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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박 3일 광저우~홍콩 크루즈 여행

    2박 3일 광저우~홍콩 크루즈 여행

    #널 만나기 전 거리는 130㎞ 우리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나면 이상한 버릇이 생긴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에 만들어진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1994)에서 ‘경찰 223’은 5월 1일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모은다. 사랑이 돌아올 때까지. ‘그는, 그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사랑에 유통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년 후로 적고 싶다’는 다소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는 대사와 함께. 왜 하필 어깨 위에 한 줄기 햇빛이 내려앉기도 전에 일찍 길을 나설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오전 9시 50분에 탄 색동 비행기는 3시간 30분을 훌쩍 넘겨 반팔을 입어도 좋은 11월의 중국 선전(深?)공항에 몸을 내려놓았다. 중국 국내선 공항 중에 가장 큰, 이 무슨 우주선 모양의 공항 건물을 빠져 나오자 가이드가 주저리주저리 경제특구 선전을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덩샤오핑의 개방정책에 따라 가장 먼저 중국에서 경제특구로 지정됐고 30년도 안 돼 인구가 1000만명으로 늘었다는 사설과 함께 버스기사들이 1분이 멀다 하고 경적을 빽빽 울린다는 생뚱맞는 얘기였다. 승용차가 끼어들기를 하다가 사고가 나도 버스 책임이 70%라서 보험료가 무서워 그 놈의 설잠을 깨우는 경적을 울린다는 것이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20여분간 기사는 참 열심히도 경적을 울려 댔다. 여행은 항상 약간의 긴장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이번 여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욱이 누구나 한번쯤 ‘심쿵’하는 크루즈 여행이 아닌가. 그리고 항로가 하필 전 세계적으로 핫이슈인 분쟁 해역 남중국해를 끼고 있다. 절묘한 타이밍. 설렘이 불안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게다가 의사 소통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는지 투어버스는 우릴 기다리며 정박해 있는 크루즈가 있는 항구로 가는 대신 제3의 갑문을 헤맸다. 배가 출발하기 1시간 전까지 우린 광저우 난사항의 어디쯤에서 뱅뱅 맴돌았고, 기름때 묻은 채 노을보다 더 붉게 귀가하는 오토바이족들을 만날 때에서야 크루즈를 간신히 만났다. 어쩔 것인가. 이런 돌발 상황을 맛보는 것도 여행의 일부분인 것을. 그 붕 뜬 시간 때문에 오히려 여행이 좀 더 너그러워졌다. 크루즈 여행은 황혼에 접어든 노부부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물론 그 황혼처럼 크루즈에선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일상도 멈춘다. 정치마저도 멈춘다. 그 속에선 분쟁도 멈추고 평화만 있을 뿐이다. 중국 공안의 다소 까다로운 검색 시간마저 안전을 더욱 약속하는 듯도 했다. 스타크루즈 버고호는 마치 타이타닉을 연상시킬 만큼 거대했다. 7만 6800t급으로 13층 높이였다. 승객은 1870명을 태울 수 있고 승무원 수는 900명이다. 총 객실 수는 935개. 움직이는 호텔이라 생각하면 틀리지 않다. 광저우에서 홍콩까지 130㎞를 아주 천천히 항해했다. 이 배의 선장보다 더 끗발 있는 부사장 마이클 고가 말하듯 배에선 여행을 방해하는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널 만난 후 거리는 0.13m 움직이는 호텔 버고호는 호텔 객실이 부럽지 않다. 삼시 세끼 내내 입이 호강한다. 거위발부터 랍스터, 살살 녹는 스테이크까지 나오는 코스 요리는 수준급이다. 저녁엔 세계의 음식이 즐비한 가운데 바비큐 파티가 기다린다. 그것도 홍콩의 야경을 풍경 삼아서. 어디 그뿐인가. 8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리도극장에선 세계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이날은 ‘언더 더 시’, 인어공주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 있는 7, 8층에서, 커플끼리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12층 선상 카페에서 콘서트를 즐기며 맥주 한잔하면 더할 나위 없다. 물론 거기엔 수영장, 어린이 풀장, 스파, 골프연습장까지 갖추고 있어 뻐근한 근육을 풀 수도 있다. 돈 많은 중국인들은 카지노에서 시간을 보내며 밤을 지새우고, 조금은 ‘부비부비’하고 싶은 젊은 커플들은, 혹은 어떤 설레는 만남을 기다리는 솔로는 댄스파티에서 광란의 춤을 추며 날을 새워도 흉 보지 않는다. 이곳에선 언어도 피부도 하나가 된다. 한배를 탔다는 동질감 때문일 것이다. 스타크루즈는 원래 홍콩에서 베트남 하롱베이, 다낭, 마카오를 끼고 주로 돌았다. 소문엔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중국인들이 세계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고도 했다. 그만큼 중국풍을 배제했다는 얘기다. 고마운 것은 울렁증 심한데도 멀미가 없다. 망망대해에서 배는 멈춘 듯 움직였다. 단 한 번의 출렁임도 없이. 홍콩 빅토리아 항구에 정박한 배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일행은 배가 쉬는 동안 홍콩에서 가장 높은 건물, 국제무역센터(ICC) 스카이 100, 그 꼭대기에서 아찔한 풍경에 반했다. 세계에서 7번째 높은 빌딩. 빅토리아 항구뿐 아니라 홍콩 전경이 한눈에 내다보인다.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한 풍경. 운 좋게도 이날은 빌딩 사이로 무지개가 피어 오르는 보기 드문 광경까지 목격했다. 특별한 선물이었다. 비가 왔던가. 그 무지개는 문득 작년 9월 말부터 12월까지 있었던 우산혁명을 떠올리게 했다. 행정장관 직선제 선출을 하면서 친중 성향의 후보만 추천하는 바람에 반발한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다. 버고호는 내년 1월 3일부터 난사에서 이곳 홍콩을 2박 3일 일정으로 항해한다. 어쩌면 이 버고호가 새로 취항하는 노선을 통해 홍콩과 중국을 좀 더 하나로 묶어 줄 것 같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버고호. 중경삼림의 시그널처럼 ‘언젠가는 둘을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할 지 모른다.’ 130㎞가 0.13m만큼 가까워진 느낌이다. 2박3일의 마지막 밤은 크루즈 여행의 백미를 선사했다. 홍콩 야경…. 빅토리아 항구를 빠져나올 때 홍콩의 밤은 정말 낮보다 아름다웠다. 타이타닉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대사가 야경의 자막처럼 오버랩됐다. 이 배에 승선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 너,를 만났으니까. 버고호여 안녕. 글 사진 광저우·홍콩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여행수첩 >>스타크루즈 버고호 일정은 크게 두 가지다. 매주 금요일 난사항을 출발해 홍콩에 기항하는 2박 일정과 일요일 출발해 베트남 하롱베이, 다낭을 경유하는 5박 일정이다. 선내 전압은 220V. 한국인 승무원도 상주한다. (02)733-9033. >>국제상업센터(ICC)에 있는 홍콩 최고층 빌딩인 ‘스카이 100’ 전망대는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해발 약 393m의 전망대로 홍콩섬, 주룽반도, 신계지구가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분이면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홍콩에서 가장 빠른 더블데크 엘리베이터가 있다. 홍콩지하철(MTR) 주룽역에 있으며 홍콩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로 약 20분 거리에 있다. 입장료는 어른 168홍콩달러(약 2만 5000원), 어린이(11세 미만)와 65세 이상 노인은 118달러(약 1만 7500원).
  • 뜨거운 놈들이 온다

