 아는만큼 가깝다

    가족은 가정의 구성원이고 교육의 근본은 가정교육이다. 그러나 바쁜 생활 속에서 가족은 그저 독립된 구성원들이 잠시 모인 집합체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서로 알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청소년기의 문제들은 많은 부분에서 인성교육, 즉 가정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생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간의 사랑을 돈독히 해서 가정교육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족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단란한 가정,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잘 알아야 한다. 가족간의 정을 나누고 싶어도 어색해하는 가정도 많다. 이럴 때는 가족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가족면허증 아이가 몇학년 몇반인지, 부모님의 출신 학교가 어디인지 알고 있을까. 그저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저절로 알 수는 없는 법이다. 쉽고 자연스럽게 서로 알고 싶다면 가족면허증을 발급해보자. 자신에 대한 정보 중 가족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을 시험문제로 만든다. 부모와 자녀간뿐만 아니라 부부끼리, 형제끼리도 문제를 출제한다. 식사 후 정해진 시간 동안 문제를 풀게 한 뒤 일정 점수를 넘어서면 자격증을 발급해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가족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면허증을 주고받으면서 가족이라는 공동체의식도 높일 수 있다. 면허증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해 매년 새롭게 시험을 본다. 낙제할 때마다 가족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벌칙을 마련하는 등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식탁스케치 요즘은 바빠서 함께 식사할 시간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함께 밥을 먹더라도 대화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식사 시간은 가족이 자연스럽게 마주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따라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족식사 시간을 정해두고 식탁스케치를 하면 좋다. 불참할 때의 벌칙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선 수저놓기, 반찬 꺼내기, 물 떠오기 등 가족 모두가 함께 식탁을 차린다. 부모의 경우 회사 이야기·어릴 적 이야기·연애담 등을, 자녀들은 학교에서 힘든 일·고민·가족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등을 화제로 삼는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시, 요구, 강요하는 내용은 피한다. 가족 대화를 녹음한 뒤 식사가 끝난 다음 함께 들어보면서 고쳐야 할 부분을 얘기한다. ●기분 달력 대화가 중요하지만 누구나 매번 자신의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표현하지 않은 마음을 상대가 알기도 어렵다. 이럴 땐 기분 달력을 만든다.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커다란 달력을 준비하고 날짜마다 가족 구성의 이름을 적어넣는다. 준비한 이모티콘이나 얼굴 감정이 그려진 스티커를 붙이거나 그날의 감정을 직접 써넣는다.‘아빠-기분좋음’ ‘엄마-짜증’ ‘나-우울’ ‘동생-속상함’ 등을 말하지 않고 표현함으로써 서로 배려할 수 있도록 한다. 가령 기분이 좋은 날에는 왜 그런지를 화제 삼아 대화할 수 있다.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우울해하거나 기분이 나쁜 날에는 대화를 강요하기보다는 최대한 배려해준다. ●사랑상품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것을 배우는 곳 역시 가정이다. 이러한 것을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싶다면 사랑상품권을 이용하면 좋다. 외식권, 소망권, 공부권, 청소권 등 다양한 상품권을 발행해 부모나 자녀가 자발적으로 서로를 위해 무엇인가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족의 희망사항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령 부모가 ‘게임정지권’을 발행하고 싶다면 이를 통해 자녀는 부모의 바람을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우선 가족회의를 거쳐 어떤 상품권을 발행할지 의논한다. 이때 상품권 종류는 발행자와 고객의 요구가 일치하도록 한다. 가족 1인당 3종류를 2장씩 발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상품권의 유효기간은 1개월씩 한다. 상품권 활동을 요구할 경우 상대방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한다. 또 서로에 대한 약속이므로 자녀는 물론 부모 역시 똑같이 의무를 지켜야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가족과 함께 각자의 유언장을 작성해 보거나 자녀가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부모의 러브스토리를 완성하는 등 다양한 가족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좋다. ■ 부모가 바뀌면 아이도 변한다 자녀와의 대화법, 조기교육, 성교육 등 부모들이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고민은 다양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교육프로그램인 ‘부모들의 생각 바꾸기’를 책자와 동영상으로 개발,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건전한 자녀 교육관, 자녀 재능 발견하기, 독서교육 등 자녀를 키우면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15개의 소주제로 구성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동영상 자료를 활용, 주제 당 20분 정도의 사이버 영상 강의 형태로 제작됐다. 중앙교수학습센터(www.edunet4u.net)의 ‘학부모 정보마당’ 코너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잘못된 교육관으로 ‘우리 아이는 천재다.’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 ‘남 하는 만큼은 해야 한다.’ ‘우리 애만 잘 되면 된다.’ 등을 꼽고 아이 능력이나 잠재력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교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게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또 ‘나-전달법’을 통해 자녀의 잘못을 직접 지적하는 대신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는가를 전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네 식모냐?’라고 말하는 대신 ‘엄마는 네가 이부자리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커서도 자기 일을 스스로 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이 자녀교육에서 있어서 효과적이다. 경제교육을 위해서는 돈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학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고 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거실의 TV 치우고 가족문화 가꾸세요” “이제는 가족문화도 가르쳐야 하는 시대입니다.” 파주 문산중학교에서 기술·가정을 가르치고 있는 최명순(46) 교사는 교육은 먼저 가족에 대한 개념을 갖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가족을 알고 가족문화를 익힐 수 있었던 대가족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 생활에서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가족에 대한 의식이나 애정이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가족 해체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래서 2003년부터 최 교사는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회초리 없이’ 자연스럽게 가정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재량 활동 시간을 통해 가족문화교육을 시작했다. 결과는 바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와 선생님들에게 다소 반항적이었던 한 여학생은 직접 부모님 결혼기념일 이벤트를 기획, 실천하기도 했다. 성적이 상위권이었던 한 남학생은 가족을 알면서 그때서야 인생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됐다고 최 교사는 전했다. 그는 “가족을 안다는 것은 곧 나를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공부든 다른 활동이든 이러한 가정교육이 기본이 돼야 의미있게 되고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문화 교육에 대한 효과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최 교사 스스로도 깊이 느꼈다.“가족면허증 만들기를 아이들과 했는데 정작 저도 딸아이가 몇학년 몇반인지를 모르고 있더군요. 그래서 느꼈죠.‘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만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이러한 결과물을 정리해 작성한 연구 보고서 ‘가족문화교육 콘텐츠 개발·적용을 통한 가족공동체 의식 함양’이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제 49회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에서 1등급에 입상했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검증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최 교사는 말한다.“함께 TV 볼 만큼의 시간이라도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보세요. 교육의 시작은 학교도, 학원도 아닌 가정입니다.” 파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장애인의 아름다운 도전과 일상

