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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하는대로’ 유병재 “좋은 친구 사귀면 연설문 직접 안 써도 돼”

    ‘말하는대로’ 유병재 “좋은 친구 사귀면 연설문 직접 안 써도 돼”

    ‘말하는대로’에 여덟 번째 버스커로 출연한 유병재가 시국을 풍자한 사이다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16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는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펼쳐진 유병재의 버스킹이 전파를 탔다. 이날 ‘말하는대로’에 첫 번째 버스커로 등장한 유병재는 “살면서 겪었던 소소한 일들을 얘기할 것”이라며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추운 날씨와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졌던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유병재는 지난 대선 때를 회상하며 ‘1번’을 좋아했던 부모님 얘기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분과 아들이 같은 대학교를 다녀서 좋아했다”고 말하며 같은 이유 때문에 자신은 학교를 자퇴했다는 농담을 던져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어 유병재는 한 보수단체에 고소당했던 때를 떠올리며 “저희 조카가 저에게 ‘삼촌 누구 욕하고 다녀요?’라고 묻더라. 그때부터 조카들에게 밝고 건강한 지식을 알려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받아쓰기 과외를 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유병재는 “애들을 가르치는데 질문이 많더라”며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나? 좋은 대학 들어가면 뭐 하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면 뭐 하나? 좋은 친구 사귀면 뭐 하나?’라는 조카들의 질문에 ‘공부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대학 가면 좋은 회사 가고, 좋은 회사 가면 좋은 친구들 사귀고, 좋은 친구 사귀면 연설문을 직접 안 써도 되지’ 라고 말했다”고 뼈 있는 사이다 발언으로 버스킹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사진=JTBC ‘말하는대로’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조희연 교육감 “최순실 게이트는 ‘교육 농단’…이게 학교냐”

    조희연 교육감 “최순실 게이트는 ‘교육 농단’…이게 학교냐”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고교 시절 출결과 성적 관리 등에서 비정상적이고 광범위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교육청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정씨는 기본적인 학교 교육의 틀을 무시한 채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대회 출전 등을 이유로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교과우수상까지 받는 등 ‘학사 농단’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6일 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정유라씨 출신학교 특정감사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하 조 교육감의 발표문 전문이다. <조희연 교육감 발표문 전문> 제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마음으로 ‘교육 농단’으로 기울어진 교단을 바로잡겠습니다 -정유라씨 출신학교들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며 참으로 착잡합니다. 교육감이 돼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발표를 했지만, 오늘처럼 참담하고 가슴 아픈 내용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온 세상을 충격에 빠뜨린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전모는 그의 딸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관리 문제에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출발점부터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 농단이기도 하지만 ‘교육 농단’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씨 고교 시절의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었을 때, 즉각 정씨의 출신학교들에 대한 장학과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10월27일의 장학 결과 발표에서는 문제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특정감사반을 투입해 전면 조사를 진행하면서, 제 귀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보고들이 하나 둘 들어왔습니다. 우선 정씨 출신학교들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돼야 할 학사 관리와 출결 관리가 유독 이 학생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습니다. 공결 처리의 근거가 된 승마 대회 참석 공문에 찍힌 날짜에 정유라 학생은 해외에 나가 있기도 했습니다. 학교장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 대회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체육특기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보장하기 위해 대회 참가 횟수를 4회로 제한하고 있는 규정도 이 학생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수업에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실기 점수 만점을 받았고, 그 성적 처리를 근거로 교과우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정씨가 등교하지 않은 날에 ‘창의적 체험 활동’을 했다는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에 허위로 기재되기도 했습니다. 학교는 무너졌습니다. 학생들 앞에서 정직하지 못하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무사하지 못한 학교는 교육기관이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 조희연, 이 무너진 폐허에 주저앉아 엉엉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 감사 결과, 이 참담한 ‘교육농단’의 배후에 최순실씨가 있음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씨는 교직자들에게 금품 증여를 수차례 시도했고, 수업중인 교사에게 안하무인격의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유사-권력자 행세를 가장 부박한 방식으로, 매우 노골적으로 자행했습니다. 학교를 옹호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무소불위의 금력과 권력을 자랑하는 최씨의 로비, 압력, 폭언 앞에서 아무런 힘도 배경도 없는 학교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교사와 학교와 교육이 짓밟히고 유린당했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통렬한 책임감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하필이면 수능을 하루 앞둔 시점인데, 부박한 유사-권력자의 농단 앞에 맥없이 허물어진 이 처참한 학교 현실에 대한 발표를 해야 하는가 하는 깊은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에 대응해, 어느 시의원께서 행정감사 시간에 “이게 학교냐?”라고 외치기도 하셨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능 날에, 무너진 학교에 대한 뉴스가 예민한 수험생들에게 혹시라도 일말의 영향을 끼치면 어쩔까 하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의회에서 행정감사 때 정씨 출신고교 관계자들을 증언으로 대거 부르는 등 철저한 조사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이 시점에서, 주요한 내용이 이미 확인된 감사 발표를 마냥 연기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시의회의 행정감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보조를 맞추어야 했습니다. 하루 빨리 속 시원한 진실을 드러내주길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에도 부응해야 했습니다. 비록 우울한 뉴스이지만, 우리 수험생들과 청소년들이, ‘교육농단’과 ‘특권 교육’은 언젠가는 반드시 정의의 심판과 철퇴를 맞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정의가 살아 있음을 느끼도록 하고도 싶었습니다. 서울교육이 이 정도의 자정 능력은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도록 하고도 싶었습니다. 이 전대미문의 ‘교육농단’을 계기로 학교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어떤 권력과 금력도 흔들지 못하는 공정함과 평등의 현장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우선 수차례 금품 제공 시도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교육 현장을 왜곡시킨 ‘교육농단’의 주범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 그의 ‘교육농단’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철저하게 해주실 것을 의뢰하겠습니다. 또 최씨의 압력에 굴해 교육 현장을 무너뜨린 소수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교육청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엄정하게 조처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당한 성적 처리로 교과우수상까지 수상한 정씨의 학교 생활기록부 상의 성적과 수상 내용에 대해서는,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상징적 의미에서 성적을 원칙대로 수정하고 수상 내력을 삭제하겠습니다. 그리고 전혀 엄정한 출결 관리를 받지 않고 졸업한 정씨에 대해서 ‘졸업 취소’가 행정적으로 가능한지 법리적 검토를 거쳐 이 ‘농단’에 상응하는 적절하고 정의로운 조처를 취할 것입니다. 또한 추가 제보와 의혹 제기에 대해 추호의 의심도 없도록 추가 조사와 조처를 취해나갈 예정입니다. 학교와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해, 최씨와 정씨의 부당한 행위를 목격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마음과 입을 열고 저희들의 문을 두드려주십시오. 특히 이번 사안을 계기로 출결 관리 등 공정한 학사 관리, ‘공부하는 스포츠 학생’으로서 체육 특기자의 합당한 대회 참여와 학습권 보장에 대한 제도 개선안 등을 조속히 마련해 여러분들 앞에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모든 조처는 ‘교육 농단’을 단죄하고 기울어진 교단을 바로세우기 위한 우리 모두의 처절한 몸부림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처참한 사태를 함께 목도했습니다. 우리 눈으로 직접 본, 이 말도 안 되는 사태가 우리 사회에서 또 다시 벌어지도록 우리가 허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육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에 힘을 모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를 비참하게 만든 최씨와 정씨의 추문이 전화위복이 돼, ‘정의로운 교육’, ‘특권 없는 평등 교육’이 실현되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지금도 묵묵히 교육 현장을 지키고 계신 절대 다수의 성실한 선생님들과 학교에 대해, 무차별적인 불신을 품지는 말아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또, 정씨 출신학교들에 대해서도 다른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지는 말아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더불어, 내일 수능을 볼 수험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당부합니다. 흔들리지 말고 갈고 닦아온 실력을 최선을 다해 발휘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하겠습니다. 오늘의 이 뉴스는 우리 청소년들을 더욱 공평하게 사랑하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서울 교육을 만들기 위한 소식이었음을 기억해주고,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청소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정의롭고 따뜻한 서울교육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6. 11. 16.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송어 뛰노는 물 맑은 생수골, 충주

