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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구두와 가난/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구두와 가난/박산호 번역가

    “이런 싸구려 구두는 본드로 굽을 붙여서 아차 하면 부러져. 그러다가 아킬레스건 나가는 거지. 무게중심이 안 맞아서 조금만 걸어도 발이 아플 거야. 걸으면서도 불안해. 도무지 신발을 믿을 수 없으니까. 우리가 주는 돈으로 괜찮은 구두를 사. 안 그러면 평생 발을 질질 끌면서 사게 돼.” 작가란 일상의 작은 사물을 통해 거대한 세계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서경 작가가 쓴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나온 구두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가난한 집의 장녀 인주는 이 말처럼 싸구려 구두를 신고 직장 동료가 모처럼 한턱 쏜다고 해서 터무니없이 비싼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는 길에 그만 구두굽이 똑 부러져 버린다. 그 장면을 보다 문득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는 내가 한참 모양을 내기 시작했던 20대부터 신발은 항상 좋은 걸 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볍고 발이 편해야 어디든 마음 놓고 갈 수 있으니 신발만큼은 값을 따져선 안 된다고. 엄마가 없는 살림에도 가격표를 보지 않고 사줬던 건 책과 신발 두 가지였다. 엄마는 말했다. 신발을 보면 그 사람의 많은 걸 알 수 있다고. 그때는 몰랐다. 젊었을 때 내가 데려온 남자친구들의 신발을 엄마가 유심히 살펴봤다는 걸.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그걸 알고 먹먹해졌다. 그래도 없는 돈은 어쩔 수 없어 젊은 날의 나는 모양만 그럴싸하지 통나무처럼 무겁고, 신다 보면 어느새 굽이 부러지거나 앞부리가 입을 쩍쩍 벌리는 구두나 샌들을 신고 힘겹게 거리를 쏘다녔다. 그래서 가난을 상징하는 구두에 대한 정서경 작가의 핍진한 대사에 새삼 몸서리가 쳐졌다. 가난은 아무리 감추고 또 감춰도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서웠다. 부자도 그렇지만 가난 또한 소리쳐 웅변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가난은 퍼석퍼석하고 메마른 피부, 어딘가 빈티 나는 블라우스, 무겁고 불편한 구두, 무엇보다 항상 주눅 들어 굽은 어깨에서 나타난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이 이렇게 금방 굽이 부러지는 싸구려 구두와 국내에 단 세 켤레밖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명품 구두로 빈부 격차를 극명하게 대조시켰다면 그보다 훨씬 이전에 구두로 또 다른 가난을 묘사한 이야기도 있다. 작가 윤흥길이 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라는 소설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권씨란 인물은 그 옛날(소설은 1977년 출간)에 무려 대학을 나오고,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재개발 바람에 휘말려 사력을 다해 지은 집 한 칸을 날리고 임신한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셋방살이를 한다. 툭하면 밥을 굶는 처지에도 시간 날 때마다 유일한 자부심의 상징인 구두 아홉 켤레를 정성스럽게 닦아 광을 내며 구두 한 켤레로 버티는 집주인을 슬쩍 비웃는 권씨. 그러나 가난은 고작 구두 아홉 켤레로 막을 수 있는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어느 날 그는 여덟 켤레의 구두만 남겨 놓은 채 사라지고 만다. 과거에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 가난이 품어야 할 아픈 상처로 묘사됐다면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서의 가난은 용서 못할 범죄처럼, 일단 태어나면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천형처럼, 절대 전염되면 안 될 몹쓸 전염병처럼 묘사된다. 이제 빈자와 부자는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란 말 한마디로 요란하게 격리된 것이다. 이 가난을 탈출하려면 그야말로 하늘에서 몇십억, 아니 몇백억 정도는 들어 있는 돈 가방이 뚝 떨어져야 가능할 것 같아 보인다. 그러니 도처에서 무기력이란 유령이 쉴 새 없이 출몰하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 월대·훈민정음 28자·시간 정원… 꽉찬 역사 흔적, 쉼표가 필요해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월대·훈민정음 28자·시간 정원… 꽉찬 역사 흔적, 쉼표가 필요해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도보해설관광으로 광장 둘러보니드넓은 옛 조선의 육조거리 아른복원 논쟁으로 꽉 막힌 월대 지나‘지층의 흔적’ 사헌부 유구 전시장조선~현대 630년 담은 역사물길거대한 역사 상징·의미로 가득차 분수 즐기는 아이, 함께 걷는 걸음이 순간 즐기는 시민의 쉼도 역사■서울도보해설관광 광화문광장 코스: 광화문광장~세종문화회관~세종대로~사람숲길~도로원표~서울시의회~덕수궁 대한문 앞~시청광장~청계광장~칭경기념비~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망대 오랫동안 기웃거렸다. 2021년 6월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이 발표되고 이듬해 4월에 정식 개장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교통이 통제되고 펜스가 쳐진 공사장을 지날 때마다 목을 길게 빼고 두리번대며 살폈다. 과연 어떤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려나? 매장 문화재 발굴 조사 과정에서 삼군부와 사헌부 등의 유구가 대거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읽으며 가슴 설레고, 2021년 5월 일시적으로 진행한 현장 공개 참관 기회를 놓쳐 속이 쓰리기도 했다. 종로나 광화문에 볼일이 있어 갈 때마다 가림막 사이로 파헤쳐진 공사 현장을 엿보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은 여기저기 파헤쳐진 구덩이와 건설 장비들뿐이었지만, 상상 속에서는 하얀 왕모래가 깔려 있고 먼지 하나 없을 만큼 깨끗했다는 조선의 육조 거리가 아른거렸다. 나는 혼자 걷는 일을 좋아한다. 타인의 속도에 발맞추려 보폭을 좁히거나 넓히지 않고 본래의 호흡대로 걷길 원한다. 하지만 가끔은 동행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맘에 들거나 들지 않거나, 함께 걷는 모든 이들은 또 다른 가르침을 준다. 늘 홀로 헤매던 거리를 이번에는 다른 이들과 함께 걸어 보기로 했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47개(2022년 9월 시점) 가운데 신규 3개 중 하나인 ‘광화문광장’ 코스를. 일주일 전쯤 ‘비짓서울’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를 신청했다. 평일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2회, 주말은 오전 10시, 오후 2시와 3시 3회(휴관일 및 운영시간은 코스별로 따로 확인)에 걸쳐 개인 최대 10명(경복궁/창경궁/창덕궁: 최대 20명), 단체 11인 이상 운영되기에 인기 있는 요일과 시간부터 빠르게 채워진다. 내가 택한 시간은 일요일 오후 2시, 록 그룹 들국화의 노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의 나른한 음률을 흥얼거리며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6번 출구로 빠져나왔다. 