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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장대환서리와 인준청문회

    장대환 총리서리는 일반 국민 입장에선 낯설다.언론사 오너의 사위로서 그 언론사를 경영해 성공했다는 점외에는 국민에게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전임 서리였던 장상씨가 그나마 대학교수와 총장으로 외부에 오래 노출돼 있었던 데 비해 신임 총리서리는 대중의 감시를 받는 광장에 선 이력이 없는 탓이다.때문에 장 서리에 대한 국회 청문은 전임자에 대한 그것보다 더 강도 높고 다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새 서리가 평균연령 59세의 내각을 통괄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든지,행정경험이 없다든지,또 한번의 깜짝쇼라든지 하는 부분에 대해 예단할 필요는 없다.반대로 언론사경영에 성공했기 때문에 국정을 통괄하는 데 무리가 없다거나,지식사회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를 갖추었다 해도 이 역시 인준을 통과할 때까지는 임명자측의 가설에 불과하다.그런 점에서 단독으로 인준통과 부결을 결정할 수 있는 한나라당이 인준청문까지 서리에 대한 인물평을 유보키로 한 것은 당연하다. 국회는 한달만에 두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인준청문을 공직자의 인준청문에 대한 관행을 만들고,도덕적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한나라당이 공적자금조사와 인준청문을 연계시킬 생각이 있다면 이는 인사를 당략과 연계시키는 것이어서 바람직하지 않다.또한 한나라당이 부결시의 후유증을 우려해 지레 청문회를 통과의례로 가져가서도 과반의석을 가진 정당의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니다. 새 총리서리에 대한 인준청문은 전임자에 비해 국민적 관심이나,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최초의 여성에 장남의 국적문제,부동산 투기여부,말 바꾸기 등으로전임 서리의 인준청문은 흥행요소가 많았다.새 서리의 경우 젊고 성공한 언론 경영인이라는 것외에는 아직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없다.때문에 이를 다룰 국회 특위위원들의 열의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전임자에 대한 청문이 드러난 것에 대한 점검과확인이었다면,새 서리에 대한 청문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국민에게 노출시키는 형태가 될 것이다.그것은 점검보다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일 수 있다.
  • [젊은이 광장] 자질있는 총리를 기대하며

    며칠 전 학보사 후배가 “변화가 필요하다.”며 “‘통일선봉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름 남짓 전국을 돌며 시민과 함께 통일의 마음을 모아 가는,결코 쉽지 않은 활동을 후배는 학보사 일정을 빼먹으면서까지 하겠다는 것이었다. 후배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난 쉽게 승낙할 수없었다.후배가 다음 해를 실질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당장 학보사 일정에 차질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후배는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얼마 뒤에 있을 학보사 차장 발령식에서 당당하고 좀더 탄탄한 선배의 모습,차장이라는 지위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또 시간이 지나서 저절로 차장이 되고 지도학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합당한 능력과 자신감을 키우고 난 뒤에 진짜 발령을 받고 싶다고. 후배는 “지금의 상황은 마치 네모난 바퀴를 굴리듯 답답해 뭔가 새로운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도전을 통해 내년 학보사를 책임질 지도학번에 걸맞은 능력과 신념을 갖춘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난 용기있는 후배의 모습을 보며 난 나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했다. ‘나(당신)는 얼마나 나의 지위와 역할에 맞게 살아가도록 노력했는가?’,‘나(당신)의 목표와 방향을 얼마나 생각하며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가?’,‘얼마만큼 발전하려고 행동하였는가?’,‘얼마만큼 도전하였는가?’ 등등. 며칠 전 장상(張裳) 국무총리 인준안이 부결되면서 다음 국무총리가 누가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첫 여성 총리의 탄생’을 예고하며 숱한 화제를 뿌렸던 장 총리서리 문제는 이로써 일단락된 것이다. 여성계에서는 ‘첫 여성총리 탄생’이 예상치 않게 실패로 돌아간 것에 놀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그동안 여성계는 아들 국적 문제,학력 허위기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도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를 강력 지지했다.일부에서는 다음 총리 지명자도 “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번 논란을 지켜보며 같은 여성의 처지로 ‘첫 여성총리의 탄생’이 실패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판단하기 전에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여성 총리가 나오길 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무엇보다 중요하게 평가해야할 것은 총리라는 지위와 역할에 맞는 자질과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를 평가하는 이번 국회 인사청문회를 흡족하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총리의 자질이나 적합성을 심도있게 논의하기보다 인신 공격성 또는 비난성 내용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아쉬움이 있으나 고위공직자가 인사청문회법과 엄격한 평가 기준에 따라 국민 앞에서 심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당장 총리의 부재로 국정 혼란이 초래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국민에게 좀더 자질을 인정받은 사람을 총리로 내세우기 위해 가질 수밖에 없는 ‘잠깐의 공백’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잠깐의 공백’보다 중요한 것은 국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철저히검증받고,그 지위에 요구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투자하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생각하자는 말이다. 제윤아/서울여대신문사 편집장
  • 월남전 참전군인 유해 35년만에 고국품으로

    월남전 참전군인 실종자 2명중 한사람인 박우식 소령(추서·갑종 147기)의 유해가 최근 미군측에 발견돼 오는 31일 35년만에 고국의 품에 안긴다. 박 소령은 지난 67년 12월 2일 육군 9사단 29연대 1대대 3중대장으로서 투이호아 지역에서 매복 작전인 ‘물소작전’에 투입돼 미군 병사 4명과 함께 UH-1D 헬기를 타고 소속 부대로 귀환하다 기상악화로 바다에 추락,실종됐다.부대원들이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해 유패만 대전 국립묘지에 봉안돼 있었다.유해는 미군측의 참전자 발굴작업 도중 우연히 발견돼 미 육군 유해확인센터(CILHI)를 통해 35년만에 신원이 밝혀졌다. 국방부는 유해 인수를 위해 영현 봉송병 2명과 미망인 최재금(65)씨,아들 박철기(40)씨 등 유가족 3명을 CILHI가 있는 하와이에 보내 유해를 31일 오후 4시40분 대한항공 편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2700만원짜리 다이아반지 홍업씨 부인에 선물했다”유진걸씨 법정 진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의 대학동기이자 측근인 유진걸(柳進杰) 피고인은 19일 “성원건설 전윤수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홍업씨 부인에게 27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金庠均)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홍업씨의 측근 3인방 중의 한 사람인 유 피고인은 김성환(金盛煥),이거성(李巨聖) 피고인 등과 나란히 법정에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유 피고인은 “지난 99년 성원건설 전윤수 회장으로부터 받은 10억원을 김씨와 5억원씩 나눠가졌다.”면서 “이 돈으로 명절 때 홍업씨에게 5000만원을,홍업씨 아들 유학비용으로 2만달러를 전달했으며 홍업씨 부인에게 2700만원짜리 다이아반지를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유 피고인은 지난 97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홍업씨의 사무실에 거의 매일 출근,홍업씨의 일정을 확인한 뒤 지인들을 불러 고스톱 등을 하며 어울린 것으로 이날 드러났다. 유 피고인은 또 “홍업씨와 김씨 등과 함께 1주일에 3일정도는 매일 폭탄주를 마시며 어울렸으며 하룻밤 술값은 300만∼400만원정도 나왔다.”면서“술값은 사업가가 동석할 경우 사업가가 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김씨와 함께 분담했다.”고 진술했다. 또 유 피고인은 김씨가 지난번 재판에서 자신을 ‘집사’라고 호칭한 데 대해 “집사 얘기는 김씨가 만들어낸 것이며 그런 역할을 한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피고인은 성원건설로부터 2차례에 걸쳐 받은 13억원에 대해 “청탁내용은 돈을 받은 한참 후에 알았다.”며 대가성을 부인해 김씨와 대조를 보였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씨줄날줄] ‘不死 인간’

