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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매혹과 공포 공존한 이방인 향한 시선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고 길에서 마주치면 주춤하거나 흘깃거리던 때가 언제인가 싶다. 세상이 바뀐 건 확실하다. 텔레비전만 틀면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등장해 퀴즈를 풀고 노래도 하고 전통시장과 오지 마을까지 간다. 여전히 외부자의 입을 통해 듣는 한국 사회의 이모저모에 부끄러워하거나 뿌듯해하는 시선이 교차하지만, 회회아비가 쌍화점에서 만두를 팔던 고려 이래 도래자(渡來者)가 보통 사람들과 가장 밀착해서 살아가는 시대는 지금이 아닌가 싶다. 낯선 존재, 이방인에 대한 감정에는 매혹과 공포가 공존한다.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됐던 전근대에 이방인은 수준 높은 문명의 전파자로서 경외의 대상이었다. 신라의 왕이 된 박·석·김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신화는 새로운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매혹의 빛을 더하는 신비의 장치였다. 반면 19세기 중반 조선은 “양이가 침범하여 싸우지 않으면 화친을 하는 것이고, 화친을 하면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라는 기치를 드높인 난공불락 국가였다. 서양 오랑캐, 양이(洋夷)로도 모자라 서양 귀신, 양귀(洋鬼)라는 비속어가 공공연해질 정도로 이방인에 대한 공포가 컸다. 대한제국, 이름은 드높았으나 위상은 그에 반비례했던 때에 세계를 향한 문은 열렸다기보다 ‘벌려’졌다. 불가항력적인 개방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돈과 명예와 이국적인 문화 향유와 귀족 같은 생활과 열등한 인종을 문명화시키는 사명감 등등을 좇는 이방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외교관과 선교사와 대한제국의 고문(顧問)부터 박물학자와 여행가와 도굴꾼까지, 제각기 품은 욕망에 따라 할딱할딱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다. 경멸과 연민, 그 또한 매혹과 공포만큼이나 간극이 컸다.●머나먼 브리스틀에서 온 한 남자 세계 지도에서 잉글랜드 남서부의 작은 도시 브리스틀을 찾아본다. 과거 대영제국의 무역 거점이자 노예무역의 전초기지였던 그곳은 현재 인구 46만명으로 제주시나 경기도 파주 정도의 규모다. 서울에서 가려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비행기로 13시간 이상 걸린다. 낯설고 머나먼 그곳에서 태어난 한 사람이 1904년 대한제국에 닿았다.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Ernest Thomas Bethell)로 태어나 배설(裵說)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땅에 묻혔다. 국한문·한글·영문 3종을 동시에 발행한 최초의 신문인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한 베델은, 한국의 독립과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받았다. 보도문이나 기사문을 쓰는 기본 원칙인 육하원칙은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이다. 37년이라는 길지 않았던 베델의 생애에 대해서는 바로 이 지면,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인 서울신문에 수차례 특집·기획기사가 나간 바 있다. 기사를 통해 육하원칙 중 다섯은 상세히 밝혀져 있을진대, 4월 7일 신문의 날을 기억하며 베델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동안 내가 품었던 의문은 ‘왜’라는 마지막 수수께끼였다. 왜, 무엇 때문에, 그는 한국인들을 도왔을까?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며 응원했을까? 돈벌이로 삼는 대신, 구경거리로 여기는 대신, 경멸과 혐오 대신, 값싼 동정을 베풀고 등 뒤에서 비웃음을 흘리는 대신.꽃샘잎샘이 알알한 날, 특별한 이방인을 만나는 여행길에 올랐다. 집을 나서기 전 지도를 펴 놓고 방문할 순서를 정하는데 아무래도 동선이 꼬인다. 삶의 궤적을 좇자면 집터를 확인하고 일터에 들렀다가 사망지와 박물관을 방문하는 순서가 좋을 듯한데, 걸어서 움직이기에는 지하철역 근방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게 맞춤하다. 하긴 언제라고 마음먹은 대로 삶의 행보가 딱딱 맞아떨어지던가?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일본에 갔던, 축구를 좋아하는 천생 영국인이 생뚱맞게 종군기자가 돼 조선에 왔다가 신문을 창립하고 항일운동을 벌인 것처럼 말이다. 급발진하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애당초 안전 운행의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무릇 인생길이 꽃길보다는 울퉁불퉁 돌길이거나 질퍽질퍽 진창길에 가깝기 때문이다.●베델 만나러 가는길… 홍난파 가옥도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사직터널 위로 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1933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홍난파가 소프라노 이대형과 재혼해 새살림을 차린 붉은 벽돌집이 나타난다. 이 집에 사는 동안 홍난파는 수양동우회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받은 끝에 전향했고, 이후 대동민우회에 가입해 친일 행적을 이어 가다 1941년 고문 후유증으로 죽었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두부모 베듯 자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인간이란 그런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홍난파는 나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봉선화’와 ‘고향의 봄’의 작곡가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친일파 ‘모리카와 준’일 테다. 그런가 하면 시시비비에 염증이 난 누군가는 열여덟 살의 홍난파가 처음 쓴 곡이자 한국 최초의 야구 응원가인 ‘야구가’로 그를 기억할지 모른다. ‘배팅 들고 썩 나서니 원 스트라이크. 다시 한번 갈겨 보아라, 홈런으로. 세컨드야 주의해라 공 굴러간다. 어화 홈인이로다!’ 홍난파 가옥을 끼고 돌면 오래된 빌라들 사이로 한양도성의 복원과 함께 주변을 정비해 만든 월암근린공원 입구가 나타난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표석은 인터넷 지도의 표시와 다르게 공원으로 들어오는 오르막길 왼편, 성벽 아래쯤에 자리하고 있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1904년 조선에 온 영국인 베델(한국명 배설, 1872~1909)은 이해 7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항일 언론 활동을 힘껏 지원하였다. 이곳은 그가 조선에 와서 정착해 사망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산 한옥 터이다.’●국적·인종 떠나 ‘양심적 삶’ 오롯이 조선인들을 선동했다는 치안 방해 혐의로 열린 재판의 결과가 6개월 근신에 그치자, 영일동맹으로 일본과 한편이었던 영국은 기어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을 유용했다는 공금 횡령 혐의를 덧붙여 베델에게 3주간의 실형을 선고한다. 조선에는 영국인을 구금할 시설이 없어 선편으로 중국 상하이까지 실려가 수감 생활을 한 베델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채 돌아왔다. 베델의 생애를 연구해 온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베델의 집에는 다른 외국인들이 살던 서양식 가옥이 갖추고 있던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었다. 서울역 연세재단빌딩에 있던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기 위해, 베델은 병원 가까운 호텔에 방을 얻고 ‘홍파동 2-16번지’ 집을 떠난다. 그리고 살아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베델이 마지막 시간을 보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 터에는 농협중앙회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은 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한가로이 오가는 거리에서 1909년 5월 1일 조선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죽어 간 서른일곱 살 젊은 영국인의 흔적은 찾을 길 없다. 화단에 지지대를 짚고 위태롭게 서 있는, 수령이 오백 살은 족히 돼 보이는 아름드리 회화나무는 혹시 기억하려나. 영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저 양심적인 한 인간이었던 그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지인 양기탁의 손을 잡고 남긴 짧은 유언을. “내가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원히 살아남게 해 한국 동포를 구해 주오!”(㉻에 계속) 소설가
  • 미친 개미 떼의 습격을 막은 건 기생 곰팡이였다

    미친 개미 떼의 습격을 막은 건 기생 곰팡이였다

    세계 곳곳에서 외래 침입종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본래 있던 천척이 사라진 환경에서 완벽히 적응한 외래종들은 토종 생물을 밀어내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은 물론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본래 남미 출신이지만, 미국에 들어와 골칫거리가 된 황갈색 미친 개미(tawny crazy ant, 학명 Nylanderia fulva)도 그중 하나다.  황갈색 미친 개미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공격할 뿐 아니라 자주 이동하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매우 포식성이 강한 개미로 갑자기 쳐들어와 온갖 곤충과 절지동물을 사냥하면서 해당 지역의 먹이 사슬을 흔들어 넣고 심지어 사람이 사는 곳까지 침입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살충제나 물리적 제거 외에 마땅한 구제법이 없어 현지에서는 상당히 골치 아픈 존재다.  곤충학자인 에드워드 르브런 (Edward LeBrun)은 이 개미를 8년간 연구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황갈색 미친 개미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그는 연구 중 우연히 배가 부풀어 오른 개미를 발견해 그 이유를 조사했다. 원인은 개미에 감염되는 기생성 곰팡이류인 미포자충이(Microsporidia)었다.  외래 침입종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본래 있던 곳에서 유행하는 질병이 없는 새로운 환경이다. 우연히 질병을 지니지 않은 개체들이 전파된 후 번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래 그 생물에서만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미포자충이 황갈색 미친 개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텍사스의 한 공원에 감염된 개미를 풀어 놓았다. 그리고 아직 이 질병에 노출된 적이 없는 황갈색 미친 개미가 감염될 수 있도록 핫도그로 유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해당 지역에서 황갈색 미친 개미의 숫자가 줄어들고 토종 생물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확인했다. 물론 이 곰팡이는 절대 숙주인 황갈색 미친 개미를 멸종시키지 않았지만, 개체수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유행해 개미의 개체수가 넘쳐나지 않도록 조절했다.  이번 연구는 황갈색 미친 개미 같은 외래 침입종의 생물학적 구제 방법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전염병도 생태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모든 생명체가 서로를 견제하거나 조절하면서 생태계를 꾸려 나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만큼 이를 회복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격리는 ‘7일’인데…확진자 언제까지 전염성 있나?

    격리는 ‘7일’인데…확진자 언제까지 전염성 있나?