사람이 상할 만큼 큰비가 왔던 계절이 거짓말처럼 지나고 유달리 푸르고 깨끗한 하늘이 드높다. 볕은 아직 뜨겁지만 그늘에 들면 서늘해 땀이 식는,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오늘 도보해설관광 팀을 이끌 손 선생은 중국어 강사로 일하다 은퇴한 문화해설사다. 코로나19 전에는 주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했는데 요즘은 외국인이 별로 없고 특히 광화문광장 코스의 경우 압도적으로 내국인 참여자가 많다고 한다. 내국인이 해설사까지 대동하고 서울을 ‘탐방’한다는 것이 짐짓 야릇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상의 무대인 삶터의 내력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좋은 신호로 느껴진다. 해설은 광화문이 건너다보이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작되었다. 손 선생은 발굴 현장 용어로 일명 ‘갑빠’에 씌워진 월대를 복원하게 된 경위, 법(法)의 상징 동물인 해태 혹은 해치의 내력 등을 달변으로 풀어냈다. 책이나 언론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내용이지만 눈으로 보면서 귀로 들으니 색다르다. 한데 유창한 설명을 들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지근한 것은 경복궁과 덕수궁, 두 궁궐 앞 월대 복원 혹은 재현 사업에 대한 논란 때문이다.월대(月臺)가 조선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월대를 만들지 말라”는 세종실록의 기록(1431년 음력 3월 29일)에서부터다. 임진왜란 이후 그려진 그림에도 월대 비슷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1866년 음력 3월 3일 ‘완공’되었다는 기록과 함께 광화문 월대가 다시 등장하니, “발굴조사 결과 고종 시대 이전의 월대 유적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월대 복원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문화재청의 결정이 무리하다는 주장이 터져 나온 것이다. 역사에 대한 ‘논쟁’을 ‘전쟁’이라고까지 부르는 판국이다. ‘추측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복원은 멈춰야 한다’(It must stop at the point where conjecture begins)는 베네치아 헌장(1964) 9조의 문구는 냉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앞에서 설령 하고 싶다고 해도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경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념과 정치의 이름으로 가장 많이 왜곡되고 훼손되는 것 중의 하나가 역사요 유물유적이다. 한갓 허랑한 나그네 주제에 월대 논쟁에 ‘참전’할 생각까지는 없지만 광장이 개장된 후까지도 길을 막고 공사 중인 월대 복원 현장을 보면서 착잡한 건 어쩔 수 없다.본격적으로 광화문광장에 접어드니 가림막 사이로 엿보던 현장이 실물을 드러낸다. 8월 6일 새롭게 꾸며 열린 광화문광장은 휴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가득하다.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로 일상이 마비된 후 한꺼번에 이리 많은 사람들을 마주친 게 처음이다.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몸에 숨은 바이러스를 경계하는 동안 마음까지도 시나브로 멀어졌다. 아직 역병이 완전히 물러간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일상이 회복되기까지 그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며 다들 고생이 많았다. ‘터널 분수’ 물줄기 속으로 뛰어들어 물놀이하는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몸짓과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행복한 미소는 코끝마저 찡하게 한다. 광장은, 중앙이든 편측이든 어디에 자리하든 간에, 그 공간에서 자유로운 시민들과 함께 살아 있어야 마땅하다.육조거리 터 복원 중 발견된 문지, 행랑, 우물 등의 사헌부 유구를 전시한 ‘시간의 정원’은 단연 시민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공간이다. “시간의 정원은 역사적 유구와 다양한 지층 흔적을 통해, 광장이 알고 보면 두께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표면’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한다.” 말하자면 우리가 딛고 선 광화문광장이 켜켜이 시간이 쌓인 역사의 현장이라는 뜻인데, 안내판의 문장은 좀 어렵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 그렇다. 앞서 말한 월대 복원 사업도 그렇지만, 새로 꾸민 광화문광장의 특징이라면 전체적으로 너무 잘하려는 의지로 꽉 차 있다는 것이다.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의 자유로운 쉼터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상징처럼 느껴진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 배치된 앙부일구·측우기·혼천의, 이순신 동상 주변의 승전비 등은 이를테면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의 맥락에서 고안된 조형물들이다. 광장 곳곳에 숨겨진 훈민정음 28자, 조선 건국부터 현대까지 630년의 역사를 새긴 ‘역사 물길’, 해치마당과 세종문화회관·KT사옥 등 주변 건물 외벽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등등 역시 의미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나름대로 공들인 시도이고 의미 있는 노력이다. 하지만 어떻게 모든 시간이 뜻깊고 모든 흔적이 상징을 지닐 수 있는가? 일상은 무의미와 사소함으로 가득 차 있고, 그것들이 우연적으로 만나 역사라는 필연이 된다. 하나라도 빠짐없이 가르치기 위해 ‘너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니 좋을지라도 버거운 것이 타고난 삐딱이의 심경이다. “이거 좀 봐! 잘 들어! 한눈팔지 말고!” 아까 경복궁역 출발 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했을 때, 남의 이목에 아랑곳없이 아이들을 무섭게 잡도리하던 엄마가 도보해설관광 중에도 단연 눈에 띈다. 야단맞는 사연이야 알 수 없지만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참 착하기도 하다. 그리 욕을 먹고도 시시때때로 주의를 주는 엄마의 말에 잘도 따른다. 반항으로 가득했던 사춘기 시절의 나를 돌이켜 보면 광화문광장과 닮은 듯 과하게 열정적인 엄마가 내 엄마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조금은 지치고 지겨워져서 앙부일구의 원리를 열심히 설명하는 손 선생과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귀를 기울이는 팀원들 뒤로 슬쩍 빠져 물러앉았다. 다행히 광화문광장 곳곳에는 다리쉼을 할 만한 곳이 꽤 많다. ‘역사 물길’의 연표와 깨알같이 새겨진 이야기들을 밟아대며 의미라곤 모른 채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꼭 진지하고 심각해야만 역사일까? 저출산 시대의 생존자인 아이들이 의미도 모른 채 뛰노는 이 순간 또한 거부할 수 없는 역사가 아니런가?(㉻에서 계속)
  • “코로나 실직에 빚의 굴레서 허덕… 신복위 채무조정으로 두 번째 삶”

