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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체 없어도 살인 인정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김상준 부장판사)는 28일 아내를 살해한 뒤 시체를 내다버려 살인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A(61)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는 등 A씨가 아내 B씨를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는 없지만,B씨의 혈흔이 집안에서 발견됐고 욕실에서 채취된 물질들이 사람의 뼈로 밝혀진 점 등으로 미뤄 B씨가 숨졌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3) 사랑의 시튼 수녀회 양노린 수녀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3) 사랑의 시튼 수녀회 양노린 수녀

    광주광역시 본천동 광신대학 뒷산 중턱에 예쁘게 앉은 아담한 벽돌집 사랑의시튼 수녀원. 사랑의시튼 수녀회에 소속된 국내 43개 수녀원 중 본원으로,40명의 수녀가 기도와 교육사목을 함께 하고 있는 ‘금남의 집´이다. 부활절을 사흘 앞둔 지난 20일 저녁 사랑의시튼 수녀원. 성삼일(聖三日) 미사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수녀들 사이에서 팔순을 넘긴 푸는 눈의 수녀가 눈에 띄었다. 딸 같고 동생 같은 ‘자매´들에게 어머니요, 큰언니인 양노린(81·본명 메리 노린·미국·한국명 양순희) 수녀. 지금은 이곳에서 여생의 평정을 찾고 있는 은퇴 수녀이지만 한국 땅, 전남 강진에서 교사로 평생을 살아온 강진 여성교육의 선구요 산증인이다. 시튼 수녀회는 1809년 미국 메릴랜드주 에미츠버그에서 창립된 미국 최초의 방인(邦人) 수녀회.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 그린스버그 시튼힐의 모원을 중심으로 전세계 54개의 분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43개 분원에 212명의 수녀가 몸담아 한길을 걷고 있다. 양노린 수녀는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랑의시튼 외국인 수녀 4명 중 가장 연장자.‘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인 봉사를 드리고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한다.’는 수녀회 정신을 몸으로 보여주며 살아가는, 뭇 수녀들의 귀감이다. 보청기에 의지해 기자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듣기 위해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한 양노린 수녀는, 불쑥 찾아온 불청객의 물음에 답하면서도 함께 배석한 수녀들에게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조금은 들떠 있었다. “평소의 노린 수녀와는 아주 다른 모습입니다.” 통역을 하던 자매들이 “노린 수녀의 입을 통해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라며 노 수녀의 끊이지 않는 이야기에 귀를 세우는 바람에 인터뷰는 어느 순간 뒷전이 되어버렸다. 매일매일 같은 지붕 아래 숨을 쉬고 살아가는 자매들에게조차도 생소한 지난 이야기들. 푸른 눈의 노 수녀가 그토록 할 말조차 가슴에 묻은 채 이땅에서 지금까지 숨가쁜 나날들을 살아오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 수녀 교수진으로 구성된 대학서 초등교육학 전공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태생. 아일랜드 출신의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난 노린은 자연스럽게 천주교 신앙과 삶에 젖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8남매 중 큰오빠와 남동생이 사제 출신. 큰오빠는 파라과이 사목 중 세상을 떠났고 남동생도 군종신부로 사목하다가 은퇴했다. 어릴 적부터 사랑의시튼 수녀회가 운영하는 학교를 줄곧 다녔던 노린이 수녀회에 입회한 것은 고교를 졸업한 바로 그해.“다른 길을 갈 생각 없이 당연히 선택해야 했던 일”이라는 말로 입회 때의 심경을 전한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는 교육’에 몸바치겠다는 생각 끝에 진학한 학교도 사랑의시튼 수녀회가 운영하는 펜실베이니아주 시튼힐 여자대학. 모두 수녀들로 교수진이 구성된 이 대학에서 초등교육학을 전공, 졸업한 뒤 5∼6개 중·고교를 돌며 교편을 잡고 있던 무렵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한국의 광주대교구가 미국 사랑의시튼 수녀회측에 교육선교 수녀를 파견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던 것.100명의 지원자 중 뽑힌 정예(?) 수녀 4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행 화물선에 몸을 실었다. 사랑의시튼 수녀회의 첫 해외 파견이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은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허덕이는 가난하고 비참한 나라로만 알려졌어요. 우리 네명의 한국 파견이 결정되자 수녀회 안팎에서 ‘수녀회측이 수녀들을 모두 사지로 몰아넣으려 한다.’며 수군댔을 정도였으니까요. 정작 우리 수녀들은 한국에 못올까 걱정이 컸는데…. 함께 자원했던 수녀들의 열정은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어요.” 피아노, 오르간, 난로를 포함해 생활 용품들을 모두 가져와야 했던 관계로 일반 여객선이 아닌 작은 화물선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본으로 가는 메리놀선교회 수녀 3명도 함께 탔는데 일본의 어느 해역에서 태풍을 만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고 결국 선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 1962년 전남 강진서 성요셉여고 문열어 28일 만에 인천에 도착해 처음 짐을 푼 곳은 목포. 원래 목포에서 학교를 시작하려 했으나 당시 강진의 금릉중학교가 재정난으로 폐교 직전에 있다는 소식에 새 학교를 짓는 것보다는 기존의 것을 가꾸자는 뜻을 모아 한달 만에 강진으로 이주해 시작한 게 지금의 성요셉여고다. 여자학교는 물론 여성 교육기관은 단 한 곳도 없던 1962년의 강진. 지역 주민들에게 성요셉여고 간판을 달고 영어와 음악, 무용을 가르치는 푸른 눈의 수녀들이 얼마나 신기하게 비쳐졌을까. “수녀들이 가는 곳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졸졸 따라다녔어요. 교실에서 먹고 자는 힘든 나날들이었지만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과 배우려는 학생들의 열성에 힘든 줄 몰랐어요.” 단 한명의 학생도 빼놓지 않고 일일이 가정방문을 다녔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궁벽한 농촌 살림에 삶은 계란은 손님에게 베푸는 큰 성의. 누군가가 해주었던 ‘학생 집을 방문할 때 성의를 무시하지 말라.’는 말을 의식해 가는 집마다의 ‘삶은 계란 사례’를 거절하지 못해 늘 배탈에 시달렸다며 웃는다. 올해로 개교 46년을 맞는 성요셉고교에서 노린 선생님에게 배우고 졸업한 학생만도 줄잡아 1만 5000명. 지금은 기억력도 떨어지고 거동도 예전 같지 않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웬만한 학생의 ‘어느 해 몇학년 몇반’을 얼추 알아맞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 영어교육에 매진… 제자만 1만 5000명 달해 전 세계에 퍼져 사는 제자들이 보내 오는 편지를 읽고 답장하는 일도 큰일. 강진은 물론 광주며 서울 어디를 가도 먼발치서 ‘양노린 선생님’을 먼저 알아본 ‘아줌마 제자’들이 달려오곤 한다. 줄곧 영어를 가르쳤던 노린 선생님의 정성과 전통 때문일까. 성요셉고교 학생들은 지금도 영어 웅변대회를 비롯해 영어학력 평가에선 정상을 빼앗긴 적이 없다고 수녀들이 귀띔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란히 배에 올라 강진에서 함께 웃고 울며 부대꼈던 일행 네명 중 유일하게 남은 수녀. 두 명은 몸이 아파 적응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갔고 가장 가깝던 동반자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중에서도 지난 1993년 휴가를 맞아 함께 미국에 갔다가 폐암 진단을 받고 결국 미국에서 사별해야 했던 메리 에그너스(토마스 아퀴나스) 수녀는 결코 잊을 수 없다. “죽을 때까지 강진에서 봉사하고 뼈를 묻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했는데…. 그렇게 헤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미국에서 동반자를 잃고 상실감에 휩싸였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강진의 학생들이 눈에 밟혀 돌아왔다. 지난 1992년 은퇴할 때까지 줄곧 영어를 가르쳤고 은퇴 후에도 10여년간 영어회화 교사를 자원해 일하다가 이곳으로 옮겨온 게 지난 2005년 3월. 인연이 닿은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와 축복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랑의시튼 수녀회 고문서 정리와 해외 관련 일들도 노 수녀의 일이다. 건강이 부쩍 안 좋아진 얼마 전 “내가 죽으면 강진에 묻어달라.”는 말을 수녀회에 전했다. “귀가 잘 안 들리고 하체의 힘이 빠져 거동이 불편하지만 지금도 남아 있는 강진의 내 자리로 달려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미국 할머니. 무엇이 그를 그토록 ‘먼 땅’ 강진에 집착하게 했을까.“겸양, 소박, 사랑” 또박또박 세마디의 단어를 입에 올린 노 수녀가 수녀원을 나서며 부활의 의미를 묻는 불청객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선한 사람은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요. 선하게 사세요.” 귀가 잘들릴 수 있도록 부활의 기적을 은근히 기대한다는 귀엣말과 함께. 글 사진 광주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양노린 수녀는 ●192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출생 ●1945년 사랑의시튼 수녀회 입회 ●1957년 펜실베이니아주 시튼힐대학 졸업,1960년까지 미국에서 교사 근무 ●1961년 수녀 세 명과 함께 전남 강진으로 이주 ●1962∼1992년 성요셉여고 평교사(영어교사) 근무 ●1992년 평교사로 은퇴 ●1992∼2002년 영어회화 교사 자원 근무 ●2005년 광주 사랑의시튼 수녀회 본원으로 이주 ●현재 기도와 수녀회 자료 정리 등 수도생활
  • [한국인의 질병] (27) 전립선암

