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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학생과 가장 많이 상담한 여교수

    남학생과 가장 많이 상담한 여교수

    남몰래 털어놓는 비밀은「성의 고민」이 으뜸 <말하는 이> 정희경(鄭喜卿)씨 : 성균관대학교 여학생처장 「기대」의 중압감 때문에 30%가「노이로제」증세 - 그 동안 맡으셨던 상담 실례는 대략 몇 건쯤 되나요? 『2백건은 훨씬 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학생처장이란 행정직에 있어 심한「케이스」만을 다루고 있지만 일선 상담역을 맡았을 때도 하루에 3명 이상을 만난 때도 있었고 주(週)평균 10명은 만났으니까요』 - 상담해 오는 남녀학생의 차이는? 『남학생이 훨씬 적극적으로 상담을 청해 옵니다. 여학생은 거의 상담을 원하지 않고 있는 듯해요』 -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문젯거리는 대개 어떤 것일까요? 『학교에 따라서 또는 환경에 따라서 문제가 사뭇 달라집니다. 세칭 1류교 학생들은 주위에서 거는 기대의 중압감 때문에 거의 30%의 학생이「노이로제」증상이고 심한 경우는 발작마저도 일으키더군요. 또 중압감 때문에 능력 있는 학생들이 열등감에 빠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반대로 2류대학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못했다, 가고 싶은데 못갔다는 등으로 우울감, 열등감에 빠져「콤플렉스」를 느끼는 경우 등 문젯거리가 다양합니다』 춘화(春畵)필름 훔쳐보고 사창(私娼) 출입한 고관아들 - 그들이 남몰래 털어놓는 비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상담 실례를 들어주셨으면. 『상담 실례는 들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경우 하나만 들어 보겠습니다. 1류대학 1류학과에 다니는 고관의 아들이었어요. 자살소동을 몇 번 일으켰던 학생인데 찾아왔더군요. 아버지가 첩을 두었어요. 따라서 가정불화가 잦은 집에서 자랐고 부모들과의 거리감을 느끼며 자라난 학생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어른들이 보는 춘화「필름」을 훔쳐보게 된 후부터 심한 자위행위를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고등학교 3학년 때 학교 갔다 오는 길에 창녀에게 붙들려가서 첫 성 경험을 가졌답니다. 그 뒤부터 창녀집 만성출입자가 되고…. 갈 때는 정신없이 가지만 돌아올 때는 심한 죄의식으로 머리가 썩어가는 것 같고 자책감 때문에 자살소동을 부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에 의욕을 잃고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한 학생을 1년 반쯤 상담, 정신과 의사와 협력하여 치료한 일이 있습니다』 대학가의 두통거리는 의외로 이런 성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80% 이상(밝히지 말기를 부탁)으로 추산되는 남학생이 성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 불행히도 대상이 애인이나 부인이 아니고 창녀에 의한「강제」로 시작되기에 이들은 더욱 괴로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나 이론에서는 기성세대보다 무척 보수적인 요즘 젊은이들은 실제로는 무척 개방적이며 무방비상태라는 이야기. 「성적(性的)긴장」풀어주는 「프로그램」만들어야 - 젊은이의 남녀관계에서 오는 문젯거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들은 가장 혈기가 왕성한 층이기 때문에 성적 긴장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긴장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요즘 YWCA나 YMCA에서 하는 민속춤, 사교춤 등의 모임이 그런 의미에서 좋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밖에도 명작에 나오는 연애 얘기를 읽음으로써 또 적당한 운동으로써 해소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성은 무척 상징적인 것이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엔 불신·부정적 졸업 때까지 이름 몰라 - 그들의 교수와의 관계는 어떤지요. 『교수들이 이해하지 않으려 하고 있고 또 어떤 면에서는 그들을 무서워 하기 때문에 교수에 대해선 무척 부정적이고 또 불신합니다. 대학 4년 동안 교수와 학구적인 면이나 인격적으로 면담한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는 졸업할 때까지 교수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학점이나 결석일수를 교수와 흥정하는 외에는 거의 만나기도 싫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 교우관계는? 『고교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한 교육을 전혀 못 받았기 때문에 친구간에 또는 사회생활 하는 방법이 외국에 비해 무척 졸렬합니다』 반항원인 95%가 가정 기숙사제도 꼭 필요해 - 학생들의 문제 중 근본적인 원인이 가정이나 부모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내가 만난 학생의 95% 이상이 반항의 원인이 가정이나 부모의 문제였습니다. 가정은 외적인 조건보다는 분위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가족관계가 조밀해서 지나치게 어린애 취급을 받기 때문에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못합니다. 또는 하숙을 하는 데서 오는 문제, 자취, 친척집에서의 기거 등 가족관계나 주택문제가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기숙사 제도가 꼭 필요합니다. 자기집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니까요』 - 결혼관은? 『남자들은 말로는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학생은 의존심 강한 게 병 꿈은 좋은 차·예쁜 아내·집 그러나 상담 실례를 보면 그렇지도 않아 외부적인 조건들을 많이 따진다는 것. 조건 자체는 결혼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정교수의「어드바이스」. 여학생에게는『의존심이 강하다』는 게 가장 큰 병이다. 『상대방 남자가 싫어져 그만두는 경우도 찔찔거리고 우는 바보 같은 짓을 예사로 한다』는 것. 여대생쯤이면 자기 나름의 삶이 있을 텐데 좋은 남편감을 고르는 게 더 큰 관심거리고 고르는 것도 부에 치중하는 경향이라는 것. 처음부터 가정을 지키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다른 것(취직·유학) 등을 해 보다 안되면 결혼한다는-. 4, 5년 전만 해도 심각한 문제였던 전망이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나 고민은 차차 적어지는 것 같은 경향이란다. 자기만 똑똑하면 취직을 할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갖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적어도 애인이나 부부간에는 서로 나쁜 점을 고친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있는 그대로 장점만을 취해서 살아야-』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태도는 선도의 힘만 있다면 긍정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염려할 것은 못 되는 것. - 젊은이들의 꿈은 어떻게 변해 왔나요? 『전에는 허황하기는 했어도 국가적이고 세계적이었던 꿈이 개체화하는 현실에 알맞도록 변해가고 있습니다. 서구식으로「좋은 차·예쁜 아내·좋은 집」이 최상의 꿈이 되어 버렸습니다』 열등감 위장한 겉 꾸밈 양면적인 성격을 띤 젊음 - 여대생의 허영은?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심한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옵니다. 그것이 마음 속 깊이 숨어있어 그 열등감을 위장하기 위해 겉 꾸밈이 필요한 것입니다. 나무랄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느껴집니다』 기성세대보다 오히려 보수적이고 비판적인 가치관을 가진 요즘의 젊은이들은 실제 행동에서는 반대로 전위적으로 나타나 양면적인 성격을 띠우고 있는 게 현대 한국의 대학생들이라는 결론이다. [ 선데이서울 68년 10/27 제1권 제6호 ]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SK家 (2)-2세경영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쌍두 체제’로 포스트 재벌을 향해 순항중이었던 SK그룹은 2003년 2월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소위 ‘SK사태’로 불리는 일련의 악재로 오너가(家)인 최 회장이 전격 구속됐기 때문이다.2세 체제의 성공적인 착근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비상벨’이 울린 것이다. 그러나 ‘카운터 펀치’는 이것이 다는 아니었다. 투기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이 경영권 탈취를 목적으로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결국 ‘보스’의 부재와 채권단의 압박, 소버린의 흔들기는 ‘SK호’의 최대 위기를 가져왔다. 한 임원은 긴박했던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시민단체의 공격과 채권단의 위협, 소버린의 가세는 그야말로 내부 구성원들을 갈팡질팡하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시중에는 그룹 해체설까지 나돌았습니다. 또 소버린의 지분 매입 의도는 최 회장이 보석으로 나온 뒤에나 대책이 세워질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할까. 산전수전 다겪은 최 회장은 ‘뉴SK’ 기치를 내걸고, 난제를 정공법으로 하나씩 헤쳐나가고 있다. 포스트 재벌을 지향한 지배구조 개선은 경영투명성과 윤리경영을 핵심으로 강도를 더 하고 있다. 최 회장이 지난해 10월 SK㈜ 창립 42돌에서 밝힌 내용이다.“나는 재벌이라는 말이 싫습니다. 그룹이라는 말도 재벌이라는 지배구조에서 나온 것인데 그런 지배구조가 과거엔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을 이끄는 시스템입니다. 누가 주식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독립된 각 기업이 얼마나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일을 추진하는 시스템을 가졌느냐는 것입니다.” ●경영 ‘대표선수’ 패밀리 4인방 “내 아들은 5명이다. 경영능력이 있는 대주주는 경영인으로 키울 것이다. 적임자라고 판단되면 아들이든, 조카든 가리지 않고 경영을 맡기겠다. 나는 자식들 누구에게나 밥상(경영권 승계 후보)을 차려주겠지만 먹은 것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최종현 회장) 최씨가에서 현재 SK 경영에 참여하는 인물은 최신원(53) SKC 회장과 최태원(45) SK㈜ 회장, 최재원(42) SK엔론 부회장, 최창원(41) SK케미칼 부사장 등이다. 최씨가의 장남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2000년 8월 지병으로 별세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그룹 승계자로 확정된 것은 1998년 8월 가족회의에서다. 최종현 회장이 별세하자 최씨가의 차세대 5인방인 사촌 형제들이 모여 당시 최태원 SK㈜ 부사장을 그룹의 경영권 승계자로 합의했다. ‘패밀리 5인방’이 별다른 갈등없이 신속하게 후계구도에 합의한 것은 고 최종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분이 많지 않아 ‘뭉쳐야 산다’는 묵계가 있었기 때문.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과 기원씨는 아예 상속포기 각서를 썼을 정도였다. 또 연장자인 최윤원·신원 형제가 경영권에 욕심을 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맏이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최태원 회장이 가족대표로 경영권을 승계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적극 유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 회장은 가족회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룹 회장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훗날 “대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SK그룹은 98년 9월 계열사 사장단회의격인 수펙스(SUPEX·슈퍼 엑셀런트의 준말)추구협의회에서 손길승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고, 최 회장은 SK㈜ 회장직을 맡았다. 국내 재벌가에서 보기 드문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파트너십 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최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토론해서 분석하고, 협의해서 합의한다.’로 요약된다. 합리적이며,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한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최재원 SK엔론 부회장은 ‘파이낸싱’의 귀재로 통한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일본계 증권사에서 18개월가량 근무한 경력도 있지만 그의 진면목을 드러낸 것은 2000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에서였다. 당시 신세기통신의 최대주주는 27.6%의 지분을 보유한 포항제철(현 포스코).SK가 이를 매입하려면 1조 7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최 부회장은 이를 SK텔레콤 지분 6.5%와 포철의 신세기통신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의 스와핑(주식 맞교환)으로 해결했다. 최 부회장은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과, 스탠퍼드대 재료공학과 석사,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 출신이다.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은 94년 선경(현 SK)그룹 경영기획실로 첫 발을 내디뎠다.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에 뛰어나다는 평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계열사를 일부러 찾아다니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가 96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기획관리실장으로 있을 때는 국내 최초로 명예퇴직제를 도입했으며, 쉐라톤워커힐호텔과 SK상사에서도 잇따라 명퇴를 통한 감량 경영 바람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그는 ‘구조조정 리베로’라고 불렸다. 특히 최 부사장이 계열사로 내려온다는 소문이 들리면 해당 임직원들은 긴장했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90년대부터 ‘나는 경영에 자질이 없다.’며 경영일선에서 한발짝 비켜섰었다.SK케미칼 회장 때는 아예 회장 결재란을 없애고,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일임했다. 사교와 대외활동에 관심이 많았으며, 특히 그룹의 원로 경영인들을 많이 챙겼다고 한다. 우석대와 미국 엘론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고 최종현 회장의 2세 교육 “선친은 자식들이 결코 풍족하게 살 수 있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유학시절엔 용돈이 항상 부족해 가정교사로 뛰고, 학교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습니다. 한번은 중고차를 샀는 데, 이것도 어떻게 구입했는지 일일이 현지 지사장으로부터 자금 출처(?)를 확인 받기까지 했죠. 그리고 집도 제일 싼 곳에서 살아 일주일에 쥐를 40마리까지 잡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쥐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을지 연구까지 했답니다.” 차남인 최 부회장은 남들처럼 어렵게 공부했던 미국 유학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고 최종현 회장의 자식 교육이 얼마나 엄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 최 회장은 자식들과 토론을 즐겼다. 주제는 사회·경제가 아닌 과학 분야. 가끔은 난센스 퀴즈와 같은 질문을 들이대, 자식들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부친이 살아계셨으면 최근의 토론 주제는 아마도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관련됐을 것”이라며 “그 만큼 과학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 ‘화학도’인 고 최 회장은 아들들은 모두 이과 전공을 권했다. 최종현 회장은 장남이 진학 문제로 고민할 때 “자신의 진로는 자신이 선택해라. 하지만 어떤 직업을 갖든 합리적 논리를 펼 수 있는 객관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 경제의 기본원칙은 ‘합리(合理)’다. 경제를 잘 알려면 ‘리(理)’와 관련된 분야로 물리나 화학, 생물 가운데 하나를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남인 최 회장은 문과 지망생이었지만 선친의 뜻에 따라 물리학을 전공하게 됐다. 최 부회장도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고 최 회장은 또 자식들에게 최종 학력만큼은 최고를 주문했다. 최 부회장은 “선친은 최고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은 아무 곳에서 졸업해도 괜찮지만 최종 졸업장은 최고 수준의 ‘학벌’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최고가 뭔지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가 3세들은 ‘공부 중’ 최씨가의 2세들은 대부분 연애 결혼했다. 최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노소영(4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만났다. 