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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생긴 사람 TV출연 길 ‘활짝’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천편일률적이다.여자는 날씬하고 예쁘다.남자는 건장하고 잘 생겼거나 최소한 좋은 느낌이라도 줘야 한다.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생긴 건 아닌데 왜 우리는 TV에서 그런 사람들만 볼까.특히 여자들이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는 인식은 TV가 대중에게 가하는 가장 큰 폭력일 수 있다. 케이블방송 NTV(채널19)의 주간 프로그램인 ‘니나노’가 반가왔던 것은 이래서다.‘니나노’에서는 6∼8명의 시청자VJ들이 출연,1시간 동안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4월부터 한달에 한번 꼴로 방송되고 있다.지난 21일 방송이 세번째다. 시청자VJ 신청자는 방송출연을 위해 사진을 내지 않는다.단지 출연하고 싶은 사연만 접수시키면 된다.기다리고 있으면 제작진이 순서대로 수십명을 모아 연락한다.그러면 방송국에 가서 메이크업을 받고 협찬사의 옷을 입은 다음 촬영하면 된다. 영상매체의 출연진을 사진심사도 없이 출연시킨다? 믿기지 않아 안내 자막을 보면서 눈을 여러번 비볐다.연출을 맡은 홍수현PD는 “나도 사람인데 사진을 먼저 보면눈에 보기 좋은 사람만 뽑게 된다.그러면 시청자 VJ를 만든의미가 사라진다”고 이유를 말했다. 사진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가 나가는데도 신청자들은 ‘진짜냐’고 끊임없이 물어온다.방송국으로 오라고 연락하면 이번에는 ‘뽑혔느냐’고 다시 묻는다.접수 순서에 따른 출연이라고 설명하지만 선뜻 믿기지 않는 표정이다. 신청사연은 매우 다양하다.첫사랑을 만나겠다는 순애보부터 연예계 입문을위해 자신의 얼굴을 알리겠다는 계산,그동안 치아교정을 받으면서 자신감을잃었는데 방송에 출연하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의사표현’도 있다.가장 많은 신청이유는 TV에 출연했다는 추억을 갖고 싶다는 것. “신청자들은 TV를 보고 자란 영상세대다.어떻게 하면 화면에 잘 나오고 재미있는지 모두 안다.영상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영상세계가 없었던 거다.소품을 꼼꼼히 준비해 오는 출연자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했다고가던 길을 되짚어 오는 사람도 있다”(홍수현PD) 출연신청은 이메일(ntv-ninano@hanmail.net)도 되고 우편접수(서울 서초구방배동 2724번지 NTV 니나노 제작담당자앞)도 가능하다. 전경하기자
  • 차범석의 방북 인상기(상)