    인간복제에의 끈질긴 집념으로 유명한 미국의 클로네이드사가 비밀리에 한국에 자회사를 설립했고,이 회사에 10명의 한국인이 인간복제를 신청했다고 한다.클로네이드 대표 클로드 라엘은 외계인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 종교집단을 만든 사람인데 지난해 방한,한국이 인간복제를 실행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열 명의 한국인은 어떤 마음에서 인간복제를 신청했을까.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드는(출생시키는) 인간복제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똑같은 물건을 기계로 대량 찍어내듯 같은 사람을 줄줄이 태어나게 할 수 있는 인간복제는 이를 막는 윤리적·법적 금제에 걸려 아무도 시행해 보지는 못했지만(최소한 공식적으로) 이것이 사라지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1997년 복제 양 돌리 탄생으로 동물복제는 성공했다.지난해 11월 체세포를 통한 인간 배아(胚芽)복제가 성공했다는 뉴스로 세계가 떠들썩했다.수정후 14일 미만의 수정란을 배아라고 하는데 그때까지는 불임 부부들의 시험관 임신 시술때 나오는 냉동 수정란을 녹여 복제하는 데 그쳤다.복제라기보다는 자궁 밖에서 일정 기간 배아를 배양하는 데 성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달리 미국 ACT사가 최초로 성공한 체세포 핵이식법 배아복제는 성숙한 체세포를 핵 제거 난자와 융합시킨 것으로 완벽한 인간배아 복제다.복제 양 돌리를 만들 때 사용한 방법으로,개인의 혈액이나 살점에서 체세포를 떼어내 복제한 만큼 체세포 핵을 제공한 사람과 유전자가 동일한 개체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이 회사는 당시 6개 세포단계로 분열시키는 선까지만 배아복제를 실시했다.배아가 세포분열을 지속하면 줄기세포가 되는데 이 세포는 210여개의 장기로 자라나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복제된 배아를 실험실에서 계속 배양해 장기로 키우지 않고,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말 그대로 유전자가 동일한 복제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래서 모든 연구가 이 선에서 그치고 있다.그러나 계속했다고 해도 이 인간복제에서 나온 인간은 나와 똑같이 생겼을 수는 있지만,결코 똑같은 인격을 가진 개체일 수는 없다.그것은 ‘마음’을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전정보가 동일한 또 다른 개체를 만드는 데 그친다. 즉 일란성 쌍둥이 형제를 만드는 편법이지, 결코 내가 영원히 사는 불사의 비법은 아닌 것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 어린이 책 세상/몰라쟁이 엄마 등

