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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 희화화한 죄?

    대선을 희화화하고 국격을 떨어뜨린 죄? 17대 대선에서 톡톡 튀는 공약과 발언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허본좌’라는 애칭을 얻은 허경영(58·경제공화당 총재)씨가 결국 철창에 갇히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영만)는 23일 허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허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서울남부지법의 김선일 공보판사는 “증거인멸을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 데다 의도적으로 유력 정치인과의 거짓된 친분을 앞세워 선거에 이용하려 했던 범죄의 중대성도 있다.”면서 “사진 합성과 개인능력 과대포장 등으로 향후 총선에서도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할 새로운 범죄의 가능성도 있어 영장을 발부했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해 10월쯤 배포된 무가지 신문에 자신을 찬양하고 과장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찍은 것처럼 합성한 사진을 선거 공보에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표와의 결혼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허씨는 영장실질심사 전 “대선에 나갔고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인데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하는 법률상담Q&A] 등기부 등본 확인이 부동산 계약체결 ‘제1조’

    #사례신혼부부인 갑과 을은 결혼전 모아놓은 자금과 대출금을 합하여 조그마한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하고 주말마다 아파트를 보러 다니다가 마침내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발견하고 이를 구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매매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니,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혹시 계약을 잘못 체결해서 소중한 돈을 날리게 되는 건 아닌지 매우 신경이 쓰인다. Q:신혼부부가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주의해야 할 점은. A:요즘 부동산 특히 아파트 매매계약의 경우 매우 정형화되어 있고, 대부분 부동산중개업자의 도움을 받아 체결하기 때문에 비교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법률상 중요한 사항을 미리 알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과 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의해야 할 전형적인 몇 가지 사항을 알고 있다면 잘못된 부동산 매매계약으로 발생하는 법적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우선 계약을 체결할 때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매도인이 등기부상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인지 신분증과 비교해 확인해야 한다. 만약 계약하는 상대방이 자신이 매도인의 대리인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할 경우, 그 대리인의 신분증과 매도인 본인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요구해 사본을 받아 놓는 것이 좋다. 또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부동산에 대해 저당권 등 제한물권이나 가압류, 가처분 등 처분제한 등기, 예고등기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를 현재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도 알아 보아야 하고 아파트의 사용관계에 대해서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전기, 가스, 수도 등의 요금 납부 영수증을 확인해서 현재 공과금 등이 미납된 것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서상 부동산의 표시는 등기부의 표제부 중 표시란에 기재된 것과 동일하게 기재해야 한다. 또 계약서상 매도인은 등기부상 소유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람이어야 함이 원칙이며 대리인의 경우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확인해야 한다. 매도인 또는 매수인이 개인이 아닌 회사(법인)라면, 먼저 계약상대방인 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보고, 현재 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이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반드시 그 회사의 이름과 대표자의 이름을 계약서에 기재해야 한다. 매매대금과 그 지급날짜를 정확히 기재하고 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대금은 한글과 아라비아 숫자로 나란히 기재하는 것이 안전하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중도금 약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당사자는 계약금만 주고받은 상태에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 경우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여야 하고, 매도인은 계약금의 2배를 반환해야 한다. 특약사항은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재하는 것이 좋다. 또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기 전에 등기부를 확인해 권리의 변동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재복 서울중앙지법 민사부 부장판사
  • 세계 최고 털복숭이男 인터넷에 공개구혼

    “온몸의 털까지 사랑할 수 있나요?” 세계에서 가장 털이 많은 사람인 중국의 위전환(于震環·29)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구혼에 나섰다. ‘킹콩’ ‘털소년’ 등의 별명을 가진 위전환은 최근 3년간 사귀어온 연인과 이별한 후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 위해 온라인 중매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렸다. 그의 연애를 관심있게 지켜보던 네티즌들에게 “3년을 사귄 연인과 얼마 전에 관계를 정리했다.” 며 “부모님은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서둘러 연인을 찾는 이유를 밝혔다. 위전환은 “많은 여성들이 털로 뒤덮인 내 외모 때문에 충격을 받는다.”면서 “그러나 ‘킹콩’처럼 무서운 모습 속에 부드럽고 여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한편 위전환은 세계에서 가장 털이 많은 사람으로 지난 2002년 기네스북에 등록됐으며 2006년에는 음반을 출시해 록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3) 내 아이, 왜 공부에 재미를 못붙일까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33) 내 아이, 왜 공부에 재미를 못붙일까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쯤 생길까요.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변합니다. 스스로 공부계획을 짜고 계획에 맞춰 공부하기 시작합니다.‘힘드니까 쉬었다 해라.’ 해도 ‘조금만 더 공부하고 쉴게요.’라면서 책상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반가우면서도 내심 며칠이나 갈까 했더니 ‘게임은 재미없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를 왜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을까요.’라고 반문까지 합니다. 어느 집 아이인지 참 부럽습니다. 우리 아이도 이 아이처럼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환상적인 아이를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실제로 대다수 가정에서는 오늘도 공부를 사이에 두고 부모와 자녀 간에 끝없는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밀린 학습지는 산을 이루고, 하라는 공부는 뒷전에 버려두고, 하지 말라는 게임이나 인터넷에만 정신이 팔려 있고, 학원은 가라고 해야만 가고, 숙제나 준비물은 등교 전에나 간신히 생각해내는 아이들이 대다수입니다. 왜 아이들은 이토록 공부하기를 싫어할까요. 때가 되면 밥을 먹으려 하고 때가 되면 잠을 자려고 하는 것처럼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공부를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먹는 것처럼, 자는 것처럼 공부 좀 해봐라.’며 질책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진짜로 먹는 것과 자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배가 고파야 음식을 찾고 졸려야 자려고 합니다.‘고파야, 졸려야’, 즉 결핍되어야 그 결핍되는 것을 채우려는 욕구가 생기고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행동합니다. 그림 ‘마슬로(Maslow)의 욕구 위계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결핍과 그에 따른 욕구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에게 중요한 욕구와 욕구 간에도 만족되어야만 하는 순서가 있음을 심리학자인 마슬로는 밝혀냈습니다. 옆 그림은 욕구 위계를 나타낸 것입니다. 마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7단계로 구분했으며 아랫단계가 만족되어야 윗단계 욕구가 생기는 피라미드 형태를 보인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물과 음식, 공기, 적절한 기온과 같이 생존에 꼭 필요한 생리적 욕구입니다. 우리는 이 욕구 때문에 먹고, 마시고, 숨쉬며, 너무 덥거나 추운 곳을 피하려고 합니다. 생리적 욕구가 만족되지 않으면 아예 인간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욕구입니다. 따라서 배가 고프거나 영양 불균형이 되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더 이상 배고프지 않고, 더 이상 목마르지 않게 되면 그 다음 욕구인 안전의 욕구가 생깁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체적·심리적 위험이 주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벗어나서 편안하게 지내고 싶어합니다.“공부를 못하면 혼내주겠다.”는 부모나 교사의 말과 표정은 아이 입장에서는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두 번째 단계까지 충족되면 세 번째 욕구인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로 넘어갑니다. 부모, 형제, 친구와 함께 있고 싶어하는 욕구입니다. 학교에서의 따돌림이나 가정에서의 편애는 이 단계에서의 불만족을 가져옵니다. 네 번째 단계는 의식주 걱정도, 위험도, 내몰림도 없을 때 생기는, 이제는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존중의 욕구단계입니다. 내가 얼마나 유능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안정되어 있고 의지할 만한 사람인지를 타인에게 승인받으려는 욕구입니다. 존중의 단계를 지나서 다섯 번째 단계가 되어서야 비로소 생기는 욕구가 앎의 욕구, 즉 지식에의 욕구 및 이해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욕구, 다른 말로 공부의 욕구가 생깁니다. 공부의 욕구가 만족되면 여섯 번째 단계는 공부를 통해서 얻은 정신적 산물에 대한 심미적 욕구인 조화와 질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고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지금까지 욕구 충족을 통해 얻은 내적·외적 결과를 통합해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가 생깁니다. 오늘도 공부 때문에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부모는 내 아이가 마슬로의 욕구위계에서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배 고프고, 사랑 고픈 아이에게 공부 고픈 아이가 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열린세상] 측근의 역할/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열린세상] 측근의 역할/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한번은 교내 어떤 교수가 내게 와서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그간 친분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기에 왜 이런 말을 내게 하는지 처음엔 의아했다. 말미에 그 의문은 풀렸다. 누군가 잘못된 정보를 그에게 알려줬고, 그는 나를 통해 자신의 입장이 총장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했다. 관련 부서장과 의논해 보라고 하자 그는,“누가 총장의 측근인지”를 묻고는 돌아갔다. 안타깝게도 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총장의 측근이 아니었음은 물론 총장의 측근이 누구인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상하게도 측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가 권력을 갖게 되면, 그 주변의 사람과 소통하려고 안달들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누구의 측근임네 하고 사기를 치는 일도 가능해진다. 시장, 국회의원, 판·검사는 물론, 기업의 임원이나 연예인들도 측근들이 나서서 권력을 휘두른다. 집안의 대소사도 혼자 치르기 어려운 것이 세상살이다. 당연히 가까운 사람과 의논하여 결정하고 진행한다. 가정에서는 배우자와 부모자녀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일 게다. 이들이 어떤 조언을 하고 협력을 하느냐에 따라 일을 잘 치를 수도 있고 반대로 온 친척들한테 욕을 먹을 수도 있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주변인물들이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린다. 그중에서도 단연 정두언 의원의 출현이 두드러진다. 나 같은 정치 문외한도 그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세간에 드러났는지를 알 수 있다. 정 의원은 서울 정무부시장시절부터 그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고 이 당선인의 신뢰 속에서 성장한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이다. 대통령의 측근이 유능하고 신뢰를 받는다는 것은 국민의 한 사람인 나로서도 감사할 일이다. 측근이 대통령을 어떻게 보좌하고 세상과의 소통을 중간에서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할 수도 있고, 패거리 문화의 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는 측근들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도 하지 않던가. 근래 언론에 비친 정 의원의 모습을 보면서, 이명박 당선인이 부디 나라를 잘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에, 걱정이 생겼다. 며칠 전 그는 총리와 장관 예정자들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 나라에 사람이 너무 없다며, 인선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조그만 동네에서 통반장을 뽑을 때도 어려움이 있는데, 하물며 나랏일 할 사람 찾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실제로 그는 이 당선인의 측근으로서 다음 정부 인선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어떤 공식적 위치에도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언행에 보다 신중함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나라에 사람이 없다.”는 표현은 대통령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혹시 사석에서 한 말이었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으나, 정 의원은 이제 어떤 상황에서도 사적인 언행을 할 수 없는 위치에 와버렸음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사람들이 정 의원 주변에 몰려들고 있다. 그가 당선인의 최측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자들도 그 주변을 맴돌면서 당선인의 정책구상과 정책방향을 확인하고 예측하려 할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과 손 닿으려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이 몰려들겠는가. 정 의원은 자신의 능력과 성실함이 주변상황으로 인해 오염되지 않도록 무엇보다도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이 당선인도 진정 정 의원을 신뢰하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자 한다면, 누구보다도 그를 엄격하게 관리해야만 한다. 국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 곁에, 진정한 대통령 측근으로서 소임을 다한 정 의원이 함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 ‘원각사 100돌’ 1년내내 공연

