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람인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생성형 AI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브리핑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가혹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공지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81
  • 「의식구조의 병」 고칠 장중경은(박갑철칼럼)

    지난 월요일,신단양에서 출발한 관광선을 타고 충주호를 내려갔다.좌우로 펼쳐지는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누군가 말한다.『홍도·백도 못잖네그려』.이 물속에 잠겨버린 마을이 한둘이 아니고 보면 수많은 사연을 깔고있는 호수이기도 하다.한데,물위를 둥둥 떠흐르는 각종 빈깡통에 과자봉지따위 쓰레기들이 무아경의 흥을 깬다.어떤 귀퉁이에는 수백수천개씩이 밀려있어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관광선에서 버린 경우가 있었던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대부분은 호숫가 놀이터에서 버린것들이 빗물에 씻겨 흘러내려온 것임을 금방 알수 있다.절경위에 우리의 군단지러운 질서의식·공중도덕의 주검들이 널려있구나 싶었다.왜 그걸 거두지않고 관광선으로 「관광」은 시키는걸까.서로들 「내가 할일」이 아니라면서 미루는 탓이겠지. 그「공중도덕의 주검」들을 보면서 며칠전의 일을 떠올려본다.을지로어귀 지하도에서 한 백화점으로 올라가는 곳의 광경이다.양쪽으로는 계단이 있고 가운데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다.시간에따라 조금씩 차이는 났지만 에스컬레이터 쪽에서 줄을 서 기다리면서도 훤히 비어있는 계단으로 걸어올라가지 않는 것을 약5분동안 지켜보았다.계단을 오르며 세어보니 25개였다. 에스컬레이터 기다리는 일을 잘못되었다고 하는것은 아니다.하지만 거기에 비치는 오늘의 우리들 의식구조의 심층만은 바로볼수 있어야겠다.이는 겉으로야「공중도덕의 주검」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보인다.그렇지만 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의식구조의 뿌리가 같음을 알게 될것이다.몇발짝이라도 걸어올라가기 싫은마음과 먹고난 뒤치다꺼리 싫은마음은 한동아리라 하겠기 때문이다.오늘의 우리사회 모든 병폐는 이렇게「나」만 생각하면서 「너」는 가볍게 보는데로 집약된다.어떻게든 편하려고만 들면서 남을 거우는 것쯤 예사롭게 여긴다.내가 전체속의 일원임을 잊고 오히려 전체를 내 편익속으로 끌어들이려 한다.이 병폐가 고황에 든듯하다. 등루부를 지어 문명을 날렸던 건안칠자의 한사람인 왕찬은 한센씨병으로 40세에 죽는다.당대의 신의 장중경은 20년전에 그의 병을 예진하고 약을 지어주지만 왕찬은 이를 무시한다.왕찬을 아꼈던 장중경은 탄식한다.『어허 이사람.내말 안들으면 죽는단말여,죽어.눈썹 빠지고 얼굴 뭉개지면서』 「의식구조의 병」을 고치지 못할때 우리는 『죽는단말여,죽어』.이병 다스릴 장중경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우리들 모두의 마음에 있을 뿐이다.
  • 돈으로 못사는 건강/장준근 산야초연구소장(굄돌)

    돈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면 빨리 죽는다는 말이 있다.후손에게 물려줄 넉넉한 재산이 있으니 장수하겠다고 좋다는 영약이며 용한 명의를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닌 것이 역효과를 내기때문이다. 이 세상엔 몸에 좋다고 소문난 약이 숱하게 많다.그러나 완전식품은 없으며 아무리 뛰어난 보약이라도 역기능이 있는 법이다.「돈만 있으면 처녀불알도 산다」는 속담이 있지만 돈을 쏟아 부우면 무엇이든 최고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이러한 행위는 목숨을 구걸하는 방황이나 마찬가지다. 건강은 돈으로만 살 수 없다.편히 앉아서 좋다는 것을 부지런히 먹기만하여 질병을 퇴치할 수도 없다.돈 뿌린다고 1백년을 더 살 것처럼 오산하면 안된다. 정신이 병들면 빨리 죽는다.돈으로 장수하겠다는 것이 썩은 정신이다.어느 경제학자는 백성들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면 그 나라의 살림이 몰락한다고 경고했다. 필자는 가끔 초청강연에 나가서 이런 이야기를 마지막에 남긴다.『쓸데없는 10년을 살 것입니까.자랑스러운 1년을 살겠습니까!』자랑스러운 1년이바로 건강장수의 지름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군더더기 10년을 더 사노라면 마음이 불안정해지며 갈등과 욕망을 극복할 능력이 쇠진해지는 것이다.결국 빈곤한 정신 속에서 몸을 갉아먹는 질병을 가라앉히지 못한다. 루소는 「에밀」이라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산다는 것은 호흡한다는 것이 아니라 활동한다는 것이다.장수한다는 것은 긴 세월을 산다는 것이 아니고 가장 강하게 생을 느끼는데 있다.세상에는 1백년의 장수를 누리면서도 출생후 곧 사망한 것과 같은 헛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어려서 무덤 속에 들어가더라도 훌륭하게 산 사람은 오래 산 사람인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필자가 매우 좋아하는 미국의 철학자 두란트의 한마디도 전하고 싶다.『운명의 장난을 일소에 붙이며 죽음의 부름도 미소로써 응하기를 배우고자 한다』 돈 많다고 우쭐대는 것은 바람개비와 같은 것.정신이 건전함으로써 건강 장수가 보장된다고 믿는다.
  • 대만 전총통아들 「수뢰」 피소/엄가감 건설공사계약 둘러싼 비리로

    ◎화란인 1명 등 기업인 6명도 【대북 AP 연합】 엄가감 전총통의 아들과 네덜란드인 1명을 포함한 7명의 대만기업체 임원들이 국내의 대형 건설공사 계약을 둘러싼 비리로 28일 무더기로 기소됐다. 대북 지방검찰에 따르면 피고 가운데 한 사람인 엄전총통의 아들 앤드루 엄씨는 지난 91년 미국의 브라운 앤드 루트 인터내셔널사가 하수처리장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면서 이면 하도급 계약을 맺어 불법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현대분규,왜 해마다 그런가(최택만 경제평론)