    일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12일 동안 바이러스를 방출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는 증상이 없다는 가정하에 7일 이후에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의 연구보다 기간이 긴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CNN에 따르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ICL) 크리스토퍼 츄 박사팀은 지난해 3월 18∼30세의 건강한 자원자들을 모집해 코로나19 고의감염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국제의학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사람에게 바이러스나 병원체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고의로 주입한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논란이 됐다. 연구팀은 지원자 중 과체중이나 비만, 신장·간 기능 이상, 심장질환, 폐·혈액 문제 등 코로나19 위험 요인이 전혀 없는 건강한 사람을 선발하고, 처음 감염된 10명에게는 중증 진행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도 준비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길고 가는 튜브를 이용해 원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든 작은 액체 방울을 콧속에 주입하고 2주일간 하루 24시간 음압병실에서 감염 여부와 증상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참여자 가운데 절반 정도인 1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2명은 무증상이었고 증상이 나타난 16명은 모두 코막힘, 재채기, 목 아픔 등 경증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 확진자 83%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후각을 잃었고 9명은 전혀 냄새를 맡지 못했다. 후각 상실은 6개월 후 대부분 없어졌고 1명은 조금씩 나아졌지만 정상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10㎛ 정도의 작은 액체 방울 하나로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으며, 잠복기가 짧아 감염 이틀 후부터 바이러스를 방출하기 시작해 6일 반 정도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감염자는 12일간 바이러스를 방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를 주입한 지 40시간 뒤부터 목구멍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콧구멍에서는 58시간 후부터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시작했다. 증상 발현 전에도 방출되는 바이러스양이 많았고, 무증상 감염자도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오미크론, 잠복기 짧고 전염성 강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 5일간 자가격리 후 타인과 만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국가는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했다. 한국은 7일이다. 격리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경제·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오미크론은 다른 변이에 비해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돌파 감염을 일으키거나 재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이전 변이보다 증상이 경미할 뿐 아니라 잠복기도 짧은 것으로 나타난다. 델타 변이의 평균 잠복기는 4~5일이었지만 오미크론은 감염 후 2~3일 내 증상이 나타났다. 스페인 라리오하 국제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비센테 소리아노 박사는 BBC에 오미크론 변이에 노출될 경우 하루 만에 바이러스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리아노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가 몸 안에 7일 동안 남아있으며, 그 이후에는 더는 증상이 없다는 가정하에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첫 증상 날을 0일째로 계산신속항원검사로 전염력 확인 오미크론 감염자의 경우 증상 발현 1~2일 전부터 발현 후 2~3일까지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무증상자 역시 유증상자와 감염 기간이 동일하다. 보건 당국은 의도치 않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으려면 특히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소리아노 박사는 “확진자는 감염 후 이틀째부터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고 이후 3~5일 동안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전염시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건 수학이 아니라 의학이기 때문에 약간의 여지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진자의 전염력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CDC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유증상자라면 최소 5일간 격리하고, 처음 증상이 나타난 날을 0일째로 계산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발열 증상이 있다면 열이 내릴 때까지 집에 머물러야 하며, 격리가 끝난 후에도 5일간 다른 사람과 있을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10일이 지나기 전까지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오미크론 ‘최대 8일’ 전파… 양성 나와도 ‘쉬쉬’ 격리는 ‘7일’

    오미크론 ‘최대 8일’ 전파… 양성 나와도 ‘쉬쉬’ 격리는 ‘7일’

    다음주 내 1000만명 넘을 듯자가검사 양성…PCR은 기피 17일 0시 기준 62만 1328명이라는 초유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 신규확진자 집계에는 전날 질병관리청 시스템 오류로 누락된 확진자 수가 포함됐다. 이틀간 발생한 확진자를 합하면 102만2069명. 현재 추세라면 다음주 내 누적 확진자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5명 중 1명, 20%가 코로나19 감염 경험을 갖게 되는 셈이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 구간에 진입했지만 확진자 수가 계속해서 급증하는 원인으로는 지난 14일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뿐 아니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한 영향이 크다. 오미크론 유행을 먼저 겪은 해외 사례를 보면 인구의 20%가 감염되면 신규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가 보인다. 우리나라도 인구의 20%가 감염되면서 감소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피해를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오미크론 대유행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양성 나와도 ‘쉬쉬’…회사 가는 사람들 자가검사키트 양성 판정에도 격리에 따른 일상 차질에 PCR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기피하는 ‘샤이 오미크론’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치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전체 감염자 중 3분의 1 정도만 찾아낸다는 분석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화율이 낮다는 이유로 코로나19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탓도 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15일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내가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7.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감염 시 그 결과는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7.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모임을 취소하고 예정된 행사에 불참했다’는 응답은 71.8%로 지난해 1월(87.2%)보다 줄었으며, ‘다중이용시설을 자제했다’는 응답 역시 76.4%로 지난해보다 8.4%포인트 하락했다. 정부는 PCR 검사 기피자에 대한 별도의 대책은 없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특성에 맞게 일상 회복을 해가면서 고위험군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국민들도 60대 이상 기저질환 보호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이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검사와 (백신) 접종에 참여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잘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확진시 생활지원금 지급·등교 인정” 방역당국은 ‘샤이 오미크론’ 급증과 관련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이익을 주는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확진 판정을 받으면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학생들의 경우에는 등교를 인정하는 조치를 해 불이익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지금은 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면서 일상 체계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며 “병원 현장 얘기로는 사망자의 50% 정도는 오미크론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원래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이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과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하나씩 구별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최대 8일’ 배출… 격리는 7일? 코로나 확진자에게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기간은 ‘최대 8일’, 코로나 백신을 2차례 이상 접종하면 미접종자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낮아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에게서 얻은 검체 558건을 조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는 기간이 증상 발생 뒤 최대 8일이었다고 17일 밝혔다. 검체 558건 중 281건은 2차 또는 3차 접종자에게 얻었고, 277건은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의 검체다. 미접종자로부터 얻은 검체의 경우 바이러스 배양 양성률(배양에 성공할 확률)은 53%로, 접종자 검체에서 확인한 배양 양성률(34%)의 1.56배 수준이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백신 접종 효과에 따라 접종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미접종자에 비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즉,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되더라도 중증이나 사망 가능성이 크게 낮아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도 함께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파 가능 기간이 최대 8일로 조사되면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격리 기간을 늘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단장은 이와 관련 “실험에서 바이러스 배양 기간이 7일 이내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고, 8일째 배양된 경우 감염력이 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금처럼 7일간 격리하고 며칠간 주의하면 사회적으로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 中언론 “코로나19, 미국 바닷가재에서 시작”…현지 반응은?

    中언론 “코로나19, 미국 바닷가재에서 시작”…현지 반응은?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팬데믹의 기원이 중국 우한이 아닌 우한으로 수입된 미국 바닷가재에서 시작됐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일보(차이나데일리)는 15일자 보도에서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 2019년 12월 이전인 2019년 7월, 미국에서 전자담배와 관련된 폐렴이 유행했다. 이후 11월 미국의 바닷가재가 우한으로 수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한 화난 수산물도매시장 상인 중 미국산 바닷가재 및 바닷가재 포장지를 만진 사람이 최초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서 “(팬데믹이 발생한 이듬해인) 2020년 2월 이후 미국에서는 전자담배 폐렴과 관련한 방역 당국의 보고가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해당 매체는 전문가들이 콜드체인(식료품 냉장 유통과정)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함으로써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애썼다.그러나 미국에서 전자담배로 인한 폐렴 발생과 우한으로의 바닷가재 수입 시점 등을 시간순으로 나열했을 뿐, ‘미국산 바닷가재 기원설’의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도는 중국 SNS 웨이보에서 약 25만 회의 ‘좋아요’를 받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코로나19 기원, 여전히 미스터리한편,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고려대 등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국적 연구진이 참여한 2개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최초로 발생한 화난수산시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이며, 이웃 동네를 거쳐 더 먼 지역으로 퍼져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은 트럼프 전 행정부 말기 당시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사고로 유출됐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초기 수세적인 입장에서 바이러스 기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적 조사에 맡겨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후 2019년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이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도 우한 현지 조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 기원을 조사했지만, 우한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 “전쟁 반대!” 러 국영TV 뉴스 생방송 중 반전시위 벌인 직원(영상)

    “전쟁 반대!” 러 국영TV 뉴스 생방송 중 반전시위 벌인 직원(영상)

    러시아 국영방송의 직원이 생방송 뉴스 중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러시아 국영 TV ‘채널1’의 저녁 뉴스 생방송 중 한 여성이 난입해 ‘전쟁 반대(NO WAR)’라고 적은 종이를 펼쳐 드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마리나 옵샨니코바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채널1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마리나가 펼쳐든 종이에는 ‘전쟁을 멈춰라. 전쟁은 안 된다. 선전을 믿지 말라. 그들은 뉴스에서 거짓을 전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또 스스로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이라고 소개했다. 생방송 중 뛰어든 마리나의 돌발행동에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는 더 큰 목소리로 뉴스 원고를 읽으며 마리나의 외침을 애써 묻어보려 했지만, 제작진이 자료화면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마리나의 주장은 몇 초간 생생하게 전파를 탈 수 있었다. 마리나는 이후 한 인권단체를 통해 사전에 준비한 영상을 공개해 자신이 채널1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사전에 녹화된 이 영상에서 마리나는 “유감스럽게도 나는 몇 년 간 채널1에서 일하면서 크렘린(러시아 정부)의 선전전에 앞장서 왔다”면서 “TV에서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 매우 부끄럽다. 러시아 국민들을 좀비로 만드는 데 일조한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또 “(크림반도 강제병합이 이뤄졌던) 2014년에 우리는 침묵했다. 크렘린이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독살 시도했을 때에도 우리는 거리로 나가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이 반인권적인 정권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이제 전 세계가 러시아에 등을 돌렸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벌였다는 수치심은 수세대에 걸쳐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리나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러시아 국기의 색을 합친 파란색과 노란색, 붉은색과 흰색으로 만들어진 목걸이를 착용하고서 자신의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이고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범죄이며 러시아는 침략자다. 그리고 이 침공의 책임은 단 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있다”고 일갈했다.마리나는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 이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반전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 모든 광기를 멈출 수 있는 힘은 오직 우리에게 있다. 시위에 나가자.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말자. 그들이 우리 모두를 가둘 순 없다”고 호소했다. 마리나의 사전 영상을 공개한 인권단체는 마리나가 반전 시위 직후 체포됐으며 방송국 안에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마리나가 러시아군과 관련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혐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의회는 러시아군과 관련해 허위정보를 유포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하고, 그 허위정보가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을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지난 3일 통과시켰다. 또 소요를 선동했다는 죄목으로도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채널1 측은 국영 통신사 타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 외부의 여성에 의해 방송사고가 발생해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반전 시위대와 독립언론, 해외 소셜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탄압을 가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1만 5000명에 달하는 반전 시위 참가자가 구금됐고, 24곳 이상의 언론 매체가 차단되거나 운영을 중단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널리 쓰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차단됐다. 결국 러시아 국민들이 소식을 들을 수 있는 통로는 대체로 크렘린의 입맛에 맞는 국영TV와 국영 통신사, 친정부 매체만 남은 셈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렇지만 마리나의 반전 시위 직후 몇 시간 만에 수만명의 네티즌들이 마리나의 페이스북 계정을 찾아가 “당신은 영웅이다. 정말 고맙다”는 댓글을 달며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마리나의 반전 시위 순간이 담긴 영상은 순식간에 수천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나발니의 대변인도 트위터에 “와, 이 여성은 정말 멋지다”라는 반응을 남기며 박수를 보냈다.
  • “햄스터가 코로나19 옮겼다”…홍콩 연구 결과 발표

