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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성없는 전쟁’ 평택 미군기지터 르포] “세번째 강제이주…이젠 못나가” 긴장의 대추리

    [‘총성없는 전쟁’ 평택 미군기지터 르포] “세번째 강제이주…이젠 못나가” 긴장의 대추리

    휴일인 1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거리에는 ‘미군기지 확장이전 결사반대’‘평택은 평화를 원한다’ 등 흑색·적색으로 쓰인 플래카드와 깃발이 어지러이 내걸려 있다. 일부 집들은 대문에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집입니다. 국방부 우편물 수취거부, 감정평가 거부’라는 표지판을 붙였다. 밥맛 좋기로 유명한 평택쌀의 주산지로 평화로운 농촌마을이었다는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국방부가 미군기지 확장지역으로 선정한 이후 1년반 이상을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 지내온 평택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리는 무거운 긴장 속에, 그렇게 봄을 맞고 있었다. “예전에는 내 땅에서 쫓겨나도 나라 없고 나라 약한 설움이라 여겼지만 이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어. 내 땅에서 농사짓다가 죽을 거야. 살아서는 절대로 못 나가지.” 확 트인 농토를 바라보는 토박이 정태화(71)씨의 주름진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더욱 짙어졌다. 소작과 머슴살이를 하며 한평생 고생해 농지를 1만 5000평으로 키우고 1남5녀를 길러낸 정씨는 이곳을 떠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서울 용산미군기지 이전으로 285만평에 이르는 기지 확장공사가 예정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2리 주민들의 강제 이주는 이번이 세번째다. 팽성읍 일대가 산지없이 평평하고 근처에 항만이 있어 천혜의 군사요충지의 입지를 갖고 있는 게 문제였다. 이곳 주민들은 처음에는 일제 강점기인 1942년 일본군이 안정리·송화리 일대에 비행장을 건설할 때 강제로 대추리로 이주당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52년 10월에는 미군이 들이닥쳐 집과 농토, 학교와 산소를 깔아뭉개더니 얼마 후 K-6(캠프 험프리스)기지가 생겼다.150여가구는 초겨울 삭풍을 안고 다시 인근 마을로 쫓겨났다. 이 와중에 30여명이 얼어죽었다. ●한 세기에 세번 내몰린 주민들 하지만 정씨와 마을 사람들의 생명력은 질겼다. 개펄 위에 움집을 지어 주거지를 마련하고 소금기 가득하던 신 대추리 농토를 꾸준히 개간했다. 농한기에 인근 저수지에서 물보를 터 민물을 끌어온 뒤 땅의 소금기를 빼는 작업만 30여년 동안 이어갔다.2000평 가량 지어야 겨우 쌀 한가마니 내뱉던 소금땅은 요즘 50가마니의 기름진 쌀을 만들어내는 옥토로 변했다. 미질이 뛰어나 시중에서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평택쌀’이 이곳 산이다. 주민 대표 김명오(58)씨는 “대추리 농지는 쌀 수확량만 따져도 평택시민들이 6개월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비옥한 토지”라며 “미군들을 위해서는 땅 한 평도 내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옥토로 만들어 놓은 땅인데….” 1959년 경남 합천군에서 개펄 개간작업이 한창이던 도두2리로 홀어머니 손을 이끌고 이사온 정현대(64)씨도 마찬가지다. 정씨 역시 이곳에서 소작농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삶을 이어왔다.79년 한해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공사현장으로 가서 번 돈으로 80년대초 7500평 가량의 농토를 간신히 손에 넣었다. 이곳으로 집을 옮겨 1년 넘게 살고 있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범 국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문정현 신부는 “대추리 주민들의 상황은 미군 사격장이 있었던 화성 매향리 주민보다 더 처절하다. 매향리는 폭격장 고통 속에 살아왔지만 재산을 빼앗기지는 않았으나 대추리 주민들은 삶을 송두리째 뽑히고 있다.”고 했다.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대책위원회 김택균(42) 사무국장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우리는 지난해와 똑같이 농사를 지으며 평화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농민들에게 최고의 투쟁 방법은 몽둥이를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논을 갈고 모를 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73만평 매수 거부 이유는 국방부가 2004년 7월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역으로 택한 곳은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도두2리 285만평과 서탄면 금각2리 64만평 등 모두 349만평이다. 서탄면 64만평은 원래 미 공군의 비행기 이착륙지역으로 소음공해가 심해 주민들은 일찌감치 협의매수를 끝내고 이주했다. 하지만 대추리·도두2리는 전체 285만평 중 73만 8000평 가량이 아직 매수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이 땅을 법원 공탁에 걸어뒀다. 대립의 가장 큰 이유는 보상금이다. 국방부는 시가에 준하는 평당 15만∼18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마련해 두고 있다. 국방부 미군기지이전 부지확보실 관계자는 “보상금이 적다는 주민 요구로 최근 토지감정을 했지만 보상금보다 감정가가 적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의 얘기는 다르다. 한 주민은 “인근 농지가 이미 미군기지 확장을 이유로 땅값이 평당 30만원 이상 뛰어 보상금으로 같은 땅을 사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이주단지도 쟁점이다. 국방부와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초 충남 서산간척지의 현대건설 보유 농지 150만평에 대체농지를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옮길 것을 권유했다. 국무총리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 전금배 사무관은 “농지는 10년 전부터 쌀농사를 지어왔던 땅으로 지난해 농민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보도록 했다.”면서 “지난해 일부 주민들이 86만평 가량을 분양받아 이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척지를 둘러본 주민들은 고개를 저었다. 서산간척지에 갔다 왔다는 주민은 “이주단지는 역시 개펄로 소금 땅이기 때문에 농지로 개간하려면 또다시 수십년이 걸린다. 농군이 갈 땅이 못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달 말 한·미 공동 측량작업에, 오는 10월에는 기반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완강하다. 주민들은 일단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흙갈기와 못자리 준비 작업을 할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2004년 9월1일부터 자발적으로 시작한 촛불집회 600일을 맞이하는 대규모 집회도 연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평택 사태 일지 평화롭던 평택 땅에 미군기지 이전 회오리가 찾아온 것은 2004년 7월이었다. 국방부는 용산·동두천 미군기지를 없애고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와 도두2리 및 서탄면 일대에 이전확장 기지를 짓기로 미군과 합의했다. 대추리·도두2리 주민들은 곧바로 팽성읍 이장 모임과 청년회, 부녀회 등 14개 단체를 모아 ‘미군기지 확장저지 팽성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그해 9월1일부터 대추초등학교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국방부와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초 충남 아산의 현대아산 소속 간척지 150만평을 불하받아 이주단지를 마련했고 6월부터 주민들과 토지 협의매수에 들어갔다. 올 1월 국방부는 토지 소유권 이전 등기 및 잔류 땅 법원 공탁을 완료했다. 반면 주민들은 관련협정들이 위헌이라며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달 23일 헌소에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달 15일에는 국방부가 용역업체 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농로 폐쇄 작업을 하다 주민, 시민단체 회원 수백명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박래군씨 등 2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고 평택 출신 가수 정태춘씨 등 38명이 불구속 입건됐다.17일부터는 주민들이 논갈이 투쟁에 나섰다. 지금까지 대추리에서는 144가구 중 70가구, 도두2리에서는 67가구 중 30가구 가량이 정부와 협의매수를 마쳤다. 나머지 110여가구는 끝까지 투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보상금 3000만~5000만원… 어떻게 사나” “안보가 중요하다고 주민들을 이런 식으로 내쫓아서는 안됩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윤용배(41)씨는 20일 “대추리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와 우리 모두 함께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주민들이 받는 보상금은 3000만∼5000만원에 불과한데 평생 농사만 짓던 농민들이 이 돈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결국 도시빈민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걱정했다. 그는 평당 10만∼20여만원하던 주변 땅값이 엄청나게 올라 대추리 주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서는 서산 간척지와의 대토를 유도하고 있으나 농토만 있고 집이 없는 데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이런 미봉책으로는 주민의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간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도 기지확장 이전 반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윤씨는 “한반도 전쟁억제라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바뀌고 있는 마당에 미군기지를 확장하려는 것은 중국과 타이완 등 분쟁지역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며 “국민적 합의와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요구는 미군 철수가 아니라 기지 확장반대”라며 반미운동이나 이념문제로 왜곡되는 것을 경계했다. 윤씨는 “앞으로 대추리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며 “나이 드신 주민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투쟁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나도 큰 일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쪽지통신]

