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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못한 사랑 못내 그리워 저리 붉은가

    ●불갑사·용천사등 사찰 주변에 많아 가을 산야의 진객은 단연 꽃무릇이 아닐까.무성했던 수풀이 점차 힘을 다하며 제 빛깔을 잃어갈 때 맑은 가을 하늘을 향해 이파리 하나 없이 빳빳하게 고개를 세운 꽃무릇은 튀고도 남음이 있다. 새파란 하늘빛에 대비되어서인지 유난히 새빨간 꽃무릇은 애틋하면서도 서러운 사랑의 아픔을 담고 있는 듯하다. 꽃무릇을 만나러 남녘으로 달렸다.전남 영광 불갑사,함평 용천사,전북 고창 선운사로. 왜 꽃무릇은 대개 절 주변에 사는 걸까? 아마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무릇의 특이한 생태 때문일 것이다.금욕을 실천하며 수행하는 스님에게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여겨 사찰에서 심은 것이 주변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수국이나 산수국,불두화,백당나무 등 사찰에 심은 꽃들이 대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식물들인 것을 보면 이같은 설명은 분명 일리가 있다.탱화를 그릴 때 꽃무릇 뿌리를 짜낸 즙을 바르면 좀이 슬지 않아 사찰 주변에 많이 심었다는 설도 있다. 불갑산 자락에 자리잡은 불갑사 가는 길.듬성듬성 난 억새며,떼지어 날아다니는 잠자리며,이미 가을색이 완연하다.사찰을 10여리 남겨놓고부터는 길가의 꽃무릇이 손님을 반긴다.코스모스 길에 익숙한 나들이객들에게 빨간 꽃무릇 길은 제법 이색적이다. ●상사병 스님의 애틋한 전설 간직 사찰 아래에 이르자 길 오른쪽 벌판이 온통 꽃무릇이다.안내판에 꽃무릇의 생태와 유래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석산이라고도 불리는 꽃무릇은 일본 원산으로 관상용으로 들여왔다가 퍼진 가을꽃.가을에 핀 꽃이 모두 지면 그제야 초록 잎이 나서 이듬해 봄에 진다.잎과 꽃이 서로 볼 기회가 없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상사화’(相思花)로 부르기도 하지만 진짜 상사화는 아니다. 연보랏빛 꽃이 피는 진짜 상사화는 대규모 자생지를 찾아보기 어렵다.상사화는 꽃무릇과 달리 여름에 잎이 모두 진후 가을에 꽃이 핀다.순서야 어떻든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꽃무릇도 상사화의 자격은 갖춘 셈이다.옛날 한 스님이 속세의 미인을 연모하다가 상사병으로 죽어 묻힌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불갑사 뒤 자그마한 저수지 왼편 산자락엔 꽃무릇이 붉은 물결을 이루고 있다.꽃무릇에 파묻혀 저수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데이트족들의 표정에서 ‘소박한 행복’이 읽힌다. 불갑사 뒤쪽은 불갑산(525m)이다.군데군데 군락을 이룬 꽃무릇과 연꽃을 닮았다는 기암괴석 봉우리 ‘연실봉’이 아름답다.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무등산이,서쪽으로 서해 칠산 앞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불갑산과 인접한 모악산(348m) 아래로는 함평 용천사가 자리잡고 있다.불갑사 주차장에서 차로 20분쯤 걸린다.용천사 아래의 꽃무릇은 양적으로는 불갑사의 꽃무릇보다 한 수 위.함평군이 조성한 공원 옆 산자락 40만여평이 온통 꽃무릇이다.멀리서 보면 산자락이 마치 불타는 듯하다.산자락엔 꽃무릇 사이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산책로 중간중간 초가와 구름다리 등을 조성해놓아 아이들과 함께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좋다.특히 산책로에서 붉은 물결 너머로 보이는 용천사의 자태가 그림같다. ●붉은 물결 너머 그림 같은 용천사 용천사는 신라 때 행은존자에 의해 창건된 사찰.사찰앞으로 흐르는 작은 천에서 용이 승천했다고 해 용천이라고 부르는데,용천사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사찰 건물은 모두 현대에 지은 것이라서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것은 없다.다만 조선 숙종 때 만들었다는 대웅전 옆 석등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전북 고창의 선운사 꽃무릇은 한 줌씩,한 아름씩 듬성듬성 꽃을 피운 것이 오히려 운치가 있다.선운사 입구에서부터 절 앞으로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 도솔암까지 난 3㎞ 숲길엔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앉은 꽃무릇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그래서 도솔암 가는 길은 마냥 정겹다.꼿꼿한 꽃대,둥글게 굽은 꽃잎,꽃입보다 두 배나 긴 황금빛 꽃술….길가에 솟아난 하나하나의 꽃무릇은 참 독특하고도 귀하게 생겼다. 도솔암 부근엔 수령 600년의 장사송이 있다.마치 암자의 미륵불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우산처럼 가지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게 보인다.나무 옆으로 진흥굴이 있는데,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왕비와 공주를 데리고 출가한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영광 함평 글·사진 임창용기자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고 영광읍쪽으로 가야 한다.읍내를 지나 23번 국도로 갈아타고 10분쯤 가면 불갑사로 빠지는 군도가 나온다.군도를 따라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불갑사 진입로가 보인다.용천사는 불갑사 들어간 길을 되짚어 나와 다시 23번 국도를 타고 함평 방향으로 가야 한다.5분쯤 가다가 나오는 838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조금만 가면 해보면 광암리에 이르러 용천사 진입로가 나온다. 선운사는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IC에서 빠져 22번 국도를 타면 바로 닿는다. ●숙박 불갑사나 용천사 인근에서 묵으려면 함평군 해보면 금덕리 관광농원(061-323-3663)이 추천할 만하다.구계동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어 쾌적하면서도 넓다.방갈로와 낚시터도 갖추고 있으며,밤 줍기도 할 수 있다.요금은 방 크기에 따라 2만원부터 5만원까지. 선운사 인근엔 동방호텔(061-563-7070) 등 호텔과 전원산장민박(061-561-3120) 등 민박집이 많다. ●함평 해수찜 함평군 손불면 신흥마을은 해수찜으로 유명한 곳.함평해수찜은 1800년대부터 민간요법으로 널리 이용돼온 치료법이라고 한다.도자기 가마를 이용한 한증법을 발전시킨 것으로,해수(海水)탕에 유황 성분이 많은 돌과 삼못초 같은 약초를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때 데워진 물로 찜질을 한다. 온천과 약찜의 효능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어 피부염,산후통,신경통 등 만성질환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자랑이다.주포함평해수찜(061-322-9489),함평신흥해수찜(061-322-9487),신흥해수찜(061-322-9900) 등이 있다.입욕료 6000원.문의 함평군 문화관광과(061-320-3224),영광군 문화관광과(061-350-5224),고창군 문화관광과(063-560-2230). 식후경 영광의 첫째 먹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법성포에서 말린 굴비.법성포는 습도와 일조량,해풍이 조기를 말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어 최상의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2년 이상 간수가 빠져 쓴맛이 없어진 소금으로 싱싱한 생조기를 정성껏 간을 해 15∼40시간 정도 재워두었다가 깨끗한 염수에 4∼5회 세척한 후 10∼20마리씩 짚으로 엮어 해변가에서 7∼14일 동안 말린다.법성포와 영광읍내엔 굴비를 중심으로한 한정식집이 많다.법성포 포구 바로 앞 ‘1번지식당’의 음식 맛이 유명하다.값은 1인 1만 5000원부터 3만원까지.1만 5000원짜리의 경우 굴비 구이와 조기 찌개를 중심으로 병어,갈치,전어 등 요즘 나는 생선 10여가지와 나물 무침 등을 포함해 30여가지의 반찬이 나온다.3만원짜리엔 굴비찜과 삼합,생선회,홍어회,자린고비,육회,갈비 등이 추가된다.(061)356-2268.영광읍내에선 동락식당(061-351-3363),한아름식당(353-7757)에 손님들이 몰리는 편이다.
  • 책꽂이

