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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데이트할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5가지

    첫 데이트할 때 절대 하면 안 되는 5가지

    우리는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단 몇 분만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첫인상은 인간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성과 처음 만나는 데이트에도 적용된다. 첫 데이트에서의 결과가 앞으로의 만남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첫 데이트 때 상대방 이성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어떤 사항을 주의해야 하는 것일까. 프랑스 금융그룹 악사(AXA)가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첫 만남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는 사항은 ‘미소’(64%), ‘아이 콘택트’(58%), ‘좋은 향기’(45%), ‘밝은 목소리톤’(25%), ‘깔끔한 복장’(23%) 순으로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첫 데이트 시 긴장감 때문에 미소를 유지하지 못하고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볼 수 없게 되면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이 조사에서는 첫 데이트 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사항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체취’(59%), ‘입냄새’(53%), ‘말투 및 행동’(38%), ‘단정하지 못한 복장’(36%), ‘무표정’(33%)이다. 이 역시 당연한 일로 생각되지만, 말투나 표정 등은 평소 버릇이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결론적으로, 첫 데이트 때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악사는 정리하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자루인 줄 알았다” 피의자 변명에 끝내 분노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자루인 줄 알았다” 피의자 변명에 끝내 분노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자루인 줄 알았다” 피의자 변명에 끝내 분노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허모씨를 용서하겠다고 밝혔던 피해자 아버지 강태호(58)씨가 하루만에 “절대 용서 못한다”고 입장을 바꿔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30일 오전 강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피의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변명을 할 수 있느냐”며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씨는 전날인 29일 허씨가 자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직접 경찰서를 찾아 “잡히지 않고 자수를 했다니까 엄청나게 고마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전날 밤 11시8분쯤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 허모(38)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여서 부딪친 것이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사고 4일 후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으나 주변 정리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경찰에 신고를 못했다”고 말했다. 피의자의 주장에 강씨는 “키 177㎝의 거구인 아들을 조형물이나 자루로 인식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며 “충격 직전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 왔다는데 어떻게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할 수 있느냐. 엄연한 살인 행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씨는 “피의자가 자수하기 전 스스로 변명거리를 찾으려 한 것 같다”며 “양심 껏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허씨가 충북 음성의 부모집에 사고를 낸 윈스톰 차량을 은폐시키고 차량을 수리하기 위해 차량 부품을 직접 구매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경찰은 허씨가 사고 당시 사람을 친 사실을 알았고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사고 피해자 강모(29) 씨는 지난 10일 새벽 1시30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에서 임신 7개월 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서 귀가하다 차량에 치어 숨졌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피의자는 19일 간의 경찰 수사 끝에 수사망이 좁혀오자 경찰에 출두해 자수했다. 사진=방송캡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피의자 변명에 분노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피의자 변명에 분노

    한 매체에 따르면 30일 오전 강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피의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변명을 할 수 있느냐”며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씨는 전날인 29일 허씨가 자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직접 경찰서를 찾아 “잡히지 않고 자수를 했다니까 엄청나게 고마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전날 밤 11시8분쯤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 허모(38)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여서 부딪친 것이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피의자는 “사고 4일 후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으나 주변 정리를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경찰에 신고를 못했다”고 말했다. 피의자의 주장에 강씨는 “키 177㎝의 거구인 아들을 조형물이나 자루로 인식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며 “충격 직전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 왔다는데 어떻게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할 수 있느냐. 엄연한 살인 행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씨는 “피의자가 자수하기 전 스스로 변명거리를 찾으려 한 것 같다”며 “양심 껏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크림빵 뺑소니 사건 자수’ 윈스톰 차주 일문일답 “사람인 줄 몰랐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 자수’ 윈스톰 차주 일문일답 “사람인 줄 몰랐다”

    ‘크림빵 뺑소니 자수’ ‘윈스톰’ ‘크림빵 뺑소니 사건’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의자인 윈스톰 차주 허모(37)씨가 자수, 경찰에 긴급체포된 직후인 30일 밤 12시 40분쯤 자수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 짓고 못 산다”고 말했다. 그러나 ‘좀 더 일찍 자수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가던 강모(29)씨를 자신의 윈스톰 차량으로 치고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를 받고 있다. 다음은 허씨와의 일문일답. Q. 왜 도주했나. →사람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Q. 사고가 난 줄 몰랐나. →알았다. Q. 왜 달아났나. →사람이라기보다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 Q. 오늘 자수를 결심한 이유는. →죄 짓고 못 산다. Q. 그렇다면 좀 더 일찍 자수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다음에 말씀드리겠다. Q. 사고를 낸 차량은 어디 있나.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죄송하다. Q.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숨을 쉴 수가 없었다. Q. 오늘(29일) 출근했나. →출근했다. Q. 출근할 정도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던 것 아닌가. →양심의 가책을 안 느낄 수 있었겠나. --유족에게 할 얘기는 없나. →(묵묵부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피의자 태도에 뿔났다 ‘양심껏 죄 인정해라’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피의자 태도에 뿔났다 ‘양심껏 죄 인정해라’

    ’크림빵 뺑소니’ 피해자 아버지 강태호(58)씨가 “절대 용서 못한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한 매체에 따르면 30일 오전 강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피의자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변명을 할 수 있느냐”며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밤 11시8분쯤 경찰에 자수한 피의자 허모(38)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여서 부딪친 것이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피의자의 주장에 강씨는 “키 177㎝의 거구인 아들을 조형물이나 자루로 인식했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며 “충격 직전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 왔다는데 어떻게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할 수 있느냐. 엄연한 살인 행위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씨는 “피의자가 자수하기 전 스스로 변명거리를 찾으려 한 것 같다”며 “양심 껏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방송캡쳐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가부좌 자세의 완벽 보존 ‘승려 미라’ 발견

    가부좌 자세의 완벽 보존 ‘승려 미라’ 발견

    몽골에서 독특한 외형의 미라가 발견돼 학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시베리안 타임즈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몽고에서 발견된 이 미라의 성별은 남성이며, 약 200년 전 사람인 것으로 추정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였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미라의 자세다. 이 미라는 다리를 앞으로 접은 ‘가부좌’ 자세였으며, 팔 역시 기도를 할 때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전문가들은 이 미라는 200년 전 수도승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이 미라의 몸 위에 덮여 있던 소가죽이다. 미라 전체가 소가죽에 둘러싸여 ‘보호’를 받고 있었으며, 미라는 머리와 팔, 얼굴 피부 등 대부분이 손상 없이 완벽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오랜 시간동안 가부좌 자세를 유지한 미라의 정체에 대해 아직 밝혀진 바는 없으나, 이를 최초로 검시한 한 전문가는 “아무래도 러시아의 유명 승려인 함보 라마(dashi-dorzho Itigilov, 1852-1927)의 스승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함보 라마는 세상을 떠난지 75년이 지난 2002년, 관을 다시 열었을 때 가부좌 자세의 시신이 전혀 부패하지 않은 채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당시 전문가들은 라마 승려의 시신을 보관하는데 어떤 방부제도 사용되지 않았다고 전했으며, 전문가들은 시신의 세포질이 살아있는 사람의 것과 매우 흡사하다는데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역시 완벽한 가부좌 자세로 발견된 이 미라는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의 실험실에서 보관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밀조사를 통해 미라의 ‘정체’를 밝힐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군기 의원, 의붓아들 비서채용 논란

    백군기 의원, 의붓아들 비서채용 논란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자신의 의붓아들 최모씨를 자신의 비서로 채용한 사실이 26일 뒤늦게 밝혀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백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로 들어오면서 재혼한 아내의 아들인 최씨를 7급 비서로 채용했다. 이후 최씨는 5급까지 승진했으나 최근 논란이 불거지자 사직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호적상 내 아들로는 돼 있지 않고 법적으로는 나와 별개의 사람인데, 정황상 아들이라고 표현한다면 수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 안 된다는 규정이 없어 7급으로 임용해 (의원 차량) 운전을 하다가 행정 업무를 맡았다”면서 “새누리당에서 유사한 문제가 제기돼 이달 말까지만 일하기로 하고 후임자와 인수인계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전현무 양정원 열애설, 5대얼짱 출신+과거사진 공개에 “신상털기 불편하다”

    전현무 양정원 열애설, 5대얼짱 출신+과거사진 공개에 “신상털기 불편하다”

    전현무 양정원 열애설, 5대얼짱 출신+과거사진 공개에 “신상털기 불쾌” ‘전현무 양정원 열애설’ 방송인 전현무가 라디오를 통해 양정원과의 열애설을 직접 해명했다. 26일 오전 MBC FM4U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에서 DJ 전현무는 “어제 사실은 뉴스를 접한 분들은 보셨겠지만 살다 살다 제가 다 열애설이 납니다. 어제 알린 대로 정말 친한 동생일 뿐이다. 사귀는 단계 아니다”라고 양정원 열애설을 언급했다. 전현무는 한 청취자가 보낸 “현무 형, 형의 열애는 중요하지 않아요. 올해 꼭 결혼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소개하며 “그런 것 같다. 제가 결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하루 종일 계속 실시간검색어에 떠있는 것 보고 정말 관심이 너무 감사하고 감동이었다. 단지 상대방이 방송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신상 털린다고 하는데, 예전 사진에, 어떤 사람인지 너무 낱낱이 나오니까 불편하고 마음 안 좋았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관심 감사하지만 저는 상관없다. 다만 방송일 안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런 것은 보호해줬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물론 말한다고 지켜지진 않겠지만”이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앞서 25일 전현무 양정원이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스티커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되며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전현무 소속사 측은 “친한 관계일뿐”이라며 열애설을 일축했다. 전현무 양정원은 지난해 JTBC ‘러브 싱크로’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으며 당시 양정원은 전현무를 이상형으로 꼽으며 호감을 드러낸 바 있다. 전현무 열애설 상대 양정원은 선화예고 무용과 출신에 학창시절부터 예사롭지 않은 외모로 ‘5대 얼짱’이라는 타이틀을 받으며 유명세를 탔다. 현재 연세대학원 스포츠심리학과에 재학 중이며 잡지사 기자, 국제 필라테스 교육원 교육이사직을 역임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제주섬 굽이굽이 길에 서린 진한 삶의 향기를 느끼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제주섬 굽이굽이 길에 서린 진한 삶의 향기를 느끼다