    울산소재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분규가 나라전체의 주요한 현안으로 떠올라 있다.현대그룹의 노사분규가 모처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를 다시 냉각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마침내 지난주에 대통령이 우려를 표명했고 이번주에는 3개부처장관이 합동담화문을 내기에 이르렀다. 한 재벌그룹의 노사분규에 대해 전국민이 주의 깊게 관찰을 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 그룹이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렇지 않아도 재벌의 독과점과 불공정한 거래 등 갖가지 폐해에 시달여온 국민들이 또다시 경제를 볼모로한 노사분규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러니에 빠져 있는 셈이다. 지난해엔 이 그룹 전 명예회장이 신당을 만들어 총선과 대선에 참여한 바 있다.이로인해 「정경일치」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고 정치권과 경제계간에 갈등을 야기시키기도 했다.공교롭게도 이 재벌그룹은 해마다 경제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직간접으로 걱정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현대그룹 노사는 어째서연례행사 처럼 분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어떤 이는 현대그룹의 계열사가 한곳에 밀집되어 있는 점을 지적한다. 울산에 계열사가 몰려 있어 근로자가 연대투쟁을 하기 쉽다는 것이다.현총련등이 개입하여 분규를 악화시키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도 대기업집단이 한곳에 소재해 있으나 그로인해 분규가 악화되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울산소재 현대그룹 계열사의 경우 쇠와 관련이 많은 중화학 공업분야여서 분규가 과격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자동차·조선·중장비 등 철강을 소재로 한 산업체들이 울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미국의 철강노조와 자동차노조가 노사협상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점을 들어 그런 추정이 나온 듯하다.그러나 일본은 그렇지만은 않다.특정국가의 예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원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같다. 이 그룹의 특성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경우도 있다.현대그룹은 모기업이 건설업이다.건설업이 발전·성장하려면 임원진등 상부조직보다는 현장근로자등 하부조직이 강해야 한다.하부조직이 강하다는 것은 노조가 강하다는 말과도 같다.반면에 S그룹은 임원을 비롯한 중간간부이상이 강력해 노조가 결성되지 않고 있다고 역설하는 사람도 있다.일부 수긍이 가지만 충분한 해설은 못된다. 다른 하나는 현대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주장이다.그들은 『현대그룹의 실권자는 한사람인데 그 실권자가 노조를 진정한 협상의 카운트파트로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히고 있다.노조는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노사협상과정에서 전권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은 사용자측이 무성의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사용자측은 노사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 「대이전 논」을 펴고 있다.제3자에 의해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재야노동단체의 노동운동을 현대그룹 노조가 대신해서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그래서 「협상을 물건너 간 것」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아마도 정부가 지난 21일 「노사안정을 위한 당부의 말」에서 『불성실한 교섭자세는 근로자뿐아니라 국민으로 부터 비판을 받게 된다』고 경고한 것은 일부 사용자의 그같은 자세에 기인되지 않았느냐는 반문을 갖게한다. 현대그룹의 잦은 노사분규의 원인을 어느것 하나로 꼭 짚어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현대그룹 노사간 갈등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듯하다.따라서 현대그룹 노사는 먼저 협상난항의 책임을 전가하는 일부터 중단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노사협상은 어디까지나 노사관계 일로 국한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노사관계를 자본과 노동의 상호모순적 관계로 파악하려는 일부 노동운동가의 노자관계론적 시각은 하루 빨리 벗어 던져야 한다. 사업장을 노동운동의 객체로서 파악하려는 전근대적 사고 역시 버려야 할 것이다.그리고 협상의 대표성을 상호 인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시급하다.아울러 현대그룹 계열사 노사는 『어째서 현대그룹 노사분규가 과격하느냐』는 국민들의 의문을 풀어 주는 것이 협상타결 못지 않게 중요한 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몸매·창의력·끼 겸비한 춤의 요정(이세기의 인물탐구:30)