    [한국인의 질병] (27) 전립선암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성만(가명·55)씨는 의사로부터 난데없이 암 선고를 받고는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을 경험했다.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나서야 밤 늦게 화장실을 찾는 빈도가 잦았고, 소변을 보고 나서도 뒤가 개운치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정기적으로 암 검사를 받지 않은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뒤였다. 김씨처럼 전립선암은 특별한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경희의료원 비뇨기과 장성구 교수로부터 전립선암의 치료법과 예방법을 들어봤다. 전립선암은 서양에서 가장 흔한 남성암이지만,3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는 10대 암에도 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 발생 건수가 급증하는 추세이다. ●식생활 서구화로 급증… 붉은색 육류 피해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1999∼2002년 연 평균 1589건씩 발생해 남성암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2005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연보에서도 한 해 전립선암 사망자는 909명으로 백혈병 사망자수(797명)를 앞질렀다. “국내 전립선암 발생률은 미국과 같은 서구권 국가에 미치지 못하지만 잠재적인 증가 속도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비뇨기과학회 조사에서도 1998년 인구 10만명당 6.84명이었던 환자수가 2002년에는 11.62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일반화된 서구식 식습관으로 추정됩니다.” 전립선암은 50세 이후부터 연령이 증가할 때마다 발생빈도가 증가한다.70대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 전체 환자의 80%는 65세 이후에 진단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환자수가 늘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립선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방질 위주의 서구식 식습관과 과도한 음주 등이 꼽힌다. 특히 붉은색 육류를 섭취하면 전립선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50세 이후엔 1년 1회 검진 필수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통증이 거의 없다. 다만 전립선비대증과 마찬가지로 배뇨 곤란(소변이 자주 나오지 않음), 빈뇨(소변이 잦음), 잔뇨감(배뇨 후에도 소변이 남은 듯한 느낌이 나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세가 악화되면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요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소변이 방광으로 가지 못하고 콩팥에 고여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골반뼈와 요추로 암세포가 전이되면 참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이때는 사실상 수술이 불가능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추천하는 전립선암 예방법은 10가지.▲소변을 지나치게 참지 말 것 ▲따뜻한 물에 좌욕을 자주 할 것 ▲지방과 칼로리를 제한할 것 ▲과도한 음주와 피로를 피할 것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 ▲과일, 채소, 곡물류를 충분히 섭취할 것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약물 복용은 삼갈 것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을 할 것 ▲배뇨 장애나 혈액이 소변에 섞여 나오면 의사와 상의할 것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전립선암 검진을 받을 것 등이다. “여러 가지 예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입니다. 조기 진단은 유용하다는 차원을 넘어 생명을 좌우할 정도예요. 일반 남성은 50세 이후에 1년에 1회, 가족 가운데 전립선암을 앓은 환자가 있다면 40세 이후부터 1년에 한 차례씩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전이 전에 수술하면 5년 생존율 90% 전립선암 검진은 간단하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 특히 전립선특이항원(PSA)을 확인하는 검사는 혈액검사만 받으면 된다. 만약 PSA 검사에서 전립선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미세한 전립선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전립선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다. 일부 고령 환자는 암세포가 채 몸으로 퍼지기도 전에 자연사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진단만 일찍 받으면 수술이 가능하다. 전립선을 통째 들어내는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과 함께 하루에 한 번, 또는 주 5회씩 5∼6주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생존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외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아 절제술을 받았다면 5년 생존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최근에 개발된 수술법의 효과는 높다. “전립선 절제술의 후유증으로 생길 수 있는 발기부전을 걱정해 수술을 미루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경보존술이 잘 개발돼 있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 직후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약물 치료나 추가 수술로 90% 이상 발기부전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에 걸렸다고 해서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다.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일부 환자는 완치도 가능하다. 민간요법에 의존해 아무 식품이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남성호르몬 함유 건강식품 위험 일부 환자는 ‘솔잎’을 먹으면 전립선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음식을 아무렇게나 복용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남성 호르몬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은 전립선암의 진행을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암이라고 진단받으면 명약이나 비방을 찾아 헤매는 경향이 있어요. 몸을 보호해야 한다며 아무 식품이나 먹게 되죠. 그러나 남성 호르몬이 들어가 있는 건강식품은 위험합니다.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모든 식품은 의료진과 잘 상의한 뒤에 복용해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작업남의 연애술 전수 ‘코믹 터치’로

    작업남의 연애술 전수 ‘코믹 터치’로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듣고 남자는 외친다.“나 좋은 사람인 거 나도 알겠거든? 그래서 나랑 사귈 거야, 말 거야?” 이렇게 연애가 번번이 “좋은 사람” 운운하는 선에서 끝나버리는 사람이라면, 꼭 챙겨봄직한 프로그램이 있다. 오는 28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OCN에서 방송되는 4부작 TV무비 ‘유혹의 기술’(제작 드림컴스, 연출 심세윤, 각본 유세문)이다. 그러니까 ‘유혹의 기술’은 드라마 형식을 띤 연애백서다. 케이블이란 매체의 특성을 200% 활용한 이 작품은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와 참신한 기법으로 가득하다. 연출을 맡은 심세윤 감독은 “섹시코드를 앞세우는 기존 케이블 드라마와 달리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코믹코드에 중점을 둔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혹의 기술’은 국가대표급 순진남 현수(신성록)에게 연애 최고수 김선생(조영진)이 전하는 ‘작업 노하우’를 코믹한 강의형식으로 담고 있다. 현수가 뼈를 깎는 연애수업을 통해 마침내 부잣집 외동딸 희진(박수진)의 사랑을 얻는다는 줄거리는 얼핏 보기엔 진부하다. 하지만 진정한 연애의 기술은 결국 ‘진심’이라는 결론은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메시지로 다가온다. 심리학, 생물학, 인류학 등 각종 이론에서 탄생한 연애기술들도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예컨대, 김 선생이 귀띔하는 여자를 유혹하는 방법 하나.“네거티브라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여자의 자존심을 자극해 너에게 관심을 집중시켜. 하지만 바로 칭찬으로 연결하는 게 포인트야.” 말 뜻 자체보다는 음조나 억양이 중요하다는 커뮤니케이션 이론 등 설득력 있는 연애 필살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검증된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 유세문 작가는 NLP(신경-언어 프로그래밍)라는 최면술을 직접 배우기도 하고 밀턴 에릭슨의 ‘상담심리학’, 제인 구달의 책 ‘인간의 그늘에서’,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등 다양한 지식들을 참조했다. 유 작가는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여자를 잘 꼬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 간의 소통 기술”이라면서 “굉장히 소심했던 극중 현수가 ‘유혹의 기술’을 통해 인간관계를 배우고 성장해나가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이같은 내용들을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이 섞인 화면, 독창적 카메라 기법 등을 두루 동원해 푸짐하게 한 상을 차려내 놓는다.‘디지털 시네마’를 만들기도 한 제작사 ㈜드림컴스는 영화제작 노하우를 살려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여에 걸쳐 드라마를 사전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밤 12시25분) ‘이곳을 보지 않고 지구의 아름다움을 말하지 말라.’한 번이라도 여행한 사람이면 그 풍경을 평생 마음에 담게 된다는 파타고니아. 신이 주신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파타고니아로 향한 한국의 대학생들이 있다. 뜨거운 심장을 품고 미지의 땅을 밟는 청춘들을 만나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8시50분) 전라남도 진도에서도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독거도. 육지와는 많이 떨어져 외로운 섬이라 하여 이름이 ‘독거도’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래도 예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살던 섬이었지만 지금은 10가구만 남아서 섬을 지키고 있다. 주민들이 고립된 섬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토픽월드(YTN 오전 10시35분) 얼굴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와 성별까지 맞히는 카메라가 나왔다. 한 남성이 카메라 앞에 서니 서른 살 남성이라고 표시가 된다. 오차는 5세 정도다. 한 번에 여러 사람 얼굴을 알아볼 수도 있다. 뒤에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도 잡아낸다. 얼굴의 뼈 구조와 주름 등을 바탕으로 나이를 계산해낸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조산으로 태어난 명지의 아기는 위급한 상황을 맞아 수술을 받는다. 수술 결과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기지만 후유증이 생겨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는다. 한강제화는 석빈의 계략으로 위기에 빠지는 반면 누리제화는 중국 수출계약까지 성사시키며 큰 이익을 얻게 된다.   ●있다!없다?(SBS 오후 6시) 잠을 자듯 편안하게 누워 파마를 마는 알쏭달쏭 의문의 사진. 편안하게 누워서 파마하는 미용실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본다. 학생의 손등에 올려져 있는 동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순간이동된다. 눈 앞에서 사라진 동전의 순간이동 현상. 스튜디오로 마술사를 직접 초대해 순간이동의 비밀을 파헤쳐 본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의 남자를 후렸다며 시댁에 들이닥친 낯선 여자들에게 머리채를 휘어잡힌 소정. 어안이 벙벙한데 알고 보니 시어머니와 살고 있는 남자가 정식 시아버지가 아니라 유부남이라는데…. 쉰도 넘은 나이에 첩으로 살아 험한 꼴 보는 시어머니가 남부끄러운 소정은 이 문제로 남편과 싸우게 된다.
  • [한국인의 질병] (25) 만성신부전