    “코로나 실직에 빚의 굴레서 허덕… 신복위 채무조정으로 두 번째 삶”

    여력 따라 장기분할 상환 지원3년 만에 빚 갚고 새 기회 찾아3高에 채무불이행 급증 빨간불“일어설 수 있는 발판 마련해줘”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 제도는 지난 20년간 다시 일어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서민과 취약계층에게 힘이 돼 왔다.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부채액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8801만원.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게 돼서, 어려운 여건에도 사업을 이어 가 보려 돈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 딱지가 붙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빚에 허덕이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고금리·고환율·고물가라는 ‘삼중고’까지 겹치면서 향후 어려움을 호소하는 취약계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복위의 역할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빚의 굴레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게 된 건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한 덕분이었습니다.” 2019년 겨울, 심명희(32·가명)씨는 다니던 직장에서 계약기간 종료 통보를 받았다. 당장 벌이가 사라진 심씨는 막막했다. 부족한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충당하다 보니 빚은 불어났다. 한동안 새로운 직장을 찾기 어려웠던 심씨는 신복위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매달 10만원씩 분할상환을 시작했다. 심씨는 “크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소득이 없었던 5개월 동안 연체되는 빚을 보면서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커졌다”며 “늦지 않게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한 덕분에 3년 만에 쌓였던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실하게 빚을 갚고 나서는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 채무조정 미취업 청년 취업 촉진·신용 상승 지원 사업에 참여한 심씨는 컨설팅을 통해 350점이었던 신용점수를 655점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취업컨설팅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심씨는 지금은 돈을 모으는 재미에 빠져 있다. 신복위의 채무조정 제도를 통해 희망을 찾은 건 심씨만이 아니다.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하면 이자를 면제받고 장기간 분할로 원금을 갚는 등 상환 여력에 맞는 채무조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산이나 소득에 따라 원금 일부를 감면받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긴급생계지원금, 기초수급, 취업 지원은 물론 신용 교육, 채무조정 성실상환자의 경우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금융지원도 받을 수 있다. 채무조정을 하면서 사업을 다시 일으킨 김민한(65·가명)씨는 “신복위는 한 번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처음으로 제 손을 잡아 준 고마운 곳”이라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로 운영하던 사업을 정리한 김씨는 쌓여 있는 빚을 갚지 못한 채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 갔다. 김씨는 2017년 중소기업인 재창업지원 제도를 통해 채무조정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기술보증기금에서 2억원을 사업자금으로 지원받아 기존에 잔뼈가 굵었던 수산물유통가공업 분야에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김씨는 “한 번 실패한 이후 그 꼬리표는 물론 고통이 평생을 붙어 다녔다”며 “채무조정 제도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 넘게 빚을 갚으며 버텨 온 날이 힘들었지만 다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줘서 감사하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채무문제를 겪고 있다면 전국 50개 신복위 지부나 출장소를 방문하거나 콜센터(1600-5500), 사이버상담부(cyber.ccrs.or.kr), 전용 앱을 통해 상담할 수 있다.
  • 대구, 디자인진흥원서 손떼나

    대구시가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과 헤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은 대구시의 출자출연기관이다. 시는 산하기관 통폐합 방침에 따라 디자인진흥원을 해산한 뒤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에 흡수할 계획이었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만 공동 출연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대에 부딪혔다. 산업부는 지역 디자인 산업을 총괄할 디자인진흥원이 흡수되지 않고 존속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구TP와의 통합을 위해 열린 법인 이사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는 숙려 기간을 두기로 했다. 대구TP의 디자인진흥원 흡수에 대해 디자인 관련 단체들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등 디자인 업계는 “행정 편의적 흡수 통합이 진행되면 지역 디자인 산업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정부 예산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디자인진흥원에 출자금 1억원 이외에도 매년 12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출연기관을 해지할 경우 출자금을 돌려받고 지원금도 중단된다. 시 관련 사업의 디자인진흥원 우선 배정이 사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렇게 추진될 경우 디자인진흥원의 기능 축소는 물론이고 직원들의 고용승계 등도 보장되기 힘들 것으로 직원들은 우려한다. 디자인진흥원 직원은 현재 정규직, 무기계약직, 계약직 등을 포함해 52명이다. 정의관 대구시 경제국장은 “디자인진흥원에 대해 대구시 출연기관 해지를 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무적으로 어느 정도 확정되면 법인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경제 참사라도 막자”… ‘민생국감’ 대응 체제 전환

