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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열매
    20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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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이원규 지음,좋은생각 펴냄) ‘지리산 시인’이라 불리는 작가의 산문집.책에서 그는 낙동강·백두대간을 훑은 이유와 함께,‘생명 평화 탁발순례단’에 참여해 도법 스님과 매달 천리를 걷는 까닭을 밝히며 생명·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다.9000원. ●박두진의 상상력 연구(김응교 지음,박이정 펴냄) 저자의 박두진에 대한 박사논문과 전기적 고찰을 합친 저서.박두진 시에 담긴 상상력의 핵심은 ‘빛의 힘’과 ‘돌의 꿈’인데 여기에 다양한 상징적 요소가 병치,혼합된다고 분석.1만 2000원. ●밥과 사랑(박덕규 지음,해토 펴냄) 시인·비평가로 활동한 저자가 지난 2월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해 통과된 소설로 화제가 된 작품.물질을 상징하는 ‘밥’의 논리만이 횡행하는 시대에 정신을 상징하는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본다.8500원. ●수요일의 여자 사우나(루트 리프 지음,이정언 옮김,시아출판사 펴냄) 갱년기를 맞은 두 여성과 ‘그녀’ 등 세명의 시선을 빌려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굴곡 많은 삶·사랑·우정 등을 되돌아본다.중년 이후에 겪는 내면의 상태도 그린다.8500원. ●국역 북산산고(北山散稿)(임규 지음,홍찬유 감수,정후수 역주,깊은샘 펴냄) 독립선언서를 일본에 전달한 독립운동가이자 한글학자인 저자의 문집.한학에 정통했으면서도 옛 사상에만 얽매이지 않은 실용주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2만 5000원. ●메일 쓰는 여자(지니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본격문학과 대중문학 사이에서 ‘중간문학’이라 불리는 범주의 소설.일괄적 서술을 탈피해 매맞는 아내인 주인공의 서술,그가 다른 남자와 주고 받는 메일 등으로 구성한 형식 실험이 눈길을 끈다.8500원. ●신탁의 밤(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 펴냄) 다방면의 글쓰기를 자랑하는 작가의 최신 장편.허구와 현실,시간의 본질 등을 주제로 글쓰는 것의 의미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환상적 분위기로 풀어간다.9500원. ●미시마 유키오를 만났다(오영주 지음,어드북스 펴냄) 군국주의의 부활을 호소하며 할복자살한 일본 작가를 모티프로 해 작가가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할 의도로 쓴 소설.8000원.˝
  • 애송시집 인기상승 양미경씨

    “흔히 시(詩)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좋아하는 시를 찾아 읽고 또 느끼다보면 절로 사랑하게 됩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으로 출연했던 탤런트 양미경(43)씨는 단순한 시객(詩客)이 아니다.비록 드라마는 종영됐지만 요즘 그의 애송시집 ‘양미경의 가슴으로 읽는 시’가 인기를 끌면서 ‘문화상궁’으로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한 시인이더라도 초판 5000부의 시집이 팔리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의 시집은 한달만에 벌써 초판 8000부를 훌쩍 넘기고 있다.지난 13일 오후 악극 ‘미워도 다시한번’을 연습중이던 양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의 독특한 ‘시담론’을 들었다. 시집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팬들이 예쁘게 봐준 덕분이고 또 팔리는 수익금 전액이 ‘사랑의 열매기금’으로 충당된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혼자 읽으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시를 모아 출간하게 됐다는 그는 “시는 따지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슴에 전해져오는 느낌 그 자체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저희 집 안방에는 시집이 수백권 있어요.처녀때부터 갖고 있던 영시도 있고요,한시도 있지요.문득 여행갈 때 묵은 시집 한권씩 꺼내 읽으면 정말 그 느낌이 새록새록 달라지는 것 같아요.” 양씨는 학창시절부터 시를 무척 좋아했단다.좋은 글귀를 접하면 곧장 메모지에 옮겨 책갈피에 오래오래 넣어두곤 했다.특히 김승희씨의 시처럼 걸쭉하고 거칠면서 깊이 있는 시의 세계에 한없이 빠져보기도 했다. 또 이상이나 이중섭씨 같은 색깔이 강한 작가를 좋아했다.박노해씨 같은 사랑과 희망이 담겨진 그런 시도 무척 좋아했다고 양씨는 덧붙였다.그러나 결혼후 아이를 키우면서 애송시의 취향이 바뀌어 동화같은 정채봉씨의 시가 너무 곱게 느껴졌다고 했다. “음식 만드는 것도 시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두부요리 만들기를 좋아하지요.특히 된장찌개를 끓이면 집에서 칭찬을 많이 받아요.” 오는 17∼18일 ‘미워도 다시한번’ 김천 공연과 다음달 5∼9일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잠시 쉬면서 다음 일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문기자 km@˝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누군들 고통속에 머무르고 싶은 이가 있겠는가. 지금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고요한 평온을 누리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쉽지 않느니,아주 드물게는 이대로 영원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오,그때는 순간으로 짧은 것. 비록 짧게였지만 깊게 느껴졌던 그 순간을 맛본 사람은 자주 꿈을 꾸느니.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에 대하여 꿈 꾸느니. 오늘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배우러 또 길을 떠난다.길은 경남 하동 섬진강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푸른 전설과 향기짙은 신화의 몸 위로 흘러간다.언제 걸어도 새로운 길이다.길에서 만난 바람에게 묻는다.하동의 옛 일과 옛 사람을 묻는다.옛 사람 가운데서 노랫말 없는 노래를 소리로 부르면서 근심걱정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가르쳤던 쌍계사 혜소(慧昭,774∼850) 스님 소식을 묻는다. 그 스님이 말했던가,노래했던가.노래한다는 것은 뭍 새들 우는 소리,뭍 벌레들 우는 소리,바람소리 물소리 천둥소리 빗소리,아 서리내리는 소리 속으로,숨어 흐느껴 우는 외로운 사람 울음소리 속으로,입으로 소리내지 않고 마음으로 우는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 한몸이 되는 것이라고.가서 자연이 되는 것이라고.그리하여 모든 것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그것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이라고.그 스님은 쌍계사에 계실거라고 바람이 말했다.어쩌면 보고도 못 알아 볼지 모른다는 야릇한 말을 나그네 뒤에다 던지고는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하동 옛일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고 송림(松林) 바람이 전해준다. ●자연에 동화돼야 고통 사라져 하동은 신라와 백제가 서로 뺏고 빼앗기는 두 나라의 변방이면서도 서울 못지않은 전략거점이었다.진주도 한동안 백제 땅이었다.