    ●가블린의 바다 상·하(천금성 지음,글마당 펴냄) 해양소설 전문작가가 모처럼 내놓은 장편.2007년 중국의 남지나해 봉쇄로 조성된 긴장관계 속에서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사이에 벌어지는 가상 해상전투를 긴박하게 묘사하고 있다.각권 9000원. ●김춘수(한국대표시인 101인 선집 편찬위원회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문학사상사 창사30돌 기념 선집 발간의 발걸음이 ‘꽃’의 시인에게 향했다.미적 자율성과 예술지상주의에 평생을 바친 한국 순수시의 대가인 김춘수의 모든 것이 담겼다.1만 4000원. ●사랑의 영역(손정도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일제시대 화공약품 사업으로 성공한 길길동과 라상그룹을 일군 아들 길희도 2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렸다.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모두 4권 각권 8000원. ●경마장 사람들(김두삼 지음,새로운사람들 펴냄) MBC 탤런트 8기 출신의 연기자이자 희곡작가인 저자가 경마장을 소재로 그린 소설.경마장에서의 하루를 묘사하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담았다.9000원. ●환상(리처드 바크,이은희 옮김,한숲 펴냄) 70년 ‘갈매기의 꿈’으로 세계적 작가가 된 저자의 다른 장편.작가가 메시아와 조우한다는 가정 아래 누구나 마음먹기에 따라 미래와 과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주제를 들려준다.8000원. ●비타민F(시게마쓰 키요시 지음,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펴냄) 제124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집.가족·아버지·친구·주먹·연약함·행운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자칫 우울하게 비쳐질 수 있는 현대의 가족 이야기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냈다.9000원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김욱동 옮김,민음사 펴냄)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소설.원전의 잘못으로 발생한 75개의 오탈자를 수정하는 등 그 동안의 오류를 고친 뒤 완역 출간.7000원.
  • ‘사회복지모금회’ 성금 26억 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韓勝憲)는 다음달 8일까지 저소득 노인,수재민,외국인 근로자 등을 돕는 ‘사랑의 열매와 함께 하는 따뜻한 설 보내기’ 행사를 전국적으로 벌인다.이번 행사에서는 모두 24억 6400만원을 들여 소외된 이웃들에게 생필품과 성금을 지원한다.공동모금회는 9000여명의 독거노인에게 가구당 쌀 20㎏을 전달하고,수재민에게는 농산물 상품권을,아동청소년 공부방에는 학용품을 지원한다.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쪽방 주민 1만여명에게는 생필품 구입을 위한 상품권을 전달한다. 또 설연휴 3일동안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 등의 노숙인에게 무료 급식과 합동차례상을 제공하며,안산·부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전통음식 나누기,민속놀이 등 다양한 명절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
  • 국경넘은 사랑 北이영희씨 “南아버지 찾아요”

    (하노이 연합) 베트남 연인과 31년 만에 사랑의 열매를 맺은 이영희(54)씨가 한국전쟁 때 월남한 아버지와 그 형제들을 찾고 있다.베트남 유학생과의사랑을 고이 간직하다 베트남과 북한 정부의 도움으로 지난 13일 하노이에서 눈물의 결혼식을 올린 이씨는 26일 남은 희망은 6·25전쟁 중인 1950년 10월 월남한 아버지 이호진(80)씨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친의 이름이 밝혀질 경우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조카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망설이던 이씨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중인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관한 설명을 듣고서야 부친의 이름을 밝히는 조심성도 보였다.이씨에 따르면 부친은 흥남부두에서 3명의 형들과 함께 월남선을 탔다는 것. 아버지를 마지막 본 것이 3살 때라 부친의 인상착의나 체형,얼굴 등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그는 만나지 않아도 좋으니 아버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 삼성 이웃돕기 성금 4년째 100억씩 기탁

    삼성이 연말연시 이웃돕기성금으로 1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7일기탁했다. 1999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100억원을 낸 이래 4년째 100억원을 전달했다. 삼성은 지난 여름 태풍피해 때에도 80억원의 수재의연금을 냈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오는 25일까지 그룹 임직원 4만여명이 참여하는 ‘이웃사랑 캠페인’을 벌여 양로원·고아원 등 결연단체와 수해지역 주민,노숙자·재소자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평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위해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 관심이 온통 대통령 선거 등 정치·사회적 이슈에 쏠리면서 불우이웃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예년보다 열흘 앞당겨 성금을 냈다.”고 밝혔다. 삼성은 모금참여 확대를 위해 내년 1월까지 그룹과 계열사가 실시하는 신문·잡지 등 모든 인쇄광고 하단에 이웃돕기 엠블럼인 ‘사랑의 열매’와 함께 ‘사랑을 나누면 희망이 자랍니다.’라는 문구를 넣기로 했다.박건승기자 ksp@
  • 책꽂이/창조된 고전 外

