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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세’ 한예슬 “30대 땐 매일 술, ♥10살 연하 남친이 결핍 다 채워줘”

    ‘42세’ 한예슬 “30대 땐 매일 술, ♥10살 연하 남친이 결핍 다 채워줘”

    배우 한예슬이 40대에 만난 10살 연하 남자친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예슬은 22일 유튜브 ‘한예슬 is’에 올린 ‘예슬언니 관리 어떻게 해요? My Love Story’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외모 관리 비법, 연인 등을 언급했다. 한예슬은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제 러브 스토리다. 제 삶 속에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한예슬은 “정말 그냥 누나 동생 사이였다.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서 시간 보내기도 했다”면서 “어느 순간 오랜 시간 이 친구를 보며 다른 사람들이랑 달랐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내면이 되게 예쁜 친구라고 해야 하나? 영혼이 너무 맑고 순수함에 뻑이 갔다”고 밝혔다. 이어 “성인이 돼 사회생활 하면서 느낀 건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인연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게 아니더라”면서 “또 사랑을 했다고 해서 같은 사랑이 아니다. 형태도 다르다”라고 했다. 한예슬은 “불타오르는 사랑일 때도 있고 엄청 따뜻하고 내가 정말 소녀가 된 거 같은 그런 사랑일 때도 있다. 또 하나는 뭔가 굉장히 성숙한 모습일 때도 있는데 사랑의 인연이 찾아왔을 때 이걸 쉽게 지나치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예슬은 “타이밍도 중요하고 인연도 너무 소중한 거 같다. 나는 남자친구를 만나서 40대에 인연을 잡았다는 게 삶 속에 엄청난 행운이다. 내 삶이 엄청 윤택해지고 내가 몰랐던 행복의 문을 다시 또 여는 느낌이다”라며 행복해했다. 남자친구와 만나기 전과 후 달라진 모습도 언급했다. 한예슬은 “30대에는 거의 매일 술을 먹었던 거 같다.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시간이 좋아서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외로웠던 거다”라며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니까 술이 안 당기고 왜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실 제일 무서운 게 내가 어디가 아픈지 결핍이 돼 있는지 모르고 사는 게 더 무서운 거라는 걸 알았다. 내 삶을 되찾은 거 같다”고 말했다. 한예슬은 남자친구에 대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스타일이었는데 완전히 끊었다. 끊으라고 압박을 주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끊었다”면서 “항상 같이 운동하면서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감동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 이혼 강성연 “김가온 합의 없이 글 남겨… 애들 어려 조심스럽다”

    이혼 강성연 “김가온 합의 없이 글 남겨… 애들 어려 조심스럽다”

    최근 이혼 소식이 알려진 배우 강성연 측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강성연 측은 23일 “강성연 배우의 어린 자녀들이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이혼 소식이 알려진 후) 힘들어하고 계셨다”라며 “아이들 때문에 조심스러운 상태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고 육아를 열심히 하고 계신다”라고 이혼 후 근황을 전했다. 김가온이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이혼 관련 글과 글과 관련해서는 “합의 없이 쓴 글”이라는 게 강성연 측의 설명이다. 김가온은 최근 “철학과 실생활 모든 영역에서 다른 사고방식으로 살다 보니 충돌이 잦았고, 임계점을 넘어선 것이 작년 이맘때”라며 “그 후로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혼은 결혼을 닮아있었다. 십년 나이 먹었으면 그만큼 현명해져야지. 그래서 헤어진 거야”라고 이혼 소식을 알렸다. 그는 “일 년 동안 현실의 내가 아닌, 그녀의 남편으로 오해받는 삶을 살았다”면서 “이제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혼하고 혼자 산다는 말을 하고 충격받는 상대의 모습을 보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힘들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말미에는 “사랑이라 믿었지만 사랑이 아니었던 십여년은 평생 박제가 됐다”고 표현했다. 강성연 소속사 디어이엔티 측은 “강성연씨와 김가온씨가 이혼했다”고 알렸다. 사유는 성격 차이다. 두 사람은 올해 이혼 절차를 마무리했으며 두 아이는 강성연이 양육하고 있다. 강성연과 김가온은 2012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2018년 tvN ‘따로 또 같이’, 2019년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2020년 KBS 2TV ‘살림남’에 등장하는 등 방송에서 자주 함께 보였던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은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 한예슬 ‘시술’ 고백…“쌍꺼풀 수술 받고 수면마취 뒤 관리”

    한예슬 ‘시술’ 고백…“쌍꺼풀 수술 받고 수면마취 뒤 관리”

    배우 한예슬이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고 솔직 고백했다. 22일 한예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기 관리 비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영상에서 한예슬은 “절대 빠뜨리지 않고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운동이다. 못해도 일주일에 3번 한다”며 “탄력 관리도 하는데 1년에 한 번씩 매년 초,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고강도 초음파 수술기기 시술인 ‘○○라’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가 너무 아파서 수면 마취하는데, 한 번 수면 마취할 때 (수술) 하나만 하면 너무 아깝지 않냐. 자주 수면 마취를 하는 것도 좋지 않으니까. 한 번 할 때 ○○라와 함께 스킨 보톡스인 더○○신, 피부 재생에 좋은 ○○란 등 총 3개를 받는다”고 부연했다. 한예슬은 “그리고 또 하나, 눈을 집었는데 흉터나 이런 거 전혀 없고 티가 하나도 안 난다”며 쌍꺼풀 수술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쌍꺼풀이 자꾸 처지더라. 상담 갔는데 이거 15분이면 금방 집는다고 해서 ‘네 선생님 해주세요’라고 바로 수술대 누워서 바로 집고 나왔다. 처음에는 부었는데 3주 되니까 가라앉고 지금은 너무 편안하게 일상생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예슬은 최근 난치병 피부 염증을 앓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 얼굴에 염증이 올라오고 가렵고 난리도 아니었다. 한의원 가서 체질 검사했더니 금음 체질이었다”며 “먹지 말라는 안 좋은 음식들을 사회생활 하기 힘들 정도로 다 끊었다. 한약 잘 챙겨 먹었더니 싹 사라졌다. 거기에 찬물로만 세안하고 순한 제품들로만 얼굴에 발랐다”고 했다. 현재는 완치돼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뿐만 아니라 한예슬은 10세 연하 남자 친구와의 러브스토리도 전했다. 그는 “정말 그냥 누나 동생 사이로 캐주얼하게 시작됐다. 어느 순간 오랜 시간 이 친구를 보았을 때 다른 사람들이랑 달랐던 부분이 보였다. 영혼이 맑고 순수함에 내가 뻑이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울에서 2~3시간 떨어진 곳에서 내 생일파티를 하는데 그 친구가 생각나더라. 와 달라고 했더니 고민하다가 깜깜한 밤에 전력 질주해서 내게 달려왔다. 거기서 내가 심쿵했다”며 “나를 그냥 누나로 생각하지 않나 보다 싶어서 그때부터 나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한예슬은 “사랑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인연이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니더라. 난 남자친구를 만나서 40대에 이 인연을 잡았다는 게 나의 삶 속에 엄청난 행운이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 19살 사랑씨 두 팔 드니 강팀 흥국은‘두 손’ 들었다

