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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로 3억5000만원 빚 갚은 기적의 아버지

    이종룡(49·전북 전주)씨는 ‘알바의 달인’ ‘기적의 사나이’로 불린다. 이씨는 하루에 신문 배달, 떡 배달, 학원차 운전, 목욕탕 청소 등 7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잠을 2시간밖에 못 잔다. ‘뼈 빠지게’ 일해서 월 450만원을 벌지만 지난 10년 동안 집에는 1000원 한장 가져다 주지 못했다. 3억 5000만원이나 되는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다. ●알바 7개 뛰며 10년만에 재기 이씨는 월 매출액이 3000만원인 시계 도매점을 운영하다 1998년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1년을 술로 방황하던 그를 붙잡은 건 다섯 살 연상의 아내 양모(54)씨와 하나뿐인 아들(30)이었다. 아내 양씨는 ‘이씨와 이혼하면 먹고 살게는 해 주겠다.’던 처갓집의 설득에도 꿈쩍하지 않고 지난 10년간 한결같이 이씨의 곁을 지켰다. 이씨는 “얌전한 부잣집 셋째딸을 낚아채 고생만 시켰는데도 끝까지 나를 믿어준 아내”라며 고마워했다. 1998년 당시 고3이던 아들은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꿈꿨지만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 충격으로 집을 나갔다. 지금은 전남 광주에서 자리를 잡고 부모에게 다달이 용돈 20만원을 보태주면서 성실하게 살고 있다. ●“아내·아들만을 위해 살겁니다” 아들을 대학에 보내지 못한 게 가장 미안하다는 이씨에게 아들은 “대학 나와도 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냐.”며 오히려 아버지를 위로하곤 한다. 이씨는 최근 사글세방을 벗어나 어엿한 전셋집을 마련했다. 이씨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가족이 희망”이라면서 “평생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죽을 때까지 아내와 아들만을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글ㆍ사진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4·29 재보선 이후-여야 거물들 행보] (7·끝) 박근혜 前 한나라당 대표

    [4·29 재보선 이후-여야 거물들 행보] (7·끝) 박근혜 前 한나라당 대표

    “숨 좀 돌리고요.” 그러곤 아무 말이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는 박희태 대표와 원희룡 쇄신위원장 등의 회동 요구에 이렇게 반응했다. 공허한 침묵이 아니라 뼈 있는 침묵이다. “친박이 발목 잡은 게 뭐가 있느냐.”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에서 그렇게 한마디 툭 쏘아붙여 친이·친박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는 다시 침묵의 정치로 돌아갔다. 박 전 대표의 다음 수는 무엇일까. 무슨 생각으로 단합의 손길을 뿌리친 걸까. 친박 쪽 의원들의 입을 빌린다면 박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당 화합의 열쇠는 이명박 대통령이 쥐고 있는데 왜 자꾸 나를 몰아세우느냐.’라고 생각하고 있다. “억울하다.”는 의원들도 있다.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정현 의원은 13일 “박 전 대표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말고 ‘원칙’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일까. 한 친박계 의원의 발언에서 유추할 수 있다. 그는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아서 큰 움직임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재·보선 결과를) 반성하지 않고 대신 정계개편을 하려고 복잡하게 머리를 쓰는 정당은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계속 가는 것은 원칙이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방관과 책임 회피의 정치는 원칙이며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정현 의원은 “우선 당의 열기를 식혀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또 다른 친박 쪽 의원은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박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옆에서 부상하던 2인자인 김종필 전 총재가 어떻게 됐는지를 잘 지켜보고 배웠다.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선다면 이 대통령의 지도력이 분산되고, 박 전 대표는 이를 이유로 견제 받게 된다.” ‘(박 전 대표가) 가만히 있는 것이 곧 (이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는 논리다. 측근 의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당분간 박 전 대표가 정치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기존의 생각이 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한 의원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에 ‘이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를 붙인다. 그 부분이 핵심일 수 있다. ‘계파와 갈등의 정치’에 발목 잡히지 않고 ‘MB식 국정 운영’에 매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생각을 박 전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국정 동반자’나 ‘권력 분점’은 이미 두 사람 사이에 잊혀진 ‘약속’이 되어 버렸다는 상황 인식이 박 전 대표를 외길로 몰고 있는지 모른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남성호르몬제 바른 후 어린이와 접촉 주의

    남성호르몬제를 바른 성인과 피부가 닿은 어린이에게 성기 이상발달 등 부작용이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미국에서 남성호르몬 연고인 테스토스테론 겔을 사용한 사람과 접촉한 어린이에게서 부작용이 보고됐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서한을 12일 의·약 단체에 배포했다. 테스토스테론 겔은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남성에게 투여되며 남성갱년기 등의 증상에 이용된다.식약청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남성호르몬제를 바른 남성과 접촉한 어린이의 부작용 8건이 보고됐다. 부작용은 비정상적인 생식기 확대, 뼈 조기 성숙, 성욕 증가, 공격적인 행동 등이 나타났다.국내에는 씨제이제일제당의 ‘토스트렉스 겔’과 한미약품 ‘테스토 겔’ 등 4개 품목이 유통 중이다. 식약청은 남성호르몬제를 바른 후 어린이와 피부접촉을 피하고, 바른 부위를 비누로 씻는 등 복약지도가 철저히 이뤄지도록 당부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이식용 뼈·피부도 건보 적용

    사체(死體)에서 떼어낸 피부·뼈·연골·근육 등의 이식용 인체조직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체조직전문평가위원회를 만들어 인체조직의 건강보험 적용과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식 전문의사 등 12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은 인체조직의 적절한 건보수가를 책정하게 된다. 인체조직은 살아있는 사람이나 뇌사자에서 적출한 장기와 달리 사체에서 떼어낸 피부·뼈·연골·근육 등을 뜻한다. 지금까지는 대다수 사체 조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특히 중증 화상환자의 경우 단 1회의 피부이식 시술에도 수천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위원회를 통해 인체조직의 건강보험 적용안이 마련되면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체조직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세부 기준을 이달까지 마련한 뒤 법제처 심사를 거쳐 7월초에 공포할 계획이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세계 최고령 견공’ 샤넬 21회 생일을 맞다

    ‘세계 최고령 견공’ 샤넬 21회 생일을 맞다

    세상에 견공이 몇 마리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기네스북을 펴내는 기네스 월드 레코즈는 지난해 봄에 28세이던 버지니아주의 비글 종이 세상을 떠나자 이 닥스훈트 암컷에게 ‘세계 최고령 견공’의 타이틀을 안겼다.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드니시 샤우네시란 여성이 기르는 애완견 샤넬이 6일(현지시간) 스물한 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뉴욕 포스트가 보도했다.사람 나이로 치면 147번째 생일을 맞은 셈이라고 한다. 요길 쿡 누르면 샤넬의 사진 6장을 구경할 수 있다. 샤우네시는 “얘는 도통 굽신거릴 줄 모른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정말 독립적이거든요.만약 내키지 않는 일이 있으면 그냥 제 갈길을 가버려요.” 좀처럼 샤넬은 바깥 외출을 하지 않는다.빨간 색이던 머리칼이 오래 전에 흰색으로 바뀐 이 애완견은 바깥 공기에 노출되면 나이든 사람처럼 바람이 뼈를 통과하는 듯 오들오들 떨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생일잔치를 다른 애완견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포트 제퍼슨 스테션에서 뉴욕으로 화려한 나들이를 했다.멋진 선글라스를 낀 채 말이다.  샤넬의 집은 항상 섭씨 22도 상태로 유지된다.식사로는 삶은 닭고기와 전곡류 파스타,헐거운 이빨을 특별히 감안한 부드러운 음식들이 제공된다.  여름에만 산책을 즐기고 늘 집에서 아무 일도 안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샤넬이 6주 됐을 때 버지니아주의 한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 키운 샤우네시는 고교 교장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데 “매일 샤넬이랑 5㎞ 정도를 걷곤 해요.”라며 “여전히 산책을 즐기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을 그냥 제가 안고 다녀요.”라고 말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샤넬보다 더 나이 많은 견공을 알고 계시는 분은 기네스 월드 레코즈에 항의해야 할 것 같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나를 키운다/심후섭