    ‘원각사 100돌’ 1년내내 공연

    원각사는 지금의 서울 광화문 새문안교회 자리에서 판소리와 창극,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올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극장이다.1902년 협률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는데,1906년 문을 닫은 뒤 1908년 7월 이인직·박정동·김상천이 건물을 빌리고 내부를 수리해 극장을 만들었다. 정동극장은 원각사의 옛 터전에서 가까운 서울 중구 정동에서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이념으로 1995년 출범했다. 이 극장의 마당에 원각사를 중심으로 ‘근대 5명창의 한 사람’으로 창극 활성화에 앞장섰던 이동백의 동상이 세워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정동극장이 원각사 설립 100돌을 맞아 연중기획으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갖는 것은 ‘원각사의 적자(嫡子)’라는 정체성을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싶다는 의도일 것이다. 정동극장의 원각사 기념무대는 1월과 6월,10월에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이달 ‘정동명인뎐’에 이어 6월에는 젊은 감각을 가진 새로운 시대의 전통예술인들 4명을 선정하여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아트 프런티어’,10월에는 원각사 설립 주역의 한 사람인 이인직이 자신의 1908년작 신소설을 바탕으로 공연한 ‘은세계’를 무대에 올린다. 손진책이 연출을 맡아 현재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은세계’를 창조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정동명인뎐’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인간문화재) 14명을 포함한 80명의 명인·명창·명무가 참여한 가운데 11일 막을 열어 26일까지 열리는 ‘작은 극장의 큰 무대’이다. ‘창극의 탄생’을 주제로 삼은 11∼12일은 판소리 다섯마당과 입체창 ‘수궁가’, 그리고 ‘흥보가’와 ‘심청가’의 한 대목을 인간문화재급 명창들의 소리로 즐길 수 있다. ‘춘향가’와 ‘심청가’의 인간문화재 성우향과 성창순,‘흥보가’와 ‘수궁가’ 보유자 박송희와 남해성, 그리고 ‘적벽가’의 보유자인 송순섭과 보유자 후보 김일구가 이틀 동안 나누어 출연하는 초특급 무대이다. 왕기석과 유수정, 김학용, 정미정, 임향님 등 차세대를 이끌고 갈 명창도 대거 등장한다. 18∼19일은 ‘안팎의 우리 춤’이다. 김주홍과 노름마치의 ‘비나리’에 이어 고성오광대의 인간문화재 이윤석의 ‘덧뵈기 춤’과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하용부의 ‘밀양북춤’이 펼쳐진다. 채상묵과 임이조, 윤미라, 김운선 등 대표적인 춤꾼들이 망라됐다. ‘소리와 악기’를 주제로 삼은 25∼26일은 명인들의 산조와 각 지방의 토속적인 소리들이 어우러진다. 인간문화재 문재숙과 이생각, 김영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가야금산조와 대금산조, 거문고산조를 들려준다. 서도소리 인간문화재 이은관의 ‘배뱅이굿’과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의 ‘긴아리랑’, 김영임의 강원소리, 최경만의 ‘호적풍류’ 등도 마련된다. 피날레는 이광수와 한국민족원의 비나리가 장식한다. 오후 7시30분.2만∼3만원.(02)751-1500.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李-朴 공천 갈등 ‘아직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 특사를 맡으면서 두 진영의 공천 갈등 향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갈등은 잦아들까, 확대될까. 일단 6일까지 주말 동안 이 당선인측과 박 전 대표측의 기류만 놓고 보면 부정적인 답변이 우세해 보인다. 이 당선인의 측근인 이방호 사무총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론’을 폈다. 이에 박 전 대표측은 이른 시일내에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당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며,‘2차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중국 특사를 하기로 한 것과 공천은 별개의 문제라고도 했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4·9 총선 공천에서 현역의원 중 최소 35∼40% 이상은 바뀔 수밖에 없다. 영남권의 물갈이 비율을 수도권보다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밀었던 의원보다 이 당선인을 도왔던 의원들을 더 많이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표 측근 유승민 의원은 “사무총장은 당 지도부의 지침을 받아서 실무를 하는 사람인데, 자신의 사견을 마음대로 밝힌 것이라면 당 지도부에 어떤 처분을 내릴지 물어봐야 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 당선자 측이든, 박 전 대표 측이든 어느 쪽이 적게 교체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특정 지역이나 특정 계파를 물갈이하겠다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측 김무성 최고위원도 “공천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특정인의 생각이 반영된 비민주적 공천은 안 된다.”고 가세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측의 강한 반발기류는 박 전 대표가 오는 14일을 전후해 특사로 중국 방문에 나서는 일정에 관계없이 공천과 관련해 가시적 성과가 나올 때까지 이들이 ‘1월 공천론’을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대선을 거치며 ‘친이(親李)-친박(親朴)’이었던 당내 구도가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의원 등이 포함되는 구도로 복잡해진 점 역시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쉽게 결론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당장 16일 한나라당과 인수위 간의 당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당 지도부와 인수위원 첫 상견례에서도 공천 문제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중국 방문을 전후해 이 당선인과 회동을 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서 공천에 대한 시각차를 비교해 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똥바가지(홍종의 글·이현주 그림, 국민서관 펴냄) 어머니가 필리핀 사람인 망이는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똥지게를 지고 다니며 똥을 푸는 망이 할아버지는 걸핏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른다. 할아버지가 들도 다니던 똥바가지는 집을 나간 아버지가 똥통에 던졌던 철모였고, 아버지는 그 철모를 쓰고 광주민주화항쟁을 진압했던 가해 군인이었다. 예쁘고 영어 잘하는 서양인과 까맣고 가난한 아시아·아프리카인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허울뿐인 다문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입장에서 고뇌하며 반추하는 광주민주화항쟁의 단면들이 묵직한 모습을 드러낸다.‘똥바가지’는 감추고 싶은 것들, 그러나 용기 있게 드러내야만 떳떳해지고 또 치유 받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8000원. 초등 5년 이상.●그 밖에 여러 분(이가을 글·정승희 그림, 창비 펴냄) 버려진 폐교에 꽃씨를 뿌리고 책을 채워 ‘자연학교’를 일궈낸 ‘땡감’ 선생님은 정작 군청이 세워준 기념비에선 이름이 빠졌다. 온통 ‘높으신 어른들’ 이름으로만 채워진 기념비를 보고 어리둥절해진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자신의 이름이 “여기 있다.”며 가리킨다. 기념비 끝에 쓰인 ‘그 밖에 여러분’. 세상의 진짜 주인공들에 관한 동화. 작가의 단편 7편이 실렸다.8500원. 초등 3년 이상.●아우슈비츠의 바이올린(야엘 아상 글·세르주 블록 그림, 양진희 옮김, 시소 펴냄) 2차 대전 중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독일군의 강요로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유대인 음악 교사 시몽은 바이올린 켜는 게 고통스럽다. 이슬람 소년 말릭은 알제리 전쟁에서 죽은 바이올린 연주자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음악이 무섭다. 음악으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시몽과 말릭의 우정을 그렸다.8500원. 초등 5년 이상.
  • 세계 최고의 ‘게으름뱅이’ 대회 美서 개최

    미국에서 정초부터 세계 최고의 ‘게으름뱅이’를 뽑는 이색 대회가 열려 관심을 끌고있다. 이른바 소파에 앉아 감자칩만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인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의 최고봉을 가리는 것.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에 위치한 ESPN 존 레스토랑(ESPN Zone restaurant)에서는 ‘얼티메이트 카우치 포테이토 대회’(Ultimate Couch Potato Competition)가 열려 자타가 공인(?)하는 4명의 게으름뱅이가 경합을 벌이기 시작했다. 대회는 지금(현지시간 2일 오전 12시 40분) 이 시간에도 참가자들간의 한치양보 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42인치 고화질 플라즈마 텔레비전을 통해 스포츠 경기를 시청 중이다. 이들은 TV 시청 내내 무제한으로 음식과 음료수를 주문할 수 있으나 8시간에 한번씩 주어지는 화장실 이용시간을 제외하고는 자거나 자리에서 떠날 수 없다. 또 최종 우승자는 2인용 소파와 고화질 TV를 포함해 5000달러(한화 약 470만원) 상당의 상금을 받게된다. 이 레스토랑 마케팅 매니저인 수잔 아브람선(Susan Abramson)은 “지금까지 기네스기록에 등록된 최고 시간은 69시간 48분이었다.” 며 “참가자들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안하면 될 뿐이지만 극도의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우치 포테이토 콘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경기 참가 이유와 최고의 카우치 포테이토가 되고 싶은 이유등을 200자 내로 적은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분양광고 없던 ‘쓰레기 매립장’ 업체 상대 손해배상 청구 가능