    [김영탁의 시식남녀] 송어 뛰노는 물 맑은 생수골, 충주

    충주엔 생수(生水)가 있다. 충주댐이 가까이 있고 서울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한강의 상류다. 충주엔 김생수(金生水) 시인도 있다. 그를 처음 만난 건 충북 제천시 백운면 가을 들판을 날고 있는 장수잠자리가 '원서문학관' 문학행사장 위로 투명한 헬리콥터 비행할 때였다. 김생수 시인은, 김생수입니다, 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돈 주고 사먹는 생수가 아니라, 아득한 시절 아무 데서나 공짜로 퍼마시던 맑은 우물 속 생수 같은 이미지였다. 말하는 게 어딘가 어눌하고 얼굴을 붉히면서도 통기타를 안고 노래를 멋들어지게 잘 부르는 사람이다. 늘 국방색 군용잠바를 걸친 더벅머리, 가인 김생수 시인. 충주시 버스터미널 바깥까지 나와 김생수 시인이 기다리고 있다. 그가 '조리터 명가'로 손을 이끈다. 2대째 가업을 이어온 식당이다. 양채영, 강순희, 김영옥, 안춘화, 이정애 시인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한데도 애써 참석한 원로 양채영 시인을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충주에서 큰 상징으로 있는 그는 주변의 시인들에게도 큰 나무로 있다. 식탁 위 송어와 향어가 정갈하다. 붉은색으로 빛이 나는 송어는 상큼한 향과 부드러운 육질이 혀를 자극했다. 이 집만의 독특한 소스도 충분히 조연으로서 괜찮다. 향어는 연한 핑크색으로 식욕을 돋우며 유혹한다. 일단 일미一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충분히 하나의 맛을 느끼는 것도 좋다. 송어를 먹다가 향어를 먹는 건 부드러움에서 약간 졸깃한 맛으로 이동하는 것. 그러다가 큰 그릇에 갖은 야채를 넣고 송어를 넣고 비벼 먹다가 향어를 넣어서 먹는다. 향어는 한국 전역을 비롯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분포하고 있다. 잉어목 잉어과의 민물고기다. 향어는 70년대 소양호에서 처음 가두리양식장을 설치하여 양식했으나 초기에 실패가 많았다. 수온을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나중에 소양호와 충주호에서 대량 양식되어 비교적 싼 값에 서민들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소양호와 충주호 식수원이 오염된다 하여 90년대 중반쯤 모두 철거되었다. 지금은 논이나 밭 등에 향어양식장을 만들어 운영되기 때문에 비교적 값이 비싼 편이다. 송어는 1급수에서 양식이 가능하므로 월악산 계곡 등 산골 맑은 물에서 주로 양식한다. '충주 남한강변/ 송어횟집에서/ 붉은 고추장 송어회 한 점/ 입에 넣고 소주 한 잔/ 부어 넣고 매운 건지 쓴 건지/ 아! 눈물이 난다.'(양채영 '식시식食詩食') '향어는 물결무늬처럼 접시에 가지런히 누었고/ 송어는 계곡물 소리로 냄비에 펄펄 끓었다/ 꽉 다문 입, 한마디 투덜거리지 않았다/ 머지않아 다시 살과 뼈들이 되어 헤엄치리라'(김생수 '살과 뼈들의 운행') 시인은 향어회와 송어매운탕을 앞에 두고 물결의 파동과 물소리를 듣는다. 물의 화신化身이 물고기이듯 돌고 도는 선순환 구조 속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법. 역시 생수生水 시인답다. 일행은 아이들처럼 조잘거리며 놀다가 마즈막재로 이동했다. 마즈막재는 계명산과 남산 사이에 있는 고개다. 청풍과 단양의 죄수들이 사형 집행을 받기 위해 충주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이 고개를 넘어야 했다. 이 고개만 넘으면 다시는 살아 돌아갈 수 없어 마지막재가 되었다는 애처로운 전설이 있다. 우리는 고개를 넘어가 다시 돌아오지 못한 영혼들의 얘기와 마즈막재 부근에 피어 있는 별꽃을 보면서 우주와 블랙홀 얘기에 빠졌다. 아마 바람을 타고 있는 별꽃이 유난히 눈에 밟히는 탓인지도 모를 일이다. 다들 별꽃이라고 할 때 최준 시인은 별에서 먼 꽃이라고 했다. 김생수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 '시인의 집'에 다시 자리를 틀었다. 주인장을 닮은 카페는 소박하면서 털털했다. 흑백 LP판 돌아가면서 노래 '해 뜨는 집'이 나왔다. 공직에 근무하면서 알뜰하게 저축해서 자투리땅을 사서 지은 집이다. 주인이 챙겨오는 마른안주와 과일을 두고 가볍게 맥주 한잔하며 드디어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계속 앙코르다. 나중에 음성에서 온 김시영 가인이 합세하여 노래를 불렀다. 밤에 어울리는 음색이다. 시나브로 어두워질 무렵 우리는 강순희 시인이 운영하는 '행복한 우동가게'로 달렸다. 마침 우동가게 옆 시인공원에서 김생수 시인이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을 하는 날이다. 우선 강 시인이 자랑하는 돌솥우동을 먹었다. 투박한 돌솥에 우동을 끓인 것인데 모양새가 묵직하며 고급스럽다. 숙성된 반죽을 손으로 쳐서 만들어서 면발도 쫄깃하면서 좋다. 착한 가격에 맛과 양이 만족스럽다. 이렇게 팔아서 남을까 싶다. 우동가게는 새벽까지 영업하는데 밤새도록 문턱이 닳도록 손님이 몰려왔다. 우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와 술안주가 풍성했다. 강 시인의 친정인 강진 솜씨와 충주 물 솜씨로 메뉴에 없는 먹거리와 안주가 만들어졌다. 일부러 갖은 산나물을 다듬고 데치고 묻혀서 상큼한 밥상으로 태어났다. 아무리 불금이라도 놀라운 건 충주 사람들은 밤잠도 없나 싶게 밤새 북적거렸다. 충주는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다리가 세 개나 되고 나머지는 산으로 마감되어 있어 어쩌면 내륙의 섬이라 할 수 있다. 그런 환경에 영향을 받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외지 사람들도 많이 들락거렸다. '우동이란/ 매끈하게 와 닿아/ 척하고 안기는 어떤 숨결 혹은,/ 사랑 같은 것.'(강순희, '우동') 우동의 면발이 아니, 우동이란 후들거리며 찰랑거리는 부드러운 살결이 척하고 감길 땐 살갑다. 사랑이라는 말을 하면 달아날까 봐 조심스럽다. 강 시인은 그런 촉감을 숨결과 사랑으로 수렴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사랑이라고 한다. 그는 사랑 앞에 용감한 여인이다. 춤의 리듬이 살아 움직이는 부드러움이 '행복한 우동가게'의 면발 속에 끈끈하게 응집되어 있다. 거기에 사랑이라는 특별하고 강력한 소스까지. 밤은 길지만 술쟁이, 시쟁이들에겐 늘 짧다. '천일해장국'은 올갱이로만 해장국을 만드는 집이다. 올갱이도 인근에서 직접 갖고 온 거라 색깔도 좋고 속풀이로 좋단다. 청동구리 같은 올갱이의 식감은 간밤에 시달렸던 간을 위로해줄 것 같다. 큰 냄비엔 올갱이로 가득 차 있고 부추가 조연으로 들어가서 까슬한 올갱이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봄이면 하얀 사과꽃이 눈부시고, 가을에는 그 꽃자리마다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리는 길 위에서 각자의 곳으로 향했다. 고향의 느낌 넘실거리는 곳을 떠나려니 간밤에 들었는지, 예전에 읽었는지 머릿속에서 시 한 편이 번뜩 되뇌어진다. '주홍빛 늙은 호박 으깨어/ 김치 호박국 끊여 저녁 밥상 올리면/ 유년 시절 추억이 늬엇늬엇 안겨온다'(이정애, '호박국') 서울 오기 전 음성 최준 시인의 집에 잠시 들렀다. 가게에서 술맛 좋다는 음성막걸리를 샀다. 시인의 집 허름한 식탁에 배추와 된장을 놓고 물맛이 좋다는 음성막걸리를 마셨다. 시원하다.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바이오 3D 프린터, 인간과 동물 살린다

