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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한 비판’ 임지현은 누구?…“김진에 ‘기습 뽀뽀’하던 탈북 방송인”

    ‘남한 비판’ 임지현은 누구?…“김진에 ‘기습 뽀뽀’하던 탈북 방송인”

    한국에서 방송인 ‘임지현’으로 활동하며 인기를 끌었던 탈북여성이 북한 선전 매체에 ‘전혜성’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전혜성씨는 한 종합편성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 ‘남남북녀 시즌2’에서 방송인 김진과 가상 부부로 활약하며 남한 남자와 북한 여자의 일상을 재미있게 보여줘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모란봉 클럽’과 ‘명받았습니다’에도 출연해 북한의 생활상을 상세히 공개한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던 시기 화끈하고 명랑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한국 방송에서 “북한에서 조선 인민군 포 사령부 소속 대원이었다”며 북한군 출신임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남남북녀 시즌2’의 종영 이후 방송에서 전씨를 볼 수 없었다.전씨는 16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북한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의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영상에 등장했다. 이 영상에서 탈북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온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술집을 비롯한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만 있었다”며 남한 사회를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방송 속 전씨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납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씨의 정확한 월북 경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남남북녀에 출연했을 때 좋아하던 사람인데 너무 충격이다’,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조사해야 한다’, ‘국정원은 뭘 하고 있나. 당장 나서야 한다’, ‘김진이랑 너무 잘 어울리고 좋아 보여서 행복한 줄만 알았다’ 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싸움소의 눈빛, 온몸으로 버텨내는 노동자 닮은…

    칠성이/황선미 지음/김용철 그림/사계절/68쪽/1만 6000원소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함께 고요해진다. 어떤 허위도 가릴 수 없는 순정한 진심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황선미(54) 작가가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또 다른 동물 서사의 주인공으로 소를 들여보낸 건 그 눈 때문이다. ‘빈집에 온 손님’ 이후 15년 만에 펴내는 그림책 ‘칠성이’에서다. “싸움소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다 소의 표정을 봤어요. 도망갈 여지도 없이 온몸으로 한순간을 버티는 노동자의 눈빛이 소에게서 읽혔죠. 그 진지한 얼굴이 어쩌면 온몸으로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인 것만 같아 이끌렸어요.”작가가 독자들을 데려가는 곳은 ‘전장’이다. 옥뿔과 노고지리뿔이 위태롭게 얽혀들고, 콧김 섞인 고래빼기가 울려 퍼지고, 한껏 벼려진 근육과 근육들이 맞부딪는 곳. 소싸움판이다. 취재를 위해 2011년 진주 소싸움장을 찾아간 작가는 그저 막연했다. 소싸움장에서 찍은 사진 수백 장, 유튜브에서 길어올린 동영상, 인터넷 자료 등 수많은 자료를 파고들어도 그 자리를 맴돌았다. 이야기의 실타래는 우연히 얻은 사례 한 조각에서 풀려나갔다.“조사를 하다 우연히 도축장 앞에서 구조돼 싸움소로 길러진 소가 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어요. 싸움소는 태생부터 정해진 게 아니라 몸의 조건이 좋은 소를 찾아서 기르는 거라고요. 원래부터 뛰어나게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간다는 이야기. 거기서 출발했죠.” 도축장의 좁은 통로 앞.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소들은 저 길을 통과하면 다시 돌아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예감한다. 다른 소들과 함께 몸부림치고 땅을 헤집어대던 어린 칡소는 소들을 살피는 황 영감의 눈에 단박에 든다. 황 영감은 소에게 칠성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죽음 직전에 살길을 터준다. 싸움소로 운명을 정해주면서. 칠성이는 도축장 앞에서의 두려움과 분노, 성숙한 삶의 태도를 몸으로 가르치는 황 노인의 애정과 질타를 동력 삼아 우직하게 성장해 나간다. 작가는 감상에 빠지는 걸 경계하듯 곁눈질하지 않고 진중한 문장으로 직선의 서사를 완성한다. “어른도 아이도 읽을 수 있는 단편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담았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원고지 65매짜리 단편은 영화처럼 장면 장면마다 극적으로 연출한 그림과 어우러져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여기에는 지인에게 ‘내가 알던 김용철 맞느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림체를 완전히 바꾼 화가 김용철의 역할이 한몫했다. 그간 옛이야기를 주로 그리며 해학, 과장, 비유를 선묘 채색화로 주로 그려온 그는 원고를 받아들고 새로운 화풍을 시도했다. 2B에서 8B까지 연필을 거듭 바꿔가며 셈여림을 세심하게 조절한 연필 드로잉으로 이야기의 밀도를 생생하게 끌어올린 것. 칠성이의 눈에 깃든 맑은 슬픔, 황 노인의 고집스러운 주름에 심겨진 진심, 지면을 박차고 뛰어들 듯한 소의 활기 넘치는 움직임은 연필의 정직한 성정에서 만들어졌다. “시골 출신이고 어린 시절 집에서도 소를 길러 내가 소를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싸움소의 내면과 근육의 액션, 힘의 방향 등을 그리려니 내가 소를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국내엔 없는 소 해부학 책을 아마존에서 사들여 소의 골격, 꺾여진 부분을 거듭 그려보며 소의 진정성 있는 성장, 선택할 수 없는 갈림길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왜곡 없이 그리려 노력했습니다.”(김용철 화가) 가혹한 운명을 밀어낼 수도, 일방적인 조건 앞에서 뒷걸음질칠 수도 없는 칠성이를 통해 작가가 결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단순하지만 간단치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밀고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로 읽어줬으면 좋겠습니다.”(황선미 작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현대모비스 미래차 개발 가속도…‘자율주행 브레인’ 바라토프 영입

    헬라 ‘램프개발 총괄’ 괴츠 박사 등 전문가 잇단 영입… 기술력 강화 현대모비스가 해외 연구개발(R&D) 인력을 잇따라 영입하며 미래 자동차 핵심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2일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털에서 카메라 센서 개발을 총괄해 온 그레고리 바라토프를 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 국적의 바라토프는 2000년부터 각종 레이더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이미지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주행 중 전방에 나타난 물체가 차인지, 사람인지, 동물인지를 분석해 차로 하여금 상황별로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이라면서 “바라토프가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만큼 독자적인 센서 개발과 융합 기술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에도 독일 출신의 광학 전문가 미르코 괴츠를 첨단 램프 개발 담당 이사로 스카우트했다. 괴츠는 세계적인 램프 업체인 헬라에서 광학 설계를 총괄했다. 현대모비스가 해외 인재를 국내 연구소로 직접 스카우트하는 건 올해가 처음이지만, 이미 해외 사업장에서는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해 현대모비스 북미연구소는 콘티넨탈 출신의 자율주행 전문가 데이비드 애그뉴를 이사로, 유럽연구소는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 TRW 출신의 DAS 전문가 스티브 에드워드를 이사로 불러왔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인포테인먼트와 친환경 분야에서도 전문가들을 추가적으로 스카우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국내 우수 연구인력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총연구원 수 2700명으로 5년 전보다 65% 가까이 늘었다. 모비스 관계자는 “2014년 4900억원 수준이던 연간 연구개발 투자비가 지난해 6900억원으로 40% 이상 증가한 상황”이라면서 “올 1분기 투자액 역시 18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었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신상 대신 직무능력만 따져라…면접관 교육 필수