신라에 진주를 내주고 하동으로 물러선 백제는 더 후퇴할 수가 없었다. 신라는 하동을 넘고 섬진강을 건너야 호남평야를 얻고 중국 가는 편리한 뱃길을 잡을 수 있었다.두 나라의 전투는 하동 땅 산과 들에서 자연 오래 끌고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젊은 사내들의 목숨이 서로 겨눈 창 끝에서,화살 끝에서,칼날 위에서 이슬같이 스러져 갔다.그 젊은 영혼들의 산화(散花)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지리산 철쭉꽃으로,차꽃으로 피고 졌다. 산화란 비록 꽃은 피었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라는 식물학적 정의도 있으려니와 절집의 재식(齋式)에서 범패(梵唄)를 부르며 꽃을 뿌리는 일을 두고서도 일컫는 말이니,쌍계사에 살았던 저 혜소 스님이 범패를 세속으로 모셔 내려와서 민중으로 하여금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한가지 지혜로 응용하셨으니,하동의 옛일이야말로 이 땅의 향기 짙은 신화가 아니겠는가. 두 나라 전쟁의 참화가 오래 절규했던 하동 땅이었으므로 이 모진 아픔을 치유해 사람이 이웃하여 살게 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사랑의 힘이 필요했을 것이다.그 사랑으로 두루 평온을 숨쉬는 공존의 미학이 생겨나도록 하동 사람들이 빌었을 것이다. ●영·호남이 하나된 공존의 미학 `花開洞天’ 기원은 마침내 이루어졌다.하동 말씨에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이 자리잡았고,하동의 음식 맛에 전라도의 간과 향기가 배어 있음이 그것이다.둘이면서 하나가 된 공존의 미학을 완성시킨 전형적인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그 문화는 전라도와 경상도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섬진강 강물을 나눠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어머니 젖을 나눠먹고 자란 형제들인 것이다. 이같은 하동의 옛일은 이미 화엄사상이 만개할 토양이 되었고,화엄이 꽃 피는 화개동천(花開洞天)을 만들었다. 나그네는 송림을 지나 키낮은 차나무들의 높은 푸름을 쓸어안아 보면서 섬진강 기슭으로 난 그림 같은 길을 따라 걸어오른다.화개(花開)다.화개장터다. 화개 골짜기는 유난히도 절이 많았다.시대마다 예사로 쉰개가 넘는 절들이 화개천 물소리를 나누어 들으면서 이쪽저쪽 산자락마다 들어 앉아서는 고통의 바다 건너는 법을 묻고,대답하면서 한 천년을 좋이 살았다.절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하동 역사 속에 아프게 저며 넣어진 젊은 목숨들이 이승에 살아남은 자들을 향하여 왜 사느냐고 물어온 화두를 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그랬을 것이다.적어도 하동땅에서 삶을 곧추세우려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옛사람들이 던져 놓은 저 생사(生死)화두를 들고 밤을 지새워봐야 옳다. 참 무겁고 힘에 버거운 명제다.이같은 명제를 신명나게 풀어서 세상 사람들의 일상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세상 사는 지혜를 일러준 한 사람을 만나보면 세상살이가 지겹고,고통스럽고,후회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나그네는 성큼 쌍계사 일주문을 들어선다.아직은 겨울의 품안이라 손이 시리다. 대웅전 오르는 돌계단 아래서 나그네가 물어 물어 찾아 온 혜소 스님의 그림자를 만났다. 국보 제 47호 ‘진감선사대공탑비(眞鑑禪師大空塔碑)’다.신라 사람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손수 썼다. 나그네가 찾는 혜소스님이 진감선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분이다. 838년쯤엔가 민애왕이 혜소스님을 만나고 싶다는 간곡한 청을 넣었으나 그는 승려가 권력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완곡히 사양한 일이 있었다.왕은 나라를 생각하면 되고,승려는 그 나라의 백성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백성을 생각하는 것은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백성들의 나라이며,백성은 왕이 낳은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신 것이니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정치하는 왕이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지만 승려는 그 사람들을 섬겨야 하므로 비록 만난다 하더라도 아무 도움될 일이 없다고 했다. 인물 잘나고,좋은 옷으로 몸을 치장했으며,정치와 권세에 도움되는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어 왕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세속에서 찾는 것이 옳다는 말도 했다. 민애왕은 존경심이 우러나서 존경의 뜻으로 사신을 보내면서 혜조(慧照)라는 법명을 내렸다. 지혜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는 지극한 존경심을 담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가져온 사신은 민애왕의 간곡한 청을 다시 전했다.경주까지 한 번만 다녀가시라는 부탁이었다.그래도 응하지 않았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민애왕이 내린 이름의 비칠 조(照)를 부를 소(昭)로 고쳐버렸다.이 시대를 사는 스님들이 새기고 또 새겨봐야 할 옛일이다. 그는 고통받는 민중을 구원할 수 있게 되기를 목표로 정하고 수행을 시작했다.하지만 민중의 고통은 바다같이 넓고 커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구원이 될지 그것을 아는 것이 더 급했다. 민중을 구원한다는 일이 자칫 화려한 관념적 수사에 그쳐버리고 실제로는 민중에게 고통을 더하는 짓이 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 속으로 들어가서 그 자신이 민중으로 살아가야만 민중의 고통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는 점이었다.깨달아야만 실천할 수 있는 것.그러자면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나와 민중을 둘로 양립시켜서는 안 된다.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그래야 하는 일이 즐겁고,즐거워야만 오래 계속할 수 있다.그는 자신이 큰힘 들이지 않고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이 가장 흔하고 큰 것이기는 하지만 남에게 줄 옷과 밥을 마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계속하기란 불가능하고,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칫 자신을 자랑하게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 오랜 궁리 끝에 일감을 찾아냈다.몸이 불편하거나 가난하여 신발을 신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짚신을 삼아서 신겨주기로 했다. 짚신 삼는 솜씨는 자신도 갖고 있었다.짚을 장만하는 데는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짚을 구해 잘 손질하여 일을 시작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저절로 입에서 염불이 흘러나왔다.굳이 염불이라 할 것도 없었다.그냥 좋으니까 흥얼흥얼거리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누군들 고통속에 머무르고 싶은 이가 있겠는가. 지금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고요한 평온을 누리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쉽지 않느니,아주 드물게는 이대로 영원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오,그때는 순간으로 짧은 것. 