    대한매일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수행했던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인 극작가 차범석씨(76)의 방북기를 두 차례에 나누어 싣는다.원로 예술가의 따뜻하면서도 정감있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14번 차를 타시라우.” 안내원의 표정은 무표정했다.가슴에 단 인공기 배지의 검붉은 색과 나의 가슴에 단 햐얀 태극기 배지와는 대조적이었다. ◆여기가 평양인가=평양의 순안 공항에 내린 것은 6월13일 오전 10시30분.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기는 했지만 500∼600명쯤 되어 보이는 환영인파의 울긋불긋한 옷차림으로 봐서 여성들이 태반이었음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저마다 손에 든 진홍색과 분홍색 꽃이 강렬한 햇살에 반사되면서 한층 더 붉게 보였다.나는 그것이 생화가 아닌 조화일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것이 엷은 비닐제품이라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여기가 평양인가 싶다.산세도 하늘도 들판도 그리고 꼭같이 생긴 사람들을가까이 보면서 새삼 미지의 땅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쳐들었다.하나라도더 보고,더 얘기하고,더 가까이 가리라는 생각에 부풀었다. ◆남남북녀=우리가 탄 차는 외제 고급차,벤츠였다.14호 차에는 나와 이화여대 장상(張裳) 총장,그리고 안내인 김승현씨가 있었다.그녀의 용모는 30대로 밖에 안 보이는 젊음에다 미모와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다.어딘지 친근감을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대학다니는 아들이 있다는 말에 그 곱다란 얼굴을 훔쳐보았다.남남북녀(南男北女)가 결코 헛소리는 아닌가 싶다. 출발하기 전에 소양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평양에서 만나게 될 안내원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정보요원인 만큼 말조심하라는 지시가 문득 생각났다.그리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걸거나 그쪽 사람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은 자제하는 게 현명하리라는 충고가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나 김여인은 시종 미소와 부드러운 말씨로 우리를 대했다.말할 때마다‘우리의 위대한 지도자 동지’로 시작되는 유창하고 명료하고 논리적인 화술은 웬만한 연극배우를 능가할 정도였다.뿐만 아니라 우리 동족끼리 힘을합하여 통일을 해야지 않겠는 가 라며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스스럼없이 말하니 나 역시 반대할 이유라곤 없었다.“그럼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닙니까?”◆물결치는 환영인파=연도에 도열한 평양시민의 대열은 강처럼 이어지고 파도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남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다는 상투적인인사가 이니라 금방이라도 얼싸안고 춤이라도 출 것 같은 여인들의 표정이자못 감동적이었다.환호를 지르다가 급기야는 울음보를 터뜨리는 모습이 보였다. 옷차림은 우리가 보기엔 시대에 역행하는 낡은 패션이었다.치마 저고리 차림이며 그것도 위아래가 한 색깔이었다.남한에서 30여년전에 유행했던 한복이었다.치마 저고리의 동정도 좁고 길었다.그런데 고무신을 신은 여성은 없었다.가끔씩 양장을 입은 여인이 보였지만 소박한 부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은 뜨겁고 억새고 광적이었다.외치는 구호는 ‘김정일’의 연호였다.손에 든 조화를 흔들면서 목이 터져나갈 듯 김정일을 연호하는그 표정이 흡사 예배당에서 광신도가 외쳐대는 모습을 방불케 했다.우리 상식으로는 먼길을 찾아준 ‘김대중’을 연호하는 게 순리일진데 그들은 ‘김정일’을 외치고 있어 의아스럽게 여겨졌다. 위대한 지도자께서 뜻밖에도 이 자리에 납시었다는 현실 앞에서 흥분과 감사와 자긍심에서였을 것이다.그리고 이 역사적인 상봉은 애오라지 김정일 장군의 뜻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6월 12일의 출발 스케줄이 갑작스럽게 하루 연기되었을 때 우리들의 동요와 의혹과 억측이 문득 떠올랐다.수수께끼에쌓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 게 아닌가 라는 기우(杞憂)아닌 기우도 떠올랐다. ◆남북 두 지도자의 역정=그날 밤 일본 NHK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김정일의 정체를 분석하기 위해 각국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방영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언론인 문명자(文明子)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분은 철저하게 보통사람이예요.소박하고 자상하고…그러면서 머리가 비상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보통사람인 김정일이 저토록 국민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숭배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고 교육받아왔던 ‘김정일론’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사람 아니면,특별하고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왔다.그 고정관념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란 매우 신중하고도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된 셈이다. 그런 일이 어디 북한뿐인가.지난 날 선거 때마다 색깔론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려가며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혔던 김대중 대통령의 파란많은 인생 역정도 따지고 보면 꼭 같은 경우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번에 손을 잡게 된 두 분 지도자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첫째 성씨가 김(金)씨에다,둘째 잘못된 인식과 평가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셋째 두 분 모두가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깊다고 한다면 나의 독단일까. 인구 200만의 평양시민 가운데 60만명이 거리로 나와 우리에게 보내준 그정열.그것도 어린 학생들이 아닌 성인들이었고 설령 고위층의 지시로 동원된 환영 행사였을지라도 그 눈과 입과 손짓에서 발산하는 웃음과 눈물과 힘은진심이었을 것이다.그것마저도 의심한다면 우리는이미 화해와 통일을 의심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믿어보자.우리의 믿음이 잘못되었을지언정 그것은 수치도 파렴치도 아니잖는가.지구상에서 가장 먼나라에 들어선 우리는 누구인가.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는가 하고 절절하게 읊었던 고은(高銀)시인의 말 그대로였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약 40분동안 차창 밖을 향하여 손을 흔들었다.우측에 자리한 장상 총장은 우측을 향해서,좌측에 앉은 나는 좌측의 평양 시민들에게 그저 힘이 소진할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는 것만이 나의 모든 정성이라고 믿었다. ◆주암산 초대소=우리 일행은 숙소로 안내를 받았다.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4시부터 있을 환영공연과 만찬회에 나가야 했다. 우리 특별수행원의 숙소는 ‘주암산 초대소’로 모란봉 중턱에 자리잡고 있었다. 우거진 노송(老松)에 에워쌓인 곳에서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치는 천하에 자랑할 만 했다.화강석으로 구축된 2층 건물로 나의 객실은 1층 35호실로 응접실과 침실이 있는 스위트룸이었다.마루바닥은 융단이 아닌 왕골돗자리가 전면으로 깔려 있어 맨발의 촉감이 시원했다.그런데 그 공간이 어찌나 넓은지 혼자 지내기엔 약간 불안감을 줄 만큼 허전했다.냉장고 안에는과일과 음료수가,그리고 침실 화장대 옆 작은 원탁에는 차(茶)와 북한 특산의 세가지 술이 사이좋게 놓여있었다.마시고 싶으면 마음대로 마시라는 무언의 권유가 역력하니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소낙비 격이라고나 할까.호젓한 산사(山寺)에 들어선 나의 감회는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정말 내가 평양에 와있는가.이것으로 통일의 물꼬가 트인다고 믿어도 되는건가.55년 동안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냈던 우리가 이렇게 쉽게손에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믿어도 되는가.”◆신명나는 춤과 노래=오후 4시 우리는 모란봉 만수대예술극장으로 초대를받았다.‘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문화성’이 주최하는 예술공연이었다.북한의 음악이나 무용을 이미 여러차례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나로서는 그다지 기대가 가는 편은 아니었다.획일적이며 기계적이어서 한마디로 말해 판에박은 듯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리라. 그러나 이날 밤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그것하고는 다른 모습으로 내 가슴을두들겼다.그 특징의 하나로 전통의 현대화이며 그것을 위한 창작성의 뛰어남이다.그것은 다음날 관람했던 학생소년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도 여실히 나타나 있는 일관된 몸짓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만난 작품들에서는 그러한 작위성이나 의도적인 역점은가시고 전통을 보다 친근하고 애착심을 가지게 했다.그 예가 민속음악의 재인식이다.아리랑,천안삼거리,옹헤야,노들강변,양산도,그리고 고향의 밤 등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와 동요까지 재편곡한 연주는 자칫 잘못하면 치기로 전락될 수 있는 것을 성숙시킨 것이이다.전통악기의 개량도 성사시켰고 무용도 최승희의 기법에 바탕을 두되 서양발래나 중앙아시아의 민속무용의 기법을접목시켰다.그래서 그 기법은 체육에 가깝다는 폐단도 있고 춤 예술 이전에곡예적인 요인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그 예술이 누구를 위해 있는가 하는 원초적인 점에서 그것은 철두철미하게 관객을 위해 있고 관객과 혼연일체가되어 공동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음악이나 춤이 관객에게 신명과 춤을안겨줘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이고도 근원적 의미가 북한의 극장에는 뿌리내린지 오래다.정치적 이념도 그러하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을창작하는 일이다.서양의 그것에 물들거나 모방하는 게 아니라 우리 것의 장점을 찾아내서 그것을 ‘우리 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주체예술이 바로그들의 꿈이자 정체성일 게다. 나는 내가 지금껏 해왔던 작품세계와 나의 위상을 되돌아보면서 평양의 밤하늘을 쳐다보았다.그곳에도 별은 반짝이고 있었다.서울 하늘처럼 말이다. 車 凡 錫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극작가
  • 장영자씨 역시 ‘사기代母’

    ‘큰손’ 장영자(張玲子)씨는 ‘사기 대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실체도 없는 구권화폐를 미끼로 시중은행과 사채업자를 상대로 사기친 장씨는 범행을 주도한 윤원희씨(41·여·구속)와 사채업자나 전주,은행 관계자들에게 접근해 143억원의 거금을 삼켰다.일반인들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액수다. 장씨는 검거 직전에도 J은행 전 지점장 서모씨(45)와 접촉,모종의 사기극을꾸밀 정도로 대담성을 보였다. 또 지난달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돼 검찰에 쫓기던 장씨는 지난 1일 법무부에 탄원서를 내 “서부지청과 담당검사가 무죄인 나를 죄인으로 몰고 있다”면서 수사주체를 바꿔줄 것을 요구할 정도로당당했다.변호사도 서부지청 차장검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를 고용했다. 장씨는 검찰이 지난 8일 아들 김지훈씨(30)를 붙잡아 변호사를 통해 수차례“장씨가 자진출두한다면 김씨를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제의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검찰 관계자는 “자신의 사기극을 도와온 아들이 구속되는 상황을 보면서까지 계속 숨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못했다”며 혀를 내둘렀다.돈 앞에는 모정도 저버린 것이다. 장씨가 검거됐다는 소식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장씨의 모습을 공개하라고 검찰에 요구했지만 검찰 관계자는 “장씨가 어떤 사람인데 그런 요구를 하느냐”면서 “장씨는 분명히 초상권을 침해당했다고 소송을 제기할 사람”이라면서 끝내 취재 요구를 거절했다. 남편과 함께 옥중생활을 했던 장씨는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 옥고를 치를 처지가 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여성 선언] 가정폭력, 가정만의 문제인가

