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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저자와 차 한 잔] ‘궁궐장식’ 펴낸 허균 민예미술연구소장

    문화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눈앞의 형상만을 볼 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과 뜻을 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문화재를 대할 때 외형만의 천착과 표피적 바라보기에 치우치기 십상이다. 최근 책 ‘궁궐장식-조선왕조의 이상과 위엄을 상징하다’(돌베개 펴냄)를 낸 허균(64) 한국민예미술연구소장은 그런 측면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발로 뛰어 전국 문화재의 속살을 알기 쉽게 드러내 보이는 문화재 길라잡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흔치 않은 인물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편수연구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감정위원·심사평가위원을 지낸 그의 전공은 한국미술사(홍익대 대학원)다. 전공 때문인지 그는 전문가들로부터 “주제넘게 문화재의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지적을 숱하게 받았단다. 그가 펴낸 책들을 보면 그가 지향하는 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사찰장식-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전통 문양’ ‘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 ‘한국의 누와 정’ ‘서울의 고궁산책’…. 전문가와 사가들의 질시와 빈정에도 그의 주장은 또렷하다. “어차피 당시대를 살지 못했다면 문화재의 직접적인 기록과 그 언저리에 묻힌 것들을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합니다. 문화재의 형상을 뛰어넘어 그 배후를 속속들이 알아내려는 연구는 학제와 전공과는 상관없는 것입니다.” 우리 눈앞의 문화재는 유형물이지만 그것을 만들고 그 자리에 있게 한 것은 사람인 만큼 그 사람의 미의식과 철학을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다. ●조선 궁궐에 담긴 경천애민 정신 새 책 ‘궁궐 장식’을 출간하게 된 배경도 바로 조선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조형물의 숨은 뜻 찾기에 있다. “조선 궁궐은 큰 틀에서 유교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문화재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유교 철학·유교 윤리가 몸에 밴 조선 왕이며 사대부들이 궁궐 곳곳에 세우고 가꾼 전각과 장식들엔 유교 양식의 건축물을 뛰어넘는 철학과 미의식이 고스란히 담겼음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백성들이 겪는 농사의 어려움을 생각하자며 경복궁 천추전 서쪽 뜰에 세운 흠경각이며 하늘을 관찰하기 위한 창경궁의 관천대, 바람을 읽기 위한 경복궁·창경궁의 풍기대를 단지 건축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경천애민의 정신을 살펴보자는 말이다. 경복궁 근정전 주변의 12지상과 사신상은 중국 궁궐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조형물이고 궁궐 정전의 어좌 뒤편에 펼쳐진 그림인 일월오봉병도 성리학적 배경의 산수풍광이지만 자연의 도(道)를 담은 독특한 우리 전통산수화 양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철학 만나는 매개체 결국 그의 지론은 한군데로 모인다. 역사와 내력도 중요하지만 그 진면목을 밝히고 이해하는 쪽으로 문화재를 보는 안목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 궁궐을 다룬 연구만 하더라도 대부분 건축구조와 기법 중심으로 치우쳐 정작 궁궐에 담긴 상징이며 배후의 진실은 도외시되기 일쑤란다. “문화재는 선조들의 정신·철학과 만나는 결정적인 매개체입니다. 문화재를 통해 선조들의 생활철학과 사고구조, 미의식을 제대로 알아내는 방법이 결국 나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지름길이죠.”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친박 “수도권 젊은층 10명중 8명이 박근혜 반감”

    “그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니까 신경을 씁시다.” 한나라당 친박계 중진의원이 초선 의원과 나눈 전화통화 내용이다.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단일후보인 유승민 의원과 일부 후보들의 연대설이 나오자 경계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전대가 ‘박심(朴心)’을 통한 계파대결 구도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서다. 최근 친박 의원들이 ‘박근혜 이미지’에 대해 부쩍 고민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이유로 최대한 정치적 언행을 아꼈던 박 전 대표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특히 전대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친박 의원들도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내년 대선을 함께 치를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과정이면서 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보폭을 넓힐 채비를 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친박 의원들의 고민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다.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이른바 ‘수첩사건’으로 마치 새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를 알현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듯한 모양새가 그려진 바 있다. 이어 박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의혹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동생이 말했으니 끝난 것 아니냐.”고 잘라 말해 논란이 됐다. 친박 내부에서는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박 전 대표는 일관되게 행동했을 뿐이다. 평소대로 조용히 만나길 원했고, 박 회장 사건에 대해서도 ‘더 이상 내가 할말은 없다’는 뜻이었는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중진들도 좀 친절하게 유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박계도 변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신비주의가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 친박 내부의 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현역 의원 30~40명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 전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박 전 대표가 VIP룸을 이용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의원들이 너무 우르르 가지 말자.”는 이야기도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할 과제에 대해서는 직접 조언도 나섰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수도권 젊은층의 10명 중 8명이 박 전 대표에게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젊은 세대들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박 전 대표의 이력때문에 ‘저 사람이 우리의 어려움을 알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면서 조용한 행보로 스킨십을 넓히라고 조언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의 선거운동 방식을 예로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진지한 자세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TV 3국 아침프로 MC들의 이얘기 저얘기