    제주 올레길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속살을 보여 준다면 제주 유배길은 유배 문화에 빠져 볼 수 있는 역사의 길이다. 조선시대 제주 섬은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500년 동안 200여명이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한번 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절망의 제주 유배길, 치열한 당파 싸움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패배 역사가 유배다. 하지만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유배된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걸작 세한도를 남겼다. 추사에게 제주 유배는 패배의 시간이 아니라 완성과 창조의 시간이었다. 당대 내로라하는 인물들의 유배 흔적을 찾아가는 제주 유배길은 제주 올레길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 유배길은 추사 유배길과 제주성안 유배길, 면암 유배길 등 세 곳이 있다. 추사 김정희를 찾아가는 추사 유배길은 제주의 대표 유배길이다. 추사 김정희는 헌종 6년(1840) 9월 당시 정치권력이었던 안동 김씨의 음모에 의해 제주에 유배된다. 군신 사이를 이간질한다고 능지처참을 당한 윤상도와 그 아들의 상소문을 추사가 작성했다고 안동 김씨 세력이 주장하면서 유배돼 헌종 14년(1848) 12월까지 8년 3개월 동안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추사 김정희는 70 평생 벼루 10개를 갈아 닳게 했고 1000자루의 붓을 다 닳게 했다고 한다. 추사 유배길은 그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길이다. 추사 유배 1길은 제주 대정읍 인성리 추사 유배지를 중심으로 추사기념관, 정난주 마리아 묘, 대정향교를 거쳐 다시 추사 유배지로 돌아오는 8㎞의 순환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추사관은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한 추사 김정희를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관이다. 그의 걸작 세한도를 본떠 지어졌다. 제주 유배 생활에서 추사가 쓴 글씨와 그림 등이 전시돼 있어 추사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제주에 와 추사가 머물렀던 추사 유배집 강도순의 제주 초가집은 복원돼 있다. 추사 김정희는 이곳 한 평 남짓한 비좁은 방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세한도를 그렸다. 추사가 매일 바라봤던 박쥐가 날개를 편 모습인 바굼지 오름(단산)도 볼거리다. 추사 2길에선 추사의 한시,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의 인연들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추사 유배지에서 시작해 오설록 녹차밭까지 이어지는 8㎞의 코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 제주 전통 옹기를 만들었던 도요지가 있어 제주의 옹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추사 3길인 사색의 길에선 산방산과 안덕계곡을 따라 제주의 바다, 오름, 계곡의 풍광을 느낄 수 있다. 대정향교에서 시작,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이어지는 10㎞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시내 구도심에는 제주성안 유배길이 있다. 옛 제주성을 중심으로 유배인들의 유적지를 둘러보는 성안 유배길은 제주목 관아에서 시작해 유배지를 거쳐 다시 제주목 관아로 돌아오는 3㎞ 순환코스로 1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목 관아는 탐라국에서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주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였다. 유배인이 제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제주목 관아였다. 광해군, 우암 송시열, 추사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인사들도 이곳에 들러 일개 제주목사에게 자신의 당도를 아뢰어야만 했다. 당장은 유배인이지만 정치범인 이들은 다시 중앙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할 가능성이 있어 제주목사는 이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반면 제주목사와의 잘못된 인연은 유배의 고통을 더했다. 정조 때 유배인 조정철은 원수 집안 사람인 김시구가 제주목사로 내려오면서 험난한 유배 생활을 했다. 그를 돌봐 주었던 제주 여인 홍윤애는 목숨을 잃었고 훗날 유배에서 풀려난 조정철은 제주목사로 부임해 그녀의 묘를 돌보며 안타까워했다. 성안 유배길에서는 광해군의 인목대비 폐위에 반대하다 제주에 유배돼 5년을 지낸 간옹 이익(?~?), 흥선대원군의 실정을 상소했다가 탄핵된 면암 최익현(1833~1906)의 유배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왕세자 책봉을 반대했다가 숙종의 노여움을 사 1689년(숙종 15년) 83세 고령의 나이로 제주에 유배된 우암 송시열(1607~1689), 제주 유배인 가운데 유일하게 왕이었던 광해군(1575~1641)은 5년의 유배살이 끝에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제주의 마지막 유배인인 3·1만세운동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남강 이승훈(1864~1930)의 제주 유배 이야기도 전해진다. 조선 선비의 마지막 자존심 면암 최익현이 걸었던 면암 유배길은 제주시 오라동 연미마을에서 조설대~정실마을을 거쳐 방선문에 이르는 5.5㎞의 코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1873년 11월 제주 유배길에 오른 면암 최익현은 제주목 관아 부근에 있던 아전 윤규환의 집에서 유배 생활에 들어간다. 면암 최익현은 1875년 3월 제주에 온 지 1년 3개월 만에 유배에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지만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한라산에 오른다. 제주성 남문에서 출발해 방선문을 거쳐 지금의 관음사 코스인 탐라계곡~개미목~삼각봉~용진각으로 백록담에 올랐다. 그는 한라산에 오르면서 들른 방선문 계곡과 백록담, 영실, 오백 장군 등을 구경한 소감을 ‘유한라산기’에 기록해 놓았다. 영주 십경의 하나인 방선문 마애명에는 면암 최익현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그가 유배 당시 이곳에 왔음을 보여 준다. 제주 유배길을 개설하고 이야기를 더한 스토리텔링연구센터 소장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유배라는 고난의 시기에도 자신을 다스리며 삶의 큰 발자취를 남긴 유배인에게 유배는 자신의 신념을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했을 것”이라며 “제주 유배길에서는 그들의 진한 삶의 향기를 느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손성진 칼럼] 김홍섭과 뇌물 판사

    [손성진 칼럼] 김홍섭과 뇌물 판사

    세상은 온통 탐욕으로 끓어 넘친다. 권력을 좇고 돈을 밝히고 육체를 탐하는 무리로 주변은 어지럽기만 하다. 도덕의 보루라고 할 종교집단과 학교도 타락한 지 오래다. 또 한 번 양심을 수호해야 할 한 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현직 판사가 쇠고랑을 차는 치욕적인 사건이 사법부의 역사에 남게 된 것이다. 권력에 휘둘리고 금전에 속박되어 법조계는 이미 썩어 가고 있다. 검찰이 그렇고 변호사 업계는 더하다. 그래도 사법부만은 몇몇 비리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세파의 물이 덜 든 청정 지역으로 남아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런 사건을 보면서 희망과 기대는 점점 사그라진다. 오염된 법조계를 보고 한탄하면서 다시금 떠오르는 인물이 ‘사도 법관’으로 불리는 김홍섭(1915~1965) 판사다. 서울고등법원장 자리까지 오른 김 판사는 얼마든지 누릴 수 있었던 특권과 부귀를 멀리하고 청빈한 삶을 살았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는 늘 중고 싸구려 양복 차림에 검정 고무신을 신었다. 오버코트는 미군 모포에 물을 들여 지어 입었다. 점심은 단무지 도시락으로 때웠다고 한다. 김 판사가 추앙받는 이유는 검소한 생활보다는 죄수들에 대한 마음 씀씀이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찌할 수 없는 힘에 압도당한 패배자들 앞에 ‘좋은 법관’이기 전에 또는 그와 동시에 ‘친절하고 성실한 인간’이어야겠다.” 김 판사는 인간이 어떻게 같은 인간을 단죄할 수 있는지 늘 고민했다. 그래서 판결 후 피고인들에게 “부덕한 제가 여러분에게 이런 판결을 내린 것이 무척 죄송하다”고 했다. 또 자신이 사형을 선고한 사형수를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 그는 봉급의 대부분을 가난한 죄수들을 돌보고 사형수들의 묘지를 사는 데 썼다. 죽고 나서도 사형수들 곁에 묻혔다. 오늘날 고위 법관들은 가난과는 거리가 멀다. 재산이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이들이 수두룩하고 봉급도 적지 않다. 퇴직하면 한 해에 수억, 수십억원을 벌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런데도 사건 관계인들과 어울리고 접대를 받고 급기야 수억원의 뇌물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하늘에 있는 김 판사가 혀를 끌끌 찰 일이다. 작금의 법정은 재판장과 피고인이라는, 기업과 협력업체보다도 더 수직적인 갑을 관계가 지배하고 있다. 재판장에게 피고인은 대등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거리낌 없이 막말을 퍼붓는다. 시정잡배보다 더한 ‘막말 판사’들을 볼 때 법관이기 이전에 먼저 친절하고 성실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김 판사의 가르침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는 규정을 방패 삼아 자기 판결에 대한 지나친 확신에 차 있는 법관은 없는가. 법관이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판결이 절대적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설혹 자신의 판결에 대해서라도 법관은 겸허해야 한다. 피고인도 같은 인간이라고 하면서 형벌을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괴로워하고 도리어 용서를 빈 김 판사의 행동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다. 법관도 사람인지라 세상을 초월해서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직업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검은돈과 냄새 나는 향응은 과감히 뿌리칠 줄 알아야 한다. 피고인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인격체로서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진실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도 다하되 자신이 내린 판결 앞에 겸허할 줄 알아야 진정한 법관이다. 법으로 사람을 다스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할 법관마저 세속에 깊이 물든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마지막 등불마저 꺼져 버린 어둠뿐이다. 올해는 김 판사의 탄생 100주년, 사망 50주년이 되는, 김홍섭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뜻깊은 해다. 그가 남겨 놓은 고귀한 정신을 되새겨 볼 때다. 혼탁한 사회의 길잡이가 되어 줄 김홍섭 같은 큰 어른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후배들 중에는 매년 추모회를 갖고 그를 본받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권력에 아부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 버린 법조계를 위해서는 ‘김홍섭 정신’이 살아서 숨 쉬어야 한다. 그래서 김홍섭의 후예가 수십, 수백 명씩 뒤를 이어 나가야 한다.
  • [단독] “문 닫으면 애들은…”

    [단독] “문 닫으면 애들은…”

    “보육교사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누구한테 풀겠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일시적인 개선책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학부모 최여주씨) “어떻게 민간시설에서 1년 교육받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죠? 자격 검증부터 해야죠.”(학부모 최미연씨) ●학부모 “당장 아이들 보낼 데 없는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국공립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당정 현장 점검 및 정책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부 측에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묵묵히 경청했다. 정부가 이날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대책으로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즉시 폐쇄,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학대 교사 및 원장 영구 퇴출 등 7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양천구 부모모니터링단의 권태연씨는 “자칫 선한 교사에 대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는 CCTV 의무화가 우선이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며 “주변에 아이 맡길 곳도 마땅치 않은데 대안 없이 어린이집부터 폐쇄해 버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다른 학부모들은 CCTV도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려다 이번 일로 포기했다는 손모(38·여)씨는 “카메라를 등지거나 사각지대에서 아이를 때리면 CCTV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사 “화장실도 못 가… 근무 환경 바꿔야” 3년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모(24·여)씨는 “국공립시설처럼 제대로 교육받은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보육교사도 정신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대책도 너무 지나쳐 아이와 교사, 학부모 간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최모(37·여)씨는 “일하는 엄마는 불안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신뢰가 깨지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 신뢰 회복부터” 지적도 한편 당정 현장 점검에 참여한 보육교사 대표 임혜선씨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일이 많아 아이들을 활기차게 맞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프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문 닫으면 애들은…” 걱정만 키운 어린이집 대책