    ◆몰라쟁이 엄마(이태준 지음,신가영 그림) - 1930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의 한 사람인 이태준의 동화모음.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취학전 어린이의 세계를 짧게 그린 ‘유년동화’도 여러편 들어 있다.우리교육,6500원. ◆수수께끼 대저택(마이클 갈랜드 글·그림,김경연 옮김) - 수수께끼 풀이 식으로 구성한 독특한 그림책.생일날 이모에게서 초대편지를 받은 토미는 집을 방문하지만 이모는 없고 지시 사항을 적은 쪽지만이 눈에 띄는데….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린 그림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게 화려하면서도 섬세하다.유치원생도 볼 만하다.풀빛,8500원. ◆나라를 버린 아이들(김지연 글,강전희 그림) -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고향을 떠나 중국 땅에서 꽃제비 노릇을 하며 살아가는 북한 어린이들의 실상을 그렸다.먹을 것이 없어 집을 나오고,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이 모여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고,중국의 시장을 떠돌며 하루하루를 구걸로 보내는 일련의 과정이 생생하게 들어 있다. 같은 민족으로서 북한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끔한다.초등학생 전학년용.진선출판사,7500원. ◆할머니랑 달강달강(유영소 글,장은주 그림) - 맞벌이 부부의 딸인 지현이는 할머니 댁에서 지낼 때가 많다.할머니가 사는 빌라에는 팝콘 할머니,뻐꾸기 할머니,마술사 아저씨 등 재미있는 이웃들이 있다. 그들과 달강달강 놀면서 가슴 속에 사랑을 가득 담은 아이로 자라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초등학교 저학년용.문공사,7000원. ◆숨쉬는 책,무익조(김성범 글,김재홍 그림) - 동학혁명 당시를 역사적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산 이들의 바람과 갈망을 21세기 소년의 눈을 통해 박진감 있게 풀어나간다. 아울러 고조할아버지가 남긴 책 ‘무익조’의 비밀을 파헤쳐 가는 과정이 어린이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할 만큼 재미있다. 제3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초등학교 고학년용.문학동네,7800원.
  • 대선후보 특별 인터뷰/ 노무현 “재경선前 후보사퇴 안할것”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9일 대한매일과의 특별인터뷰에서 최근 본보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자신의 지지도가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관련,“몇 가지 실수와 당과 주변여건의 악화,이 둘을 적절하게 잘 증폭시켜 낸 일부 언론의 성공이 여론악화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러나 내가 당권을 장악하지 않고,카리스마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음은 노 후보와의 일문일답. ◇여론조사 결과,노 후보에 대한 ‘절대반대’비율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보다 높게 나오는 등 노 후보의 지지도가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후보가 된 지 두 달이 조금 넘었다.그동안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수없이 들었고,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이에 대한 대응력을 갖는 데 두 달은 너무 짧은 것 아닌가.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87년 평민당 창당 때 당의 주류가 됐고 당권을 장악했다.(지난70년 대통령후보가 된 뒤 당을 장악하는 데) 엄밀히 말하면 17년이 걸렸다. 내가 당권을 장악하지 않고,카리스마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시간을 좀 더 달라.내가 축구선수라면,내 축구는 해설가에 의해 각색돼서 국민에게 전달되고 있다.앞으로 해설가의 해설이 끼어들 틈이 없는 생생한 생중계가 될 것이다.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도 입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존재하는 현실로 받아들인다.아직 좀 더 두고보면서 상황의 변화에 따라 대응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된 이후 그동안 보여줬던 진보적 색깔이 많이 희석됐다는 지적이 있다.보안법,재벌정책에 대한 정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한번도 후퇴한 발언을 한 적은 없다.지금까지 나온 얘기는 내가 가진 원칙인데 함부로 바꿀 수 있나.문제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 이미지를 바꾸게 한 효과가 있었다.그리고 당내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일일이 다툴 일도 아니고 해서 입을 많이 다물고 있다. 보안법에 대해서는 대체입법 추진이 정확한 것이다.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는 용납하지 못한다. ◇“도전자가 있으면 8월말까지는 재경선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노 후보에게 상대할 사람이 없다는 뜻인가. (대안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후보교체론을 말한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된다.나보다 경쟁력이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다.누구든지 도전자가 있으면 당에서 재경선 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나도 단호하게 당에 요구하겠다.지금까지 꼼수 쓴 적 없다.잔머리들 굴리지 말고 노무현 얘기는 있는 그대로 들어달라. ◇정몽준 의원 등을 경선없이 대선후보로 영입하는 것에 대해선.재경선전 후보사퇴 주장도 있는데. 검증없이 줄 수는 없다.경선제도 하나 가지고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받았는데,경선제도 없애고 누구에게 주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대안도 없이 흔들지 말라. ◇8·8재·보선 결과가 나쁘면 재경선을 하겠다고 했다.재경선 실시 여부의 기준은. 재·보선에서 100% 다 이겨도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재보선 결과와 관계없다는 것이다.지금은 이겨야 한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정권을 넘겨서는 안된다.그것이 시대요구라면 내가 못 이겨도 우리가 이기면 된다. 8월말까지 (재경선 후보가)결정되면 10월말까지 재경선을 하고 11,12월에 대선으로 넘어가면 되는 것이다.조건은 간단하다.민주당이 선거관리를 하고,누군가가 도전하고,내가 응전하면 되는 것이다. ◇재·보선 후 당내 일부 불만 세력을 떨쳐버릴 생각은 없는가. 당을 깨지않기 위해서,노무현 후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당을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재경선을 제안한 것이다.서로 좀 다르더라도 넓게 가는 경우도 있다.갈라지는 것이 옳다는 것도 진리이고,갈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진리이다.그때그때 잘 선택하고 조합하는 것이 정치에서나 사업에서나 꼭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 민주당을 보면 분란이 계속 일어나는 것처럼 비쳐진다. 정치 후진사회에서 자주 있다.민주당에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만들었다가 얼마나 많은 후보들이 경선에 불복하고 선거에 출마해 안그래도 불리한 지방선거를 망쳐놓는 데 상당한 원인이 됐다.후진적 정치문화의 현상이니까 대한민국에 사는 한 이를 포용하면서 타협해 가면서 갈 수밖에 없다. ◇노 후보가 중립내각을 제안하는 등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에게 감명을 줄 수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내가 기자회견을 할 당시,국회가 열리게 되면 한나라당이 특검제와 국정조사,청문회 요구를 한다는 것이었다.그럴 경우 민생·개혁 법안도 많은데 국회가 정쟁으로 날을 지새고 말 것이다.국민이 얼마나 짜증을 내겠는가. 그래서 야당이 추천한 법무장관이 수사를 지휘하라는 것이다.검찰에 맡길 것은 맡기고,국회에서는 할 일을 하자는 것이다. ◇개각내용이 유야무야로 끝난다면 청와대에 다시 요구할 것인가. 청와대가 보기에는 나의 제안이 섭섭했을 것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이 안 받는다고 앞서서 거절했으니,내가 청와대에 다시 할 말은 없다. ◇노 후보가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한 것을 놓고,‘말 바꾸기’라는 비난도 있는데. 차별화라는 개념이 모호해서 그런 것이지 말을 바꾼 것은 아니다. ◇노 후보가 최근 험한 용어를 쓴 데 대해 지지층에서도 ‘너무 심했다.’는 반응이 있는데. ‘깽판’이라는 말이 그렇게 험한 말이냐.신익희 선생의 한강백사장 연설에서도 ‘모가지를 날려야 한다.’든지,몇가지 트집을 잡을 수 있는 단어들이 있었다.(특정 언론이)효과적으로 공격한 것일 뿐이다. ◇집단지도체제 운영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아니고 지금 정당을 보는 우리 모두의 시각이다.우리는 당·정분리를 제도화해 놓고선 후보를 앞세우려고 한다.대표가 좌지우지해야 하는데 후보가 좌지우지 않는다고 후보를 나무라고.대표가 난처해진다. ◇당내 충청권 의원들을 포용할 의향은. 아직까지 이인제(李仁濟) 고문과의 관계에서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추후에 말하겠다.여러 가지로 탐색을 하고 있는데 잘 안되고 있다. ◇서해교전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서해교전이 남북관계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임은 틀림없다.북한이 도발한 공격적 행위임에도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남북관계의 평화기조를 포기할 순 없는 것이다.따라서 서해 도발에 대해선 적절하게 대응하고,필요한 사과도 요구하고,응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 응징하되,전체적인 평화구조를 흔들어선 안된다. ◇거칠지만 솔직한 이미지와 지도자적 새 면모를 갖추려는데 딜레마가 있는것 같은데. 두 가지 장점을 잘 조화시켜 나가려고 한다.좋은 접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를 평가한다면. 유능한 법조인이었고 유능한 정치인이다.상당한 세월이 흐르고 진통이 있었지만,당을 강력하게 컨트롤하고 상당한 정치력이 있는 것 같다.그러나 우리국가가 이 시대에 나가야 될 방향에는 맞지 않는 사람인 것 같다. ◇당내 일각에서는 당의 인기 회복을 위해 우선 당명이라도 바꾸고 새롭게 변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8·8재·보선과 재경선 고비를 넘기고 난 뒤 당을 살릴 비전을 내놓겠다. ◇비전에는 당명 개정 등 제2창당 방안도 포함되는것인가. 그런 방안을 포함해 12월 대선에서 승리할 대책을 내놓겠다. ◇지난 월드컵 한·독전에서 조선일보 방상훈(方相勳) 사장과 악수를 나눴다.조선일보와 화해 제스처는 아닌가. 기억이 없다.오래 전 한번 인사를 나눴을 뿐이지만 얼굴이 익숙하지 않다.경기장에서 악수를 나눴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정리 박정경 홍원상기자 wshong@ ■인터뷰 이뤄지기까지 9일 대한매일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인터뷰는 노 후보가 후보가 된 지 70여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대한매일은 이날자에 보도된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간 지지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원인의 일단을 노 후보와 회견을 통해 짚어보기로 했다. 대한매일은 지난 4월말 노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된 직후에도 그의 면면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인터뷰를 수 차례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중앙일간지를 비롯한 각종 매체로부터 동시에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시간이 부족하고,순서를 정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그러면서 노 후보측은 주 1∼2회 라디오방송인터뷰와 일부 주간지 및 지방지의 창간 인터뷰만 소화했다.노 후보측의 이같은 ‘인터뷰 대책’은 다수 언론매체를 실망시키는 것이었다. 노풍이 상당부분 가라앉은 지금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때 노 후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해 자신의 구상을 상세히 펼쳤다면….’이란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편 대한매일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당초 이회창 후보와 노 후보를 동시에 인터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먼저 시간을 낸 노 후보 인터뷰부터 게재하게 됐다.이회창 후보에 대한 인터뷰도 일정이 잡히는 대로 보도할 예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부시의 아라파트 축출요구, 중동분석가들 “”역효과낼뿐””