비록 짧게였지만 깊게 느껴졌던 그 순간을 맛본 사람은 자주 꿈을 꾸느니.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에 대하여 꿈 꾸느니. 오늘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배우러 또 길을 떠난다.길은 경남 하동 섬진강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푸른 전설과 향기짙은 신화의 몸 위로 흘러간다.언제 걸어도 새로운 길이다.길에서 만난 바람에게 묻는다.하동의 옛 일과 옛 사람을 묻는다.옛 사람 가운데서 노랫말 없는 노래를 소리로 부르면서 근심걱정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가르쳤던 쌍계사 혜소(慧昭,774∼850) 스님 소식을 묻는다. 그 스님이 말했던가,노래했던가.노래한다는 것은 뭍 새들 우는 소리,뭍 벌레들 우는 소리,바람소리 물소리 천둥소리 빗소리,아 서리내리는 소리 속으로,숨어 흐느껴 우는 외로운 사람 울음소리 속으로,입으로 소리내지 않고 마음으로 우는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 한몸이 되는 것이라고.가서 자연이 되는 것이라고.그리하여 모든 것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그것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이라고.그 스님은 쌍계사에 계실거라고 바람이 말했다.어쩌면 보고도 못 알아 볼지 모른다는 야릇한 말을 나그네 뒤에다 던지고는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하동 옛일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고 송림(松林) 바람이 전해준다. ●자연에 동화돼야 고통 사라져 하동은 신라와 백제가 서로 뺏고 빼앗기는 두 나라의 변방이면서도 서울 못지않은 전략거점이었다.진주도 한동안 백제 땅이었다.신라에 진주를 내주고 하동으로 물러선 백제는 더 후퇴할 수가 없었다. 신라는 하동을 넘고 섬진강을 건너야 호남평야를 얻고 중국 가는 편리한 뱃길을 잡을 수 있었다.두 나라의 전투는 하동 땅 산과 들에서 자연 오래 끌고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젊은 사내들의 목숨이 서로 겨눈 창 끝에서,화살 끝에서,칼날 위에서 이슬같이 스러져 갔다.그 젊은 영혼들의 산화(散花)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지리산 철쭉꽃으로,차꽃으로 피고 졌다. 산화란 비록 꽃은 피었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라는 식물학적 정의도 있으려니와 절집의 재식(齋式)에서 범패(梵唄)를 부르며 꽃을 뿌리는 일을 두고서도 일컫는 말이니,쌍계사에 살았던 저 혜소 스님이 범패를 세속으로 모셔 내려와서 민중으로 하여금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한가지 지혜로 응용하셨으니,하동의 옛일이야말로 이 땅의 향기 짙은 신화가 아니겠는가. 두 나라 전쟁의 참화가 오래 절규했던 하동 땅이었으므로 이 모진 아픔을 치유해 사람이 이웃하여 살게 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사랑의 힘이 필요했을 것이다.그 사랑으로 두루 평온을 숨쉬는 공존의 미학이 생겨나도록 하동 사람들이 빌었을 것이다. ●영·호남이 하나된 공존의 미학 `花開洞天’ 기원은 마침내 이루어졌다.하동 말씨에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이 자리잡았고,하동의 음식 맛에 전라도의 간과 향기가 배어 있음이 그것이다.둘이면서 하나가 된 공존의 미학을 완성시킨 전형적인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그 문화는 전라도와 경상도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섬진강 강물을 나눠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어머니 젖을 나눠먹고 자란 형제들인 것이다. 이같은 하동의 옛일은 이미 화엄사상이 만개할 토양이 되었고,화엄이 꽃 피는 화개동천(花開洞天)을 만들었다. 나그네는 송림을 지나 키낮은 차나무들의 높은 푸름을 쓸어안아 보면서 섬진강 기슭으로 난 그림 같은 길을 따라 걸어오른다.화개(花開)다.화개장터다. 화개 골짜기는 유난히도 절이 많았다.시대마다 예사로 쉰개가 넘는 절들이 화개천 물소리를 나누어 들으면서 이쪽저쪽 산자락마다 들어 앉아서는 고통의 바다 건너는 법을 묻고,대답하면서 한 천년을 좋이 살았다.절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하동 역사 속에 아프게 저며 넣어진 젊은 목숨들이 이승에 살아남은 자들을 향하여 왜 사느냐고 물어온 화두를 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그랬을 것이다.적어도 하동땅에서 삶을 곧추세우려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옛사람들이 던져 놓은 저 생사(生死)화두를 들고 밤을 지새워봐야 옳다. 참 무겁고 힘에 버거운 명제다.이같은 명제를 신명나게 풀어서 세상 사람들의 일상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세상 사는 지혜를 일러준 한 사람을 만나보면 세상살이가 지겹고,고통스럽고,후회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나그네는 성큼 쌍계사 일주문을 들어선다.아직은 겨울의 품안이라 손이 시리다. 대웅전 오르는 돌계단 아래서 나그네가 물어 물어 찾아 온 혜소 스님의 그림자를 만났다. 국보 제 47호 ‘진감선사대공탑비(眞鑑禪師大空塔碑)’다.신라 사람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손수 썼다. 나그네가 찾는 혜소스님이 진감선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분이다. 838년쯤엔가 민애왕이 혜소스님을 만나고 싶다는 간곡한 청을 넣었으나 그는 승려가 권력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완곡히 사양한 일이 있었다.왕은 나라를 생각하면 되고,승려는 그 나라의 백성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백성을 생각하는 것은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백성들의 나라이며,백성은 왕이 낳은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신 것이니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정치하는 왕이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지만 승려는 그 사람들을 섬겨야 하므로 비록 만난다 하더라도 아무 도움될 일이 없다고 했다. 인물 잘나고,좋은 옷으로 몸을 치장했으며,정치와 권세에 도움되는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어 왕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세속에서 찾는 것이 옳다는 말도 했다. 민애왕은 존경심이 우러나서 존경의 뜻으로 사신을 보내면서 혜조(慧照)라는 법명을 내렸다. 지혜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는 지극한 존경심을 담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가져온 사신은 민애왕의 간곡한 청을 다시 전했다.경주까지 한 번만 다녀가시라는 부탁이었다.그래도 응하지 않았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민애왕이 내린 이름의 비칠 조(照)를 부를 소(昭)로 고쳐버렸다.이 시대를 사는 스님들이 새기고 또 새겨봐야 할 옛일이다. 그는 고통받는 민중을 구원할 수 있게 되기를 목표로 정하고 수행을 시작했다.하지만 민중의 고통은 바다같이 넓고 커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구원이 될지 그것을 아는 것이 더 급했다. 민중을 구원한다는 일이 자칫 화려한 관념적 수사에 그쳐버리고 실제로는 민중에게 고통을 더하는 짓이 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 속으로 들어가서 그 자신이 민중으로 살아가야만 민중의 고통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는 점이었다.