    ●창조된 고전(하루오 시라네·스즈키 도미 엮음,왕숙영 옮김,소명출판 펴냄) 일본의 고전 ‘고사기’ ‘일본서기’ ‘만요슈’ ‘겐지 이야기’ ‘헤이케 이야기’ 등은 언제,어떻게 ‘고전(canon·정전)’이 되었을까.이 책은오늘날 일반적으로 일본의 고전문학이라 불리는 텍스트들이 처음부터 보편적인 가치가 부여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근대 이후,국민국가 형성과정에서 새로운 일본 내셔널리즘의 상징으로 구축 또는 재구축된 것임을 보여준다.국민국가로서의 통합을 위해 ‘국어’ ‘국문학’ ‘국문학사’가 요구됐고,나아가 그것들에 의해 국민국가의 정체성이 창출됐다는 것이다.‘정전’ 혹은 ‘정전형성’은 1980년대 이후 영미학계에서 중요한 비평용어로 사용되고 있다.1만 9000원. ●지구별 여행자(류시화 지음,김영사 펴냄)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5년만에 낸 저자의 산문집.인도대륙을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적었다.“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갔다.”고 고백하는 저자에게 삶은 곧 배움의 과정이고 세상은 학교다.도망간 새를 기다리는새점치는 남자,반딧불이를 잡는 집시 처녀,닭의 머리에 색칠을 해 희귀조로팔려는 어처구니없는 사내 등 저자가 여행 중에 만난 이들은 이 세상 모든사람들의 원형적 모델이다.부록으로 탁발 고행승인 사두들의 어록이 실렸다.9900원. ●퓰리처(데니스 브라이언 지음,김승욱 옮김,작가정신 펴냄)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 조지프 퓰리처(1847∼1911)의 일대기.파나마 운하 스캔들에연루된 자들을 비호하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구속 협박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켜낸 것,설치비용 문제로 프랑스로 되돌아갈 운명에 처했던 자유의 여신상을 결국 뉴욕 맨해튼 리버티섬에 세운 것 등이 그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1890년대에 이미 상업주의 언론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보여준 퓰리처는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라고 생각했다.‘황색 언론’이란 용어는그가 라이벌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벌인 판매부수 경쟁에서 비롯됐다.3만원. ●영재의 감성사진(유영재·황미희 지음,들린아침 펴냄) 아스라이 잊혀져가는 추억의 글감 100가지를 골랐다.알전구,쥐꼬리채집,달고나,호마이카상,동동 구리무와 포마드,수구레,명랑화운동,칭찬도장 등.저자가 진행한 CBS ‘유영재의 가요속으로’에서 방송된 내용들을 묶었다.8000원. ●권력과 책임(베른하르트 그림 지음,박규호 옮김,청년정신 펴냄) 권력은 그 자체로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소크라테스의 말대로 “권력이 한 사람에게 좋은 것이 되려면 모든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어야 한다.” 의미요법(logotherapy) 전문가인 저자는 최고의 리더십은 ‘반(反)마키아벨리즘’의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아직도 가야 할 길(M.스캇 펙 지음,신승철 등 옮김,열음사 펴냄) 하루에 600여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미국에서 10년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책.에리히 프롬 이래 가장 신선하게 사랑의 방법과 기술을 전해준다는 평을 듣는 저자는 삶의 길목에서 방황하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영혼의 성숙을향한 머나먼 길임을 일러준다.9500원. ●영어로 경영하는 시대(요시하라 히데키 등 지음,박명섭 등 옮김,우용출판사 펴냄) 국제경영에 있어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실용서.스미다 코퍼레이션 등 구체적인 예를 통해 일본기업의 높은 언어비용 문제를 살폈다.1만원.
  • “따뜻한 겨울보내기운동 구민 모두 동참 합시다”/양천구,내년 2월까지

    ‘따뜻한 겨울보내기 운동에 동참합시다.’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5일 서울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저소득 주민이 올 겨울을 안심하고 훈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저소득 구민 따뜻한 겨울보내기 사업’을 이달부터 내년 2월말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천구의 저소득 주민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618가구 4811명,저소득노인 450명,저소득장애인 365명,소년·소녀가장 29가구 40명 등 모두 4243가구 7632명이다. 구는 주민들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구청 1층 민원봉사과에 성금과 성품접수창구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또 구·동 및 유관기관,다중집합장소 등에 ‘사랑의 열매’모금함도 설치해운영중이다.양천구 전담계좌(우리은행 015-176590-13-532)를 통해 입금도 가능하다. 구는 지난겨울 3개월간 이 사업을 펼쳐 2억 2000여만원의 성금과 7억 2000여만원어치의 물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박현갑기자
  • [씨줄날줄]사랑의 열매

    연말이 다가오는 이때쯤이면 ‘빨간 열매’를 옷깃에 단 사람들이 많아진다.TV에 나오는 유명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상당수의 보통 사람들도 일종의 ‘휘장’처럼 달고 다닌다.이웃돕기 실천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세 개의 열매는 각각 ‘나'와 ‘가족’,그리고 ‘이웃'을 말한다.빨간색 열매 전체는 사랑의 마음을,줄기는 화합의 정신을 의미한다.모금 형태가 1991년 말 민간 주도로 바뀌며 우리 눈에 익숙한 지 벌써 11년.일본에서는 ‘사랑의 깃털’이란 게 20여년전부터 있었다. 성금을 모금하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요즘 ‘사랑의 열매'캠페인을벌이느라 여념이 없다.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집중모금 기간은 내년 1월 말까지 계속되는데,목표액은 677억원.지난해 같은 기간의 633억원보다 약간 늘렸다.두 달 동안의 모금액은 한해 전체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우리에게 ‘이웃돕기’란 무엇일까.복지의 개념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이웃돕기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음이며,인간만이 가진 휴머니즘 표출의 결정판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날 미국을 받치고 있는 두가지의 힘은 ‘자원봉사’와 더불어 ‘기부행위’다.현재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공동모금 조직인 ‘유나이티드 웨이’의 연간 모금액은 50억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나눔의 공동체’의식이 강한 데일수록 모금액은 늘어나기 마련이다.우리도 기부행위에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최근 몇 년간 이웃돕기 성금은 꾸준히 늘고 있어 퍽 다행스럽다.우리 사회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시들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쌀 한 톨,콩 한 톨이라도 나누며 참행복을 깨닫는 사람들이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미국과는 달리 감성적인 면이 강하다고 탓할 일은 아닌것 같다.IMF를 겪은 우리이기에 감성이 앞설지도 모르겠다.모금회가 생겨난98년 말은 우리에게 얼마나 어려운 때였던가를 생각해 보라. ‘사랑의 열매’라는 어느 사이트는 이렇게 적고 있다.“사랑의 열매는/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입니다./우리라는 말속에 이전보다 넓은 의미를 담고/손을 내밀면 모두 살갑고 정겨운 가족처럼/그리 살면 어떠할까요….” 올해엔인터넷 자선냄비도 등장한다고 하니 온정이 강처럼 넘쳐날 것을 기대해 본다. 이건영 논설위원 seouling@
  • 김승환·궈팡팡 제2의 국제핑퐁커플

    사랑의 열매를 맺는데 국경과 언어 따위는 장벽이 되지 못했다.지난 89년의 안재형-자오즈민 커플 이후 13년만에 국제 핑퐁커플이 탄생했다. 한국 탁구 국가상비군인 김승환(24·포스데이타)과 중국 출신의 홍콩 탁구국가대표 궈팡팡(郭芳芳·22)이 내년 초 결혼한다.서울에 신혼살림을 차릴 예정인 이들은 결혼 뒤에도 선수 생활을 계속할 계획이다. 이들의 로맨스는 2000년 7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베트남오픈에 상무 소속으로 출전한 김승환이 홍콩 대표로 참가한 궈팡팡에게 첫 눈에 반하면서시작됐다.이후 김승환은 독학으로 중국어를 배워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지난해 9월 서울 코리아오픈 때 다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지난 6월 홍콩에서 양가 부모의 상견례까지 가진 이들 커플은 9월 강릉 코리아오픈과 부산 아시안게임 때 재회해 미래를 설계했다. 중국 난징 출신으로 98년 11월부터 홍콩으로 옮긴 궈팡팡은 세계랭킹 64위의 기량을 썩히지 않으려고 결혼 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하지만국적 취득 요건이 까다로워진데다 실업팀 입단도 장담할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김승환은 “결혼 뒤에도 선수생활을 계속하기로 약속,4∼5년은 각자의 팀에서 합숙하며 주말부부로 지낼 각오를 하고 있다.”며 “팡팡과 나란히 한국 국가대표로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승환은 부천 시온고 3학년이던 96년 학생종별대회 3관왕(단·복식,단체전)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해 97년 최강전 단식과 단체전을 석권하는 등 남자탁구의 기대주로 성장했지만 아직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이기철기자 chuli@
  • 이웃돕기 유공자 112명 훈·포장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6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옛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희망 2002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을 갖고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 등 112명에게 훈·포장과 정부표창을 수여했다. 포상자는 국민훈장 1명,국민포장 3명,대통령표창 5명,국무총리표창 6명,보건복지부장관표창 76명,사랑의 열매 공로상 7명,봉사상 9명,희망상 5명 등이다. ▲국민훈장 모란장=김정태(55)▲국민포장=김찬영(金燦永·47·눈사랑안경점 대표),민경춘(閔庚春·49·삼성미래전략위원회 상무),이동범(李東凡·54·한국방송공사총무국장)▲대통령표창=이성기(李聖基·45·제일제당 지원본부장),SK텔레콤㈜,원도어패럴,대상㈜,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회봉사단
  • 눈높이 행정/ 김천시 이웃돕기 성금모금

