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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개팅 후 첫 연락 “30분~1시간 이내가 제일 좋아”

    소개팅 후 첫 연락 “30분~1시간 이내가 제일 좋아”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다면 남성은 30분~1시간 이내에 연락하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 소셜 만남 업체 이음과 출판사 톨은 지난 3일부터 20일까지 20~30대 싱글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소개팅에서 호감을 얻는 기본 매너’를 알아보기 위해 ‘사랑의 기초’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소개팅 후 상대방 남성이 몇 시간 내 첫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싱글여성의 48%(201명)가 ‘30분~1시간 이내’를 1위로 꼽았다. 2위는 ‘2시간~하루 이내(42%, 177명)’였으며 3위는 ‘30분 이내(6%, 27명)’, 4위는 ‘2일 이내(4%, 16명)’로 나타났다. 2일 이상 지난 경우에 대해서는 단 한 명도 선택하지 않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는 “소개팅 후 상대방 여성에게 몇 시간 내 연락하는 것이 호감을 얻는 기초 매너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2시간~하루 이내’를 1위(50%, 296명)로 선택했다. 그 다음은 ▲30분~1시간 이내(33%, 196명), ▲2일 이내(8%, 46명), ▲30분 이내(7%, 41명), ▲3일 이내(3%, 17명) 순으로 집계돼 전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천천히’ 연락하는 것이 호감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개팅 후 가장 센스 있는 연락 방법으로는 남녀 모두 ‘문자(남66%, 여 67%)’를 1순위로 선택했다. 그 다음은 ▲전화(남 24%, 여 32%), ▲SNS(남 10%, 여 1%) 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데이트를 기약하는 애프터신청에 있어서는 남녀 모두 ‘소개팅 날 저녁 안부인사 때(남 41%, 여 52%)’가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애프터신청은 ‘하루 이내(남 49%, 여 49%)’이거나 ‘신청이 빠를수록(남 36%, 여 35%)’ 호감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애프터신청의 주체에 대해서는 남녀의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70%가 성별에 관계 없이 상대가 마음에 든 사람이 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의 경우 74%가 남성이 애프터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소개팅 당일 상대이성의 기초 매너 중 가장 호감이 가는 것으로는 남성은 ▲소개팅 비용을 같이 부담해 주는 것(38%), ▲약속시간에 늦지 않는 것(33%), ▲외모나 차림새에 신경쓰고 오는 것(29%)을 선택했으며, 여성은 ▲외모나 차림새에 신경쓰고 오는 것(47%), ▲먼저 약속장소에 와서 기다리고 있는 것(37%), ▲소개팅 데이트비용을 흔쾌히 부담하는 것(15%)을 손꼽았다. 또한 지키지 않았을 때 가장 비매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남녀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시를 내는 것(남 56%, 여 60%)’을 1위, ‘소개팅 자리에 꾸미지 않고 나오는 것(남 22%, 여 20%)’을 2위로 손꼽았다. 마지막으로 “소개팅 상대와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은?”이라는 질문에 남성의 경우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잘 웃어줄 때(45%), ▲눈빛을 피하지 않고 따뜻하게 바라봐줄 때(39%), ▲평소의 이상형과 가까운 외모일 때(14%), ▲애교 발사할 때(2%)라고 답하고, 여성의 경우 ▲사소한 것도 자상하게 챙겨줄 때(42%), ▲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잘 웃어줄 때(29%), ▲눈빛을 피하지 않고 따뜻하게 바라봐줄 때(18%), ▲평소의 이상형과 가까운 외모일 때(11%)라고 대답해 외모보다 태도나 매너, 소통의 정도에 따라 소개팅의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이 확인됐다. 사진=이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여자는 사랑해서 결혼하면 안돼!” 황당한 금혼령

    사랑이 없는 결혼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여자는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면 안 된다는 지방법규가 인도의 한 도시에서 발동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의 아사라. 이 도시 당국는 최근 ‘사랑 금혼령’을 정식으로 발동했다. 부모가 조건을 따져본 뒤 정해준 사람과 결혼을 하라는 것이다. 법규에는 또 여성은 혼자 시장에 가지 못한다는 시장방문권 제한 규정, 휴대전화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통신권 행사 금지령 등도 포함돼 있다. 당국에 따르면 여성이 혼자 시장 출입을 할 수 없도록 한 건 ‘위험한 로미오’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장난과 희롱이 잦아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여성을 최대한 외부와 격리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규정에 따라 자유가 제한되는 대상은 40세 이하의 여성이다. 아사라 당국은 “부패한 영향력으로부터 젊은 여자들을 보호하고 순수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시대 유물 같은 내용의 법규는 벌써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인도의 한 여권운동단체 관계자는 “남자의 시장 출입을 금지해도 효과는 동일하지 않느냐. 왜 하필이면 여자에 금지령을 내리느냐.”며 여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만화는 내 사랑] (12) 만화 서포터스 ‘클래지콰이’ 호란

    [만화는 내 사랑] (12) 만화 서포터스 ‘클래지콰이’ 호란

    일렉트로닉 팝밴드 ‘클래지콰이’의 보컬 호란(33·최수진)은 팔방미인이다. 어쿠스틱 팝밴드 ‘이바디’의 보컬로도 활동한다.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로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연기에 도전한 적도 있다. 번역가로, 작가로 책을 내기도 했다. 이런 다재다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남다른 만화 사랑이 그 답은 아닐까. 침대에 누워서도, 화장실에 앉아서도 항상 만화를 끼고 산다는 그녀. 최근에는 만화 홍보대사격인 ‘별별 만화사랑 서포터스’로 위촉되기도 했다. 사실 ‘호란’이라는 예명도 일본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 15권에 나오는 몽골 여성 캐릭터 이름에서 따왔다. 소리 울림이 마음에 들어 선택했는데, 어느 날 거울 속에서 만화 캐릭터와 비슷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고. 1980~90년대 만화잡지 세대인 그녀의 기억 속에 가장 오래된 만화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순정만화 ‘금빛 깃발의 이름으로’다. 일본 작품의 모작이었다는 게 아쉽지만. 아버지, 어머니 모두 만화를 좋아했다. 특히 어머니는 김동화 작가의 열혈팬.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공부를 강조하면서도 만화잡지 ‘보물섬’만은 꼭 사줬다. 친척 언니들이 모아 놓은 순정만화 잡지 ‘르네상스’, ‘하이센스’ 과월호를 통해 ‘순정의 바다’에 빠져 살았다. 황미나·신일숙·김진·김혜린·강경옥·이미라 작가 등을 모두 그때 만났다. 공포, 환상, 추리, 화장실 개그까지 만화에 대한 폭이 넓어진 것은 대학 때부터. “따라 그리기에 푹 빠져 산 적도 있었죠. 만화 그리는 기법에 대한 책을 선물받을 정도였어요. 황미나의 작품은 정말 대단했죠. 황미나는 가녀린 그림체 일색인 다른 순정만화와 다르게 ‘슈퍼트리오’나 ‘웍더글 덕더글’ 같은 작품에서 인체를 강조했어요. 이런 여성 모습도 멋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죠.” ‘불의 검’ 같은 김혜린의 작품은 세계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불의 검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가라한 아사’가 제 이상형이었어요. 김혜린의 작품에는 한국적 정서와 한국적인 붓결이 녹아 있죠.” 만화 애호가로서 만화를 공짜로 소비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 대한 속상함이 보태진다. 그림 그려야지 스토리 짜야지 연출해야지, 만화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란은 만화를 꼭 돈 주고 사서 본다. “좋아하는 만화를 구입하는 게 아깝다고 공짜로 보려고 하는 것은 문화를 향유하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봐요. 만화방에 가서 읽어 보고 재미있으면 산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그것조차 죄스럽네요.” 만화 홍보 대사 제안을 흔쾌하게 받아들인 것도 만화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다. 만화가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소비되는 모습도, 특정 분야에 치우친 모습도 대중음악과 겹쳐지는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화에 담긴 노력과 예술성, 철학이 쉽게 폄하되는 경우도 많아요. 장인 정신과 깡, 애정만 갖고 버텨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죠. 대중음악계와 현실이 비슷해 작가들의 고충과 자괴감, 분노를 미뤄 짐작할 수 있어요.” 호란은 종이로 나온 만화를 더 좋아한다. 종이 만화가 주는 디테일에서 즐거움을 더 느끼기 때문이다. 출판 만화가 위축되며 우리 만화 시장이 웹툰 위주로 흘러가는 게 무척 아쉽다. “웹툰이 싫다는 게 아니라 웹툰만 남은 것 같은 상황이 안타깝다는 거예요. 웹툰은 만화의 한 갈래지 만화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대중음악 시장에 ‘아이돌’ 음악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게 전부가 돼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란 얘기죠.”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부모 역할/주병철 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는 자식이 못나도 끊임없이 사랑하지만, 자식은 그러지 않을 때가 많다. 물론 치사랑이 없는 건 아니다. 어느 노()배우가 종교 방송에 나와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낼 때 정말 냄새가 구수했다.”며 울면서 말했다. 그러고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어머니가 저를 낳아 대소변을 받아낼 때 너무 구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떠올랐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하면 잘하는 걸까. 한도 끝도 없는 얘기지만 1962년 미국 심리학자 토머스 고든이 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7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부모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인 ‘효과적인 부모 역할 훈련’이 해답의 출구가 될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은 책으로도 나왔는데, 고든은 ‘부모 역할 대화법’이라는 주제를 통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하나가 되기보다 ‘함께’하라. 적극적인 듣기로 말문을 열어라.” 등을 제시했다. 옛 성현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황은 ‘퇴계집’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대개 집안의 자식은 부모가 미리 가르치고 억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방자하게 되고, 이어 끝없이 방자하다가 혹 어미를 꾸짖는 데까지 이르나, 이것은 자식도 물론 자식의 도리를 못한 것이지만 자식을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부모 또한 잘못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철학’에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주로 그것이 다른 어떤 애정보다도 믿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식한테 부모가 가장 의지가 되는 것은 불행한 때이다. 이를테면 병에 걸렸 때 같은. 만일 올바른 부모라면 자식이 죄에 빠졌을 때도 그러하다.” 얼마 전 정부가 지적 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퇴직교사, 사회복지사, 법무사, 변호사 등을 이들의 성년후견인으로 위촉해 ‘부모 역할’을 대신해 주는 제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발달장애 성인을 대상으로 국가가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은 전국적으로 18만 3000명가량인데, 10명 중 9명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후견인들이 정말 친(親)부모처럼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 정부는 제도의 실효성을 위해 이들의 자립에 필요한 대책 등을 더 챙기고, 후견인제 악용 사례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8)부산 중구 40계단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8)부산 중구 40계단길