    19살 사랑씨 두 팔 드니 강팀 흥국은‘두 손’ 들었다

    프로배구 실전 무대를 처음 밟은 현대건설 세터 김사랑(19)에 대해 강성형 감독은 “전에 말한 히든카드”라고 추켜세웠다. 김사랑은 지난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 세터로 출전, 팀의 세트스코어 3-1 역전승의 선봉에 섰다. 이날 프로 경기에 처음 나선 김사랑은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당한 시즌 2패를 설욕하며 9연승으로 1위 수성을 강화하는 무대로 만들었다. 프로 입문 2년 차의 김사랑은 ‘대체 불가’ 전력으로 여겨진 주전 세터 김다인의 독감 공백을 메우는 땜질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김사랑은 데뷔 무대의 긴장 탓에 첫 세트에서 다소 흔들렸다. 1세트에서만 상대 팀에 블로킹 5개를 내줬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김사랑의 토스가 살아났다. 공을 적절히 배급해 모마(24득점), 양효진(15득점), 위파위(14득점) 삼각 편대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김사랑은 지난 18일 흥국생명전에 세터로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강 감독의 말을 듣고 떨렸다고 했다. 김사랑은 경기 직후 “김다인 언니가 몸이 안 좋다고 해 이틀 전부터 준비했다. 게임 직전, 경기 초반까지 긴장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긴장이 풀려 잘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 감독이 10대의 신인 김사랑을 발탁한 이유는 그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강심장’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사랑은 강 감독의 판단에 부응했다. 강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사랑이가 안정적인 토스를 했다. 모마나 위파위, 양효진이 공격적으로 넓게 하면서 볼을 잘 처리했다”고 흡족해했다. 2004년 경기 수원시에서 태어난 김사랑은 수원 파장초, 수일여중, 한봄고를 나왔다. 어린 시절 수원체육관을 찾아 현대건설의 경기를 보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현대건설에 호명됐다. 꿈에 그리던 현대건설에서 성공적으로 프로 데뷔전도 치렀다.
  • 올해도 등장한 성북구 ‘얼굴 없는 천사’… 3년간 1억 5000만원 기부

    올해도 등장한 성북구 ‘얼굴 없는 천사’… 3년간 1억 5000만원 기부

    서울 성북구의 ‘기부 천사’가 올해도 3000만원을 쾌척했다. 그의 선행은 2021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간 기부한 금액만 총 1억 5000만원에 달한다. 21일 성북구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다른 이웃이 따뜻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3000만원을 구에 기부했다. 그는 이후에도 1년에 1~2회씩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호우 피해 구민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3000만원을 전달했다. 성북구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A씨에게 기부금 전달식과 감사장 전달 등을 권했으나 그는 극구 거절했다. A씨의 거듭된 선행에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익명의 기부 천사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조용히 도움의 손을 내미는 이런 분들이 있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구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희망 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을 내년 2월까지 진행한다. 이 구청장은 “ 기업, 종교 기관, 사회단체, 동호회, 지역 주민의 많은 참여로 나눔 문화가 확산하고 이로 하여금 우리 이웃에 따뜻한 사랑이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교황과 동성애/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교황과 동성애/황수정 수석논설위원

    동성애자는 생물학적 또는 사회적으로 같은 성을 지닌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을 뜻한다. 동성애자들은 ‘행복한’이라는 뜻의 ‘게이’(gay)로 스스로를 부른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여성들끼리 사랑을 나눴다는 데서 유래한 단어가 ‘레즈비언’(lesbian)이다. 동성애에 관한 인류의 인식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미셸 푸코는 ‘성의 역사’에서 “19세기까지는 ‘동성애적 정체성’을 칭하는 용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때까지는 ‘동성애적 행태’를 칭하는 용어만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플라톤의 ‘국가론’에는 소크라테스가 소년애를 완벽한 사랑이라 찬양하는 구절이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진정한 정신적 사랑은 남성끼리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이집트에서는 동성 커플이 나란히 매장된 고대 무덤이 나왔다. 고대 인도에는 동성 커플을 위한 카마수트라(성행위 교과서)도 있었다. 일본 중세시대에도 무사, 귀족, 지식인 등 지배계급에서 미소년을 상대로 한 동성애가 유행했다는 문헌이 전한다. 작가로 탄탄대로를 달리던 오스카 와일드의 동성애 비운은 근대 문화사를 흔든 사건이다. 자녀 둘을 둔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져 2년간 옥살이로 파산하고서 생을 마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자 커플에 대한 사제 축복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결혼식, 미사 등 교회 의식이 아닌 상황이라는 조건을 달았으나 종교계를 뒤흔드는 파격이다. 가톨릭교회는 지난 1300여년간 동성애를 ‘금지된 사랑’으로 철저히 배척했다. 공의회 역사에 동성애를 단죄한 살벌한 율법이 기록돼 있다. 1178년 공의회에서는 이단과 맞먹는 죄로 규정했다. 중세시대의 동성애자들이 이단으로 몰려 화형을 당했던 까닭이다.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입장은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한 이후 줄곧 뜨거운 감자였다. 진보 성향인 교황은 지난 10월에도 성전환자(트랜스젠더)가 세례를 받고 대부·대모가 될 수 있도록 허락했다. 1300년 만에 줄줄이 깨지는 가톨릭 금기에 교황청 내부에서도 저항이 크다고 한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둘러싼 희대의 논란도 먼 훗날에는 가톨릭의 작은 역사로만 기억될지 모른다.
  • 현대건설 9연승 질주…흥국생명 상대로 첫승

    현대건설 9연승 질주…흥국생명 상대로 첫승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제압하고 파죽의 9연승을 달렸다. 현대건설이 숙적 흥국생명에 2연패 후의 첫 승리의 맛을 만끽했다. 현대건설은 20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 3-1(23-25 25-23 25-16 25-20)로 역전승을 거뒀다. 범실에서 현대건설이 13개를 기록한 반면 흥국생명은 29개로 스스로 무너진 셈이다. 이로써 내리 9연승을 거둔 현대건설(13승 4패·승점 40)은 2위 흥국생명(13승 4패·승점 36)과의 격차를 벌렸다. 외국인 선수 모마는 블로킹득점 3개를 포함해 24점을 올려 승리의 주역이 됐다. 양효진과 위파위는 각각 15점, 14점을 기록해 승리를 이끌었다. 독감으로 빠진 주전 세터 김다인의 공백을 김사랑이 잘 메웠다. 2연패를 당한 흥국생명은 2위에 머물렀다. 최근 2경기 연속 5세트 혈투가 부담이 된 듯 집중력이 떨어졌다. 옐레나(27점)와 김연경(22점)이 분전했지만, 승패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건설은 첫세트에서 김연경과 옐레나의 활약을 앞세운 흥국생명에 밀렸다. 세트 초반 김연경과 옐레나의 활약으로 10-8로 리드당한 현대건설은 끝까지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2세트 중반까지 흥국생명의 수비가 흔들리고 범실이 많아지면서 모마와 양효진이 공격을 주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현대건설은 2세트 24-23에서 모마의 퀵오픈에 힘입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흐름을 바꾼 현대건설은 3세트 9-9에서 김주향의 오픈공격을 시작으로 4연속 득점을 올려 흥국생명의 추격을 벗어났다. 이후 모마의 공격과 함께 이다현의 속공과 블로킹 등으로 쐐기를 박았다. 현대건설은 3세트 24-16에서 한미르의 서브 득점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두 팀은 4세트 후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현대건설은 15-17로 뒤진 상황에서 옐레나의 공격 범실과 모마의 백어택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곧바로 모마의 백어택과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19-17로 역전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19-18에서 상대의 연속 공격 범실을 틈타 달아났다. 22-20에서 흥국생명 박은서의 서브 범실로 승기를 잡은 후 한미르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면서 24-20으로 도망갔다. 곧바로 이다현의 득점으로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짜릿한 첫승을 만끽했다.
  • 경제 일구고 가치 나누고… 포스코와 포항 ‘아낌없는 동행’

    경제 일구고 가치 나누고… 포스코와 포항 ‘아낌없는 동행’