    경북 김천시의 이웃돕기 성금모금 방식이 경북도내 다른자치단체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19일 김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활동을 벌여 모두 1억 8500만원을 모았다.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모금액 1억 2700여만원보다 5800여만원이 늘어난 것이다. 시는 성금모금을 위해 지난해 말 김천역 광장에서 박팔용(朴八用)시장을 비롯한 기관·단체장,일반시민 등 1500여명이 참여하는 사랑의 열매달아주기 행사를 가졌다. 특히 박 시장의 경우 지난해 연봉인상분 352만 8000원 전액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또 시청 직원들이 월급에서 1000원 미만을 성금으로 모으는 ‘사랑의 자투리 991운동’을 통해 600만원,자율적으로500여만원 등 모두 1100여만원을 모금해 기탁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이 이같이 성금 모금에 앞장서자 시민들의 참여도 적극적이었다.사랑의 자투리 991운동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었고 경부고속도로 김천톨게이트에 설치된 낙전 모금함에는 동전이 가득했다. 김천시의 성금모금 방식이 알려지면서 도내 일부 자치단체를이 김천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천 한찬규기자 cghan@
  • 설 맞아 성금 20억 소외된 이웃 지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金成洙)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웃돕기 캠페인을 벌여 모금한 성금 20억원을 설날을 맞아 소외된 이웃에게 지원한다.‘사랑의 열매와 함께 하는-따뜻한 설 보내기’라는 이름의 성금은 주한외국인 근로자, 쪽방 생활자, 저소득 계층 등에 13일까지생필품과 명절 행사비로 전달된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낙하하는‘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장석원.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다. 서서히 문이 열리고 있었고,바람은 그때 태어났다. 나의 이름은 피곤한 바람이다. 나는 백 송이 수련이 내뱉은 한숨이다. 햇빛이 몸을 데워 비상했고, 몸 속에는 한 방울 물이 갈증을 태우고 있다. 내 몸은 지금 구름빛이다. 나는 가볍다. 후두둑 떨어지는 적색 열매처럼 가까운 미래에 나는 돌아갈 것이다. 이마에 떨어지는 것, 얼굴에 번지는 것 내게 쇄도하는 현기증. 그대 몸에 얼룩지는 오래된 바람,흰 손길에 갇혀 나는 물 밑에 있고 나는 오므라들어 졸고, 백 송이 꽃을 피운 수련은 어느덧 물에 잠겼고, 물 위를 지나던 나는 바람이요 장막이요, 그때 저기 부유하는 꽃잎. ■‘장석원’ 당선소감. 개념으로 쪼갤 수 없는 시간인 사랑의 순간.그런 순간이 있는 오후의 풍경 속에서 나와 나의 시는 동시에 경계 너머의햇빛을 보았다.사랑하는 두 존재는 ‘동시’라는 명사에 갇힌다.어느 한 쪽의 사랑으로는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나 혼자의 사랑이 날 지치게 했다.사랑의 동시성은 시간의 그물에 포박되지 않는다.사랑하는 존재는 언제나 같은 시간에같이 존재하면서 같은 곳을 쳐다본다.사랑에 빠진 사람에게‘그’나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다.이제 나와 시 너머에있는 ‘그들’을 향해 나아간다.시는 감옥이었다.‘나’와‘너’가 이루는 세계에서 ‘나’와 ‘너’와 ‘그들’이 이루는 세계로 떠나고,다시 다른 ‘그들’이 존재하는 다른 곳으로 유목하는 내 언어의 출발이 기쁘다.출옥하지만 나와 시는 ‘동시에’ 존재한다.나는 다시 그 감옥을 선택하고,시는 나를 선택했다,동시에. 나의 출발을 있게 해 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과 최동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내 시에 살고 있는 ‘그들’이 떠오릅니다.내 시가 탄생했던 ‘poetika’의 벗들과 혁웅 형,찬기형,순원 형,행숙 그리고 장욱.내게 처음으로 시를 쓰게 했던 국문과 문창반의 선후배님들,가족들…. ◆약력1969년 충북 청주 출생.고려대 국문과 졸업.고려대 국문과대학원 박사과정 재학중. ■심사평. 끝까지 검토의 대상이 된 것은 4명.이영옥의 ‘주먹 만한 구멍 한 개’ 외 4편,천서봉의 ‘뿌리 내리는 아버지’ 외 3편,김정문의 ‘賊反荷杖’ 외 2편,그리고 장석원의 ‘낙하하는 것의…’외 6편이었다. 이영옥의 ‘주먹만한…’은 “겨울바람은/아버지 자전거의녹슨 귀를 때렸다”의 첫 2행에서 보이는 일상-추억 풍경화(化=畵)의 고전적 품격을 장장 26행씩이나 무리 없이 유지-발전시키고 있는 솜씨가 놀랍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순서대로풍경의 긴장이 처지고 감상적이며 심지어 감상주의적이다.천서봉의 작품은 수준이 고르지만 ‘뿌리내리는…’의 “절망에 대한 썩지않는 공식”과 “소풍 같은 봄날”의 모순이 끝내 미학적으로 해결되지 못했다.김정문의 ‘賊反荷杖’은 표면적인 산문-이야기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설과 시의 차이를 예각의 미학으로 형상화한,도시변방(불광동)의 대표적인 풍경화(化=畵)라고 하겠다.하지만,제목의 서투름이 좀 불길했는데,과연 ‘웃음’을 아직 길들이지 못했다. 당선작으로 뽑은 ‘낙하하는…’은,물,문,바람,피곤,갈증,태움,구름,현기증 등 온갖 인간형상과 자연현상이 시 전체를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요가 단아하다.제목의 질문혹은 자문과 마지막 행 “~이요”의 음풍농월투까지 포함해서 그렇다.이 절묘한 세파 속 ‘단아한 고요’는,“찍 침을뱉으며 햇빛 속으로 귀향하”는 ‘건달’(‘물결 그리고 물결’),‘게르니카’와 ‘김추자의 꽃잎’과 ‘5공화국 대통령 취임 연설문’(‘김추자에게 보내는 연서’),‘군화’와“사타구니보다 따뜻한 곳”(‘파로호’)까지 거느리면서도단아한 고요며,급기야 거느리므로 단아한 고요다.우리는 이분을 뽑기로 합의했다. 김명인 김정환
  • [씨줄날줄] 최음제