    장애인의 아름다운 도전과 일상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상파 방송사들이 다채로운 특집물들을 편성했다. KBS1TV는 20일 오후 7시30분 장애인 부부 강광호(25·정신지체2급)·주현영(27·다운증후군)씨의 삶을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방영한다. 지난해 9월 주위의 우려속에 화촉을 밝힌 두 사람은 현재 정상인 못지않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제작진은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통해 부부의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준다. MBC는 20일 오전 11시부터 3부에 걸친 특별 생방송 ‘아름다운 도전’을 내보낸다. 신동호 아나운서와 탤런트 양미경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장애인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홀로 설 수 있는 방법과 정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같은 날 오후 2시10분부터는 여균동 감동의 단편영화 ‘대륙횡단’이 방송된다.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문주씨의 일상을 13가지 에피소드로 담았다. SBS는 20일 오후 6시10분부터 2부에 걸쳐 장애인의 날 특집 ‘희귀질환 1% 99%가 함께 합니다’를 방송한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와 해외 사례를 통해 희귀병 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부와 지역, 그리고 민간 차원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EBS는 ‘생방송 60분 부모’(오전 10시)에서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20일)와 국회 장애아 연구모임 ‘장애아이 위 캔’의 회장이면서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는 나경원 의원(22일)의 사례를 통해 국내의 장애아 통합교육과 장애아들의 심적 갈등 문제 등을 조명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업 이미지 광고도 봄맞이 새단장 바람

    기업들의 ‘이미지 열전’이 거세다. 봄을 맞아 기업들이 신문 지면을 통해 새로운 기업 이미지 광고를 속속 선보이며 이미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함께 가요, 희망으로!’ 글로벌 시리즈를 내놓았다. 각국의 청소년과 어린이 사진을 주제로 편집한 배경 그림을 쓰고 있다. 하단에는 “지구 곳곳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삼성은 세계 곳곳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희망을 더 크게 키우는 일, 삼성이 세계로 나가는 이유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은 세계 각지에서 펼치는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을 알려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또 하나의 가족 ‘삼성’ 강조 삼성전자의 기업 이미지 광고는 자사 모토인 ‘또 하나의 가족-삼성전자’를 강조하기 위해 언제나 고객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만든다는 점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냉장고 문을 열어 음료수를 집는 아이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당신의 설렘이 보입니다.’를 제목으로 뽑았다. 이어 ‘삼성전자의 기술과 만나는 당신의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삼성전자는 늘 생각합니다. 그것이 당신이 기대하는 기술을 만드는 가장 빠른 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라고 적고 있다. 10주년을 맞은 LG그룹은 하얀 백지 그림을 배경으로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모토를 적은 지면 광고를 집행 중이다. 그룹에서 계열분리된 LS와 GS도 새 기업 로고와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광고들을 게재하고 있다. KT는 ‘고객의 사랑이 KT로 모입니다.’라는 제목 아래 “초고속인터넷도 시내, 시외, 국제전화도 고객이 가장 만족하는 기업은 KT였다.KT가 2005년 국가고객만족도 정보통신 부문 1위를 석권했다.”고 강조했다.KT의 좋은 서비스가 고객의 사랑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형형색색의 잉어들이 한 점으로 모여드는 그림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대한항공은 참한 여승무원을 부각시켰던 기존 항공사 광고와 달리 새로워진 유니폼을 입은 활동적인 느낌의 여승무원 사진을 배경으로 사용했다.‘Excellence in Flight’라는 제목 아래 ‘유니폼에서 시트, 기내 편의시설까지 대한항공이 또 한 번 새로워집니다.”라고 적으며 자사의 변화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우리홈쇼핑, 고객보상 서비스에 초점 우리 홈쇼핑은 자사의 ‘고객 보상제’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업계 선두는 아니지만 고객 보상 서비스는 단연 최고”라는 설명을 뒷받침하기 위해 손으로 안테나 모양을 만들어 미소짓고 있는 한가인의 사진을 배경 그림으로 썼다. 언제나 안테나를 세우고 고객 만족을 살피는 기업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팬택&큐리텔은 최근 자사의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국무총리상’ 수상을 주제로 ‘팬택에는 남녀가 따로 없습니다. 능력만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는 단순히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보다 자사의 지향하는 바와 장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독자들도 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를 통해 그 회사의 비전과 자랑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길섶에서] 업어주기/이용원 논설위원

    일요일 오후 너댓시쯤. 일을 마치고 한가로이 창밖을 보다 보니 낯선 풍경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녀가 광화문 쪽에서 오는데 남자가 여자를 업고 있는 것이다. 어허, 태평로 큰길에서 대낮에 웬 희롱질? 아마 여자가 아픈 거겠지. 아니었다. 비칠거리던 남자가 털썩 주저앉더니 말 한두마디 오가고는 이번엔 여자가 남자를 업었다. 키 차이가 10㎝는 좋이 넘을 텐데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횡단보도가 가까워 오니 남자가 잽싸게 내리고 둘은 손잡고 뛰어 건넜다. 젊은 애들 재미있게 노는구나. 괜히 부러웠다. 업고 업히는 것은 참으로 애정 어린 행위이다. 등과 가슴이 밀착해 전해지는 체온은 그 자체로 사랑이다. 이는 또 포옹과도 다르다. 가슴을 맞대는 포옹이 어느 정도 동등한 느낌을 준다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체중을 온전히 감당하는 업기는 무한한 받아들임이다. 그래서인가, 젊은 남녀가 번갈아 가며 업고 업히는 것을 보면서 둘의 사랑이 범상치 않을 듯한 인상을 받았다. 오늘은 바로 퇴근해야겠다. 그래서 ‘늙은’ 아내 동네 공원으로 데려가 한번 업어줘야겠다. 그런데 업히긴 할까.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길섶에서] 어느 부부사랑/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사촌 형부의 죽음을 뒤늦게 알았다. 딱딱한 엔지니어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아내와 가족 사랑이 남다르게 섬세했다. 그의 아내사랑 이야기는 친척들 사이에 곧잘 회자됐는데 그 중에는 겨울철 연탄갈이는 남편이 도맡았다는 것도 있다. 당시만 해도 온돌방 구들장 아래 연탄화덕을 밀어넣고 빼고 하면서 난방을 할 때였다. 이 방 저 방 다니며 시간맞춰 무거운 연탄을 갈아대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 일은 보통 주부들 몫이었지만 그만은 달랐던 모양이다. 얘기를 화제 삼던 친척들 눈에 감탄과 선망의 빛이 역력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하면 이제 그가 세상을 떠난 것도 아내사랑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암투병하던 아내의 병구완 중 자신이 더욱 치명적인 병에 걸리고 말았지만 아내를 임종하기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았던 그다. 장례식에서 그를 만난 조문객들은 그가 곧 아내 뒤를 따를 것이란 예감을 할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할 일은 끝냈고 이젠 저세상에서 아내를 사랑해야 할 것이므로. 한달새 양친을 잃어 ‘고아’가 된 조카에겐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야겠다. 부모의 행복은 자식에게 기쁨이 아니던가. 부부는 저 세상에서 행복해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모세의 기적’ 무창포에서 드라이브