    포스코가 창립된 1968년 당시 경북 포항시 인구는 7만명에 불과했다. 55년이 지난 현재 포항시는 포스코의 발전과 더불어 인구 50만명의 산업도시가 됐다. 포항지역 제조업 종사자 4만 2000명 중 포스코를 포함한 그룹사, 협력사 등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2만 8000명이다. 포항시 제조업 종사자의 67%가 포스코와 인연을 맺고 있다. 부장급 직원들의 자발적 기부로 시작된 포스코그룹의 급여 1% 나눔 활동이 지난달 12일 10주년을 맞은 데 더해 지난 5일 창단 20주년을 맞은 포스코의 임직원 봉사활동 단체인 ‘포스코 봉사단’이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으면서 포스코의 지역 기여가 재조명받고 있다.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우선 포스코는 시 재정 수입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포스코의 지방세 납부액은 1417억원으로 시 재정 수입의 18%를 차지했다. 현재를 포스코가 들어섰던 1968년과 비교하면 도시면적은 30배, 인구는 7배가량 증가했고 재정 규모는 3억 2000만원에서 3조 2000억원으로 1만배 늘었다. 포스코가 지역 교육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포스코는 교육보국(敎育報國)의 이념 아래 창립 초기인 1971년 재단법인 제철장학회, 1976년 학교법인 제철학원을 설립했다. 교육시설 건립은 기업의 교육 활동의 표본이 됐으며 지역에 선진교육의 뿌리를 내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기준으로 포스코교육재단을 통해 배출된 졸업생은 총 12만 9112명이다. 지난해 기준 포항시 초중고생 5만 5000명 중 10%인 5500명을 수용하며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포스코는 벤처기업 발전을 위해 산학연 협력 인프라를 제공하고 포스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화 실증과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1986년 포스텍 개교, 1987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창립과 함께 2000년에는 벤처창업을 지원하는 테크노파크, 2021년 체인지업그라운드 개관까지 이어 가며 세계적인 산학연 클러스트를 포항에 구축했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는 스타트업 113개, 직원 1147명이 근무하며, 이들의 기업가치는 1조 4000억원에 달한다.포스코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지역에 다양한 문화공간을 만들고 시민과 함께하는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포항의 베네치아로 불리며 지역의 대표 명소가 된 포항운하에도 포스코의 지역사랑이 녹아 있다. 포항운하는 포스코가 건설된 해에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작은 물길이 있었던 것을 다시 틔우고 주변을 복원해 운하와 유원지로 재개발한 곳으로 포스코가 300억원을 지원해 조성했다. 포스코가 2001년 200억원을 기부해 조성한 도심형 시민공원인 환호공원도 포스코의 지역 공헌 사업 중 하나다. 특히 2021년 환호공원에 만든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시를 대표하는 마루지가 됐다. 포스코는 2년 7개월에 걸쳐 117억원을 투입해 스페이스워크를 기획, 제작해 포항시에 기부했다. 스페이스워크에는 지금까지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포항의 관광산업 발전은 물론 주변 상권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Park1538은 포스코 본사 옆에 있는 철과 자연이 어우러진 친환경 힐링공간이다. 역사관, 홍보관, 수변공원, 명예의 전당 등으로 꾸며졌으며 2021년 4월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역사박물관은 포스코의 역사와 기업정신, 기업문화, 비전을 담은 기록관이다. 창사 이후부터 역사와 기록 및 과거,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구상이 잘 어우러져 있다. 홍보관에서는 철의 친환경성을 체험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홍보관은 개관과 함께 iF디자인어워드, 대한민국 조경대상 등 국내외 유명 상을 여러 번 수상했다.포스코는 지역에서 갖가지 예술 행사를 여는 등 시민들에게 문화 혜택을 주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9월 힙합 콘서트에 이어 10월에는 트로트 콘서트, 지난달에는 K팝 콘서트 등 지역주민과 임직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고품격 공연을 마련해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포스코는 1973년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를 창단했다. 1990년 국내 최초로 2만명 규모의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했고 클럽하우스와 유소년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달 FA컵 우승컵을 든 포항스틸러스는 K리그 우승 5회, FA컵 우승 5회, AFC 챔피언스 리그 우승 등 K리그의 명문구단으로서 포항시민의 자랑거리다. 포스코는 창립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책임이자 가치로 여겨 왔다. 이에 포스코는 지역사회와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우선 포항 지역 총 129개 자매마을을 대상으로 농번기 일손 돕기, 마을 시설 보수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특히 해도·송도·인덕동에서 무료급식소를 운영, 평일 700여명의 어르신과 취약계층에 점심을 지원한다. 또 3000여명으로 구성된 45개의 재능봉사단이 임직원의 업과 재능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봉사한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장애인시설 리모델링사업 ‘희망공간’, 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 ‘희망날개’, 발달장애인 고용을 돕는 ‘가상공간(VR)직업훈련센터’, 청소년 학습멘토링 ‘드림스쿨’, 아동들에게 문화예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1%나눔아트스쿨’, 과학인재 양성교육 ‘상상이상사이언스’를 통해 지역사회 곳곳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더블린의 미로’서 길 잃었다면…새 번역본으로 탈출해 볼까

    ‘더블린의 미로’서 길 잃었다면…새 번역본으로 탈출해 볼까

    제목과 작가는 알지만 완독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책. “독자들의 완독을 기원한다”는 출판사의 격려가 왜인지 서늘하게 들리기까지 한 명작. 이번에는 ‘더블린의 미로’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비장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지만 역시 쉽지 않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것 자체에 의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출간된 지 10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영문학자들이 이 책과 씨름하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문학사상 가장 난해하면서, 가장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①의 장편 ‘율리시스’(②1·2권)를 문학동네가 새롭게 펴냈다. 두 권 합쳐 1420쪽. 문학동네는 “방대한 주석에 짓눌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것만을 엄선했다”고 전했다.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표현이기도 한 ‘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와 이야기 구조가 유사하다.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을 끝내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다. 율리시스는 더블린에 사는 ‘리어폴드 블룸’이라는 남자가 1904년 6월 16일 하루 시내를 쏘다니는 이야기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신화 속 영웅 오디세우스와는 달리 블룸은 볼품없는 소시민이라는 점. 또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믿음의 아이콘이라면 블룸의 아내 ‘몰리’는 ‘보일런’이라는 남성과 불륜을 저지른다.‘화장실에서 대변을 누며 하루를 시작한 블룸이 집으로 돌아와 몰리의 엉덩이에 키스하며 끝나는 이야기.’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 문장만 보면 어려울 게 없을 것 같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현실과 공상을 어지럽게 오가는 구성은 독자를 좌절케 한다. 소설의 처음과 끝에서 보듯 배설, 불륜과 관련한 적나라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첫 출간 당시 한 신문이 “조이스의 작품은 변소 문학을 전공한 도착증 환자가 쓴 것 같다”는 서평을 싣기도 했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10년간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물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작품은 재평가됐고, 세계적인 출판사 미국 랜덤하우스는 율리시스를 ‘20세기 영어로 쓰인 걸작 중 최고’라고 칭송했다. 조이스조차도 생전 “끔찍한 괴물”이라고 불렀던 ‘율리시스’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68년이다. 반세기가 넘어 이 책을 다시 번역한 이종일 세종대 영문과 교수에게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왜 읽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작품이 읽기 어렵다는 걸 인정하면 안 읽힌다고 낙담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실제 사건과 사건 사이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지 않나. 의식의 흐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품에서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는 조이스는 가식이나 위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분변학적이거나 외설스러운 묘사가 난무하지만, 결국 이것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비상한 실감을 느끼며 소설에 빠지게 된다.”조이스가 만든 더블린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잠시 시로 탈출해도 좋다. 조이스의 시를 엮은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③아티초크)도 최근 번역 출간됐다. 시집에서는 조이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지러운 소설과는 달리 깨끗한 목소리로 정직하게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서다. 시집의 원제는 ‘실내악’으로 조이스는 이 시들이 노래로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일부는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조이스가 직접 곡을 붙인 16번째 ‘앳된 시절에 이별을 고하다’(Bid adieu to girlish day)는 아일랜드에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안녕, 안녕, 안녕을 고해요 / 앳된 시절에 안녕을 고해요, / 복된 사랑이 그대에게 구애하러 / 그대의 앳된 모습에 구애하러 왔어요.”
  •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배설·불륜 거리낌 없는 이 작품, 20세기 최고의 영어소설이라고?