    신상 대신 직무능력만 따져라…면접관 교육 필수

    이력서에 학력·출신지 기재 못해 특수경비직·연구직은 해당 안돼 성장배경·학력 밝히면 제지해야 “지방공기업도 8월부터 응시자의 출신지역, 학력 등 인적사항을 원칙적으로 요구할 수 없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6월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지시로 마련된 가이드라인 교육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공기업 인사담당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행정자치부는 ‘블라인드 채용’(정보 가림 채용)을 149개 지방공기업에 이어 663개 지방 출자·출연기관을 포함한 지방공공기관 전체로 확대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8월부터 입사지원서와 면접에서 인적사항 요구가 금지되며 9월부터 자치단체 경영평가 지표에 블라인드 채용 도입이 반영된다.채용을 할 때는 공평한 기회 보장을 위해 성별·신체조건·용모·학력·연령 등에 불합리한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 이력서에는 학력·출신지·신체조건 등 차별적 요인은 적을 수 없다. 다만 특수경비직은 건강한 신체, 연구직은 논문이나 학위처럼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예외다. 지역인재 기준은 최종학교 이름이 아니라 최종학교 소재지로 변경해야 한다. 인사담당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신분 확인을 위해서는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필기나 면접시험 전에 사진을 받을 수 있다. 이때도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받아야만 한다. 국가유공자 가산점과 같은 증빙서류는 최종합격자 발표 전에 제시해야 한다. 이날 교육에 강사로 참여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02년부터 산업현장 전문가 참여로 개발된 국가직무능력표준(NCS)도 능력 중심 채용 도구의 하나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NCS는 현재 897개가 개발되어 교육, 훈련, 채용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더욱 중요성이 강화된 면접에서는 면접관의 사전교육이 필수다. 출신지역, 병역, 결혼 여부 등 차별적 소지가 있는 질문을 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 응시자는 면접 도중 친척 중에 유명인사나 고위직이 있다거나 유리한 성장 배경 또는 학력을 말하면 발언이 제지된다. 면접은 철저한 직무능력 평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 과거 직무 관련 경험을 묻는 경험면접,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상황면접, 발표를 통해 역량을 평가하는 발표면접, 지원자의 상호작용 능력을 평가하는 토론면접 등 체계화된 면접이 이뤄지게 된다. 면접관이 10초 첫인상으로 평가하거나 지원 동기를 묻고 거북한 질문으로 지원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압박면접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 고용부 측의 설명이다. 이경희 사람인 연구원은 “그동안은 실력만으로 인재를 뽑기에는 학력, 사진, 토익 성적, 가족 등 선입견을 가질 요소가 너무 많았다”며 “업무능력과 스펙은 별개이므로 블라인드 채용은 아무것도 보지 않는 게 아니라 편견 요소를 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나훈아, 11년 만에 돌아온다

    나훈아, 11년 만에 돌아온다

    오랜 기간 칩거했던 나훈아(70)가 오는 17일 새 앨범을 공개하며 11년 만에 컴백한다.소속사 예아라는 나훈아의 새 앨범 ‘드림 어게인’이 17일 낮 12시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표된다고 11일 밝혔다. 나훈아는 자신이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 컴백 콘서트를 오는 11~12월 서울과 부산, 대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새 앨범에는 ‘남자의 인생’을 비롯한 7곡이 수록된다. 소속사는 “다양한 리듬과 색깔의 곡들로 그동안 나훈아가 가슴에 담은 꿈들을 세상에 꺼내 놓았다”며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다치고 지친 국민의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음악임을 자부한다”고 소개했다. 그간 장기 공백에 대해 소속사는 “나훈아가 갑자기 관객 앞에 서는 게 두려워졌고 마이크를 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인데 꿈이 고갈되어 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꿈을 찾아 떠나려 한다며 세상 여기저기를 다녔다”고 전했다. 또 “(나훈아가 음악 인생을 재개하며) 죽기 전에 죽을 만큼 꿈을 피우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훈아는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을 끝으로 가요계 지인들과도 교류를 끊는 등 두문불출했다. 이듬해 3월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돌연 취소했고, 기획사까지 문을 닫아 투병설, 일본 폭력조직 연관설, 신체훼손설 등 온갖 루머에 휘말렸다. 나훈아는 2008년 1월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루머에 대해 해명하기는 했으나 또다시 칩거를 이어 갔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그는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다. 꿈을 팔려면 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꿈을 잃어버렸다. 다시 꿈을 찾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며 활동 중단을 암시했다. 이후에도 건강이상설 등 여러 루머가 계속됐고, 지난해에는 이혼 소송으로 법원에 출석한 나훈아의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역사 속 북소리] 죽일 놈의 갑질… 시대를 안 가린다

    [역사 속 북소리] 죽일 놈의 갑질… 시대를 안 가린다

    “정부청사 입구에서 황급히 출근하는 공직자와 소지품 확인을 요청하는 경비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경비원은 규정대로 가방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자신은 신분이 확실한 고위공직자라며 검사받기를 거부하고 경비원에게 심한 폭언을 퍼부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600여년 전인 1403년 조선 태종 때 대궐 앞에서 발생한 일이다. 대궐 궁문을 지키는 갑사가 대궐 출입 검사를 거부한 사헌부 관리의 폭언을 듣고 그 억울함을 신문고를 쳐서 호소한 사연이다. 사헌부 관리로부터 “어찌하여 낮고 천한 신분인 갑사 주제에 양반 자제인 사헌부 관리의 출근을 막는 것이냐”는 폭언을 들은 갑사는 즉시 동료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이 사실을 들은 갑사 10여명이 사헌부로 달려가 백관조회가 끝나고 나오는 사헌부 관리에게 따져 물었다. 이 과정에서 갑사들이 다른 사헌부 관리를 궁문에서 폭언을 한 사람으로 오인해 멱살잡이와 폭행을 했다. 사헌부의 조사가 시작되어 갑사들이 차례로 불려가 심문을 받게 되었는데 갑사들만 처벌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러자 갑사 500여명이 신문고 앞에 모여 북을 치고 편파적인 심문에 항의했다. 태종은 임의로 심문하는 것을 금하고 공정하게 조사해 처리하도록 명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통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자가 지위를 악용해 약자를 상대로 부당한 행위를 저지르는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신분을 사회 근간으로 하는 조선 사회에서 신분에 따른 차별 행위를 부당한 것으로 여겨 그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들어줄 수 있는 신문고의 존재야말로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본받아야 할 소통정신이다. 조선시대에 ‘신문고’가 있었다면 현대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고 있는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가 있다.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한 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소위 ‘갑질’ 관련 민원 1904건을 분석해 본 결과 공공, 건설, 방송통신, 금융, 교육 분야 순으로 많았다.그 사유는 택시의 승차 거부나 임대보증금 반환 지연 등 일상생활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하도급, 대리점 등 협력업체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행위, 건설사의 아파트 하자발생 및 공무원의 우월적인 업무처리 태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또한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해 직장인 1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66.9%가 업무 중 부당한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결과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갑질 행태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돈, 권력, 위신을 배경으로 이것을 갖지 못한 약자들을 무시하거나 오만한 행동이 빈번하게 발생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새 정부는 이런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국민들이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갑질 근절을 위해 대선 공약으로까지 제시하며 우리 사회의 갑질 행태를 개선해 나가려 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 부문의 갑질 비리 근절을 위해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했으며, 전국 어디서나 상담과 신고가 가능하다. 국민권익위의 신문고를 울려 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태종실록, 태종 3년 (1403년) 11월 22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블라인드 채용 의향 없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블라인드 채용 의향 없어