최 회장의 설명이다. “대학 테니스 동호회에 선수가 많이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와이프를 적극 끌어들였죠.” 그러나 둘 사이의 관계가 진척될수록 SK가는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노 관장의 부친이 당시 여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인 노태우 체육부 장관으로 정경 유착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친인 고 박계희 여사가 미국에 건너가 맏며느리감인 노 관장을 직접 살펴봤으며, 고 최 회장도 미국 출장중에 노 관장을 면담했다. 고 최 회장은 사돈인 노 장관이 대통령이 되자 임직원을 모아놓고 “이제부터 SK는 해외에서 사업을 벌일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조금이라도 정경유착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경영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위의 이목속에 결혼한 탓일까. 부부간 ‘애정 전선’은 세간의 이목 이상으로 견고하다는 평이다. 한 지인의 얘기다.“최 회장이 2003년 ‘SK글로벌’ 사태로 구속 수감됐을 때입니다. 노 관장은 공판 때마다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1주일에도 세 차례씩 면회를 꼭 갔었어요. 당시 수감중인 최 회장은 노 관장의 생일에 사람을 통해 장미꽃을 전달하기도 했고요.” 최 회장과 노소영씨는 장녀 윤정(16)양과 차녀 민정(14)양, 장남 인근(10)군 등 1남 2녀를 두고 있다. 차남인 최 부회장과 채서영(41) 서강대 영문과 교수의 인연은 누이동생인 최기원씨 소개로 맺어졌다. 채 교수와 기원씨는 친구 사이다. 자녀는 2남1녀. 장남 성근(14)군과 장녀 원정(8)양, 차남 동근(6)군이다. 고 최윤원 회장과 김채헌(51)씨는 슬하에 1남3녀를 두었다. 장녀 서희(28)씨는 미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최성훈씨와 결혼했다. 최씨는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차녀 은진(22)씨와 3녀 현진(20)씨, 장남 영근(18)씨는 모두 학생이다. 최신원 SKC 회장은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유진(27)씨는 미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 차녀 영진(25)씨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장남 성환(24)씨는 중국 복단대에서 학업을 하고 있다.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과 최유경(38)씨는 장녀 경진(8)양과 장남 민근(7)군을 두고 있다. 모두 초등학생이다. ●‘SK호’ 이끄는 전문경영인 조정남(64) SK텔레콤 부회장은 SK텔레콤의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은 ‘산파’로 통한다. 또 ‘CDMA 전도사’라 불린다. 조 부회장이 밝힌 1995년 CDMA(부호분할다중접속)의 개발 성공 일화다.“당시 손길승 부회장이 저에게 지속적으로 CDMA 성공 여부를 물어오셨지만 답답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수천명이 동시에 통화를 시도할 수 있는 상업화 규모의 투자를 결심해야 하는 판국에 몰렸습니다. 그때 제가 손 부회장에게 ‘제게 400억원을 주십시오. 항상 물으시던 CDMA 성공 여부에 대해 확실한 답을 드리겠습니다.’고 했습니다. 손 부회장은 과감한 지원을 약속했고, 결국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라는 신화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조 부회장은 외모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친근감이 넘친다. 자칭 ’리버럴리스트’로 말한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왔다. 김창근(55) SK케미칼 부회장의 별명은 ‘마징가’다. 매일 서너 시간만 잠자며, 일에 매달리는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으며 업무를 했다고 한다. 일처리와 관련,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 후계자로 불릴 정도다. 그는 마지막 구조본부장으로서 1974년 ‘경영기획실’로 출범한 SK 구조조정본부를 30년 만에 직접 ‘간판’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1974년 입사 이후 SK케미칼 외환과장·자금부장·재무담당 상무를 거쳤고,1997년에는 그룹 구조본 재무팀장을 맡는 등 SK를 대표하는 재무전문가다.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USC(남가주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신헌철(60) SK㈜ 사장은 소탈한 외모와는 달리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평과 함께 노력형 CEO(최고경영자)로 불린다. 상고 출신으로 주판알만 튀기던 그가 이효석의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때문에 대학 입시에 떨어지자, 아예 작품을 통째로 암기해 버릴 정도다. 그는 지금도 기분이 좋아지면 ‘메밀꽃 필 무렵’을 술술 읊어댄다. 신 사장은 본인을 ‘운 좋은’ CEO라고 평가한다.SK㈜ 사장도 운 때가 맞아 떨어진 것이지, 능력으로 뽑았다면 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고 겸손해한다. 신 사장의 얘기다.“최 회장으로부터 SK㈜를 맡아달라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능력도 부족한 내가 맡아서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그러나 최 회장이 지금의 SK㈜는 ‘아버지’ 같은 CEO보다 상처를 보듬아주고, 이것 저것 챙겨줄 수 있는 ‘어머니’ 같은 CEO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CEO를 맡을)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그러나 ‘능력없다.’는 말과 달리 SK㈜는 신 사장이 CEO로 취임한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매출과 수출, 순이익 면에서 역대 실적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신 사장의 운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 신 사장이 1998년 5월 SK텔레콤 수도권본부장으로 일할 때다. 당시 서정욱 사장은 국제전화 식별번호 추첨식에 참가할 SK텔레콤 제비뽑기 ‘대표선수’로 신 본부장을 선택했다. 가서 모든 경쟁사가 희망하는 ‘00700’ 번호를 뽑아오라는 특명과 함께. 그런데 이 업무는 신 본부장의 직무와 전혀 상관없는 무선사업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모든 임직원이 염원했던 대로 기어이 ‘00700’번호를 뽑아내는 기염을 연출해냈다. 신 사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부산상고와 부산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학과 대학원을 나왔다. 김신배(51) SK텔레콤 사장은 논리적이며 날카롭다는 인상을 주지만, 의외로 가사를 외운 팝송이 100여곡에 이를 정도로 감성적인 면도 적지 않다. 또 순탄하게 CEO까지 오른 듯 보이지만 이공계 출신의 기획통 CEO로서 만년 하위권이던 수도권영업을 SK텔레콤 지사 중 1위로 올려 놓을 정도로 ‘야전 경험’도 많다. 그는 당시 현장 직원과 친해지기 위해, 또 바닥권이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술 전투’를 벌였다고 한다. 그는 사석에서 “평소에 즐겨하지 않던 술이었지만 그때 마셨던 술이 그 전 동안 마셨던 술보다 더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신세기통신과의 통합작업을 2년간 잡음없이 해 낼 정도로 사업 조정 및 대인 관계에도 능수능란하다는 평이다. 그는 애창곡으로 분위기를 띄울 때에는 ‘오늘같은 밤’(이광조)이나 ‘골목길’(신촌블루스)을, 분위기를 탈 땐 ‘사랑이 지나가면’(이문세)이나 ‘사랑일 뿐이야’(김민우)를 부른다고 했다. 학창시절엔 팝송 100곡 정도는 가사를 안보고 부를 정도였다고. 김 사장은 충남 부여 출신으로 경기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정만원(53) SK네트웍스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대표적인 CEO다.2003년 그룹이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사태로 위기를 맞았을 때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장으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이같은 활약 덕분에 SK네트웍스 사장으로 취임, 채권단 조기 졸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사장은 21회 행시 수석 출신으로 1994년 통산산업부 과장에서 ‘SK맨’으로 변신했다. 그는 사령장을 받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 관련 서적 40권을 구입했다고 전한다.95년부터 OK캐쉬백 사이트의 원형인 쇼핑몰을 구상했으며,OK캐쉬백과 그 사이트를 기획해 SK에서 입지를 다졌다. 그는 서울 출신으로 중앙고, 연세대 경영학과,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박장석(50) SKC 사장은 오너가(고 최종건 회장의 둘째 사위)의 일원이지만 전문경영인으로 불리기를 더 좋아한다. 솔직함과 친근감을 바탕으로 강한 추진력과 빈틈없는 일처리 능력을 보유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CEO라는 평이다. 그는 1979년 ㈜선경 미주본부로 입사, 경영지원본부장, 관리총괄 부사장을 거치며, 방송·통신 장비업체인 SK텔레시스 인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울고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미국 스티븐스대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golders@seoul.co.kr ● ‘맏형’ 최신원 SKC회장 “분가요?시기상조입니다. 여건도 성숙치 않았는 데 무슨 분가입니까. 지금은 형제간에 서로 협력해서 SK를 더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훗날 때가 됐다고 판단되면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낼 것입니다.” 최신원(53) SKC 회장은 최근 재계의 이슈로 떠오른 ‘SK분가설’을 이렇게 일축했다. 이어 “형님(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이 돌아가신 이후 최씨가(家)의 맏이로서 형제간의 협력과 우애를 돈독히 하는 것이 저의 책무”라며 “이를 위해 형제간에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도록 모임을 자주 갖는다.”고 말했다. 밖에서는 ‘패밀리 미팅’으로 알려진 형제간 모임은 실상 집안 제사 행사인 경우가 많다. 또 해외 출장을 빼곤 형제들 모두 참석하는 것이 최씨가의 오랜 전통이다. 최 회장은 ‘음지’에서 동생들을 지원하는 소리없는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지난해 ‘소버린사태’로 경영권을 위협받았을 때 SK㈜의 대주주인 SK케미칼 지분을 확대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형은 형답게, 동생은 동생답게 행동하면 불협화음이 나올 수 없어요. 사업이야 다들 알아서 잘 하니까. 또 어려운 일이 닥치면 서로 뭉치면 되고요. 선친과 숙부께서 상호신뢰 속에서 그룹을 키워오신 것처럼 우리 2세 형제들도 서로 협력해 SK그룹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울 것입니다.” 최 회장은 또 “몸은 부실해도 부친을 닮아 통뼈”라며 선친인 고 최종건 회장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선친은 언제나 돈을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사실 죽으면 돈 갖고 갑니까. 살아있을 때 좋은 일을 많이 해야죠.” 그는 앞으로 무엇이 되기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듯했다.“제 소박한 꿈은 이렇습니다. 재단법인 ‘선경 최종건 재단’의 장학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입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한국에 영국의 ‘이튼스쿨’과 같은 명문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전문 기술학교를 세워 선친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최 회장은 “선친은 평소 교육에 열정이 대단했지만 일찍 돌아가신 탓에 실천에 옮기지 못하셨다.”면서 “선친의 이름으로 재산을 지속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국내 재벌가에서 보기 드문 해병대 출신이다. 부친이 그의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해병대 입대를 권유했기 때문.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었던 회사의 임직원은 반드시 해병대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해병대 CEO’로 불린다.CEO(최고경영자)로 나선 지 8년째인 최 회장은 신속하면서도 과감한 업무 추진력, 강한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이다. 이는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어져 SKC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한계사업의 과감한 철수와 정보통신 관련 사업 진출 등 적극적인 ‘턴어라운드’ 작업을 통해 SKC를 우량기업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golders@seoul ● 최씨가 며느리·딸 ‘경영불참 불문율’ 국내 재벌가에서 며느리들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SK가(家)는 이보다 한 술 더 떠 딸들까지 아예 배제한다. 한 임원의 얘기다 “최종현 회장이 한번은 가족 회의를 열고 최씨가의 여성은 딸이든, 며느리든 경영 참여는 안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남자만 경영에 참여시키기로 한 거죠. 그래서 큰 집(최종건가)과 작은 집(최종현가)의 5남 5녀 가운데 ‘대표선수’ 5명(윤원, 신원, 창원, 태원, 재원)만 경영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런 불문율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요.” 큰 집 조카들까지 포함해 10남매의 가장 역할을 했던 고 최종현 회장(그는 생전에 형의 3남 4녀와 자신의 2남 1녀를 합한 ‘5남 5녀의 아버지’로 자처했음)이 기업 경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며느리와 딸들을 경영진에 참여시키지 않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일화 한토막. 최 회장이 병마와 막바지 씨름할 때였다. 하루는 저녁 식탁에 앉았는 데 큰 아들(최태원 SK㈜ 회장)이 보이지 않자, 큰 며느리(노소영 관장)에게 “오늘도 못 온대.”라고 물었다. 노 관장은 시아버지에게 어리광 부리듯 “네∼”라고 답했다. 이어 “요새 그 사람 얼굴 보기도 어려워요.” 그러자 최 회장은 무뚝뚝하게 “사업을 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니. 사업이란 장난이 아니다. 전력투구해야 한다. 사업을 위해서 희생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최씨가의 맏며느리인 김채헌(51·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부인)씨는 최씨 2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집안 안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상 소리 안나게 일을 처리한다는 평이다. 시동생 얘기다.“집안을 화목하게 하는 데 형수님으로서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하는 일은 없지만 애들도 어느 정도 커서 이제는 뭔가 해 보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시동생의 평은 이렇다 “워낙 말이 없고, 착하기만 합니다. 마음도 대단히 여리고요.” 노소영(4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최씨가의 며느리 가운데 가장 활동적인 편이며, 사람 만나는 것을 즐긴다.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예술쪽에 관심이 많다. 최태원 회장도 노 관장의 바깥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한 지인은 “최 회장과 성격이 비슷한 데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해서인지 대단히 합리적인 분”이라며 “서로 바쁘기는 해도 주말에는 같이 시간을 보내며, 테니스를 치거나 요리를 하는 등 부부 금슬이 대단히 좋다.”고 설명했다. 시아버지인 최종현 회장은 큰 며느리를 어떻게 봤을까. “저래도 아이들 교육은 잘 시킨단 말이야. 제 시어머니(고 박계희 여사)를 닮은 데도 많고….”고 최 회장과 50년 지기인 언론인 홍사중씨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겉으로는 제법 쌀쌀하면서도 조금도 표리가 없고, 야무지게 집안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뜻으로 최 회장이 며느리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최재원 SK엔론 부회장 부인인 채서영(41)씨는 야무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서강대 영문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집 사람이 좀 바쁘죠. 그래서 저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가능한 한 골프를 치지 않으려고 해요. 집안 일은 좀 거드는 편인데…. 와이프 눈에는 많이 부족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만 쓰는 주방용 칼이 있으면 된 것 아닙니까.”라며 웃는다.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 부인 최유경(38)씨는 치과의사다. 개업을 않고 가끔씩 지인들 병원에서 일손을 거들고 있다. golders@seoul.co.kr .co.kr
  • [기고] 송암미술관 기증,미래 문화 키운다/정양모 문화재 위원회 위원