    ‘모세의 기적’ 무창포에서 드라이브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충남 보령은 연인들을 위한 준비된 데이트 코스. 차를 타고 해변을 따라 달리면 봄꽃 사이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갈매기떼가 날아오르는 한적한 백사장과 봄철 별미인 주꾸미 요리는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특히 무창포 해수욕장은 매월 보름과 그믐사리를 전후해 3∼4일씩 바닷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바닷물이 갈라지는 순간 그속에 뛰어들어 사랑을 고백하면 기적처럼 사랑이 완성된다는 비밀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사랑의 기적’이 숨어 있는 무창포, 그곳으로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연인을 위해 몸을 여는 신비한 바닷길 지난 8일 오전 8시 무창포해수욕장. 출렁거리는 파도소리와 함께 평온하던 바다가 좌우로 요동치며 서서히 몸을 열기 시작했다. 해변과 1.3㎞ 남짓 떨어진 석대도 사이의 바닷물 수심이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낮아지면서 폭 10∼20m의 ‘S’자형의 물길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4월들어 처음 열린 바닷길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앞다퉈 바닷길로 뛰어들었다. 바닥은 부서진 조개껍질과 모래라 운동화를 신고도 건널 수 있다. 바닷길 사이로 조개와 소라, 낙지를 맨손으로 건져올리는 사람과 석대도로 오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신비함을 간직한 이 곳은 연인들의 프로포즈 명소. 연인들 사이에 사랑을 이뤄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0∼30대 연인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여자친구와 새벽같이 서울에서 이 곳에 온 김광일(31)씨는 “기억에 남을 만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이 곳을 찾았다.”면서 “우리 사랑도 모세의 기적처럼 완성되길 바란다.”고 활짝 웃었다. 무창포의 기적은 신비함만큼이나 짧다. 다른 곳과 달리 순식간에 열렸다 닫힌다. 이날도 물은 8시 22분에 열리기 시작해 2시간 20여분 지난 10시 47분에 닫혔다. 소나무가 아름다운 석대도까지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만 보름여를 기다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아쉬움은 적지 않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은 달의 인력이 만든 조석차 때문에 생긴 ‘해할 현상’으로 봄과 가을에 그 차는 가장 크다. 그러나 바닷물은 밤시간이나 새벽에 약간씩 열리는 현상을 제외하고 매달 보름(음력 15일)과 그믐(음력 1일)을 전후해 겨우 3∼4일 열리고, 열리는 시간도 고작 2∼3시간에 불과해 미리 바닷물이 열리는 시간을 맞춰야 한다. 시간은 무창포해수욕장 번영회 홈페이지(www.muchangpo.or.kr)나 전화(041-936-3561)로 확인하면 된다. ●꽃길 따라 멋진 드라이브 보령의 매력은 무엇보다 울창한 해송이 펼쳐진 해변 드라이브.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멋진 해수욕장 주변을 달리면 데이트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우선 무창포해수욕장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607번 지방도로를 타고 달리면 바다를 품을 수 있다. 가는 길에 용두해수욕장 동백관과 남포방조제를 거치는 데 송림사이로 멀리 내다보이는 바다 풍광이 감탄을 자아내게한다. 특히 남포방조제 초입이나 죽도 관광지 입구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우면 탁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남포방조제로 연결된 죽도는 차로 들어갈 수 있는데 기암괴석과 울창한 해송이 볼 만하다. 저녁이라면 서해의 낙조를 보며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933-7051)은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동양에서 유일하게 패각분(조개껍질)으로 형성된 길이 3,5㎞, 폭 100m의 백사장이 일품이다. 조금만 올라가면 삶의 향기가 넘쳐나는 대천항에서 싱싱한 해산물과 각종 건어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드라이브 코스는 한적한 시골길인 보령호 주변. 보령팔경의 한 곳인 보령호는 지난 98년 성주산과 아미산 계곡 물이 흘러들어 서해로 가는 것을 막아 세운 호수다. 보령댐(939-1212)이 있는 보령호휴게소에 가면 푸릇푸릇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보령호에서 40번 국도를 따라 보령시청 방향으로 달리면 석탄박물관이 나타난다. 국내 최초로 개관한 석탄박물관(934-1902)은 2500여점의 광물 표본류와 함께 실제와 같이 정교한 모의갱도를 체험할 수 있다. 어른 1000원. 이어 보령의 명산 성주산 휴양림(930-3529)과 성주사지(사적 307호)로 달리는 길은 상쾌하고 아름답다. 성주사지에는 국보 8호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와 보물 19호인 오층석탑 등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 이 밖에 청천저수지에서 오서산을 넘는 길은 차량이 거의 없어 한적한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다. ●입맛 돋우는 주꾸미 별미 일품 보령에는 값싸고 풍부한 먹을거리가 많다. 싱싱한 회를 비롯해 천북 굴구이, 꽃게탕, 간재미 회무침, 키조개 요리, 까나리 액젓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무창포에는 싱싱하고 구수한 주꾸미가 한창이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무창포 주꾸미 축제가 17일까지 열린다. 무창포 가요제와 품바공연도 볼거리다. 주꾸미는 낙지보다 몸집이 작고 다리가 짧은 팔완목 문어과. 주꾸미는 산란기를 앞둔 4월이 가장 맛있다. 모양은 볼품 없지만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날 것으로 먹거나 데쳐먹는 것이 고작이던 요리법도 전골·숯불구이·샤부샤부 등으로 개발돼 봄철 별미로 자리잡았다. 산지의 주꾸미는 머리라고 부르는 몸통에 알이 들어 있는데 통째로 입에 넣어 씹으면 마치 쌀밥을 넣어 먹는 듯한 느낌이다. 제철인 요즘 주꾸미 값은 1㎏(10∼15마리)에 위판장 낙찰값만도 1만 5000∼1만 8000원. 주꾸미축제 기간 중 행사장들을 찾으면 싱싱한 주꾸미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무창포어촌계(936-3510), 보령시청 관광과(930-3541), 보령시 관광안내소(932-2023). 글 사진 무창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교외선 기차타고 춘천가볼까