    이재명 “경제 참사라도 막자”… ‘민생국감’ 대응 체제 전환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본격 국감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국감 전략에 대한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싸늘한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 국정운영의 무능을 질타하는 한편 민생을 위한 대안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29일 국정감사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곧바로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현장의 민생경제도 어렵고 외교 참사로 인해 외교에 대한, 나라 살림에 대한 국민의 걱정도 매우 크다”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대신해 민주당 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고 제대로 갈 수 있게 견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무능을 바로잡는 시간”이라며 “복합 위기 속에서 불안한 국민을 지키는 ‘민생국감’, 대책 없는 정부를 대신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대변하는 ‘국민국감’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도 “외교 참사는 엎지른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 보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주가 폭락·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진다”면서 대책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30일에는 상임위원회별 국감 과제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일(30일) 국정감사를 위한 4개 항목, 60대 과제를 발표하고 상임위별로 배분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실 이전, 사적 채용, 사적 수주 등 정부의 실정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대통령실 “가짜뉴스 퇴치”… ‘尹발언 논란’ 여론전 강공모드

    대통령실 “가짜뉴스 퇴치”… ‘尹발언 논란’ 여론전 강공모드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을 보도한 MBC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언론은 한미 간 동맹을 날조해서 이간시키고, 정치권은 앞에 서 있는 장수의 목을 치려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가짜뉴스만은 좀 퇴치해야 되지 않나”라며 “선진국은 가짜뉴스를 무지 경멸하고 싫어하는데, 우리는 좀 관대해서 전부터 광우병이라든지 여러 사태에서도 있었듯 이런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이간질시킬 수도 있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야당은) 외교 참사라고 하지만 만약 외교 참사였다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여기 오셨겠나. 그리고 영국 외교장관이 영국에서 여기까지 날아오셨겠느냐”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의 독기 오른 말은 윤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대통령실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막장드라마의 대사를 보는 듯 해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이 맞는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며 “충신은 못 되더라도 간신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박성제 MBC 사장과 보도국장, 디지털뉴스국장, 기자 등 4명을 고발했다.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 후 “조작방송으로 인해 국가적 해를 끼치고 파문이 확산하는데도 그걸 해소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진실을 호도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발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MBC는 입장문을 통해 “보도에 관여했을 것이란 막연한 추정만으로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의뢰하는 것은 앞으로 어떠한 언론도 권력기관을 비판하지 말라는 보도지침으로 비칠 수도 있다”면서 “MBC를 표적 삼아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더 커지고 있다”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 野 ‘박진 해임안’ 강행 처리… 표결 불참 與 “헌정사 오점” 강력 반발

    野 ‘박진 해임안’ 강행 처리… 표결 불참 與 “헌정사 오점” 강력 반발

    민주당 찬성 168·반대 1·기권 1野 “국회법 따른 적법한 절차”與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 낼 것”尹 “朴장관 유능”… 거부권 시사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정의당의 불참 속에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이 169석의 다수 의석을 앞세워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여야 대치는 극한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은 “헌정사의 오점”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해임건의안이 가결돼도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시사했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이날 오후 6시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70명 중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해임건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1(100명) 발의에 과반수(150명) 찬성으로 가결되기 때문에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은 윤석열 정부 들어 첫 사례로, 해임건의안의 법적 구속력이 사라지고 ‘건의권’ 형태가 된 1987년 개헌 이후 네 번째다. 직전 통과 사례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김재수 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었다.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며 단체로 퇴장했다. 정의당 소속 의원 6명도 당 차원에서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이번 순방외교가 실패이며 부족했다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가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명백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했다.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국회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이자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해임결의안 가결 직후 기자들에게 “민주당은 뭔가 흠을 잡아 확대·확장하는 게 대선 불복의 뜻이 있는 것 같다”며 “내일 오전 중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낼 작정”이라고 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강행은 법과 관례를 모두 더럽히는 것”이라며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은 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강행 의사를 거듭 피력했고, 국민의힘은 저지에 총력을 쏟았다.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11시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해임건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됐어도 법적 구속력을 갖진 않는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해임건의안 가결 후 낸 입장문에서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이재명 “경제 참사라도 막자”…‘민생국감’ 대응 체제 전환

    이재명 “경제 참사라도 막자”…‘민생국감’ 대응 체제 전환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본격 국감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국감 전략에 대한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싸늘한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 국정운영의 무능을 질타하는 한편 민생을 위한 대안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29일 국정감사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곧바로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국정이 매우 불안정하다. 현장의 민생경제도 어렵고 외교 참사로 인해 외교에 대한, 나라 살림에 대한 국민의 걱정도 매우 크다”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대신해 민주당 의원들이 최선을 다해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고 제대로 갈 수 있게 견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이번 국감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무능을 바로잡는 시간”이라며 “복합 위기 속에서 불안한 국민을 지키는 ‘민생국감’, 대책 없는 정부를 대신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국감’,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대변하는 ‘국민국감’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도 “외교 참사는 엎지른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 보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주가 폭락·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의 고통이 점점 커진다”면서 대책을 주문했다. 민주당은 30일에는 상임위원회별 국감 과제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일(30일) 국정감사를 위한 4개 항목, 60대 과제를 발표하고 상임위별로 배분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실 이전, 사적 채용, 사적 수주 등 정부의 실정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힙합에 버무린 한(恨)의 굿판...영화 ‘대무가’

    힙합에 버무린 한(恨)의 굿판...영화 ‘대무가’