    [고든 정의 TECH+] 바이오 3D 프린터, 인간과 동물 살린다

    3D 프린터 기술은 단순히 금속이나 플라스틱 제품을 출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망한 분야 가운데 하나는 인체 조직을 출력할 수 있는 바이오 3D 프린터입니다. 연골, 피부, 뼈, 여러 장기 손상을 환자 자신의 세포와 조직으로 대체한다면 앞으로 질병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미래가 장밋빛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여러 가지 삽입물이나 의료 기기들이 이미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조직을 출력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벽돌을 무더기로 쌓아 둔다고 건물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세포를 배양해서 쌓아 둔다고 조직이 되지 않습니다. 대형 복합 건물이 내부에 환풍구, 엘리베이터, 전기 배선, 냉난방 시설, 상하수도 시설 등 다양한 부분들로 이뤄진 복잡한 구조이듯이 인간의 장기와 조직 역시 다양한 세포가 복잡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물입니다. 세포가 들어있는 젤리 같은 상태의 물질을 이용해서 3D 프린터로 출력해도 간이나 콩팥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연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연구자들은 얼추 단순한 조직과 비슷한 세포 덩어리를 3차원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바이오 3D 프린터 기술의 진보 덕분입니다. 물론 이것이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상태의 조직이나 장기가 되려면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수준에서도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요한 울리크 린드(Johan Ulrik Lind)와 그의 동료들은 '네이처 메터리얼' 저널에 센서와 통합된 형태의 미니 장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는 칩 위의 장기(Organ on a chip)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심장 세포를 배양한 후 3D 프린터로 출력했기 때문에 칩 위의 심장(Heart on a chip)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작은 격자 안에 들어있는 심장 세포는 인체의 심장 조직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각각 센서와 통합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약물 반응은 물론 심장 생리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칩 위의 심장이 희귀한 질환을 가진 환자의 약물 반응 연구나 혹은 맞춤형 약물 투여를 가능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불필요한 동물 실험을 줄여 많은 동물도 살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동물을 이용하는 의학 연구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도 있으나 지금까지 그 불가피성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윤리 문제는 물론이고 사람과 구조가 다른 동물에서의 실험 결과라 사람에서 반응이 같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었습니다. 칩 위의 장기는 실제 인체 세포를 이용하므로 동물 실험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바이오 3D 프린터 연구가 인간과 동물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법정 간 馬싸움

    2013년 10월 어느 날 경기 고양시 로얄새들 승마장에서 암말 ‘에비앙’이 뒷발로 수말 ‘에젤’의 허벅지를 강타했다. 승마장 관리사가 황급히 달려갔지만 에젤은 허벅지 뼈가 이미 부러진 상태였다. 결국 에젤은 수의사의 조언에 따라 안락사됐다. 당시 14살, 사람 나이로는 한창때인 40세 안팎이었다. 승마용으로 으뜸인 벨기에산 윔블러드종이었던 에젤은 2008년 국내 중소기업 사주 A씨의 손에 넘어왔다. 에젤을 걷어찬 5살 한국 조랑말 에비앙 역시 A씨 소유였다. A씨는 월 200만원대의 관리비를 내고 승마장에 두 말을 맡겼다. 한화 소유의 이 승마장은 2014년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딴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선수의 훈련지로 알려진 고급 승마장이다. A씨의 말을 씻기고 먹이는 건 로얄새들 측, 말을 운동시키는 건 A씨가 별도로 고용한 전담 승마교관 측의 몫이었다. 그러나 에젤이 며칠 사이 체중이 급감하자 교관은 말 관리사에게 에젤과 에비앙을 함께 방목시킬 것을 지시했다. 말 관리사가 이들을 목초지에 풀어놓고 자리를 뜬 사이 두 말이 ‘서열 다툼’을 벌인 끝에 결국 사달이 났다. A씨는 한화 측과 전담 교관에게 소송을 내고 에젤 구입비 6500만원과 훈련비 등 1억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0부(부장 강영수)도 이달 21일 A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화뿐 아니라 교관 역시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폐사 당시 에젤의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들어 배상액을 3500만원으로 줄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따뜻한 로봇’ 박사, 하반신 마비 장애인 걷게 하다

    ‘따뜻한 로봇’ 박사, 하반신 마비 장애인 걷게 하다

    하반신 완전마비 환자가 착용 계단 오르고 앉았다 일어서 “계단을 오르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동작이 하반신 마비 장애인에겐 평생의 꿈이라는 것, 그리고 이 꿈이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인간의 모든 과학지식을 총동원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떠올리면 늘 겸허해집니다. 학계에서 인정받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바꾸는 로봇이 목표입니다.” 지난 20일 만난 공경철(35)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마음이 따뜻한 연구를 하고 싶어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구팀을 이끌며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의 보행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Walk-On)을 개발한 공 교수와의 인터뷰는 그의 대학 연구실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워크온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제1회 ‘사이배슬론’ 대회의 ‘엑소레이스’(외골격 착용 로봇) 종목에서 독일과 미국팀에 이어 동메달을 받았다. 올해 처음 열린 대회지만 인터넷 생방송의 순간 시청자가 1억뷰를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워크온은 전체 6개 동작 중 10분 안에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일어나기, 4개의 폴 사이를 지그재그로 왔다 갔다 하기, 20도의 경사를 올라 문을 열고 닫은 후 다시 내려가기, 징검다리 건너기, 6개의 계단을 오른 다음 내려가기 등 5개 동작을 소화했죠.” 워크온의 작동 방식은 ‘자동차’와 비슷하다. 로봇을 착용한 장애인이 지팡이 역할을 하는 클러치를 잡은 후 손잡이에 달린 스위치를 누르면 원하는 움직임이 진행된다. 등에 장착된 회로부에는 행동을 제어하는 컴퓨터가 내장돼 있고, 가슴에 달린 모니터로 운행 상태를 확인한다. “사실 인간은 근육뿐 아니라 반동 같은 외부 힘을 이용해 몸을 움직입니다. 즉, 마비된 신체를 움직이는 큰 힘을 만들어 내는 게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이죠. 워크온은 모터만으로 150뉴트미터까지 출력을 냅니다. 로봇과 사람의 무게를 합해 100㎏을 움직여 계단을 오르내리고 걷고 뛰는 운동을 무리 없이 해내는 힘이죠. 착용부는 세브란스병원팀에서 디자인해 최대한 사용자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공 교수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위해서는 감정에 따른 행동 패턴과 의지까지 예측해 로봇에 프로그래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팀의 워크온을 입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김병욱(42·척수장애 1급)씨는 “훈련을 거듭할수록 로봇을 입고 움직이는 게 내몸처럼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된 뒤 18년간 휠체어를 탔다. 그래서 일어서는 데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휠체어 럭비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평소 운동을 많이 했지만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넘어지면 쉽게 뼈가 골절됩니다. 완치까지 6개월에서 1년은 족히 걸리죠.” 하지만 그는 “올해 3월 처음 로봇을 입고 뚜벅뚜벅 걸을 때 짜릿한 전율과 감동이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본업까지 뒷전으로 하고 일주일에 사흘씩 연습에 몰두했다”며 “늘 누워서 생활해 퇴행성 관절염이나 소화 기능 장애가 있었는데 서 있는 것만으로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장애인용 로봇에도 그대로 전이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왜 로봇으로 굳이 장애인을 돕는 ‘비대중적인’ 일을 하려고 하느냐는 시선 때문에 훈련 장소를 섭외하기도, 후원을 받기도 쉽지 않았어요.” 결국 그의 연구팀은 서강대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연구진이 사비를 들여 개발을 진행했다. 아직 세계적으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걸음마 단계로 워크온과 같이 상용화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거의 없다. 공 교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른 나라는 로봇을 멋지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우리는 최대한 눈에 잘 안 띄는 디자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로봇을 입고 거리에 나서면 남들의 시선을 받는 게 부담스럽다는 거죠. 기술은 연구하면 개발할 수 있지만 편견은 과학으로 풀 수 없습니다. 하루빨리 이런 편견의 벽을 넘어 장애인을 행복하게 하는 로봇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헤어지자’는 말에 폭행 살해·암매장한 30대 남성 ‘태연한 현장검증’

    ‘헤어지자’는 말에 폭행 살해·암매장한 30대 남성 ‘태연한 현장검증’