    교외선 기차타고 춘천가볼까

    ‘교외선 기차를 탈까, 아니면 해변 드라이브를 즐길까.’살랑대는 봄꽃 향기에 연인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겨우내 답답한 도심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기던 연인들에게 기다리던 도심 탈출의 시간이 찾아왔기 때문. 도심을 벗어나 푸른 강변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즐겨도 좋고, 한적한 꽃길을 걸으며 사랑을 속삭여도 좋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찬바람에 꽁꽁 얼었던 ‘러브지수’를 업시킬 수 있는 데이트 명소를 잘 골라야 금상첨화. 봄맞이 데이트로 고민하는 연인들을 위해 멋진 당일 데이트 코스 두 곳을 다녀왔다. 춘천은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연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 교외선 기차를 타고 떠나는 데이트에는 아직도 낭만이 넘친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충남 보령은 드라이브에 제격인 곳. 무창포에 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매달 보름과 그믐 사리를 전후해 바닷물이 갈라져 신비함을 맛볼 수 있다. 연인들을 위해 준비된 봄. 입맛따라 골라 떠나 보자. ■ 기차게 ‘춘천 1박작전’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연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는 역시 춘천이다. 작고 깨끗한 춘천은 낭만적이라 추억을 만들기엔 이만큼 좋은 곳이 없다. 4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 춘천가는 기차를 타고 가자! ●기차는 사랑을 싣고 토요일 아침 청량리역 시계탑 앞은 연인을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북적였다.7시50분,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MP3의 이어폰을 하나씩 나누어 끼고 음악을 듣거나 PMP를 같이 보는 연인들로 기차의 공기마저 달콤하다. 팁:기차요금 5200원.30일 전부터 예매 가능. ●알콩달콩한 속삭임 남춘천역에 도착한 9시50분. 남춘천역 근처의 공지천 유원지와 중도는 걸어서 10분정도. 택시는 기본요금(1500원) 거리. 시원한 호수와 그 위에 떠있는 중도, 곳곳에 서있는 조각들. 여기서 연인이라면 얼마든지 ‘이쁜 척’해도 좋다. 디카나 휴대전화로 추억을 만드는 연인들은 서로 경쟁하듯 행복한 시간을 연출한다. 또 호숫가 앞 보트장에선 봄햇살을 즐길 수 있다.2인기준 시간당 8000원.100원의 분수쇼가 기쁨을 배로 늘린다.100원을 넣고 빨리 그녀의 옆에 앉으면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는 환상의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다.1분이란 짧은 시간이 즐거움을 몇 배 더 키워준다. 공지천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빌릴 차례. 조각공원과 어린이회관을 자전거로 둘러보고 내친김에 자전거를 배에 싣고 중도로 들어가면 된다.1인용은 시간당 3000원,2인용은 5000원. 2인용을 빌렸다면 이제부터 새털처럼 가벼운 그녀의 무게를 몸소 느낄 수 있다. 자전거로 10분거리의 어린이회관이 있고 5분만 더 가면 중도유원지로 들어가는 배를 탈 수 있는 삼천동 선착장이다. 중도 입장료와 배삯을 합쳐 어른 4300원, 청소년 3700원(학생증 지참). 자전거를 가지고 가면 1대당 1000원을 더 내야 한다. 눈부신 의암호를 약 10분간 가로지르면 중도로 갈 수 있다. 팁:배는 오전 9시부터 30분 간격. ●사랑은 영화처럼 잠깐이지만 배를 타면 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중도에 내리자마자 연인들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왕자와 공주를 꿈꾸며 단숨에 마차에 오른 것이다. 제일 먼저 ‘겨울연가’와 ‘유리화’를 촬영한 곳을 찾아야 한다. 김하늘이 앉았던 벤치에 앉아 사진을 찍는 것은 기본 코스. 사랑의 밀어가 익어간다. 또 중도에선 자전거 길을 달려봐야 한다.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강과 길, 바로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 자전거길 오른편에는 호수를 바라보고 서 있는 예쁜 펜션. 나무로 지어진 펜션창을 통해 강을 내다보는 것도 멋지다. ●쫄깃, 달콤, 부드러운 춘천의 맛 점심은 당연히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먹어야 한다. 공지천유원지에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중앙로터리에 있는 닭갈비골목으로 향한다. 걸어서 15분, 택시로는 기본요금 거리. 단 택시를 부를 경우,1000원을 더 내야한다. 팁:콜택시는 강원콜서비스센터(033-264-1255), 그린 콜(033-244-0058), 춘천개인콜(033-255-2828), 시민콜(033-251-8257)가 있다. 명동의 닭갈비골목에 들어서면 매콤, 달콤한 냄새에 우선 취하게 된다.35년이나 같은 자리를 지킨 우미닭갈비(033-253-2428)를 찾았다. 커다란 불판에 가득 담긴 닭갈비와 떡사리, 고구마, 양배추가 푸짐한 춘천 인심을 느끼게 한다. 역시 원조는 다르다. 큼직큼직한 닭고기가 부드럽고 배인 양념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다. 연인이라면 1인분을 시키고 사리를 추가해서 먹으면 된다.1인분 8500원.1만원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소양호를 따라 청평사로 오후 2시30분. 일단 버스를 타고 소양호로 떠난다. 중앙로터리를 건너 인성병원 앞으로 가면 소양댐까지 가는 버스(12번)가 있다. 버스삯 950원. 소양호 선착장을 떠난 배가 봄 호수의 물살을 가른다.10분 후, 배는 청평사 선착장에 도착했다. 청평사는 고려때 창건된 절로 구성폭포에서부터 오봉산 정상까지에 이르기까지 3㎞의 산자락이 잘 꾸며진 정원 같다. 곳곳에 놓인 돌탑에 조심스레 돌을 얹어놓는 연인들은 사랑이 영원하기를 빌었을까. 나도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며 돌을 하나 올려놨다. 아홉 가지의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는 구성폭포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영지가 유명하다. 높이 7m의 구성폭포는 상사뱀에 얽힌 전설이 깃들어 있다. 또 폭포 위쪽 전망 좋은 능선 바위에 세워진 공주탑도 들러보자. 청평사 회전문에 도착했다. “어디 회전문이 있어?” 두런두런 주고받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스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문이라 설명해 준다.“청평사의 회전문은 중생들에게 윤회의 전생을 깨우치기 위한 ‘마음의 문’이랍니다.” 1000번의 생을 거쳐야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말을 연인들은 새겼을까. 5시10분 막배를 타기 위해선 조금 서둘러야 한다. 다시 춘천으로 돌아온다. 팁:명동 인성병원 앞에서 11,12,12-1번 버스가 소양댐으로 간다. 일반버스는 950원, 좌석은 1300원. 보통 20분 정도에 한번씩 운행하며 50분 정도 걸린다. 소양댐 선착장에서 배는 10분 정도, 왕복 4000원. 오전 9시30분터 오후 5시까지 30분에 한 대씩 운행. 청평사에서는 오후 5시10분이 막배. 선착장(033-242-2455). ●황홀한 야경에 빠져 커다란 호수 저편으로 붉게 넘어가는 저녁놀을 그녀와, 그이와 함께 본다면 자연스럽게 어깨에 기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구봉산의 야경을 빼놓을 순 없다. 패러글라이딩장으로도 유명한 구봉산은 소양댐에서 춘천으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세월교(콧구멍다리)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한다. 택시로는 20분 거리, 보통 5000원 정도. 붉게 물드는 의암호의 아름다움에 취해 하나둘씩 불을 밝히는 춘천 야경에 취해 그녀의 향기에 취해 구봉산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팁:세월교에서 춘천시내로 가는 버스는 밤 11시까지 20분 간격으로 있다. 혹시 구봉산 전망대에서 나오는 택시가 없으면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춘천역까지 1만 5000원. ●돌아오는 기차에서 이제 밤 8시가 넘었다. 밤 9시50분 막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가야 한다. 춘천에서의 긴∼ 하루가 지나간다.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었던 하루다. 다음에, 다음에 오늘의 춘천여행을 기억하겠지. 글 사진 춘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오~ 풀잎에 누워