    #사례친구 사이인 전업주부 A와 B는 우연한 기회에 서울시내의 한 신축 아파트 주변에 지하철역과 테마공원이 들어선다는 분양광고를 보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자금조달에 대한 계획 없이 성급히 분양받은 A는 계약금과 2차례의 중도금까지만 어렵게 납입했다. 또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분양계약을 해제하려고 한다. 반면 B는 분양대금을 모두 납입하고 아파트에 입주했다. 하지만 분양업체에서 광고했던 것과 달리 아파트 주변에 지하철역이 생기기는커녕 쓰레기매립장이 건설되고 있었다. Q:A는 어떤 방식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나 A:A가 계약금만 지급했다면 민법 제565조에 따라 계약금을 포기하고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중도금이 지급된 이상 단순히 위와 같은 방법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결국 구체적인 계약서 조항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아파트 표준공급계약서에 의하면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중도금을 1회라도 납부한 뒤에는 매도인의 동의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매수인의 사정에 의해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부담하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또 매도인의 과도한 위약금 책정을 방지하기 위해 공급대금 총액의 10% 정도만을 위약금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A처럼 중도금을 일부라도 지급한 경우 원칙적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지만 분양계약서에 분양업체의 동의를 얻거나 매수인의 사정으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부담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Q:B는 분양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 A:최근의 대법원 판례는 아파트 분양업체가 아파트 단지 인근에 쓰레기 매립장 건설이 예정되어 있거나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분양계약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분양업체는 수분양자가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B는 분양업체가 모집공고를 내며 쓰레기 매립장이 건설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분양업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최근 주택공급의 확대 등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업체는 교통, 공원, 학교시설이 들어선다는 등의 분양광고를 통해 미분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수분양자들은 대금지급조건이나 과대광고만 보고 성급하게 분양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아파트와 상가 분양계약의 경우에는 임대차보호법과 같이 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이 없어 계약체결시에 입지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계약서 작성시 (1)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권리관계 확인 (2)입주예정일의 명확한 기재 (3)분양계약 해제의 경우 위약금 조항 확인 (4)분양광고 내용 중 중요사항 계약서 기재 (5)대금지급 시기 및 방법을 특정하고 특약사항 확인 등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들어가며 아파트·연립주택·상가(이하 ‘아파트 등’이라 약칭한다) 분양계약이라 함은 분양자가 아파트 등의 소유권을 수분양자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수분양자가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아파트 등의 분양계약은 그 분양시기에 따라 아파트 등이 준공된 후 분양되는 ‘완공 후 분양계약’과 아파트 등이 완공되기 전에 분양되는 ‘완공 전 분양계약’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보통은 완공 전에 아파트 등의 분양이 이루어지고,아파트 등의 수분양자는 분양계약 후 장기간을 요하는 공사기간 중 분양자의 계약 불이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또한,시행사인 분양자가 제시한 정형화된 분양계약서 양식에는 수분양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의 약관이 포함되는 경우가 빈번하여 수분양자를 위한 법률정보가 필요합니다. 이하에서는 수분양자의 입장에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기초지식과 분양계약 체결시 확인사항,아파트·공동주택·상가 분양계약에 공통적으로 발생되는 분쟁의 유형을 검토하고 그에 따른 일반적인 대책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계약 체결시 유의사항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 최소한 다음 사항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① 분양계약서의 분양자(매도인)가 시행사인지,시공사인지,신탁사인지를 명확히 확인하고 분양계약을 체결하기를 바랍니다.분양계약의 분양자는 원칙적으로 시행사입니다.다만,시행사가 신축건물에 관한 사업을 시공사 혹은 신탁사와 공동으로 시행하는 경우에 한하여 시공사 혹은 신탁사도 분양계약의 분양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시행사는 시장조사,토지매입,사업시행,건축 인·허가,분양,홍보,시공사 선정,입주자모집 등 신축건물에 관한 사업을 책임지고 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시공사는 시행사와 신축건물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신축건물의 완공을 책임지기로 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관리)신탁사는 신축건물의 처분,즉 분양계약의 관리 및 분양대금의 입출금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를 의미합니다. ②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개인이 아닌 회사(법인)인 경우,먼저 계약상대방인 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보고,현재 계약을 체결하는 사람이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반드시 그 회사의 이름과 대표자의 이름을 계약서에 기재하여야 합니다.또한 대표이사가 날인을 함에 있어 대표이사 개인 도장이 아닌 법인인감을 사용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고,분양계약서와 아울러 법인인감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③ 신축건물 완공 전 분양의 경우 신축건물 부지에 관한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그 부지에 대하여 저당권 등 제한물권이나 가압류,가처분 등 처분제한 등기,예고등기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④ 시행사(분양자)로부터 분양을 대행하도록 위임받은 분양대행사를 통해 분양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분양대행자 또는 분양대행업체의 직원들의 말만 믿고 그들이 보장해 준다는 내용이 그대로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되고,분양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에 한하여 분양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합니다. ⑤ 분양계약서에 입주예정일(아파트 등 주택) 혹은 입점예정일(상가)에 관한 규정 및 입주예정일 불이행에 따른 지체보상금 약정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바랍니다. ⑥ 분양자 및 수분양자의 각 귀책사유로 분양계약이 해제될 경우 위약금 조항(일반적으로 공급대금 총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정함)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바랍니다.분양자의 귀책사유로 분양계약이 해제될 경우 분양자는 수분양자에게 공급대금 총액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분양계약서에 명시하면 향후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손해액의 입증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⑦ 계약금,중도금 및 잔금을 지급하기 전에 등기부를 확인하여 권리의 변동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이들 금액을 지급하는 때에는 영수증을 받아두어야 합니다. ⑧ 분양계약시 분양목적물에 설정되어 있는 기존의 제한물권 등기를 말소하거나,동종업종의 입주를 제한,혹은 수분양자에 유리한 다른 업체의 입주를 보장하는 것과 같은 특약사항을 합의하는 경우가 많은데,이러한 특약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분양계약서에 명시적으로 규정하여야 특약사항의 해석과 관련한 추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발생하는 분쟁의 유형 ●분양계약 당사자 관련 분쟁 ●분양계약서에 시행사와 시공사가 기재되어 있는 경우 신축 분양목적물의 시행사는 보통 중소기업체이고,시공사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건설회사여서 수분양자들은 대부분 시행사의 자력보다는 시공사의 자력을 믿고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고,분양대금도 보통 시행사 및 시공사의 공동예금계좌로 입금하도록 되어 있어 수분양자들로서는 시행사 및 시공사 모두 분양자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더욱이 일간지에 분양광고를 하면서 시행사는 작게 표시하고 인지도가 높은 시공사는 크게 표시하여 시공사만을 부각시키며,분양계약서에 시행사 및 수분양자의 권리의무 뿐만 아니라 시공사의 권리의무도 규정하고 있고 시공사로서 분양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경우가 많아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으로서는 시공사도 분양계약의 당사자로서 권리의무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러나 분양계약서에 시행사와 수분양자가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고,시공사는 시공사로서 책임을 지고 준공한다는 내용으로 서명·날인을 한 경우 분양계약의 주체는 시행사와 수분양자입니다.시공사는 단지 분양목적물의 준공을 책임질 의무만 있을 뿐,이러한 사정만으로 시행사와 공동으로 분양계약을 한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사안에 따라 시공사가 시행사와 공동으로 재건축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재건축사업 및 분양사업을 사실상 주도하는 경우에 있어서는,시공사를 시행사와 공동사업자로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분양계약의 당사자는 시행사와 수분양자입니다. ●분양계약서에 시행사,시공사,관리신탁사가 기재되어 있는 경우 시행사 및 시공사는 분양목적물의 신축·분양사업과 관련하여 시공사의 공사대금의 지급을 담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공사를 우선수익자로 정하여 관리신탁사와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고,관리신탁사로 하여금 분양계약 관리 및 분양대금 입출금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내용의 대리사무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분양계약서에는 위 3사가 모두 기재되어 있어 수분양자로서는 분양계약의 당사자를 위 3사 모두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분양계약서의 ‘매도인’란에 시행사만 기재되어 있고,그 아래 시공사,관리신탁사가 각 기재되어 있으며,시행사,시공사,관리신탁사 대표이사의 기명·날인이 되어 있으나,시공사는 공사도급계약서상에 명시된 한도 내에서 책임준공을 하고 공사시공과 관련한 업무를 제외한 모든 업무에 관해서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과,관리신탁사는 대리사무계약에 따라 위임된 분양계약의 관리 및 분양대금 입출금 업무를 수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경우입니다.이러한 경우,수분양자는 시공사 및 관리신탁사가 시행사와 공동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 시행사의 분양계약상의 의무를 연대하여 이행하겠다는 묵시적 특약을 하였으므로 시행사와 연대하여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분양계약의 당사자는 시행사만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위약금약정 관련 분쟁 분양계약에서 수분양자 또는 분양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는 공급대금의 10%를 분양자 또는 수분양자에게 귀속시킨다는 내용의 위약금 약정을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분양대금에 비하여 과도한 금액이 계약금으로 지급된 경우 계약의 해제에 책임 있는 당사자라 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계약금의 과다함을 주장 입증하여 그 중 일정부분을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입주예정일 관련 분쟁 ●분양자가 분양계약서에 정한 입주예정일 혹은 입점예정일을 지키지 못한 경우 일반적으로 수분양자는 분양자의 입주의무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는 있습니다.다만,수분양자는 분양자에 대해 입주의무이행을 최고하여도 이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분양자의 잔대금지급에 관해 이행제공을 하여야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분양자가 입주의무를 불이행하여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는데,수분양자가 위 분양대금지급의무에 관한 이행제공 혹은 분양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음으로써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던 중 분양자가 입주의무를 이행하면,수분양자로서는 분양자의 입주의무 불이행에 관하여 분양계약서에서 정한 지체상금을 청구하거나 위 분양대금에서 지체상금의 공제를 주장할 수 있을 뿐입니다. ●분양계약서에 입주예정일을 명시적으로 약정하지 않은 경우 수분양자는 건물의 완공 및 입주에 필요한 합리적인 상당한 기간 내에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경우 분양자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할 때에는 분양자의 입주의무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다만,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위 해제시 잔대금에 관한 이행의 제공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합리적인 상당한 기간’은 분양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경위,분양계약 체결을 전후하여 당사자가 예상하고 있었던 건물의 완공 및 입주 예정일,건물의 규모와 용도,그러한 건물을 신축하는 데에 통상 소요되는 기간,당초 예상하지 못한 사정의 발생 여부와 그에 대한 귀책사유,다른 수분양자들과 사이에 체결된 분양계약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분양자가 분양계약서에 정한 입주예정일 혹은 입점예정일을 지키지 못한 경우 일반적으로 수분양자는 분양자의 입주의무불이행을 이유로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는 있습니다.다만,수분양자는 분양자에 대해 입주의무이행을 최고하여도 이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분양자의 잔대금지급에 관해 이행제공을 하여야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분양자가 입주의무를 불이행하여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는데,수분양자가 위 분양대금지급의무에 관한 이행제공 혹은 분양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음으로써 분양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지 않던 중 분양자가 입주의무를 이행하면,수분양자로서는 분양자의 입주의무 불이행에 관하여 분양계약서에서 정한 지체상금을 청구하거나 위 분양대금에서 지체상금의 공제를 주장할 수 있을 뿐입니다. ●소유권이전등기의무 관련 분쟁 분양목적물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경우 수분양자로서는 이와 같은 부담이 있는 분양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을 경우 향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미변제 등으로 인한 경매를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이러한 분양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의 이전을 원하지 않게 되는바,이러한 사유를 들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분양목적물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나 가압류등기가 말소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수분양자는 분양자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최고하고,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 한하여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분양 목적물의 형상 변경에 따른 분쟁 건축물이 완공되기 전에 체결되는 상가 분양계약의 경우,일반적으로 계약체결시 목적물을 완벽하게 특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그래서 분양자는 점포의 위치를 특정하지 않은 채 분양면적만을 정하여 분양을 하거나,분양계약 당시에 나와 있는 평면도 상으로 점포의 위치 또는 호수를 특정하여 분양을 하게 됩니다.이런 경우 수분양자는 분양계약 체결시 분양자가 제공하는 도면을 상세히 살펴서 상가점포의 위치 등을 특히 주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상가점포의 위치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점포의 위치 변경이 현저한지 여부를 주로 참작하되,설계변경이 불가피하였는지,점포의 위치변경을 수분양자가 추인하였는지 또는 수분양자가 계약 당시 그러한 사정을 알 수 있었는지 여부,분양자가 점포의 위치변경을 수분양자와 협의하였는지 등도 부수적 사정으로 함께 고려하고 점포의 위치변경으로 인한 분양계약의 목적 달성 여부를 검토하여 목적달성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비로소 계약해제가 가능합니다.분양계약 체결 후 상가건물이 완공된 후에 비로소 기둥 등 장애물이 생겼다면 전체 면적 대비 기둥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상가의 용도 등을 고려하여 계약의 목적달성이 불가능하다면 계약해제할 수 있습니다. ●개발비 관련 분쟁 상가분양계약의 경우 분양자는 분양대금 외에 일정금액을 개발비로 책정하여 수분양자로부터 지급받는 경우가 있습니다.상가분양계약에서 개발비는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인테리어 비용과 홍보 등 상가활성화를 위한 활동비용으로 쓰입니다.개발비의 사용용도에 대한 분쟁도 있지만,주로 분양계약이 해제 또는 취소되는 경우 분양대금과 마찬가지로 개발비도 반환하여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됩니다. 분양계약이 해제 또는 취소되는 경우,① 개발비 약정이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 경우라면 일반적으로 분양계약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으로 개발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② 개발비약정이 분양계약과 별도로 이루어졌거나,분양계약이 해제되면 개발비를 반환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이 있는 경우 위 약관이 불공정하여 무효가 되지 않는 한 개발비의 반환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허위·과장 광고 분쟁 상품의 광고행위는 대부분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청약의 유인으로 이해됩니다.왜냐하면 청약이란 장래 체결할 계약내용에 관한 특정의 가능성 및 더 나아가 그 표시를 통해 법적 구속을 받겠다는 확정적 의사를 담고 있어야만 하는데,상품의 표시나 광고는 대개 공급될 상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 표시된 내용에 따라 계약을 체결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려 수신자로 하여금 청약을 해 올 것을 촉구하는 의미만을 갖고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분양자가 허위·과장 광고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취소하기 위하여는 문제된 광고의 내용이 단순히 정보 제공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분양계약체결 과정에서 계약의 내용으로 되었어야 합니다.광고가 계약의 내용으로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역시 분양계약서입니다.당사자들이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하고,그것이 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이었다면 계약서에 이를 명시하였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수분양자가 막연히 분양대행사의 설명이나 광고를 신뢰하였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계약해제,취소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행이자 5% 시대에 누리는 최상의 수익가치’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지 않거나 계약 목적물 자체가 아니라 주변상가의 임대수익의 시세를 알리는 광고의 경우에는 분양자의 수익보장 의사가 담겨 있다고 해석할 수 없습니다.또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일정 수익률의 보장을 광고하는 경우에도 그 실현 여부가 상가의 위치만이 아니라 경기변동 등과 같이 분양자의 예측이나 관리·지배 영역 밖에 놓여 있는 요소들에 의하여 좌우되므로 일정 수익률의 보장광고만으로 곧바로 그 내용에 관한 분양자의 확정적 구속의사를 추론하기는 어렵습니다.상거래의 특성상 다소의 과장·허위가 수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측면에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고 계약의 내용으로까지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분양대행사나 분양계약체결 담당자들이 전매차익이나 임대수익을 보장한다고 구두로 약속을 하였다는 주장도 많이 제기되는데,구두 약속만 있는 경우는 그러한 약정이 있었는지 인정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분양대행사가 상가의 각층별 임대보증금 및 월세가 기재된 예상표 등을 보여주면서 분양계약체결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는데,분양계약서에 그와 같은 사실을 명시하지 않는다면,그러한 임대수익은 상가가 정상적으로 분양되고 상가형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경기가 좋은 것을 전제로 하는 예상에 불과하고 분양계약의 내용으로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파트의 외형·재질에 대한 광고에 관하여 대법원 2007.6.1.선고 2005다5812,5829,5836 판결에서는 ‘분양계약의 목적물인 아파트의 외형·재질에 관하여 별다른 내용이 없는 분양계약서는 그 자체로서 완결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아파트 분양계약은 목적물의 외형·재질 등이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및 각종 인쇄물에 의하여 구체화될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보아,광고 내용 중 도로확장 등 아파트의 외형·재질과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통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수분양자들 입장에서 분양자가 그 광고 내용을 이행한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은 그 광고 내용이 그대로 분양계약의 내용을 이룬다고 볼 수 없지만,이와 달리 온천 광고,바닥재(원목마루) 광고,유실수단지 광고 및 테마공원 광고는 아파트의 외형·재질 등에 관한 것으로서,콘도회원권 광고는 아파트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부대시설에 준하는 것이고 또한 이행 가능하다는 점에서,각 분양계약의 내용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업종제한 특약사항의 불이행 관련 분쟁 분양계약서에 업종제한에 관하여 명시한 경우 지정업종에 대한 경업금지의무는 수분양자들뿐만 아니라 분양자에게도 적용됩니다.분양자는 상가의 다른 점포를 제3자에게 분양함에 있어 중복되는 업종으로 분양하지 않을 의무,수분양자의 영업권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수분양자들의 업종변경을 승인할 의무,업종제한 규정에 위반하는 수분양자들에 대하여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업종제한의무의 이행을 확보할 의무 등을 부담합니다.수분양자는 분양자의 이러한 의무위반을 이유로 한 계약 해제가 가능합니다. 또한 수분양자,수분양자의 지위를 양수한 자,점포를 임차한 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의 점포 입점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상호간의 업종제한에 관한 약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수분양자,양수인,임차인은 업종제한 의무를 위반한 다른 수분양자,양수인,임차인에 대하여 영업금지청구권을 가지고 이를 피보전권리로 하여 법원에 영업금지가처분 신청 및 영업금지청구소송도 가능합니다.이 때 동종영업금지청구권의 범위는 분양계약이나 관리단 규약에서 특별히 정한 바가 없다면,통상 같은 건물의 같은 층 내 뿐만 아니라 동일한 상권을 이루는 같은 건물 내에 있는 모든 점포에 미칩니다. ●계약해제의 절차와 관련한 분쟁 보통 분양계약시 수분양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분양자는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해약할 수 있다고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이는 계약금만 수수된 상황에서 적용되는 것입니다.따라서 중도금이 수수된 이후에는 이런 조건으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으며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등 계약해제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분양자가 수분양자에게 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계약해제에 따른 정산금을 지급하고 수분양자가 명시적인 이의유보 없이 분양자가 제공하는 계약해제에 따른 정산금을 수령하였다면,당시 수분양자가 계약해제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거나,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에서 위 정산금을 수령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는 분양자가 주장한 계약해제 사유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이를 묵시적 계약의 해제라고 하는데,수분양자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상관없는 사정에 의하여 계약을 해제당하는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하여서는 위와 같은 정산금 수령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 대응요령 수분양자가 분양자를 상대로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원상회복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지급한 정도에 따라 아래 사항을 주의·확인하기 바랍니다. ① 분양계약 체결 및 계약금 지급 → ② 중도금 분할 지급 → ③ 잔금 지급 ①단계(계약금만 지급한 상태)에서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들어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수분양자는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하여야 합니다. 수분양자는 분양계약서에 정한 위약금조항을 근거로 계약금의 배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분양계약서에 위약금조항을 두지 않았을 경우에는,수분양자로서는 분양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을 경우 얻을 수 있었던 이행이익을 입증하여 청구하거나,분양자의 이행을 믿고 지출한 비용인 신뢰이익의 손해를 분양자가 그러한 지출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그것이 통상적인 지출비용의 범위 내에 속한다는 것을 입증하여 신뢰이익을 이행이익의 한도 내에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② 단계(계약금 및 중도금을 지급한 상태)에서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들어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수분양자는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하여야 합니다. 분양자의 불이행의무가 수분양자의 대금지급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예를 들어,입주의무 불이행,소유권이전등기의무 불이행,분양목적물 인도의무 불이행의 경우),우선 분양자에게 분양자의 의무의 이행을 최고하면서,수분양자의 잔금지급에 관한 이행제공을 하여야 합니다.소 제기 전에 이와 같은 이행최고 절차 및 이행제공을 하지 아니하였다면 소 제기 이후라도 즉시 이와 같은 절차를 밟아야만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들어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하기 바랍니다. 수분양자는 원상회복으로 기지급 분양대금의 반환 및 손해배상으로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지급 분양대금에 대하여는 지급된 날로부터 법정이자를 청구할 수 있으나,위약금 등의 손해배상은 청구한 다음날로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③단계(잔금을 지급한 상태)에서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들어 분양계약을 해제하는 경우 수분양자는 분양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하여야 합니다. 수분양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위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기지급 분양대금의 반환 및 손해배상으로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다만,기지급 분양대금에 대하여는 지급된 날로부터 법정이자를 청구할 수 있으나,위약금 등의 손해배상은 청구한 다음날로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분양자가 분양자를 상대로 분양계약에 따른 분양목적물의 인도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경우,수분양자는 분양목적물의 점유이전금지 가처분 및 처분금지 가처분 등의 보전처분을 해 두어야 향후 본안 소송에서 승소를 하여 집행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김윤권 서울중앙지법 민사부 부장판사
  • [서울신문 신춘문예-소설당선작] 우유의식/홍희정