    입사 지원자의 출신지, 학력 등을 보지 않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할 의향이 있는 일반 기업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5일 사람인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 42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8%가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이 57.1%로 상대적으로 높은 의향을 보였고, 중소기업(48.4%)과 중견기업(41.5%)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하는 기업은 6.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하는 방식은 ‘실무진 면접’에 적용하는 경우가 38.5%로 가장 많았다. 서류전형(34.6%), 임원 면접(19.2%), 별도 블라인드 테스트(3.8%) 등이 뒤를 이었다. 모든 채용 과정에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하는 비율은 15.4%에 그쳤다. 인사 담당자가 블라인드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평가항목은 ‘직무 적합성’(38.5%)으로 꼽혔다. 이 외에 ‘긍정적인 마인드’(19.2%), ‘업무해결 능력’(19.2%), ‘조직융합성’(11.5%), ‘창의적인 사고’(7.7%), ‘끈기와 열정’(3.8%)로 나타났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달 중 332개 모든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뒤, 블라인드 채용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지방공기업 149개는 인사담당자 교육을 거친 뒤 8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방 직후 민초들 삶의 하루하루 그렸어요”

    “해방 직후 민초들 삶의 하루하루 그렸어요”

    “최근 현실을 보면서 삶의 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나 친밀도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대상에 대해 자기만의 틀로 도덕적,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사회에서 반목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가 공동체 삶에 대해서 구체적인 기억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거예요.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공동체가 공유한 기억의 구체성을 확보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우리 시대의 대표 극작가 배삼식(47)이 3년 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한국인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는 국립극단의 의뢰로 쓴 이번 작품의 제목은 ‘1945’(5~30일 명동예술극장)다. 제목만 들으면 떠오르는 일련의 생각들이 있을 터다. 해방 직후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과 급변하는 시대의 파고에 휩쓸린 사람들의 고단한 모습 같은 것들 말이다. 보통 시대극은 이러한 역사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영웅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의 삶을 좇기 마련이지만 배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불러냈다. 작품은 1945년 해방 직후 만주 창춘, 조선행 기차를 타려고 전재민 구제소에 모인 다양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다. 죽을 고비를 함께 넘기며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를 포함해 각자 저마다 사연을 품은 15명이 작품을 이끈다. 이들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 같다가도 피란민 중 한국 사람인 줄 알았던 일본인을 냉대하고,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멀리하는 등 생존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이 가장 흔들리던 시대,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야만 했던 시기를 생각하다 1945년에 주목하게 됐어요. 그런데 1945년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앞서 그 시절을 다룬 많은 이야기는 친일이냐 반일이냐, 부역이냐 혁명이냐, 용기냐 비겁함이냐 등과 같은 관념적인 틀 안에서 만들어졌죠. 한 개인으로서 평범한 하루하루의 생활과 그 속에서 욕망하던 것들을 담은 세계를 충실하게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70여년 전 시절의 구체적인 일상을 그리는 것은 작가에겐 어쩌면 무모한 일일지도 모른다. 배 작가는 그 시절 삶에 생생하게 다가가기 위해 근대 작가들의 소설을 비롯해 당시 신문 기사, 구술사 등 다양한 자료의 힘을 빌렸다고 했다. 머리로 그릴 수 있는 삶의 핍진한 모습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 무모한 일이죠. 살아 보지도 않은 시절을 그린다는 것이요. 쓰고 나서도 이 작품에 대해 자신을 가지기 어려웠어요. 채만식, 염상섭, 김만선, 허준 등 당시 만주를 체험했던 선배 작가들이 남긴 작품들을 통해 상상하면서 더듬더듬 썼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창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큰 틀은 제가 썼지만, 선배들의 작업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죠.” 전작에서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 온 그는 앞으로도 중심에서 조금 비켜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다행히 예전처럼 실감이 나질 않는 정치, 경제, 사회사 같은 거대한 역사에만 갇혀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미시사, 생활사, 문화사라고 불리는 영역에서 연구 성과들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이런 성과를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때로는 불온하기도 하지만 때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통계 수치로 설명할 수 없는 행동하는 인간의 모습, 인간들이 욕망하는 세계를 제시하는 건 때로 학문 분야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앞으로도 거대 담론에서 밀려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할 생각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기업 “10곳 중 3곳 면접비 지급…평균 3만원”

    기업 “10곳 중 3곳 면접비 지급…평균 3만원”

    기업 10곳 중 3곳만이 채용과정에서 응시자에게 면접비를 지급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기업의 ‘면접비 지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73개 기업 중 124개(33.2%) 기업이 ‘면접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결과(27.8%)와 비교하면 5.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지급한다고 답한 124개 기업 중 116개(93.5%)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이외에 ‘현금, 물품 두 가지 다 지급’하는 기업과 ‘물품으로 지급’하는 기업은 각각 4개(3.2%)로 조사됐다. 현금으로 면접비를 주는 기업들은 응시자에게 평균 3만 원을 지급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3만 원’(32.5%), ‘2만 원’(30.8%), ‘5만 원 이상’(14.2%), ‘1만 원’(13.3%), ‘1만 원 미만’(5.8%), ‘4만 원’(3.3%) 등의 순서였다. 하지만 사람인이 지난 2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는 ‘면접 1회당 평균 지출액’을 ‘5만 원’이라고 답했다. 기업은 구직자가 쓰는 비용보다 약 2만 원 적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다. 한편, 전체 응답기업(373개사)의 75.1%는 면접비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87.1%는 면접 응시자들에게도 기업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시자들도 잠재 고객이기 때문에’(50.2%, 복수응답), ‘좋은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48.9%), ‘나중에 동료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25.2%), ‘취준생들 사이의 기업평판을 무시할 수 없어서’(23.4%) 등이 이유로 꼽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직장인 10명 중 4명 “휴가 쓸 때 회사 눈치 보여요”

