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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9) 김제 망해사 팽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9) 김제 망해사 팽나무

    ‘침묵의 봄’으로 유명한 지난 세기 최고의 해양생태학자 레이철 카슨(1907~1964)은 유고집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에서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자연에 진정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그 어떤 지식보다 자연으로부터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올바른 지식과 지혜는 “자연에 대한 감정과 인상이 튼튼한 바탕을 이루어야 열매 맺게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뭇 생명을 만나는 데에 있어서 상대의 이름을 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거니와 길고 깊은 만남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름을 알기 전에 거쳐야 할 다른 과정은 없을까. 꽃도 잎도 열매도 모두 내려놓은 겨울 나무는 그의 이름을 알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떠오르는 생각이다. ●지식보다는 감성으로 지켜온 나무 사람이나 짐승에게 그렇듯이 나무의 이름도 그의 특징을 드러내는 한 표징이다. 그래서 이름을 잘 알아두면 그 나무와 더 빠르고 깊이 친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름을 모르거나 혹은 잘못 아는 나무와의 관계는 어떠할까. 전북 김제의 너른 만경벌 끝자락 바닷가에 자리 잡은 망해사에서 400년을 살아온 한 쌍의 나무 앞에 서면, 이 같은 의문이 구체적인 현실을 만나게 된다. 이 나무는 봄에 노란색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까만색 열매가 조롱조롱 맺히는 팽나무다. 그게 이 나무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정보다. 그러나 절집에서나 마을에서나 이 나무를 팽나무라고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슷하게 가지를 넓게 펼치는 느티나무와 헷갈려 잘못 부르는 것도 아니다. 한 쌍의 나무 가운데 비교적 우뚝 선 큰 나무를 사람들은 ‘할배나무’라고 부르고 조금 작은 옆의 나무를 ‘할매나무’라고 부를 뿐이다.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114호인 이 나무 앞에는 지자체에서 정성들여 세운 입간판이 있다. 거기엔 분명히 ‘망해사 팽나무’라고 씌어 있지만, 그게 무슨 대수인가. 입간판 바로 앞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할배나무 할매나무라고 부른다. 사람의 호칭인 ‘할배’, ‘할매’가 어찌 나무의 이름이 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식물학적으로 따지고 들면 이 같은 호칭은 이치에도 맞지 않다. 팽나무는 은행나무나 비자나무처럼 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 암수딴그루가 아니다. 굳이 할배 할매처럼 성(性)을 구별해 부르려면 최소한 암수로 구분되는 나무여야 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이 같은 지식은 소용에 닿지 않았다. 절집 요사채 앞마당에 너그러운 품으로 서 있는 나무를 보고, 사람들은 고향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린 건지 모른다. 게다가 400년을 살아온 나무이니, 나이로 치면 영원한 할배 할매가 아닐 수 없었다. ●400년 전 진묵 대사가 심어 망해사 팽나무는 400년 전 이 절에 주석한 진묵(震默, 1562~1633) 대사가 심은 나무라고 한다. 망해사는 신라 문무왕 11년(671)에 지은 천년고찰이지만 여러 차례의 부침을 겪은 뒤 조선의 대표적 선승(禪僧) 가운데 한 사람인 진묵이 주석하면서부터 인근에 사세를 널리 떨쳤다. 진묵은 망해사에 주석하면서 한 채의 전각을 짓고, 법당이자 요사채로 사용했다. 소박한 전각이지만 서해 낙조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낙서전(西殿)이라는 당호를 붙였다. 낙서전을 지은 뒤에 진묵은 그리 넓지 않은 앞뜰에 나무를 심었다. 바닷바람을 막으려는 뜻도 있었겠지만 작은 마당이 허허로운 탓이기도 했다. 그때가 1624년,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이다. 두 그루 가운데 할배나무로 불리는 큰 쪽의 나무는 키가 21m나 되고, 가지는 사방으로 고르게 25m 가까이 펼쳤다. 그 곁에 다소곳이 서 있는 할매나무는 키가 17m, 가지퍼짐은 사방으로 17m쯤 된다. 할배나무보다는 작지만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여느 팽나무에 비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나무가 전체적으로 순한 동그라미 모습을 갖춘 것도 사람들에게 고향 집 할머니의 너그러운 품을 떠올리게 했을 게다. 한 쌍의 팽나무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그윽한 눈길을 데면데면 나누며 4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왔다. 마치 겉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평생 드러내지 않으면서 마음속으로만 서로를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의 성정과 분위기를 영락없이 닮았다. 이 나무가 팽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소나무인지를 아는 게 과연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일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마을로 닥쳐오는 칼바람을 온몸으로 막으며 우리네 할매와 할배처럼 세상살이에 지친 영혼을 위무하고 지켜온 세월이 400년이다.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서해바다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로 주지 스님이 출타 중인 오붓한 절집 망해사에 가톨릭 교회의 수녀님 다섯 분이 찾아 들었다. 김제 시내의 성당에 살면서도 멀지 않은 망해사를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아 망해사라고 했지만, 지금은 새만금 방조제에 막혔으니 호수 호(湖)자를 써서 망호사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절집을 이리저리 구경하던 수녀님들 가운데 가장 젊어 보이는 수녀님이 홀로 할배나무 앞의 입간판을 유심히 읽은 뒤, 칼바람에 윙윙거리는 나뭇가지 끝을 바라보며 ‘팽나무’라고 분명하게 소리 내어 나무의 이름을 불렀다. ‘망해사’가 아니라 ‘망호사’라 부르고 싶은 것처럼 그 나무는 ‘팽나무가 아니라, 할배나무예요’라고 고쳐 주려다 그만두었다. 이름보다 더 귀중한 것이 삶의 진정성, 느낌, 인상 그런 감정에서 오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였다. 세상에 떠도는 모든 이름들이 허공으로 산산이 부서져 흩어지는 겨울 오후다. 글 사진 김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1004. 서해안고속국도의 동군산나들목으로 나가서 전주 방면으로 직진한다. 대야교차로를 지나 5.6㎞ 남쪽으로 가면 다시 신금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지방도로 711호선을 이용해 5㎞ 남짓 간다. 만경여자중학교 앞의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광할 방면으로 지평선을 바라보며 9.5㎞ 간다. 오른편으로 나오는 심창초등학교를 지나면 ‘망해사’ 혹은 ‘곽경렬선생묘소’ 방면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나온다. 우회전하여 300m 가면 망해사 입구다. 절집까지는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솔숲에서 걸어가야 한다.
  • 이상한 검찰 기소, 그 전말은

    이상한 검찰 기소, 그 전말은

    검찰이 왜 저렇게까지 할까 의구심이 드는 사건들이 있다. 의욕만 앞세웠다가 소득 없이 망신만 당한 한명숙 사건이 그렇고, ‘PD수첩’ 사건도 사실상 참패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서는 피의자가 자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검사님의 속사정’(이순혁 지음, 씨네21북스 펴냄)은 검사가 검찰 조직에 매일 수밖에 없는 구조와, 검찰조직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스템을 통박하고 있다. 현직 일간지 기자가 법조 출입기자로 활동할 당시 취재 내용을 토대로 펴냈다. 검사는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또 검찰 조직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지 여러 해 동안의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정리했다. 중간중간 술자리 문화 등 일상 속 에피소드도 곁들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건들에서 실명을 그대로 써 사실감을 더했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됐다. 1장 ‘리얼 검사’에선 어떤 유형의 검사들이 존재하는지, 저자가 법조 출입기자를 하며 겪은 경험을 위주로 살폈다. 공공연하게 “나도 박철언처럼 되고 싶다.”고 떠들어대던 권력 지향적 인사, 운동권 출신에서 검찰지상주의자로 돌아선 인사 등 저자가 접했던 다양한 유형의 검사들을 담아 냈다. 2장 ‘검사의 적, 검찰’에서는 검찰조직이 어떤 인사 메커니즘에 의해 운용되는지 살펴보고 그 속에서 검사들이 어떻게 분화돼 가는지를 들여다봤다. ‘조직에 해가 되면 수장도 찍어내는 조직 논리’가 큰 주제다. 3장 ‘노무현과 망나니의 칼’은 왜, 어떻게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됐는가를 짚는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이인규 변호사가 “저승에 가서 노통 만나면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다.”고 말한 까닭도 흥미롭다. 정치권의 의도와 독종 검사의 결합 등 수사에 과도한 드라이브가 걸렸던 정황도 재구성했다. 4장 ‘작은 제언’에서는 지방자치 검찰제 도입 등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대한민국 검찰은 왜 이상한 기소를 일삼는가’검사님의 속사정’