    [한국인의 질병] (25) 만성신부전

    몸 안의 콩팥(신장)을 노폐물을 걸러내는 ‘쓰레기장’ 쯤으로 여긴다면 큰 착각이다. 짜게 먹으면 몸이 붓는데, 이것은 콩팥이 몸안의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수분을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좌우 두 개를 합쳐 300g에 불과한 콩팥은 이밖에도 혈압을 유지해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조혈호르몬을 생성하는 데다 산은 배출하고 알칼리를 재흡수해 혈액을 중성으로 유지시키는 ‘똑똑한’ 장기다. 그러나 콩팥이 망가지면 이 모든 기능이 중단돼 건강에 치명적이다. 특히 ‘만성신부전’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가천의대 길병원 신장내과 정우경(42) 과장을 만나 만성신부전의 치료와 예방법을 들어봤다. ●당뇨병의 2배 육박 대한신장학회가 ‘2008년 세계 콩팥의 날’(3월13일)을 맞아 전국 39개 종합병원의 건강검진센터에서 2005년 한 해 동안 건강검진을 받은 18세 이상 성인 남녀 32만 9581명을 분석한 결과, 만성콩팥병으로 진단된 환자가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이는 당뇨병(4.2%)과 빈혈(3.5%)보다 높은 수치다. 콩팥의 기능이 50% 이하까지 떨어진 환자는 2.67%로, 전체 환자의 35%나 됐다. 또 학회가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 505개 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은 중증 만성신부전 환자 수를 조사했더니 1986년 2534명에서 2006년 말 4만 6730명으로 21년 만에 17.4배 증가했다.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만성신부전환자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만성신부전은 콩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특히 식습관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콩팥은 한번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성신부전은 콩팥의 노폐물 여과 기능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따라 병의 경중이 결정된다. 근육에서 생성되는 ‘크레아티닌’이라는 노폐물이 여과되는 정도를 ‘사구체여과율’이라고 하는데, 일반 정상인은 110을 오르내린다. 하지만 사구체여과율이 30 이하(3기)로 떨어지면 신장내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하고,15 미만(5기)으로 떨어지면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혈당·혈압 관리로 발병 예방해야 전문가들은 특히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의 병이 있는 사람이나 만성신부전 환자는 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당뇨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7%,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비만인 경우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25 이하로 유지해야 만성신부전 발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금은 혈압을 높여 콩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루 섭취량을 7g 이하로 줄이는 것이 좋다. 운동은 걷는 것을 위주로 주당 3∼5회 이상, 각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몸이 부으면 콩팥이 나빠졌다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래서 섣불리 민간요법을 사용했다가 오히려 콩팥을 더 망가뜨리기도 하죠. 가장 중요한 수칙은 관련된 만성 질환을 치료하고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먹는 소금의 양을 3분의1로 줄여야 합니다. 또 혈당과 혈압 조절을 잘하면 만성신부전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은 피로감이나 집중력 및 식욕 감퇴, 수면 장애, 피부 건조증, 잦은 소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반인이 다른 병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이 병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일반 종합검진에도 포함돼 있는 소변검사(단백뇨 검사)나 혈액검사(혈중 크레아티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소변·혈액검사 통한 조기 발견 절실 최근에는 신장이식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장기 공여자가 많지 않아 장기간 혈액투석으로 버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버티다 못해 중국으로 장기 이식을 받으러 갔다가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감염돼 더 큰 고통을 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또 혈액투석도 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덜어졌지만 여전히 전체 치료비의 20%는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결국 조기 검진을 통해 병을 확인하고 몸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자 예방법인 것이다. “당장 마음이 급하다고 민간요법에 의지해서는 안됩니다. 옥수수 수염 같은 것을 달여 먹었더니 만성신부전이 완전히 나았다는 식의 소문을 믿어선 안 됩니다. 오히려 콩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혈압약으로 혈압을 낮추고 당뇨약으로 혈당을 조절하면서 몸을 관리하면 큰 부담없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현실적으로 대처해야 병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년전 신장·췌장 이식… 정상 생활 2006년 국내 첫 신장·췌장 동시이식 수술의 주인공 백현국(사진 왼쪽·48)·박춘화(오른쪽·34) 부부. 백씨는 당시 애인이었던 아내에게 만성신부전증 치료를 위해 콩팥과 췌장을 나눠줘 화제를 모았다. 박씨는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의 집도로 이식 수술을 받은 뒤 당뇨병까지 사라져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부부는 현재 각자 유통업체와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박씨는 혈액투석조차 불가능해 복막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였다. 백씨는 “그야말로 아무런 치료법도 기대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장기 공여자가 부족해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장기이식 시스템은 오히려 이식 대기중인 말기 신부전 환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백씨는 장기 제공자의 공증에만 수개월이 걸리는 등 까다로운 이식 절차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씨는 “우리 부부와 같은 동시 이식 희망자들이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수개월씩 기다리는 것을 보았다.”며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제때 이식을 받지 못해 고통 받는 환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잡곡밥보다 쌀밥·채소는 잎만 먹어야 만성신부전과 관련된 속설은 유난히 많다. 물을 많이 마셔야 콩팥에 좋다고 여기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오르고 부종이 생기며, 심한 경우에는 숨이 찰 수도 있다. 몸에 좋은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는 잡곡밥은 쌀밥보다 ‘인’이 많이 들어 있어 환자에게 해롭다. 콩팥이 건강할 때 인은 칼슘과 짝을 이뤄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안좋으면 이들 간에 균형이 깨져 인을 많이 섭취할수록 문제가 생긴다. 만성신부전 환자가 잡곡밥과 같이 인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가려움증, 관절통, 부종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에는 뼈가 쉽게 부스러지기도 한다. 인 섭취를 줄이려면 사탕이나 꿀 등 단순당을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반대로 소뼈를 곤 곰탕, 설렁탕, 참외·토마토·바나나·키위 등의 과일, 치즈를 비롯한 유제품은 멀리해야 한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땐 오렌지, 바나나, 토마토, 감자, 호박같이 ‘칼륨’이 많이 든 과일·야채를 많이 섭취해선 안된다. 칼륨은 신경과 근육의 작동을 돕는 중요한 물질이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칼륨 배설 기능도 함께 떨어져 근육쇠약과 부정맥, 심지어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 푸른잎 채소, 호박, 버섯 같은 채소는 껍질과 줄기에 칼륨이 많이 있다. 따라서 만성신부전 환자는 껍질을 벗기거나 잎만 요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또 요리 재료가 되는 채소와 비교해 10배 정도의 물에 2시간가량 담갔다가 여러 차례 물로 헹구고, 재료의 5배 이상 되는 물에 5분 동안 끓이거나 헹구는 작업이 필요하다. 삶아낸 물은 꼭 짜버리고 필요한 경우에 다시 물을 넣어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조원용(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교수는 “칼륨과 인의 조절은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중요한 수칙”이라며 “또 일부 항생제나 진통제, 방사선 조영제 등은 콩팥에 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지시 없이 함부로 약물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총리 국회신고식

    한총리 국회신고식

    “야당을 진정한 국정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VS “국민의 맨살을 긁는 정책을 해달라.”(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4일 국회를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여야 대표가 던진 당부다. 혹독한 인사 청문회를 치른 터라 한 총리의 이날 국회 방문에는 여야간 냉·온 기류가 교차했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정부가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원활한 협조를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 총리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선진화와 실용을 강조했는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선진사회가 될 수 없다.”면서 “실용과 선진화만 강조하면 물질만능으로 흐르게 되며, 공공부문도 시장에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충고했다. 손 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와 총리·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국회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면서 “선진화 과정에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품격 높은 나라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총리 인준과정의 논란을 떠올리는 대목에선 뼈있는 대화가 오갔다. 손 대표가 “(청문회에서)고생하셨다. 그렇게 단련이 되셔야죠.”라고 하자, 한 총리는 “조금 억울한 게 있어도 참아야죠.”라고 되받아쳤다. 반면 강 대표는 한 총리에게 “조선시대 영의정은 백관을 총리하고, 서정을 공평하게 하며, 음양을 순조롭게 다스린다고 했다.”는 경국대전의 문구를 인용하면서 “양극화를 없애고 서민을 위해 낮은 자세로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정부와 여당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덕담을 나눴다. 강 대표는 “총리가 맨살을 긁는 정책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고, 한 총리는 “맨살까지 들어가 긁는 시원한 내각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류 대통령실장 첫 국회 나들이 여야 두 표정

    류 대통령실장 첫 국회 나들이 여야 두 표정

    ■친절한 근혜씨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정치적 동반자라고 기대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류우익 대통령실장)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잘 보필해 달라.”(박 전 한나라당 대표) 박 전 대표와 류 실장의 만남은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유정복 의원과 박재완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한 이날 자리에서는 당내 공천 문제 등의 민감한 사안은 나오지 않았다. 류 실장은 한나라당 경선 갈등 등으로 소원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를 고려해 박 전 대표와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훈훈한 분위기로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류 실장은 “제 고향이 경북 상주이고, 선친이 대구사범에 다녔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이 학교에 다녔다는 걸 늘 강조하셨다.”며 “그 이후로 언제나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존경해 오셨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것도 인연입니다.”라고 화답했다. 류 실장은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정권교체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도와 주셨으면 한다.”며 “제가 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심부름 하겠다.”고 박 전 대표가 원만한 당청 관계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부탁했다. 박 전 대표는 “항상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가 성공하는 정부”라고 주문했다. 현역 의원이면서도 청와대행을 택한 박 수석에 대한 덕담도 오갔다. 박 전 대표가 “박 의원은 정말 한나라당의 인재다.”라고 칭찬하자 류 실장은 “박 전 대표 옆에 우리 당의 보배가 더 많다.”며 화답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까칠한 학규씨 “장관 후보자들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포용하고 덮어 달라.”(류우익 대통령실장) “담요 큰 것 준비해야겠다. 다 덮을 수 있게….”(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26일 한승수 총리 후보자 인준과 장관 인사청문회 진행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류 실장은 ‘원만한 처리’를 요청했고 손 대표는 ‘쓴소리’로 맞받았다. 류 실장은 이날 서울 당산동 민주당 당사로 손 대표를 찾아갔다. 그는 “손 대표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지만 훌륭한 분을 모시려 애썼고 한분 한분 귀중한 사람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소문이나 겉으로 드러난 자료만 보지 말고 능력과 자질을 세심히 봐달라.”고도 했다. 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서도 ‘포용’을 요청했다. 그는 “격동의 시대를 지내오면서 정확히 한 점 티끌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다. 또 “우리 사회에 인재가 많지 않으니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포용해 달라. 덮어 주기도 해야지 다 드러내면 어떻게 하냐.”고 불만 섞인 주문도 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뼈 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국무위원 후보들의 재산형성 의혹 등 도덕성 문제도 거듭 지적했다. 그는 “공직자들이 돈 벌고 재산 늘리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면, 특히 없는 사람의 가장 큰 한인 부동산 늘리는 데 신경 썼다면 국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위화감이 바로 거기서 나오는 거 아니냐. 능력만 있으면 아무래도 좋다는 것은 삼가야 할 기준이다.”고도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이춘성의 건강칼럼] 인공뼈를 사용하는 이유