    홈쇼핑 채널에서는 석류 즙에 대한 소개가 한창이었다. 쇼 호스트는 활기찬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의 장점을 연신 강조했다. 중년의 여자 탤런트가 과장된 몸짓으로 와인 잔에 석류 즙을 따라 부었다. 살포시 눈을 감은 채 석류 즙을 마시는 그녀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며 텔레비전 화면에 가득 찼다. 고개까지 젖히며 잔을 비운 그녀는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거꾸로 든 빈 잔을 머리 위로 올리고 흔들어 보였다. 누군가가 입 꼬리를 옆으로 잡아당긴 것처럼 웃는 그녀의 얼굴은 의욕이 넘쳐 보였다. 활기찬 그녀와는 달리 나는 젖은 빨래처럼 팔, 다리를 늘어뜨린 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판단력이 사라진 채 멍하니 텔레비전만 바라볼 뿐이었다. 내 머리는 우주를 떠받들고 있는 듯 무거웠다. 눈은 가물가물해서 자꾸만 시야가 흐려졌다. 나는 당장이라도 텔레비전을 끄고 깊은 잠을 자고 싶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끄고 나면 그나마 남아 있던 잠의 꼬리마저 도망쳐 버릴 것 같았다. 나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꿈을 꾸는 것이 두려워 쉽게 잠들지 못했고, 그것이 불면증으로 이어진 케이스였다. 며칠 전에 들른 병원에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심리적인 문제일 거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는 적정량의 수면제로만으로는 잠이 오지 않았고 그나마 처방 받은 수면제도 다 먹어 버린 지 오래였다. 철이 들면서부터 나는 늘 같은 꿈에 시달려 왔다. 사실 그것은 꿈이기 이전에 오래전 내가 겪은 일이었다. 나와 동생은 이불도 깔리지 않은 방에 함께 누워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낮에 비를 너무 많이 맞고 돌아다닌 우리는 온몸이 젖은 채였다. 동생은 어디가 아픈지 자꾸 기침을 했지만 나는 너무나 피곤해서 눈을 뜨지 못했다. 동생을 돌볼 사람이 나뿐이라는 사실도 버겁게만 느껴졌다. 한참 동안 계속되던 동생의 기침 소리가 갑자기 커지더니 이내 작아졌다. 그제서야 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방안은 너무 캄캄해서 동생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더듬거리며 동생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손끝에 닿는 동생의 얼굴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동생이 죽은 뒤로 나는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방안 구석에 서 있는 지금의 내가, 동생의 얼굴을 더듬는 어린 나를 바라보는 꿈이었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에는 항상 어린 내가 지금의 나를 날카롭게 응시했다. 그때마다 나는 번뜩이는 어린 나의 시선에 몸이 굳어 버렸다. 잠에서 깨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여 보아도 온몸이 꽁꽁 묶인 듯 꼼짝할 수가 없었다. 나도 모르게 꿈속의 장면을 떠올리던 나는 늘어뜨린 팔, 다리가 굳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휴대폰을 열어 화면에 나오는 홈쇼핑 주문 전화번호를 눌렀다. 자동주문 전화는 1번, 상담주문 전화는 2번이라는 안내 멘트가 끝나기도 전에 나는 2번 버튼을 힘껏 눌렀다. 버튼을 누르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상담원과 연결이 되자 나는 주저하지 않고 상품을 주문했다. 나의 신용카드 번호와 주소를 확인하는 상담원의 목소리에 나의 손은 떨림을 멈추었다. 하지만 주문을 마치고 휴대폰을 닫자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웃음소리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리모컨을 들어 텔레비전을 껐다. 그리고 바닥에 있던 옷가지를 주워 입고 무언가에 도망치듯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새벽 3시의 주택가 골목은 고요했다. 가로등 불빛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건너편 동네의 아파트를 바라보니 드문드문 불이 켜 있는 창문들의 모양이 무표정한 이모티콘처럼 보였다. 나는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집 근처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캄캄한 골목에 내가 신은 슬리퍼 소리가 타박타박 울렸다. 목적지도 없이, 그것도 새벽 3시란 시간에 동네를 어슬렁대는 것은 짝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나의 감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 나는 문득 외롭기도 했다가 갑자기 서럽기도 했다가 느닷없이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가 결국엔 허무하기도 했다가 나중엔 내 자신이 우스워졌다. 괜히 나온 것 같아 후회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는 싫었다. 운 좋게 잠이 든다 해도 반복될 꿈이 두려웠다. 나는 항상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까지 가서야 눈을 뜨곤 했다. 꿈에서 깨고 나면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늦은 새벽까지 내 전화를 받아주던 친구들도 하나 둘 떨어져 나가 이젠 전화를 걸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홈쇼핑을 보며 상담전화를 걸어 물건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주문하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깨어 있는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할 뿐이었다. 열 평 남짓한 나의 원룸은 홈쇼핑으로 주문한 물건들이 뜯지도 않은 상자 채 쌓여 가고 있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만치 불이 켜진 편의점 간판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갑자기 나는 깨어 있는 누군가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슬리퍼 바닥이 땅에 부딪치며 나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결국 나는 편의점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편의점의 문을 힘주어 열자 전자음의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높은 톤의 음악소리는 단순하지만 날카로웠다. 카운터 쪽을 바라보니 아르바이트 생인 듯한 남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졸고 있었다. 편의점에는 그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 나는 냉장 코너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우유와 삼각 김밥과 오렌지주스를 차례로 한 번씩 들어 올렸다 다시 내려놓았다. 식욕이 없어서인지 머릿속이 멍하기만 했다. 나는 결국 캔 커피를 집어 들고 카운터로 갔다. 잠을 자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언제나처럼 그것밖에는 마시고 싶은 것이 없었다. 나는 계산대로 걸어가 캔 커피를 올려 놓았다. 그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캔 커피를 들었다가 조금 거칠게 카운터에 다시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깨어날 줄을 몰랐다. 그가 자는 모습에 나는 자꾸만 불안해졌다. 그를 깨우고 싶은 마음을 참느라 캔 커피만 만지작거렸다. 차가운 캔 위에 맺힌 물방울이 나의 손을 적셨다. 당장이라도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고 싶었다.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의 어깨가 아닌 나의 가슴께로 젖은 손을 가져갔다. 평소에 나는 누군가가 잠든 모습을 보면 명치끝이 답답해지곤 했다.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이 숨마저 얕게 쉬고 죽은 듯이 잠을 잘 때면 동생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 뚜껑을 덮어 버린 커다란 항아리에 갇힌 것처럼 두려움에 휩싸였다. 때문에 장소에 상관없이 누군가가 자는 모습을 보면 참지 못하고 깨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지하철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유독 미동도 하지 않고 잠든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황급히 그들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잠에서 깬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거나 몹시 화를 냈다. 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노력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자고 있는 사람을 보면 얼굴을 돌리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아도 어느새 상대의 어깨를 흔드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이번에도 나는 혹시 그가 숨을 쉬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초조한 마음에 그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그의 가슴은 호흡에 따라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에 나는 막혔던 숨이 터지듯 안도했다. 나는 그를 조금 더 가까이서 관찰했다.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그는 몹시 피곤해 보였다. 고개가 뒤로 젖혀지면서 저절로 반쯤 벌어진 입주변이 하얗게 부르터 있었다. 하지만 유난히 힘차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그의 호흡만은 의욕이 넘치는 듯 활기차게 느껴졌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한 호흡이었다. 나는 캔 커피 따위는 잊어버린 채 한참 동안 그의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심각한 꿈을 꾸는지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말로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활기차고 부지런한 모습으로 자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카운터에 손을 집고 서서 그의 얼굴 가까이 내 얼굴을 가져갔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코로 공기가 듬뿍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의 코끝에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갔다. 들락날락하는 공기가 나의 손끝을 부드럽게 간지럼 태웠다. 그것은 새끼 고양이가 엉킨 실타래를 풀며 장난을 치듯 따뜻하고 평온한 기분이 들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감긴 그의 눈꺼풀 안쪽에서 눈동자가 움직이며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제서야 나는 그에게 너무 가까이 가 있던 자신에게 놀랐다. 그가 갑자기 깨기라도 한다면 곤란한 상황이 될 게 뻔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손바닥에 땀이 흥건히 고였다. 나는 황급히 편의점 문 쪽으로 걸어갔다. 편의점 문의 손잡이를 잡은 채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곤하게 자고 있는 그가 몹시 부러웠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잡이를 잡은 나의 손끝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문을 밀었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전자음의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어. 어서 오세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인사말부터 한 그는 들어오는 게 아닌 나가려는 자세의 내 모습을 보고 의아스러워하는 듯했다. 나는 손잡이를 잡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의심받을 행동을 한 건 없지만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망설이던 나는 그를 향해 말했다. -들어오려던 게 아니라 막 나가려던 참인데…… 별로 살 게 없어서요. 새벽 3시에 일부러 편의점을 찾아온 사람이 하는 말로는 적당하지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은 듯 그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불필요한 말이 자꾸 나왔다. -캔 커피를 사려고 했는데 자는 모습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요. 그는 손등으로 눈을 비비더니 웃으며 말했다. -깨우셔도 되는데 그랬네요. 지금 계산해 드릴게요. 그제서야 나는 캔 커피를 카운터에 그대로 놔둔 것이 생각났다. 할 수 없이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에게 카운터에 올려져 있던 캔 커피를 건네었다. 그러자 바코드를 찍으며 그가 말했다. -밤에 이런 거 좋지 않아요. 그는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담담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듯한 목소리는 그가 자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돈을 꺼낼 생각은 못하고 그의 정수리만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들어 쑥스러운 듯 웃는 그의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그가 캔 커피의 바코드를 한 번 더 찍었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 캔 커피를 가져다 넣고 우유 두 개를 꺼내 왔다. 그는 입구를 조금 연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눌렀다. 나는 그가 하는 행동을 묵묵히 바라보았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전자레인지가 멈추었고 그는 따끈해진 우유 팩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는 우유 팩을 손에 쥔 채 편의점에서 함께 아침을 맞았다. 그는 전에도 가끔 캔 커피를 사러 온 나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늦은 새벽에 커피를 사는 내가 의아스러웠다고도 했다. 커피를 마시며 편의점을 나가는 내 뒷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쓰였었다며 웃는 그의 얼굴이 성실해 보였다.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그 웃음을 믿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웃는 얼굴 따위야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저 그가 힘차게 숨을 쉬며 자던 모습만 떠오를 뿐이었다. 그는 나에게 밤에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궁금한 것을 순수하게 물어볼 수 있는 그의 태도도 잠든 그의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나는 커피와 상관없이 어차피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내 말은 들은 그가 자신은 밤에 실컷 잘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에 일하고 낮에 잘 수밖에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가 야간에만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의 햇빛 정도야 괜찮았지만 그때를 제외한 시간에는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 빨간 반점이 생기며 참을 수 없이 따가워져서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나는 주변에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본 적은 있었지만 그만큼 심한 사람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살갗이 찢어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짐작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 뒤로 나는 새벽 3시면 매일 편의점에 들렀다. 그런 시간들이 한 달쯤 지나자 우리는 함께 잠드는 사이가 되었다. 아침 6시에 그는 퇴근을 하면서 항상 우유 두 개를 들고 내가 사는 원룸으로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편한 식사로 차가운 우유를 마시는 시간에 우리는 식탁에 마주 앉아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를 마셨다. 매일 반복되는 행동은 우리에게 하나의 의식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것을 ‘우유 의식’이라고 부르며 웃곤 했다. 불면증이었던 나도 그와 함께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편안히 잠들 수 있었다. 비록 보통 사람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죽은 듯이 자고 싶었던 때와 비교하면 호사스러운 시간이었다. 나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잠자리에 누우면 언제나 상대보다 늦게 잠이 들었었다. 그리고 상대가 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 애정이 생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곤 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아려왔다. 상대도 언젠가는 사라질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그는 언제나 내가 잠들 때까지 깨어 있어 주었다. 싱글 침대 위에서 그와 꼭 붙어 있으면 힘차게 뛰는 그의 심장소리가 나에게 전해졌다. 규칙적인 그의 심장박동과 나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나는 안도하며 잠이 들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잠에서 깬 내가 불안함에 황급히 그를 찾으면 그는 항상 씩씩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그런 그의 곁에서는 신기하게도 나는 꿈을 꾸지 않고 잘 수 있었다. 가끔 미세한 불안함이 고개를 들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나는 호흡에 따라 힘차게 오르락내리락하는 그의 가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힘차고도 부드럽고도 성실하게 숨을 쉬며 자는 그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그가 나의 원룸에 찾아오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는 백화점에 가서 두 개의 머그잔을 구입했다. 우유팩도 나쁘진 않았지만 머그잔에 담아서 데운 우유는 온기가 더 지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머그잔에 담긴 우유를 마시며 나는 그에게 아르바이트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는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 중 네 번의 밤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엔 나와 데이트를 했다. 그와 함께 하는 데이트는 해가 없을 때만 가능했으므로 우리가 집을 나설 때는 언제나 밤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없는 캄캄한 공원을 걷기도 했고,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명동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배가 고프면 24시간 문을 여는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다리가 아프면 비디오 방에 가서 영화를 보았고, 때때로 PC방에서 서로에게 총을 쏘는 게임도 했고, 찜질 방에 가서 구운 계란을 먹기도 했다. 그와 데이트를 하며 나는 밤에도 깨어 있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예전에도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들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추상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는 밤에도 사람들이 살아 있다는 구체적인 느낌을 갖게 되었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밤에는 예전에 홈쇼핑에서 주문했던 물건들을 함께 뜯어보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껍질째 넣어도 무엇이든 주스가 된다던 주서기에 파인애플을 통째로 넣고 갈아보기도 하고, 소나기가 와도 완벽한 방수가 된다던 등산화를 신고 샤워를 하기도 했다. 한번은 하루에 한 포씩 먹으면 좋다는 석류 즙을 한꺼번에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는 13포째 봉지를 뜯다가 포기를 했다. 그리고 26포의 석류 즙을 마시고 27번째 봉지를 뜯는 나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말리는 그의 모습이 우스워서 나는 일부러 3포를 더 마셨다. 여름인데도 반팔 옷을 입지 못하는 그가 나를 말리며 진땀을 뺐다. 그는 햇빛 알레르기 때문에 언제나 긴 팔과 긴 바지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녔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긴 옷을 벗지 않았다. 그런 그가 안쓰러워 나는 원룸에 있는 단 하나의 창문에 까만 도화지를 꼼꼼히 붙였다. 하지만 그는 긴 옷을 입는 게 습관이 되어서 피부를 내놓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그가 편하게 자는 걸 바랐으므로 그가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피부끼리 닿는 부드러운 감촉도 좋을 테지만 뽀송한 면 티에서 느껴지는 감촉도 좋았다. 우리가 편히 잠들 수만 있다면 나는 어떤 감촉이라도 상관없었다. 매일매일이 한결같이 흘러갔다. 그가 퇴근을 하는 아침이면 나는 식탁 위에 두 개의 머그잔을 올려놓고 그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와 있으면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처음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우유 의식’을 하며 예전에 내가 잠들지 못했던 이유를 말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더블 침대를 하나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가 편하게 자는 것을 바라면서도 미세하지만 집요하게 느껴지는 불안감에 침대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 결심을 하고 나자 그의 귀가가 더욱 기다려졌다. 그런데 평소 같으면 벌써 도착했을 그가 오지 않고 있었다. 시계는 6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기에 나는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불안했다. 그는 휴대폰이 없어서 내가 연락을 할 방법도 없었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 지속되자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일이 없어졌다고 했다. 나 역시 그와 지내는 동안 그에게 전화연락을 할 일 따위는 생긴 적이 없었다. 그는 성실했고 한결같았다. 그런 그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나는 편의점에 가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별 일 아닐 것이라고 밀려오는 불안감을 외면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사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나 자신을 다독거렸다. 그러나 습관이란 무서웠다.7시까지 깨어 있던 나는 불안함과 나른함에 결국 선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하지만 그것은 예전에 내가 꾸었던 꿈과는 달랐다. 그와 내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는 나에게 등을 보인 채 누워 있었다. 항상 내가 잠들 때까지 나를 안아주던 그였는데 이상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동그랗게 구부려진 그의 등에 몸을 꼭 붙이고 그의 겨드랑이 사이로 나의 팔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크고 단단한 그의 등에 귀를 대었다. 나는 숨을 쉴 때마다 커다랗게 부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는 그의 등과 가슴을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의 등은 조금의 움직임도 없이 딱딱할 뿐이었다. 나는 팔을 좀 더 뻗어 그의 왼쪽 가슴에 손바닥을 대보았다. 힘차게 뛰어야 할 그의 심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당황스럽고 무서워 그를 깨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내 눈에 눈물이 차 올라 그의 모습이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뒤틀려 보였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그의 어깨를 잡아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내 쪽을 향하면서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진 얼굴이 툭 하고 침대위로 떨어졌다. 아니 그것은 얼굴이 아니고 가면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표정이 떨어져 버린 그의 얼굴로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 그의 얼굴이 아닌 동생의 얼굴이 있었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날카로운 괴성이 나의 뱃속 깊은 곳에서 터져 나왔다. 잠에서 깬 나는 한참 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감긴 눈이 뜨거웠고 목구멍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흘릴 수도 소리를 지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내가 겨우 눈을 떴을 때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식탁 위의 머그잔은 아까 내가 놓아둔 모습 그대로였다. 나는 몹시 불안해졌다. 편의점에 가보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났다. 물에 젖은 듯 무거워진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자꾸만 다리가 휘청거려서 신발을 신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때 문밖에서 누군가가 디지털 키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열리고 평소처럼 그가 현관으로 들어섰다. 분명히 내 앞에 서 있었지만 나는 그가 유령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그를 힘껏 밀어버렸다. 무방비 상태였던 그는 휘청거리더니 넘어지고 말았다. 반은 어리둥절하고 반은 미안한 듯한 표정으로 그가 몸을 일으켰다. 그는 많이 걱정했냐고 말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아직 꿈의 잔상에서 깨지 못한 나는 그의 손길을 거칠게 쳐냈다. 교대할 아르바이트 생이 늦게 오는 바람에 편의점을 비울 수가 없어서 늦었다는 그의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의심의 독이 내 몸을 가득 채웠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그의 머그잔을 밀쳐 버렸다. -당신 말 따위 믿지 않아. 그의 머그잔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면서 머그잔의 손잡이가 깨져 버렸다.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말하던 그도 주춤하는 듯했다. 그의 태도가 나를 더욱 동요하게 만들었다. 내 몸은 마비가 되는 것처럼 뻣뻣해져 왔다. -남겨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당신이 알기나 해! 나도 모르는 말이 내게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그를 향해서 하는 말인지 오랫동안 꿈속에 나타난 동생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식탁을 집고 있는 내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때 그가 떨고 있는 나의 손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그의 손은 가을 단풍잎처럼 빨갛게 변해 있었다. 순간 나는 햇빛 알레르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머니에 넣고 달리려니까 빨리 달릴 수가 없어서…… 느릿한 그의 말에 나는 누군가의 농담에 받아칠 말을 찾지 못하는 사람처럼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는 손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에게 살갗이 찢어지는 아픔은 물론이고 더 큰 상처까지 준 것 같아 고통스러웠다. 그 일이 있은 뒤에도 그의 생활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일주일의 네 번의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세 번의 밤은 나와 함께 보냈다. 달라진 거라곤 아침 6시가 되어도 누워 있기만 하는 나를 대신해 그가 머그잔에 우유를 담아 데우는 일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작은 침대에 그와 몸을 붙이고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그의 면 티에서 더 이상 아무런 촉감도 느낄 수 없었다. 꼭 붙어 있는 우리의 몸 사이로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오는 것만 같아 숨이 막혔다. 그가 나를 꼭 안을수록 내 마음은 줄을 놓쳐 버린 풍선처럼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의 품에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그런 나 때문에 그도 잠을 자지 못했다. 그는 점점 야위어갔다. 하지만 나는 그를 위해서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었다. 새벽 3시의 골목과 같은 침묵이 우리 사이에 계속되고 있었다. 머그잔을 앞에 놓고 마주 보고 있어도 온몸이 땀에 젖도록 서로를 붙인 채 밤을 새 보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아르바이트가 없을 땐 예전에 갔던 밤의 장소에 나를 데리고 가기도 했지만 나는 어디를 가도 무표정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번에는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며 내 앞에 석류 즙이 가득 담긴 상자를 끌고 왔다. 나는 그가 내 손에 쥐여 주는 석류 즙 봉지를 멍청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시작, 이라고 힘차게 외친 그는 정말 누군가와 경쟁이라도 하듯 빠르게 봉지를 비워 가기 시작했다. 그는 봉지를 제대로 뜯을 새도 없이 허겁지겁 석류 즙을 마시기 시작했다. 거칠게 봉지를 뜯는 그의 손에 석류 즙이 이리저리 튀었다. 그가 즐겨 입는 하얀 티 위로 석류 즙이 흘러내렸다. 주변에 쌓이는 빈 봉지가 늘어갈수록 그의 옷이 점점 더 붉어졌다. 나는 그가 쥐여 준 봉지를 손에 쥔 채 그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석류 즙을 마시던 그가 갑자기 ‘컥’ 하는 소리와 함께 마신 것을 토해 내기 시작했다. 석류 즙을 비운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모든 것이 쏟아져 나왔다. 방바닥은 물론이고 그의 얼굴과 몸 전체가 붉게 물들어 갔다. 그 모습은 마치 붉은 노을 앞에선 그를 연상하게 했다. 그는 언젠가 나에게 바깥에서 마지막으로 노을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두 팔을 벌린 채 저물어 가는 햇빛을 마음껏 받고 있는 그를 상상했다.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장면이 내 앞에 있는 그의 모습과 겹쳐졌다. 나는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처럼 그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붉게 충혈된 그의 눈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그것은 얼굴 위로 튄 석류 즙에 섞여 잔인하리만큼 아름답고 투명한 붉은색이 되어 흘렀다. 하지만 그는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계속해서 석류 즙을 토해 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는 더 이상 나를 위해 애쓰지 않았다. 며칠 뒤 출근을 한다고 나간 그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당연한 듯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그가 내미는 손을 잡았어야 하는 건지도 몰랐다. 하지만 자는 모습이 성실하기만 한 그에게 차마 내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이야기를 꺼내고 나면 이해 받고 싶어질까 봐 두려웠다. 나는 그에게 그럴 자격이 없었다. 매일 ‘우유 의식’을 함께해 준 그에게 조금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오늘도 같은 꿈이었다. 나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주체할 수 없이 온몸이 떨려 왔다. 할 수만 있다면 도망쳐 버리고 싶었다. 떠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하지만 나는 결국 머무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그의 어깨를 힘껏 내 쪽으로 돌렸다. 수십 번도 넘게 반복한 행동이었지만 나는 숨이 막혀 왔다. 그러자 그의 얼굴, 동생의 얼굴 그리고 어린 나의 얼굴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껴안고 싶은 마음과는 다르게 필사적으로 피할 뿐이었다. 손을 내저으며 최대한 몸을 작게 웅크렸다. 모든 상황이 잔인했다. 하지만 그들이 잔인한 것인지 내가 잔인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잠에서 깼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캄캄한 방안은 시간을 가늠할 수가 없었다. 작은 창문 위 까만 도화지는 조금의 틈도 없이 꼼꼼하게 붙어 있었다. 마치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은 생각에 나는 다시 숨이 막혀 왔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여름 바람이 훅하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저녁 6시였다. 나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한때 이곳에는 머그잔에 담긴 우유처럼 온기가 가득 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가 없는 일주일간 홈쇼핑에서 주문한 상품들이 방안을 채우고 있을 뿐이었다. 뜯지도 않은 상자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공허함은 커지기만 했다. 나는 식탁으로 걸어가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머그잔을 감싸 쥐었다. 손잡이가 없는 그의 머그잔에 담긴 우유가 찰랑거렸다. 아침에 따라놓은 우유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그가 떠난 뒤에도 매일 ‘우유 의식’을 거르지 않았다. 하지만 내 몫의 우유를 다 마신 뒤에도 여전히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 하는 ‘우유 의식’을 멈출 용기도 나에겐 없었다. 나는 ‘우유 의식’을 하고 나면 억지로라도 침대에 누워 잠이 오길 기다렸다. 그 기다림 끝에 잠이 들면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등을 보이고 누운 그를 꿈속에서 보았는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면서도 매번 두려웠다. 그와 지내는 동안의 ‘우유 의식’은 나의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는 버팀목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나의 삶을 조여 오는 올가미가 되어 있었다. 나는 갑자기 방안의 공기마저 쌀쌀하게 느껴졌다. 황급히 리모컨을 찾아 텔레비전을 켰다. 화면에는 두 명의 쇼 호스트와 한 명의 여자 탤런트가 하이 톤의 목소리로 석류 즙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석류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과 폴리페놀 성분이 피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들이 하는 말 중 몇 가지 반복되는 단어만이 띄엄띄엄 들릴 뿐이었다. 석류, 비타민C, 여성, 남성, 남녀노소, 온 가족, 활기찬, 여성,95%, 에스트로겐, 무이자 3개월, 온 가족, 활기찬, 하루 한 포, 석류, 매일 아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나는 휴대폰을 열어 홈쇼핑의 상담 전화번호를 눌렀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수화기 너머에서 경쾌한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음악은 내가 그의 자는 모습을 처음 보았던 날 편의점 문이 열리며 흐르던 음악소리를 떠올리게 했다. 상담원이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정성을 다하겠습니다.○○홈쇼핑입니다. 나는 가슴이 먹먹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자 상담원은 잠깐의 시간을 두고 나에게 다시 말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방송중인 석류 즙을 구매하시겠습니까? 나는 간신히 목소리를 짜내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하세요. 나의 인사에 그녀는 반복되는 말을 다시 건네었다.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그녀를 향해 질문했다. 석류 즙 한 포에 몇 개의 석류가 들어있나요? 네, 고객님. 한 포에 두 개 정도의 석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시 물었다. 석류는 국내산인가요? 그녀는 조금 당황하는 듯했지만 일관된 톤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최고급 이란산 석류를 사용합니다. 나는 그녀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한참 동안 질문을 계속했다. 나의 질문이 계속될수록 그녀의 말투는 빨라졌고 대답은 짧아졌다. 나의 마지막 질문에 그녀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한 상품정보를 참조한 뒤 다시 전화를 달라고 말했다. 더 이상 그녀는 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석류 즙을 주문하겠다고 말하자 그녀는 나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매우 빠르고 강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녀와 나 사이의 흐르는 침묵을 견딜 수가 없었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혹시 저 기억하세요? 여러 번 구매했었는데. 그러자 그녀가 상냥하지만 기계적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는 석류 즙 재구매 고객이시므로 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상담원의 말에 휴대폰을 놓친 채 일주일간 참아 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 [We랑 외국어랑 놀자-일어] 第一印象 (旅行59)