    며칠 전 찌는 듯한 무더운 여름 밤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기쁘고 흐뭇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참으로 뜻있고 장한 일이라 이 수삼일간 절로 마음이 흥에 겹다. 동양제철화학 창업자이며 현 명예회장인 송암 이회림(88) 옹이 인천시 학익동에 설립하여 인천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널리 사랑받아온 송암미술관과 거기 딸린 자산 일체를 인천시에 기증한다는 사실이다. 송암 미술관은 4000여점에 달하는 귀중한 우리 전통도자기를 비롯해 8400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미술관으로서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소중한 문화재를 수집하여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기증하여 그 나라 문화발전에 크게 공헌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박물관과 소장 문화재와 그 자산 일체를 공공기관에 기증한 예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송암 선생이 우리 전통도자기가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꾸준히 수집하는 것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사람이다. 인천 학익동에 미술관을 설립하는 과정과 설립 후의 모습도 가슴 벅차게 지켜보았다. 그 때 여러 사람이 “왜 하필이면 인천에 그런 문화기관을 세우느냐. 서울에 세워야 빛을 보지 않겠는가.”하고 물은 데 대해 선생이 한 말씀은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내가 인천에서 뜻있는 사업을 시작했고, 거기서 성장하여 지금에 이르렀는데 인천에 미술관을 세우는 것이 마땅한 일이며 이것이 나를 키우고 지금이 있게 한 인천 시민에 대하여 보답하는 길이다.” 선생은 1996년에 송암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송도학원을 운영해 교육사업에 지대한 기여를 하였고, 회림육영재단을 통해 오랫동안 장학사업을 실시하는 등 남다른 애정으로 인천의 교육 발전에 공헌했다. 그분의 그런 뜻이 자연스럽게 송암미술관 설립과 기증으로 이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박물관, 미술관은 그 나라 문화의 기본이며 척도이다. 박물관, 미술관이 있어야 그 나라 문화 발전의 미래가 튼튼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우리는 중진국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국가와 국민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후진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선진국은 국가와 기업과 국민이 문화를 사랑하고 문화를 키우고 가꾸어나가, 그 원동력과 저력으로 현재에 이른 나라들이다. 이제 인천시는 훌륭한 문화기관을 맡아 운영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시가 되었다. 지금 이 시각부터 인천시는 미술관 직제를 잘 만들어 학예연구직과 관리직이 미술관을 훌륭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충분한 예산 지원으로 송암 선생의 큰 뜻이 더 발전하여 길이 빛나게 하여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함으로써 인천시민의 문화사랑이 더욱 북돋아지고 인천시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이 진작되리라 생각한다. 인천 시민은 물론 우리 국민도 송암미술관을 자주 찾고 거기서 문화를 향수하는 보람을 느끼고 미술관을 사랑하고 키워나가는 원동력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정양모 문화재 위원회 위원·연세대 객원교수
  •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어린애처럼 굴면서 아내를 괴롭히는 남편, 딸의 신용카드를 마구 긁어대고 당연하게 여기는 엄마, 힘든 일은 부하에게 떠넘기고 공은 독차지 하는 직장 상사…. 이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착취’한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얽어매고 깔아뭉개며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킨다. 이들이 앓고 있는 질병은 ‘나르시시즘’.21세기 현대사회에서 역병처럼 번지는 수많은 사회적 병폐들 배후에는 이런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이 도사리고 있다. 원래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사랑의 대상으로 삼고 거기에 도취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언제나 특별한 사랑, 복종과 숭배를 요구하며 타인을 짓밟는 나르시시스트에게 휘말리면 우리의 인생은 한없이 비참하고 고달파진다. 이들은 간혹 기대가 좌절되거나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를 내세우면 엄청난 분노를 폭발 시킨다. 우리는 그들이 풍파를 일으킬까 두려워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따라 준다. ‘사랑과 착취의 심리’(샌디 호치키스 지음, 이세진 옮김, 교양인 펴냄)는 심리치료사인 저자가 정신분석 이론을 토대로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하나로 녹여 낸 나르시시즘에 관한 심리교양서다. 모든 나르시시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정도의 나르시시즘을 가지고 있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긍정적인 자기 인식에 도움을 주고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은 경계해야 한다. 문제의 나르시시즘과 관련된 7가지 심리적 특징은 ▲현실을 왜곡하는 환상속의 그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나 ▲그사람, 사실 별것도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철면피 ▲어떻게 감히 네까짓 게 ▲영원히 나를 사랑해줘 ▲내 것은 내 것, 네 것도 내것. 저자는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한 4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나 자신을 정확히 알고, 현실을 직시하며, 나르시시스트들과 분명한 경계를 정하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리를 착취하는 나르시시스트들에게 ‘싸우지 않는 부드러운 단호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인격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은 출생 직후부터 약 5년간 부모의 양육 태도가 아이의 나르시시즘 여부를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책은 자녀가 타인을 사랑할 줄 알면서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로 자라길 바라는 부모들에게 훌륭한 육아교육서이기도 하다.1만 1000원.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책꽂이]