    “보육교사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누구한테 풀겠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이에요. 일시적인 개선책 말고 근본 대책을 마련해 주세요.”(학부모 최여주씨) “어떻게 민간시설에서 1년 교육받아 보육교사 자격증을 딸 수 있죠? 자격 검증부터 해야죠.”(학부모 최미연씨) ●학부모 “당장 아이들 보낼 데 없는데” 16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국공립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당정 현장 점검 및 정책간담회 현장을 방문한 학부모들은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으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부 측에 아동 학대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침통한 표정으로 성난 학부모들의 항의를 묵묵히 경청했다. 정부가 이날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대책으로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즉시 폐쇄,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학대 교사 및 원장 영구 퇴출 등 7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부모들은 우려를 떨치지 못했다. 양천구 부모모니터링단의 권태연씨는 “자칫 선한 교사에 대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있는 CCTV 의무화가 우선이 아니라 교사들의 스트레스부터 줄여야 한다”며 “주변에 아이 맡길 곳도 마땅치 않은데 대안 없이 어린이집부터 폐쇄해 버리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부모와 아이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다른 학부모들은 CCTV도 완벽한 감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두살배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려다 이번 일로 포기했다는 손모(38·여)씨는 “카메라를 등지거나 사각지대에서 아이를 때리면 CCTV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교사 “화장실 못 가… 근무환경 바꿔야” 3년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김모(24·여)씨는 “국공립시설처럼 제대로 교육받은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보육교사도 정신상담을 받았으면 한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해 달라”고 요구했다. 어떤 대책도 너무 지나쳐 아이와 교사, 학부모 간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최모(37·여)씨는 “일하는 엄마는 불안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신뢰가 깨지면 그 피해는 아이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학부모-교사 신뢰 회복부터” 지적도 한편 당정 현장 점검에 참여한 보육교사 대표 임혜선씨는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일이 많아 아이들을 활기차게 맞이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부끄럽고 마음 아프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서울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이러면 ‘아동학대 교사’ 사라집니까 고강도 아동학대징벌대책 내놓은 정부 한달에 한번꼴로 어린이집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도 대책 마련에 미적거리던 정부가 인천 송도 K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16일 유례없이 강한 징벌적 대책을 내놓았다. 아동 학대 발생 시 해당 어린이집을 즉시 폐쇄하고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 오다가 사회적 공분이 확산되자 사건 보도(13일)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속전속결이 가능했던 대책을 수년간 끌어 온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편으로는 성급한 결정으로 또 다른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교사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만 3000곳에 이르는 어린이집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단속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교사 인권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동의 권리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부모가 요구하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원장이 영상을 임의로 삭제하지 못하게 영상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새로 짓는 어린이집 시설에 대해서는 CCTV를 무조건 달게 하되 기존 시설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발효 후 1개월 내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21%(9081곳)에 불과하다. 아동 학대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단 한 번이라도 학대 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가해 교사나 원장은 영구 퇴출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지역에 어린이집이 1곳밖에 없으면 그 피해가 아동의 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또 부모가 직접 어린이집 운영에 참여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집 평가 인증 현장 관찰도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책에는 처벌 강화 방안만 비중 있게 담겼을 뿐 교사 양성 및 업무 피로 경감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상세 내용은 빠졌다. 1월 중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포함한 ‘어린이집 아동 학대 근절 세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서상범 정책국장은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는데도 급여는 월 120만~140만원 정도이고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처우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이런다고 ‘벌벌 떠는 아이’ 없어집니까 현장 원장·교사가 말하는 근본 대책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단다고 해서 아이들이 폭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까요?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감시를 하든 소용없는 것 아닐까요?”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 사건과 관련해 16일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포함한 아동 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보육 현장에서는 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신뢰를 쌓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지부가 밝힌 보육교사 자격 요건 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했다.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이면에는 1년 반만 공부해도 자격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탓도 크다”며 공감했다. 평생교육원에서 온라인 강좌를 이수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한모(34·여)씨는 “솔직히 현장 실습(160시간)을 친구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3일에 한번꼴로 나가 하기도 했다”며 “인천 어린이집 폭행 교사처럼 인성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걸러낼 수단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원장과 교사들은 CCTV 설치 의무화가 학부모들을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력 15년 보육교사 김모(37·여)씨는 “보육시설의 CCTV는 본래 교사 감시용이 아니라 행동 발달이 늦은 아이 등 특별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관찰하기 위한 교육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김모(42·여)씨는 “CCTV는 학부모, 원장, 교사로 이뤄진 운영위원회에서 합의해야 설치할 수 있는데 우리는 학부모들이 CCTV로 외려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반대해 설치하지 않았다”며 “보육교사들이 잠재적 범죄 집단으로 비친다면 결국 아이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인증에 부모 참여를 강화하는 정부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대표인 김영명(53) 서강어린이집 원장은 “현재 평가인증 시스템은 보육교사들이 일지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돼 있어 시험공부하듯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방치되는 문제를 낳기도 한다”며 “평가인증을 강화한다면 서류 작업의 부담을 더는 등 단점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임모 원장은 “평가인증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96가지”라며 “준비하느라 한 달을 집에 못 가기도 한다”고 호소했다. 아동 학대 발생 시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 폐쇄시키고 보육교사 자격을 영구 정지하는 안에 대해서는 ‘학대’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원장은 “인근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몸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간 사이 아이들끼리 다투다 한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 일이 있었는데 민원이 들어가 ‘방임 학대’로 판명 났다”며 “이런 경우 시설을 폐쇄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부의 보조교사 확대안도 환영을 받았다. 경남 김해의 한 어린이집 원장 고모(56·여)씨는 “아이들 사진을 찍거나 일지를 작성하는 등 부수적인 업무를 해주면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12시간 근무하면서도 박봉에 시달리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초임은 월 147만원이며 10년차가 199만원을 받는다. 이에 비해 민간 어린이집은 통상 30만원 정도 적게 받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조현아, 항공기 이동 알고 있었다…공소장에 드러난 전말

    조현아, 항공기 이동 알고 있었다…공소장에 드러난 전말

    ‘땅콩 회항’ 당시 조현아(40·구속기소)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회항을 지시하기 전 이미 항공기가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창진 사무장을 음해하는 소문을 퍼뜨리라는 지시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내린 정황도 확인됐다. ●“서비스 매뉴얼도 모르는 저X 내리라고 해” 16일 언론에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달 5일(현지시간) 밤 12시 37분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 2A 좌석에 앉았다. 일등석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나중에 목격자로 나섰던 승객 등 단 2명이 타고 있었다. 6분 뒤 승무원 김모씨가 미개봉 상태의 견과류 봉지를 쟁반에 받쳐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서빙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렇게 서빙하는 게 맞느냐”며 매뉴얼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당시 기내에 있던 사무장과 승무원들은 이륙 준비를 위해 안전벨트와 짐 보관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박창진 사무장은 즉시 매뉴얼이 담긴 태블릿PC를 갖고 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내가 언제 태블릿을 가져오랬어. 갤리인포(기내 간이주방에 비치된 서비스 매뉴얼)를 가져오란 말이야”라고 했다. 박창진 사무장이 주방으로 뛰어가 파일철을 가져오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파일철로 박창진 사무장의 손등을 서너번 내리치며 “아까 서비스했던 그X 나오라고 해, 당장 불러와!”라고 소리쳤다. 승무원 김씨가 나타나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삿대질을 하며 “야 너, 거기서 매뉴얼 찾아. 무릎 꿇고 찾으란 말이야. 서비스 매뉴얼도 제대로 모르는데, 안 데리고 갈 거야. 저X 내리라고 해”라고 외쳤다. ●“항공기 이동 중” 보고에도 “내가 세우라잖아” 이어 일등석 출입문 앞으로 걸어가 박창진 사무장을 보며 “이 비행기 당장 세워. 나 이 비행기 안 띄울 거야. 당장 기장한테 비행기 세우라고 연락해”라고 명령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이미 비행기가 활주로에 들어서기 시작해 세울 수 없다”고 만류했다. 당시 항공기는 미국 JFK공항 제7번 게이트에서 유도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상태였다. 그 동안 조현아 전 부사장은 비행기가 운항을 시작했는지 여부를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비행기가 이동 중이라는 보고에도 조현아 전 부사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상관없어. 네가 나한테 대들어. 얻다 대고 말대꾸야”라고 호통쳤다. “내가 세우라잖아”라는 말도 서너번 더 외쳤다. 밤 12시 53분 박창진 사무장은 “기장님, 비정상 상황이 발생해 비행기를 돌려야 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기장에게 “부사장이 객실 서비스와 관련해 욕을 하며 화를 내고 있고 승무원의 하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추가 보고했다. 기장은 곧바로 항공기를 탑승구 게이트 방향으로 돌렸다. ●“사무장이 대답 잘못했으니 네가 내려” 박창진 사무장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말로만 하지 말고 너도 무릎 꿇고 똑바로 사과해”라고 했다. 박창진 사무장도 무릎을 꿇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승무원 김씨 가슴 부위를 향해 파일철을 던진 뒤 좌석에서 일어났다. 이어 김씨 어깨를 밀치며 3~4m가량 출입문 쪽으로 몰고 갔다. 파일철을 돌돌 말아 벽을 수십회 내려치며 “너 내려”를 반복했다. 박창진 사무장에게는 “짐 빨리 가져와서 내리게 해. 빨리!”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은 뒤늦게 승무원 김씨가 변경된 매뉴얼에 따라 정상적으로 견과류를 서비스한 것을 알게 됐다. 그러자 이번엔 박창진 사무장에게 탓을 돌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무장 그 XX 오라 그래”라고 했다. 이어 “이거 매뉴얼 맞잖아. 네가 나한테 처음부터 제대로 대답 못해서 저 여승무원만 혼냈잖아. 다 당신 잘못이야. 그러니 책임은 당신이네. 네가 내려!”라고 소리쳤다. 박창진 사무장을 출입문으로 밀어붙인 뒤 “내려, 내리라고!”라고 여러번 소리쳤다. 기장은 오전 1시쯤 관제탑에 “사무장 내리고 부사무장이 사무장 역할을 한다. 추가로 교대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교신했다. 박창진 사무장은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과 다른 일등석 승객에게 사과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내리자마자 본부에 보고해”라고 말했다. 5분 뒤에 박창진 사무장은 비행기에서 내렸다. 승객 247명을 태운 비행기는 오전 1시 14분이 돼서야 이륙을 위해 다시 활주로로 향했다. 출발 지연과 소란에 대해 이렇다 할 사과방송은 전혀 없었다. ●거짓진술 지시에 ‘사무장 음해’ 소문 유포 정황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거짓진술’을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조사 첫날인 지난달 8일 오후 4시쯤 여모(57·구속기소) 상무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 항공법 위반 여부에 대해 거론하고 있으니 최종 결정은 기장이 내린 것’이라고 국토부 조사에 임하도록 주문했다. 또 여 상무에게 ‘승무원 동호회(KASA)’를 통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자신이 아닌 박창진 사무장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소문을 퍼뜨리라고 지시, 성난 여론을 잠재우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여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지시하신 대로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수시로 상황 보고를 했다. 한편, 당시 조현아 전 부사장 외에 유일한 일등석 승객이었던 A씨는 땅콩 회항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대한항공 고객센터를 통해 조 전 부사장으로 인해 겪은 불편 사항을 접수했다. 그러자 여 상무는 같은 달 10일 오전 7시 30분쯤 대한항공 지창훈 사장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사장님, 이 승객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인데 고객서비스실에서 사과 및 위무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장님께서 고객서비스실에 특명을 내려달라”고 했다. 대한항공 고객서비스팀에서는 상무가 직접 나서 같은 날 일등석 승객에게 언론 접촉을 삼가줄 것과 불편사항을 ‘사과’로 잘 마무리 지은 것으로 말해달라고 회유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이같은 과정을 전부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총 5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첫 재판은 19일 오후 2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남미녀에겐 식사비 받지 않는 레스토랑 논란

    최근 중국의 한 레스토랑이 아름다운 사람들에게는 식사비를 받지 않는 행사를 진행해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낳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중국 허난 성 정저우 시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고객의 외모를 평가해 음식값을 무료로 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레스토랑은 ‘제주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의 한국식 레스토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유주가 한국 사람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50명의 미남미녀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기기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스캔했다. 그다음 이미지를 평가단에 전송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의 외모에 관한 평가는 객관적으로 하기 위해 허난 성 성형외과위원회가 맡았다. 이들은 상세하게 채점한 뒤 최고 점수를 획득한 사람에게 식사비를 무료로 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레스토랑 측은 30분 간격으로 그룹을 만들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상위 다섯 사람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채점 결과는 공개적으로 게시했다.  한편 이번 소식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를 통해 확산했다. 현지 네티즌 대부분이 기발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는 과도한 외모지상주의라고 비난했다. 또 텔레그래프나 시넷과 같은 외신들도 이번 소식에 주목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메시 “바르샤 안 떠난다…소문은 모두 거짓”