    뜨거운 놈들이 온다

    ‘사랑이 아빠’ 추성훈(왼쪽·40·일본)이 아빠의 온화한 미소를 잠시 접고 ‘싸움꾼’의 본능을 드러낸다. 추성훈은 오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종합 격투기 UFC 파이트 나이트(이하 UFN) 서울 대회에 출전한다. UFC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격투기 단체다. 국내에서 UFC 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추성훈은 알베르토 미나(33·브라질)와 겨룬다. 추성훈은 2004년부터 UFC와 K1 메이저 대회에서 피와 땀을 흘려 왔다. 통산 전적은 14승5패2무효다. 최근 연패를 당하며 부진했지만, 지난해 9월 UFN 일본 사이타마 대회에서 아미르 사돌라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재기했다. 유도 선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타격과 테이크다운(쓰러뜨리기)에 능하다. 미나의 통산 전적은 11전 전승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군소 단체에서 쌓은 승리다. UFC에서는 딱 한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8월 강자라고 보기는 어려운 일본의 안자이 신쇼와 난타전 끝에 겨우 KO로 이겼다. 5살부터 유도와 주짓수(브라질 유술)를 수련했다. 서브미션(관절기) 기술 위주로 경기를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신체 조건은 미나가 좋다. 추성훈보다 7살이 젊고 키는 5㎝가 크다. UFC 공식 프로필상 미나의 신장은 182㎝, 추성훈은 177㎝이다. 팔도 추성훈보다 10㎝ 이상 길다. 추성훈은 25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공개 훈련에서 “상대가 나처럼 유도를 했다고 들었다. 유도하는 선수에게는 지기 싫다”며 필승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UFC 대회가 열리길 고대해 왔다. 이제 격투기계에서는 할아버지뻘인 마흔이 됐지만, 멋있는 시합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UFC에서 10승을 달성한 김동현(오른쪽·34)도 출격한다. 웰터급 랭킹 7위인 김동현은 81위 도미닉 워터스(26·미국)와 겨룬다. 이변이 없는 한 김동현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은 “UFC 선수들은 모두 다 강하다. 쉬운 상대는 없다. 시합 때 내가 가진 걸 다 보여주겠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메인 이벤트는 벤슨 헨더슨(32)과 조지 마스비달(31·이상 미국)이 장식한다. 전 라이트급 챔피언인 헨더슨은 주한미군 출신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전사’, ‘헨더슨’, ‘명예’ 등 몸 곳곳에 한글 문신을 새기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웰터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마스비달 역시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전향했다. 둘은 웰터급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얘들아, 올핸 빨간 돼지 얼마나 쪘니?

    얘들아, 올핸 빨간 돼지 얼마나 쪘니?

    “어려운 사람들 꼭 도와주세요.” 고사리 손으로 들고 온 빨간 돼지 저금통이 추운 겨울, 지역 어려운 이웃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실 예정이다. 성동구는 지역 어린이집연합회와 함께 오는 27일 구청 대강당에서 ‘사랑의 저금통 개봉 행사’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1년간 어린이집 영유아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돼지 저금통을 열어,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구립어린이집 52곳의 3200여명 영유아들이 사랑의 동전 모으기를 함께했다. 이 가운데 만 5세 원아들과 어린이집 원장, 보육교사 등 300여명이 행사 당일 참여해 돼지 저금통을 함께 개봉할 예정이다. 모인 성금은 해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쓰이고 있다. 구 관계자는 “매년 평균 1400만원 정도의 성금이 모이는데 점차 모금액이 늘고 있다”면서 “취약계층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랑의 열매 등에 기부된다”고 전했다.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은 외국 친구들한테까지 전해졌다. 성동의 자매 도시인 베트남 푸엔성 뚜이호아시의 어린이집 건립에 보내진 것. 원아들의 정성과 바자회 수익금을 합해 2000만원의 성금이 기부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뚜이호아시에 수용인원 60명 규모의 ‘성동-뚜이호아 우정 어린이집’이 완성됐다. 정원오 구청장은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십시일반의 따뜻한 이웃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라면서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나눔활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베르테르와의 두 번째 사랑 온전한 ‘롯데’ 보여 드릴게요”

    “베르테르와의 두 번째 사랑 온전한 ‘롯데’ 보여 드릴게요”

    연기파 배우 전미도(33)가 창작뮤지컬 ‘베르테르’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2013년에 이어 이번에도 베르테르의 가없는 사랑을 받는 ‘롯데’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온전히 롯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한번 해봤기 때문에 롯데가 장면마다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확신이 들어요. 작품 속 롯데가 저를 통해 무대에 되살아난다고 할까요. 연기도 더 탄탄해지고 감정선도 더 풍부해졌어요. 전달해야 하는 것들만 압축해서 분명하고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베르테르’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이다. 2000년 초연 이후 9차례 공연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은 음악이 중요해요. ‘베르테르’는 음악이 너무 감미롭고 아름다워요. 음악이 흐르면 장면 장면에서 요구하는 감정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어요. 작품 속 노래 중 ‘불길한 내 마음’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제일 마지막 부분에 베르테르가 롯데를 만나고 자살을 암시하며 나간 뒤 혼자 남은 롯데가 불안한 마음을 노래하는 곡이에요. 그 곡을 부르다 보면 롯데가 느꼈을 감정이 제 안에서 소용돌이치며 뿜어져 나와요.” 롯데는 베르테르가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여인이다. 롯데는 베르테르와의 첫 만남에서 그에게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선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공감을 느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고 혼란스러워하며 죄책감을 느낀다. 약혼자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자칫 잘못하면 오해를 살 수 있는 역할이에요. 약혼자가 있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홀리는 걸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관객들도 베르테르가 고백하러 왔을 때 롯데가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장면을 제일 얄미워해요. 그전에 사실대로 말했다면 오해의 소지가 없었을 텐데…. 연기 수위를 조절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데 진실하게 있는 그대로 롯데를 보여 주는 게 가장 나은 것 같아요.” 전미도는 작품 속에서 정원사로 나오는 ‘카인즈’라는 인물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카인즈는 베르테르에게 큰 영향을 받는다. 그도 베르테르처럼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한다. 갈등하고 주저하는 그에게 베르테르는 용기를 내 고백하라고 한다. 카인즈는 사랑을 고백하고 그 사랑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내놓는다. “카인즈가 부르는 노랫말이 참 좋아요. ‘기름을 끌어안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야 난 자유롭고 평온하다. 그러니 나를 위해 슬퍼하지 마라. 난 괜찮다’는 내용이에요. 카인즈의 이 노래가 이번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본질 같아요. 조건을 따지지 않고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사랑,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본능적인 사랑 말이에요.” 그는 “롯데라는 인물을 모든 관객들이 100% 다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살아온 삶이나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인물이나 작품에 대한 해석은 다 달라요. 많은 사람이 롯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공감가게 하는 게 이번 공연의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전미도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실력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여우주연상,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 등을 받았다. “연극과 뮤지컬을 반반씩 해요. 처음에는 뮤지컬과 연극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요. 노래를 하는지 안 하는지, 대사가 많은지 적은지 그 차이만 있을 뿐이에요. 그동안 뮤지컬도 연극적인 뮤지컬을 많이 했어요.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년 1월 1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2만원. (02)371-8042.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길섶에서] 칼국수 추모/서동철 논설위원

    1980년대 중반 서울 성북동 초입의 작은 한옥에 살았다. 골목에는 겉모습이 칼국수집 같지 않게 깔끔한 칼국수집이 있었다. 검은색 세단이 좁은 길을 메우곤 했는데, TV에 비치는 유명 인사들이 칼국수집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요즘도 명성을 날리고 있는 ‘국시집’이다. 언덕 넘어 혜화동 로터리 근처에는 ‘혜화동 칼국수’가 있었다. 지금 있는 그 자리다.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는 이 집이 ‘국시집’보다 역사가 깊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혜화동 칼국수’는 나를 포함해 평범한 손님이 많다. 두 집 말고도 주변에는 괜찮은 칼국수집이 더 있었지만, 문을 열었나 싶으면 없어지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일대가 칼국수의 대명사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것은 아무래도 ‘국시집’ 단골이었던 김영삼(YS) 대통령의 칼국수 사랑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 지금 일대에는 손칼국수, 손국수, 명륜손칼국수, 우리밀국시처럼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칼국수집들이 성업하고 있다. YS의 부음을 듣고 이런저런 생각의 말미에 칼국수가 떠올랐다. 칼국수를 먹는 것도 그를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코미디일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힐러리 상원의원 시절 지인 등 외국인 19명 숨져…힐러리 “그녀는 사랑 넘치는 어머니” 애도