    ●사진이란 무엇인가(최민식 지음, 현문서가 펴냄) 50년 사진작가로 한 길을 걸어온 저자의 사진철학과 인생을 담은 책. 세계 유명 사진작가 25명의 대표작에 대한 감상과 분석, 저자의 대표작 28점에 대한 창작배경 이야기 등을 담았다.1만 2800원.●기회의 창(제임스 J 두데스탯 등 지음, 이규태·이철우 옮김, 성균관대 출판부 펴냄) ‘디지털 시대 대학의 생존전략’이 부제. 디지털시대로 인해 우리 사회와 대학이 직면한 변화와 도전을 나열하고, 우리가 추진해야 할 도전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한다.2만원.●1215(존 길링엄·대니 댄지거 지음, 황정하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서구 최초의 성문법이자 전 세계 민주헌법의 기초를 닦은 대헌장 마그나카르타가 탄생한 1215년 무렵 중세 영국의 생활풍속과 격동적 역사의 현장을 담았다.1만 5000원.●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카렐 차페크 지음, 윤미연 옮김, 다른세상 펴냄) 체코의 대표적 작가인 지은이가 정원을 가꾸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열두달로 나누어 소개한다. 식물에 대한 기묘한 관심과 신비 등을 포착해 문학적으로 펼쳐 보인다.8500원.●가족이 희망이다(민윤식 엮음, 오늘 펴냄) 모든 희망은 가족에서 시작된다는 소중한 가르침을 전해 주는 책. 일상에서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자매, 연인과 부부, 그리고 친구들이 서로 돕고 살아가는, 땀과 사랑이 넘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9000원.●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앨런 맥팔레인 지음, 이근영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케임브리지 대학 노교수인 지은이가 가족, 사랑과 결혼, 우정, 존재, 돈 등 삶의 화두에 대한 인류 성찰의 지혜를 사랑하는 손녀딸에게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1만 900원.●로스트 인 티벳(리처드 스탁스·미리엄 머컷 지음, 박선령 옮김, 아롬 펴냄) 2차세계대전 당시, 사고로 티베트 고산지대에 내린 미군 조종사 5명의 이야기. 생생한 모험과 함께 문화적 충돌, 티베트 주변국의 정치적 음모 등을 잘 보여 준다.1만 1000원.●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예담 펴냄) 고흐가 동생 테오와 어머니, 여동생, 동료 화가인 고갱과 베르나르 등에게 띄운 편지를 묶은 것으로, 고흐의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잘 나타나 있다.9800원.●현대수학의 아버지 힐베르트(콘스탄스 리드 지음, 이일해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수학계를 대표하는 수학자였던 힐베르트의 인간적 면모와 학술적 공헌 등을 흥미로우면서 진지하게 추적한다.1만 8000원.●한국경제에 고함(전철환 지음, 아라크네 펴냄) 지난해 6월 타계한 전 한국은행 전철환 총재의 유고집. 한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 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히기 위해 쓴 글들을 모았다.1만 2000원.
  • [책꽂이]

    |실용경제| ●김대리 e부자 만들기(김소연 지음, 시공사 펴냄) 초보 창업자가 겪게 되는 과정을 담은 전형적인 성공기. 인터넷에서 월 1000만원 안팎의 순수익을 올리는 ‘디지털 거상’ 22명을 인터뷰, 생생한 성공 노하우를 듣는다. 현직 경제지 기자가 발로 뛰어 취재한 인터넷 창업 가이드다.9800원. ●하느님, 내게 골프를 주셔서 감사합니다.(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외 엮음, 이진 옮김, 이레 펴냄) 아널드 파머, 잭 니클로스 등 골프의 역사에 남은 프로 골퍼들과 아마추어 골퍼들의 골프 사랑이 담긴 이야기 50편을 모은 책.“골프는 우리가 겪었고, 또 겪을 법한 삶의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모두 담겨 있다.”는 메시지가 있다.1만원. ●포인트 요가(김한 지음, 시공사 펴냄) 요가 효과를 2배로 높여주는 내용의 가이드북. 요가 대중화에 나서는 저자는 제대로 된 동작을 통해서만 요가 효과가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요가 프로그램과 벽에 붙여놓고 따라 할 수 있는 대형별지 부록도 첨부됐다.1만원. |유아·아동| ●몰 시스터즈 시리즈(전5권)(로슬린 스왈츠 글·그림, 최영림 옮김, 황매 펴냄) 캐나다의 저명한 동화작가의 유아용 그림동화. 시리즈의 주인공은 호기심 많은 두더지 자매. 심심하면 스스로 놀이를 개발하고, 비를 피해 들어간 동굴을 놀이터 삼고….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있게 창의력을 발휘하는 두더지들의 모험담이 즐겁다.2세 이상. 각권 6000원.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케빈 헹크스 글·그림, 맹주열 옮김, 비룡소 펴냄) 하늘에 떠있는 저 달이 우유접시라면? 목이 마른 고양이가 달을 마시겠다며 이리저리 안간힘 쓰는 모습이 앙증맞다. 까만 밤, 하얀 보름달, 하얀 고양이 등의 흑백 색대비가 간명해서 아이들이 쉽게 집중할 수 있다.3세 이상.8500원. |초등·청소년| ●그림지도로 보는 세계의 고대 문명(닐 모리스 글, 다니엘라 데 루카 그림, 안효상 옮김, 다섯수레 펴냄) 고대 메소포타미아·이집트·그리스·로마·중국·한국, 켈트와 바이킹…. 고대 국가들의 정치 경제 문화가 오늘날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주는 그림책.‘그림지도로 보는 세계의 여러 나라’가 함께 나왔다. 초등 저학년 이상.1만원. ●너는 내게 어떤 친구?(서찬석 글, 최상열 그림, 예림당 펴냄) 악어와 악어새, 동백나무와 동박새, 송이버섯과 소나무는 함께 살아야 하는 ‘공생’관계. 나비와 기생벌, 지네와 닭, 들쥐와 족제비는 만나면 싸우는 ‘천적’관계. 구수한 이야기체로 생물들의 특별한 관계를 짚어본다. 초등 저학년.8500원.
  • 옛 노래 속의 낭만 연인/ 이민홍 편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간의 사랑만큼 보편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있을까?그래서 서구에선 고대로부터 신화와 문학의 가장 중요한 테마가 사랑이었다. 이미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의 신은 풍요의 신인 아버지와 빈곤의 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도 또 만나고 싶은 것은 어머니의 빈곤의식을 닮았고, 만남의 장소를 화려하고 근사한 곳으로 택하고자 하는 속성은 아버지의 풍요로움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신화적 해석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유가이념이 지배한 동아시아에서 상류층 사람들은 내심 뜨거운 사랑을 나누면서도 이를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는데 인색했다. 도덕군자로 알려진 저명한 선인들 대부분이 열렬한 애정행각을 벌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건만, 이들이 남긴 ‘사랑의 시’는 가뭄에 콩나듯 희귀하다. 삼국시대의 향가나 고려조의 몇몇 가곡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사랑노래는 아니다. 대부분은 남녀간의 애정에 의탁해 왕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한 것이기 때문이다.“내 님이 그리워 우는 것은 산 두견새와 비슷하다.”는 피맺힌 노랫말을 남긴 ‘정과정’,“이 몸 생기실 때 님을 쫓아 생겼으니, 천생연분이 하늘 모를 일이런가.”의 ‘사미인곡’을 애절한 사랑노래로 해석할 수 없는 것이 이같은 이치에 있다. 그러나 작자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만횡청류(漫橫淸流), 이른 바 사설시조엔 애정과 애욕이 넘쳐 흐른다. 조선시대 풍류와 사랑의 ‘진정한 주인’이랄 수 있는 명기들의 사랑노래는 애틋하고 진솔해 지금 읽어도 그 절절함이 가슴을 적신다. 또 일부 지식인들도 솟구쳐 오르는 사랑의 마음을 시로 남겼다.‘낭만연인·浪漫戀人’(이민홍 편역, 국일미디어 펴냄)은 이처럼 우리 선조들이 남녀간 애정을 꾸밈없이 읊은 한시 108수를 뽑아 해설을 붙인 것이다. 편역자의 표현대로라면 ‘조선시대의 3년간 나눌 애정을 3일 동안에 탕진할 수 있는 요즘, 애틋한 중세의 사랑을 그리워하며’ 한 수 한 수 뽑아 해설을 붙인 책이다. 책은 사랑이 싹트기 전부터 시작해 이별과 죽음 이후의 감정까지, 마치 사랑의 일대기를 그리듯 9개의 테마속에시를 담았다. 이성에 대한 설렘, 불꽃 같은 사랑, 이별, 그리움, 외로움, 꿈속의 사랑과 기다림, 체념, 다음 생의 사랑 등등. “열 다섯 아리따운 아가씨(十五越溪女)/부끄러워 이별의 말도 못하고(羞人無語別)/중문까지 닫아걸고 들어가서는(歸來掩重門)/배꽃 사이 달 보며 눈물 흘리네.(泣向梨花月)” 이성에 대한 설렘과 부끄러움이 잘 드러난 이 시는 임제(1549∼1587)의 ‘규원’(閨怨)이라는 한시. 열 다섯이면 요즘 중학교 2학년. 시대가 바뀌어 사내아이보다 더 기운이 넘쳐 악을 쓰며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말도 잘 못하는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편자는 기대를 가져 본다. 당대 최고의 실력자 남곤(1471∼1527)의 첩이었던 조운. 첩이었던 것이 못내 한스러웠는지 그녀는 “…초가집 한 칸이면 당신과 누울 수 있으니/가을바람 밝은 달과 오래도록 삽시다.”라며 사랑의 도피를 애원한다. 조선 영조 때 평양의 명기로 소문났던 계월은 누구를 그리 떠나보내기 괴로웠는지 “대동강 강가에서 정든 님 보내는데/천가지 버들로도 잡아매지 못하네….”(送人)라고 으며 애를 끓이고 있다. 파격의 지식인답게 다산 정약용도 ‘꿈속의 아내에게’(如夢令寄內)란 사랑시를 남겼다.“…언제나 침실에서 아름다운 인연 맺을까나/그리워 말자 그리워 말자/서글피 꿈속에서 본 그 얼굴을.”시국사건으로 전라도 강진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하던 그는 언제나 보고 싶은 아내랑 한 방에서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괴로워하고, 결국은 “그리워하지 말자.”며 체념을 드러낸다. 근엄과 격식의 사회에서도 ‘꿀과 설탕’같은 사랑이 흘렀고, 많지 않은 한시를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98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아자!아자! 시민기자] 일곱 빛깔 야외음악회