    메시 “바르샤 안 떠난다…소문은 모두 거짓”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가 감독과의 불화설과 다른 팀으로의 이적설 등 최근 불거진 온갖 소문에 대해 "모두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메시는 12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 구단에서 운영하는 바르셀로나TV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는 바르셀로나에 남기 위해 그 어떤 것도 구단에 요구한 적이 없다"면서 "왜냐면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내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불화도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감독을 바꿔달라는 말을 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감독과의 불화 소문은) 모두 바르셀로나를 아프게 하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주장했다. 바르셀로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에 따른 단장 전격 해임에 이어 메시와 엔리케 감독의 불화설이 터지면서 혼란에 빠진 상태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5일 메시가 벤치에 앉은 가운데 치른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0-1로 패배했고 메시는 다음날 열린 팬 공개훈련에 위장염을 이유로 불참했다. 영국 매체들은 메시의 첼시 혹은 맨체스터시티 이적설을 뿌렸다. 메시의 아버지가 첼시가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메시는 그러나 "아버지가 첼시나 맨체스터시티와 얘기를 나눴다는 보도는 모두 거짓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내가 마치 바르셀로나라는 구단을 운영하는 사람인 것처럼 묘사하는 소문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라면서 "나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뿐더러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나는 선수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메시는 "적들이 우리를 욕되게 하지 못하도록 우리는 뭉쳐야 한다"면서 "바르셀로나를 위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인생살이에는 고민이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기 한참 전, 활자 매체도 그리 풍부하지 않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대중 미디어를 통해 고민을 상담하곤 했습니다. 과거 선데이서울도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라는 고정 코너를 운영하며 많은 이의 고민을 들어주었습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들이 하얀 편지지에 적혀 선데이서울 편집국으로 속속 배달됐고, 기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일일이 답을 해주었습니다. 40여년 전 그 시절의 고민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코너의 주요 내용을 발췌, 몇회로 나눠 전달합니다. (답변 중에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부적절하게 보여지는 것도 있습니다. 내용 자체보다는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보시기 바랍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22. Q여사에게 (8)사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성교제의 고민 [Q여사에게] 160cm도 안되는 꼬마신랑, 너무 부끄러워서 저는 한 3년 전부터 친구처럼 사귀어 온 김이라는 청년이 있습니다. 27세나 된 처녀가 시집을 안 간다고 부모님들은 한 달에 한 번씩은 선을 보이시는데 저는 통 마음에 없어요. 시집을 가 버릴까 궁리해 보다가 김의 얼굴만 떠오르면 절대로 떠날 수 없는 걸 깨달아요. 우리들은 모든 조건이 다 잘 맞는 신랑 신부예요. 다만 한 가지 그는 키가 158cm, 체중은 45kg인데 저는 키 166cm, 체중 58kg의 거구예요. 꼬마신랑하고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하면 부끄러워 죽겠어요. 아마 그도 그런 생각인지 청혼을 해오지 않아요. 그러나 우린 매일 만나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친해져 버렸습니다. 저는 그만 노처녀로 늙고 마는 것일까요? <서울 전농동에서 이은자> 신랑감에 실컷 먹이셔요 왜 그리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계세요? 세상에는 색시보다 키 작은 신랑은 얼마든지 있어요. 게다가 그런 부부가 더 잘 산다는 속담이 있답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아시죠. 부인보다 키가 썩 작지 않았어요? 누가 그 부부의 체구를 비웃었겠습니까. 일본에서는 그런 부부를 특별히 벼룩이 부부라고 부르면서 축복한답니다. 이양, 용기를 내세요. 부모님들께 김 청년을 떳떳이 신랑감으로 소개하세요. 우선 지금부터 한 달쯤 둘의 돈이란 돈은 먹는 데만 쓰세요. 물론 신랑감을 먹이는 거죠. 그대신 이양은 좀 굶더라도. 키는 어쩔 수 없다지만 체중쯤 한 달 안에 바꿀 수 있거든요. 신랑감의 체중을 10kg만 늘리세요. (건강한 사람의 표준체중은 신장에서 100~110을 뺀 숫자랍니다.) 체중 증대작전이 성공한 한 달쯤 후엔 의젓한 김씨의 체구를 보고 김양도 김양의 부모님도 부끄럽기는커녕 든든하고 대견하기만 할 거예요. 그럼 건투 빕니다. <Q> -선데이서울 1968년 9월 29일자 ▒▒▒▒▒▒▒▒▒▒▒▒▒▒▒▒▒▒▒▒▒▒▒▒▒▒▒▒▒▒ [Q여사에게] 정류소에서 마주치는 청년과 혼담 오가니 기분 나쁜데 동네 정류소에서 아침마다 마주치는 청년이 있습니다. 저는 은행의 통근버스를 타기 때문에 때로는 20분 이상 서 있게 되는데 그 청년은 버스가 아무리 여러 대가 오더라도 그냥 보내면서 저를 흘끔흘끔 쳐다봅니다. 어제는 집에 중매쟁이가 신랑감 사진들을 가지고 왔는데 그중에 조건이 제일 좋은 신랑이라는 것이 바로 그 청년이에요. 오늘 아침 버스 정류소에서 사진과 비교해 보았는데 틀림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집안이 좋고 직장도 괜찮고(무슨 큰 무역회사라나요) 궁합도 맞는다고 사진만 보고 벌써 반하신 모양입니다. 자꾸 맞선을 보래요. 길에서 우연히 본 여성에게 추파나 보내고 그러다 못해 중매쟁이를 내세우는 경박한 청년을 꼭 만나봐야 될까요? <서울 효자동에서 김은아> 손해 날 것은 없어요 중매 청혼은 점잖은 편이지요 맞선을 보아서 손해날 거야 없지 않을까요? 김양의 추측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말이예요. 중매쟁이를 내세운 청년의 태도는 경박하기는커녕 진지하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김양의 추측이 반드시 사실과 일치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는 것이 내 의견입니다. 전에 서양에서 살아온 어떤 남성의 얘기를 인용할까요? “매일 아침 길에서 마주치는 독일 여성이 그때마다 방긋 웃으며 인사를 하기에 단단히 오해를 했지요. 하루는 용기를 내서 말을 걸고 춤이나 추러 가자고 했어요. 그 여자는 깨끗이 거절하더군요. 그리고 다시는 길에서 그 여자를 못 만났어요” 중매쟁이가 가져온 그 사진은 어쩌면 그 청년 자신도 모르게 김양의 집으로 왔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그 청년도 지금쯤 김양과 똑같은 우스꽝스런 추측을 김양을 두고 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69년 2월 9일자 ▒▒▒▒▒▒▒▒▒▒▒▒▒▒▒▒▒▒▒▒▒▒▒▒▒▒▒▒▒▒ [Q여사에게] 남학생이 자꾸 저를 찾아오는데… 19세의 여학생입니다. 옆집 남학생의 친구인 19세의 남학생이 이 친구집에 놀러오면 둘이서 저를 불러 댑니다. 저는 인사라도 하려고 나갑니다. 나갈 때마다 그 남학생은 데이트신청을 합니다. 저는 시간이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 학생은 서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 학생은 저를 순진하게 보았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그 남학생들이 저를 부르지 않게할 수 있을까요. 어떤 말을 해야 쌀쌀맞다고 생각하고 저쪽 편에서 끊게 할 수 있을까요. <서울 청파동에서 영미> 분명한 태도를 보이셔요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를 묻기 전에 영미양 자신이 그 남학생과의 몇마디 대화가 정녕코 싫은 것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 남학생 꼴도 보기 싫다”고 결정이 내려진다면 아무리 불러대더라도 애초에 “인사나 해두겠다”는 생각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혹시 길에서 만나더라도 생판 모르는 사이처럼 행동하셔요. 혹시 부르거든 달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도 보듯 아주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셔요. 부르면 나가고, 몇마디 말은 주고 받고, 인사는 서로 하고, 또 데이트에는 응할듯 말듯 하고. 이것은 마치 셰퍼드의 코 앞에 생고기를 갖다대면서 피해 달라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데이트 신청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시간이 없다”고 애매한 대답을 할 것이 아니라 “데이트 같은 것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딱잘라 말하셔요. 애매모호한 태도는 이미 현대여성에게는 결코 미덕이 아닙니다. -선데이서울 1969년 11월 23일자 ▒▒▒▒▒▒▒▒▒▒▒▒▒▒▒▒▒▒▒▒▒▒▒▒▒▒▒▒▒▒ [Q여사에게] 남자친구 음식 먹는 소리에 질색이에요 제 보이프렌드는 키 크고 핸섬하고 머리 좋은, 정말 훌륭한 남성입니다. 1년이나 사귀는 동안 불쾌한 일이라곤 한 번도 없었어요. 그의 말이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어갈 만큼 저는 그를 숭배합니다. 그와 결혼할 작정이에요. 한 가지 걱정은 그의 먹는 버릇입니다. 그는 훌쩍거리고 쩝쩝거리고 또 입을 벌리고 먹는단 말이에요. 음식을 같이 들고 있으면 조금 전까지의 로맨틱한 기분은 싹 가시고 이이가 사람인가 싶어요. 결혼하면 참아낼 수 있을까요? <서울 냉천동에서 E여대생> 너무 속 좁게 생각하지 마셔요 그렇게 핸섬하고 머리 좋은 훌륭한 청년이 어쩌면 당신같이 소견 좁은 여성의 짝이 되었을까요. 당신의 표현이 사실과 같다면 그 청년은 정말 아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먹는 버릇이라든지 말버릇 같은 것은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 온 것이기 대문에 아내나 애인이 고쳐달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이가 사람인가” 할 정도로 싫고 경멸스런 그런 버릇은 당신의 눈에 꽂힌 큐피드의 화살이 뽑아지자 말자 옥의 티가 아니라 커다란 혹으로 보일 것이에요. 남편은 음식으로 사로잡아야 된다는 말이 있는 걸 아세요? 먹는 버릇이 그렇게 싫은 사람과의 식사는 재미없을 거에요. 따라서 음식으로 그이 마음을 잡지는 못할 거구요. 더 교제해가면서 음식 버릇까지도 숭배하게 되는 날이 오거든 그때 마음을 허락하고 결혼하기를 권합니다. <Q> -선데이서울 1969년 1월 26일자 ▒▒▒▒▒▒▒▒▒▒▒▒▒▒▒▒▒▒▒▒▒▒▒▒▒▒▒▒▒▒ [Q여사에게] 여성앞에 수줍음 타서 저는 수줍음 때문에 고민하는 25세의 남성입니다. 직장의 동료여성이나 단 한번 인사를 나눈 여성들에게서도 저는 오만하다는 말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저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고 단지 수줍어서 묻는 말에나 대답을 했을 뿐이었고 또한 시선이 마주칠 때에도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돌린 것뿐입니다. 이 점이 오해를 산 모양입니다. 어쩌다 친구의 생일 파티같은 데 참석해서도 새로운 여성과 인사를 나누고는 뭔가 이야기를 하려 해도 얼굴이 먼저 붉어지니 어떻게 하면 여성들과도 벽 없이 사귈 수 있는 걸까요? <서울 홍은동에서 온규> 능변인 것보다 나아요 아마도 온규씨는 여성들이란 남성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은연 중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과감히 그런 생각은 떨쳐버리도록 하셔요. 일반 여성들도 온규씨의 어머니나 아주머니, 또는 누이동생들과 똑같은 사람들이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특별히 여성들과의 대화가 거북할 것이 없겠죠? 어머니, 누이동생과의 대화가 자연스러운 만큼 어느 여성과 이야기를 나눠도 자연스러울 겁니다. 일단 그렇게 생각을 굳힌 다음에는 주저하지 말고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셔요. 가까운 주변에 있는 여성 동료부터 사귀도록 하세요. 그 날의 날씨라거나 신문의 뉴스라거나 영화 이야기 어느 것이라도 좋겠죠. 여성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능변이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조용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따른 자신의 의사만을 명확히 이야기 할 수 있다면 합격이에요. 여성과의 대화 중 지나친 능변보다는 오히려 조금 서툰 것이 여성들에겐 더욱 효과적일 지도 모르죠. <Q> -선데이서울 1970년 4월 5일자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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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서훈택△종합교통정책관 권병윤 ■법제처 △운영지원과장 오장환△경제법제국 법제관 이한진△사회문화법제국 법제관 정해성△법제정보과장 서보경◇과장급 파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영호△행정법제국 법제관 임병철 ■국세청 ◇고위공무원 <전보>△중부국세청 징세송무국장 구진열<승진>△중부국세청 조사1국장 임광현△부산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김대지<직무대리>△국세청 소득지원국장 김세환◇전보△국세청 조사1과장 남판우△광주국세청 조사1국장 한동연△서울국세청 감사관 김기복△서울국세청 개인납세2과장 김상윤△서울국세청 송무1과장 이준오△중부국세청 개인납세2과장 유충선 ■관세청 ◇세관장△안양 전준홍△천안 김종기△거제 윤홍식△수원 이영수△안산 이언재△광양 김원식△여수 강한석◇부산세관△신항통관국장 김화식 ■조달청 △부산조달청장 정영옥△물품관리과장 김태경△국유재산기획조사과장 임근자△원자재총괄과장 김대수△외자구매과장 김현정△예산사업관리과장 이경재△기술서비스총괄과장 강성민△정보기술계약과장 김지욱△우수제품구매과장 김홍창△서비스계약과장 김영민△건설용역과장 오건수△부산조달청 경영관리과장 김종권△대전조달청장 김종환◇과장급 승진△조달교육원장 한상도△인천조달청 장비구매팀장 전형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 서정숙 ■한국철도시설공단 ◇처장급△감사실장 김효식△안전품질실장 정천덕△수도권본부 재산·지원처장 장순상△수도권본부 건설·기술처장 석종근△충청본부 재산·지원처장 박진현△강원본부 시설·지원처장 이영주△시설장비사무소장 김동엽◇부장급 <기획재무본부>△세무·경리부장 강정수△정책조사부장 김현성△유라시아철도부장 박정범<기술본부>△고속신호부장 박석현<시설사업본부>△전기유지개량부장 이현묵△중국·아시아부장 박대근<경영지원실>△복지후생부장 김태은△용역계약부장 염진구△구매계약부장 김형근<수도권본부>△안전사업부장 장형식△경의선PM부장 권혁환<수도권고속철도건설단>△지원부장 강창호<영남본부>△사업지원부장 김종윤△용지부장 임경덕△대구도심·대구선PM부장 이종근△신호통신PM부장 권유철<충청본부>△사업지원부장 송인보△용지부장 김성연△신호통신PM부장 오준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안전사업본부장 최광섭△환경관리센터장 정성태△경영기획본부장 이철호△기술연구소장 박주완◇실장△품질보증 임종대△인재개발 강기성△방폐물정책 김형준△방폐물사업 최기용△처분운영 정의영△운영지원 조병조△기획조정 조성돈△경영관리 우창제△연구정책기획 하태욱△수송저장연구 조천형△처리처분연구 정해룡△안전평가 박진백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 이용직△인재개발원장 유명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 직무대리 장경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부원장 문영호◇본부장△슈퍼컴퓨팅 이필우△첨단정보융합 류범종△융합기술연구 성원경△중소기업혁신 유재영◇부장△미래정책연구 서민호△기획 정겸웅△행정 김민기△감사 조보현◇사업단장△창조경제지원 최현규◇센터장△국가나노기술정책 김창우△정보화 이혁로△슈퍼컴퓨팅서비스 오광진△첨단연구망 박형우△슈퍼컴퓨팅융합연구 조금원△과학기술정보 윤정선△NTIS 김재수△미래정보연구 권오진△과학데이터연구 이상환△생명의료HPC연구 이민호△재난대응HPC연구 조민수△기술혁신분석 서진이△중소기업지원 김강회◇실장△대외협력 이식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센터장△길이 김종안△광도 김승관△유동음향 권휴상△대기환경표준 이정순△바이오임상표준 양인철△방사선표준 이철영△안정측정 권일범△신기능재료표준 김창수△에너지소재표준 한준희 ■한국법제연구원 ◇실장△법제전략분석 손희두△행정법제연구 최환용△글로벌법제연구 강현철 ■YTN △호남취재본부장 김범환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기획관리단장 이동승 ■한국전력기술 △감사실장 유홍재△경영지원처장 김병은△인사노무처장 유선용△사우디아라비아 지사장 김재학△(플랜트)토목건축기술그룹장 윤영종△(플랜트)전기계측기술그룹장 차상학△EPCM지원실장 김학철 ■NH투자증권 ◇부사장 승진△IB사업부 정영채 ■다우키움그룹 ◇이사 선임△다우데이타 조성준△다우인큐브 이동백△사람인에이치알 황용호△이머니 한상두△키움증권 구성민 김우형 김상구 김희재△키움저축은행 노남열◇승진 <대표이사 부사장>△키움투자자산운용 윤수영<상무>△키움저축은행 홍승욱<상무보>△다우인큐브 박상호 성대훈△키움증권 박희정◇전보 <상무>△한국정보인증 통합인증기술연구소 최종민 ■플러스자산운용 ◇이사 승진△대체투자팀 김재식 ■잇츠스킨 ◇임원 승진△부사장 유근직△전무 장재옥 ■휠라코리아 ◇임원급 승진 <상무>△마케팅부 정승욱<이사>△기획실 윤명진<이사보>△특수판매사업부장 이동수◇지엘비에이치코리아 <이사보 선임>△디아도라사업부장 김익태 ■청호나이스 ◇승진△상무 신문균 김종원 정우채 ■마이크로필터 ◇승진△이사 김민원 ■티케이케미칼 ◇승진△이사 이재원 김성호 조우용 박용호 곽인근 ■대한해운 ◇승진△이사 김병록△이사대우 우준욱 배연성 ■케이엘씨에스엠 ◇승진△부사장 박찬민△이사 공진식 서일경 김태형 ■남선알미늄 ◇승진△이사대우 조순일 ■남선알미늄 자동차사업부문 ◇승진△상무 박찬홍△이사대우 조성만 ■하이플러스카드 ◇승진△이사 안홍식 ■종근당바이오 △상무 정진효△이사 서정우 박기정 ■경보제약 △사장 강태원△상무 손회주△이사 채현숙 이규재 ■벨에스엠 △전무 이재근 ■벨이앤씨 △이사 가기덕 박문례 ■씨케이디창업투자 △부사장 김태영△상무 김주영
