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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60% 경험하는 ‘파랑새 증후군’ 증상이…심각

    직장인 60% 경험하는 ‘파랑새 증후군’ 증상이…심각

    직장인의 60%가 ‘파랑새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취업포탈 사람인은 직장인 남녀 952명을 대상으로 ‘직장인이 겪고 있는 증후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0.7%가 “파랑새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파랑새 증후군’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상을 일컫는다. 파랑새 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현재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장래의 행복만 꿈꾸게 된다. 욕구 불만이나 갈등, 스트레스 지수도 높다. 파랑세 증후군이 심할 경우 뇌 시상하부에 영향을 줘 우울증 혹은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다. 파랑새 증후군은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 정신적인 성장이 더딘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파랑새 증후군 나도 경험하고 있는 듯”, “파랑새 증후군 심각한 문제”, “파랑새 증후군 이름하고 정말 다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11년 동안 11명 징계… 금융기관 수장 잔혹사

    이명박 정부의 ‘4대 금융천왕’중 한 사람인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내부 정보 유출 관련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금융 천왕’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지원 의혹으로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 당사자의 잘못도 있지만 정권이 바뀌자 전 정권의 금융권 인사가 징계를 받는 형국이다. 어 전 회장은 당초 문책경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의적 경고에 그쳤다. 징계 수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치열한 로비전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서울신문이 11일 2003년부터 11년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중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은 사람을 조사한 결과 모두 11명으로 나타났다. 중징계가 6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 징계가 몰리고 있다. ‘금융사 CEO의 독단적 경영의 말로’라는 주장과 금융당국의 관치금융 때문이라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4년 전인 2009년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박해춘·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징계를 받았다.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투자한 파생상품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힌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제재 과정의 법률적 문제가 인정돼 올해 초 취소 판결이 확정됐다. 박 전 행장과 이 전 행장도 같은 파생상품 투자 손실 관련이었다. 이어 2010년 강정원 전 KB금융 회장과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회장은 국민은행이 2008년 유동성 등 각종 문제점을 무시하고 카자흐스탄의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392억원에 사들여 4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킨 책임으로 문책경고가 부과됐다. 문책경고나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으면 동종의 다른 금융기관에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라 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40억원을 건네면서 드러난 차명계좌 때문에 실명제 위반 혐의를 받아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2003~2005년에는 위성복·최동수 전 조흥은행장과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았다. 정권의 입김과는 무관한 징계였다. 조흥은행은 2002년 ㈜쌍용의 부산 지점 수출입 관련 서류 위·변조에 연루돼 673억원이 물렸다. 우리·뉴욕·제일·대구·국민·기업은행 등도 연루됐지만 조흥은행의 사고액이 가장 많아 위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2005년에는 250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 위조발행 사고로 최 전 행장이 징계를 받았다. 금융사 CEO들에 대한 징계가 끊이지 않는 까닭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독단적 경영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영 행위에 대해서는 강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은 “국내 금융사 회장의 권한이 과도하게 센 데다 준법감시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전 정권의 낙하산 회장을 일부러 끌어내리기 위한 당국의 꼬투리잡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 중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다”면서 “물론 CEO의 잘못도 있겠지만 당국의 금융사 길들이기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깔깔깔]

    ●여자의 꿈 작은 체구에 머리가 희끗한 두 여자가 열심히 대화를 나누다가 사람들이 가득한 엘리베이터에 들어섰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큰 소리로 계속되었다. “내 평생의 꿈이라면 한꺼번에 두 남자를 차지하는 거랍니다.” 그렇게 속내를 털어놓는 여자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궁금한 나머지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여자를 바라봤다. 그 여자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을 계속 이어갔다. “한 남자에게는 주방 일을 시키고, 또 한 남자에게는 청소를 시키게 말입니다.” ●난센스 퀴즈 ▶사람과 쌀에는 있지만 지렁이한테는 없는 것은? 눈. ▶쉴 새 없이 부딪쳐도 소리도 안 나고 다치지도 않는 것은? 눈꺼풀.
  • 유아인 “난 깡 있는 배우…반항아보다 섹시 매력남 듣기 좋아”

    유아인 “난 깡 있는 배우…반항아보다 섹시 매력남 듣기 좋아”

    흔들리는 청춘, 거친 반항아…. 많은 이들은 그를 그렇게 수식한다. 충무로의 ‘젊은 피’ 유아인(27). 하지만 정작 그는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숙종을 연기하면서 얻은 섹시한 매력남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면서 웃었다. 2일 개봉하는 영화 ‘깡철이’로 스크린에 컴백한 유아인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대 배우가 숙종을 연기한다는 자체가 참 용감했던 것 같아요. 대중이 나를 지겨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캐릭터였죠. 물론 옴므파탈 같은 매력이 있는 역할이었지만 최고 권력자가 외롭고 소외당하고 고립돼 있고 쓸쓸한 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2005년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한 그는 초기부터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반항아 이미지로 소비됐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 놓은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걸오 역할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였다. “원래 비쳐지는 것 보다 더 반항아적 기질이 센 편이에요.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구요. 20대 초반에는 특히 기성 세대와 사회에 반발심이 많았어요. 그런 면이 배우로서 이미지화되면서 다른 남자 배우들이 백조라면 저 스스로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고 느낀 적도 많았어요. 그들과는 다르게 생겼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특성은 여타 꽃미남 배우들과 다른 그만의 개성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반항적인 눈빛의 비결을 물었더니 “사람이건 사물이건 똑바로 응시하는 편인데 그게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면서 “나의 남다른 성격이 차별성이 되어줘서 너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깡철이’에서 그는 이유 없는 반항보다는 삶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건강한 청년으로 나온다. 어떻게 보면 너무 착해서 밋밋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제가 요즘 착하게 살고 있지 않아서 그런 캐릭터에 끌렸는지도 몰라요. 작품을 고를 때 전략을 따지고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게 되니까요. 그래서 ‘성균관 스캔들’ 이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에 끌렸구요. 착하면 재미없다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유아인이 하면 신선하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극중 강철은 치매로 아픈 엄마 순이(김해숙)와 사기당한 친구 때문에 삶의 위기에 처해도 힘들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 ‘깡’으로 뭉친 부산사나이다. “자연스러움에서 오는 담백한 남자다움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강철이는 삶이 힘들어서 그 또래들이 부릴 수 있는 허세나 허풍을 부릴 여유조차 없거든요. 저는 두 눈을 부릅뜨고 거들먹거리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고통 속에서 나오는 남자다움이 진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힘을 빼고 상황에만 집중하면서 과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20대 나이에 빨리 이룬 성공에 어깨에 힘이 들어간 적은 없느냐고 물었다. “간혹 그런 적도 있지만 성격적으로 날이 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너무 남에게 의지하거나 스타 의식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라면서 “인기나 부와 명예, 나를 향한 박수 등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을 끌어안은 채 현혹되어 살고 싶지는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역시 평범치 않은 화술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그는 “평소 생각을 많이 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 SNS에 글을 잘못 올렸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걱정이 되지는 않을까. “원래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내 목소리로 말할 공간이 있고 주관이 있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SNS에 글을 올리는 겁니다. 연예인으로서 영향력을 좋은 방향으로 펼치고 싶기도 하구요. 저는 일단 확신을 가지고 신중하게 이야기하면 어떤 반응이 오건 개의치 않는 편이에요. 자기 확신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밀고 나가면 되고 혹시 실수가 있다면 인정을 하면 되는 일이 아닐까요?” ‘배우인 사람’ 말고 ‘사람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유아인. 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배우하기 좋게 평범하고 부담 없이 생긴 얼굴”이라며 일명 ‘연예인 망언’ 대열에 동참했다. 인간을 다룬 휴먼 드라마를 좋아하고 리얼리티를 모든 작품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화려한 재벌 2세가 아닌 깡으로 버티는 동시대의 청년 강철을 택한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다면 배우 유아인의 깡은 어느 정도일까. “매순간이 다 깡으로 가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두려움이 많고 소심하고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인데 순전히 깡으로 버티고 있는 거죠.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도, SNS를 하고 때론 인터넷 상에서 싸우는 것도 깡으로 버티는 거예요. 요즘 그게 많이 줄어들어서 슬프기는 하지만…. 앞으로 배우 생활도 깡으로 버텨나갈 겁니다(웃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언어습관과 사회갈등/이동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언어습관과 사회갈등/이동구 사회2부장