    뜨거운 태양보다 전국에서 찾아든 젊은이의 열기로 더 뜨거운 해운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인 사직 야구장, 해마다 국제 영화제와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 축제의 도시. 항구 도시 부산은 시가 내건 ‘다이내믹 부산’이라는 구호만큼이나 역동적이고 뜨거운 곳이다. 특히 본격적인 피서철에 접어드는 7월부터는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대거 방문하는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산은 그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한국전쟁의 상처를 품고 있는, 아픔과 설움이 짙게 밴 도시다. 전쟁의 피해가 가장 적었기에 전쟁의 흔적도 오롯이 간직한 부산, 그중에서도 피란민의 눈물과 땀으로 얼룩졌던 중구 40계단길을 찾았다. “니 어디고? 아직 안 나왔나. 내는 벌써 나왔지. 계단에 있으니까 글로 온나.” 2일 점심시간 부산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한 중구 동광동의 작은 골목 길. 골목 길 주변 상가와 건물에서 반소매 셔츠 차림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삼삼오오 무리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같이 밥을 먹기로 한 일행을 찾는 듯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이 정한 만남의 장소는 대부분 ‘계단’이었다. 부산 동광동, 더 넓게는 중구 일대에서 계단은 특정한 장소를 뜻하는,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인 것이다. 이 지역의 도로명 주소인 ‘40계단길’(180m) 역시 이 계단이 역사와 의미가 깊기 때문에 탄생한 새 주소다. 사실 이 40계단을 아는 사람은 부산에서도 이 지역 인근 주민이 아니고서는 그리 많지 않다. 이 계단이 큰길에 있는 것도 아니고, 높은 건물 숲 사이에서 옛 ‘달동네’를 잇는 좁은 길에 덩그러니 놓인 계단이기 때문이다. 40계단이 처음으로 ‘외지 사람’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초 피란민의 아픔을 노래한 가요 ‘경상도 아가씨’가 나오면서부터다. 경상도 아가씨는 “40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울지 말고 속시원히 말 좀 하세요. 피난살이 처량스레 동정하는 판잣집에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로워 묻는구나…(중략)… 그래도 눈물만이 흘러 젖는 이북고향 언제 가려나.”라는 가사로 ‘굳세어라 금순아’와 함께 부산 일대의 피란민들을 위로했던 대표적인 노래다. 이때의 40계단은 영도다리와 함께 피란민들의 상봉의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이후 이 계단은 1999년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의 젊은층에게도 폭넓게 알려졌다. 40계단이 언제 처음 생긴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동광동 일대가 개발됐던 1908년을 전후로 생겨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지금의 40계단길의 기준이 되는 계단도 원래의 40계단이 1970년대 난개발로 사람 한 명 지나기도 불편할 정도로 좁아지면서 새로 만든 것이다. 옛 40계단은 지금의 40계단보다 북쪽으로 10m쯤 떨어진 지점에 있다. 40계단 문화원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우석(77)씨는 전쟁 당시 40계단 일대 풍경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홍씨는 “전쟁 당시 함경도고 서울이고 할 것 없이 전국 각지에서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특히 배를 타고 피란 온 사람들이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면서 지금 40계단을 중심으로 인근 야산에 판잣집을 짓기 시작했다.”면서 “당시 미군 구호물자 배급을 항구 근처에서 했는데 피란민들은 먹고살 게 구호물자뿐이라 그 40계단을 맨발로 뛰어다니곤 했다.”고 말했다. 이때 피란민들이 구호물자를 서로 사고 팔기 시작하던 ‘도떼기 시장’(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한 비정상적 시장)이 현재 부산의 명소 ‘국제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밖에 피란민들이 당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미군부대에서 버리는 음식 찌꺼기를 모아다 끓여 파는 ‘꿀꿀이죽’(일명 유엔탕) 장사와 빈 깡통과 포탄 파편 등을 엮어 판잣집 지붕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깡깡이’ 장사 등이었다. 홍씨는 “당시 40계단 뒤로 동광동, 영주동, 보수동, 대청동 일대 모두가 피란민에게는 ‘무주공산’이었고, 그때의 피란촌이 아직도 부산의 서민 밀집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란민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40계단 일대는 2000년대 초반 들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구청이 계단을 중심으로 역사성을 살린 ‘문화관광테마거리’를 조성하면서부터다. 지금의 40계단길 주변 건물은 대부분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지만 거리 곳곳에서는 1950~70년대의 향수가 묻어 나온다. 발가벗은 큰아이 옆으로 아기에게 젖을 물린 모습의 ‘어머니의 마음’과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잠든 아기를 업고 가는 모습의 ‘40계단 여인상’ 등의 조형물은 당시 고단한 삶 속에서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전해진다. 계단 중턱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위로라도 하는 듯 ‘아코디언 켜는 사람’이라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이 조형물을 가로지르면 ‘경상도 아가씨’ 등의 노래가 아코디언 연주로 흘러나온다. 중구는 이 지역에 대한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총 사업비 42억원의 2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단계 사업에 따라 한·일 우호의 거리와 문화예술인의 거리, 부산 정거장 거리 등 거리의 역사성을 되살릴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에는 40계단뿐만 아니라 곳곳에 조국 독립운동과 6·25 전쟁의 유서가 깊은 지역이 많기 때문에 도시 개발 정책 수립 시 역사성 보존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9회는 정읍·부안·고창 ‘동학로’를 소개합니다.
  • 이무생 “서부극·에로틱 코미디 다 어울려 밋밋한 얼굴이 나만의 경쟁력”