깨달아야만 실천할 수 있는 것.그러자면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나와 민중을 둘로 양립시켜서는 안 된다.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그래야 하는 일이 즐겁고,즐거워야만 오래 계속할 수 있다.그는 자신이 큰힘 들이지 않고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이 가장 흔하고 큰 것이기는 하지만 남에게 줄 옷과 밥을 마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계속하기란 불가능하고,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칫 자신을 자랑하게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 오랜 궁리 끝에 일감을 찾아냈다.몸이 불편하거나 가난하여 신발을 신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짚신을 삼아서 신겨주기로 했다. 짚신 삼는 솜씨는 자신도 갖고 있었다.짚을 장만하는 데는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짚을 구해 잘 손질하여 일을 시작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저절로 입에서 염불이 흘러나왔다.굳이 염불이라 할 것도 없었다.그냥 좋으니까 흥얼흥얼거리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 “나눴더니 행복해요”

    “사랑엔 부피가 따로 없지요.” 비록 작지만 소중한 이웃들의 정성이 모이고 모여 명절일수록 더 쓸쓸함과 추위를 타기 쉬운 저소득층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장규)와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회장 이병두·86)은 15일 오후 2시 옛 수도여고 운동장에서 ‘저소득층 돕기 행사’를 열었다.주민,관내 기업체 등으로부터 모은 성금·물품이 무려 4억 7000여만원어치에 이른다.이날 저소득층 1900여가구 4000여명에게 온정이 실린 설날 선물을 한아름씩 안겨줬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1907가구 2600여명에게 4만 5000원짜리 상품권을,소년·소녀가장 16가구 20여명에게는 각각 10만원씩,장애인 등 26개 복지시설 1300여명에겐 1인당 1만 5000∼2만원짜리 상품권을 일일이 전달했다.어려운 가운데도 꿋꿋이 이웃과 더불어 사는 복지시설 운영자 13명에게도 저마다 3만원어치의 상품권이 돌아갔다.극도로 생활이 어려운 2800여가구에는 10㎏들이 쌀 한포대씩 전달했다. 기업체에서도 성품이 답지했다.오리온제과에서는 관내 120개 경로당에 전해 달라며 ‘사랑의 초코파이’ 240여상자를 보내왔다.해태제과는 맛동산 100여상자를 아동시설 4곳과 모자원 2곳에,CJ㈜는 라면류 500여개,유니레버코리아는 세면용품 420여세트를 결식아동 등을 위해 내놓았다. 관내 기업인들이 출연한 용산상희원은 20개동 복지후원회에 현금 1억 7800만원을 지원하고,쪽방 거주자를 비롯한 불우이웃과 경로당 등에 쌀과 목도리 등 선물을 나눠줬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도 이날 오전 10시 양천문화회관에서 ‘2004 설날맞이 사랑나눔 한마당’ 행사를 갖고 명절 밑을 훈훈하게 장식했다.행사는 ‘사랑의 쌀 나누기’,사랑의 카펫 전달식과 바자회 형식의 알뜰장 개장,사랑의 열매 달아주기 등으로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도 오전 11시30분 구청 광장에서 관내 아파트 입주자대표 연합회,부녀연합회 등 직능단체의 협조로 거둬들인 쌀 10㎏짜리 100포대를 틈새계층 주민들에게 한포대씩 전달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패션+@

    ●유니레버는 자연스럽고 쉽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럭스 스타일링’ 제품을 선보였다.손상된 모발을 집중 회복시키는 럭스 슈퍼 리치 컨셉트로 머릿결 보호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퀵스트레이트 워터,볼류마이징 무스,파우더볼 왁스,워터타입 젤,내추럴 헤어 스프레이,리페어 에센스 등 6가지. ●로레알코리아는 마이클럽,네이버,스카우트,싸이월드와 공동으로 26일까지 온라인 자선행사 ‘사랑의 클릭 행사’를 연다.이벤트에 참여하면 네티즌 이름으로 1000원이 적립되며,적립금액에 해당하는 로레알 제품을 난치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달한다. ●줄리엣은 28일까지 ‘팡팡 이벤트’을 진행,전 대리점에서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스키장 리프트권,이은결 매직쇼 관람권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스벤슨코리아는 22일까지 두피모발 관리 프로그램에 새로 등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30% 할인혜택과 기능성 제품인 트리코퓨전 5종 풀세트를 제공한다.상담은 무료이며,서울 소공센터·강남센터·여의도센터·분당센터·부산센터 중 가까운 스벤슨 헤어센터를 예약,방문하면 된다.문의 1588-4247. ●한스킨은 폼클린징·스킨토너·에센스 크림 등으로 구성된 여드름 전문케어 프로그램 ‘초곡연’을 내놓았다.님나무,자몽종자,고삼 열매 등 천연 식물성분의 추출물들이 함유돼 있어 여드름 피부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1만 5000∼3만 8000원.
  • 책꽂이

    ●잠자는 숲속의 남자(신여현 지음,이가서 펴냄) 94년 등단한 뒤 젊은이의 일탈을 소재로 한 탐미적 작품을 써온 작가의 신작 장편.구직난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남창(男娼)이 돼 겪는 삶을 중심으로 어두운 사회상을 그렸다.작가는 “조금 처량하고 슬프지만,유쾌하고 우스꽝스러운 사랑과 인생이야기”라고 자평.8800원. ●알레고리와 역사(김누리 지음,민음사 펴냄) 중앙대 영문과 교수인 저자가 낸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의 문학과 사상 연구서.작가의 대표작인 ‘양철북’과 ‘국부마취를 당하고’ 등을 분석한 뒤 ‘참여문학론’을 중심으로 작가의 세계관을 소개한다.또 현대문학에 실렸던 작가 인터뷰도 수록.1만 3000원. ●아름다운 소멸(김은숙 지음,천년의시작 펴냄) ‘그대에게 가는 길’‘창밖에 그가 있네’에 이은 세번째 시집.슬픔과 그리움을 주된 정조로 노래한 시 세계는 여전하다.하지만 그 이면의 긍정적 요소를 찾고 있는 게 특징.‘소멸’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여유를 보인 시인은 “침묵 속에 겨울을 건너는”사람이다.6000원. ●아내의 맨발(송수권 지음,고요아침 펴냄) 빼어난 서정시인이 백혈병에 걸린 아내에게 바치는 편지글과 산문,시를 묶었다.시골학교 교사시절 제자였던 아내가 똥장군을 지고 수박농사를 하면서 남편인 시인을 뒷바라지한 일에 대한 회한과 그 절절한 심정이 실린 연작시 ‘아내의 맨발’ 등을 실었다.8500원. ●내 인생의 밥상(원재훈 지음,바다출판사 펴냄) 시·소설·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저자의 먹거리를 소재로 한 에세이집.짬뽕·라면·담배·냉면·떡볶이 등을 징검다리 삼아 지난 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힘들었던 추억을 아련히 되돌아 보게 하는 따스한 이야기를 곁들인다.8800원. ●가난한 부자들(이반 안드레예비치 크릴로프 지음,이채윤 편역,신채숙 그림,열매출판사 펴냄) 19세기 러시아의 대표적 우화작가의 대표작.금화가 끝없이 나오는 지갑을 받은 가난뱅이가 금화의 노예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을 비롯,사회악이나 권력에 대한 조롱과 풍자를 담았다.8000원. ●시간의 안부를 묻다(이승은 지음,책만드는집 펴냄) 79년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작품집.시인 손진은은 시적 이미지와 구성 방식 등 내재적 비평을 통해 시인의 세계가 “‘그대’라는 인물을 차용하면서 자연과 생명 일반으로 변용되는 새로운 사랑의 존재방식을 일구었다.”고 말한다.6500원.