    A:あなたは人と初めて會った時,どんなところで相手を判斷しますか.(당신은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어떤 점에서 상대방을 판단합니까?) B:私は第一印象でその人を判斷することが多いです.ほかにも,身なりや話し方,顔立ちなんかで判斷することもあります.(저는 첫인상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외에도 복장이나 말투, 얼굴생김새 따위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でも,本當は明るい性格の人なのに,たまたま體の具合が惡くて暗いイメ-ジを與えてしまうこともあるんじゃないですか.(그렇지만, 정말로 밝은 성격인 사람인데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어두운 이미지를 보여주게 되는 일도 있지 않습니까?) B:そうですね.ですから,初對面の人への自己紹介は非常に重要なんです.(그렇습니다. 때문에 첫 대면의 사람에게 자기소개는 상당히 중요하지요.) A:そうですね.私もこれからは初對面の人の前ではできるだけ明るくふるまうようにします.(그렇군요. 저도 이제부터는 첫 대면의 사람 앞에서는 가능하면 밝게 행동하도록 하겠습니다.) B:それがいいですね.(그것이 좋겠죠.) ▶한자읽기:第一印象(だいいちいんしょう) 身(み)なり 初對面(しょたいめん) 相手(あいて) 顔立(かおだ)ち 非常(ひじょう)に 判斷(はんだん) 具合(ぐあい) 振舞(ふるま)う 세종외국어학원 일본어담당:윤병일 02)720-8587
  • [책꽂이]