    직장인 10명 중 4명 “휴가 쓸 때 회사 눈치 보여요”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여름휴가를 쓸 때 회사나 상사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대표 이정근)이 직장인 1171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것에 대해 회사의 눈치를 보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1171명 중 445명(38%)이 ‘회사의 눈치를 본다’고 답했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눈치 보는 부분은 ‘휴가 시기를 정하는 것’(51.9%,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휴가 가는 것 자체’(47.2%), ‘휴가 일수’(36%) 순이었다. 직장인들은 회사의 눈치를 보는 이유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43.6%, 복수응답)를 첫번째로 꼽았다. 이어 ‘선배 및 상사 휴가에 맞춰야 해서’(30.6%), ‘팀 내 주어진 업무량이 과도해서’(25.6%), ‘은연중에 가지 말라는 눈치를 줘서’(21.3%), ‘다들 휴가를 안 가는 분위기여서’(14.6%),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13%) 등의 응답이 나왔다. 직급별로는 ‘사원급’ 응답 비율이 40.8%로 가장 많았다. ‘대리급’(39.2%), ‘임원급’(36.4%) ‘과장급’(33.9%), ‘부장급’(27.4%)이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44%)의 응답률이 ‘남성’(34.4%)보다 높았다. 한편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올여름 휴가 계획이 ‘없는 것’(27.6%)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휴가 비용이 없어서’(38.7%,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휴가기간이 짧아서’(22.9%), ‘업무의 양이 많아 휴가를 쓸 수 없어서’(21.1%),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13.9%) 등 회사 업무와 관련된 이유로 휴가 계획이 없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쉬지 않고 돌리면 기계에도 무리가 오듯, 열심히 일한 후에는 휴식이 필요하다“며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도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휴가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 변화무쌍 4종 스틸 공개 ‘반전 매력’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 변화무쌍 4종 스틸 공개 ‘반전 매력’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이 마성의 눈빛으로 여심을 뒤흔들 예정이다. 오는 7월 방송 예정인 MBC 새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제작 유스토리나인, 감독 김상협, 작가 송지나)는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탐미주의 멜로 팩션 사극이다. 임시완은 그동안 브라운관과 충무로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한계 없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름다움과 선량함 이면에 뒤틀린 정복욕을 감춘 고려의 왕세자 ‘왕원’ 역을 맡아 야누스 매력을 폭발시킬 것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왕은 사랑한다’ 측은 드라마 속 임시완의 눈빛 열연을 예고한 스틸 4종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마치 모두 다른 사람인 듯 변화무쌍한 임시완의 모습이 설렘과 기대감을 자극한다. 그는 달달함이 폭발하는 눈빛,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빛, 상대를 제압하는 매서운 눈빛, 왕세자의 결단력이 담긴 눈빛, 폭주하는 눈빛 등 다채로운 감정을 두 눈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임시완의 눈빛은 그가 연기하는 왕세자 왕원의 입체적 성격과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극대화 시킨다. 이에 임시완이 이번 작품을 통해 역대급 왕세자 캐릭터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한편, MBC 새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팩션 멜로 사극. 100% 사전제작으로, 현재 촬영을 종료하고 후반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유스토리나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국민의당 ‘제보 조작’ 수법…“가짜녹음+폰3개로 카톡 조작+이메일 도용”

    국민의당 ‘제보 조작’ 수법…“가짜녹음+폰3개로 카톡 조작+이메일 도용”

    이용주 “이유미 본인 핸드폰·회사 폰·아들 폰으로 카톡 조작”선거 관련 조작 사건에 카카오톡 메시지 첫 이용 국민의당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이 27일 자신이 알고 있는 사태의 전말을 밝혔다.이 의원에 따르면 검찰에 구속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는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고 혼자 핸드폰 3대를 동원해 카카오톡 대화창을 조작하고, 문준용씨의 파슨스 동료 이메일을 도용했다. 또 남동생을 시켜 가짜 녹음파일을 제작해 허위제보 내용을 만들어냈다. 이 의원은 이씨가 “취업 특혜 의혹 논란을 내가 나서서 정리하겠다”면서 자발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이나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이씨가 이 사실을 털어놓기 전까지는 일절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씨는 문준용 씨의 동료인 김모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증거물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캡처 화면과 통화 녹음파일을 이 전 최고위원에게 건넸다. 하지만 이는 이씨가 조작한 허위자료라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김씨는 실재하는 사람이며, 이씨와 친분이 있는 사람인 것은 맞다”며 “이후 기자들이 김씨와 연락하고 싶다고 할 때, 당에서 ‘이메일로 인터뷰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 이메일 주소 역시 이 씨에게 물어봐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메일 주소는 실제로 김씨가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당시 기자들이 보낸 이메일에는 답장이 오지 않았고, 당시 이씨는 “사건이 커져 김씨가 대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아니냐”고 설명했지만 결국 이는 이씨가 김씨의 이메일을 무단으로 도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이씨와 김씨, 박모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 화면 역시 이씨가 조작한 ‘셀프 대화’였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이씨가 혼자 자기 핸드폰, 회사 핸드폰, 아들 핸드폰을 가져다 놓고 대화를 했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김씨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녹음파일도 조작했고,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추궁하니 처음에는 지인이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자기 남동생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남동생은 이후 이 의원에게 전화해 “누나가 (녹음을) 하라고 해서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나 녹음파일은 언론에서 본 내용을 기반으로 만들어냈다고 이씨가 설명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특히 이씨가 지난 주말 이를 털어놓기 전에는 당에서 아무도 이 내용을 몰랐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씨가 검찰 통보를 받고 깜짝 놀라서 21일에 ‘드릴 말씀이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주말인 24일 우리 사무실로 이씨가 왔다”며 “고소·고발이 취하될 수 있는지를 묻더라”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씨가 뒤이어 제보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길래 처음에는 제보자인 김 씨를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어떻게 조작했는지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이 의원은 “그 말이 사실이면 당에서 보호해줄 사안이 아니며,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당에서 관리(케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이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고, 이 전 최고위원도 “무슨 소리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결국, 이 의원과 김인원 전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은 이 씨를 다시 불러 상황을 파악했고, 이 씨의 조작 사건으로 결론냈다. 이 의원이 “리베이트 사건으로 그렇게 힘들었는데, 이 사건으로 당이 어떻게 될 줄 알고 그랬나”라고 추궁하자 이씨는 “정말 잘못했다. 애정을 품고 있던 당인데 망쳐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국민의당이 나 때문에 망하겠다. 죽고 싶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고, 실제로 이 의원은 이씨의 자살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집에 확인전화도 했다. 이후 이 사안을 박주선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했고, 26일 정오쯤 비대위원장이 공식 사과회견을 하기로 결론이 났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는 이씨가 실토하기 전까지 일절 조작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이 의원은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씨가 먼저 ‘아는 사람 중에 파슨스 출신이 있다’고 했고, 이 전 최고위원이 이를 듣고 ‘접촉을 해봐라’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 당 입장에서는 대선 1등 후보 아들과 관련된 것을 연극 대본 쓰듯이 조작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김 씨의 이메일까지 알려주니 거짓이라고 느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연락처를 검찰에 알려준 것이 이 전 최고위원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 역시 ‘네거티브를 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 조작이었음을 알았다면 그런 반응을 했겠나”라며 “당 차원에서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 당의 개입이 있었다면 내가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인은 피아노 천재들…흠잡을 데 없는 완벽 연주”

    “한국인은 피아노 천재들…흠잡을 데 없는 완벽 연주”