    “햄스터가 코로나19 옮겼다”…홍콩 연구 결과 발표

    애완용 햄스터가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전파한다는 연구 결과가 홍콩에서 나왔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와 홍콩 정부 어업농업서는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Lancet)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홍콩 도심 코즈웨이베이의 한 애완동물 가게의 수입 햄스터에서 채취한 샘플 11개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당시 이 가게 직원과 손님, 감염 손님의 가족 등이 코로나19 감염됐다. 연구진은 샘플로 확보한 이 가게 햄스터 28마리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감염 징후를 보였으며,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 햄스터들이 작년 10월 중순에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햄스터가 일차적으로 사람에게 옮긴 코로나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면서 당시 홍콩 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간 인간에게서 다른 동물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기존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지금껏 양식 밍크 외에는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가 애완동물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판례원 홍콩대 교수는 “이는 주목할 만한 공공보건 문제”라며 “애완용 시리아 햄스터가 코로나19의 또 다른 숙주가 될 수 있으며, 햄스터 간의 전파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면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겨 백신의 보호 작용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 1월 애완용 햄스터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도시 전역에서 대규모로 애완용 햄스터를 수거해 살처분했으며, 이 조처로 동물 보호 단체와 애완동물 주인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 자가키트 검사 양성 나와도 PCR 통보 전이면 일반 투표

    자가키트 검사 양성 나와도 PCR 통보 전이면 일반 투표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후 6시부터 코로나19에 확진됐거나 격리된 유권자 투표가 시작된다. 보통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오전에 전달되는 터라 별안간 확진된 유권자들의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당국이 8일 재택치료자 기준으로 예측한 확진·격리 유권자 규모는 88만명 내외다. 재택치료자 116만명 중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만 18세 이상이 75% 정도라고 보고 단순 계산한 수치다. 선거 당일 확진된 18세 이상 유권자도 24만~26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2주간 수요일 확진자가 전날의 1.6~1.7배로 증가해 온 경향을 볼 때 9일 32만~35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 기존 확진·격리자에 신규 확진자까지 추가되면 확진·격리 유권자는 약 100만명 규모다. 투표 시간이 선거일 오후 6시~7시 30분으로 제한돼 있어 혼선이 불가피하고, 감염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방역수칙을 준수한다면 전파 규모가 지역사회 확산을 우려할 수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일 투표를 위한 안내 문자는 당일 정오와 오후 4시에 발송된다. 문자를 받지 못했다면 의료기관으로부터 받은 확진 통지 문자를 투표사무원에게 제시하면 된다. 확진자 기준은 PCR 검사 결과가 양성인 사람이다. 자가검사키트 검사 결과 양성인데 PCR 검사를 못 받은 사람, PCR 검사는 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지 못한 사람은 ‘일반 유권자’다. 다만 일반 유권자도 당일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투표사무원에게 알리고, 안내에 따라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
  • “러와 싸우겠다” 이근 전 대위, 우크라행…정의감일까 만용일까

    “러와 싸우겠다” 이근 전 대위, 우크라행…정의감일까 만용일까

    해군특수전단(UDT) 출신 이근(37) 전 대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최근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이에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의견과 스스로 위험에 빠뜨려 국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이 서로 엇갈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근 “정부 반대…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 이근 전 대위는 6일 유튜브 채널 ‘ROKSEAL’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ROKSEAL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출국한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인부대를 창설하겠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에 맞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역이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지정한 여행금지 지역이라는 점이다. 더구나 외교부는 8일 오전 0시부터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 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까지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여행경보 4단계는 정부가 운영하는 여행경보 제도 가운데 최고 단계다. 권고 성격의 1∼3단계와 달리 법적 강제성이 있는 조치다. 여행금지 조치가 발효된 이후에도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여권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해당 지역을 방문하려면 정부의 예외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권법 제17조와 제26조에 따르면 방문 및 체류가 금지된 것을 알면서도 허가를 받지 않고 해당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의무이자 권한에 따른 조치다.이근 전 대위 역시 이를 인지하고도 출국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근 전 대위는 “처음에는 공식 절차를 밟아 출국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면서 “여행금지 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의 징역 또는 1000만원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처벌을 받는다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면서 “저의 팀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법에 의해) 주는 처벌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둘러싼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를 예상한 듯 “당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언제나 인생의 패배자들이 당신을 질투해 당신을 비방하고 밑으로 끌어내리려고 할 것”이라며 “무식한 사람들은 보안을 이해 못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비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저의 팀이 문제없이 출국하고 우크라이나에 잘 도착해야 해서 관계자 몇 명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출국했으니 이제 이렇게 발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 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위상을 높이겠다. 임무 끝나고 한국에서 뵙겠다”며 공항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전 세계 곳곳 우크라 의용군 자원 움직임우크라이나 정부의 외국인 의용군 모집에 응답해 자원하려는 움직임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상황이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의용군에 지원하려는 미국 내 퇴역군인들의 움직임을 조명하기도 했다. NYT가 인터뷰한 전직 해병대원은 우크라이나군의 ‘외인부대’에 참여하고자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향했다. 이에 대해 NYT는 외국인 의용군을 모집하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이 두 가지 맥락에서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화와 민주주의 등 뚜렷한 가치를 좇아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한 뒤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전파하겠다는 임무에 최종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도 미국에서만 3000명가량이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명에 달한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외국인 의용군) 숫자는 현재 2만명가량”이라며 “그들은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많은 이들이 러시아와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일들을 싫어했지만,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들과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싸우고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참전 동기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일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도 3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각국 정부, 자국민 의용군 자원에 부정적그러나 미국 정부 역시 자국민의 우크라이나 의용군 자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몇 주 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들에게 즉시 철수를 촉구했던 공식 성명을 재차 강조했다. 또 “여러 비정부기구(NGO)를 통해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도울 방법은 많다. 미국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단체에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 각료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가기로 한 영국인을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도울 방법은 참전 말고도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의용군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외무성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피신 권고를 발령했다”며 “목적을 불문하고 그 나라에 가는 것은 중단하기 바란다”고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러 “외국인 의용군은 포로 대우 안하겠다” 경고이처럼 각국 정부가 자국민의 우크라이나군 의용군 자원을 만류하는 이유는 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외국인 의용군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외인부대의 출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자 러시아는 지난 3일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 포로가 되면 국제법 적용을 받아 풀려날 수 있지만 러시아 국내법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석방 절차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 무엇보다 의용군으로 자원했다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경우 국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정부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즉각적인 위험에 처하지 않더라도 여행금지 지역에 자국민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정부의 자원이 추가로 소요될 수밖에 없다. 과거 선교 등의 목적으로 정부가 여행제한 국가로 지정한 곳을 무리하게 갔다가 납치돼 위험을 초래한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자랑스럽다” vs “여행금지 이유 있는 것” 이근 전 대위의 유튜브 채널에는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댓글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들(우크라이나)을 잘 돕고 와달라”, “무사히 임무완수하고 돌아오시길 기도한다” 등 응원글이 적지 않게 달렸다. 반면 “여행금지 국가에 가지 말라고 법으로 막아놓은 것이 협박은 아니지 않느냐”, “국가 차원에서 파병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고 여러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을 텐데 돌아와서 처벌받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 “러시아와 싸우겠다”…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미 퇴역군인들