    ●소동파사선(소동파 지음, 조규백 역주, 문학과지성사 펴냄) 당송팔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소식(동파)의 사(詞)중 118수를 정선해 역주했다. 필화사건으로 긴 유배와 유랑을 하는 과정에서도 농후한 서정성을 보여준 이 책은 유람, 회고, 송별, 애국사상, 담선(談禪), 농촌생활 등을 제재로 삼아 다양하게 자신의 울적한 심경을 에둘러 드러내고 있다.1만 4000원.●느와르(올리비에 포베르 지음, 이현웅 옮김, 도서출판 울력 펴냄)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계보를 잇는 디스토피아 소설. 약물로 국민을 통제하는 파시스트 사회를 통해 강자는 점점 관용을 잃어가고, 약자는 주변부로 내몰리는 현대 유럽 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1만 1000원.●12별자리 러브스토리(가쿠타 미쓰요ㆍ가가미 류지 공저, 장점숙 옮김, 문학수첩 펴냄) 별자리가 제각각 달라 각양각색의 성격을 지니게 된 남녀가 만들어가는 러브스토리를 맛깔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혈액형을 주제로 한 영화가 나오고 B형 남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래가 나오는 등 세태를 반영한 이책은 나오키상 수상작가와 점성술의 대가가 함께 써 화제가 됐다.1만 1000원.●케사랑 파사랑(다이도 타마키 지음, 이수미 옮김, 현문미디어 펴냄) 절실한 소망도 특별히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젊은이들을 내세워 네 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평범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던 주인공 지마키, 소타, 후유오와 하루오, 쓰루기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아주 사소한 어떤 일에 부딪히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인생이 한번쯤 살아볼 만 하다는 것을 깨닫는다.9800원.●황금당나귀(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지음, 송병선 옮김, 매직하우스 펴냄) 고대 로마의 작가가 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는 액자 형식으로 10개의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이 작품은 마법에 지나친 호기심을 갖던 주인공 루키우스는 정작 자신이 마법에 걸려 당나귀로 변하고 만다. 인간의 지성은 그대로인 채 당나귀의 모습을 하게 된 루키우스는 온갖 고통과 수모를 겪는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모습이었다면 도무지 알 지 못했을 일들을 경험하며 인간 세계의 숨겨진 단면을 볼 수 있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1만 5000원.
  • 우암 송시열의 글씨 ‘刻苦’ 첫 선