    피아노로 성적을 매겨 태극마크를 준다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임동혁(33)이 단연 으뜸이었다. 비록 최고 권위 콩쿠르에서 우승한 적은 없지만 수차례 입상했고, 1등 없는 최고 순위에 오른 때도 있었다. 한 콩쿠르에선 수상을 거부하는 당돌함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제 ‘국대’ 유니폼을 벗은 지 오래다. 최근 조성진(23), 선우예권(28)이 쇼팽과 밴 클라이번 콩쿠르를 연이어 석권하는 것을 보며 임동혁은 어떤 느낌이었을까.“저는 1994년 일찌감치 해외로 나가 어찌 보면 전혀 ‘한국스럽지’ 않은 사람인데, 한국 사람만큼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기교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너무 훌륭해 흠잡을 데가 없어요. 예전부터 잘했는데 최근 부각되는 것은 세상이 더 공평해지고 투명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예전엔 동양인은 손가락이 잘 돌아가지만 음악성은 없다는 인종차별적인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우리에게도 서양 사람이 창을 아무리 잘한다 해도 낮춰 보려는 마음이 있을 거예요. 클래식이 그래서 위대한지도 모르겠어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언어를 구사하게 해 주니까요.” 지금 콩쿠르에 도전한다면 능히 우승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손사래를 친다. “예전 결과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 나간다고 결과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진이, 예권이 같은 친구들을 어떻게 당해 내나요. 하하하.” 클래식 열기가 다시 지펴지는 상황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클래식이 들인 공에 비해 얻는 것이 많은 분야는 아니에요. 금전적으로나 명예적으로나. 음반도 1990년대에 더 잘 팔렸어요. 지금보다 열 배는 될 걸요. 인터넷 발전이 클래식에 도움을 줬다고 하지만 반대로 공짜로 들을 기회가 많아졌죠. 다 같이 잘되면 좋겠어요. 물론 클래식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한도 내에서 말이죠.” 임동혁은 클래식 연주자로서 더 많이 연주하고 더 성공하고 더 바빠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성공하고 싶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입에 올렸다. 이미 쌓아 올린 명성이 그리 낮은 게 아닌데, 어느 정도면 욕심이 채워질까.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렘브란트 정도는 되고 싶어요. (클래식으로 치면) 한국에서는 정경화 선생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바이올린을 잘 모르지만 지금도 정열적으로 연주한다는 게 정말 부럽죠. 외국 연주자로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선생님이죠. 그분은 나이가 들수록 연주가 점점 더 완벽해지는 것 같아요.” 지난 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마련한 슈퍼 피아니스트 시리즈의 머리를 장식하며 올해 연주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7일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7년 만에 듀오 공연을 하고, 이어 새달 1일 앙상블 디토 10주년 갈라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9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주영과 듀오 공연을 네 차례 갖고, 12월에는 현악4중주단 모딜리아니 콰르텟과 두 차례 호흡을 맞춘다. 이번 시즌을 쇼팽과 함께했던 임동혁은 다음 시즌 프로그램으로 슈베르트를 고민하고 있다. 다시 독주회를 여는 것은 내년 3월이다. “처음 10분 정도 연주하면 그날 연주회의 성패가 나와요. 나머지 70분은 곤욕일 수도 있고, 행복일 수도 있죠. 행복할 때 느끼는 카타르시스 때문에 연주 생활을 이어 가는 것 같아요. 다만 잘 치지 못했거나 실수했는데 관중 반응에 도취돼 스스로를 속이고 위안받으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정신건강에는 좋겠지만 연주자에게 가장 위험한 일이거든요. 제 수명이 단축되더라도 그런 걸 구별하는 지혜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21세 생일날 ‘묻지마 염산테러’ 당한 英여성…왜?

    21세 생일날 ‘묻지마 염산테러’ 당한 英여성…왜?

    지난 21일(현지시간)은 그가 21살 생일을 맞는 날이었다. 레샴 칸은 지중해 사이프러스에서 1년 동안 교환교사로 있다가 생일에 즈음해 막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사촌오빠(37)와 함께 자동차를 몰고 런던 동부 벡튼으로 가던 참이었다. 아침이지만 생일이었고, 모처럼 런던의 공기를 마신 탓인지 기분이 한껏 들떴다. 노래를 크게 틀고 운전하면서 흥겨움을 만끽했다. 하지만 그렇게 톨게이트를 지나기 위해 기다리던 중 차를 향해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리고 열린 차창 안으로 뭔가 액체를 집어 던졌고, 그 순간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영국 매체 더선은 25일(현지시간) ‘묻지마 염산테러’의 희생양이 되고 만 젊고 아름다운 여성 칸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칸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났고, 창문을 닫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그 남자는 내 사촌에게도 또다른 액체를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눈앞에서 옷이 불탔고, 도로 한가운데서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니면서 물을 찾아 헤맸다”고 말했다. 주변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에게 도움을 받아 칸은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온몸에 입은 화상을 치료한 뒤 목숨을 건졌고, 피부이식 수술도 부분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그의 사촌은 화상 정도가 심각해 아직까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칸은 “영국에서 염산테러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들었다”면서 “내 외모가 과거의 모습을 가질 수 없음은 물론, 과연 내 삶이 과거 어느 때로 돌아갈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그리고 큰돈이 필요한 칸의 치료를 위해 칸의 제자들이 뜻을 모아 소셜펀드(고펀드미)를 개설했고, 많은 이들의 위로와 응원이 쏟아졌다. 칸의 친구 중 한 사람인 다니엘 만은 “칸은 대단히 열정적인 사람이고, 올 여름에는 모델로서도 활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런던경찰에 따르면 이 ‘묻지마 염산 테러’의 범인은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의 목적도, 동기도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상식이 통하는 이 사회에서 지금 현재까지도, 저는 사람 같은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최승우씨가 지난 23일 직접 손으로 쓴 편지의 첫말이다. 최씨는 30여년 동안 가슴 속에 꼭꼭 숨겨둔 이야기들을 A4 용지 3장에 걸쳐 풀어냈다. 그는 “제 삶은 14살(만으로 13살) 아이에서 멈춰져 있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삶이 중학교 1학년 시절에 멈춰진 사연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1969년도에 부산에서 태어나 여느 아이들처럼 어머니의 손에서 곱고 예쁘게 자랐습니다. 그런 아이가 1982년 3~4월의 어느 날 중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파출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무섭게 생긴 경찰관이 (중략) 아무런 이유없이 ‘형제복지원’이란 곳으로 보내버렸습니다.” 당시 순경은 최씨를 파출소로 데려가더니 무작정 최씨의 가방을 뒤졌다. 가방 안에서는 빵과 우유가 나왔다. 순경은 “어디서 훔쳤노? 훔친 거 다 안다. 바른 말 해라!”라고 겁박했다. 하지만 빵과 우유는 당시 학교에서 급식으로 받은 것이었고, 나중에 배고플 때 먹기 위해 가방에 넣어둔 것이라고 최씨는 울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순경은 최씨의 말을 믿지 않고 “훔친 것 아니냐”고 끝까지 몰아세웠다. 마지막에 가서는 라이터를 켜더니 최씨의 바지를 벗겨, 라이터를 최씨의 성기에다가 갖다 대면서 “바른 말 해라!”라고 소리쳤다. 순경의 고문이 너무 아파 최씨는 “제가 훔쳤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순경은 어딘가에 전화를 했고, 조금 있다가 탑차가 한 대 도착했다. 순경이 최씨를 강제로 태운 차가 도착한 곳은 부산 북구 주례동 산18번지에 있던 사회복지시설 ‘형제복지원’이었다. 최씨의 삶의 무대가 생지옥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중 한 명이다. 이 편지를 받을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최씨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이 편지를 다른 피해 생존자들의 편지와 함께 문 대통령에게 오는 27일 띄울 예정이다. 1987년 1월 원장인 박인근(지난해 사망 당시 85세)씨의 구속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 올해로 30년째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는 시민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은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 노역뿐만 아니라 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형제복지원 사건 개요’ 바로가기).신한민국당(신민당)이 1987년 발표한 ‘부산 형제복지원 신민당 진상조사 보고서’(신민당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당시 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최소 513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감옥보다 더한 지옥…“차라리 교도소에 갔으면” 군대식 체제로 운영된 복지원의 일상은 “감옥보다 더한 곳”이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아래는 지금까지 신민당 보고서와 일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복지원의 인권 유린 행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85.5. 입소한 강모씨 경우 눈이 찢어지고 소변에서 피가 나올 만큼 복부 구타(를 당해). 그는 이러한 폭행으로 5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함.” (신민당 보고서)“신입소대에서 처음 사람이 죽는 걸 봤습니다. 조장들이 신입 한 명을 담요에 싸가지고 조장부터 소대장, 서무가 합세를 해서 사람 하나를 그냥 지근지근 밟아버리더라구요.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사람인데 눈이 휙 뒤집어지더니 동공이 하얗게 되고 입에서 거품이 질질 나오는 게 죽은 거 같았습니다.” (*최승우씨)“노인들, 쉽게 얘기해서 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장애인은 그 안에서도 더 힘들었어요. (중략) 똥오줌 싸면 소대장이 머리채를 끌고 가요. 화장실 그 세멘 바닥으로 끌고 가갖고 그냥 찬물을 부어버려. (중략) 그것도 그냥 비누칠을 해서 닦아주면 모를까, 마포(걸레)에다 슈퍼타이를 부어가 엉덩이고 어디고 비벼요. 정말 못됐어요.” (*박순이씨)“중등부소대 시절에 악명 높은 소대장이 하나 있었어요. 그 사람이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들을 밤에 잘 때 강간했어요. 한두 명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거의 매일 돌아가면서요.” (*이향직씨)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문민 정부도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여준민 사무국장은 27일 “정부가 1975년 발령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신민당 보고서, 당시 경찰이 불법 체포한 시민을 복지원에 넘길 때 작성한 신병인수인계서 등으로도 이 사건의 국가 책임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수용돼 7년 동안 복지원에 갇혀 지낸 임영택씨는 “지금도 저는 공권력의 트라우마, 폐쇄된 공간의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도 경찰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피하고, 숨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도 피해자들이 복지원의 악몽에서 못 벗어나는 이유다. 1983년부터 5년 동안 복지원에 감금됐던 고요환씨는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배운 것이 없어서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다”면서 “복지원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가정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또 다시 버림받을까 두려워 지금까지도 외롭게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부끄러워 숨겨왔던 기억, 이제는 그나마 한종선씨가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 1인 시위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쓰면서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노력은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이하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는 토론회와 피해자 증언대회 등을 여러 차례 열어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다. 여 사무국장은 “박정희·전두환 정부의 권위주의 통치 시절 가난하고, 연고가 없고,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돕고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고, 감금한 시민들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성격의 인권 침해 사건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진상 규명 이후에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는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회를 진선미 민주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및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공동 주관한다.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형제복지원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에는 피해 생존자들이 참석해 그들이 겪었던 참상을 직접 증언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피해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사건과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한 뒤에 인권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님, 저희들의 외침을 들어주세요” 피해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문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신민당의 조사 작업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4월 국회에서 열린 피해자 증언대회에도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당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과 피해 실태들이 낱낱히 파헤쳐 지고, 당시에 고통받은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현 정부가 저지른 잘못은 아니지만, 군사독재 정권 때 있었던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역사적 적폐였고, 그 적폐들이 저질러 놓은 국민의 피와 눈물, 아픈 역사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끌어안아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살아남은 아이’ 한종선씨의 편지글 중 일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구술 기록집 ‘숫자가 된 사람들’(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 지음, 오월의 봄)에서 등장하는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 내용을 일부 수정·인용. ●용어설명 내무부 훈령 제410호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 aoa 초아 탈퇴, “2년 전부터 스케줄 줄였다” 대체 왜?