    이무생 “서부극·에로틱 코미디 다 어울려 밋밋한 얼굴이 나만의 경쟁력”

    순제작비 10억원 이하를 보통 저예산 영화로 본다. 저예산 영화 중에는 공들여 촬영을 끝내고도 창고에서 썩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봉만대 감독의 에로틱 코미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이하 ‘섹거비’·제작비 1억 5000만원)와 지하진 감독의 서부극 ‘철암계곡의 혈투’(이하 ‘철투’·제작비 4000만원)는 운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두 작품의 출연진을 살펴보니 주연배우가 같았다. 고창석, 이문식, 성동일 등 충무로의 조역 감초배우라면 몰라도 주연배우가 같은 영화가 한 날 개봉하는 건 드문 일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데 이름은 낯선 이무생(32)이 주인공이다. 운이 좋다 할 수도 있지만, 우산 장수, 나막신 장수 아들을 둔 부모 마음일 수도 있겠다. 저예산 영화라면 개봉 첫주 흥행에 따라 1주일 만에 간판이 내려지는 게 이 바닥 생리다. 이무생은 “개봉 못 할까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철투’는 이미 2년 전에 찍은 영화다. 그동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안절부절못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느긋해지자는 주의”라고 말했다. 신인치곤 담담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 것은 아니고요. 엄청 기쁘죠. 가슴도 쿵쾅거리고….”라며 슬쩍 웃는다. 어린 시절 3인조 악당-작두, 도끼, 귀면-에게 일가족을 잃은 한 남자가 강원도 탄광촌을 배경으로 악당들을 처단한다는 내용의 ‘철투’는 2010년 10월쯤 찍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10분짜리 영화학교’란 책을 읽고 서부극을 기획했다.”는 게 지하진 감독의 설명. 일부러 못 찍은 B급 영화 정서를 풍기고 싶었다는 얘기다. 이무생은 “(한국형 서부극이라는 게)나도 의아했다. 감독을 만났더니 웨스턴에 대한 확신이 넘쳤고, 예산 내에서 어떻게 표현할지도 확고했다.”고 말했다. 4000만원짜리 영화이니 현장의 열악함은 불 보듯 훤했다. 그는 “유리조각과 석탄가루가 날리는 폐광촌에서 액션 장면을 찍는다는 게 육체적으로는 괴로웠다. 그런데 한달 동안 아파트를 얻어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합숙을 하다 보니 대학 때 MT를 온 것처럼 가족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좋았다. 저예산의 어려움을 가족애로 극복했다.”며 웃었다. 고생한 덕인지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2관왕(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 아시아 영화상·후지필름 이터나상)을 받았고, 몇몇 해외영화제의 초청도 받았다. 한국 성인영화의 거장으로 통하는 봉만대 감독의 복귀작 ‘섹거비’는 올 초에 찍었다. 1996년 포르노 유통시장의 먹이사슬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경제적 압박에 몰려 가짜 스너프 필름을 찍는 영화감독 경태 역을 맡았다. 세운상가에서 탱크도 만들고 총도 만든다는 우스갯소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정희 정권 때 핵개발의 중심이 청계천이었다는 황당한 음모이론을 코미디의 요소로 끌어 왔다. 그는 “알고 지내던 조감독 형님이 밤 9시쯤 전화를 걸어와 봉 감독과 당장 만나보지 않겠냐고 했다. 봉 감독은 (그의 전작처럼) 섹스 장면을 야하게, 흥분시키듯 찍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사랑이 없는 섹스, 음지에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군상들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랭크인 한달 앞서 결혼을 한 터라 ‘야한’ 영화가 부담됐을 법도 했다. 두 차례에 걸쳐 극 중 여배우와의 정사 장면이 나오기 때문. 그는 “부담이 되긴 했지만, 특정 장르를 피할 생각은 없었다. 소재가 다를 뿐이지 에로틱한 장면도 연기다. 다른 반찬으로 밥을 먹는 것과 한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와 같이 영화를 봤는데 별 얘기는 안 했던 것 같다. 재밌다고만 했다. 솔직히 미안하긴 하다. 아내는 말을 안 했지만, 지인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면 불편할 수도 있을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두 작품 모두 B급 영화의 정서가 짙은 데다 난이도(?) 높은 장면도 유독 많았다. 이무생은 “우연히 B급영화스러운 작품을 거푸 찍었다. 딱히 그쪽 취향인 건 아니다.”라면서 “‘섹거비’는 4월 초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카섹스 장면을 찍었기 때문에 고생스러웠다. 하지만 물리적 고통은 탄광촌에서 찍은 ‘철투’가 훨씬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2007년 연극 ‘그놈, 그년을 만나다’,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데뷔했으니 어느덧 6년차다. 아직 성공에 대한 초조함은 없다고 했다. “대중에게 각인되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그에게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꽃미남도 아니고 못 생긴 것도 아니다. 밋밋하니까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게 나의 경쟁력”이라며 활짝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매디슨카운티의 다리(KBS1 밤 12시 20분) 로버트 킨케이드는 사진작가다. 그는 196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실을 로즈만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으려고 매디슨카운티에 간다. 한편 남편과 두 아이가 나흘간 일리노이주의 박람회에 참가하러 떠나 집에 혼자 있던 프란체스카 존슨은 예의 바른 이방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스펀지(KBS2 밤 8시 50분) 매번 사법고시에서 낙방하는 명문대 출신의 고시생이 있었다. 그녀가 낙방하는 것은 어린 시절 언니와의 잦은 비교에 집을 나가 객사한 동생이 언니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동생의 한을 풀어주는 굿을 했더니 바로 고시에 합격한 언니. 정말 귀신은 존재하는 걸까. 프로그램에서 우리주변의 실제 귀신이야기를 담아 본다. ●MBC 스페셜(MBC 밤 11시 15분) 미국 소녀 도니카는 4살 때 근육위축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남은 시간은 앞으로 5년. 병마와 싸우는 그녀에게 가장 큰 위안거리는 K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보는 일이다. 도니카의 소원은 한국에 가서 가수 샤이니와 슈퍼주니어를 만나는 것이다. 과연 도니카는 생애 마지막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지난 8일 냉동고에 10여년간 남매를 방치한 ‘사랑의 집’ 장씨에 관한 방송을 했다. 그는 21명의 지적 장애인을 거둬 키운다고 알려졌었다. 그런데 제작진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단 4명의 자녀만이 그의 곁에 있었다. 게다가 남아 있는 4명의 자녀는 모두 삭발한 상태였고 몸에 문신이 새겨진 자녀도 있었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척추질환은 한국인 절반이 겪는 병이다. 통계에 따르면 인구의 80% 이상이 척추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척추질환은 더는 노인만의 병이 아니다. 심지어 47%의 어린 학생들마저 척추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최근 현대인의 잘못된 자세와 습관 등으로 발병 연령이 낮아지면서 우리나라에 척추질환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인데…. ●대뜸 토크(OBS 밤 7시 5분) 평소 한센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각별한 김문수 경기도지사. 그가 경기도의 대표적인 한센인 집단 정착촌 포천시 장자마을을 방문해 한센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 즐겨 부르는 ‘남행열차’ ‘찔레꽃’을 열창하며 인간적인 매력도 마음껏 발산한다. 한편 정치쇼로 비판받아 온 택시운전 체험에 대한 솔직한 심정도 털어놓는다.
  •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2)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2)