    봄바람은 여자를 춤추게 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T.S 엘리엇 ‘황무지’중에서) 1차 대전(1914∼1918) 직후 현대문명의 정신적 불모를 시인은 이렇게 절규하였다. 그리고 백년이 가까워진 지금도 많은 이들이 애송하는 것은 황무지의 시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믿음이 부재하고 사랑이 희석되고 생명력을 잃은 섹스 속에서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은 잔인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유와 진달래는 봄바람 속에서 흐드러지게 피고 여자의 몸과 마음은 꽃잎 벌어지듯 열려만 간다. 그래서 옛말에 봄에는 여자의 샘물이 바위를 녹인다고 했을까. 내가 아는 부부는 십년 째 매년 이맘때면 주중에 하루는 꼭 북한산 진달래 능선을 넘는다고 자랑을 하고 친구들은 부부동반으로 등산하는 것을 부러워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부부가 평소에 산행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쩌다 여자 몇몇이 모이면 단골화제 중 하나는 남편 흉보기와 팔자타령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늘 그녀는 자기 남편이 사업에 망하고 고생을 시키는 데도 ‘살 맛’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얼굴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피부도 고운 편이었다. 나는 속으로 ‘그래 경제점수는 F학점이지만 야간학습은 A학점이라는 거지!’라고만 생각했다. 그녀의 남편은 평소에는 뚝배기 깨지는 듯해도 진달래꽃 피는 계절이 오면 부들부들해진다고 했다. 며칠 전에 만난 그녀는 열여덟 처녀처럼 달뜬 표정으로 다음날 북한산에 등산 간다고 거품을 물며 자랑하였다. 나는 여우의 신포도처럼 은근히 속이 부글거렸다.‘아니 산에 가는 게 저리도 좋은가? 하이고 봄만 되면 몸살을 하는구나! 진달래 구경을 가는지 산삼을 캐러 가는지 아무튼 누구는 좋겠다.’ 그런데 어제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윤기가 쫘악 흘렀다. 나는 볼멘 목소리로 산에 가서 진달래 꽃 따가지고 얼굴과 혀에 팩이라도 했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녀는 호호거리며 아직도 눈치를 못 챘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자기가 봄만 되면 콧구멍이 벌렁거리고 진달래 꽃 필 때면 목소리가 낭랑해지는 이유를 털어놓았다. 자기네 부부는 10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은 외박을 하면서 부부의 성에 대해 이론과 실천을 익히면서 서로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따랐는데 세월이 지나다보니 자신도 그런 경험이 즐겁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 지금은 일상의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봄이 되면 등산도 하고 ‘야외학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자연 속에서 훌라당 벗고 숲에 누워 햇살을 맞으며 하늘을 보는 그 느낌이 그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는 그녀의 목소리에 떨림이 전해졌다. 나는 사랑과 섹스의 불모지가 되어 가는 이 땅에서 그들 부부의 건강함에 진심으로 축복을 빌었다. ●임해리는 15년 독신의 경험을 토대로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와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출간한 자타가 인정하는 ‘연애학박사’.
  • [문화마당] 시집, 편지, 그리고 진달래꽃잎/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봄을 맞이하여 겨우내 어지럽게 방치해두었던 연구실의 책들을 정리하다가 낡은 시집 속에서 편지 한 통을 우연히 발견했다. 오래 전 대학신입생일 때, 부친으로부터 받은 편지였다. 객지 생활하는 아들에 대한 염려와 당부가 구절구절 담긴 편지가 어떻게 시집에 끼여 있게 되었는지 자세한 기억은 없다. 다만 긴 세월이 흘렀건만, 빛바랜 시집과 편지를 보는 순간, 철없던 젊은 날의 방황과 열정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지금은 함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선친의 엄하면서도 따뜻한 사랑이 가슴에 뭉클 와 닿았다. 책장을 정리한 후 메일을 열어보니 학생들이 보낸 월말 보고서가 꽉 차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과제물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상담, 새해 카드, 심지어 간단한 인사까지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보낸다. 예전에 보고서를 손으로 써서 교수님께 직접 제출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교수님과 마주보고 상담을 받던 때와 비교해보면 세상 참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먼 곳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언제 어디에서든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서로의 안부를 일분 내에 주고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러나 편리함 뒤에 참으로 귀중한 뭔가를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의 메일은 확인 후 지워지기 마련이다. 메일을 지우면 그 내용과 함께 메일과 관련된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편지처럼 빛바랠 정도의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생생한 추억을 되살려낼 수 있는 자취가 자리잡을 틈이 없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메일을 통해서는 글 쓴 이의 훈훈한 숨결을 전혀 느낄 수 없다. 누가 보내든 똑같은 모양의 기계적인 글자가 건조한 화면에 가득할 뿐이다. 김영하는 소설 ‘호출’에서 정보 메커니즘으로 연결되는 인간관계를 매춘행위에 비유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때론 사랑하기도 하고 때론 다투기도 하면서 긴 세월 함께 결코 지울 수 없는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무늬를 삶의 지형도에 채색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휴대전화라는 흉측스러운 기계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인간적인 무늬를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정보 메커니즘에 함몰된 비인간적인 만남과, 지워진 메일처럼 일회적이고 추억 없는 건조한 만남만 난무할 뿐이다. 사무치게 그립고, 자나 깨나 보고 싶은 사람에 대한 은근하면서도 강렬한 사랑은 인터넷 왕국에서 추방된 지 오래이다. 물론 인터넷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오늘날의 시대의 흐름을 전혀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터넷이 우리네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터넷이 빼앗아 간 소중한 인간적인 것을 회복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네 삶은 기계의 메시지 더미에 묻혀 황폐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문재는 ‘산책시편’이라는 시집에서 휴대전화가 아니라 편지로 맺어지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나흘 걸려 ‘발효의 시간’을 거쳐 전달되는 편지를 통한 만남이야말로 사람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한다는 그의 시집을 읽노라면, 휴대전화로 연결되는 우리네 관계가 얼마나 삭막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 친구에게 며칠 밤을 하얗게 새워 정감 넘치는 편지를 써 보내고 답장을 기다릴 때의 기대감과 설렘을 휴대전화는 결코 담을 수 없다. 며칠 전 제자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자신의 장래 희망과 지금의 고민을 깨알 같은 글씨로 써 내려간 편지에는 글자 하나하나에 깊은 정성이 스며있었다. 그리고 진달래꽃잎 하나가 예쁘게 들어 있었다. 이 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계절의 향기와 그리운 마음이 가득한 편지를 쓰고, 그 편지를 고운 봄꽃잎과 함께 시집에 담아 보내자. 그리고 간절하게 답장을 기다려 보자. 그러면 훗날 오랜 세월이 지난 뒤, 문득 그 편지에 아로새겨져 있는 추억을 생생히 떠올리면서, 이 봄의 꽃향기에 어린 따뜻한 사랑의 시간과 실로 감격스러운 해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공연포커스]창극 ‘춘향’ 9일부터 국립극장서