     검찰이 왜 저렇게까지 할까 의구심이 드는 사건들이 있다. 의욕만 앞세웠다가 소득 없이 망신만 당한 한명숙 사건이 그렇고, ‘PD수첩’ 사건도 사실상 참패였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서는 피의자가 자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우리나라 최고의 두뇌들이 모였다는 집단에서 왜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기소를 일삼는 걸까.  ‘검사님의 속사정’(이순혁 지음, 씨네21북스 펴냄)은 검사가 검찰 조직에 매일 수밖에 없는 구조와, 검찰조직이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시스템을 통박하고 있다. 현직 일간지 기자가 법조 출입기자로 활동할 당시 취재 내용을 토대로 펴냈다. 검사는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또 검찰 조직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지 여러 해 동안의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정리했다. 중간중간 술자리 문화 등 일상 속 에피소드도 곁들였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건들에서 실명을 그대로 써 사실감을 더했다.  책은 4장으로 구성됐다. 1장 ‘리얼 검사’에선 어떤 유형의 검사들이 존재하는지, 저자가 법조 출입기자를 하며 겪은 경험을 위주로 살폈다. 공공연하게 “나도 박철언처럼 되고 싶다.”고 떠들어대던 권력 지향적 인사, 운동권 출신에서 검찰지상주의자로 돌아선 인사 등 저자가 접했던 다양한 유형의 검사들을 담아 냈다.  2장 ‘검사의 적, 검찰’에서는 검찰조직이 어떤 인사 메커니즘에 의해 운용되는지 살펴보고 그 속에서 검사들이 어떻게 분화돼 가는지를 들여다봤다. 소제목이 본문 뺨치게 재밌다. ‘조직에 해가 되면 수장도 찍어내는 조직 논리’가 큰 주제다. ‘피라미드형 조직=검찰조직은 하나, 전국 검사도 하나/ 철저한 기수 문화/ 인사의 필수 작동 요인1: 학연과 지연/ 이명박 정권에선 TKK(대구-경북-고대)가 득세/ 인사의 필수 작동 요인2 : 근무연과 혈연/ 평검사 인사의 핵심 요인, 평판문화와 연줄/ 업무 성과보다 각종 연줄로 매겨지는 서열/인사의 돌발 변수, 음해’ 등 각 장의 제목만 봐도 검찰의 문제점이 뭔지 고스란히 드러난다.  3장 ‘노무현과 망나니의 칼’은 왜, 어떻게 검찰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가게 됐는가를 짚는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었던 이인규 변호사가 “저승에 가서 노통 만나면 왜 그랬냐고 따지고 싶다.”고 말한 까닭도 흥미롭다. 정치권의 의도와 독종 검사의 결합 등 수사에 과도한 드라이브가 걸렸던 정황도 재구성했다.  4장 ‘작은 제언’에서는 지방자치 검찰제 도입 등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영국 인종차별 ‘막말녀’ 이어 ‘하이킥녀’ 등장

    영국 인종차별 ‘막말녀’ 이어 ‘하이킥녀’ 등장

    최근 아이를 무릎에 앉힌 채 인종차별적 욕설을 하는 ‘막말녀’ 동영상이 영국사회에 분노를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하이킥녀’도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유튜브에 게재된 이 동영상은 1분 13초 분량으로 런던 버스에서 한 백인 여성이 흑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갖은 욕설을 하던 중 하이킥을 날리다 넘어지는 장면을 담고있다. 이 영상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금발의 한 여성은 런던 시내의 버스 안에서 한 남성에게 인종 차별적 욕설을 한다. 여성은 “네가 흑인인지 카리브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난 위대한 백인” 이라며 “너는 누구냐?” 라고 소리지른다. 이에 남성이 “나는 영국 사람” 이라며 역시 거칠게 응수하자 여성은 “네가 누군지 어떻게 아느냐. 내가 영국사람” 이라며 화를 삭이지 못한다. 이어 여성은 분노한 듯 남성에게 발길질을 날리다 균형을 잃고 그만 바닥에 넘어진다. 결국 남성과 여성은 격렬한 몸싸움을 시작했고 승객들의 요청으로 버스는 멈췄으며 여성은 버스 밖으로 쫓겨났다. 이 영상은 지난 7월 승객 휴대전화로 촬영된 것으로 최근 ‘막말녀’ 사건의 영향으로 뒤늦게 올라온 것으로 보이며 현지 경찰 측도 이 사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말 남부 런던 트램(노면 전차)안에서 인종 차별적 막발을 퍼부은 여성은 지난 5일 체포됐으며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학교서 배운 것, 직장서 배워야 할 것/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옴부즈맨 칼럼] 학교서 배운 것, 직장서 배워야 할 것/박제국 행정안전부 인력개발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는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일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행정도 마찬가지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미처 배우지 못한 게 너무 많고 이를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필요한 시기에 적절하게 습득하는가에 따라 유능한 직원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래서 요즈음은 채용시험에서도 ‘그동안 무엇을 배우고 성취하였는가’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더 잘 배우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가’를 평가하여 직원을 선발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사무실에서 배워야 할 게 많다는 점에서 보면, 직장 내에서 유능한 상사나 선배와 함께 일하는 것은 큰 행운이다. 보고서를 잘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법·제도를 만들려면 국회 등 관련 기관과 어떻게 협조해야 하는지, 정책 갈등을 해결하려면 관련 부처나 민원인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론과 마주해야 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직접 또는 간접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행정학 강의라고 할 수 있다. 행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높아질수록 공무원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수단은 그만큼 빨리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후배들을 돌아보면 필자가 겪어 왔던 실수와 시행착오를 비슷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단순한 이론 교육으로 얻을 수 없는 행정 현장에서의 경험, 그리고 경험 속에서 체화되는 ‘암묵지’(暗?知)를 보다 많은 사람이 체계적으로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행정의 낭비나 비효율성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어떻게 공유하고 전달할 것인가? 한 가지 방법은 그동안 일어난 정책들의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공유하는 것이다. 부처마다 수많은 정책을 설계하여 추진하지만, 이 중에는 성공하는 사례와 실패하는 사례가 갈리기 마련이다. 또한 어느 측면에서는 성공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실패한, 복합적인 결과를 낳는 정책도 있다. 학계 및 민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정책의 성공과 실패 원인, 시사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이를 가르침으로써 보다 현실에 근접한 학교 교육은 물론 정부 정책의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정책의 성공한 측면은 적극적으로 알리려 하지만 실패한 측면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리거나 제대로 된 원인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실패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공직 내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공직에 종사하면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우리 사회의 필요한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글이나 책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다양한 경험과 시행착오의 노하우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문분야 경험이 풍부하고 공사 생활에 있어 존경받는 퇴직공직자들을 중심으로 이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물건은 나누면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지식을 나누면 사회 전체에 존재하는 지식의 총량은 두배, 여덟배씩으로 늘어난다. 우수한 퇴직공무원들을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선진행정 경험을 배우려는 개발도상국가에 필요한 행정경험을 전수해 주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이 2011년 관가 10대 뉴스로 ‘전관예우 금지’(12월 1일 자)를 꼽은 데서도 보듯이, 일부 퇴직 공무원들의 잘못된 전관예우가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잘못된 관행은 과감하고 철저하게 고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소중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투명하고 떳떳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사설] 한나라 변화 출발점은 흔쾌한 자기희생