    “오늘 자 신문 ○○ 몇면의 △△기사 다시 한번 봐주세요. ‘힐링’, ‘라이딩’이 무슨 뜻입니까. 신문에 이런 표현을 마구잡이로 사용해도 되는 건가요. 나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인데 도대체 요즈음 신문, 방송 등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반성 좀 하세요.” 며칠 전 아침 회의를 준비하던 중 독자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항의성 전화였지만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우리 신문을 정말 사랑하는 독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는 국내 신문사나 방송사가 생각지 못하고 있는 나쁜 우리의 용어 선택 및 언어습관을 제대로 지적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뭐 이런 사소한 것을 문제 삼는가” 하는 심정이었다. 힐링이란 단어는 신문, 방송에 넘쳐나는 만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단어인데 싶었다. 마치 신문에 외래어를 마구 사용해도 되는 것처럼…. 서울신문을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교열, 심의, 독자권익위원회(옴부즈맨) 등 겹겹의 내부 점검과정을 구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문들은 언제부턴가 외래어를 거리낌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범람 수준이다. 최근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외래어 가운데 하나가 그날 그 독자가 지적한 ‘힐링’일 것이다. 우리 신문기사와 제목에도 이런 연유로 사용됐다고 생각된다. 분명 ‘힐링’(치유)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됐을 땐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어르신이나 어린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무슨 뜻인지 사전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도 모르게 마치 우리의 일상용어처럼 굳어져 있다. 언어는 반복되는 습관으로 익히게 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미 우리 일상에 굳어져 버린 외래어는 부지기수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범죄용어에서부터 실루엣, 빈티지, 소셜 커머스, 보톡스, 뉴라이트, 글로벌, 드림팀, 포스트시즌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외래어 사용이 남발되는 분야는 화장품 업계와 의류 관련 업계(패션업)라고 생각된다. 상표에 사용되는 외래어의 80~90%는 보통의 경우 뜻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상품명과 내용물을 알리는 겉포장지 등은 온통 알 수 없는 외래어로 도배를 해놓았다. 한번은 국내 대중가요 순위표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분명 국내 대중가요 순위표인데 가수이름과 노래 제목은 90% 이상 외래(국)어로 돼 있는 듯하다. 미국이나 영국의 가요 순위표로 착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수십년 동안 추구해온 ‘세계화’의 산물로 넘길 수도 있다. 그런데 나의 좁은 생각으로는 세계화의 산물이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상업주의와 허영심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는 징후로 보인다. 외래어 남용은 문화적 사대주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얄팍한 상술로 이용하던 것이 이제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일상화·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그날 아침의 그 독자가 꼬집어 줬다. 언어는 의사소통뿐 아니라 과거의 훌륭한 문화유산이나 정신자산을 이어 주고, 정보교환이나 상호협력 그리고 조정과 타협을 이끌어 내는 기능을 해야 한다. 언어가 갖는 사회성이다. 자꾸만 깊어져 가는 우리사회의 갈등이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지 못해서는 아닌지 의구심을 가져본다. yidonggu@seoul.co.kr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바다건너 세상 너무 궁금해~ 하멜의 배에 몰래 탄 해풍이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바다건너 세상 너무 궁금해~ 하멜의 배에 몰래 탄 해풍이

    [나는 바람이다 1·2] 김남중 지음/강전희 그림/비룡소/200·212쪽/9000원 1653년 제주도에 난파한 네덜란드 선원 하멜. 그가 13년 만에 조선을 탈출할 때 조선 아이 하나가 배에 몰래 몸을 실었다면? 동화의 바다에 남다른 스케일의 상상력이 띄워졌다. 17세기 조선이 바다를 포기했던 시절 바다를 향해 온몸을 던졌던 소년의 모험 이야기다. ‘기찻길 옆 동네’, ‘자존심’ 등으로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이야기꾼 김남중이 펴낸 해양소설 ‘나는 바람이다’다. 여수의 작은 바닷가 마을. 태어나 백리 밖도 나가 본 적 없는 소년 해풍이는 시름이 많다. 뱃사람인 아버지가 실종된 이후 아버지가 돈을 꾼 홀아비 김씨는 호시탐탐 누나 해순이를 넘본다. 하지만 해순이는 마을 사람들이 ‘붉은 오랑캐’, ‘빨간 털’이라고 놀리는 네덜란드인 청년과 사랑에 빠진 터다. 동네에 오래 터를 잡고 산 하멜 일행과 친해진 해풍은 그들이 일본으로 탈출한다는 사실을 듣고 가슴이 뛴다. ‘조선에 억류된 네덜란드 사람들처럼 아버지가 일본에 붙잡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세계를 아우르는 해풍의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번에 출간된 1, 2권은 전체 4부 가운데 1부로 해풍이가 조선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에 당도해 다시 네덜란드로 향하는 데서 끝난다. 이 과정에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간 조선 도예공의 이야기 등 우리 역사의 상처와 세계사의 현장도 부감한다. 2~4부는 인도네시아,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해풍이가 멋지게 바다로 나갔듯 ‘집-학교-학원’이라는 삼각형에 갇힌 요즘 아이들이 경계의 너머를 꿈꾸길 바란다”는 작가의 바람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문장과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초등 3학년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타이완, ‘SK 횡령사건’ 핵심 인물 김원홍 강제 송환

    타이완 당국이 ‘SK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곧 강제 송환하겠다는 뜻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 타이베이 주재 한국대표부는 24일 타이완 이민서 측 요청에 따라 김 전 고문을 한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여행자 증명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 증명서의 시한은 다음 달 6일이다. 김 전 고문은 중대 범죄 혐의로 수배되면서 지난해 여권이 취소돼 한국에 오려면 여행자 증명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타이완 당국은 구체적인 송환 날짜를 다시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늘 27일로 예정된 가운데 김 전 고문이 그 이전에 송환될지 주목된다. 현지 소식통은 김 전 고문이 이민법 위반 혐의 외에 다른 타이완 내 범죄 혐의가 없다면 타이완 당국이 60일간만 그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송환 시기는 29일 이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7월 31일 타이완 북부 지룽시에서 최재원 SK 부회장과 함께 차량으로 이동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그동안 횡령된 자금이 김 전 고문의 보험사업과 다른 투자자의 투자금 돌려 막기에 사용됐다고 주장해 온 SK는 내심 반기면서도 항소심을 코앞에 앞둔 만큼 극도로 말을 아꼈다. SK 관계자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김 전 고문의 증언이라고 본다”며 “김 전 고문이 전체적인 그림을 아는 사람인 만큼 재판에 나와 증언을 한다면 더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내가 에이즈 환자?“ 美여성 5억 배상 소송 제기