    [엄마와 읽는 동화]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나를 키운다/심후섭

    “아버지, 이곳의 나무를 좀 베어버려야겠습니다.” 아들이 전기톱을 든 채 씩씩거렸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곳을 갈아엎어 밭을 더 넓혀야 하겠습니다.” “아니, 밭은 지금도 묵는 것이 있는데…….” “아닙니다. 밭은 넓을수록 좋지 않습니까?” 그러자 팔십이 넘은 아버지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얘야, 너 지난번에 바닷가 낭떠러지 아래에 산처럼 쌓여 있는 양 떼들의 뼈를 보았지?” “네.” 아들의 대답은 여전히 퉁명스럽습니다. “그 뼈들이 왜 거기에 그렇게 많이 모여 있다고 생각하니?” “글쎄요. 누가 갖다 버렸겠지요.” “아니다. 그 많은 뼈를 무슨 수로 다 갖다 버리겠니? 양들이 거기에서 한꺼번에 죽었기 때문이란다.” “아니, 그럼 양떼들이 거기에서 자살을 했단 말입니까? 무엇 때문에…….” “양들은 죽고 싶어서 죽은 게 아니야.” “네에?” “뒤에서 마구 달려오니 앞에서는 밟히지 않으려고 정신없이 달리게 되었지. 그러다가 낭떠러지에 이르러서는 멈추지 못해 결국 모두 다 떨어져서 죽은 것이지.” “왜 달리게 되었는데요?” “너처럼 전기톱을 들고 설친 때문이지.” “아니, 양들에게 무슨 전기톱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양떼들은 늘 하는 것처럼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어. 그런데 뒤에 있던 한 마리가 풀을 더 탐내어 맨 앞으로 나왔지. 그러자 모두들 조금씩 더 앞으로 나오게 되었어. 그러다 보니 양들은 서로 앞지르려고 달리기 시작했지.” “왜 자꾸 앞질렀습니까?” “조금이라도 풀을 더 많이 뜯어먹으려고 그랬지.” “아니, 들판에 온통 널려 있는 것이 모두 풀인데 왜 서로 그랬습니까?” “내 말이 바로 그 말이다. 바로 앞에 있는 풀만 해도 충분한데 조금이라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서로 앞지르다 보니 나중에는 그만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까지 무리가 늘어나게 되고 말았지. 조금씩 달리던 것이 점점 더 달리게 되었고……. 그러다가 점점 더 빨라지게 되자 마침내는 무엇 때문에 달리는지도 모르고 그저 밟혀 죽지 않기 위해 냅다 달릴 수밖에 없게 되었지.” “그러다가 낭떠러지를 만났지만 멈출 수 없게 된 양들이 모조리 한 구덩이에 떨어져서 다 죽게 되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지. 네가 톱을 들고 설치는 모습이 바로 그 양떼들이 조금씩 앞 달려나간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보이는구나.” “네에.” 그제서야 아들은 톱을 내려놓고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자, 그 톱을 다시 들고 저 백과공(白果公) 밑으로 가 보자.” “백과공이라고요?” “그래. 저 은행나무는 열매가 하얗지 않으냐? 그래서 옛사람들은 저 나무를 가리켜 ‘흰 열매를 가진 노인’이라는 뜻으로 ‘백과공’이라고 불렀어. 나무를 사람처럼 대하는 것이지. 나무를 사람처럼 부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해. 그건 바로 나무도 친구로 볼 수 있기 때문이지.” “네에.” “자세히 봐. 저 나무는 사람처럼 위엄을 갖추고 있지 않으냐? 다른 나무도 그렇지만 저 나무는 더욱 의젓하게 생겼고…….” “네, 그렇군요.” 백과공은 노인이 늘 기대어 쉬는 은행나무였습니다. 이삼백 년도 더 되어 밑둥치만 해도 열 아름이 넘었습니다. 나무 밑에는 안락의자가 놓여 있었고, 찻잔을 놓아두는 탁자도 있었습니다. 탁자 위에는 노인이 가끔씩 건강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하는 전파탐지기도 놓여 있었습니다. “자, 이 탐지기의 관을 저 나무둥치에 대어 보거라.” “네.” 아들은 귀마개처럼 생긴 탐지기의 관을 굵은 가지에 갖다 걸었습니다. “자, 이번에는 톱을 들고 그 나무에게 다가가 보거라.” 아버지는 전파탐지기의 스위치를 올리며 말했습니다. 아들은 톱을 윙윙 울리며 나무에게로 다가갔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전파탐지기의 바늘이 갑자기 날카로운 곡선을 마구 그려댔습니다. 아들은 깜짝 놀라 하마터면 톱을 떨어뜨릴 뻔하였습니다. 전파탐지기에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날카로운 선이 마구 나타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봐라. 네가 톱을 들고 다가가니 나무가 이렇게 놀라지 않니?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나무의 이런 비명이 계속되면 우리 인간들에게도 좋을 것이 없어. 사람들도 이런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 빨리 죽게 되고 말 것이야. 자, 이걸 좀 보거라.” 노인은 톱을 밀어내고 백리향꽃 화분을 들고 나무에게로 다가갔습니다. 백리향은 향기가 백 리까지 퍼져나간다고 붙여진 이름이었습니다. 그러자 전파탐지기는 화면에 부드러운 물결선을 그렸습니다. “자, 나무에게 아름다운 꽃을 들고 다가가니 이렇게 평화스러워하지 않느냐. 평화스러운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사람도 저절로 평온해지게 되지.” “네에.” 아들은 다시 한번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너, 나무도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겠지.” “네. 들어보았습니다.” “그래, 나무에게 시끄러운 기계 소리와 음악 소리를 오래 들려주었더니 음악 소리를 들려준 쪽이 훨씬 더 건강하게 잘 자랐다고 하지 않더냐.” “네에…….” “말이 없어 보이는 듯한 나무이지만 이처럼 다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런데 우리는 지금 당장 배불리 먹으려고 나무를 마구 베어내고 있어. 그러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니?” 아들은 대답 대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야. 우리는 나무에게서 많이 배워야 해.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역사를 짐작할 수 있어. 동네 근처에 있는 참나무에는 어른 눈높이쯤에 상처가 많아.” “누가 나무를 해롭게 하였군요.” “그렇지. 흉년이 들면 도토리를 따기 위해 커다란 돌멩이로 나무 등걸을 마구 때린 때문이지. 나무에 상처가 많이 생긴 해에는 인심도 사나웠다고 볼 수 있지.”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이 많이 썩고 있었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사람들은 자꾸 욕심을 낸 때문이야. 도토리나무는 흉년이 들면 일부러 열매를 많이 맺어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어. 그리고 풍년이 들면 열매를 적게 맺어 힘을 아껴 두고…….” “정말입니까?” “그렇지. 비가 적게 오면 곡식은 목이 말라 흉년이 들지만 도토리나무는 열매를 더 많이 맺게 되지. 비가 적으면 바람으로 이루어지는 가루받이가 더 잘 이루어지는 때문이지. 반대로 비가 많이 오면 곡식은 풍년이 들지만 도토리는 적게 달리게 되지. 그리하여 결국은 힘을 아끼는 셈이 되지. 다 하늘이 만들어낸 오묘한 삶의 이치이지.” “네에.” “그런데도 사람들이 자꾸만 나무를 때려 억지로 따내는 바람에 나중에 꼭 필요할 때에는 그 열매를 제대로 얻을 수 없게 되고 말지.” “아, 그러고 보니 지금도 지구의 곳곳에서 숲이 사라지는데 숲이 없어지는 만큼 사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막이 늘어나는 만큼 사람은 더욱 살아가기 힘들게 되고…….” “그렇지. 사막에서 불어오는 흙바람 때문에 숨쉬기에 얼마니 힘드니? 따지고 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우리를 살려주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만물양아설(萬物養我說)을 거역하고 있어.” “네에? 만물양아설이라고요?” “그래, 나무와 풀은 물론이고 발에 이리저리 채이는 돌멩이까지. 그러니까 이 세상 모든 사물이 다 우리들을 길러주고 있다는 것이야. 우리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한데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지.” “네.” 아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무렵 손자가 학교에서 돌아왔습니다. 손자의 손에는 나무 한 그루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가지에는 발그레한 꽃눈이 맺혀 있었습니다. “웬 것이냐?” 할아버지가 나무를 받아들며 말했습니다. “오다가 냇가에서 주웠습니다. 물에 떠내려 온 것 같습니다.” 꽃나무는 물에 씻겨 껍질이 더러 벗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래, 어떻게 하려고?” “이 나무는 우리 집에는 없는 나무 같아요. 우리 집 담 밑에 심겠어요.” “그래, 그거 참 좋은 생각이로구나. 네 덕분에 우리 집이 더욱 아름다워지겠구나. 새로 철쭉꽃이 들어왔으니…….” “네에, 새 철쭉꽃이라고요?” 손자가 궁금해하였습니다. “그래, 철쭉이라는 이름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는 ‘척촉(??)’에서 왔대.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는 사람이 자꾸 멈칫거리게 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척촉’인데 이 말이 변해서 ‘철쭉’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앞으로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 네가 심은 이 꽃나무를 들여다보고 ‘야, 아름다운 꽃이로구나.’ 하며 걸음을 멈칫거릴 테니 바로 이 꽃이 새 철쭉꽃이 아니고 무엇이냐? 허허허!”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하하하! 꽃이 피거든 멀리 있는 이웃들을 초대해야 하겠습니다. 이웃을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으니…….” 아들이 톱을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네, 그게 좋겠어요. 하하하!” 손자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온 집안이 웃음꽃으로 가득 찼습니다. ●작가의 말 이제 전 세계는 전쟁 난민이 문제가 아니라 기후 난민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고온과 물 부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사람들이 해마다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공룡의 뼈가 발견되고 숲의 흔적이 발견되는 것은 그 옛날 이곳이 깊은 밀림 지대였음을 말해 줍니다. 그러나 지금은 황사를 일으키는 메마른 사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도 점차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리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약력 ▲1953년 경북 청송 진보에서 출생 ▲경북대학교 교육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 박사)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 및 ´소년´지 동화 추천 완료 ▲제1회 MBC창작 동화 대상, 대구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수상 ▲동화집 ´나무도 날개를 달 수 있다´, ´의로운 소 누렁이´ 등 50여권 지음 ▲현재 대구학남초등학교장 및 대구교대 겸임교수
  • 임플란트 앞서 ‘자연치 소생술’ 고려를