    척추 수술의 표준인 ‘척추 유합술’은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종종 사용된다. 이 수술은 인접한 척추뼈들을 나사못으로 고정한 뒤 뼈 이식을 통해 한 개의 통뼈로 합쳐주는 것이다. 나사못으로만 고정하면 척추에 가해지는 엄청난 힘으로 인해 언젠가 나사못이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뼈 이식술’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식된 뼈가 굳으면서 안정된 척추상태를 영구히 유지할 수 있다. 뼈 이식은 환자의 골반 부위에서 뼈를 채취해 척추 수술 부위에 얹어주는 간단한 시술이다. 이식 결과는 환자의 뼈를 사용할 때 가장 좋지만, 추가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고 뼈를 채취한 골반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환자의 뼈만큼 우수한 ‘인공뼈’가 개발되고 있는데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세라믹 인공뼈’로 바다속 산호와 유사한 물질이다. 자체적으로 뼈를 형성하는 능력은 없지만 몸 속에 이식할 경우 그 내부로 뼈가 자라 들어가는 골조(프레임)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 뼈를 형성하게 된다. 둘째, 죽은 사람의 뼈에서 무기질을 제거한 ‘DBM’라는 물질이다. 뼈가 자라 들어가는 골조 역할도 하고 동시에 뼈 형성을 유도하는 능력도 갖고 있어 널리 사용된다. 사체 구입이 힘들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셋째,‘BMP’(골형성 단백질)라는 물질로, 소량으로도 뛰어난 뼈 형성 능력을 보인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너무 비싸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다. 조만간 특허가 해제되면 널리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얼마전 우리나라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뼈 제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이는 척추 수술용 세라믹 인공뼈다. 보도 이후 뼈 이식에 대해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그 효용성이 훨씬 커 문제가 된 제품을 제외하면 별다른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병자호란 다시 읽기] (58) 전운 그림자에 불안, 막막한 현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58) 전운 그림자에 불안, 막막한 현실

    후금이 대릉하 원정에 앞서 평안도 일원에 병력을 보내 위협하자 조선의 위기의식은 바짝 높아졌다. 인조는 강화도 정비에 몰두하는 한편, 후금의 침략에 대비한 군사적 방책 마련에도 신경을 썼다.1631년 8월, 인조는 서쪽 교외로 나아가 무사들의 훈련을 참관하는 열무(閱武)를 행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후금의 침략이 임박했다는 위기 의식 속에서 상무(尙武)의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띄우는 것만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청북 포기론´ 떠돌자 민심 흉흉 인조와 조정이 강화도 방어와 정비에만 몰두하는 자세를 보이자 청북(淸北) 사람들의 위기 의식이 높아져 갔다. 조선 전기부터 ‘서북인 차별’의 굴레 때문에 내내 불만을 삭이고 살던 그들이었다.‘조정이 청북 방어는 이미 포기했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평안도 전역으로 퍼졌다. 청북의 민심은 흉흉해졌다. 조정에서도 청북 민심의 동요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1631년 10월, 사간 김세렴(金世濂)은 평안도, 그 가운데서도 의주 방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안도는 ‘나라의 문호(門戶)’라고 강조한 뒤 청북을 포기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백성들의 원망이 팽배해 있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김세렴은 이어 ‘나라를 지키려면 백성들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조정은 도리어 백성들의 원망만 사고 있으니 위기를 맞으면 누구에게 손을 벌릴 것이냐?’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당시 청북 주민들의 불만과 위기감은 극도로 높아졌다. 후금과 지척에 있는 데다 정묘호란 당시 막심한 피해를 온통 뒤집어썼던 그들이었다. 정묘호란 이후에도 조정에서 별다른 방어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자 그들의 불만과 우려는 높아만 갔다.‘용골산성(龍骨山城)의 영웅’ 정봉수(鄭鳳壽)도 서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일찍이 절규했던 적이 있다. 청북 주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들은 우선 자신들의 고을 인근에 있는 산성(山城)을 손봐달라고 조정에 요구했다. 산성은 후금군이 들이닥쳤을 때 그나마 자신들의 몸을 숨길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다.1631년 8월 이후, 청북 지역의 요충지에 산성을 새로 쌓거나 수리해 달라는 건의가 봇물처럼 밀려들었다.8월12일 의주사람 백광종(白光宗)은 의주성을 수축하자고 했다.15일에는 곽산에 사는 김은정(金殷鼎) 등이 능한산성(凌漢山城) 안의 태초봉(太初峯)과 사인봉(舍人峯) 사이에 성을 쌓고 곡식을 저장하여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21일에는 철산 백성들이 정충신(鄭忠信)을 통해 운암산성(雲巖山城)을 수축해 달라고 건의해 왔다.9월 7일에는 운산 백성들이 용각산성(龍角山城)을 쌓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백성들 스스로 나섰던 것이다. ●서북 방어, 재정궁핍이 발목 잡아 성을 수축해 달라는 청북 백성들의 바람은 절실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문제는 성을 쌓는 비용과 완공 이후 성을 지키는 데 필요한 병력과 군량을 마련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 있었다.9월3일, 부원수(副元帥) 정충신이 차자를 올렸다. 청북 사람들의 축성 요구를 현장에서 직접 접했던 그였다. 하지만 정충신은 냉정했다. 그는 의주성을 쌓아봤자 소용이 없다고 했다. 성을 쌓는 것도 문제지만 완공 뒤 들여보낼 병력과 군량이 없는 현실에서는 우선 시세를 관망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비변사는 ‘정충신의 말대로 하면 청북의 민심이 의지할 곳이 없게 되어 어렵게 모인 백성들이 모두 흩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비변사 또한 병력과 군량을 마련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원칙론을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1631년 9월5일, 도체찰사 김류( )는 평안도 방어와 관련하여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의주를 지키려면 최소 1만명의 병력이 필요한데 그들에게 지급해야 할 군량이 5만석이라고 추산했다. 또 의주 방어에 필요한 용골산성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병력을 미리 들여보내면 군량이 없어 견디지 못하고, 그렇다고 적의 침입을 맞아 들여보내면 시간에 맞출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의주를 방어하기가 어렵다면 차라리 안주와 황주 방어에 신경을 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주를 지키든, 안주와 황주를 더 중요하게 여기든 병력과 군량을 확보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 서북 지역에서 조정이 가장 신경을 썼던 곳은 안주였다. 안주에는 약 7000명의 병력이 있었지만 군량은 겨우 몇 개월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김류는 경기도와 황해도 사이에 진을 만들어 강화도를 바깥에서 응원하는 거점으로 삼자고 청했다. 김류의 대책이란 결국 ‘강화도 방어론’과 다름이 없었다. 위기를 맞아 서북 지역의 방어책 마련이 절실했지만 군량과 재정의 궁핍은 대책 마련에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조선이 이렇게 자기를 추스르기에도 겨를이 없는 처지에 명 장수들은 여전히 수시로 들락거리며 양곡을 지급하라고 떼를 썼다. 직접 서울로 올라와 양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아예 배에다 중국산 재물을 싣고 황해도 연안 등지로 몰려와 양곡 무역을 요구하는 자도 많았다. 그들이 몇 개월씩 머물며 돌아가지 않자 연안 주민들은 그들의 등쌀에 몸살을 앓았다. 1631년 10월26일, 가도의 도독 황룡(黃龍)은 군량을 독촉하는 자문을 다시 보내왔다.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자신이 가도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에 조선이 후금의 침략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떠벌렸다. 후금과 가도 사이에 낀 조선의 처지 역시 가관이었다. ●다시 ‘화친’상태로 돌아가다 1631년 윤 11월22일, 후금 사신 영아이대(英俄爾岱) 일행이 도착했다. 조선에서는 보통 용골대(龍骨大)라고 부르던 그는 홍타이지가 보낸 국서를 내밀었다. 홍타이지는 먼저 조선 백성들이 후금 지역으로 넘어와 산삼을 캐가고 있음에도 조선 조정이 방관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가도 사람들을 계속 상륙시키고, 형제국이 빌려달라고 요청한 배도 내어 주지 않는 조선은 이웃을 사귀는 데 정성이 없는 나라’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조선은 가도의 명 장수들이나 조대수(祖大壽)가 후금을 이길 수 있다고 믿어 교묘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 앞으로 언행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양국의 맹약이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인조는 이튿날에는 대릉하전을 직접 목도하고 돌아온 추신사(秋信使) 일행을 접견했다. 추신사 박로는 대릉하 싸움의 전황을 설명한 뒤, 홍타이지가 자신들에게 후금군의 병세(兵勢)를 과시했다고 보고했다. 후금군의 병력이 7만 정도 되고, 명군 사령관 장춘(張春) 등도 후금군에게 포로로 잡혔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이윽고 윤 11월24일, 조정의 고관들은 형조(刑曹) 앞마당에 모였다. 국경을 넘어가 산삼을 캐다가 잡힌 안덕간(安德幹)과 김태수(金太水)를 처형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용골대가 보는 앞에서 두 사람의 목을 베었다.‘채삼인(採蔘人)의 월경(越境)을 금지해 달라.’는 후금 측의 요구에 대한 성의 표시였다. 비변사는 이어 인조에게 후금 측이 요구하는 물자를 넉넉히 보내주자고 건의했다. 대릉하 전투 시작 직전 급격히 고양되었던 후금에 대한 적대적인 자세는 어느새 가라앉고 있었다. 적개심에 맞물려 위기의식은 높아졌지만 그것을 돌파할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사실 조선 조정의 신료들은 1627년 정묘호란을 당한 이후부터 모두 융복(戎服)을 입었다. 조복(朝服) 대신 융복을 입은 것은 고난과 치욕을 잊지 말자는 의미였다.1631년 12월까지도 계속 융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융복을 착용하고 정신을 가다듬는 것만으로는 후금의 침략을 막아낼 수 없었다. 막막한 현실을 돌파할 특단의 조처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한국인의 질병] (21) 허리디스크