    동거하던 여성이 결별을 요구하자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이모(38)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24일 실시됐다.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쯤 A(당시 36세·여)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격분, 폭행해 살해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구속됐다. 경찰은 ‘4년 전 한 여성이 동거 중인 남성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벌여 지난 18일 오전 음성군 대소면의 농사를 짓지 않는 밭에서 백골 상태의 A씨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뼈만 남은 채로 옷가지나 소지품은 없었고, 결박할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노끈이 있었다. 경찰은 이씨를 긴급 체포한 뒤 추궁,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암매장한 시골 밭을 경찰과 함께 다시 찾은 30대 남성은 지나칠 정도로 덤덤하게 그날의 범행을 재연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청주 상당경찰서 숙직실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하얀 마네킹 위에 올라타 때리는 시늉을 했다. 실제 범행 장소는 충북 음성의 한 빌라였지만 4년이 지난 현재 그곳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어 부득이 경찰서에서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 이씨의 무자비한 폭행에 싸늘한 주검이 된 A씨의 시신은 동거하던 빌라에 3일간 방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이 부패해 범행이 들통날 것을 두려워한 이씨는 비로소 A씨의 시신을 암매장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장 검증에서 이씨는 마네킹을 노끈으로 묶은 뒤 파란색 플라스틱 통에 담아 차에 실었다. 이어 20㎏짜리 시멘트와 삽도 함께 실었다. 암매장 장소는 이씨의 집과 2.2㎞ 떨어진 음성군 대소면의 인적 드문 밭이다. 이곳은 A씨 어머니의 지인 소유였다. 조사 결과 이씨는 암매장 당일 낮에 미리 와 가슴 높이까지 땅을 파 놓은 뒤, 같은 날 오후 10시께 다시 와 A씨의 시신을 묻었다. 범행 후 4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이씨의 기억은 비교적 또렷했다. 그가 지목한 암매장 위치는 실제와 단 1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씨는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통에 담긴 A씨 시신을 넣고, 발각되지 않게 준비해 간 시멘트를 개어 부었다. 끝으로 흙을 덮어 암매장 흔적을 없애는 장면까지 재연을 마친 이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주변을 둘러봤다. 워낙 외진 곳이라 주변에 경찰 외에는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던 때문인지 범행을 재연하는 이씨의 모습은 꽤 적극적이었고, 범행 과정을 묻는 경찰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하지만 숨진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닫았다. 이날 현장 검증을 마친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故 백남기 부검영장 강제집행 하라” 김진태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도...

    “故 백남기 부검영장 강제집행 하라” 김진태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사망한 백남기 농민 시신의 부검영장 집행과 관련, 연일 발언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 발언은 ‘막말 논란’도 빚어지며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의원은 경찰이 23일 오전 백남기씨의 부검 강제집행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을 놓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것도 하나 집행 못하면 경찰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했다. 그는 “영장은 이미 발부돼 있다. 경찰이 여론조사를 해서 법집행을 하느냐”며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을 아직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구속영장이 발부돼도 피의자가 결백하니까 잡아가지 못한다고 막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다 수사관이고 다 법관이다. 지금은 부검이 필요하냐 아니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에 줄곧 목소리를 높이며 강경한 발언을 해왔다. 앞서 그는 백씨의 사망 원인과 관련, “물대포에 맞아서 사람의 얼굴 뼈가 부러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진중권 교수가 “그럼 물대포를 직접 한번 맞아보라”고 권하자 “물대포 시험에 응했다면 웃자고 한 얘기인데 죽자고 달려든다고 하지 않았겠느냐”며 회피했다. 국정감사에서는 이번 사건과 무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서울고검을 대상으로 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노 전 대통령도 부검을 안 했다. 이렇게 따지면 유족이 부검을 원하지 않으면 예전 대통령도 안 하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일할 것이냐”고 발언했다. 김 의원은 극우 사이트 일간 베스트가 주장한 ‘빨간 우의 가격설’을 줄곧 제기해 온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당 남성은 그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언론에 “백남기 어르신이 쏟아지는 물대포를 등으로 막았는데 나도 넘어져 양손으로 아스팔트를 짚었다”며 “최루액이 범벅이 되고 코피를 흘리는 어르신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명백한 국가폭력 살인이다. 언제든 검찰과 경찰의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백씨의 부검 영장 집행에 유독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여권과 검경의 태도에 네티즌들은 “tjsa**** 제발 좀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해라, 못난 인간들아”, “qorx**** 제 가족 아니라고 남의 시신을 강제로 열어라 마라냐”, “rhdu**** 언제부터 이렇게들 열심이었나. 자기들 욕 먹는 일엔 정말 죽자고 덤비는구나”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이노+] 호주에서 발견된 남미 출신 신종 공룡

    [다이노+] 호주에서 발견된 남미 출신 신종 공룡

    오래 전 지구 상에는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룡들이 땅 위를 누비고 다녔던 것 같다.  최근 호주 고생물학 연구진은 9500만 년 전 살았던 신종 공룡 '사바나사우루스'(Savannasaurus)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거대 초식공룡인 티타노사우루스(titanosaurs)에 속하는 사바나사우루스는 덩치가 농구코트 절반만 하며 특유의 긴 목과 상대적으로 짧은 꼬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사바나사우루스가 처음 사람에게 발견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퀸즈랜드 지역에서 우연히 특이한 거대 동물의 뼈 17조각이 바위에 박힌 채 발견됐다. 이후 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져 발견 지역과 현지 공룡박물관 창립자 이름을 따 이 공룡에 '사바나사우루스 엘리오토룸(Savannasaurus elliottorum)이라는 정식 학명이 주어졌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포로팻 박사는 "사바나사우루스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몸길이 30m를 자랑하는 티타노사우루스와 비교하면 절반 만 하다"면서 "공룡의 해부학적 특징과 생태를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사바나사우루스의 기원이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호주 토종이 아닌 남미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곧 지금은 거대한 바다로 두 대륙이 갈라져있지만 과거에는 붙어 있어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포로팻 박사는 "사바나사우루스는 1억 500만년 전 남미에서 호주로 왔을 것"이라면서 "당시 남미, 호주, 남극은 한 대륙으로 붙어있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높아 이동에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미운 우리 새끼 허지웅-변영주 이혼 언급에 “매일 술만 마셔 뼈만 남았다”

    미운 우리 새끼 허지웅-변영주 이혼 언급에 “매일 술만 마셔 뼈만 남았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허지웅의 어머니가 아들의 이혼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14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영화감독 변영주 이해영과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박시영이 허지웅의 집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허지웅의 전처가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의 이혼을 언급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허지웅의 모친은 “안타깝다. 전 며느리가 참 좋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김건모의 모친은 “좋아하는데 왜 헤어졌냐?”고 물었고 허지웅의 모친은 “그건 내가 모르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안 맞는 부분이 있었으니까 헤어졌겠지”라고 답했다. 그러자 ‘미운 우리 새끼’ MC 신동엽은 “아들이 헤어진 다음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좀 알고 있었냐?”고 물었고 허지웅의 모친은 “자세한 건 모르는데, 심적으로 고통이 너무 심해가지고 매일 음식을 안 먹고 술만 그렇게 마셨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저렇게 된 거다. 완전히 뼈만 남은”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사진=SBS ‘미운 우리 새끼’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칼슘보충제의 배신…심장마비 위험 높인다(연구)

    칼슘보충제의 배신…심장마비 위험 높인다(연구)

    튼튼한 뼈를 만들기 위해 복용하곤 하는 칼슘 보충제가 심장질환 및 동맥경화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대학, UCLA의학센터, 존스홉킨스대학 등 6개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10년에 걸쳐 274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뒤 얻어낸 이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심장협회 저널'에 발표했다. 조사대상자의 연령대는 45~84세에 분포됐으며 여성이 51%, 남성이 49%였다. 그들을 대상으로 채소는 얼마나 먹는지, 씨리얼 등 칼슘함유 음식은 얼마나 먹는지 등 다양한 식이습관을 구체적으로 질문했고, 영양제와 보충제 등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밖에 흡연, 음주, 소득, 교육수준, 몸무게, 협압, 가족력 등에 걸쳐 질문 문항은 120개였다. 이와 함께 대상자의 심장질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는 관상동맥 칼슘 수치를 조사하기 위해 심장CT촬영도 진행했다. 조사결과 대상자의 20%가 하루 평균 1400㎎ 이상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상자의 46%에 이르는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칼슘보충제를 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칼슘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들 22%의 관상동맥 칼슘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존 앤더슨은 "칼슘보충제에 칼슘 염분이 몸이 필요하는 것 이상으로 들어 있거나 아니면 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칼슘을 복용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에린 미코스 존스홉킨스대 의학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 미네랄, 칼슘 보충제 등을 먹으면서 많이 먹으면 좋다고들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보충제 형태의 지나친 칼슘은 심장과 혈관 계통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그는 뼈 약화,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칼슘보충제를 먹더라도 복용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권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화성 여행’ 뇌에 치명적…치매·우울증 유발