    임플란트 앞서 ‘자연치 소생술’ 고려를

    흔히 충치나 치주염 등으로 망가진 치아는 회복이 어렵다고 믿고 별 고민 없이 빼는 사람이 많다. 임플란트가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최후에 선택해도 늦지 않다. 임플란트는 관리를 잘할 경우 수명이 15년 안팎이고 어려운 시술이나 비용 부담, 자연스런 느낌 등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자연치보다 못하다. 물론 망가진 자연치를 모두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살리는 게 낫다. ●잇몸 경계선 5㎜ 파고든 충치도 살려 치아 상실 원인의 절반은 충치다. 충치가 심해 잇몸경계선까지 썩어들면 지금까지는 치아를 뽑고 인공치아를 해넣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충치 부위를 제거하면 대부분은 남은 이뿌리가 작아 크라운 등 인공치아를 얹기 어려워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남은 이뿌리를 위쪽으로 옮겨 인공치아를 얹는 재생술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자연치를 살릴 수 있다. 치아를 옮겨 뼈가 빈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뼈조직이 차오르게 된다. 이런 자연치소생술은 비용이 임플란트의 절반 수준이며, 치료 기간도 1개월로 임플란트의 3분의1에 불과해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연치재생술로는 잇몸 경계선 밑을 5㎜까지 파고든 충치나 외상으로 뿌리가 절반가량 손상된 치아까지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잇몸 밑으로 5㎜ 이상 파고든 충치나 뿌리가 많은 어금니는 시술이 어렵다. 살려낸 자연치는 보철물 교체 등 관리만 잘하면 임플란트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도 있다. 염증으로 잇몸뼈가 녹아들면 토대가 약해진 치아가 흔들리다 통째로 빠지게 된다. 이 경우 대부분 회복이 어렵다고 알지만 이런 치아도 ‘잇몸재생술’로 얼마든지 재생이 가능하다. 약해진 치조골을 인공뼈로 보강해 잇몸재생을 유도하는 원리다. 기존 잇몸뼈와 인공뼈를 결합시켜 흔들리는 치아를 단단하게 고정시킨다. 이뿐 아니라 치아 사이를 꽉 채우고 있던 잇몸이 점차 녹아 내리면서 치아가 길쭉해지고 엉성해져 치아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외관을 해치는 경우에도 이 재생술로 회복시킬 수 있다. 소요되는 시술시간은 30분∼1시간 정도. ●임플란트 시술은 잇몸 회복부터 자연치를 살릴 수 없다면 인공치아를 해넣어야 한다. 음식을 씹거나 미관을 고려하면 가장 나은 방법은 임플란트다.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임플란트를 지지할 잇몸을 만들어야 한다. 잇몸이 약하면 임플란트를 지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잇몸 회복 프로그램을 통해 잇몸뼈와 잇몸길이·모양 등을 단계적으로 개선한 뒤 시술을 하게 된다. 흔히 임플란트는 썩지 않는다고 여겨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자연치처럼 임플란트 치아에도 ‘임플란트 주위염’이라는 잇몸병이 생길 수 있다. 임플란트 주위에 세균막인 치태(플라그)가 생겨 염증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임플란트 치아는 손상된 잇몸 위에 심은 경우가 많아 정상 치아보다 잇몸뼈 파괴가 더 잘 오고, 양상도 심각하다. 따라서 임플란트 시술 직후에는 매 3개월, 1년 후부터는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을 받아 나사풀림 등을 살피고, 스케일링을 해줘야 한다. ●치아 지키려면 수시로 ‘아~’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자연치아 수는 17.2개에 불과하다. 건강한 치아를 오래 지키려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적어도 1년에 한번은 치석·치태를 제거하고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가정에 치과용 덴탈 미러를 준비해 수시로 치아 안팎을 살펴보는 습관도 필요하다. 지오치과네트워크 이승범 원장은 “임플란트 때문에 쉽게 자연치를 빼는 사례가 많다.”며 “치아의 기능이나 관리 등을 고려할 때 자연치를 살리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지오치과네트워크 이승범·송상헌 원장
  • 팔 쳐들 때 아프면 ‘어깨충돌증후군’ 의심

    팔 쳐들 때 아프면 ‘어깨충돌증후군’ 의심

    사람의 신체 중 가장 운동량이 많은 부위는 어디일까? 답은 어깨다. 어깨는 세수하고, 밥 먹고, 옷을 입는 등 일상적 동작만 따져도 하루에 3000∼4000번이나 움직인다. 따라서 어깨는 어떤 신체 부위보다 빨리 퇴행성 변화가 오는가 하면 부상의 부위·증상·원인에 따라 관련 질환도 50가지를 넘는다. 특히 최근들어 운동인구가 늘면서 가장 빈발하는 어깨질환이 바로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의료계에서는 어깨질환자 10명 중 3명은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로 보고 있다. ●견봉과 상완골이 부딪쳐 통증 유발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처마처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볼록한 부분)과 상완골(팔 위쪽 뼈)이 부딪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어깨관절이 건강하면 견봉과 어깨근육 사이가 넓어 문제가 없지만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할 때, 외상이 있을 때는 이 간격이 좁아져 마찰이 생기고, 이로 인해 근육에 염증이 생긴다. 바로 어깨충돌증후군이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증상에 따라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25세 이하의 활동적인 사람이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해 생기는 경우로, 주로 어깨 앞쪽에 통증이 있으며 보통 운동치료로 완치된다. 2단계는 25∼40세의 연령층에 많으며, 통증과 근육통이 반복되고, 근육이 굳어지는 섬유화가 진행된다. 팔을 드는 등 특정 자세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운동치료만으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3단계는 40세 이상에 많으며 회전근개파열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가 가능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기본적으로 노화에 의한 퇴행성 질환이어서 30∼40대 이상의 연령층에 가장 많다. 노화 외에 어깨관절의 탈구와 관절염, 어깨를 돌리게 하는 근육인 회전근개의 변성, 견봉뼈가 거칠거나 견봉 부위에 뼈가 돋아나 회전근개를 자극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수영·배드민턴·골프·농구 스쿼시·테니스 등과 같이 어깨 동작이 많은 운동으로 비교적 젊은 층인 20∼30대에 어깨충돌증후군을 얻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비좁은 책상에서 장시간 업무를 봐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도 비교적 잦다. 대표적인 증상은 팔을 위로 쳐들 때 오는 통증이다. 따라서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을 때, 샤워 등 일상적 동작을 취할 때마다 고통과 불편을 겪게 된다. 그런가 하면 팔을 움직일 때 뭔가 걸리는 듯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오십견’으로 오해하는 환자 많아 전문의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깨통증을 오십견이라거나 ‘잠깐 이러다 말겠지.’하고 치료를 미룬다.”며 “실제로 오십견으로 여겨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2명가량은 어깨충돌증후군 환자”라고 말했다. 문제는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운다는 사실.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결국 힘줄이 망가지는 회전근개파열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가진단과 치료 어깨충돌증후군은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우선, 팔을 머리 위로 쳐들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손과 팔이 등 뒤로 잘 돌아가지 않을 때,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는 등 일상적인 동작 때 통증이 느껴지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통증은 낮보다 밤에 심하며, 더러는 팔을 움직일 때 어깨에서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어깨 사용을 줄이거나, 간단한 운동요법만으로도 치료가 된다. 통증이 비교적 심한 경우라도 국소 주사요법으로 견봉 아래 공간의 염증을 줄일 수 있으나 주사를 남용하면 오히려 어깨 회전근육을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런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크므로 MRI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사 결과 증상이 심각하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견봉 부위를 말끔하게 다듬는 견봉성형술이 필요하며, 어깨힘줄이 파열됐다면 봉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
  •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이야기3] 낙타를 알면 아랍이 보인다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이야기3] 낙타를 알면 아랍이 보인다