    이 햇살 찬란한 오월,어두운 병상에 누워 고통받고 있는 한 여성을 생각한다.아직은 ‘피해자 김씨’로만 알려져 있는 이 여성은 한달전 남편에 의해정신과 육신이 처참하게 짓이겨진 엽기적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남편이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 아내에게 저지른 범죄는 어느 폭력 영화에서조차도볼 수 없는 잔인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손발을 철사로 묶어 전기충격을가하고,끓는 물을 온 몸에 들이붓는가 하면 인두와 담뱃불로 전신을 지졌다. 얼굴과 하복부를 커터로 조밀하게 그어 놓고 흘러내리는 피를 빨아먹기까지했다고 한다.심지어 생이빨을 펜치로 뽑고,식칼로 배를 찔러 휘저어 소장을천공시킨 상태에서 세시간 동안 방치해 두었다는 이 가공할 범죄의 가해자정선호는 비명소리를 듣고 문을 두드린 이웃 사람에게 뻔뻔스럽게도 “나도여성의 인권을 아는 사람인데 폭행을 하겠느냐” 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폭력의 양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단순히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되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사의 얼굴을 한 천인공노할 범죄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위 ‘정선호 사건’에서 보듯이 이는 희대의 어떤 살인사건보다 더 잔인무도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범죄 행위다.그러나 적용되는 법률은 가정폭력(7년 이하의 징역)과 상해,살인미수(10년 이하의 징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만약 실정법과 기존 판례를 이유로 범죄의 내용과 관계없이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다면,우리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범죄를 방조하고 비호하는 공모자가 되고 말 것이다. 화상으로 부풀어오르고,온 몸이 난자된 피해자 김씨의 사진을 앞에 두고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사람에게는 누구나 인권이 있고,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는 것이다.범죄의 경우도 우발적인 것과 의도적인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정선호 사건’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며,그 극도의 잔인성과 장시간에 걸친 가학은 철저하게 의도된 범죄이다. 이것을 법이 제대로 심판하지 않는다면 누가 법을 신뢰하며 따를 것인가. 몇 년전,한 여성이 어릴 적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를 20년 후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고 말했고 여성단체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살인죄로 기소되었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정선호 사건’ 역시 남성과 여성의 문제를 떠나 인간이기를 거부한 인간과 비인간의문제이다.게다가 가해자인 정선호는 기껏해야 벌금이나 내고 말 것이라며 참회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현행 법률로 부족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인간 아닌 인간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정선호의 중형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인 김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초 발견시 생존율이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김씨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병원비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어쩌면 정신적으로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고통을 품고 살아갈 이 여성이 다시 온전한 삶을 찾게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잔인한 고문 현장에서 차라리 죽기를바랐을지도 모를 이 여성에게 희망이 있는 세상을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원간에 깊은 이해와 인간적 존중이 절실하게필요로 한 이 시대에,이번 사건이 한번 나왔다가 세간에 잊히고 마는 일이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나는이 칼럼의 원고료를 그녀에게 전달할 것이다.성금 모금계좌 수협 183-61-031222 인천 여성의 전화 032-527-0092 ◆임수경 美코넬大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에름레르 데뷔 연주회

    서울시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마르크 에름레르가 11·12일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국 데뷔 연주회를 갖는다.에름레르는 현재 러시아 볼쇼이 극장의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으로 있는 세계적인지휘자.오는 2003년 4월까지 모두 25차례 서울시향을 지휘하게 된다. 11일 베버의 '오베론 서곡'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12일에는 무소르그스키의 '모스크바강의 여명'과 프로코피에프의 '첼로와 현을 위한 교향적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은 이틀 모두 들을 수 있다. 11일 협연자는 1994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러시아 바이올리니스트 그라프 무르자, 12일은 한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의 한 사람인 양성원이다. 매일 유료관객 가운데 하루에 100명씩을 추첨하여 CD를 나누어준다. (02)3991-630
  • [16대 국회 초선 대해부] (5)행정관료 출신들

    “계파정치보다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에 관심을 가져온 사람인 만큼 의회에진정으로 필요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이번 16대 행정관료 출신 당선자들은 국민의 ‘행복 지수’에 관심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정부 정책을 입안·집행해본 경험을 내세워 국민의 피부에직접 와닿는 혜택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무소속 강운태(姜雲太·광주 남), 민주당 남궁석(南宮晳·경기 용인갑)·홍재형(洪在馨·충북 청주 상당),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경기 성남 분당을)·김만제(金滿堤·대구 수성갑)당선자 등은 16대에 새로 등원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들은 자신을 공복(公僕)출신이라고도 소개한다. 대국민 서비스를 철저히 해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관료출신 국회의원이 입법활동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인다.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남궁석 당선자는 삼성SDS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하이텔’을 개통하는 등 정보통신분야의 대가로 꼽힌다.경제부총리 겸 재경원 장관을 지낸 홍재형 당선자는 공천 과정에서부터 이목을 끌었던 경제전문가다.이들은 국회의 ‘싱크탱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임태희 당선자도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데 적극동의하고 나섰다. 재경부 경제정책국 산업경제과장 등을 역임한 임 당선자는 “국정감사 등 정부 답변을 위해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국회의원들이본질 밖을 겉도는 질문을 하거나 막연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일부 의원들의비전문성을 엿볼 수 있었다”면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국회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내무부장관을 역임한 강운태 당선자는 “관료와 국회의원은 국가와 국민을위한 일꾼인 만큼 국민에 시혜를 베푼다는 생각보다 국민을 위한 서비스맨이 되겠다는 각오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철 회장,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 등을 지낸 김만제 당선자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진력할 계획”이라며 국회와 야당의 임무인 감시와 견제의 기능에 대해 주력할 계획이다. 이밖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서울 금천)·한나라당 이병석(李秉錫·경북 포항북)당선자도 16대 국회의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청와대 상황실장을 지낸 장 당선자는 “정부의 국가운영,국민생활 등 국정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몸담았던 만큼 이를 의정활동에도 잘 반영시켜 민생을위한 정치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총재 경기과열 우려