    ‘화성 여행’ 뇌에 치명적…치매·우울증 유발

    머나먼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 식민지를 건설하는 일이 현실이 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간의 여행으로 인한 우주인의 건강문제는 반드시 미리 풀고가야할 숙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연구팀은 장기간의 우주여행이 사람의 뇌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제 현실로 다가온 유인 화성탐사를 염두해두고 이루어진 것이다. 지구에서 화성까지의 거리는 평균 2억 2500만㎞. 두 행성 간 거리와 로켓의 성능에 따라 도착 시간이 차이가 있지만 여행시간은 80~150일 정도 걸린다. 통상 2~3년의 임무기간을 고려하면 우주인은 이 기간 중 일정부분 우주 방사선(cosmic radiation)에 노출된다.   문제는 우주 방사선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번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쥐들을 실험대상에 올렸다. 우주방사선과 같은 성분의 입자를 6개월 간 쥐들에게 노출시킨 후 뇌 신경세포를 비교 분석한 것. 그 결과 뇌세포가 큰 영향을 받아 인지기능장애와 치매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찰스 리몰리 교수는 "장기간 우주여행을 떠나는 우주인들에게는 나쁜 뉴스"라면서 "실험결과 중추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행동 둔화, 기억력 감소, 우울증, 결정 장애, 근심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포와 관련된 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적절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우주인은 극한 공포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각종 단체의 '화성행' 발표와 맞물려 있다. 특히 지난달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022년부터 화성탐사에 나서 화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거주지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처럼 우주인의 건강문제는 화성행에 앞서 풀어야 할 선결과제다. 지난해 10월에도 NASA는 화성에 건너갈 우주비행사들은 암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의 손상 및 백내장, 불임 등의 증상이 뒤따를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심리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부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미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이나 달에 다녀온 우주비행사들에게서 뼈와 근육, 시력이 약화되는 증상을 확인한 바 있지만 화성행은 차원이 다른 만큼 더 큰 신체적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감기약 성분 플루페나믹산, 방광암 전이 억제(연구)

    감기약 성분 플루페나믹산, 방광암 전이 억제(연구)

    특정 감기약에 방광암 전이와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홋카이도대 다나카 신야 교수 등이 이끈 연구팀이 위와 같은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 4일 자로 발표했다. 이같은 놀라운 효과가 확인된 감기약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 ‘플루페나믹산’(Flufenamic acid)이다. 방광암에서 알도케토 환원효소1C1(AKR1C1)을 억제함으로서 암의 전이와 항암제 내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광암은 수차례 재발을 반복하는 게 특징으로, 방광벽 근육층에 깊이 침투한 암과 깊이가 얕은 암으로 나눌 수 있다. 얕은 암은 치료 후 경과가 양호한 편이지만, 침투 암은 폐 등의 장기로 전이하기 쉽고 경과 또한 좋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법을 확립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인간의 방광암 세포 UM-UC-3을 형광 물질로 표지한 뒤 쥐의 방광에 이식함으로써 방광암 모델을 제작했다. 이식한 지 45일만에 폐와 간, 뼈에 전이가 확인돼 최초 암 발생 장소인 방광과 전이된 곳인 폐와 간, 뼈에서 각각 암세포를 채취해 전이된 암세포에서만 높은 발현을 나타내는 분자를 포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mRNA 마이크로어레이 기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전이된 암세포에서는 알도케토 환원효소가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방광암 환자의 수술 사례 25건의 병리 조직을 조사한 결과 역시 이를 입증했다. 전이 중에도 알도케토 환원효소가 증가하며 실제 사람 몸속에서도 쥐 모델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도케토 환원효소는 암세포의 움직임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항암제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두 가지 작용으로 암 악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 이를 저해하는 물질인 플루페나믹산이 암 치료제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연구팀은 플루페나믹산을 항암제와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방광암 환자의 치료 뒤 경과를 개선하기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사이언티픽 리포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징맨 황철순 분식점 폭행사건…상해혐의로 징역형 선고

    징맨 황철순 분식점 폭행사건…상해혐의로 징역형 선고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징을 치는 역할로 출연했던 ‘징맨’ 황철순이 분식점에서 폭행, 상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머슬마니아 세계챔피언 출신인 황철순은 지난해 2월 서울 강남의 한 분식집 앞에서 옆자리에 있던 박모(35)씨 일행과 어깨가 부딪혀 시비가 붙었다. 피해자 박 씨는 눈 주위 뼈가 함몰돼 6주 동안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철순은 “쌍방폭행이었다. 피해자의 공갈에 가만있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황철순의 일방폭행이라고 판단했다. 황철순은 “남자들끼리 흔히 있을 수 있고, 저항이 심해서 두 대 때린 거였다”고 말했지만 피해자 박 씨는 “저보다 덩치도 두 배나 되는 사람을 어떻게 때리겠냐”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피해자의 상해가 중하다”면서 황철순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세균-정진석 ‘외나무다리’ 만남…여전히 냉기 “법대로 합시다”

    정세균-정진석 ‘외나무다리’ 만남…여전히 냉기 “법대로 합시다”

    국회 파행 엿새째를 맞은 1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두 사람 모두 “법대로 하자”며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과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한 데 이어 경축연에서 잠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24일 정 의장이 새누리당과의 사전 의사일정 협의 없이 김재수 농림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 야당 단독 처리케 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이래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의 건배사가 끝난 뒤 스탠딩 형식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던 중에 정 의장과 눈이 마주친 정 원내대표가 먼저 “많이 드시라”고 ‘뼈 있는’ 인사를 건넸고, 이에 정 의장이 가벼운 미소를 띤 채 다가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야당 수장들도 동참, 상당 시간 대화가 이어졌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해임건의안 처리를 전후해서 의장께서 보인 태도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돼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뗀 뒤 “1차적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하고, 또 이 사태를 수습할 책임도 의장한테 있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자신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한 것을 거론하며 “나는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고, 법적으로 잘못한 게 있으면 내가 책임지겠다. 법적으로 하자”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정 의장은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 순방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일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터키, 오스트레일리아 국가협의체) 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박 위원장은 “차기 의장이 어떤 당에서 될지 모르기 때문에 중립성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 법제화를 할 필요가 있겠다”며 법개정 관련 동조의 뜻을 밝혔지만, 추 대표나 우 원내대표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며 작금의 국회 마비 사태를 거론하는 듯한 짤막한 인사말를 건넸고, 이에 정 원내대표는 “송구하다. 잘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도 “TV에서 잘 보고 있다”고 의례적인 인사말을 건넸지만, 더민주 지도부와는 별다른 인사가 오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유독 정 의장과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파도 & 마라도’ 닮은 듯 다른 제주 남쪽 ‘섬 속의 섬’

    ‘가파도 & 마라도’ 닮은 듯 다른 제주 남쪽 ‘섬 속의 섬’