    [한국인의 질병] (21) 허리디스크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한두 번씩은 경험한다는 허리 통증. 허리 통증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위치해 충격을 흡수하는 소위 ‘디스크’(추간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생긴다.20대부터 80대까지 거의 모든 연령층에 걸쳐 나타나는 대표적인 허리질환이다. 가수 강원래의 주치의로 척추질환 전문가인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52) 교수를 만나 ‘척추 디스크’(추간판탈출증)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일반인 90%가 경험 척추 디스크는 일반인의 90%가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추간판 장애로 분류된 입원 환자는 2000년 5만 7000명에서 2005년 8만 3000명,2006년 9만 1000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디스크를 두고 세대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국민질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척추는 앉거나 구부린 상태에서 가장 힘을 많이 받게 되기 때문에 충격이 계속되면 허리 통증으로 발전한다. 이 때 대개는 근육을 풀어주고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여기까지는 우리 몸이 충격에 주의하라고 던지는 ‘경고 메시지’ 단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척추에 부담을 주면 디스크에 걸리게 된다.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인대(섬유륜)에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미세 균열이 생기고 결국에는 수핵이 밖으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증상은 주로 허리에 많이 나타나지만 목 부위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빠져나온 수핵은 척추 뒤쪽으로 지나가는 ‘척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 심하면 팔과 다리에 통증이 생기고 허리 통증이나 어깨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 증세가 더 악화되면 팔, 다리의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허리 아래쪽 ‘좌골신경’이 눌리면서 다리의 바깥쪽부터 엄지 발가락까지 통증이나 저림증이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수핵이 많이 빠져나오지 않은 ‘중심성 탈출증’은 허리에 통증이 집중된다. “척추 디스크는 주변에서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흔한 병입니다. 환자의 70∼80%는 증상이 생겨도 금방 없어지지만 무리한 활동으로 디스크 주변 인대에 균열이 커지면 통증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20,30대 젊은층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도 한 가지 특징이지요.”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 ‘위험´ 디스크는 대부분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선천적으로 디스크를 둘러싼 인대가 약해서 수핵이 쉽게 빠져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가족의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바닥에 앉는 자세를 즐긴다거나 의자에 장시간 앉는 사람은 디스크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무거운 것을 들고 다녀야 하는 업무, 허리를 숙인 채 오래 일해야 하는 가사노동은 디스크 발병과 직결된다. 허리를 아래로 구부린 채로 갑자기 몸을 트는 것도 좋지 않다. 다리나 발가락, 팔 등의 부위에 갑자기 마비가 오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증상이 생겼다면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는 수술을 받지 않고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인대 밖으로 튀어나온 수핵 조각이 잘게 분리된 환자도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의료진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4∼5년전만 해도 인기가 많았던 ‘인공 디스크’ 수술도 부작용 문제로 최근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무조건 수술을 요구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수술은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디스크 증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기 때문이죠. 심지어 부작용이 생겨 척추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따라서 마비가 없고 통증만 느낀다면 수술을 하기보다 근력을 키우는 운동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누워서 다리 들어올리기 효과 척추 디스크의 통증을 없애는 운동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운동은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다만 갑작스럽게 척추 디스크가 생긴 환자는 신경이 눌릴 수 있어 가능하면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벽에 등을 붙이고 앉았다가 일어서는 운동도 좋다. 테니스와 골프는 허리를 빠르게 돌려야 하기 때문에 금물이다. 천천히 걷는 것도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근육이완제와 진통제, 혈액순환개선제 등이 있는데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이들 약물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제제’가 디스크를 낫게 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속설일 뿐이다. 디스크는 척추뼈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척추 사이의 디스크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칼슘을 아무리 많이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칼슘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음식이 디스크 증상의 개선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 디스크 증상이 발생하면 당장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망가지면 뒤쪽 뼈가 영향을 받아 두꺼워지고, 이것이 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 척추뼈가 앞쪽으로 밀려나가는 ‘척추 전방 전위증’을 불러와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픈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설 선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

    [설 선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는 안동 지역 특산품인 안동간고등어를 설 명절 상품으로 추천했다. 오상일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장은 “설을 앞둔 요즘 제주도 앞바다에서 싱싱한 고등어가 많이 잡혀 간고등어는 제철 음식으로도 제격”이라면서 “어려울 때나 여유있을 때나 늘 우리 밥상을 지켜주던 고등어가 설을 맞아 한자리에 모인 가족간의 정을 되살려주는 소중한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간고등어는 고등어의 머리를 제거해 먹기 좋게 가공하고, 고급 죽염으로 맛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게 됐다. 서해안 천일염을 고온에서 세 번 구운 경방원 죽염을 사용해 비린내가 나지 않고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장 뼈 머리 등이 제거돼 굽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도 장점이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 초까지 CJ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안동간고등어만 150만세트에 육박할 정도다. 안동간고등어 생산자협회에 따르면 다음달 7일 설을 앞두고 선물 용품 기획에 들어간 백화점과 쇼핑몰, 홈쇼핑 등 유통 업체에서 안동간고등어를 대량으로 주문하고 있다. 안동간고등어는 한국 사람들이 밥 반찬으로 즐겨 먹는 생선이기도 하지만 가격이 1만∼2만원대여서 큰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 신당 ‘호남內戰’

    대통합민주신당의 두 축인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 후보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손 대표측은 오는 4월 총선과 관련해 연일 대대적인 ‘물갈이론’을 띄우며 당내 최대 세력인 정 전 후보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정 전 후보측은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최근 발언이 ‘정동영계’를 와해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신당 창당까지 준비하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27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호남에서 제대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호남이) 우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호남 물갈이론’을 다시 예고했다. 손 대표는 이어 “호남 기반이 튼튼할수록 거기서 신당의 변화를 일굴 분들이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호남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아주 좋은 징조”라며 자신이 ‘호남 민심’을 얻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이날 총선기획단장에 내정된 신계륜 사무총장도 “전략공천에 반대하며 민주주의 원칙을 지켜 경선을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경선을 통한 공천을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정동영 후보측은 이런 당 지도부들의 움직임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가 ‘공천 혁명’이라는 명분을 내걸어 자파 인사들을 공천과정에서 최대한 배제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묵언수행’을 강조하며 외부활동을 자제하던 정 전 후보는 경선에서 활동했던 캠프 관계자 200여명과 함께 이날 계룡산 등반 행사와 워크숍을 가졌다. 정 전 후보측은 “워크숍에서 지역대표 3분의2 정도는 창당을 해서라도 새로운 길을 가자고 했고, 나머지는 당내 투쟁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고 했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선 신당 창당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정 전 후보는 앞서 열린 등반에서 신당 창당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삼가면서도 “산은 외로운 사람들을 받아주어 좋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며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하는 게 평화민주세력에 도움이 될 것인지 차차 생각해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내부에선 손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강한 어조로 피력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런 정 전 후보의 행보는 최근 “(손 대표 체제에선) 총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과 연관된 것으로, 사실상 창당 작업을 위한 수순쌓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동영계인 박명광 의원이 조만간 최고위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9) 척추암