    ◎환상의 율동속 감성·지성 융해… 칠정묘파/「…슈퍼스타」로 데뷔… 문학성 짙은 작품 추구 폴 발레리는 이렇게 말한다.「우리의 걸음걸이는 너무 쉽고 익숙한 움직임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스텝을 결코 가치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신기한 것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박명숙은 최근 그가 번역한 샐리 베인즈의 「포스트 모던댄스」서문에 이 글을 인용하고 있다.그는 모든 것은 춤,모든 움직임은 춤이며 우리의 일상적인 보행조차도 이미 춤임을 알고있는 예술가의 한사람이다. ○보행도 춤으로 인식 지금부터 20년전 그가 「지저스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막달라 마리아를 처음 맡았을때는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손가락질 받는 한낱 외롭고 초라한 여인을 표현하는데 불과했다.그 무대는 청순한 처절미로 일관돼 있었다.그러나 지난해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수퍼스타」 20주년 기념공연에서의 막달라 마리아는 인생의 고락과 희비,번뇌와 갈등을 넉넉하게 껴안는 아름다운 인간으로 승화되어 그날 관객들은 사랑의 힘으로 신에게다가간 절실한 기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소설이나 시,연극이나 영화처럼 언어없는 춤이 신비한 주술임을 체험한 순간이었고 특히 하이라이트를 이룬 「어떻게 그를 사랑할지(I don’t know how to love him)의 박명숙솔로는 평자들로 하여금 「그는 해내고야 말았다」는 평을 하게 만들었다. 그의 춤은 대부분 짙은 문학성과 철학성,그리고 연극적인 요소와 장식적 요소를 작품전편에 깔고있는 점이 특징이다.흔해빠진 일상적인 것을 일순간에 초월하여 의외성과 경이로움으로 역작용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빗발치는듯한 눈부신 알레그로 콘브리오의 「비둘기만 날아가다」가 그랬고,그동안 끈질기게 추구해왔던 곡선과 직선을 사선으로 붕괴한 「시간기행」「풀잎환상」등이 그렇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일에도 의연하게 대처한 것같지만 실은 그의 내면은 언제나 당황하고 망설이고 거부하는 습관이 배어있다.그것은 섬약한 감성과 투철한 지성감이 복합적으로 대립되어 어느 한쪽의 우성을 끊임없이 주장하려는 투쟁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한 예로73년 육친같은 스승인 육완순씨가 영국의 록오페라 「…수퍼스타」를 현대무용으로 재구성·안무하여 그에게 막달라 마리아를 맡겼을때,그래서 모든 무용계가 육완순을 잇는 제2의 스타탄생을 기대하고 있을때 그는 개막을 앞둔 몇시간전 소리없이 도망쳐버린 적이 있었다.물론 소동과 곡절끝에 어렵게 막이 올려지긴 했으나 그후 자신의 작품이 막이 오를때도 바로 그곳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두려움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는것 같았다. 그만큼 그의 성격은 소심하고 소극적이고 수줍음이 많다.그러나 연극계와 화단,음악 문학 사진 조각 각 분야의 사람들과 절친한 우정을 누려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얼굴의 하나이기도하다. 박명숙은 어릴때부터 춤췄다.사업을 하는 박승규씨와 김대순여사 사이의 3남매중 외동딸.어머니의 손에 끌려 국립국악원 김부남씨에게 고전무용,진명여중 2학년때 김정욱씨에게 발레,여고 2학년때 육완순씨의 현대무용발표회를 보고 그는 그가 선택해야 할 길을 「두눈을 크게 뜨듯」결정할 수 있었다.육완순씨는 박명숙의 극과극의 기질을 무엇보다 높이 샀다.부유한 가정에서 어려움 모르고 자랐으나 과묵하면서도 참을성 있고 화려하면서도 겸손하고,그리고 무엇보다 욕심이 도사린 승부근성이 대성의 지름길임을 간파한 것이다.더구나 나는 듯한,출렁이는 듯한 긴 팔의 선은 마치 하늘을 비상하는 새의 선회처럼 신선하기만 했다.그의 두 팔에 대해선 같은 경희대 교수이며 무용계 대선배인 김백봉씨도 「백만불짜리」라고 칭찬한 적이 있다.무용가가 아름다운 체구에다 재능,거기에다 번뜩이는 창의력까지 지녔다면 더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모두들 그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고 최욱경과도 절친 단지 한사람,연전에 타계한 화가 최욱경만은 예외였다.생전에 천재화가로 불리던 최욱경의 박명숙에 대한 사랑은 좀더 끈끈하고 각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외국에 나가 마사 그레이엄을 더 배우고 싶어하면 최욱경은 『네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하라.그 사람의 것은 그의 것.외국은 여행만으로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그가 결혼할 때도 「예술가의 결혼은 난센스」라고 쏘아붙였다.『춤이 있는데 결혼하다니,너는 너무 욕심이 많은가』라고.그후 결혼해서 남매를 낳고 이제부터는 「춤」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회의에 빠지자 『결혼과 아이가 왜 춤에 방해가 되는가? 결혼과 아이는 네 예술을 더 살찌웠다.네가 무용가라면 죽을 때까지,그리고 죽을 때도 무대에 서라』고 충고했다. 광기와 신기없이 늘 조용한 박명숙도 최욱경의 천장까지 그림으로 들어 찬 여의도 화실에 들어서면 언제라도 즉흥무를 출수 있게 되었고 최욱경은 그런 박명숙을 모델삼아 춤추는 그림들을 얼마든지 남기고 있다. 최욱경이 타계하자 친형제를 잃은 것처럼 슬퍼했던 그는 작품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화려한 장례식춤을 만들어 사랑하던 화가 친구에게 바쳤다. 박명숙은 고지식하고 외곬인 성격으로 한곳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또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해내고야 만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굵은 실로 뜬 숄을 두르고 앉아 연습실에서 작은 막대기 하나만으로 「다시!」이렇게 지시하고연습한다.튀는 사람이 있으면 사정없이 몰아붙이되 상대방이 좋은 움직임을 보이면 작품에다 연결시켜 나간다.제자들은 하나같이 그런 그를 따르고 아끼고,그도 제자들이 「나의 재산,그래서 나는 부자」라고 말할 정도다. 1주일에 20시간의 강의,요즘은 26일로 다가온 춤발표회를 앞두고 연습에 쫓겨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오지만 부군 유대렬씨는 「춤만 제일이냐?」고 나무라는 법이 없다.오히려 일만 아는 아내가 애처로운 나머지 「내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라고 지켜보고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딸 희주(19·이화여대무용과)는 어릴때부터 남몰래 춤추어왔고 지난해엔 혼자서 동아무용콩쿠르에 나가 금상을 타왔다.그전까지는 한동작도 춤을 지도하지 않았으나 「피는 속일 수 없어」 비로소 감싸기로 마음먹었다. ○명분·사명감에 눈떠 이제 박명숙은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알게됐다고 말한다.한사람의 아내·어머니이기도 하지만 그는 무용가이고 제자를 길러내야할 교수다.단 한번도 선생이 되리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지만 스승과선배들의 현대무용 30년을 잇기 위한 뼈저린 흔적이 자신에게 닿고 있음을 피하려들지 않는다.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뚜렷한 명분과 사명감에 눈뜨자 그 옛날의 두려움과 공포가 다시 움트려하고 있다.그래서 이를 씻어버리기 위해 열심히 성경을 읽기 시작했고 몸속으로부터 솟구쳐나오는 묘한 힘에 이끌려 담담히 무대에 서게 되었다. 물론 그는 단 한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는다.「언제나 박명숙,나의 방식대로」 춤추고 있을 뿐이다. 더글러스 던의 「춤추는 것은 말하지 않는 것」,케네스 킹의 「춤추는 존재가 되는 것」,그리고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막달라 마리아처럼 신에게 다가가는 정신의 춤을 추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꿈일 것이다. ▷연보◁ ▲1950년 서울 효자동 출생 ▲1972년 이화여대 무용과 졸업,동대학원 졸업 ▲1976년 N Y 머스커닝햄 마사 그레이엄 엘빈에일리 현대무용학교 수료,뉴욕대학 대학원 무용과 박사과정이수(NYU DA코스),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1981년부터 현재 경희대무용과 교수,박명숙 서울현대무용단 예술총감독,한국 현대무용 협회이사,한국무용협회이사,경희대 무용과교수 ◇공연 ▲1973년 팀라이스 작사·앤드루 웨버 작곡 육완순안무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막달라 마리아」역으로 데뷔이래 20년간 2백여회 출연.그외 박명숙 현대무용단(78년이래 해마다)제1회 한국현대무용향연(82년이래 해마다),한국컨템포러리 무용단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아시아무용제 참가,제10회 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무용제,88서울올림픽 개회식(엠불렘춤)등 국내 해외공연등 수백회 ▲1993년6월26일 박명숙춤 「구십삼년6월」 문예회관대극장 예정 ◇대표작 「잿빛우울의 거리」「얇은사 하이얀 고깔은」「초혼 ⅠⅡⅢⅣ」「살풀이」「학ⅠⅡ」「소용돌이치는 영혼」「결혼식과 장례식」「그날새벽 ⅠⅡ」「비옷을 입은 천사」등 78편 안무 수 상 제1회 대한민국 무용제 문공부장관상,대한민국 무용제 안무상(80년)·개인상(82년),86예술가상,코파나스상(86년),서울무용제 안무상(91년)
  • 박상우작 「나는 인간의 빙하기로…」(이작가 이작품)

    ◎인류멸망의 정신사적 궤적 탐구/소설의 논리구조 탈피… 마약 등 문명 비판/“2년동안 6번 실패 끝에 발표” 90년대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군의 선두주자중 한사람인 소설가 박상우씨(36)가 기호와 생경한 미래용어가 난무하는 문명비판소설 「블랙리포트;나는 인간의 빙하기로 간다」(세계사간)를 내놓았다.「지구인의 늦은 하오」「시인 마태오」에 이은 자신의 3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지난 91년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으로 60년대식 낭만주의의 부활을 노래한 작가의 「문학적 변신」이 담겨있다.그러나 작가 자신은 「변신」이 아니라 「주제의식의 확대」이며 「소설적 운동공간의 확충」이라고 말한다.등단때부터 한번쯤 쓰고 싶었던 글쓰기의 해갈이라는 것이다. 91년 가을부터 「한국문학」「현대문학」「작가세계」등 3개 문예지에 연작형식으로 각각 분재됐던 이 소설은 「분열적 소설공법」이라는 소설형식을 취하고 있다.낯선 이 용어는 세계의 가시적 분열상을 최대한으로 수용하기위해 소설의 논리구조를 의도적으로 파괴한 작가특유의 창작그릇이다.연작발표 당시 이 작품에는 『재래식 소설형식을 그대로 둔채 그 골격을 해체하는 실험』『소설개념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평이 뒤따랐다.그러나 작가자신은 『형식및 내용이 미흡하다』며 집필을 중단했었다.이후 2년동안 6번의 실패를 거듭한끝에 첫발표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장편으로 태어났다. 이 소설은 본문에 들어가기전 일러두기를 통해 「독서의 영향으로 경미한 두통과 미열,혹은 구토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통지하고 있다.90년대말쯤에야 발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작가의 조심스러움 내지는 아직은 우리 독서풍토가 이런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자가진단때문으로 보인다. 소설은 수미상응형식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사용,전체를 미래소설로 전환시키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본문은 「사막,111통제구역」∼「사막,000사각지대」까지 10개 부문으로 나뉜다. 서기30 30년 빙하에서 19 00년대의 사막유적을 탐사하던중에 특이한 문어문집 즉「블랙리포트」를발견한다.「논리의 끝에서 내가 만난건 분열뿐이었다…」는 서두로 시작되는 이 리포트는 혼돈의 현시대를 의미하는 사막을 횡단하던 주인공이 10개의 각 통제구역에서 마주친 정치,폭력,범죄,섹스,포르노,테러,마약,종교등 위기의 문명구조가 야기하는 다양한 광기의 파편이 구토를 동반할만큼 리얼하게 그려져 있다.서기 30 30년 미래세계에 의해 「인류멸망의 정신사적 궤적을 조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 이 리포트는 사막이 끝나는 곳에 있는 빙하가 희망이나 구원이 아닌 멸절의 각성을 의미한다는 역설로 끝맺는다. 박씨는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동두천등 군부대주변에서 보냈다.춘천고와 중앙대 문창과를 나와 강원도 인제와 태백에서 교편을 잡았다.88년 중편 「스러지지 않는 빛」이 문예중앙에 당선돼 등단했다.요즘은 경기도 미금시 연립주택 지하에 작은 방 하나를 빌려 창작작업중이다. 『이 작품에 대해 평단이나 독자들은 어떠한 심판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결과에 연연치 않겠습니다.평에 관계없이 내가 가장 아끼는 소중한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 김영삼대통령 취임 1백일 회견 문답