    비장한 마음으로 책을 펼치지만, 역시 쉽지 않다. “독자들의 완독을 기원한다”는 출판사의 격려가 왜인지 서늘하게 들린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것 자체에 의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출간된 지 10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전 세계 영문학자들이 이 책과 씨름하고 있으니 말이다. 부디 이번에는 ‘더블린의 미로’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기를. 문학 역사상 가장 난해한 동시에 가장 매력적이라고 불리는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장편 ‘율리시스’(1·2권)를 문학동네가 새롭게 펴냈다. 두 권 합쳐 1420쪽. 문학동네는 “방대한 주석에 짓눌려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것만을 엄선했다”고 전했다. ‘오디세이아’와 같은 듯 다른 ‘율리시스’ ‘오디세우스’의 로마식 표현이기도 한 ‘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와 이야기 구조가 유사하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를 떠난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린다. 율리시스는 더블린에 사는 ‘리어폴드 블룸’이라는 남자가 1904년 6월 16일 하루 시내를 쏘다니는 이야기다. 차이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용감한 영웅 오디세우스와는 달리 블룸은 볼품없는 소시민이라는 점.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가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믿음의 아이콘인 데 반해 블룸의 아내 ‘몰리’는 ‘보일런’이라는 남성과 불륜을 저지른다. ‘화장실에서 대변을 누며 하루를 시작한 블룸이 집으로 돌아와 몰리의 엉덩이에 키스하며 끝나는 이야기.’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것만 보면 어려울 게 없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현실과 공상을 어지럽게 오가는 문체가 독자를 좌절케 한다. 어찌나 정교하게 써놨는지, 배경인 더블린을 소설에 깨알같이 옮겨놨다고 한다. 심지어 현재도 더블린에 가면 조이스가 묘사해놓은 상점들이 있을 정도라고. 조이스는 한 편지에서 “더블린의 모습을 완벽하게 그리고 싶었다”면서 “언젠가 그 도시가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내 책을 통해 재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었다고 한다. 난해하고 더럽고 외설적인 문장들 소설의 처음과 끝에서 보듯 배설, 불륜과 관련한 적나라한 문장들이 거침없이 등장한다. “개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암놈 뒤에 집어넣고 있는 꼴을 바라보고 있을 때 우린 함께 꼴렸어”(2권 652쪽) 블룸과 몰리 사이에는 죽은 아들 루디가 있었는데, 이 아이를 잉태하는 장면을 블룸은 이렇게 회고한다. 13장(나우시카)에서 블룸은 처녀 ‘거티’의 치마 속을 훔쳐보며 몰래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4장에서 블룸이 대변을 누며 영국인이 쓴 소설 ‘팃비츠’를 읽다가 이 소설을 반으로 쫙 찢어 밑을 닦는 데 쓴다. 국내 조이스 연구자인 진선주 충북대 영어교육과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당시 아일랜드를 억압하던 영국을 비판하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기도 했다. 첫 출간 당시 한 신문이 “조이스의 작품은 변소 문학을 전공한 도착증 환자가 쓴 것 같다”는 서평을 실은 이유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10년간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물론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작품은 재평가됐고, 세계적인 출판사 미국 랜덤하우스는 율리시스를 ‘20세기 영어로 쓰인 걸작 중 최고’라고 칭송했다. 조이스는 생전 ‘율리시스’를 “수수께끼를 워낙 많이 심어놓았기 때문에 장차 수백년간 내가 뭘 의미했는지를 두고 왈가왈부할 것이며, 이야말로 자신의 불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 적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많은 걸 감춰뒀으니 알아서들 찾으시오’다. 조이스를 읽는 것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숨바꼭질인 것 같기도 하다. 대표적으로는 17장(이타카)이 끝나는 2권 571쪽에 찍힌 크고 동그란 마침표다. 이것이 인쇄 과정에서 실수로 떨어진 잉크 방울인지, 아니면 조이스가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후대 학자들은 이것을 새알, 정액, 지구, 우주, 무, 엉덩이, 멜론, 자궁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놨지만, 어느 하나 똑 부러지는 정답은 없다. 조이스조차도 생전 “끔찍한 괴물”이라고 불렀던 ‘율리시스’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68년이다. 반세기가 넘어 이 책을 다시 번역한 이종일 세종대 영문과 교수에게 지금 우리가 이 책을 어떻게, 왜 읽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작품이 읽기 어렵다는 걸 인정하면 안 읽힌다고 낙담할 이유가 없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실제 사건과 사건 사이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지 않나. 의식의 흐름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품에서 세계의 모습을 제시하는 조이스는 가식이나 위선을 철저히 배제한다. 분변학적이거나 외설적인 묘사가 난무하지만, 결국 이것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이다. 그리하여 독자는 비상한 실감을 느끼며 소설에 빠지게 된다.” 소설과 달리 깨끗하고 정직한 사랑의 노래 더블린 시내에서 길을 잃었다면 잠시 시로 탈출해봐도 좋다. 조이스의 시를 엮은 ‘사랑은 사랑이 멀리 있어 슬퍼라’(아티초크)도 최근 번역 출간됐다. 시집을 들춰보면 작가의 의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지러운 소설과는 달리 깨끗한 목소리로 정직하게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서다. 시집의 원제는 ‘실내악’(체임버뮤직)으로 조이스는 이 시들이 노래로 만들어지길 원했다고 한다. 일부는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조이스가 직접 곡을 붙인 16번째 ‘앳된 시절에 이별을 고하다’(Bid adieu to girlish day)는 아일랜드에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안녕, 안녕, 안녕을 고해요 / 앳된 시절에 안녕을 고해요, / 복된 사랑이 그대에게 구애하러 / 그대의 앳된 모습에 구애하러 왔어요.”
  •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천안갑’ 재도전…예비후보 등록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천안갑’ 재도전…예비후보 등록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53)이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천안시갑’ 지역구도전에 나섰다. 신 전 차관은 천안시 동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가 민주화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정치의 혼란은 여전하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의 성실한 삶이 이 나라를 지탱해 왔다”며 “나라를 하나로 묶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 토론하고 양보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안의 백년대계를 그리며, 정체된 구도심과 동남구를 되살리겠다”며 “시민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공감하며, 약속을 실현할 것”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사랑이며, 이 사랑을 바탕으로 나라와 지역, 이웃을 위해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며 “저의 이러한 열정과 헌신을 받아주시고,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신 전 차관은 한국국방연구원 북한 군사연구실장,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외교부 정책기획관, 국립외교원 교수,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등을 지내 국방·외교 전문가로 꼽힌다.
  • 올해도 버텨 낸 당신에게 ‘산타’를 선물합니다[OTT 언박싱]

    올해도 버텨 낸 당신에게 ‘산타’를 선물합니다[OTT 언박싱]