    “내가 에이즈 환자?“ 美여성 5억 배상 소송 제기

    뉴욕시 브루클린에 사는 에브릴 노런(25)는 지난 4월, 미국 뉴욕시 인근 지하철역 등에서 무상으로 배포되는 유명한 생활정보지를 받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주 인권국이 신문 뒷면에 게재한 에이즈(HIV) 관련 전면 홍보 광고에서 멀쩡한 자신이 생뚱맞게 에이즈 환자로 둔갑해 있었기 때문. 광고는 자신의 전면 사진과 더불어 “난 에이즈 양성 반응자입니다”는 글귀와 함께 에이즈 감염자라도 뉴욕주 인권법에 따라 여러 권리가 있다며 인권국에 문의하라는 공익 홍보 광고였다. 하지만 노런은 자신이 에이즈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인데 이 광고로 인해 남자 친구를 비롯한 여러 지인으로부터 수모를 당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노런과 그녀의 변호사는 뉴욕주에 법적 민원을 제기하기에 앞서 우선 이 사진을 뉴욕주 인권국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사진 회사인 ‘게티이미지(Getty Image)’를 상대로 45만 달러(4억 9천만 원 상당)의 손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2년 전 이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도 “노런과는 아는 사이로 온라인 패션용으로 찍은 것인데 어떻게 이런 실수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소속사인 게티를 비난하고 나섰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파문에 관해 뉴욕주 인권국과 ‘게티이미지’ 측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사진=뉴욕 생활정보지(amny) 4월 3일 자 후면 광고(뉴욕주 인권국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놀고 싶지도, 먹고 싶지도 않아… 도대체 난 누구일까

    나는 누구예요?/콘스탄케 외르백 닐센 지음/아킨 두자킨 그림/정철우 옮김/분홍고래 펴냄/40쪽/1만 2000원 윌리엄은 놀고 싶지도, 밥을 먹고 싶지도 않다. 생각할 게 너무나 많아서다. 할머니가 불러도 나무 위 집에 동그마니 앉아 내려올 생각이 없다. 몇 번이나 부르는 할머니에게 윌리엄은 그제야 대답한다. “답을 찾을 때까지 안 내려갈 거예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요.” 나는 누구일까. 윌리엄은 답을 구하러 나선다. 엄마는 말한다. “엄마의 꿈이 이뤄진 게 너”라고. 하지만 윌리엄은 꿈이 아이가 됐다는 엄마의 답이 영 신통치가 않다. 아빠도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 같다. 고작 한다는 말이 “너는 너지. 아빠는 아빠고. 다 그런 거란다.” 할아버지는 윌리엄의 손을 윌리엄의 가슴에 얹어주곤 말씀하신다. “느껴 보거라. 이게 바로 너란다.” 콩, 콩, 콩, 뛰는 심장이 나일까. 증조할아버지의 답은 가슴을 더 답답하게 한다. “글쎄, 네가 누구냐?”고 되물으시다니. 아무리 물어보아도 마음에 쏙 드는 답은 하나도 없다. 궁금증만 깊어진다. 겁도 덜컥 난다. 멍청이라고 놀리는 동네 형들의 말이 진짜일까 싶어서다. 혼란스럽기도 하다. 세상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천지인데, 다 같은 사람인가 싶어서다. 윌리엄은 결국 알게 될까. 내가 누구인지는 누군가가 정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아이의 성에 차지는 않지만 아이가 누구인지 말해주는 어른들의 사랑과 아이가 바라보는 파스텔톤의 여리고 잔잔한 세상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그림책이다. 노르웨이에서 사랑받는 원로 작가와 터키 이민자 출신 삽화가가 아이들이 통과의례처럼 거치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 ‘건강한 흔들림’을 지지하고 따뜻이 보듬어 준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열린세상] 세대교체의 신화/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우리나라의 압축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로 한국사회의 역동성이 거론된다. 최근 경제가 부진한 것을 두고 한국사회의 장점인 역동성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현상과 관련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한때 “빨리, 빨리”라는 구호는 졸속의 상징으로 비판의 대상이었으나 요즘 역동성의 표현으로 마치 경제성장을 견인한 동력이었던 것처럼 이를 재평가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이 역동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한 것이 빠른 세대교체로 인식되고 있다. 이미 1970년대 초에 당시 야당의 김영삼·김대중 후보는 40대 기수론을 제창하여 정계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킨 바 있었다. 몇 십년 후 아이러니하게도 두 분 모두 고령에 출마하여 세대교체의 요구를 방어하는 입장에 서기도 했지만. 근대 이후 우리 문학, 특히 소설에서는 이른바 ‘아버지의 부재’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것은 유교 가부장제의 쇠퇴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빠른 세대교체 풍조와도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중·노년층이 빠르게 퇴진하고 사회 주도층의 연령이 낮아진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45세 혹은 50세 이전의 조기 정년을 의미하는 ‘사오정’과 ‘오륙도’란 자조적인 말이 유행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러한 현상은 옛날에도 있었다. 조선 세조 때 여진족을 정벌한 남이(南怡)는 20대의 청년으로 오늘의 국방부장관 격인 병조판서를 지냈고,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평정한 구성군(龜城君) 이준(李浚) 역시 20대에 참모총장 격인 오위도총관에 임명되었다가 곧바로 국무총리 격인 영의정이 되었다. 두 사람의 급격한 부상은 세대교체라는 말조차 무색할 정도였다. 이들은 훈구(勳舊) 세력을 억제하려는 세조의 의도에 따라 종실 혹은 그 인척이어서 나이 불문하고 기용된 것이니 세대교체의 본뜻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할 것이나 후일 40대에 정승이 된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등은 ‘흑두재상’(黑頭宰相)으로 불렸으니 당시 젊은 기수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워낙 짧았으니 40대라고 해서 젊은 것도 아니었다. “인생 70은 예로부터 드물었다(人生七十古來稀)”는 시구로 ‘고희’(古稀)라는 숙어를 남겼던 시인 두보(杜甫)는 40대 중반에 이미 “흰 머리 긁적일수록 짧아지고, 다 모아도 비녀 하나 꽂지 못하네(白首搔更短, 渾欲不勝簪)”라고 늙음을 한탄하였다. 또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문장가 한유(韓愈)는 ‘진학해’(進學解)라는 글에서 학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머리는 벗겨지고 이는 빠졌다(頭童齒豁)”고 묘사하고 있는데 그때 그의 나이 겨우 40대 초반이었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고 그만큼 조로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쇠라는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의 명장 마원(馬援)은 “늙어도 더욱 강건해야 한다(當益壯)”고 외치며 60대에 전장에 나가 싸워 이겨 오늘날 ‘노익장’(益壯)의 미담을 남겼다. 청나라의 대학자 유월(兪?)은 어떠한가? 60세 무렵까지 빈둥대며 별다른 업적이 없었던 그는 어느 날 “꽃은 졌지만 향기는 남아 있다”라는 시를 읊으며 분발한다. 즉, 몸은 늙었지만 정신은 살아다는 셈인데, 그는 이후 80대 중반까지 장수하며 부지런히 연구하여 ‘춘재당전서’(春在堂全書)라는 대작을 남겼다. 역동성이 반드시 세대교체로 인해 생기는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실례들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금은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과거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기에도 고령의 관료들이 국정을 운영했으며, 현재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성장률과 역동성을 자랑하는 중국 정계의 파워 엘리트도 아직은 우리 식의 세대교체와는 거리가 먼 고령 그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각료 구성을 보면 이전에 비해 연령층이 한층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이들이 기존의 세대교체 신화에 매몰되지 않고 얼마든지 역동성 있는 경제, 소생의 경제를 이룩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다만 ‘노익장’의 이면에는 ‘노건불신’(健不信)이라는 복병이 있다는 것을 항시 유념하면서 말이다. ‘노건불신’, 곧 노인이 건강을 과신하면 언제 탈이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문소영의 시시콜콜] 18세기 선비 이옥과 21세기 한국의 지식인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나 짝을 ‘동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단어는 남한에서 금기어다. 북한이 쓰기 때문이다. ‘인민’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1945년 해방 전후에 백성, 인민, 국민 등이 혼용되다가 북한에서 인민을 애용하면서 기피 단어가 됐다. 1948년 5월 개원한 제헌의회에서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는 영문 국호와 달리 ‘공화국’을 적시하지 않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이유도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김진배 전 언론인이 쓴 ‘헌법의 두 얼굴’에 나온다. 북한 관련 드라마를 보면 “우리 공화국에선~”이 자주 나와 공화국도 왠지 불온한 듯해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화국이란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간접 선거에서 일정한 임기를 가진 국가원수를 뽑는 국가형태이자 세습 군주를 부정’하는 민주주의적 제도를 말한다. 글을 쓰다 사전을 찾아보면 알게 모르게 북한어를 사용해 깜짝 놀란다. 근대문학 등에서 일종의 사투리로 표현된 단어들이 무의식 속에 저장된 탓일 게다. 뜨락이나 쪼각, 누에벌레, 등멱을 하다, 멍멍하다, 또아리, 그러매다 등등은 북한어다. 뜰, 조각, 누에, 등물(목물)을 하다, 먹먹하다, 똬리, 얽어매다 등으로 바꿔줘야 한다. 그 단어를 내버려둘까 하다가도 ‘이게 빌미로 나중에 몰리는 것 아닐까’하는 막연한 불안감에 정정하는 편이다. 잘못한 일이 없는데 왜 위축되느냐고 묻는다면, 그는 중앙정보부와 그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등에서 한때 마녀사냥하듯이 멀쩡한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시켰던 과거를 모르는 순진하고 태평한 사람인 게다. 최근 중국 사마천의 사기가 출전인 ‘이민위천’(以民爲天)도 맘놓고 사용할 수 없는 단어로 분류됐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이 사자성어는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가슴에 한 번쯤 품어야 하지만, 최근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북한 김일성의 좌우명으로 알려져 ‘종북’의 대명사처럼 됐다. 청나라의 패관소품(소설과 잡문)을 좋아했다고 해 벼슬길이 막힌 조선 정조 때의 선비 이옥이 생각난다. 주자의 순정한 문체를 따라야 한다며 문체반정을 주도한 정조는 청나라 풍의 가벼운 문체를 사용하던 이옥을 문제의 인물로 지목해 강제 군역도 시키고 하더니 주류 양반사회에서 밀어냈다. 현대에 이옥의 작품은 조선 후기 문학의 주체적·능동적 경향과 다양성을 대변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중세 학자들은 지동설과 같은 신성모독성 이론과 철학을 논의할 때 교황의 파문에서 벗어나고자 ‘사실이 아니지만 이렇다고 가정해보자’라며 연구했고, 그것이 근대 과학혁명의 씨앗이 됐다고 한다. 금지어와 금기, 억압이 지뢰밭처럼 촘촘한 나라에서 창의적 생각이나 시도가 가능할까?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통진당인 줄 알고…” 60대男, 민주 당원 총기위협