    [아자!아자! 시민기자] 일곱 빛깔 야외음악회

    지난 9일 저녁 6시. 성동종합행정마을 내 분수대 광장. 아이의 손을 잡은 가족들, 사랑하는 이의 팔짱을 끼고 온 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원하게 뿜어지는 분수를 바라보며 야외에서 펼쳐지는 ‘일곱빛깔 음악회’를 보러 온 사람들이다. 음악회 시작 1시간 전부터 객석의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우리 구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하며 내심 놀랐다.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음악회의 장대한 막이 열리자 무지개를 나타내는 일곱빛깔의 장르별 음악이 관객을 반겼다. 정열적인 색깔 빨강(클래식)에서는 카르멘 모음곡 1번이 연주되었다. 주황(성악)에서는 국내 CF 등에 삽입되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하소서’를, 노랑(국악)에서는 서울·경기·충청도 지역을 대표하는 경기민요를 클래식과의 퓨전 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고, 초록(팝)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비틀스의 대표곡들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감상할 수 있었다. 파랑(기악)에서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의 히트곡인 ‘Going Home´이 연주되면서 공연장의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솜사탕처럼 감미로운 색소폰의 선율은 음악을 듣는 모든 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했다. 남색(재즈)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이 연주되었고, 보라(합창)에서 성동구여성합창단의 목소리로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들을 수 있었다. 성동구 여성합창단과 관객 모두가 한목소리로 ‘독도는 우리 땅’을 부르면서 일곱빛깔 음악회는 여름밤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번 일곱빛깔 음악회에서는 클래식, 국악, 재즈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각기 다른 장르의 음악들이 한자리에서 멋진 앙상블을 만들어낸 게 특징이다. 특히 우리의 소리 경기민요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압도하며 특유의 구성진 음악을 선보일 땐 우리나라 국악의 힘을 느낄 수 있어 뿌듯했다.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초여름 밤의 꿈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던 이번 음악회는 채 2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음악회가 선사한 삶의 여유와 휴식이란 선물은 오랜 시간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엔 또 어떤 멋진 음악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어떤 한여름 밤의 꿈이 펼쳐질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김미자 시민기자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미술 ■ 중국작가 왕샹밍 개인전 29일까지 인사동 선화랑. 현재 상해사범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작가의 국내 첫 전시회.1980년대 ‘평화를 염원하며’라는 작품을 통해 명성을 얻은 이래로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히며 창작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의 유명한 ‘홍등’시리즈를 비롯하여 ‘새’로 대표되는 작품세계는 소박한 대상을 관조해 창조한 특유의 단순화된 형태와 구성, 화사한 색채로 폭넓은 애호가 층을 형성하고 있다. 유화작품 30여점 전시.(02)734-0458. ■ 한국화가 구창서 화백의 미수전 15∼21일. 공평동 공평아트센터(02)733-9512. 경기고와 경기여고에서 32년간 교편을 잡은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산수화 등 수묵화 30여점을 선보인다. 서예, 시화, 사군자에 두루 능하지만 특히 그의 매화그림은 독창적이라는 평. ■ 여성패키지 디자이너전 19일까지. 사간동 갤러리 편도나무(02)3210-0016. 여성패키지 디자이너들이 처음으로 전통식품인 한과라는 테마를 가지고 패키지디자인을 전시. 패키지 작품들의 성격은 우리의 전통 이미지를 현대적 감성으로 다양하게 접근하였고 소재 및 구도 또한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로 디자인되어 있다. 전통포장연구가 김시삼선생의 작품도 전시된다. ◇ 무용 ■ 무용극 ‘놀당갑서’ 17일 오후7시30분,18일 오후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16-1540. ■ 리을무용단 ‘행장Ⅲ-미친 치마 꼴라쥬’ 16·17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02)6406-3306. ■ 윤수미 ‘무인구’ 16·17일 오후8시 포스트극장(02)337-5961. ◇ 어린이 ■ 하륵이야기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02)977-4856.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 ■ 완희와 털복숭이괴물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02)382-5477. 주인공 완희가 털복숭이괴물을 만나 두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 ■ 돌아온 리틀 드래곤 7월3일까지 라트어린이극장(02)560-0999. 어린이 영어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리틀 드래곤’의 업그레이드 버전. ◇ 클래식 ■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16∼26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씨어터 일.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ㆍ8시, 일요일 3시ㆍ7시관객과의 호흡을 같이 맞출 수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것이 특징. 지난 3월에 활동을 시작한 소극장 오페라 동인모임 ‘오페라 쁘띠’의 공연. 연출은 국립오페라단 이상균 사무국장이 맡았다. 가수들의 노래와 표정 하나까지도 객석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큰 극장에서 보는 것과 비교, 색다른 오페라 감상이 될 듯.(02)1588-7890 ■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17,18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99-1741 ■ 오유진 바이올린 독주회 19일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오후 3시 (02)586-0945 ■ 이혜전 피아노 독주회 19일 모차르트홀 오후 7시(02)3436-5222 ◇ 뮤지컬 ■ 헤드윅 26일까지 라이브극장. 베를린 장벽처럼 여성과 남성의 경계에 선 록가수 헤드윅과 앵그리인치 밴드가 펼치는 파워풀한 콘서트형 뮤지컬. 이지나 연출,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 출연.1588-7890.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카르멘 19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 고선웅 작·연출, 나현희 김영민 출연. 불꽃같은 여인 카르멘과 지고지순한 청년 돈 호세의 파멸적인 사랑을 그린 창작뮤지컬.(02)545-7302. ■ 밑바닥에서 19일까지 예술극장 나무와 물. 막심 고리키 작·왕용범 연출, 이주원 황지영 출연.1890년대 러시아의 부랑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창작뮤지컬. 기계음을 배제한 언플러그드 음악으로 원작의 풍부한 정서를 표현한다.(02)745-2124. ■ 리틀 샵 오브 호러스 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이항나 연출, 김학준 양소민 박지일 출연. 식인식물을 내세워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풍자하는 코믹호러극.(02)556-8556. ■ 그리스 8월7일까지 충무아트홀. 이지나 연출, 로큰롤 선율에 실린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02)556-8556. ■ 아이 러브 유 26일까지 연강홀.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02)501-7888. ◇ 연극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7월 17일까지 예술의 전당.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 웃음과 눈물이 조화롭게 교차한다.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02)762-9190. ■ 벽속의 요정 7월24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 전쟁통에 40년간 벽속에 숨어살게 된 아버지와 그의 아내, 딸이 그려내는 가슴따뜻한 가족이야기. 마당놀이 스타 김성녀의 첫 모노드라마다. 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02)569-0696. ■ 물보라 1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오태석 작·연출, 전무송 문영수 이은정 출연. 남도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풀어낸다.(02)2280-4115.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02)334-5915.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한 연극.(02)2266-0867. ■ 위트 7월10일까지 정미소. 마거릿 에든슨 작.‘죽음조차 나를 죽일 수 없다’는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02)3672-3001.
  • [무슨 영화 볼까]

    ● 극장전 장르/예매율 드라마/0.32%(18세) 감독/배우는 홍상수/김상경·엄지원·이기우 어떤 줄거리 첫사랑이 재회하는 이야기, 여배우와 팬이 만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래서 좋아 홍 감독의 작품 중에서 유쾌지수가 가장 높다. 이래서 별로 너무 평범한 설정, 필요 이상 이완되는 느낌. 홈피 반응은 “어떤 이야기가 현실이고 영화인지 헷갈려”  ● 연애의 목적 장르/예매율 멜로/19.69%(18세) 감독/배우는 한재림/박해일·강혜정 어떤 줄거리 ‘발칙男’과 ‘앙큼女’의 솔직·화끈 연애담. 이래서 좋아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와 강혜정의 에너지가 절묘하게 결합. 이래서 별로 영화속 ‘연애의 목적’은 오로지 섹스뿐? 홈피 반응은 “재치있고 솔직담백한 연애에 대한 지침서” ●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16일 개봉) 장르/예매율 로맨틱 액션/69.61%(15세) 감독/배우는 덕 라이먼/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 어떤 줄거리 ‘킬러 부부’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 간판 섹시스타 커플의 화끈한 호흡! 이래서 별로 스토리의 완성도는 글쎄…. 홈피 반응은 “…”   ● 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장르/예매율 SF/3.14%(전체) 감독/배우는 조지 루카스/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나탈리 포트만 어떤 줄거리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이래서 별로 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에 편입하는 동기는 빈약. 홈피 반응은 “아직도 스타워즈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가?”  ●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16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1.25%(18세) 감독/배우는 마커스 니스펠/제시카 비엘·조나단 터커/에릭 벌포 어떤 줄거리 1973년 미국에서 발생한 33명 연쇄살인사건. 이래서 좋아 실제 살인사건 현장까지 복원한 ‘사실성’. 이래서 별로 이미 너무 많이 봐버린 연쇄살인극. 홈피 반응은 “귀신이 안 나와도 충분히 무서운 영화” ● 연애술사 장르/예매율 로맨틱 코미디/0.32%(15세) 감독/배우는 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 안녕, 형아 장르/예매율 드라마/0.53%(전체) 감독/배우는 임태형/박지빈·배종옥·박원상 어떤 줄거리 소아암에 걸린 형을 살리려는 아홉살 꼬마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아역배우 박지빈의 인상적 연기만 가 돋보여…. 이래서 별로 난데없는 ‘타잔 아저씨’ 등 거슬리는 팬터지. 홈피 반응은 “정말 손수건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 간 큰 가족 장르/예매율 코미디/4.64%(12세) 감독/배우는 조명남/감우성·김수로·신구·김수미 어떤 줄거리 아버지의 50억원대 유산을 상속받으려 자식들이 엮는 ‘통일자작극’ 이래서 좋아 눈물과 웃음, 그 ‘딱 좋은’ 결합. 이래서 별로 후반부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한참 때늦은 느낌. 홈피 반응은 “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 [Love & Wedding]

    행복을 자랑해 주세요. 결혼을 앞둔 설레는 사랑 이야기, 알콩달콩 행복에 겨운 결혼 이야기도 좋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이 담긴 아름다운 사연 모두 담아 드려요. 이곳은 여러분의 사랑이 만들어내는 곳입니다.■ 보내실 곳:wedding@seoul.co.kr(이름·주소·전화번호 반드시 기재, 사연 분량은 A4용지 절반 정도, 사진도 함께 보내 주세요.)■ 선물:앙코르 결혼사진이나 가족사진 촬영권(화장 및 웨딩드레스 포함,11x14인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2장·6만원 상당)■ 발표:매월 마지막주 We■ 협찬: 결혼사진의 명가 토마토스튜디오 (02)3442-2321,www.tomatostudio.co.kr고급스러운 사람을 담아내는 노비스튜디오 (02)540-4008,www.studio-novi.co.kr
  •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이현세의 만화경] 애인을 보내며…

    요즘 나는 우울하다. 꿈자리도 사납다.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온갖 귀신들에게 시달리다가 깨보면 아직 새벽 5시도 안 된 시간이 태반이다. 목이 타서 냉수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그제서야 사태가 이해된다. 타는 듯한 갈증을 해소해 주고 꿈같은 시간을 주던 담배가 내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심심할 때와 바쁠 때에도 함께했고 밤을 새워 술을 마실 때와 그림을 그릴 때에도 제 몸을 태워 위로해 주던 담배를 울면서 떠나 보낸 지 한 달이 넘었다. 춥고 배고플 때나 작업이 힘들 때에도 담배가 있어서 행복했다. 잠들기 전에 행여 내일 눈을 뜨면 없을까 걱정이 되어서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잠들지 못했고 아침에 눈을 뜨면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제일 먼저 더듬어 손에 잡혀야 안심이 되던 담배였다. 뭐든지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내 목과 심장이 견디지 못하고 고장이 났다. 공기와 물처럼 있을 때는 귀한 줄 몰랐던 담배가 떠나 보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내게 생명같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달콤하고 꿈같은 담배연기가 내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집단린치를 당하고 떠나갔다. 이 세상의 모든 욕을 뒤집어쓰고 길거리에 내 던져진 싸구려 창녀처럼…. 하루 서너갑씩을 30년 넘게 피워온 행위는 사랑이 아니라 학대다. 아무리 좋은 꽃향기도 이 정도가 되면 독이 된다. 술과 담배. 혼자서는 마시지 않는 술이 친구와 같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담배는 애인과 같다. 요즘은 술이 고생이다. 담배 생각을 잊으려고 정신이 마비될 때까지 술을 마신다. 그리하여 내 온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어서야 잠이 든다. 오늘 아침의 일이다. 엊저녁 과음으로 머릿속이 덜컹대고 속이 메스꺼워서 집사람에게 꿀물 한사발을 청했더니 되돌아온 말이 걸작이다. “보소, 보약도 그 정도로 마시면 탈 나겠소!” 그러고 보니 담배를 보낸 한달동안 술 안 마신 날이 손가락에 다 꼽히지 않는다. 이러다 친구까지 잃겠다 싶어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애인이고 친구고 있을 때 잘 해야 되는 법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만화를 그린 게 아니고 술과 담배가 내 만화를 그려왔다. 이 세상에 필요없는 창조물은 단 하나도 없다. 담배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과한 것이 문제이다. 나는 담배를 정말 사랑한다. 불을 붙이는 동시에 너무나 좋은 감촉으로 깊이 입맞추면 한모금 향기로운 담배연기가 입안 가득차고 잠시 머물던 그 향은 내 입과 코를 통해 온 몸으로 번진다. 그 황홀한 향기는 내 정신을 오로지 하나 만화에만 집중케 했고 담배 한개비가 타는 그 작은 시간의 여유는 하루종일 나를 의자에 붙잡아 둔 에너지였다. 누구든지 담배 한 모금의 여유와 행복을 영원히 즐기고 싶다면 자기 주변의 한개비 담배를 애인 대하듯 해야 한다. 이것은 담배얘기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 하찮은 것 하나까지도 포함되는 것들의 얘기다. 모든 것들은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것들은 언젠가는 하나하나 당신을 떠나게 된다. 어린 날 눈부신 햇살아래 꿈결 속처럼 아른한 그 가을에 떠나버린 애인처럼…. <만화가>
  • 덜 붐비는 폭포·분수·호수 어디에?