    ◎“5·16은 역사 후퇴시킨 쿠데타”/“비리인사 처벌 정치보복일 수 없다”/핵해결 없인 남북 신뢰회복 어려워/결정적 실수 없는한 각의 고려안해/폭력시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못해/「재벌해체」 자본국가에서 있을수 없는일 김영삼대통령은 취임 1백일을 하루 앞둔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내외신기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에서 김대통령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취임 1백일을 맞아 개혁의 중간평가를 해달라.또 앞으로의 개혁방향을 밝혀달라. ○고독한 결단 많았다 ▲지난 1백일동안 정말 숨가쁘게 최선을 다했다.최선의 힘을 다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고 생가한다.물론 모든 것이 잘됐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또 1백일을 갖고 중간평가할 시점은 아니다.대통령의 생활과 생각은 참 고독하다.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수없이 많았다.모든 것이 만족하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공직자윤리법이 통과된 것을 즈음해 깨끗한 정치의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의향은. ▲지난 국회회기동안 공직자윤리법을 통과시켜 재산공개를 법률적으로 뒷받침해달라고 지시했다.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소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이는 역사의 한 획을 긋는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당이 창당된다든가 15대 총선에서 공천을 통한 정치권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식의 정계개편설이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공연한 얘기라 생각한다.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시기도 아니고.다만 15대 국회의원선거가 3년 남았는데 그때 공천과정에서 물론 깨끗하고 도덕적이며 개혁적인 인물이 많이 나오는 문제는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사정의 과정에서 친소관계에 의해,정치적 입장에 따라 처리가 달라져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오랫동안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하며 비서실장을 지내던 사람이 부정과 연관돼 구속된 바 있다.고락을 같이 해온 최형우총장이 당4역 가운데 제일 중요한 사람인데도 자제의 부정입학과 관련해서 물러났다.김동영의원이 이미 고인이 됐는데도 그 딸이 부정입학했다는 사실을 발표할 때 내마음은 아팠다.지난 대통령선거때 국민에게 한 약속을 기억할 것이다.돈을 갖고 권력을 사거나 권력을 갖고 치부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여당을 하면서 실세들로부터 많은 고통을 당해온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공교롭게도 그들이 부정과 관련됐는데 정치보복을 안하겠다고 용서한다면 아주 잘못된 일이다.원칙에 입각해 당당히 제도적으로 척결하는 것이지 정치적 척결이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가 9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반면 건설적인 비판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다는 우려가 있는데. ○원칙따른 척결일뿐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에 감사할 뿐이다.건설적인 비판은 주변에서 듣는다.정부내부의 보고도 면밀검토하지만 TV뉴스와 모든 신문,특히 조간의 판이 바뀌는 것까지 다 보고 있다.이렇게 가장 중요한 정보를 내 자신이 직접 듣는 기회를 가져 비판적인 여론을 경청하려고 애쓰고 있다. ­12·12사태등 과거역사에 대해 새입장을 표명했는데 5·16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5·16은 분명히 쿠데타라고 생각한다.우리 역사를 후퇴시킨 하나의 큰 사건이다.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나는 지난 대선기간을 비롯해 국민에게 절대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왔다.그러므로 이런 문제들을 우리가 역사의 심판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북한을 동반자로 규정하고 흡수통일을 반대했는데 김일성정권을 어떻게 생각하나.공산주의 정권과 어떻게 공존공영할 수 있나. ○비판적 여론 경청 ▲남북문제는 신뢰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다만 핵문제의 해결없이는 신뢰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이것이 먼저 해결된 연후에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는 언제쯤 실시할 예정인가.선거가 해마다 이어지게돼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때문에 과연 해마다 선거를 치르는 것이 옳은가는 생각해봐야 한다.지방자치제는 반드시 실시돼야 할 민주주의의 기본이다.그러나 현행법으로는 다른 선거와 따로 할수 밖에 없다.선거를 전산화하는등의 방법을 강구해 몇개의 선거를 묶어하는 방법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계속 검토하겠다. ­대통령및 국회의원의 임기조정및 국회해산등과 관련해 개헌을 할 생각은 없는가. ○지자제 곡 실시돼야 ▲가능하면 대선과 총선을 묶는 것이좋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것은 헌법을 개정해야 할 문제다.내 임기중에 어떠한 이유로도 헌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깨끗하게 5년동안 최선을 다한 대통령이 되겠다. ­개혁과정에 대통령 한사람만 오똑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내각의 개혁의지를 강화하고 팀웍을 보강하는 의미에서 향후 개각을 할 생각은. ▲내각이 자주 바뀌는 것은 아주 잘못된 정책이다.장관이 업무를 파악할 정도가 되면 바꿔왔다.결정적인 실수나 국민에게 해독을 주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자주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지금 개각은 일체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 소유주식비율을 제한하고 부동산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며 호화유흥업소에 세금을 10배,20배 높이는 것은 경제에 충격을 주는 조치가 아닌가. ○사치업소 사라지게 ▲일부에서 대기업 해체라는 말들이 나오는데 민주자본주의국가에서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다.그렇다고 대기업이라해서 무턱대고 아무거나 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문어발식 확장을 하지말고 전문화하라는 얘기다.주식분포도 정부가 강요해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근로자에게 주식을 분배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이다.부동산과다보유자들은 불로소득자들이다.세금을 많이 물려서 과다소유를 못하게 하자는 의미다.일부 유흥업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치스럽다.여러분이 알 것이다.우리소득이 7천만달러 정도인데 3만달러 소득 국가에서도 그런 유흥업소는 없을 것이다.사회질서를 잡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그런 유흥업소는 필요없다.이런데는 세금을 많이 물려서 실질적으로 존재할 수 없게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다. ­빠르긴 하겠지만 후계자선정 시기와 방법에 대한 구상을 밝혀달라. ○우리경제 호전 확신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미가 참 급하다.내일이면 취임 1백일밖에 안되는데 지금 후계자 얘기를 어떻게 하나.그점이해해달라. ­경제계,특히 기업계에 대한 사정계획은. ▲일부에서 그런 주장이 있는 걸 안다.그런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정부패의 척결이 가장 중요하다.2차대전뒤 한때 번성했던 나라들이 부정부패때문에 몰락했다.나는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그 돈으로 기업들은 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근로자복지에 힘쓰라는 것이다.경제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우리 경제가 이제 미동하기 시작했다.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고있다.시간이 가면 달라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기업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대학생들이 전직대통령을 문제삼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평화적시위는 허락 ▲대학생들의 그러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있다.그러나 대통령은 폭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또 학생은 정직하고 성실해야 한다.그래야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다.평화적인 시위는 어디까지나 허락한다.그런데학생들은 평화적인 시위를 약속하고 뒤로는 화염병을 만들고 쇠파이프를 준비했다.그리고 폭력행위로 들어가 경찰을 무장해제하기까지 해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또 놀라운 것은 친북한계학생단체가 공개적으로 인공기를 걸어놓고 몇시간동안 북한과 전화로 협의하고 있다.이것은 실정법위반이다.70년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몰락하고 동구가 붕괴된 마당에 내버려진 사회주의의 모자를 다시 쓰려는 극소수 학생들이 안타깝고 한심스럽게 생각된다.어느 누구도 국가기강을 해치고 법을 지키지 않으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전직대통령 문제는 역사에 맡기자. ­금융실명제의 실시시기와 방법은. ▲지난 대선때 국민들에게 약속했다.금융실명제는 반드시 실시하겠다.그러나 그 시기와 방법을 지금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이해해달라.
  • 성직에서 보는 개혁/김성수 대한성공회관구장(일요일 아침에)