    모처럼 젊은 관객들을 유혹하는 국악무대 하나가 막올린다.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이 9∼17일 제111회 정기공연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창극 ‘춘향’. 극단 미학의 정일성 대표가 연출하는 이 무대에는 이래저래 눈길이 쏠린다. 한·일 우정의 해 기념공연의 하나로 기획된 야심작인데다 젊은 소리꾼들이 주인공을 맡았다는 점이 특히나 그렇다. 국립창극단의 공인된 ‘간판 명창’ 왕기철(45·몽룡)을 빼면 더블캐스팅된 나머지 배우들이 모두 20대. 남상일(26·몽룡), 박애리(28·춘향), 이자람(26·춘향)이 그 얼굴들이다. 출연진이 암시하듯 원숙함보다는 풋풋한 소리, 이몽룡-성춘향의 속도감 있고 역동적인 신세대 느낌의 사랑이 이번 공연의 핵심포인트. 안숙선 작창, 조영규 대본.1만 5000원∼5만원.(02)2280-4115.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답십리동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답십리동

    답십리와 왕십리는 과연 ‘형제 동네’인가, 전혀 딴판인가? 답부터 말하면 똑같이 동대문(흥인지문)에서 10리쯤 떨어졌다는 유래를 지녀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에 리(里)자를 단 곳은 이 두 동네 빼고는 동대문구 청량리동뿐이다. 그만큼 역사가 깊다는 뜻도 된다. ●골동품 무료 감정 서비스도 답십리동 952 일대에는 자동차용품 유통업체,961 및 530 일대엔 고미술 거리가 들어서 있다. 자동차 부품 거리는 20여년 전인 1983년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로·을지로 쪽에 있던 업체들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지금은 750여개나 몰려 최대의 상권을 이룬 것이다. 도·소매를 겸하기 때문에 가격이 다른 곳보다 30∼40% 싸 들러볼 만하다. 햇빛 가리개, 왕골 시트부터 화물차 부속품, 중장비·버스 부품에 이르기까지 1200여종의 품목을 갖췄다. 자동차 용품에 관한 한 없는 것 빼고는 죄다 있다는 ‘도깨비 시장’으로 불린다.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4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7∼8분이면 닿는다. 자동차부품연합회 (02)2249-3241. 고미술 거리에서는 해마다 6월이면 특유의 문화축제가 열린다. 재현·체험·상설·전시·공연·장터 등 6개 마당으로 나뉘어 목공예품 만들기, 풍구 돌리기, 공중의상 입어보기, 꽃가마 타기, 떡메치기 등을 직접 해볼 수 있으며, 골동품을 무료로 감정해주는 ‘진품명품’코너도 눈길을 끈다. 한국고미술협회 동대문구지회 2244-6120. ●청량리 촉진지구와 함께 지역발전 이끌어 답십리는 전농동과 더불어 뉴타운 지구로 지정돼 상전벽해의 꿈에 부풀어 있다. 1·3·5동 약 13만 6400평에 대한 개발은 천호대로에 인접하고 지하철 등 천혜의 교통망을 바탕으로 동대문구 전체에 ‘개발 도미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뉴타운이 조성되면 고미술 거리도 단장돼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문화의 명소로 거듭난다. 답십리는 서울의 정도(定都) 600년과 궤를 같이하는 긴 역사 이래 최대의 변신을 꾀하는 셈이다.77년 현재의 5개 동으로 분리된 답십리는 2만 2250여가구에 인구 6만 4300여명을 품고 있다. 답십리2동 관계자는 “국민기초수급자의 장례비 중 국고지원금 뺀 전액을 지원하는 등 주민들 사이에 이웃사랑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라고 뽐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제이콥의 거짓말

    [영화속 수능잡기] 제이콥의 거짓말

    ‘사실이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사실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아도 좋은가.’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의 논술 문제다.3개월밖에 살 수 없는 시한부 인생이 있다고 하자. 이제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뿐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그를 불편하게 한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묻고 있다. 영화 ‘제이콥의 거짓말’에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파는 장사꾼 제이콥은 동료에게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들은 소련군의 진군 소식을 말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일은 나치들이 소유를 금지한 라디오를 그가 가지고 있다고 와전되어 퍼진다. 라디오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형에 이르는 중죄다. 그러나 라디오가 없다고 밝혀지면 오히려 절망하여 죽을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될 상황에 이르자 제이콥은 모두를 위해 희망적인 뉴스를 만들어낸다. 그는 수용소 안의 유태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희망적인 뉴스는 현실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거짓된 뉴스’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것은 언제 처형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절망뿐이다. 그 불안과 절망을 이기지 못해 수용소 안의 유태인들은 목을 매어 자살하기도 한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이었다.‘사실’은 그들을 절망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만약 인간이 사실만을 말해야 하고, 사실만을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라면 세상에는 절망과 불안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하는 사람의 숫자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운명과의 싸울 힘을 잃지 않는 것은 희망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이 있을 때 인간은 희망에 필사적으로 매달린다. 싸움의 의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직 절망만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서라면 어떨까. 과연 인간은 묵묵히 패배의 운명을 수락하게 될까. 천만에. 인간은 거짓된 환상을 만들어서라도 삶에 매달린다. 바로 그것이 인간의 가열찬 삶에의 의지다. 살아보겠다는 삶에의 의지가 거짓된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환상은 절망에 빠진 인간에게 희망을 준다. 그러나 실현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환상이 마술의 한 장면처럼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바로 삶의 불가해함이다. 제이콥의 거짓말이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믿은 사람, 우리 앞에는 오직 죽음의 현실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은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그러나 희망에 매달린 사람들에 희망은 현실이 되었다. 영화 감독, 피터 카소비츠는 말했다.‘희망에 대한 굶주림은 배고픔보다 나쁘다.’ 우리는 빵 없이는 살 수 있어도 희망 없이는 살 수 없다.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랑이다. 거짓의 희망을 만들어서라도 내 동료를 살려야겠다는 제이콥의 사랑, 바로 그 사랑이 있는 곳에서 환상은 마법처럼 현실로 뒤바뀌기도 한다. 피터 카소비츠 감독, 로빈 윌리엄스, 테일러 고든 주연,1999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배양일 전 駐교황청대사 ‘내가 만난 교황’