    지금은 대도시에서 첨단 생활을 하는 아랍사람들도 50년 전만 해도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살았다. 물이 있는 오아시스에서는 대추야자와 낙타가 주요한 삶의 동반자가 된다. 대추야자는 오아시스의 유일한 식물성 식량이다. 사막을 횡단하던 캐러밴(대상)들이 대추야자 두 알로 한 끼를 해결할 정도로 칼로리가 뛰어나다. 사막의 비상식품인 셈이다. 낙타는 더욱 중요하다. 의식주 생활에 끼치는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낙타, 생존의 동의어 유목사회에서 가축 사육 선호도는 수송과 이동 기능, 의식주 동반자 기능, 전쟁 수행 보조 역할 등에 의해 결정된다. 낙타는 400kg 이상의 짐을 적재하고 물 한 모금 안 마시고도 400km를 이동해 갈 수 있다. 뜨거운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이나 새로운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아랍 유목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막의 동반자이다. 또한 낙타는 양질의 고기는 물론 풍부한 젖을 공급한다. 낙타 한 마리를 잡으면 적어도 200kg 정도의 고기가 나온다. 5인 한 가족이 매일 2kg(3근 반) 정도의 고기를 소비한다 해도 3~4개월을 견딜 수 있는 주요한 식량이다. 여기서 다양한 육류 보존법이 생겨났다. 훈제와 염제는 기본이고, 향신료나 양념을 바르거나 건조시켜 육포를 만든다. 보존식품은 이처럼 유목사회에서 개발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길에서 만난 아랍사람들에게 낙타고기를 먹어 봤느냐고 물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낙타는 잡아서 고기를 취하는 것보다 살려서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완벽한 생태 순환 동물 우선 낙타는 인간에게 풍부한 젖을 제공해 준다. 가끔은 사람들이 물처럼 낙유를 그냥 마시기도 한다. 마시고 남는 젖은 요구르트(응고상태)를 만들고, 다시 발효시켜 라반(액체 요구르트)으로 만들어 마신다. 남은 젖으로는 수백 종류의 치즈를 만든다. 두부 같은 치즈에서부터 몇 년을 두어도 변하지 않는 바위처럼 딱딱한 다양한 치즈로 식량 문제를 해결한다. 이뿐인가! 버터를 만들고 락토스라는 유당을 추출하여 당분을 해결한다. 말려서 분유나 전지분으로 보관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정발효시켜 젖술을 만드는 일이다. 물론 이슬람이 받아들여진 이후에 술은 금기되었지만, 낙타 젖술은 삶의 애환을 달래고 낭만을 노래하던 유목생활의 청량제였음이 분명하다. 그외 낙타 가죽으로는 텐트나 신발을 만들고, 털로는 카펫이나 깔개를 짠다. 뼈판은 기록이나 그림의 캔버스로 사용한다. 요즘도 이스탄불이나 테헤란, 카이로 등지의 관광지에는 낙타 뼈판에 채색을 하고 판넬 속에 아름다운 미니어처(세밀화)를 그려 판매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낙타오줌은 여인들이 머리 감는 샴푸 대용으로 사용한다. 물이 귀한 생태환경에서 물로 세수나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연에 대한 도전이요,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여인들은 오줌을 큰 통에 받아 두었다가 날을 잡아 머리를 감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사회적 신분이나 부의 척도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 여자가 얼마나 자주 머리를 감느냐 하는 것이다. 오줌으로 머리 감는 횟수는 바로 소유하는 낙타의 양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관개시설이 완비되고 담수화 시설 덕택에 전통 오아시스촌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그럼 낙타 똥은 어디다 사용할까? 낙타의 배설물은 말려서 훌륭한 연료로 쓴다. 석유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잘 쓰지 않는다. 낙타 똥은 생각보다는 잘 타서 요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낙타는 수송과 전쟁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동물이다. 목축과 제한된 오아시스 경작이 주가 되는 경제순환에서 교역은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주된 통로이다. 그러나 교역로는 부족 간이나 국가 간에 평화가 유지될 때는 제대로 기능하지만, 평화구도가 깨어지면 금세 약탈과 침략 루트로 돌변한다. 어떤 경우라도 낙타는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낙타 없는 교역이나 전쟁은 상상할 수 없다. 낙타는 생존과 동의어이다. 금기시 되는 돼지고기 반면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를 철저한 금기 식품으로 금하고 있다. 코란에서도 하느님의 명령으로 돼지고기 금기가 명시되어 있다. 굳이 종교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낙타의 경우처럼 오아시스 생태방정식에 돼지를 적용해 보면 답은 보다 명확하다. 우선 돼지는 지방질과 병원균 함유 때문에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춰도 자연 상태에서 부패해 버릴 뿐만 아니라 건조되지 않는다. 낙타 한 마리를 잡아 몇 달이고 가족의 식량을 충당하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보존식품이 불가능하여 바로바로 처분하지 않으면 고기의 기능이 상실되어 버린다. 둘째, 돼지는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젖의 잉여분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 새끼에게도 모자라는 젖을 인간에게 제공해 주지 못함으로써 어마어마한 유제품 음식이 소멸되어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돼지 가죽, 두꺼운 삼겹살 껍질을 어디다 쓰겠는가? 그리고 돼지 털은? 돼지 뼈와 배설물은 또 어떠한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의 말린 배설물은 모두 초식동물이다. 돼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잡식동물이기 때문에 그 똥을 연료로 쓸 수가 없다. 따라서 돼지가 주는 의식주 동반자 기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수송과 이동 기능은 어떤가? 그리고 전쟁 보조 기능은? 너무나 분명하게 돼지고기가 금기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처럼 문화연구는 막연한 것 같지만, 때로는 수학공식 풀듯이 명쾌한 대답이 나오는 법이다. 글·사진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손담비 “생애 첫1위, 대성통곡했어요” (인터뷰)

    손담비 “생애 첫1위, 대성통곡했어요” (인터뷰)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 “저… 정말 대성통곡했어요.” 손담비가 생애 첫 1위 트로피를 안았다. 손담비는 지난 10일 생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 K-차트에서 타이틀곡 ‘토요일 밤에’로 단 2주 만에 정상에 우뚝 서는 놀라운 수확을 거뒀다. 지난해 ‘미쳤어’로 의자춤을 히트 시키며 최고의 섹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그였기에, 올해 상반기 컴백에 대한 본인의 부담 및 책임감도 적지 않았을 터. 익히 ‘지독한 노력파’로 알려진 손담비는 “하루 16시간 이상을 연습실에서 매진했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공중파 가요방송 차트 1위. 2007년 6월 데뷔해 약 2년여 만에 이룬 쾌거였다. 연습은 값진 눈물로 돌아왔다. 대중들은 처음 그를 봤을 때 ‘여자 비’라는 애칭을 지어줬지만 2009년 현재 손담비를 ‘여자 비’로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수많은 패러디를 주도하며 ‘손담비’란 이름 석 자가 수식어가 된 이 여가수…. ‘우먼 파워’ 손담비가 ‘생애 가장 눈부셨던 그 날’을 털어놨다. [ 손담비와 나눈 일문일답 ] - 1위를 거머쥔 순간, 많은 눈물을 쏟았는데요. 눈물이 아니라 저 정말 대성통곡했어요.(웃음) 후에 방송을 보니까 너무 펑펑 운 거 있죠. 이 날을 위해서 힘들었던 나날들이 마치 슬라이드 사진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정말 조금이라도 예상했었다면 그렇게 울진 않았을텐데…. 깜짝 놀라서 그만 창피하게. 하하. - 지금은 실감이 되나요? 아니요, 아직도 잘 믿겨지지 않아요. 트로피를 보면서도 현실이 아닌 것 같고요. 주변에서 너무 많이 축하해주셔서 ‘내가 행복한 사람이구나’ 새삼 느끼면서 감동 받고 있어요. - 누가 가장 기뻐하시던가요? 가족들과 처음부터 함께 고생하셨던 소속사 스태프 여러분들이요. 데뷔 전후 약 5년간 저를 믿고 지탱해주신 분들이에요. 부모님도 너무 대견해 하시고요. - ‘미쳤어’가 잘돼서 어깨가 무거웠죠? 솔직히 부담감을 안고 앨범 작업을 시작한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바꾸고, ‘미쳤어’를 발판 삼아 멋지게 이뤄내겠다고 결심했죠. 또한 ‘정규 1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도록 지금껏 어느 앨범 보다 더 공을 들여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앨범이에요. 그래서 이번 결과에 대한 감회가 더욱 벅차고 새롭습니다. - 근 1년간 대형기획사가 아닌 가수가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없었는데요. 네, 그래서 더욱 값지고 소중히 생각합니다. 메이저 기획사가 아닌 다른 가수 분들께서도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1위’라고 하셨어요.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 축하 파티는 했나요? 방송 후 스텝 분들과 조촐하게 가졌고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 후요? 연습실로 향했어요.(웃음) - 23개월 만에 거둔 값진 1위, 앞으로 각오는? 데뷔 후 짧은 기간 내에 정상에 선 가수들을 보면, 부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내가 1위를 하면 다른 느낌일 거야’라고 생각하며 더욱 연습에 몰입했어요. 발톱이 빠지고 뼈가 어긋나고…그래도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이 있어 늘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더 열심히, 변함없이 열정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고장 이 맛!] 당진 실치회