    힐러리 상원의원 시절 지인 등 외국인 19명 숨져…힐러리 “그녀는 사랑 넘치는 어머니” 애도

    지난 20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일어난 호텔 인질극으로 테러범 2명을 포함해 모두 21명이 사망했다고 말리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17시간의 인질극 종료 직후인 이날 오후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을 방문해 “인질범 2명이 사살됐으며 최소 3명의 공범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말리는 결코 이번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9명의 희생자 대부분은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인 항공사 직원, 중국인 철도회사 직원 3명, 진압 경찰 2명 등이 목숨을 잃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지인이었던 아니타 데이타(41), 벨기에 의회 보좌관 출신의 제프리 디외도네도 포함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다코마파크 출신의 데이타는 이번 호텔 테러로 숨진 19명 가운데 유일한 미국인이다. 20대 초반에 평화봉사단원으로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활동했던 그는 이번에는 바마코에서 국제 개발과 관련한 일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데이타는 인도 첸나이에서 가난한 여성을 돕는 비영리 단체 ‘투알렌즈’ 창립 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남을 돕는 일에 열정적이었다. 데이타에게는 일곱 살 난 초등학생 아들 로한이 있어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아니타는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였다. 그의 아들이 짊어져야 할 짐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진다”며 지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금까지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모두 2곳이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단체 ‘알무라비툰’은 트위터에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QIM)와 함께 이번 공격을 공동으로 자행했다고 밝혔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알무라비툰을 이끄는 말리 출신의 테러리스트 모크타르 벨모크타르를 테러 총책으로 지목했다. 벨모크타르는 2013년 1월 알제리 천연가스 시설에서 일어난 인질극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해 39명을 살해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응답하라 독수리다방(정이숙 지음, 동아시아 펴냄) 독다방으로 상징되는 신촌이라는 공간과 1980년대 중·후반이라는 시간의 창을 통해 한국사회의 한 시절을 회억한다. 대학생으로서 지낸 청춘의 지극히 사적인 기억은 당대의 문화와 정치의 시대상과 맞물려 있다. 304쪽. 1만 4000원. 소셜미디어와 SNS마케팅(서구원 지음, 커뮤니케이션스북스 펴냄) 소셜미디어는 물이나 공기처럼 현대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의 도구가 됐다. 산업의 측면에서도 소셜미디어는 미래 산업변화의 핵심이 됐다. 마케팅의 측면에서 소셜미디어의 미래를 살핀다. 110쪽. 9800원. 좋은 교대제는 없다(곽경민 등 지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펴냄)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사회학자, 노동운동가 등 전문가들이 쓴 노동현장의 교대제에 대한 심층 보고서다. ‘저녁이 있는 삶’과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에 대한 필요성을 담았다. 264쪽. 1만 3000원. 죽다 살아났습니다요(무라카미 다케오 글·그림, 네오카툰 펴냄) 일본의 웹툰 작가가 뇌부종, 치사성 부정맥 등의 질환으로 인해 실제 심장이 정지됐을 정도로 죽음을 넘나들었던 투병생활 얘기다. 불규칙한 프리랜서로서 자신의 삶과 내면, 인생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만화로 그려냈다. 166쪽. 1만 2500원. 문제는 타이밍이야!(정해윤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이제 막 사랑에 눈뜬 청소년들이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생채기를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담백하게 그렸다. 180쪽. 9500원. 세상에 없는 나의 집(금희 지음, 창비 펴냄) 조선족 사회에서 바라보는 탈북자 문제 등을 그린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실렸다. 지난해 탈북여성 이야기를 다룬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조선족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292쪽. 1만 2000원. 굴러라 슈퍼바퀴(고정욱 지음, 손지희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속마음도 쏙쏙 읽고 어려운 일도 척척 해결해주는 휠체어 ‘힐링이’. 놀라운 능력을 가진 힐링이를 통해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72쪽. 9000원.
  • [주말 영화]

    ■만추(EBS1 일요일 밤 11시) 여죄수 애나와 의문의 남자 훈의 짧고 강렬한 사랑 이야기. 수인번호 2537번으로 7년째 수감 중인 애나는 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애나는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행 버스 안에서 쫓기듯 버스를 탄 훈에게 차비를 빌려 준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었다.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한편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 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가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과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에 어느새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사이코 메트리(UXN 토요일 오전 10시 40분) 3년차 강력계 형사 양춘동의 관할 구역에서 여자아이가 유괴되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 중 자신이 우연히 보았던 거리의 신비로운 벽화와 사건 현장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춘동은 그 그림을 그린 준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를 체포하지만 준이 손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사이코 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능력을 통해 범죄 사건의 단서를 그림으로 그려 왔던 것. 하지만 결국 그 그림으로 인해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춘동은 그의 능력을 이용해 진범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 진흙탕 같은 현실… 다시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진흙탕 같은 현실… 다시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진보경(43)이 첫 소설집 ‘게스트 하우스’(실천문학사)를 냈다. 얼핏 보면 진흙탕 같은 현실에 발목이 빠져 굴복당하는 듯하지만 넘어진 자리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집엔 표제작 ‘게스트 하우스’를 비롯해 등단작 ‘호모 리터니즈’, ‘금성의 시간’, ‘러닝타임’, ‘세 번째 토끼’ 등 9편의 단편이 실렸다. “제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소설 속 인물들이 순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들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아요. 종국에는 독하게 일어서거든요.”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금성의 시간’은 주목할 만하다. 작품 속 아버지는 아들을 잃어버린 시간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잃어버린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빠져나와 현실에 막 적응해 나가려 한다. ‘무언가를 상실한 우리들에게 지구의 시간은 너무 빠르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금성은 자전과 공전 속도가 비슷해 금성에서의 하루는 1년과 같다고 해요. 금성의 시간은 아버지의 시간으로 설정했어요. 소설 속 아버지는 양복점을 운영해요. 어렸을 때 제 아버지도 양복점을 했어요. 양복점에서 일하시며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하는 저희 삼남매를 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요. 그 이미지 때문에 이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일한 연애소설이다. 남자 주인공은 원어민 강사가 쏟아지면서 어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잃고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진다. 지인 소개로 제주도의 한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로 간다. 그곳에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속에 품은 유부남이 있다. “세상엔 많은 연애가 있어요. 도덕적으로 어떤 관계는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봐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고결한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최근 장편소설 집필에 들어갔다. 서로 다른 시간을 품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소설집엔 희생당하고 짓눌린 사람이 많은데 장편소설에선 음지에서 불법을 저지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해요.” 2010년 서른여덟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 “등단 전까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어요. 대학에 가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등단했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했어요. 소설가는 전혀 다른 삶이에요. 소설가의 길을 오래도록 꾸준히 걷기 위해선 밑거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이전과는 좀 달라졌어요. 글을 쓸 때 제 안에 뭔가 자양분이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그는 “아버지께서 국가유공자여서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면제받지 않았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파병됐다. 고엽제가 살포되는 현장에도 있었다. 60세 때 전립선암이 발병해 2006년 돌아가셨다. 국가보훈처에서 고엽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병이라며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등단 소설이 실린 신문을 들고 현충원을 찾았어요. 이번 소설집을 들고도 찾아뵐 거예요.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거예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버려진 동물 5000마리 키우는 60대女 “후임자 찾아요”

    버려진 동물 5000마리 키우는 60대女 “후임자 찾아요”

    중국 현지 일간지인 화시두스바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시에서 ‘사랑의 동물구조센터’를 운영하는 천윈롄(,陳運蓮, 67)씨는 지난 18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길거리에 버려진 유기묘와 유기견 등을 돌보며 생활해왔다. 현재 천씨의 센터에서 보호받고 있는 동물은 유기견 4000여 마리와 유기묘 600여 마리 등 총 5000마리에 이른다. 18년 전, 천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를 팔아 이 동물구조센터를 마련했다. 당시 구조센터를 수리하고 기초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그간 모아둔 저축통장까지 모두 꺼내 해지했다. 접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후원금을 모집했고 함께 일할 사람을 찾아왔다. 그 결과 18년이 지난 현재 이곳에는 15명의 직원이 있으며 그녀를 거쳐 새 보금자리를 찾은 유기동물만 수 만 마리에 달한다. 루 2번 동물들에게 사료를 제공하고 건강상태를 수시로 살피며,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까지, 매달 동물구조센터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은 2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700만원에 달한다. 이 모든 비용은 그녀가 직접 발로 뛰며 모은 후원자들로부터 충당된다. 누구보다도 깊은 애정과 진심으로 버려지고 상처받은 동물들을 돌보는 그녀지만, 최근 고민이 생겼다. 하루도 쉬지 않고 동물들을 돌봐 온 탓에 과로가 누적된데다가 척추에 심각한 이상신호가 생겼기 때문이다. 천씨는 “이제 내 나이도 곧 70살이다. 몸이 마음같지 않아서 3년 전부터 후임자를 찾고 있는데 쉽지 않다”면서 “유기동물 수 천 마리를 돌보는 일은 매우 힘든 길을 가는 것과 같다. 동물들 모두 귀중한 생명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이익을 바라는 것도 안된다. 때문에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후임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보면 손해가 크기도 하지만 이곳이 문을 닫으면 여기 있는 유기동물 수 천 마리는 곧바로 죽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서준 “저보고 여자 설레게 할 줄 안다네요”