    2023년 한 해가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맘때쯤이면 다들 마음속으로 두 가지 소원을 빌 것이다. 한 해 마무리가 잘되기를, 새로운 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소원은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연말에 이런 순수함이 피어나는 이유는 크리스마스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종교와 상관없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던 이유는 착한 아이에게만 선물을 가져다 준다는 이분, 산타클로스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산타에게서 받을 선물을 기다리며 착한 아이가 되고자 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믿음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어른들의 소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에 산타의 존재가 점점 잊히는 이유는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오늘이 내일을 위한 디딤돌이 아닌 그저 버티는 시간이 되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가 포근해도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한 해를 힘들게 버텨 낸 당신을 위해, 내년을 기약하는 산타의 기적이 다가오길 바라며 두 편의 작품을 추천한다. 넷플릭스 ‘클라우스’는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산타클로스의 탄생을 상상력으로 그려 낸 애니메이션 영화다. 작품은 징글벨의 마법이 탄생한 곳으로 두 가문의 전쟁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춥고 어두운 스미어렌스버그라는 가상의 섬을 설정한다. 교만하고 이기적인 ‘금수저’ 재스퍼는 우체국장인 아버지에 의해 이곳의 우체부로 발령받는다. 6000통의 편지를 전달하지 않을 시 영영 상속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극악의 임무와 함께 말이다. 싸움이 유일한 일상인 어른들과 학교에 다니지 않아 글을 쓰지 못하는 아이들로 이뤄진 이 도시에서 재스퍼는 클라우스라는 손재주 좋은 나무꾼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클라우스가 만드는 장난감을 편지를 보낸 착한 아이에게만 주겠다며 작전을 세운다. 재스퍼의 욕심이 아이들과 클라우스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으로 시작됐지만 스노우볼처럼 커진 이 선한 영향력은 도시의 변화와 함께 산타란 존재를 만들어 낸다. “선한 행동은 또 다른 선한 행동을 낳는 법”이라는 작품의 대사는 왜 산타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는지 그 이유를 보여 준다. 착한 아이는 선물을 받는다는 이 단순한 명제가 선한 사람들을 만들고 이들이 뭉쳐 사랑이 넘치는 도시가 탄생하는 기적과도 같은 순간을 그린다.아이들의 믿음이 클라우스를 마법 같은 존재인 산타로 만든 이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관람하기 좋은 작품이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물 ‘산타클로스’다. 1990년대 동명의 인기 영화 후속편에 해당하는 드라마는 산타의 위기로 시작한다. 환상적인 마법을 통해 동화 같은 순간을 만들어 냈던 팀 앨런의 산타클로스는 아이들의 믿음이 사라지면서 그 힘을 서서히 잃게 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습득, 선물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물질적인 풍요로움 등 요즘 아이들이 산타를 믿지 않는 이유에는 사회의 변화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방향을 조금 틀어 정신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오랜 시간 순수함을 간직하기보다는 빠르게 세상에 적응하길 원하는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들의 변화를 가져왔을지 모른다. 이 때문에 산타는 은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 스콧 캘빈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누리고자 한다. 1990~2000년대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로 큰 인기를 누렸던 ‘산타클로스’의 복귀는 이제는 어른이 되어 버린 옛 시리즈 팬들에게 공감과 함께 동심을 다시 일깨워 준다. 28년 동안 썰매를 몰면서 지친 마음과 소원해진 가족과의 관계에 갈등을 겪는 산타의 모습을 통해 여느 가장의 고민을 보는 듯하다. 이 때문에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다시 자신이 사랑하며 자신의 정체성이라 여겼던 산타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산타조차 버거운 현실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잊을 만큼 삶의 무게는 가혹하다. 어쩌면 그 가혹함 속에 행복이 있기에 삶은 기적이라 불리는 게 아닌가 싶다. 올 연말에는 산타의 선물과도 같은 그 기적의 순간이 여러분과 함께하길 바란다.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막내딸 하마스에 잃은 이스라엘 갑부 “그래도 팔레스타인 독립과 평화”

    막내딸 하마스에 잃은 이스라엘 갑부 “그래도 팔레스타인 독립과 평화”

    막내딸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잃었지만 이스라엘의 정보통신(IT) 갑부는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가 돼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 달라진 바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아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기꺼이 도와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동시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반도체 기업 멜라녹스의 설립자인 에얄 왈드먼이 12일(현지시간) 텔아비브의 본인 사무실에서 영국 BBC와 인터뷰를 한 내용은 한번쯤 모두가 고민하며 귀기울일 만한 내용이다. 그는 멜라녹스를 2019년 68억 달러(약 8조 9300억원)를 받고 엔비디아에 매각했다. 골라니 여단이라는 이스라엘군 정예부대에서 복무한 장교 출신이기도 하다. 그의 24살 딸 다니엘과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는 지난 10월 7일 네게브 사막에서 열린 슈퍼노바 음악축제에 함께 놀러 갔다가 하마스 손에 살해됐다. 휴대전화 속 짧은 영상엔 다니엘과 남자친구 노암 샤이 등이 차를 타고 도망을 치던 긴박한 상황이 담겼다. 뒷좌석에 다니엘과 여자친구, 수염을 기른 남성이 앉아 있었고, 노암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노암은 “내가 아주 아주 빨리 차를 몰기를 바라는 거지?”라고 묻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라고 말한다. 여자 승객 한 명이 “맞아”라고 답한다. 뒷좌석의 남성이 “우리는 괜찮을 거야. 모두 괜찮지, 그렇지?”라고 되뇌인다. 그 뒤 차 앞쪽에서 “왼쪽? 오른쪽?”하고 다급하게 방향을 묻는 소리가 나오고는 영상이 끝난다. 몇 분 뒤 하마스는 차에 총격을 가해 벌집을 만들었고 노암과 뒷자리에 앉은 다니엘 등 다섯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사막에 춤추러 갔던 360명 가까이가 목숨을 잃었다. 앞자리 승객은 인질로 잡혀갔다. 에얄은 사랑과 슬픔이 가득한 목소리로 “딸은 춤추는 걸 좋아하고, 동물을 좋아하고 스노보드, 스쿠버 다이빙, 노암과 오토바이 타기를 좋아했고 친구가 아주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딸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즉시 돌아왔다. 당시 이스라엘 영공은 닫혀 있었지만, 착륙 허가를 받아냈다. 3시간 후 애플워치로 딸을 추적했는데 그 길은 전장으로 향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든 생명체든 뭐라 부르고 싶든 간에 7명과 거의 교전을 치렀다”며 “그들은 군인을 3명 죽였고, 우리는 지프차에 장교 3명을 태우고 남쪽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총알이 박힌 차를 발견했지만, 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차안에 피가 많았다”며 “딸이 차에 타지 않았거나, 다쳤어도 탈출했거나 인질로 잡혔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틀 뒤 딸의 시신을 찾았다.눈물을 삼키며 에얄은 “그애는 모든 것을 미소로 대했다. 그애는 누구에게도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애는 좋은 일들을 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들(하마스)은 아무 이유 없이 그애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다니엘이 죽던 날, 이스라엘인 1200명 가까이가 목숨을 잃었다. 그 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없앤다는 명분을 앞세워 가자지구를 무차별 공격해 1만 8000명 가까운 인명, 그 중에서도 어린이가 7300명정도 희생됐다. 이렇게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부모 모두 자식들을 흙에 묻었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비교할 수 없는 상실을 겪고 있다. 그 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없앤다는 명분을 앞세워 가자지구를 무차별 공격해 1만 8000명 가까운 인명이 희생됐다. 그런데도 에얄은 여전히 팔레스타인이 국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양쪽의 지도자를 바꾸고 2∼4년 안에 평화를 이루고 두 민족을 위한 두 개 국가를 건설해서 함께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그 전에 10월 7일 사건 관련자는 모두 제거해야 한다”며 “누가 왔고, 누가 강간했는지, 누가 살해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영상도, 휴대전화 번호도 알고 있다. 하마스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얄은 그동안 가자지구를 위한 활동을 해 온 것을 후회하느냐고 묻자 주저하지 않고 “그렇지 않다. 그곳을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디자인 센터를 열고 병원에 36만 달러(4억 7000만원)를 기부했으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팔레스타인 주민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었다. 에얄은 “서로 죽이는 걸 멈추고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한다. 나는 평화를 만들기 위해 2년 반 동안 노력했다”고 말했다. 살해되기 열흘 전 부녀는 미래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애는 ‘아빠도 알잖아 나는 노암과 결혼하기로 결심했어’라고 말하더군요. 그애들은 6년을 함께 지냈는데 환상적인 우의와 사랑이었어요. 그애들은 이 나라에 살며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했어요. 아이를 많이 갖고 싶으며 반려견과 말들도 많이 기르고 싶다고 하더군요.” 결혼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두 사람은 대신 함께 나란히 묻혔다.
  • 청년 농업인 육성·스마트팜까지…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청년 농업인 육성·스마트팜까지…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윤석열 정부-2023 공직열전]