  •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Ⅰ <첫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세 문제를 만들었다. 월급에 대비해 그만큼이면 적당한 노동량인 것 같았다. 책을 만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아주 기뻤다. 읽은 것에 관해 말할 줄 아는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되었다. 한 개의 독해 지문에 세 개의 문제를 만들어 달면 업무가 끝났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오래오래 회사생활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회사였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읽거나 읽은 것에 관해 생각하는 일을 귀찮아했다. 한 달에 세 문제를 만들까 말까 하는 정도였으며 문제의 수준도 형편없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하는 척으로 일과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은 것에 관해 큰 목소리로 토의하며 바쁜 척했다. 읽고 생각하기만 하면 되지만, 적혀 있는 그대로를 읽어내는 능력 자체에 문제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했다. 한때 그녀는 국문과 대학원생이었다. 지도교수가 갑자기 죽은 뒤에 이상하게도 그녀의 꿈이 사라졌다. 그녀는 학업에 품었던 자신의 꿈이 로스쿨 입시용 문항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에는 세 시간 만에 세 문제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인고의 노력을 쥐어짜야 할 때에는 아홉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쉽게 만들어지든 오래 걸려 만들어지든 간에 개개의 문제가 전부 걸작이었다. 어떤 때에는 혼자 풀기 아까운 문제가 나오기도 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동료들 모두에게 그 문제를 자랑하고 당장 풀어보게 만들기도 했다. 동료들은 마지못해 그녀가 낸 문제를 풀어보았으나 답을 맞히지 못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지닌 지적 능력의 총합을 초월하는 자신의 창의력을 확인한 양 우월감을 느꼈고, 콧대가 우뚝해져서는 도파민의 폭풍에 정신 잃은 채 기뻐했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생성된 회전은하와 스케이터의 연속 회전 간의 원리적 유사성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을 때에는 그만 김연아 선수에게 그 문제를 선물할 뻔했다. 김연아 선수와 접촉할 방법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당장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메달리스트의 스케이트 날처럼 날렵한 독해문제를 출제했으니, 한시바삐 문제를 풀어보고, 각운동량보존법칙에 관한 이해를 동원하여 더욱 멋진 연기를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김연아가 그녀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만 존경한다는 말을 문제에 실어 전하고 싶었다. 김연아가 팔을 길게 뻗어 회전할 때에 보여주는 느긋한 우아함과, 몸을 움츠렸을 때 운동량이 보존됨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간절함은 청년이 생에 대하여 품어야 하는 희망이 어떠한 양상이어야 하는지 물리학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의 대학시절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교수님의 소설로 문학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헌정 출제의 성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교수님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보충하는 <보기>를 달아 심화된 감상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타인들의 머리에 더듬이가 생겨난 것을 발견한 주인공의 혼란을 다룬 작품에서 ‘사람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을 리 없다’라는 독백에 밑줄을 치고 ㉠을 단 뒤, 그 ㉠에 관해 아주 많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란 얼마나 허망하고도 희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였다. 그녀는 교수님의 소설과, 자신이 낸 문제를 바라보며 그 희망적인 허망함에 관해 성찰했고, 청년으로서 자신의 무거운 사명을 통감하면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차곡차곡 쌓인 그녀의 업무량과 비교하여 동료들의 게으름은 크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하루에 세 문제씩 꼬박꼬박 생산해내는 그녀가 미친 기차 같다고 자기들끼리 욕했으며, 방해하기 위해 시끄럽게 굴었다. 그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촘스키가 글을 참 못 쓴다고 욕을 하거나, 과학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과학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지 않은가에 관해 토론하거나, 푸코의 저서는 번역이 엉망이어서 출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하거나, 문학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불가능한 임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하루에 세 문제씩을 즐겁게 생산하고 있는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그녀의 동료 중 한 인물, 항상 고려청자색 눈빛을 지니고 있는 우애경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약간의 실수 때문에 서울대에 못 갔어요. 그 이후로는 모든 게 잘되지 않았어요. 이런 회사에서 문제 내는 일이나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내가 서울대에 가기만 했어도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그녀는 우애경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이 젊은 시절을 비탄에 빠지도록 만드는 거예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개인에 주어진 잠재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신의 잠재력을 직시하고 올바른 전제에서 추론을 시작해야 나의 모습을 검증할 수 있어요. 그것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그녀는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우애경으로부터 등을 돌린 뒤 다시 문제를 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우애경이 시뻘건 얼굴로 식식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출제에 골몰했다. 출제를 하며 우애경에 관해 생각했다. 우애경은 왜 화가 났을까? 어떤 결과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을 먼 원인과 가까운 원인으로 분류하여 한 줄로 세워볼 수 있다. 그녀는 우애경의 화라는 결과를 가져온 원인들을 물리화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하고 생각나는 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일단 생리 중일 수도 있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피곤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리적 상태가 저혈당증을 일으키고, 저혈당증은 다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뉴런 간 화학·전기신호 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화를 내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일 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하므로, 설령 이러한 이유가 작동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오로지 먼 원인일 뿐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녀는 우애경의 분노를 초래한 심리적 원인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해보라는 말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 그렇게 느꼈다면 그 이유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①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하기 싫어서, ②가능성과 잠재력에 차이가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서, ③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의 표정이나 말투가 기분 나빠서, ④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이 싫어서, ⑤아니면 모종의 의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묵살당해서?(이 지점은 상상의 영역이므로 과학적 추론 불가) 위 내용 중 무엇에 해당하든 그것은 화가 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기분이 찜찜해졌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엄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엄습하던 무언가의 실체는 다음날 점심시간부터 분명해졌다. 유난히 칼국수가 늦게 나오는 그 식당에 둘러앉아, 그녀의 동료들은 하염없는 잡담을 시작했다. 그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깍두기를 먹고 있었다. 잡담은 점점 석연찮은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대학 시절 미팅하던 때처럼 남녀가 줄을 지어 앉아 밥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데에서 시작한 잡담이 각자들의 출신대학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애경이 유부장에게 말하기를, 유부장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것이 학창시절 가장 언짢은 일이었다고 했다. 유부장도 자신의 학창시절에 우애경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적이 있지만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했으나 마주보는 눈빛들은 사실 뭔가를 만끽하는 중인 듯 행복해 보였다. 화제는 갑자기 신촌의 추억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때껏 잠자코 있던 다른 인물이 배꽃처럼 웃으며 동참하더니 신촌의 추억을 떠들어댔고, 그들의 대화를 끊을 수도 낄 수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던 그녀는 칼국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끊을 수도 낄 수도 없는 인물로는 그녀 말고도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서교동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서울시 서대문구 전체에 관한 추억으로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지 못할 터였다. 서교동의 추억을 지닌 인물이 왠지 모를 경멸 섞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몹시 조심했지만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았다. 그녀가 지닌 신촌의 추억이란 극장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린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녀는 혹시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주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미도나 맥아더장군에 관한 화제가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닐지, 그러다가 그녀가 졸업한 대학에 관한 화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때마침 양푼에 가득 담긴 칼국수가 등장해주었고, 대화는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친 채 모두 얌전히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마치 먹는 데에 열중한 것인 양 아무도 그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녀는 회사에 혼자 남아 쓸쓸히 책을 뒤지고 출제를 했다. 김소진의 ‘개흘레꾼’을 다시 읽었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힌 주인공이, 허름한 차림으로 빵을 사들고 온 아버지를 냉대하는 대목을 발췌하여 문제를 냈다. 개흘레꾼의 주인공은 말했다. ‘아버지는 ㉠테제도, 그렇다고 ㉡안티테제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개흘레꾼이었다.’ ㉠과 ㉡의 의미에 대한 출제를 하다 말고 그녀는 자신의 사원증을 꺼내어 바라보았다. 포토샵으로 다듬은 사진 아래에는 ‘이우리’라는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녀는 ㉠ 혹은 ㉡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의미가 규정되도록 놓아두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일단 맹렬히 출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결심을 실현하기로 했다. 1.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주인공은 인천을 싫어한다. ②주인공은 우애경에 대한 반격을 결심했다. ③주인공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④주인공은 ´개흘레꾼´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여 생각하고 있다. ⑤주인공은 자기의 인생이 남들의 인생에 포함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Ⅱ <두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아홉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세 개의 지문을 뽑아 각각 세 개씩의 문제를 다는 데에 온종일이 걸렸다. 그러기를 일주일이면 혼자서 한 벌의 모의고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두가 말하길,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출제 기계라고 했다. 그녀의 유능함에 견주어 우애경은 점점 더 무능해 보였고, 아무나 붙든 채 자기가 수능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서울대에 갔을 것이며 이 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 우애경을 보며 그녀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유능한지, 모니터를 향한 거북이처럼 되어버린 자세로 하루에 아홉 문제씩을 생산한 그녀가 얼마나 탁월한 출제자인지를, 시간이 흐르면 그녀의 문제를 풀어본 수많은 학생들이 직접 증언할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애경이 사고를 쳤다. 오전 열시의 고요한 사무실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를 모두가 잊지 못할 것이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그 소리가 점점 커졌고, 일본어이긴 했지만 그게 어떤 상황에서의 무슨 말인지는 누구나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리는 우애경의 컴퓨터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모두가 우애경을 지켜보는 가운데, 우애경은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몰려든 사람들 가운데로 숨었다. 우애경 주변의 남자 사원들이 대단히 당황하더니 화면 가득한 살색 움직임들을 어떻게든 없애려 하다가 끝내는 컴퓨터를 두들겨 패듯 꺼버렸다. 우애경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창에 지나가던 배너를 건드렸을 뿐인데 민망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더라고 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남자 직원들이었는데, 그들은 우애경의 컴퓨터를 복구하느라 오전 업무시간을 다 써야만 했다. “지나가는 배너를 건들기만 했는데도 저 정도로 감염이 될 수 있나요?” 그녀는 동료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못 들은 척 했다. “지나가는 배너는 왜 건드리죠?” 그녀는 우애경을 향해 물었다. “포르노 사이트 광고였나요, 아니면 일반 광고였는데도 그렇게 된 건가요?” 그녀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못 참는 성격이었다. 우애경은 달팽이관이나 청소골 같은 것이 없기라도 한 양 그녀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배실배실 웃고 있었고, 속으로는 민망해 죽겠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갈 작정인 것 같았다. 그녀는 우애경과 담소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원래들 업무시간에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시기도 하는 건가요?”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것인데, 우애경과 동료들은 아주 불쾌한 듯, 마치 포르노 사이트 접속으로 오전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 그녀이기라도 한 듯 아래위로 노려보더니 탕비실을 향해 우르르 가 버렸다. 그녀는 모두가 떠나 버린 사무실에 앉아 홀로 출제를 했다. 그녀는 정말로 왕따였다. 그녀는 우애경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적어도 질타를 감당하지 못해 괴로운 회사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애경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우애경의 성격이 갑자기 능글맞고 넉살 좋게 바뀌었다는 것인데, 우애경은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수치스러운 그 사건을 덮어버렸다. 유부장에게 말하길 “어머, 부장님. 계속 그렇게 야근시키시면 전 또 그 배너 건드려 버릴 거예요” 라고 하거나, 다른 팀 직원에게 말하길 “다들 너무 일만 하면서 침체되어 있기에 내가 야동 바이러스 감염으로 활력소가 되어준 거잖아” 라고도 했다. 우애경은 매일 스스로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그동안 몰랐는데, 일본어 공부에 좋은 게 일제 동영상이더군요” 라는 말을 해서 일부 남자 직원들이 즐거워하도록 만들었으며 절묘한 순간에 “일하기 싫은 사람은 내 감염된 컴퓨터를 쓰도록 해” 라는 말을 던져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자 우애경이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남고, 살색 가득하던 컴퓨터 화면에 대한 기억과, 우애경이 업무시간에 포르노를 보는 여자라는 인상은 희미해지고 말았다. 종래엔 유부장이 “앞으로 말 안 듣는 사람 있으면 우애경 씨 컴퓨터를 쓰게 할 거야”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런 말에 모두 웃게 되기까지는 사건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우애경은 변죽 좋아 보이도록 성격이 바뀐 것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유능함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우애경은 아무 문제도 생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이우리를 향해서 발톱을 세운 채 이우리가 하루에 아홉 개씩 낸 문제를 꼼꼼히 살피고, 거기서 오류를 발견해내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각운동량보존법칙과 회전하는 나선 은하에 관한 문제에서는 은하의 나선 팔에 관한 설명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험에 비해 한 단락 분량이 더 추가된 것이므로 모의고사에 수록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지적 때문에 그녀는 우애경과 한 시간을 싸워야 했다. 