    성공회의 사제생활의 지침이란 책에 보면 사제와 세속과의 관계를 규정해 놓은 부분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사제는 세속의 일을 될 수 있는대로 피해야 한다.세속의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면 언제 하느님의 진리를 공부하고 양떼를 돌보겠는가.사제는 세속과 떨어져 서있는 고고함이 있어야 세속이 존경하고 두려워한다』 사제가 그리스도의 생활을 본받아야 하며 끊임없는 기도로 그리스도의 바른 진리를 위하여 헌신할 수 있도록 한 지침과 규정을 적은 것인데 1935년 영국 주교가 저술한 책이다.오늘의 시대적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부탁받은 내용이 「사회를 보는 시각」이기 때문에 서두에 인용한다. 이런 지침과 규정 때문인지 성직자의 사회를 보는 시각은 어쩌면 단순하고 비정치적일지 모르겠다.또 예리하지 못하기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언론을 통해 대체로 사회를 배우고 정보를 얻지만 요즘은 이런 언론 매체가 아니더라도 실제 삶에 있어서 종잡을 수 없는 사회의 여러 반응들이 피부에 와 닿고 느껴진다.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게 마련인데 정말 신뢰하기 힘들고 지극히 불안하고 인간적인 면들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신앙인들과 함께 매일을 살지만 구별도 어렵고 누가 참사람인지 불의한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이러는 사이 우리의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잘못된 것을 여과없이 흉내내고 기성세대는 바벨탑의 정점과 같이 높이 쌓아올린 이기심 때문에 뒤를 돌아보려하지 않고 쫓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에 정치권에서 사회개혁이란 것이 행해지고 있는데 개혁의 진원은 비켜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다.그렇더라도 지금의 개혁이 우리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는데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기 그지없다.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개혁이든 보수이든간에 나 자신과는 별로 상관도 영향도 없는 그릇된 이기심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래서 공직자 개혁의 열풍이 불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저 망연자실 허탈감에 이를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오늘의 사회는 이런 저런연유로 사회 각 곳에서(기독교도 예외는 아님)심한 중병을 앓고 있다.이제는 누가 이 중병의 치유자와 환자가 될 것인가를 명백히하여 회복이냐 절망이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할 때이다.자기자신에 대한 반성,그리고 나섬이 필요하고 모든 것이 남의 탓이 아니고 내탓이요 할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나설 시점에 와있다.그러므로 이제는 사랑과 용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랑할 사람,용서할 사람,함께 힘을 합쳐야 할 사람,그 대상이 누구인지는 한번 짚고 넘어갈 문제라고 말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부터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선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든가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고 서로의 중병 치료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임을 서로 알아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성직자의 세속개념 시각은 엉뚱하고 예리하지 못하다 하겠지만 늘 자신이 부끄러운 삶을 살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기에게 맡겨져 있는 일에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이다.이런 전제로 시작했기에 조금은 마음이 가볍고보는 이들도 부담없으면 좋겠다. 이제는 정말 더불어 함께 나누고 아파하고 기도하는 것이 훨씬 더 그리스도교적인 삶의 실천이며 의무이고 사제의 지침이며 법규이기 때문일 것이다.
  • 대만 국민당내 보혁갈등 양상/보수파 “총통퇴진”

    【대북 로이터 AFP 연합】 대만 집권 국민당 지도자중 한 사람인 임양항 사법원장은 23일 서로 다투고 있는 당내 파벌들에게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의견차이를 해소하도록 촉구했다. 한편 소수의 극우 보수계는 이날 이등휘총통을 국가의 헌법과 국민당의 당헌을 위반한 독재자라고 비난하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은 작년 12월의 총선에서 야당 의석수가 두배이상 늘어나 타격을 받은 이래 진보계와 보수계 사이에 심한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
  • 경제활성화 심리론(청와대)