    (가자시티(이스라엘)AFP 연합)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축출하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시도는 워싱턴 당국의 소망과는 반대로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아라파트의 인기만 높여줄 뿐이라고 중동 정치분석가들이 27일 경고했다. 이들 분석가 중 한 사람인 하산 알 카쉐프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에게 압력이 가해질 때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가 치솟는다.”고 지적했다. 카셰프는 아라파트를 겨냥한 부시 대통령의 지난 24일자 발언에 대해 논평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당시 부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 “테러로 위태로워진”지도층을 선거를 통해 축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 저자와 함께/’한국인 월드컵 열기’ 좋기만 한 것인가/특별대담

    ‘Be the Reds’를 새긴 붉은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연호하는,많을 때는 700만명이나 되던 거리응원단.그 ‘붉은 물결’을 거리에서 혹은 TV로 지켜보는 4800만 한국인은 물론 재외교포들도 눈물을 흘리며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외국 언론을 비롯해 길거리 응원에 동참한 외국인들도 한결같이 한국인들의 단합한힘에 찬사를 보냈다.그러나 그것만이 진실의 전부일까.오슬로 국립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박노자(朴露子·29)교수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귀화한 한국인이다.이토 준코(伊東順子·41)씨는 한국에서 12년째 살면서 일본을 오가며 저널리스트로 일한다.박 교수는 ‘당신들의 대한민국’에 이어 최근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이상 한겨레신문사)를,이토씨는 지난달 ‘한국인은 좋아도 한국민족은 싫다’(개마고원)를 각각 펴내면서 한국인에게 우정어린 충고를 마다하지 않은 이들.한국을 누구보다도 사랑한다는 이들은,여느 외국인과 달리 ‘월드컵 현상’을 대체로 냉혹하게 비판했다.이들의 주장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부분도 적지않겠지만 우리에게 입에 쓴 보약이 될 수 있기에 그들의 주장을 가감 없이 싣는다. ■피부색 구분 말고 ‘우리 모두' 포용하는 사회로… 박 교수와 이토씨를 만난 26일은 한국팀이 결승 진출 문턱에서 안타깝게 좌절한 그 다음날이었다.대학로는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그들은 지난밤 ‘붉은악마’의 열기를 온몸으로 겪었다.‘한국 민족주의 사학의 비판’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차 노르웨이에서 일시 귀국한 박 교수는 25일 밤 대학로에 위치한 ‘수유연구소’에서,붉은악마들의 ‘대∼한민국’함성 속에 어렵게 강연을 해야만 했다.이토씨는 한국팀 기적의 ‘끝’을 지켜본 뒤 일본 잡지에 칼럼을 써야 했기에 초초한 마음으로 ‘한국·독일전’을 TV로 지켜봤다고 했다. ◇박노자= 저는 본래 조용한 사람인데 응원단의 함성으로 머리가 두조각으로 갈라지는 것 같았어요.응원도 좋지만 ‘남의 공간’까지 침해해도 되는 건지…. ◇이토= 한국 언론에서 ‘4800만이 하나가 되어서’라면서 일체감을 거듭 강조하기에 일본은 언제 이런 일체감을 느꼈을까를 따져 봤어요.1964년 도쿄올림픽 때도 아니었고.제 어머니께서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겼을 때와 비슷한 풍경일 거라고 했어요.메이지유신(1867년)후 30여년 만에 ‘서양에 이겼다.’면서 온 일본국민이 붉은 연등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 열광했다고 해요. ◇박노자= 동양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오늘의 한국에서 그때를 떠올릴 겁니다.당시 후쿠자와 유기치(福澤諭吉)는 신문에 “이제 서양국가를 패준 일본이 ‘탈아입구(脫亞入歐=아시아를 벗어나 유럽국가처럼 됨)’가 됐다.”고 환호했죠.1853년 미국함대에 굴욕을 당해 개방을 한 일본이 러일전쟁 승리에 환호한 것이나,이번에 한국인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기의 이면에는 ‘서양(팀)을 이겨야 한다.’는 민족주의적인 콤플렉스가 작용했다고 봅니다.그후 일본 메이지 정권이 국민의 열광(애국심)을 통제하고 휘몰아서 군국주의로 치달은 것은 한번쯤 되짚어 볼 일입니다. ◇이토= 한편으로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좋아할 일이 없었으면 축구경기에 그렇게 열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대구에서 한·미전을 할 때 저도 붉은 티셔츠를 입고 함께 응원했지만,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응원을 하면서 왜 이렇게 좋아할까,의문이었어요.그렇다면 그 흐름에서 떨어져 있고 싶은 개인은 어떻게 해야할까,과연 이 사회가 수용해 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박노자=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이 4강에 진출했다고 해서 민족적 콤플렉스가 해결될까요? 한국 민족주의의 기원은 ‘독립신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신문에서는 “대한제국이 다른 나라와 동등하게 되려면…”이라고 계속 언급하지요.한국의 민족주의는 어찌 보면 다른 나라를 억압하거나 이기는 것이 아니라,동등해지는 것을 바라는 것입니다.그러나 현시대 세계적인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억압하거나 억압받거나 할 뿐이지 동등해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한국이 제3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고,또 유럽이나 미국의 자본주의처럼 제3세계를 억압하는 다국적 자본이 될 수는 있지만 동등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토= 일본은 ‘입구'(入歐·서양화)한 건가요? ◇박노자= 일본은 부분적으로 ‘입구'했습니다.제3세계에서 노동력을 착취해 부를 쌓는,또 전형적인 20대80의 신자유주의적인 국가가 됐죠.중국은 노동자들을 통해 국가는 엄청난 부를 쌓지만 일본인의 실업률은 꾸준히 높아지는 것이 그걸 말합니다.일본 국가(자본)의 성공이 반드시 일본 국민 전체의 성공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거죠. ◇이토= 맞아요.30년전과 비교하면 일본의 국민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국민이 옛날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아요.한국은 일본을 따라잡고 싶어하지만 그 따라잡아야 하는 요소가 경제성장은 아닌 것 같아요.‘일본을 닮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박노자= 일본 식민지 시대를 겪은 한국인들에게는 ‘우리’를 억압한 일본을 닮지 않으면 일본에 잡아먹힐 것이라는 압박감이 있습니다.