    친 박근혜 대통령 성향의 남성 2명이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야당 정치인을 총기로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9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촛불집회에서 민주당 관계자를 총기로 위협한 혐의로 김모(60)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8일 오후 7시 30분쯤 부산 부산진구 주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의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촛불집회에서 민주당 관계자에게 허리에 찬 권총 모양의 선원용 신호총을 보여주면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이 관계자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이야기를 하면 총으로 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집회 현장에서 바로 검거됐다. 이 총기는 김씨 일행이 이전 선원생활을 하면서 허가를 받고 적법하게 소지하고 있던 것이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위협한 민주당 관계자가)이석기 의원이 속해 있는 통합진보당쪽 사람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입 수시 특집] 건양대학교

    건양대학교는 논산 창의융합캠퍼스에서 1376명, 대전 메디컬캠퍼스에서 606명 등 모집정원 1982명 중 70%가량인 1371명을 수시로 뽑는다. 일반전형(713명), 군사학전형(26명), 특기자전형(77명) 외 입학사정관 전형인 건양사람인전형(197명),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인 유플러스전형(265명), 창업특기자전형(15명) 등 다양한 전형이 있다. 건양사람인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로, 2단계는 1단계 성적(50%)과 면접(50%)으로 평가한다. 지난해 지역자매 전형을 변경한 유플러스전형은 자기주도 학습능력과 잠재력, 인성이 우수한 학생에 대해 교과와 비교과를 통합해 평가한다. 유플러스전형이 건양사람인전형보다 교과 영역을 더 강조했다고 보면 된다. 비교과 평가는 학생부 기록으로 평가하고, 별도 포트폴리오를 받지 않는다. 건양사람인전형은 자기소개서, 유플러스전형은 자기주도학습 자가진단보고서, 창업특기자전형은 창업계획서, 특성화고교재직자전형은 학업계획서를 원서와 함께 내야 한다. 수시모집 학생부 반영은 전 모집단위에서 총 5학기(의학과는 6학기)에 포함되는 국어, 영어, 수학 교과군 전과목을 반영한다. 사회 및 과학 교과군은 학년·학기 구분 없이 최고 8개 과목을 반영한다.(041)730-5221~4. ipsi.konyang.ac.kr
  • 귀뚜라미,애벌레 버거는 무슨맛일까?

    귀뚜라미, 애벌레, 비둘기 고기가 들어간 버거는 무슨 맛일까. 호주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 도시 한복판에서 오늘 하루 세계 최초 ‘페스토랑 (pestaurant)’이 오픈했다. 영국의 해충구제 회사인 렌토킬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칠리소스 비둘기 버거, 소금 식초맛 귀뚜라미 버거, 바베큐소스 애벌레와 초콜렛 딥핑 개미를 공짜로 맛볼 수 있다. 단 이 메뉴를 먹을 만큼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여야 한다는 것. 참가자중 한 사람인 스탠 나이트는 애벌레를 한입 가득 입에 넣은 뒤 바로 뛰어나가 구토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스탠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맛은 꽤 괜찮은 편이다. 일반 음식과 비슷한 맛이였다. 하지만 한번에 너무 많이 먹었던 것 같다” 고 말했다. UN 국제식량농업기구 등 여러 단체에 의해 확인된 식용이 가능한 곤충들은 세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요한 잠재적으로 가치있는 식량원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많은 곤충들은 지방은 적으면서 단백질, 아연,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다. 이번 행사에 사용된 비둘기는 도시 거주자들에게는 골칫거리로 여겨지겠지만 산비둘기(Wood pigeon) 의 경우는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많은 레스토랑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미 잘 알려진 요리재료이다. 유지해 호주통신원 jihae1525@hotmail.com
  • 부모와 함께한 나눔활동… 기쁨이 두배