나선 은하의 나선 팔 부분과 중심부는 각각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으로서 밀도가 다르다는 점이 은하의 형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을, 따라서 줄일 수도 뺄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한참을 다퉜으나 그녀가 진 것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흥분하면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치 뭐라도 잘못해서 당황한 사람처럼 보였고, 동료들은 그녀가 곤란해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녀가 중력섭동이라든가 산개성단을 구성하는 중원소에 관해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동안 다들 하품을 하고 듣기 싫어했다. 이마에 핏발이 선 이우리가 언성을 높여가며 하는 말들이 알 수 없는 소리라고들 했다. 반면 그에 응수하는 우애경의 논리는 아주 간명한 것이었다. “어찌 됐든 길잖아요. 지문이 너무 길잖아요. 안보여요?” 그녀가 낸 모든 문제에 관해 우애경은 어떻게든 시빗거리를 찾아냈다. 가장 억지를 부렸던 것은 ‘개흘레꾼’이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개흘레꾼’이 한 대학생의 자기 탐구와 심리묘사가 흥미진진한 작품일 뿐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으며, 1990년대 작품이기 때문에 현 시대상황과도 직접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다. 우애경은 그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없애야 해요. 경쟁사에서 우리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면 안 돼요.” 민주화운동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과 테제, 안티테제 등의 용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작품에 관해 출제된 문학 문제가 좌파 이념 전파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사건을 이우리 씨가 잊은 것은 아니겠죠. 이우리 씨가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도 나서서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개흘레꾼’ 문제는 폐기하는 걸로 하죠.” 그녀는 말이 안 나왔다. 혀의 근육 어딘가가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우애경은 마치 그녀의 상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그녀는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를 못 받고 그냥 죽을 텐데 돈도 없고 땅도 없으니 화장해서 4대강에 뿌려다오’ 라는 안치환의 노래 가사를 문법적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정답의 선택지로 삼아 어법 문제를 출제한 바 있었다. 모의고사 시행 직후 게시판에 이의제기가 올라왔다. 출제자 중 누군가가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을 지닌 것 같은데 이는 모의고사의 공정성과 적합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시험을 본 학생이 올린 것처럼 적혀 있었지만 회원가입일이 게시일 당일인데다가 모의고사에 응시한 기록도 없는 회원의 글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출제한 문제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이라고 생각했고, 직관적으로 그 글이 우애경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과학 연구에 있어 최초의 가설 설정이란 직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우애경이 자작 이의제기를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라는 가설을 수립한 뒤 그것을 검증해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유부장은 게시판 사건 때문에 노발대발하였으나 진짜 응시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며칠 추이를 지켜보자고 하더니 곧 잊어버렸다. 그녀 자신도 잊을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애경은 잊지 않고 있었고,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듯 그것에 관해 자주 이야기했다. 그녀가 우애경에게 닦달당하고 있을 때이면 어디선가 유부장도 홀연히 나타났고, ‘그러니까 지문이 길어요, 안 길어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든가, ‘데모하다 잡혀가는 학생 이야기가 나와요, 안 나와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는 말만을 귀에 담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 시선을 피해 유부장이 우애경의 등허리를 툭툭 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는데, 그럴 때 우애경은 청자색 눈빛으로 유부장을 응대했다. 두 사람은 왠지 서로를 치켜 주는 것을 의무라고 여기는 듯했다. 학창 시절에 서로의 동문들과 미팅한 추억 말고는 별 공통점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는 이해 못 할 일이었다. 유부장은 ‘이우리 성질을 컨트롤할 사람은 우애경 씨 밖에 없어. 우애경 씨만 믿어’ 라고 했다던데,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칼 퇴근을 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바대로, ㉠테제에 의해서나 ㉡안티테제에 의해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대체 자기 자신은 이 회사의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길게 빠졌다. 우애경과 싸우느라 흥분해서 문제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아홉 문제를 꼬박꼬박 출제하리라 결심했지만 그걸 못 채우는 날이 늘어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모의고사 회차가 거듭되면 훌륭한 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칭송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응시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바로 탁월한 출제 덕분이라고 생각하려 했으나 유부장은 그것이 자기 공이라고 했다. 모의고사의 성공은 곧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판으로 문제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나는 전국 최다 응시생을 끌어모을 수 있어.” 그녀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위한 선택을 함부로 할 리가 없으니, 응시생이 늘어간다는 것은 결국 훌륭한 교육물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말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부장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야.” 그녀는 그렇다면 무얼 하는 회사인 거냐고 반문했다. 유부장은 좌중을 둘러본 뒤 선언했다. “교육 콘텐츠를 파는 곳이야.” 진정 훌륭한 모의고사, 참된 독해력과 사고력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모의고사 등등을 운운하며 보다 열정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이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를, 유부장은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마케팅 비용이 문항제작비의 이십 배는 돼. 마케팅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거라고. 이우리 씨의 생사 또한 마케팅에 걸려 있는 거야.” 유부장은 벽에 붙은 포스터광고를 가리켰다. ‘명문대 출신 엘리트가 만든 모의고사!’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당신을 법조인으로 탄생시켜줄, 업계 최고의 역작’이라는 글씨가 시뻘겋게 붙어 있었다. “응시생들은 절박한 상황이지. 어떻게든 기득권층이 되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해. 욕심으로 눈 먼 애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먹고살 거야.” 그녀는 유부장에게 따지고 들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그 길을 선택한 수많은 청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유부장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은 애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 있다 할지라도 그놈들은 알아서 혼자 공부해. 나한테 속아 넘어갈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사설업체 모의고사 같은 건 안 본다고.” 동료들은 매일 놀고만 있었고, 자신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이우리가 꼬박꼬박 만들어놓은 문제들이 있으니 걱정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우리는 대체 이 회사에서 무엇인 걸까? 아무래도 자신의 정체가 진짜 출제기계인 것은 아닌지, 그래서 기계처럼 문제만 뽑아내면 이우리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녀는 모두가 그렇게 여기는 것만 같아 괴로웠다. 빈 사무실에 앉아 밤늦도록 출제를 하고 있을 때, 대표이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남아있는 사람은 이우리 씨밖에 없군.” 대표이사는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내가 퇴근하는 척 나가고 나면 모두가 집에 가 버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대표이사는 텅 빈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누가 남아 있나 체크하러 나는 돌아왔지. 역시 이우리 씨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어.” 대표이사는 무릎이 날깃날깃 닳은 트레이닝복을 그녀에게 자랑했다. “이건 내가 젊었을 적에 입던 옷이야. 나는 긴장을 늦출까 봐, 내가 가장 어렵던 시절의 옷을 버리지 않았어. 오늘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이 옷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우리 씨밖에 못 보게 되었군.” 대표이사는 반짝이는 대머리를 기울여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양자역학에 관해 출제를 하고 있었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브라운 운동과 러더퍼드의 금박막 실험이라. 흥미로운데. 풀어봐야겠어. 나는 자네가 낸 문제의 팬이야. 힘내라구.” 대표이사는 격려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등도 아니고 옆구리도 아니고 겨드랑이도 아니고 오른쪽 가슴도 아닌 애매한 어딘가를 톡톡 치고는 떠났다. 팬이라는 말에 기뻐하다 말고 그녀는 모호한 기분에 휩싸였다. 정확히 어디인지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함부로 만져지면 안 되는 것 같은 부위에 대표이사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찜찜한 그 부위를 괜히 긁적이며, 그녀는 대표이사가 청년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입는다는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그녀가 자신의 청년기를 떠올리면 어떤 장면을 가장 먼저 생각할까. 그녀는 절박한 마음으로 취업을 모색하던 백수시절을 떠올렸다. 어디든 취직만 된다면 일단은 살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시절이 생각난 것 때문에 그녀는 공지영의 ‘부활 무렵’이라는 단편소설로 문학 출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활 무렵’에서, 병아리는 알을 뚫고 나가려 안간힘을 쓴다. 사투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병아리가 살아갈 힘을 얻으려면 스스로 뚫고 나오게끔 놓아두어야 한다고 배웠다 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이들 엄마는 알 껍질을 조금 뜯어내어 준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든. 한 번만 살게 해주면 앞으로 어떻게든 사는 거야.” 대표이사의 칭찬에 힘입어 그 소설의 구절이 생각났고, 겨드랑이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멋진 출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에게 뻔한 미래란 없다. 청년이란 미시세계의 전자처럼 입자이자 파동인 존재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역학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존재하니 말이다. 위 상황에 대해 추론한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이우리는 대표이사와 자신의 계급 차를 망각하는 우를 범했다. ②부하직원들은 그들의 상사인 유부장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와 같다. ③이우리는 자신의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④대표이사가 이우리의 몸 어딘가를 만진 것은 곧 다른 데도 만질 것이라는 예고이다. ⑤회사의 인물들이 품은 동상이몽은 결국 매한가지로 거대하고도 알 수 없는 것을 지탱하고 있다. Ⅲ <세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파악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그녀는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그녀를 알아봐 주는 한 유부장이나 우애경이 그녀를 어떻게 괴롭힌들 상관없었다. 하루에 열두 문제라면 한 주 동안 모의고사 2회분이 생산될 양이었고, 우애경이 검토하고 흠을 잡기에도 벅찰 분량이었다. 그녀는 묵묵히 일하다 보면 모두가 자신을 인정할 거라는 생각은 버렸고, 본인이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관해 누가 듣든 말든 마구 이야기해대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느라 점심시간이면 밥을 거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부석부석 말라갔고, 밥을 씹어 삼킬 힘조차 아껴서, 문제를 내는 데에만 에너지를 썼다. 잠도 거의 자지 않았고 때로는 어차피 돌아와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집에 가지 않은 채 밤을 새우곤 했다. 그녀는 자신이 낸 아름다운 문제들과, 자신을 바라보는 우애경의 표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열두 문제를 내고 나면 뉴런 다발들이 걸레처럼 비틀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우애경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우애경의 눈 속에서 청자색이 옅어진 것을 본 그녀는 우애경을 때려눕히고, 옥수수처럼 흩어진 이빨을 주워 모아 목걸이를 해 걸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했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 그녀는 유부장에게 조언했다. “계란을 많이 드세요.” 유부장은 반찬투정을 했다. “흰자는 괜찮은데 노른자가 메스꺼워서 나는 계란을 안 먹어.” 그녀는 드디어 원인을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사십년 생애 내내 계란을 멀리 하셨나요?” 유부장은 무심히 말했다 “그랬지. 내가 싫어하는 것 몇 가지가 있지. 계란, 콩. 두부.” 그녀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주된 콜린 공급원인 계란과 콩을 멀리하시니, 체내에선 아세틸콜린 합성이 원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사십년째이니 결핍이 심각하리라고 예상되어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유부장은 그녀에게 의학 상담이라도 하는 듯 진지해졌다. “잠은 쉽게 드는데 새벽에 곧 깨서는 전혀 못 자곤 해.” 그녀는 무릎을 탁 쳤다. 아세틸콜린 부족증상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부장에게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꼭 풀어보라고 권했다. 치매의 발생과 뇌 내 아세틸콜린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 “요즘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 유부장님의 뇌 내 아세틸콜린 감소폭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디 콩을 드세요.” 그녀는 유부장을 보며 말했다. 유부장은 국에서 콩나물을 건져내고 있었다. “난 콩이 싫어.” 그녀는 유부장의 전두엽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덕 원칙이 대단히 흐려진 상태인 걸로 보아서 전전두엽에 기능이상의 뉴런들이 많이 분포하고, 거기에 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생겨나고, 그것 때문에 아세틸콜린 수치가 상당히 낮아지고, 낮아진 아세틸콜린 수치는 다시 전전두엽의 기능이상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중인 것 같았다. 유부장은 어느 날, 그녀가 낸 문제들을 일괄 검토하고 싶으니 원본파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녀는 수백 개의 문제를 유부장에게 주었다. 얼마 후, 이영준이라는 강사가 그 문제들을 묶어 저서를 출간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영준이 말하길, 잠을 줄여 만들어낸 토끼 같고 알토란 같은 문제들을 수험생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는 대체 어떻게 왜, 그녀가 출제한 수많은 문제들이 강사가 출제한 문제로 둔갑하였는지를 알고 싶었다. 유부장은 별로 당황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훈계했다. “이우리 씨는 이 회사에서 월급 받고 문제를 낸 사람이고, 그 문제를 어디다 어떻게 쓸지는 몰라도 돼. 그건 회사가 결정하는 거야.” 그녀는 주변을 수소문해서 사건 경위를 알아냈다. 이영준 강사는 계약을 해제한 뒤 경쟁사로 옮겨갈 계획을 품고 있었다. 유부장은 인터넷 스타강사인 이영준을 붙들어야 했고, 저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인 가수가 사랑받는 것처럼, 직접 출제한 문제로 강의하는 엘리트 미남 강사라면 더욱 사랑받을 터였다. “그건 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거예요.” 그녀는 바쁜 척, 그녀 같은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척 사무실을 누비는 유부장을 따라다니며 말했다. “저작권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어요. 하나는 저작재산권, 다른 하나는 저작인격권. 저는 이 회사의 직원이므로 제 생산물의 재산권이 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만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작인격권마저 유부장님이 침해하실 수는 없어요.” 사과받고 싶은 나머지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인격권을 침해하신 점, 사과 바랍니다.” 