    “러시아와 싸우겠다”…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미 퇴역군인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분노해 미국의 퇴역군인 수천명이 참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러시아와 직접 싸우겠다는 여론이 미국 전역에서 일고 있으며, 전역 군인들이 소규모로 단체를 꾸려 현지에 합류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사업도 등장했다. “경제제재로는 지금 바로 도울 수 없다” 두 차례의 이라크 파병 후 전역한 전직 미 해병대원 헥터는 지난 4일 플로리다주 템파베이에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여행이었다. 그의 커다란 군용 배낭과 캐리어에는 다른 참전용사들이 기증한 소총 조준경과 방탄모, 방탄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헥터는 NYT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인부대를 창설하겠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인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했다. 헥터는 이러한 요청에 응해 우크라이나에서 총을 들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미국 참전용사 중 한 명이다. NYT는 그의 안전을 위해 그의 성을 제외한 이름만 공개했다. 헥터는 장갑차와 중화기 관련 전문 지식을 지녔으며 우크라이나군 훈련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의용군 지원자와 기부자 연결 사업도 등장펜실베이니아주에서 부동산 관리 사업을 운영하는 퇴역 장교 데이비드 리바르도는 “나 같은 이들 다수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당장 총을 잡고 현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위한 자원자’라는 단체에서 의용군으로 참전하고픈 전역 군인이나 전장에서 유용한 기술을 가진 일반인을 선별하는 업무를 맡아 이들에게 비행기표와 각종 장비를 지원하는 기부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그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사람이 모였다. 너무 많은 사람이 나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밀리터리 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군사전문매체도 나서서 이런 이들이 우크라이나군과 합류할 수 있는 절차를 단계별로 담은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의용군으로 나서고픈 이들은 주미 자국 공관에 문의하라고 안내 중이다. 일부 전역 군인은 실제로 연락한 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이날 주워싱턴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도 미국에서만 3000명가량이 의용군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현재 1만 6000여명의 지원자가 외인부대에 합류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NYT는 이 수치를 공식 확인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활동 중인 퇴역군인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NYT “이라크 등에서의 실패 만회하려는 심리”NYT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젤렌스키의 발언이 두 가지 맥락에서 참전 경험이 있는 미국 전역 군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평화와 민주주의 등 뚜렷한 가치를 좇아 전쟁터를 누볐던 군인들이 전역한 뒤 일상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합류해 이전의 경험을 되찾고자 한다는 분석이다.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주주의를 전파하겠다는 임무에 최종 실패했던 아픔을 이번 의용군 합류를 통해 만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절대적 전력 우위의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겠다는 외국인 자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3일 영국 더타임스는 전날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다는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전직 자위대원 50명을 포함해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3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전쟁에 자원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긴밀해진 연결에 힘입어 활발해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시청하게 된 미국인이 클릭 한번으로 뜻을 같이하는 전 세계의 자원봉사자와 대화를 나누고, 미국 피닉스에 사는 퇴역군인이 영국 런던에 사는 이의 항공 마일리지를 기증받아 폴란드로 향하며 바르샤바의 운전기사가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그를 무료로 태워다 준 뒤 우크라이나에서 함께 지낼 현지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인부대, 전쟁포로 아닌 형사처벌” 경고이처럼 외인부대의 출현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자 러시아는 3일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생포시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미국 정부가 수세기 동안 자국민이 국제적 분쟁에 뛰어드는 걸 말려온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1793년 조지 워싱턴 대통령은 중립선언문을 발표하며 미국 시민들에게 프랑스 혁명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미국인들은 스페인 내전 등에 자원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참여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때로는 정의감에 불타 훈련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1937년 나치에 맞서 싸우다가 여단 병사의 4분의 3이 죽거나 부상당하고 나머지는 포로로 사로잡힌 사례도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미 국무장관 “NGO 통해 도울 수 있다” 만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몇 주 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내 미국 시민들에게 즉시 철수를 촉구했던 공식 성명의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또 “여러 비정부기구(NGO)를 통해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도울 방법이 많다. 미국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단체에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아이들 고통 참을 수 없다”이러한 미국 정부의 만류에도 우크라이나를 도우려는 퇴역군인들의 뜻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의무병으로 파병됐던 제임스는 전역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포격을 가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곳에 가야겠다고 결정했다. 그는 “전투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참전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면서도 “무고한 사람들이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의무감을 느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인 체이스는 2019년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우기 위해 자원했다가 낮은 계급의 보병으로서 적은 급여와 기본적인 배급만 받으며 몇 달 간 복무하다 다리에 총을 맞는 바람에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했다. 그는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용군으로 자원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적어도 시리아 주민들에게 세상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체이스는 우크라이나에 가해진 포격을 보고 3년 전 느꼈던 정의감이 다시 끓어올랐다며 “그래서 가려고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외국의 의용군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던 우크라이나 국민도 참전하기 위해 고국으로 귀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푸틴은 범죄자냐”…우크라 TV토론 생방송 중 난투극(영상)

    “푸틴은 범죄자냐”…우크라 TV토론 생방송 중 난투극(영상)

    ※주의: 기사 속 이미지에 폭력적인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드리운 우크라이나에서 TV 생방송 토론 중 한 기자가 친러시아 성향의 정치인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난투극이 벌어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TV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 ‘사빅 슈스터의 언론의 자유’ 방송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논쟁이 오가던 중 정치인과 언론인 간에 주먹다툼이 벌어졌다. 이날 유리 부투소프 기자는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인 ‘플팻폼포라이프’의 네스토르 슈프리치 의원에게 “푸틴은 살인자인가, 범죄자인가”라고 물었다. 이날 토론에서 부투소프 기자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을 반대한 슈프리치 의원을 줄곧 공격한 터였다. 부투소프 기자의 질문에 슈프리치 의원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판단하도록 내버려두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을 폈다.이때 부투소프 기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슈프리치 의원을 향해 다가가 그를 강하게 밀쳤다. 넘어진 슈프리치 의원은 벌떡 일어나더니 부투소프 기자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두 사람은 서로 엉키어 몸싸움을 벌였다. 다른 패널들이 황급히 말렸지만 두 사람의 몸싸움은 약 1분간 이어졌고, 두 사람이 앉아 있던 의자가 쓰러지는 등 스튜디오는 난장판이 됐다.이날 토론 출연자 중에는 전직 대통령과 총리도 있었다.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싸움이 끝난 뒤 “이 스튜디오에 러시아 요원이 있다”며 슈프리치 의원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잠시 스튜디오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먼저 돌아온 슈프리치 의원은 부투소프 기자를 겨냥해 “(부투소프의 주먹이) 소녀가 긁는 정도였다”며 허세를 떨었다. 생방송 도중에 벌어진 이 격렬한 난투극은 전파를 타고 그대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벨라루스와 합동 군사 훈련을 연장하기로 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고조된 상황이다. 옛 소련 연방이었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군사적 영향력을 우려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자 서방의 군사적 동진을 우려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또 우크라이나 내 친러 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 속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자들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뒤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포했다. 2019년 친서방 성향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이 이어지자 러시아는 2021년 10월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군대를 집결했다. 외교적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올해 초부터 위기는 심각해졌고, 우크라이나에 주재 중인 각국 대사관은 하나둘 철수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사는 자국민과 대사관 인력 등에 대한 대피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전날 독일과 프랑스도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 “미접종자 전파 위험이 높다는 증거 있냐”…방역패스 재판

    “미접종자 전파 위험이 높다는 증거 있냐”…방역패스 재판

    “백신 미접종자가 접종자보다 코로나19 전파 위험성이 크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습니까.” 양대림(19)군은 16일 대전지법 제1행정부(부장 이헌숙)가 연 심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양군 등 시민 1513명은 지난 10일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전시장, 세종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제한 연장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냈다. 심리 전 취재진에게 “정부가 한시적이란 말을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계속 강행하고 있다”고 한 양군은 법정에서 20분 동안 슬라이드 영상을 동원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사회적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양군은 이 자리에서 “지금 전체 코로나 확진자의 80~90% 가량이 2~3차 접종자인데 소수인 미접종자 집단에 대해 음성확인 등을 요구하면서 방역패스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미접종자가 접종자보다 전파확산시킬 가능성 크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미접종자들을 차별하고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한다”며 “부작용 여부를 떠나 백신에 자기결정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양군은 또 “영업시간 제한도 밤 9~10시 이후에 코로나가 확산된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오미크론 치명률이 100만명 중 9명밖에 안되는데, 강도 높은 영업제한 조치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따졌다. 양군 등 시민 측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으로 막연하게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많은 법학자들도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다. 공권력 과잉이 지나치다는 의문이 든다”면서 “방역패스 목적이 무엇인가. 접종을 강제하고, 국민인 소상공인 다수가 피해를 입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영업시간을 9시까지 제한하면 7~9시 사이에 손님이 몰려 밀집도가 더 높아지는거 아니냐”고 물은 뒤 “위험이 같으면 기준도 같아야 하는데 버스와 지하철은 왜 제한하지 않는지 정부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측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감염으로 인한 의료대응체계 소모와 사회경제적으로 발생할 악영향을 해소하는 부분도 봐야 한다”며 “미접종자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보고된 사실인 만큼 정당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양군은 심리 후 취재진을 만나 “음식점에 20명 한 팀이, 2명씩 10팀 들어가는 것이 같은데 방역패스를 왜 유지해야 하느냐”며 “오늘 150개 슬라이드 영상을 준비했는데 10분의 1밖에 발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양군은 “미접종자·접종자 간 전파 위험이 차이가 없다는 논문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방청하려는 시민 50여명이 모였고, 양군에게 박수를 치거나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재판부는 원고·피고 측 자료를 추가로 제출받아 이르면 18일 오전 중에는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 BTS 뷔, 이승기, 김지민도 덮쳤다… 모두 돌파감염에 속수무책 연예가(종합)

    BTS 뷔, 이승기, 김지민도 덮쳤다… 모두 돌파감염에 속수무책 연예가(종합)