    TV 3국 아침프로 MC들의 이얘기 저얘기

     3개 TV의 프로 경쟁은 이른 아침의 모닝쇼에서 시작된다. 생방송으로 장장 1시간, 화제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면서 얘기를 이끄는 게 고정 MC들인데 아차 실수하면 TV의 하루를 여는 아침 프로에 먹칠을 하게 된다. 이제는 스타 못지 않게 안방 식구에 낯익은 이들 모닝쇼 MC들, 그들이 털어 놓는 눈물 나고 땀 나고 소름 끼치는 얘기들.<대화 정리의 편의상 경어 생략> <말씀해 주신 분> 민창기(閔昌基·38·KBS 보도방송위원) 김준철(金準喆·39·MBC-TV 보도제작부장) 주수광(朱秀日+光) 유훈근(柳勳根·34·MBC-TV 보도국 제작국) 천명옥(千明玉·25·KBS 아나운서)  주수(朱秀)=더운데 시원한 얘기부터···.  민창(閔昌)=콜라 얘길 하지. 우량아 콘테스트에 뽑힌 두살짜리 꼬마손님한테 뭘 잘 먹었느냐고 물었더니 대뜸 『xx콜라』라고 대답하자나. 역으로 치면『xx콜라』먹어서 우량아 됐다는 얘기가 되는데 콜라 회사로 보면 몇백만원짜리 광고 선전을 해 준 거야. 저녁때 집에 들어가 보니까 콜라 회사에서 콜라 몇상자 듬뿍 갖다 놨더군.  김준(金準)=만병통치약 산삼에 얽힌 얘기도 방송가에 자자하던데.  민창(閔昌)=불로장생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랄까. 4백년 묵었다는 산삼을 캐온 강원도 한의사, 산신령과의 특별스런 교감(交感)에 의해 산삼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긴데-. 산삼을 캐낸 경위와 그 약효 얘기가 끝나자 방송 중인데도 전화가 빗발치는 거야. 말할 것도 없이 산삼을 사겠다는 청탁이었지. 놀랍게도 산삼 구매 희망자들 모두가 국내 유수의 재벌들이더군. 결국 치열한 경쟁 끝에 예상가의 몇배인 3백만원에 팔렸지.  유훈(柳勳)=그러고 보면 그 친구만 횡재한 셈이군.  민창(閔昌)=남 좋은 일 시킨 게 어디 그뿐인가. 미국서 온 지압술 의사였어. 이 친구 손놀림으로 웬만한 것은 모두 고친다는 거야.  마침 간밤에 잘못 잔 탓인지 목이 뻣뻣하다니까 손으로 몇번 누르면서 좀 어떠냐는 거야. 그래 좀 시원하길래 아, 좋다고 했지. 그런데 방송이 끝날 무렵 역시 전화가 불꽃 튀는 거야. 이번엔 환자들이 치료를 부탁한다는 간곡한 애원들이었지. 이통에 그날 떠나야 할 그 친구 4일이나 출국을 연장, 꼬박 동분서주 치료를 맡게 됐지. 나중에 들은 얘긴데 덕분에 그 친구 4백70만원이나 벌었다더군.  천명(千明)=전 병아리 보조MC라서 별 애를 먹지 않지만 진땀 흘리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은데요.  김준(金準)=뭐니 뭐니 해도 대담자가『그렇습니다』『아닙니다』식으로 대답을 잘라 먹는 때가 가장 진땀나지. 출연자들을 유형별로 나눠 보면「브리핑 형」「예·아니오 형」「꿍꿍이 형」「피아르맨 형」 등이지. 「예·아니요 형」은 3개의 질문으로 충분히 얘기를 털어 놓을 수 있는데 이 친구는 어찌나 간단히 해버리는지 10개의 질문이 모자라는 거야. 그래 머리를 쥐어 짜 30개 가량의 질문을 퍼부었지.그런데도 시간이 남는 거야. 정말 환장하겠더군.  주수(朱秀)=비슷한 경우인데 난「꿍꿍이 형」때문에 진땀 뺀 일이 있지. 이 친구는 질문을 하면 대답 전에 꼭 「에···」를 습관처럼 사용하는 거야. 주어진 시간이 근 10분이었는데 거의「에···」로 시작해서 「에···」로 끝나 버린 알맹이 없는 대답이었지. 열이 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참을 수밖에.  민창(閔昌)=열통 나는 거 한가지 더 소개하지. 철두철미 아첨형이라고 할까. 어느 정도 사회적인 지위를 얻은 사람인데 꽤나 인사성이 밝았던 거 같아. ㅇㅇ에 계신 ㅇㅇ님, 그리고 ㅇㅇㅇ 의원님, 그리고 ㅇㅇㅇ 서장님 덕분에···운운··· 어찌나 많은 사람의 이름을 내세워가며 인사를 닦는지 정말 얼굴이 닳도록 민망하더군.  김준(金準)=대담 중 제일 무서운 호랑이는 철부지 어린 아기지. 다방서 결혼한 이색 부서가 갓난 아기를 데리고 나온 일이 있어. 그런데 이 아기가 어찌나 큰 소리로 울어 제치는지 식은 땀이 날 정도야.  방송 도중이라 밖으로 내보낼 수도 없고 좌불안석인데 보다 못한 부인이 용단을 내린 거야. 풍만한 젖가슴을 용감히 풀어 헤치고 젖으로 아기를 달래는 거야.  아찔하더군. 다행히 TV 스크린에 비치진 않았지만-.  주수(朱秀)=격조 높은 아침 프로가 전위프로로 둔갑, 망친 일도 있어. 전위 연극인과 전위 미술인이었는데 복장과 용모도 전위스타일이고 대답 역시 전위식이어서 꽤나 엉뚱한 비약들이지 뭐야. 전위가 그런 것(?)인지 미처 알았어야지. 동문서답 격인 대답을 통 알아들을 수 있어야지.  김준(金準)=눈치없는 얼떨결 질문 때문에 출연자를 무안 주는 수도 있지. 서너살짜리 꼬마를 데리고 온 신혼부인들한테 언제 결혼했느냐니까 부인 대답이 작년이라는 거야. 작년에 결혼한 여성이 서너살짜리 아이가 있다는 것은「속도위반」이 아닌가 말이야. 꼬마도 스크린에 줄곧 비쳤으니까 웬만한 시청자들은 알고도 남았을 게 아니냐 말야. 면목이 없더군.  민창(閔昌)=콧등 시큰한 얘기도 많지. 너무나도 유명한 강원도의 공피증 어린이가 나오던 날이야 마침 창경원엘 갔다 왔다기에 뭐가 제일 재미있었느냐고 물었지. 그랬더니 시원스레 노는 물개놀이라는 거야. 당시 두 다리를 잃은 그 소녀의 처지를 한번 생각해 보라구.『나에게 자유를 달라』는 처절한 절규처럼 가슴 저며오지 않는가를···.  김준(金準)=「고기」소리에 눈물을 뿌릴 뻔한 얘기라면 좀 우스울까? 서울구경 온 사치분교 어린이들, 그동안 서울서 무엇을 제일 맛있게 먹었느냐니까 거의 합창하다시피「불고기」라는 거야.  얼핏 아무 것도 아닌 듯 싶지만 그들의 그 가난과 연결시켜 볼 때 그저 넘겨 버리기엔 너무나 따갑게 들리더군.  민창(閔昌)=눈물 나던 얘기 또하나 할까. 현충일 프로에 등장한 중 3년짜리 남학생이었어. 전사한 어느 장성의 아들이었는데 상당히 똘똘하게 생겼어.『아버지의 죽음은 명예로운 전사』라고 설명하는 폼이 어찌나 당당하고 늠름하던지 거의 드라머틱한 분위기였는데 아버지를 잃고도 그렇게 밝기만 한 소년의 표정이 오히려 눈시울을 붉게 만들더군. 카메라 맨도 조명기사도 온통 모두가 그 소년의 당당한 표정에 감동되어 울컥 오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지.  <정리 김정열(金正悅)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7월15일 제6권 28호 통권 제248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청춘을 ‘플레이’하다

    청춘을 ‘플레이’하다

    2009년 1월 음악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프로젝트 밴드 ‘스웰시즌’의 내한공연이 열린 서울 세종문화회관. 로비에서 버스킹(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 무명 밴드가 ‘스웰시즌’의 글렌 핸서드 눈에 띄어 즉흥적으로 특별출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이 된 것. 그리고 그 얘기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무명 밴드의 영화 같은 첫 무대까지의 이야기 3인조 모던록 밴드 ‘메이트’의 결성 이전부터 데뷔까지를 담은 음악영화 ‘플레이’(23일 개봉)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9년 10월쯤 제작사의 제안을 받은 남다정(31) 감독은 연습실과 공연장으로 멤버들을 쫓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세공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청춘들이 속을 다 내보이기엔 길지 않은 시간. 6개월 만에 나온 첫 시나리오는 그들의 얘기를 온전히 담지 못해 폐기했다. 1년이 지나고 비로소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영화에 극적 사건이나 아찔한 반전은 없다. 주인공들은 청춘의 동의어처럼 박제화된 패기나 열정과도 거리가 멀다. 사랑도, 인간관계도 미숙한 탓에 끊임없이 머뭇거린다. 모든 걸 설명하지도 않는다. 여백을 채우는 건 그들의 음악이다. 남 감독과 두 주연배우 정준일(28·건반 보컬), 이현재(23·드럼)를 지난 13일 서울 계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또 다른 멤버 임헌일(28·기타 보컬)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 중이다. 이 영화로 장편 데뷔를 한 남 감독은 “영화사 제안을 받기 1주일 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이들을 처음 봤다. 언젠가 음악영화를 한 편 하고 싶었던 데다 또래의 고민을 담을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을 졸업한 남 감독은 3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공모에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자신의 삶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숱한 밤을 지새운 ‘메이트’의 고민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것. 처음 영화 얘기를 들었을 때 정작 ‘메이트’는 시큰둥했다. 정준일은 “처음에는 동의를 안 했다. 무명시절을 딛고 앨범을 막 냈던 터라 음악에 충실하고 싶었다. 뭔가를 얻으면 다른 일은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현재 역시 “우리 같은 신인 밴드를 영화로 만들어 뭐 하느냐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 앨범을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즈음은 ‘좋아서 만든 영화’(2009),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2010), ‘조금만 더 가까이’(2010) 등 인디음악 뮤지션을 내세운 영화가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정준일은 “보통 음악영화라면서도 음악은 곁가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가난한 밴드 지망생들이 배를 곯고 밴드를 결성하고,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다 결국 성공한다는 식의 판에 박은 기승전결은 피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전문 배우와 신인감독의 조합이라 우여곡절도 많았다. 정준일은 “내가 첫 촬영이었는데 전혀 준비를 안 했다. 의상 정도만 준비했다.”면서 “뭣 모르고 과도하게 설정하면 영화에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아찔한 반전·극적인 기승전결은 없어 가장 열심히 준비한 이는 임헌일이라는 게 감독과 동료들의 증언이다. 이현재는 “헌일이 형은 상대 여배우(정은채)와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면서 “상대가 전문 배우라고 해도 너무 밀리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그랬던 것 같다.”고 대변했다. 임헌일은 유일하게 수줍은 키스신을 찍은 ‘배우’다. 막상 완성품을 보고난 뒤에는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모양이다. 남 감독은 “되게 부끄럽다. 발가벗고 무대 위에 혼자 선 느낌”이라면서도 “이 친구들의 모습을 오롯이 담은 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정준일은 “재밌었고 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내 연기를 보면 왜 저것밖에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재는 “지금은 어색하고 창피하지만 영화를 생각하면 언제든 초심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거의 2년을 아옹다옹(?)했으니 정도 든 눈치다. 남 감독이 “언니(영화평론가 남다은)가 영화를 보더니 ‘니가 그렇게 낭만적인 사람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내내 말을 아끼던 시니컬한 이미지의 정준일이 치고 들어왔다. “쓱 보면 감독님 외모가 미녀는 아니고, 시크한 프랑스 여자 같은데 술 마시면 낭만적이고 소녀 같은 면도 있다.” 남 감독은 “쉽게 친해지는 성격들은 아닌데 지금 보면 흐뭇하다.”며 ‘수습’에 나섰다. 인생의 출발점에 선 것은 남 감독이나 ‘메이트’나 마찬가지일 터. 남 감독은 “1930년대 신여성의 치명적 사랑을 다룬 본격 치정영화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면서 “나중에 결혼하면 힘들 테니까 지금 찍어야 한다.”며 웃었다. 정준일은 “‘메이트’의 음악에서 록의 색깔을 덜어낸 솔로 앨범이 늦어도 가을에는 나올 것 같다.”면서 “내 음악을 제일 잘 아는 (이)소라 누나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앨범 나오고 공연 몇 번 하다가 연말쯤 군대에 가야 한다. 더는 연기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각 같은 외모(미국인 할아버지를 둔 혼혈 3세)로 데뷔 전부터 모델 생활을 병행했던 이현재는 “재즈 세션도 하고 모델도 좀 할 것 같다.”면서 “연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란 게 뻔하지 않겠나.”라며 고개를 젓는다. 멤버들의 군 복무로 3년쯤은 ‘메이트’ 활동이 어렵다. 팬들은 이후가 궁금할 법하다. 정준일은 “연인관계도 그런데 하물며 밴드 멤버끼리 영원을 약속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팀을 유지하려고 음악을 하는 게 아니고 음악을 위해 팀이 존재한다. 열정이 있다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재도 “각자 영역을 터치하지는 않는다. 메이트로는 언제든 뭉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책꽂이]