하지만 유부장은 들은 척도 않았고, 거래처에 간다며 나가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유부장은 기억력이 심히 나빠진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 몫으로 매달 나오는 사원복지비를 전혀 쓰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왕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청구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관리팀 김미영 대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무슨 소리냐며 반문했다. “꼬박꼬박 사원복지비 십 만원씩 쓰셨던데 무슨 소리예요? 유부장님이 이우리 씨 복지비 신청을 대신 해주시던데요? 제가 영수증 다 갖고 있어요.” 관리팀 김미영 대리와 함께 그녀는 그간 자신이 제출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수십 장의 영수증을 살펴보았다. 밤 열한시 삼십분에 강남역 근처에서 맥주를 마셨다든가, 백화점에서 초밥을 먹었다든가, 동반인 1인과 함께 영화를 보고, 어린이용 문구세트를 샀다든가, 향수를 사고, 햄버거세트를 먹었다든가, 디저트카페에서 타르트를 먹은 일 따위가 영수증에 씌어 있었다. 김미영 대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부장님이 매번 자기 계좌로 금액을 청구하시기에 좀 의아하긴 했어요.” 그녀는 왜 자기 명목의 금액을 유부장이 사용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 유부장은 청각장애가 있기라도 한 양 빤히 보기만 했는데,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인 것처럼도 보여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여러 번 천천히 쉽게 또박또박 말해보기까지 했다. 한참 후에나 유부장은 씩 하고 웃으며 겨우 말했다. “미안, 나는 기억이 나질 않네. 이우리 씨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그런 뒤 유부장은 거래처에 간다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그녀는 허탈했고, 그리고 진짜로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그다음에는 다시 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유부장은 며칠 지방 출장을 가 있었고, 유부장이 돌아왔을 때에는 그녀가 모의고사 마감을 해야 해서 미처 싸울 틈이 없었다. 열흘쯤 지난 뒤에 사원복지비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마침 유부장이 활짝 웃고, 다정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차마 그 치사한 일에 대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작인격권 침해라는 더 중요한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부디 콩을 많이 드시고 착하게 사세요.” 그녀는 밥을 먹는 유부장을 바라보았다. 유부장은 들은 건지 만 건지 콩나물은 건져둔 채 국물만 마셨다.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해 유부장은 끝내 이렇게 말했다. “아, 정말 짜증 나게 하네. 이우리 씨, 잘 들어. 월급 매달 제날짜에 받았어, 못 받았어?” 그녀는 월급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네가 말하는 그것까지의 대가가 네 월급이야. 알았어?” 유부장은 내친김에 더 뻔뻔해지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영준 강사한테 교재를 넘긴 건 널 위한 일이기도 했어. 이영준이 고객을 끌어모아서 돈 벌어올 거고, 그러면 그 고객들이 네 모의고사에 응시할 거야. 결국 그 이익은 너에게로 돌아갈 거고 말이야. 난 오로지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고.” 사과를 받지 못한 그녀는 대표이사를 찾아갔다. 대표이사는 자기 방을 찾아온 그녀를 아주 반가워했고, 대학 시절 미처 말 걸어보지 못했던 추억의 여인을 바라보듯 아련하게 미소 짓고 손수 음료도 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하소연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인격권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눈물지을 때에는 티슈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녀는 대표이사가 맞장구까지 치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에 마음이 좀 풀렸고, 울고 난 뒤에는 정신과 상담을 한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대표이사는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이우리 씨가 그런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가슴이 아프네. 그동안 몰라주어서 그게 참 미안하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선량하고 무력한 듯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에는 위계질서가 있는 거야. 사원인 너의 불만을 대표인 내가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면 내가 임명한 중간 관리자인 유부장의 권한을 무시한 게 돼.” 대표이사는 콧물을 닦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생각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겐 곧 중요한 회의가 있다.” 그녀는 다 털어놓고 난 뒤의 후련함과,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으므로 여전히 석연치 않은 기분을 안은 채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아 그녀는 생각했다. 대표이사가 말한 ‘나중에’는 오늘의 나중인지, 아니면 미래의 다른 어떤 날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른 어느 날이라면 가까운 미래인지 설마 먼 미래를 의미하는 말인지? 그 ‘나중에’가 오늘 저녁을 의미하는 것일까 봐 그녀는 밤 열시가 되도록 앉아 있어 보았다. 그때껏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허망한 희망을 품고 아주 천천히 출제를 했다. 어느 순간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대표이사였다. “이우리 씨.” 돌아보니 대표이사는 멋쩍은 듯 웃음을 띤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은 등 뒤로 감춘 채였다. 그녀는 순간, 자신의 가슴 속에서 희망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대표이사는 씩, 하고 웃었다. 무릎이 허연 트레이닝 복을 입은 채였다. “일단 집에 가긴 갔는데, 이우리 씨가 생각나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지.” 대표이사는 혀를 살짝 내밀고 웃었는데,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어렵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젊을 때 타던 찌그러진 소형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이따 한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표정이 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대표이사에게도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혹시 대표이사도 사십팔년째 콩이나 계란을 배제한 식생활을 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했다. 의아해하며 대표이사를 바라보는 가운데, 대표이사는 새삼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녀의 턱 앞에 손을 불쑥 내밀었다. 따뜻한 김이 끼쳤다. 손바닥에 커다란 감자 두 알이 놓여 있었다. “야근하느라 배고프지? 이거 먹어.” 대표이사는 그녀의 책상에 감자 두 알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감자의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그녀의 등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손바닥이 그녀의 7번 경추부터 꼬리뼈까지를 훑어 내려갔다. 그녀는 그 손바닥에서 몸을 떼어냈다. 반사적으로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감자 안 먹습니다. 사장님이나 드세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돌아보았더니 대머리까지 전부 빨개진 대표이사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감자 준 직원이 이 회사에 있는 줄 알아?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사람 아니야.” 대표이사는 잠시 입을 앙다물더니 다시 말했다. “감자 싫으면 그럼, 초밥 사다줄까? 초밥 먹을래?”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등 뒤에서 식식거리더니, 쿵쿵대는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가 왔다. 흐와스코의 소설에는 격리되어 철교 건설에 투입된 일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건설기간 동안 그들의 모든 일상은 오로지 노동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꿈은 단 한 가지, 건설현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대하던 그 마지막 날, 그들이 만든 다리를 떠나며 일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눈물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때 나는 그 다리가 이미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 철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그 다리가 우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그녀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흘린 눈물과 알 수 없이 아파오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에 관해 마지막 문제를 내고 싶었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눈물’의 의미와 위 글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그들의 청춘 전부가 바쳐진 다리를 자신의 창작물처럼 여기고 있다. ②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쥐어짜 노동했던 일에 관해 슬픔을 느끼고 있다. ③자신들의 청춘과 자신이 만든 다리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④박탈당한 청춘에 대한 애착이 말 못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⑤드디어 노역에서 놓여났다는 기쁨보다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한 청춘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선택지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⑥피 같고 살 같고 자식처럼 여겼던 대상이 고작 철교였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제야 흐르는 눈물이다. ⑦그들의 미래란 두고 온 날들보다 나을 것이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다. ⑧그들의 청춘이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부품이고 도구였다는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다. ⑨가장 중요한 것을 침해당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조차 없으므로 흐르는 눈물이다. ⑩정작 울어야 할 자들이 울지 않기 때문에, 대신하여 흘려주는 눈물이다……. 그녀는 알 수 없이 굴러 떨어진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를 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다. <끝>
  • 19. Q여사에게 (7)야속한 아내, 얄미운 남편 II. 편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19. Q여사에게 (7)야속한 아내, 얄미운 남편 II. 편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철야로 술을 마시고 전화 연락조차 없습니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긁어댈 수는 없고. 효과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저의 양처(良妻)로서 관록을 유지하면서 남편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법은 없을까요?” 인생살이에는 고민이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이 열리기 한참 전, 활자 매체도 그리 풍부하지 않던 시절, 많은 사람들은 대중 미디어를 통해 고민을 상담하곤 했습니다. 과거 선데이서울도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라는 고정 코너를 운영하며 많은 이의 고민을 들어주었습니다. 저마다 아픈 사연들이 하얀 편지지에 적혀 선데이서울 편집국으로 속속 배달됐고, 기자들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일일이 답을 해주었습니다. 40여년 전 그 시절의 고민들은 주로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코너의 주요 내용을 발췌, 몇회로 나눠 전달합니다. (답변 중에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부적절하게 보여지는 것도 있습니다. 내용 자체보다는 당시의 사회상을 가늠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 보시기 바랍니다.) ▒▒▒▒▒▒▒▒▒▒▒▒▒▒▒▒▒▒▒▒▒▒▒▒▒▒▒▒▒▒ 19. Q여사에게 (7)야속한 아내, 얄미운 남편 II. <아내→남편>편 [Q여사에게] 남편과 얘기할 틈 없는데 결혼한 지 6년 된 가정주부입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하고 직장 성격상 매일 밤 12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옵니다. 남편은 퍽 양순하고 가정에도 관심을 갖는 성격이지만 집안일에 대해 얘기할 겨를이 없습니다. “오늘 저녁엔 자세한 얘기를 해줘야지” 하고 날마다 벼르지만 1주일이 지나도 그 기회가 안옵니다. 도대체 맑은 정신으로 대화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술이 덜 취했을 땐 그 분은 주로 자기 얘기만 합니다. 기분이 좋아서 하는 얘기에 그냥 나도 말려들어 정작 해야 할 얘기는 못하고 맙니다. 그분에게 금주를 시키거나 직장을 옮기게 할 자신은 없습니다. 이제 아이까지 생겼는데 그분의 관심은 가정적인 면에서 점점 멀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서울 성북동에서 길정자> 마음의 고향이란 증거예요 당신의 남편은 서울의 전형적인 월급쟁이인 것 같군요. 말은 하지 않지만 샐러리맨으로서의 좌절감, 압박감을 수시로 느껴야 하는 가여운 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분이 마침 술을 하실 줄 안다는 것은 당신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밖에서의 여러 불쾌한 일을 술로 풀지 못하면 심하면 성격 파탄자 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일이 흔히 있다고 합니다. 술이 덜 취했을 때 그분이 주로 자기 얘기를 한다고요? 그것이 바로 그분이 당신을 ‘마음의 고향’으로 알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남편의 사회적 지위가 안정될 때까지 해야 할 가정적 얘기는 혼자서 삭이세요. 그리고 열심히 그분의 얘기를 들어주세요.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넉넉히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Q> -선데이서울 1969년 3월9일자 ▒▒▒▒▒▒▒▒▒▒▒▒▒▒▒▒▒▒▒▒▒▒▒▒▒▒▒▒▒▒ [Q여사에게] 왜 결혼반지를 안 낄까? 결혼 1주년이 며칠 안 지난 25세의 아내입니다. 지금 느낌으로는 제 남편은 저를 무척 사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집 남편들처럼 밤 늦게 들어오는 일도 별로 없고 매사에 저를 기쁘게 하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남편은 제가 해준 결혼반지를 여지껏 한 번도 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끼기 싫을 뿐”이라는 것이 그이의 핑계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서울 정릉동에서 이영신> 결혼의 부담감을 주지 않도록 반지 끼기 강요하지 마셔요 결혼한 남성의 결혼관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는 결혼을 당연하고 즐거운 생활조건으로 받아들여 자신이 기혼자임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타입. 또 한 가지는 결혼을 진지한 부담으로 의식하여 기혼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타입입니다. 이영신씨, 당신의 남편이 어느 편이기를 바라세요? 아마도 아내의 입장에서는 후자인 편이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분은 이 후자에 속하는 남편인 듯 하군요. 무의식 중이긴 하지만 그분은 결혼이라는 소중하고 힘겨운 부담이 결혼반지로서 어떤 무서운 굴레가 되지 않나 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충실한 남편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많다는 통계가 심리학 조사에 나와 있거든요. 반지를 억지로 끼고 나면 사랑스럽던 당신도 가끔 힘든 멍에로 상기되는 수가 있을 거에요. 아내이면서 줄곧 애인이기를 바라거든 반지 끼기를 강요하지 마셔요. 그이에게 당신은 조금도 부담스런 아내가 되지 않겠다는 투지를 지금부터 보여주는 것이 행복의 조건입니다. <Q> -선데이서울 1969년 1월 19일자 ▒▒▒▒▒▒▒▒▒▒▒▒▒▒▒▒▒▒▒▒▒▒▒▒▒▒▒▒▒▒ [Q여사에게] 매일 술 마시는 남편의 연락도 없는 외박 친애하는 Q여사, 이런 말씀 물으면 어리석은 여인이라고 하실까요? 그렇지만 바가지 긁는 여편네가 되기보다 Q여사의 현답을 듣고 싶어 하는 어리석은 여인이 되겠습니다. 저는 세 살, 한 살의 남매를 키우는 30세 주부입니다. 남편은 한 반관반민 업체의 주사입니다. 아마 세간에서 말하는 ‘물 좋은 자리’인 모양인데, 술 산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중 반만 응해도 매일 밤 음주가 된다는 거예요. 술 마시는 것까지는 저도 이해해요(물론 건강은 걱정되지만). 그러나 철야로 술을 마시고 게다가 전화 연락조차 없습니다. 걱정이 돼서 못 살겠습니다. 그렇다고 바가지를 긁어댈 수는 없고. 효과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저의 양처(良妻)로서 관록을 유지하면서 연락도 없이 외박하는 남편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법은 없을까요? <서울 제동에서 준이 엄마> 꾀병 공세와 시위를, 애교 있는 보복책도 이제 갓 서른인데 그렇게 현명한 처신을 하시는 것을 보면 준이 아빠가 얼마나 행복한 남편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러나 너무 착하디 착한 아내에게는 가끔 싫증을 느끼는 것이 일반적인 남편들의 고약한 버릇이랍니다. 아내가 애교 있는 바가지도 긁고 떼도 써서 자신이 가부장적인 권위로 군림할 수 있었으면 하는 심리가 준이 아빠에게 없을까요? 다음 번에 외박을 하시거든 한 번 시위를 해 보세요. 밤새도록 걱정이 되어 잠을 못잤더니 병이 났다고 링거라도 맞는 시늉을 하는 ‘꾀병’ 작전. 외박한 다음다음날쯤 이쪽도 아무 말 없이 친정으로 가버리는 ‘보복’ 작전 등. 그러나 물론 남편이 굴복하고 마는 형식이 되게끔 일을 끌어가지는 말고 단지 “나도 화낼 줄 아는 사람인 줄 아시죠?” 정도의 상냥한 정책이어야 된다는 것은 아시겠죠?<Q>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편집자註>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 정호성·안봉근 놓고 여야 출석 대상 마찰