    부모와 함께한 나눔활동… 기쁨이 두배

    “내가 좀 힘들면 누군가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봉사활동하면서 느끼게 됩니다.” 동대문구가 지역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지원해 눈길을 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홀몸 노인과 장애인뿐 아니라 경기도 여주 장애인 시설로까지 활동 범위를 늘리며 각종 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 10일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하나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나눔 활동’에 참가한 38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주군 점동면 청안리 ‘오순절 천사의 마을’에서 가마솥더위에도 불구하고 봉사활동을 하느라 종일 구슬땀을 흘렸다. 노연우 샤프론봉사단 동대문지회장은 “편한 것에만 익숙한 우리 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돌보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나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면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나눔이라 더욱 뜻깊었다”고 평했다. 동대문구 중·고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샤프론봉사단은 자녀와 함께하는 활동으로 요즘 사회문제가 되는 청소년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천사의 마을은 뇌병변과 중증 지체 장애인들에게 재활 서비스와 자립 활동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먼저 본격 활동에 앞서 천사의 마을 직원이 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나 상식, 주의사항 등을 설명했다. 최혜인(17·해성여고1)양은 “장애인들은 무조건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우리랑 똑같이 드라마를 좋아하고 아이돌 가수를 좋아한다는 말에 놀랐다”면서 “조금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됐는데 보람 있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웃었다. 봉사단 일행은 부모님과 떨어져 여자 성인방, 남자 성인방, 빨래방, 주방 등 각자 선택한 배치 장소에서 열심히 일했다. 여름철이라 비릿하고 역한 냄새를 풍기는 화장실과 방 청소를 하던 김정민(17·대광고1년)군은 “엄마가 지금 내가 청소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배신감이 들지도 모른다”면서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이곳 어른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힘들지만 보람차다”고 말했다. 주방에서는 100여명의 장애인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먹거리(브로콜리, 양파, 버섯 등)를 다듬고 각 방에서는 씻고 나온 장애아들의 머리와 몸을 말려 줬다. 또 함께 운동을 하고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편견과 장막을 넘어 하나가 됐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나눔에 참가한 학생들의 가슴속에는 힘든 이웃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부모의 모습이 깊게 새겨졌을 것”이라면서 “책상에서 하는 공부보다 나눔 활동으로 더욱 소중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청소년 나눔활동 프로그램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남성 22%만 노출 심한 여성 좋아한다

    길어진 장마로 올여름 무더위는 다소 늦게 찾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인지 길거리 패션이 예년 같지 않다. 무더위 혹은 바캉스를 위해 핫팬츠나 시스루룩을 준비한 여성들에게는 안타깝지만 남성은 의외로 이러한 패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설문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조사기관 바우처코즈프로가 시행한 여성의 옷에 관한 조사에서 노출이 적은 우아한 옷을 좋아하는 남성이 45%에 달해 노출이 많은 옷이 좋다는 응답(31%)보다 높았다고 보도했다. 이때 남성 4명 중 1명은 옷을 입은 여성이 어떤 사람인지를 전제로 했지만, 대다수 남성은 단정한 옷을 입고 있는 여성이 주목된다고 답했다. 이와 달리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성이 마음에 든다고 답한 남성은 22%에 그쳤다. 이 밖에도 연락처를 받고 싶다고 생각된 여성을 묻는 말에 대해서는 남성 55%가 품위있는 옷차림의 여성이라고 답했으며, 노출이 있는 옷차림을 한 여성에 대해서는 38%만이 응답해 이 부분에서도 열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바우처코즈프로의 조지 찰스는 “대화를 나눌 때는 아무래도 좋지만 친해지고 싶을 때에는 품위있는 여성을 바라는 것이 남성의 본심”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로열 베이비의 탄생에 열광하는 영국에서만큼은 품위있는 캐서린 왕비의 패션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도 이러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남성의 눈 따위 상관없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한강 투신에 네티즌 설왕설래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한강 투신에 네티즌 설왕설래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전날 예고한 대로 26일 한강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리고 이를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발칵 뒤집혔다. 성재기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15분쯤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마포대교에 뛰어내리기 직전에 찍은 사진을 올렸다. 오후 3시 19분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영등포소방서 소방대원들이 성재기 대표 구조에 나섰으나 오후 4시 20분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성재기 대표 투신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네이버 아이디 sogi****는 “소방관이 당신 뒤치다꺼리 하는 사람인가. 진짜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못 구하고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출동해야 한다니”라고 비판했고 트위터 아이디 rainy****는 “학교 다닐 적 제발 관심 좀 가져달라고 수업 중에 약 먹고 실려갔던 친구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마포대교에서 자살 방지하려고 다들 얼마나 노력하는데 목숨 가지고 돈 구걸하면서 투신 퍼포먼스를 하다니”라고 지적했다. 성재기 대표가 투신 직전 이를 말리지 않고 한 방송사 카메라가 버젓이 그 상황을 촬영한 것에 대한 지적도 많다. 트위터 아이디 mediamo****는 “방송국 카메라가 그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는 거 뭐죠? 막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불상사 발생하면 어쩌려고요?”라고 지적했다. 성재기 대표가 투신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구조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걱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경재 “KBS 수신료 인상, 종편 출범 전부터 강조”

    이경재 “KBS 수신료 인상, 종편 출범 전부터 강조”