    ●서울역사박물관(www.museum.seoul.kr)은 오는 24일까지 ‘삼국유사 특별전’을 연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一然) 탄생 800주년을 맞아 마련된 기획 전시다. 일연의 생애와 삼국유사가 씌어졌을 당시의 역사적 배경, 관련 연구서를 소개하고, 영상과 놀이를 통해 삼국유사의 모습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삼국유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관련 문화유적을 고화질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초등학생 2000원.(02)724-0114.●제22회 춘계 해외유학·어학연수 박람회가 오는 25∼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린다.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는 물론 해외 전문 교육기관, 어학교재 및 기자재, 배낭여행, 각국 대사관, 유학 산업 관련 업무 분야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3000원.(02)783-8261.●서울시가 3월 풍성한 공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 등에서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다음은 주요 행사 내용과 일정.▲서울숲, 꽃사슴 먹이주기(매일)▲서울숲, 수서 곤충전시회(27∼31일)▲길동 생태공원 자연관찰 프로그램, 개구리·개구리알 관찰(15·22일)▲여의도공원 생태숲 체험교실, 나뭇가지로 액자 만들기(매주 토)▲월드컵공원, 헌 신문 이용해 창작물 만들기(매주 월)▲낙산공원 자연문화체험, 서울성곽 따라가며 공원의 역사와 나무 생태 관찰(18일)▲능동 어린이대공원 바둑이 사랑방, 애견훈련·미용 관련 강의와 실습(12일)▲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 봄맞이 웰빙식물전, 기능성식물 전시(17일∼4월16일).
  • 인사동 ‘시인학교’ 살리기 나섰다

    인사동 ‘시인학교’ 살리기 나섰다

    ‘밥먹고 살려거든 시 하는 척 하지마라/시를 내걸고 장사한다는 건 위험한 짓이다./인사동 시인학교가 그렇게 망하고 말았다./(중략)시인학교 교장은 연금도 없이/어디서 뭘 먹고 사는지’(‘인사동에서 시 읽기’중) 원로 시인 이생진(77)선생이 일전에 낸 시집 ‘인사동’에 실린 시구다.20년간 인사동 시인묵객들의 사랑방 노릇을 했던 카페 ‘시인학교’가 문을 닫은 건 2004년 6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을 내고 있었으나 밀린 세 때문에 나올 때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연금도 없는 교장’은 공사장에서 막일도 하고, 인사동에서 노점상을 하다 수레를 빼앗기며 일터를 전전했다. 시인학교 교장 정동용(45). 그가 학교 문을 다시 열기위해 발벗고 나섰다. 시인학교를 기억하는 시인들로부터 육필 시를 받아 시집 ‘사랑을 머금은 자 이봄 목마르겠다’(랜덤하우스중앙)를 펴냈다. 원고료는커녕 저작권도 못 챙기는 일인데도 김규동, 김지하, 신경림, 정호승 등 150여명의 시인들이 기꺼이 시를 써줬다. 이번 시집에는 이 중 100편의 시만 실렸다. 그게 못내 아쉬운지 정씨는 “빨리 50편을 더 모아 새 시집을 내야 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시인학교 초대 교장은 시인 정태승이다.‘두레시’동인을 이끌던 그는 1984년 김종삼 시인의 시 제목을 빌려 술집 간판을 달았다. 그 자신 등단 시인이면서, 인사동에서 아내를 만나 시인학교에서 결혼 뒤풀이를 한 정동용씨는 인연을 빌미삼아 퇴직금 털고 결혼반지 팔아 88년 시인학교를 인수했다. 화가, 음악가 등 모든 예술인들이 이곳을 아지트 삼아 날밤을 새웠다.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따로 여관방을 얻을 필요가 없었다.‘인사동 시인학교에는 시인이 아니어도 들어가서/술을 마실 수 있고/시인이어도 시인이 아닌 척 술을 마실 수 있다.’(전기철 ‘인사동 시인학교’중) 정씨의 재기 의지에 여러 지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20년 단골 손님인 막사발 장인 김용문씨는 육필시를 집어넣은 도자와 막사발 500점을 구웠다. 그는 “시인은 아니지만 시인학교를 드나들면서 시인 술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다. 이문재, 최승호, 신경림 시인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고, 흙피리를 불던 날들이 기억에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화가 김선두, 민정기, 이인 등도 선뜻 참여했다. 지난 1일 인사동 아트윌갤러리에서 문을 연 육필시그림도자전은 정씨와 김씨의 의기투합에 ‘문학과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대표 김주영), 대산문화재단, 교보문고가 지원해 마련한 행사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개막식에서는 시인, 화가들이 참석해 고사를 지내며 전시회의 성공을 기원했다. 전시기간에 판매된 육필시와 그림, 도자와 막사발 등의 수익금은 시인학교를 다시 여는 데 쓸 계획이다. 정씨는 “흙을 빚어 시를 영원히 남기듯 시인의 예술혼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시인학교가 하루빨리 다시 개교하기를 기원한다.”고 소망했다. 전시는 7일까지 열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국악다큐·마당놀이·축원굿 등 ‘자축’

    국악다큐·마당놀이·축원굿 등 ‘자축’

    ‘우리음악과 함께 5살 됐어요.’ 라디오 국악전문채널인 국악방송(서울·경기 FM 99.1MHz, 남원 95.9MHz)이 2일로 개국 5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특집다큐 ‘아리랑의 재발견’이 한국방송대상 라디오부문을 받는 등 좋은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문화전문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다섯 돌을 기념해 마련된 다양한 특집프로그램과 행사가 눈길을 끈다. 김민수 서울대 미대 디자인학부 교수가 진행하는 ‘문화사랑방’(오후 6시)은 전문가 초청 기획대담 ‘우리문화의 재발견-전통의 재현, 기억의 복원’을 3일까지 5회에 걸쳐 진행한다. 공연·시각예술·건축·문학·영화 등에서 재해석되는 전통문화 현상을 짚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개국 5주년 특집 3부작 다큐드라마 ‘경계에 서서’(2일)는 일제치하부터 오늘날까지의 국악방송사를 짚어본다. 특집한마당 ‘김금화의 축원굿’(2일)은 우리 시대 최고 만신인 김금화 서해안굿 예능보유자가 출연, 복을 기원한다. 음악평론가 윤중강의 악기특집 3부작 ‘거문고가 일어선다’(∼3일)는 명인과 젊은 연주자들을 통해 바라본 거문고 음악의 현주소와 연주법 개발 등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담는다. 이와 함께 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생방송 공개음악회 ‘열정’에서는 안숙선·이광수·장사익·박병천 등 최고의 소리꾼 4인이 공연을 펼친다.5일까지 이어지는 국악특강 ‘음악, 깊은 시선으로 만나다’에서는 음악학자 한명희, 중앙대 박범훈 총장 등 전문가들의 재미있는 국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2일 낮 12시에 방송되는 특집소리극 ‘운수대통 봉처사’도 신명나는 마당놀이의 진수를 보여준다. 2일 저녁 11시 방송되는 신세대 소리꾼 이자람과 김용우의 ‘아주 특별한 하루’에서는 젊은 감성의 우리음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4일까지 진행되는 특집 새음원시리즈 ‘새로운 천년의 약속’은 새로 녹음한 판소리·산조·정악의 다양한 버전을 들려줄 예정이다. 최효민 PD는 “민요의 기악편곡 등 생활속의 국악 대중화를 위한 음악들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3월엔 공원으로 봄맞이 갈까

    “공원에서 봄향기를 맡으세요.” 봄으로 들어서는 3월, 뚝섬 서울숲 등 서울시내 공원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서울숲에서는 12∼31일 꽃사슴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꽃사슴 먹이주기’가,27∼31일에는 물자라, 송장헤엄치게 등 수서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수서곤충 전시회’가 열린다. 남산공원(7∼10일)과 길동생태공원(8,15,22일)에서는 개구리와 개구리알을 관찰하며 개구리의 종류와 생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연관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여의도공원(4∼25일 매주 토요일)에서는 공원 내 동식물을 관찰하고 나뭇가지를 이용해 액자를 만들어 보는 ‘생태숲체험교실’이, 월드컵공원(6∼27일 매주 월요일)에서는 폐신문으로 다양한 창작물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8일 낙산공원에서는 서울성곽을 따라가며 공원의 역사와 공원 내 나무들의 생태 등에 대해 알아보는 ‘자연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5일과 12일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애견훈련, 애견미용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실습도 해볼 수 있는 ‘바둑이 사랑방’이 열린다. 17일부터 4월16일까지 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에서는 산세베리아, 팔손이와 같이 공기정화, 산소발생 등 기능을 가진 기능성 식물 500종,6500점을 볼 수 있으며, 난기르기, 꽃꽂이를 배울 수 있는 ‘봄맞이 웰빙식물전’이 열린다. 27일부터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조. 문의(02)3707-9613.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왕의 남자’ 대박 이준익 감독