    [리치먼드·뉴욕 AP 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결정권자중 한사람인 앨프리드 브로더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5일 올해 미국 경기의 과열 가능성을 경고했다. 브로더스 총재는 이날 한 상공인 모임에서 “미국경제가 연착륙할 것인지,경착륙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미국 경제는 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상공으로 치솟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 물가 상승,소비지출 확대 등으로 나타나는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인플레 조짐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주 발표될 정부 경제지표에서 올 1·4분기 성장률이 6.5%를 넘어선다면 인플레 우려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27일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며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5∼6%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로더스 총재는 “만약 경제성장률이 6.5% 정도라면 미국 경제가 인플레없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같은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그는 경기과열 우려와 관련,FRB가 5월16일 개최되는 차기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이자율을 0.25%포인트 이상 올릴 필요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의 4월중 소비자 신뢰지수는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속 3개월하락세를 보여 지난 3월의 137.1에 못미치는 136.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국인들은 여전히 경제성장과 일자리 확충을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美서 또 총기 난사 1명 사망 4명 부상

    [피오리아(일리노이주) AP 연합] 미 일리노아주 피오리아의 벤타나호(湖) 퇴직자 전용 거주지역 리크레이션센터에서 19일(현지시간) 50대 남자가 소총과권총을 발사,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과 병원 관계자 등이 말했다. 용의자 리차드 글라셀(55)은 이날 퇴직자 리크레이션센터에 열린 한 모임장소에 들어와 총기를 난사한 뒤 참석자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총기 사건은 미시건의 한 노인 전용 아파트단지에서 총기 난사로 여성2명이 숨진 사건 하룻 만에 발생했으며 지난해 4월20일 콜럼바인고교에서 15명의 학생이 숨진 총기난사 사고 1주년을 하루 앞두고 발생해 미국내에 또다시 ‘총기 규제’에 대한 여론을 들끓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모임 참석자중 한 사람인 니라 린(65)씨는 등에 총을 맞은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숨졌으며 부상자중 에스더 라플란테(75·여)씨는 머리와 어깨 등에 총상을입어 중태에 빠졌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목격자들은 글라셀이 행사장 한 가운데로 중무장을 한 채 뛰어들어온 뒤 아무 말도 않은 채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글라셀은 벤타나호 퇴직자전용 거주지역에서 지난해 쫓겨난 뒤 부인이 딸을 데리고 가출하자 집을 비워둔 채 떠돌이 생활을 해왔다고 현지 주민들은 말했으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 [발언대] 사회적 책임감 높이게 경찰 보수체계 개선을

    현대적 의미의 경찰이란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와국민으로부터 명령·강제권 등 공권력을 위임받는 국가기관으로서 법을 집행하고 적극적인 봉사활동까지도 함께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한다. 경찰관은 따라서 사건이 발생하면 자신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또 남북분단이란 특수한 여건 탓에 국가의 안전수호 활동까지도 병행하고 있다.그런데도 비난을 받기 일쑤이고 일부 경찰관의 부정·비리에도 다른 공무원보다 더욱 많은 질책이 가해지게 된다. 국민과 언론의 경찰에 대한 비난과 경찰의 책무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반면에 우리 사회도 항상 돌발적인 위험에 대처하며 봉사하는 경찰관에 대한 생활을 보장해야 할 사회·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의 보수체계는 직무의 내용과 책임도를 기준으로 생활급 체제를 가미한 것이며 보수수준 결정도 국가의 재정과 민간의 임금수준,그리고 일정한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회윤리적 측면이 포함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경찰관의 보수는 노동에 대한 반대급부보다는 오히려 경찰관의 사기앙양과 치안 서비스를 높이고 유능한 인재를 경찰직에 흡수하는 등 행정·정책적인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 학자들은 범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억지하기 위해 경찰의 인력·예산 투자를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찰의 책임과 의무에 상응하는 경찰관의 보수체제 개선요구는 경찰 조직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속할지 모른다.그러나 사회공공의 안전과 체감치안에 대한 시민 만족을 감안해 사회간접자본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될 때 경찰관도 개인적인 생활안정을 바탕으로 보다 충실한 경찰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4·13총선을 겨냥한 각종 이익단체의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지금 경찰관들의 보수·수당,경찰예산 증액타령은 다른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할때 적절치 못할 수도 있다.그러나 생산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산관계 부처와 국민들이 경찰관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이해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아쉽다는 것이다.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경찰의 삶의 질 향상을 한번쯤 배려해 더 나은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종복[경찰청 기획과 위원회 계장]
  • 인니 과거청산 제대로될까/부패‘동티모르잔학행위처벌거센요구

    *”수하르토 단죄” 지금도 시위 열기 후끈.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78)이 3일 검찰의 3차 소환에도 불응할 것이 확실해지자 그의 단죄를 요구하는 시위로 인도네시아 열도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30일 수하르토가 부패 혐의 수사를 위해 검찰에 출두하라는 소환을 또다시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카르타 곳곳은 시위장으로 변했다. 검찰청 앞에는 수백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다루스만 총장! 당신은 수하르토를 법정에 세울 용기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과거의 다른 검찰총장들처럼 겁장이인가’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수하르토를 재판에 회부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수하르토의 저택 앞에서도 대학생 수백명이 ‘모든 부패의 근원’ 수하르토를 법정에 세워 처형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시위와 구호에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정서가 담겨 있다.32년의 독재 끝에 인도네시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고서도 자신은 160억달러라는 엄청난 재산을 빼돌려 97년 세계 6위의 부호에 오른(포브스지 추정) 수하르토를그대로 두고서는 부패로얼룩진 과거를 청산할 수 없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수하르토의 아들딸 6명까지 합하면 수하르토 일가는 400억달러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8년5월 경제난에 따른 대규모 시위로 물러난 수하르토는 곧이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그의 측근이었던 하비비 전대통령은 정권 말기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를 종결시켰다.그러나 지난해 10월 압둘라만 와히드가 새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패 혐의에 대한 조사가 재개됐다.공식 혐의는 그가 운영하던 자선단체를 통해 수백만달러를 유용했으며 퇴임 직전 파산 직전의 부실은행들에 수십억달러의 국고를 유출시켜 권력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하르토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검찰은 수하르토가 지난달 14일에 이어 30일 두번째 소환에도 불응하자 즉각 3일다시 출두하라고 세번째 소환령을 내렸다.수하르토가 세번째 소환에도 불응하면 강제구인하거나 수사팀이 수하르토의 자택을 방문해 수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경미한 뇌졸중과 장출혈로 두차례 입원했던 수하르토는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 검찰측 수사에 응할 수 없으며 수사는 당연히 중단돼야 한다는 게 변호인쪽 입장이다.그러나 수하르토는 28일 손녀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이때 수하르토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지도 않았고 측근들과이야기를 나누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검찰은 수하르토의 건강이 실제로 안 좋다 해도 고개를 젓거나 끄덕여 가부를 표할 수만 있다면 수사가 가능하며 수하르토가 죽을 때까지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검찰은 한편 수하르토의 측근인 목재재벌 모하마드 하산을 28일 부패 혐의로 구속시키는 등 ‘수하르토 목조르기’를 단계적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돈을 앞세워 법망의 허점을 파고드는 수하르토의저항이 거세 수하르토를 단죄하려는 인도네시아의 과거청산 노력은 여전히진통을 거듭하고 있다.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위란토 사법처리 공정성에 의문. 위란토 전 인도네시아 안보장관이 과연 동티모르 잔혹행위로 국제전범재판소 법정에 설까.그 여부는 5월중 시작될 위란토 전장관 등 33명의 군고위 장교들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사법처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인도네시아 정부가 특별조사팀을 구성하고 인권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 등 국제사회의 감시를 의식,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와히드 대통령이 벌써부터 위란토의 사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재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엔은 2월초 동티모르 인권유린 사건 책임자들을 국제전범재판소에 기소해야 한다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요구를 물리치고 사법권을 인도네시아 정부에주어야 한다고 밝혔다.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2월 중순 인도네시아를 방문,“인도네시아 정부가 동티모르 유혈사태 책임자들을 공정하게 재판하지못한다면 국제전범재판소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자리에서 3개월 안에 재판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네시아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인권관련새 법을 제정중이며 조간만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동티모르 과도행정기구(UNTAET)의 세르히오 비에이라 데 메요 수석행정관은 이날 “인도네시아가 조만간 동·서 티모르에 조사팀을 파견할 계획을 알려왔다”고 밝혔다.그는 조사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작성중이며 최대한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판의 일부가 동티모르에서 열릴 것에 대비,동티모르의 사법체제를 정비중이라고 밝혔다.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공부한 54명의 변호사를 확보,이중 12명을 판사와 검사로 임명했고 이번 주 12명을 추가가 임명할 계획이다.UNTAET는 또 자체적으로 동티모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절차를 밟고있다.현재 동티모르 수용소에는 관련자 69명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유엔 인권조사기관과 인도네시아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독립투표를전후해 최고사령관이었던 위란토 장관의 지휘를 받은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가 유혈사태와 방화 등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수십만명을 서티모르로 내몰았다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대한광장] 신물나는 여론조사 보도