    흔히 무당이라고 하면 새하얗게 칠한 얼굴에 울긋불긋한 한복과 갓을 떠올린다. 엄숙한 분위기와 위압감을 주는 굿판은 이 사회에서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상 같다. 한국에서 친숙하면서도 낯선 무속인, 그리고 굿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영화 ‘대무가’ 속 박수들은 어딘가 다르다. 주인공은 청년 백수 생활에 지쳐 무당학원의 ‘10주 코스’를 찾은 20대 무당 신남(류경수), 호스트바 에이스 출신으로 역술계를 평정하려 하는 30대 무당 청담도령(양현민), 한때 ‘마성의 무당’으로 이름깨나 날렸으나 감옥 생활을 하며 사라져버린 ‘신(神)발’ 대신 ‘술발’로 버티는 40대 무당 마성준(박성웅).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무속인’을 통해 한국 사회 현주소를 돌아보려 했다는 게 감독의 의도다. 이한종 감독은 “굿은 우리 사회의 하위문화다. 초현실적 소재를 판타지나 SF 장르로 풀기보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청년 실업, 부동산 문제 등에 접목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자칫 억지스러울 수 있는 소재를 ‘힙’하게 풀어가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읽힌다. 신이 내려야만 할 수 있는 무속인의 일을 ‘무당학원’에서 타인의 가르침으로 배울 수 있다는 콘셉트부터 독특하다. 취업 낙방을 견디다 못한 신남이 ‘블루오션’이라는 홍보 문구에 혹해 학원에 거금 1000만원을 투자하지만, 거기서마저 청담도령에게 밀리는 스토리는 씁쓸한 취준생의 자화상을 보는 듯하다. 영화는 동명의 단편을 확장해 장편으로 만든 것인데, 원작 스토리에 재개발 같은 사회문제를 더 녹였다.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7구역’의 두목 손익수(정경호)가 ‘무당즈’와 갈등을 벌이며 적절한 긴장감을 준다.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셋은 손익수와 얽혀 굿 한판을 벌이게 되는데, 세 박수가 함께 추는 살풀이는 일반적인 굿이 아닌 힙합 공연 같은 느낌이다. 북과 피리로 만드는 전통 장단 위에 힙합 비트가 어우러져 세련되면서도 구성진 가락을 선보인다. 마을 사람들은 굿판을 둘러싸고 환호한다. “굿은 한(恨)을 흥(興)으로 풀어내는 것”이라는 대사처럼 영화 속 굿은 하나의 공연이자 축제다. 박수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이 스릴을 주고, 여러 작품에서 활약한 명품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듯하다.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흐름에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는 다소 허무하기도 하다. 10월 12일 개봉. 108분, 15세 관람가.
  • 강화도 갯벌 하반신 시신… 가양역 실종자 DNA로 확인

    강화도 갯벌 하반신 시신… 가양역 실종자 DNA로 확인

    인천 강화도 갯벌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확인 결과 서울 가양역 실종자로 밝혀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추석 당일 인천 강화도 갯벌에서 발견된 시신이 가양역 실종자 이모(25)씨로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 10일 오후 1시 46분쯤 인천 강화군 불은면의 광성보 인근 갯벌에서 한 낚시객이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발견 당시 시신은 하반신만 남아 있었고 상당 부분 부패한 상태였으며,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으며, 분석 결과 지난달 7일 새벽 가양역 인근에서 행방불명된 이씨로 확인됐다. 이씨는 당일 오전 1시 30분쯤 강서구 공항시장역 인근에서 지인들과 헤어진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것은 같은 날 오전 2시 15분쯤 가양역에서 가양대교 방면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이었다. 경찰은 이씨의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통신·금융 등의 단서를 활용해 관련 행적을 수사했으나 아직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범죄 가능성 배제 어렵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최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로 범죄 피해를 염두에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신 훼손을 세세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추측했다. 그는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실종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고, 새벽 2시30분쯤 여자친구와 통화한 기록도 있다. 여자친구도 특이한 정황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본인 과실로 인한 추락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당시엔 비가 오지 않았을 때다. 멀쩡한 성인 남성이 길을 가다가 추락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경찰이 이 사건을 단순 가출로 분리해 초동 수사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성인 실종의 경우 가출로 간주를 많이 한다”며 “이 실종 남성은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되진 못하고 처음부터 가출 처리가 된 듯 하다”라고 전했다. 성인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범죄 연루 가능성 등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실종’과 ‘가출’로 나눈다. ‘실종’의 경우 위치 추적, 카드 사용 내역 조회 등 적극적으로 수사·수색을 할 수 있지만 가출로 분류되면 영장이 발부되지 않는 한 할 수 없다. 실제 국내 성인 가출 신고는 미성년 아동에 비해 약 3배가 많았고, 미발견자는 18세 미만보다 약 12배가 많았다. 성인이기 때문에, 유서가 없기 때문에 실종이 아닌 단순 가출로 보는 시각 등으로 인해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 ‘박민영 열애설’ 재력가 회사에 이정재·정우성 투자?…“관련 無”(공식)

    ‘박민영 열애설’ 재력가 회사에 이정재·정우성 투자?…“관련 無”(공식)