    ‘왕의 남자’ 대박 이준익 감독

    왕의 감독. 관객 동원 1000만명을 눈앞에 두니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러댄다.‘왕의 남자’의 이준익(47) 감독. 연출에 공동제작까지 맡은 그가 영화인생 최대의 “고비”(이 감독의 표현)를 맞았다.‘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에 이어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영화의 기록을 다시 쓰려는 이 마당에 ‘고비’라니? 기실, 그가 그런 사람이다.“1000만이란 숫자에 불과한 거 아니냐.”며 “인간지사 새옹지마인데 기대밖의 대박 이후에 뭔 난감한 일이 기다릴지 불안하다.”고 정색부터 했다. 이 감독을 인터뷰 대상으로 마주 앉는 일이 영화기자들에겐 솔직히 좀 멋쩍다. 그의 충무로 영화사(씨네월드) 사무실은 문턱없는 사랑방이다. 오며가며 약속없이 쓰윽 들어가도 사는 모양새 있는 대로 다 털어보이는 푼푼한 사랑방 주인이 그다. 8일 저녁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결의대회를 마치고 온 그를 만났다.“정부의 (쿼터축소)기습발표가 우리 영화의 흥행시점에 교묘하게 맞춰진 것같다.”며 “1000만 운운 자체가 이 국면에선 무척 부담스럽다.”고 했다. 흥행배경을 자평해 보라는 질문에 즉답이 돌아오지 않을 밖에. 요즘엔 차기작 ‘라디오 스타’의 촬영장 헌팅 작업에 매달려 있다는 얘기부터 오래 했다. 한참 뒤 “소박한 목표로 절박하게 매달렸다.”고 불쑥 말머리를 돌려 “주류(왕)가 비주류(장생)에게 선망의 눈길을 돌리고, 주류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는 비주류 이야기란 점이 먹힌 것”이라고 흥행포인트를 짚었다. 늘 그렇듯 그는 이야기의 벽을 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만 얘기하자, 이건 기사로 쓰면 안된다 따위의 단서가 붙지 않는 선명한 인터뷰.“월급 더 준다기에 영화판에 발 들였을 뿐” 그는 원래 그림(세종대 회화과 중퇴)을 그리고 싶었던 사람이다.1986년 서울극장 선전부장으로 시작했으니 ‘영화밥’ 먹은 지 꼭 20년이다. 지금의 영화사를 만든 것이 1993년. 그해 호기롭게 내놓은 감독데뷔작 ‘키드캅’은 무참히 깨졌다. 감독으로 재기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03년 10년 만에 ‘황산벌’을 찍어 흥행했다. 그렇게 기사회생해 내놓은 작품이 ‘왕의 남자’였다. “제작, 배급, 외화 수입업, 감독… 이 바닥에서 해볼 건 다 해봤어요. 지금 내 결론은 이거예요. 관객은 예측대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 예측대로 따라오면 이미 그건 관객이 아니란 것. 외화수입으로 한창 비즈니스에 매달릴 때도 있었는데, 그땐 관객을 계량화의 대상으로만 봤던 거죠. 오만했다는 걸 이젠 알아요. 덕분에 까먹은 돈이 70억원쯤 돼버린 거였어.” “‘왕의 남자’가 관객 700만명을 확보한 순간 산술적으로 그 빚은 갚은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것저것 손대봤지만 감독이 제일 속편하고 체질에 딱”이란 결론을 새삼 내렸다. 이제 쉬지 않고 영화만 찍기로 삶의 방향을 붙박았다. 까마득하던 빚을 다 갚았고, 끊겼던 안부전화가 30년 만에 다시 걸려올 만큼 인기감독으로 뜬 지금. 여태껏 그랬듯 비주류의 자세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선언적 다짐을 서너번쯤 했다. 톱스타로 영화를 찍을 일도, 대자본의 우산을 쓰고 제작사의 덩치를 키우는 모험도 자신에겐 없을 거라고 잘라말했다.‘배우로서의 인간’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배우’를 만나는 일이 즐거울 것이고, 우직한 순수제작자로 충무로에 남는 일이 의미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왕의 남자’는 그런 희열을 주고 갔다.“진영이(정진영)야 워낙 내겐 가족같은 존재였고… 기자들에게 까다롭다는 소릴 듣는 감우성, 정확하고 담백하고 효율성 높은 그 친구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이 감독에겐 앞으로도 ‘사람’이 자산일 것이다.“정진영이 멜로를 찍자고 떼를 써도 난 찍을 것”이라며 한바탕 웃어제끼는 ‘왕의 감독’은 이제 휴먼드라마를 찍는다. 박중훈, 안성기 주연으로 이달 말 크랭크인할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DJ, 그러니까 또 비주류 이야기다.“체질적 비주류”라는 그의 말이 맞는 모양이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서울이야기] (36) 노인복지

    [서울이야기] (36) 노인복지

    우리나라는 2002년을 기점으로 전체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어서서 ‘늙어가는 사회,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어서 2018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로,2026년에는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노인 인구비율은 이보다는 낮은 6%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인구 증가율은 전국 평균을 상회해 서울의 노인인구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국 인구의 약 4분의1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서울의 노인인구 규모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늘, 서울에 살고 있는 노인은 어떤 모습일까. ●노인,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이순옥(67세)씨는 요즘 손자, 손녀들과 이메일로 편지를 주고받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봄부터 복지관에서 하는 컴퓨터 수업을 들어온 이씨는 서툴지만 자판을 두들겨 짧은 편지를 쓰고 메일을 보내는 요령도 익혔다. 처음엔 할머니의 편지를 조금 신기해하기도 하고 어색해하던 손주들이 이젠 할머니의 짧은 편지에 학교 이야기, 여자친구 이야기, 엄마한테 야단맞은 이야기까지 알아보기 힘든 이모티콘까지 곁들여 긴 편지로 답장을 한다.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얼굴 한번 보기가 힘들었는데 이젠 가까운 곳에 둔 것 같아 마음 든든하기만 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듣는 컴퓨터 수업 이외에도 이씨는 포크댄스 수업과 일주일에 한번씩 근처의 장애인아동시설에 자원봉사를 가고 있어서 누구보다도 바쁜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 봄부터는 근처의 사회복지관에서 열리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에 참여하려고 신청해 두었다. 재작년 남편과 사별하면서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스런 시간을 기억하면서 주변의 비슷한 경험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3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이웃의 권유로 마지못해 따라왔던 복지관에서 이순옥씨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노인복지시설 중의 하나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24개의 노인종합복지관이 있으며 이곳에서는 노인의 생활, 주택, 신상 등에 관한 생활 상담 및 질병예방 치료 등에 관한 건강상담과 지도, 취업상담과 알선, 기능회복 훈련, 교양강좌 등을 포함해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과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장소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통해 경로당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실제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복지관으로 이동할 때에는 무료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무료셔틀버스는 현재 서울시에서 12개 노선 25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이동에 장애를 가진 시민과 이들과 동행하는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경로당, 더 이상 동네 사랑방이 아니다 경로당은 그 숫자 면에서 볼 때 우리 주위에서 더욱 가깝게 찾아볼 수 있는 시설이다. 서울시에는 2005년 10월 현재 총 2770개의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어서 양적으로 가장 많이 공급된 노인여가복지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경로당은 동네 노인들이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여가를 즐기는 장소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노인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역사회 내의 노인종합복지관 또는 종합사회복지관과 경로당간의 연계를 통해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이 경로당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사회복지 서비스나 사회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지원금의 부족, 전문인력과 프로그램 미비, 공간과 설비의 부족 등 많은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이러한 사업은 경로당이 지역사회의 노인들을 위한 종합적인 다목적 노인복지센터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설보호를 필요로 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내에서 활동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반면에 건강이 악화된 고령노인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출생률의 감소로 노인들을 부양할 가족들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더욱이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와 핵가족화로 인해 노인을 보살피는 일이 더 이상 가족 내에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부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장소에 따라서 시설보호와 재가보호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노인 입소시설은 양로시설과 요양시설로 구분할 수 있다. 양로시설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양로시설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일반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요양시설은 노인성 질환 등으로 요양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치매나 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을 전문요양시설로 구분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18개의 요양시설과 23개의 전문요양시설이 있다. 서울시의 노인인구 규모를 고려할 때 이들 시설은 아직 수요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시설은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시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시설보호를 필요로 하는 서민층, 중산층 노인들이 갈 곳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양로시설과 요양시설이 보호가 필요한 노인들을 시설에 입소시켜 보호하는 서비스 형태인 반면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필요한 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재가복지시설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가복지시설은 주간보호시설과 단기보호시설을 들 수 있다. 주간보호시설은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심신이 허약한 노인과 장애노인들을 낮동안 입소시켜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2004년 12월 현재 서울시에는 73개의 주간보호시설(실비시설 포함)이 있으며 이 곳에서 생활지도 및 일상동작훈련 등 심신의 기능회복을 위한 서비스와 급식 및 목욕서비스, 여가생활 서비스, 이용노인가족에 대한 상담 및 교육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있다. 단기보호시설은 보호가 필요한 노인을 시설에 단기간 입소시켜 보호하는 곳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주간보호시설과 유사하다. 단기보호시설의 보호기간은 원칙적으로 45일 이내이며 연간 최장 이용일수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 ●재가복지서비스 지역사회 내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재가복지서비스’로 구분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주간 단기보호시설에서 제공하는 재가서비스 이외에 무료급식, 식사배달 및 밑반찬 배달, 가정도우미 사업, 방문간호서비스 등 재가복지서비스가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에는 1만 5000여명(2002년 기준)이 넘는 결식노인이 있다. 생활곤궁, 취사불편, 가정문제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식사를 거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서울시는 무료급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로식당은 서울시 관내 노인종합복지관 혹은 사회복지관 등의 민간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저소득 결식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사업의 일환으로 자원봉사자 등을 통하여 식사 또는 밑반찬을 가정까지 배달하는 식사배달사업 및 밑반찬배달 사업도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방문간호사업은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아니지만 실제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상당수가 노인들이며 보건서비스의 수요가 노인들에게서 많기 때문에 수혜자의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치매나 중풍 등 신체적, 정신적인 이유로 병원방문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함께 병원까지 동행해 줄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빈번해 보건·의료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재가노인을 대상으로 한 방문간호서비스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로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로연금과 교통수당 일정한 소득이 없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경로연금이 지원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경우 80세 이상 노인은 월 5만원,65세에서 79세 노인은 월 4만 5000원의 경로연금이 지급되며 저소득 노인의 경우 배우자가 없는 경우 월 3만 5000원, 부부가 동시에 수급자인 경우 월 3만 630원이 지급된다(2005년 기준). 법적으로는 부양의무자인 아들이나 딸이 있으나 사실상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해서 생계가 어렵지만 자녀가 있어서 생활보호대상자나 저소득 노인으로 선정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기준이 요구되고 있다. 경로연금은 노인의 경제적인 수준을 기준으로 하여 지급되는 반면 경제적인 수준과는 상관없이 모든 노인에게 지급되는 노령수당의 개념으로 서울시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교통수당 및 지하철 무임승차권을 지급하고 있다. 교통수당은 분기별로 1인당 3만 6000원씩 신청 노인에 한하여 지급되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이 지하철을 이용할 때 신분증을 매표소에 제시하면 무임승차권을 지급하고 있다. ●‘노인일자리’가 곧 ‘노인복지’ 일을 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노인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일’이란 경제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는 동시에 삶의 의미와 활력을 제공해 주는 원천이 된다. 때문에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 주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노인을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주체로 인식하고 일자리 알선이나 사회참여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복지사업의 방향전환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고령자의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에서는 고령자취업알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구직자 모집, 취업상담, 알선 및 사후관리, 구인처 개발 및 관리, 고령자 적합직종 개발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며 노인취업훈련센터를 통한 취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2003년부터 연 2회 실버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고령자취업알선센터 사업의 하나로 운영되고 있는 노인취업훈련센터(www.goldenjob.or.kr)는 만 55세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경비원, 주차관리인, 건물환경관리원, 텔레마케터, 배달원, 노인, 아동도우미, 광고모델, 창업, 방화관리사 등 12개 직종에 대한 취업교육과 소양교육 등이 실시되고 있다. 지난 2005년 9월 개최된 ‘서울 2005 실버 취업박람회’에는 2만여명의 장년층 구직자가 참여했다. 이 박람회에서는 2000여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를 포함하여 총 6207개의 일자리가 제공되었다. 이외에도 고령자 자활 후견기관으로 지하철 택배, 꽃배달, 안내인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지역사회 시니어클럽과 공동생산 및 분배를 통해 소득기회를 제공하는 노인공동작업장 등을 통해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노인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이해가 필요 보호가 필요한 노인에겐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에겐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자리’와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복지서비스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도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들은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욕구와 상황들에 대한 이해에 기초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김선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부 부연구위원
  • [데스크시각] 도서관과 지자체가 만났을때/박선화 지방자치뉴스 부장