    최근 언론사마다 이른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선거판을 달구었다.28일부터 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수 없기 때문이어서 그런지 신문방송 가릴 것 없이 경쟁적으로 여론조사 보도에 급급했다.이들은 많은 돈을들여 지역구별로 누가 유력한지 조사하고 이를 공표하는 가운데 공영방송인KBS는 전국 여론조사 결과를 시리즈로 내보냈다. 그러나 언론사가 보도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많은 점에서 문제점을 갖고 있다.무엇보다도 여론조사라는 것을 이용해 언론사가 유권자에게 부당한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선거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후보자를 선택하는과정이다.그런데 누가 얼마나 앞서고 있느니 뒤지고 있느니 보도해 아직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를 압박해 특정한 방향으로 투표를 유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그 여론조사 결과라는 것이 상식적인 수준에서 납득이 안가는 경우도 많다.모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도가 15%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고 무응답층도 30%에서 50%에 이른다.아직 마음을 정하지않았는데도 누가 일등이냐고 자꾸 물으니 엉뚱한 답변이 나올 수밖에.이런상황에서 지지도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언론사는 별로 믿을 만하지도 않은 잣대를 갖고 꼭 우열을 가려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이런 상태에서 누가 일등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왜 사람들이 아직까지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지,태도 유보층은 주로어떤 성향의 사람인지에 대한 분석도 거의 없다.선거를 사실상 좌우할 태도유보층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쏟지 않으면서 어느 후보가 일등인지 보도하는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대다수 유권자들은 후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이며, 어떤 정치적 비전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고,이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만약 언론사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한다면 지지도 조사에 앞서 해당 선거구에서 누가 당선될지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느냐를 먼저 질문할것을 권고한다.몇 차례의 여론조사가 행해졌음에도 일반 국민이 이번 선거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그리고 그렇게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있는 태도 유보층은 주로 누구이며 이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지에대한 분석은 어느 신문에서도 어느 방송에서도 없었다. 오늘날 언론기업은 조직과 정보를 무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엄청난 권력집단으로 성장하기까지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준다는 점을 고려해 국민들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요즈음의 언론기업들은 자신의 이익과 일부 정치인의 관심이 마치 국민의 알권리와 동일한 것이나 되는 듯 착각하고 있다.여론조사 보도가그런 것이다. 또 일부 여론조사 보도와 관련해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우리사회에는 분명 여러 종류의 신문이 있다.그런데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관련기사는 모두 그만그만하다.포맷도 내용도 획일적이다 못해 서로가 서로를 복사한 듯하다.다만 여론 조사기관에 따라 달리하는 조사결과만 차이가 날 뿐이다.요즈음 같으면 왜 많은 돈을 들여 여러 개의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지의문스러울 따름이다.신문이 독자를 잃어가는 현실은 언론스스로 자초한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신문이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것은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다.그런데도 신문은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기보다는경마 저널리즘이라는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 색깔이 무슨 색이든 신문이 제각기 다른 색깔을 가질 때 우리 사회는 좀더 다양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폭탄 쏟아지듯 보도되는 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면서 한국사회를 획일적으로몰고가는 것이 언론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조사기관마다 들쭉날쭉한여론조사 결과가 후보자의 판단기준으로 활용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재앙이다. 또한 이는 선거민주주의를 가로막고,국민의 참정권을 유린하는 해악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에 유권자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다수 유권자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한다. 그러니 제발 조용히 있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 ◆ 金 承 洙 전북대교수·신문방송학
  • [대한광장]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