    ‘3차 접종’ 이승기, 무증상 돌파감염김지민도 2차 접종 완료 “감기 증상”“BTS 뷔, 미열과 경미한 인후통 증상”전현무·김성주도 확진…오미크론 영향신규 확진 8만명 돌파…16일 9만명 예상전파력이 기존 델타 변이바이러스보다 2~3배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이 대세종이 되면서 연예계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15일 코로나에 확진된데 이어 개그우먼 김지민도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승기, 자가진단키트·PCR 양성모든 방송 일정 중단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 이승기가 이날 자가진단키트 검사에 이어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승기는 무증상 감염으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시행한 자가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PCR 검사를 받았다. 이승기는 지난해 12월 3차 백신 접종까지 완료했으며,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번 주 예정된 모든 일정을 중단했다. 이승기는 SBS TV ‘집사부일체’, JTBC ‘싱어게인2’에 출연 중이며 오는 24일 첫 방송 예정인 SBS TV ‘써클 하우스’에서도 진행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역시 2차까지 백신을 접종했던 개그우먼 김지민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는 “김지민이 선제적 차원에서 진행한 PCR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지민은 백신 2차 접종자로, 현재 감기 정도의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BTS 뷔 확진 “백신 2차 접종…다른 멤버는 모두 음성”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BTS 뷔는 미열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멤버들은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팬 커뮤니티에 공지글을 올리고 “뷔가 경미한 인후통 증상이 있어 오늘 낮 병원을 방문해 PCR 검사를 받았고, 금일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빅히트 뮤직은 “뷔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로 현재 미열과 경미한 인후통 외 다른 증상은 없으며, 재택치료하며 방역 당국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일 뷔와 다른 멤버들 간 접촉이 있었으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밀접한 수준의 접촉은 없었다”라면서 “뷔를 제외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현재 특별한 증세는 없으며, 선제적으로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방송가에서는 전현무, 김성주 등도 코로나에 확진됐다.BTS 팬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전문 안녕하세요. 빅히트 뮤직입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뷔의 코로나19 확진 관련해 안내드립니다. 뷔는 경미한 인후통 증상이 있어 15일 낮 병원을 방문해 PCR 검사를 받았고, 금일 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뷔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로 현재 미열과 경미한 인후통 외 다른 증상은 없으며, 재택치료하며 방역 당국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뷔와 다른 멤버들 간 접촉이 있었으나,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밀접한 수준의 접촉은 없었습니다. 뷔를 제외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현재 특별한 증세는 없으며, 선제적으로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당사는 아티스트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뷔가 조속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방역 당국의 요청 및 지침에도 성실히 협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신규 확진자 벌써 8만명 넘어폭증세… 16일 9만명 달할 듯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5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가운데 이날 확진자는 오후 9시 기준 벌써 전날 하루 확진자 최대치보다 훨씬 많은 8만명을 넘어선 8만 5114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2만 8787명이 급증한 수치로 동시간대 최다 확진이다.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8만 5114명으로 집계됐다. 집계가 마감되는 자정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16일 0시 기준 확진자는 더욱 늘어나 9만명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부터 엿새 동안 신규 확진자 수는 5만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말 검사 건수 감소로 주춤했던 확진자 규모가 주중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증가, 5만명대에서 6만·7만명대를 건너 뛰고 8만명대로 직행하는 흐름이다. 정부는 이달 말 신규 확진자 수가 13만∼17만명 이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이번 달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이미 하루 확진자가 8만명대에 진입했다.이날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5만 1341명(60.3%), 비수도권에서 3만 3773명(39.7%) 발생했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2만 6938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도 1만 8930명으로 2만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인천 5473명, 경남 4451명, 대구 3571명, 부산 3124명, 충남 3057명, 경북 2883명, 전북 2562명, 대전 2551명, 광주 2290명, 충북 2201명, 전남 1930명, 강원 1792명, 울산 1760명, 제주 905명, 세종 696명 순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24만 5940명이다. 이 가운데 신규 재택치료자는 5만 6719명이며, 이 가운데 건강 모니터링 대상인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은 6929명, 일반관리군은 4만 9790명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기본접종을 마친 비율)은 이날 0시 기준 86.2%(누적 4423만 7550명)다. 3차 접종은 전체 인구의 57.7%(누적 2962만 8134명)가 마쳤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휴대전화가 그놈 스토킹을 도울 수 있다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휴대전화가 그놈 스토킹을 도울 수 있다

    한국에서 자라 성인이 돼 미국에 와서 살게 되면서 놀라웠던, 혹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문화적 이질감이 많다. 그중 하나가 사생활, 혹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이다. 나는 자라면서 “미국인을 비롯한 서양 사람들은 프라이버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래서 그들은 사생활에 관해 묻는 걸 싫어한다는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 와 보니 미국인의 프라이버시라는 게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美뉴스 자료화면, 모자이크 드물어 알다시피 미국의 집들은 높은 담을 가진 경우가 드물다. 따라서 동네 길을 걷다 보면 커다란 창문으로 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렇다고 블라인드나 커튼으로 잘 가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름답게 꾸며 놓은 인테리어를 보란 듯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커튼을 치지 않은 집들이 많다. 물론 조용한 주택가의 경우 길에 보행자가 많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적응하기 힘든 낯선 풍경이었다. 그런가 하면 단순해 보이는 정보를 엄청 소중하게 취급하기도 한다. 지금이야 다들 휴대폰을 쓰지만, 2000년 전후만 해도 집 전화가 기본이었던 시절이다. 그런데 나의 대학원 지도교수가 “혹시 주말에 내게 연락할 일이 있으면 이리로 하라”면서 자신의 집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었다. “잃어버리지 말라”(Please don’t lose it)는 말과 함께. 나는 그 말을 듣고 ‘전화번호를 잊지 말라는 말인가?’ 하고 갸우뚱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자신의 집 전화번호는 사적인 정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해 달라는 뜻이었다. 프라이버시의 개념은 사회마다 다르다. 한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이 알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정보가 다른 사회에서는 금기가 되기도 한다. 가령 한국의 TV 뉴스 자료화면에 길거리 모습이 등장하면 기자나 인터뷰 대상자가 아닌 사람들은 전부 모자이크나 블러 처리를 하는 게 상식이다. 한국에서는 초상권 침해를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를 찍었다고 해도 내가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내용과 관련된 인물로 취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사례가 1991년 미국 ‘뉴스위크’가 기사에 한 여대의 정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사진을 게재했다가 소송을 당한 일이다. 한국의 과소비 풍조를 이야기하면서 ‘돈의 노예들’이라는 부제를 달았던 터라 명예훼손의 여지가 충분했다.미국에서는 뉴스 자료화면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는 일이 흔하지 않다. 촬영기자가 개인의 주거지를 침입한 게 아니고 피사체가 공공장소에 나와 있었다면 프라이버시 침해로 생각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또 다르다. 미국에서는 10년에 한 번 하는 인구센서스에 꼭 들어가는 중요한 질문이 “당신의 인종(race)과 민족(ethnicity)은 무엇이냐”라는 거다. 미국이 워낙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사는 나라라서 현시점의 미국사회와 변화추세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질문이라고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는 센서스를 하면서도 인종과 민족을 묻지 않는다. 관습상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왜 인종이나 민족에 대해 묻는 걸 민감하게 생각할까. 바로 나치 독일과 그에 협조했던 비시 정권이 남긴 교훈 때문이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프랑스인을 집단수용소에 보내어 죽게 만들었던 기억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인종’이라는 말을 (미국인보다) 훨씬 더 조심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프라이버시의 개념이 이렇게 각 사회가 가진 경험과 정서에 기반해서 다르게 인식돼 왔다면, 이제는 전 세계가 새로운 세상에서 전에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최근 애플은 자사가 1년 전에 내놓은 에어태그(AirTag) 기능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이 웹사이트에서 “분실한 물건을 아주 손쉽게 찾는 방법”이라고 홍보하는 이 버튼 모양의 작은 기기는 가방이나 열쇠고리에 부착해 두었다가 물건의 위치를 확인하게 해 준다. 휴대폰이나 다른 위치 추적기기처럼 작동했다면 주변 기지국이나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전력소모를 피할 수 없고 통신요금도 발생한다. 그런데 코트 단추 크기의 에어태그는 요금도 없고, 전력 소모도 극히 적어서 한 해에 한 번 정도만 배터리를 교체해 주면 되는 신기한 물건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에어태그는 위치 추적을 일종의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해결하기 때문이다. 요즘 무선 이어폰이나 마우스가 사용하는 블루투스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기 간 통신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애플은 이를 에어태그에 적용해서 그 태그 주변에 돌아다니는 많은 애플 기기들(아이폰, 맥북 등)과 신호를 주고받게 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기기들은 와이파이나 휴대폰 전파를 통해 위치가 계속 드러나기 때문에 그 기기들과 신호를 주고받는 에어태그의 위치도 드러나는 것이다. 이 원리 때문에 그 정확도는 아이폰과 같은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많은 도시에서 높아지고,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는 떨어진다. 결국 에어태그를 사용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아이폰이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에어태그 위치 추적에 동원되는 것이다. 물론 애플이 만든 기기들이 그만큼 많이 널려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데, 에어태그를 ‘크라우드소싱을 통한 감시’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에어태그 경고 장치도 오작동 많아 애플이 지난주에 에어태그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유는 지난 1년 동안 발생한 스토킹 사례들 때문이다. 워낙 작은 기기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가방 속이나 옷주머니, 차량 등에 살짝 숨겨 두면 그 사람의 동선과 현재 위치를 얼마든지 추적 가능하다. 애플은 지난해에 이 제품을 발표하면서 다른 사람의 에어태그가 나를 따라다닐 경우 내 폰으로 그 사실을 알려 주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는 아이폰에서만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뿐 안드로이드폰은 따로 애플의 앱을 깔아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에어태그라는 물건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알아도 오로지 감시를 피할 목적으로 앱을 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테크 전문기자가 남편의 허락을 받고 에어태그를 비롯해 비슷한 추적 기기를 남편의 자동차와 가방 등에 몇 개 숨겨 봤더니 아이폰을 갖고 있어도 경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남편이 자기 주변에 이 기기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샅샅이 뒤졌지만 아내가 숨긴 일곱 개의 기기 중 단 두 개만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는? 에어태그의 불법적인 활용이다. 가장 흔한 사례가 배우자 추적인데, 특히 가정 폭력을 피해 달아나 숨어 사는 아내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동원된 사례들이 눈에 띈다. 또한 공공주차장에서 비싼 고급 승용차를 보고 절도나 납치를 위해 추적 기기를 차량 밑에 숨길 경우 끔찍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서 특히 여성들이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특정 개인의 위치는 이렇게 21세기에 극히 민감한 프라이버시가 된 것이다. 물론 위치추적 기술이라는 동전의 다른 면에는 생활의 편리함이 존재한다. 가령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는 자동차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차의 주인이 자신의 운전 데이터를 회사와 공유해서 안전한 운전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보험료를 낮춰 준다. 위험한 운전을 하는 다른 운전자 때문에 더 낼 수도 있었던 보험료를 깎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 경우 운전 데이터라는 자신의 개인정보와 보험료를 맞바꾼 셈이다. 문제는 많은 기술이 이런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하는지 합의하지 않은 채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내 아이폰이 폭력을 피해 숨은 아내를 찾고 있는 남편을 돕는 데 사용돼도 좋다고 허락한 적이 없지만, 나의 동의와 무관하게 내 폰은 주변 에어태그를 찾아 주인에게 보고하고 있다. 2022년에는 위치 데이터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빅데이터에 안면인식을 포함한 생체정보까지 포함되는 시대에는 우리가 포기한 적 없는 우리의 프라이버시가 걷잡을 수 없이 침해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가장 두려운 건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빠져나가는 정보가 무엇인지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에어태그가 나를 따라다니는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오터레터 발행인
  • 이재명·윤석열, ‘차별금지법’ 제정에 “국민적 합의 필요”…사학법·유사종교 피해구제법 입장은 갈려