    1962년 4월 문을 연 농촌진흥청은 농촌과 농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농업과학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보급하는 ‘K농업기술의 비밀병기’를 생산하는 곳이다. 통일벼 등 주곡 자급을 가능하게 했던 녹색혁명과 비닐하우스 등 사계절 신선 농산물 소비를 가능하게 했던 백색혁명도 농진청에서 시작됐다. 6·25 전쟁 이후 식량기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는 ‘K농업기술’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첨병 역할도 농진청이 하고 있다.전체 직원 1917명 중 연구직이 62.8% (1204명)에 이르는 연구중심 조직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 등 5개 산하기관이 실질적 연구를 맡고 있다. 조직이 태어난 지 환갑을 넘긴 농진청은 조재호 청장의 지휘 아래 디지털농업추진단과 치유농업추진단을 새롭게 만들어 디지털 농업으로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구원들을 통솔하는 ‘넘버 투’ 윤종철(1급) 차장은 30년간 청에 몸담은 농업 R&D 전문가다. 사교성이 좋으면서도 꼼꼼한 업무스타일로 언론 소통도 원활하다. 실효성 있는 대안과 성과 도출에 집요하리만큼 집중한다. 국립식량과학원장 당시 ‘스타청년농업인’을 육성하고 가루쌀 산업 활성화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했다. 스마트 농업과 융복합 기술개발, 치유농업 등 농업기술 혁신과 농산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안살림을 담당하는 이상호 기획조정관은 9급에서 고위공무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5년에 걸쳐 기획재정담당관을 두 차례나 지낼 정도로 청 업무에 밝은 정책기획통이다. 차분하고 온화한 외유내강형으로 주어진 업무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야 만다.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조직 내 혁신그룹 ‘그린프론티어’를 이끌어 MZ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상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제2차 농촌진흥사업 기본계획(2023~27년)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키맨’인 조남준 연구정책국장은 농학 석사와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정책과 기술 전문성을 두루 갖춘 R&D 전략통이다. R&D 추진은 물론 청의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까지 맡고 있다. 수시로 새벽 3시까지 남아 일할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로 박학다식하면서도 조정력이 뛰어나고 포용력도 깊다고 한다. 2014년 농진청이 경기 수원에서 전북혁신도시(전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지역특화작목육성법을 제정하는 등 농촌 활성화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권철희 농촌지원국장은 조직 장악력이 탁월하고 현장에 강한 해결사다.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아 농업 기술을 현장에 보급·지도하는 사업을 총괄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관대한 성품으로 신망이 두텁다. 과학영농정보서비스제공·이용활성화법을 제정하고 농업과학기술정보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청년 농업인들에게 체계적으로 기술 전수가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 대변인실에서 10년을 근무하면서 소통 능력도 인정받았다. 국제 농업협력을 맡고 있는 김황용 기술협력국장은 개도국 지원 등 K농업을 전파하는 농업기술 공적개발원조(ODA) 전략 수립 경험이 풍부하고 해외 농업기술 개발 사업의 성장에 기여했다. 평소에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사업 선정을 할 때는 꼼꼼하고 신중하다는 평을 듣는다. 동화집을 낸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대변인 출신인 성제훈 디지털농업추진단장은 청에 빅데이터팀을 처음 제안하고 노지 스마트팜(지능형 농장)을 최초로 추진한 디지털농업의 선구자다.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인 ‘얼리어답터’이자 ‘데이터 세일즈맨’으로 민간기업을 찾아다니며 양질의 농업 정보를 전파한다. 트렌드에 빠르고 소셜미디어(SNS)도 적극 활용한다. 대변인 출신으로 소통에 능하고 ‘우리말 편지’란 책을 낼 정도로 한글 사랑이 남달라 한글날 표창도 받았다. 이승돈(1급)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디테일에 강하고 MZ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즉문즉답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인기가 높다. 직원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연구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지원한다는 평가다. 토마토·고추 등 주요 작물에 해박하다. 2008년 농진청 폐지론이 불거졌을 당시 의제 및 과제관리 시스템을 개편한 주역이다. 대변인 출신 서효원(1급) 국립식량과학원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꼽힌다. 원예, 식량작물 등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고 전문 칼럼니스트로 언론 기고도 한다. 일을 야무지게 챙기고 농업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끊임없이 공부해 천상 농업연구자라는 말을 듣는다.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원예 분야를 이끄는 신예로 행동하는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말도 긍정적이고 예쁘게 하는 습관이 있고 리스크 관리에도 강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는 유형이다. 사과연구소장, 배연구소장을 역임한 과수전문가로 스마트과수원 모델의 기틀을 다졌다. 도시농업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분석해 도시 생활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생명공학과 가축개량 등 국가 R&D를 두루 거친 축산 전문가다. 후배들에게 정이 많고 친절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일하는 합리적 상사로 신뢰가 높다. 첨단 생명공학기법인 체세포복제기법을 도입한 한우 복제에 성공해 한우 산업 발전과 희귀 한우의 유전자원 보전에 획을 그었다.
  • 볼까, 말까…호불호 나뉠 영화들 ‘쏘우X’ ‘언더 유어 베드’

    볼까, 말까…호불호 나뉠 영화들 ‘쏘우X’ ‘언더 유어 베드’