    자연의 산소처럼, 일상의 청량제로 도서관을 꼽아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최근 본지가 보도한 ‘도서관을 살리자’ 제하의 기획기사를 접하며 도서관의 현실이 예의 까까머리 시절의 단상과 별반 다르지 않아 착잡하다. 한편으론 작은 도서관이나 동네 사랑방처럼 생활속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는 변화상을 확인하며 기대를 걸어 본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도서관의 문제점으로는 우선 도서관 정책을 다루는 정부의 역할이 미흡한 점을 들고 싶다. 문화관광부, 행정자치부, 교육인적자원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권한과 역할이 분산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응당 충분치 못한 예산과 사서 등의 전문인력이 부족해 일관되고 효과적인 정책집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도서관 겉은 번지르르한데도 숫자는 적고 ‘산꼭대기’에 있어 이용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나아가 기업과 독지가, 장삼이사의 십시일반으로 꾸려지는 선진국의 기부문화와 자원봉사체계도 요원한 실정이다. 도서관이 종합적인 문화공간으로서 이름값을 하기에는 이르다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모두가 가벼이 여기는 도서관에 대한 인식일 것이다. 의식주와 같은 생필품도 아니고, 정부의 정책순위에서도 언제나 뒤처져 있는 데서 연유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채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문화의식에서 찾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이러한 도서관정책에 최근 정부가 전향적 자세를 보여 위안을 주고 있다. 참여정부는 도서관 정책을 삶의 질 향상과 시민의 복지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대처하려는 움직임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살기좋은 도시’가 문화와 복지, 환경이라는 유기적 정책결합을 통해 완성되려면 도서관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상징적 축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관련정책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꾸미는 데 역점을 두려는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한 정부부처의 미시적이고 단선적인 정책대응보다는 정부와 기업, 시민이 함께하는 단계적 처방이 요구된다. 몇가지 정책적 대안을 제언해 본다. 첫째로 관련부처의 정책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 주무부서는 문광부이지만 예산지원은 행자부-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됐듯, 지방분권화의 취지를 살리며 집행의 효율성을 꾀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주민자치센터나 기존 문고를 활용하는 작은 도서관의 활성화 대책이 우선임은 물론이다. 차제에 지자체의 청사 신축시 도서관 병용시설을 구비토록 행정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부족한 사서인력의 양성이 교육부의 대학 정원정책에 막혀있는 점을 감안, 한시적 특별증원이나 예외를 인정해주는 대책도 검토할 만하다. 개정되는 도서관법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부처 이기주의와 기득권을 벗어나는 게 성패의 관건이다. 둘째로 인센티브 제공을 늘려야 한다. 부천시의 ‘작은도서관’이나 부산의 ‘쌈지도서관’처럼 지자체와 교육청이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적잖다. 이들에게는 한정된 예산내에서 상대적으로 지원을 더 늘려주는 방안이다. 예컨대 도서관 가꾸기에 앞장선 지자체에는 행자부가 예산은 물론 교부금을 늘려주는 것이다. 특히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행정혁신 평가시 단체장의 도서관 지원실적을 평가요소에 반영하면 그 유인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육청에 대한 교육부의 지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 건설사의 예에서 보듯 민간기업이 아파트를 지을 때 일정규모 이상의 도서관을 건립하면 그만큼 세금이나 부담금을 완화시켜주는 식의 규제완화책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실효성있는 대표도서관을 서울도심에 세울 것을 권하고 싶다. 서울시는 일단 은평구 국립보건원 부지를 내심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랜드마크를 문화공간에서 찾는다면 그 장소는 남산이 적합하다. 상반기면 철거되는 동물원과 식물원 부지를 활용해 상징성과 접근성을 얼마든지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래세대의 가치창출 문화공간이 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유기적인 도서관정책에 달려있다면 지나칠까. 박선화 지방자치뉴스 부장 pshnoq@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8) 학부모 봉사모임