    그토록 바라시던 북한방문의 꿈을 못 이루신 당신을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로서 첫 임무를 받으시고 지구상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25년 6개월간의 재위를 마치신 제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의 서거를 한없는 슬픔 속에서 추도드립니다. 2002년 2월말 주교황청 대사의 임기를 마치면서 이임인사차 마지막 알현했을 때 3년간 정든 저를 보내는 아쉬움으로 묵주를 건네면서 손을 꼭 잡고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 칭찬하시던 그 체온과 음성이 아직 제 곁에 머물고 있기에 슬픔은 더욱 강하게 느껴옵니다. 교황께서는 폴란드 출신으로서 조실부모하고, 성장기에 조국이 위기에 처하였던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시대의 비극을 경험했고 소비에트 공화국 침공의 쓰라림을 이겨내면서 조국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리스도 신앙을 위하여 살아오셨기에 강인함 속에서도 인자로운 풍모를 지녀 역대 교황 중에서 가장 활동적이면서 서민적이고, 철저한 반공주의자이셨기에 주재국 대사들에게도 남다른 인기를 보여주셨습니다. 1978년 10월22일 264대 교황에 즉위,2년반 만인 81년 5월 베드로광장에서 터키 청년으로부터 피격당해 최대의 위기를 맞은 교황께서 그 청년을 만나 “우리는 인간으로서 형제로서 만났으며 오늘에 사는 나는 그를 용서했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라고 용서를 실천하셨습니다. 세계 평화, 사랑, 일치, 용서를 표명하신 평화의 사도, 당신에게 전 세계가 호응을 보내고 종교를 초월한 일치운동에서도 진전의 계기가 되고 있음을 우리 주변에서 보고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한국천주교 200주년인 1984년 5월3일 가톨릭 신자와 한국민 모두를 위해 믿음과 소망과 사랑과 평화의 사도로 한국에 오셔서 미사를 비롯한 전례를 집전하시고,103위 한국 순교복자의 시성을 거행하셨습니다. 이는 시성식이 바티칸에서 거행되는 전례를 깨고 파격적인 해외에서의 대규모 시성식이었습니다. 당시 공군장교였던 저는 헬기로 교황님을 모시면서 지방행사를 수행했습니다. 광주, 소록도, 대구, 부산을 거쳤고 특히 소록도에서 나병환자를 직접 위로, 기도하시는 당신의 모습에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보는 듯하였습니다. 또한 당신께서는 1989년 세계성체대회 때도 한국을 방문하시어 한국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보여주셨습니다. 해외 순방 일정상 두 번이나 같은 곳을 방문한 것은 조국 폴란드 외에는 드문 일이기에 한국 사랑이 남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군 예편 후 한국을 대표하는 주바티칸(교황청)대사로 보임되어 1999년 3월 교황께 신임장을 증정할 때 사실 기쁨과 걱정이 교차되었습니다. 그 기쁨은 1984년 한국방문 때 헬기로 수차례 모신 인연을 가진 제가 주재국 대사가 되어 대희년(2000년)의 가장 영광된 기간에 당신을 모시면서 대한민국의 대사로 보임된 것이었습니다. 반면, 걱정은 방한 때의 건강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기억을 더듬어 반가워하시며 우리 국민의 IMF 극복 노력을 칭찬하시는 모습을 통해 정신적으로 건강하심에 감사했습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교황청을 국빈방문했을 때 영국여왕에게도 부여되지 않은 방문의 격을 통상 공식방문에서 국빈방문으로 상향해 맞아주셨고 베드로성당의 순시 때에도 교황 특별통로로 승용차를 사용케 하신 것은 한국에 대한 배려 없이는 불가능한 것임을 한없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때 “북한방문은 기적”으로 표현하신 말씀에서 남북화합을 바라는 높은 뜻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토록 바라시던 북한방문의 꿈을 못 이루신 당신을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는 사실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 [길섶에서] 착각/김경홍 논설위원

    성공한 한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자신이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선생님이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안다.” 갑자기 머리를 탁하고 치는 듯한 느낌이 온다. 평범한 얘기 같지만 평범하지 않다. 땀흘리지 않고서는 성취도 성공도 없다. 그뿐 아니라 내가 모른 척한다고 해도 남들은 다 알고 있다. 잘되고 못 되는 것은 결과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잘되는 일은 없다. 설사 있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가겠는가. 살아가는 과정의 모든 일들에서도 이같은 자각은 적용될 것이다. 사랑이나 관심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누구를 사랑하지 않으면 제일 먼저 내가 알고, 그 다음은 상대가 안다. 결국은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고 만다. 살아오면서 부끄럽고 감추고 싶었던 일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 없으면서도 있는 척, 싫으면서도 좋은 척한 적도 부지기수다. 내가 만족하지 않으면, 내가 떳떳하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모습으로 보여지길 원하더라도 그건 희망사항이고 착각일 뿐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色色남녀]두려워말고 배워라

    철학자 쇼펜하워는 ‘에로스는 만물의 근원이며 성관계야말로 모든 행위의 중심이다.’라고 말했다. 요즘 우리 사회는 그 ‘중심’이 흔들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아직도 이 땅의 많은 남녀들은 성관계라는 것을 섹스에만 초점을 맞추고 섹스를 생식기의 결합이나 접속정도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축구경기를 단순히 ‘튼튼한 다리들의 발차기’라고 얘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일상 속에 범람하는 섹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섹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작년에 35살 미모의 커리어 우먼인 후배가 10년 열애,6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서로가 첫사랑이었고 유명한 캠퍼스 커플이었다. 그들 부부는 다행히(?) 아이가 없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들은 최근 몇 년 간 섹스를 하지 않은 채 각 방을 썼다고 한다. 그야말로 운명적 사랑으로 만나 섹스리스(Sexless)커플로 살다 남남으로 헤어진 것이다. 섹스리스 커플은 대략 3개월 이상 섹스하지 않는 부부면 해당된다고 한다. 물론 섹스리스를 보는 관점이 다양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30대 전문직을 가진 섹스리스 커플이 점차 많아진다는 사실에 있다. 아마도 그들은 20대 청춘을 전문직 자격증 따기에 몰두하였고 남보다 자유로운 연애를 할 기회가 적었을 것이다.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지도 않았고 실전 경험도 많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중심적 생활에 익숙한 상태로 결혼을 했기 때문에 부부간의 성에 대해 무지하고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래도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없다.’고 노래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배우자의 성적 무관심과 성적 무지로 자신을 억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문제를 상대에게 터놓고 얘기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부부간의 성생활은 백지로 만든 채 가정을 유지하지만 과연 그것이 행복한 삶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심한 경우에는 아내와의 섹스는 피하면서 포르노를 보고 ‘혼자만의 성생활’을 즐기는 남편 때문에 미치겠다는 여자들도 있다. 정말로 아내를 죽이는(?) 남편이다. 그런가 하면 아내의 무심한 성욕과 섹스회피로 사는 낙이 없다고 가슴을 치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나도 개인적으로 밝히는 남자보다 섹스에 무지한 남자가 더 무섭다. 내가 보기에 여자를 밝히는 남자는 여자의 성 심리와 신체적 구조 등에 대한 지식이 많아 매너가 젠틀맨이다. 반면에 섹스에 무지한 남자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성향이 있으며 성적 콤플렉스마저 갖추었을 때는 ‘시한폭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섹스리스나 성적 갈등은 섹스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섹스는 오래하거나 횟수가 많거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하고 싶은’마음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관심갖기, 이해하기, 존중하기, 책임, 주는 것, 이 5가지의 부산물이 섹스이다.’라는 에리히 프롬의 말은 행복한 삶의 슬로건이라 할 수 있다. 섹스, 아는 만큼 할 수 있고 하는 만큼 느낄 수 있고 느끼는 만큼 행복도 커진다. ●임해리는 15년 독신의 경험을 토대로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와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를 출간한 자타가 인정하는 ‘연애학박사’.
  • [레저+α] 지하철2호선 타고 스페인 갈까