  • 말못한 사랑 못내 그리워 저리 붉은가

    ●불갑사·용천사등 사찰 주변에 많아 가을 산야의 진객은 단연 꽃무릇이 아닐까.무성했던 수풀이 점차 힘을 다하며 제 빛깔을 잃어갈 때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이파리 하나 없이 빳빳하게 고개를 세운 꽃무릇은 튀고도 남음이 있다. 새파란 하늘빛에 대비되어서인지 유난히 새빨간 꽃무릇은 애틋하면서도 서러운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는 듯하다. 꽃무릇을 만나러 남녘으로 달렸다.전남 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전북 고창 선운사로. 왜 꽃무릇은 대개 절 주변에 사는 걸까? 아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무릇의 특이한 생태 때문일 것이다.금욕을 실천하며 수행하는 스님에게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여겨 사찰에서 심은 것이 주변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수국이나 산수국,불두화,백당나무 등 사찰에 심은 꽃들이 대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들인 것을 보면 이같은 설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탱화를 그릴 때 꽃무릇 뿌리를 짜낸 즙을 바르면 좀이 슬지 않아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는 설도 있다. 불갑산 자락에 자리잡은 불갑사 가는 길.듬성듬성 난 억새며,떼지어 날아다니는 잠자리며,이미 가을색이 완연하다.사찰을 10여리 남겨놓고부터는 길가의 꽃무릇이 손님을 반긴다.코스모스 길에 익숙한 나들이객들에게 빨간 꽃무릇 길은 제법 이색적이다. ●상사병 스님의 애틋한 전설 간직 사찰 아래에 이르자 길 오른쪽 벌판이 온통 꽃무릇이다.안내판에 꽃무릇의 생태와 유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일본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퍼진 가을꽃.가을에 핀 꽃이 모두 지면 그제야 초록 잎이 나서 이듬해 봄에 진다.잎과 꽃이 서로 볼 기회가 없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상사화’(相思花)로 부르기도 하지만 진짜 상사화는 아니다. 연보랏빛 꽃이 피는 진짜 상사화는 대규모 자생지를 찾아보기 어렵다.상사화는 꽃무릇과 달리 여름에 잎이 모두 진후 가을에 꽃이 핀다.순서야 어떻든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꽃무릇도 상사화의 자격은 갖춘 셈이다.옛날 한 스님이 속세의 미인을 연모하다가 상사병으로 죽어 묻힌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불갑사 뒤 자그마한 저수지 왼편 산자락엔 꽃무릇이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꽃무릇에 파묻혀 저수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데이트족들의 표정에서 ‘소박한 행복’이 읽힌다. 불갑사 뒤쪽은 불갑산(525m)이다.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꽃무릇과 연꽃을 닮았다는 기암괴석 봉우리 ‘연실봉’이 아름답다.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무등산이,서쪽으로 서해 칠산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불갑산과 인접한 모악산(348m) 아래로는 함평 용천사가 자리잡고 있다.불갑사 주차장에서 차로 20분쯤 걸린다.용천사 아래의 꽃무릇은 양적으로는 불갑사의 꽃무릇보다 한 수 위.함평군이 조성한 공원 옆 산자락 40만여평이 온통 꽃무릇이다.멀리서 보면 산자락이 마치 불타는 듯하다.산자락엔 꽃무릇 사이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산책로 중간중간 초가와 구름다리 등을 조성해놓아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특히 산책로에서 붉은 물결 너머로 보이는 용천사의 자태가 그림같다. ●붉은 물결 너머 그림 같은 용천사 용천사는 신라 때 행은존자에 의해 창건된 사찰.사찰앞으로 흐르는 작은 천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해 용천이라고 부르는데,용천사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사찰 건물은 모두 현대에 지은 것이라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것은 없다.다만 조선 숙종 때 만들었다는 대웅전 옆 석등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전북 고창의 선운사 꽃무릇은 한 줌씩,한 아름씩 듬성듬성 꽃을 피운 것이 오히려 운치가 있다.선운사 입구에서부터 절 앞으로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까지 난 3㎞ 숲길엔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앉은 꽃무릇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그래서 도솔암 가는 길은 마냥 정겹다.꼿꼿한 꽃대,둥글게 굽은 꽃잎,꽃입보다 두 배나 긴 황금빛 꽃술….길가에 솟아난 하나하나의 꽃무릇은 참 독특하고도 귀하게 생겼다. 도솔암 부근엔 수령 600년의 장사송이 있다.마치 암자의 미륵불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우산처럼 가지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게 보인다.나무 옆으로 진흥굴이 있는데,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왕비와 공주를 데리고 출가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영광 함평 글·사진 임창용기자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쪽으로 가야 한다.읍내를 지나 23번 국도로 갈아타고 10분쯤 가면 불갑사로 빠지는 군도가 나온다.군도를 따라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불갑사 진입로가 보인다.용천사는 불갑사 들어간 길을 되짚어 나와 다시 23번 국도를 타고 함평 방향으로 가야 한다.5분쯤 가다가 나오는 838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조금만 가면 해보면 광암리에 이르러 용천사 진입로가 나온다.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면 바로 닿는다. ●숙박 불갑사나 용천사 인근에서 묵으려면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 관광농원(061-323-3663)이 추천할 만하다.구계동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어 쾌적하면서도 넓다.방갈로와 낚시터도 갖추고 있으며,밤 줍기도 할 수 있다.요금은 방 크기에 따라 2만원부터 5만원까지. 선운사 인근엔 동방호텔(061-563-7070) 등 호텔과 전원산장민박(061-561-3120) 등 민박집이 많다. ●함평 해수찜 함평군 손불면 신흥마을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곳.함평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돼온 치료법이라고 한다.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발전시킨 것으로,해수(海水)탕에 유황 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 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 데워진 물로 찜질을 한다.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 피부염,산후통,신경통 등 만성질환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자랑이다.주포함평해수찜(061-322-9489),함평신흥해수찜(061-322-9487),신흥해수찜(061-322-9900) 등이 있다.입욕료 6000원.문의 함평군 문화관광과(061-320-3224),영광군 문화관광과(061-350-5224),고창군 문화관광과(063-560-2230). 식후경 영광의 첫째 먹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법성포에서 말린 굴비.법성포는 습도와 일조량,해풍이 조기를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 최상의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2년 이상 간수가 빠져 쓴맛이 없어진 소금으로 싱싱한 생조기를 정성껏 간을 해 15∼40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깨끗한 염수에 4∼5회 세척한 후 10∼20마리씩 짚으로 엮어 해변가에서 7∼14일 동안 말린다.법성포와 영광읍내엔 굴비를 중심으로한 한정식집이 많다.법성포 포구 바로 앞 ‘1번지식당’의 음식 맛이 유명하다.값은 1인 1만 5000원부터 3만원까지.1만 5000원짜리의 경우 굴비 구이와 조기 찌개를 중심으로 병어,갈치,전어 등 요즘 나는 생선 10여가지와 나물 무침 등을 포함해 30여가지의 반찬이 나온다.3만원짜리엔 굴비찜과 삼합,생선회,홍어회,자린고비,육회,갈비 등이 추가된다.(061)356-2268.영광읍내에선 동락식당(061-351-3363),한아름식당(353-7757)에 손님들이 몰리는 편이다.