    [공교육 정상화…지금 학교에선] (8) 학부모 봉사모임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신선한 ‘치맛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왜곡된 교육열을 담은 ‘바람’이 아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 아이만 챙기려는 욕심도 아니다. 모두가 우리 아이고, 가족이라는 생각뿐이다. 다양한 학교 활동에 적극적,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는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속으로 들어가봤다. ●세륜초등학교 학부모 사서명예교사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륜동 세륜초등학교 도서관.20여평 남짓한 열람실은 책 읽기에 푹 빠져버린 초등학생들 차지였다. 교육만화를 읽는 아이, 진지하게 위인전의 책장을 넘기는 아이, 책에서 뭔가를 찾은 듯 열심히 메모하는 아이, 엄마와 나란히 앉아 책 읽는 아이…. 열람실은 아이들의 독서 열기로 방학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를 띠었다. 이런 열기의 비결은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봉사활동이다.124명의 어머니들이 사서 명예교사를 자청, 매일 어머니 두 명이 한 조를 이뤄 학생들의 독서활동을 돕고 있다. 책 대여와 반납 등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도서 정리, 독후 활동 지도, 도서관 예절, 뒷 정리에 이르기까지 도서관 업무 전반을 어머니들이 도맡아 처리한다. 어머니들 활약이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3월과 9월 매년 두 차례 신간 도서 가운데 양서를 골라 장서를 늘리는 것도 이들 몫이다. 학부모와 학년별 담당 교사, 교장, 교감이 모여 ‘도서선정위원회’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책을 엄선한다.1년에 새로 들여놓는 책만 해도 1000여권에 이른다. 매년 10월이면 도서 알뜰바자회를 열어 읽은 책을 나누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열정에 학교에서도 연간 학교운영비의 5%에 해당하는 1400여만원을 도서구입비로 지원하고 있다. 어머니들이 직접 도서관 운영에 참여하면서 학교 도서관은 입소문을 탔다. 학생은 물론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이 곳을 찾아 책을 읽거나 빌려가기도 한다. 학부모 방정욱(41)씨는 “엄마가 학교 도서관에 자주 나오니까 아이들도 책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더라.”며 좋아했다.1학년 학부모인 조새라(36)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예 방과 후에는 도서관에서 있다가 오라고 한다.”면서 “처음에는 만화책만 보더니 점차 다양한 책을 골고루 찾아보는 등 책과 가까와지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은주(42)씨는 “주변의 다른 도서관은 책이 너무 낡은데다 신간이 없어 불만이었는데 학교에는 다양한 책이 많아 아이와 함께 자주 이용하고 있다.”면서 “아이가 만화책만 좋아해 이번 방학에는 점차 글자 수를 늘려 읽는다는 목표를 정해 도서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중의 학부모 독서클럽 ‘내키만큼’ 서울 전농1동 동대문중 학부모들의 작은 모임도 화제다. 아이들 학원 보내기에 열중하는 여느 학부모들과는 달리 스스로 책을 읽으며 모범을 보이기 때문이다. 학부모 독서클럽 ‘내키만큼’. 이 그 모임이다. 명칭은 ‘자신의 키만큼 책을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미국 링컨대통령 어머니의 말에서 따왔다. 독서를 말로만 강조할 게 아니라 어머니부터 먼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시작한 모임의 현재 회원은 10명. 매일 방과후 시간에 두 명씩 돌아가며 학교 도서관에 ‘출근’, 학생들이 학원보다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일 두시간에 불과하지만 아이들이 언제든지 도서관을 들러 책을 빌려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 2학기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장서를 늘리기 위해 도서바자회를 열기도 하고, 학생의 이름을 새겨넣은 책을 학교에 기증하는 이벤트도 개최했다. 매주 목요일에는 학부모 도서토론회도 연다.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한 권씩 읽고 얘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에 대한 얘기부터 아이들 고민, 각종 교육 정보도 나눈다. 어머니들의 활동에 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원만 다니던 아이들이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고, 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처음엔 서먹서먹하던 어머니들도 직접 아이의 손을 잡고 서점에서 책을 읽는 등 자녀와 대화의 시간도 많아졌다. 학부모 홍성애(44)씨는 “아이 대신에 공부할 수는 없지만 엄마가 아이를 깨우칠 수는 있다.”면서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라는 생각으로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하루아침에 아이들이 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엄마의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는 감동을 주고 바른 길이었다는 것을 단 한 명의 아이에게라도 깨닫게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며 웃어보였다. 김계숙(40)씨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집안에 처박아둔 대학생 때 사용했던 독서노트를 다시 찾아 먼지를 털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바쁜 생활이지만 책을 읽고 아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말이 안 통하는 ‘웬수’가 된다고 하는데 함께 책을 읽고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중학생은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시험 압박감도 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해 책 읽히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라며 자녀와 책읽기를 권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학교가 주민들 사랑방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사랑방’이 지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선유고등학교의 ‘선유사랑방’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학교에서 열리는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들의 얘기 마당이다. 직장 때문에 학교를 찾기 어려운 학부모들을 위해 저녁 시간을 이용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모임은 말 그대로 사랑방이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가 참여를 신청하면 매주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특정 교사를 만나 상담을 원하면 사랑방 모임이 끝난 뒤 개별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선유사랑방을 찾는 ‘손님’은 매주 10여명 안팎이다. 대화주제도 다양하다. 진학 관련 고민은 물론 생활지도, 학교 안전문제, 지역주민들의 학교시설 이용 등 자녀를 학교에 보내면서 생기는 고민거리와 궁금한 점, 건의 사항이 얘깃거리다. 등하교시 지나가야 하는 큰 길에 신호위반 차량이 많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에 학교는 곧바로 영등포경찰서에 협조를 요청, 교통경찰을 배치했다. 방과후 학교 체육관 이용 방안이나 2008학년도 대입에 대비해 체계적인 논술지도를 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지난 연말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안 등을 의논했다. 학부모 김경애(48)씨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학교를 찾기가 더욱 어려운데다 아이가 잘못할 때만 학교에 가는 것으로 생각해 부담을 느꼈는데 사랑방에 나가면서 학교도 이해하고 선생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운걸(50) 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학교 운영의 궁금한 사항을 직접 묻고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진호 교장은 “지난해 3월 개교한 신설 학교지만 학교와 지역사회가 좀더 가까워지는 기회를 찾았다는 점에서 사랑방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광남초교에선 ‘넥타이 돌풍’ ‘이젠 넥타이 바람이다.’ 서울 광장동 광남초등학교에 ‘넥타이 바람’이 거세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들이 학교 일에 나서는 것과 달리 이 곳은 아버지들이 학교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주인공은 광남초 아버지회다. 치맛바람을 없애고 아버지들이 신선한 넥타이 돌풍을 일으켜 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올해로 벌써 8년째다. 아버지회의 활동은 눈부실 정도다. 매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개최하는 산행대회는 아이와 학부모, 가족은 물론 교사, 교사 가족, 지역 주민 등이 참여하는 지역 축제다. 동네 아차산을 찾아 자연의 소중함을 나눈다. 흘리는 땀 한 방울 속에서 공감하는 끈끈한 정은 덤이다. 나무와 꽃, 곤충 등을 관찰하고 답을 맞히는 ‘숲속의 퀴즈’는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나무가 숨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진기를 이용해 자연의 생명력을 체험하기도 한다. 협동심을 이용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거미줄 통과 프로그램’은 세 가족이 한 팀을 구성해 해결해야 하는 협동 놀이다. 가을 운동회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동네 운동회로 열린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지역 주민까지 참여한다. 옛날 시골 운동회처럼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막걸리가 등장하고, 시상대에는 학용품과 함께 양동이와 가재도구가 상품으로 오른다.3년 전에는 어린이대공원 잔디구장을 통째로 빌려 운동회 잔치를 벌였다. 여름방학에는 1박2일 일정으로 가족 세미나를 연다. 학생과 그 가족, 교사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이 행사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견학, 강의, 토론 등으로 빼곡하다. 지난해에는 충남 서해안에서 갯벌체험을 하고, 작두콩 재배 농가를 찾아 두부 만드는 체험을 했다.2004년에는 한 학부모의 직장인 포항제철소와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봤다. 노력봉사도 아버지들 몫이다. 학교 담장의 페인트가 벗겨졌을 때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말에 뜻이 맞는 아버지들이 페인트칠 봉사를 했다. 운동회나 학예회 등 대규모 학교 행사 때는 무거운 행사 도구를 나르는 등 일꾼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모든 행사는 아버지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정식 회원은 70명. 회원은 아니지만 함께 활동하는 아버지들만 100여명에 이른다. 각종 행사와 활동에 드는 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다. 등록 회원이 한 달에 1만원씩 내는 회비가 전부다. 비결은 아버지들의 직업을 활용하는 것. 가족 세미나에서는 아버지들이 강사로 나선다. 치과의사는 치아관리 교육을 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특강을 맡는다. 학용품 도소매업을 하는 아버지는 학용품을 운동회 상품으로 제공한다. 아버지들이 나서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 남자 교사 수가 줄면서 남자들이 도와야 할 일이 많아진데다 평소 사회생활로 바쁜 아버지들이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다가 시작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심 아파트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지역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해 아이를 함께 기르자는 아버지들의 향수 어린 의지도 바탕이 됐다. 8년째 활동하고 있는 학부모 박용수(44)씨는 “내 전문적인 직업 외에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뿌듯한 성취감과 함께 아이와 학교, 지역사회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실천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일단 한 번 해보면 어느 학교나 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며 웃어보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우리 전통문화 느껴봐! 즐겨봐!

    우리 전통문화 느껴봐! 즐겨봐!

    우리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반 아마추어들이 참여한 공예전시회와 박물관들이 마련한 역사·문화강좌 등이 눈길을 끈다. ●아마추어 공예작품전 열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동식)은 재단 산하 예비공예가의 배움터인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의 졸업작품전 ‘솜씨로 빚어낸 공예문화전’을 8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옥 사랑방이나 안방에서 쓰인 생활용품인 서안, 자수병풍, 고비, 수보자기, 도자기, 함 및 부녀자의 장식품으로 사랑받던 매듭, 노리개, 염낭 등 200여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1995년 개설된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1년 과정의 공예실기 교육을 제공, 매년 300여명의 예비공예가를 배출하고 있다. 매듭, 침선, 도자, 소목, 자수 등 11개 공예분야 보유자와 명장 등이 기초부터 전문과정까지 수준별로 지도한다. ●‘박물관대학’ 다녀볼까?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과 한국민속박물관회(회장 임동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역사·민속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넓힐 수 있는 교양강좌인 ‘2006 민속박물관대학’을 다음달 6일부터 12월18일까지 개설한다. 올해로 4회째인 민속박물관대학은 31회에 걸친 민속·역사·문화예술 이론교육과 5회에 걸친 답사 등 현장실습 교육이 접목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론교육은 신석기에서 조선시대까지 역사·문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쉽고 재미있는 강연이 이뤄진다. 최몽룡·임효재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강우방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 등이 강사로 나온다. 또 여주·포항·섬진강·천안·태안 등 전국의 문화유적지 답사도 함께 제공된다. 교육은 매주 월요일 민속박물관 대강당에서 진행되며, 수강신청은 인터넷 홈페이지(www.skfm.or.kr) 또는 전화(02-3704-3145∼6)로 할 수 있다. 선착순 200명. 올해로 제30기를 맞은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유창종)의 ‘박물관 특설강좌(박물관대학)’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착순 400명을 모집한다. 고고학·인류학·역사학·미술사 등 전통문화 전반에 대한 55개 강좌 및 전시실 교육,5회 고적답사 등이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진행된다.(02)2077-9790∼3.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희망읽는 ‘쌈지도서관’