    연예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이 배우 박민영의 열애설 상대로 주목받고 있는 사업가 강모씨가 이끄는 비덴트, 버킷스튜디오와의 관련성에 대해 공식 부인했다.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컴퍼니는 29일 비덴트라는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들의 비덴트 투자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아티스트컴퍼니는 “본사는 소속 배우들이 김모씨가 팬텀엔터테인먼트의 대표를 역임할 당시의 인연으로 김씨를 아티스트컴퍼니의 대표로 영입했고, 김씨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아티스트컴퍼니의 대표이사 등으로 재직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 배우들은 2017년 10월쯤 당시 대표로 재직 중이던 김씨의 권유로 비덴트라는 회사에 단순 투자했었는데, 배우들이 촬영 현장에서 늘 접하는 모니터 장비를 제작하는 회사라는 소개를 받았었고, 위 회사가 이후 블록체인 사업에 관여되는 사실에 대하여는 알지 못했다. 2018년 경 투자금 전액을 회수함으로써 더 이상 위 회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2018년 7월27일쯤 본사나 소속 배우들과는 전혀 아무 상의 없이 아컴스튜디오(본사와는 전혀 무관한 회사인데, 김씨가 임의로 위와 같이 사명을 지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변경 후 상호 ‘버킷스튜디오’)를 인수한 후 김씨 소유의 아티스트컴퍼니 지분 15%를 본인이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위 아컴스튜디오에 매각한 후 이를 일방적으로 본사 및 소속 배우들에게 통보했고, 이로 인하여 김씨는 아티스트컴퍼니를 떠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김씨는 아컴스튜디오의 사명을 버킷스튜디오로 변경했는데, 아티스트컴퍼니와는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은 경위로 위 회사가 본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것이고 본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 외에 전혀 아무런 교류도 없었고,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라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아티스트컴퍼니는 “본사나 소속 배우들은 언론을 통하여 강씨가 비덴트나 버킷스튜디오의 실질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뿐, 비덴트 및 버킷스튜디오의 그 관계자와는 지금까지 단 한번의 연락이나 접촉도 없었고, 지금 거론되는 강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사는 아티스트컴퍼니의 이름이 버킷스튜디오라는 회사의 주식 종목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모니터링 하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아티스트컴퍼니는 비덴트나 버킷스튜디오나 김씨, 강씨와는 전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려드리오니 착오 없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아티스트컴퍼니와 이정재, 정우성 등 소속배우들의 이름이 비덴트, 버킷스튜디오와 관련해 주목 받은 것은 지난 28일 디스패치가 공개한 배우 박민영의 열애설 때문이다. 디스패치는 이날 박민영이 4세 연상인 ‘은둔의 재력가’ 강모씨와 열애 중이라고 전하며 강씨와 박민영은 강원도 원주 및 서울 청담동 등 서로 본가를 오가며 열애를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강씨에 대해 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숨은 대주주로 설명했으며, 그의 명함에 비덴트, 버킷스튜디오 등의 회사명이 적혀있다고 했다. 이에 이정재와 정우성, 당시 이들과 한 소속사였던 하정우가 2017년 비덴트에 투자했다는 사실이 재조명된 바 있다.
  • 국민 절반 “실내마스크 해제 가능”…‘당장 해제’ 11% 뿐, 식당·카페부터 차례로

    국민 절반 “실내마스크 해제 가능”…‘당장 해제’ 11% 뿐, 식당·카페부터 차례로

    국민 절반 이상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해제에 찬성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지금 당장 해제하기보다 단계적으로 풀자는 데 더 많은 응답자가 공감했다. 29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케이스탯리서치와 함께 지난 22~2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5.0%가 실내마스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해제 불가능’은 41.8%로 ‘해제 가능’ 의견보다 13.2%포인트 적었고,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세부 응답을 살펴보면 ‘해제 가능’을 선택한 응답자 중 ‘지금부터 완전 해제가 가능하다’고 답한 사람은 11.1%에 불과했다. 43.9%가 ‘지금도 부분적 해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또한 부분적 해제 가능을 선택한 439명을 대상으로 어떤 장소에서 해제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자 가장 많은 64.2%가 식당, 카페 등 다중 이용시설을 꼽았다. 자주 이용하는 시설인데다, 취식 전후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식당·카페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게 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어린이집(22.8%), 3위 종교·체육시설(18.2%), 4위 학교·학원(17.5%), 5위 대중교통(10.3%) 순이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실내 마스크를 순서대로 푸는 건 효과적이지 않다. 풀려면 (코로나19 7차 유행이 지난 후) 일시에 풀어야 한다”면서 “식당·카페부터 풀면 여러 업종에서 우리도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할텐데, 그러면 기준과 근거가 사라지고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해제에 대한 인식은 연령, 건강상태, 코로나19 확진경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건강할수록, 이미 코로나19에 확진돼 감염 위험이 적은 사람일수록 마스크 해제에 긍정적이었다. 예를 들어 젊고 건강한 20·30대는 64.6%가 실내 마스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봤고, 60세 이상은 49.2%만 해제에 동의했다. 이는 향후 의무 해제 결정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당장 마스크를 벗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내 의지보다는 주변과 소속 집단의 분위기에 맞춰 마스크 착용을 결정할 것’이란 의견이 30.7%, ‘해제 여부와 별개로 계속 실내에서 마스크를 쓸 것’이란 답변이 30.4%였다. 6명 중 1명은 눈치가 보여서, 혹은 감염될까봐 실내에서 계속 마스크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 [단독]서울시 디지털수석에 이상용 전 KT상무 임명

    [단독]서울시 디지털수석에 이상용 전 KT상무 임명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을 보좌해 시의 디지털 정책을 이끌 ‘디지털 수석’을 신설하고 이상용(사진) 전 KT 상무를 임명했다. 이로써 민선 8기 정책과 시정 업무를 보좌하는 정무라인도 한층 강화됐다. 29일 시에 따르면 이 수석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KT 등 정보통신(IT) 기업에서 정보보안과 신사업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 이 수석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업 현장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신산업을 전문적으로 다뤘던 만큼 서울시 행정의 디지털화 전략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4월 취임 이후 4개 수석(정무·미디어콘텐츠·마케팅전략·비전전략수석)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여기에 디지털 수석까지 더해지면서 오 시장의 정무라인은 ‘5수석 체제’로 운영된다. 이 수석이 정치권 출신이 아닌 관련 업계에 정통한 인사라는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정무·미디어콘텐츠·마케팅전략·비전전략수석으로 합류한 인사들은 과거 오 시장의 선거캠프에 몸담는 등 크고작은 인연이 있었다. 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시의 ‘디지털 행정’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디지털 수석 신설을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 전현무 이별 상처 컸나…이혜성 “방송 떠나 다른 일”