    [한국인의 질병] (19) 척추암

    일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관을 말한다면 ‘척추’를 빼놓을 수 없다. 척추는 뇌의 운동 신호를 전달하는 중추신경계를 보호하고, 인간의 몸을 지탱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뼈 구조이다. 때문에 척추에 이상이 생겨 하반신이 마비되거나 식물인간으로 일생을 보내는 환자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척추 질환 가운데 ‘척추암’은 특히 증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튼튼한 척추를 단숨에 무너뜨려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척추암 권위자인 우리들병원 척추암클리닉 최일봉(55) 원장을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암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 “암 환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바로 척추암입니다. 척추로 암세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암세포가 척추뼈의 중심부에 생기면 수술을 할 수가 없어 세상을 떠날 날만 기다리는 환자가 많아요. 진행 속도가 워낙 빨라 진단을 받고 난 바로 뒤에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에 실패해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의 70%는 척추암으로 진단 받는다.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 폐암, 갑상선암 등은 척추로 암세포가 전이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이렇게 해서 한 해에 새로 발생하는 척추암 환자는 2만∼3만여명.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진단을 받은 뒤에 짧게는 한 달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 척추암 환자의 통증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종양이 척추 신경을 눌러서 생기는 사례가 가장 흔하다. 또한 종양이 척추뼈를 망가뜨리고, 부서진 척추뼈가 신경을 눌렀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뼈가 부서졌을 때는 금속으로 복구하거나 풍선으로 척추를 편 다음 풍선 안에 쉽게 굳는 물질을 넣어 고정시키는 방법이 사용된다. 골막(骨膜)에 자극을 받아 통증이 느껴지면 진통 소염제를 사용하거나 따뜻한 마사지를 하고, 마취약으로 골막 신경을 마취시켜 통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있다. 통증을 느끼는 환자에게는 다량의 진통제가 제공된다. 아픔을 참아가면서 적은 양의 진통제를 사용하면 몸에 저항력이 생겨 진통제의 양만 증가시키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다량의 진통제를 사용해 초기 단계부터 통증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마약성 진통제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마약과 다릅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중독성이 적기 때문이죠. 암 환자가 아무리 많은 양의 진통제를 사용해도 습관성이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이유로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면 의료진은 충분한 양의 약을 복용하라고 권합니다.” ●사이버나이프 치료가 가장 효과적 척추에 있는 종양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기는 매우 어렵다. 척추 신경을 잘못 건드렸다가 하반신 마비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학계 보고서에 따르면 척추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환자의 9%가 30일 이내에 사망했다. 환자의 39%가 반신마비 등의 부작용을 나타냈다. 수술칼 대신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쏘여 종양을 태워 없애는 ‘사이버나이프’가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미국 피츠버그 주립대 신경외과팀의 조사결과 사이버나이프로 치료를 받은 척추암 환자의 86%가 장기간의 통증 관리에 성공했다. 또 전체 환자의 90%에서는 종양의 크기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사이버나이프는 치료시 통증이 없어 마취가 필요없는 장점이 있고, 일반 방사선 치료와 달리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는 정도가 적기 때문에 척추암 치료에 적당하다. “국내에 도입돼 있는 4세대 사이버나이프는 정밀 투사가 가능해 암세포를 칼로 잘라내듯이 녹여버리는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척추를 무너뜨리지 않고 종양을 없애는 방법은 사실상 사이버나이프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런 기기는 호흡에 따른 몸의 흔들림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종양 외의 부분에 방사선이 투사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습니다.” 척추암을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 암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에 주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채소만 먹으면 암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채소와 고기를 함께 주기적으로 섭취하면서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만약 척추암에 걸려 치료했다가 다시 재발하더라도 일찍 발견하면 ‘완전 관해’(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재발 방지보다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환자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는 게 중요 척추암 환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증세가 더 악화된다. 척추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는 말기암인 4기 환자가 대부분이다.5년 생존 가능성이 10%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척추가 망가져 하반신 마비가 나타나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통증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치료가 집중돼야 한다. “척추암 환자는 절대로 버려져서는 안 됩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통증과 종양의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고 따라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의료진이 최대한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죠. 환자 스스로도 생명의 끈을 놓기 전까지는 암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굳은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자기연민 보다 삶의 의지 가져야” “암이 내 척추뼈하고 갈비뼈를 먹어 버렸어요. 하지만 자기 연민에 빠지면 안돼요. 계속 싸워 나가야 해요.”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천주교 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에 있는 ‘노동자의 대부’ 도요안(71) 신부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미국 뉴저지 주 호보켄 시 출신인 도 신부는 1959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이후 50여년간 줄곧 노동자 인권문제 개선에 앞장서 왔다. 척추암으로 투병 중인 그는 임파선암까지 겹쳐 다소 탁한 목소리로 얘기했지만 기력이 쇠하지는 않은 듯했다. 그가 암으로 투병한 기간은 햇수로 무려 15년.1993년 암으로 신장 하나를 잃었고, 지난해에는 나머지 신장과 임파선에 종양이 생겼다.2004년에는 암세포가 뼈로 전이돼 척추 이식 수술을 받았고 갈비뼈도 일부 들어냈다. 그의 생명은 마치 ‘꺼지기 직전의 촛불’과 같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의학적으로 5년 이상 장기 생존 가능성이 10%에도 못 미친다는 척추암을 이기려고 노력했다. 척추암 발병 이후 4년간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니 실제로 매일 암을 이기고 있는 셈이다. “물리치료는 1주일에 세번씩, 혈액투석은 1주일에 두번씩 합니다. 고통스럽지 않은 날도 있지만 고통을 느낄 때가 더 많죠. 하지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병을 이겨 내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못 이룰 일이 없어요.” 암 환자의 고통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다. 따라서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의료진에 적개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 신부는 오랜 기간의 투병 경험으로 의료진에 대한 신뢰 없이 암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재활을 하는 의사도, 투석을 하는 의사도 모두 고마운 분이죠. 담당의사를 믿어야 암을 극복할 수 있어요.”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환자들이 주의할 점 척추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은 금물이다. 비행기나 산간 지역 버스도 상하로 요동칠 경우 척추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어 가능하면 탑승을 피해야 한다. 만약 척추암 전문가가 어느 정도 보행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다면 학교 운동장 같이 평평한 곳에서 하루에 10∼30분 정도 걸어다니는 것이 좋다. 마비증세가 생기면 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뒤에 재활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욕창, 요로감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회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마비의 정도가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할 경우에는 오히려 근육이 손상될 수 있어 위험하다. 일부분만 마비되어도 환자의 대부분이 근력의 2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따라서 의료진은 최대한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을 권한다. 일부 환자에게는 물속에서 걷는 운동을 시키기도 한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신지철 교수는 “다리 힘이 없는 어린아이에게 박지성 선수만큼의 운동을 하라고 하면 배겨나질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최소한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근육의 기능을 살리는 재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피부를 벗겨내고, 근육을 한점 한점 떼낸다. 뇌를 열어 뇌수를 헤집고, 흘러 내리는 창자를 쓸어 담아 주무른다. 턱을 덜렁거리게 빼내 목구멍을 관찰하고, 대나무에 내장을 줄줄이 꿰어 생선 말리듯 널어 말린다. 18세기 일본 에도시대(1603∼1867년)때 그려진 해부도들의 살풍경이다. 잘리고, 썰리고, 벗겨지고, 헤집어지고, 주물러지는 몸은 일본인의 것이나, 살을 자르고 뼈를 써는 건 서양의 메스와 톱이다. 서양의 도구로 찢겨지고 분해되는 동양의 몸. 서구 근대의 습격에 직면한 동양의 운명이자, 동양이 근대와 접속하는 기회였다. ●해부의 충격에 직면한 일본인들의 수용과 변용 ‘에도의 몸을 열다’(타이먼 스크리치 지음, 박경희 옮김, 그린비 펴냄)는 일본 ‘난학’(蘭學·에도시대 중기 이후 네덜란드어 서적을 토대로 서양의 학술·문화를 연구하던 학문의 총칭)의 중심이었던 해부학에 관한 책이다. 의학적으로는 사람 몸에 대한 해부서이고, 문화사적으로는 일본 에도시대 문화 전반에 대한 해부서다. 철학적으로는 세계관과 인식에 대한 해부서이고, 정치적으로는 동서양 힘의 관계에 대한 해부서다. 지은이 타이먼 스크리치(런던대 교수, 일본학연구소장)는 미술사학자다. 신미술사학(예술작품에 반영된 이데올로기와 작품을 둘러싼 사회체계 검토를 통해 예술이 사회와 별개가 아님을 밝히는 연구사조)의 방법론을 차용한 그는 책의 상당 분량을 각종 해부도로 채웠다. 그는 당시 일본에서 행해진 해부 문화를 광범위하게 검토하면서도 해부 그 자체보다 해부의 충격에 직면한 일본인들의 ‘수용’과 ‘변용’에 주목했고, 해부라는 외래의 방법론으로 전통의 심장부를 공격한 난학자들의 학문 경로를 탐색했다. 해부는 앎에 대한 욕구다.‘보고자 하는 강박’이자,‘자신이 본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강박’이다. 곧 과학 정신이다. 과학이란 이름으로 휘둘러진 메스는 계몽주의 이래 강력해진 서양의 합리성을 상징한다. 해부의 주체는 칼이고, 객체는 몸이다.‘합리적’ 서양의 칼은 ‘비합리적’ 동양의 배를 가르고 짼다. 일본인의 몸 위에서 펼쳐지는 서양의 해부기술은 결국 일본 그 자체에 대한 서양의 해부였다. 메스로 일본인의 몸을 여는 행위는 책 제목처럼 에도의 몸을 여는 행위였고, 일본으로 상징되는 동양의 몸과 문화와 의식을 여는 행위였다. 에도 시대 해부학의 급격한 전파는 서양 과학을 선망하는 일본 학계의 첨단적 유행이었던 셈이다. 해부된 신체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듯, 해부당한 일본 또한 과거의 일본이 아니었다. 난학을 통해 일본은 서구가 찍어 놓은 근대의 발자국을 밟아갔다. ●난학의 유행은 국가 정치 기획과도 상통 난학의 유행은 국가의 정치 기획과도 무관치 않다. 부국강병의 논리 하에 한 개인의 신체가 국가에 종속되는 현상은 이때도 발생한다. 신체 내장에 계급을 부여하는 행위는 플라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구한 역사를 지닌다. 혈액이 심장으로 모였다 다시 흘러 나가는 모습은 국가의 심장인 왕이 담당한 핵심적인 위상을 설명하는 비유로 차용됐다. 서열이 매겨지는 건 개인만이 아니라 국토 전체였다. 저자는 “도로의 핵심에는 심장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고도 교토가 일본의 심장, 즉 천하의 기원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한다. 난학이 일본 전통의술과 부딪히며 권력투쟁을 벌이는 대목 또한 ‘시대 초월적’이다. 열고 열리는 상호작용이 정치시스템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은 현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한·미 FTA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2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호텔 ‘프리미엄 마케팅’

    설 대목을 맞아 호텔 업계가 설 선물 세트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백화점의 이미지가 대중화되면서 한 차원 높은 설 선물로 호텔 선물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이 설 선물 판매에 주력한 지는 4∼5년에 불과하지만 매출 성장세는 가파른 편이다. 이에 따라 주요 호텔들은 선물 품목을 늘리는 등 이번 설에도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관계자는 11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경우 올해 설에도 주력은 갈비, 굴비, 와인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층에서 수요가 늘면서 간장 게장, 모둠치즈 등 9개 품목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밝혔다. ●호텔 고기 최고의 설선물? 특1급 호텔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설 선물은 단연 정육이다. 설 선물용으로 준비한 갈비의 경우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최상급 한우 3㎏은 62만원,4㎏은 90만원이다. 최상급 호주산 와규 갈비세트는 3㎏에 48만원이다. 서울프라자호텔의 특진상 한우 갈비 세트의 경우 3㎏은 52만원,4㎏은 70만원이다. 호텔 리츠칼튼 서울의 최고급 한우갈비는 3㎏에 63만원이다.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천지 한우 갈비 세트 4㎏은 120만원이나 된다. 세금이 포함된 가격이다. 주요호텔에서 파는 갈비 가격은 백화점의 두 배도 넘는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설 선물용 한우 한짝갈비는 4.5㎏이 30만원이다. 이마트의 설 선물용 횡성 한우갈비 세트는 3.6㎏이 23만원이다. 특1급 호텔의 갈비 가격이 이처럼 비싼 것은 냉장이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갈비는 대부분 냉동이다. 냉동육은 수분이 얼면서 고기 조직에 손상을 줘 육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해동할 때 육즙이 빠져나가는 데다 신선도도 떨어져 냉장육보다 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냉장 고기도 역시 호텔이 가장 비싸다. 서울 프라자호텔의 특진상 한우 꽃등심 세트는 3㎏에 90만원,4㎏은 120만원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이번 설 선물용으로 내놓은 가장 비싼 고기인 프리미엄 특선 암소 한우세트는 모두 냉장으로 6.4㎏이 80만원이다. 한우 1++등급 등심로스, 살치살, 채끝로스, 안심스테이크, 안창살, 토시살, 부채살, 치마살, 찜갈비 등으로 이뤄졌다. 호텔 관계자는 “냉장과 냉동의 차이뿐만 아니라 농약이 들어간 사료를 먹었는지, 뼈와 비개를 얼마나 추려냈는지 등도 정육의 가격과 품격에 중요하다.”면서 “호텔의 이름이 곧 브랜드 가치여서 그만큼 믿고 구입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말했다. ●와인은 소믈리에와 상담후 주문 와인 소비가 늘고 취향도 고급스럽게 바뀌면서 호텔도 와인 선물 세트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 소믈리에와 의논해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설 선물로 내놓은 호텔도 있다. 웨스틴조선호텔측은 “예년보다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구비했고 전문 소믈리에가 상담을 통해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준다.”면서 “10만원대 와인부터 최고급으로 불리는 샤토 라투르 1982년산(770만원)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 관련 제품인 리델 와인 글라스와 함께 구성된 세트(20만∼50만원)도 판매중이다. 특히 격을 높이기 위해 웨스틴조선에 주문되는 모든 선물에 대해 서울과 일부 경기지역은 호텔 지배인 14개팀이 직접 선물을 배송할 예정이다. 해피 콜과 함께 선물에 대한 사후처리까지 책임진다는 설명이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는 전문 소믈리에가 엄선해 구성한 프라자 와인 세트를 10만∼30만원대에 팔고 있다. 눈길을 끄는 상품으로는 간장 게장이 있다. 밀레니엄 힐튼, 임피리얼 팰리스, 쉐라톤그랜드 워커힐, 리츠칼튼 서울 등 특1급 호텔에서 20만∼30만원 선에 판매한다. 햄 소시지 치즈 등으로 바구니를 구성하는 햄퍼 세트, 훈제 연어 세트, 커피 세트, 차 세트 등도 꾸준히 사랑받는 품목이라는 게 호텔 업계의 설명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7) 폐암