    희망읽는 ‘쌈지도서관’

    “블루오션, 맨발의 겐,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 어! 내가 보고 싶었던 책인데 여기 다 있네.”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주례3동 주민자치센터안에 설치된 ‘주례3동 쌈지도서관’. 지난해 8월 문을 연 15평 남짓한 이 쌈지도서관에는 겨울방학을 맞은 초·중등 학생과 주부 등 10여명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비록 시설과 규모면에서는 공공도서관 등에 비할 바 아니지만 서가에는 최근 화제가 된 베스트셀러와 신간, 잡지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 도서관은 18명의 운영위원과 70여명의 자원봉사자 등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운영되고 있다. 처음 800여권으로 시작한 소장도서는 3300여권으로 늘었고 평생회원도 280여명에 달한다. 월 이용객은 1500여명에 달한다. 이곳서 만난 김해경(35·주부)씨는 “집 가까이 도서관이 있어 언제든지 보고 싶은 책을 접할 수 있어 너무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이 멀리 있는 대형 도서관에 가지 않고서도 손쉽게 책을 볼수 있게 된 것은 부산시교육청의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공공도서관의 이용이 쉽지 않는 지역이나 병·의원, 복지회관, 주민자치센터 등에다 쌈지도서관을 개설해주는 사업을 2004년부터 해오고 있다. 같은해 10월15일 부산대병원내에 1호점이 설치된 이래 지난해 12월23일 현재 북구 금곡동 뇌병변복지관까지 모두 13호점이 문을 열었다. 교육청은 올해는 공모를 통해 10개소를 선정, 쌈지도서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 7500만원을 이미 확보해 놓았다. 쌈지도서관은 주민들이 교육청에 도서관 개설을 의뢰하면 담당자가 현장을 방문해 타당성 여부 등을 검토, 분석한 뒤 도서관 설치를 해준다. 이미 강서구 화명동과 강동동 학리마을, 부산진구 부전동 등 4∼5곳에서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쌈지도서관은 일단 책과 비품 등을 교육청이 설치해주면 관리 및 운영은 주민들이 직접 맡는다. 이 도서관은 빌린 책을 다른 곳에서 반납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게 특징이다. 쌈지도서관은 도서 대출 등 고유의 기능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쉼터와 사랑방 역할까지 하는 등 그 역할이 점차확대되고 있다. 부암·당감 쌈지도서관 운영위원회 이순옥 회장은 “도예 체험교실 운영, 문화 답사교실 운영, 소식지 발행 등 쌈지도서관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만족해 했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초등학교 도서관을 쌈지도서관으로 개방, 운영하기로 하고 동래교육청 관내 온천·충렬·반송·서곡·금정·서동 초등학교 등 6개 학교를 지정해 3월부터 시범 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시내 전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은 “독서문화 정착 등을 위해 전국 시·도 중 최초로 쌈지도서관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특집다큐〈문화콘텐츠 강국으로 가는 길〉(EBS 낮 12시) 한류 열풍 속에서 콘텐츠 산업의 가치가 새롭게 각인되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알리고, 해외 성공사례 취재를 통해 문화산업 강국 코리아로 성장하기 위한 요건들을 제시한다. 또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의 비전 등에 대해서 알아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심해에는 알려지지 않은 생물체들이 최대 500만 종까지 서식하고 있다. 원유 사업에 있어 해저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무인잠수정이 이제는 새로운 생물들을 찾는 일을 돕고 있다. 무인잠수정으로 과학자들도 처음 보는 희귀 물고기뿐만 아니라 석유와 가스 발굴이 남긴 흔적 등을 촬영한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1시) 1975년 미국의 한 중년남자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황금 권총 하나를 구입했다. 구입한 권총을 닦던 중년 남자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자신이 파산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남자는 결국 새로 산 권총으로 자살을 하고 말았다.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황금 권총. 이 총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었을까.   ●설날특집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6시) 설날특집으로 다시 돌아온 2006년 新 좋은세상 만들기 ‘운수대통 쌀가마 퀴즈’를 선보인다. 어르신들의 구수한 입담과 인생의 에피소드가 담긴 장독대 퀴즈, 어르신들의 재치와 연예인들의 순발력으로 함께 하는 세대공감 쌀가마 스피드 퀴즈, 사랑방토크 코너 등을 선보인다.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평화로운 농촌 풍경이 담긴 10폭의 자수병풍. 농사를 준비하고 추수하는 모습들을 한땀 한땀 정성스럽게 수놓았다. 특별한 용도를 위해 제작되었다고 하는 이 병풍에 담긴 궁금증을 알아본다.`춘첩´이라는 제목의 글씨 한 점이 의뢰되었다. 파란 꽃문양이 그려진 종이에 쓰여진 이 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맛있는 설날(KBS2 오전 8시)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대표적인 설날 음식은 무엇일까?민족의 대명절 설. 설 음식에는 한해 액운을 물리치고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와 함께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까지 담겨 있다고 한다. 음식 하나하나에 특별한 맛과 의미가 담겨 있는 설 음식과, 한국의 대표 설 음식은 무엇인지 앙케트를 통해 알아본다.
  • MBC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

    MBC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

    ‘소프트가이’ 문정혁과 ‘카리스마’ 엄태웅이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다.16일부터 방송을 탄 MBC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연출 박홍균, 극본 김경세)에서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사랑 쟁탈전을 벌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미지가 서로 바뀐 것 같다. 문정혁은 카리스마 넘치는 바람둥이로, 엄태웅은 철부지 한량으로 변신했다.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흰색 양복을 빼입은 문정혁과, 뿔테 안경에 청바지를 입은 엄태웅. 그들의 변신은 무죄?시한부 인생 한지수(한지민)를 향한 서로 다른 사랑방식이 궁금하다. 그들이 직접 말하는 일과 사랑을 만나보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귀여운(?) 늑대로 돌아온 엄태웅 “철 없이 까부는 모습, 봐줄 만 한가요?” 배우 엄태웅(32)이 변했다. 양복을 입고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폼’을 잡았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카리스마 엄’에 길들여진 시청자라면 16일부터 방송된 MBC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연출 박홍균, 극본 김경세)에 등장한 엄태웅의 모습이 낯설고 당황스럽기조차 했을 것이다. “제가 맡은 ‘윤성모’역은 시청자들이 ‘뭐 저딴 놈이 다 있어?’라고 할 정도로, 생각 없이 사는 부잣집 아들입니다. 정신적으로 미성숙하지만 내면엔 슬픔도 있고요. 사랑을 만나 진짜 어른이 되는,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난생 처음 떼쓰며 징징거리는 ‘오버’연기를 감행했을 때 너무나 쑥스러웠다는 그. 감독 등 스태프에게 “역겹지 않아요?”라고 연방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어떤 역할보다 재미있고, 연기에도 익숙해졌다고 했다. ‘구미호외전’,‘쾌걸춘향’,‘부활’ 등에서 선이 굵고 강한, 악역을 주로 맡았던 그에게 철부지 부잣집 아들 역할은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엄청난 연기변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기존의 강한 캐릭터에 길들여진 듯 같지만, 그런 역할에 공감을 하지 못한 적도 많았어요. 오히려 이번 역할이 편해요. 매번 ‘연기를 어떻게 할까.’ 걱정하기보다는, 즐겁고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는 새로운 역할이니까요.” 짙은 눈썹에 매서운 눈매와 달리, 과거 강한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이 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실제 성격은?“어떤 일이 닥쳤을 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잘 빠져나가는(?) 편이고, 막내라서 그런지 책임 회피도 좀 하죠(웃음). 극중 윤성모와 딱 닮았다기보다는 비슷한 상황이 많은 것 같아요.” 제목 ‘늑대’는 누구인지 물었다.“남자는 다 늑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감독님이 말하길, 늑대는 짝을 잃어버리면 새로운 짝을 찾기 힘들다고 해요. 사랑을 모르던 남자 2명이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니, 바람둥이인 ‘최대철’(문정혁)은 확실히 늑대이고요, 저는 늑대인 줄 아는 개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웃음).” ‘부활’에서 파트너였던 ‘한지수’역의 한지민을 다시 만나서 편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의 잔상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지민이도 저도, 전혀 다른 캐릭터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서로 격려도 하고, 채찍질도 하면서요.”이번 기회에 밝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확실히 살려, 코미디나 멜로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시나리오를 검토한다고 하니, 가을쯤 정통 멜로드라마에서 그를 만날지도 모르겠다. ■ 바람둥이 B형 늑대 문정혁 엄태웅이 MBC 월·화 미니시리즈 ‘늑대’에서 카리스마를 벗고 귀여움(?)을 입는 동안, 문정혁(27)은 타고난(?) 바람둥이 기질을 보여준다. 전작 ‘불새’,‘신입사원’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라 최상급 여성들만 상대로 작업을 거는 뻔뻔한 바람둥이 ‘최대철’역을 맡았다.“실제 저에게 바람둥이 기질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호감이 가는 이성에게 접근했다가 상대가 호감을 보이면 싫증이 나곤 했죠.”전형적인 B형 남자인 그가 딱 맞는 캐릭터를 찾은 것일까? 최대철은 부잣집 여성들에게 “34세, 참 예쁜 나이테야.” 등의 달콤한 멘트로 접근, 그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진심인 적은 한 번도 없다. 적어도 시한부 인생이자 백화점 사주의 외동딸 한지수(한지민)를 만나기 전까지는. “‘불새’ 때는 진심이 담긴 사랑고백 연기를 해서 좀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그에 비하면 좀 나아요. 느끼한 멘트를 날리지만 뒤돌아 서면 작업을 위한 말이고, 진심이 아니기 때문이죠.” 사랑을 모르던 그가 한지수의 경호원 겸 운전사가 되면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지만 이미 한지수를 좋아하는 윤성모(엄태웅)와 맞붙는다. 이때부터 여자를 믿지 않던 그의 마음이 흔들리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번 역할을 잘 소화하기 위해 일본드라마 ‘일억개의 별’,‘사랑 따위는 필요 없어’ 등을 참고했다는 그는,“매번 전작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입사원’의 푼수끼 많은 ‘강호’역이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라고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강호’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당찬 각오다. 드라마와 함께 그룹 ‘신화’의 새 앨범에 대해서도 애정을 보였다.“군대를 가긴 가겠지만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어 올해는 가지 않을 것 같아요. 우선 ‘늑대’ 촬영에 최선을 다하고, 올 봄에 선보일 음반활동을 병행하게 될 것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침을 먹자] 이웃노인 사랑 따끈따끈