    이재명·윤석열, ‘차별금지법’ 제정에 “국민적 합의 필요”…사학법·유사종교 피해구제법 입장은 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강하게 반대해 온 보수 계신교계가 법 제정 추진 여부를 묻자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두 후보의 입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 주최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기독교 10대 정책 발표회에 제출한 정책 제안 답변서에서 공개됐다. 이 후보 측은 “헌법상 평등 원칙이 각 분야에서 실현돼야 하므로 차별금지법은 제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흐름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재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해 기독교계 오해가 없도록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제정 과정에서 폭넓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충분한 대화와 소통으로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충실히 이뤄나가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곡해가 제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법 제정을 서두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 측은 “국민의힘 기독인회는 정의당 등이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한다는 성명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해 건강가정기본법, 낙태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국민 여론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윤 후보 측은 “현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적 지향을 포함한 19개 영역에 대한 차별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고, 장애인, 연령, 남녀, 근로 형태 등 20여개가 넘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일부 정당 등에서 추진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별도 제정의 주된 목적이 동성애 및 성소수자 보호로,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반(反)민주적이며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다는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계가 종교계 사립학교의 인사권과 자율권을 제한한다며 반발했던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해선 두 후보 측 입장이 갈렸다. 이 후보 측은 “종교 학교는 종교행사의 자유와 학교자치의 원리에 따라 종교적 건학이념을 교육과정을 통해 실현할 폭넓은 권리가 있다”면서도 “종교의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은 피교육자인 학생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답했다. “신입생의 지원자격을 특정 종교인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입학 자체를 종교 교육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다. 이 후보 측은 특히 “사립학교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나 일부 학교의 교사 채용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해 전체 사립학교의 명예가 훼손되는 등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면서 “타종교자나 사이비 종교자가 들어와 종교교육을 실시해 부담을 초래한다는 우려가 있기에 예외 인정을 폭넓게 운영해 현장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사립학교법 1조는 사학의 공공성과 함께 자주성도 강조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사학 운영의 중요한 축인 학생모집권, 재정권을 비롯해 인사권까지 침해하는 것은 사학 운영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처사로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 종교 피해방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을 두고도 두 후보 간 생각이 달랐다. 윤 후보 측은 “허위나 거짓 방법으로 사유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는 종교집단 여부를 떠나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는 범법행위에 해당한다”면서 “착취된 개인 재산을 되찾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했지만, 이 후보 측은 “종교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국가가 종교문제를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다만 신천지 방역 방해사건처럼 공동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고 판단될 때 주권자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으로서 가진 행정적 권한을 행사해 시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마스크 효과 무시했다…백신 성공 예상 못해” 과학자들의 반성문