    aoa 초아 탈퇴, “2년 전부터 스케줄 줄였다” 대체 왜?

    걸그룹 AOA의 초아가 결국 팀에서 탈퇴한다. 초아는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팀에서 탈퇴하게 됐음을 직접 털어놨다. 초아는 “팀에서 맏언니였지만 활동을 하며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 스스로 채찍질할수록 병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며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사와 협의 하에 오늘부터 AOA라는 팀에서 탈퇴, 함께했던 멤버들을 응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초아의 심경 전문. 안녕하세요. 초아입니다. 저의 갑작스런 활동중단에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걱정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제가 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고민해서 내린 결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AOA라는 팀으로 데뷔하자마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사랑 받는다는 것을 소중하게 느끼고 항상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팀에서 맏언니였지만 아직 한참 어린 저는 활동을 해오면서 울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찾아주시는 이유는 밝은 저의 모습 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마음은 울고 있었지만 밝게만 보여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고 스스로를 채찍질 할수록 점점 병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 했었습니다.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약도 먹어보고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점점 줄여왔지만 피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였기에 결국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떠올리며 복귀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마냥 쉬고 있는 상태로 부정적인 관심들이 지속되면 팀원들에게 더 많은 피해가 가게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속사와 협의 하에 저는 오늘 부로 aoa라는 팀에서 탈퇴하여 함께했던 멤버들의 활동을 응원하고자합니다. 연예인을 준비하고 활동했던 8년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조차 저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이듭니다. 저는 올해 28살로 앞으로 혼란스러운 스스로를 차근차근 돌아보고 지난 8년간의 방송활동 이외에 남은 20대는 제 나이만큼의 넓은 경험들로 채워 보고 싶어요. 지금은 예정되어있던 개인 활동 외에 활동은 생각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언젠가 더 이상 두렵지 않고 지금보다 더 나아진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때 그때에도 저를 응원해주시나면 분들이 계신다면 다시 돌아오고 싶습니다. 많이 부족한사람인지라 그 와중에서도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걱정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애정 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멤버들 그리고 사랑 받을 수 있도록 부족한 점을 매꿔 주셨던 많은 분들 , 그동안 저를 포함한 AOA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진 = 연합 연예팀 seoulen@seoul.co.kr
  • TV조선 ‘평기자’로 입사한 전원책이 전한 각오

    TV조선 ‘평기자’로 입사한 전원책이 전한 각오

    JTBC의 시사·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보수 진영을 대변하는 패널로 활동해 온 전원책 변호사가 TV조선에 평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새달 3일부터 새로 시작하는 ‘종합 뉴스9’를 진행하게 된다.2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메인 앵커로의 데뷔를 앞둔 전 변호사는 “수려한 외모도 아니고 표준어를 구사하지도 못한다. 수십 년간 단련된 기자도 아니다. 어눌하고 더듬고 초반엔 실수가 많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누구보다 정직하게 정곡을 찌르는 뉴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변호사는 고민 끝에 ‘기자직’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부담이 너무 커서 처음엔 사양했다. 언론사 선배들도 모두 말렸다”면서 “하지만 ‘기자 하면 잘할 것 같다’는 교수님 말씀을 듣고는 고시 공부하면서도 기자가 될까 고민했던 법대 시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일명 ‘사시 출신’이 아닌 전 변호사는 1981년에 제4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하면서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다. 1955년생으로 만으로 63세다. 이어 그는 “신입 평기자로 TV조선에 입사하게 된 것도 제가 원했기 때문”이라며 “균형 감각을 갖추고 공정한 언론의 길을 걸으려고 노력해온 조선일보와 TV조선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고 입사 이유를 밝혔다. 전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현재 거의 모든 방송사 메인 뉴스는 뉴스를 종합 전시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저는 포장지를 뜯어 시청자에게 뉴스를 직접 건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를 떠나 뉴스는 언제나 공정해야 한다”면서 “‘보수적 입장에서, 혹은 진보적 입장에서 보면 이런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을 앞으로 자주 하게 될 거다. 복지 정책, 세금 제도 등 중요한 정책은 적과 아군을 따지지 않고 냉정하게 짚어주고, 궁지에 몰린 절박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또 “이왕 하는 것 폼 잡지 않고 내 스타일 그대로 하겠다. 언론사 출신 선배들이 ‘목소리 깔고 표준어 쓰려고 애쓰면 더 어색하다. 시청자들은 전원책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다 안다’고 조언했다”고 그의 ‘사투리 뉴스 진행’ 우려를 정면으로 받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떠나요 둘이서’ 전소민 “다음달에 결혼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인가 보니