    [아침을 먹자] 이웃노인 사랑 따끈따끈

    ‘사랑의 아침밥상 릴레이는 계속됩니다.’ 서울신문사와 ㈜CJ가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건강 캠페인 ‘아침을 먹자’가 이웃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사는 유서연(16·무학중 2)양은 지난 6일 서울신문 지면에 실린 ‘아침을 먹자’를 보고 이웃집 할머니를 떠올렸다. 아이를 대신 돌봐주는 이웃과 아침을 함께 한 사연을 보고 ‘혼자 사는 노인께 아침을 드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따끈한 아침 도시락 직접 드리고 싶어요 “어머니와 함께 매주 한 번씩 혼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여섯 분께 점심 도시락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점심은 봉사자들이 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지만, 아침을 굶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어요.” 유양은 다음날인 7일 “도시락을 집으로 배달해 주면 직접 할머니, 할아버지께 아침을 전해 주겠다.”면서 도시락 6개를 신청했다. 당첨 소식을 들은 유양과 유양의 어머니 문연숙(42)씨는 “아침 한 끼지만 외로운 노인들께 색다른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만 “다른 봉사활동이 아침 배달 시간과 겹치는 게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문씨는 목요일 오전 빵을 구워 결식 아동들에게 주는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이웃 사랑도 이심전심 모녀의 점심배달 봉사는 3년째 이어오고 있다. 방학 때면 고3이 되는 첫째와 서연이가 함께 배달을 나간다.“딸들이 작지만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 같아 보람있다.”고 말한 문씨는 딸을 대견스럽게 바라보았다. 장래 희망을 묻자 유양은 “오지 여행가인 한비야씨 같이 외국을 다니며 여러 나라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양 외에도 ‘사랑의 도시락’ 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봉사자가 많아지고 있다. “직장을 잃고 추운 겨울 분식 장사를 시작한 엄마와 동생에게 도시락을 선물하고 싶다.”고 신청한 박소영씨와 “아침을 거르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들에게 따뜻한 국을 드리고 싶다.”며 신청한 최영연씨 등이 이번 주 ‘아침을 먹자’의 당첨자로 선정됐다. 이민주씨는 ‘세탁소 아저씨께 배운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도시락 10개를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헌 옷을 수거해 가는 세탁소 아저씨가 불우 이웃들에게 깨끗하게 옷을 세탁해 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면서 “아저씨가 돕고 있는 경기도 안산의 노인 사랑방에 아침을 선물하고 싶다.”는 사연을 남겼다. 12일 아침 배달된 도시락 메뉴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노다씨가 맛깔스럽게 조리한 백설 즉석 미역국과 햇반에다가 햇김치, 햇찬(우엉채조림, 메추리알 조림, 콩자반 등)이다. 다음주에는 북어국과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이렇게 신청하세요 “오늘, 아침은 드셨나요.” 챙기지 못했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매주 수요일 아침, 아침도시락 30개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신청방법 ●누구 아침 도시락이 필요한 독자는 ●언제 화요일 오전까지 ●무엇을 도시락이 필요한 사연과 연락처를 ●어디에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와 이메일(breakfast@seoul.co.kr)
  • [길섶에서] 낙장불입/심재억 사회부 차장

    요 며칠 길배 아버지는 ‘마실’을 잊고 살았다. 산에서 나뭇단을 져내리거나, 뒷짐 지고 마당을 맴돌거나, 그도저도 아니면 대낮부터 아예 구들장에 터를 잡고는 목침에 머릴 뉘곤 했다. 그가 배알이 뒤틀려 사랑 출입을 안 한 데는 까닭이 있었다. 문제는 마을 노친네들이 모인 화투판에서 생겼다. 심심파적으로 개비 담배를 주고받는 판이었는데, 동심이 아버지가 내놓은 화투짝을 다시 거둬들인 것이었다.“이눔아, 낙장불입이여. 그 오동피 다시 내놔.”“이런 우라질, 한나절에 담배를 네댓값이나 챙긴 눔이…. 그런 법 말도 안 했잖아.” 이렇게 시작된 실랑이는 급기야 “에라, 감탕보담도 더 한 인간아.”와 “저런 화적 같은 놈”으로 치닫다가 결국 가래침을 댕겨서 퇘, 뱉고는 제 갈길로 가고 말았다. 그랬던 동심이 아버지가 골목 어귀에서 마주친 길배 아버지에게 넉살좋게 말을 건넸다.“어이, 길배네야, 거 담배 있거든….”하자 “그 많은 담배는 다 밥 삶아 먹었냐.”며 괴춤에서 담배를 꺼내 건네고는 지루한 ‘실랭이’를 마무리했다. 그날 오후, 두 사람은 다시 사랑방에서 마주앉아 ‘낙장불입’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심재억 사회부 차장 jeshim@seoul.co.kr
  • 35개 인권단체 경찰폭력 규탄

    지난달 15일 열린 서울 여의도 농민 시위에 참가했던 전용철·홍덕표씨의 사망과 관련해 22일 농민단체에 이어 인권단체들도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등을 열었다. 인권운동사랑방과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인권단체 35개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경찰청 기동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기동단의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동단을 해체하라!’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등의 문구가 적힌 종이를 기동단 인근 벽과 기물 등에 붙이기도 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작업의 정석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오기환/손예진·송일국 줄거리 ‘작업’에 관한 한 선수급인 남녀의 엎치락 뒤치락 사랑만들기. 20자평 청순가련형 손예진의 ‘내숭 탈출’ 코믹연기가 포인트. 특별히 새로울 것없는 로맨스.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참신함은 없지만, 끝내주는 볼거리. ●태풍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파랑주의보 장르/등급 멜로/12세 감독/배우 전윤수/차태현·송혜교 줄거리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인생의 의미와 인연에 대해 생각케 하는 ‘어른스런’ 순애보. 20자평 스르륵 팔짱을 풀게 만드는 수채화처럼 예쁜 화면. 지나친 순수지향형에 자꾸만 딴 생각이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갖가지 에피소드 나열 없이도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관객이 충분히 공감.
  • [외국인 1%시대] 안산·가리봉동 르포

    [외국인 1%시대] 안산·가리봉동 르포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을 찾아 외국인들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19일 가리봉1동, 일명 ‘가리봉 옌볜 시장’. 오후 2시를 갓 지난 시간이었지만 담배 연기 자욱한 게임장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중국동포타운센터 김진환 본부장은 “올 초부터 가리봉동에 성인 오락실이 속속 들어섰다.”면서 “게임에 중독돼 채무 상담을 해오는 조선족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 이 곳에도 대로변에는 게임장, 성인 오락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일터에 나가지 않은 사람들이 건전하게 시간을 보낼 만한 곳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외국음식 식당뿐이었다. 한 베트남 음식점에 들어서자 아기를 안은 다섯 명의 베트남 여성들이 TV 앞에 모여 앉아 있다.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있던 띠방(30·여·가명)도 베트남어로 더빙된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 있었다. 그는 “공장을 가야 하는데 1개월 된 아기 때문에 못 간다.”면서 “아기는 5개월이 되면 다른 친구들 아기와 같이 베트남 친가로 보내야 한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한국에 오기 위해 빌린 1000만원을 갚으려면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전선 공장에 다니는 동향 출신을 만나 5평 남짓한 쪽방에 살고 있는 그는 월소득 90만원 중 60만원 이상을 매달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변변한 일자리가 없는 베트남보다는 낫단다. 안산시 외국인근로자센터 임병권 관리계장은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 부부가 이같은 처지”라면서 외국인을 돕는 사람들은 농담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보육 시설이 없어 한국에선 돈만 벌고 사랑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외국인들과 이웃하고 있는 주민들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우리도 살기 어려운데’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가리봉 직업소개소 앞에서 만난 김종택(55)씨는 “조선족들이 우리 일자리까지 다 뺏는 통에 내게 돌아올 일거리가 없어졌다.”면서 “정부가 대대적으로 단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인 범죄도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단속 수가 9103건으로 2003년 6144건에 비해 48%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외국인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안산시는 외국인이 밀집해 있는 단원구 원곡동 일대를 ‘국경없는 마을’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합·불법을 따지지 않고 외국인들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서 지역 경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태풍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 나의 결혼원정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황병국/정재영·수애·유준상 줄거리 38세 시골 노총각, 신부감 찾으려고 우즈베키스탄 가다. 20자평 정재영의 무시무시한(?) 연기력, 수애와 유준상의 기막힌 호흡. ● 프라임 러브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벤 영거/우마 서먼·그린버그·메릴 스트립 줄거리 37세 커리어우먼과 14세 연하남의 ‘유쾌·상쾌·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 20자평 성탄선물처럼 아기자기하고 훈훈한 드라마, 두 여주인공의 끝내주는(?) 연기력. ●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거대 괴수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끝내주는 볼거리. ●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토마스 베주차/클레어 데인즈 맥아덤즈 줄거리 히피 가족과 세련된 뉴요커 예비 며느리의 만남. 20자평 뻔한 웃음은 일체 사절. 사라 제시카 파커는 역시 매력적.
  • 자치구 홍보의 ‘첨병’