    ‘사랑의 묘약’이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요즘이다.청순한 이미지로 남성들의 인기를 누렸던 한 연예인의 히로뽕 파문이 도화선이 됐다.미약(媚藥) 혹은 최음제(催淫劑)란 명칭부터 신비감을 자아낸다.성행위 능력을 강화시켜주거나 성적 쾌감을 극대화시켜 주는 약물을 통틀어 일컫는다.매사가 남녀 구분이 분명하거늘 최음제만은 남녀 구분없이 효과를 발휘한다니 그 또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랑의 묘약’을 구하려는 역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고대까지 올라간다.최음제를 뜻하는 영어의 애프러디지애크(Aphrodisiac)는 우리에게 비너스로 더 잘 알려진 그리스의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에서 연유됐다.그리스 시대엔 벌써 요즘 최고의 최음제 원료가 되고 있는딱정벌레류가 사용됐다고 한다.로마에서는 허브의 일종인마편초를 지니고 다니며 사랑의 불씨를 살리는 쏘시개로활용했다는 것이다. 동양에선 일찍부터 매자나무가 요긴하게 쓰였다.한방 최고의 미약으로 통하는 음양곽은 바로 매자나무에 복령,대추를 넣어 만든다고 한다.봄에 노란꽃을 피웠다가 9월쯤에 붉은 열매를 맺는 매자나무는 주위에서 흔히 자라는 활엽 관목이다.하루는 양치기 소년이 무리를 종횡무진하는숫양을 발견하고 눈여겨보다 다른 양과 달리 매자나무 잎과 가지를 먹는 데서 그 신비를 알아냈다고 한다. 요즘 시중에서는 전래 요법대신 요힘빈과 캔새리딘(Cantharidin)이란 약물이 암거래되고 있다고 한다.모두 의약계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약물들이다.임상대상의 30% 정도만효과를 얻는 데 그쳐 약물로서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부작용이 심하기 때문이다.딱정벌레의 일종인 스페니시플라이로 만든 캔새리딘은 독성이 강해 치명적이고 인도나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요힘빈이란 나무에서 축출한 요힘빈역시 가축 교미에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묘약’은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는얘기다.‘금지된 탐닉’을 넘보지 말라는 자연의 섭리일것이다.그렇다면 마약류나 최음제의 유혹에 빠져드는 것은 무엇때문인가.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강한 자기억제력이 있다고 한다.약리작용으로 억제력을 풀어줌으로써 성적 쾌락이 극대화되는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설명이다.편안한 마음이 최고의 최음제인 셈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대한광장] 가을이다

    어느 날 문득 가을이 우리 곁에 왔다.소매 끝을 스치는 바람결이 어제와 다른가 싶어 먼 산을 바라보니,산빛도,강가에 나뭇잎 부딪치는소리도 어제와 다르다.우리 몰래 세월이 벌써 이렇게 훌쩍 흐른 것이다.둘러보면 산 뿐이 아니다.태풍에 시달린 나무 이파리들도 상처를쓰다듬으며 어느새 색깔이 퇴색해 간다.큰물에 쓰러진 개울가의 고마리꽃이며,물봉선화며,구절초도 꽃을 환하게 피웠다. 이제 이 세상의 모든 나무와 풀들은 한 계절을 정리하고 있다.쓰러졌으면 쓰러진 대로,꼿꼿하게 서 있으면 서 있는 대로 그것들은 살아 온 세월 앞에 고개를 수그리며 익어간다. 논두렁을 넘어 찰랑찰랑 익어가는 벼며,콩 밭에 키 큰 수수도 제 무게로 고개를 숙였다.큰바람 속에서도 제 몸을 잘 간수하여 붉어져 가는 대추야,감아,알밤들아,모든 바람을 이긴 곡식들아,풀들아,나무들아 콘크리트 벽 속에서 소주를 마시며 더위를 이겨 낸 사람들아,모두 애썼다.작고 크든 시련을 딛고 일어선 것들은 산들바람부는 이 가을 하늘아래 모두 눈부시다. 밤길을 걸으며 풀섶에서울어대는 풀벌레 울음소리,깊은 밤 어디선가 낭랑하게 우는 귀뚜라미 소리,한 계절의 이 쓸쓸한 모퉁이를 돌아가며,나는 문득 소슬해지는 어깨를 추스린다.나는 잘 살았는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그러므로 가을은 남보다 자기를 들여다보게 하는,자기에게 더 외로운 계절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삶은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가.내가 온 힘을 기울여 애쓰는 이 수고가 세상의 어디에 소용이 된단 말인가.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내 몫인 것 같은 이 재물과 권력과 지식은 얼마나 하찮고 부질없는 것들인가.세월은 바람같이 빠르고 인생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 다만 이 세상에 남을 것은 진실 뿐임을 알 때 생은 경이로워진다.눈 앞에 놓여 있는 커다란 떡에 눈 멀면 훗날 그 떡보다 더 큰 욕을 먹는다는 것을 알라.한줌 권력이 저 들에 피어있는 들꽃보다 낫다는 생각을 나는 해보지 않았다. ‘사랑의 온기가 더 그리워지는/가을 해거름 들길에 나는 서 있습니다/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산그늘도 묻히면/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그대 얼굴이/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내 안의 그대처럼/꽃들은 쉼없이 피어나고/내 밖의 그대처럼/풀벌레들은/세상의 산을일으키며 웁니다/한 계절의 모퉁이에/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춥지않아도 되니/이 가을은 얼마나 근사 한지요/지금 이대로 이 길을 걷고 싶고/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 어느 가을.나는 힘없고 가난한 내 사랑에 따뜻한 온기가 되고 싶어,해지는 들길에 앉아 이 시를 썼다. 내가 근무하는 작은 학교 운동장에 서늘한 산그늘이 내려온다.아이들이 놀다 돌아간 운동장은 산뜻하게 비어 있다.소슬바람이 부는 산아래 나는 두 손을 편히 내려놓고 서서 산을 올려다본다.어쩌면 산은 저리 변함이 없을꼬? 산그늘은 천천히 내려오며 작은 마을을 덮고 푸른 강을 건너 앞산을 오른다.해 지는 동네도,강변에 풀잎들도 참 곱다.서산에 걸린 해에서 쏟아지는 햇살에 발광하는 저 찬란한 가을논과 강물의 풍경을 함께 보는 일은 행복하다. 보아라,저 메밀잠자리들은 내가 밥 한 숟갈 주지 않았어도 푸른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저 풀잎들은 그대가 눈길 한번 주지 않았어도 저렇게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간다. 가을이다.이 가을 저 들에 풀잎 한 포기,한톨의 곡식인들 어찌 내게 무심하리.한 계절의 모퉁이는 돌며 나는 나에게 진정 다시 묻고 싶다.너의 가을은 저 파란 우리나라 가을하늘처럼 참말로 근사한가? [김 용 택 시인]
  • [외언내언] “밥 한끼 못해 먹이고…”