    홍준표 대표 사퇴 이후 비상체제인 한나라당이 절체절명의 기로에 섰다. 그제 당의 ‘대주주’ 중 한 사람인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이 SLS그룹과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지지율 하락과 선관위 디도스 테러 여파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판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 의원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그마나 다행이다. 한나라호(號)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난파를 면하려면 친이는 물론 박근혜 전 대표의 등판을 앞둔 친박 등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곪은 살부터 베어 내는 결단을 보여 줘야 한다. 민심을 다독이고 민생을 보살펴야 할 집권당이 되레 국민의 걱정거리로 전락한 참담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가 박 전 대표의 구원 등판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누가 비상체제 여당의 키를 잡느냐에 앞서 선결 과제가 있다. 선원들이 갈등 없이 단합해 사심 없이 새 항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범여권 안팎에서 신당 창당에 준하는 재창당이냐, 전면 쇄신을 통한 리모델링이냐, 아니면 외곽 세력과의 보수대통합이냐를 놓고 백가쟁명이 한창이다. 비대위나 전당대회 등 박 전 대표의 당 전면 복귀 시기와 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같이 새로운 갈등을 부를 불씨들이다. 까닭에 여권의 실력자 모두가 사즉생의 각오와 자세를 보여 줘야만 한다. 쇄신하겠다면서 정작 난파선 위에서 쓸 만한 물건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이악스러운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어느 국민이 감동하겠는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권 등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당내 세력들이 또다시 갈등을 빚는다면 국민은 여당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 줌의 정마저 떼고 말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현 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혀 온 이상득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만시지탄이다. 본인으로선 억울한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력자 주변에 이권을 노리는 인사들이 진딧물처럼 꾀는 풍토를 감안해 진작에 2선 후퇴를 했어야 했다. 여권 전체를 살리려면 박 전 대표인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겠는가. 참신한 인물들로 면모를 일신해도 모자랄 판에 공천 불나방 같은 인사들을 친박이라는 이유로 비대위 등에 잔뜩 배치해 업혀 갈 생각은 애당초 금물이다. 여권의 거듭나기는 흔쾌한 자기희생을 딛고 출발해야 한다.
  • 몰래한 사랑

    경남 창원에서 ‘얼굴 없는 쌀 기부천사’가 또 나타났다. 2일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쯤 이름을 밝히지 않은 50대 중반의 남자가 제1부시장실을 찾아와 편지 한통을 남기고 사라졌다. 편지에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의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의 계절, 들뜬 분위기 속에서 힘들어하는 우리 이웃이 눈에 밟힙니다. 독거노인, 소년가장, 장애우, 결손가정 등 공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을 살펴 조그마한 정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끝으로 ‘수고스럽지만 잘 배분해 주시면 고맙겠다.’며 농협쌀 20㎏들이 110포를 구입한 영수증도 곁들였다. 지난해 12월, 올해 4월과 9월에도 농협 마트에서 50대 남자가 쌀 108포씩 구입한 뒤 창원시에 전달해 달라며 자취를 감췄다. 창원시는 쌀 구입처가 같고 나이와 생김새가 비슷해 같은 사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곧 정부지원에서 소외된 사람을 추천받아 쌀을 나눠줄 방침이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회색 도시, 色을 입다

    회색 도시, 色을 입다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버스정류장을 지나다 보면 야외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느낌이 든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분)의 대사가 담장벽화에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이다. ‘신발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대요. 어디를 가는지 어디에 갔었는지요.’라는 글귀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미술 전공 강천식씨 등 친근한 영화 주제로 그려 미술을 전공한 강천식(41)·박종호(35)·김현승(32)씨가 마을담장 벽화 만들기 일환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지난 3~6월 망우본동 버스정류장(24.8m),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13m), 중화1동 연립주택(50m) 등 5곳의 낡은 담장에 영화 이야기를 주제로 벽화를 그렸다. 길이는 1.7㎞에 이른다. “집 앞 골목에 학생들이 다니면서 낙서를 너무 많이 해 지저분했어요. 민원을 넣어 페인트칠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런데 담장벽화를 그렸더니 낙서하는 일이 사라졌어요.” 권영순(33·중화동)씨는 흐뭇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그곳엔 애니메이션 ‘치킨 런’의 주인공들이 위트 넘치게 덧칠됐다. 칙칙하고 차갑기만 한 회색빛 도시가 이야기 담긴 미술관으로 변신한 셈이다. ●공공디자인 우수상·온라인 심사 최우수상 수상 담장벽화사업은 청년실업자의 일자리(일당 9만원)를 창출하고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바꾸는 일석이조 효과를 본다. 박종호씨는 “평소 화실에서 작업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보름 간격으로 벽화에 매달렸다.”며 “길 지나던 주민들이 응원해줘 힘든 줄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슈퍼맨, 아이스에이지, 트루먼쇼 등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그려주니까 쉽게 이해하고 애착을 갖는 것 같다.”며 주민들에게 화답했다. 비 오는 날만 빼고 땡볕에 페인트 냄새, 아크릴 물감과 씨름한 노고도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에서 실현부문 우수상, 대국민 온라인투표 심사에서 최우수상을 꿰찼다. 문병권 구청장은 “앞으로도 지역특성에 맞는 공공디자인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아름다운 마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SBS 29일 ‘…가짜를 찾아라’

    SBS는 파일럿(시범) 프로그램 ‘진실게임 가짜를 찾아라’를 29일 밤 8시 50분 방송한다. ‘진실게임 가짜를 찾아라’는 1999~2008년 방송된 ‘진실게임’ 시즌 2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으로 개그맨 이휘재가 MC를 맡았고 배우 박준규, 방송인 김지선, 김준호 등이 진실판정단으로 출연한다. 출연자가 특정 주제에 맞는 사람인지를 가렸던 시즌 1과 달리 이번에는 출연자 4명의 사연 중 가짜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사설] 서울시의원 겸직현황 못 밝힐 이유는 뭔가

    서울시의회가 시의원들의 겸직 현황을 알려 달라는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서울시의원들의 겸직단체 이름과 단체 내 직책, 보수 유무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데 대해 “관련 내용은 비공개”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되면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게 공개 거부 이유다. 국민의 기본권인 알 권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시대착오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의원이 다른 단체나 기관에서 직책을 맡으면 임기 개시 1개월 혹은 취임 후 15일 안에 의회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 입법 취지를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는지 묻고 싶다. 지방자치 시행 20년, 그러나 우리 지방의회는 유감스럽게도 성년의 모습이 아니다. 일상화된 정치싸움에 막말, 폭행 등 끝없는 자질시비는 지방의회무용론까지 낳게 하고 있다. 우리는 시의원으로서 시정활동에 근본적인 지장이 없는 한 겸직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스스로도 헷갈릴 정도로 ‘다중’(多重)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없지 않으니 문제다. 국민의 알 권리를 떠나 이해관계에 얽힌 의원들이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탈을 막기 위해서도 겸직 상황은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 국회도 국회의원들의 겸직 현황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가. 시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실추된 지방의회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시의회는 공개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겸직활동’을 밝히고 나섰어야 했다. 일각에선 지방의원이 유급직인 만큼 겸직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개인정보 운운하며 겸직상황 공개를 거부할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 풀뿌리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그러진 지방자치의 초상부터 바로 세우는 게 지금 시의회가 할 일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여기, 사실은 집창촌 건물입니다