    ‘떠나요 둘이서’ 전소민 “다음달에 결혼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인가 보니

    배우 전소민이 꿈꾸는 남편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17일 방송된 SBS플러스 ‘떠나요 둘이서’에서는 호랑이띠 동갑내기 절친 이채영과 전소민의 여수 우정 여행기가 그려졌다. 이날 전소민은 이채영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내 인생을 걸만한 갑자기 남자가 나타난다면, 다음달에도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발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소민은 “상대를 존중해주는 게 더 깊은 사랑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바라는 남편상은 우리의 관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춰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는 남자”라고 덧붙이며 결혼관을 드러냈다. 이에 이채영은 “우리 둘 다 그런 남자를 만날 것이다. 다음 여행에는 꼭 둘이 아닌 이성과 같이 오자”라고 위로를 건넸고 전소민은 “넷이 오는 여행을 좀 더 앞당기기 위해서는 그런 남편상을 가진 남자친구와 먼저 오자”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한편 SBS플러스 ‘떠나요 둘이서’는 연예계 절친이 떠나는 리얼리티 예능으로 계획부터 일정까지 오로지 둘만이 만들어가는 DIY 여행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괴물’ 트럼프 조종하는 ‘코크토퍼스’의 검은 돈

    ‘괴물’ 트럼프 조종하는 ‘코크토퍼스’의 검은 돈

    다크 머니/제인 메이어 지음/우진하 옮김/700쪽/2만 8000원혼돈의 트럼프 시대를 연 자들은 누구인가. 이 물음에 정교하게 답하는 책이 나왔다. “트럼프는 미국의 과두 체제를 이끄는 대부호들이 만들어낸,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실패한 괴물”이라면서 말이다. 그 과두 체제의 정점에 두 인물이 있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최고경영자(CEO)와 부사장인 찰스, 데이비드 코크 형제다.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이들은 급진 우파의 출현, 경제적 불평등의 가속화, 기후 변화에 대한 외면 등 가진 자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판을 만든 주인공들이다.올해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자산 집계에 따르면 두 형제의 자산은 966억 달러(각각 483억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의 자산(860억 달러)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형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난 40여년간 미국 정치 지도를 바꿔 왔다. 문어발 장악력으로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까지 쥐락펴락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사회 구조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대이변이었던 트럼프의 대선 성공 역시 이들의 작품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대선 당시 트럼프는 경쟁 후보들이 비밀리에 정치 자금을 대는 큰손, 기업 로비스트, 단체들의 ‘꼭두각시’라고 조롱하며 자신과 선을 그었다. 트럼프가 대선 당시 내세운 해시태그 ‘워싱턴 오물 빼기’(DrainTheSwamp)는 유권자들에게 기존 정치에 대한 분노와 거부감을 심어 준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그들에게 자유로울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행정부 인사 명단만 봐도 ‘코크토퍼스’(코크 가문과 문어 옥토퍼스의 합성어)의 장악력이 이미 새 정권을 단단히 휘어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코크 형제의 사람들’로 장막처럼 둘러싸였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를 이끈 부통령 마이클 펜스는 찰스 코크로부터 2012년 대권 후보로 지지를 받으며 대규모의 정치자금을 수혈받은 인물이다. 펜스는 기후 변화의 실체를 거부하고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를 주장해 온 코크 형제의 주장을 공유해 왔다.미국 중앙정보국장 자리를 꿰찬 마이크 포피오는 하원의원 가운데 코크 형제의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로 별명이 아예 ‘코크 가문의 하원의원’이다. 인수위에서 환경보호청 업무를 맡았던 마이런 에벨은 기후 변화에 회의적이었던 주요 인물로 코크 가문이 역시 그의 돈줄이었다. 때문에 최근 미국의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는 이미 예견된 참사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말한다. “코크 형제는 트럼프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지만 트럼프야말로 본질적으로 그들의 후계자인 동시에 그들이 1970년대 이후 계속해서 매진해 온 광범위한 정치 활동의 결과물”이라고. 코크 형제, 그리고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지방자치단체부터 연방 정부에까지 자신들의 이익에 부역할 정치인들을 무대에 세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사상, 이념을 대중이 모르는 사이 뿌리 깊게 퍼뜨릴 싱크탱크,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언론, 대학, 법조계까지 깊이 파고든다. 이들이 표적으로 삼는 대상 가운데 하나는 아이비리그 대학과 학생이다. 미래의 권력을 쥘 이들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진 자에게 복속하는 역사는 공고히 되풀이된다. 이들에게 정치인들은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배우들일 뿐이다. 무대를 지휘하고 대본에 들어갈 대사를 꾸미는 극작가, 연출가는 바로 코크 가문이다. 형제는 이렇게 현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자리했다. ‘뉴요커’ 탐사전문기자인 제인 메이어는 “30년 전부터 미국 정치가 개인의 재력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목도했다”며 이 섬뜩한 진실을 최대한 세밀하게 밝혀냈다. 책은 저자가 5년간 코크 가문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 수백명을 인터뷰한 결과다. ‘코크토퍼스’가 미국만의 문제라고 모른 척할 수 있을까. 어느 나라에나 국가의 정상적 작동, 민주주의의 가치, 개인의 삶을 난자하는 ‘코크토퍼스’가 횡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번역가 우진하씨는 “이런 자들이 버젓이 돈과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면 인류의 문명이 진화하고 발전해 온 의미가 없다”며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의 물음을 상기시킨다. “(이래도) 분노하지 않는 당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단독] 작은 얼굴·넓은 어깨 ‘핏’ 살렸죠 대통령 고객님, 좀 멋있어졌나요?

    [단독] 작은 얼굴·넓은 어깨 ‘핏’ 살렸죠 대통령 고객님, 좀 멋있어졌나요?