    박서준 “저보고 여자 설레게 할 줄 안다네요”

    지난주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까칠하지만 지고지순한 패션지 부편집장 지성준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서준(27).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16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서준은 인기에 들뜨기보다 작품을 잘 마쳤다는 안도감이 더 큰 듯했다. “지상파 첫 주연이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 그다음이 힘들어지잖아요. 이번 작품이 좋아야 다음을 기대하는 분도 있고 저를 써 주는 분도 있는 거니까요.” 주인공 4명 가운데 가장 튀지 않고 다소 밋밋한 캐릭터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지성준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갔다.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로 데뷔한 그는 2013년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 SBS 미니시리즈 ‘따뜻한 말 한마디’ 등에 출연했다. tvN ‘마녀의 연애’와 MBC ‘킬미, 힐미’ 등에 출연하면서 로맨틱 코미디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그녀는 예뻤다’에서 연애 세포를 깨우는 달달한 연기로 데뷔 4년 만에 ‘로코킹’으로 우뚝 섰다. “극 중 차 기자 역의 (신)동미 누나가 ‘넌 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설레는지를 잘 아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전달이 될까 하고 신경을 쓴 것뿐인데…. 어떤 노하우보다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요. 제 의견을 많이 이야기하고 현장에서 풀어지기도 하구요.” ‘킬미, 힐미’에서 쌍둥이 남매로 출연했던 황정음과의 두 번째 연기 호흡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촬영장에서 상대방과 이야기하며 즉흥적으로 맞춰 가는 현장성을 중시하는 편인데 정음 누나와 연기 스타일이 비슷해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극 중 성준이 회사를 그만둔 혜진을 찾아다니다가 미끄럼틀에서 빠져나오면서 머쓱한 나머지 ‘달이 참 밝네’라고 한 것도 그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든 대사다. “현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면 내가 저런 연기를 어떻게 했나 싶고 손발이 오그라들 때가 많아요. 저도 연애할 때는 다정다감한 편이지만 작품을 준비할 때는 성준이처럼 철저하고 냉정한 편이죠. 생각해 보니 허당기도 성준이와 좀 닮았네요. 집에 물건을 잘 두고 나가기도 하고 건망증이 심하거든요(웃음).”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나직하면서도 안정적인 중저음의 말투는 연습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먼 길’이라는 OST도 직접 불렀다. “제 말투가 워낙 느릿느릿한 편이에요. 말끝을 흐리기도 하고 어눌했는데 배우는 딕션(발음)이 중요하니까 꾸준히 보완하려고 애썼죠. 솔직히 노래는 기계가 만들어 준 부분이 많았어요(웃음). 요즘 남자 배우들은 연기는 기본이고 운동, 무술, 노래도 잘하잖아요. 저도 틈날 때마다 조금씩 배워 두기는 했죠.” 장남으로서 부담감도 크고 눈치도 많이 보는 성격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친구를 따라 갔던 연기학원에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기존의 보습학원과는 다른 생동감에서 연기의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서울예술대 연기과에 진학했지만 초반에는 외모 때문에 적잖은 좌절을 겪었다. “신인들은 이미지 캐스팅이 많은데 오디션을 보러 갈 때마다 ‘외모가 촌스럽다, 밋밋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코를 세워야 되나, 성형을 해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많았죠. 그런데 이제는 이런 밋밋하고 특징 없는 제 얼굴 덕에 좀 더 여러 가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감사해요.” 그는 실제로 영화 ‘악의 연대기’와 ‘뷰티 인사이드’에서 상반된 스타일의 연기로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배우로서의 그의 꿈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함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 하나. 그 역시 첫사랑이 초라해졌다면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있었다면 다시 설렐 것 같아요. 저는 외모보다 인상을 보는 편이거든요. 마음 씀씀이가 좋은 사람은 인상이 좋고, 그런 사람은 만나도 기분 나쁘지 않죠. 분명 사람마다 풍기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그린에서 만난 사람] 첫 한·일 골프 국가대표 대항전 주도한 최종태 일본 야마젠그룹 회장

    [그린에서 만난 사람] 첫 한·일 골프 국가대표 대항전 주도한 최종태 일본 야마젠그룹 회장

    1970년대 초 일본 효고현 출신의 22세 청년 히라야마 요시히로는 골프를 배운 지 1년 만에 필드에 나갔다. 20대 초반에 그가 골프채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제법 유복한 재일교포 사업가의 자손이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다. 당시 그는 알고 지내던 일본인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내기 골프판에 휩쓸렸다. 꼭 써야 할 50만엔(약 500만원)을 나머지 세 명이 짜고 치는 ‘네다바이 골프’에 도리 없이 당했다. 집으로 돌아올 차량 휘발유값까지 빼앗긴 그는 인근 주유소의 사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3000엔어치 기름만 넣어주면 내일 두 배로 갚겠다”는 약조를 하고는 간신히 차에 휘발유를 채울 수 있었다. 속임수 골프에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그는 ‘복수’를 위해 “라운드 좀 하자”는 주위 권유를 뿌리치고 꼬박 1년을 연습장과 집을 오갔다. 유명 프로골퍼를 소개받아 한군데 골프장을 정해 놓고 실전 연습도 일주일에 한 번씩 했다. 3개월이 지나자 청년은 그린의 주름 한 자락까지 파악할 만큼 코스의 구석구석을 뀄다. 스크래치부터 스트로크까지 골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내기 방식도 머리에 줄줄이 입력했다. 그리고 1년 뒤 마침내 결전의 날이 왔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날을 택해 1년 전 돈을 빼앗아간 일본인 선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 수 더 배우고 싶다. 1인당 100만엔씩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도전장을 던졌다. 그 선배들은 상전벽해처럼 달라진 기량에다 코스를 완벽히 꿰고 있는 그에게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18번홀이 끝났을 때 청년의 지갑에는 230만엔이 들어 있었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그는 세 명의 선배를 향해 “나쁜 놈들이야”라고 일갈한 뒤 만엔짜리 돈다발을 셋의 얼굴에 뿌려댄 뒤 유유히 골프장을 떠났다. 지난 15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 인근의 다이센 골프클럽에서 만난 히라야마 요시히로는 42년 전의 드라마와 같은 ‘복수혈전’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깊은 감회에 빠진 듯했다. 일본교포 2세인 그의 한국 이름은 야마젠그룹 회장 최종태(63)다. 젊은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효고현에서 운수사업을 크게 일으킨 최맹기씨의 둘째아들이다. 형이 있었지만 요절하는 바람에 그가 장남 노릇을 해야 했다. 사업 수완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의 아버지는 그가 중학교 졸업식을 하고 사흘 뒤 세상을 떴다. 운동에 소질이 있던 그는 당초 축구선수였다. 효고현의 축구 명문 후쿠요 축구부 주장이던 그는 오사카 대표선수로도 나설 만큼 기량이 출중했다. 그러나 조선인이란 이유로 전국체전 출전이 무산되자 감독은 그에게 ‘귀화’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를 어머니에게 털어놨고, 어머니가 들려주는 말에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그의 어머니는 죽은 남편을 대신해 사업을 이끈 여장부였고, 재일대한부인회의 대모이자 당시 재일거류민단의 부회장을 지낸 고(故) 권병우씨였다. 최 회장은 “15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난 늘 어머니의 어깨(뒷모습)를 보고 자랐다”면서 “남에게 입은 은혜는 반드시 돌에 새긴 뒤 꼭 갚아라”는 말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꼭 필요하다”며 골프채를 손에 쥐어준 사람도 어머니였다. 최 회장의 승부 근성과 어머니가 남겨준 ‘삶을 사는 방법’은 다이센 골프장을 사들일 때 역력히 드러난다. 다이센 골프장은 당초 일본의 대기업인 이토추 상사의 소유였지만 25세 때 일본 JC 경력을 시작하면서 쌓아온 이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국립공원 안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을 소유하게 됐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 활약했거나 지금도 뛰고 있는 한국인 프로골퍼들에겐 ‘은사’와도 같다. 고우순과 구옥희를 비롯해 처음으로 일본 무대에 한국여자골프의 존재를 알린 선수들은 물론, 지금은 일본 시니어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종덕을 비롯해 최경주, 양용은, 허석호 등 한국남자골프의 대표 인물들은 모두 그의 ‘한솥밥 동지’였다. 유독 남자 선수들에게 관심을 쏟아온 그는 “일본이나 한국이나 여자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많은데 남자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크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4~15일 다이센 골프클럽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한·일 국가대표 대항전은 그의 골프 사랑이 한 단계 더 높아진 예다. 지난 2월 대한골프협회 최초의 해외이사에 선임된 그는 한국과 일본 골프 꿈나무들의 ‘경연’을 제안했고, 한·일 두 협회가 합의해 첫 대회를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었다. 대회에 필요한 대부분의 경비를 흔쾌히 떠안았다. 대회가 완전히 뿌리내릴 때까지 대회를 더 유치하겠다는 게 최 회장의 생각이다. 7년 전 세상을 뜬 어머니의 유해를 충남 천안 망향의 동산에 자신의 아버지와 합장한 그는 “내 묫자리도 부모님 옆에 마련해 놨다”면서 “내가 죽으면 유골을 셋으로 나눠 한 줌은 부모님 곁에, 또 한 줌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나머지 한 줌은 다이센 골프장 15번홀 그린 뒤에 묻어 달라고 했다. 그러면 골퍼들이 그린 위에서 공을 집을 때마다 절을 할 것이 아니냐”고 껄껄 웃었다. 글 사진 요나고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최종태 회장 ▲1952년 6월 4일 일본 효고현 출생 ▲현 야마젠그룹 회장, 대한골프협회 해외이사, 다이센 골프클럽 이사장 ▲1975년 오사카상업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한국청년회의소 중앙회 부회장 ▲1996~2002년 효고한국상공회의소 의장 ▲1998년 효고현 한일친선협회 부회장 ▲1995~2013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2003년 한국체육대 이학 명예박사 ▲2005~2011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
  • 진흙탕 같은 현실을 이긴 사람들 이야기 ‘게스트 하우스’