     김정구(金貞九)가 가수의 꿈을 안고「뉴코리아·레코드」사에 들어간 얼마 뒤 또 한 사람의 가수 지망생이「시애론·레코드」사의 문을 두드렸다. 남인수(南仁樹)다. 가요 사상 누구보다 화려하게 살다 간 남인수(南仁樹). 이난영(李蘭影)이 가요계 여왕이었다면 그녀와 함께 가요계 주류를 이뤄온 남인수(南仁樹)는 가위 가요계 황제였다. 그가 등장한 것은 1934년이다.  그때 남인수(南仁樹)는 17살의 떠꺼머리 총각이었다. 검정「쓰메에리」학생복에「게다」(일본 나막신)을(를) 신고 있었다.「시애론」의 문예부장 박영호(朴榮鎬)가 찾아온 그를「테스트」해 보고 가능성을 인정하여 작곡가 박시춘(朴是春)한테 소개, 이것이「데뷔」의 계기가 된 것이다.  여기에 첫 취입한 노래가 바로 남인수(南仁樹)의 대표곡『애수(哀愁)의 소야곡(小夜曲) 』이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눈물로 달래보는 구슬픈 이 밤. 고요히 창을 열고 별빛을 보면, 그 누가 불러주나 휘파람 소리>(1절)  그러나 당초의 이 노래는 제목, 가사가 달랐다. 가사는 <현해탄 푸른 물에 밤이 내리면 임 잃고 고향 잃고 우는 저 배야>로 시작되는『눈물의 해협』이었다. 시인 김상화(金尙火)의 가사에 박시춘(朴是春)이 곡을 붙였다.  처음 이『눈물의 해협』은 남인수(南仁樹)의 본명인 강문수(姜文秀)란 이름으로 취입했다. 그런데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남인수(南仁樹) 자신은 말할 것도 없지만 당초 기대를 걸었던 박시춘(朴是春)도 여간 실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 안가 남인수(南仁樹)는 전속사를 OK로 옮겨 버렸다. 여기서 처음 취입한 게 손목인(孫牧人) 작곡의『사랑도 싫더라 돈도 싫어』와『범벅서울』. 두 곡의 반응은 좋았으나「레코드」는「히트」하지 못했다. 하루 3부제 데이트에 여자끼리 싸움도  남인수(南仁樹)에 이어서 OK로 옮겨온 박시춘(朴是春)은 아무래도『눈물의 해협』이 아까왔(웠)던지 제목과 가사를 바꿔서 남인수(南仁樹)한테 다시 취입을 시켰다. 가사는 이부풍(李扶風)이 썼다. 이부풍(李扶風)은 본명이 박노홍(朴魯弘)으로『알뜰한 당신』『맹꽁이 타령』등「히트」곡의 가사를 쓴 사람이다. 똑같은 곡을 가사와 제목만 바꿔서 부른 것인데『애수의 소야곡』은「레코드」가 나오자마자「베스트·셀러」가 됐다.「시애론」을 실망시킨 노래가 OK로 옮겨와서 일약「달러·복스」가 된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여건이 좋아야「히트」한다는, 지금도 내려오는 대중 가요계의 한「징크스」로 볼 수 있다. 사실상「레코드」가요의 황금기인 30년대는 지금도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선전 방법을 썼다.  「레코드」사가 신보를 내면 신문 잡지에 광고가 실리고 가수의「브로마이드」가 수만장씩 뿌려졌다. 하늘엔「애드벌룬」이 띄워지고 창경원의 벚꽃놀이 때는 신곡의 가사를 인쇄한 가사지(歌詞紙)가 꽃잎처럼 휘날렸다. 비행기를 이용해서 이 가사지와 공연 광고지를 살포한 예도 있다.「레코드」판매점에는「아치」가 세워지고 행인들한테 가사지를 나눠줬다. 가사지를 받아든 손님들은「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서 수백명이 노래를 합창하는 광경도 일어났다.(전수린(全壽麟)씨 말)  이런「레코드」계의「붐」속에서 남인수(南仁樹)는 그 보다 먼저 나온 고복수(高福壽) 이난영(李蘭影) 이화자(李花子) 등과 함께 대중의 우상이 됐다. 가수를 딴따라라고 천대하던 시대에서 불과 10여년. 그러나 30년대 가수는 딴따라가 아니라 가장 멋있고 돈 잘 쓰고 잘 노는 인기인이었다.  까닭에 인기 가수일수록 염문이 많이 따랐다. 남인수(南仁樹)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이 끝나는 저녁 시간이면 그는 기생들이 보낸 인력거, 무대 뒤로 몰려온 여성「팬」, 여관방까지 따라오는 아가씨들을 어떻게 안배, 처리하느냐로 고민해야 했다.  오전, 오후, 저녁으로 3부제의「데이트」를 했는가 하면 시간 할당이 잘못되어 여자끼리 싸움판이 일어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가『꼬집힌 풋사랑』을 불렀을 때의 얘기.『발길로 차려무나, 꼬집어 뜯어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그 당시 유행하던 기생「엘레지」의 하나였다. 이 노래에 매혹된 산홍(山紅)이란 한 어린 기생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 나머지 자살 미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남인수(南仁樹)가 병문안을 갔다.  뜻밖에 남인수(南仁樹)를 만난 이 산홍(山紅)이란 기생은 그에게 순정을 바쳤고 그것을 보람삼아 삶을 이어갔다. 62년 6월 남인수(南仁樹)가 죽었을 때「산홍(山紅)」이란 이름으로 꽃다발이 그의 영전에 보내졌다. 남인수(南仁樹)와 그녀의 관계를 아는 연예인들은 평생 순정을 바꾸지 않은 한 숨은 여인의 꽃다발에 애틋한 정회를 느끼기도 했다.  24살때부터 폐 앓고 「돈인수」란 별명들어  인기와 돈과 여자에 부족함이 없었던 남인수(南仁樹)에게도 어쩔 수 없는 불행은 있었다. 건강 문제였다. 그는 한창 청춘이 피어나는 24, 25세때부터 폐를 앓았다. 무대에 올라서면 9창 10창까지 터지는「앙코르」에 따라 노래의 강행군을 해야 했고 그러고 나면 각혈을 하고 몸져 누웠다. 무대에서 쓰러진 예도 한두번 아니다.  그래도 건강이 다소 좋아지면 무대에 올랐다.  그의 생활은 자연 병석과 무대의 교체. 병석에 누울 때를 대비해서 그는 번돈을 무척 아꼈는데 그 때문에 친구들은「돈인수」란 애칭을 주기도 했다.  남인수(南仁樹)의「히트」는 해방 후에도 계속되었다,  38선이 그어지자 부른『가거라 38선』은 3천만의 애원을 그대로 대변했다, 그리고 휴전 뒤의『이별의 부산정거장』은 피난살이를 청산한 환도열차의 합창곡이었다.  그의 노래는 일제 때에 약 8백곡, 해방후 2백곡으로 1천곡을 헤아린다,  그러나 역시 대표곡은 그의「데뷔」곡인『애수의 소야곡』이었던가?  62년 6월30일, 45살로 숨진 그의 장례식(연예협회장)에서는 장송곡으로「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을 연주했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3월 25일 제6권 12호 통권 제232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한국 사랑이 내게 꿈같은 기적을 안겨줬죠”

    “한국 사랑이 내게 꿈같은 기적을 안겨줬죠”

    “아이 러브 코리아.” 뼈에 종양이 생기는 ‘뼈암’으로 1년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인 피터(오른쪽·57)가 국내 의료진의 수술로 새 생명을 얻은 뒤 “한국 사랑이 내게 기적을 안겨줬다.”며 밝힌 감사 인사다. 피터는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앓이’ 커 마지막 1년 보내려 다시 입국 서울아산병원은 연골육종이라는 희귀 난치성 뼈암을 앓고 있는 피터의 종양을 제거했다고 27일 밝혔다. 수술을 맡은 간담도췌외과 김송철(왼쪽) 교수팀은 “수술은 성공적”이라면서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피터 진료비의 절반을 댔다. 피터의 한국 사랑은 남달랐다. 2001년 한국 생활을 결심하고 입국했다. 교사 자격증으로 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얻었다. 한국인들의 열정과 노력, 친절함과 정에 매료된 피터는 한국을 모국만큼 사랑했다. 2006년 가슴과 등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점점 심해졌다. 2009년 휴가를 내 남아공으로 귀국,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0년 재검 결과 연골육종이라는 희귀 암을 진단받았다. 남아공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피터는 주어진 마지막 1년을 한국에서 보내기로 마음먹고 입국했다. 타국이지만 ‘한국앓이’가 컸던 탓이다. ●13시간 50분 ‘전쟁 같은 대수술’ 지난 4월 영어학원에서 뜻밖의 만남이 있었다. 피터가 2006년 한 학원에서 가르쳤던 유치원생,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여학생과 재회한 것이다. 피터는 학생과 그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병을 털어놓았다. 학생의 아버지가 바로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노규정(50) 교수였다. 노 교수는 병원 측과 논의해 피터의 수술을 돕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병원을 찾은 피터의 상태는 심각했다. 갈비뼈, 간, 늑막, 횡경막, 후복막 등 여러 부위에서 다발성 종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수술은 범위가 넓어 까다로웠다. 지난 5일 13시간 50분간의 대수술이 이뤄졌다. 김 교수는 수술에 대해 “전쟁 같았다.”고 말했다. 28일 퇴원을 앞둔 피터는 “한강의 기적처럼 내게도 기적이 찾아왔다.”면서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청춘이여! 영혼의 피서 ‘피정’ 떠나자