    이청준씨의 소설 ‘눈길’은 우리네 어머니의 지극한 모정(母情)을보여준다.집안이 몰락해 살던 집을 팔게 되자 어머니는 외지로 공부하러 간 고등학생 아들에게 그 집에서 “밥 한끼 지어 먹이고 마지막밤을 보내게 해 주려고” 새 주인의 양해를 얻어 기다린다. 매일같이빈집을 드나들며 먼지를 털고 걸레질을 하면서 아직도 그집에 사람이살고 있는 양 안방 한쪽에 이불 한채와 옷궤 하나를 예대로 남겨둔다.소문을 듣고 찾아 와 집앞에서 서성이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더운 밥지어 먹여서 하룻밤 재워가지고 새벽 동이 트기 전에 길을 되돌려 떠나 보낸다.시오리나 되는 장터 차부까지 아들을 배웅하고,하얀 눈길에 찍힌 “아그 발자국만 따라 밟고” 다시 돌아 오면서 눈앞이 가리도록 눈물을 떨군다.아침 햇살에 눈이 시릴 정도로…. 16일 저녁 대한적십자사가 상봉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만찬장에서아흔살의 어머니는 북쪽에서 온 일흔살의 아들 입에 밥과 고기를 넣어주면서 “손수 밥 한끼 못해 먹이고…”하며 안타까워 했다.북에서온 오빠를 만난 육순의 남쪽 누이도 “(돌아가신)엄마 솜씨 흉내 내서 생선찌개 끓여 드리고 싶었는데,오빠한테 밥 한끼 못해 드리고 보내려니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어머니와 누이들에게 “손수 지은 더운 밥 한끼”는 무엇인가.그것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자식과 형제들에게 주고 싶은 절절한 마음과 사랑의 최소한의 표현이다.아무리 호화로운 식당에서 진수성찬을 대접한다 하더라도 손수 지은 더운 밥 한끼의 정성에는 까마득히못 미친다.그 세대의 여성들에게는 귀한 손님에게 더운 밥 한끼를 차려 내놓는 것이 당연한 예절이다.지금처럼 보온밥통이 없던 시절, 식은 밥이 많이 있을지라도 귀한 손님이 찾아 오면 새로 밥을 지어 대접하고 식은 밥은 나중 안식구들끼리 먹었다.하물며 오매불망 그리던자식과 형제들을 반세기 만에 만났는데 손수 지은 밥 한끼 대접 못하는 그 어머니와 누이들의 심정은 어떠하겠는가.아들이 왔다는 말에오랜 치매상태에서 깨어나 아들 이름을 부른 어머니도, 건강이 나빠상봉장에 나가지 못하고 앰뷸런스 안에서 아들의 큰절을 받고 “우리늙은애기 왔구나”하며 눈물을 쏟아 낸 어머니도 아마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소설 ‘눈길’에서 어머니는 말한다.“더운 밥 해먹이고 하룻밤을재우고 나니 그만만 해도 한 소원은 우선 풀린 것 같더구나”이산 가족들이 지닌 그 ‘한 소원’은 언제쯤 풀릴 것인가.내년에는 가정방문도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지만 오래 헤어졌던 혈육에게 더운 밥한끼 해먹이고자 하는 이들의 자연수명이 그 열매를 거둘때 까지 기다려 줄지 안타깝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ysi@
  • 집중취재/ 산불피해 산림복원