    “TV 수신료 인상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생기기 전부터 강조했던 사안입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즈음한 23일 기자들을 만나 수신료 인상을 다시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수신료 인상이 사실상 ‘KBS에 붙었던 광고를 종편으로 몰아주기 위한 방편’이라는 지적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광고 영향력 지수를 보면 KBS 광고를 줄인다면 MBC, SBS가 가져갈 것이고, 이어 신문사나 모바일, 종편으로 갈 것”이라며 “종편으로 가는 건 전체 2~3%가 될까 말까”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시청률 경쟁이 방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광고로 수익을 내면 민간과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영방송이 자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자본가들이 광고 때문에 언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KBS에서 나온 광고가 방송이나 신문 쪽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모순된 논리를 전개하기도 했다. ‘방통위 수장이 수신료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통위원장은 방송 재원 안정화, 방송 공영성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정책 얘기하는 걸 왜 과도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향후 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공정성’, ‘국민 편익’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많은 갈등이 있다는 걸 느낀다”며 “그게 국민에게 행복을 준다면 우선이지 기득권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창조경제를 대하는 공무원들의 ‘비창조적 행태’에 대해 쓴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들은 새로운 걸 만들라 하니까 몇 년 전 했던 정책에 창조 글자만 붙인다”며 “말 잔치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늘 든다”고 꼬집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배고령이 구월이에게 정분 두고 있다는 것은 이제 막 눈치챈 것이지만, 그 위인이 행중에서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라면 손위 손아래를 막론하고 꾸짖고 면박 주기를 일삼아 도덕군자로 알아왔는데, 구월이를 꼬드겨 꼭지를 따버릴 줄은 미처 눈치채지 못했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헤아리기 어렵다더니 딱 그 짝이군.” “두 사람이 정분을 둔 지가 벌써 한 해가 넘습니다.” “임자는 남의 일을 엿듣고 엿보는 일에 능숙한가?” “겉으로는 사내로 행세하지만, 속내로는 계집편성을 가졌다 보니, 자연 주위에 있는 남의 일에 눈길을 빼앗길 때가 많습니다.” “내가 눈 딱 감고 있을 테니, 어디 두 사람 가시버시 되도록 주선해 보게나. 그건 그렇구… 배고령이 걸핏하면 도덕군자 행세하려 했던 것이 얄밉군. 국량이 깊고 심성도 올곧은 사람인줄 알았더니, 얌전하다는 고양이처럼 남보다 먼저 부뚜막에 올라갈 위인일세.” 만기가 애매한 당나귀들을 들추어 발뺌했으나 속내로는 행중에서 행수로 행세하는 정한조에게 정분을 두고 은근히 따르려 한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평소에 정한조를 수발하고 위하는 행동거지를 눈여겨보노라면 그 속내가 거울 속 들여다보듯 훤하게 바라보였다. 그러나 정한조는 만기를 그런 상대로 볼 수는 없었다. 간구한 집안 살림을 견디다 못해 어린 나이에 집을 뛰쳐나와 객지를 떠돌며 유리걸식하던 계집아이가 우연히 해안가 염전으로 흘러들었다. 울릉도로 드나드는 소금 배의 선원들이나 염전에서 염간들의 떡찌끼를 얻어먹고 연명하던 계집아이가 바로 연임이었다. 그때 나이가 불과 열셋이었다. 그 측은하고 처량한 모습을 보다 못해 만기란 이름을 주고 남장을 시켜 접소로 데려와 중노미 노릇을 시킨 것이었다. 섭생이래야 조석으로 강조밥에 소금국이었지만, 떠돌며 걸식하던 고단함에서 벗어났으니 연임으로선 그런 천행이 없었다. 중노미 노릇 주선한 지 3, 4년이 지난 뒤에 마침 나귀를 들이게 되어 견마잡이로 행중에 섞여 작반하게 된 것이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남장은 이제 몸에 배어 편안해졌고, 정한조만 쳐다보며 살아가는 사람이 된 것이었다. 좌정하고 앉아 생각에 잠겨 있던 정한조가 말머리를 돌렸다. “천봉삼이란 위인은 이제 기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거동할 때도 되었는데?” “장독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도감 어른께서 귀한 소합환을 구해주셔서 구완하고 나서부터 차도가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행보할 만할 것입니다.” 그날로부터 열흘 뒤였다. 먼산 뻐꾸기 울고 오동 꽃이 조롱조롱 피기 시작하는 6월 초순, 곽개천은 천봉삼과 작반하여 말래 도방에서 20여 리에 상거한 매야장으로 발행하였다. 매야장에 인접한 오산 포구 근해에서는 빈한한 어부들이 조업하여 명태, 대구, 고등어, 문어, 양미리와 어물들을 잡아 올렸고 염장품도 심심찮게 거래되었다. 울진 일원의 포구와 비교해서 규모는 보잘것없었으나 염전도 있었다. 역시 보부상들은 매야장에서 어물이나 염장품을 거래하여 높을재*를 넘어 영양과 진보를 거쳐 안동 상주까지 내왕하기도 했는데, 그들 고장에서는 대개 콩과 같은 잡곡을 거래해서 돌아왔다. 그들은 해질 무렵에 매야에서 발행하면 시오리 상거에 있는 높을재 못미처인 동막에서 하룻밤을 잤다. 다시 하루해를 걸어서 높을재를 넘어 깊으내*에서 숙박하고 수비를 거쳐 진보에 당도하였다. 그러나 매야에서 꼭두새벽에 일어나 검댕이만 털고 발행하면 높을재 노루막이에 있는 숫막에 당도하여 객주를 정하고 깊으내까지 당도하여 숙소를 정할 수 있었다. 가근방에 살고 있는 부상들은 옥방에서 내성으로 가는 길을 택하여 새내*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매야와 영양 사이 행보도 십이령길 못지않은 첩첩산중이어서 많은 보부상들이 후미진 자드락길을 돌아설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서 넋을 빼놓는 짐승들 때문에 고초를 겪었고, 십이령길처럼 협객을 흉내내며 신출귀몰하는 화적은 없었으나, 데데한 좀도둑들이 출몰한다는 얘기는 떠돌았다. 일테면 높을재의 후미진 길목에 상복을 입은 위인이 섬거적에 시신을 둘둘 말아 짊어지고 걸어가면, 그 뒤로 역시 상복을 차려입은 상제가 서럽게 곡을 하며 뒤따른다. 가난한 상제들이 시신을 묻으러 산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 섬거적 속에는 시신이 아니라, 산협 마을에서 훔친 가축이 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들이 좀도둑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섬거적 속에 들어 있던 돼지가 땅에 떨어져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나는 것을 상제 두 사람이 잡으려고 허둥지둥 뒤따르는 것이 행인들에게 목격되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좀도둑은 볼 수 없었으나 근자에 이르러 조정이 뒤숭숭하고, 여기저기서 난리가 터지고, 흉년이 거듭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좀도둑들이었다. 그래서 요즈음은 모이면 적당이 되고 헤치면 양민이란 웃지 못할 얘기까지 떠돌았다. 소금 상단이 평소 출입이 뜸했던 매야 장시와 높을재를 겨냥하고 발행한 것은 까닭이 없지 않았다. 내성의 윤기호를 장시에서 훼가출송시킨 뒤 마땅히 거래할 소금 도가를 찾지 못한 처지였고, 잠적해버린 산적들이 높을재 근처의 산속으로 숨어들었다는 적경을 매야장을 출입하는 상대들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천봉삼과 함께 작반한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매야장에 당도한 곽개천 일행은 허술한 숫막에 식주인을 정하고 행장을 풀었다. 곽개천이나 박원산 같은 원상들은 몇 번 찾아온 경험이 있었으나 나머지는 매야가 초행이었다. 당도해 보니 매야 장시도 대처의 장시처럼 괄시하지 못할 만치 행상인들의 출입이 번다하였다. 바다와 멀리 떨어진 내륙의 영양과 진보 안동의 행상꾼들이 높을재를 넘어 매야장까지 와서 건어물을 거래하면서 장시의 규모가 커진 것이었다. 인총이 드물고 살기가 팍팍한 곳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높을재:고초령 *깊으내:심천 *새내:신천
  •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순례는 안단테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순례는 안단테