    자치구 홍보의 ‘첨병’

    서울에서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는 자치단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치구가 주최하는 축제나 각종 문화행사를 동영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 구청장이 주재하는 간부회의까지 인터넷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곳도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문화강좌나 어학강좌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해, 주민들의 학습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몇몇 자치구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다른 자치구가 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식으로 방송국을 운영하는 자치구도 있다. 이들에게는 인터넷 방송국은 ‘애물단지’라 할 수 있다. 인터넷 방송국 운영의 선두주자 격인 서울 강남구와 마포구는 각각 4억원과 2억 4000만원을 인터넷 방송에 투자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자치구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큰 액수다. 그렇지만 강남·마포구 인터넷 방송은 다른 곳에 비해 질이 높고 제공하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자치구의 인터넷 방송국은 현재 걸음마 단계이다.‘생색내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홍사립)는 올해 3월 ‘동대문구 인터넷 방송국(DBS)’을 개국하기 위해 여성 아나운서 1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1명을 뽑는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39명. 구청이 운영하는 작은 인터넷 방송국에 불과하지만 영국 유학을 다녀온 응시생과 대학원생, 유명 아나운서 아카데미를 수료한 사람, 각 종 방송 경험자 등 ‘쟁쟁한 인재’들이 도전장을 냈다. 최종 선발된 김선희(24·여)씨 역시 국군방송에서 라디오를 진행한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도 ‘중랑구 인터넷 방송국(JBN)’아나운서 선발 시험을 치렀다. 이 시험을 통해 지상파 방송국 리포터 출신이 46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됐다. 서울시 각 자치구의 인터넷 방송은 ‘구 홍보의 첨병’이자 ‘지역의 소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치열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아직까지 제 역할을 찾지 못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예산 낭비”라고 지적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곧 다가올 ‘인터넷 구청시대’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준급 방송부터 ‘걸음마’까지 다양 서울시 자치구들의 인터넷 방송국 운영 현황은 다양하다. 이미 안정기에 접어든 곳이 있는가 하면, 걸음마 단계에서 힘겹게 버티는 곳도 있다. 부자 자치구인 서울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자치구 인터넷 방송의 선두 주자다. 강남구청은 2004년 6월 1일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과 ‘강남구청 인터넷 방송’을 동시에 개국했다. 유명 입시학원 못지않게 인기가 높은 강남구 수능방송은 논외로 하더라도, 구청 인터넷 방송 역시 양질의 콘텐츠와 높은 기술력으로 웬만한 케이블TV 못지않다. 강남구 인터넷 방송은 전면 외주 형태로 총 10명의 인원이 제작하고 있다. 내년에 배정된 예산만 4억원에 달한다. 다른 구청이 1∼4명의 인원으로 최대 2억원 이내에서 예산이 배정된 데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든 방송 시설은 구청이 구입해 청사 내에 설치했다. 외주 업체의 팀장과 PD·아나운서·기자·편집디자이너 등이 구청에 상주하면서 강남구의 구정과 문화행사, 동네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구청장 주재로 매주 열리는 강남구청 확대간부회의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기도 해 다른 구청과 수준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구 아나운서가 최고”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아나운서를 선발해 구청 인터넷 방송의 인기몰이를 하는 곳도 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 한 명을 뽑았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한 실력파다. 강동구 인터넷 방송이 시작된 것은 2000년 12월이지만 외부에서 아나운서를 채용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후로 강동구에서는 인터넷 방송에 대한 관심이 구청내에서 먼저 불기 시작했고, 점차 구청 밖 일반 구민들에게까지 번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서 가장 먼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강동구는 처음엔 외부에 스튜디오를 임대해 사용했으나 올해 11월 자체 스튜디오 완비했다. 촬영과 편집을 맡은 PD 1명과 아나운서 1명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모든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에서도 지난해 12월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하면서 여성 아나운서를 채용했다. 중랑구도 지상파 방송국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최종 선발했다. 구는 방송국 개국을 위한 스튜디오 설비 및 장비 구입에 1억 2000만여원을 투입했다. 인터넷 방송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를 내세워 구정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가다. ●인터넷 방송 역할비중 높이기에 안간힘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2003년 5월 인터넷방송국을 개국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외주업체에 맡겨 제작하고 있다. 구로구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영어·중국어·교양강좌)과 연계해 주민들이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동에 한 명씩 19명이 포진하고 있는 명예기자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구로구만의 장점이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디지털 마포’라는 구의 슬로건에 부합하도록 인터넷 방송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하고 있다. 마포구는 강남구 다음으로 많은 2억 4000여만원을 인터넷 방송국 운영에 지원한다. 지난 2004년 8월1일 개국한 마포구 인터넷 방송국은 다른 자치구 인터넷 방송보다 가장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전체 프로그램만 15종류 이상이며 이 가운데 특히 구민들이 마포구청장과 직접 만나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책을 들어보는 ‘금요사랑방’을 구민들에게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월 1회 열리는 확대간부회의도 빼놓지 않고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 3인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계약직 공무원으로 아나운서를 채용한 자치구는 동대문구·중랑구·강동구 등 3곳이다. 이곳의 아나운서들은 지상파 방송국 아나운서 못지않은 실력과 개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공무원과 아나운서라는 신분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보이고 있는 듯했다. 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선희 아나운서(2005년 3월 입사) “내부 고객(공무원)과 외부 고객(주민)을 잇는 다리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동대문구 인터넷방송국(DBS)김선희(24·여)씨는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가교(架橋)론’을 펼쳤다. 자신이 진행하는 인터넷방송이 공무원과 주민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 수준의 인터넷방송은 존재를 알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지방자치가 좀더 정착되면 구청 인터넷 방송이 나름대로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린 나이이면서 당찬 성격인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나운서가 되자, 동대문구로 이사해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 등 동대문구 인터넷방송국에 열성적이다. 그러면서도 공무원의 틀 속에서 자신의 아나운서로서의 개성을 잃지는 않을지 염려하기도 했다. ●임영은 아나운서(2004년 12월 입사) 중랑구 인터넷방송국(JBN)의 임영은(27·여)씨는 아나운서 본연의 역할은 물론 방송 편집까지 할 수 있는 ‘재간둥이’다. 그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대학에서 배운 편집 기술을 이렇게 잘 써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물론 전문성은 좀 떨어지겠지만, 아나운서가 편집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경쟁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최근 구청에서 일하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지난 4월부터 중랑구가 주최하는 대형 음악회에 사회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후로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어떤 주민들은 음악회가 끝난 후 꽃을 선물하기도 하고, 청소년들은 사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중랑구 인터넷 방송이 알려지면서 ‘아나운서 임영은’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46대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으면서도 그는 겸손하다. “아나운서라고 하면 다들 예쁘다고 생각할 텐데 저는 솔직히 그렇지 않거든요. 다만 중랑구라는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조미란 아나운서(2004년 11월 입사) “방송 카메라를 보고 지상파 방송인 줄 알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구청에서 나왔다고 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 주시더라고요. 이것이 구청 인터넷 방송의 매력인 것 같아요.” 강동구 인터넷방송(GDIB) 조미란(24·여) 아나운서는 지상파 방송국 기상캐스터와 리포터 등을 거친 나름대로 방송가에서 잔뼈가 굵은 방송인이다. 그는 “구청 인터넷방송국 아나운서들은 주민들에게 각인된 구청의 경직된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아나운서는 구청하면 떠오르는 ‘주민등록’‘딱딱함’‘불친절’ 대신 ‘친근함’‘상냥함’ 등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주민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거든요. 카메라를 들고 아나운서들이 직접 찾아가면 주민들은 매우 좋아합니다.” 그는 최근 이 지역의 옷가게와 백화점 등에서 아나운서 의상을 한두벌 협찬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히 옷값이 아낀다는 차원보다는 강동구청 인터넷방송이 그만큼 많이 알려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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