    덜 붐비는 폭포·분수·호수 어디에?

    어느덧 한낮의 햇살이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여름의 초입이다. 한주 내내 선풍기나 에어컨에 의지하는 것이 도시인들의 ‘숙명’이라지만, 퇴근 길에 찾을 수 있는 시원한 폭포·호수 등도 꽤 있다.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을 찾아가 보자. ●면목동 동양 최대 용마폭포엔 체육시설까지 서울에도 대형 폭포가 있다.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공원에는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가 있다. 높이 51.4m에서 떨어지는 장쾌한 물소리가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느낌이다. 특히 용마폭포 양쪽으로 21m의 청룡·백마폭포가 함께 버티고 있어 장관을 이루며, 폭포물이 떨어지는 곳에는 700평의 연못도 형성돼 있다. 공원에는 축구장·테니스장·배드민턴장·잔디광장 등 시설도 갖춰져 있다. 폭포는 오는 9월까지 매일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3∼5시에 가동된다.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양화대교를 건너 김포방면으로 가다 보면 양화교 인공폭포도 있다. 높이 15m, 폭 98m로 크지는 않지만 시원한 청량감은 만끽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근처에도 높이 10m의 구파발 폭포가 있다. 해질 무렵 호수에서 고즈넉한 낙조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8호선 석촌호수역과 가까운 석촌호수는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둘레 2.5㎞, 총면적 8만 5000여평의 큰 규모라 붐비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 ●건국대 일감호 등 호수 찾으면 낙조는 ‘덤’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조깅로나 발 씻는 곳까지 있는 지압코스, 아기자기한 산책로 등이 일품이다. 호수 둘레를 따라 휴게시설·카페·음식점 등도 잘 갖춰져 있다. 토·일요일 수변무대나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공연도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한다.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내리면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호수는 건국대학교 내 일감호. 대학교 내에 있는 호수지만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호수에서 지하철 상·하행선이 서로 교차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덕분인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건대 앞 로데오거리와도 가까워 여유롭게 산책한 뒤 옷을 사거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내에 있는 서호도 숨겨진 ‘비경’ 중 하나다. 주변이 탁 트여 있고 경부선 철길따라 기차와 전철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수 옆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안심이다. 국철 화서역 주변 맛집골목에서 영양 돌솥밥·수원갈비 등을 맛볼 수도 있다. ●도봉구청 앞 광장 등 분수에선 물장난 바닥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분수가 시청앞 서울광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봉구청 앞 광장에도 분수대가 있다. 어린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모습은 서울광장 앞 분수대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예술의 전당에는 가로 43m, 세로 9m의 세계 음악분수대가 있다. 주말 분수대와 이어진 야외무대, 우면지 등을 찾으면 무료로 국악·전통극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월드컵공원이나 일산호수공원 등에서도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즐길 수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잠깐 참으셔요 - 방년 20세의 겨울

    늘어나는 여성자살 전체 사인(死因)의 제2위 「덴마크」10만명에 29명 한국은 25명의 자살률 자랑스럽지 못한 기록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마태복음 27장 5절) - 「유다」이후 많은 인간가족이 저마다의「절박한 이유」로 자살을 했다. 「클레오파트라」나「오필리아」,「마릴린·몬로」는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심의 선각자지만 현대인에 있어, 특히 여자의 경우 자살은「아주 매력적인 것」으로까지 언제부터인가 심상에 뿌리 박혀져 버리고 말았다. 세계의 자살 추계는 10만에 대해 10명 꼴이 평균.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는「덴마크」로 10만 명에 대해 29명이며 가장 적은 나라는 이태리,「스페인」으로 2명 꼴이다. 우리나라는 25명 정도로 자랑스럽지 못한 세계기록. 우리나라의 자살이「가난형」인데 반해「덴마크」같은 쪽은「부자형」으로 통하고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너무나「스트레스」가 없어도 파멸적인 고적감을 느끼게 된다는데「덴마크」같은 선진국의 자살이 이런「케이스」. 일반적으로 자살 기도자는 여성쪽에 많은데 남자와의 비율은 1대 1.3 정도. 그러나 여자에겐「미수」가 많아 실제로 죽는 숫자는 남녀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최근 자살추세를 보면 10대와 젊은 여성층에서 특히 자살자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이외의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 한국적인 경향이라고-. 인간해약(解約) - 20세가 절정 67년 한 해 동안의 통계에 의하면 서울시내에서의 여성의 자살은 전체 사망원인의 제2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결핵이며 3위는 암. 우석(友石)의대 산부인과 교실에서 최근 조사한 사인별 사망통계에 의하면 총 대상 1천 9백명 중 결핵으로 인한 병사는 309명이며 2위인 자살은 288명, 3위인 암은 209명이며 그 다음이 뇌일혈 167명, 모성사망 128명, 고혈압 110명의 순서로 되어있다. 자살자 중 36%인 105명은 겨울에 죽었으며 여름에는 80명, 가을에는 53명, 그리고 봄에는 50명이 각각 자신에 대한 살인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종전의 통계는 봄에 특히 자살기도자가 많음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겨울이 단연 으뜸. 이것은 또 다른 뜻에서 겨울이 자살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계절이라는 의미도 된다. 자살을 가장 즐기는 여성군(群)은 어느 연령층일까? 우석의대의 이번 조사에 의하면 288명의 자살여성 중 33%인 95명은 20세에서 24세까지의 방년. 다음이 15세에서 19세까지의 10대 여성이며(47명), 25~29세는 46명, 30~34세는 36명, 35~39세는 21명, 40~44세는 18명, 그리고 45~50세는 21명으로 되어있다. 결국 많은 24세 이하의 꽃다운 처녀가 겨울이라는 낭만적인 계절을 택해 스스로「인간해약(人間解約)」을 하고 있다고 이번 조사를「리드」한 홍성봉(洪性鳳) 교수는 말하고 있다. 여자들은 왜 자살에 매료되는가? 장병임(張秉琳) 교수(서울문리대)는 가능한 자살예방수단으로「초자아(超自我)」를 역설한다. 『정신분석학상의「초자아」는 교육이다. 젊은 여성들의 자살은 90%가 애정문제에 원인이 있는데 이것은 가정교육이라는 하나의「절대수단」으로 극복될 수 있는 문제이다. 요즘 부모들은 딸에게 이성교제(정신적인)는 허용하면서 막상 정조관에 있어서는 애매하고 엄격한 자신들의 견해를 강요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결국 자살을 할 수 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의「의식의 파탄」은 부모에게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자살예비역 하루 20명꼴 「살 수 없어」아닌「싫어서」 예방센터 신세 4천여 성모병원 안에 있는 음독자살예방「센터」(소장 김종은(金鍾殷)박사)에는 해마다 약 9백명의 음독자가 들어온다. 67년 한 해 동안 이곳 신세를 진 자살기도자만 해도 남자 355명에 여자 488명 등 도합 843명. 그런가 하면 서울, 연세, 우석, 적십자 등 비교적 큰 종합병원의 응급실에 실려오는「자살예비역」만 해도 하루 20여명을 헤아린다. 김종은 교수에 의하면 지난 63년부터 67년까지 5년 동안 성모병원의 자살예방「센터」를 이용한(?) 음독자는 모두 4,548명에 이르고 있다. 남자는 1,975명이며 여자는 2,573명,「여성우세」는 여기서도 예외가 없다. 전체 자살기도자의 57%인 2,591명은 20대, 17.5%인 792명은 10대이며, 16.3%는 30대, 9.23%는 40대라는 것이 김종은 교수의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여성자살자에겐 자살원인, 자살방법, 연령분포 등 자살 주변에 얽힌 심리적「델리커시」가 현란하리만큼 많다. 한마디로 살 수 없어 죽는다는 것보다는 살기가 싫어서 죽는다는 것이 그녀들의 죽음의 변(辯). 20대 여성의 경우 자살원인의 46%가 애정 갈등으로 되어 있으나 간접적이고 충동적인 것까지 합하면 거의 90%가 애정문제에 귀착되고 있다.「도니제티」의「멜로디」같은「사랑의 묘약」이 그녀들의「목마른 상심」엔 필요하다는 얘기. 좀 묵은 통계지만 이 땅 춘향의 후예들에게는 거의「스폰테이녀스」할 정도로「자살에의 향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수년 전「가톨릭」의대에서 3천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고생의 49%, 여대생의 62%가『자살을 할 수도 있다』는 우울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의지박약에서 오는 생활의 도피』라는「뒤르케임」의 자살론은 이젠 아무래도 너무 낡은 관념론인 것 같다. 한국 - 자살자의 천국 장병임 교수는 여자들, 특히 젊은 여자들의 자살을 최대한 막는 효과적인 처방으로『올바른 성교육의 실시』를 주창한다. 이성교제 자체를「타부」시 하든지, 그렇지 않을 바에야 최소한 정조관에 대한「개념의 정립」만큼은 딸들에게 세워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한국「가이던스·센터」엘 찾아오는 여성 중「자살에의 의지」를 호소하는 층은「하이틴」과 25세 이전의 미혼여성들.「카운슬링」의 내용도 이상적인 상대를 얻기 위한 것보다는 이미 저질러진 사건들 - 이를테면 처녀성의 상실이라든지 혼전임신 같은 건강치 못한『어찌 하오리까』뿐이라고 장교수는 개탄한다. 「또 하고 말겠다」도 43%나 이유는 애정, 성교육 급무(急務) 김종은 교수는 이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자살예방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자살자의 반이 약물에 의한 자살을 기도하고 있으며 약물의 58%가 정신신경안정제인 만큼 이들 약품의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면 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교수에 의하면 자살약으로 이용되는 정신신경안정제를 거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대만 그리고「타일란드」정도 뿐이라고. 외국의 경우 한 번 자살을 기도한 사람은 으레 정신과에 입원시키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35%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음독자살예방「센터」의 집계에 의하면 자살 재기도자는 전체의 10%이며『또 자살을 하겠다』는 사람만도 전체 자살기도자의 43%나 되고 있는 딱한 실정이다. 「딱한 여심(女心)」몇 가지 금년에 들어와서도 많은 생명이 자살의 길을 택했다. 현직 검사가 목매어 죽었는가 하면 대학교수가 채귀(債鬼:채무)에 시달리던 끝에 음독 자살했다. 국민학교 교장과 현직회사 사장이 빚에 쪼들려 투신을 했으며, 악명 높은 집단자살도 연달아 일어났다. 여자들의 자살은 그에 비하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사뭇 분홍빛. 자살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딱한 여심」의 명세(明細)는 이러했다. <케이스·1> 최X순(32)여인. 어머니날인 5월 8일 세 딸과 함께 음독, 두 딸과 함께 자살했다. 작년 10월 남편과 사별한 최여인은『남은 두 아들을 공부시켜달라』는 요로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겼다. <케이스·2> 김X자(27)양. 6월 5일 이룰 수 없는 결혼을 비관, 애인집의 연탄난로에 머리를 파묻고 자살했다. 노처녀인 김양은 애인과 깊은 관계까지 맺어 임신까지 했으나 사회적인 흠(전과자?)이 있는 남자에게는 딸을 줄 수 없다는 모정 앞에서 좌절, 자살했다.『엄마의 훌륭한 딸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나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그분을 버릴 수는 없었어요…』김양의 유서. <케이스·3> 이X관(21)양. 6월 22일 조흥은행본점 12층에서 투신자살한 이양은 모 공대건축과 2년생. 2년 동안 서울대, 연세대를 계속 낙방한 것을 비관하고 자살했다. <케이스·4> 홍X정(35)여인. 1월 4일 애인 황모(24)씨와 인천 모 여관에서 권총 자살했다. 손아래 남자와의 사랑이 빚은 정사 사건. [ 선데이서울 68년 10/6 제1권 제3호 ]
  • [무슨영화볼까]