    지금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는 ‘직필(直筆)’이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을 가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학자이자 정치가인 동춘당 송준길(1606∼1672)과 우암 송시열(1607∼1689)을 통하여 도학자(道學者)들에게 글씨란 무엇인가를 살펴보자는 취지이다. 두 사람은 같은 은진 송씨로 동춘당이 세상을 떠나자 우암이 ‘공과 나는 성도 같으니 다만 부모만 다를 뿐’이라고 추모했을 만큼 가까웠다. 노론을 이끌었던 두 사람을 두고 정치적으로는 공과를 따질 수도 있겠지만, 양송체(兩宋體)라고 일컬어졌던 이들의 글씨는 조선후기 진경문화의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동춘당 고택에 있는 대전선비박물관이 소장한 동춘당의 ‘양기발처(陽氣發處)’ 8곡병풍과 ‘진로(振鷺)’ 8곡병풍, 우암의 안식처였던 화양을 이형부(1791∼?)가 그리고 발문을 쓴 ‘화양구곡도첩(華陽九曲圖帖)’ 등 처음 공개되는 희귀작품이 적지 않게 출품되어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발걸음을 가장 오래 머물게 하는 작품은 역시 우암의 ‘刻苦(각고)’이다. 세로 164㎝에 가로 82㎝의 대작으로, 마른 붓의 거친 필획 속에서 도학자의 꼿꼿한 기개가 그대로 전해져 온다. ‘각고’는 우암의 제자인 유명뢰가 스승에게 청하여 받은 글이다. 유명뢰가 비단글씨폭의 오른쪽, 우암의 또 다른 제자인 권상하와 정호가 각각 오른쪽과 아래쪽에 발문을 남겼다. 특히 “학문을 다잡아 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아까운 세월을 허송하는 것이 학자의 가장 큰 병통이니…‘각고’ 두 글자가 어찌 병통에 알맞은 좋은 처방이 아니겠는가.”라는 권상하의 발문은 그의 문집에 실려있어 일찍부터 후학들에게 가르침이 되어 왔다. 우암은 ‘주희가 아들을 공부시켜 타관으로 보낼 때는 근근(勤謹·부지런하고 삼감) 두 글자로 경계하였고, 임종시에는 주위사람들에게 견고각고(堅固刻苦·뜻을 굳게 갖고 열심히 노력함) 네 글자를 당부하였다. 이 여섯 글자야말로 후학들이 죽을 때까지 가슴에 새겨둘 일이 아니겠는가.’라는 글을 ‘송자대전(宋子大全)’에 남겼다. 우암은 주자가 당부한 여섯 글자를 가슴에 담고 있다가 다른 네 글자까지 모두 포괄하는 의미를 가진 ‘각고’ 두 글자를 제자에게 써주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암이 쓴 ‘각고’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글씨는 우암을 추종한 대표적 노론의 한 사람인 민유중(1630∼1687)의 집안에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알려진다. 권상하는 발문을 ‘지금 붓을 잡고 제(題)하려고 하니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 흐르는 땀이 옷을 적신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맹렬히 다스려서 힘껏 고쳐나간다면 또한 끝내 미혹하여 바른 길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니 삼가 서로 이를 힘써야 할 것이다.’라고 마무리했다. 권상하는 발문을 쓰면서 ‘백발이 성성한 때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다.‘각고’하기에 그래도 늦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시장에서는 ‘각고’를 탁본으로 찍어보는 체험행사도 열린다.‘직필’전시회는 내년 2월24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일반 5000원, 학생 4000원.(02)580-1284.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이명박 시대] 해외전문가 진단

    [이명박 시대] 해외전문가 진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명박 당선자는 한·미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2월과 9월 서울을 방문, 이 당선자를 만났던 한·미연구원의 돈 오버도퍼(존스홉킨스대 교수)의장은 19일(현지시간) 이 당선자가 “양국간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전하고 “미국측도 실무적이고 솔직한 이 당선자의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서 외교전문 기자를 지냈던 오버도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 한국의 모든 대통령을 만난 이례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압승에 놀랐나. -워싱턴에서도 이미 이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다만 그처럼 많은 득표를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김대중·노무현 2대에 걸친 진보 정권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한·미관계가 어떻게 변할까. -변화를 예상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내년에 대선이 실시되고 누가 대통령이 될지 모른다. ▶이명박은 한·미관계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신뢰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현재 신뢰가 부족하다고 했다. 그 때문에 양국 관계가 최선이거나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뢰 회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반면에 북한에 대해선 신뢰가 부족하다(not trustworthy)는 지적도 했다. ▶북한 핵 문제는 어떻게 풀릴까.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이명박 후보를 만났을 때 북핵 문제에 대해 정확한 보고를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9월에 만났을 때 북한 문제에 더욱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이 후보는 기꺼이 북한을 돕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도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대한 대가(Price)를 치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지원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은. -주한미군의 주둔이 한반도 평화와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한반도 통일 후에도 한동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은 어떤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나. -매우 실질적(Businesslike)이고 솔직한(Straig htforward)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보는 나와 대화를 하면서 노트북 컴퓨터를 꺼내놓고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통령 등 많은 정치인을 만났지만 노트북을 이용한 인물은 그가 처음이다. 이 당선자는 또 국제적인 경험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미국에서도 머물렀고, 현대건설에 있을 때 중동도 많이 방문했으며, 리비아의 카다피 지도자와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당선자의 외국 경험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외국 경험이 많지 않았다. ▶워싱턴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어떻게 보나. -대체로 이 후보가 실무적이고 솔직하기 때문에 쉽게 대화하고 일해나갈 수 있는 인물로 본다. ▶미국에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이 후보와 가장 조합이 맞을까. -정치적·개인적이라는 2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 또는 중도보수적인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 당선자와 잘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후보가 잘 맞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 당선자가 어느 후보와도 잘 지낼 것으로 본다. dawn@seoul.co.kr ■日 “후쿠다 총리와 셔틀외교 재개해야” 한·일간의 중단된 정상외교, 셔틀외교가 재개돼야 한다. 한국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된 만큼 경색된 한·일 관계를 푸는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아시아 중시외교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한국과의 근린외교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빛을 낼 수 없다. 현재 일본은 중국과의 외교기반은 닦아놓은 상태이다.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예전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나올 것 같다. 후쿠다 총리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을 추진하는 것도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일 정상간에는 포괄적인 외교가 요구된다. 역사·영토 문제는 분명한 원칙 아래 국익에 맞게 대응하면 된다. 쉽게 풀 수 있는 현안이 아닌 이유에서다. 후쿠다 총리는 취임 직후 한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키로 밝혔기 때문에 대화의 마당은 준비된 셈이다.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취지에 맞게 양국이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국은 또 대북정책에 있어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대북정책에는 시각차가 뚜렷하다. 일본이 가장 주시하는 분야이다. 북핵 문제에 있어 한국이 당사국이지만 6자회담 참여국인 일본의 협조도 중요하다. 북·일 관계가 진전돼야 북핵의 해결도 수월해지는 까닭에서다. 일본은 현재 납치문제를 북핵 문제와 한데 묶어 단계적으로 푸는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북·일 관계에 중재 역할을 꺼리면 안 된다. 북한도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경제적 협조가 필요하다.2004년 11월 끊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논의가 활발해 질 것 같다. 일본도 마냥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 물론 일본의 농업보호정책이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中 “韓中관계 기존 틀 큰 변화없을 것”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對) 중국 및 북한 정책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한·중관계도 이미 여러 방면에서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됐기 때문에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갈 수밖에 없다. 북한 당국이 아직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당선자와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북한은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만을 공격했을 뿐이다. 북한은 이 당선자가 남북관계를 동북아 국제정치의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앞으로 이 당선자의 말과 행동을 관찰한 뒤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당선자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이 당선자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발표된 공동성명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북한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다.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동북아 정책에 관한 결단이다. 한국은 미국의 이러한 결단을 잘 읽어야 한다. 대북관계에서 ‘엄격한 상호주의’같은 발상은 맞지 않다. 한국을 둘러싼 한반도와 동북아 관계는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옛날의 잣대로만 보면 안 된다.6자회담도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고 6개국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하나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 됐다. 중국은 한·중 FTA를 가능한한 조속한 시일내에 체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제 대통령을 내세운 이 당선자는 한·중 FTA 체결에 현 정부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생각된다. 퍄오젠이 中 사회과학원 한반도硏 비서장 ■佛 “북핵 폐기 이행 여부 중요한 변수” 한국에 10년 만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폐기 약속 준수 여부가 중요한 변수다. 이 문제는 아직도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향후 북한의 핵폐기 일정에 따라 한국 새 정부와 주변국과의 관계가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이전 대통령보다는 민족주의적 성향이 덜한 데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아시아 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대북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대 북한 긴장완화 정책에 계속 비판적이던 미국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는 지지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약속한 대로 핵폐기 일정을 잘 준수한다면 이명박 새 대통령이 이전 정권의 대 북한 정책을 완전히 바꾸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 경우라면 미국·일본과 블록을 형성해 새로운 대북 정책을 수립할 가능성도 있다. 어쨌거나 북한과 화해 무드를 유지하면서 통일로 나아가는 게 한국 정부에는 이익이다. 경제 분야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이명박 새 대통령은 세계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 당선됐다. 미국 경제가 후퇴하고 중국의 거품이 빠지는 국면이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이자율도 인상되고 있다. 이런 경제적 상황 때문에 새 대통령이 비록 친 기업적이고 경제 공약을 많이 내걸었지만 단기간에 한국이 경제발전에 속도를 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고드망 佛 아시아센터 소장
  • [한승원 토굴살이] 그러나 투표하러 간다/ 소설가