  • 책꽂이

    ●가블린의 바다 상·하(천금성 지음,글마당 펴냄) 해양소설 전문작가가 모처럼 내놓은 장편.2007년 중국의 남지나해 봉쇄로 조성된 긴장관계 속에서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사이에 벌어지는 가상 해상전투를 긴박하게 묘사하고 있다.각권 9000원. ●김춘수(한국대표시인 101인 선집 편찬위원회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문학사상사 창사30돌 기념 선집 발간의 발걸음이 ‘꽃’의 시인에게 향했다.미적 자율성과 예술지상주의에 평생을 바친 한국 순수시의 대가인 김춘수의 모든 것이 담겼다.1만 4000원. ●사랑의 영역(손정도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일제시대 화공약품 사업으로 성공한 길길동과 라상그룹을 일군 아들 길희도 2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렸다.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모두 4권 각권 8000원. ●경마장 사람들(김두삼 지음,새로운사람들 펴냄) MBC 탤런트 8기 출신의 연기자이자 희곡작가인 저자가 경마장을 소재로 그린 소설.경마장에서의 하루를 묘사하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담았다.9000원. ●환상(리처드 바크,이은희 옮김,한숲 펴냄) 70년 ‘갈매기의 꿈’으로 세계적 작가가 된 저자의 다른 장편.작가가 메시아와 조우한다는 가정 아래 누구나 마음먹기에 따라 미래와 과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주제를 들려준다.8000원. ●비타민F(시게마쓰 키요시 지음,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펴냄) 제124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집.가족·아버지·친구·주먹·연약함·행운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자칫 우울하게 비쳐질 수 있는 현대의 가족 이야기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냈다.9000원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김욱동 옮김,민음사 펴냄)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소설.원전의 잘못으로 발생한 75개의 오탈자를 수정하는 등 그 동안의 오류를 고친 뒤 완역 출간.7000원.
  • ‘사회복지모금회’ 성금 26억 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韓勝憲)는 다음달 8일까지 저소득 노인,수재민,외국인 근로자 등을 돕는 ‘사랑의 열매와 함께 하는 따뜻한 설 보내기’ 행사를 전국적으로 벌인다.이번 행사에서는 모두 24억 6400만원을 들여 소외된 이웃들에게 생필품과 성금을 지원한다.공동모금회는 9000여명의 독거노인에게 가구당 쌀 20㎏을 전달하고,수재민에게는 농산물 상품권을,아동청소년 공부방에는 학용품을 지원한다.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쪽방 주민 1만여명에게는 생필품 구입을 위한 상품권을 전달한다. 또 설연휴 3일동안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 등의 노숙인에게 무료 급식과 합동차례상을 제공하며,안산·부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전통음식 나누기,민속놀이 등 다양한 명절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
  • 국경넘은 사랑 北이영희씨 “南아버지 찾아요”

    (하노이 연합) 베트남 연인과 31년 만에 사랑의 열매를 맺은 이영희(54)씨가 한국전쟁 때 월남한 아버지와 그 형제들을 찾고 있다.베트남 유학생과의사랑을 고이 간직하다 베트남과 북한 정부의 도움으로 지난 13일 하노이에서 눈물의 결혼식을 올린 이씨는 26일 남은 희망은 6·25전쟁 중인 1950년 10월 월남한 아버지 이호진(80)씨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의 이름이 밝혀질 경우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조카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망설이던 이씨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중인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관한 설명을 듣고서야 부친의 이름을 밝히는 조심성도 보였다.이씨에 따르면 부친은 흥남부두에서 3명의 형들과 함께 월남선을 탔다는 것. 아버지를 마지막 본 것이 3살 때라 부친의 인상착의나 체형,얼굴 등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는 만나지 않아도 좋으니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 삼성 이웃돕기 성금 4년째 100억씩 기탁

    삼성이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으로 1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7일기탁했다. 1999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억원을 낸 이래 4년째 100억원을 전달했다. 삼성은 지난 여름 태풍피해 때에도 80억원의 수재의연금을 냈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오는 25일까지 그룹 임직원 4만여명이 참여하는 ‘이웃사랑 캠페인’을 벌여 양로원·고아원 등 결연단체와 수해지역 주민,노숙자·재소자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평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위해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 관심이 온통 대통령 선거 등 정치·사회적 이슈에 쏠리면서 불우이웃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예년보다 열흘 앞당겨 성금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은 모금참여 확대를 위해 내년 1월까지 그룹과 계열사가 실시하는 신문·잡지 등 모든 인쇄광고 하단에 이웃돕기 엠블럼인 ‘사랑의 열매’와 함께 ‘사랑을 나누면 희망이 자랍니다.’라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박건승기자 ksp@
  • 책꽂이/창조된 고전 外

    ●창조된 고전(하루오 시라네·스즈키 도미 엮음,왕숙영 옮김,소명출판 펴냄) 일본의 고전 ‘고사기’ ‘일본서기’ ‘만요슈’ ‘겐지 이야기’ ‘헤이케 이야기’ 등은 언제,어떻게 ‘고전(canon·정전)’이 되었을까.이 책은오늘날 일반적으로 일본의 고전문학이라 불리는 텍스트들이 처음부터 보편적인 가치가 부여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근대 이후,국민국가 형성과정에서 새로운 일본 내셔널리즘의 상징으로 구축 또는 재구축된 것임을 보여준다.국민국가로서의 통합을 위해 ‘국어’ ‘국문학’ ‘국문학사’가 요구됐고,나아가 그것들에 의해 국민국가의 정체성이 창출됐다는 것이다.‘정전’ 혹은 ‘정전형성’은 1980년대 이후 영미학계에서 중요한 비평용어로 사용되고 있다.1만 9000원. ●지구별 여행자(류시화 지음,김영사 펴냄)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5년만에 낸 저자의 산문집.인도대륙을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적었다.“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갔다.”고 고백하는 저자에게 삶은 곧 배움의 과정이고 세상은 학교다.도망간 새를 기다리는새점치는 남자,반딧불이를 잡는 집시 처녀,닭의 머리에 색칠을 해 희귀조로팔려는 어처구니없는 사내 등 저자가 여행 중에 만난 이들은 이 세상 모든사람들의 원형적 모델이다.부록으로 탁발 고행승인 사두들의 어록이 실렸다.9900원. ●퓰리처(데니스 브라이언 지음,김승욱 옮김,작가정신 펴냄)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일대기.파나마 운하 스캔들에연루된 자들을 비호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구속 협박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켜낸 것,설치비용 문제로 프랑스로 되돌아갈 운명에 처했던 자유의 여신상을 결국 뉴욕 맨해튼 리버티섬에 세운 것 등이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1890년대에 이미 상업주의 언론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준 퓰리처는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라고 생각했다.‘황색 언론’이란 용어는그가 라이벌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벌인 판매부수 경쟁에서 비롯됐다.3만원. ●영재의 감성사진(유영재·황미희 지음,들린아침 펴냄) 아스라이 잊혀져가는 추억의 글감 100가지를 골랐다.알전구,쥐꼬리채집,달고나,호마이카상,동동 구리무와 포마드,수구레,명랑화운동,칭찬도장 등.저자가 진행한 CBS ‘유영재의 가요속으로’에서 방송된 내용들을 묶었다.8000원. ●권력과 책임(베른하르트 그림 지음,박규호 옮김,청년정신 펴냄) 권력은 그 자체로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소크라테스의 말대로 “권력이 한 사람에게 좋은 것이 되려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어야 한다.” 의미요법(logotherapy) 전문가인 저자는 최고의 리더십은 ‘반(反)마키아벨리즘’의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아직도 가야 할 길(M.스캇 펙 지음,신승철 등 옮김,열음사 펴냄) 하루에 600여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미국에서 10년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책.에리히 프롬 이래 가장 신선하게 사랑의 방법과 기술을 전해준다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삶의 길목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영혼의 성숙을향한 머나먼 길임을 일러준다.9500원. ●영어로 경영하는 시대(요시하라 히데키 등 지음,박명섭 등 옮김,우용출판사 펴냄) 국제경영에 있어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실용서.스미다 코퍼레이션 등 구체적인 예를 통해 일본기업의 높은 언어비용 문제를 살폈다.1만원.