    ●영어 스피치 리딩 훈련1, 2(이지연영어연구소 지음, 사람인 펴냄) 조각 단어를 외우는 영어공부는 구태의연하다. 문장을 통으로 외우는 청크(chunk)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어학을 공부하는 데 말하기와 읽기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청크 훈련에 초점을 맞춰 스피치와 리딩을 한 덩어리로 묶어 공부하도록 돕는다. 다양한 예문과 상황별 문장이 곁들여져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각권 1만 5000원. ●잃어버린 산하(김영호 지음, 뿌리출판사 펴냄) 서독 광부로 파견된 저자가 미국, 멕시코 등을 떠도는 곡절을 겪으며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 백성의 처지를 절감했던 30년 세월을 기록한 글이다. 역사 속에서 중국을 따라하다가 요즘에는 미국과 서구를 흉내내는 우리 안의 사대주의를 질타하고 독재에 대한 원망감을 토로하면서도 하릴없이 느껴야하는 고국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았다. 1만 5000원. ●그림책&문학읽기(김주연 지음, 루덴스 펴냄) 독일문학을 전공한 문학평론가이자 한국문학번역원장인 저자가 그림책 속에서 문학의 정수를 확인한 경험을 옮겼다. 그림책의 짧은 글과 그림으로 낭만주의, 계몽주의,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등 다양한 문학사조를 함께 짚어낸다. 1만 2000원.
  • 부산저축 SPC임원 44%가 그룹 간부 추천

    부산저축 SPC임원 44%가 그룹 간부 추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은 검찰이 당초 밝힌 것보다 30여개 많은 151개에 달하며, 임원 10명 중 4명은 그룹 간부의 가족, 친척 등 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SPC 대표이사·주주 명단’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SPC 151곳에는 총 585명(사임자 포함)의 대표이사, 이사, 감사 등의 임원이 선임됐으며, 262명(44.8%)이 그룹 간부의 추천을 받았던 인사로 분석됐다. 그룹 간부들은 동창이나 외삼촌, 처남, 동서는 물론 친구 부인까지 SPC 임원 자리에 앉혔다. SPC 임원을 가장 많이 추천한 사람은 김성진(59) 산경M&A 대표였다. 산경M&A는 부산저축은행 SPC의 회계 업무를 담당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가족과 친척, 지인 등 71명을 추천했고, 부산저축은행그룹은 수십 곳의 SPC에 이들을 임원으로 앉혔다. 김 대표 외에 산경 M&A의 전·현직 직원이나 추천 인사도 44명에 달했다. SPC 전체 임원 5명 중 1명(19.7%)은 김 대표나 산경M&A와 관련된 사람인 셈이다. 김 대표는 부산저축은행그룹 주요 경영진과 함께 지난달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이 2004년 박형선(59·구속 기소) 해동건설 회장에게 지분을 매도할 때 서로를 연결해준 것을 계기로 부산저축은행 경영진과 업무상 관계를 맺었다.”며 “이후 부산저축은행은 SPC를 만들 때면 내게 임원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해 와 믿을 만한 사람이나 산경 직원을 골라 추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2004년 이전에는 그룹 간부들이 직접 SPC 임원을 골랐다가, 추천할 만한 사람이 점점 없어지자 내게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강성우(60·구속 기소) 감사도 지인 등 29명을 SPC 임원으로 추천했으며, 경기 시흥시에서 아파트 사업을 진행 중이던 B사의 경우 공동대표와 이사·감사 등 임원 4명 모두가 강 감사 추천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김양(59·구속 기소) 부회장도 동창과 친구 등 12명을 SPC 임원 자리에 앉혔다. 임주형·이민영기자 hermes@seoul.co.kr
  • 사소한 만남 ‘악마의 덫’이되다

    사소한 만남 ‘악마의 덫’이되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나가기 힘들 듯하다. 그동안 너무 쫓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과 단순한 만남 주선의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임상규 총장 유서 중) 2004년 과학기술부 차관을 비롯해 국무조정실장, 56대 농림부 장관 등 엘리트 고위 공직자의 길을 걸었던 임상규(62) 순천대 총장.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임 총장은 13일 오전 8시 10분 전남 순천시 동산리 선산 인근에 주차된 쏘나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의 꼼꼼한 성격을 반영하듯 깔끔한 양복 차림이었다. 자세조차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고심의 흔적은 역력했다. 차량 조수석에서는 참숯을 피운 화덕과 함께 절절한 심경을 담은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임 총장은 지난 3일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전 예금인출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함바 비리 연루 의혹으로 다시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였다. 그는 “금전 거래는 없었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유족들도 “함바 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재개되자 ‘사람 소개시켜 준 게 무슨 죄냐.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다’며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그런 임 총장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남긴 유언은 ‘악마의 덫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했던 악마의 덫은 과연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건설현장 식당 브로커 유상봉씨와의 관계를 암시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고위 공직자로서 유씨 등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과 만나 어울리다 서로를 소개해 준 것이 비리 고리와 같은 ‘악연의 출발점’이 됐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시의 한 고위 공직자는 “친한 동향 사람과 식사를 하고 골프도 치며 친분을 나누다 우연히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거절할 수 없다.”면서 “가볍게 생각하고 지인들끼리 사소한 만남을 주선하는 고위 공무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총장의 경우도 비슷했다. 그는 10여년 전 알게 된 유상봉씨에게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과 경찰 간부급 인사는 물론 그 지역의 공무원, 자치단체장 등을 소개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국 이들이 함바 비리와 관련된 핵심 인물로 지목돼 수사선상에 놓이자 도의적 책임을 느낀 임 총장은 극심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임승규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2002년엔 유씨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지도 몰랐고, 누구를 소개해 달라고 해서 해준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비단 임 총장만의 일은 아니다. 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2000년 8월~2003년 3월) 역시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시도하던 김흥주 삼주산업 회장을 김중회 당시 금감원 부원장에게 소개해 준 사실이 드러나 금품 비리 의혹으로 2007년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전 원장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김 회장을 후배인 김 부원장에게 소개시켜 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결국 검찰 조사와 자살을 부른 원인은 아주 사소한 만남에서 출발한 셈이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국 그런 인간관계들이 청탁의 덫, 비리의 덫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처신과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새겨야 할 유언”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김동현·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돈스파이크 “여린 인상 싫어 머리도 밀어… ‘님과 함께’ 편곡 제일 힘들어”