    [내고장 이 맛!] 당진 실치회

    ‘뱅어포’로 많이 알려진 뱅어는 갯마을에선 주로 ‘실치’로 불린다. 10㎝ 이하의 반투명 어류로 몸통이 실처럼 가늘어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실치를 회로 맛볼 수 있는 기회는 5월 중순까지다. 이후에 잡히는 실치는 뼈가 굵다. 내장이 커져서 쓴 맛도 난다. 이것들은 포(뱅어포)로 만들어 양념을 발라 구워 먹거나 쪄 먹는다. 태안 등 서해안을 타고 북상한 실치가 요즘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서 제철을 맞고 있다. 이곳에서 ‘해안선횟집’을 운영하는 이연순(44)씨는 “몰려드는 차로 길이 막힐 정도”라며 “주말에는 하루 1000여명의 손님이 찾는데 대부분 실치회를 주문한다.”고 말했다. 회 양념은 오이·당근·사과·깻잎·미나리·마늘 등 갖은 야채를 잘게 썬 모음에 고춧가루와 참기름 등을 버무려 만든다. 여기에 갓 잡은 실치를 넣고 취향에 따라 초고추장으로 조절하면서 먹는다. 초고추장을 미리 넣어 무치면 물이 많이 생겨 맛이 떨어진다. 실치회는 연하고, 상큼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새콤달콤하다. 비릿한 바다냄새도 난다. 봄철 별미다. 소주 안주로 제격이다. 1접시에 2만원, 2~3명이 먹을 수 있다. 실치국도 인기다. 시금치나 아욱에 된장을 넣고 끓인 실치국은 해장에 좋다. 구수하고 고소하기도 하다. 집에서 해장국을 끓여 먹으려고 일부러 실치를 사가는 사람도 많다. 생 실치는 1㎏에 7000원. 밀가루에 쪽파 등을 넣고 기름에 지져 만든 ‘실치전’도 이곳 음식점에서 인기다. 실치는 칼슘과 인이 많이 함유돼 건강 및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른한 봄철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영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오는 11~12일 ‘장고항 실치축제’가 열린다. 동춘서커스와 사물놀이 공연, 맨손 고기잡기 대회, 만선풍어제, 수산물 깜짝경매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실치포 만들기 및 시식회도 있다. 당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정동영-DJ와 손학규

    “형님. 동영입니다. ○○에 있습니다.” 정동영(DY)은 권노갑에게 수시로 전화했다. 2007년 대선 경선 때다. 앞서 권노갑은 병원신세를 졌다. 감옥에서 얻은 지병 때문이다. 정동영은 병문안을 갔다. 권노갑 사면 뒤에도 인사갔다. 정동영은 계속 고개 숙였다. 권노갑은 미움을 풀었다.권 전 국민회의 고문은 김대중(DJ)계의 맏형이다. 정 전 통일장관의 입당원서도 받았다. 물심 양면으로 도왔다. 2000년 12월 둘이 만났다. 정 전 장관이 얘기를 꺼냈다. “형님보고 부통령, 김현철이라고 합니다.” 이틀 뒤 ‘권노갑 퇴진론’을 선창했다. 권 전 고문은 분노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개탄했다.DY는 4·29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단다. 원군은 많지 않다. 박지원 의원은 환영이다. DJ와 연관짓기도 한다. 반면 정세균 대표는 ‘공천불가’다. 최재성 강기정 백원우 조정식 의원은 극력 반대다. 이들에게 DY는 ‘권노갑 신세’다. 대권에 뜻을 둔 이들도 반대그룹이다. 그래서 열심히 전화를 걸고 있다. 정동영식 ‘스킨십정치’, ‘전화정치’다.손학규 전 대표와 대비된다. 처신과 행보의 차이다. 손 전 대표는 춘천에서 칩거 중이다. 부인과 농가에서 지낸다. 일 주일에 한두 번 서울에 다녀간다. 문상이나 일이 있을 때다. 새해 초 측근들과 신년회를 가졌다. 재보선 출마 얘기가 나왔다. 그는 일축했다. “장관, 도지사도 해보고, 배지도 세 번 달았다. 무슨 재보선이냐. 나에게는 큰 꿈이 있다.”1992년 12월19일. DJ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번복한다면 ‘국민을 속이고 역사를 속이는 것’이라고 했다. 3년만에 뒤집었다. DY는 “서울 동작을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 1년만에 “전주는 정치적 모태”라고 한다. DJ와 닮은 꼴이다.DJ의 뒤집기는 정교했다. ‘국민과 역사를 속이는’ 과정은 치밀했다. 아·태평화재단 설립(1994년)→조순 서울시장 옹립(1995년 지방선거)→정계복귀 선언→제1야당 구축(1996년 총선). 본인은 대중과 거리를 뒀다. 친위대가 대신 군불을 땠다. 추종세력이 떠미는 모양새로 복귀했다. 정 전 장관은 직접 승부수다. DJ와 다른 꼴이다.민주당이 DY 복귀를 놓고 시끄럽다. ‘상처 입은 복귀’가 될 공산이 크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포기로 상처는 더 커지게 됐다. 그가 모를 리 없다. 원외 생활 6년째다. 더 오래가면 미래를 보장 못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훈평 전 의원이 동조한다. 그는 “8년을 논다면 대선 주자로선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DJ의 뒤집기를 놓고 여론은 험했다. 언론은 무차별 폭격했다. DY도 닮은 꼴이다. DJ는 1997년 초 지지도가 10%대였다. 박찬종 후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럼에도 역전을 이끌어냈다. 김종필과의 연합-이회창·이인제 분열이 먹혀들었다. 표심의 망각증도 한몫했다. DY는 22일 귀국했다. 이번 주가 내홍의 정점이 될 것 같다. 정 대표와는 전북 맹주-대권 경쟁이 걸려 있다. 공천탈락-무소속 출마는 정면 충돌이다. 절충안도 나온다. 부평을 혹은 10월 재·보선 출마 등이다. ‘뼈’, ‘모태’와 다른 지역이다. ‘살점’이란 얘긴가. 두사람의 담판이 주목된다. 손 전 지사도 ‘10월 준비설’이 나돈다. 수원 장안 재·보선 출마 얘기다. 역시 두고 볼 일이다. dcpark@seoul.co.kr
  • “자진사퇴 마땅” “윤리위 회부 지나쳐”

    신영철 대법관의 거취 문제가 국회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긴급 현안보고에서였다. 대법원이 촛불재판 진행이나 내용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며 신 대법관을 공직자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지 하루 만이다. 이 자리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신 대법관을 윤리위에 회부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 소속인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있다.”면서 “책임질 위치에 있는 사람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뼈를 깎는 노력만이 법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진정한 용기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고 국민의 용서를 받는 것”이라며 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대법원 진상조사단장인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거취 문제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윤리위가 대법관을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홍일표 의원은 “신 대법관이 윤리위로 회부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퇴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며 윤리위 회부가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주성영 의원은 “윤리위가 법적인 평가를 할 근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사안이 윤리위에 제소될 만큼 중대한 비리사건인지도 추궁했다. 최병국 의원은 “재판을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법원장의 당연한 임무이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직무유기나 다름없다.”면서 “오히려 법원장이 보낸 메일을 외부에 알려 소란을 일으킨 법관들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처장은 “이번 사태를 사법부 독립을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내고장 이 맛!] 통영 도다리 쑥국