  • “따뜻한 겨울보내기운동 구민 모두 동참 합시다”/양천구,내년 2월까지

    ‘따뜻한 겨울보내기 운동에 동참합시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5일 서울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저소득 주민이 올 겨울을 안심하고 훈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저소득 구민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을 이달부터 내년 2월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천구의 저소득 주민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618가구 4811명,저소득노인 450명,저소득장애인 365명,소년·소녀가장 29가구 40명 등 모두 4243가구 7632명이다. 구는 주민들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구청 1층 민원봉사과에 성금과 성품접수창구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또 구·동 및 유관기관,다중집합장소 등에 ‘사랑의 열매’모금함도 설치해운영중이다.양천구 전담계좌(우리은행 015-176590-13-532)를 통해 입금도 가능하다. 구는 지난겨울 3개월간 이 사업을 펼쳐 2억 2000여만원의 성금과 7억 2000여만원어치의 물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 [씨줄날줄]사랑의 열매

    연말이 다가오는 이때쯤이면 ‘빨간 열매’를 옷깃에 단 사람들이 많아진다.TV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상당수의 보통 사람들도 일종의 ‘휘장’처럼 달고 다닌다.이웃돕기 실천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세 개의 열매는 각각 ‘나'와 ‘가족’,그리고 ‘이웃'을 말한다.빨간색 열매 전체는 사랑의 마음을,줄기는 화합의 정신을 의미한다.모금 형태가 1991년 말 민간 주도로 바뀌며 우리 눈에 익숙한 지 벌써 11년.일본에서는 ‘사랑의 깃털’이란 게 20여년전부터 있었다.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요즘 ‘사랑의 열매'캠페인을벌이느라 여념이 없다.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집중모금 기간은 내년 1월 말까지 계속되는데,목표액은 677억원.지난해 같은 기간의 633억원보다 약간 늘렸다.두 달 동안의 모금액은 한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우리에게 ‘이웃돕기’란 무엇일까.복지의 개념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이웃돕기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음이며,인간만이 가진 휴머니즘 표출의 결정판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날 미국을 받치고 있는 두가지의 힘은 ‘자원봉사’와 더불어 ‘기부행위’다.현재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공동모금 조직인 ‘유나이티드 웨이’의 연간 모금액은 50억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나눔의 공동체’의식이 강한 데일수록 모금액은 늘어나기 마련이다.우리도 기부행위에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최근 몇 년간 이웃돕기 성금은 꾸준히 늘고 있어 퍽 다행스럽다.우리 사회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시들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쌀 한 톨,콩 한 톨이라도 나누며 참행복을 깨닫는 사람들이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미국과는 달리 감성적인 면이 강하다고 탓할 일은 아닌것 같다.IMF를 겪은 우리이기에 감성이 앞설지도 모르겠다.모금회가 생겨난98년 말은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 때였던가를 생각해 보라. ‘사랑의 열매’라는 어느 사이트는 이렇게 적고 있다.“사랑의 열매는/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입니다./우리라는 말속에 이전보다 넓은 의미를 담고/손을 내밀면 모두 살갑고 정겨운 가족처럼/그리 살면 어떠할까요….” 올해엔인터넷 자선냄비도 등장한다고 하니 온정이 강처럼 넘쳐날 것을 기대해 본다. 이건영 논설위원 seouling@
  • 김승환·궈팡팡 제2의 국제핑퐁커플

    사랑의 열매를 맺는데 국경과 언어 따위는 장벽이 되지 못했다.지난 89년의 안재형-자오즈민 커플 이후 13년만에 국제 핑퐁커플이 탄생했다. 한국 탁구 국가상비군인 김승환(24·포스데이타)과 중국 출신의 홍콩 탁구국가대표 궈팡팡(郭芳芳·22)이 내년 초 결혼한다.서울에 신혼살림을 차릴 예정인 이들은 결혼 뒤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들의 로맨스는 2000년 7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베트남오픈에 상무 소속으로 출전한 김승환이 홍콩 대표로 참가한 궈팡팡에게 첫 눈에 반하면서시작됐다.이후 김승환은 독학으로 중국어를 배워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지난해 9월 서울 코리아오픈 때 다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지난 6월 홍콩에서 양가 부모의 상견례까지 가진 이들 커플은 9월 강릉 코리아오픈과 부산 아시안게임 때 재회해 미래를 설계했다. 중국 난징 출신으로 98년 11월부터 홍콩으로 옮긴 궈팡팡은 세계랭킹 64위의 기량을 썩히지 않으려고 결혼 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하지만국적 취득 요건이 까다로워진데다 실업팀 입단도 장담할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김승환은 “결혼 뒤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하기로 약속,4∼5년은 각자의 팀에서 합숙하며 주말부부로 지낼 각오를 하고 있다.”며 “팡팡과 나란히 한국 국가대표로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환은 부천 시온고 3학년이던 96년 학생종별대회 3관왕(단·복식,단체전)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해 97년 최강전 단식과 단체전을 석권하는 등 남자탁구의 기대주로 성장했지만 아직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이웃돕기 유공자 112명 훈·포장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6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옛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희망 2002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을 갖고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 등 112명에게 훈·포장과 정부표창을 수여했다. 포상자는 국민훈장 1명,국민포장 3명,대통령표창 5명,국무총리표창 6명,보건복지부장관표창 76명,사랑의 열매 공로상 7명,봉사상 9명,희망상 5명 등이다. ▲국민훈장 모란장=김정태(55)▲국민포장=김찬영(金燦永·47·눈사랑안경점 대표),민경춘(閔庚春·49·삼성미래전략위원회 상무),이동범(李東凡·54·한국방송공사총무국장)▲대통령표창=이성기(李聖基·45·제일제당 지원본부장),SK텔레콤㈜,원도어패럴,대상㈜,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회봉사단