    ◎부패척결은 경제회생의 전단계조치/지도층이 솔선 않고는 고통분담 요구 못해/뇌물 줄돈 있으면 신기술개발에 투자하라 서울신문은 22일자부터 칼럼「청와대」란을 신설,개혁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김영삼대통령의 생각과 움직임을 독자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19일 낮,김영삼대통령은 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들과 칼국수로 점심을 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생산된 밀로만 만들어 검고,찰기가 없어 톡톡 끊어지는 것이 청와대 칼국수다.한 청와대관계자가 참석자들에게 끊어진 국수가락을 마시거나 숫가락으로 떠먹으라는 권유를 했다. 참석자중의 한사람인 권태완박사(전식품개발연구원장)가 이를 보다 한가지 제안을 했다.『콩가루를 칼국수에 섞으면 찰기도 있고 영양도 더 많아진다』 김대통령은 점심 말미에 『청와대에서 우리밀로 칼국수를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나서 우리밀에 대한 수요가 5백배나 늘어 났다』고 말했다.대통령은 『그런걸 봐서도 경제회생은 심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심리론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경제각료들에게도 이를 역설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굳이 칼국수를 점심식사로 내놓고,그것도 우리밀로 만든 칼국수만을 고집한다.행사에 배석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투정」에도 불구하고 이를 굽히지 않는 것은 지도층이 솔선해서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없으며,경제회생도 불가능하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나오고있다.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기업인의 자세에 대한 그동안의 언급에서 더욱 분명해진다.김대통령은 『사장이 결재를 하는둥 마는둥 하고 자금 구하러 나간다며 골프장으로 달려가는 회사가 잘될리 없다』면서 『종업원들이 모르는 것 같지만 다알게 마련이고 그런회사는 종업원도 일 안한다』고 말한적이 있다. 김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좀더 구체적으로 기업인의 정신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점심을 구내식당에서 종업원들과 같이하고 저녁에는 룸살롱이 아니라 종업원들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회사의 문제점을 논의한다면 어떻게 그런회사가 잘안될 수가 있느냐』 김대통령은 자신의지분을 모두 종업원에게 나누어 주고 대신 회초리를 들고 다니면서 일하지 않는 종업원을 다스리는 광림기계에서 대단한 감명을 받았다.이회사 경영인의 자세야말로 신한국이 지향하는 바람직한 기업인상으로 믿고 있다. 광림기계는 연간매출액이 1천억원에 달하는 중견 특장차 제조업체다.그러나 경영인은 자신의 지분을 모두 종업원에게 나누어주고는 경기도 성남에 집한채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의 부정부패 척결의지도 결국은 경제회생으로 연결되고 있다.기업인이 정치자금과 공직자들에게 주는 돈 때문에 우리상품의 해외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믿고 있다.이같은 대통령의 인식에대해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기술투자에 들어가야될 자금이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가고,생산비의 몇%가 뇌물로 지출되는 상황에서는 기술발전도 없고 생산코스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풀이했다. 대통령은 칼국수를 먹으며 청와대 일반경비를 20%나 줄였다.대통령은 지도층이 고통분담은 솔선수범하면 경제회생은 쉽다고 믿고 있다.
  • 힐러리 로댐 클린턴(뉴욕에서/임춘웅칼럼)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클린턴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그의 역사적 역할은 무엇인가.클린턴대통령이 지금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보스니아문제보다 몇곱이나 복잡하고 중요한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개혁안을 총지휘할만큼 힐러리는 유능한가.그만큼 유능하다고 해도 대통령부인이 그런 일을 맡는게 타당한가. 그뿐이 아니다.힐러리는 대통령부인 으로서,딸 첼시의 어머니로서 역할은 다하고 있는가.화가 나면 백악관의 기물을 마구 집어 던진다는 루머는 얼마만큼 사실인가. 요즘 미국사람들은 그들의 퍼스트 레이디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모양이다.지난주 미국에서 발행되는 신문 잡지들은 거의 모두라고 해도 될만큼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다.「타임」「피풀」「패밀리 서클」「스타일」등 방대한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주간지들이 일제히 표지기사로 다루었으며 점잖은 뉴욕 타임스지와 워싱턴 포스트지까지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 힐러리 클린턴 얘기를 취급하고 있다. 미국의 신문 잡지들이 이처럼 힐러리얘기에 열을내고 있는 것은 그가 의료보험제도 개혁팀의 팀장이 된 1월25일로부터 4월말이 취임 1백일이 됐다는 캘린더 저널리즘의 속성 탓도 있지만 실제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퍼스트 레이디의 뉴스가치 때문이라는게 바른 해석일 것이다. 일설에는 오는 6월로 예정되고 있는개혁안의 의회제출을 앞두고 세칭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언론 플레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이 백악관에 면담신청을 해두고 있을 것이므로 그중 쓸만한 회사를 골라 면담에 응해주면 그만인 단순한 작업이다.개혁안을 국민 앞에 내놓기 앞서 이 안을 주도한 힐러리 클린턴여사의 이미지를 좀더 새롭게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타임지가 조사한 것을 보면 클린턴여사가 의료보험제도를 다룰만큼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2%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힐러리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느냐는 문항에는 55%만이 그렇다고 응답하고 있다. 최근 신문들은 클린턴여사가 딸이 아팠을때 직접 계란부침을 만들어 주었다는 얘기와 지난 4월 그의 생부가 돌아가기 직전 2주동안 병간호를 했던 일을 아주 따뜻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지금 미국사람들은 클린턴여사의 사회적 능력과 전통적인 퍼스트 레이디상,그리고 그들이 몸으로 느끼고 있는 여성상 사이에서 일종의 혼돈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또 미국의 여성들 스스로도 어머니의역할과 사회적 활동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야 할지 아직은 어떤 정형을 찾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클린턴여사가 이러한 혼돈을 헤쳐줄 선구자가될지,시대의 희생자가 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다만 지금 분명해 보이는 것은 클린턴대통령이 4년후 단임으로 물러나게되는 것도,재선으로 클린턴시대를 이어 가는 것도 아내 힐러리 때문일 가능성이다.
  • 미,“일의 플루토늄비축 철저대응”/갈루치 차관보

    ◎“과잉보유 막게 대책 강구” 【도쿄 연합】 빌 클린턴 미행정부의 핵불확산문제 담당자의 한사람인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차관보(정치·군사담당)는 일본의 플루토늄 과잉비축에 대해 철저하게 대응할 의향임을 표명했다고 교도(공동)통신이 13일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이 통신에 의하면 갈루치 차관보는 12일 핵불확산문제 연구회에서 강연을 통해 일본 등의 플루토늄의 상업적 이용과 관련,『평화적 이용에 필요한 양을 초과하는 플루토늄 비축을 막기위한 대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일본의 플루토늄비축계획은 일본의 주권에 속하는 사항으로,이를 인정해온 미국의 정책 변경은 고려된 바 없다고 말하고 이용 자체에 대한 시비보다는 과잉비축이 초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일본이 어느정도 과잉비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앞으로 계속 알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애인공단 새 이사장 황연대씨/공금 20억원 횡령”

    ◎민주 신채호의원 주장 민주당의 신계윤의원은 12일 노동부산하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임이사장 황년대씨가 지난 75년부터 17년간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 관장으로 재직하면서 최소한 20억원이상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신의원은 이날오전 국회노동위 질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황씨는 정립회관 재직시 영수증 허위조작 물품대금 조작 수영장운영수익및 장학금 횡령등의 수법으로 남편 정은배씨(90년까지 정립회관 상임이사로 재직)와 함께 매년 정립회관 예산중 1억원이상을 횡령했다』고 말했다. 신의원은 이와관련 동일필체의 가짜 영수증다발,직원들의 허위가불지출결의서,허위출장지출결의서,물품대금계약서,수영장 수입내역비교표,정립협회통장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신의원은 황씨가 이같은 횡령자금으로 84년에 경기도 안성군 원곡면 외기천리 산 45 일대 임야 5천2백80평(시가 28억6천만원)을 구입하는 등 시가 40여억원상당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이인제노동부장관은 답변에서 『황이사장이 물의를 빚은사람인줄 모르고 임명했으나 임명직후 여러 경로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사직당국에 수사를 의뢰해 흑백을 가리도록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 청람 문세영을 아시나요(박갑천칼럼)