    *자연치유→속도·인공조림→경제성 우위. 불이 난 산에 나무를 심어 조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아니면 자연 복원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좋은가.인공 조림은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수종(樹種)을심음으로써 경제성이 있으나 복원 속도가 느리고,자연 복원은 회복 속도는빠르지만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활엽수로 뒤덮히는 단점이 있다. 강원대 정연숙 교수(생명과학부)는 자연적으로 복원되도록 사람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96년 산불이 난 뒤 자연 복원에 관한연구를 위해 조림하지 않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와 조림을 한 곳을 조사한 결과,자연복원지가 조림지에 비해 우수한 회복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자연복원지에서는 13년이 지나면 높이 8m 이상의 교목층이 형성되지만,조림지에서는 13년이 지날 때까지 교목층이 발견되지 않는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높이 자라 위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을 지칭한다.또 기저면적(나무의 밑둥으로부터 10㎝ 높이에서 측정한 줄기의 단면적) 2.5㎝ 이상 나무의 양(임목축적률)도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6년 뒤 1.9배,13년 뒤 2.5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강릉·삼척처럼 과거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던 곳에는 맹아(萌芽)형성능력(불 탄 그루터기에서 새 순을 내는 능력)이 큰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이 소나무 다음으로 많이 분포한다.따라서 불이 났던 자리는 소나무 대신 참나무속들로 대체된다.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4년 뒤 신갈나무 54%,졸참나무 21%,굴참나무11%,떡갈나무 8% 등 전체 산림의 94% 이상을 참나무속 나무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2∼4년 된 묘목으로 조림을 하고 비료를 주면 몇 년 동안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지만,기계장비와 인력을 투입한 식목은 결국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유출시키고 토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말했다.또 “외국에서는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사유림에는 조림을 하지만,자연림에는 조림하지 않고 자연 복원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도 불이 난 곳에 반드시 조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그러나마을 및 도로 변 등 경관이 훼손된 곳,계곡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는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과거 송이버섯 채취로 생계를 꾸려 온 주민들에게 다시 소득을 올릴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도 조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 김용하 산림자원과장은 “산불 지역 또는 벌채한 곳은 회복 속도에따라 3년 이내에 조림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소나무·참나무 순이 나오는 곳은 굳이 조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나무를 심으면 노임을 지급함으로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를 거둘 수있다”면서 “단순히 생태적 관점에서 보지 말고 경제·사회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과거엔 어떻게 했나. 산림청은 과거 불이 났던 곳은 대부분 조림을 했다.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어성전리(72년),평창군 봉평면 흥정리(78년),고성군 거진읍 송강리(86년),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및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 (93년)등이 그 곳이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만 자연복원에 관한 연구를 위해 나무를 심지 않았다. 조림한 곳에는 현재 잣나무·일본잎갈나무·곰솔·자작나무 등 경제성이 있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하지만 백촌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조림지는 조림 직후부더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자연 복원지나 다름없다.조림 수종(樹種)이 아닌 그루터기에서 스스로 싹을 틔웠거나,주변 지역에서 종자가 날아 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조림지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조림할 때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화재 뒤에 막 생겨난 식생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불이 났거나 벌채한 곳은 3년 이내에 조림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이 난 곳에는 예외없이 소나무 등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침엽수를 심었다.그러나 이번에 산불이 난 곳에는 불에 강한 활엽수도 심을 예정이다.활엽수로 산불 방화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또 소나무나상수리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나무들의 싹이 나온 곳은 굳이 조림하지 않고 자연복원되도록 방치하기로 했다. 문호영기자. *생태계 복원 과정 산불이 난 곳은 지상부 식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불이 나지 않은 곳과 비교해 초본(풀)류가 잘 자란다.불이 난 곳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불에 탄 나무들은 새로 싹을 틔운 식물에게 그늘을 제공하고,서서히 분해되는 과정에서 무기염류를 제공한다.산불이 난 곳을 자연복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 생명은 불이 난 그루터기에서 움튼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를 보면 불이 난 그 해 소나무를 비롯해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개옻나무·참개암·붉나무·진달래·철쭉 등의 싹이 빠른 속도로 자랐다.하지만 소나무는 다른 나무들에게 밀려4년이 지난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소나무는 산불 직후 종자가 싹을 틔우지만 활엽수에 압도돼 살아남지 못했다.산불 지역은 비화재지역과 비교할 때 몇 년 동안 초본과 관목류가 크게 발달한다.그러나 13년쯤 지나면 교목·아교목·관목·초본이 골고루 자라는 우리 숲의 전형적 층(層)구조를 형성한다.층구조가 형성되는 기간은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짧다. 교목은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4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들 참나무속(屬) 활엽수는 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보다 개체 수가 적었으나,불이 난 뒤 복원되는 과정에서는 소나무를 완전히 밀어내고 우점종으로 자리잡는다. 문호영기자. *강원 삼척 화재현장 르포.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조지전 마을.심심산골의 아침은 고즈넉했다.싸한 공기를 가르는 이름 모를 산새의 노래가 귓가에 메아리친다. 그러나 마을 뒷 편으로 눈을 돌리자 ‘검은 산’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에들어왔다.산자락에 검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모습이다.완전히 타지 않은 곳도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 들어서자 탄내가 코를 찌른다.둘레가 5∼6m는 됨직한 굵은 나무들이 검은 숯으로 변해 여기저기 뒹군다.밑둥에서 가지 끝까지 다 타버린30∼4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바람에 검은 재만 떨구었다.산이 아니라 거대한 숯가마였다.죽음의 땅마냥 생명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스팔트를 깐 것처럼 검게 변한 산자락에는 두더지 굴이 무수히 드러나 있었다.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박광돈(朴光墩·43)연구원은 “두더지가 불길을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굴을 파며 도망친 것 같다”면서 “두더지는 행동이 느려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고목 밑둥에서 검게 타버린 노랑턱멧새의 보금자리가 나왔다.알을 낳으려고 마련한 것인 듯했다.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저장해 놓은 알밤들도 검게 그을려 재 위에 뒹군다.산불의 열기로 바위들도 검게 타 쩍쩍 갈라졌다.해발 640m 정상에는 마을을 굽어보던 100년 짜리 거대한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죽고 있었다. 산 정상 부근에서 무당개구리가 발견됐다.환경부 생태계조사단 정흥락(鄭興洛·39) 박사는 “계곡에 있어야 할 무당개구리가 산 윗부분에 있다는 것은생태계가 교란당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로면 사둔리 뒷산 숲도 잿더미로 변했다.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만지자 풀썩 재로 으스러진다.화마가 할퀴고 간 무덤 위에 후손들이 얹어 놓은 푸른솔가지도 눈에 띄었다.막 싹을 틔웠다가 재로 변한 졸참나무 열매도 안쓰러웠다. 어디선가 “짹짹”하는 박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박 연구원은 “짝짓기를위해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세레나데’”라며 “산불은 났지만이제 곧 새 생명이 탄생할 것”이라고 숯검댕 묻은 얼굴로 미소짓는다.“찍찍,찍찍”.쇠딱다구리도 살아 있었다.멀리서 다람쥐도 겁먹은 눈으로 우리일행을 보고 있다. 앞서 가던 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조중현(曺仲鉉·47) 연구원이 2∼3일 밖에 지나지 않은 너구리와 고라니,토끼의 배설물을 발견했다.타버린 자기 집터를 찾아왔던 듯하다.마을 밀밭에선 고라니 한쌍의 발자국도 발견됐다. 잿더미에서 올라온 알록달록한 억새순을 만지작거리며 “자연이 이미 복원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하는 정 박사 앞으로 회색 멧토끼 한마리가 후다닥 뛰어갔다. 전영우기자 ywchun@. *외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후 외국은 어떻게 조림할까.나라마다 지형적,기후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자연복원에 맡기거나 자연복원과 조림을 병행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임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8년 대흥안령산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피해면적만도 130만여㏊에 달해 한국의 이번 동해안일대 피해 2만㏊에 비해 엄청난 산림 손실을 겪었다..임주훈(林柱勳) 박사는 “대형 산불에 대한국제적인 조사나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지난 96년 고성 산불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일부는 조림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있다.지난 80년대 후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큰 산불이 나자 복원방법을 놓고 열띤 논란이 빚어졌다.관광협회가 “경관이 좋지 않다”며 인공조림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관심 속의 무관심이 생태계 복원에는 지름길”이라며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는 산불보다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많아 국가가 이를 재해로규정,조림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한국은 대형산불이 처음이어서 이번처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정부가 조림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선화기자 psh@
  • [기고] 이웃돕기 모금함속의 사랑

    매년 연말이면 소외된 이웃돕기 행사가 여기저기서 벌어지지만 모아진 성금이 제대로 쓰이는지에 대한 문제가 자주 제기됐다.이런 연유로 성금을 투명하게 집행할 법정모금단체가 98년 1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강영훈 전 국무총리)라는 기구로 출범되었다.사랑 희망 나눔을 활동주제로 세개의 붉은 열매를 상징물로 정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국 각 시·도별로 지회가 설치됐고 중앙회의 총괄 아래 운영되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서울시 지회에서 근무하게 된 필자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2000년 1월 30일까지 희망2000년 이웃돕기 모금 캠페인 일환으로 서울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의 협조로 각 지하철 역사 매표창구 앞에 입식 모금함 158개를 설치하였다.모금함의 개당 제작비가 10여만원 이상 소요된 것이기 때문에 모금액 실적에 적잖게 신경을 썼는데 결과는 미진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함을 열 때마다 따뜻한 이웃들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만나는 것 같아 작은 감동을 맛보곤 했다.10원짜리,50원짜리,100원짜리,500원짜리 동전에서부터 1,000원짜리가 두세번 접힌 채로,또는 고액권이 광채를 띠듯 들어있었다.어떤 곳에는 깨끗한 봉투 안에 고액권 몇장이,또다른 곳의 모금함 속엔남자친구의 선물을 사려던 돈이,신입사원 동료들이 한끼 식사비를 모은 돈이,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젊은이의 헌혈증서가 들어있어 모금함을 여는 순간순간이 곧 감동의 순간이었다. 역무실에서 집계하는데 한 직원이 뼈있는 한 마디를 했다.“부패한 정치꾼들은 이런 걸 보면서 반성해야지.서민들에게 만원 이만원이 적은 것이 아닌데 이 돈이야말로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이 아니겠어요” 그렇다.모금함 속의 한푼 한푼은 그야말로 순수한 돈이다.누가 독려를 했다거나 종을 치면서 호소했다거나 자선을 요구하지도 않았다.모금함에 시민들이 순수한 십시일반의 사랑을 넣은 것이다.예쁘게 접은 리본을 단 종이지갑에 500원을 넣은 낯 모를 어린이의 코묻은 돈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유수 대기업체나 독지가의 거액 성금도 자선사업에 쓰이기는 마찬가지겠지만 모금함 속의 작은 정성은 이웃들과의 직접적인 사랑의 교감에서 우러난 것이어서 보다 더 따뜻하다.그리고 잘사는 동네를 끼고 있는 지하철 역사보다 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역의 모금함 속에 두배 세배 많은 성금이들어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모금함 속에 쓰레기가 들어있다는 사실이다.다 쓴 지하철표,광고지,심지어 담배꽁초까지 들어있다.어떤 곳은 모금함이 파손된 경우도 있고 통째로 없어져버린 곳도 있었다.이같은 현실을 보면서 아직도 먼 시민의식을 탓하게 되지만 그래도 따뜻한 이웃이 더 많은 사회에서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게 되었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한 끼의 먹거리와 연탄 한 장에 신경쓰며 온몸을 웅크리고 있을 내 이웃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선모금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였다.또 자신들의 일처럼 모금함을 지켜주고 동전을 세어주는 등 모든 협조를 해준 지하철 역무원 여러분의 태도에서도 진정한 이웃사랑의 따뜻함을 느꼈다. 趙 炳 洙 서울시민공동모금회 사무국장
  • 서양화가 오세영씨 ‘심성의 기호’ 展