    돈스파이크 “여린 인상 싫어 머리도 밀어… ‘님과 함께’ 편곡 제일 힘들어”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시청자라면 누구나 낯설지만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 돈스파이크를 기억할 것이다. 돈스파이크(34·본명 김민수)는 가수 김범수의 경연곡 ‘제발’, ‘늪’, ‘님과 함께’, ‘그대의 향기’ 등을 편곡한 편곡자이다. ‘나가수’ 방송에서 그는 늘 큰 덩치에 검은 선글라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침묵한다. 지난 5일 방송분에서 그는 김범수와 함께 가수 남진을 찾았다. 남진은 돈스파이크를 향해 “불란서, 아니 이태리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불과 10여초 등장했을 뿐이지만, 이 장면은 돈스파이크를 순식간에 ‘미친 존재감’으로 부상시켰다. 남진의 ‘님과 함께’를 객석이 뒤집어지도록 신나게 변환, 편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돈스파이크. 그를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검은 선글라스·침묵으로 마초 이미지 연출 TV 화면 속의 돈스파이크와 실제로 만나 본 돈스파이크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선한 눈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말투도 침착했다. 이런 인상 때문에 그는 되레 방송에서 ‘마초’ 컨셉트를 잡았다고 한다. “제가 좀 소심하고 예민하고 여린 측면이 있어요. 눈도 선하게 생겼잖아요. 하하. 대학(연세대) 2학년 때 가요계에 입문했는데 선후배들이 좀 업신여기는 것 같더라고요. 그 뒤로 머리도 밀고 선글라스도 끼고, 특이한 컨셉트를 만들었어요. 평소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지만 방송에는 그럴 수 없어 정장을 입게 됐고요.” 돈스파이크라는 예명을 쓴 것도 비슷한 이유란다. “본명이 김민수인데 솔직히 너무 흔한 이름이잖아요. 5년 전쯤 유명한 기타리스트 한 분이 돈스파이크라는 예명을 지어 주셨어요. 많은 분들이 ‘돼지 돈(豚)’을 연상하는데 절대 아닙니다(웃음). ‘돈키호테 할 때 그 돈(don)’이에요. 마초적인 남자 이름에 많이 쓰는 글자라고 하더라고요. (배구에서 강하게 내려치는) 스파이크도 뭐 그런 연장선상에서 붙이게 됐죠.” ●“작곡자는 닭 주인… 편곡자는 그 닭 요리사” 덩치만 컸지, 여려 보이는 그는 그러나 편곡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확 달라졌다. “편곡 전에 맨 먼저 가수(김범수)와 노래 ‘키’를 맞춰야 해요. ‘늪’의 경우 음폭이 높고 가성이 많은 곡이라 키를 맞추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원곡자 조관우씨가 워낙 가성으로 잘 부르니까, 가성으로 가면 오히려 청중평가단에게 소심하게 다가갈 수 있어 다섯 번 정도 키를 바꿨어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토하기도 여러 번 했어요. 잠도 못 자 수면제에 의지하기도 했습니다.” ‘늪’보다 그를 더 힘들게 했던 곡은 바로 ‘님과 함께’. “편곡하기 제일 힘들었던 노래가 ‘님과 함께’였습니다. 퍼포먼스 요소가 너무 많았거든요. 음악과 연출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뮤지컬 음악처럼 가수의 행동(퍼포먼스)을 계산해 곡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고생한 돈스파이크를 위해 김범수가 노트북컴퓨터를 선물한 일화도 화제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 사왔더라고요. 트위터에 자랑삼아 사진을 올렸는데 그게 기사화돼서….” 김범수와 돈스파이크의 인연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이었어요. 범수가 제가 소속된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왔더라고요. 연습생일 때부터 가수가 된 지금까지 죽 지켜봤습니다. 신기하게도 한번도 충돌한 적이 없어요. 서로 죽이 잘 맞아요. 범수가 어떻게 부를지 알고, 범수도 제가 어떻게 편곡할지 단박에 알아요.” 그렇다면 그가 정의하는 편곡자는 어떤 사람일까. “작곡자가 닭을 잘 기른 사람이라면 편곡자는 그 닭을 이용해 삼계탕도 만들고 닭볶음탕도 만들고, 치킨도 만들고, 사람들에게 다양한 맛을 주는 사람입니다.” ●연세대 작곡과 출신… 2학년만 5년째 다녀 원래는 영화음악을 하고 싶었단다. 어릴 때부터 운동보다는 조용히 피아노 치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클래식음악을 공부했어요. 그러다 운 좋게 연세대 작곡과에 들어갔죠. 1년 뒤에 아는 분 소개로 기획사에 들어가 건반을 쳤고 어깨 너머로 편곡과 작곡을 배웠어요. 집안사정도 어려워져 겸사겸사 2학년 때 휴학 했는데 학사경고 먹고 군대도 가고 그러는 바람에 2학년만 5년 다니다가 아직까지 복학을 못 했어요.” 작곡이 주된 전공이지만 2004년 리메이크 바람이 불면서 편곡 작업에 나서게 됐고, 그 이후 줄곧 편곡자의 길을 걸었다는 돈스파이크. 7년째 열애 중인 가수 장연주도 2005년 그녀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만나게 됐다. 두 사람은 프로젝트 그룹 ‘러브마켓’을 만들어 음반을 내기도 했다. 함께 기획사도 차렸다. 이달 말쯤 돈스파이크는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아직 이름을 공개할 순 없지만, 유명 가수가 노래를 불렀단다. 자신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곡도 실었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희망로드 대장정’ 아프리카 말리서 만난 이병헌

    ‘희망로드 대장정’ 아프리카 말리서 만난 이병헌

    아프리카 오지 여행은 마음만 앞선다고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여정도 험난하다. 의식주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이다. 자칫하면 풍토병에 걸릴 수도 있어 황열병, 뇌수막염 예방주사를 미리 맞고 체류기간 내내 말라리아 예방약도 챙겨 먹어야 한다. 한류스타를 넘어 월드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톱스타 이병헌이 지난달 2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부에 있는 말리에 봉사여행을 다녀왔다. KBS 특별기획 ‘희망로드대장정’에 합류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나눠 주기 위해서였다. 그가 모험에 버금가는 수준의 아프리카 여행을 결정한 것부터 관심을 모은다. 그는 새벽부터 밤까지 꽉 짜인 스케줄에 따라 오지의 마을을 방문하고 그곳 사람들을 만났다. 찜통 같은 더위와 모래바람 속에서의 일정이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이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곳을 방문하면서 무엇을 느꼈고 아프리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말리 일정을 함께하며 틈틈이, 그리고 마지막 일정이었던 수도 바마코의 니제르강에 있는 원주민 마을에서 이병헌에게 물었다. →이전에도 빈곤국 봉사 여행에 참가한 적이 있나. -처음이다. 많은 단체들에서 참가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 빈곤국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나까지 다른 연예인들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나서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엔가 생각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이런 좋은 의도의 기획에 참여해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을 다른 많은 이들에게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게 참여 동기라면 동기다. 어떻게 진정성 있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많이 고민했다. →열흘 가까이 스케줄을 빼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6월 말부터 영화 ‘지아이조 2’ 촬영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5월 중에 일본에서 4개 도시를 순회하며 팬미팅을 할 계획이었는데 일본 대지진 때문에 취소했다. 갑자기 생긴 천금 같은 시간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마침 타이밍 맞춰 이런 좋은 의도의 기획과 함께 촬영 제의가 왔다. →떠나기 전과 며칠 지낸 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 -사실 말리에 대해서는 사전 지식이 많지 않았다. 187개국 중 171번째로 가난한 나라이며 심하게 사막화되어 기후나 환경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라는 정도. 처음 도착했을 때 온통 검은 얼굴을 한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놀랐는데 그런 놀라움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며칠간 여러 마을을 방문하고 실제로 이곳 사람들을 만나보면서 정말 순수하고 맑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놀라울 정도였다. 내 영혼이 맑게 씻기는 느낌을 받았다. →날씨가 무척 덥다. 기후에 좀 익숙해졌나. -추위보다 더위에 잘 견디기 때문에 기후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속으로 ‘이 정도 더위쯤이야’ 했고, 도착한 날 푹 찌는 열기를 접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실제로 생활해 보니 그 이상이었다. 지표온도 47도, 48도까지 올라가는 찜통 더위 속에서 바위산을 오르면서 이러다가 탈진이 와서 쓰러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적응하려야 적응할 수 없는 더위다. →더위와 모래바람 등 악천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나. -며칠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느껴서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덥고 척박한 환경에서 사람들이 버텨 내는 것이 용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런 환경에서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 텐데 이들의 생활 속에 들어가서 보니 사람들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열심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희망의 빛을 봤다고 할까. 아주 느리고 조금씩이지만 사람들의 그런 모습이 감탄스러웠다. →이들에게 희망이 있다고 보는가. -사람이 힘든 환경에 있으면 모두가 힘들어하고 규율도, 질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름대로 질서와 규율이 있었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땀을 흘리면서 일하는 모습을 어디에서든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들에게 분명히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순수하고 맑다는 것을 느꼈다. 피부는 검지만 하얀 도화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한한 가능성이 느껴졌다. →말리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인상에 남는 사람들을 꼽자면. -두 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서 만난 도곤(Dogon)족 사람들이 인상에 남는다. 멀리서는 절벽에 아파트 창문처럼 구멍이 뚫린 것이 보였는데 40분 정도 바위산을 올라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절벽 안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원시인들을 그대로 보는 것 같기도 했고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같기도 했다. 정말 신기했다. 콜라병을 들고 너무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부시맨이 떠올랐다. 우리가 눈 수술을 시켜준 7살 남자아이 바이수의 아버지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을 제외한 세 식구 모두가 앞을 보지 못한다. 처음엔 고지식하고 보수적이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가부장적인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장 힘든 사람이 그였다. 부인과 아들이 수술받은 뒤 앞을 보게 되자 행복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절대적 빈곤에 처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양부족과 기후, 환경 등이 이들에게는 극복할 수 없는 요인이다. 아픈 곳을 수술해 주고, 병을 고쳐주고, 전기를 설치해 주는 것이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일이겠지만 이런 일회성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그치기보다는 눈을 고치는 방법, 전기를 만드는 방법 , 경제적 이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도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기술을 가르쳐 준다면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전기를 활용하도록 도움을 줬다. 느낌이 어땠나. -전기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고마움도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들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작은 도움이었지만 그들에게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다 주는 것이어서 기뻤다. 우리가 할 일이 아직 많다는 것,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 백내장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수술을 지원했다. 수술 후 시력을 되찾은 아이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눈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무표정하고 슬퍼 보였던 아이가 수술 후 거울을 들여다 보며 환하게 웃었다. 눈 수술을 한 것이 이들에게 큰 미래를 준 것이라는 생각에 굉장히 행복했다. 불편했던 눈을 고치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만큼 그들이 더 큰 꿈을 품고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그런 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 사진 바마코(말리)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곁에서 지켜본 그는… 출발부터 귀국까지 8박 9일 동안 전 일정을 함께 하면서 곁에서 지켜 본 이병헌은 한마디로 ‘매력적인 남자’였다. 환한 미소로 말리 어린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때로는 수준 높은 유머로 지친 스태프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싸줬다는 고추장을 함께 나누고 깔깔한 전투식량도 마다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비포장 도로를 몇 시간 달리고 땡볕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릴 때에도 불평 없이 일정을 소화해 냈다. 가슴 설레게 만드는 이 남자. 믿기지 않지만 어느새 불혹의 나이를 넘겼다. 모잠블레나 마을로 가는 랜드크루저 안에서 결혼에 대해 슬쩍 물었다. “절실하게 하고 싶다.”고 한다. 상대의 나이는 25~34세면 좋겠단다. 조건을 물었더니 “코드가 맞는 사람”이면 된단다.
  • 한국서 채용설명회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