따라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닮도록 돼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의 민족주의가 기형적이었던 만큼 그걸 보고 배운 한국의 민족주의도 기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토= ‘4800만이 하나가 돼서 기쁘다.’는 말을 들으면 한국인들이 지금껏 하나가 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느꼈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그러나 과연 ‘하나’가 됐을까요? ◇박노자= 축구를 통해 형성된 ‘축제의 시공간’과 ‘일상의 시공간’이 다른 것이 문제입니다.월드컵 응원을 하면서 영·호남이 하나가 됐다고 느꼈겠지만,월드컵기간에 치른 ‘6·13’지방선거의 결과는 영남당과 호남당으로 다시 나뉘지 않았던가요? ‘붉은악마’덕에 레드 콤플렉스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있죠.그러나 레드 콤플렉스는 이념의 문제고,북한과의 관계입니다.앞으로 마녀사냥식의 빨갱이 논쟁이 조금 수그러들 수는 있겠지만,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 한 레드 콤플렉스는 여전한 거 아닐까요.지금 한국민들이 느끼는 ‘하나’의식은 일시적 망각,일시적 허위의식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토= 그래도 한 아파트에서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던 사람들이 ‘이웃’의 존재를 ‘우리’로 껴안고 확인한 건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제 한국인 친구의 고교생 아들은 “아빠,이제 이민가지 말고 여기서 살자.”고 했답니다.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것은,한편 슬프기도 하지만 좋은 일 아닌가요. ◇박노자= 나는 지역주의나 분단의 아픔이 ‘동질성의 확인’이 아니라 ‘이질성의 인정’에서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개인의 차이뿐 아니라,체제의 차이를 서로 인정할 때 남북 통일이 되지 않겠어요? 단일성을 강조하다 보면 상대에게 배타적으로 됩니다. ◇이토= 한국이 약소국일 때는 ‘민족주의’가 다른 국가나 민족에게 피해를 주지않겠지요.그러나 세계에서 교역 규모가 12위인 한국은 더이상 약자가 아닙니다.한국의 민족주의가 일본의 제국주의처럼 다른 국가와 민족을 착취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박노자= 그렇죠.유럽의 변두리 국가들이 갖는 소외의식도 한국인의 피해의식 못지 않습니다.이번에 이탈리아팀이 한국팀에 패하자,이탈리아에서 FIFA에 전자우편 40만통을 보내 서버를 다운시킨 걸 보면 그들의 소외의식이나 피해의식을 짐작할 만하지 않겠어요? ◇이토= 한국인이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의 쇼트트랙 종목에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6개월간 분개하다가,이번에 이탈리아팀이 심판의 오심을 지적하자 태도를 바꿔 ‘쩨쩨하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한국에서 계속 이탈리아를 몰아붙이면 그 곳에 사는 교포들이 괴로워진다는 점도 유념해야죠. ◇박노자= 25일 독일과의 경기에서 지고도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정말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유럽에서 축구는 국가간의 ‘예비전쟁’이나 마찬가지여서 폭력사태가 반드시 일어나거든요.한국에서는 통제사회의 잔재와 유교문화에 교화된‘손님치레’가 잘 반영된 것 같습니다. ◇이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4강까지 올라가 아시아인을 하나로 묶은 것도 잘한 일이죠.대구에서 한·미전을 보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스리랑카 근로자들을 만났습니다.모두 빨간 옷을 입고 “아시아인이니까 16강에 진출한 한국·일본을 응원한다.”며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박노자= 한국인들이 이번 월드컵을 ‘일상적인 국제성’‘시민의 얼굴을 한 민족주의’를 성취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국적과 얼굴 생김새를 상관하지 않고‘우리 모두’를 포용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토= ‘일상적인 국제성’이라는 것은 뭔가요? ◇박노자= 한국인 노동자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강한 배타성을 보입니다.제가 보기엔 ‘관제 민족주의’의 유산인데,이것이 한국사회와 노동운동의 성숙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죠.내·외국인에 상관없이 근로조건은 개선돼야 하겠죠.그런데 한국인은 제3국에서 온 노동자들을,선진국에서 그랬듯이 가혹하게 대합니다.개인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돼야 건강합니다.‘잘못된 일을 외국인이 당하니까’하고 모른 척 하면 안됩니다.러일전쟁이후 일본이 제국주의화할 때 가타야마 센(片山潛)이 러시아의 플레하노프와 ‘사회주의적 연대’를 주장한 것은 국제적으로도 좋은 연대이자 관행이었습니다. ◇이토= 저도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좋습니다.한국사회는 이번에 축구선수들에게 열광했는데 그전까지는 별로 존경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한국은 공부 잘하는 사람만 대접받잖아요.제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대우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박노자= 개인으로 태어나서 개인으로죽는데,국가니 민족이란 색안경을 쓰고 그것에 연연하면 시력만 나빠지죠. ◇이토= 한국인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요번에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의 8강·4강 진출을 진심으로 응원했어요.한국이 4강에 나아갔을 때 일본에 계시는 어머니와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전자우편을 보낼 정도였죠.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본이 터키에 져서 8강 진출이 좌절되자 좋아했다는 보도를 보고 일본의 제 친구들은 정말 섭섭해 했어요. 문소영기자 symun@
  • 대기업 임원 250명에 편지 900만원 뜯어낸 30대 구속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27일 증권거래소 인터넷 사이트에서 무작위로 뽑은 상장회사 임원 250여명에게 불륜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내용의 협박편지를 보내 돈을 뜯어낸 조모(36)씨를 공갈 혐의로 구속했다.조씨는 지난 4월 “포르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100만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내가 입수한 불륜 증거를 살포하겠다.”고 협박,9명에게서 9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조씨는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편지를 기업체 임원들에게 보내 2억 2000만원을 갈취했다.’는 외신을 읽고 일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 和6·25용사도 붉은악마로