    “마스크 효과 무시했다…백신 성공 예상 못해” 과학자들의 반성문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지 2년이 넘으면서 전례 없는 규모의 대대적인 방역과 백신 접종을 처음 겪은 과학자들도 그동안 잘못 예측하거나 간과했던 지점들을 솔직히 털어놨다. 유행 초기 마스크 착용의 효과를 과소평가했던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방역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컸다는 이도 있었다. 또 전면 등교 중단 결정을 후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과학자들로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내렸던 오판에 대한 일종의 ‘반성문’을 모아 전했다. “백신이 이렇게 빨리 성공할 줄 몰랐다”영국 정부의 신규 호흡기 바이러스 위협 자문그룹(New and Emerging Respiratory Virus Threats Advisory Group·NERVTAG) 소속이자 임피리얼 컬리지 런던의 피터 오픈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단시일에 효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전례가 없었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2020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온 코로나19 백신 실험 결과를 보고 완전히 당황했다”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 30년간 바이러스와 면역학을 연구해 온 사람으로서 예측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무시했는데 아니었다…감염예방에 뛰어나다”유니버시티 컬리지 런던의 수전 미키 교수는 유행 초기 마스크의 효과를 무시했던 자신의 견해를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마스크를 쓸 경우 손으로 마스크를 만진 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만짐으로써 마스크가 오히려 비말(침방울)의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면 사람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러나 비말을 통한 감염보다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침방울)에 의한 감염 우려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사람들이 감염을 피할 수 있었던 사례들이 하나둘 전해지면서 미치 교수는 생각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 이제는 TV프로그램에서 ‘마스크를 언제까지 착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는 영원히”라고 답했다가 몇 달간 조롱과 공격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미치 교수는 당시 프로그램에서 ‘감염 상황과 위험도에 달려 있다’는 설명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스크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여준다는 증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교령 내리지 말았어야…아이들 교육에 재앙”보건 정책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뉴캐슬 대학에서 공중보건학을 전공한 앨리슨 폴록 교수는 정부의 학교 폐쇄 결정 당시 반대 목소리를 높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0년 3월 전면 봉쇄령이 내려졌을 당시 아이들은 (감염으로부터) 가장 위험도가 낮은 집단이었고, 이들에 대한 교육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학교만큼은 계속 개방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휴교령이 몇 주를 넘기지 말았어야 했다며 당시 교직원 노조의 입장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교령이 감정적이며 정치적인 결정이었다며 “휴교 사태는 아이들에게 재앙이었다. 결정이 정치화된 것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처럼 영국도 사생활 침해 받아들일 줄 알았다” 에든버러대 글로벌 공중보건 학과장인 데비 스리드하르 교수는 역학조사와 진단검사 과정에서 벌어진 사생활 침해 논란을 간과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 국민들은 일상생활을 계속하는 대신 신용카드 사용 정보와 스마트폰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한 강력한 접촉 추적 등 사생활 침해를 용인했다”면서 영국 국민들도 전면 봉쇄보다는 사생활 침해를 더 선호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2년간의 대유행을 지켜본 결과 영국 국민들은 사생활 침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외입국 통한 전파 과소평가했다”옥스퍼드대 백신 그룹 책임자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대한 자기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미접종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우선돼야 한다며 백신 추가접종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폴라드 교수는 “지난해 백신이 전 세계에 더 많이 공평하게 분배됐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는 추가접종을 반대한다기보다 형평성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임피리얼 컬리지 런던의 발병분석·모델링 그룹 대표인 닐 퍼거슨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해외 입국자들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을 가볍게 생각한 것과 바이러스 변이의 등장, 코로나19 확산세를 잘못 예측한 것에서 자신의 실수가 있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허참을 만난 것은 2016년 11월 말 그의 남양주 농장에서였다. 농장을 자신만의 휴식, 휴양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외부 손님을 받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리뉴얼해 ‘참스팜스’라는 간판으로 새로 문 연 직후였다. 마당 한켠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자기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사들의 삶을 긴 호흡으로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를 담당하고 있던 나는 MC계 거목인 그를 연예담당 기자를 통해 어렵사리 섭외할 수 있었다. 그는 농장 건물 내부를 1층부터 2층까지 안내하고 자신이 아끼는 뒷마당 텃밭도 구경시켜 주었다. 밭에서 채소들을 직접 길러 먹고 손님들에게도 내놓는다고 했다. 2층에는 MC, 가수, 배우로서 다양한 인생 궤적이 담긴 사진과 포스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수많은 전시물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25년간 진행했던 KBS ‘가족오락관’의 네온사인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쉴새 없이 풀어내는 인생 이야기는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잠시 쉬어갈 때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신의 건강지식을 풀어놓았다. 당시 그는 종편채널에서 ‘엄지의 제왕’이라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정 제품 홍보가 될 수 있어서 방송에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김 기자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몇가지 ‘건강비책’을 일러주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질 때에는 “언제 가족들과 한번 놀러 오세요. 우리 농장에는 없는 게 없어요. 꼭 오세요 꼭.”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가 1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73세. 그가 5년 전 풀어 놓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약간의 가필을 거쳐 다시 싣는다. 기사의 지면 게재일은 2016년 12월 8일이었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1>MC계의 ‘팔방미인’ 허참 허참(67)은 얼마 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기 농장을 일반에 오픈했다. 음식을 먹고 노래를 듣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참스팜스’라는 간판을 세웠다. 2층은 일종의 기록실로 만들었다. 자신의 예능 40여년 역사가 담긴 사진, 포스터, 앨범들을 한데 모았다. 자신이 직접 그린 회화 작품들도 걸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 여의도 KBS 녹화홀에서 25년 동안 실제로 썼던 ‘가족오락관’ 네온사인이다. “창고에 처박아 두면 그냥 썩는다고, 방송국에서 선물로 주더군요. 그걸 여기 가져와서 전원을 연결하니까 불이 들어오는데, 눈물이 납디다. 그 오랜 시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느라 고생했다. 이제는 내가 널 지켜봐 줄게, 이렇게 다짐했어요.”●1973년 여동생 결혼 밑천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 -기차가 덜컹거리며 부산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속으로 웃음이 났다. 아무 대책 없는 ‘무작정 상경’의 주인공이 내가 되다니. 군에서 막 제대한 1973년의 어느 날이었다. 지갑 속엔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오빠가 나중에 돈 벌면 몇 배로 갚아줄게.” 결혼 밑천 삼는다고 고이 모아 온 여동생의 돈이었다. -서울살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애초부터 내집 같은 것은 없었으니 군대나 고향 친구들 집을 번갈아가며 하루하루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정동 MBC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친구 집에 얹혀살게 됐는데, 자전거로 채소나 생선 같은 것들을 배달해 주며 공짜 숙식의 대가를 치렀다. 그러고 있다 보면 코미디언이 됐든, MC가 됐든, DJ가 됐든 뭐라도 하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그해 겨울 군대 친구와 함께 종로에 나갔다가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를 지나치게 됐다. 문앞에 탄산음료 ‘오란씨’ 시음 행사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짜 음료수 한 잔 얻어먹을 요량으로 안에 들어갔다. (입구에 유난히 코가 큰 사람이 서 있었는데, 쉘부르의 주인이자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PD 겸 DJ로 활동하던 이종환 선생이었다) 무대에서는 이태원, 전언수씨로 구성된 통기타 듀오 ‘쉐그린’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마친 그들이 객석 손님들에게 경품을 나눠주는 행운권 추첨을 시작했다. 내가 당첨됐다. -“무대로 잠깐 올라오세요.”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내 말 몇 마디에 공연장은 폭소와 박수로 가득 찼다. 정신없이 웃던 이태원씨가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 그게…기억이 안 나네요.” “허 참, 자기 이름도 몰라요?” “앗,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나요? 저는 허참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종환 선생이 나를 불렀다. “여기에서 일해 볼 생각 없나?” -월급은 없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니 그걸로 감지덕지였다. 청소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틈틈이 손님들 신청곡 받아 노래를 틀어주는 게 나의 일이었다. 그러다 잠깐씩 무대에 올라 짤막하게 MC를 볼 일이 생겼는데, 차츰 “쉘부르에 명물이 하나 들어왔다”고 입소문이 났다. 날 보러 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면서 몇 달 후에는 어니언스, 쉐그린, 김정호, 김세화, 권태수 같은 포크 스타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정식 MC로 승격이 됐다. 스탠딩 코미디와 노래를 섞은 ‘허참쇼’라는 코너도 만들어졌다.-MBC의 라디오 PD 겸 DJ였던 박원웅 선생이 어느 날 나를 불렀다. “우리 회사에서 ‘청춘은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DJ 한번 해 볼 생각 없나.”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전거에 동태 궤짝이나 채소 꾸러미를 싣고 지날 때 그토록 높게만 보였던 MBC 사옥. 그곳에 내가 입성한다.’ 나는 그때까지도 쉘부르의 객석에서 소파 몇 개 붙여놓고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는 신세였다. 노래 ‘편지’의 성공으로 형편이 나아진 어니언스 임창제가 물려준 슬리핑백이었다. 방송 DJ를 시작하면서 동대문 근처에 방을 얻은 나는 임창제의 슬리핑백을 의기양양하게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고 쉘부르 시대를 마감했다. ●남다른 입담…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서 운명의 MC 제안 -우리 집안의 뿌리는 황해도다. 나도 1949년 거기에서 태어났는데, 이듬해 6·25 전쟁이 나자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월남을 했다. 어쩌다가 땅끝인 부산까지 와서 부민동에 터를 잡고, 부산지방 법원에 주사로 취직을 했다. 공무원 아버지를 둔 덕에 생활은 적당히 풍족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소고기 반찬을 싸 주면 나보다 못사는 아이가 배급받아온 옥수수빵과 바꿔 먹기도 했다. -그 당시 법원 주사 정도면 마음 먹기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정한 청탁으로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자 신분증 집어던지고 며칠 동안 출근을 안해서 같은 부서 동료들이 와서 겨우 모시고 갔던 기억도 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대쪽처럼 살면 뭐하냐. 실속 좀 차리지”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었다.-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1956년 부민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가 여러 번 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그려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미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었다면 남다른 끼와 말솜씨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소풍 가서 사회를 보는 일은 늘 내 차지였다. 그래선지 말이나 행동에 남다른 스타 의식이 강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교문에서부터 영화배우처럼 겉멋을 부리며 걸었다. 저 멀리 3층 교실 창문에서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여자애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과장되게 폼 잡으며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했다. 그때 사진을 지금 보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만들었던 것은 나의 성우 흉내였다. ‘삼국지’, ‘수호지’,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라디오 드라마를 듣고 외워 성대모사를 하면 식구들, 친구들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국어 시간에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미망인 모씨는~’으로 시작하는 고전 ‘조침문’을 ‘전설 따라 삼천리’의 성우 유기현씨 목소리로 읽어주면 교실은 난리가 났다. -웅변도 좋아해서 영도섬 등대 앞에 가서 소리 높여 목이 쉴 정도로 연습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한번은 중학교 때 ‘북괴 공산주의’를 타도하자는 주제의 웅변대회에 나가 목청 높여 “이 어린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를 말하고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학교 바깥에서 철조망에 개를 매달아 놓고 사정없이 몽둥이질을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때 개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 팔고 멍하니 서 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할머니가 등대 쪽에서 꼼장어 장사를 하셨는데 매일 같이 달려가서 꼼장어 먹고, 딱딱한 알사탕 입에 넣고 책가방 던져 놓고 물놀이를 했다. 앙장구(성게), 해삼, 멍게 이런 게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가세가 기울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렇지 않게 싸가지고 다녔던 소고기 구경을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할 수가 없었다. “크면 반드시 정육점을 할 거야. 그래서 소고기를 실컷 먹으리라.” 공부도 못했고 가세도 기울어서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영남상고에 들어갔는데, 막상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아버지는 “네가 장남인데 대학을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재수를 시작했는데, 길게 하지는 못했다. 안 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지금도 크다. -1972년 군 복무 중 ‘10월 유신’이 선포됐다. 박정희 정부는 전군에 ‘문화선전대 경연 행사’를 열어 유신의 필요성을 병사들에게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사단 웅변대회 선수로 뽑힌 나를 대대장이 불렀다. “이상용, 너는 오늘부터 웅변 대신에 유신헌법을 홍보하기 위한 문선대 경연 준비를 해라.” -유신헌법이 뭔지 내가 알 리 없었다.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우리 몸에는 우리 옷을 입어야 하는데, 유신헌법이야말로 우리 몸에 맞는 옷이다’란 내용을 주제로 코미디를 구성해 연기했고, 그걸로 사단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MC 겸 코미디 담당으로 예하부대를 돌며 유신 홍보 공연을 다녔다. MC와 코미디언으로서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얼마 후에는 사단 내 방송 DJ도 맡게 됐는데, ‘쌀’을 ‘살’로 발음하고 ‘의사’를 ‘어사’라고 말하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 문선대 공연에서야 사투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수단이었지만, 방송에선 아니었다. 교정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매일 책과 신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 또한 나중에 사회에 나와 큰 도움이 됐다. ●‘수그려라’가 제 좌우명… 저를 방송인으로 남게 한 건 8할이 ‘노력’ -박원웅 선생의 스카우트로 MBC 라디오 데뷔를 한 이후 몇몇 프로그램이 나를 더 따라왔다. 사람들은 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말투를 좋아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위기가 찾아왔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요계를 평정할 때였으니 1976년쯤인 듯한데, MBC 라디오의 간부 한 분이 나를 호출했다. “라디오 진행자를 모두 전문 아나운서로 교체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미안하다.” 교통정보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에서 하차하라는 말이었다. 방 한 칸 신혼살림에 아내는 첫아이를 임신한 상태. 세간이라곤 쌀통 하나뿐이고, 찬장도 없어 사과상자로 대신하고 있던 우리 부부였다. “저, 좀 더 잘하겠습니다. 이거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소용 없었다. 다시 실업자가 됐다. 폭음을 하고 들어가 아내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방송하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안 불러 주면 끝이다. ‘푸른 신호등’에서 졸지에 잘린 뒤 나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MBC 근처에 신발가게를 차렸다. 동대문 시장에서 패션구두 같은 것을 떼어다 아내와 같이 팔았다. 조용필이나 이은하 같은 당대의 스타들이 찾아와 도와주기도 했다. 하지만, 6개월도 안 돼 망했다. 장사는 말주변만 갖고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었다. 묘하게도 신발가게를 폐업하자 연달아 방송 요청이 들어왔다. 잠깐 동안의 실업자 생활과 신발가게 실패를 통해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 간단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해야 한다.’ -라디오로 주가가 오르면서 TBC ‘7대 가수쇼’ MC로 TV 데뷔를 했다. 운현궁 공개홀에서 남진, 나훈아, 이미자 등 당대의 스타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당시 고려진씨와 짝을 이뤘는데 최초의 남녀 공동 MC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150명 정도의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얼마 후에는 MBC ‘토요일 밤에’와 함께 주말 저녁을 양분하고 있던 TBC ‘쇼쇼쇼’의 MC로 위키리(이한필)의 뒤를 이어 발탁됐다. 쇼쇼쇼에서 나와 최고의 콤비를 이뤘던 정소녀씨를 만났다. ‘허참’ 하면 ‘정소녀’, ‘정소녀’ 하면 ‘허참’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나와 같이 MC를 보던 정혜경씨는 내 이름에 이어 자기 이름을 말하는 순서에서 돌연 ‘정소녀’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보기 드문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다. -한창 때에는 새벽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 아침에 ‘푸른 신호등’ 2시간 진행하고, 잠깐 쉬었다가 ‘싱글벙글쇼’ 2시간, 좀 있다가 ‘허참의 가요앙콜’ 2시간. 이런 식이었다. 방송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극심한 스트레스다. 수십년을 해도 마찬가지다. 거기에서 오는 긴장과 피로, 고독감을 술로 달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무교동 식당들에서 배달시킨 짬뽕, 짜장면에 소주를 마셔가면서 방송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청취자들은 내 옆에 배달음식 빈 그릇과 소주병이 수북이 쌓여있는지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심신이 헛헛해져 또다시 무교동 낙지골목 등을 훑고 다녔다. 그렇게 일에 술에 파김치가 돼서 집에 갔다가 새벽에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는데, 방송국에서 쓰러져 응급차로 실려간 적도 있었다. -나를 대표하는 ‘가족오락관’은 1984년 4월 3일 벚꽃이 한창일 때 처음 전파를 탔다. 내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공교롭게 마지막 1237회 녹화일이 2009년 4월 2일이었다. 하루도 어긋나지 않는 만 25년. 나의 청춘과 중장년이 그대로 녹아 있는 사반세기와 좀 더 따뜻하게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참 아쉽다. 새로운 포맷의 참신한 가족오락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갑자기 관두게 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KBS는 가족오락관 후속으로 ‘가정오락관’이란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몇 번 내보내고는 시청자 반응이 안 좋다며 폐지해 버렸다. 지금은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수그려라’가 나의 좌우명이다. 남을 존중하고 경청하려고 애쓴다. 남들 앞에 과하게 나서지 않으려 한다. 나는 항상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염두에 두고 무대에 오른다. 후배들한테 말한다. 분위기 뜨고 흥겹다고 해서 객석에 마이크 들이대며 반말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방송인으로서 나의 능력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끼’는 타고났을지 몰라도 나머지를 채운 것은 나의 부단한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젊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위해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유머집을 구입해 외우고 또 외웠다. 소설이건 수필이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 암기했다. 교수, 의사, 성악가, 요리사, 언론인 등 자기 분야의 고수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과의 얘기는 모두가 살아 있는 공부였고, 나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단련될 수 있었다. ■허참은 누구 본명은 이상용.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MC’ 중 한 명이다. TBC 동양방송, KBS 한국방송, MBC 문화방송에서 수많은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26년 동안 진행한 KBS ‘가족오락관’은 그의 이름과 동일시된다. 코미디언, 가수,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남상고, 동아대,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TV 프로그램 TBC ‘7대 가수쇼’ ‘쇼쇼쇼’ ‘전국 TOP10 가요쇼’, KBS ‘가족오락관’ ‘도전! 주부가요스타’ ‘왕건오락관’ ‘지구촌 노래자랑’, MBC ‘젊음은 가득히’ ‘지붕뚫고 하이킥’, 대전MBC ‘허참의 토크&조이’, SBS ‘빙글빙글 퀴즈’ ‘잉꼬부부 재치부부’, MBN ‘엄지의 제왕’ ▲라디오 프로그램 MBC ‘싱글벙글쇼’ ‘푸른 신호등’ ‘청춘은 즐거워’, SBS ‘허참의 즐거운 저녁길’ ▲음반 ‘왜 몰라주나’(1976년) ‘추억의 여자·소낙비’(2007년) ▲제29회 한국방송대상(2002년) 제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2005년) KBS 연예대상(2006년)
  • “햄스터가 사람에게 코로나19 전파 첫 확인”