    Pilgrimage 길 위를 걷는 자에게 서두름은 독이 될 뿐이다. 순례자임을 표시하는 가리비 하나 달고 마음을 의지할 지팡이 하나 짚고 걸음을 내딛는다. 느릿하게 울리는 프랑스 순례마을 보행기步行記. 순례가 범람하는 시대에 길을 나서다 분명한 건 ‘철학’도 유행을 탄다는 점이다. 많이 생산하고 빨리 소비하는 게 절대적 선으로 여겨졌던 세상에 반기를 드는 가치들이 출현하고 있다. 버리고 줄이고 좁히고 늦추겠노라고 선언한 사람들은 웰빙을 부르짖고 로하스, 다운시프트 같은 삶의 방식을 발 빠르게 차용했다. 그에 따라 여행 철학도 많이 변한 것 같다. 정복한 나라 개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한 해외여행이라고 자부했던 때도 있다. 밤낮없이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하는 여행에서 이제는 되도록 천천히, 느리게 여행하자 한다. 때마침 ‘걷기 여행’은 강력한 트렌드가 되었고 ‘산티아고 순례길’은 맞춤형 소비재가 되어 빠르게 소모돼 갔다. ‘그럴듯한 새로움’을 갈구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순례는 구미 당기는 소재였으리. 서점에 넘쳐나는 순례 에세이들, 열흘짜리 순례길 맛보기 여행상품까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민첩한 유행 앞에 순례의 본래 의미나 목적은 사장된 듯했다. 그래서였나. 내 딴에 순례란 단지 시대의 산물에 불과할 뿐이고 유행이 식으면 그 다음 주자에게 자리를 넘겨주어야 할 위태로운 ‘전염’이라 취급했으니. 이제야 심성이 삐딱한 여행자였노라고 인정해야 할 듯하다. 한 해 몇천명의 순례자들이 거쳐 가는 프랑스 남부 미디피레네Midi-Pyrenees 순례길에서 길의 매력에 전염되다 못해 여행 후 강력한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번 여행기는 기도문이 될 것 같다. 나처럼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에만 있는 줄 알았던 여행자가 있다면 그 오만으로부터 얼른 구원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가리. 말뿐인 순례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나는 ‘순례’를 알지 못했다. 그 길 위를 걷기 전까지 말이다. ▶미디피레네 Midi-Pyrenees 프랑스, 안도라공국, 스페인에 걸쳐 있는 피레네산맥 일부 지역에 위치한 프랑스 남서부 주. 주도인 툴루즈Toulouse는 파리에서 남쪽으로 680km 떨어져 있다. 프랑스에서 만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사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수만 갈래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른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St.James. 그가 묻힌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 수도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에 이르는 모든 길은 순례길이다. 야고보를 찾아가는 길에는 축복과 기쁨보다는 성자를 향한 연민과 참회가 가득하다. 성자를 지키지 못한 신도들의 원죄가 깊고도 깊기 때문이리라. 야고보는 예수 사후 이스라엘에서 참수를 당했는데 신도들은 성자의 억울한 죽음을 맞고도 그의 시체조차 찾지 못했다. 유해를 싣고 스페인으로 향하던 배가 난파된 것. 9세기 들어서야 발견된 그의 시체는 그간의 험난한 여정을 증명하듯 노오란색 가리비가 다닥다닥 붙은 채였다고 한다. 뒤늦게 야고보의 묘지 위에 성당을 짓고 증축을 거듭해 산티아고를 조성했다. 그들이 성지를 세우는 것만으로 미안한 감정을 달랬다면 오늘날의 순례길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성직자와 신자들은 단지 그의 묘를 참배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가리비를 머리에 달고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성 야고보처럼 길을 나섰다. 아무리 구불구불한들, 제 아무리 험준하다 한들 당신이 걸음을 내딛으면 나만의 참회와 구원이 담긴 길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알고 보면 ‘산티아고 순례길’이 일반인에게까지 유명세를 떨친 건 최근의 일. 파울로 코엘료가 <순례자>를 집필하면서 전세계적인 열풍을 낳은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주 올레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올레가 ‘휴식’이라는 이미지와 맞물린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은 ‘고난’으로 수렴된다. 현재 유럽에는 12갈래의 대표적인 순례길이 있는데 순례자 10명 중 8명은 일부러 프랑스 남부서부터 일정을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는 험준한 길을 택한다. 놀멍쉬멍 걷든 지팡이를 짚고 걷든 ‘걷는다’는 행위는 동양과 서양 어디서든 구도의 길과 이어지나 보다. 고단한 순례자의 안식처 콩크Conques 모든 순례길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로 통칭되는데 프랑스 남부도시 생장 피드 포르에서 출발해 스페인 북부를 횡단하는 루트가 가장 유서 깊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걸은 길은 프랑스 남부 도시 르 퓌Le Puy에서 출발해 미디피레네주의 유명 순례도시를 관통하는 구간의 일부였다. 나를 포함해 미국, 라트비아, 중국, 크로아티아, 캐나다 등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을 이끌 가이드는 러시아계 프랑스인인 엘리나. 말 그대로 다국적 ‘순례단’인 우리는 미팅 포인트였던 툴루즈Toulouse에서 그녀를 보자마자 속사포같이 질문을 쏟아낸다. ‘예순이 넘은 내가 걸을 수 있는 길이냐, 하루에 몇 시간을 걷는 거냐, 너무 힘들면 도중에 포기해도 되냐’라는 질문에 엘리나는 빙긋 웃으면서 답했다. “마음을 먹은 성직자들은 이 길을 무릎으로 기어 올라간답니다.” 차분한 한마디였지만 ‘엄살떨지 마시오’라는 엄포가 분명했다. 동행인이 있어도 또 가이드가 붙는다 해도 긴장되는 초행길이었다. 사람들의 경직된 표정을 읽었는지 엘리나는 이 길을 가는 데 있어 꼭 경건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일러준다. 단지 마주치게 될 프랑스의 대자연, 봄과 여름 사이를 가르는 바람, 작은 마을들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즐기라 했다. ‘순례’라는 말이 주는 무게감에 짓눌렸는데 어느덧 경직된 마음이 사르륵 녹아내린 건 헤픈 성격보다는 ‘끝내줬던’ 날씨에 책임이 있으리. 미디피레네를 횡단하는 갸론Garon강에서 첫 번째 목적지 콩크Conques까지 3시간 가량 차로 이동하는 동안 첩첩산중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건 바로 건축자재였다. 주변에 암석으로 된 산이 없는 탓에 갸론강에서 길어 올린 붉은 모래를 이용해 벽돌을 구워 건물을 올리고 길을 닦은 툴루즈와는 달리 암회색 집들이 눈에 띈다. 언덕 위 석회석을 이용해 튼튼히 쌓아올린 건물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 앞에 일행을 태운 차가 멈췄다. 콩크는 불어로 조개를 뜻하는데 마을 전체가 조개껍데기를 엎어놓은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 겨우내 잠잠했던 콩크는 4월 부활절과 함께 모여드는 순례자들로 다시금 활기를 찾는다. 중세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산티아고를 찾아가는 길목길목에는 순례자를 위한 마을이 조성됐고 콩크도 그 마을 중 하나다. 각 순례 도시는 종교적인 기능과 생활적인 기능 모두를 담당했다.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교회나 수도원이 들어서 있다. 매일 평균 8시간 동안 길을 걷는 순례자가 안락한 밤을 지새울 수 있도록 숙박업소가 등장했고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병원이 갖춰졌다. 90가구가 전부인 이 작은 마을에 한 해 3만명의 순례자들이 모여든다. 기사들도 말 위에서 내려와 걸어야 했을 만큼 좁은 골목길, 손으로 일일이 쪼개 얹은 기왓장은 천년 동안 고단한 순례자를 반겨 왔다. 느린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돌아보는 마을이지만 세계 각국에서 출발한 순례자에게 콩크는 없는 것 빼고 다 갖춘 마을일 거다. 작디작은 마을에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켜켜이 앉은 시간이 스쳐갔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 12사도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의 순교지라는 게 정설. 산티아고는 야고보의 스페인식 발음이며 콤포스텔라는 ‘별의 들판’이라는 뜻의 라틴어campus stellae에서 유래했다. 예루살렘·로마에 이은 유럽 3대 순례지의 하나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을 비롯해 성당·교회·대학 등 중세의 건물이 남아있어 번영했던 때를 보여준다. 척박한 땅에서 드리는 기도 로카마도르 Rocamadour 순백의 도시가 언덕 끄트머리에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한계령 뺨을 칠 정도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거슬러 올라가고 나니 로카마도르Rocamadour가 드라마틱하게 등장했다.