    [내고장 이 맛!] 통영 도다리 쑥국

    남해의 봄은 도다리와 함께 시작된다. ‘봄 도다리’라는 말은 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을 정도로 도다리는 봄을 알리는 바다의 전령이다. 봄이 되면 도다리는 산란을 끝내고 살이 토실토실하게 차오른다. 이 때가 맛이 가장 좋은 시기다. 4월이 절정이다. 봄 한철 다른 어종은 도다리한테 기가 죽는다. 겨울철에는 도다리의 모든 영양이 산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육질이 무르고 맛이 떨어져 회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산란기인 12~1월 두 달은 도다리를 잡지 못하게 돼 있다. 주로 뼈가 있는 상태로 썬 회(새꼬시)로 요리해 먹는다. 쫄깃한 살점과 뼈에서 우러나는 고소한 맛을 잊지 못해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횟감으로 쓰는 도다리는 크기가 너무 작으면 살이 별로 없다. 또 너무 크면 뼈가 단단하기 때문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가 알맞다. 통영·사천·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지역에서는 봄철 도다리 쑥국이 계절 별미로 유명하다. 도다리 쑥국은 된장을 푼 물에 살아 있는 싱싱한 도다리를 넣고 끓인다. 쑥은 노지에서 막 돋아난 야생쑥을 쓴다. 한겨울 모진 추위를 견디고 나온 쑥은 그 자체가 보약이다. 연한 봄도다리의 담백한 맛과 막 돋아난 쑥의 향이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온몸에 봄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봄철 통영시내를 가면 어디서든지 도다리 쑥국을 맛볼 수 있다. 값은 1만원 안팎이다. 통영시 정량동 한산섬 식당 주인 이정재(45)씨는 “요즘 서울을 비롯해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통영을 방문해 도다리 쑥국을 찾는다.”고 말했다. 도다리는 여수를 비롯해 사천·통영·거제·마산·진해 등 남해안에서 고루 잡힌다. 어민들은 거제대교 밑을 비롯해 물살이 센 곳에서 잡히는 도다리가 맛이 더 있다고 한다.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흰살 생선으로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어 감기를 비롯해 감염성 질환에 저항력을 높여주고 시력보호 효과가 있다. 각기병 예방에 효능이 있는 비타민 B와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도 많이 들어 있다. 아름다운 머릿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엘라스틴과 콜라겐 성분도 풍부하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정동영 “정세균 체제 돕겠다…22일쯤 귀국”

    4·29 재선거 전북 덕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복귀에 대한 당내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 “정동영이 당에 가면 티끌만한 도움이라도 될 것”이라며 “귀국하면 당에 도움되는 방향으로,정세균 대표 중심으로 당이 활력있고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 전 장관은 16일 SBS 라디오 ‘이승열의 SBS 전망대’에 나와 “일요일(22일)쯤 귀국할 생각”이라며 “밖에 있는 것 보다는 안에 들어가서 백지장이라도 맞들면 가볍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출마에 대한 당내 일부 의원들의 비판에 대해 “그 분들의 비판과 반대도 달게 받겠다.”면서 “ 귀국하면 후배 의원들과도 가슴을 열어놓고 얘기 하겠다.”고 전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도 출연, “출마를 결심하면서 진심이 아니라 욕심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점이 마음의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사실 죄인”이라며 “대선 패배의 뼈아픈 부담이 있고 국민 앞에 끝없는 송구함과 부채감이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이어 “한국을 떠나올 때 새 정부가 국민을 하늘처럼 받들고 잘해주기를 바랐지만 1년이 지난 오늘 국민들은 새 정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잃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전북 덕진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은 것은 “너무 쉬운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내가 미국에서 보니 정치인들은 다 자기 연고가 있는 지역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전국 국민을 대표하더라.”며 “우리나라 정치도 기본적으로 그 지역에서 자란 인물 중 대표자를 뽑는 것이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정 전 장관은 또 지난해 4·9 총선 당시 “동작 을에 뼈를 묻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동작에서 나를 지지해준 분들에게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국회의원은 지역 일꾼만은 아니다.전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당에 있는 사람이다.당에 들어가 지도부를 돕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이를 정 대표에게 전달한 바 있다.”고 일축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Healthy Life] (14) 스포츠 손상

    [Healthy Life] (14) 스포츠 손상

    걷든 뛰든 운동은 현대인의 일상이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도 “뭐든 하긴 해야 하는데….”라며 운동할 궁리를 한다. 그런 만큼 당연히 운동으로 인한 부상도 많다. 운동을 절실하게 여기면서도 부상에 대한 사전 지식과 예방에 소홀한 까닭이다. 특히 일반적인 운동은 사지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무릎과 어깨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김성재 교수를 통해 흔히 ‘슬관절’과 ‘견관절’로 일컬어지는 무릎과 어깨 부상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손상의 전모를 살핀다. ●스포츠손상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근골격계의 부상을 스포츠손상이라고 말한다. 최근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손상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봄철에 즐기는 조깅이나 달리기, 등산 등은 발목·무릎관절과 척추 엉덩이 부분인 요추 손상이 많고, 골프는 어깨·팔꿈치관절 손상이 많다. ‘몸짱’ 열풍과 함께 헬스클럽 이용자가 늘면서 피로골절과 만성 구획증후군 등 과사용증후군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운동 횟수가 늘어 과사용증후군이 증가세를 보이는데, 이는 우리의 스포츠손상 양상이 선진국형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유형별 손상과 그 특성을 세부적으로 설명해 달라. 손상 유형은 과사용(overuse)손상, 뼈의 부상과 연구조직 손상으로 나눈다. 외상은 주로 충돌하거나 부딪혀서 생기고, 과사용 손상은 달리기, 테니스 등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유산소운동이나 갑자기 훈련량을 늘릴 때 잘 생기는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며 피로골절과 건염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포함되는 부상 중 흔한 인대 손상은 정도에 따라 1∼3도로 구분하는데, 1도는 경미한 인대 손상, 2도는 인대섬유가 일부 절단된 상태, 3도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이다. 특히 발목 바깥쪽 인대와 무릎관절 안쪽 인대는 가장 쉽게 손상을 입는 부위이다. 근육손상에는 파열과 내출혈로 특정 신체부위가 부풀어 오른 혈종, 경련(쥐) 등이 있다. 근육손상도 염좌처럼 1∼3도로 구분하는데, 다리 부위에서는 아킬레스건 파열, 테니스렉(tennis leg)으로 불리는 비복근 손상과 무릎 주위 근육손상이, 팔 부위에서는 어깨의 이두건 파열이 흔하다. 과사용손상은 발목과 무릎·엉덩이·어깨 힘줄·손목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이 중 피로골절은 대부분 운동을 멈추면 호전되지만 더러는 악화돼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없지 않다. ●각 손상별 증상과 이를 방치했을 때 생기는 문제는 무엇인가. 공통적인 증상은 일반적인 통증·종창(염증으로 부은 상태)·누르면 통증이 느껴지는 압통 및 기능상실 등이나 통증도 유형에 따라 제각각이다. 골절은 붓거나 통증, 부러진 뼈가 부딪히는 소리로 알 수 있다. 탈구는 매우 아프고 팔다리를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해 축 늘어뜨린다. 흔히 삐었다고 말하는 손상은 인대가 경미하게 찢어진 경우이고, 인대가 완전히 찢어지면 통증이 심하고 붓거나 멍이 들며 움직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단순한 근육 통증은 대부분 가벼운 근타박상인 경우가 많다. 피로골절은 정강이뼈와 족부에서 흔하고, 해당 부위에 압통·통증이 나타난다. 만성구획증후군은 운동을 하면 근육이 붓거나 경련통, 발바닥 감각이상 등이 생겼다가 쉬면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건염은 힘줄이 부어오르고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을 느낀다.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 증상을 느끼며 운동을 할수록 더 악화된다. 경미한 손상은 대부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골절, 탈구, 인대파열 등을 방치하면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골절은 신체 변형과 만성통증, 기능 장애가, 탈구는 잦은 재발과 만성적인 관절 불안정, 급성탈구는 혈관이나 신경 손상으로 영구 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인대 손상을 방치하면 2차 손상으로 진행되거나 외상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스포츠손상의 원인은 무엇인가? 원인은 크게 신체·운동·환경요인으로 구분한다. 근력은 30대 초반이나 40세부터 약해지고, 힘줄과 인대의 탄력은 30세부터, 뼈는 50세부터 점차 약해진다. 체격과 유연성, 성별 등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과사용증후군이나 부상이 생긴다. 운동요인에는 운동 종목이나 강도, 시간, 빈도와 준비·정리운동이 있다. 부상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지나친 운동, 막무가내식으로 하는 무리한 운동에 있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특히 어떤 운동이든 1주일 내에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 과사용 손상의 대부분이 이런 잘못된 운동습관으로 생긴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기후조건과 적절한 장비·기구 등 환경요인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가진단법과 치료방법을 소개해 달라. 급성 손상은 통증과 붓는 증상 등 신체적 변화가 바로 나타나지만 만성 손상은 일반인들이 자가진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운동 중 뜻밖의 통증이나 이상이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경미한 부상은 쉬거나 운동량을 줄이면 나아지기도 한다. 손상 치료를 위한 얼음찜질은 출혈과 멍을 줄이고, 마취효과로 통증을 가라앉히지만 부상 후 이틀 안에 해야 효과가 있다. 팔다리 부상에 효과적인 압박붕대는 출혈과 부기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이때 부상 부위를 높게 하면 효과적이다. 어떤 손상이든 상황에 따라 물리치료 등 비수술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를 세부적으로 보면, 골절의 경우 뼈를 맞춘 뒤 금속판이나 핀·나사 등을 이용해 고정하며, 탈구는 대부분 비수술적인 치료를 먼저 시도하되 어깨관절 등의 반복되는 탈구는 수술을 통해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기도 한다. 무릎관절 탈구는 대부분 인대 파열이 동반되기 때문에 인대 봉합이나 재건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대표적 스포츠손상인 무릎관절의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연골 파열은 관절경수술을 주로 적용하는데 결과가 매우 좋은 편이다. 인대손상(염좌) 중에서 완전파열을 뜻하는 3도 염좌라면 부분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며, 근타박상은 중증이 아니면 대부분 보존치료로 회복을 돕는다. ●스포츠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예방이 최상의 치료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기 운동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숙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체력을 점검해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즐겁게 운동해야 한다. 또 준비·정리운동을 생활화하며, 장비를 잘 갖추고, 정상 컨디션이 아니면 미련없이 운동을 그만두는 자제력을 가져야 한다. 운동은 혼자 하기보다 부부·친구 등으로 짝을 이뤄 하는 게 좋다. 그래야 사고를 당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서로 자제시켜 무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안하면 불안? 건강 해치는 운동중독 조심! 주변에 ‘운동에 미친’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운동에 얽매여 산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말이 아니다.”고 여긴다. 게다가 “죄짓는 느낌까지 들어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바로 운동중독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운동중독이란 ‘심리적으로 운동에 대한 의존성이 형성된 상태’라고 해석한다. 다시 말해 꾸준히 운동을 하던 사람이 신체적인 이유나 여행 등으로 운동을 중단할 경우 까닭없이 초조해지거나 불안해지는 증세를 말한다. 운동을 집중적으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희열이나 극치감을 맛보게 된다. 마라토너가 역주하는 도중에 갑자기 신체적 느낌이 좋아지거나 결승점을 통과할 때 느끼는 환호감을 이르는 이른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은 감정이다. 이런 감정이 성취감으로 작용해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도록 이끈다. 운동중독은 이렇게 시작된다. 김성재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번 이런 절정감을 느끼면 이 희열을 맛보기 위해 점점 운동의 강도를 높이게 된다.”며 “더러는 자신의 운동능력을 초과하는 강도의 운동을 하다가 신체 손상을 초래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김 교수는 “운동 중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운동의 강도를 높이려는 공통점을 보인다.”며 “중독 증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운동 조절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 자신의 운동량이나 강도, 횟수 등에 견줘 무리하다 싶을 때는 과단성 있게 운동을 멈출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워밍업과 스트레칭은 필수! 워밍업과 스트레칭은 운동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중요한 절차이자 시그널이다.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운동에 있어 워밍업과 스트레칭은 생략할 수 없는 과정이다. 워밍업은 육상·수영선수가 경기 전에 제자리 걸음을 걷거나 가볍게 뛰는 것, 복싱선수가 시합 전에 줄넘기를 하거나 트레이너의 지시에 따라 섀도 복싱을 하는 것 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런 동작은 몸을 따뜻하게 할 뿐 아니라, 대뇌 운동중추의 흥분 수준을 높여 격렬한 운동이나 정신적 압박에 대비하고, 심폐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또 운동 직후에 나타나는 신체의 괴로움, 즉 ‘데드포인트(Dead Point)’를 쉽게 극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준비 과정이다. 이에 비해 스트레칭은 근육과 힘줄, 관절 등을 본운동에 어울리게 준비시키는 과정이다. 신체를 운동 특성에 맞춰 적당하게 긴장시키거나 이완시켜 운동 효과를 높이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스트레칭은 탄력이나 반동 없이 건(힘줄)과 근육을 가볍게 당겨서 늘려주면 된다. 이를 위해 근육과 건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질 만큼 천천히 뻗은 후 그 상태로 10∼30초 정도를 유지해 준다. 스트레칭의 효과는 건이나 근육에 탄력을 주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 유연성을 높인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질병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나