    여기, 사실은 집창촌 건물입니다

    “뭐, 나중에 자연스레 풀어지시긴 했는데 처음엔 미쳤다고 했죠.” 혼자 서울 영등포 집창촌에 들어간다 했을 때 아버지는 당연히 펄쩍 뛰었단다. 뚫어야 할 관문은 아버지만이 아니었다. 업주들을 찾아다니며 매달렸다. “예술하는 사람인데 작품 하나 하고 싶다고 해서 네, 하고 문 열어 줄 리 없잖아요.” 그렇게 애걸복걸해서 겨우 업주 단체 대표의 가게에 머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홍등, 붉은 불빛이 너울대는 1층 쇼윈도에서부터 뒤편에 마련된 수없이 많은 방들, 그리고 그 방으로 연결되는 계단까지. 이틀 동안 자 하나 들고 세부적인 곳까지 완벽하게 측정했다. “그 장소가, 그곳 사람들이 무섭다거나 거부감이 든다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집창촌의 집이 가진 공간과 시간성에만 집중했거든요.” 측정한 자료를 가지고 스티로폼으로 2층집을 70% 크기의 모델로 만들고 다시 부순 뒤 폭발하는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스티로폼 2층집의 폭발하는 이미지 여기에 ‘순간의 총체’(Sum in a point of time Ⅱ)라 이름 붙여 놓은 이는 서민정(39) 작가다. 70% 크기라 하지만 2층집이, 그것도 블록버스터 영화에서처럼 한번에 터져 나가는 모양새다 보니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빽빽하게 들어찬 스티로폼 덩어리와 만나게 된다. 처음엔 잘못 왔나 싶기도 하고, 그다음엔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러다 무너지려는 그 집 안으로 슬쩍 발을 들여놓으면 흔한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실내 풍경을 만난다. 일그러지고 깨지고 온통 하얗다는 것만 빼고. 감상하기 쉽도록 거리감을 두고 여백을 살려 전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물론 의도적인 배치다. “재현보다는 반전을 노려보고 싶었어요. 전작은 갤러리를 폭발시킨 거였는데 관객들이 요모조모 둘러볼 수 있게 자그맣게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드니까 장난감 같아서 압도적인 힘 같은 게 나오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시장 생각 말고 작품 그 자체로 꽉꽉 채워보자 한 겁니다.” 효과는 있다. 아기자기한 미니어처 같다기보다 초자연적인 느낌마저 살짝 난다. “선입관을 지워버리고도 싶었어요. 한번 둘러본 뒤 이게 집창촌 건물이었다는 얘길 들으면 ‘어? 그랬어?’라는 반응이 나오도록 하는 거죠.” 왜 하필 집창촌 건물을 골랐을까. “의미의 확장”을 위해서였다고 한다. “자연의 시간에 맞춰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소멸돼 가잖아요. 그런데 폭발은 인위적인 소멸이에요. 찰나적 순간인 거죠. 그 순간을 한 장의 사진처럼 정밀하게 남겨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평범한 집으로 작업하면 ‘추억’ ‘회상’ 같은 것으로 키워드가 고정될 것만 같더군요. 누구나 대략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곳,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그 장소성만의 아우라가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거예요.” ●“누구나 대략 알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곳” 그런 건물을 찾던 중 우연히 기회가 왔다. 지난 5월, 정말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와서 문래예술공장에 머물다 집창촌 여성들의 시위 현장을 목격했다. 곧 사라질 그곳에 주목했다. 박정희 정권의 ‘강남 개발 거점’ 3곳 가운데 하나였으나 지금은 그 가운데 가장 낙후된 지역, 그러나 최근 들어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또 한번 개발 열기가 불어닥친 곳. “인위적 폭발의 순간, 저 공간에서 어떤 응축된 힘, 해방의 기운 같은 것이 터져나오는 게 아닐까 상상해 봤습니다.” 일종의 제의(祭儀)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동판 작업하고도 비슷해요. 한 10년간 해보니 무슨 의식 같더라고요. 찍어내는 한 순간을 위해 무수한 시간을 들이는…. 폭발의 한 순간을 위해 이렇게 공을 들인 것처럼요.” 작가는 홍익대 판화과를 거쳐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블랙의 마법에 빠져 동판 작업에만 10년을 바쳤지만 어느 순간 머리가 아닌 손이 기계적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설치작업으로 돌아섰다. 옆 전시장엔 영상물도 있다. 종이 위에 얇게 유약을 발라 만든 거대한 도자기 드레스가 있다. 무게만도 300㎏이다. 만드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이걸 몽둥이로 깨부수는 동영상이다. “독일 전시 때예요. 갤러리 측이 약속을 깨고 작품을 운송해주지 않는 거예요. 그래? 그렇다면 내 작품 내 손으로 깨버리겠다, 한 거지요. 갤러리 측에서 기겁했지만 그냥 강행했습니다.” 덩치가 자그마한 여성 홀로 집창촌에 쳐들어갈 배짱이 어디서 나왔는지 엿볼 수 있다. 12월 16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압생트. (02)548-7662.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깜짝 방문 박찬호 “국내서 뛰고 싶어”

    최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방출된 박찬호(38)가 한국시리즈 3차전이 벌어진 문학구장을 ‘깜짝 방문’했다. 박찬호는 이만수 SK 감독대행과 류중일 삼성 감독 등 야구 관계자들을 만나 인사를 전했다. 박찬호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미안하다. 오늘은 이야기하기가 조금 그렇다.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거부했다. 대신 홈 구단인 SK를 통해 “일본 일정이 끝났기 때문에 당연히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해 26일 한국에 들어왔다.”면서 “한국시리즈도 보고 싶었고 양팀 감독을 만나 인사를 드리고자 야구장에 왔다. 당분간 한국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박찬호는 이만수 SK 감독 대행에게는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행은 박찬호와 2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을 만나 박찬호와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이 대행에 따르면 박찬호는 “국내에서 뛰고 싶은데 절차가 까다롭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도 했고 외환 위기 때 국민에게 힘을 드리기도 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도 1년 안에 바로 선수로 뛰는데 대한민국 사람인 내가 왜 바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내가 국내에서 뛰면 관중도 많이 오고 많은 팬이 기뻐할 것”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만추 그윽한 ‘新부여 8景’ 찾아 떠나볼까요