    ‘투우’와 ‘정열’의 나라 스페인 여행을 하고 싶다면 롯데월드로 가라. 항공요금도, 15시간 비행의 지루함도, 언어소통의 걱정도 거기에는 없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내리면 스페인 전통의 꽃 장식, 마차퍼레이드, 정열의 투우, 플라멩코의 흥겨움에 빠져들 수 있다. 4월8일부터 38일간 스페인 남부 세비야지방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를 통째 옮겨왔다. 이름하여 ‘세비야 페스티벌’. 입구에서부터 관람객을 놀라게 한다. 중세 금·은 장식이 화려한 투우사의 의상과 마타도르의 검, 물레타(막대기에 감은 빨간 천), 투우사의 상징인 카포테(붉은 천) 등 각종 장비가 오렌지색, 파란색, 노란색 등(燈)과 어울어져 마치 스페인의 세비야거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화려한 꽃 마차와 플라멩코 댄서들, 투우사들이 함께하는 꽃마차 퍼레이드, 투우시범, 카세타(스페인풍 천막)공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연들이 롯데월드 곳곳에서 하루에 70여회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꽃마차 퍼레이드와 투우시범. 꽃마차 퍼레이드는 화려한 오렌지색 꽃으로 치장한 3대의 꽃 마차와 36명의 스페인 댄서가 플라멩코 춤을 추고 투우사, 돈키호테, 민속무용단인 훗타가 어우러지며 스페인 문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2004년 세비야 최고의 투우사 ‘호세 페르난데스’가 특별 초청되어 멋진 투우동작을 선보인다. 화려한 투우사 복장을 입고 붉은 천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검과 물레타를 이용해 소를 다루는 기술을 보고 있노라면 스페인이 부럽지 않다. 다만 장소관계상 살아 움직이는 소와의 싸움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다양한 공연이 이어진다. 스테이지쇼인 ‘세비야의 춤’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애절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플라멩코 음악과 솔레아, 알레그리아, 세비리아 등 스페인 전통 춤으로 표현한다. 고객참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매일 다섯가족씩을 뽑아 축제의 메인 꽃마차 퍼레이드의 주인공으로 출연을 시켜주며 카세타에서는 하루종일 스페인 댄서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춤도 감상하고 직접 배워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파에야’,‘치킨 브리토’ 등 스페인의 독특한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돈키호테 탄생 400주년을 맞아 독후감을 공모하여 연간회원권 등 푸짐한 선물을 나누어 준다. 이밖에도 30m의 줄을 타고 이동하는 스릴과 40여명이 출연하는 대형공연인 ‘서커스 타잔’은 뮤지컬과 서커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재미를 주고 밤 10시에는 가요와 올드팝을 불러주는 ‘라이브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펼쳐진다.www.lotteworld.com,(02)411-2000.
  • [건강칼럼] 사랑과 건강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화이트데이라던가. 그러나 꼭 선물이 아니라도 사랑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값진 선물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사랑은 호르몬에 의한 화학작용의 결과’라고 말한다.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 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이 사랑에 관여한다고 보고 있다. 사랑을 느낄 때에는 특히 도파민과 옥시토신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이 호르몬은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다. 사랑이 강할수록 이 호르몬이 분비되는 뇌 부위가 활발히 움직인다. 반면, 부정적인 판단이나 비판적 생각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동은 오히려 감소한다. 즐거움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력을 높인다. 미국에서 두 그룹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한 집단은 종일 코미디 영화를, 다른 집단은 슬픈 영화를 보게 한 뒤 항체검사를 했더니 코미디 영화를 본 집단의 항체가 최고 200배까지 높았다. 그렇다면 사랑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몸속에 투여하면 누구나 사랑에 빠질까? 그렇지는 않다. 뇌의 화학작용이 사랑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신체적 언어 중 하나가 바로 입맞춤이다. 입맞춤을 할 때에는 심장 박동과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른다.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되고, 부신은 아드레날린을 내보낸다. 아드레날린은 통증을 줄이는 진통제 역할을 한다. 또 혈액 속의 백혈구 활동을 활성화해 질환에 걸릴 확률을 낮춰준다. 이 때문에 입맞춤을 자주 하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입맞춤은 비만도 예방한다. 한 연구결과 부부가 아침인사로 나누는 입맞춤 한번에 3.8㎉의 에너지가 소모된다고 한다. 많은 열량은 아니나 평생 꾸준히 하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출근 전에 아내와 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포옹 한번 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 3분으로 가족 모두 건강해 질 수 있다면 이만한 투자가 또 있을까.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여의도 in] “부부는 헤어지면 원수 재보선후도 합당 없다”

    ▶재보선이 끝나면 열린우리당과의 합당이나 정책연합을 검토해 볼 의향이 없나. -짝사랑도 사랑이지만 이뤄지지 않는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 아니다. 여당이 과반이 되든 안 되든 이뤄질 수 없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26일 평화방송에 출연,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 또다시 불가(不可)입장을 천명했다. 열린우리당이 4·30 재·보선에서 여소야대의 굴레를 벗지 못한다고 해서 혹여 민주당엔 손 내밀 생각을 말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한 대표는 특히 “부부가 같이 살 때는 무촌이고 누구보다 가깝지만 헤어지면 원수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합의이혼도 아니고 쫓겨난 사람들이니 감정이 좋을 리 없다.”는 원초적 표현으로 감정의 밑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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