    제주 주변엔 유인도가 여럿이다. 그야말로 섬 속의 섬이다. 제주 남쪽엔 가파도와 마라도가 있다. 이웃해 있어 얼핏 닮았을 것도 같지만 이란성 쌍생아처럼 다른 구석이 더 많다. 가파도는 바다 위에 뜬 조개 같은 서정적인 풍경이, 마라도는 한국 최남단이라는 상징성이 돋보인다. ●가깝지만 가파도 찍고 마라도 갈 수 없는 섬 애초 원했던 건 가파도 ‘찍고’ 마라도 다녀오기였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여객선이 두 섬을 따로따로 운항하기 때문이다. 두 섬은 같은 항로에 있다. 따라서 가파도에 들렀다 마라도까지 가는 게 주민이나 여행객 모두에게 이로울 듯하다. 한데도 굳이 선편을 나누는 건 선사의 이익에만 부합하는 것 아닐까 싶다. 가파도는 제주 본섬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 사이에 놓인 섬이다. 면적은 0.85㎢(26만평). 2.94㎢인 서울 여의도(89만평)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서귀포 모슬포항에선 5.5㎞ 정도 떨어졌다. 통통배 타고 흘러흘러 가도 20분 안팎이면 닿을 거리다. 섬은 바다와 거의 나란하다. 가운데가 그나마 뾰족 솟았는데 그래 봐야 해발 20.5m다. 가랑잎처럼 작디 작은 섬이 거센 바람과 사나운 파도에 쓸려가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섬엔 전깃줄이 없다. 지중화 공사로 전깃줄은 땅에 묻혔고, 풍경을 망치던 전봇대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옛 모습 그대로다. 가파도는 상동과 하동, 두 마을로 이뤄졌다. 섬 전체를 걸어서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상동 선착장에서 왼쪽 방향, 그러니까 섬 동쪽을 향해 자박자박 걷다보면 ‘6개의 산’이란 이정표와 만난다. 제주의 산 7개 가운데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산방산 등 6개의 산을 볼 수 있다는 곳이다. 동쪽 끝의 해안가엔 ‘제단집’이 있다. 둥글게 돌담을 쌓고 가운데 작은 돌 두 개를 받친 뒤 위에 평평한 반석을 얹어 제단처럼 만든 형태다. 이를 ‘춘포제단’이라 부르기도 한다. 춘포제는 음력 정월에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며 지내는 제사다. 안내판에 따르면 가파도는 대정읍에서 유일하게 춘포제를 봉행하는 곳이다. 그 역사가 무려 150년을 헤아린다고 한다. ●물이 솟는 섬 가파도엔 해녀들 안전 비는 할망당 가파도는 제주도 내 유인도 가운데 드물게 물이 솟는다. 사투리로 ‘고망울’이라 불리는 우물이 섬 내 두 곳에 있다. 마을을 상, 하동으로 나눈 것도 따지고 보면 우물이 있던 곳을 기준 삼은 것이다. 풍족한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실 물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었을 터다. 주민들이 물 긷고 빨래하던 ‘동항개물’, 물질 끝낸 해녀들이 곁불을 쬐던 ‘불턱’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하동 할망당’이다. 제단이 남성들이 주도하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축제 성격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면, 당은 여자들이 주도해 어부와 해녀의 안전과 풍어를 빌던 곳이다. 가파도 주민들은 당을 흔히 ‘할망당’이라 부른다. 상동과 하동에 각각 하나씩 있다. 상동 할망당이 ‘매부리당’, 하동 할망당은 ‘뒷서낭당’이다. 차곡차곡 돌을 쌓아 만든 할망당은 얼핏 보기에도 수십년은 족히 넘는 시간을 건너온 듯하다. 바깥세상은 팽이처럼 팽팽 돌아가는데, 여태 옛 습속을 기억하는 공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 놀랍다. 마라도는 섬을 빙 둘러 가파른 절벽이다. 조개껍데기를 엎어놓은 듯한 가파도와 퍽 다른 모습이다. 해안 절벽은 동쪽이 다소 높고 서쪽이 낮은데, 이 때문에 제주 쪽에서 보면 꼭 한쪽 면만 파먹은 케이크를 닮았다. 동쪽 해안선은 기암절벽, 서쪽 해안선엔 해식동굴이 발달했다. 크기로 보면 마라도는 가파도의 동생뻘이다. 남북 길이 약 1.3㎞, 동서 길이는 약 0.5㎞ 정도다. 가장 높은 곳은 해발 36m. 여기에 마라도의 상징인 등대가 서 있다. 1915년 처음 불을 밝힌 등대다. 섬의 남쪽 끝엔 ‘대한민국 최남단비’가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 ‘땅끝’이라는 상징성 외에도 아름다운 풍광과 다양한 해양생태계 덕에 2000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423호)로 지정됐다. 가파도에서 마라도에 이르는 뱃길은 조류가 빠르고 거칠다. 지금이야 강력한 엔진을 가진 배들 덕에 어렵지 않게 오가지만, 배가 바람과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였던 예전엔 파도가 조금만 높아도 뱃길이 끊기기 일쑤였다. ‘마라도에서 진 빚은 갚아도(가파도) 되고 말아도(마라도) 된다’는, 다소 과장된 우스갯소리는 그래서 나왔을 터다. 그만큼 만나기가 어려웠을 테니 말이다. 위험한 뱃길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전한다. 아기 돌봐주는 여자아이, ‘애기업개’ 이야기다. 오래전 마라도는 금단의 땅이었다. 주민들은 섬 주변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면 바다의 신이 노해 화를 입는다고 여겨 출입을 삼갔다. 그러던 어느 해 봄, 모슬포 해녀들이 마라도 해안에서 물질을 벌였다. 소라, 전복 등을 엄청나게 채취한 뒤 돌아가려 하자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거칠어졌다. 떠나려 하면 파도가 일고, 배에서 내리면 잔잔해지는 현상이 며칠째 이어졌다. 물도, 양식도 바닥난 어느날 해녀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배를 몰아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날 아침, 가장 나이 많은 해녀가 선주에게 꿈 이야기를 꺼냈다. 꿈 속에 나타난 이가 ‘애기업개’를 두고 가면 산다고 했다는 것이다. 선주도 같은 꿈을 꾸었다며 ‘애기업개’를 제물 삼자고 뜻을 모았다. 해녀들이 배에 오르자 아기 엄마는 ‘애기업개’에게 기저귀를 걷어 오라며 심부름을 보냈다. 그 사이 배는 떠났고, ‘애기업개’는 마라도에 홀로 남겨졌다. 3년 뒤 해녀들이 다시 마라도를 찾았을 때, 배 떠난 자리에 소녀의 하얀 뼈가 남아 있었다. 실화가 뒤섞인 전설 같은 이야기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 당을 짓고 제를 지냈다. 그곳이 바로 ‘애기업개당’이라고도 불리는 ‘마라도 할망당’이다. 예전엔 때와 사람을 가려 제사를 지냈지만 요즘은 누구라도 아무 때나 제를 올릴 수 있다. ‘애기업개’ 이야기를 아는 이라면 잠깐이라도 머리 숙여 해녀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도 좋겠다. ●해산물 닮은 마라도 성당… 그 안에 힐링의 빛 마라도 남단에 성당이 있다. 2000년 세워진 달팽이 모양의 ‘미니’ 성당이다. 설계 당시 전복, 소라, 문어 등 마라도에서 나는 해산물을 반영했다고 한다. 무엇을 닮았다 한들 그깟 외모야 ‘뭣이 중헐까’. 내부에서 맞는 치유의 순간이 훨씬 값질 터다. 성당의 정식 명칭은 ‘마라도 뽀르지웅꿀라’다. 이탈리아 프란치스코 성인이 손수 벽돌을 쌓아 만든 작은 성당 ‘뽀르지웅꿀라’를 차용한 이름이다. 한데 관광객 대부분은 그저 스쳐지날 뿐 정작 안으로 드는 이는 많지 않다. 성당 문은 열려 있다. 막는 이는 자신뿐이다. 안에 들면 포근한 건축 설계에 절로 마음이 놓인다. 달팽이 등짝의 채광창을 통해 몇 줄기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촛불 켜진 강대 위엔 성경책이 펼쳐져 있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신발끈 풀고 쉬어갈 만한 풍경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64 →가는 길:마라도와 가파도 가는 배는 모두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출항한다. 가파도는 하루 네 차례, 마라도는 다섯 차례 각각 오간다. 가파도 왕복 요금은 1만 1400원, 마라도는 1만 6000원이다. 두 섬 모두 입도료 1000원을 별도로 받는다. 매표소는 한곳이지만 선착장은 나뉘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신분증은 승선객 모두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승선에 앞서 모슬포여객터미널(794-5490~3)에 좌석을 예약해야 한다. 가파도 안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음식점도 몇 곳 있다. 해물짬뽕은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 바다 향 가득한 짜장면이 낫다. 해물비빔국수는 조리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 송악산항에서도 마라도를 오갈 수 있다. 요금은 같다. 794-6661. →먹거리: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레스토랑 ‘밀리우’에서 가을 해산물과 제주 향토 음식을 활용한 ‘가을 특선 메뉴’를 선보인다. 가을철 제주에서 나는 잿방어, 돌문어 등이 주재료다. 대표 메뉴로는 잿방어 회에 고소한 미소 드레싱과 사워크림을 곁들인 차가운 전식, 돌문어 콩피(오일에 저온 조리)에 매콤하게 조리한 당근 퓨레와 한라봉 살사를 곁들인 따뜻한 전식이 있다. 제주 향토 음식인 고기 국수에서 영감을 얻어 저온에서 조리한 흑돼지에 걸쭉한 벨루테 소스를 곁들인 따뜻한 전식도 눈길을 끈다. 양 요리도 준비했다. 찜과 비슷한 브레이징 조리법으로 한층 부드러운 식감을 살린 양 어깨살에 렌틸콩과 다양한 제철 채소를 넣어 가을의 풍미까지 살렸다. 밀리우를 총괄하고 있는 박무현 셰프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레스토랑 ‘더 테스트 키친’의 수석 부주방장을 지낸 실력파 셰프다. 지난 6월 영입 이후 제주산 식재료와 향토 음식을 양식 테크닉으로 풀어낸 수준 높은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780-8328.
  • ‘2100년 된 컴퓨터’ 나온 난파선서 ‘사람 뼈’ 발견