    역학(易學)에 따르면 세상만물은 음양으로 이뤄져 있다.이 음양에서 오행이나온다.태어나서 자라고 열매 맺어 거두어 쉰다는 생장염장(生長斂藏),무위이화(無爲以化)의 사상이 음양오행이다.싫어하는 오행끼리 만나면 서로 미워하고 헐뜯는 상극 관계가 된다.반면에 상생은 글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일종의 사랑의 관계다.원로 서양화가 오세영씨(61·숭실대 조형예술원교수)가 최근 붙좇고 있는 화두가 바로 음과 양,그리고 팔괘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오세영전’(16일까지)은 작가 특유의 역학적 세계관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철학적 분위기의 전시다. 작가에게 태극과 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태극을 둘러싸고 있는괘는 우주의 근본요소와 질서를 상징합니다.우리 민족의 심성 기호는 이 태극 8괘에 있다고 봐요.우주의 생성원리를 음양으로 표현한 것,다시 말해 잔소리는 없어지고 뼈만 남은 형상,그것이 바로 제 작품입니다.”작가의 말대로라면 만물의 기원과 생성,조화의 원리가 모두 화폭에 담겨 있는 셈이다.그의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우주의 암호처럼 기묘한 느낌이 든다.그런가하면 폐허가 된 고대 도시의 거대한 그림자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심성의 기호(Signs of Mentality)’연작 20점이 나왔다.4괘가 상징하는 하늘과 땅,물,불의 이미지를 해체한 뒤 작품에서 재구성한 것이 특징.컴퓨터 칩과 같은 현대사회의 오브제를 활용,인간과 기계의 화해를모색한 점도 주목된다. 작가는 196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매체실험과 표현기법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의 성을 쌓아왔다.그는 이번 작품에서 혼합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질감 위주의 판화적 특성을 살리고자 힘썼다.단순한 평면적 붓질 보다는 칼붙이 등으로 긁고 그려내 요철 효과를 냈다.색깔은 기본적으로 우리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을 사용하되,황색톤의 중간색을 강조했다.오방색은 청(방향으로는 동),백(서),적(남),흑(북),황(중앙)을 일컫는 말.백색과 흑색,적색이 재앙과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이라면,황색과 청색은 각각 제왕과 희망을 상징한다.작가 특유의 음양론적 색채감각을 살펴보는 것이 관람의 포인트다. 오세영은 서울미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오브 아트 필라델피아에서 공부했다.지난 79년 영국 국제판화 비엔날레 때옥스포드 갤러리상을 받으면서 해외에 이름이 먼저 알려진 국제파다.하지만그는 동양적 사유와 미감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이번 전시에서도 화면한쪽에 돗자리를 오려 붙이고 또 한편엔 컴퍼스를 이용해 정교한 원을 그려넣는 등 동서양의 정서와 기교를 모두 담아 냈다. 괘의 상징성과 그 해체작업을 통해 인간심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의 작업은 퍽이나 형이상학적이다.그의 작품들은 태극과 괘에 살아 숨쉬는 지혜를 현실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도록 도와주는 정신적 나침반 구실을 한다.(02)544-8481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평양 대중가요제

    다음달 초 SBS 평양 대중가요제 공연이 예정대로 개최된다.이번 평양 가요제 공연은 그동안 북한 주민들에게도 귀에 익은 남한의 인기 대중가요가 우리 가수들에 의해 북한땅에서 직접 불러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우리 ‘가요무대’진행방식으로 공연되고 북한 방청주민들이 직접 따라 부를수 있기 때문에 가요를 통해 남북주민들의 일체감이 조성될 것으로 보여 값진 통일문화사업으로 평가된다.더욱이 우리 국민들이 많이 부르는 대중가요가운데 10여곡이 현재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도 애창되고 있어 이번 평양 대중가요제는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발간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 주민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남한가요 베스트5’를 꼽는다면 ‘사랑의 미로’,‘노란샤쓰 입은 사나이’,‘바람 바람 바람’,‘독도는 우리땅’,‘그때 그사람’순위로 나타났다.그리고북한 장년층은 ‘돌아와요 부산항’을 포함해서 ‘홍도야 울지 마라’,‘낙화유수’등 주로 흘러간 유행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한의 대중가요는 주로 중국 조선족 보따리장수들이 북한에 반입하는 카세트테이프에 의해 확산된다고 한다.먹고 살기도 힘든 북한 주민들이 남한 노래가 담긴테이프를 구입하는 이유 가운데는 남한을 동경하는 일면도 있다는 것이다.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남한의 대중가요가 분단의 장벽을 넘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애창되고 있는 사실은 남북주민 정서를 함께 함양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이와 함께 평양 대중가요제를 시작으로 다음달 22∼26일까지 북한 농구단의 서울방문 경기가 열리고 이어 31일부터 새해 1월2일까지 금강산 지역의 국제 자동차 경기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연말 남북관계 개선에 적잖이 도움을 주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평양 대중가요제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친동생 가수 로저 클린턴과 남한 대중가요가수가 함께 공연하는 문제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될 경우 세기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최대 문화이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이같은 문화행사는 북한이 금강산 개방에 이어 평양까지 개방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더해주고있다.우리 정부의 지속적 포용정책에 대한 화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북한의 신뢰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성과로 평가된다.‘햇볕’을 타고 무르익는 평양 대중가요제를 비롯한 비정치적 문화사업들이 보람차게 열매맺어 남북화해와 협력의 튼튼한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또한 20세기를 마감하는 12월에 개최되는 이같은 문화 이벤트가 21세기 민족통일의 서막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張淸洙 논설위원 c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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