    선거는 정녕 판도라의 상자인가.새 천년의 첫 정치행사인 4·13총선의 뚜껑이 열리자 낡고 썩은 정치의 찌꺼기가 쏟아져 나왔다.극단적인 지역감정의자극과 근거없는 색깔론의 유포,무책임한 흑색선전,그리고 천문학적 액수의돈 살포 등 선거판은 날이 갈수록 더 혼탁해져 가고 있다.그러나‘판도라의상자’밑바닥에 희망이 남아 있던 것을 잊지 말자.그 희망은 바로 유권자이다. 투표행위란 그저 한 표를 던진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올바른 한 표를찍는다는 의미이다.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유권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반드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투표는 유권자의 기본권리이자 의무이다.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일에 집을 떠나 있거나 신체의중대한 장애로 움직일 수 없는 유권자도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이런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바로 부재자투표이다. 지연, 혈연 또는 학연에 따라가면 안된다.선심공약이라든가 도저히 실현할수 없는 공약을 마구 내세우는 것에 속아서도 안된다.선거 부정은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타락선거는 유권자의 동조 내지 방임 없이는 불가능하다.그런점에서 타락선거의 책임으로부터 유권자들이 자유스러울 수 없다.선거 부정을 보고서도 못본 체 하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선거 부정을 보면 그대로 넘어가지 말고 선거관리위원회나 시민단체에 고발해야 한다.고발할 때 물증이 있거나 그 정황이 정확하면 더욱 좋다. 불법선거운동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돈을 마구 쓰는 것이다.철저한 공영제가 아니므로 선거에는 어차피 돈이 들게 마련이다.문제는 꼭 돈만 쓰는것이 아니라 돈으로 표를 팔고 사는 일이 일어난다는 점이다.금권선거는 필연적으로 금권정치를 유발시킨다.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검은 돈에도 손을 내밀게 되고,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때문이다.금권정치는정경유착,부정부패,빈부 격차 등을 심화시킨다.금권정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바로 돈을 받고 뽑아준 유권자 자신이 된다. 후보자가 돈을 뿌리면 단호히거절하거나 받아서 선거관리위원회나 시민단체에 갖다주어야 한다. 지금 많은 후보들이 지역감정을 극단적으로 부추기고,색깔론을 퍼뜨리고 있다.지역주의와 색깔론은 우리 정치가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낙선운동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전체의 틀을바꾸자는 것임을 깨달아 지역에 흔들리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투표행위는 구체적인 대상을 놓고 누가 더 나은 사람인가를 판단·선택하는행위이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먼저 후보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이를위해 선거홍보물 등 관련 정보를 꼼꼼히 챙겨 보아야 한다.총선시민연대에서발표한 낙천 대상자 명단은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좋은자료이다. 후보 검증은 시민의 기본권이다.그러나 바른 투표를 하려고 해도유권자에게는 후보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가 없다.따라서‘문제 정치인’을유권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시민단체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좀더 적극적인 선거 참여로는 자원봉사 활동이 있다.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관리 업무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것이다.선거법에 의해 모든 선거에서는 등록된 사람에 한해서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을 할수 있으며 국가에서 재정적 지원도 하도록 되어 있다. 특정 후보자를 지원하는 자원봉사활동도 좋다.특정 후보에 대한 자원봉사를할 때에는 자원봉사자 모집을 빙자한 금품수수 행위 등 불법을 거부해야 한다.자원봉사자는 통상적 범위 안의 다과와 음료만 대접받을 수 있을 뿐이다. 자원봉사자 모집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하고 봉사자로 들어올 것을 약속 받거나 모집 신청서를 무작위로 배포하면서 선거운동을 벌이는 사례도 있다. 돈 안드는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봉사한다는 자원봉사자들이 후보자와의 은밀한 거래로 오히려 부정선거의 당사자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깨끗한 선거는 유권자의 적극적이고도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낡은 정치에 대한 절망과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는 2000년의 정치를 새로운정치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마지막 희망은 유권자밖에 없다. 孫 赫 載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정치학박사
  • 공무원 전국조직 勞組 요구

    전국 공무원 직장협의회 발전연구모임에서 ‘공무원 노조 설립 허용’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대구시청 직장협의회 박성철 대표는 18일 서울 서초동 사법연수원 강당에서 전국 공무원 직장협 대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무원 직장협 8차 간담회’에서 “공무원도 근로자의 한사람인 만큼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희생과 봉사만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공무원 노조설립을 허용할 것을 주장했다.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서울 시립대 행정학과 박경효 교수도 “직장협 활동이 본격화되면 자연스럽게 노조결성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무원 노조 설립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행정자치부의 관계자는 19일 “공무원 직장협의회가 장기적으로노조형태로 발전돼야 하지만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노사정협의회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직장협의회 모임에서 노조설립 문제를 토론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당초 각당 대표를 초청,‘봉급 인상’과 ‘공무원 노조 결성 허용’등의 요구를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6일 행정자치부가 공무원들이공동으로 대외적인 의사 표시를 하는 등 집단적·정치적 활동으로 비칠 수있는 행위를 자제해달라는 공문을 보내옴에 따라 내부 행사로 치러졌다. 간담회에서는 지난 6차 간담회에서 선언한 ‘공무원 자정운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발전연구회 산하에 ‘반부패자정 운동본부’를 두는 방안등도 논의됐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4·13총선 D-29] 정당 공약개발 어떻게

    정당의 공약(또는 정책)은 의논 단계에서부터 발표,추진과정에 이르기까지여야가 크게 다르다.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여당은 모든 단계마다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으며,야당은 상대적으로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공약은 대개 민원이나 사회적 요구에 의해 비롯된다.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는 어느 정당이든 기본적으로 정책위원회를 거쳐 구체화된다.정책위에는 각분야의 전문가인 전문위원들이 있으며 당3역 가운데 한사람인 정책위의장이총 책임자이다. 공약 마련에 있어 여당이 야당에 비해 유리한 점 가운데 하나는 이런 아이디어를 행정부처와의 실무당정협의를 통해 다듬고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무자간 협의를 거치면서 실현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고 부처간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예산 확보와 실행시기 등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구체화된 공약은 해당부처 장관과 정책위의장간의 당정회의를통해 최종 결정된다.이따금 국회에서 야당의 견제를 받기는 하지만,이렇게결정된 여당의 공약은 행정 주체인 정부가 수행을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사회 각 분야를 25개로 나눠 전문위원을 두고 있는 민주당이지난해 기획예산처 등 6개 부처에서 1∼2급 공무원을 특별채용, 실장으로 기용한 것도 좀더 원활한 당정 협조를 위해서다. 야당은 이런 협의과정을 거치기 어려운 애로점이 있다.물론 자체 브레인 그룹이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협의를 한다. 야당의 공약이 빛을 보기 어려운 점은 무엇보다 실현 통로가 한정돼있다는현실 때문이다.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국회활동으로 한정돼있다.대표적으로는 입법활동이 꼽힌다.특정 법률을 만들거나 개정하는 방식이다.또 하나는 상임위활동을 통해서다.법안소위 등을 통해 야당의 목소리를내는 식이다.국정감사에서 해당 부처 장관이나 실무자들에게 필요한 정책을알리며 이를 시행하게 하는 것도 애용되는 방법이다. 이지운기자 jj
  • 셰익스피어 全작품 英서 녹음