    전현무 이별 상처 컸나…이혜성 “방송 떠나 다른 일”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혜성이 연예계를 떠나 새 직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혜성은 지난 28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마흔 살에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내 나이 서른은 어리지도 않지만 늦은 것도 아니다.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방송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전문직의 길을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관심이 있는 직업군으로는 변호사를 꼽았다. 이혜성은 “주변에 로스쿨에 간 친구가 많다. 지금 로펌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들의 삶이 궁금하다. 내가 만약 거기에 들어갔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며 “어렸을 때 변호사라는 직업이 되게 멋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많이 두렵다. 지금 내가 고등학교 때처럼 공부해야 될 것 같은데 머리도 이미 너무 많이 굳은 것 같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전공을 살려 사업을 해볼 생각도 있다고 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그는 “처음에 경영학과에 입학한 게 여성 CEO를 꿈꿨던 것 때문”이라며 “조그맣게 내가 하고 싶은 비즈니스를 시작해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혜성은 2016년 KBS 공채 43기 아나운서로 입사해 2020년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2019년 선배 아나운서였던 전현무와 공개 연애를 하면서 인지도를 쌓았지만, 연애 2년 만인 지난 2월 결별 소식을 전했다.
  • 이재명 “외교 참사 엎질러진 물…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자”

    이재명 “외교 참사 엎질러진 물…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외교 참사는 엎질러진 물이지만, 제발 경제 참사라도 막아보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무역수지 적자, 주가 폭락, 가계부채 부담까지 국민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큰 위기이자 민생의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외경제 취약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위기 대응 의지 표명과 발 빠른 초동 조치는 국내외에 분명한 시그널이 될 것”이라며 “주가 폭락에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가 금융 약자의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부채 증가도 감내하겠다는 각오로 가계부채 대책을 제시하고, 한시적 공매도 제한, 한미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을 때, 1년 2개월간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로 증시를 안정화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겠다”며 “이번 정기 국회에서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할 정부의 비정한 예산을 바로잡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 경제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다수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또 정부 여당엔 “국민의 삶에 여야가 따로 있지 않다. 민주당은 어떤 역할도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함께 힘을 모아 경제 참사를 막아내고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전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진행된 제400회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민생 위기를 해결할 경제적 비전으로는 ‘기본사회론’을 제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사회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삶이 아니라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대전환을 고민해야 한다”며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여당을 향해 “국민의힘 정강정책 제1조 1항에도 기본소득을 명시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완의 약속,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의 기초연급을 지급하는 것, 그게 바로 노인 기본소득이었다”고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포탄에 대비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거대 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의 오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사방팔방에 돈을 뿌리자는 말만 가득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데스크 시각] 빵의 배신, 정치의 배신/김미경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빵의 배신, 정치의 배신/김미경 경제부장