    만추 그윽한 ‘新부여 8景’ 찾아 떠나볼까요

    책 한 권 들고 떠난 여정입니다. ‘윤재환의 신부여팔경’입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백제의 옛 도읍지 부여에도 그에 걸맞은 새 ‘부여 8경’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따라 부여를 돌아봤습니다. 패자의 역사가 퀴퀴하고 낡은 유물 위에 덧씌워져 있을 거란 선입견도 함께 가지고 갔지요. 그런데 옛것들을 되짚어 가는 길에서 뜻밖에 놀랍고 아름다운 풍경들과 만났습니다.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되 결코 누추하지 않은’, 백제의 향기 오롯한 그런 풍경 말입니다. ●꽃이 진다고 역사를 탓하랴 잊혀진 왕도(王都)는 처연하다. 육당 최남선은 1948년 ‘조선의 고적’을 통해 부여를 이렇게 묘사했다. “평양은 적막한 중에 번화가 드러나고, 경주는 번화한 중에 적막이 숨어 있는데, 백제의 부여는 실시(失時)한 미인같이, 그악스러운 운명에 부대끼다 못한 천재같이, 대하면 딱하고 섧고 눈물조차 그렁거리”는 곳이라고. 부여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지 싶다. 고을마다 대표적인 여덟 경치는 있게 마련이다. 부여 또한 마찬가지. 1경은 백제탑의 저녁 노을, 2경 저녁 무렵 부소산에 내리는 부슬비, 3경 고란사의 새벽 종소리, 4경 낙화암에서 망국의 한을 우짖는 소쩍새, 5경 구룡평야에 내려앉는 기러기떼, 6경 백마강에 고요히 감겨드는 달빛, 7경 수북정에서 바라보는 백마강 아지랑이, 그리고 8경 규암나루로 들어오는 돛단배 등이다. 그러나 세상은 바뀐다. 사라진 것도 있고, 보탤 것도 있다. ‘신(新) 부여 8경’은 부여 읍내를 기준으로 내 4경과 외 4경으로 나눴다. 그중 제1경은 금성산 조망이다. 2경은 부소산 산책, 그리고 3경 백제탑 석조와 4경 궁남지 연꽃, 5경 무량사 매월당, 6경 장하리 삼층석탑, 7경 대조사 미륵보살, 8경 주암리 은행나무가 뒤를 잇는다. 으뜸가는 경치를 ‘금성산 조망’으로 꼽은 것은 부여와 백제를 바로 보자는 뜻에서다. 금성산에 오르면 부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그에 견줘 2경 ‘부소산 산책’은 옛것의 향기를 좇자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외지인들에겐 부소산이 사실상 1경이다. 널리 알려진 부여의 아이콘들은 죄다 부소산에 몰려 있다. 낙화암, 고란사, 백마강 등 귀에 익은 관광지는 물론, ‘삼천 궁녀’의 원혼을 위로하는 궁녀사 등 덜 알려진 유적지도 빼곡하다. 부소산은 낮다. 높이 106m에 불과하다. 남쪽 기슭은 성왕 16년(538년) 이후 123년 동안 백제의 왕궁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북쪽 사면은 낙화암을 통해 백마강과 접해 있다. 산책로는 부소산 전체를 에둘러 조성돼 있다. 오르막 내리막은 있지만, 험하지 않아 2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부소산의 핵심은 낙화암이다. 패망한 백제의 궁녀 3000명이 꽃처럼 몸을 날려 자결했다는 곳. 부소산 들머리에서 채 20분이 안 걸린다. 낙화암 정상엔 육각형의 정자 ‘백화정’이 세워져 있다.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지어졌다. 백화정 아래로 백마강이 흐른다. 멀리 신무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공주에 이르러 금강이 되고, 부여에 닿으면 백마강이라 불린다. 호암리 천정대 앞에서 세도면 반조원리까지, 약 16㎞ 정도를 흐르는 ‘금강’이 바로 백마강이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흔적 가득한 무량사 국보 제9호 백제탑(정림사지오층석탑)과 궁남지까지 살피면 내 4경은 모두 돌아본 셈. 이제 외 4경을 돌아볼 차례다. 그 첫걸음은 무량사다. 고란사와 마찬가지로 개창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9세기말 통일신라시대 때 처음 지어졌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다. 100년 넘은 싸리나무를 깎아 만든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 절의 중심 건물인 극락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물 제356호. 그런데 이 건물, 문외한이 보기에도 범상치 않다. 단풍 든 나무 아래 떠억하니 버티고 섰는데,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자태로 단박에 이방인의 눈을 사로잡는다. 극락전은 중층 불전으로 지어졌다. 겉으로는 2층인데 내부는 트여 있는 형태다. 배흘림 기둥이 든든하게 건물을 받들고, 네 모서리마다 활주를 세워 균형감을 더했다. 단청은 있는 듯 없는 듯 벗겨졌다. 하나, 색이 바랬다고 본연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지는 않을 터. 세월의 깊이는 외려 더 무겁게 전해 온다. 무량사는 조선 세조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최후를 마친 곳이기도 하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항거하며 비승비속의 몸으로 떠돌던 그의 영정이 우화당 뒤편 전각에 봉안돼 있다. 그의 절개처럼 곧은 부도탑은 일주문 오른편에 세워져 있다. 여기서 순서를 바꿔 8경 주암리 은행나무를 먼저 찾는다. 무량사와 가깝기 때문이다. 녹간마을 은행나무는 백제 성왕 16년(538)에 심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천연기념물 제320호. 풍파를 딛고 살아낸 세월이 1000년을 넘는데, 전해오는 이야기 한자락 없으랴. 나무는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이를 알렸다고 한다. 백제와 신라, 그리고 고려와 조선이 망할 때마다 칡넝쿨이 은행나무를 감아 나라의 망조를 예언했다. 제 몸은 물론, 마을 사람들을 돌보는 데도 신묘한 재주를 펼쳤다. 전염병이 창궐해도 이 마을만은 화를 입지 않았고, 1910년 구제역 같은 괴질이 이웃 마을 소들을 삼켰을 때도 이 마을 소들은 끄떡없었다. 고려시대 때 인근 절집 주지가 암자 중수를 위해 자신의 가지를 베자, 급사시켜 응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현재 나무는 부분적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11월 초면 1158㎡에 달하는 몸피 전체가 노란 옷으로 갈아 입는다. ●너른 부여 뜨락 품은 가림산성 6경 장하리 삼층석탑과 7경 대조사 미륵보살도 인접해 있다. 장하리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때 제작된 것으로, 백제탑과 많이 닮았다. 백제 불교의 향기가 고려시대까지 이어진 셈. 대조사는 황금빛 큰새(大鳥)가 현신한 자리에 세워졌다는 전설을 안고 있다. 높이 10m의 미륵보살은 절집 위쪽에 세워져 있다. 미래 세계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바로 그 보살이다. 인체비례를 무시한 게 특징. 얼굴은 각진 데다, 귀는 크고 눈은 작다. 신체 비율도 4등신에 가깝다. 어느 모로 봐도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운 외모다. 하지만 백제 멸망 이후 신라에, 후백제 멸망 이후엔 고려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부여 사람들에게 미륵 보살은 일종의 메시아와 같은 존재였을 게다. 신 부여 8경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대조사를 품고 있는 가림산성(옛 성흥산성)은 반드시 오르는 게 좋다. 백제시대의 대표적인 산성으로, 확인된 것만 1500m 정도 된다. 가림산성의 자랑은 시원한 조망이다. 백제 도성을 따라 흐르는 금강 하류 일대의 드넓은 뜨락이 한눈에 담긴다. 가까운 논산과 강경은 물론, 익산의 미륵산과 멀리 장항까지 굽어볼 수 있다. 글 사진 부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 간 고속도로→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부여 나들목 순으로 간다. 서해안고속도로→대전~당진 간 고속도로→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부여 나들목 순으로 갈 수도 있다. 고속버스는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여까지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맛집 구드래 선착장 주변에 맛집들이 몰려 있다. 구드래돌쌈밥(836-9259)은 다양한 종류의 쌈밥이 주 메뉴다. 향우정(835-0085)은 한정식, 장원 막국수(835-6561)는 충청도 특유의 막국수로 입소문이 났다. ▲잘 곳 부소산성 맞은편에 깔끔한 숙박업소들이 많다. 숙박료도 3만~4만원으로 싼 편.
  • “정직한 마음·따뜻한 심장 있으면 두려울 게 없어”

    “정직한 마음·따뜻한 심장 있으면 두려울 게 없어”

    “정직한 마음과 따뜻한 심장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21일 서울시 행정국 김한수(50) 주무관은 제3회 서울시 하정 청백리 대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소외계층 수호천사… 불의엔 단호하게 대응 그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만 부정한 세력에게는 단호하게 대응하는 ‘원칙맨’으로 알려져 있다. 지독한 가난 때문에 고교 진학마저 포기하고 만 17세 어린 나이에 군에 자원입대하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제대 후 서울 중구 방산시장에서 짐꾼으로 일하며 검정고시를 통과, 공무원이 됐다. 23년 공직생활에도 무주택자로 살며 쪽방 도배공사, 백혈병 자녀돕기 등에 앞장 서 소외계층의 수호천사로도 통한다. 김 주무관은 최근 동남권유통단지를 둘러싼 집단민원에 단호히 대처하고 5년 동안 소송으로 버틴 비리 공직자의 채무불이행 소송 비용을 강제 집행하는 등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본상엔 김창규 소방장·이해관 주무관 이날 시청 후생동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선 서대문소방서 김창규(46) 소방장과 맑은환경본부의 이해관(52) 주무관이 본상을 받았다. 김 소방장은 소방검사·가스공사업·위험물 관리 등 부조리 가능성이 있는 업무를 2006년부터 담당하면서 42차례나 일부 시민이 편의를 부탁하며 제공한 금품을 반려했다. 37세의 늦은 나이에 기능10급 공채로 공직을 시작한 이 주무관은 차량 배출가스 측정 업무를 담당, 청렴결백하게 업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동료 직원이 사망하자 방황하는 고인의 아들을 7년간 진로상담과 직업훈련 지도를 하는 등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 해 주기도 했다. 수상자들은 상패·상금과 함께 특별 승급과 특별승진 추천 등의 인사상 혜택을 받게 된다. 시는 조선 초기 ‘3대 청백리’ 중 한 사람인 유관(柳寬) 선생의 호를 따 2009년 이 상을 제정해 반부패 문화 정착에 기여해 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송혜교 “연기보다 얼굴 주목 땐 속상해요”

    송혜교 “연기보다 얼굴 주목 땐 속상해요”