    청와대에 입주한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아침 감색 정장을 차려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에서 첫 출근길에 나섰다. 그런데 “잘 다녀오세요”라며 배웅을 하던 김정숙 여사가 갑자기 뭔가 발견한 듯 5m가량 뒤따라 달려가 대통령의 옷매무새를 만졌다. “바지가 너무 짧아요. 하나 사야겠어요”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며 웃었다. 이 장면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런데 이 뉴스를 보고 남몰래 당황한 남자가 있었다. 문 대통령의 슈트(정장)를 만든 김진성(35) 모데라토 대표였다. 올 1월부터 ‘대통령의 재단사’가 된 김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바지 길이는 어떻게 보면 슈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테일러’의 고집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 1월 처음 만난 문 대통령이 낡은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도 새 셔츠를 맞추지 않겠다고 고집해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뒷얘기도 공개했다.→문 대통령의 옷을 어떻게 만들게 됐나. -지난 1월쯤 방송 쪽에서 일하는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의 이미지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방송에 계속 출연하실 텐데 갖고 계신 슈트가 너무 오래된 것들이라 몸에 꼭 맞는 슈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선 두 벌을 맞추기로 했다. →직접 사이즈를 재야 했을 텐데. -2월 초 방송된 JTBC ‘썰전’에 처음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출연했으니 1월 말쯤이었던 것 같다. 일정이 너무 바쁘다 보니 난생처음 출장을 갔다.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무슨 강연 직전에 대기실에서 약 25분 동안 만났는데 20여명에게 둘러싸여 우르르 들어왔다. 문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어디서 재면 될까요”라고 물었고, 자리에 있던 큰 거울 앞에서 바로 치수를 쟀다. “전문가니까 알아서 잘해 주시겠죠. 과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멋 부리지 않고 무난하게, 편안하게 해 주세요. 잘 부탁해요”라고 했다. 그게 다였다. 전혀 까다롭지 않은 고객이었다(웃음). →전문가가 보기에 그전까지 문 대통령의 옷맵시는 어땠나. -기성복을 입고 있었는데 너무 헐렁했다. 슈트는 아니었지만 재킷이 너무 커서 어깨선도 맞지 않고 소매도 길고 바지는 너무너무 길었다. 목 둘레를 재다 보니 셔츠도 많이 낡아 있었다. 셔츠는 맞추지 않겠다고 담당자가 전하길래 내가 강권했다. 특히 후보처럼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겐 소모품인 셔츠가 많이 필요해서다. →대통령의 체형은 어떻던가. -체격이 너무 좋아서 조금 놀랐다. 한마디로 ‘비율’이 좋다. 키가 그렇게 크진 않고 조금 마른 편인데, 얼굴은 작고 어깨가 넓으며 팔다리는 길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인데 체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신체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해 기교를 부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슈트를 입기엔 최적의 체형이라 딱 기본대로, 배운 대로 만들었다. 만들기 편했다. 바지통이 너무 슬림하지 않게 한다는 것 빼고는 내 맘대로 만들었다.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게 아무것도 없었나. -아니다. 어깨가 넓어서 라펠(재킷에서 칼라에 해당하는 깃 부분) 각도를 조금 올려서 부각시켰다. 라펠 폭도 기본보다 조금 넓게 잡았다. 어깨가 넓은 사람은 라펠이 좁으면 안정감이 떨어진다. →바지가 짧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대통령의 바지 기장도 딱 ‘클래식’으로 만든 거다. 치수를 잴 때 “지금 바지가 너무 길다. 이것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라고 했더니 “그럼 너무 짧지 않을까”라고 물으시더라. 그래서 “주변에 계신 분들이 다들 너무 길게 입어서 그렇지, 이게 정석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래서 그날(지난달 15일) 대통령이 “이게 요즘 유행”이라고 한 것 같다. 그런데 주변에서 짧다는 얘기가 너무 많이 나오니 담당자가 조금 길게 해 달라고 하더라. 후반엔 그나마 조금 길게 만들었다. →수선을 했다거나 특별 주문은 없었나. -처음 두 벌을 한 번에 맞춘 뒤 한창 선거운동이 진행 중일 때 담당자가 전화로 “후보님이 살이 많이 빠지셨으니 이번엔 허리를 좀 작게 해 달라”고 했다. 그러다가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여름옷도 맞췄다. “후보님이 땀을 너무 많이 흘리신다”고 했다. 원래대로라면 사이즈를 다시 재는 게 좋지만 일정이 너무 바빠서 다시 만나진 못했다. 나중엔 일정이 3분 간격으로도 있더라. 퀵서비스로 옷을 보냈는데 기사가 후보 일정을 따라가질 못했다. 슈트 한 벌을 맞추면 꼭 바지를 하나씩 추가 주문했다. 대통령이 원한다고 했다. 오래 입으려는 거다. 바지는 상의에 비해 쉽게 낡으니까.→총 몇 벌을 맞췄나. 가격도 궁금하다. -그런 부분은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웃음). 마지막으로 만든 옷은 지난 4월 20일 주문했고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입었던 블랙 슈트다. 가격은 흠, 솔직히 대통령 옷치고는 매우 싸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옷은 4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200만원이 넘어가는 것은 안 만들기로 원칙을 정했다. 대통령의 슈트 가격은 손님들 중 평범한 직장인들이 맞추는 수준이다. 셔츠도 가장 기본 가격대로 맞췄다. →색상이나 원단 등은 누가 골랐나. -김 여사께서 최종 결정했다. 직접 쇼룸에 온 것은 아니고 내가 원단을 2~3배수로 추천하면 담당자가 사진을 찍어서 김 여사에게 보냈고, 그중 선택을 했다. 오래전부터 대통령의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했다는데 내가 봐도 감각이 뛰어나다. 나는 최대한 깔끔해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전부 남색 계열이었는데 나이가 있으니까 너무 어두운 것은 피했다. 넥타이 색깔 매칭하는 것만 봐도 (김 여사가) 남다른 ‘패션 센스’가 있는 것 같다. 원단을 전적으로 내가 추천해서 결정된 옷이 하나 있는데 딱 그걸 입고 선거포스터 사진을 찍었더라. →유력한 대선후보의 옷은 처음이었을 텐데. -나도 사람인데 좀더 신경써서 만들었겠지(웃음). 방송에 나가서 다른 후보들이랑 나란히 설 텐데, 내 고객이 제일 멋있어 보이는 게 ‘1번’이니까. 솔직히 대통령이 될 것 같지 않았나. 그런데 처음 연락받았을 때보다 만나 보고 나서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월 이후 주문이 없으면 이제 ‘임무’는 끝난 건가. -당선 뒤에 담당자가 전화해서 “정말 고맙다. 고생 많았다. (대통령이) 옷을 좋아해서 항상 입으신다”고 했다. 앞으로 다시 옷이 필요하면 지금까지 일했던 것처럼 그때그때 주문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워낙 옷을 오래 입는 분이라서 당분간은 연락이 오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의 재단사’로서 소감은. -대통령의 재단사라는 말은 맞기도 한데 틀리기도 하다. 대통령의 옷을 만들었으니 재단사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에게 소속돼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 2월부터 입고 나오는 슈트는 전부 내(가 만든) 옷이다. 대통령도 나한텐 한 명의 고객이다. 대통령이 내 옷을 입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좋은 이미지로 남았으면 좋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성 모데라토 대표는…5평 사무실서 ‘맨주먹’ 성공한 디자이너 1982년생. 국내의 한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을 하다 주변의 권유로 패션디자인을 시작, 의류업체와 공장 등 실전에서 일을 배웠다. 한 의류업체에서 디자이너, 광고디렉터로 일하다 기성복으로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옷을 마음껏 제작하지 못하겠다고 판단해 2010년 서울 신사동에 5평짜리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책상 하나와 거울 하나를 두고 직원 없이 혼자 테일러 일을 하며 매년 컬렉션 화보를 제작했다. 디자인이 방송과 영화 스타일리스트들의 눈에 띄어 CF와 드라마, 영화 등의 의상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11년엔 남성 스타일링 관련 서적인 ‘남자, 스타일에 눈뜨다’(예문 펴냄)를 썼다. 현재는 강남구 신사동에서 ‘모데라토’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디자이너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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