    ● 녹색의자 장르/예매율 멜로/0.72%(18세) 감독/배우는 박철수/서정·심지호 어떤 줄거리 30대 여성과 10대 미성년자 간의 사랑과 섹스. 이래서 좋아 ‘질펀한’ 장면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진지함과 위트가 있네. 이래서 별로 중간중간 생뚱맞은 상황이 극 흐름을 방해. 홈피 반응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네요.” ● 간 큰 가족 장르/예매율 코미디/20.43%(12세) 감독/배우는 조명남/감우성·김수로·신구·김수미 어떤 줄거리 죽을 병에 걸린 아버지의 50억대 유산 상속받기 위해 자식들이 벌이는 ‘통일 자작극’. 이래서 좋아 눈물과 웃음의 딱 좋은 결합. 이래서 별로 후반으로 갈수록 관객의 감동을 지나치게 의식. 홈피 반응은 “가족과 함께 봐도 좋을 듯” ● 연애의 목적 장르/예매율멜로·드라마/62.22%(18세) 감독/배우는 한재림/박해일·강혜정 어떤 줄거리‘발칙 男’과 ‘앙큼 女’의 솔직 연애담. 이래서 좋아 박해일의 섬세한 연기와 강혜정의 에너지가 절묘하게 결합. 이래서 별로 영화속 ‘연애의 목적’은 오로지 섹스뿐? 홈피 반응은 “재치있고 솔직·담백한 연애에 대한 지침서” ● 안녕, 형아 장르/예매율 드라마/1.54%(전체) 감독/배우는임태형/박지빈·배종옥·박원상 어떤 줄거리 소아암에 걸린 형을 살리려는 아홉살 꼬마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아역배우 박지빈의 인상적 연기가 돋보여…. 이래서 별로 난데없는 ‘타잔 아저씨’ 등 거슬리는 팬터지. 홈피 반응은 “정말 손수건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 pm 11:14(2일 개봉) 장르/예매율스릴러/1.44%(15세) 감독/배우는 그레그 마크스/힐러리 스웽크·패트릭 스웨이즈·레이첼 리 쿡 어떤 줄거리 밤 11시14분에 일어난 5개 사건의 아귀 맞추기. 이래서 좋아 유쾌하고 기발하고 ‘똑똑한’ 드라마. 이래서 별로 그렇게 난이도 높은 퍼즐게임은…글쎄? 홈피 반응은 “…” ● 연애술사 장르/예매율로맨틱 코미디/0.82%(15세) 감독/배우는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 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 극장전 장르/예매율 드라마/0.92%(18세) 감독/배우는홍상수/김상경·엄지원·이기우 어떤 줄거리 첫사랑이 재회하는 이야기, 여배우와 팬이 만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래서 좋아홍 감독의 전작들 중 유쾌지수가 가장 높을 듯. 이래서 별로 평범한 설정들에 필요 이상으로 이완되는 느낌. 홈피 반응은 “어떤 이야기가 현실이고 영화인지 헷갈려” ● 스타워즈: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장르/예매율 SF/11.09%(전체) 감독/배우는 조지 루카스/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나탈리 포트만 어떤 줄거리 아나킨이 악의 화신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이래서 좋아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CG의 성찬. 이래서 별로 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에 편입하는 동기 빈약. 홈피 반응은 “…”
  •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꾀꼬리 아빠들’ 봉사 본색?

    “여러분, 요즈음 좀 행복해지셨나요. 우리는 행복해서 노래하는 게 아니라 노래하니까 행복한 것입니다.”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법무사 사무실에서 ‘서울아버지합창단’ 추동천(58·법무사)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말 중국에서의 공연으로 새삼 합창단의 보람이 더없이 크게 느껴졌다.”고 운을 뗐다. 회원 168명을 거느린 합창단은 지난달 27∼31일 중국 옌볜(延邊)을 다녀왔다. 그는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로 알려진 용정의 용정중·고교 졸업식에 초청됐는데 매우 감동적인 무대였다.”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선조들의 후예들을 위로하는 자리였지만, 도리어 우리가 역사에 대해 깨닫고 더 뛰어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됐다.”고 사뭇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합창단이 용정의 무대에 오른 계기 또한 특별하다. 지난해 중국으로 건너간 추 회장은 현지인으로부터 용정중·고 학생 1200여명 가운데 70% 정도는 부모가 한국으로 돈을 벌러 떠나 그리움에 젖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들을 도울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자 “졸업식 때 위문공연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의가 있었다. 회원 45명은 예정돼 있는 단합 체육대회를 취소하는 대신 옌볜을 방문키로 뜻을 모았다. 학교엔 강당도 없었다. 그렇다고 졸업식이 열리는 운동장에서 공연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합창단은 용정연극원 공연장을 대관하는 비용까지 치르고 졸업식이 끝난 뒤 공연을 갖기로 했다. 28일 오후 3시 마침내 막이 올랐다. 무작정 단원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를 부를 수는 없어 동포들에게 청소년들이 어떤 곡을 좋아하는가를 물어 레퍼토리를 짜놓은 터였다. 해바라기의 ‘사랑이여’에 이어 ‘엄마야 누나야’를 부르자 2층으로 된 공연장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와 숙연해졌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이들은 “오신 김에 우리에게도 솜씨를 보여달라.”는 옌볜대 예술원의 요청으로 이튿날 베이징 여행을 포기하고 다시 무대에 올라 옌볜가무단과 합동 공연을 갖기도 했다. 서울아버지합창단은 다음달 2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의탁 어르신 돕기 자선음악회를 앞두고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지만 짬짬이 시간을 내 연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6년 동안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노인휴양시설 ‘평안의 집’ 돕기에 나서고 있다. 연간 10∼12회 갖는 음악회에서 얻는 수익금은 평안의 집 어르신과 천안 개방교도소와 소년교도소 재소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쓰고 있다. 시골 등 문화·예술 사각지대에서 공연을 요청해오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합창단은 발족 때부터 원로가수 최희준(69)씨를 단장으로 영입했다. 초대 지휘자인 성악가 전평화(작고)씨와 군대 동료인 인연 때문이었다. 합창단에서는 서울 화곡초등 교장을 끝으로 교직에서 정년퇴임한 성태호(73)씨가 홍보를 맡고 있다. 회원들의 나이는 20대 초반부터 다양해 평균 50세 정도 된다. 아버지합창단에 웬 청년이냐고 의아하게 여길 수도 있으나 이호인(50)씨와 아들 찬영(20)씨처럼 아버지와 함께 활약하는 ‘부자(父子) 단원’도 8명 있다. 추 회장은 “2000년 소년교도소에서 위문공연할 때였는데, 어머니들이 노래해주면 일종의 감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생각에 서울 송파어머니합창단과 동행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들이 노래할 때 눈물을 더 흘리는 모습에 합창단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추 회장은 “평소 어머니 품안엔 더러 안기고 응석도 부리지만, 어디 있더라도 늘 그리운 게 부정(父情)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talk talk talk]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 웃기는 영어(1) Taxi Drivers’ Favorite Jokes A seventy-year-old Jewish man has worked in the garment center all his life and has never been married. One day a beautiful seventeen-year-old girl walks into his store to buy a fur,and it is love at first sight. They get married and go to Florida for their honeymoon.When they get back,his friend says to him,“So,tell me,how was it?” “Oh,it was beautiful,” says the man.“The sun,the surf,we made love almost every night,we…” His friend interrupts him.“A man your age! How did you make love almost every night?” “Oh,” says the man,“we almost made love Monday,we almost made love Tuesday,…” (단어와 숙어) garment center:의상센터 all one’s life:평생 at first sight:첫눈에 get married:결혼하다 go to∼for honeymoon:신혼여행을∼로 떠나다 get back:돌아오다 how was it?:어떻게 지냈어요? make love:남녀가 사랑을 나누다 interrupt:말을 가로채다 (해석) 일흔 살의 유대인 노인이 평생 의상 센터에서 일을 하느라 결혼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열일곱 살 먹은 처녀가 털목도리 하나를 사러 그의 가게에 왔는데, 첫눈에 사랑이 생겼습니다. 이 둘은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플로리다로 떠났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노인의 친구가 말했습니다.“그래 재미가 어땠는지 말해 봐.” “아, 끝내줬어”라고 노인이 말했습니다.“태양과 파도, 그리고 우린 거의 매일 밤 사랑을 나누었어. 우린 ...” 친구가 말을 가로챘습니다.“네 나이에! 어떻게 거의 매일 밤 사랑을 나누었다는 말이야?” 노인이 말하길,“아, 우린 월요일에 사랑을 나눌 뻔했고, 우린 화요일에 사랑을 나눌 뻔했고,...” (해설) 먼저 이야기에서는 과거의 사건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 과거 시제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이야기에는 과거 시제 대신 현재 시제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유머는 노인이 “we made love almost every night.”이라고 말하면서 의도한 뜻과 친구가 이 말을 듣고서 해석한 뜻이 다른 데에 있습니다. 노인이 의도한 뜻은 두 사람이 월요일에도 사랑을 나눌 뻔했고, 화요일에도 사랑을 나눌 뻔했고, 이러한 행위가 매일 계속되었다는 것인 반면 친구가 받아들인 뜻은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행위가 거의 매일 밤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의미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부사 almost가 무엇을 수식하느냐에 따라 생긴 결과입니다. 친구가 받아들인 의미에서는 almost가 every night를 수식하는 것이고, 노인이 의도한 의미에서는 almost가 made love입니다. 이러한 중의성을 피하려면, 어순을 좀 바꿔주면 됩니다. 즉,“Almost every night we made love.”는 거의 매일 밤 사랑을 나누었다는 뜻이고,“Every night we almost made love.”는 매일 밤 사랑을 나눌 뻔했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수식관계와 어순은 영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설명은 www.moumou.co.kr을 참고하세요. ■ 절대문법을 알려주마(1) ●절대문법 시동걸기 미국에선 머리 나쁜 터미네이터도 영어를 잘 하는데 왜 세계 최고의 젓가락사용 실력에 머리 좋은 민족인 우리가 평생 영어와 씨름해야 할까.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고 머리 싸매고 공부 했는데도 왜!!! 영어엔 주눅부터 들고 마는가. 이제 문법을 버리고 문법아닌 문법을 머리에 넣자. 영어의 새판을 머리에 짜 넣고 영어를 이야기해 보자. 이 지면을 통해 영어문법의 새로운 틀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남은 시간은 자신을 위한 학문이나 일에 투자하자. 한국말은 지시적 의미가 있는 조사에 의해 언어의 틀이 짜여진다. 반면 영어는 단어의 위치에 따라 역할과 의미가 달라지는 언어의 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두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어 단어가 위치하는 자리부터 인식해야 한다. 이런 새로운 단어의 자리매김을 우리는 ‘절대문법’이라 부르겠다. 앞으로 이어지는 간단하지만 의미있는 도회식 자리인식 학습법과 실용 표현을 익혀만 준다면 여러분은 이미 영어로 말하고 사고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잉글리시 무무 회장(영어교육전문가) ■ We almost made love Monday We 위에 al 알이 있는 상황인 거죠 그러니까 말한 거죠. 조심해 “위에 알!” 사오정 친구는 못들었죠. mo “모!” st 애쓰(s)며 물어보다 못알아 들어 옷에 티(t)었죠. 그러자 알을 뒤집어쓴 친구가 말하죠 made “(임)마! 대!” 소리친 친구는 그래도 미안한 거죠 love “친구야 사랑해” 쌩뚱맞죠~~ 친구는 화가 당연히 안 풀렸죠 Monday “뭔데!” ■ Self Test for Your English Future 미국의 온라인 잡지인 SOON Online Magazine에 실려 있는 영어 학습에 대한 자가진단 질문을 번역, 독자들에게 맞게 변용해 보았다. 각자 스스로를 진단해보면 자신에 맞는 영어공부 방법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다음 각 질문에 대해, 자신에게 해당하는 점수(1점부터 5점까지)를 택일하세요. 그런 다음, 이들 점수를 모두 더하세요. (1) 모국어가 무엇인가? □1. 글자가 없는 언어 □2. 로마자가 아닌 글자를 가진 언어(한국어, 일본어, 아랍어 태국어 등) □3. 로마자를 가진 비유럽어 □4. 로망스 언어(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5. 게르만어족 언어(독일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 등) (2) 나이가 몇 살인가? □1.50 이상 □2.40∼50 □3.30∼40 □4.20∼30 □5.20 미만 (3) 영어를 배우는 이유가 무엇인가? □1. 부모가 원해서 □2. 휴가 때 영어 사용권 나라에 가거나 펜팔 친구에게 편지하기 위해 □3. 취미나 직업을 위해 □4. 시험에 합격하거나 고용주가 영어 공부하기를 원해서 □5. 남편, 아내 또는 이성의 친구가 영어를 말해서 (4) 전에 다른 언어를 배운 적이 있는가? □1. 없음 □2. 언어를 학교에서 배움 □3. 성인으로서 이미 언어 하나를 배웠음 □4. 성인으로서 이미 언어를 둘 또는 그 이상 배웠거나 외국어 하나를 유창하게 구사함 □5. 외국어를 둘 또는 그 이상을 유창하게 구사함 (5) 전에 영어를 배운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어느 수준에서 배웠는가? □1. 없음 □2. 혼자서 공부했을 뿐임 □3. 최근에 학교에서 영어를 공부했음 □4. 최근에 영어를 풀타임으로 수강했음 □5. 최근에 영어 시험에 합격했음 (6)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산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았는가? □1. 한번도 없음 □2. 한두 주 동안 □3. 최소 한 달 □4. 몇 달 동안 □5. 여섯 달 이상 (7) 얼마나 빨리 배우고 싶은가? □1. 매우 느리게 □2. 평균보다 느리게 □3. 평균 속도로 □4. 평균보다 빨리 □5. 빨리 (8) 배우는 것이 얼마나 좋아하는가? □1. 혼자서 문법과 단어를 배우고 싶음 □2. 선생님이 할 일을 말해주길 원함 □3. 수업 시간에 다른 학생들과 같이 배우고 싶음 □4. 친구에게 말을 건넴으로써 배움 □5. 영어를 잘 하는 사람과 말을 건넴으로써 배움 (9) 글을 읽고 쓰는 작업을 좋아하는가? □1. 전혀 좋아하지 않음 □2. 조금 □3. 어느 정도 □4. 상당히 많이 □5. 많이 ●합계 점수가 32점 또는 그 이상인 경우 영어를 빨리 배울 수 있거나 이미 초급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음. 아마 배우는 것을 즐기고 빠른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배울 것임. ●합계 점수가 18점에서 31점 사이인 경우 평균 수준의 학습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음.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는데, 몇 달 내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임. ●합계 점수가 9점에서 17점 사이인 경우 영어를 배우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할 것임. 배우는 데 오랜 시간―최소한 일년 이상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쉬지 말고 연습하기 바람.
  • [무슨 영화 볼까]