    [런던 AP 연합] 셰익스피어의 전(全) 희곡작품을 영국 최고 남녀 배우들이낭독,녹음하는 작업이 최근 완료됐다. 배우인 아일린 앳킨스,시니드 큐색,차랜 하인츠 등은 최근 런던 서부지역의한 녹음실에서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테이프에 담기 위한 3년여간에 걸친 작업을 끝마쳤다. 셰익스피어가 생전에 구사한 모든 문구가 빠짐없이 녹음되어 있는 이들 테이프는 모두 38개로 되어있다. ‘아크에인절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녹음작업의 대미(大尾)를 장식한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후기 작품들중 하나인 ‘겨울 이야기’. “우리는 이 작품으로 녹음작업을 끝내기로 이미 여러해 전에 결정했다”고 녹음테이프 제작 책임자들중 한 사람인 톰 트레드웰은 설명했다. 38개 테이프를 모두 담은 오디오북이 영국에서는 금년말,그리고 미국에서는빨라도 내년초에나 시판될 예정이다. 이들 테이프의 음향효과는 BBC방송에서30여년간 근무해온 베테랑 음향기사 피터 노비스가 담당했다. 그는 녹음현장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낭송할 때 동시에 생생한 효과음을 내는 이른바‘현장 효과’(낭송후 효과음을 더빙하는 것과 반대되는 개념)를담당했다. “이들 희곡이 라디오를 위해 쓰여진 듯하다.왜냐하면 모든 것이 대화속에들어있기 때문이다.묘사되지 않은 행동이란 지극히 적다”고 노비스는 설명했다.
  • [외언내언] 영업직

    영업직 종사자,즉 세일즈맨(salesman)은 지금껏 비교적 긍정적인 의미를 담아왔다.보통 장점을 잘 드러내 홍보하면 ‘세일즈 잘한다’고 말한다.물건을파는 행위는 ‘우수한 판단과 사물을 예리하게 통찰하는 능력에다 인격을파는 행위’로까지 기업들은 치켜세웠다. 세일즈맨의 성공비결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포드사의 최고 자동차 판매왕가운데 한 사람인 봅 타스카는 ▲가격을 내리지 말라,품질로 승부하라 ▲절대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지 말라고 충고한다.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벡위드광고마케팅사’의 창업주인 벡위드는 우수한 세일즈맨은 판매가격을 15∼20% 정도 높게 매겨 ‘고급스런’ 이미지를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구매자 열 사람중 한 사람은 어떤 가격에도 불평을 털어놓으며,2명 정도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얼핏 이런 판매비법은 아날로그 시대의 낡은 처방처럼 들린다.인터넷으로제조업체의 판매 가격을 직접 알 수 있고 딜러들의 판매가격을 비교,더 싼곳을 알려주는 사이트까지 생겨나는 판이다.한마디로 ‘서비스는 기본’이고‘한 푼이라도 싼 것이 최고’인데 ‘서비스’ 운운하며 가격을 고수하거나높은 값에 팔라는 것은 ‘한물 간’인식 아닌가? 그래서 인터넷 거래로 판매수수료가 우선 깎이고 세일즈맨의 설자리도 좁아지는 현실이다. 특히 세일즈맨이 많이 종사하는 소매업,자동차판매업,보험중개업,여행업,부동산중개업 등에서 실직 위기감마저 높다고 한다.국내 자동차 3사 노조는 세일즈맨의 일자리를 빼앗는 인터넷 자동차 판매에 공식 반대하고 나섰다.미국에서는 산업인구의 12%를 차지하는 판매직 종사자가 5년 이내에 한자릿수로줄어든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세일즈맨의 쇠락은 대세처럼 보이지만 ‘세일즈맨의 죽음’을 단정적으로말하기는 어렵다.인터넷 구매는 매우 규격화된 상품,예컨대 책,전자제품과자동차 등에서 강하다.의복이나 기계 등 제품 특징이 복잡한 분야에서는 아직 인터넷 힘이 약하다.또 소비자들은 물건 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쇼핑의즐거움을 만끽하려 한다.판매사원을 줄이면서 물건 값을 대폭 낮춘 할인점이크게늘어도 백화점은 여전히 성업중이다. 정보통신 혁명의 미래를 조망한 프랜시스 케언크로스는 “모든 기업들이 비슷한 가격으로 팔 경우 편리성,제품정보의 상세함과 서비스의 질 등 다른 방식으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아날로그 시대와 마찬가지로 디지털시대에도 서비스는 중요하다.세일즈맨들은 인터넷 거래로 가격이 낮아지는것을 우려하기보다 판매제품에 대한 정보의 질적 서비스를 높여야 살아남을수 있을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 에디슨 발명품 서울서 본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참소리박물관(관장 손성목)은 축음기·오디오 전문 박물관으로 봄·가을엔 하루에도 1,000명이상이 찾는 명소다.그러나 이 박물관이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발명품에 관한한 세계 제1의 콜렉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에디슨 발명품을 집중 전시하는 박물관은 미국에서도 3곳에 불과하다.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박물관과 애틀란타의 포드자동차박물관,그리고 뉴저지의 에디슨연구소다.그러나 3곳의 소장품을 모두 합쳐도 참소리박물관에는 미치지못한다고 한다.참소리는 에디슨이 특허를 낸 1,200여가지 발명품 가운데 8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참소리박물관이 3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6개월동안 서울 어린이대공원 특설전시장에서 ‘에디슨 과학발명품 2000’전을 갖는다.강릉의 전시주제가 축음기 등 음향기기라면,이번에는 에디슨의 발명품이 초점이다.강릉이 어른을 위한 공간이라면,서울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전시회가 된다. 이 전시회는,박물관을 찾았던 사람들이 후원회를 조직해 자발적으로 마련한것이다.회원의 한사람인 손숙 전환경부장관은 “우연한 기회에 박물관에 갔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면서 “많은 어린이들이 와서 보면 교육 효과가 매우 높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서울 전시회를 주선하게 됐다”고 말했다.전시회에는 믹서와 토스터 와플기 선풍기 다리미 커피포트 손전등에서부터 최초의탄소필라멘트전구,최초의 유성기 ‘틴 포일’등 에디슨의 발명품과 기타 세계 유명 발명품 800여점 출품된다. 서동철기자
  • 삼성경제硏, “경쟁력 원천은 사람”

    ‘기업을 바꾸려면 사람을 바꿔라.’ 삼성경제연구소가 26일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쟁력 원천’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흔히 GE하면 잭 웰치를 떠올리고,잭 웰치의 리더십을 성공요인으로 지목하지만 GE성공의 이면에는 GE의 개별사업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었던 ‘유능한 리더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보고서 요지다. “나는 어떻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 지 모른다.엔진을 만드는데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그러나 사업부의 최고경영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안다.가장 좋은 사람을 선택하고 지원해주는 것이 나의 업무다.”(잭 웰치) 미국 경영자시장에서 GE출신이라는 것 자체가 ‘고 브랜드’다.얼라이드 시그널의 CEO(최고경영자) 로렌스 보시디 등 수많은 스타 CEO들이 GE출신이다. 뉴욕 오시닝에 있는 GE의 인재연수원 ‘크로톤빌’을 떼어놓고 GE를 얘기할 수 없다.80년대 초 웰치가 취임하면서부터 크로톤빌은 지도자 육성기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성공적인 조직은 하드(예산 생산 마케팅 유통 재무)와 소프트(가치 문화 비전 리더십)를 잘 조화시킨 데서 나온다는 것이 웰치의 경영철학이었다.85년 이후 크로톤빌은 신경영기법의 창조 및 실험장으로 변신해갔다. 청취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 문제를 놓고 토론하면서 답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강의가 바뀌었다.예컨대 현장에서 실제 겪는 문제를 프로젝트로 선정해프로젝트당 2개팀을 구성해 4주간 연구활동으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연구결과물은 새로운 경영노하우로 쌓여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디지털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인재가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가 됐다”며 “GE사례에서 보듯 인재연수를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경실련 ‘총선후보 부적격자’발표] 시민들반응