    진흙탕 같은 현실을 이긴 사람들 이야기 ‘게스트 하우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진보경(43)이 첫 소설집 ‘게스트 하우스’(실천문학사)를 냈다. 얼핏 보면 진흙탕 같은 현실에 발목이 빠져 굴복당하는 듯하지만 넘어진 자리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집엔 표제작 ‘게스트 하우스’를 비롯해 등단작 ‘호모 리터니즈’, ‘금성의 시간’, ‘러닝타임’, ‘세 번째 토끼’ 등 9편의 단편이 실렸다. “제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소설 속 인물들이 순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들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아요. 종국에는 독하게 일어서거든요.”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금성의 시간’은 주목할 만하다. 작품 속 아버지는 아들을 잃어버린 시간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잃어버린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빠져나와 현실에 막 적응해 나가려 한다. ‘무언가를 상실한 우리들에게 지구의 시간은 너무 빠르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금성은 자전과 공전 속도가 비슷해 금성에서의 하루는 1년과 같다고 해요. 금성의 시간은 아버지의 시간으로 설정했어요. 소설 속 아버지는 양복점을 운영해요. 어렸을 때 제 아버지도 양복점을 했어요. 양복점에서 일하시며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하는 저희 삼남매를 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요. 그 이미지 때문에 이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일한 연애소설이다. 남자 주인공은 원어민 강사가 쏟아지면서 어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잃고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진다. 지인 소개로 제주도의 한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로 간다. 그곳에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속에 품은 유부남이 있다. “세상엔 많은 연애가 있어요. 도덕적으로 어떤 관계는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봐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고결한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최근 장편소설 집필에 들어갔다. 서로 다른 시간을 품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소설집엔 희생당하고 짓눌린 사람이 많은데 장편소설에선 음지에서 불법을 저지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해요.”  2010년 서른여덟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 “등단 전까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어요. 대학에 가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등단했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했어요. 소설가는 전혀 다른 삶이에요. 소설가의 길을 오래도록 꾸준히 걷기 위해선 밑거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이전과는 좀 달라졌어요. 글을 쓸 때 제 안에 뭔가 자양분이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그는 “아버지께서 국가유공자여서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면제받지 않았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파병됐다. 고엽제가 살포되는 현장에도 있었다. 60세 때 전립선암이 발병, 2006년 돌아가셨다. 국가보훈처에서 고엽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병이라며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등단 소설이 실린 신문을 들고 현충원을 찾았어요. 이번 소설집을 들고도 찾아뵐 거예요.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거예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서준 “밋밋한 외모때문에 성형 고민... 이젠 연기 폭 넓힐 장점”

    박서준 “밋밋한 외모때문에 성형 고민... 이젠 연기 폭 넓힐 장점”

     지난주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까칠하지만 지고지순한 패션지 부편집장 지성준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서준(27).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16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서준은 인기에 들뜨기보다 작품을 잘 마쳤다는 안도감이 더 큰 듯했다.  “지상파 첫 주연이어서 걱정이 많았어요.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 그다음이 힘들어지잖아요. 이번 작품이 좋아야 다음을 기대하는 분도 있고 저를 써 주는 분도 있는 거니까요.” 주인공 4명 가운데 가장 튀지 않고 다소 밋밋한 캐릭터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지성준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갔다.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로 데뷔한 그는 2013년 MBC 주말극 ‘금 나와라 뚝딱!’, SBS 미니시리즈 ‘따뜻한 말 한마디’ 등에 출연했다. tvN ‘마녀의 연애’와 MBC ‘킬미, 힐미’ 등에 출연하면서 로맨틱 코미디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그녀는 예뻤다’에서 연애 세포를 깨우는 달달한 연기로 데뷔 4년 만에 ‘로코킹’으로 우뚝 섰다.  “극 중 차 기자 역의 (신)동미 누나가 ‘넌 여자들이 어떻게 하면 설레는지를 잘 아는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웃음). 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전달이 될까 하고 신경을 쓴 것뿐인데?. 어떤 노하우보다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여유가 좀 생긴 것 같아요. 제 의견을 많이 이야기하고 현장에서 풀어지기도 하구요.”  ‘킬미, 힐미’에서 쌍둥이 남매로 출연했던 황정음과의 두 번째 연기 호흡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촬영장에서 상대방과 이야기하며 즉흥적으로 맞춰 가는 현장성을 중시하는 편인데 정음 누나와 연기 스타일이 비슷해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극 중 성준이 회사를 그만둔 혜진을 찾아다니다가 미끄럼틀에서 빠져나오면서 머쓱한 나머지 ‘달이 참 밝네’라고 한 것도 그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든 대사다.  “현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면 내가 저런 연기를 어떻게 했나 싶고 손발이 오그라들 때가 많아요. 저도 연애할 때는 다정다감한 편이지만 작품을 준비할 때는 성준이처럼 철저하고 냉정한 편이죠. 생각해 보니 허당기도 성준이와 좀 닮았네요. 집에 물건을 잘 두고 나가기도 하고 건망증이 심하거든요(웃음).”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나직하면서도 안정적인 중저음의 말투는 연습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먼 길’이라는 OST도 직접 불렀다.  “제 말투가 워낙 느릿느릿한 편이에요. 말끝을 흐리기도 하고 어눌했는데 배우는 딕션(발음)이 중요하니까 꾸준히 보완하려고 애썼죠. 솔직히 노래는 기계가 만들어 준 부분이 많았어요(웃음). 요즘 남자 배우들은 연기는 기본이고 운동, 무술, 노래도 잘하잖아요. 저도 틈날 때마다 조금씩 배워 두기는 했죠.”  장남으로서 부담감도 크고 눈치도 많이 보는 성격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친구를 따라 갔던 연기학원에서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기존의 보습학원과는 다른 생동감에서 연기의 매력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서울예술대 연기과에 진학했지만 초반에는 외모 때문에 적잖은 좌절을 겪었다.  “신인들은 이미지 캐스팅이 많은데 오디션을 보러 갈 때마다 ‘외모가 촌스럽다, 밋밋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코를 세워야 되나, 성형을 해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적이 많았죠. 그런데 이제는 이런 밋밋하고 특징 없는 제 얼굴 덕에 좀 더 여러 가지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감사해요.”  그는 실제로 영화 ‘악의 연대기’와 ‘뷰티 인사이드’에서 상반된 스타일의 연기로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배우로서의 그의 꿈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함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 하나. 그 역시 첫사랑이 초라해졌다면 다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있었다면 다시 설렐 것 같아요. 저는 외모보다 인상을 보는 편이거든요. 마음 씀씀이가 좋은 사람은 인상이 좋고, 그런 사람은 만나도 기분 나쁘지 않죠. 분명 사람마다 풍기는 에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사람이자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