    ‘도대체 이런 영화를 왜 보는 걸까’ 싶지만, 마니아들은 환호할 영화 두 편이 13일 나란히 개봉한다. 취향이 맞는다면야 볼만 하겠지만, 영화를 선택할 땐 신중을 기하는 게 좋을 듯하다. ‘쏘우X’는 살이 찢기고 신체가 절단되는 고어 슬래셔 영화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쏘우’ 시리즈 10번째 영화다. 존 크레이머(토빈 벨), 일명 ‘직쏘’가 암을 고치기 위해 떠난 멕시코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크레이머는 희귀한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페데르손 프로젝트’에 거액을 내고 수술을 받지만, 이내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복수에 나선다. 무사히 탈출하더라도 불구가 될 정도로 위험한 살인 트랩과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물들의 심리전, 그리고 뒤통수를 치는 반전으로 호평받은 시리즈는 상당한 마니아층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내용이 꼬이고, 트랩의 잔인함만 부각하다 보니 속편들이 잇따라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 이번 편은 시점을 1편과 2편의 중간으로 정했다. 특히 트랩 설계자인 직쏘가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한다. 앞서 직쏘는 시리즈 초반에 죽었고, 속편에선 그의 후계자이거나 후계자를 자처하는 자들이 등장했다. 이번 편은 단순히 트랩을 통한 잔인함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직쏘의 그간 숨겨진 서사를 펼쳐낸다. 3분 안에 자기 신체 일부를 잘라내 무게를 맞춰야 하는 식의 잔혹한 트랩도 시리즈 초반 당시 느낌을 들게한다. 먼저 개봉한 외국에서는 역대 시리즈 중 최고 평점을 받았다. 1편 흥행 기록을 넘어선 데다, 49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직쏘의 제자가 된 아만다가 오랜만에 등장한다. 청소년 관람 불가. 118분.삶의 의미를 잃은 채 살아온 지훈(이지훈)이 첫사랑이었던 예은(이윤우)을 우연히 만난 뒤 그의 집에 침입해 카메라를 곳곳에 설치하고 엿보는 내용의 ‘언더 유어 베드’는 ‘포스트맨 블루스’(2010), ‘행복의 종’(2003), ‘천공의 차스케’(2016) 등으로 유명한 사부(히로유키 다나카) 감독의 한국 진출작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사토 마리 감독 2019년 작품을 한국 배우들을 내세워 리메이크했다. 앞서 아사토 감독 작품은 주인공 미츠이 나오토(코라 켄고)의 입장을 섬세하게 강조하는 데 주력했지만, 한국판은 지훈 외에 예은과 그의 남편 형오(신수항)에게도 사연을 입혔다. ‘일본의 쿠엔틴 타란티노’라 불리는 감독답게 ‘하드보일드 X급 멜로’를 앞세웠다. 형오가 예은에게 휘두르는 폭력과 성교 장면 등은 최근 영화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강렬하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엿보기를 정당화하고, 돈 때문에 남편의 폭력에 어쩔 수 없이 당하고,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부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이들 등 제대로 된 등장인물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영화 속 일그러진 사랑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원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사부 감독은 “현대 사회의 왜곡된 모습, 압력 그리고 그런 것들로부터 오는 고독과 공포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4대 3 비율로 담아낸 화면은 90% 정도 고정 카메라를 활용해 찍었다. 속도가 느리지만 일부 장면에서는 감독의 세련된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 그러나 배우들 연기가 다소 투박한데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폭력, 성행위, 엿보기 등 장면에선 속이 울렁거릴 수 있겠다. 청소년 관람 불가. 99분.
  • 24~25일 명동성당 일대 ‘크리스마스 축제’

    24~25일 명동성당 일대 ‘크리스마스 축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주최하는 ‘2023 명동, 겨울을 밝히다’(포스터) 축제가 오는 24~25일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행사는 ▲장미 정원·빛 축제 ▲성탄 마켓 ▲연극 ▲야외 음악회로 구성됐다. 명동성당 일대를 수놓을 장미 정원·빛 축제는 내년 1월 7일까지 계속된다. 성탄 마켓에서는 기부 부스와 물품 판매 부스를 운영한다. 기부 참여자는 희망나무(크리스마스 트리)에 자신의 소원을 띄울 수 있다. 군밤, 뱅쇼 등 따뜻한 먹거리와 각종 수공예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는 연극 ‘재수탱이 시몬’과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를 선보인다. ‘재수탱이 시몬’은 24일 오후 5시·7시 30분,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는 25일 오후 5시·7시 30분에 파밀리아 채플에서 공연된다. 명동성당 들머리에서는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24일에는 cpbc소년소녀합창단(오후 6시)·무지카사크라 소년합창단(오후 6시 50분, 8시 30분)·브라스밴드 비상(오후 7시 40분)이, 25일에는 아코디엠(오전 11시, 낮 12시)·마니피캇 어린이합창단(오후 6시, 7시 40분)·당신이 듣고 싶은 성가팀(오후 6시 50분)이 출연한다. 연극과 음악회는 모두 무료다.
  • 송인엽 교수, ‘5포 세대’에 선사하는 17편의 사랑 이야기 ‘유스 데카메론’

    송인엽 교수, ‘5포 세대’에 선사하는 17편의 사랑 이야기 ‘유스 데카메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총재 장원삼)에서 근무하며 가난·질병·재난·전쟁의 현장에서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과 인류애를 전파한 송인엽 교수가 영국에서 ‘Youth Decameron’을 이달 초 발간했다. 정년 퇴임 뒤 한국교원대학교(총장 김종우)에서 국제협력을 가르쳤던 송인엽 초빙교수는 ‘5포 세대’로 불리는 이 땅의 청춘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2018년 펴낸 ‘청춘 데카메론-지뜨세’(지식과감성+, 2018)를 영국 올림피아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이 책의 부제는 ‘그대의 사랑은 어떤 사랑입니까?’이다. 강명구 평화 마라토너가 연애,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양육 등으로 힘들어하는 청춘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다. 영어판을 내겠다고 결심한 과정이 흥미롭다. 국내 영자 신문 ‘코리아 타임스’와 ‘코리아 헤럴드’에서 근무했던 필립 이글라우어 기자의 독후감이 계기가 됐다. 이글라우어 기자는 “한국 젊은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독후감을 남겼고, 송 교수는 직접 영어로 옮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송 교수는 책의 서문을 통해 “사람은 사랑하기 때문에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며 행복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사랑하지 않는 삶은 존재 가치가 없는 무의미한 삶”이라면서 누구나 일등 부자가 될 수는 없어도 최고로 아름답고 행복한 일등 삶을 살 수는 있으며 그것이 위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동서고금에 전해지는 17개의 사랑 이야기를 작가 자신의 시각으로 해석해 담았다. 아담을 ‘사랑의 원조’, 시바 여왕을 ‘사랑은 가슴에, 열정은 민족에’, 요셉을 ‘흠결도 사랑하고’, 찰스 왕자를 ‘너무나 이기적인’, 김경옥을 ‘조건이 변해도’, 장효선을 ‘아침인사가 영원한 사랑으로’, 배윤명을 ‘순간의 사랑이 영원으로’, 그리고 소피아를 ‘사랑의 힘으로 대통령을 만들다’ 등으로 그려내 우리 젊은이들이 자신의 사랑을 투영해 생각해 보도록 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영원한 코이카 맨’인 송 교수가 이 책 제목을 ‘청춘 데카메론-지뜨세’라고 붙인 것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14세기에 창궐한 흑사병 때문에 유럽인들이 실의에 잠겼을 때 보카치오가 데카메론을 발간해 민중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며 중세 암흑 1000년을 걷어내고 문예부흥을 이뤄냈듯,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 위안과 희망을 얻고 바른 사랑관과 인생관을 확립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추천했다.
  • 사랑은 대단한 운명 아닌 ‘우연의 장난’이라고?[어린이 책]

    사랑은 대단한 운명 아닌 ‘우연의 장난’이라고?[어린이 책]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이라는 이름에 압도되지만 책은 다만 한없이 예쁜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들을 이어 준 것은 갑작스러운 감정이라고 둘은 확신했다”는 문구로 시작한다. 둘은 그렇게 확신하지만 과연 그럴까. 시의 화자인 ‘우연’은 둘의 사랑이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 오랫동안 해 왔던 ‘장난’의 결과라고 속삭인다.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의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시 ‘첫눈에 반한 사랑’을 그림책으로 옮겼다. 평이한 일상을 감각적인 시어로 채색한 이 시에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 베아트리체 가스카 퀘이라차가 그림을 그렸다. 사랑의 섬세하고도 입체적인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시와 몽환적인 분위기의 그림이 절묘하게 어울린다.폴란드에서 출간된 이 책의 원서는 아코디언북 형태다. 첫 장부터 그림이 계속 이어져 있는데 시의 메시지인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다만 국내 버전은 가독성에 중점을 두고 이런 형태를 포기했다고 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대신 호흡을 한번 가다듬고 봤으면 하는 장면 두 군데를 대문접지로 펼쳐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사랑은 대단한 운명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재밌게 뒤트는 우연의 장난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순수한 생각.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쓰기의 말들’ 등을 쓴 작가 은유는 “이 그림책을 덮고 나면 우린 아무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법에 걸릴 것”이라며 추천했다.
  • 동물은 고기가 되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야