    ● 그루지 장르/예매율 공포/1.71%(15세) 감독/배우는시미즈 다카시/사라 미셀 겔러·제이슨 베어 어떤 줄거리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온 백인들이 원혼의 저주를 받는데…. 이래서 좋아공포 장면의 전환이 빨라 지루할 틈이 없다. 이래서 별로 원작을 먼저 봤다면 곳곳에서 어색한 느낌. 홈피 반응은 “…” ● pm 11:14(2일 개봉) 장르/예매율스릴러/8.48%(15세) 감독/배우는그레그 마크스/힐러리 스웽크·패트릭 스웨이즈·레이첼 리 쿡 어떤 줄거리밤 11시14분에 일어난 5개 사건의 아귀 맞추기. 이래서 좋아유쾌하고 기발하고 ‘똑똑한’ 드라마. 이래서 별로그렇게 난이도 높은 퍼즐게임은…글쎄? 홈피 반응은“…” ● 스타워즈 :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장르/예매율 SF/70.29%(전체) 감독/배우는 조지 루카스/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나탈리 포트만 어떤 줄거리아나킨이‘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 이래서 좋아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이래서 별로아나킨이 어둠의 세력에 편입하는 동기는 빈약. 홈피 반응은 “…” ● 연애술사 장르/예매율로맨틱 코미디/3.43%(15세) 감독/배우는 천세환/연정훈·박진희 어떤 줄거리 ‘몰카’를 소재로 헤어진 남녀가 사랑을 회복하는 이야기. 이래서 좋아섹시한 매력으로 돌아온 박진희의 내숭연기. 이래서 별로 밋밋한 스토리에 뻔한 결말. 홈피 반응은 “10분에 한번씩 웃다가 마지막에 크게 웃는다.” ● 극장전 장르/예매율드라마/2.95%(18세) 감독/배우는 홍상수/김상경·엄지원·이기우 어떤 줄거리첫사랑이 재회하는 이야기, 여배우와 팬이 만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래서 좋아홍상수 작품중에서 유쾌지수가 가장 높을 듯. 이래서 별로 평범한 설정들에 필요 이상으로 이완되는 느낌. 홈피 반응은“어떤 이야기가 현실이고 영화인지 헷갈려” ● 패시파이어(3일 개봉) 장르/예매율가족 코미디/1.81%(전체) 감독/배우는아담 쉥크만/빈 디젤·로렌 그라함·페이스 포드 어떤 줄거리미 해군 특수부대 요원, 베이비시터 되다. 이래서 좋아 바다, 하늘, 땅을 ‘유쾌·통쾌’하게 누비는 빈 디젤. 이래서 별로 웃고 즐기기 이상의 기대는 하지 마시라. 홈피 반응은 “빈 디젤 연기 변신에 성공” ● 태풍태양(2일 개봉) 장르/예매율드라마/2.57%(12세) 감독/배우는 정재은/김강우·천정명·이천희·조이진 어떤 줄거리스무살 언저리 청년들의 방황과 우정, 사랑. 이래서 좋아 ‘고양이를 부탁해’때처럼 청춘을 향한 아련하고 따스한 시선. 이래서 별로 완성도는 높은데, 누구나 즐겨볼지는 미지수. 홈피 반응은 “김강우, 역시 차세대 연기파!” ● 안녕, 형아 장르/예매율 드라마/6.29%(전체) 감독/배우는임태형/박지빈·배종옥·박원상 어떤 줄거리소아암에 걸린 형을 살리려는 아홉살 꼬마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아역배우 박지빈의 인상적 연기만 가 돋보여…. 이래서 별로 난데없는 ‘타잔 아저씨’ 등 거슬리는 팬터지. 홈피 반응은 “정말 손수건을 준비하지 못한 내가 미웠다.”
  • [영화속 수능잡기]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영화속 수능잡기]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실험실에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최면술사, 또 한 사람은 피실험자다. 최면술사는 피실험자에게 최면을 건다. 당신은 오후 2시에 창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그런 사항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과연 피실험자가 오후 2시에 창문을 열지 자못 흥미롭다. 최면에서 풀려난 피실험자는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왠지 불안스러운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시계가 2시를 가리키자 실험실의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만약 누군가가 그에게 왜 창문을 열었느냐고 물으면 그는 십중팔구 답답해서 열었다고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창문을 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로 하여금 창문을 열게 한 것은 최면이다. 우리의 일상행동들도 잘 따져보면 앞서 언급한 피실험자의 행동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가령 나는 내 의지에 따라 어떤 휴대전화를 구입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구입하게 만든 진짜 원인은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광고의 유혹 때문에 그 휴대전화를 사면서도 우리는 내 판단력과 자유의지에 의거해 그것을 구입했노라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이렇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깊은 곳에 있을 수 있다. 최면이나 유혹이나 무의식적 동기에 이끌려 어떤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 현명한 행동은 나의 분명한 판단력과 분별력있는 이성의 결과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가. 우리는 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어떤 행동을 선택하게 되는 법이 비일비재하다. 뉴욕주립대 스토니 브룩 분교의 아트 아론 교수는 사랑에 홀린 남녀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 기계로 검사했다고 한다. 실험결과 남녀가 연인에게 사랑을 느낄 때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흥분제가 자연스럽게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도파민은 ‘사랑’이나 성적 욕구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라고 한다. 음악과 문학과 미술 등 예술이나 사랑이 호르몬의 영향이라니 이거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허탈해 할 수도 있다. 영화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의 주인공 할 라슨은 여자친구는 반드시 늘씬한 미녀여야 한다는 생활신조를 꿋꿋이 지키며 살아왔다. 그런 할은 우연히 유명한 심리 상담사 로빈스와 함께 고장난 승강기에 갇히게 된다. 로빈슨은 할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특별한 최면요법을 선사하고, 바로 그날 할 앞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로즈마리가 나타난다. 할에게 그녀는 미모에 지성까지 갖춘 최고의 존재다. 그러나 타인의 눈에는 그녀는 140㎏의 뚱뚱보에 지나지 않는다. 할의 행동을 조종하는 최면술사는 누굴까.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할의 행동을 조종한 최면술사일까. 그렇다면 그런 호르몬을 인간에게서 제거하다면 인간은 사랑을 느끼지 못할까. 사랑, 그것이 진정한 나의 요구인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다. 피터 패럴리·바비 패럴리 감독, 기네스 펠트로, 잭 블랙 주연,2001년작.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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