    한국서 채용설명회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

    유엔과 산하 국제기구의 인사담당자들이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화여대, 경북대, 전북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채용 설명회를 가진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 학생들의 열의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마르타 헬레나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은 콜롬비아 출신으로 법 관련 일을 하다 27년 전 국제기구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세계식량계획(WFP)·유엔아동기금(UNICEF)·유엔개발계획(UNDP) 등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주요 8개국(G8) 국가 중에서 한국인 직원이 가장 적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하면 누구든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G8 역할 비해 한국인 직원 숫자 적어 →유엔이 원하는 인재상은 어떤 사람인가.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다. 간호사, 조종사, 법학자, 경제학자, 사진사 등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 분야의 전문성뿐 아니라 공동체 정신, 창조성을 비롯해 새 환경에 얼마나 적응을 잘할 수 있는지, 다른 국적의 사람들과 잘 어울려 일할 수 있는지 등을 본다. 물론 언어도 중요하다. 일단 영어가 가장 중요하고 다른 공식 언어를 하면 더 좋다. →한국인 직원들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국적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인들은 언제든지 밖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영어도 훨씬 잘한다. 어떤 포지션에도 적절한 사람들이다. 유엔 사무국에서만 약 100명의 한국인이 일을 하고 있지만 지리학적 비율을 볼 때 아직 불충분하다. G8의 역할에 비해서는 한국인 직원의 숫자가 적다. 그 말은 곧 한국인들에게는 기회가 많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특정 국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하고 준비가 잘된 사람을 뽑는다. 약 35%의 인력을 외부에서 채용한다. →한국인들이 적은 이유는 뭔가. -최근 몇년 동안 한국인들이 많이 늘었다. 전체 숫자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급격하게 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채용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지원자를 찾아 세계를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대개 전화 인터뷰로 채용이 이뤄진다. 많은 지원자들이 이 점을 불편하게 생각하는데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원칙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 과정은 보통 6~9개월 걸려 →인터뷰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뷰의 첫 번째 단계는 지원서를 잘 쓰는 것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지원서를 메우는 데 시간을 충분히 쓰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계획하는지,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는지 등을 본다. 웹사이트(http://careers.un.org)에서 팁을 얻을 수 있다. →인터뷰 과정은 얼마나 걸리나. -일반적으로 6~9개월 정도 걸린다. 지원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더 빨리 끝나기도 한다. 지원자가 수백명이 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어떤 레벨, 어떤 포지션인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전화 인터뷰는 45분~1시간 정도 걸린다. 부족하면 2차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필기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본부에 가서 면 대 면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학생들로부터 받은 인상은 어땠나. -몇년 전부터 한국 학생들이 국제기구 진출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4년 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이제서야 이뤄진 것이다. 학생들을 만나 굉장히 놀란 것은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진행된 설명회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설명회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했는데도 도중에 자리를 뜬 학생은 거의 없었다. ●인내심 가지고 5년 이상 경력 쌓아야 →국제기구 지원자들에게 팁을 준다면. -인내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좋은 지원서를 마련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은 공부를 계속하라고 하고 싶다. 어떤 분야든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한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실제 일하는 것은 어떤가. -무슨 일을 하든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다. 유엔도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 사람들과 일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나는 이 일을 즐겼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유엔에서 일하는 것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여행도 많이 해야 하고, 자리에 따라서는 큰 기구나 작은 기구에서 일할 수도 있고, 도시들을 옮겨 다니면서 일할 수도 있다. 뉴욕, 제네바, 빈 같은 편한 도시에서 살 수도 있지만, 도전을 원한다면 수단, 아프가니스탄, 아이티에서 일할 수도 있다. 개인적 성향에 따라서 기회의 폭이 넓다. 당신이 얼마나 주고 싶어 하고 다양한 일을 하고 싶은지에 달려 있다. 글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손학규 위하여” ‘통합연대’ 출범

    “손학규 위하여” ‘통합연대’ 출범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당내 인사들이 새달 ‘통합연대’(가칭)를 출범시킨다. 손 대표의 최측근인 김부겸 의원이 준비위원장을 맡았으며 지난 24일 대전·청주 방문 등 전국을 돌며 발기인을 모집하기 시작했고 지역별로 발기인 대회를 열어왔다. 지난해 10·3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 캠프의 좌장 격이었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고문을 맡고 있다. 다음 달 1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창립대회를 연다. 2000명 발기인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합연대는 ‘마포모임’과 ‘선진평화연대’ 및 ‘전진 코리아’ 등 손 대표를 지지하거나 지원했던 기존 조직들을 자연스럽게 통합할 전망이다. 창립대회 이후 전국 16개 시·도에 24개 지부로 두고 조직 확대를 가속화하면서 당 혁신과 야권 연대·통합을 위한 손 대표의 구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손 대표는 모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분간 야권의 연대·통합에 대비하는 당내외 인사들의 모임 정도로 성격을 규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손 대표 측의 이 같은 행보는 당내 ‘세력 확산’ 경쟁을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이 대선캠프와 흡사한 ‘국민시대’라는 싱크탱크를 출범시켰었다. 당내 견제도 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당 대표 프리미엄’ 때문이다. 손 대표가 ‘대표 프리미엄’을 내세워 당내 줄세우기를 하고 내년 대선후보 경선 때까지 자신을 뒷받침해 줄 측근 사조직을 당내에 만드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내 한 의원은 “김부겸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을 하려는 사람인데, 손 대표가 사실상 사조직으로 김 의원을 지원해 당선시키고 자신은 내년 대선후보 경선 때까지 당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손 대표 측은 공세에 일절 무대응 방침을 정했다. 다만 김부겸 의원은 “당내 혁신, 야권 통합을 이루려면 당내에 손 대표를 지지해줄 모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섹시男 되려면 첫 만남서 너무 웃지 마라”

    “섹시男 되려면 첫 만남서 너무 웃지 마라”

    남성이 미소 짓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과 달리, 여성은 과묵하고 수줍어하는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캐나다 브리티시컴럼비아대학 연구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심리학회 저널 이모션(Emotion)에 “남성이 환한 미소를 짓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반면, 여성은 행복해 보이고 많이 웃는 남성들에게 성적인 매력을 덜 느낀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000여 명의 성인 남녀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로 다른 이성의 사진 수백 장을 보고 느끼는 성적인 매력을 평가, 조사했다. 실험에 사용된 사진에는 참가자들의 평소 모습은 물론 큰 웃음을 지어 ‘행복감’을 나타내거나 당당한 표정의 ‘자신감’ 혹은 심각한 표정의 ‘음울함’을 나타낸 모습이 담겨 있다. 연구팀을 이끈 제시카 트레이시 교수는 “성적 매력을 포함한 미소 띤 얼굴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요소지만, 남성의 미소는 자신을 너무 여성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이 ‘나쁜 남자’에게 더 끌린다는 기존 이론도 한몫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제임스 딘이나 영화 ‘트와일라잇’의 뱀파이어와 같이 ‘나쁜 남자’에게 매력을 느껴왔다. 즉 행복해 보이는 남성보다 당당하거나 심각한 남성을 더 좋아한다는 것.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성의 사진을 처음 접한 참가자들이 느끼는 성적인 매력을 조사한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계에는 웃지 않는 전략은 취하지 말도록 권유했다. 아울러 트레이시 교수는 “사람이 오랫동안 만남을 원할 때는 성적 매력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시 한다.”며 “상대방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0)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0)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