    [한국인의 질병] (17) 폐암

    1997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의가형제’에서 외과의사 역을 맡은 배우 장동건을 문득 떠올려본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단 1개월의 생존 기간도 보장 받지 못하는 무서운 ‘폐암´을 다뤘다. 사실 국내 발병률 상위 10대 암 가운데 매년 1∼2위를 차지하는 것이 폐암이다. 하지만 폐암은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처럼 증상이 단순하지 않다. 통증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마음대로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극한의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의 조재일(54) 폐암센터장을 만나 폐암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암은 ‘위암’이다. 하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암세포의 확산 속도가 빠른 폐암은 연간 사망자수 면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한다. 통계청의 ‘2005년 사망원인통계연보’에 따르면 이 해 폐암 사망자수는 1만 3805명에 달했다. 이는 2,3위인 위암(1만 990명), 간암(1만 962명) 사망자보다 3000여명 많고 4,5위인 대장암(6071명), 췌장암(3389명)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폐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흡연자’가 많기 때문이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80배까지 증가한다. 또 담배를 피우는 양이 많을수록, 일찍 흡연을 시작할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병 위험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800만명에 달하는 흡연자뿐만 아니라 이들 주변에 있는 간접 흡연자도 이미 ‘예비 폐암 환자’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흡연은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의 95% 이상을 차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외에도 건축 자재에 사용되는 석면을 비롯해 벤조피렌, 크롬 및 니켈혼합물, 비연소성 지방족 탄화수소 등의 공해 물질도 폐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전 가능성도 높아, 가족 가운데 폐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2∼3배 정도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폐암의 초기 증상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암세포가 확산되면 폐암 환자의 75%는 잦은 기침을 호소하지만 담배 때문이려니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바닥에 눕기 어려울 정도의 호흡 곤란 증상은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나타난다. 폐에 체액이 차오르는 ‘흉막 삼출’과 기도가 막히는 ‘상기도 폐색’이 원인이다. 초기 폐암 환자는 고통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암세포가 뼈로 전이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그러나 국내 의료진들은 암 통증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가슴 통증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외에 암세포가 상체 혈액 순환을 담당하는 상대정맥을 눌러 가슴 부위의 정맥이 돌출하거나 머리와 팔이 붓는 증상도 폐암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다.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금연이다. 공해 물질을 피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지만 금연은 비교적 쉽게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조기검진을 통해 암을 미리 발견하면 치료가 손쉬울 수 있다. 최근 들어 의료계가 권장하는 조기 검진 시기는 40세 이후이다. “종류에 따라 예후가 다르지만 발병 직후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폐암도 있어요.40세 이상 남녀라면 흉부 X선 촬영이나 객담 암세포 검사, 저선량 CT 검사 등을 통해 암세포 발생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찰해야 하지요. 만약 흡연자라면 최소 1년에 1회 정도는 폐암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에 따라 크게 ‘비(非)소세포암’과 ‘소세포암’ 등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폐암을 굳이 두 가지 종류로 나누는 이유는 이들 암의 치료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지 않은 소세포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1∼4개월에 불과할 만큼 치명적이다. 또 암세포가 빠른 속도로 자라기 때문에 수술을 받고 항암제를 투여해도 재발이 많다. 실제로 소세포암 환자의 2년 이상 생존율은 30%에도 못 미친다. 반면 비소세포암은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장기로 침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1∼3기까지도 완치가 가능하다. 외부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았다면 절제 수술의 예후도 좋다. 따라서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는 높아진다. 비소세포암 환자가 전체 폐암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폐암 환자를 모두 통틀어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10% 수준입니다. 다른 암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죠. 그러나 폐암 1기 환자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5년 이상 생존율이 60∼80%에 육박합니다. 반면 폐의 외부로 암세포가 전이된 4기 환자는 생존율이 4%에 불과해요. 이런 차이를 잘 명심해야 됩니다.” 강한 항암제를 투여하려면 환자의 간이 건강해야 한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기간에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무리하게 복용하면 간이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 금하는 것이 좋다. 폐암은 특히 전이가 빠르기 때문에 치료와 관련된 모든 행동은 전문의와 상담을 거친 뒤에 진행해야 한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확인한 뒤에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설명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부터 찾지 말고 의료진에게 물어보세요. 완치 희망이 있다면 의료진이 수술이라도 한 번 더 권하지 않겠습니까. 또 폐암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이미 수없이 많은 환자에게 검증된 절차이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글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유명인들 누가 폐암 투병 중? 한 해에만 1만명이 넘는 사람이 폐암으로 진단 받는 만큼, 그 중에는 투병 중인 유명인들도 적지 않다. 원로 소설가 이청준(69)씨는 폐암 투병 와중에도 지난해 11월 신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를 펴냈다. 대학 재학때부터 담배를 피워 폐에 종양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되게 했지만, 고통스러운 투병 기간 중에도 그의 창작 열기는 식지 않았다. 최근 한일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아 관심을 모은 김영작(67) 전 국민대 명예교수는 폐암을 완전히 극복하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최근 일본 호세이대학에 초빙돼 다시 강단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암세포가 급속히 확산되는 폐암의 특성상 아쉽게 생을 마감한 이도 많다. 금연홍보대사로 활발하게 활동한 코미디언 이주일씨, 탤런트 이미경씨는 2002년과 2004년 각각 폐암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2일에는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송만기 전 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캐피탈) 감독이 항암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작심삼일 이기는 새해 금연법 폐암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담배만 멀리 해도 폐암의 발병 위험을 80∼9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그러나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률은 5%에도 못 미친다. 폐암이 무서워 무작정 금연을 시도한 대부분의 애연가가 ‘작심삼일’에 그친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해에 금연을 결심한 사람 10명 중 8명이 금연에 실패했다. 이 조사에서 금연에 실패한 사람 가운데 57%는 1주일만에,71%는 2주만에 금연을 포기했다. 보다 확실한 금연법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연을 원한다면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 서홍관 박사가 최근 발표한 ‘2008년 금연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금연법의 첫번째 원칙은 “금연 동기를 확실히 하라.”는 것. 왜 금연해야 하는지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흡연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목표를 정하고 담배 살 돈을 저축하라.”는 것이다. 담뱃값을 저축해 자녀나 아내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는 식의 목표를 정하는 행동을 말한다. 서 박사에 따르면 기상 후 스트레칭과 가벼운 산책, 녹차 한 잔도 금연을 유지하게끔 돕는다. 흡연자들은 공통적으로 눈 뜨자마자 담배를 찾거나 식후 담배의 유혹에 강하게 끌린다. 따라서 기상 후와 식후 5분 안에 금연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 담배 생각이 간절할 때는 ‘가족’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또 주변인에게 금연 중임을 선포하고, 금연 실패의 주범인 ‘음주’ 습관을 파악해 주량을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앞서 언급된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금연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습관적인 흡연은 개인의 기호나 습관이 아닌 ‘니코틴 중독’에 의해 지속되기 때문이다. 서 박사는 “금연에 다수 실패한 사람, 하루 한 갑 이상 흡연자, 기상 후 30분 이내에 담배를 찾는 사람은 심각한 니코틴 중독이 의심된다.”며 “이들은 의사의 상담을 받은 뒤 금연보조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식스 우주운동화?…日 우주용상품 공개