  • 눈높이 행정/ 김천시 이웃돕기 성금모금

    경북 김천시의 이웃돕기 성금모금 방식이 경북도내 다른자치단체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19일 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활동을 벌여 모두 1억 8500만원을 모았다.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모금액 1억 2700여만원보다 5800여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시는 성금모금을 위해 지난해 말 김천역 광장에서 박팔용(朴八用)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일반시민 등 1500여명이 참여하는 사랑의 열매달아주기 행사를 가졌다. 특히 박 시장의 경우 지난해 연봉인상분 352만 8000원 전액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또 시청 직원들이 월급에서 1000원 미만을 성금으로 모으는 ‘사랑의 자투리 991운동’을 통해 600만원,자율적으로500여만원 등 모두 1100여만원을 모금해 기탁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이 이같이 성금 모금에 앞장서자 시민들의 참여도 적극적이었다.사랑의 자투리 991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었고 경부고속도로 김천톨게이트에 설치된 낙전 모금함에는 동전이 가득했다. 김천시의 성금모금 방식이 알려지면서 도내 일부 자치단체를이 김천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천 한찬규기자 cghan@
  • 설 맞아 성금 20억 소외된 이웃 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金成洙)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여 모금한 성금 20억원을 설날을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지원한다.‘사랑의 열매와 함께 하는-따뜻한 설 보내기’라는 이름의 성금은 주한외국인 근로자, 쪽방 생활자, 저소득 계층 등에 13일까지생필품과 명절 행사비로 전달된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낙하하는‘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장석원.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다. 서서히 문이 열리고 있었고,바람은 그때 태어났다. 나의 이름은 피곤한 바람이다. 나는 백 송이 수련이 내뱉은 한숨이다. 햇빛이 몸을 데워 비상했고, 몸 속에는 한 방울 물이 갈증을 태우고 있다. 내 몸은 지금 구름빛이다. 나는 가볍다. 후두둑 떨어지는 적색 열매처럼 가까운 미래에 나는 돌아갈 것이다. 이마에 떨어지는 것, 얼굴에 번지는 것 내게 쇄도하는 현기증. 그대 몸에 얼룩지는 오래된 바람,흰 손길에 갇혀 나는 물 밑에 있고 나는 오므라들어 졸고,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고, 물 위를 지나던 나는 바람이요 장막이요, 그때 저기 부유하는 꽃잎. ■‘장석원’ 당선소감. 개념으로 쪼갤 수 없는 시간인 사랑의 순간.그런 순간이 있는 오후의 풍경 속에서 나와 나의 시는 동시에 경계 너머의햇빛을 보았다.사랑하는 두 존재는 ‘동시’라는 명사에 갇힌다.어느 한 쪽의 사랑으로는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나 혼자의 사랑이 날 지치게 했다.사랑의 동시성은 시간의 그물에 포박되지 않는다.사랑하는 존재는 언제나 같은 시간에같이 존재하면서 같은 곳을 쳐다본다.사랑에 빠진 사람에게‘그’나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이제 나와 시 너머에있는 ‘그들’을 향해 나아간다.시는 감옥이었다.‘나’와‘너’가 이루는 세계에서 ‘나’와 ‘너’와 ‘그들’이 이루는 세계로 떠나고,다시 다른 ‘그들’이 존재하는 다른 곳으로 유목하는 내 언어의 출발이 기쁘다.출옥하지만 나와 시는 ‘동시에’ 존재한다.나는 다시 그 감옥을 선택하고,시는 나를 선택했다,동시에. 나의 출발을 있게 해 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과 최동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내 시에 살고 있는 ‘그들’이 떠오릅니다.내 시가 탄생했던 ‘poetika’의 벗들과 혁웅 형,찬기형,순원 형,행숙 그리고 장욱.내게 처음으로 시를 쓰게 했던 국문과 문창반의 선후배님들,가족들…. ◆약력1969년 충북 청주 출생.고려대 국문과 졸업.고려대 국문과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중. ■심사평. 끝까지 검토의 대상이 된 것은 4명.이영옥의 ‘주먹 만한 구멍 한 개’ 외 4편,천서봉의 ‘뿌리 내리는 아버지’ 외 3편,김정문의 ‘賊反荷杖’ 외 2편,그리고 장석원의 ‘낙하하는 것의…’외 6편이었다. 이영옥의 ‘주먹만한…’은 “겨울바람은/아버지 자전거의녹슨 귀를 때렸다”의 첫 2행에서 보이는 일상-추억 풍경화(化=畵)의 고전적 품격을 장장 26행씩이나 무리 없이 유지-발전시키고 있는 솜씨가 놀랍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순서대로풍경의 긴장이 처지고 감상적이며 심지어 감상주의적이다.천서봉의 작품은 수준이 고르지만 ‘뿌리내리는…’의 “절망에 대한 썩지않는 공식”과 “소풍 같은 봄날”의 모순이 끝내 미학적으로 해결되지 못했다.김정문의 ‘賊反荷杖’은 표면적인 산문-이야기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설과 시의 차이를 예각의 미학으로 형상화한,도시변방(불광동)의 대표적인 풍경화(化=畵)라고 하겠다.하지만,제목의 서투름이 좀 불길했는데,과연 ‘웃음’을 아직 길들이지 못했다. 당선작으로 뽑은 ‘낙하하는…’은,물,문,바람,피곤,갈증,태움,구름,현기증 등 온갖 인간형상과 자연현상이 시 전체를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요가 단아하다.제목의 질문혹은 자문과 마지막 행 “~이요”의 음풍농월투까지 포함해서 그렇다.이 절묘한 세파 속 ‘단아한 고요’는,“찍 침을뱉으며 햇빛 속으로 귀향하”는 ‘건달’(‘물결 그리고 물결’),‘게르니카’와 ‘김추자의 꽃잎’과 ‘5공화국 대통령 취임 연설문’(‘김추자에게 보내는 연서’),‘군화’와“사타구니보다 따뜻한 곳”(‘파로호’)까지 거느리면서도단아한 고요며,급기야 거느리므로 단아한 고요다.우리는 이분을 뽑기로 합의했다. 김명인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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