    질병은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나

    ‘모든 사람은 의식주, 의료 및 필요한 사회복지를 포함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와 실업, 질병, 장애, 배우자 사망, 노령 또는 기타 불가항력의 상황으로 인한 생계 결핍의 경우에 보장 받을 권리를 가진다.’ 세계인권선언문 제25조에는 이렇게 명시돼 있다. 또한 제27조에는 ‘과학의 발전과 그 혜택을 공유할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그런데 인류는 자신의 ‘동료’에게 과연 과학의 혜택이 공유되도록 하고 있는가. ‘권력의 병리학’(폴 파머 지음, 김주연·리병도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은 세계인권선언문에 나오는 권리를 누리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 결과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평등이 지속되고, 선진국의 정책결정자는 자신의 ‘동료’인 인류가 고통받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유아사망률은 물론 암발병률, 흡연율, 우울증, 자살률, 사실상 무작위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통사고 사망률까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왜 질병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오는 것인가? 파머는 이 질문에 “질병과 가난, 인권의 침해는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그 분포와 영향력 역시 무작위로 나타나지 않는다. 즉 권력에 의한 병리증상으로, 누가 고통받고 누가 보호받을지를 결정하는 사회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답했다. 의사이자 인류학자인 저자는 아이티, 페루, 러시아, 르완다, 멕시코 등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치료 기준을 높이기 위해 애써 왔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불평등한 사회가 질병의 확산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체감한 것이다. 즉 에이즈나 폐렴은 이미 현대 의료기술로 치료할 수 있고, 심지어 예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시장의 효율성,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돈 없는 사람들에게 고통과 죽음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구조적인 폭력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중미 카리브해의 아이티에서 교통사고로 분쇄골절을 당한 청년 마노는 부러진 뼈를 제대로 고정하는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다리를 잃을 수 있다. 파머는 이것은 범죄라고 주장한다. 파머는 이런 식으로 가난한 사람에 대한 구조적 폭력의 ‘사례’를 보여 준다. 파머는 사회·경제적 권리인 의료, 주택, 깨끗한 물, 교육 등과 같은 권리를 인권운동 진영에서조차 의붓자식처럼 홀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의 의료문제에 관심을 갖자고 말한다. 그렇지 않다면 권력의 공범이라는 것이다. 파머가 후기에서 밝힌 산디니스타 출신의 시인 레오넬 루가마의 시는 한 지구 안에서 사는 서로 다른 인류의 삶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루가마는 ‘지구는 달의 위성이다’라는 시에서 ‘아폴로 8호에는 엄청난 돈이 들었지만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 개신교 신자인 우주인들은 달에서 성경을 읽었다. 그리하여 모든 기독교인들은 놀라고 기뻐했다. …아카왈린카 사람의 자녀는 배고픔으로 인해 태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태어나기에는 너무나 굶주리고, 태어나더라도 굶주림 속에 죽어간다. 가난한 자들에게 복이 있나니 그들은 달을 얻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일은 진짜 아프리카나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이 책에 추천사를 쓴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아미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는 제1세계의 빈곤층은 사실상 제3세계에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가장 큰 도시인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에 사는 흑인의 평균수명은 훨씬 가난한 중국이나 인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보다도 짧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지난 연말부터 국내에도 신빈곤층이 형성되고 있다. 경제위기는 곧 88만원 세대, 비정규 노동자,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이다. 건강보험 자격이 상실되면 그들의 부양가족까지 의료의 사각지대에 떨어진다. 최근 2~3년 사이에 정부와 재계가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의 확대 등 국내에서도 의료의 상업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권력의 병리학’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1970년대 이후로 국가가 운영하는 건강보험의 확대로 ‘약 한번 못 써보고, 병원 한번 못가보고’ 식의 탄식은 사라졌지만, 의료의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의료·공공정책 등 가장 기초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이 경제개혁에 선행해야 한다.”는 아미티아 센 교수의 주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1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내고장 이 맛!] 충북 옥천 ‘생선국수’

    [내고장 이 맛!] 충북 옥천 ‘생선국수’