    어느해던가,어느 고서점에서 사놓은 다음 별로 펼쳐본 일 없이 책장 구석에 꽂아두어온 책 하나를 꺼낸다.청람 문세영의 「우리말사전」이다.누렇게 바랬지만 1천7백 페이지 정도의 두툼한 부피.이것이 우리의 국어사전다운 국어사전의 길을 연 맨처음의 책이다. 1938년 7월10일 초판이 나왔다.수록어휘는 약10만.『편찬의 체계로부터 교정에 이르기까지 애써주신 환산 이윤재님의 지도와 교정에 책임을 져주신 효창 한징님과 운향 홍달수님과 해성 이현규님과 송석 최창하님의 열렬한 동정과…(지은이 말씀)』로 세상에 나온 사전이었다.당시의 동아일보 사설(38년 7월13일자)은 이렇게 쓰고 있다.『… 이제야 조선말로 주석한 조선말의 사전을 조선사람의 손으로 처음 만들어 갖게 된 것이다…』 『우리에겐 수많은 말이 있습니다.배우기와 쓰기 쉽고 아름다운 글을 가졌습니다.그러면서도 아직까지 말을 하는데 앞잡이가 되고 글을 닦는데 가장 요긴한 곳집이 되는 사전이 하나도 없습니다(중략).이 얼마나 섭섭한 일이며…이보다 더큰 부끄러움이 어디 있겠습니까…』.「지은이 말씀」에서 문청람은 『국어사전 만들기로 맹세한』심경을 토로하고도 있다. 초판때의 이름 「조선어사전」은 광복후 「우리말사전」등으로 바뀌면서 판을 거듭한다.전6권으로 된 한글학회의 「큰사전」이 나온것이 1947년의 한글날이었지만 그「큰사전」이 나온 다음에도 문세영 사전은 꾸준히 팔려나갔다.광복후 50년대 후반까지의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 「우리말사전」으로 공부했음을 기억하리라.중고등학교 우등상상품도 이 사전이면 최고 아니었던가.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이지만 「텔레비쥰」이라는 올림말(표제어)은 나온다.그러나 「원자」까지만 나온채 「원자폭탄」은 안나온다.오늘날의 국어사전에서 「원자」관계의 올림말만 몇십개에 이르는 것과는 대조되는 시대의 격차이다.그가 「지은이 말씀」에 쓴 「가으말다」라는 말도 지금엔 방언으로 되었다.표준말은 「가말다」이다. 국어학자는 아니었다 할지 몰라도 국어학사에 이정표를 세운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그렇건만 이제 각종 국어사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청람 문세영」이라는 이름은 잊혀간다.국어학자 탄압하던 일제때 국어사전 펴낸 그는 잊어서도 잊혀서도 안될 우리의 위대했던 선각자인 것을….
  • 중국에 첫 화가촌 탄생/북경 궁궐터… 2년새 50∼60명 입주

    ◎화풍 다양… 탈이념 순수예술 지향 북경 서북쪽 변두리 원명원이란 옛 궁궐터가 요즘들어 새삼 중국주민들의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개혁개방 바람을 타고 어느새 중국 최초의 화가마을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곳에 자리잡은 화가는 50∼60명.출신고향이나 출신대학도 대부분 서로 다르고 화풍마저 다양하다.어떤 사람은 서양화에 전념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산수화만을 그리기도 하고 심지어 종교적인 영감만을 캔버스에 옮기는 사람도 있다. 이곳 원명원은 청나라 황제의 별장으로 1백46개의 크고 작은 건축물에 각종 교량과 화원·담장·회랑들로 연결되는 중국의 명물이었다.그러나 이 궁궐은 1860년 영·불연합군이 침략,보물들을 모두 약탈해간뒤 방화,완전히 폐허로 만들어 지금까지도 서구 열강침략의 생생한 증거물로 남아있다.이같은 원명원 옛터 부근에 화가촌이 생겨난 것이다. 이곳 화가들의 추천으로 화가촌 촌장이된 엄정학씨는 『우리의 화풍은 서로 다르지만 추구하는 이상은 모두 같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돈벌이에 눈이어두워지는 경향에서 벗어나 순수예술을 추구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우리는 대학에서 어떻게 하면 이나라의 정치와 사회주의체제를 위해 봉사할 것인가를 배웠고,사회에 나와서는 정치선전 그림이나 모택동초상화,광고물등을 그렸다.그래서 이름도 얻고 돈도 벌었다.대신 자기를 잃었고 예술을 잃었다.이제 우리는 여기에 모여 다시 예술을 찾고 자기자신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화가들중에는 광고회사를 차려 돈께나 만졌던 사람도 있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사람,관직을 가졌던 사람들도 있으며 돈과 명예가 보장됐던 사람들도 많았다.하지만 그들중에는 회사도 가족도 처자도 버린채 예술의 자유를 찾아 이곳으로 가출한 사람이 상당수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아직도 진정한 예술의 자유를 추구하면 할수록 부자유를 더 느끼게 되는 경향이 있다.이곳 화가들 역시 한동안 당국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했으나 별다른 위법행위가 없어서 당국도 요즘은 방관하고 있는 것같다.이들이 어떤 정치적 반동그룹을 형성하지 않은채 그저순수예술에만 심취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화가촌의 원주인격인 이곳 농민들은 그들과 행동거지나 차림새,생활방식들이 전혀 다른 장발의 괴이한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이상한 눈길을 보냈으나 요즘은 서로 사이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있다.농민들은 이들이 들어오면서 집을 세놓아 월1백∼3백원 정도의 적지않은 돈을 만지게 되어 좋고 화가들은 이곳이 조용하기도 하지만 주민들이 순박해서 더 좋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이곳이 순수예술의 메카로 성장해갈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것 같다.어느새 이곳에도 상업주의의 마수가 끼어들고 있기 때문이다.이곳에 화가들이 몰려 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화랑가의 그림장사들이 자주 들락거리며 예술작품보다는 잘 팔리는 그림을 그리도록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4명의 여성화가중 한사람인 임목목은 『2년전 내가 이곳에 올때는 화가라곤 불과 3∼4명뿐으로 너무 조용했었다.요즘은 이곳이 유명해지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골치가 아플 정도다.차라리 이곳을 뜨고 싶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 러,오늘 국민투표/옐친 신임획득 확실시

    ◎개표결과 새달 6일이후 발표 【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개혁파와 보수파의 대결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러시아정국의 향방을 결정짓는 국민투표가 25일 실시된다.옐친 대통령의 신임여부등을 묻는 이번 투표는 표준시간대가 빠른 극동지역에서는 이날 상오7시(한국시간 같은날 상오 3시),그리고 모스크바 지역에서는 상오 11시부터 시작된다. 투표자의 출구여론조사에 근거한 비공식 투표결과전망은 26일 상오1시쯤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현재의 러시아정황이나 국민들의 지지도로 보아 옐친대통령이 신임을 획득할 것이라는 것이 이곳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번 투표와 관련,러시아 중앙선거위원회는 첫 공식개표결과가 27일이전에는 발표되지도 않을 뿐아니라 최종개표결과도 5월6일이전에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옐친 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반대하는 2천여명의 강경공산주의자들은 국민투표를 앞두고 23일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옐친반대시위를 벌였다.이날 시위대열에는 지난 91년8월의 불발쿠데타 주모자 12명 가운데 한사람인 아나톨리 루키아노프 구소련 최고회의의장의 모습도 보였는데 시위자들은 구소련기와 옐친퇴진등의 구호가 적인 플래카드등을 들고 있었다.
  • “정부통일정책 재야서 적극지원”/박형규목사 기자회견