    청춘이여! 영혼의 피서 ‘피정’ 떠나자

    꿈과 이상을 갖고 사는 청년이라면 현실에서 부닥치고 겪는 고난과 좌절도 많게 마련. 그래서인지 휴가철 천주교 피정(避靜·일상생활을 벗어나 묵상과 침묵기도를 하는 종교적 수련)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현실의 아픔과 난관을 내면의 성찰과 관조를 통해 극복하고 내려놓으려는 잠깐의 종교적 침잠. 올여름 휴가철에도 천주교 수도회와 교회 단체들이 다양한 피정을 마련, 청년들을 맞는다. 특히 각 단체의 고유 영성을 세워 청년들을 부르는 피정들이 늘어 눈길을 모은다. 이 같은 청년 피정은 종전 재충전을 위한 단순 휴식이나 종교 체험과는 구별되는 게 특징. 잠깐 동안 성직자와 공유하는 공동체 생활이라는 친교적 성향의 수련이나 맛보기식 체험에서 벗어나 영성과 내면의 성찰을 철저히 강조한다. 예수회의 ‘랑데뷰 피정’(7월 21∼22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과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사랑이 사랑을 위하여’(29일∼7월 1일, 7월 27∼29일, 8월 17∼19일 서울 성북동 피정의집 복자사랑), 세계복음화선교회의 ‘청년을 위한 부르심 알아듣기’(29일∼7월 1일 서울 장충동 성베네딕도 피정의집)는 대표적인 피정이다. 모두 영성을 바탕으로 나의 존재와 공동체의 삶, 하느님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되돌아보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예수회 ‘랑데뷰 피정’은 예수회 영성에 바탕한 ‘양심성찰’ 프로그램. 영신 수련 초보단계에서 철저하게 나를 되돌아보는 그룹활동과 체험 나눔이 특징이다. 침묵 수행이나 엄격한 제약이 없으면서도 ‘식별’과 관련된 질문을 던져 청년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면서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하는 ‘랑데뷰’의 속성이 짙다. 잠시의 체험이지만 ‘영성의 끈’을 일상에서도 이어가도록 만드는 독특한 피정으로 꼽힌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의 ‘사랑이 사랑을 위하여’는 이 수도회의 ‘완덕오계’(完德五誡) 영성을 활용한 피정. 불교의 방하착(放下着)처럼 자신을 비우고 비우는 겸손의 미덕을 다져 마음속의 인격적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참회예절과 면담을 통해 일상생활의 벅찬 일과 사건들을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욕심과 욕구를 내려놓는 속 깊은 피정 중 하나이다. 그런가 하면 세계복음화선교회의 ‘청년을 위한 부르심 알아듣기’는 내 삶의 목적과 존재 이유를 꼼꼼히 따져 삶의 근원적인 의미를 찾아보는 자리. 하느님의 참된 부르심을 알아간다는 성소(聖召)의 깨달음이 바탕이다. 이 밖에 기도, 묵상을 기본으로 하는 렉시오 디비나(성독·聖讀)와 향심기도, 이냐시오 영신 수련, 예수마음기도 등 전통의 가톨릭 수련을 배울 수 있는 피정도 적지 않다. 마리아니스트 수도회의 ‘자연과 함께 하는 젊은이 침묵피정’(7월 7∼8일)은 성소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겨냥한 피정. 여기에 예수회가 공동체 생활을 통한 영성 찾기인 ‘마지스-이냐시오 영성에 따른 캠프 피정’(7월 5∼8일)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순교복자수도회도 수도자와 함께 지리산·섬진강 둘레길을 함께 도는 ‘나는 너를 친구라 불렀다’(7월 27∼29일)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강릉 단오제/최광숙 논설위원

    “오월이라 단옷날은/추천(鞦韆·그네뛰기)하는 명절인데/녹의홍상(綠衣紅裳) 미녀들은/님과 서로 뛰노는데/우리 님은 어딜 갔기에/추천 뛰잔 말이 없나” 제주지방 민요에서 보듯 여자들의 문밖 출입이 금지되던 옛날, 남녀 간에 사랑이 이뤄지던 때가 바로 단옷날이었다. 이몽룡이 그네 뛰는 춘향의 자태를 처음 보고 연정을 품었던 날도 단오다. 음력 5월 5일, 단오는 일명 수릿날(戌衣日·水瀨日)·중오절(重午節)·천중절(天中節)·단양(端陽)이라고도 한다. 단오의 ‘단’(端)자는 첫 번째를 뜻한다. ‘오’(午)자는 오(五)와 통해, 즉 다섯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단오는 ‘초닷새’라는 뜻이 된다. 일년 중에서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겨왔고, 각 지역에서 다양한 축제를 벌였다. 단오의 풍경은 혜원 신윤복의 그림 중 백미로 꼽히는 ‘단오도’(端午圖)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000년 역사의 ‘강릉 단오제’가 가장 유명하다. 일제 강점기에도 강릉에서는 일제 압박의 눈을 피해 단오제가 열렸다니 놀랍다. 6·25전쟁 때도 맥을 이어왔다고 한다. 이 덕분에 강릉 단오제는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13호로 등록됐다. 이어 2005년 11월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돼 전 세계의 인류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 됐다. 중국에서는 단오라는 말만 나오면 반한(反韓) 감정을 드러낸다고 한다. 자신들의 전통 명절인 단오를 빼앗겼다는 생각에서다. 중국의 단오는 중국 초나라 회왕 때 간신들의 모함에 지조를 보이고자 투신자살한 굴원(屈原)이라는 신하를 위로하기 위한 제사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진 그날이 5월 5일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단오는 굴원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지금 강릉에서는 단오제가 한창이다. 주신인 대관령의 국사 성황신께 드릴 술을 빚는 일을 시작으로, 성황신을 모시는 영신제, 신을 대관령으로 보내는 송신제 등 전통 민속축제의 원형성을 그대로 간직한 행사들이 한달 동안 열린다. 단오굿과 관노가면극 등도 펼쳐진다. 타향살이 하는 이들도 단오가 되면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일 만큼 단오제는 진정한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신과 인간의 만남에서 시작된 강릉 단오제는 이제는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 흥겹게 즐기는 한마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어찌 지역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축제로 승화한 강릉 단오제가 중국 단오와 같을 수 있겠는가.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11일 연속 밤새며 ‘유로 2012’ 축구 보던 20대 사망

    ’유로 2012’ 개최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연일 밤을 새가며 경기를 시청한 청년이 급기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창사(長沙)에 사는 올해 26세의 장샤오산(蔣小山, 가명)은 유럽 축구 강호 잉글랜드의 ‘광팬’으로, 최근 수일 동안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지켜보다가 수면부족으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대학 재학 시절 축구팀의 리더를 맡고 각종 축구 동아리의 회원으로도 활동했을 정도로 축구 사랑이 남달랐던 장씨에게 있어 유로 2012는 축제기간과도 같은 기간이었다. ”남자가 축구를 볼 때 맥주가 빠질 수 있겠냐.”며 매번 술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장씨. 그러나 지난 19일 새벽 열린 이탈리아와 아일랜드의 경기가 그의 마지막 축구 관람이 될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회사 퇴근 후 친구들과 술 집에 모여 이탈리아가 2:0으로 승리를 거두는 마지막 장면까지 지켜본 뒤에서야 장씨는 집으로 향했다. 새벽 5시가 넘어 집에 도착한 장씨는 샤워를 한 후 에어콘을 켜놓은채 잠에 들었고, 결국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사망한 장씨를 가장 먼저 발견한 장씨의 어머니는 건강하던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오열했고, 그와 함께 경기를 본 친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친구들은 “19일 경기를 보던 때 장씨가 넋이 나간듯 보였지만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의는 장씨의 사망에 대해 “11일 연속 날을 새면서 수면 부족이 왔고, 그로인해 생체 기능과 면역력이 저하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흡연과 음주, 찬공기 등으로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서 문제가 커진 것.”이라며 “밤을 샐 때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지만 맥주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고 의사는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전주 한옥마을에 젊은층 몰린다