    “한국인들은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는 우수한 민족입니다.” 6·25전쟁 5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우리 국민에게 ‘4강 신화’의 감격을 안겨준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 네덜란드에서 6·25 참전 노병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해외참전용사 보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부인들과 함께 입국한 참전용사 5명은 50여년 만에 본 우리나라 모습에 대해 “이렇게 발전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놀라워했다.참전용사 보훈행사에는 해외교민 용사들,네덜란드·그리스·남아공·미국 등 4개국 참전군인들이 참가했다. 네덜란드 참전 용사 5명은 모두 건강한 모습이었다.플로락스 마르텡(75)은 숙소인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에서 “한국이 월드컵에서 독일과 맞붙게 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한국인은 우수한 사람들이라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슈퀘르망스 얀(73)은 “히딩크는 암스테르담 인근 페르세페츠 사람인데 내 고향도 그 근처”라면서 “한국인들이 그를 그렇게 좋아하다니 우리도 매우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메이보그 린더(73)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지난 53년 1월 한강 입구에서 적진에 침투중인 배가 얼음 덩어리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중공군에게 죽게 될 뻔한 일이 생각난다.”면서 “한국이 죽을 목숨을 건진 곳이라고 여기고 평생 이 곳을 그리워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보병 1개 대대와 해군 함정 4척을 지원했다.참전 인원 5322명 가운데 120명이 전사하고 645명이 부상했다. 부산시 대연동 유엔기념묘지에는 네덜란드군 전사자 117명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네덜란드군은 유가족들의 희망에 따라 전사자 대부분이 한국 땅에 묻혔다.이에 대해 마르텡은 “네덜란드인들은 북유럽 해상민족의 전통에 따라 발길이 머문 곳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목숨이 다해 쓰러진 그곳이 뼈가 묻히는 제2의 고향이 된다.”면서 “아마 히딩크에게도 한국이 두 번째 고향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병들은 25일 한국과 독일전이 열리는 서울 상암경기장에는 못 가지만 호텔에 모여 TV를 보며 한국을 응원하기로 했다.건강만 괜찮다면 거리에서 붉은악마들과 함께 응원하는 일정도 짜겠다고 일행의 가이드가 귀띔했다. 참전 노병들은 이날 오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참석,훈장을 받았다.이들은 인천상륙작전이 전개된 월미도를 둘러본 뒤 전쟁기념관과 판문점·참전기념비 등을 찾아보고 28일 돌아갈 예정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美 상담 칼럼니스트 앤 랜더스 사망

    (워싱턴 DPA 연합)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고민상담 칼럼니스트중 한사람인 앤 랜더스(사진)가 22일 복합 골수종(骨髓腫)으로 숨졌다고 시카고 트리뷴지(紙)가 보도했다.향년 83세. 본명이 에스터 레더러인 그녀의 고민상담 칼럼은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1200여 신문에 전재됐으며 지난 40여년간 미국 문화와 미국인의 태도에 대한 가장 명료한 표현의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앤 랜더스가 칼럼을 집필하는 동안 미국 사회는 보수적인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확대됐다. 그녀의 칼럼은 이같은 변화를 받아들였으며 전통적인 역할로부터 여성의 해방을 점진적으로 포용,미국 사회의 변화를 선도했다.
  • 히딩크! 경찰관에도 희망 주소서/행자부 홈페이지 글 화제

    월드컵 8강 진출로 온 국민이 축제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는 가운데 한 경찰관이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월드컵 열기에 혹사 당하는 경찰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화제다. 경찰들은 경기를 보지도 못한 채 도심에서,경기장에서 난동이라도 발생할까 노심초사하며,너나없이 비상근무한다는 내용이다.다음은 글의 요약. 월드컵 16강전이 열린 18일.또 비상동원령이 내려졌다.이번엔 축구 경기장이 아닌 거리로 불려 나왔다.경기가 끝난 후 흥분한 시민들 때문에 발생할지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월드컵이 시작된 후 하루도 편히 쉰 날이 없다.아니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연습이다 해서 얼마나 많이 소집됐던가? 경찰관도 사람인데,경찰관도 축구 볼 줄 알고,잠 잘 줄도 아는데…. 예상대로 경기가 끝나자 거리는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시민들로 무법 천지가 돼버렸다.다행히도 우리 경찰의 적절한 대처로 큰 불상사는 없었다.새벽 1시30분이 돼서야 거리는 겨우 진정되고 귀가할 수 있었다.근무자는 다시 근무지로 가고,비번인데도 차출나온사람들은 집으로 가야 했다.새벽 1시반.버스도,지하철도 끊기고… 무엇을 타고 가라는 말인가.수당은커녕 사비를 들여가면서 비번날 경비 서는 우리 경찰.월드컵이 언제부턴가 경찰관에겐 크나큰 부담으로 느껴지고 있다.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님이 편찮아서 한번 가보려고 해도 월드컵 기간에는 비상근무라,휴가도 안된다. 히딩크! 경찰관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소서! 김용수기자 dragon@
  • 6.13선택/ 낮은 투표율 원인·대책/ 정치예속 ‘자치’에 염증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인 지방선거를 치를수록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반쪽짜리’ 선거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연출됐다.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대로 선거를 계속 치러야 하는지 ‘대표성’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원인과 개선책 등을 알아본다. ●실태와 원인= 전국 규모로 치러진 역대 선거 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인 48%(잠정집계)를 기록한 것은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지방선거라는 특수성,월드컵영향에 따른 선거 무관심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데다 폭로나 흑색·비방으로 얼룩진 선거 분위기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가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선관위 자료에도 혼탁상은 잘 나타나고 있다.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달 28일부터 지금까지 적발된 불법선거운동은 1537건으로 하루 평균 128건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98년 제2회 지방선거에 비해 400여건이 늘어난 것이다. 또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인 탓에 ‘누가 당선돼도우리 마을 사람’이라는 인식이 투표율 저하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민 김모(45·회사원)씨는 “도지사나 시장 후보들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고,지방의원 후보들은 대부분 그만그만한 동네 사람인데 누가되면 어떠냐.”고 투표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일부에서는 한꺼번에 여러 개의 선거를 치르다보니 유권자들이 자기 지역의 후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된 것도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부채질한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여기에다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월드컵이 상대적으로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선관위와 각 정당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전제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내놨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을 되돌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선책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예속에서 벗어나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당공천제가 책임정치를 이루기보다는 공천헌금이나 단체장의 비위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훨씬 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주민소환제나 주민투표법 등을 도입,유권자들이 지방자치에 직접 참여할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와 선관위 등이 선거참여를 위한 캠페인을 벌일 필요성도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한형서(韓亨緖·44) 선임연구원은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나 각 정당들이 선거 홍보에 열을 올리긴 했지만 선거 마케팅 측면에서는 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새로 도입된 ‘정당투표제’를 아는 유권자가 별로 없었다는 점은 이의 방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조승진 전영우기자 redtrain@
  • 드라마속 며느리상 ‘이대로 좋은가’