    동물은 고기가 되려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야

    당신이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였다 치자. 형법상 어떤 죄를 범하는 걸까. 정답은 재물손괴죄다. 동물의 법적 지위가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럼 동물을 훔치면? 이건 쉽다. 절도죄다.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동물의 지위는 노트북과 같다. 원래는 노트북을 손괴했을 때보다도 형량이 낮았다. 그나마 2021년 동물보호법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겨우 노트북의 지위까지 올라서게 됐다. 새 책 ‘정상동물’은 동물의 권리를 새로 인식하고 동물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정상동물’이란 인간의 기준에 따라 분류된 동물군을 뜻한다. 예컨대 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 소·돼지는 농장동물, 쥐는 실험동물, 돌고래는 전시체험동물 등으로 분류된다. 저자는 이를 ‘정상동물 이데올로기’라고 명명한 뒤 이런 논리 때문에 동물이 ‘죽여도 되는 존재’로 취급받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과 인간은 지구를 공유하는 공동생활자다. 그러니 각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유지한 채 권리를 재구성하고 공생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사람들은 마트에 포장된 ‘고기’를 무심하게 집어 들지만 그 ‘고기’가 동물의 사체라는 사실은 좀처럼 인지하려 들지 않는다. 등심, 족발 등의 용어로 치환된 소와 돼지의 ‘시체 부위’는 그저 ‘고기’로 무심하게 인식될 뿐이다. 이처럼 ‘정상동물 이데올로기’는 동물의 죽음을 인간의 의식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생명을 죽이고 먹는다’는 죄책감을 지운다고 지적한다. ‘동물권 변호사’로 불리는 저자는 국내 대표적 축제인 산천어축제를 포함해 돌고래쇼, 수의대 실험실 등을 고발한 바 있다. 저자는 “오늘날 기후·생태·식량위기는 동물을 ‘죽여도 되는 존재’로 취급하며 그들을 희생시켜 온 것에 대한 청구서”라며 “우리에게는 세계 곳곳에서 신음하는 동물의 고통에 유대와 사랑이든, 윤리와 정치든, 그 모든 것을 포괄하는 동물권으로든 응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 [이순녀의 이사람] “정신건강, 선입견·편견부터 깨야… 사법입원제 진지한 논의 필요”/논설위원

    [이순녀의 이사람] “정신건강, 선입견·편견부터 깨야… 사법입원제 진지한 논의 필요”/논설위원

    호주선 초등생부터 정신건강 교육관계 맺기·학폭 대처법 등 가르쳐인식 개선에 대중매체 역할 중요극단적 사례 다루면 선입견 강화중증정신질환 조기 치료 땐 호전사전에 위험한 상황 발생 막아야 우울증에 섣부른 충고는 ‘역효과’곁에 있어 주고 이야기 들어 줘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아동·청소년 행복지수 꼴찌, 우울증 환자 100만명….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드리워진 이 짙은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정부가 정신건강정책 혁신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정신건강 문제를 국정 어젠다로 삼아 예방, 치료, 회복 등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신건강을 개인의 문제로 놔두지 않고 국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건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정책이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곽영숙(69)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정부의 이런 노력들이 우선은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40여년간 정신건강의학 분야에 매진해 오다 지난 1월부터 보건복지부 소속 공공 정신건강 중추 기관을 이끌고 있는 곽 센터장을 만나 정신건강의 중요성과 예방책 등에 대해 들었다.-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었지만 정신질환자와 정신병원을 대하는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선입견과 편견을 깨려면 ‘멘털 헬스 리터러시’(mental health literacy), 즉 정신건강 문해력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 정신건강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신건강을 인식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선진국은 대부분 하고 있다. 호주에선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규교육 과정에 정신건강 항목을 포함시킨다. 의사 소통, 관계 맺기, 학교폭력 대처법 등을 가르친다. 조현병 같은 중증정신질환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이해시키는 교육도 필요하다. 지식이 없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고 혐오와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정신질환자를 평범한 이웃의 모습으로 그린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호평을 받고 있다. 대중매체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 “미디어에서 정신질환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사회적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신질환자의 범죄 같은 극단적인 사례를 다룬 드라마를 보면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우리들의 블루스’는 각각 조현병과 우울증을 앓는 전문직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내 가족, 친구 누구든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이런 기회가 많을 수록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중증정신질환자의 이상동기 범죄가 사회불안 요인인 것도 사실이다. 사법입원제 등이 대책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중증정신질환자가 치료를 제대로 안 받으면 자해·타해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극히 일부다.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치료를 제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코로나19 시기에 집단 감염 문제로 정신병동이 문을 닫으면서 허점이 있었다.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키려면 2명 이상의 보호 의무자 신청과 서로 다른 병원에 소속된 2명 이상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 등 절차가 까다롭다. 입원 치료를 빨리 받으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는 환자에 대해선 법의 개입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과 자살률은 왜 이렇게 높은가. “원인을 한 가지로 얘기할 순 없다.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끊임없는 경쟁과 차별, 상대적 박탈감,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에 신경을 쓰는 부정 편향성 등으로 인해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취업 좌절을 경험한 청년들이 겪는 우울증도 심각하다. 우울증으로 깊은 실의에 빠져 더이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될 때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 자살을 예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은 심리적으로 고립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항상 타인과의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회복력이다.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다시 튀어오르는 번지점프처럼 감정이 바닥을 쳐도 다시 기운을 낼 수 있는 마음근육을 키워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위기나 고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얼마든지 정신질환을 앓을 수 있다. 심리방역을 가르치는 정신건강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주변에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곁에 같이 있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심해야 할 것은 섣부른 충고다. ‘마음을 굳게 먹어라’ 같은 조언은 말하는 사람 입장에선 격려와 응원이지만 듣는 사람에겐 의지가 약하다는 뜻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다. 힘들다는 사실에 공감해 주는 것이 먼저다. 상태가 오래 지속되거나 악화하면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역할은. “1962년 정신의학 진료와 연구, 교육을 관장하는 국가기관으로 처음 문을 연 국립정신병원이 모태다. 1982년 국립서울정신병원, 2002년 국립서울병원으로 명칭을 바꿨다가 2016년 국립정신건강센터로 거듭났다. 의료부에서 24시간 정신응급진료실과 재활 클리닉 운영 등 치료와 재활을 담당하고 정신건강사업부에서 국민 정신건강 증진과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연구소는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정책 연구 개발을 한다. 사회적 재난과 사고 경험자를 위한 국가트라우마센터도 운영한다. 정신건강과 연관된 모든 사업을 하고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선 어떤 일을 하나. “집단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 기구다. 2013년 재난 현장을 방문해 위기 대응 활동을 펼쳤던 심리위기지원단 역할을 확대해 2018년 4월 개소했다. 찾아가는 재난심리지원 서비스인 ‘마음 안심버스’ 등으로 초기에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재난 이후 일상생활 복귀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치료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도 유가족과 관계자 약 7000명이 상담을 받았다. 응급구조대원과 의료진 등 재난대응인력이 경험하는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매년 4월 트라우마 치유주간을 열어 일반인 대상 트라우마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국민 인식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센터장 재임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 마음이나 정신이 아프면 망설이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친근한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센터에서 치료와 재활을 받고 완치된 환자와 가족 5명이 우리 상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치료에 그치지 않고 일상 회복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도록 힘쓰겠다. ” ■곽영숙 센터장은 서울대 의대 전공의, 소아정신과 전임의를 거쳐 국립정신건강센터 전신인 국립서울병원에서 13년간 소아정신과장으로 일했다. 재직 당시 소아자폐증진료소를 열어 자폐증과 발달장애 아동 등 소아청소년 환자를 위한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의 길을 열었다. 제주대 의대 개교 직후 교수로 임용돼 20년간 근무하면서 제주지역 정신건강센터, 학교정신건강 사업 등에 참여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아동정신치료의학회 회장,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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