    “내가 왜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이런지 몰라” 혹시 유행가 가사처럼 이런 적 없나요. “요즘 나 왜이러지? 예전엔 안그랬는데, 성격이 이상해졌나?” 나이가 듦에 따라 어쩐지 자꾸 내가 아닌 내가 되어가는 느낌! 정말 왜 그러는 걸까.근데 나 자신만 그러면 그나마 괜찮다. 내남편, 내아내가 “왜저러지?“그렇게 말 잘듣고 예뻤던 내 아들딸들이 “요즘 왜그러지?” 이런 경험들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당사자들만의 문제 때문일까. 이는 바로 ‘호르몬’ 때문이란다. 호르몬을 이해해야 사람의 질병과 건강을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나와 가족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호르몬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가족의 화목이 깨질 수 있다는 의미다.결혼한 지 10년, 20년 넘은 부부들. 예전 연애할 때처럼 지금도 설레는지? 아니면 그냥 편하고 가족같이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 중년들은 자주 피곤하고 근력도 없어지고 먹으면 뱃살만 나오는지 걱정되는 사람들. 이런 증상들이 뭘 잘못먹어서 그러는 걸까. 바로 우리몸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란다. ‘ 호르몬 명의’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를 만나 ‘호르몬이 우리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해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봤다. ⇒ “호르몬 호르몬” 하는데 호르몬이 뭔가요?그리스어로 “흥분시키다, 불러일으키다”라는 뜻인데 성적인 의미라기보다 몸을 자극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몸의 장기인 간, 신장, 부신들은 고유의 대사기능을 하는데 어떻게 서로 기능을 서로 조율하게 되는 걸까. 바로 이런 시스템은 신경조직과 호르몬이 한다. 한마디로 호르몬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물질이다. 호르몬은 개인의 건강, 성격, 감정까지 좌우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 구성요소가 본체, CPU, 소프트웨어프로그램 등이라면 간, 심장 장기는 부품이고 피부, 근육은 외장본체, 복잡한 CPU는 호르몬으로 비유될 수 있다. 우리몸의 다양한 조직들은 이런 화학물질이 전해주는 신호에 의해 움직이는데 이런 신호전달의 중심에 호르몬이 있다. 생명신호를 전달하는 게 두개 시스템이 있는데 하나는 신경게이고 다른 하나는 내분비계다. 신경계의 시스템을 유선전화라고 한다면 내분비계는 멀리 있는 세포까지 신호를 전달하는 광대역 와이파이라 할 수 있다. ⇒ 우리몸에 중요한 호르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호르몬 종류는 약 4000가지로 추정한다.화학적 구조에 따라 크게 두 가지인데 단백질계와 스테로이드계로 나눌 수 있다.우리 신체에 중요한 호르몬으로는 크게 성장호르몬(남성여성 신체,노화방지), 남성호르몬(남성답게 만들어줌), 코티솔호르몬(부심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생존하는데 필요), 갑상선호르몬(에너지 자동차 엔진만큼 중요), 감정조절호르몬(감정, 감각조절호르몬, 행복호르몬 세라토닌, 감각 감정호르몬 중 우울감, 스트레스, 충동 등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 감각호르몬(미각, 시각 등), 성욕호르몬(종족본능), 식욕호르몬(과다하면 비만, 프랑스 패션모델 식욕호르몬을 거부하는 행위로 거식증을 유발함)이 있다. 최근 새로 발견돤 것으로는 허벅지, 지방, 간에서 나오는 호르몬이다. 허벅지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아이리스신이라 한다. 아이리스신 중 나쁜 지방은 백색지방으로, 좋은 지방인 갈색지방으로 바꿔주기도 한다. 간에서 나오는 헤파토카인 호르몬이 있는데 간에 지방이 끼면 헤파토카인이 잘 안나와 이게 부족하면 내장지방, 동맥경화가 생기게 되고 암, 치매 등 성인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 연인들이 첫눈에 반할 때 작용하는 호르몬이 있다는데?서로 원수집안데도 첫눈에 반한 로미오와 줄리엣, 바로 도파민호르몬 때문이다. 흔히 이성을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져버렸어”라고 얘기하는데, 통계적으로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90초에서 4분사이라고 한다. 이때 눈깜짝할새에 도파민이 분비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도파민은 이성을 마비시키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이 나오면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된다. 관습이나 도덕에 의해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사물에 대해 애착을 느끼게 되는 호르몬이 도파민이다. 예를 들어 충동구매, 인터넷 홈쇼핑 중독자도 도파민 호르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지나치면 산만하며 감정기복이 심할 경우도 생긴다. 그다음에 사랑이 더 깊어지면 페닐에틸아민이 나오는데 이 수치가 높아지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퐁퐁 솟아나게 된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렛을 주고받는데 이 초콜렛 성분이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이렇게 사랑이 더욱 깊어지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상대와 포옹, 키스 등 만지고 싶은 신체접촉을 했을 때 호르몬이 급격히 늘어난다.한마디로 사랑을 하면 “열병”을 앓는 이유가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옥시토신, 또 하나 엔돌핀이 분비돼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 근데 첫눈에 반했던 사랑이 왜 꺼지는 걸까요. 남녀가 사랑에 불같이 빠져지내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그랫냐는 듯 일순간 꺼지는 건 사랑의 유통기한이 있다는 얘기다. 사랑은 뇌와 호르몬의 교환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처음 느꼈던 짜릿한 순간들이 시간이나 과정에 호르몬의 반감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사랑에 빠져 사랑이 유지되다가 18개월에서 30개월이 지나면 이런 호르몬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흔히 얘기하는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진다. 근데 남성이 여성보다 이런 반감기가 빠르단다. 2년마다 사랑의 배터리가 방전되면 재충전을 해야 한다. 이럴 땐 헤어스타일을 바꾼다거나 집안분위기를 바꿔보고 가끔 여행도 시도해보고, 회사근처로 불러 외식도 한번씩 해주는 게 효과적이다. ⇒ 우리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호르몬은?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몸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아드레날린 등 교감신경호르몬이 분비된다.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축축해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등 신체변화가 나타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에는 에피네피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이런 호르몬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려고 만들어지는 호르몬인데 이것이 과장되면 스트레스가 된다. 흔들다리 증후군이라고 해서 흔들다리에 있으면 스트레스로 호르몬이 나오기도 한다. 코티솔호르몬은 여러 스트레스에 대항할수 있도록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 ⇒ 성장호르몬, 청소년뿐 아니라 60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요?성장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수면, 운동 등으로 아이들 키크게 하는 신체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근데 성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팔다리가 점점 가늘어지는데 복부는 지방에 쌓이면서 D라인이 되는데 바로 성장호르몬이 주범이다. 뇌하수체서 만들어지는 성장호르몬이 몸안서 평생 분비되는데 그 양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여성은 50대에, 남성은 40대부터 노화가 온다. 이때 남성,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 지방을 주목해야 한다. 남성엔 근육을 발달시키고 지방을 빼게 하는데 40대 초반부터는 근육이 줄어들고 지방이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남성들이 나이가 먹으면 배가 나오게 된다. 성장 호르몬을 키크는 데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성장호르몬은 20대부터 줄어들게 되는데 10년마다 14.4%씩 감소한다. 60대가 되면 20대최고치의 절반도 안되며 70대에는 5분의1이하로 뚝 떨어지게 된다. ⇒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인데 커피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은.코티솔 호르몬은 스트레스를 대항하는 호르몬이다. 커피같은 음식을 자주 접하는 것을 피해야 된다. 커피는 하루 권장량이 2잔이다. 커피를 과다하게 마시면 카페인 때문에 가슴이 메스껍고 두근거리는 현상도 있다. 카페인으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면 혈압, 맥박이 올라가게 된다. 커피가 호르몬을 교란시킨다. 외부환경에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 순환에 장애가 와서 소화도 안되고 머리카락도 빠지게 된다. 커피를 많이 마셔서 카페인이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메스껍고 속이 안좋은 사람처럼 말이다. ⇒ 숙면을 못하는 게 호르몬 때문이라는데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나.수면호르몬은 멜라토닌인데 송과선에서 나오는 거다. 재미있는 건 멜라토닌은 낮에 30분 이상 햇볕을 쐬어야 잘나온다. 낮과밤을 인식하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우리 주변의 밝기가 일정수준으로 떨어지면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고 성정호르몬뿐만 아니라 밤중에 나오는 여러 호르몬의 분비가 일어난다. 개구리의 피부색깔을 바꾸는 호르몬이다 해서 멜라토닌이라 불린다. 잠을 못잘 때 다크서클이 생기는 건 멜라토닌이 나오지 않아서다. ⇒ 흥미로운 호르몬 어제는 ‘터프가이’ 오늘은 ‘꽃미남’ 이 좋다?한 실험결과 배란기 직전의 여성은 남자다운 얼굴을 선호하고 배라기후에는 여성스러운 남성을 더 좋아한다. 임신할 때는 남자다운 인상을 선호하고 비가임기에는 남성호르몬이 적게 나오는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꽃미남 타입을 좋아한다는 심리란다.남자는 약지가 길고 여자는 검지가 길어야 선남선녀라고? 일반적으로 남성은 약기보다 검지가 길다. 반대로 여성은 검지가 약지보다 기다란데 약지는 테스토스테론, 검지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라 볼 수 있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주차를 더 잘하는 건 우뇌에 공간을 인지하는 방향감각과 공간감각이 더 뛰어나다. 건축이나 엔지니어링 분야에 남자가 많은 게 이 때문이다.⇒ 건강검진 시 꼭 체크해야 할 호르몬검사가 있다면. 호르몬은 병이 발생되기 이전에 위기상황의 구조신호를 보낸다. 미리 알면 건강을 지킨다. 오히려 늦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직장 건강검진에서 반드시 호르몬검사를 해야 한다. 남성갱년기, 여성갱년기 생애 주기별 시점에 호르몬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의료는 4P라고 한다. ”Personality, Prevention, Prediction, Participation"으로 개별적으로 맞는 치료를 해줘야 한다. 만약 이런 것들이 미리 제시되지 않는다면 일반인들이 근거없는 의료기기나 약물 복용에 빠질 수 있다. 우리 건강검사 항목이 너무 정형화된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남성호르몬 치료제로 먹는 약, 주사약으로 다양한 제제가 나와 있듯이 더 다양한 호르몬의 세계를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호르몬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식사로 조절하는 게 좋다.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주사 같은 걸로 해결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 식사때 당지수가 높은걸 피하고 흰쌀, 설탕, 밀가루음식이 대표적이다. 음식에 트랜스지방, 액상과당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잘 살펴보고 많은 건 피하라. 또 과일은 사과가 좋고 딸기나 수박은 많이 먹는걸 삼가야 한다.이왕이면 호르몬에 좋은 음식을 먹어라. 남성은 견과루, 토마토, 부포화지방산이 많은 보신탕, 추어탕, 장어가, 여성은 석류, 콩 등이 호르몬에 도움이 된다. 두 번째 운동을 하려면 제대로 해라.유산소운동을 30분이상 해야 하고 이내는 별 운동효과 없다. 근력운동은 적당하게 하고 이틀에 한번씩 20분정도로. 덤벨이나 아령보다는 자전거타기, 걷기, 다리들어올리기운동을 하는 게 좋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도 술, 담배, 커피보다도 음악을 감상하는게 좋다. 스트레스를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충분한 꿀잠을 자라. 일상 먹는 약물들 조심해야 한다. 호르몬의 균형을 깨는 걸 조심하라. 약물의 오남용을 경계해야 한다. ⇒ 국민건강을 위해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라고 권하고 싶다. 동기부여를 하면 좋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도파민은 성공 전의 갈망과 기대감으로 인해 성취 이전에 훨씬 더 분비량이 많아진다는 사실이다. 결국은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일을 하면 지치고 힘든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에게 도파민 분비가 증가되어 동기부여가 된다. 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라. 한사람의 우주가 집-회사-병원 3개뿐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여기에 취미, 봉사활동 등 5개, 10개나 되는 사람도 있다. 한 사람, 한사람 모두가 우주라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 또 하나의 에너지를 갖는 자원이다. ■ 호르몬 명의 안철우 교수는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5년 용산고, 1991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의학과 박사를 받았으며 2002년부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당뇨병센터장과 더불어 혈관대사연구소장, 의생명연구센터 소장 등을 맡고 있다. 안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호르몬 치료 명의다. 특히 제2형(후천성) 당뇨병 연구와 치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당뇨 환자의 정맥을 통해 주사, 혈당을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이 치료법은 당뇨 환자의 복부에서 지방을 5g 정도 채취한 다음 중간엽 줄기세포를 분리해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로 분화시켜 되돌려주는 방법이다. 안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이 치료법의 효과를 확인했다. 내년부터는 사람을 대상으로 본격 임상시험연구에 착수한다. 안 교수는 모바일 인터넷 기반 사이버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통한 당뇨병의 지속적인 관리 및 홍보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당뇨병은 어떤 질환보다 환자의 자기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매일 진료상황을 자상하게 설명하는 방법으로 내분비 호르몬 이상 환자들과 깊은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그동안 진료경험을 토대로 호르몬 관련 질환을 설명한 ‘아!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었어?’(지식과감성)를 대화하듯이 구어체형식으로 알기 쉽게 펴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칠레 110세 할머니에 스페인 국왕이 ‘친필 사진’ 선물한 사연