    “드라마 속의 며느리들 때문에 짜증이 나요.며느리는 죄다 죄진 사람인가요? 왜 시어머니의 투정을 다 들어주어야만 하나요.” “가족들이 모여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도 며느리는 한 자리에 앉지도 못한채 일만 하더군요.며느리가 가정부입니까?” 안방극장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며느리들이 지나치게 순종적이고 희생적으로 표현돼 주부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특히 최근 종영된 MBC ‘매일 그대와’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가 적지 않더니 KBS2 ‘내 사랑 누굴까?’와 ‘사랑은 이런거야’등에도 이같은 며느리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KBS 주말드라마 ‘내사랑 누굴까?’에서 둘째 며느리 고은(명세빈)은 슈퍼우먼 파출부와 다름없다.버젓하게 직장을 갖고 있는 여성이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 대가족인 시댁 식사 준비에,시아버지 도시락까지 싼 뒤 출근한다.퇴근한 뒤에도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하다못해 다 큰 도련님 간식으로 라면까지 챙겨야 한다.또 일일드라마 ‘사랑은 이런거야’에서 훈숙(윤해영)은 미혼모라는 사실을 시부모에게 숨기고 결혼했다는 이유로 갖은 수모를 겪는다.무릎까지 꿇고 잘못을 빌지만 시댁 식구들은 ‘더럽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최근 종영된 MBC ‘매일 그대와’에서도 두 며느리의 혹독한 시집살이가 심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시누이가 먹을 딸기를 먹었다고 구박 당하기까지 하지만 며느리들은 한결같은 천사표.오히려 “결혼식도 못올리고 산 어머니가 불쌍하다.”면서 결혼식 계획을 추진하는 등 정성을 보인다. 이같은 내용을 담는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들은 대부분 50대이상 여성층.시청률 전문조사기관인 TNS미디어에 따르면 ‘사랑은 이런거야’는 전체 여성시청률이 14.8%였지만 50대 이상의 경우에는 34%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으며 ‘내사랑 누굴까’의 경우에도 평균 여성시청률 7.7%에 비해 50대 이상 여성시청률은 두배나 되는 15.3%를 기록했다. ‘미디어 열린 세상’의 전상금 대표는 “드라마 속에서 고부갈등 해소와 세대간의 화합을 일방적인 며느리의 희생을 통해 그려나감은 부당하다.”면서 “여성의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진 만큼 안방극장의 며느리상도 그에 걸맞게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선택 6.13/ “밥 사라, 돈 달라” 선거브로커 활개

    ●현장1= 구청장 선거에 나선 대전의 A후보 선거사무실.“정말 죄송합니다.식사 대접하고 싶은데 자금이 부족해서요.”“우리가 얼마나 뛰고 있는지 알긴 아는거요.”. A후보의 선거사무국장 Y씨는 50대 남자에게 통사정을 한다.반대로 이 사내는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영수증을 들이민다. 사정은 이렇다.낮 12시쯤 이 남자가 A후보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나 ×××를 위해 열심히 뛰는 사람인데 ○○○에 와서 밥좀 사라.’는 일방적인 전화였다.상대를 모르는 Y국장은 ‘돈이 바닥났다.’며 점잖게 거절했다.그러자 이 남자가 오후에 찾아와 30만원짜리 영수증을 내밀며 “A후보측이 바빠서 못온 거니까 밥값을 달라.”며 금품을 요구하는 것이다. ●현장2= 광주시장에 도전한 B후보 캠프.40대 남자로부터 전화 한 통화가 걸려 왔다.그 남자는 캠프 관계자에게 “많은 표를 몰아줄 수 있다.”며 “만나서 얘기하자.”고 접근했다.캠프측은 인근 다방에서 그를 만났다.그는 “내가 지난 선거에서 모 후보를 당선시켰다.”며 “보험회사·자동차 세일즈맨·다단계회사 판매원 등을 통해 2000여표 정도는 몰아줄 수 있다.”며 활동비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 후보 캠프측은 “솔직히 표를 몰아준다는 말에 솔깃했지만 그 사람의 신뢰성이 의심돼 요구를 거절했다.”고 털어놓았다. ●횡행하는 선거 브로커= 선거 브로커들이 선거판을 망치고 있다.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집단표’를 빙자해 후보자들에게 접근,금품 및 향응을 요구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다.박빙 또는 혼전양상이 전개되는 곳에서는 선거 브로커들의 한탕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려 표를 빌미로 후보자들을 은근히 협박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출몰하는 선거 브로커는 크게 보면 ‘향응 요구형’과 ‘금품 요구형’으로 나뉜다. ‘몇명이 식당에서 모임을 하고 있는데 와서 밥을 사라.’‘○○○부동산인데 후보를 지지하고 있으니 담배와 음료수를 보내 달라.’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행태가 향응 요구형의 일반적인 케이스다.서울 강북지역에서 구청장에 출마한 모후보측의 L모 보좌관은 “선거초반만 해도 뜸했는데 요즘은 심심치 않게 밥을 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금품 요구형은 주로 후보자들에게 접근,구체적인 ‘표 수’까지 제시하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까지 현금을 요구한다.꾼들은 선거 막판 우열을 판가름할 수 없는 승부처에 나타나 흥정한다.원하는 대로 흥정이 안되거나 거절하면 상대 후보를 돕겠다며 은근히 겁을 준다.부산 선거판의 모 후보측 관계자는 “하루에도 5∼6명씩 돈을 요구하는 ‘꾼’들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털어놓았다. 후보자 홈페이지를 해킹해 성인물 동영상으로 뒤덮어 버리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하는 사례마저 생겨난다.한 표가 아쉬운 후보자들은 선거 브로커들의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형편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고발해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인지 후보자 사무실에서 브로커를 고발해 오는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선거 브로커들이 건전한 선거문화를 방해하는 독소로 등장한 만큼 이같은 행위를뿌리뽑기 위해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용규·최치봉기자 ykchoi@
  • [CEO 칼럼] 월드컵과 서비스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새삼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지구촌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점을 느낀다.이는 비단 필자만의 소회가 아닐 것이다. 이제 한국의 상대는 60억 인구의 지구촌이다.과거에는 지역시장과 국가내 시장에서 경쟁을 했다.그러나 이제 그런 차원의 경쟁력으로는 존립의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 만큼 우리는 모두 생각과 행동 하나 하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돌아봐야 한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글로벌 수준에 맞도록 고급화·국제화하지 않으면 안된다.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즉 서비스다. 서비스는 상대방에게 관심과 배려,성의를 제공하는 것이다.서로가 서로에게 기쁨과 보람,성취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선순환의 원리를 말한다.즐겁고 행복한 상관관계는 서비스를 통해 이뤄진다.서비스는 평화를 유지하는 도구인 셈이다. 이 도구를 사용하는 개개인(국민)은 고객(외국인)에게 즐거움을 주고,이를 자신의 기쁨으로 승화시킬 의무가 있다. 고객은 서비스를 받아 기쁘고,고객은 다시자신(국가)을 찾아 줌으로써 그 서비스에 보답하게 된다.이처럼 서비스는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원리’에 바탕을둔다. 사람은 몸과 마음의 이원적 존재로 태어났다.그래서 한자에서 사람을 ‘二’또는’11’의 2획으로 표시하지 않고 ‘人’으로 표기했다.서로 협조하고 잘 주고 받는 관계를 유지하라는 뜻에서다. 한국사회에서 서비스 문화가 쉽게 전파되지 못하는 것은 왕조문화·유교문화·군사문화의 탓일 것이다.남에게 굽히면 마치 자신이 아랫사람인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 때문에 서비스 문화가 꽃을 피우지 못했다. 상대방에게 관심과 배려, 정성을 베푸는 것을 자기 비하나 자기 멸시로 생각하는것은 분명히 잘못된 현상이다.서비스는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만 바치는 것’이라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과거 어렵게 살던 시대에 서비스는 수직의 개념,주종의 개념으로 파악하기도 했다.하지만 오늘날처럼 국경없이 문물을 주고받는 열린 시대의 서비스는 한정된 지역,제한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지구촌에서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의필수요소가 됐다. 서비스맨은 항상 표정이 밝다.평소 품위와 웃는 얼굴을 유지한다.만약 서비스가주기만 하는 것이라면 서비스맨이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그처럼 밝게 미소 짓고 품격있는 자세를 보일 수 있겠는가.불가능한 일이다. 월드컵을 치르는 우리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친절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쌍방향 대화와 행복,감동을 줘야 한다. 한국적이고,토속적인 서비스만이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외국인들은 한국을 다시 찾게 된다. 월드컵은 우리의 사고와 행동양식,시스템을 과감히 바꾸는 계기가 돼야한다. 허태학/ 호텔신라 사장
  • 홍걸씨 출두/ 홍걸씨 변호인 문답…“최씨에 받은돈 20억이하 기억”