    700여채의 전통 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선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 일대 한옥 마을. 세월을 비켜간 듯한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달리 이곳에는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부터 동아리 모임을 하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20~30대 젊은이들이 한옥 마을을 가득 채운다. 한옥 숙박시설에 머무는 여행객도 70~80%는 젊은 층이다. 애초 전주 한옥마을은 어린 시절 한옥 생활을 했던 세대들을 겨냥한 ‘추억의 여행지’로 예상됐다. 하지만 50대 이상 장년층보다는 활기 넘치는 젊은 층이 한옥 마을을 점령한 지 오래다. 이는 인터넷과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세대들이 색다른 체험을 즐기는 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곳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은 한옥 마을에 오면 분위기가 자연스러워 어색함이 없어지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친숙한 골목과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기에 좋아 데이트 코스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데이트를 하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말이 입소문을 타고 퍼질 정도다. 걷기 열풍과 함께 찾아온 도보 여행 유행도 젊은이들이 한옥마을을 많이 찾는 주요인이다. 이들은 한옥 마을 구석구석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각종 먹거리 체험을 하는 등 다양한 여행문화를 즐긴다. ‘성균관 스캔들’, ‘약속’, ‘보통의 연애’ 등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한옥 마을 일대에서 많이 촬영된 것도 유명세를 더하는 데 일조를 했다. 한옥숙박체험시설인 동락원의 김재순(52) 주임은 “꽉 막힌 사무실과 아파트에 갇혀 살던 젊은이들이 전통 한옥의 마당을 보는 순간 감탄을 금치 못한다.”면서 “비가 내리면 툇마루에 걸터앉아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을 쳐다보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세대가 바뀌어도 우리의 문화와 정서는 통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조영호 전주시 관광마케팅 담당은 “올 3월 말부터 4월까지 한옥 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30대 젊은 층이 74.6%나 됐다.”면서 “젊은 여행객이 늘어난 만큼 한옥 마을을 도보형 도시관광 메카로 만드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영화리뷰] ‘아부의 왕’ 성동일·송새벽의 처세술 찰떡궁합 명품 애드리브

    [영화리뷰] ‘아부의 왕’ 성동일·송새벽의 처세술 찰떡궁합 명품 애드리브

    코믹 연기의 달인 성동일과 코미디 연기의 신성 송새벽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아부의 왕’(20일 개봉). 직장은 물론 사회 생활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처세술로 꼽히는 아부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생활 밀착형 코미디의 전형을 보여 준다. 영화는 자기 일만 잘해서는 성공할 수 없고, 직장 상사는 물론 동료들과의 복잡한 인간관계를 현명하게 풀어 나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살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단 어느 부분에서 대중과 교감을 할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아부의 왕’은 보험회사에 1등으로 입사해 기획팀에서 중요한 기획안을 도맡을 정도로 실력을 갖췄지만, 융통성 없는 고지식한 성격의 동식(송새벽)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소신껏 일했지만 윗사람 비위 맞추기에는 소질이 없는 동식은 갑자기 영업팀에 발령을 받고 퇴사할 결심을 세운다. 하지만 때마침 어머니가 만년 교감이던 아버지를 교장으로 만들기 위해 덜컥 사채를 끌어다 로비한 것을 알게 된 뒤 결국 사채를 갚기 위해 보험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영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동식이 우여곡절 끝에 아부계의 숨은 전설로 통하는 혀고수(성동일)의 제자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아부를 ‘감성영업’이라고 주장하는 혀고수는 동식에게 아부의 기본인 침묵부터 가르친다. 이어 ‘3, 4, 5의 법칙’, ‘미소의 법칙’, ‘동조와 맞장구의 법칙’ 등 아부 비법을 전수하는 장면에서 상황에 딱 맞는 대사와 배우들의 애드리브 연기가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극의 중반부터 동식의 개인사에 얽힌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작품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사채에 시달리던 동식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홈쇼핑 회장에게 비굴할 정도로 충성을 다하는 애잔한 모습은 샐러리맨의 애환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코믹하게 흘러가던 극 전개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다. 여기에 동식의 첫사랑이 등장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추가되면서 영화는 구심점을 잃고 산만하게 흘러간다. 아부를 소재로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겠다는 기획은 참신했지만, 좀 더 치밀한 구성과 현실적인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생활 밀착형 코미디의 익숙함은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메시지나 페이소스는 약하다는 이야기다. 큰 변신을 보여 준 것은 아니지만 캐릭터와 잘 맞는 배우들의 연기는 볼 만하다. 성동일은 ‘애드리브의 제왕’이라는 별명답게 능글맞은 혀고수의 캐릭터를 잘 살려냈고, 로맨틱 코미디 ‘위험한 상견례’ 이후 샐러리맨 연기에 도전한 송새벽도 큰 무리 없이 소화해 낸다. 아부계의 팜므파탈 예지 역으로 나오는 김성령의 캐릭터는 강렬하지만, 남자 주연들에 비해 비중은 작은 편이다. 영화 ‘밀양’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정승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런던올림픽] 金장미의 프러포즈

    [런던올림픽] 金장미의 프러포즈

    한국 사격계에 ‘앙팡 테리블’이 등장했다. 성인무대 데뷔 첫 해인 올해 4월 프레올림픽에서 25m 권총 세계신기록(796.9점)을 새로 쓰며 스타로 떠오른 김장미(20·부산시청)다. 스무 살답게 통통 튀는 말솜씨와 재치로 대표팀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온 막내는 “내친김에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겠노라.”고 겁없이 소리치고 있다. 지난 20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김장미는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올해 1월 아시아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깜짝 우승에 이어 4월 세계신기록 경신으로 단숨에 ‘금메달 0순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귀국 후 CF 제의를 받는 등 관심이 쏟아졌지만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외부 접촉을 막았다. 경험없는 어린 선수가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경계했다. 런던올림픽에서 10m 공기권총, 25m 권총 두 종목에 출전하는 김장미는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하는 사격 대표팀이 아껴 둔 ‘히든카드’다. “인터뷰하는 걸 좋아하는데 못하게 하셔서 아쉬웠다. 그래도 감독님들이 막내를 챙겨주시는 것 같아 기분 좋다.”며 김장미는 웃는다. 활발하고 털털한 성격답게 나오는 대답마다 예사롭지 않다. “내 장점은 국제대회에서 강한 거다. 내가 영어를 못해서 국제대회에선 말을 못 알아듣는 덕에 집중을 잘한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는가 하면 “10살 아래 동생 김사랑이 아역 모델로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메달을 꼭 따서 동생을 밀어줘야 한다.”고 메달이 꼭 필요한 이유를 들이대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냥 천방지축은 아니다. 사격 얘기를 꺼내자 김장미의 눈빛은 곧바로 바뀌었다. “처음 치른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많이 배웠다. 혼자 하는 기록 경기이다 보니 ‘이만하면 잘 쐈네’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쟁쟁한 선배들이 목숨 걸고 경쟁하는 것을 보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만했는지 알게 됐다.”고 김장미는 정색을 하고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을 한 달가량 앞둔 지금, 김장미는 “떨리고 긴장되지만, 그냥 국제대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최면을 걸고 있다. 목표는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올림픽이 끝나면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성적이 안 좋으면 국내여행을, 성적이 좋으면 해외여행을 가게 되지 않을까? 필리핀 세부에 가고 싶어 돈을 모으고 있다.” 과연 김장미의 꿈은 이루어질까. 스무 살 ‘권총소녀’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동대문, 탈북주민에 농촌체험