    “햄스터가 사람에게 코로나19 전파 첫 확인”

    애완용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 2건 발견 블룸버그 통신이 29일(현지시간) 홍콩 연구진이 집에서 키우는 햄스터가 사람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옮길 수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홍콩대학과 홍콩 당국 관계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동료 평가 전 초고 상태로 공개된 논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델타 변이가 햄스터에서 사람에게 전염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지역 애완동물 가게에서 수집된 동물의 혈액 표본과 바이러스 채취 면봉 검사를 통해 햄스터에서 사람으로 감염된 사례를 두 건 발견했다. 연구진은 문제의 햄스터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홍콩으로 수입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21일경이라며 이는 애완동물 거래가 국가 간 코로나 전파 경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애완용 햄스터가 실제 생활 환경에서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고, 이 바이러스를 다시 사람에게 옮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햄스터에서 돌아다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홍콩 “햄스터 2000마리 안락사”에 1만 4000명 반대 청원 홍콩에서는 애완동물 가게 점원이 햄스터로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당국이 2000마리에 이르는 햄스터들을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19일 영국 BBC에 따르면 1만 4000명이 넘게 이번 안락사 결정에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앞서 홍콩 어업농업자연보호부(AFCD)는 지난 18일 모든 애완동물 가게와 소유주들에게 안락사를 위해 햄스터를 넘기라고 밝히며, 햄스터의 수입과 판매를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이는 홍콩에서 동물-사람 간 코로나19 전염 의심 사례가 처음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6일 이 점포에서 일하는 23세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감염원이 불분명해 관심을 모았다. 약 3개월 동안 델타 변이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홍콩 지역사회에서 갑자기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되자 당국은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이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이 ‘이상한 사례’라고 지적하며 조사 중이었다. 그런데 해당 가게의 햄스터 11마리와 다른 두 점원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당국이 취한 조치다. 당국은 이들이 구입한 햄스터를 모두 인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2000마리의 햄스터가 인도적 방법으로 안락사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개에는 전염성 암이 있다?

    조개에는 전염성 암이 있다?

    의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암은 여전히 정복이 어려운 질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술 및 항암 치료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암은 여전히 중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인간에 생기는 암에도 한 가지 다행인 부분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에서 암이 전염되는 경우는 장기 이식처럼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드물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부 동물에서는 전염성 암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희귀 유대류인 태즈메이니아 데빌이다. 이 유대류는 전염성 암으로 그렇지 않아도 적은 개체 수가 더 줄어들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전염성 암은 조개처럼 예상치 못한 동물에서도 볼 수 있다. 조개에서 암이 생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사실 암은 대부분의 동물에서 생길 수 있다. 조개 역시 일종의 혈액암을 겪는데, 문제는 일부 종에서 이 혈액암이 개체 간에 전파된다는 것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사마귀 비너스 조개 (Warty venus clams, 학명 Venus verrucose, 사진)의 전염성 암을 연구했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연안 바다에서 채취한 345개의 조개에서 얻은 암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이 모든 조개의 전염성 암세포가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 조개에서 생긴 암세포가 대서양과 지중해의 조개를 동시에 감염시킨 것이다. 장거리 수영 선수가 아닌 조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지만, 연구팀은 설명은 매우 간단명료하다. 바로 선박의 이동이다. 해양 생물이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채우는 바닷물과 함께 이동하거나 혹은 선체에 달라붙어 이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외래 침입종 문제나 전염병 전파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전염성 암도 그중 하나인 셈이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또 다른 의외의 사실은 다른 종에서 유래한 전염성 암세포가 있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분석 결과 같은 과에 속하는 카멜레아 갈리나 (Chamelea gallina)라는 조개에서 유래한 암세포였다. 다른 종의 암세포가 전염성 암을 일으킨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 연구는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래 생물종 전파는 그 자체로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지만, 전염병 전파라는 달갑지 않은 결과도 낳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전염성 암도 인간의 생태계 교란 행위 중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 [특파원 칼럼] 바이러스가 외국인만 공략하진 않는다/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바이러스가 외국인만 공략하진 않는다/김진아 도쿄특파원

    지난해 9월 말 일본 입국 후 14일간의 격리를 끝내고 도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에서 일본인 취재원과 저녁 자리를 가졌을 때 의도치 않게 민망했던 적이 있다. 식당 입구에서 습관적으로 큐알코드를 찍고 입장하려고 했는데 기계가 없었다. 개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입장할 수 있다는 건 그때 알았다. 이후 스타벅스 등 여러 곳에서 큐알코드를 찍으려 했다가 안 하기를 몇 번 반복했고, 이제는 제약 없이 식당에 들어가는 게 익숙해졌다. 간혹 입구에서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요구하는 곳이 있지만 일부에 불과했다. 일본에는 ‘방역패스’가 없다.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일본살이 4개월 동안 꽤 여러 음식점을 가 봤지만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곳은 딱 한 곳에 불과했다. 이달 초 아카사카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기에 쿠브(COOV) 애플리케이션으로 2차 접종까지 마친 것을 보여 주니 오히려 식당 직원과 함께한 일본인들이 놀라워했다. 앱으로 깔끔하게 백신 접종 증명이 가능하냐에 대해 감동을 받은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판 백신 증명 앱이 지난해 말부터 운용됐지만 그 일본인의 손에는 병원에서 종이로 발급한 백신 접종 증명서가 쥐어져 있었다. 큐알코드 입장, 방역패스 외에도 한일 간 비교되는 것은 많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안 쓰거나 턱스크만 한 일본인들이 간혹 보이지만 한국처럼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처럼 한국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일본 내 방역은 체계적이지 않다. 하지만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에게 적용하는 방역 대책은 매우 엄격하다. 일본은 지난해 1월부터 레지던스 트랙(장기 거주), 비즈니스 트랙(단기 거주) 등 외국인 입국과 관련된 비자를 제한하고 있다. 사실상 1년 넘게 신규 입국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8일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에 들어가자 그제야 제한적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풀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나타나자 11월 30일부터 다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를 단행했다. 그리고 최근 이 조치를 2월 말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을 가려 가며 감염시키는 게 아님에도 유독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바이러스 취급을 받는 듯하다. 지난해 말 100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자랑하던 일본도 1월 말 현재 무서울 정도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매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9일 신규 확진자 수는 4만 1471명으로 처음으로 4만명을 넘은 데 이어 3일 만에 5만명을 사상 처음으로 넘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를 보듯 외국인에게 유독 가혹할 정도로 이뤄졌던 일본의 방역 대책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파력, 뒤늦게 시작한 무료 코로나19 검사, 1.9%에 불과할 정도로 더딘 3차 접종률 등이 얽히고설켜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 바이러스가 일본 안팎을 가리지 않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일본에 입국하지 못한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일본 정부는 외국인 입국 규제를 철회하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유학 및 취업을 포기했다는 사람이 많다. 일본 정부의 방역 대책이 남긴 건 일본의 외국인 혐오증과 배타주의였다. 이런 일본이 해외에서는 어떤 이미지로 보이는지 정작 일본은 모르는 듯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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