    “다행스럽게 사르트르가 있었다. 사르트르는 우리들의 외부였다. 그는 정말로 뒤뜰에서 부는 바람이었다. 그는 우리들에게 새로이 자리잡은 질서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준 유일한 수단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그런 수단이었다. 그는 하나의 모델, 하나의 방법 혹은 하나의 전형이 아니라 약간의 신선한 공기, 바람이었다. 카페 드 플로르에 들어서면서 그는 이상하게도 지식인들의 분위기를 바꿔 버리는 그런 지식인이었다.”(들뢰즈 ‘대담’) 1980년 4월 19일, 파리 몽파르나스는 인파로 넘쳐났다. 한 꼬마의 말로 회자되듯이 “사르트르의 죽음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린 것. 이 스펙터클한 장례식 행렬 속에는 도무지 하나로 파악될 수 없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한데 섞여 있었다. 보기 흉하리만치 작달만한 신체, 까칠한 피부, 썩은 치아, 실명한 한쪽 눈에 콧소리 섞인 목소리를 지닌 철학자. 사르트르만큼 세인의 관심을 받은 철학자가 또 있을까.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그의 입을 주시했으며, 그에게 무언가를 기대했다. 그는,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표현대로 ‘대중의 열정과 조급함의 대상’이었다. 사르트르 역시 자신에게 떨어지는 스포트라이트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공적 삶과 사적 삶이 분리될 수 없다고 믿었으며, 자신의 삶과 철학이 당대에든 후대에든 ‘투명하게’ 노출되기를 바랐다. 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열광했고, 또 한없이 분노했다. ●사르트르의 영광과 비참 세계 제2차대전 직후인 1945년.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사르트르의 강연회는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의자가 부서지고 고함소리가 난무했으며, 몇몇은 실신했다. 그들은 왜 거기 모였는가? 그들 중에 난해하기 짝이 없는 텍스트인 ‘존재와 무’를, 그의 처녀작 ‘구토’를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 그 당시 프랑스에서 사르트르는 하나의 ‘유행’이었다. 이 강연은 즉각적으로 그에 대한 오해와 비난을 야기했다. 젊은 들뢰즈와 그의 친구들은 ‘휴머니즘’이라는 낡은 모토에 아연실색했으며, 레비-스트로스를 위시한 일단의 ‘구조주의자’(미셸 푸코를 포함해서)들은 역사와 주체의 책임을 말하는 그의 논리를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르트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존주의’라는 용어는 사르트르의 꼬리표가 되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사르트르’라는 이름은 대중문화처럼 삽시간에 소비되었으며, 1950년대와 60년대에 세계 각지의 민족해방운동단체, 혁명집단, 압제당하는 소수집단들은 앞을 다퉈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중에는 ‘대지의 저주받은 자들’인 프란츠 파농도 있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는 증오의 표적이 되었다. 그의 소설 ‘구토’는 세상의 모든 오물과 악취에 비유되었으며, 그의 여성 편력과 취향은 소설 속의 묘사와 비교되면서 끊임없이 가십거리가 되었고, 그의 아파트에는 두 차례에 걸쳐 폭탄이 투하되기도 했다. 좌파, 우파, 공산주의자, 반공주의자, 신, 도덕, 국가 등등 사람들은 사르트르를 거의 모든 것의 이름으로 공격하고 비난했다. 심지어 알튀세르는 이런 ‘사기꾼’의 입을 막으려면 채찍으로 때리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이 영광과 비참 사이에 사르트르가 있다. 그는 끊임없이 인용되었으며, 그보다 더 많이 오해되었다. 사르트르라는, 한 시대의 아이콘에 대한 애정을 담아 쓴 꼼꼼하고도 깊이 있는 평전 ‘사르트르의 세기’의 저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사르트르에게 가해진 당대의 비난들, 즉 휴머니스트·역사주의자·주체주의자 등의 명명으로부터 사르트르를 구출해 내려고 한다. 사르트르는 영속적인 본질과 내면을 지닌 인간 주체를 믿기는커녕 끊임없이 ‘인간’ 자체를 회의하고 자아를 부정했으며, 고리타분한 역사의 진보 따위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분출하고 단절하고 폭발하는 ‘사건들의 도래’를 기다렸다는 것이 레비의 생각이다. 사르트르의 텍스트에 대한 가치판단은 해석자의 몫이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누구나 그를 비난할 수 있었지만 당대의 누구도 그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르트르의 ‘뒤틀리고 왜곡된 사유’를 비난했던 푸코도 마지막 대담에서는 자신이 그에게 진 빚을 고백했으며, 들뢰즈 역시 그러했다. “마지막 철학자는 사르트르야. 알겠나. 우리 모두는 그에게 모든 것을 빚지고 있어.” ●나는 지식인이다, 나는 작가다 20세기 철학자 중 사르트르만큼 다양한 장르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지식인은 찾아보기 힘들다. 문학, 정치, 연극, 저널리즘, 비평, 방송, 샹송 작사 등 그는 글로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전 영역을 종횡무진했던, 말 그대로 ‘총체적 지식인’이었다. 사르트르가 지향했던 ‘총체적 지식인’의 이미지는 보부아르의 ‘이별의 의식’에 나오는 한 구절로 단번에 짐작된다. “내가 당신을 알게 되었을 때, 당신 스스로 스피노자이면서 동시에 스탕달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지요.” 스피노자와 스탕달, 냉정한 철학자와 이야기하는 사기꾼을 동시에 꿈꾸었던 철학자. 사르트르는 자기 시대를 사유하기 위해 수많은 철학자를 경유했고,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문학을 필요로 했다. 그에게 문학과 철학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세계에 참여하는 두 개의 동시적 글쓰기요 존재양식이었다. 정치와 문학, 정치와 철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때로는 지식인으로, 때로는 작가로, 그는 필요할 때마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발언하고 행동했다. 전후에 벌어진 거의 모든 시위 현장에는 사르트르, 그가 있었다. 1947년에 발표된 ‘문학이란 무엇인가’는 문학에 대한 이론이라기보다는 ‘쓴다는 행위’에 대한 현재적 질문으로 구성된 텍스트다.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왜 쓰는가? 누구를 위하여 쓰는가? 사실, 아무도 이런 물음을 스스로 제기해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르트르의 답은 이렇다. 작가는 자기 시대에 관해 쓰고, 자기 시대를 위해 쓰며, 그럼으로써 현재의 다수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것. 문학작품은 바나나처럼, ‘상하기 전에’ 소비되어야 한다. 문학 자체가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즉 이 시대의 비참함과 가난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후세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을 위해, 지금에 대해 말해야 한다. 이게 바로 사르트르의 그 유명한 ‘참여문학론’이다. 우리가 흔히 오해하듯이, 사르트르는 ‘문학’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가지고’ 현실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문학 자체가 이미 ‘참여된’ 것이라고 말한다.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는 행위 자체가 이 세계에 참여하는 행위라는 것. 사르트르는 자신의 작품을 틈날 때마다 가다듬고 수정하는 그런 유의 작가가 아니었다. 작가의 임무는 걸작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대중을 도발하는 것이라는 믿음. 이 믿음 하에서 그는 사유의 속도로 글을 써내려갔고, 불멸의 작가가 되기보다는 현재에 어필하는 ‘공공작가’가 되기를 소망했다. “작가는 설령 그것이 가장 명예로운 방식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기관화되는 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인간과 문화는 ‘기관’의 간섭 없이 존재해야 합니다.” 잘 알려진 대로 사르트르는 ‘기관’이 주는 일체의 상과 지위를 거부했다. 1945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거부했으며,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직도 거부했다. 그리고 1964년에는 노벨상 수상마저 거부한다.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줄 뻔했던 작품 ‘말’은 사르트르의 유년기를 담은 일종의 자전소설이다. 사람들은 ‘말’이라는 작품을 통해 사르트르가 ‘참여문학’이라는 유치한 망상에서 벗어나 문학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레비에 따르면, ‘말’은 문학에 고하는 이별선언문이다. 문학이 세계를 치유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야말로 병증이었다는, 자신이 유년기부터 앓아오던 ‘문학’이라는 병증으로부터 이제야 벗어났다는 섬뜩한 고백. 그러니까 스웨덴 한림원은 문학에 이별을 고한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려 했던 셈이다. 희대의 아이러니! 사르트르는 끊임없이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는 척하면서 대중을 배반한다. 그래서 누구도 사르트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그를 사랑했던 이들도, 그를 증오했던 이들도.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삶은 그대로 그의 텍스트였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죽음이 말해지는 시대에, 사르트르는 여전히 텍스트와 삶의 일치를 꿈꿨다. 그런 점에서 그는 가장 20세기다운, 20세기의 작가다. “내가 미래에 요구하는 것은, 그 미래가 어떤 것이든지 간에, 나의 작품을 읽어달라는 것이다.” 채운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신승훈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 가출했다 친정 돌아온 기분이죠”