    ‘2100년 된 컴퓨터’ 나온 난파선서 ‘사람 뼈’ 발견

    기원전 2세기에 만들어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컴퓨터’라고 불리고 있는 ‘안티키테라 기계장치’(Antikythera mechanism)가 발견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난파선에 탑승했던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됐다고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 있는 난파선에서 발견된 이 사람 뼈로부터 DNA를 추출할 수 있으면 신원에 관한 단서가 드러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뼈는 턱과 치아를 포함한 두개골 일부와 팔·다리뼈, 갈비뼈 등이다. 특히 뼈의 보존 상태가 뛰어나 이를 통해 기원전 65년 정도의 상선으로 추정되는 이 배가 폭풍 발생으로 침몰한 것인지 등 여러 가지 수수께끼를 해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그리스 정부는 이 뼈의 DNA 검사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발견은 매우 드문 사례다. 난파선 피해자의 시신은 일반적으로 바다로 흘러나가 물고기들에 의해 먹히므로 수십 년은 물론 수백 년간 남아 있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번 발굴 조사의 공동 책임자인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WHOI)의 해양전문 고고학자인 브렌던 폴리 박사는 네이처에 “이번과 같은 사례는 달리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덴마크 자연사박물관의 고대 DNA 분석 전문가인 한네스 슈뢰데르 박사에 따르면, 초기 조사를 통해 발견된 인골은 젊은 남성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슈뢰데르 박사는 네이처에 “보존 상태가 뛰어나 2000년 이전의 뼈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슈뢰데르 박사는 귀 뒤에 있는 관자놀이 뼈(측두골)를 회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관자놀이 뼈에는 다른 부위의 뼈나 치아보다 잘 보존된 DNA가 남아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슈뢰데르 박사는 네이처에 “만일 DNA가 남아있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그곳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DNA를 추출할 수 있으면 머리카락 및 눈동자 색상과 인종, 그리고 지역적 기원 등을 해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지금까지 현생 인류의 뼈에서 추출한 최초의 DNA는 약 4만 5000년 전의 것이다. 안티키테라 난파선은 1900년 해면을 채취하는 잠수부들이 수심 약 50m의 해저에서 처음 발견한 가장 큰 고대 난파선으로, 이후 이 배에서는 특이한 유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이 난파선에서 발견된 기원전 2세기에 만들어진 기기 ‘안티키테라 기계장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컴퓨터로 여겨진다. 안티키테라 기계장치는 약 40개의 청동 기어로 구성된 매우 복잡한 구조로 돼 있으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를 태양계의 운행주기를 계산하는 데 사용했다. 이 정도의 기능을 갖춘 천문 시계가 유럽에서 제작된 시기는 그로부터 약 1500년 후의 일이었다. 사진=WHO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김영탁의 시식남녀] ‘아구, 통술 공화국’을 찾다

    ‘마산’하면 ‘아구찜’이다. 서울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온통 ‘마산아구찜’식당이다. 상관없다. 마산 아구찜은 이미 전국구이기 때문이다. 원조 논쟁? 역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마산이다. 마산은 아구찜 식당마다 제각각 하나씩 아구의 일가를 이뤄왔다. 말 그대로 '아구 공화국'인 셈이다. 마산역으로 마중 나온 이상옥, 성선경, 이주언 시인을 만났을 때 마산역 광장의 시계탑은 오후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끼니를 놓친 시인 무리들은 오동동할매아구찜 집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표준어는 '아귀'다. 하지만 이 지역 말로 '아구'라고 불러야 금세 입속에 침이 고인다. 아구는 생긴 모양이 흉측하고 못생겨서 바닷고기가 흔할 땐 어망에 걸려도 어부들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다에 던져버린 생선이다. 이제는 껍질과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 또한 특유의 맛이 있어 뼈만 남기고 알뜰하게 발라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껍질은 콜라겐이 많아 사람의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아귀의 간은 비타민A가 많아 고소하고 진하며 남자들의 강장식품이다. 요리는 찜, 탕, 수육 등이 있다. 지방마다 요리방법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원조 격인 마산 지역은 아귀를 말려서 다시 불렸다가 아주 매운 양념으로 요리하는 것이 특별하다. 지금도 말린 아구로 아구찜을 만드는 식당이 있는데, 연세 드신 분들은 말린 아구찜이 오리지널이라며 그 맛을 만끽하기도 한다. 옛 음식은 이렇듯 추억 혹은 익숙함으로 형체를 바꿔 DNA에 각인된다. 하지만 말려서 꾸득꾸득한 마산 특유의 아구를 제외하고 생아구찜과 탕, 수육을 시켰던 것은 성선경 시인이 결정한 듯하다. 마산 특유의 아구를 주문하지 않은 이유는 나중에 이주언 시인의 설명을 듣고 알았다. 그의 입을 빌려 보면, 생아구로 만든 것보다 말린 아구 맛이 덜했다고 한다. 생선은 신선도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옛날에는 아구를 말려서 보관해두었다가 콩나물 등을 넣고 찜요리를 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는 생선을 보관하기 위해 말려야 했고, 말린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져 국물 맛이 잘 우러나지 않고, 그래서 여러 가지 야채를 넣고 찜요리로 만든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일행들은 한편으로는 마산막걸리잔 기울이느라, 한편으로는 아구찜과 수육을 오가며 젓가락질하느라 고개를 주억거렸던 것 같기도 하다. 시의 거리 마산의 시인들은 타관에서 온 시인의 손을 '시의 거리'로 잡아 끌었다. 시를 돌에 새겨서 세워놓은 소박하고 조용한 공원이었다. 마산이 한눈에 보이는 중심부여서 사방팔방으로 트였다. '누나야 석류꽃이 피었습니다/ 푸르듯 붉은 꽃이 가지마다 피었습니다/ 오월달 맑은 날에 잊은 듯이 피었습니다/ 누나가 가신 날에 잎사귀마다 그늘지어/ 하늘가 높은 곳에 몸부림치며/ 그때 같이 석류꽃이 피었습니다'('석류' 전문) 현촌 김세익(1924~1995) 시인의 시비는 날개 형태로 날아가는 돌 같다. 김세익 시인은 함경남도 홍원 출신으로 마산여고 교사로 10년을 마산에서 살았다. 이석(본명 이순섭·1925~2000)을 비롯해 조두남, 이은상, 이원수, 임화 등 수많은 시인과 예술인들을 배출하고 보듬은 마산의 품은 넉넉하고 따듯한 남쪽 도시이며 출렁이는 바다를 거느리고 있다. 마산은 '가고파'의 고장, 곧 노산의 고장이다. 또한 3·15 의거의 고장으로 그 정신을 강조하다 보니, 옥에 티 같은 노산의 흠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볼 수도 있을 법하다. 노산문학관이 될 뻔하던 건물은 마산문학관이 됐다. 전북 고창에는 미당문학관이 있다. 친일 흔적은 흔적대로 두고 미당의 문학적 업적은 업적대로 기리고 있다. 좀더 시간을 두고 객관적인 접근이 이뤄진다면 노산의 공과 역시 평가받을 수 있으리라. 합포만을 통째로 담은 통술집 '통술집'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도대체 '통술'이 뭘까? 뭔가 큰 인심이 배어 있는 듯도 한데…. 술집은 바닷가의 특성을 잘 살린 곳이다. 술집이라고 부르기엔 먹거리가 너무 풍부하고, 음식점이라고 부르면 찾아가는 목적에 어긋나는 느낌이다. '통술집'은 식사를 하지 않고 찾아야 한다. 여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안주는 밥이 될 만큼 충분히 먹고도 남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안주로 만들어내기에 바다를 통째 안주로 낸다는 의미도 있을 터이다. 그러나 요즘은 치킨 같은 다른 안주가 한두 가지 섞여 나오는 곳도 있다고 한다. 주인의 과잉친절 혹은 엉뚱한 애교인 셈이다. 술이 들어오는데 플라스틱 물통에 소주, 막걸리, 맥주가 꽉 채워져 있다. 성선경 시인과 필자의 연속적인 건배로 벌써 빈 병은 퇴역하고 남은 술병들은 병정처럼 통 속에 서 있었다. '바다를 가운데로 빙 둘러앉아서/ 이야기의 옷고름 풀어헤쳐요/ 당신은 소라의 가슴으로/ 당신은 가자미 눈짓으로/ 추억의 살점 저미어 건네 봐요/ 여기선 우리,/ 바다를 통째 건져서 마셔 봐요' (이주언 '통술집') '오동추야 오동동 긴 이야기 한겨울 깡통시장 다녀가고/ 속살 얼비치던 여인 치맛자락 쓸듯 합포 바다 잔잔한 설렘 시심으로 다녀가고'(김일태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도대체 바다에서 나오는 생선과 해물이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푸짐하여, 가히 전주에 있는 전주막걸릿집보다 못함이 없었다. 오히려 바다를 밥상으로 끌어당겨서 더 풍부하고 넘실거린다. 이주언 시인의 농익은 사랑이 저미는 시는 맛과 살〔肉〕을 통해서 사랑의 행위가 이루어지고 드디어 우리와 바다가 통째로 동일화한다. 특히 소라의 가슴과 가자미 눈짓은 은근하여 추억의 살점이 몸 안으로 살며시 들어온다. 김일태 시인은 통술을 비워가는 사이 긴 이야기를 깡통에 넣고 흔들고 있었다. 그렇게 축약된 얘기는 시가 되어 벌써 시심은 합포 바다에 다다랐다. '접시 위의 메로 구이는 결국 파국을 보여주지, 잔뜩 긴장한 속살 사이에서 툭 튀어나온 물렁물렁한 뼈, 그 뼈의 촉이 쓴 기억은 십 년이 지났다, 또 십 년이 지날 것이다, 기억을 향해 울기 시작한 물고기의 벌어진 입과 결별해 버린 저녁'(박서영 '메로 구이') '문을 열 때 멀뚱히 쳐다보는 눈/ 접시 위에 시 한 수로 누웠다/ 마주친 눈에 바다로 가는 물길이 잡힌다'(최석균 '도다리 시인') 온갖 해산물에 메로구이까지 내놓는 마산 통술집도 시인들의 술통을 다 채우지 못했다. 성선경 시인이 내밀하게 소개한 '부광수산'에서 도다리까지 저며낸 뒤에도 긴긴 밤은 쉬 끝나지 않았다. 이튿날 숙취로 쓰린 속은 복국 한 사발 들이킨 뒤 덜컹거리는 귀경 열차에서 성 시인의 시편 '복찌개'를 읊조리며 달랬다. '속 쓰린 소리 복, 복, 복/ 쓰린 속을 달래는 소리 복복, 복복, 복복/ 소기 풀리는 소리 복복복, 복복복'(성선경 '복찌개') 글·사진 김영탁 시인 tibet21@naver.com
  •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열린세상] 법조비리 유감/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장