    [한승원 토굴살이] 그러나 투표하러 간다/ 소설가

    진실게임의 표적이 된 후보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은,“내가 BBK를 만들었다.”고 그 후보가 말한 영상 증거 앞에서 당혹해하고,“사퇴하라.”는 사면초가에 몰린 그는 ‘특검수용’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하게 되고, 신당 의원들과 한나라당은 의사당에서 그것을 놓고 사생결단을 하고 그 ‘이명박 특검’ 법안이 통과되고…. 과연, 미국 대사가, 이 땅의 대선 판국이 하도 재미있어, 만료된 임기를 연장해달라고 본국에 요청할 만하다. 외환 파동을 겪은 이 땅은, 미국에서 밀어닥친 전 지구적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해일에 함몰되었다. 이후 사람들 대부분은 밥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차지고 기름진 밥과 비단 옷은 사람을 비굴하게 만든다. 부정하고 부도덕한 밥을 향해,“흰 모래 밭에 혀를 박고 죽을지언정 그 밥은 안 먹는다.”고 하던 자존심은 찾아볼 수 없다. 의로움과 참된 이치 따라 역사가 굴러가든지 말든지, 내 주식과 펀드와 아파트값과 땅값 오르내리는 것에 일희일비한다. 전 지구적인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모든 사람의 마음을 타락시켰다.“청렴과 자존심과 남북통일이 밥 먹여주나?” ”통일 되어봐야 북한 사람들 먹여살리려면 골치만 아프게 된다.”하고 투덜거리게 하고,“신정아 변양균이도 한바탕 낭만 멋들어지게 즐긴 것이야. 이놈의 세상 못해먹는 놈만 병신이야.”하고 빈정거리게 만들었다. 몸 팔고 양심 팔아서 고기에 양주 마시며 호텔에서 즐기고, 명품 걸치고 외제차 굴리고 세계여행 다니며 골프 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밥 앞에 비굴해진 자들은, 부자와 큰 도둑이 내민 발바닥에 엉긴 밥풀을 개처럼 핥아먹는다. 총칼 들고 나라 훔친 도둑은 임금이 되고, 관치 구제금융 챙긴 큰 재벌은 그 돈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라면 한 봉지를 훔친 자는 옥살이를 한다. 큰 도둑과 큰 사기꾼과 큰 거간꾼은 그들의 크기와 성질에 따라 서로 바꿈질 흥정을 한다. 도둑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흰 얼굴로는 국회의원과 고급공무원과 시장과 판검사와 경찰서장과 더불어 단란주점에 가고 잔디밭에서 골프공을 두들기고, 검은 얼굴로는 은밀하게 도둑질을 한다. 서양 어느 나라에, 더러운 돈은 씻어버리고 쓰라는 속담이 있다. 이 땅 사람들은 돈뿐만 아니라, 얼굴에 피 칠한 사람이나 도둑질 경력 가진 사람의 양심과 얼굴을 씻어버리고 잘도 쓴다. 나랏돈 도둑질, 사기행각을 했을지라도 몇 달 옥살이하고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사면되어 다시 공민권을 되찾은 다음, 경제 재건과 정의와 진리의 사도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면, 양순한 백성이 표를 몰아준다. 나라에서 준 고급차에 비서들 거느리고, 의사당에서 장관들에게 호통치고, 공짜 비행기 타고, 기업체 사장들이 뒤 호주머니에 찔러준 돈맛을 본 그 벼슬아치들은 다음 또 다음 차례를 거듭 해먹으려고 작당을 하고 의사당 문짝을 전기톱으로 썰고…. 나라와 백성의 삶은 안중에 없다. 밥의 노예가 된 백성들은 따뜻한 밥 배불리 먹여준다고 하고, 아파트값 안 떨어지게 해준다 하고, 무엇을 들어서게 하여 땅값 오르게 해준다고 하면 황감하여 찍어준다. 얼마 전까지는, 후보가 전라도 사람인가 경상도 사람인가를 따지는 지역 편들기, 불교도인가 기독교도인가를 가리는 종교 편들기가 문제였고, 통일 문제가 선전구호였는데, 이제는 오직 밥이 문제일 뿐이다. 순한 양 같은 백성에게는 밥이 하늘이다. 원래는 신성한 밥을 말함이지만, 오늘에는 노예의 밥이 하늘이다. 아, 과연 그 하늘은 우리에게 어떤 대통령을 내려줄까. 어떤 대통령을 주든지 이 땅의 운명이라 여기고 수용해야 할까. 나 감히 하늘의 뜻을 웃으며 투표하러 간다. 한승원 소설가
  • [도토리 뉴스] 직장인 10명중 8명 “문화생활 주로 영화 관람”

    직장인들이 주로 즐기는 문화생활은 ? 답은 영화다.16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1172명에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인가.’라고 설문한 결과 81.1%가 ‘그렇다.’고 답했다. 빈도는 ‘월 1회’(29.6%) 내지 ‘월 2회’(23.2%)였으며, 한 달 평균 7만 4000원을 지출한다고 했다. 대부분은 영화 관람(79.9%)을 꼽았고 전시회(4.4%), 뮤지컬(3.8%), 콘서트(1.8%) 등도 있었다.
  • 중국문명대시야/베이징대학 중국전통문화중심 엮음

    베이징대학의 국가연구기관인 중국전통문화연구중심은 1994년 중국 문명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도출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필진은 문학, 역사, 철학, 고학, 종교, 예술, 지리, 민속, 과학기술 등 당대를 대표하는 석학 112명이다. 우안싱페이 베이징대학 국학연구원장을 책임편집자로 철학과, 중문과, 역사학과, 고고문화인류학과, 도시환경학과, 신문방송학과 등의 교수가 망라됐다. 중국 국영 CCTV는 이 원고를 바탕으로 1995년 150부작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제작하여 방영했다.1997년 중국21세기출판사는 이 원고를 일반 독자를 위한 역사문화서로 펴내자는 제안을 했고,2000여장의 도판을 추가하는 작업을 거쳐 5년 뒤인 2002년 모두 8권으로 중국역사의 지상(紙上)박물관이 세상에 나왔다. ‘중국문명대시야’(베이징대학 중국전통문화중심 엮음, 장연·김호림 옮김, 김영사 펴냄)는 이렇게 나온 ‘중화문명대시야(中華文明大視野)’를 우리말로 번역한 뒤 두 권 분량을 한 권으로 묶어 4권으로 출간한 것이다. 중국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른 편년체로 서술한 이 책은 ‘용과 중국민족’에서 시작하여 ‘쑨원(孫文)’과 ‘5·4운동’으로 끝난다. 이 책을 살펴보노라면 우리 문화가 중국의 역사와 얼마나 철저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갑골문’과 ‘주역’,‘시경’,‘제자와 백가쟁명’, 노자’,‘공자’,‘손자병법’,‘묵자’,‘장자’,‘맹자’,‘한비자’ 같은 제1부의 작은 제목에서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빙과 두장엔’ 정도에 불과할 지경이다. 진나라 사람인 이빙(李氷)은 서기전 2509년 무렵 촉나라의 군수로 부임해 쓰촨성 청두평원의 서쪽 민장(岷江)중류에 고대 수리공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두장옌(都江堰)을 건설한 것으로 중국에서는 유명하다고 한다. 제2부에 나오는 ‘열두띠 이야기’나 ‘청명과 한식’,‘설날 풍속’에서는 세시명절의 기원과 그것이 우리에게 들어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피게 해준다. 예를 들어 설날을 중국에서는 춘절(春節)이라고 하는데, 음력으로 새해 첫날을 새해 첫날로 정한 사람은 한나라 무제였다. 사마천이 참여해서 제정한 태초력(太初曆)을 받아들여 반포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이라는 것이다. 각권 3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도토리 뉴스] 직장인 86% “눈도장 찍기 필요”… 주요 수단은 경조사 챙기기

    직장인 대부분은 ‘눈도장’ 찍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주된 이용수단은 경조사 참석인 것으로 나타났다.9일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과 리서치전문기관 폴에버에 따르면 직장인 2121명 중 86.4%가 ‘직장생활에서 눈도장 찍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61.5%는 ‘현재 눈도장을 찍고 있다.’고 답했다. 방법(복수응답)은 경조사 참석(38.1%), 수시 인사(35.9%), 표정 관리(35.9%), 술자리 참석(25.2%) 등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의 58.2%는 눈도장 찍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 2기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휘등 195명 명단 확정

    친일반민족행위자 195명 명단이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됐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친일반민족행위자 195명의 명단을 새로 확정하고 결정 이유를 담은 ‘2007년도 조사보고서’를 6일 대통령과 국회에 각각 제출했다. 2기 친일행위자는 주로 3·1운동 이후 일제의 민족분열정책에 적극 협력한 조선인들로, 대부분 일제 식민 지배에 직접 동참한 인물과 독립운동 탄압에 적극 협력한 인물들이다.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고 조선식산은행 설립위원 및 대동사문회 회장 등을 지낸 민영휘와 ‘정미 7적’ 중 한 사람인 고영희 아들이자 조선총독부 중추원 고문을 지낸 고희경,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체포해 중추원 참의까지 오른 김태석, 이토 히로부미의 양녀로 밀정 역할과 ‘일본군 위안부’ 모집으로 악명을 떨친 배정자 등이 포함됐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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