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잠깐 머뭄의 시간을 갖는 데 일행 모두가 동의했다. 마을 입구를 2km 앞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하염없이 마을을 바라본다. 오체투지로 순례길에 나선 성직자들은 물론이고 순례로서 죗값을 치르던 이들까지 바로 이 자리에 서서 마을을 굽어보고 한시름 놓았을 게 틀림없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덕에 자꾸 발걸음이 늦춰진다. 이 마을은 석회질이 다량 포함된 토질 덕분인지 유난히 흰 빛을 뽐낸다. 석회바위산 꼭대기에 이 같은 마을을 만들려면 평지보다 몇 배 노동력이 투입됐을 텐데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입지였다. 듣자하니 이 ‘석회’가 바로 순례마을의 비밀을 푸는 열쇠였다. 6만년 전 이 일대가 바다 밑에서 융기하며 바다생물이 퇴적된 땅이 드러났다. 토양의 주성분은 석회석과 같은 탄산칼슘. 하지만 물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토질 탓에 나무를 심어도 과실이 나지 않고 곡식을 심어도 추수할 수 없는 척박한 땅이 돼 버렸다. 성직자들은 아무도 살지 않는 땅,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이곳에 주목했다. 12세기부터 도시를 일궈 한때는 8,000명 가까이 머무는 ‘기도하는 마을’을 만든 것이다. 지금은 800명 규모로 축소됐지만 한 해 방문객만 100만명에 이르는 관광지다. 가장 유명한 순례마을 중 하나였던 로카마도르는 악명 높은 곳이기도 했다. 삶이 고단한 자들은 유복한 내세를 보장받기 위해, 범죄자들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어떤 이들은 기적을 간구하기 위해 마을의 맨 꼭대기 성당을 찾았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찾는 구원을 얻고자 필시 223개의 계단을 오르는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어떤 성직자는 구불구불한 14개의 고갯길을 택해 무릎으로 오르기도 했다.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던 건 성당 내 위치한 ‘검은 성모상’을 알현하기 위함이었다. 106년 기적을 행했다는 검은 성모상은 시간이 흐르며 자연적으로 검게 변했다고 하는데 프랑스 내 많은 검은 성모가 있지만 로카마도르 것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페인트를 칠한 것도 많다 한다. 가끔 아무도 치지 않는 종이 울리는 건 이 성모의 힘이라고 로카마도르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다. 두런두런 얽힌 로카마도르 이야기를 들으며 223개의 계단을 올랐다. 로카마도르 터가 머언 옛날 바다 아래 잠겼던 땅임을 증명하듯 계단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화석이 박혀 있다. 아름다운 길이지만 시간이 흘렀어도 악명은 여전했다. 최영미 시인은 아침마다 내뱉는 마른 기침으로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고통으로 생이 자각되긴 마찬가지였으니. 건조한 모래바람이 호흡기를 훅 틀어막고 심장은 튀어나올 듯 펌프질을 해댔다. 온몸의 기관들이 벌떡 잠에서 깼을 무렵에야 검은 성모의 성당 앞에 겨우 발을 디뎠다. 언덕 꼭대기에는 대성당 외에도 자연 동굴을 활용해 만든 예배당이 있었는데 건조한 기후 탓인지 외벽에는 13세기에 그려진 벽화가 그대로 남아있다. 럭비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미디피레네 사람들을 위한 럭비의 신 예배당도 갖추고 있다. 엄숙하게만 보인 순례 마을의 귀여운 재치라고나 할까. 다시 떠나는 길 오슈Auch 마지막 행선지 오슈Auch에 도착하기 전 프랑스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라 알려진 라르상글Larressingle에 들렀다. 목적은 라르상글에 있는 교회에서 순례자들에게 찍어 주는 도장을 받기 위해서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각 순례 마을은 이들 여권에 방문자임을 증명해 주는 도장을 찍어 준다. 그러나 한때 주교가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이었던 라르상글에는 을씨년스런 바람이 불었다. 교회 역시 군데군데 파손된 흔적이 역력했고 벽에는 커다란 엑스 표시가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엑스 표시는 ‘팔렸음’을 뜻하는 표식이란다. 20세기 병적으로 ‘프랑스’적인 것에 탐닉한 미국인들은 오벨리스크를 유럽으로 옮긴 로마인처럼 프랑스의 와인이나 예술품뿐만 아니라 건물을 통째로 뜯어 부지런히 신대륙으로 날랐다. 혁명정부 이후 나폴레옹 제정이 들어서면서 교회는 더 이상 경배의 대상이 아니었다. 군자금을 충당하려는 약탈자들이 전국의 교회로 몰려들면서 온전히 제 모습을 보존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 당시 프랑스인에게 교회를 뜯어 파는 일은 아무런 죄책감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왠지 교회 내부에 바깥보다 더 추운 공기가 도는 것 같다. 별 기대 없이 여권을 대고 한 켠에 마련된 도장을 꾸욱 눌러 보는데 선명한 글씨가 찍혀 나온다. 한동안 이용하지 않았다면 잉크가 말랐을 게 분명하지만 도장은 아직 촉촉했다. 분명 바로 얼마 전 순례자가 이곳을 지나갔다는 뜻이기도 했다. 반가운 마음에 길을 재촉했다. 순례자의 행선지가 우리와 같다면 길 위에 마주칠 것이다. 한걸음에 달려 오솔길 위를 걷고 있는 두 명의 사내를 발견했다. 우리는 같은 길을 걷는 길 위의 동지였으므로 안면몰수하고 둘을 잡아 세웠다. 순례에 나선 지 한 달이 넘었다는 미국인 칼과 브라이언트는 40년지기 친구사이. 군에서 제대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먼저 걸었던 칼이 브라이언트를 끈질기게 설득해 성사된 여행이라고 한다. “부인과 자녀 모두 미쳤다고 했지만 친구 녀석 믿고 한번 와보기로 했지.” 결국 브라이언트는 ‘해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보스에게 장기 휴가를 얻는 데 성공해 길에 나섰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가장 오래된 도장을 찍었다는 그는 여정이 빼곡히 담긴 여권을 자랑한다. 남이 보지 않을 땐 꼭 붙어 걷던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요청하니 쑥스럽다며 발을 뺀다. 나머지 여정도 건강하게 마무리짓길 바라며 손을 흔들었다. 우리는 우리대로 오슈에 다달았다. 오슈라는 도시명은 아우구스투스에서 유래했는데 이곳은 중세 유명한 종교도시였다. 도시 어디에서나 고딕양식의 오슈대성당Auch Cathedral이 시선에 걸린다. 성당 내부는 26m 높이로 프랑스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오르간축제가 펼쳐지고 6월부터 8월까지 매주 일요일에는 무료 콘서트가 열린다. 가장 좋은 것, 귀한 것을 집약해 천국에서의 행복한 나날을 암시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교회 내부는 화려했다. 믿음을 확인한 순례자는 교회를 빙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길을 나서야 하는 동력을 얻는다. 오늘날 프랑스의 순례 마을과 관련 건물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많은데 단지 시간이 오래 되어서라거나 보존이 잘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차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믿음의 힘만으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같은 길을 걸었던 장면은 그 당시에도 장관이었을 테니. 반면 기독교가 쇠락하고 신보다 인간이 앞서던 시대가 도래하고 또 부르주아 혁명이 일어나면서 순례길이 쇠퇴해 갔다는 점도 유럽인의 역사가 이 길 위에 오롯이 반영되는 것 같다. 다시 성찰의 기회를 물색하던 현대인에게 조용히 길을 내준 사람들 덕분에 순례마을은 박제된 박물관이 아닌 삶과 역사의 교차점에 서 있다. 그리고 내 삶의 좌표는 그 어디쯤엔가 찍혀 있다.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rendezvousenfrance.com 02-776-9142 ▶travie info 어디서 출발하면 좋을까 출발점을 선택하는 건 순례자의 몫이다. 프랑스길Camino Frances을 걷는다면 파리, 르퓌Le Puy, 아를Arle, 생장St. Jean Pied de Port이 관문지다. 특히 생장에서 산티아고까지 800km에 이르는 코스에 70%의 순례자가 모인다고 한다. 미디피레네 코스를 걷고 싶다면 주도 툴루즈Toulous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무엇을 준비할까 가리비와 나무 지팡이를 든 순례자의 초라한 행색도 시간이 흐르며 변모됐다. 기본적인 아웃도어 트레킹 물품을 준비하자. 편한 신발, 스틱, 수통 등을 챙기자. 빗물로 인해 무릎 아래 부분이나 등산화가 젖는 것을 방지하는 스패츠도 유용하다. 유럽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하려면 우비는 필수다. 어디서 먹고 씻고 잘까 일단 먹는 것은 알아서. 순례자 전용 숙소인 알베르게에서 조리도 가능하다. 알베르게는 도미토리 형식의 유스호스텔이라 보면 되는데 순례길 전역에 분포해 있다. 위생상태는 천차만별. 때로는 침대 진드기에 역습을 당할 수도 있다. 다음 순례자를 위해 한 곳에 오래 머물 수 없다. 다만 몸이 아픈 경우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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