    신승훈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 가출했다 친정 돌아온 기분이죠”

    ‘가요계의 맏형’ 가수 신승훈이 11년 만에 다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1월부터 데뷔 20주년 기념으로 국내외 16개 도시를 돌고 있는 그는 다음달 10~1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 활동에 공연 준비까지 겹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그를 지난 17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다시 서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친정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가출했다가 방황 끝에 다시 돌아온 기분이랄까. 그동안 극장식, 스타디움 공연 등 다양함을 추구했지만, 이번에는 5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으로 내가 꿈꿔 온 무대다. 이제야 내 나이에도 맞고, 팬들도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걸맞은 나이가 된 것 같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한마디로 ‘더 신승훈쇼’의 클래식 버전이다. 밴드 반주에 현악기만 얹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공연에 맞게 모든 곡을 다시 편곡했다. 그동안 제 공연에서 묻혀 있던 현악기 위주의 노래나 기존의 곡들이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재해석되는 무대가 될 것 같다. 3개월 전부터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준비했고, 이번이 끝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공연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지난 3월 데뷔 이후 처음 가진 미국 공연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는데. -1997년 카네기홀 공연이 무산된 뒤 처음 갖는 미국 공연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세 시간 열창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연에 대해 고마워하셨다. 특히 이민 가기 전에 내 노래를 듣고 자란 분들은 고향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그후로 오랫동안’ 등을 부르자 눈물을 흘리는 분들도 계셨다. →‘위대한 탄생’ 멘토 활동에 만족하나. 출연 결정을 놓고 고민도 많았다는데. -드라마 왕국인 지상파 TV에서 밤 10시대에 음악 프로그램을 한다면 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넣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인들의 장을 열어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1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심리)의 흐름을 알았고 오랜만에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네 명의 멘티도 이번 세종문화회관 공연 무대에 오르는데. -솔직히 내 공연은 게스트가 없기로 유명한데, 제자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 특히 셰인에게 톱3에 들면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서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한국 생활에 서툰 셰인이 유독 삼겹살과 쌈장을 좋아해 네 명의 친구들을 맡은 뒤 삼겹살집에 무척 많이 갔다. →멘토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언제인가. -나 역시 수많은 오디션에서 떨어져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 멘티들에게 1등을 넘어서 가수가 되라고 가르쳤고, 인성과 우애를 강조했다. 멘토로서 세세한 내 지적을 듣고 고칠 때 보람을 느낀다. 객석이 아닌 카메라만 바라보는 시선 처리, 목이 상하는 창법 등은 멘티뿐만 아니라 다른 후배들도 듣고 고치라고 하는 말이었다. →네 명의 제자를 직접 키울 생각은 없나. -욕심은 나지만 한번도 신인을 키워 본 적이 없어서 제자들을 망쳐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소속사 결정 등을 도와주고 있다. 이번 출연을 통해 나도 프로듀서의 길을 한번쯤 걸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4명 모두 잘 커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고, 4명 중 2명은 곧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셰인이 톱3에 들었는데, 우승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함부로 말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셰인의 장점은 우리나라에 없는 목소리이고, 음악과 관련해 천재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생전 처음 듣는 노래들을 짧은 시간에 가사를 영어로 써가면서 외워 오는 등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마니아들이 좋아할 목소리인데, 전 국민이 평가하는 오디션에서 얼마나 대중성을 확보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본다. →‘나는 가수다’ 등 가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가수는 노래를 불러 감동을 주는 사람인데, 가창력의 기준은 없다고 본다. 단지 자만에 빠지지 않고, 대중이 쫓아올 수 있도록 반 발짝씩 앞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가수’ 출연 의사를 많이들 물어보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의 감동이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좋지만, 개인적으로 극과 극의 감정으로 가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가수’는 양날의 칼 같다. 신승훈은 자신의 멘토로 가수 조용필을 꼽았다.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전해주는 30분의 메시지가 큰 격려가 된다는 것. 그는 조용필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그 역시 후배들에게 그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가요계의 든든한 맏형다운 모습이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개그맨 전유성 “진미령과 오래전에 헤어졌다”

    개그맨 전유성 “진미령과 오래전에 헤어졌다”

     개그맨 전유성이 16일 방송된 MBC ‘놀러와’에서 가수 진미령과 결별했다고 밝혔다.  전유성은 방송에서 “이제 진미령씨와 어떻게 됐어라고 많이 물어보는데 사실은 헤어졌다. 방송에만 안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단란한 가정을 하기에는 자격이 없는 사람인 것같다. 사실 오래 전부터 같이 안 산다”면서 “돈벌이도 잘 못하고 자신 없고 가정적이지도 못해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털어놓았다.  전유성은 1993년 진미령과 결혼, 혼인신고 없이 살아왔으나 2008년 딸의 결혼식에 진미령이 불참하면서 결별설이 나왔다.  그는 “얘기 못한 게 있지만 (진미령과) 안 어울리는 부분도 있고 내가 다 둔해서 그렇다.”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할 거 같다. 아직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전유성은 이날 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출연해 한채영,이영자,이문세 등을 발탁한 비법과 아이디어의 원천,딸의 상견례에 얽힌 에피소드를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20·30·40대 유권자의 마음 얻는 법/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20·30·40대 유권자의 마음 얻는 법/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4·27 재·보선. 20, 30, 40대들의 선택은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예고된 반란이었건만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그 후유증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듯하다. 서울신문 4월 29일 자 이재오 특임장관 지하철 출근 동행기사 중 한나라당의 젊은 세대 공포증에 대한 질문에서 여권의 실세 중 한 사람인 이 장관은 “젊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그냥 싫다고 하니…. 이유를 찾아 봐야지.”라고 답했다. 물론 이번 선거는 물가 대란, 전세금 상승, 구제역 파문, 저축은행 사태 등의 경제 위기와 신공항 백지화, 과학벨트 분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오역, 4대 강 등 국책사업 혼란 등으로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투표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투표성향이 정당 중심에서 이미 인물 중심으로 변해 있는 상황에서 인지도, 호감도, 당선 가능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여당 후보들이 그러지 못한 야권 후보들의 위력 앞에 무너진 원인은 바로 높은 투표율에 있다. 투표는 국민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척도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국민의 생각과 마음이 왜곡되는 정도가 덜한 것이다. 41%에 달하는 20, 30대 청년유권자와 40대를 더하면 전체 유권자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계층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20~4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지리라 예측하는 목소리에 정치권과 기성세대들은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 이번 선거를 세대 간의 투표대결로 몰아간 정치권에 보란 듯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신무기를 지닌 젊은 세대들이 또 한번 승리한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투표 참여 독려 문자와 인증 샷 올리기 캠페인 등은 구시대적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우리는 시대정신을 말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어떤 정당과 어떤 지도자가 시대정신을 읽어내어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을 빼고 시대의 문화를 말할 수 없듯이,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세계관을 이해하지 않고는 시대정신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20~40대를 지배하고 있는 시대코드는 무엇일까. 이것을 읽어낼 수 있다면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과 대통령선거 과정을 기점으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새로운 문화코드를 접하고 있다. 인터넷 효과, 광장응원, 촛불집회, 정치 참여 등 ‘참여’와 ‘감동’의 새로운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던 10, 20, 30대 세대들이 지금의 20, 30, 40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그 속에 담긴 중요한 속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바로 ‘게릴라성 대중’과 ‘놀이정신’이다. 이들 세대에게 있어 대중이란 유랑하는 주체이자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들의 집합체이며 마치 게릴라와 같은 형태로 문화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융통성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념이나 기존의 권위 등은 더는 가치판단의 중요 수단이 되지 못한다. 어떤 이익이나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즐겨지는 것, 바로 ‘놀이’는 이들 세대에게 있어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속성이다. 혼자 놀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맺어 함께 노는 놀이문화에 SNS나 인터넷은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장난감이고, 광장은 가장 선호하는 놀이터이다. 월드컵 응원놀이에서 시작된 놀이문화는 정치영역으로까지 확산되었고 ‘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는 의식을 담은 투표놀이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세대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문제는 ‘놀이’는 속성상 계속 더 놀고 싶어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놀았던’ 20~40대들이 이번 재·보선에서도 놀이를 지속했고, 내년은 대대적으로 놀 수 있는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나 신이 날까.
  • [사설] 이번엔 상아 밀수… 끝없는 외교관들의 일탈