    여야가 23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에는 합의했지만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 2라운드 공방은 신년 벽두로 미뤄지게 됐다. 오는 29일쯤 예정된 검찰 수사 발표 이후로 운영위 개최가 미뤄지면서 정국은 새해 초반에도 살얼음판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이날 합의 직후부터 운영위 출석 대상을 놓고 충돌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정조사가 아닌 국회 상임위 개최이기 때문에 합의문에 출석 대상을 넣지 못했다. 운영위 당연 출석 대상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만 총무비서관 외에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정호성·안봉근 제1·2부속비서관, 민정수석의 출석 여부가 논란이 됐다. ●연금특위 대타협기구 전공노 포함 진통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비서실장과 이 총무비서관만 출석시키기로 했다”면서 비서관들에 대해선 “대상이 아니라서 안 나온다. 합의된 바도 없고 대상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가져온 안에는 민정수석 (출석이) 들어 있었는데 구두 합의도 전혀 돼 있지 않다.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제1·2부속비서관은 협의해서 채택하기로 했다”면서 “특정 이름을 거명해 합의문에 적시하는 것은 너무 축소시키는 의미라 이름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렇게 구두상으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수석부대표는 “(논란의) 핵심에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안 나오느냐고 해서 여당도 협력해 불러내기로 했다. 3명(비서진 3인방)은 반드시 출석시킬 것”이라면서 “찐빵에 앙꼬가 빠지면 뭐하느냐”고도 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역시 갈 길이 험난하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에 개혁안을 제출할 국민대타협기구는 양당이 추천하는 각각 8명, 소관 부처장이 지명하는 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야당은 개혁안에 강력히 반발하는 전국공무원노조 등을 적극 참여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민대타협기구가 진통 끝에 단수안이 아닌 복수안을 특위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여야는 다시 개혁안 찬반 논쟁에 빠질 공산이 크다. ●자원국조는 MB·최경환 증인 선정 갈등 자원외교 국정조사 역시 조사 범위, 증인을 놓고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은 전임 이명박 정부에 한정시켜 실패 사례에 집중할 방침이나 새누리당은 자원외교 시작점인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거슬러 올라가겠다며 맞서고 있다. 증인 채택 역시 야당은 이 전 대통령은 물론 당시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경제부총리까지 불러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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