    ◎LA심포지엄서 북에 핵해결 촉구 재야인사들의 정부참여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재야의 원로인 박형규목사(70)는 23일 통일원 기자실을 찾아 정부와 재야의 통일정책에 아무런 괴리가 없으며 앞으로 정부의 통일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신 이래 대표적 재야운동가로 활동해온 박목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버클리대에서 열린 제2차 한반도평화통일심포지엄에 참석했다.박목사가 정부종합청사를 찾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 모임에서 NPT(핵확산금지조약)복귀 등 핵개발의혹 해소와 관련한 북한측의 태도변화 조짐을 읽을 수 있었나. ▲북한측은 처음부터 핵문제는 논의조차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으나 우리 대표들은 북측이 핵개발과 관련한 국제적 의혹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이와 아울러 우리측은 조건없이 이인모노인을 보낸데 대해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북측은 기다려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재야원로로서 현정부의 통일정책을 민간차원에서 지원할 용의는. ▲정통성이 부족한 역대 정권들은 통일문제를 정권유지에 악용하는 경향이 있었다.이에 비해 국민적 지지와 합법성을 인정받고 있는 새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통일정책 추진에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과정에서도 정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과거 같았으면 도움 자체를 거절했을 것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최근 재야인사들이 대거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변절이라고 매도하고 있는데. ▲내 제자 가운데 한사람인 손학규씨도 현재 여권에 몸담고 있다.나자신도 아직 재야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데 모름지기 재야라면 정부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현정부가 통일정책 뿐만 아니라 개혁 추진을 잘하고 있으므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더욱이 현재 정부내 개혁세력이 수구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춘다는 차원에서도 재야가 문민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박목사는 이날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방문,이번 세미나 개최를 위한 정부측지원에 감사를 전달하고 기자실에 들렀다.
  • 수출 호박죽(외언내언)

    『울바자에 올라간 호박덩굴에서/어느날 아침 꽃 한송이가 벙글었는데/벙거지 따위를 걸쳐쓴 서울 사내 두엇이/호박꽃도 꽃이냐며 휑 지나치더라…』김광협시인의 시 「호박꽃」의 첫련이다.아닌게 아니라 사람들은 이 노랗고 투박해 뵈는 호박꽃을 꽃으로 여겨주지 않으려 든다.주로 비유하면서 쓰는 말이기는 하지만. 『화를 낼것 같은 호박꽃이 화는 안내고/어허 어허 어허 어허/서울사람도 사람인가베…(중략)호박꽃이 그럼 꽃이 아니고 무엇입네까 하며/벙끗벙끗거리다가 화알짝 웃더라』김시인의 표현 그대로 관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사실이다.꽃이 그러하매 열매로서의 호박 또한 『호박에 침주기』같이 뜬뜬하고 의젓하다고 할까.농약 안쓰던 시절을 농촌에서 보낸 세대들은 그 호박꽃에 개똥벌레 잡아 담아 등불 삼은 추억도 지니고 있다. 남과·통과·반과·번과…따위 한자 이름을 갖고 있는 호박은 가꾸는 까다로움이 없는 작물이다.봄에 널따랗게 구멍을 판 다음 거름을 주고 씨를 심어 놓으면 따로 손보지 않아도 잘 자란다.또 굳이 심는 곳을 탓하지도 않은채 별 탈없이 열매를 맺어준다.박과에 속하는 식물 가운데 가장 영양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씨 또한 우수한 식품으로 평가된다. 『기미는 달(감)고 다스우며 독이 없는(본초강목)』호박은 어렵게 살았던 시절에 겨울철 비타민의 공급원으로 된 식품이다.불면증에 호박을 삶아먹으면 잠이 잘오는 것으로 되어있으며 구충·백일해·단독·디프테리아를 다스리는 민간약으로도 쓰였다.크고 작은 잔치에는 반드시 상에 오를만큼 우리와는 인연 깊은 먹거리가 호박이다. 이 호박을 원료로 한 호박죽이 수출상품으로 인기를 모아 1백90만 달러 어치가 계약된 것으로 전해진다.건강식품으로서 성인병에 좋다고 하는 「약효」가 판매촉진 구실을 한 셈이다.호박농사로 돈벌 때가 왔나.호박꽃이 더 예뻐뵈게 될 듯하다.
  • “오기 수두룩 영문판 「한국의 미술전통」(건널목)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최근 발간한 「한국의 미술전통」책자의 내용이 부실해 말썽이 되고 있다. 이 책자는 「한국의 정치·문화사 개관」을 비롯,4편의 논문과 1백20여개의 관련 사진을 영문과 한글을 대비해 함께 실었다. 그러나 곳곳에 오기·탈자가 수두룩해 「한국에 관심있는 학자나 전문가들이 총체적으로 한국을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는 발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 책자 65쪽에 실린 국보 20호 「불국사 다보탑」사진설명에는 영문·한글 모두 그 높이를 10.4㎝로 표기했다. 본문에는 다보탑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어 자칫하면 다보탑이 제대로 된 석탑이 아니라 공예품으로 오해될 소지를 남겼다. 66쪽「석굴암 석굴 본존여래좌상」의 사진 설명에서는 불상의 높이를 영문에서는 3.26㎝로,한글로는 3.26m로 썼으며 76쪽의 국보 1백76호「청화백자 명송죽문호」사진 설명에도 그 높이를 영문에서는 38.7㎝,한글에서는 48.7㎝로 달리 표기했다. 이밖에 화가 유영국씨를 본문에는 YU YONG-GUK으로 표기하다 사진설명에는 YI YONG-GUK(1백67쪽)으로 써 다른 사람인양 혼동을 일으키는등 곳곳에 틀린 부분이 많아 신뢰성에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이 책자를 해외 98개국,7백여곳의 한국학연구소·박물관·대학도서관에 배포할 예정인데 관련학계에서는「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전에 출판된 책을 전량 회수해 다시 찍는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독립운동가 신규식선생 묘소 발견

    ◎상해만국공원에 가명 안장… 복원 일제치하 중국 상해를 중심으로 한 초창기 해외독립운동의 주요 지도자중의 한사람인 신규식선생의 묘소가 상해 만국공원내 외국인묘역에서 발견돼 13일 묘비제막과 함께 복원됐다. 13일 거행된 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복원기념식에 참석키 위해 상해에 온최창규 독립기념관장 등 정부관계자와 현지 중국인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주요 항일독립운동 지도자 가운데 유일하게 묘소가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신규식선생의 유해가 만국공원(현재명칭 송경령공원)내에 중국인 가명묘비로 안장돼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돼 묘소복원이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식선생은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 있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조소앙선생 등과 함께 신한혁명당을 결성,지난 1917년 8월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만국사회당대회에 대표를 파견해 한국의 독립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등 중국내 항일독립운동의 효시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