    송혜교(29)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주목받는 영화 ‘오늘’(27일 개봉)은 용서에 관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나 종교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자신의 생일날 뺑소니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다큐멘터리 PD 다혜를 통해 진정한 용서의 의미와 그로 인해 생기는 인간적인 고민을 세밀하게 그린다. 스크린 속 송혜교는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진지하고 담담하게 극의 중심을 잡아나간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꽤 오랫동안 TV나 영화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것인가. -그동안 중국에서 영화 ‘일대종사’를 찍었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인 데다 량차오웨이, 장쯔이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촬영이 오래 걸렸다. 왕자웨이 감독이 전작 ‘2046’은 5년에 걸쳐 찍었다고 하더라. 겹치기 출연을 하는 성격도 아니고 중국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공백이 생겼다. 신비주의는 결코 아니다. 말주변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 여배우가 작품도 없이 TV에 불쑥 나오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웃음). →영화 속 모습은 발랄하고 통통 튀는 기존의 이미지와 정반대다. 진짜 성격이 궁금해질 만큼….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때의 혜교와 실제 내 성격은 무척 다르다. 그때는 나이에 맞게 재밌게 했던 것뿐이다. 원래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다. 일하면서 조금 외향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이미지 관리를 중요시해서 꾹 참았지만, 이젠 경력이 생기면서 싫은 것은 싫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나이를 먹으니 좀 예민해지고, 일적으로 더욱 고집스러워지는 것 같다. →먼저 출연 의사를 전달했다고 들었다. 굳이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택한 이유는. 배우로서 어떤 변화의 계기가 필요했나. -하고 싶은 연기와 재미를 위해서 한 선택일 뿐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연기도 어렵지만, 내 자신이 크게 흥을 못 느낀다. 좀 더 고뇌하고, 많이 생각하고, 감독과 심리적으로 고민해서 만들 수 있는 캐릭터가 더 끌린다. 그래서 영화도 해피 엔딩을 좋아하지 않는다. (해피 엔딩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 것 같다. 연기하기 어렵더라도 한 장면 한 장면 완성하고 뭔가 채워 가는 게 좋다. 물론 지나가다 꽂히면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할 수는 있겠지만….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등으로 유명한 이정향 감독의 복귀작이다.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오늘’의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이 감독님의 섬세한 연출 스타일을 좋아했다. 감독님이 내가 몰랐던 무언가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품을 자주 하는 분이 아니니까 (이번에)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 때 서로 호감이 생겨 작품을 같이하기로 했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고 한동안 먹먹했다. 절제됨 속에서 표현된 다혜를 연기하기 무척 어렵겠다는 걱정도 들더라. →작업을 마치고 나서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나. -영화를 보는 눈이 예전이랑 좀 달라진 것 같다. 연기에 대해 뭔가 알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좋았다(웃음). →극 중 다혜는 약혼자를 앗아간 가해자 소년을 어렵게 용서하지만 나중에 그 소년이 또다시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뒤 괴로워한다. 다혜의 용서가 이해되나. -마냥 용서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소년이 너무 어리고 앞날이 창창한데 그 발목을 붙잡아 긴 시간 동안 벌을 받게 하는 것도 괴로울 것 같다. 세상이 자극적으로 변해서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다혜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선의가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인 부조리도 짚고 있다.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보호되고, 용서를 해줬음에도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다혜도 피해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용서를 대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당했다고 우기거나 사건의 진실과 상관없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나. →영화는 끊임없이 용서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믿음으로 용서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단죄해야 하는 것일까. -나만 용서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같지는 않다. 용서하는 사람도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용서받을 사람이 자신이 변화할 준비가 더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작품 공백이 있어도 대표 미녀 스타로서의 입지는 확고한데. -물론 예쁘다고 하면 기분이 좋은데, 요즘엔 예쁘고 어린 친구들이 더 많지 않나. 솔직히 연기보다 외모가 부각돼서 속상한 적도 많았다. 어떤 영화를 찍어도 모든 것이 얼굴로부터 시작되고, 그쪽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 →지난 16년 동안 여배우로 살아오면서 황당한 소문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 -애먼 스캔들이 나는 것도 그렇고, 이상한 스폰서 얘기도 터져나와 황당했다. 한번은 누가 팬카페에 “스폰서를 두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있는 것 같은데….”라는 글을 올린 적도 있다. 한번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스폰서로 거론된) 그분은 또 얼마나 황당했겠나. →작품을 함께한 상대 배우와의 교제로 지금도 회자된다. 힘들지 않나. -사실 내 나이 또래에 연애를 하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냥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배우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결혼은 언제쯤. -아직 계획 없다. 엄마도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최대한 늦게 가라고 하신다(웃음). 일본 소설 ‘고백’을 참고하며 다혜의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려 애썼다는 송혜교. 이런 그녀의 꼼꼼함에 이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배우 주연 영화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신대로 꿋꿋이 필모그래피(출연작품 목록)를 쌓아가고 있는 그녀에게서 CF 스타가 아닌 여배우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송혜교 “작품도 없이 TV에 나오기는 싫었어요”

    송혜교 “작품도 없이 TV에 나오기는 싫었어요”