    동대문구는 오는 29일 동대문구 사회복지협의회 후원으로 북한이탈주민 40여명과 함께 자매도시인 전북 순창군을 방문해 농촌을 체험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순창군청 방문과 장류공장(순창고추장) 견학, 복분자 수확 현장 견학 등 다양한 자리가 마련된다. 이정삼 구 자치행정과장은 “동대문구에는 현재 2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며 “북한이탈주민이 남쪽 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상호 간 신뢰의 장을 마련하고자 추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북한이탈주민들에게 사랑이 그득한 동대문구에 잘 정착하는 계기로 다가설 것이며, 이웃사랑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면서 “이번 행사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에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개국서 동시 사진전 여는 배병우 사진작가

    [김문이 만난사람] 4개국서 동시 사진전 여는 배병우 사진작가

    사진은 진실이다. 진실은 감동이다. 감동은 사랑이다. 여기에서 문제 하나, 피사체를 담는 카메라는 언제부터 나왔을까. 궁금하다. 잠시 어원을 들여다본다.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라틴어로 어두운 방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방 안을 어둡게 한 뒤 한쪽 벽면에 바늘 구멍을 뚫어 놓으면 방 밖에 있는 물체의 영상이 방 안의 벽면에 비친다는 것을 알았다.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네모난 상자의 한쪽 면에 바늘구멍을 뚫어 놓고 반대 면에 종이를 붙여 그림의 윤곽을 잡았다. 바늘구멍이 향하고 있는 쪽의 영상이 상자 속으로 들어와 종이에 비치는 기능을 활용했다. 이 같은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는 오늘날의 사진기, 즉 카메라의 어원이 됐다. 재미난 과거의 뉴스 하나. 1839년 프랑스인 다게르에 의해 현재의 사진기가 처음 개발됐을 때 당시 유럽의 언론들은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하느님의 형상과 같은 인간의 모습을 포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신(神)에 대한 모독이다. 이런 기계를 만들었다고 떠드는 다게르는 분명 바보 중의 바보다.” 아마 사람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댄다는 것이 영혼을 빼앗는 걸로 여겼던 것 같다. ●‘대양을 향하여’ 30일까지 여수서 사진전 지난 19일 오후 카메라를 들고 오롯이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을 만나러 갔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배병우(62)씨. 소나무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바다에 풍덩 빠진 사람이다. 서해안, 남해안, 제주도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다. 올해로 사진 인생 40년, 궁금한 것은 만나서 물어보자는 생각으로 경기 파주 헤이리마을 작업실로 갔다. 어라, 약속된 시간인데도 탁구를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작업실에 있는 조교랑 주거니 받거니 잘도 한다. 약이 올랐다. 탁구 라켓을 잡고 같이 치자고 했다. 그런데 배씨는 왼손잡이. 약간 주눅이 들었지만 왕년의 탁구 실력을 발휘해 볼 생각에 열심히 덤벼들었다. 오른쪽, 왼쪽으로 푸싱을 했다. 그런데 잘도 받아 낸다. 20분쯤 지났다. 땀이 눈을 자극했다. 항복했다. 그러고 나서 ”선생님 왜 그렇게 체력이 좋으세요.”라고 인사했다. 육십이 넘었는데 민첩하게 탁구를 잘도 친다. 돌아오는 답이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탁구에는 급수가 있어요. A급은 프로 선수고 B급은 아마추어인데 내가 B급 정도는 되지.”라고 한다. 그러고는 슬쩍 웃는다. 흘리는 땀을 닦으며 자리에 앉았다. 물과 냉커피를 갖다준다. 얼른 물었다. “여수 바닷가 출신이지요.”라고. 배씨는 오는 30일까지 여수에서 ‘대양을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열고 있다. 그는 소나무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바다를 먼저 시작했다. 1970년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 바다를 그리워했다. 태생이 바다였기 때문이다. 배씨에게 다시 “탁구는 일주일에 몇 번 치세요.”라고 물었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한테 강합니다.” 그러고는 다시 웃으면서 말한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땐 유도를 했습니다. 탁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했고요.” 잠시 시간이 흐른다. 창밖에는 6월의 열정으로 가득 찬 나무들이 있다. 배씨는 그것을 잠시 응시하면서 말했다. “1999년이죠. 아내가 죽었을 때 탁구장 회원 등록을 했어요. 술을 많이 먹었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건강도 생각해야 했고요. 그때부터 했어요, 탁구를….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탁구를 칩니다. 한 시간 30분 정도씩…. 웬만한 상대를 만나도 자신 있습니다.” ●1년 중 3분의1씩 바다·소나무와 보내 배씨는 건강에 대해서는 자신 있단다. 건강해야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리기도 했다. 얘기를 여수 전시로 돌렸다. 지난달 경주 전시에 이어 여수엑스포에 맞춰 전시 중이다. 소나무 작가인데 왜 바다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제 나이 29살 때 제주를 처음 갔지요. 카메라 들고 말입니다. 그 바닷가가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계속 바다를 찍었습니다. 지금도 1년의 3분의1은 제주도(바다), 또 3분의1은 경주(소나무), 나머지는 서울에 있지요.” 다음 전시는 언제 하는지 물었다. 피식 웃으면서 답을 한다. 늘 하는 건데 새삼 묻느냐는 의미로 다가온다. “올 11월 4개국에서 동시에 전시를 합니다. 따로따로 하는 경우는 있었는데 동시에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서울, 파리, 베를린, 안트베르펜(벨기에)에서 합니다. 주제는 바다로 3년 동안 찍은 제주바다를 전시합니다. 아직 제목을 정하지 않았지만 바람과 바다를 접목시켜 정하려고 합니다.” 그는 생선장수의 아들이다. 그래서 바다를 좋아한다. 어머니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릴 때 바다를 보면서 수채화를 그렸고 나중에 미술대학을 갔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바다로 갔다. 어머니 품을 담으려고 했다. 고향이었고 삶 그 자체였다. 울릉도도 가고 서해안과 남해안 섬에도 갔다. 제주 마라도에도 갔다. 그러던 33살 때 소나무를 찾았다. 소나무는 아버지였다. ●독일 등 유럽 귀족들에 내 작품 인기 그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손의 떨림, 시선은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이 들어 질문을 했다. “열 명이라고 합시다. 각자의 신체, 손이나, 손가락의 움직임, 감각, 숨결, 사상, 재능 따위가 다르겠지요. 한마디로 말하면 인문학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이미지와 플러스알파, 뭐 이런 것도 있고요. 사진은 온갖 것을 찍을 수도 있지만 자연을 대할 때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집니다. 사람의 자질도 자연을 대할 때 각자 달라지겠지요.” 소나무로 다시 돌렸다. 전국 방방곡곡 소나무 숲을 전부 다녔을 터이니 말이다. “바다를 찍다가 우리나라의 상징이 무엇인가 고민하던 중 소나무를 찾게 됐다.”면서 “지금은 소나무가 많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한다. 제주도 자리돔이 울릉도에 와 있듯이 온도 변화로 활엽수가 침엽수를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갔던 숲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가야산 숲이 최고다.”라고 대답한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창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배씨 뒤에는 온갖 책들이 있다. 사진집, 미술 서적, 대부분 영어로 된 책이다. 문득 사진 예술가로 걸어 오면서 누구를 좋아하는지 물었다.“에드워드 웨스턴이 멘토였어요. 만나지는 못했지만 집에 가서 남겨놓은 작품들을 살펴봤습니다.”라면서 책꽂이에서 사진집을 꺼냈다. ‘캘리포니아 오두막에 살면서 사진관도 하고 자연과 인간의 삶을 담아낸 작가’라는 설명이 나온다. “보세요, 누드도 얼마나 잘 찍었는지….” 배씨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까닭 중에 하나는 2005년 팝스타 엘턴 존이 2700만원을 주고 배씨의 사진을 구입한 일이다. 이 얘기를 꺼냈더니 그는 “엘턴 존이 애틀랜타 별장에 사는데 거기에다 걸어놨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사실 스페인, 스웨덴, 독일 등 유럽의 귀족들 별장에도 많이 걸려 있다.”고 말한다. 하기야 그는 스페인에서 2년 동안 알람브라 궁전만 찍었다. 그러면서 사귄 유럽 친구들도 많다고 했다. 어디 유럽뿐일까. 2009년 호주에서 사진 발명 170년에 맞춰 선정한 세계적인 사진작가 60인에 들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필름을 사용한다. 디지털이 영 안 맞는다고 했다. 린호프(4x5) 카메라를 주로 들고 다닌다. ●필름 없어질지 몰라 2년 쓸 것 구입해 놔 “내가 필름을 사용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겁니다. 필름이 없어지는 것을 대비해서 2년치는 구입해 놨지요.” 그래서일까. 그가 찍은 사진에는 사람이 없지만 사람의 기척 같은 것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기는 한데 인간의 모습이 숨어 있다. 사람의 숨결이 감돌고 있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그와 술잔을 기울였다. 술병, 술잔, 도자기, 달력 등등 모두가 배씨의 그림이 새겨져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 거 저런 거 묻기가 부끄러워 술 친구들 많이 있느냐고 했다. 잠시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인문학이라고 하잖아요. 사진도 그래요. 역사를 살피는 것, 자연을 살피는 것은 바로 인문학입니다. 내가 디자인을 전공했잖아요. 그런데 카메라를 들고 바다로 갔어요.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움을 갈망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조용한 기다림이라고나 할까요.” 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잠시 후 시계를 본다. 약속이 있다고 했다. 그에게 고약한(?) 질문을 했다. 혼자 살기 때문에 여자 친구가 있는지라는 말을 꺼냈다. “귀찮아요.”라고 했다. 에구 역시 잘못 물었나 보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배병우 작가는 미대시절 사진 독학… “발 부르트도록 대상 찾아다녀” 1950년 여수에서 태어났다. 여수고를 나와 1974년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 동대학 대학원 공예도안과를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했다. 대학 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바다를 찾았다. 사진은 독학했다. 1984년부터 사진작가 배병우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소나무 작업에 매달렸다. 자신이 태어난 바다와 산과 제주 오름 등 한국의 자연에 천착했다. 국내는 물론 프랑스, 일본, 캐나다, 미국, 스페인, 독일 등 국외에서도 많은 전시를 열었다. 세계적인 팝 가수 엘턴 존이 작품을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세계 유수의 아트경매에서 1억원을 호가하며 낙찰되는 등 세계적인 작가로 활동 중이다. 사진 찍는 법을 물어오는 이들에게 “손 대신 발이 부르트도록 대상물을 찾아다닌다.”고 말한다. ‘풍경을 넘어서’ ‘사진-오늘의 위상’ 등 다수의 기획전과 개인전을 했으며, 일본 국립근대미술관 ‘90년대 한국미술’(1996), 토론토 파워 플래닛 ‘Fast Forward’(1997), 파리 OZ 갤러리 ‘배병우 개인전’(1998), 서울 박영덕갤러리 ‘배병우 개인전’(2000) 등의 전시 경력이 있다. 1981년부터 최근까지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요 작품집으로 ‘종묘’(1998), ‘청산에 살어리랏다’(2005), ‘Sacred Woo’(2008), ‘창덕궁: 배병우 사진집’(2010), ‘배병우 빛으로 그린 그림’(2010) 등이 있다.
  • “삼성전자 창조적기업 세계 톱 도약”