    외교관들의 일탈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장관 딸 특채파동, 상하이스캔들, 자유무역협정(FTA) 번역 오류 등 트러블 메이커가 된 외교통상부가 이번엔 현직 외교관의 상아 밀반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윤준 전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얼마전 이삿짐 화물에 상아 16개를 숨겨 들여오다 적발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가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된 상아를 무더기로 들여오다 발각됐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박 전 대사는 현지인이 짐을 싸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둘러대기 바쁘다.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다. 60㎏이나 되는 그 많은 상아를 가져오며 몰랐다느니 선물이니 하는 것 자체가 국민 우롱이다. 그가 귀국할 무렵 코트디부아르는 교민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내전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불법을 저질렀다니 공분(公憤)을 사고도 남을 일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지적했듯 뒤에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검찰 조사를 통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밀수 혐의로 조사받는 첫 외교관이 된 당사자로서는 처벌을 떠나 스스로 물러나는 게 그나마 공직생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외교부는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복무기강 점검이니 뭐니 법석을 떨었다. 최근엔 재외 공관의 기강을 다잡는다며 ‘평가전담대사’까지 신설했다. 공관장 업무에 대한 평가와 경쟁시스템을 통해 우리 외교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도 개인의 의식개혁 없이는 빛을 발할 수 없다. 나라의 격을 사정없이 무너뜨린 잇단 외교 추문과 일탈은 외교부의 자정능력마저 의심케 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지만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나는 뭐하는 사람인가.’ 대한민국 외교관들은 이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하루를 시작해야 할 판이다.
  •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허남주칼럼] 진정한 장애인 복지를 생각한다

    서른한살인 시각장애 1급 문호씨가 피부미용사 자격증에 도전했다. 지난 주말 치른 필기시험 점수가 좋았다며 5월에 있을 실기시험을 준비 중이다. 현재 그의 고민은 눈썹다듬기. 실기 시험 중 눈썹다듬기 항목에서 감점당할까봐 걱정이란다. 멀쩡하게 눈 뜨고도 제 눈썹다듬기란 쉽지 않은데 시각장애인이 눈썹 정리라니…. 이 청년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연습을 할 수 있게 내 눈썹을 내줘야 하나. 갑자기 내 눈앞마저 막막해진다. 10여년 전 취재를 하다 만난 문호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뇌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시신경을 잃었다. 그럼에도 친구들의 고민 상담까지 도맡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씩씩했다. 특수확대경과 보조기에 의존해 책을 눈앞에 바싹 들이대며 탐독한 끝에 한국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수석입학했다.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도 땄다. 그렇게 문호씨의 소식은 늘 인간승리였고 감동이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지금 그는 ‘장애인용 직업’에 자신을 맞추는 중이다. “제가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려면 무슨 일이든 해야죠. 잠깐 꿈은 접더라도….” 그는 컴퓨터 관련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사회가 그에게 원하는 일이 있다면 타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적장애 3급인 아들을 위해 수도권지역에서 무공해농장을 경영하며 공동체 생활을 꿈꾸는 권은수(56)씨의 아들 준영(32)씨는 10년째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대형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청소일을 맡아 한다. 권씨는 “어른이 되면 누구나 힘들어도 일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 아들이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찾았다. 한동안 준영씨는 출퇴근에 4시간이나 걸리는 직장을 다녀야 했고 아직도 월급은 80여만원이다. 상용근로자 평균의 30% 남짓한 액수라는 게 답답하다. 그래서 아들과 또 다른 장애인들에게 경제적 독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권씨의 소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의 복지가 일자리라는 대통령의 지적은 장애인과 가족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말일 것이다.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 2만 3249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장애인 고용률은 2.24%. 전년보다 0.07% 포인트 상승했고,지난 20년간 4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요즘 같은 불황에 멀쩡한 사람도 직장 구하기가 힘들다는데 괄목할 만한 성과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취업 체감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취업 장애인들은 단순업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학력을 높여도 적성에 맞고 꿈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을 구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배울수록 직장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애써 배운 것을 모두 버리고 문호씨처럼 새 일을 찾아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장애인 복지비용을 통칭하는 장애급여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0.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2%에 크게 못 미친다. 장애인 가구 월 평균소득 역시 181만 9000원으로 전국가구 평균(337만원)의 54%에 불과하다. 그래서 장애인 가족들은 가장 시급한 서비스로 경제적 지원을 꼽는다. 장애인은 어떤 사람인가. 질병과 사고 등으로 인한 중도 장애가 70%라고 한다. 선천적 장애가 19.3%인 점을 감안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정상인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등록 장애인은 251만여명. 등록되지 않은 숫자까지 합치면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장애인 복지가 맨 앞줄을 차지해야 한다고 본다. 장애인의 취업이 ‘인간승리’로 미화되는 나라가 어찌 선진국인가. 장애인이 일자리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 정의로운 사회다. hhj@seoul.co.kr
  • [깔깔깔]

    ●화장실 명언 젊은이여 당장 일어나라. 지금 그대가 편히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내가 사색에 잠겨 있는 동안 밖에 있는 사람은 사색이 되어 간다. 내가 밀어내기에 힘쓰는 동안 밖에 있는 사람은 조이기에 힘쓴다. ●아이의 꿈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말했다, “엄마 나 커서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이 될래요.” 엄마는 기특해서 물었다. “그래 아이슈타인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데?”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에이~ 엄만 그것도 몰라? 우유 만드는 사람이잖아.” ●썰렁 말개그 티파니가 동대구에서 티 파니? 김구가 김구어주니.
  • 하얀 거짓말은 괜찮을까…40일 정직 프로젝트

    당신은 거짓말쟁이인가, 정직한 사람인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한 시간에 12.5회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4.8분에 한번꼴이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기자 위르겐 슈미더는 40일 동안 ‘거짓말하지 않고 살아보기’란 무모한 도전을 시작했고 그 기록을 책 ‘왜 우리는 끊임없이 거짓말을 할까’(장혜경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 담았다. 거짓말하지 않기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슈미더는 매 순간 의식적으로 뇌와 입 사이의 필터를 없애고자 애썼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선 대단히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자신의 실수에 일말의 사과도 하지 않는 철도청 직원에게 진심을 담아 욕설을 날렸다. 평소대로 억지 미소를 짓고 말 없이 표를 사는 대신 ‘싸가지’ ‘돌대가리’ 같은 단어를 섞어 직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저자에게 술을 사 달라고 부탁한 10대 청소년들의 부탁을 쿨하게 거절하자 그에 상응하는 욕이 돌아왔다. 친한 친구의 비밀을 폭로하고 가슴에 주먹 한방을 얻어맞는다. 아내가 만든 음식에 대해 “맛없어, 토하겠다.” 같은 비판을 계속 던지다가 침대에서 소파로 쫓겨났다. 솔직하게 세금 신고를 하니 돌아오는 건 연봉 환급이 아니라 토해내야 할 돈 1700유로였다. 슈미더가 웹사이트에서 찾아본 ‘사람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은 주로 사소한 것들이었다. “장모님이 오신다니 잘됐네.” “평생 딱 두 남자하고 자봤어.” “당연히 당신 말 듣고 있지.” “여자는 맘이 고와야지.” “알았어, 지금 간다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결국 불편한 일투성이였다. 결국 거짓말은 사회의 윤활유이며 필요악이라 결론 내고 그만 끝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정직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정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의 힘’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는 도박판에서 최고의 포커페이스는 바로 정직하게 자신의 패를 말하는 것이었다. 잘난 척하던 형에게, 본인들의 생각을 강요하던 부모에게 가족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내니 30년 만에 진정한 가족애를 나눌 수 있었다. 직장에서 가식적인 칭찬과 생존을 위한 비굴함을 버리고 동료의 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진심으로 충고하니 말이 먹혀들었다. 저자는 거짓말에 대해 옳다거나 나쁘다는 이분법적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일상생활 곳곳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거짓말이 없으면 세상은 정말 난리가 나는지, 하얀 거짓말이 얼마나 비열한지, 사람들은 타인이 솔직하든 말든 관심이 없는지 등. 40일간의 정직 프로젝트 끝에 나온 것은 거짓말 가이드다. 이기적 거짓말, 거짓 아첨, 뻔뻔한 모욕 대신 공손하게 진실을 말하는 것. 그리고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철칙으로 삼는다. 거짓말은 필요악이지만 진정한 행복은 철저하게 정직할 때만 경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결과다. 앞으로 지킬 15개의 보편타당한 규칙은 갓 태어난 아들을 흉내 내어 만들었다. ‘누군가 미소를 짓거든 그를 향해 미소를 지어 줘라. 배가 고프면 배고프다고 말하라. 주변에 신경 쓰지 마라. 기분이 좋으면 웃고 기분이 나쁘면 모두에게 기분 나쁜 표시를 내라. 행복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보들보들한 이불, 사랑하는 사람들, 약간의 음식이면 충분하다. 상대가 따분하거든 돌아앉아 더 재미있는 일을 하라. 따분한 인간에게 시간을 투자할 만큼 인생은 길지 않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모욕할 필요 없다. 그냥 관심 끄면 된다.’ 등이다. 정직 프로젝트가 끝나고서 슈미더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짓말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주 하지는 않는다. 한심한 거짓말쟁이였지만 절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저자는 삶의 규칙은 거짓이냐 진실이냐를 뛰어넘은 세상과의 소통이라고 답을 내린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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