    칠레 110세 할머니에 스페인 국왕이 ‘친필 사진’ 선물한 사연

    스페인계 후손이라면 국적을 떠나 챙기는 스페인 국왕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 펠리페 국왕부부가 칠레에 사는 장수 할머니 델피나 베게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사진을 선물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칠레 주재 스페인대사관으로부터 사진 선물을 받은 할머니는 "일생 받은 선물 중 가장 감동적인 선물"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1905년 칠레에서 태어난 베게 할머니는 올해 110살이 됐다. 1세기 넘게 칠레에서 살고 있는 할머니는 칠레 국적을 갖고 있지만 프랑스계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럽계 후손이다. 할머니는 어머니의 모국인 스페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특히 스페인 국왕의 일거수일투족은 일평생 할머니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 할머니가 특별한 선물을 원하기 시작한 건 3개월 전 요양원 '스페인의 집'에 들어가면서다. 9월 20일 생일을 맞은 할머니는 "생일선물로 스페인 국왕의 사진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친구들에게 했다. '스페인의 집' 최고령자인 베게 할머니의 소원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스페인대사관까지 흘러들어갔다. 스페인대사관이 이런 할머니의 마음을 본국 정부에 전하면서 소원은 기적처럼 이뤄졌다. 베게 할머니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정말 소원이 이뤄질지는 몰랐다."며 "스페인의 따뜻한 마음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100살을 훌쩍 넘겼지만 정정하다. 귀가 약간 어두워졌지만 아직도 혼자서 일상생활을 모두 소화한다. 할머니의 손녀 마리솔 바란다(52)는 "할머니가 한동안 말이 없었지만 스페인 국왕의 사진선물을 받은 후 다시 말씀이 많아지셨다."며 사진이 할머니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베게 할머니는 2명의 자식과 8명의 손자, 14명의 증손자를 뒀다. 사진=tvn-2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길섶에서] 갈대와 저어새/이경형 주필

    한강 하구를 따라 펼쳐진 갈대밭에 가을비가 내린다. 이틀 동안 비를 맞은 갈대는 수수처럼 붉다. 바싹 마른 갈대는 습기를 품으면서 빛깔의 명도가 높아졌다. 검붉은 색인데도 투명해 보인다. 가뭄 끝에 내린 가을비의 푸근함처럼 각박한 세상의 사람들도 서로 보듬어 주면 너그러워질까. 우리네 삶도 사랑이라는 물기를 머금으면 풍성해질까. 강물이 빠르게 빠진다. 썰물의 속도만큼 개펄은 그 넓이를 더해 나간다. 개펄과 강물의 어름에는 오리들이 떼를 지어 먹이를 찾고 있다. 몽골이나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검은 색깔의 청둥오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과 떨어져 몸집이 흰 놈이 강가 옅은 물에서 검은색의 긴 부리를 처박고 열심히 지그재그로 휘젓고 있다. 저어새였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쌍안경으로 숨을 죽이고 관찰했다. 한참을 물속을 부리로 저어 댔으나 계속 허탕이었다. 드디어 넓적한 주걱 부리를 물 밖으로 쳐들고 뭔가를 삼켰다. 저어새가 아침 식사 한 끼를 때우는 것도 손쉬운 일은 아닌가 싶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사람이라고 특별히 저어새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연예 포스토리 21] 손창민, 유명 조폭 만난 이유 들어보니…