    송혜교(29)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주목받는 영화 ‘오늘’(27일 개봉)은 용서에 관한 한편의 다큐멘터리나 종교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자신의 생일날 뺑소니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다큐멘터리 PD 다혜를 통해 진정한 용서의 의미와 그로 인해 생기는 인간적인 고민을 세밀하게 그린다. 스크린 속 송혜교는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진지하고 담담하게 극의 중심을 잡아나간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꽤 오랫동안 TV나 영화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는데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것인가.  -그동안 중국에서 영화 ‘일대종사’를 찍었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인 데다 량차오웨이, 장쯔이 등 세계적인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촬영이 오래 걸렸다. 왕자웨이 감독이 전작 ‘2046’은 5년에 걸쳐 찍었다고 하더라. 겹치기 출연을 하는 성격도 아니고 중국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공백이 생겼다. 신비주의는 결코 아니다. 말주변이 뛰어난 편도 아니고, 여배우가 작품도 없이 TV에 불쑥 나오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웃음). 영화 속 모습은 발랄하고 통통 튀는 기존의 이미지와 정반대다. 진짜 성격이 궁금해질 만큼...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때의 혜교와 실제 내 성격은 무척 다르다. 그때는 나이에 맞게 재밌게 했던 것뿐이다. 원래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다. 일하면서 조금 외향적으로 변했다. 예전에는 이미지 관리를 중요시해서 꾹 참았지만, 이젠 경력이 생기면서 싫은 것은 싫다고 이야기하는 편이다. 나이를 먹으니 좀 예민해지고, 일적으로 더욱 고집스러워지는 것 같다. 먼저 출연 의사를 전달했다고 들었다. 굳이 무겁고 진지한 영화를 택한 이유는. 배우로서 어떤 변화의 계기가 필요했나.  -하고 싶은 연기의 재미를 위해서 한 선택일 뿐이다. 로맨틱 코미디는 연기도 어렵지만, 내 자신이 크게 흥을 못 느낀다. 좀 더 고뇌하고, 많이 생각하고, 감독과 심리적으로 고민해서 만들 수 있는 캐릭터가 더 끌린다. 그래서 영화도 해피 엔딩을 좋아하지 않는다. (해피 엔딩은) 기억에 잘 남지 않는 것 같다. 연기하기 어렵더라도 한 장면 한 장면 완성하고 뭔가 채워 가는 게 좋다. 물론 지나가다 꽂히면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할 수는 있겠지만?. ‘미술관 옆 동물원’, ‘집으로’ 등으로 유명한 이정향 감독의 복귀작이다.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  -‘오늘’ 시나리오를 보기 전부터 이 감독님의 섬세한 연출 스타일을 좋아했다. 감독님이 내가 몰랐던 무언가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품을 자주 하는 분이 아니니까 (이번에)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만남 때 서로 호감이 생겨 작품을 같이하기로 했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고 한동안 먹먹했다. 절제됨 속에서 표현된 다혜를 연기하기 무척 어렵겠다는 걱정도 들더라. 작업을 마치고 나서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나.  -영화를 보는 눈이 예전이랑 좀 달라진 것 같다. 연기에 대해 뭔가 알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좋았다(웃음). 극 중 다혜는 약혼자를 앗아간 가해자 소년을 어렵게 용서하지만 나중에 그 소년이 또다시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뒤 괴로워한다. 다혜의 용서가 이해되나.  -마냥 용서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소년이 너무 어리고 앞날이 창창하니 그 발목을 붙잡아 긴 시간 동안 벌을 받게 하는 것도 괴로울 것 같다. 세상이 자극적으로 변해서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다혜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선의가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사회적인 부조리도 짚고 있다.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인권이 더 보호되고, 용서를 해줬음에도 가해자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다혜도 피해 당사자로서 맺힌 한이 있는데 주변에서 용서를 대신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주변에서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당했다고 우기거나 사건의 진실과 상관없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나. 영화는 끊임없이 용서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믿음으로 용서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단죄해야 하는 것일까.  -나만 용서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같지는 않다. 용서하는 사람도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용서받을 사람이 자신이 변화할 준비가 더 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작품 공백이 있어도 대표 미녀 스타로서의 입지는 확고한데.  -예쁘다고 하면 물론 기분이 좋은데, 요즘엔 예쁘고 어린 친구들이 더 많지 않나. 솔직히 연기보다 외모가 부각돼서 속상한 적도 많았다. 어떤 영화를 찍어도 모든 것이 얼굴로부터 시작되고, 그쪽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 지난 16년 동안 여배우로 살아오면서 황당한 소문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을 것 같은데.  -애먼 스캔들이 나는 것도 그렇고, 이상한 스폰서 얘기도 터져나와 황당했다. 한번은 누가 팬카페에 “스폰서를 두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있는 것 같은데?.”라는 글을 올린 적도 있다. 한번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스폰서로 거론된) 그분은 또 얼마나 황당했겠나. 현빈, 이병헌 등 작품을 함께한 상대 배우와의 교제로 지금도 회자된다. 힘들지 않나.  -사실 내 나이 또래에 연애를 하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냥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배우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결혼은 언제쯤.  -아직 계획 없다. 엄마도 하고 싶은 일 다 하고, 최대한 늦게 가라고 하신다(웃음).   일본 영화 ‘고백’을 여러 번 보며 다혜의 절제된 감정을 표현하려 애썼다는 송혜교. 이런 그녀의 꼼꼼함에 이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배우 주연 영화가 점점 줄어드는 충무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신대로 꿋꿋이 필모그래피(출연작품 목록)를 쌓아가고 있는 송혜교. 그녀에게서 조금씩 CF 스타가 아닌 여배우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0)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오고 가는 계절이야 어쩔 수 없지만, 갑작스레 차가워진 바람은 근심을 불러온다. 한창 단풍 드는 나무들의 안부를 걱정하게 되는 찬바람이다. 도심의 나뭇잎에도 붉고 노란 물이 제법 올라왔다. 소슬바람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 더 그리워진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사람의 마을에 가을의 시를 한 행씩 채우는 중이다. 이처럼 단풍 빛 짙어지는 가을에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소나무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초록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단풍이 더 짙어지면, 홀로 뿜어내는 소나무의 푸른 기개는 절정에 이를 게다. 가을과 겨울은 분명 소나무의 계절이다. 독야청청 푸른 소나무가 이 땅에 한 편의 시를 남길 차례다. 글 사진 울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뻗어 나온 모든 가지 낮게 늘어뜨려 경북 울진군을 대표할 만한, 조금은 별나게 생긴 소나무를 찾아 나선 길을 이종주(56) 시인과 함께했다. 달포 전에 울진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시인은 곧게 뻗어 오른 금강송의 푸른 기개에 온통 넋을 빼앗겼다고 했다. 그에게 금강소나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가진 나무를 보여 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하늘로 솟구치는 생김새인데, 이 나무는 거꾸로 추락하는 생김새를 가졌군요. 하늘과 땅을 잇는 남다른 방식이네요.” 나무 앞에 닿자마자 그가 토해 놓은 감탄사에 이은 행곡리 처진소나무의 첫인상이었다. 천연기념물 제409호인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소나무의 여러 종류 가운데 하나다. 이 나무가 처진소나무라고 불리는 건 나무의 모든 가지들이 낮은 곳으로 축축 늘어지는 특징을 가졌기 때문이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처진다 해서 유송(柳松)이라고도 부른다. 흔한 나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우 희귀한 나무도 아니다. 특히 경북 청도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처진소나무가 운문사 경내와 매전면 동산리 강변에 두 그루나 있다. 그 밖에도 청도를 비롯한 우리 산과 들에서는 야생으로 자라는 처진소나무를 드물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잎을 비롯한 모든 생김새와 생육 특징은 여느 소나무와 다를 게 없다. 다만 줄기에서 뻗어 나오는 모든 가지가 낮은 자세로 가라앉는다는 점만 다르다.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 담아내 높이가 11m쯤 되는 행곡리 처진소나무는 이 같은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나무다. 이 나무는 마을이 처음 생겨날 때인 350년 전쯤 심은 것으로 짐작된다. 제법 너른 폭의 개울이 나무 옆으로 지나는 걸로 봐서 처음에는 넘쳐 흐르는 개울물을 막기 위해 심은 방재림의 한 그루로 짐작된다. 그때 함께 숲을 이뤘을 다른 나무들은 모두 사라졌고, 이 처진소나무 홀로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어디라도 나무가 있다. 나무는 말없이 사람 곁에서 사람살이를 지키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나무의 덕을 받으며 살지만, 그만큼 나무의 존재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또 나무 곁에 살면서 사람들은 나무를 바라보며, 사람살이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도 그랬다. “큰딸이 어느 날 수녀가 되겠다는 거야. 참 답답한 노릇이었지. 에미 애비는 성당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갑자기 수녀라니 이게 웬 말인가 싶더군. 거, 참 말려도 소용없었어. 지금은 환갑이 다 됐는데, 수녀로 잘 살아.” 나그네들의 인기척을 느끼고 나무 앞으로 다가온 진기은(85) 노인의 이야기다. 다짜고짜 털어놓는 노인의 옛이야기에 시인의 대거리가 자연스레 이어졌다. 나무 그늘에 주저앉은 노인은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나무도 처진 가지를 노인 곁으로 잔뜩 수그린 채 소슬바람에 스쳐 오는 시인과 노인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애들 말 안 들으면 답답하지, 뭐. 그러면 여기 나무에 나오곤 했어. 하긴 우리 마을에서야 별로 갈 데가 없어서 일 없으면 모두 여기 나와 쉬곤 하지. 이 나무야말로 우리 마을 이야기를 모르는 게 없을 거야.” 수도자가 된 딸자식의 생활을 일일이 알 수 없는 노인은 아직도 홀로 사는 딸자식의 안부가 걱정되고 기다려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딸이 보고 싶을 때 찾아 나오는 곳도 바로 이 처진소나무 아래라고 노인은 덧붙였다. “이리 오래된 나무를 누가 심었는지 어떻게 알겠어? 저 앞의 비각은 옛날에 이 마을에 살던 주명기라는 효자를 기념하는 비각이지. 조선 말기에 벼슬하던 사람인데 나무하고는 아무 관계 없어.” 순서도 없이 사람과 나무를 넘나드는 노인의 이야기는 막힘이 없었다. 평생을 나무와 더불어 살아온 사람살이의 알갱이, 혹은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 지어내는 한 편의 서사시다. ●사람 꼿꼿이 사는 힘 나무에서 온 듯 나무가 듣고, 시인과 노인이 나눈 말들의 상찬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휴대전화에 문자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 한 통 보냈다.’는 시인의 메시지였다. 소나무를 주제로 서둘러 쓴 시의 초고인 듯한 편지였다. “까닭 없이 저리 높이 자랄 리 없다/뼈에 사무친 추위 이길 리 없다”로 시작한 그의 편지는 “끝없이 견디는 당당한 힘/더 높이 하늘에 닿기 위해/허공을 가르는 바늘 잎”이라는 소나무 예찬으로 이어졌다. 흔한 인사 한마디 보태지 않은 그의 짤막한 편지는 “푸른 하늘로 싣고 가는 분명한 힘”으로 끝났다. 금강송의 고장 울진에서 처진소나무를 바라보며 시인은 하늘과 땅을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푸른 힘을 떠올린 것이다. 땅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며 수직으로 서서 사는 사람이 사는 힘이 바로 나무에서 비롯된 것이지 싶은 깨달음이 담긴 고마운 편지였다. ▶가는 길:경상북도 경북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672. 울진은 비교적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아 자연의 멋이 잘 간직된 곳이다. 행곡리를 찾아가려면 동해안의 국도 7호선을 이용할 수도 있고, 봉화에서 이어지는 불영계곡을 따라 갈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모두 절경이다. 울진군청에서 남쪽으로 3㎞쯤 되는 곳에서 나오는 수산교차로가 행곡리 입구다. 불영계곡 방면으로 강을 따라 난 도로에는 띄엄띄엄 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수산교차로에서 3㎞쯤 떨어진 곳에서 나오는 다리를 건너면 강변에 서 있는 나무에 닿을 수 있다.
  • [포커스 人]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