    ◆ 경실련이 10일 ‘공천 부적격 인사’ 166명의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양대 법대 김종철(金鍾鐵·35)교수는 “경실련 발표는 노조를 제외한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정선거 및 선거부정 방지법’ 87조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지만 당선만 되면 시민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았던 정치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선거법 자체가 시민의 참정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측면도 있어이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회사원 김달호(金達鎬·30·성남시 수정구 상대원동)씨는 “정치인들이 부정을 저지르고도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이 지난 일을 쉽게잊어버리는 습성 때문”이라면서 “부정부패 인사들이 선거에 나가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오양호(吳亮鎬·48)씨는 “정치적 지지와 반대는 동전의 앞뒷면과같은 것이므로 시민단체의 정치적 의견 표시를 금지해서는 안된다”면서 “시민단체도 더욱 정교한 분석기법과 과학적 방법을 도입,유권자에게 정확한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운동가 고봉균(高奉均·34·경남 창원시 신월동)씨는 “공천 과정에서시민단체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제,“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김홍우(金弘宇·58)교수는 “공직에 오를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유권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시민단체가 할 일”이라면서 “과거선거전의 흑색선전과는 달리 시민단체가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므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헌(宋憲·24·고려대 신방과 3학년)씨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을공공연히 해 온 국회의원이나 뇌물을 받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일침을 가한것”으로 평가하고 “유권자들이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경실련 발표를 지지했다. 주부 박연순(朴蓮順·51·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면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선거의 중요성을 알려준 계기가됐다”고 평가했다. 농사를 짓는 김정룡(金正龍·28·전북 순창군 순창읍 대가리)씨는 “민주주의 발전에 걸림돌이 됐던 사람이 새 천년에도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그들이 다시는 ‘선량입네’하며 행세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우 박록삼 이랑기자 ywchun@
  • [대한광장] 지혜로운 목자

    단기 4333년.그 긴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우리 겨레,우리 민족이 서기 2000년이라는 능선에 서서 ‘새 천년’을 너나없이 들뜬 마음으로 노래 부르는까닭은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것은 저 삼각산 아래 세종로를 지나 을지로로 청계천으로 신호등과 건널목,횡단보도를 무시한 채 삶과 죽음 사이를 곡예하듯 질주하는 차량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떨쳐버리고 싶은 현실에 대한또다른 기대치는 아닌지.1999년 세밑까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여인네들과 정치권력이 뒤얽힌 옷로비사건으로부터 하루바삐 도망치고 싶은 사람들이 지어낸 허튼 구호는 또 아닌지. 자고 나면 변화하는 정치적 이합집산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새해에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으로 희망가를 부르듯 ‘새 천년’이 왔다고 목이 터지도록,귀가 따갑도록 부르짖는 것은 진정 아닐는지.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굴욕적인 IMF 구제금융을 받은 아픔이 채 가시지도않은 이때에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기업들이 헐값으로 외국자본에팔려나가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 ‘새 천년’의 구호를 내걸고 거창한 행사를 치르는 두둑한 배짱을 가진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세상이 어지럽고 앉은 자리가 불안할수록 사람에겐 긴 호흡과 사려깊은 생각이 필요한 법.새로운 것을 찾아 혈안이 된 채 분주하게 앞만 보고 치닫는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의 삶을 뒤돌아보게 할 사려깊음은 지혜의 샘에서 솟아나온다.자기 자신을 스스로 가꾸며 내면을 다스릴 줄 아는 지혜의 물은 마르지 않는 진리의 숲에 가득 차 있다. 2,600여년 전 부처님이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머무실 때 다음과 같은 비유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마가다국에 두 사람의 소치는 목자가 있었다.그중 한 사람은 어리석었으나 다른 한 사람은 지혜로웠다.많은 소떼를 거느린 두 사람은 우기(雨期)를맞아 먹이가 풍부하고 안전한 곳으로 가기 위해 갠지스강을 건너고자 했다. 그런데 어리석은 목자는 이쪽 언덕과 저쪽 언덕을 잘 관찰하지도 않고,물살의 빠르고 약함이나 깊고 낮음도 살피지 않고 한꺼번에 소떼를 몰아 강을 건너게 했다.그의 소떼는 강물 한가운데 이르자 거센 물살에 휩쓸려 모두 익사하고 말았다.왜냐하면 그는 강물의 상태를 살피지도 않은 채 무모하게 강을건너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혜로운 목자는 소떼를 강물로 밀어넣기 전에 여러가지 상태를 잘관찰하였다. 우선 이쪽 언덕과 저쪽 언덕을 잘 살펴서 강폭이 좁으면서도 물살이 완만하고 깊지 않은 곳을 도하(渡河)지점으로 선택을 했다.그리고 소떼가운데 비교적 힘이 세고 길이 잘 들여진 놈을 먼저 강물에 넣어 저쪽 언덕에 이르게 했다.이어 암소를 건너게 한 뒤 다시 중간 소와 송아지들을 건너게 했다.송아지들은 이미 어미 소를 보며 용기를 얻어 무사히 강을 건넜다. 수행자여,사람들도 이와 같다.잘못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잘 관찰하지도 않고 건너는 장소나 방법도 모르는 법이다.그들을 믿고 강을 건너려 하다가는 오히려 불행을 면치 못한다.그러나 바른 지혜를 가진 사람은 이쪽 저쪽을 잘 살펴 건널 곳과 물살의 깊이를 헤아리며,적절한도하방법도 알고 있는 까닭에 다른 이들을 안전하게 행복의 언덕에 도달할수 있게 한다.그렇다면 어떤 이가 지혜로운 사람인가.탐(貪)·진(嗔)·치(癡) 삼독을 끊고 올바른 진리를 깨달아 성취한 사람이다.” 남을 가르치거나 이끄는 위치에 선 사람은 서 있는 자리의 무게만큼 책임이따르는 법. 현명한 판단과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없을 때, 그를 믿고 뒤를따르는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는 채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단기 4333년 새해에는 지혜로운 이가 이웃이 되어 어리석은 이의 좋은 친구로 혹은 스승으로 늘 우리와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一 徹 조계종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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