    [연예 포스토리 21] 손창민, 유명 조폭 만난 이유 들어보니…

    속도감 있는 전개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출세지향적 인물의 끝판왕 강만후 회장 역으로 활약중인 손창민은 올해로 연기 경력이 무려 44년이 됐는데요. 본인 인생의 약 90%를 배우로 살아온 손창민. 오늘 ‘연예 포스토리’ 21회는 그의 가치관과 그가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봅니다.   ●1994년, 악역 전문 배우의 시작 1971년 7세의 나이로 영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아역 데뷔한 손창민은 현재 많은 시청자들에게 ‘악역 전문 배우’로 익숙할 겁니다. 그가 처음 악역을 맡게 된 것은 1994년의 일인데요. 그는 SBS 드라마 ‘작별’에서 야망을 위해 10년간 자신을 뒷바라지한 애인을 버리고 병원 상사의 딸을 택하는 출세지향적인 인물을 연기합니다. 첫 악역을 맡으며 손창민은 “주변에서 ‘밝고 선량한 청춘 스타의 인상이 강하다’고 얘기할 때마다 내심 불만스러웠다”고 말했는데요. 마침 그는 배우로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떤 때라 때맞춰 들어온 악역 출연제의를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고 하네요. ●의사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탤런트 1위 비록 악역이었지만 손창민은 ‘의사’로서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킵니다. 1998년 대한간호협회 간협신보가 전국의 간호사 2000명을 대상으로 ‘의사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탤런트’를 조사한 결과, 손창민은 26.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는데요. 그의 뒤를 이어 이름을 올린 탤런트는 이재룡, 한진희, 장동건, 한석규, 노주현, 박상원 등이었습니다. 손창민이 이 설문조사에서 1위로 뽑히는 데는 앞서 의사 역할로 출연했던 드라마 ‘빙점’, ‘겨울나그네’, ‘사랑이 꽃 피는 나무’, ‘작별’, ‘의가형제’ 등 에서 해당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손창민, 유명 조폭 만난 이유 직업이 ‘탤런트’인 손창민이 완전히 다른 직업인 ‘의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건, 그의 엄청난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손창민은 의사 역을 연기하기 위해 직접 의사들을 만나고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드라마 ‘키드갱’, 영화 ‘상사부일체’에서 조폭 역할을 맡을 때는 조폭의 역사를 공부하고 유명한 조폭을 실제로 만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손창민은 본인이 만난 조폭이 누구인지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들을 통해 조폭들의 삶과 인생관을 확실히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손창민이 말하는 ‘롱런’의 비결 40년 넘게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손창민은 ‘체력이 능력’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연예인은 대부분 올빼미 생활을 한다. 일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면서 “그러나 평상시에 올빼미가 돼서는 곤란하다. 체력을 비축하는 시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소 일이 없을 때도 아침 8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헬스와 조깅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철저한 관리가 바로 그의 롱런 비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권상우나 비 같은 몸매는 안 된다” 왜? 아침 8시에 일어나 헬스와 조깅을 하는 손창민이지만, 역시 ‘체력관리’와 ‘몸만들기’는 엄연히 다른가 봅니다. 손창민은 2005년 SBS 드라마 ‘불량주부’에 출연하며 “아무리 운동해도 권상우나 비 같은 몸매는 안 된다”고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10년 전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집주변 한강 둔치를 10km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아침 저녁으로 헬스클럽도 다니고 윗몸일으키기도 500~1000개 정도 한다”면서 “하지만 몸매가 권상우나 비처럼 되지는 않더라”고 말하는데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나이’를 꼽으며 “왜 이렇게 하는데도 안 될까 생각해보니 이게 다 나이 때문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권상우나 비만큼 탄탄한 몸은 아닐지라도, 이렇게 체력관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손창민은 멋진 사람’임을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배우 마음 돌린 작가의 고백 일부 20대에게는 ‘의사’ 손창민보다 ‘신돈’ 손창민이 더 익숙하기도 할 텐데요. 고려 말 공민왕과 승려 신돈의 대결을 다룬 MBC 드라마 ‘신돈’은 손창민에게 ‘생애 첫 사극’이었습니다. 그는 수염을 붙이고 상투를 트는 것이 스스로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사극을 항상 거절해왔는데요. 그런 그의 마음을 돌린 건 작가의 ‘짝사랑’이었습니다. ‘신돈’의 정하연 작가는 손창민에게 “왜 나의 짝사랑을 안 받아주느냐”고 러브콜을 보냈고, 손창민은 이 말에 감동해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손창민은 직접 절에 방문해 승려의 삶을 관찰했는데요. 그는 “조계사에 방문해 108배를 하고 나니 3000배에 도전하고 싶더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돈, 그리고 중견 연기자의 책임감 손창민이 신돈에 출연할 때 그의 나이는 40이었습니다. 그는 나이에 걸맞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마흔이 넘었다. 시청자들이 내 얼굴을 보겠느냐. 몸매를 보겠느냐. 이제 연기력과 모든 행동에 책임을 지는 중견 연기자로 뿌리를 내릴 때가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손창민은 “‘신돈’은 내가 뛰어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말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청률 면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그의 연기인생 커리어에는 한 획이 그어진 것 같습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유치원 단짝친구, 30년 후 모르고 만나 사랑에 빠지다

    유치원 단짝친구, 30년 후 모르고 만나 사랑에 빠지다

    첫 만남부터 사랑에 빠져 미래를 약속한 동갑내기 커플이 알고보니 30년 전 함께 뛰어 놀았던 단짝친구였다면? 최근 미국잡지 피플은 마치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에서나 볼 법한 한 커플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전했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출신인 이들 커플의 이름은 올해 33세 동갑내기인 저스틴 파운더스와 에이미 기버슨. 이들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살 어린이였던 저스틴과 에이미는 지역 내 같은 유치원을 다녔다. 흥미로운 것은 아직 사랑을 모르는 두 사람이 풋풋한 단짝 친구였다는 것. 항상 함께하며 사랑인지 우정인지 모를 교감을 나눴던 두 어린이는 누구나 그렇듯 다른 초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1년 전인 지난해였다. 저스틴이 한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올라온 에이미의 사진과 이름을 보고 호감을 느낀 것. 이들은 온라인상의 채팅을 거쳐 실제로 만나 곧 사랑에 빠졌다. 에이미는 "처음 저스틴을 본 순간 사랑에 빠졌다" 면서 "마치 내가 결혼해야할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이 자신들의 '과거'를 알게된 것은 최근이었다. 저스틴이 '에이미' 라는 이름을 좋아했다며 유치원 시절에 기억을 털어놓은 것. 이에 과거의 기억을 맞춰보던 두 사람은 같은 유치원을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부모의 사진첩에서 어린시절 함께 찍은 그들의 사진을 찾아냈다. 에이미는 "저스틴의 어머니가 낡은 사진첩에서 우리 두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냈다" 면서 "사진을 본 순간 눈물이 났다. 남자친구가 좋아했다던 그 꼬마 소녀가 바로 나였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30년 만에 이렇게 다시 이어진 인연은 결국 결혼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 같다. 저스틴은 "같은 과거를 공유한 사이지만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최고의 친구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면서 "여자친구에게 청혼할 완벽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진희 이지아 주연, ‘설련화’ 11일 방송… “천년 전 사랑” 판타지 멜로

    지진희 이지아 주연, ‘설련화’ 11일 방송… “천년 전 사랑” 판타지 멜로

    지진희 이지아 주연, ‘설련화’ 11일 방송… “천년 전 사랑" 판타지 멜로 지진희 이지아 주연 지진희 이지아 주연의 2부작 판타지 멜로드라마 ‘설련화’가 방송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설련화’는 꿈 속에서 천년 전 사랑을 다시 만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멜로드라마로, 오는 11일 SBS에서 방송된다. 배우 지진희 이지아, 서지혜, 안재현, 최민 등이 출연한다. 꿈과 현실을 오가는 환상적인 스토리와 천년 전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어우러져 관심을 높이고 있다. 지진희는 ‘설련화’에서 자신의 꿈을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 ‘루시드 드림’을 기획해 천년 전 사랑의 비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임회사 CEO 이수현 역을 맡았다. 이지아는 미대를 휴학하고 알바 전선에 뛰어 들었다가 수현이 만든 시나리오를 읽고 자신의 꿈과 묘한 일치에 혼란스러워하는 한연희 역을 연기한다. 수현과 연희의 꿈에 등장하는 천년 전 남자 마문재 역할은 안재현이, 수현의 정혼자 최유라 역에 서지혜, 연희를 짝사랑하는 선배 강태주 역은 최민이 각각 연기한다. 설련화는 11일 밤 11시 1, 2회가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다만 앞서 2015 WBSc 프리미어12의 한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중계가 예정돼 있어 방송시간이 유동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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