    아식스 우주운동화?…日 우주용상품 공개

    최근 일본의 첫 유인우주시설인 국제우주스테이션(ISS) 실험동이 가시화되면서 우주에서 의·식·주를 책임질 새로운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개발된 우주 용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고의 전환으로 태어난 ‘우주 운동화’ 무중력인 우주에서 비행사는 자신의 몸무게를 지지할 필요가 없어 사지가 약해지기 쉽다. 따라서 다리를 지탱하는 근육은 하루에 1%, 뼈는 1개월에 약 1~2% 비율로 줄어들게 된다. 비행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루에 고정된 고무줄로 자신의 몸을 묶어 달리기를 하는 등 1일 약 2시간씩 근력 훈련을 한다. 이 때 비행사가 신게되는 ‘우주 운동화’는 발가락 부분에 더 힘이 들어 갈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또 장딴지 부분에 자극이 가해지도록 운동화 바닥은 평평하면서도 기울어진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지상에서 우주운동화를 신고 실험한 결과 다리 근육에 2%정도 힘이 더 가해졌다. 기존의 운동화보다 바닥 전체가 얇게 만들어져 착지시 뼈에 가해지는 충격도가 보통 운동화의 약 1.5배에 달한다. 우주 운동화를 개발한 아식스 스포츠 공학연구소의 타가와 타케히로시(田川武弘)주임연구원은 “지상에서는 다리를 보호하는 운동화가 좋은 것이지만 반대로 우주에서는 다리에 얼마나 부담을 주는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우주에서 먹는 튀김 맛은? 운동하는 것만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해 6월 일본 우주비행사가 좋아할만한 ‘우주 일식’ 29개 품목을 발표했다. 우주 일식은 카레·라멘(라면)·미소시루(된장국의 일종) 등 일본인에게 친숙한 먹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생선류나 라멘이 호평을 받았다. JAXA의 타치바나 쇼이치(立花正一) 우주비행사 건강관리팀장은 “향후에는 비타민D 등 을 첨가한 영양강화식품과 튀김·초밥과 같은 일식이 나올 예정”이라며 “일식은 서양 우주비행사들한테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보온성이 가미된 ‘우주 이불’ 현재 ISS에서는 면이 들어가 있지 않은 얇은 두께의 침낭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JAXA는 기존의 것보다 좀 더 보온성이 가미된 일본인 전용 우주 이불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우주 이불은 면과 같은 감촉의 소재로 만들어져 한결 부드럽고 보온성이 높다. 무중력 상태에서 잘 경우 자연스레 사람의 양팔은 몸앞으로 뻗치고 무릎은 굽혀지게 되는데 우주 이불을 덮으면 무릎이 굽혀져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또 향균 효과가 있는 교환용 시트가 여분으로 마련돼 있으며 침낭안에는 우주비행사가 CD플레이어와 같은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부속품 주머니를 만들었다. 사진=사진 위부터 우주 운동화(아식스 제공)·우주 식품· 우주용 침낭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춘성의 건강칼럼] 척추관 협착증 왜 생길까?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병이다. 주로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이 눌려 엉치와 다리가 아프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 이 같은 점에서 ‘허리 디스크’와 비슷한 병이다. 하지만 디스크는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 데 반해 척추관 협착증은 뼈, 관절 같은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척추관 협착증은 왜 생길까? 두 가지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척추관이 조금씩 좁아진다. 오랜 세월에 걸쳐 척추관 주변의 뼈나 관절이 점점 자라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척추관이 좁게 태어난 사람들은 사정이 다르다. 젊었을 때는 그런대로 지내지만 중년 이후에는 척추관이 약간만 좁아져도 잠재해 있던 협착증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척추관이 좁게 태어나는 것은 중년 이후에 협착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핸디캡을 안고 태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척추관이 정상인지 좁은지는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다. 체격은 크고 건장한데 척추관이 유독 좁은 사람도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또 다른 원인은 척추 한두 마디가 불안정한 경우이다. 퇴행성 변화 등으로 척추 마디가 불안정해지면 우리 체내에서는 주변의 척추 관절이 서서히 커지는 ‘보상 현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척추관이 점점 좁아지게 된다.이러한 대표적인 예가 ‘척추 전방전위증’이다. 실제로 이 병은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으로 기억해 둘 만한 병이다. 디스크는 전체 환자의 20% 미만에서 수술이 필요한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 이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주고,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화시켜 주는 수술로 디스크 수술보다 큰 수술이다.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민속학으로 풀어본 ‘쥐’] ‘쥐띠’의 문화적 의미

    [민속학으로 풀어본 ‘쥐’] ‘쥐띠’의 문화적 의미

    쥐(子)는 십이지의 첫자리이다. 쥐(子)는 정북(正北)과 오후 11시에서 새벽 1시, 달로는 음력 11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쥐띠 해는 풍요와 희망, 기회의 해이다. 쥐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食福)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났다고들 한다. 쥐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해는 크지만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본능이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살아남는 동물이다. 쥐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화적 표상으로 나타난다. 가야지역에서는 지붕 위의 고양이가 곡식창고로 올라오는 쥐 두 마리를 노려보는 집모양 토기가 출토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곡식창고나 뒤주의 주인은 쥐였나보다. 쥐는 문화적으로 재물·다산·풍요기원의 상징이며, 미래를 예시하는 영물이다. 쥐는 훔치는 행위가 늘 지탄의 대상이 되는 반면, 그 근면성은 칭찬을 받아 왔다. 아무리 딱딱한 물건이라도 조그마한 앞니로 구멍을 내어놓은 일에서 근면성과 인내력이 감지된다. 쥐는 부지런히 먹이를 모아 놓기 때문에 숨겨 놓은 재물을 지키는 존재로 여겨졌다. 그래서 ‘쥐띠가 밤에 태어나면 부자로 산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우리 설화에 ‘혼쥐’ 이야기가 있다. 도둑질을 생업으로 하는 사내가 낮잠을 잘 때, 코에서 팥알만 한 생쥐 한 마리가 기어 나왔다. 이를 바느질하던 그의 처가 보았다. 그래서 이 생쥐를 다리미며, 잣대, 다림질판 등으로 길을 터 주었다. 그러자 그 생쥐는 복장(伏藏)인 황금더미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에 잘 살았다. 이 이야기에서도 쥐는 도둑과 재물의 연관성을 암시하고 있다. 쥐는 생태학적 특징에서 보듯이 번식력이 왕성하다. 십이지의 자(子)는 玆(자),滋(자)와 동음으로 ‘무성하다.’에서 ‘싹이 트기 시작한다.’는 뜻으로 싹트려고 하는 ‘만물의 종자’라는 다산(多産)의 상징이 된다. 또한 상자일(上子日) 풍속이나 쥐불놀이, 쥐와 관련된 주문이나 풍속에서 이러한 특성으로 풍요기원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정월에 들어 첫째 자일(子日)을 상자일, 일명 ‘쥐날’이라고 한다. 이날 쥐를 없애기 위해 농부들은 들에 나가서 논과 밭두렁을 태우는 쥐불을 놓는다. 논밭에 낸 거름기를 빨아들여서 잡초가 잘 자란다. 이것이 겨울을 맞아 자연히 마르면 여기에 불을 놓아 해충을 제거하고 동시에 불탄 재는 거름이 되어 땅을 거름지게 한다. 또 마른 잡초들을 태워 버리듯이 쥐도 없어지라는 뜻에서 이날 불은 놓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다음해의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쥐불놓기는 보름달의 달맞이 풍속과 겸해서 쥐불놀이와 함께 행해지는 일이 많아졌다. 음력 11월은 자월(子月)이라 하는데, 자월의 자일(子日)이나 자시(子時)에는 무슨 일이든 도모해도 이루어지지 않으며 헛수고뿐이고 종국에는 구설, 송사, 파산에 이른다고 믿었다. 자일(子日)에 쑥뜸을 뜨면 무슨 병이라도 고친다고 한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자일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성격이 수그러진다고 한다. 쥐는 예로부터 농사의 풍흉과 인간의 화복뿐만 아니라 뱃길의 사고를 예시하거나 꿈으로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 들여졌다. 쥐에게는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진이나 화산,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떼를 지어 그곳에서 도망친다는 것이다. 이러한 쥐의 예지력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쥐는 해안도서 지방에서 섬기는 수호신의 하나이다. 전남의 비금도 월포리 당과 우이도 진리, 대촌리, 경치리, 서소우이도의 당은 쥐신을 모신 대표적인 예이다. 쥐는 예로부터 농사의 풍흉과 인간의 화복과 뱃길의 사고를 예지하여 꿈으로나 행동으로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파선이나 난선을 미리 쥐신이 꿈으로 알려주거나 암시해 준다고 믿었다. 선원들에게는 ‘쥐떼가 배에서 내리면 난파한다.’거나 ‘쥐가 없는 배에는 타지 않는다.’는 속신(俗信)이 있다. 따라서 쥐의 이변은 미래에 일어나게 될 특수한 사건의 상징적 예시로 보고, 아무런 변고가 없도록 제단을 설치하고 당의 주신(主神)과 더불어 제를 올리고 있다. 해안지역의 쥐신 신앙은 농작물의 풍년을 기구(祈求)하는 것보다는 뱃길을 지켜 주는 쥐의 효험을 믿었기 때문에 항해의 안전을 위해 쥐신을 모시고 있다. 속담의 소재로 사용된 쥐는 약자·왜소함·도둑·재빠름 등으로 표현되었다. 쥐와 고양이의 관계는 먹고 먹히는 천적으로 흔히 약자와 강자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약자로서 쥐는 언제나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자의 마지막 오기로서 강자에게 달려드는 역설도 있다. 쥐가 작거나 하찮음을 비유한 예가 많다. 쥐보다 더 큰 동물과 사물을 대비시켜 왜소함과 하찮음을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쥐구멍, 쥐꼬리, 쥐간에 이르면 그 왜소함의 표현은 극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우리 속담에 쥐의 생김새라든지 행동, 습관 등의 생태를 보고 만들어 낸 것도 있다. 여기서도 도적, 왜소함, 약자 등을 표현한다. 특히 재빠르고 약삭빠름에 비김이 많다. 문학 작품에서는 쥐의 모습을 도적이라는 이미지로 많이 묘사했다. 중국 고대의 시가집인 ‘시경’의 ‘석서(碩鼠)’편에는 큰 쥐가 백성에게 세금을 과중하게 거둬들이는 것을 탓하는 장면이 있다. 큰 쥐야 큰 쥐야 우리 식량 앗아가지 말라/3년이나 널 보살폈는데도 날 보살필 생각은 없구나/이제 너를 버리고 저 평화로운 지역을 찾아가련다 여기서 큰 쥐를 폭정을 일삼는 임금이다. 임금이 백성을 못살게 굴어 견딜 수 없음을 한탄한 것이다. 정약용은 이노행(奴行)이라는 시에서 쥐를 간신과 수탈자에 비유했다. 쥐는 구멍 파서 이삭 낟알 숨겨 주고/집쥐는 집을 뒤져 모든 살림 다 훔친다/백성들은 쥐 등쌀에 나날이 초췌하고/기름 마르고 피 말라 뼈마저 말랐다네 들쥐는 백성의 곡식을 수탈하는 지방관리, 집쥐는 궁궐 내에서 국고를 탕진하는 간신배이다. 특히 인의(仁義)에 의한 덕치주의를 표방하는 유교는 국왕의 교화에 의한 왕도정치를 이상으로 한다. 이 시에서는 이같은 군주의 정치가 쥐로 표상되는 간신배에 의해 피폐화됨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옛말에 ‘나라에는 도둑이 있고, 집안에는 쥐가 있다.’는 말과 통한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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