    [포커스 人]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고졸 청년층에 대한 취업진로조사가 올 연말 처음 발표된다. 고졸자들이 직장에서 제대로 정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부터는 정부의 취업정보 포털사이트인 워크넷(work.go.kr)에서 고용노동부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환경부 등 정부 중앙부처와 광주광역시·경상북도 등 모든 지자체의 취업 정보를 볼 수 있게 된다. 구직자의 개인별 고용 관련 정보도 통합된다. ●모든 지자체 취업정보 한눈에 정철균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국고용정보원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고졸 청년층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노동시장에 정착하고, 이들이 느끼는 노동시장 내의 차별은 무엇이며 정책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찾아내기 위해 지난해 2월 예비조사를 거쳐 올 2월 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진학 고졸자에 대한 통계가 없어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기가 어렵다는 반성에 따른 것으로 조사대상 5700명에 대한 분석 작업이 실시 중이다. 고용정보원은 고학력 청년 구직자를 위한 활동도 전개한다. 지난해 2월 오픈한 취업포털 잡영(jobyoung.go.kr)이 그 예다. 정 원장은 “우수한 중소기업도 있는데 관련 정보가 알려지지 않는 경향이 있어 연봉 2000만원 이상의 구인 정보를 모았고 구직자를 위해서 이력서 작성 서비스 등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루에 평균 2만명이 잡영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있다. 잡영을 포함한 워크넷에는 이들 외에도 청소년, 고령자, 여성, 아르바이트생 등을 위한 별도 코너도 있다. 코너가 많다 보니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곤 한다. 정 원장은 “워크넷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공공 부문의 취업 정보를 모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기·인천이 운영하는 공공 취업 사이트와 잡코리아·커리어·사람인 등 민간의 채용정보가 지난 7월부터 검색이 가능한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모든 중앙부처와 광역 지자체의 정보도 통합된다. 구인 정보 통합과 함께 고용 경력 통합도 진행 중이다. 고용정보원은 워크넷 외에도 고용보험전산망, 직업능력개발훈련정보망, 자활지원시스템 등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정 원장은 “취업과 실직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 취업취약계층의 경우 고용 이력을 한 곳에서 보면서 상담을 하게 되면 보다 나은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년 6월을 목표로 통합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평균 2만명 ‘잡영’ 홈피 방문 워크넷을 통한 취업률은 2008년 25.4%, 2009년 24.1%, 2010년 22.6%에 이어 올들어 9월까지는 27.3%로 다소 낮은 편이다. 정 원장은 “워크넷은 취직에 성공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정보사이트라는 점에서 민간의 취업 포털과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며 “시장이 실패한 부분에 대해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공기능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선아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가야 할 친구죠”

    김선아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가야 할 친구죠”

    통통하고 괄괄하던 삼순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가냘프고 성숙한 여배우가 앉아 있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선아(36) 이야기다. SBS 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통해 출세작 ‘내 이름은 김삼순’(이하 ‘김삼순’)의 그늘을 벗고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는 오는 6일 개봉하는 영화 ‘투혼’으로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살도 많이 빠지고 피부도 좋아 보인다. 이제는 친근감보다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사람도 있던데. -그러면 계속 좀 거리감이 있어야겠다(웃음). 체중은 지난해에 비해 2~3㎏밖에 빠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삼순이’ 때만 기억해서 그렇지 2003년 영화 ‘위대한 유산’을 찍을 때도 살이 빠진 상태였다. 피부는 원래 좋은 편이다. 15년째 6~7일씩 밤을 새워도 아무 트러블이 없다. →살이 빠진 뒤 좋아진 점은. -‘김삼순’ 때는 힘들어해도 꾀병이라던 사람들이 이제는 조금만 힘들어해도 그렇게들 걱정해 준다. 안 좋은 점도 있다. 안티(팬)가 거의 없었는데 홈페이지에 남자 배우들이랑 찍은 사진을 올려 놓으면 “왜 계속 사진 올리느냐.”면서 경계하는 반응이 올라온다. →‘투혼’과 ‘여인의 향기’에서 연속으로 암 환자 역을 맡았다. 밥도 안 먹고 잠도 거의 자지 않았다던데. -먹지 않기 위해 사람도 안 만나고, TV에 먹는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등 도 닦는 기분으로 살을 뺐다. 가족들이 다클서클 만든다고 진짜 두 시간만 자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면서 제발 편한 작품 좀 하라고 타박하더라. →털털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옆에 앉아 있던 매니저가 “드라마 ‘시티홀’을 할 때는 자신이 나온 언론 기사 숫자까지 다 셌다.”며 거들었다.) -‘시티홀’ 때는 공교롭게도 같은 소속사 여배우가 방송 3사에서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기사는 거의 다 읽어 보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소속사를 통해 정정을 요청하기도 한다. 겁이 많아 롤러코스터 같은 것도 못 타는데 연기에서는 좀 독한 면이 있다. →신작 ‘투혼’에서는 철없는 야구 선수 남편 윤도훈(김주혁)을 내조하는 아내 오유란 역할이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척 자연스럽던데. -스크린의 내 모습을 보고 너무 낯설어 딴 사람인 줄 알았다. 극 중 유란은 남자에 의해 환경이 달라진 여자이고, 드러내고 웃는 경우도 거의 없다. 기존에 내가 연기했던 것처럼 자기 주장이 강한 인물이 아니라 그림자 같은 역할이기 때문에 이번에 절제하는 것을 많이 배웠다. 사투리는 어릴 적 대구에서 살긴 했지만 솔직히 꼬마 때라 잘 기억나지는 않는다. →‘국민 노처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노처녀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두 아이의 엄마다. -엄마 역할에 안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처음엔 부담이 좀 컸다. 그나마 ‘여인의 향기’에서 정극 분위기를 전달한 뒤 ‘투혼’이 개봉돼 다행이다. 갑자기 내가 진지해지면 보는 분들도 어색하지 않겠는가. →잇달아 시한부 인생을 연기한다는 게 어찌 보면 모험인데. -비슷한 캐릭터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위험한 선택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두 인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여인의 향기’의 이연재는 스스로를 위해서 달려갔고 점점 강인해진다. 반면 유란은 죽는 순간까지 가족을 보살피는 강인한 여자다. ‘투혼’의 내면 연기가 ‘여인의 향기’에 몰입할 때 큰 도움을 줬다. →‘투혼’은 왕년의 슈퍼스타였다가 2군으로 추락한 윤도훈이 아내를 위해 마운드에 다시 서는 과정을 담고 있다. 배우 김선아도 윤도훈처럼 시련을 겪은 적이 있나. -2007년 준비하던 영화가 무산되면서 소송이 벌어졌을 때 무척 힘들었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묻는 것이 싫어서 대인기피증까지 걸렸었다. 진실이 왜곡된 것이 억울해 일도 안 하고 직접 증거 자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어떤 문제가 닥쳐도 빨리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성숙함을 배웠다. →‘김삼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스타덤에 올려놓은 캐릭터이긴 하지만 족쇄로 느껴진 적은 없었나.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 한동안 무슨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삼순이 스타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데, 그런 것을 자꾸 기대하는 주변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바꾸려고 한다고 (대중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부터는 삼순이는 평생 같이 갈 친구라고 마음먹었다. ‘김삼순’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을 잘 그린 작품을 언제 또 만나겠나. →‘국민 노처녀’ 수식어를 뗄 계획은 없나. -하하. 이번 영화에서 사고뭉치 남편 때문에 너무 고생해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싹 없어졌다. (극 중 남편이었던) 김주혁씨는 그래도 결혼을 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고 하는데, 그렇게 마음고생하면서는 못 살 것 같다. 대화가 잘 통하고 평생 친구 같은 운명적인 상대가 나타난다면 또 모를까…. 연기도 사랑도 산수 과목이나 탐구생활처럼 치밀하게 연구하기보다는 마음 편하게 운명에 맡기고 기다리고 싶다는 김선아. 그녀는 “앞으로 장르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역할이라면 좋은 리더(감독)를 만나 함께해 보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이제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 볼 여유가 생겼다는 그녀의 말에서 다음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바다에 강아지 던지는 몹쓸 20대들 포착

    바다에 강아지를 수차례 던지는 중국 20대의 사진이 영국 데일리메일에 보도돼 네티즌들의 분노가 일고 있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중국 남서부 푸젠(福建)성 샤먼(厦门)의 해변에 20대 남성과 여자 친구들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나타났다. 해변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이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20대 남성은 데리고 온 강아지를 바다에 던졌다. 바다에 빠진 강아지는 해변으로 다시 올라왔지만, 남성은 5번이나 강아지를 바다에 던졌다. 같이온 여성들은 웃으며 사진촬영까지 했다. 기진맥진한 강아지가 다시 해변으로 올라오지 못하자 20대 남성 일행은 사라졌다. 남성이 사라진 후 강아지는 겨우 마지막 힘을 다해 주변에 있던 바위로 올라왔다. 해변에 있던 사람이 바위주변에 숨어있던 강아지를 발견했고, 목격자 중 한 여성이 강아지를 보호하기로 결정해 집으로 데려갔다. 목격자 중 한사람인 왕은 “그 남성은 매우 잔인했다.” 며 “우리들이 만류를 했으나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강아지를 바다에 던졌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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