    16일 홍걸씨와 함께 서울지검에 나온 조석현(曺碩鉉) 변호사는 “홍걸씨는 최씨로부터 받은 돈이 20억원도 채 안되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홍걸씨는 혐의에 대해 뭐라고 하나. 나도 충분히 얘기를 나누지 못해 잘 알지 못한다.또 혐의 부분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로서는 뭐라 말할 수 없다. ●최씨한테서 얼마 받았다고 하나. 홍걸씨는 20억원이 안되는 걸로 기억한다.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검찰조사에는 충분히 준비했나. 건강도 나쁘고 긴장감등으로 예민한 상태여서 자세히 얘기 못했다. ●무혐의를 주장할만한 근거 자료가 있나. 구두로만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다. ●최규선씨에 대해 배신감 토로하지 않나.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일까 하는 반응을 보였다.누구를 탓하기보다 자신이 지혜롭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구속될 수도 있다고 했나. 나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해불안해하는 것 같아 검찰 조사에 사실 그대로,기억나는 대로만 답하고 처분에 따르면 된다고 일렀다. ●미국에서 국내 상황 파악했나. 다소 알고 있었던 것 같다.도주한 최성규 전 총경과 골프쳤다는 보도에 격분했다. ●홍걸씨는 어떤 사람인가. 내성적이고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성장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데 그 때문이 아닌가 한다. ●김홍걸씨의 건강 상태는. 처음에는 긴장감 등으로 상당히 굳어 있었으나 이제는 좀 풀린 것 같다.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바로 접견을 요청하고 식사나 잠은 꼭 챙기라고 말했는데 피로가 덜 풀렸지만 조사를 잘 받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오늘의 눈] ‘엉뚱한 불똥’ 튄 서울시

    최규선 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김 전 부시장이 최씨의 돈을 김홍걸씨에게 전달한 사실이수사결과 드러났고,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유상부 포스코회장과 홍걸씨가 면담할 때도 함께 자리를 하는 등 ‘최씨-홍걸-김희완’커넥션의 핵심인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김씨가 최근 뉴스메이커로 부상하면서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때아닌 속앓이를 하고 있다.언론에서 김희완씨를 들먹일 때마다 항상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소개해 시민들에게 아직도 ‘서울시=복마전’으로 인식될까봐 걱정하는 것이다.사실 서울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복마전으로 불렸다.수서사건을비롯해 수많은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서울시의 이름이거명됐었다.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고건(高建) 시장이 취임한 이후많이 개선됐다.고 시장은 지난 4년 내내 ‘복마전’이란말을 서울시에서 털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민원 온라인 공개시스템’을만들어 전세계에 전파했고,부정부패에 관련되면 가차없이 처벌한다고 천명하기도 했다.그 결과 ‘반부패’영역에서 그는 나름대로 인정을 받아왔다.‘클린 맨’이란 이미지를 얻었고,실제 지난해에는 ‘세계청렴인상’도 받았다.‘서울시=복마전’이란 인식을없애는 데도 성공했다. 그런 서울시와 고 시장이 김씨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이미 4년 전에 서울시를 떠났고,고 시장과는 아무런 연관도없는 사람인데도 언론에서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라고 소개해 시민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김씨는 지난 96년 조순 시장 말기에 서울시에 들어와 1년6개월 남짓 정무부시장으로 일하다 고 시장 취임과 함께 시를 떠났다.그는 재직할 때 특별히 잘한 일도,특별히 못한일도 없는 그저 ‘흘러간’ 정무부시장으로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서울시에 큰 빚을졌다. 시장실의 한 직원은 “한 시민이 시장실에 전화를 걸어 ‘시장은 세계청렴인상도 받았는데 부시장은 왜 그 모양이냐.’고 흥분해 해명하는 데 비지땀을 흘렸다.”며 하소연했다. 조덕현 전국팀기자 hyoun@
  • [사설] 속속 드러나는 ‘파크뷰 특혜’

    성남시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의원 등 유력인사 5명이 선착순 분양에 앞서 우선분양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특혜분양 의혹은 결국사실이었던 것이다.시행사측에서는 “분양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층을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실수요자에게 우선 분양했으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상식에 어긋나는 변명이다. 특혜분양 여부는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이들이 다른 분양신청자에 비해 우선분양이라는 편의를 제공받은 자체가 특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그 당시 공개하지않고,그것도 의혹이 제기된 초기에는 시치미를 떼다가 뒤늦게 공개한 것도 냄새가 난다.실수요자에게 우선 분양했다는말도 설득력이 없다.우선분양자 중 한 사람인 김옥두의원의경우 부인,아들,시집간 딸까지 3채나 분양을 받았다.길을 막고 물어봐도 이를 특혜가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더구나 김 의원은 문제의 아파트 부지가 상업용지에서 주상복합지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의혹을 받았고,초기 해명 때는 3채 분양 자체를 숨기기도 했다. 이들이 이면계약 등으로 싼값에 분양을 받는 등 ‘금전적혜택’을 받지 않았다 해도 문제의 아파트 분양 경쟁이 100대 1이었으며 프리미엄 또한 수천만원대에 이르렀으므로 경쟁없이 정상 가격으로 분양받은 자체가 막대한 금전적 혜택을 받은 것이다.더구나 이들은 말썽 소지가 있자 서둘러 해약하고 계약금 5000만∼7000만원을 고스란히 돌려 받았다고한다.통상 계약자가 자의로 해약할 경우 분양가의 10%가량인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이 관행인데 계약금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면 특권적 지위가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이들이 전매 차익을 포기하고 굳이 해약을 택한 것은 분양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검찰은 특혜분양과정의 위법성과 함께 이곳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의혹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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