    최근 대한민국은 갖가지 부조리로 얼룩진 사회구조에 대한 근본적 결단을 내렸다. 소위 김영란법은 부정청탁에 관한 한 혹여 오해의 소지조차 용납지 않겠다는 거다. 한마디로 국가 구조를 개조하겠다는 강력한 처방이다. 사실 한국인들처럼 새벽부터 밤까지 모임이 잦은 민족이 어디 있는가. ‘더치페이하고 백 쓰지 말자’는 건 한국인의 유전자를 바꾸라는 말로도 들린다. 혹여 ‘진솔한 도움’과 ‘따뜻한 소통’마저 막히는 일은 없길 바란다. 그런데 이 법이 태동하는 데는 연일 터진 ‘법조비리’가 큰 몫을 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법조인이다. 법조계에 몸담았던 오랜 소회도 이 법에 담겨 있을 터다. 이제 법조인은 선망은커녕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한 듯하다. 사실 어제까지 법을 집행하던 사람이 변호사 배지를 다는 순간 법을 우습게 여긴다면 공분을 살 수밖에 없다. 소위 전관의 위력 앞에 페어플레이를 하지 못할 거란 걱정도 있었다. 판검사 경력과 네트워크가 치부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분노도 크게 폭발했다. 무엇보다 1988년 10월 어느 날 탈옥수 ‘지강헌’이 죽음을 앞두고 내뱉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그 유명했던 말이 어느덧 30여년 세월, 바로 지금도 통용된다는 거다. 그렇다. 판검사는 그냥 공직자가 아닌 모양이다. 변호사도 단순한 영리집단이 아닌 게다. 법을 수호하고 정의를 붙잡는 최후의 보루라 해 오지 않았나. 국민이 적어도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겐 엄정하고 깨끗한 삶을 기대했나 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현직 판검사들의 연이은 구속 수감, 재야 2만명 시대 생존경쟁에 휘둘린 변호사들의 편법, 불법까지 최근 법조계는 자조를 넘어 암흑기를 맞은 듯 참담하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달 29일 ‘법조비리 척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회를 열고 강도 높은 처방전을 내놓았다. 특히 고위직 판검사의 개업 금지 논의에 한발 더 나아가 ‘판검사의 자격과 변호사 자격의 이원화’를 제안했다. 특히 토론자 한 분은 ‘마실 수 없는 물을 뿜어 내는 우물을 메워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도 던졌다. 종전 논의대로 ‘법조 일원화’를 통해 변호사 출신으로 판검사를 임용하고, 정년제를 정착하게 해 공직 퇴임 후 개업 금지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이 부분 다양한 토론이 필요하다. 실은 판검사 이외에 정부 공직자, 대기업 임원 등의 로펌행도 고민해 볼 주제다. 하여튼 현행 제도하에서도 경력 법관은 개업 포기 의사를 받고 임용하라는 요구도 있었는데, 최근 김재형·이인복 대법관 모두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수임 제한 3년 연장 및 위반 시 처벌, 연고관계 고지제도 및 사건처리 회피 의무 등을 토론했는데, 협회는 최근 전관 변호사의 수임제한 해제 광고를 금지했다. 또한 비리를 저지른 법조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안으로 ‘몰래 변론’에 대한 처벌 및 징계 강화, 증거가 뚜렷한 중대 사안에 대한 판결 확정 전 징계, 이를 위한 조사권 강화 등 다양한 논의도 했는데, 실제로 최근 들어 변호사 징계 수위는 아주 엄정해졌다. 마지막으로 브로커 등 무자격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지속적 단속, 탈세회피 의무 및 보수 신고제도 등도 논의했다. 실은 법조인 모두 외근 사무장 사절 운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100% 세원 노출 운동을 벌일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법조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거다. 아무리 더디다 느껴진들 ‘모럴’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경시해선 안 된다. 법을 통해 공동의 삶을 완벽하게 규율하려는 것 또한 인간의 커다란 오만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 게 어디 시스템과 조직, 법의 단호함만으로 가능한 건가. 결론은 우리의 마음일지 모른다. 사법의 신뢰 회복이 절실한 지금 제도 개혁과 더불어 법조인들이 뼈를 깎는 자정 노력으로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길 간절히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은 거대한 공동체 실험을 하고 있다. 바로 지금이 ‘편법과 불법’을 수단과 관행으로 인식해 온 대한민국을 한 차원 높여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부디 성공하기를 기원 또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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