    “삼성전자 창조적기업 세계 톱 도약”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8일 “전자산업의 격변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사내 통신망을 통해 보낸 대표이사 취임사에서 “전자산업은 소프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업계 판도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격변기를 겪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을 향한 분기점에 서 있다.”면서 “머뭇거리거나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창조적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이어 “주력사업은 기술과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고, 육성사업은 시장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선두기업과의 격차를 좁힐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이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하고 새로 도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초일류 기업은 고객과 사회의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면서 “항상 우리 사회와 이웃을 생각하자.”고 주문했다. 이어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관행이 있어서는 안 되며 협력사와 생태계 구축으로 상생협력을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부인 “엄청난 일 저질러 조마조마”…‘대선출마 반대’ 딸 숨어서 지켜봐

    “김정숙의 남편 문재인입니다. (관중들에게) 나는 김정숙을 사랑한다. 에이 됐네요. 그만….”(문재인 상임고문),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나니 안타깝고 조마조마해요.”(문 고문의 부인 김정숙씨)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이날 저녁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에서 열린 ‘스피치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해 출마 소회를 밝혔다. ‘나는 꼼수다’ 패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가수 호란의 사회로 가족 토크쇼로 진행된 ‘문재인을 말하다’에서는 “연애 시절 스킨십은 만난 지 며칠 만에 했나.”, “부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라.” 등 가족사에 대한 짓궂은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문 고문이 부인 김정숙(57)씨, 아들 준용(30)씨와 독립문을 통과해 단상으로 오를 때였다.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했고, 문 고문이 연설하는 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박수가 쏟아졌다. 문 고문은 특히 시인 출신인 도종환 의원의 시 ‘담쟁이’ 일부를 낭독하며 “우리 모두 담쟁이처럼 두 손 꽉 잡고 벽을 넘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고문의 출마에 반대해 이날 출마 선언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던 딸은 군중 속에 숨어서 아버지를 지켜봤다. 문 고문은 그런 딸에게 미안하다는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다. “처는 정치를 반대했지만 또 나오니까 국회의원 선거를 도왔고, 앞으로도 도와주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딸한테는 꼼짝 못 하겠다.”고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부인 김정숙씨는 “늘 성실하게 살아온 남편이 청와대에 들어가서 아침마다 자신을 다잡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웠다.”며 “이제 이만하면 한 개인이 사회나 사람들에게 성실하게 했다고 생각했는 데 또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나니 조마조마하다.”고 사랑이 담긴 눈길로 남편을 흘겼다. 문 고문도 김씨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대통령이 되어서 국민의 삶을 바꾸고 나라를 바꿔보려 나섰습니다. 이제 힘든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지만 결심한 이상 난 견뎌낼 자신이 있습니다. 위대한 대통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의 소박한 행복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고 싶고 당신과 함께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아들 준용씨는 아버지가 천생 경상도 남자라며 “집에 오면 딱 두 마디 하신다. 밥 도(줘). 불 꺼라.”라고 말해 문 고문을 당황케 했다. 그러면서도 “청렴결백한 아버지를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묵묵히 뒤에서 아들을 지원해 주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토크쇼 말미에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현실 정치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참으로 고통스럽게 가는 길을 지켜봐 정치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달라지도록 그런 역할을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출마 결심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남아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함께 희망을 주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안동환·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중국통신] 유명 화가 전시회에 ‘누드 모델’ 등장 논란

    유명 화가의 그림 전시회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누드 모델’이 등장,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놓고 논란이 팽팽하다고 둥관양광왕(東莞陽光網)이 18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내 유명 중견 화가인 양린촨(楊林川) 지난 14일 둥관 장무터우 룽화 미술관에서 ‘성(性)’을 테마로 한 유화 전시회를 오픈했다. 전시회 주최측은 특히 이벤트 차원에서 누드 모델을 고용하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모델은 작품명 ‘칭핑궈(풋사과)’ 앞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 약 10분간 누운채 그림 속 여성과 같은 표정, 포즈를 취하며 플래쉬 세례를 받았다. ’누드 홍보’ 효과로 이 날 전시관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전시회는 성황을 이루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전시관에 등장한 누드 모델을 놓고 예술을 빙자한 외설이라는 논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남녀노소가 모두 찾는 전시회에 굳이 누드 모델이 필요하냐며 홍보를 위한 상업적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 이에 관해 전시회 관계자는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더욱 완벽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이 날 행사에 참가한 모델은 작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파트너로 그림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모델 역시 “양린촨의 작품 세계는 독특하다. 작가는 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사회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그의 작품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고 때문에 나의 행위가 저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린촨은 지난 해에도 수년 전 천관시(陳冠希 ) 섹스 스캔들 당시 유출된 장바이즈(張柏芝)의 음란사진을 본떠 그린 작품을 전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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