    먹을 게 귀했던 1960년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아 내장을 빼낸 뒤 냇물에 씻는다. 고추장 양념을 넣고 끓인다. 푹 익은 고기를 뼈를 발라 먹은 뒤 남은 국물에 국수가락을 풀어 한번 더 끓여 빈속을 채운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 허겁지겁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면 충북 옥천의 생선국수를 찾을 일이다. 생선과 국수를 어떻게 같이 먹냐고 하겠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좀처럼 잊지 못한다. 생선국수를 만드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금강이나 대청호에서 잡힌 신선한 민물고기를 찜통에 넣고 중불에서 4~5시간 푹 끓인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채에 걸러 가시를 골라 낸다. 국물에 양념고추장을 풀어 간을 한 뒤 국수를 넣어 또 끓인다. 마지막으로 파·애호박·깻잎·미나리·풋고추 등을 넣고 한번 더 끓이면 생선국수가 완성된다. 후르륵 입속으로 면을 빨아들이면 육수에 녹아든 민물고기 살들이 함께 씹힌다. 생선을 뼈째 푹 우려낸 국물에 국수사리를 넣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단백질·칼슘·지방·비타민이 풍부해 남녀노소에게 모두 좋다. 애주가들에겐 해장국 대용으로 좋다. 그릇째 들고 얼큰한 육수를 쭉 들이켜면 쓰린 속이 편안해진다. 땀이 많은 사람은 생선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나면 땀을 한 바가지 쏟는다. 보약을 먹은 기분이다. 생선국수로 양이 차지 않을 때는 밥을 말아 먹으면 그만이다. 반찬은 김치나 깍두기 하나면 충분하다. 옥천 생선국수의 원조는 청산면 지전리에 있는 ‘선광집’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금화 할머니(82)가 이 집에서 1962년 생선국수를 시작했다. 1980년 서 할머니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지금은 아들 이인후(47)씨가 대물림하고 있고, 서 할머니는 계산대를 지키고 있다. 한 그릇에 5000원, 곱배기는 6000원. 옥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부모에게 버림받은 러 소녀 개가 돌봤다

    부모에게 사실상 버림받았던 러시아의 한 여자 아이를 개들이 3년 간 돌봤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디나(3)는 태어난 뒤 부모에게 제대로 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소녀가 태어나자마자 집을 나갔고 20세에 어머니가 된 안나(23)는 그 충격으로 심각한 알코올중독 빠져 아기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 부모에게서 사실상 버림받았던 소녀를 지켜준 것은 뜻밖에도 동네 개들이었다. 한 겨울 추운날씨에 개들은 서로의 체온을 나눠 소녀를 지켜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우파의 한 사회단체가 마디나를 발견할 당시 소녀는 발가벗겨진 채 개처럼 4발로 기어 다녔고 뼈를 물어뜯었다. 사람이 다가오면 개처럼 으르렁댔다. 경찰조사 결과 소녀의 어머니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다. 술에 취하면 집을 뛰쳐나가기 일쑤였으며 심지어 집에서 밥을 먹어도 자신은 식탁에서 먹고 마디나에게는 바닥에서 개들과 함께 먹게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안나는 술에 취해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기도 했는데 이들 중 누구도 마디나를 이 끔찍한 곳에서 구해주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역시 안나와 비슷한 심각한 알코올중독자들이었다. 해당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마디나는 야생에 길러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응’, ‘아니’ 2단어밖에 몰랐다.”고 말한 뒤 “다행히 그동안 개들이 소녀를 보살펴주고 놀아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은 마디나를 즉시 아동보호시설로 옮겨 건강검진 및 치료를 실시했다. 담당 의료진에 따르면 소녀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디나의 어머니는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소녀를 키운 것은 개들이 아닌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엄마밥상]골다골증에는 꽁치 한 마리라도

    [엄마밥상]골다골증에는 꽁치 한 마리라도

    뼈의 노화는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지만 골다공증은 연령에 비해 빨리, 그리고 심하게 생긴다. 골다공증은 폐경기 이후 여성, 70세 이상 남성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대다수의 경우 남녀 모두는 노인이 되면 노인성 골다공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가족 중에 골절환자가 있었던 경우를 비롯해 담배를 피우고 과음하는 사람, 신체 활동이 부족한 사람,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 스테로이드제나 갑상선 호르몬제 등 골밀도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 지나치게 마른 사람도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의 소량의 골질 손실은 45세 이후 여자와 50~60대 이후의 남자에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임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상당히 많은 양의 골질이 소실되었을 때를 골다공증이라고 말한다. 가장 드물게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40세 이하의 젊은 사람에게 발생하는 특발성골다공증이지만 요즘은 남성이나 젊은이들도 안전하지 않다. 과도한 다이어트와 인스턴트식품 섭취로 인한 영양 불균형, 음주, 흡연이 그 원인이다. 또한 한국식 식단에는 칼슘이 부족한 편이어서 칼슘의 주공급원인 우유와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골다공증이란 골밀도가 떨어지면서 마치 뼈 속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뼈가 약해져서 쉽게 부러질 뿐만 아니라 한번 다치면 잘 낫지도 않아서 심한 경우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은 시력이 감소하고, 저혈압이나 중추신경장애 등으로 잘 넘어져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족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계단에서는 손잡이를 꼭 잡고, 미끄러운 길이나 욕실 바닥은 주의해야 한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골밀도를 높이고, 뼈를 감싸고 있는 근육을 발달시켜 낙상 위험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칼슘 800m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20~49세 700mg, 50세 이상 800mg), 2005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 20대는 470mg(권장량의 67%), 30~39세는 492mg(권장량의 70%), 50~64세는 483mg(권장량의 60%), 65세 이상은 394mg (권장량의 49%) 등으로 칼슘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칼슘 요구량이 증가하는 성장기 청소년, 칼슘 흡수도가 감소하는 노인은 칼슘 섭취가 더욱 중요하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길은 먼저 칼슘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과 골세포가 뼈를 형성하고 분해하는 밸런스를 맞추어서 왕성한 분해로 골량이 감소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칼슘 섭취의 경우 칼슘이 풍부한 식품인 콩, 두부, 참깨, 들깨, 다시마, 톳, 마른 멸치, 마른 새우, 우유, 치즈, 요구르트, 탈지우유, 고춧잎, 미역, 무청 등을 매일매일 조금씩 섭취하는 것 못지않게 섭취한 칼슘이 뼈의 주성분으로 잘 이용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그러려면 식품으로 섭취하는 무기질 중에서 인의 섭취가 과다해지지 않게 하고, 마그네슘의 섭취는 부족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비타민 D와 비타민 K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튼튼한 뼈를 오래 유지하려면 뼈 형성이 최고에 달하는 30대까지 칼슘 섭취를 충분히 해서 골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뼈 분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미 노년기에 들어선 노인들은 지금이라도 튼튼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몸에 좋은 음식이 뼈에도 좋다. 채소와 과일은 하루 5~10회, 우유와 유제품은 하루 1~2회 먹는 것이 좋고 버섯이나 어패류, 콩 단백질 등은 칼슘의 흡수를 도우므로 밥에 콩 등 잡곡을 섞고, 찌개나 국에는 두부를 넣는 등 식사 중에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조리해서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술은 하루 1~2잔, 커피는 하루 2~3잔 마시는 것이 좋다. 알코올과 카페인은 칼슘 흡수율을 낮추어 뼈의 생성을 방해하고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뼈의 분해를 촉진시킨다. 탄산음료 역시 골밀도를 낮추므로 과하게 먹는 것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육류의 섭취는 삼가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단백질과 염분을 과다 섭취할 경우 소변으로 칼슘이 많이 배출된다. 규칙적으로 운동도 중요하다. 척추에 체중이 실리고 관절을 자극하는 조깅, 빨리 걷기, 자전거타기 등의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며 야외 활동을 통해 햇볕을 쬐면 칼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D가 몸 속에서 합성되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겨울철이 되면 이런 운동을 통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지지만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서 생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 온 가족의 골다공증 걱정을 없애기 위한 소박한 밥상을 차려본다면 꽁치 한 마리를 올려놓거나, 별미로 감자 굴 스테이크를 밥상 위에 올리면 즐거운 식사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꽁치조림 ■ 재료: 꽁치 2마리, 전분1/4컵, 식용유 적당량 양념재료: 간장 3큰술, 맛술 2큰술, 물엿 1큰술, 설탕 2작은술, 생강 1톨, 마늘 2쪽, 마른 홍고추 1개, 물 1/4컵 ■ 만드는 법 1. 꽁치는 머리와 꼬리를 자른 후 2등분하여 흐르는 찬물에 헹궈 이물질을 제거한다. 2. 1의 꽁치에 전분을 앞뒤로 고루 묻혀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노릇하게 지져준다. 3. 냄비에 분량의 양념과 2의 꽁치를 넣고 윤기나게 고루 졸여준다. 4. 양념이 거의 졸여지면 접시에 담아 완성한다. 제철 재료를 이용한 건강 메뉴_ 감자로 싼 굴전 ■ 재료: 감자 2개, 굴 1봉지, 소금 약간, 식용유 약간, 다진 파슬리 약간, 녹말가루 약간 굴양념: 굴소스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채를 썰어 소금을 약간 넣어 섞고 다진 파슬리를 넣어 섞는다. 2. 굴은 씻어 물기를 빼고 양념하여 녹말가루를 입힌다. 3.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감자를 굴 크기로 편 후 굴을 올리고 다시 감자를 올려서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진다. 글 이미경 월간 《쿠켄》 요리연구소 소장, 블러그 http://blog.naver.com/po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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