    “겨우 초코파이 갖고 왜 그리 뭐라고 하세요.” 최근 휴대전화 넘어 들려온 지인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돼 있었다. 그는 아침에 접한 경제 기사 중 가장 눈에 띄는 뉴스가 다른 것도 아닌 ‘초코파이 가격 인상’이라며 씁쓸하다고 했다. 30여년 전 군대에서 먹었던 추억의 초코파이 값이 생각보다 그리 크게 오른 것도 아닌데(편의점 기준 개당 400원에서 450원으로 인상) 언론이 너무 심하게 지적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가 서민들의 허리가 휘는 고물가 시대에 ‘초코파이 너마저’라는 반응이 아니라 오히려 ‘초코파이 옹호론’을 펼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회사나 집 근처 프랜차이즈 빵집이나 커피숍에서 파는 소보로·단팥빵·식빵·케이크 등 서민들이 자주 먹는 빵 값 급등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빵순이’인 기자는 요즘 빵집 가기가 무섭다. 기본적인 빵 몇 개만 집어 들면 금방 만원이 넘는다. 인기리에 판매되는, 무엇인가 조금 더 들어간 빵은 몇 주 전보다 가격이 올라 있다. 500원 수준이었던 소보로·단팥빵 등은 2000원에 육박하고 식빵·조각케이크 등은 5000원 안팎으로 올랐다. 초코파이와 비교할 때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이다. 내친김에 다른 나라들과 가격 비교를 해 봤다.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빵집의 빵들을 ‘빵 종주국’이라는 프랑스 등 유럽과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니 최대 5배 이상 비싸다. 프랜차이즈에 밀려 저렴한 동네 빵집이 사라진 오늘날 대기업 빵집이 골목상권을 점령해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지인의 축하 자리에 케이크를 사 가려는데 4인용 케이크가 4만~5만원이나 해 결국 조각케이크 몇 개와 다른 선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빵의 배신, 이제는 빵 등에 밀려 소비가 급감해 가격이 폭락한 쌀의 한 품종인 분절미(가루쌀)로 빵을 만들어 먹음으로써 ‘앙갚음’을 해야 하나. 비단 빵만의 문제는 아니다. 빵과 함께 마시는 ‘서민 음료’ 커피는 어떤가.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등의 가격을 올리자 투썸플레이스·할리스·탐앤탐스·폴바셋·엔제리너스 등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 중 가장 저렴하다는 아메리카노가 ‘5000원 시대’를 연 것이다. 두어 명이 커피숍에 가서 커피 등 음료 한 잔씩에 케이크 등 빵 한두 개를 먹는다고 치면 3만원에 육박한다.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이렇게 가격을 올리니 이디야·메가커피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 커피 브랜드들도 야금야금 가격을 올린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김모씨는 “후배들을 데리고 커피숍에 안 간 지 오래됐다”며 “밥 값보다 커피·디저트 값이 더 비싸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서민의 ‘치느님’ 치킨이 빠지면 서운하다. 치킨 한 마리가 ‘2만원 시대’를 열자마자 신규 메뉴가 2만 5000원까지 올라갔다. 가장 저렴한 프라이드치킨과 음료 등을 배달시키면 3만원 이상은 기본이다. 이 밖에 서민 음식인 짜장면과 라면, 냉면, 햄버거, 피자 등 안 오른 게 없으니 허리가 더 휜다. 빵과 커피, 치킨만큼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작금의 정치다. 정부가 ‘10월 물가 정점론’을 내세우며 물가를 잡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중 경제위기 속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여야가 앞세운 ‘민생을 위한 국회’는 구호일 뿐 국민을 피곤하게 하는 정치적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매달려 민생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국민들은 ‘이 ××들’인지 ‘바이든’인지를 맞히는 ‘청각 테스트’가 아니라 장바구니·밥상 물가를 낮춰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윤 대통령 내외가 지난 6월 서울 성북동에 있는 한 빵집을 방문해 화제가 됐다. 과연 빵 값은 알고 샀을까. 정쟁이 아니라 민생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나였던 그 아이/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나였던 그 아이/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나 아님 사라졌나 나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또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았단 걸 알까 왜 우린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 그렇게나 많은 시간을 썼을까?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 44’ 중 서랍 정리를 하다 20년 전에 쓰던 수첩을 마주한다. 정갈한 손 글씨로 그날그날 일정과 다짐, 시 구절을 빼곡하게 적어 놓았다. 옛 기억을 헤집는 일에 마음 빼앗겨 찬찬히 읽어 보다 문득 궁금해진다.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로 갔나? 나란 사람이 성장해 온 걸까, 퇴보한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맴을 돌듯 제자리인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엮은 네루다의 시집은 머리맡에 두고 자주 읽는 편이다. 시 속의 화자가 지금의 나보다 나이를 더 먹었는지, 시인이 돌아보는 아이가 수첩 속의 나보다 더 어린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시의 질문들은 그 자체로 답이다. “왜 우린 헤어지기 위해 자라는데/그렇게나 많은 시간을 썼을까?” 여기서 ‘헤어지기 위해’의 목적어가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헤어지는 대상은 내가 사랑했던 그 혹은 그녀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내가 될 수도 있다. 어제의 나와 작별하고 오늘을 시작하고, 오늘의 나와 작별한 내가 내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이처럼 명쾌하고 상쾌한 깨달음이라니. 시는 이렇게 끝난다. “내 어린 시절이 죽었는데/왜 우리는 둘 다 죽지 않았을까?//내 영혼은 떨어져 나가는데 내 해골은 왜 나를 좇고 있지?” 어린 시절은 갔지만 나도, 내 사랑도 죽지 않고 어디선가 각자 살아 있는 자명한 현실. 영혼이 떨어져 나간 해골에 좇기는 신세가 되었어도 그다지 아프지는 않다. 나는 어제의 나와 작별하고 다시 태어났으니. 내일의 나는 더 가볍고 새로워질 것이니. 네루다의 시와 옛 수첩의 글귀들을 함께 읽는 오늘은 어제와 얼마나 다른지.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공여일록’의 글과 기도 말씀과 일정과 다짐이 빼곡히 적힌 옛 수첩의 노릿한 종이를 다시 본다. 이 글들은 여전히 오늘의 내게도 머문다. 어떤 작별도 완벽하지는 않고 늘 도돌이표로 돌아가는 우리이기에 시인의 시선에 기대어 나는 중얼거린다. 어제와 헤어지는 나, 제법 괜찮다고. 당신과 헤어지는 게 아니고 내가 나와 헤어지는 거라고. 나였던 그 아이도, 당신이었던 당신도 이젠 찾지 않을 거라고. 이젠 수첩 대신 클라우드(하늘 위 구름이 아닌 컴퓨터 저장장치)가 나의 계획과 다짐과 기억과 흔적과 이별을 대신하고 있다.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지 않은 나는 그대로 휘발되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마저 무심해질 수 있는 별리의 자유를 얻었으니 괜찮다. 올가을, 나는 나였던 그 아이를 많이 지웠다. 홀가분하다.
  • [서울인싸] 택시 기사 탈출, 전액관리제 재검토가 답/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

    [서울인싸] 택시 기사 탈출, 전액관리제 재검토가 답/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과 교수

    최근 택시 승차 대란이 이슈다. 일상회복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해제 후 서울 도심은 시민들로 북적이고, 인파에 비해 운행 중인 택시 수는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다. 서울시 택시정책위원회 위원으로서 승차 대란 해소를 위해 서울시와 머리를 맞대고 고심을 이어 오고 있다. 그 많던 택시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택시 운전을 할 사람이 필요한데, 아무도 택시 운전을 하려 하지 않고 재직자의 퇴직률 또한 높다. 심지어 2년여 동안 1만명의 기사가 택배나 배달시장으로 떠났다. 구직자의 택시업 기피와 재직자의 이탈에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가장 큰 요인은 만족스럽지 못한 수입이다. 2020년 택시 전액관리제가 전면 시행되며 운수종사자들의 임금체계에 큰 지각 변동이 있었다. 기존에는 정해진 금액을 회사에 입금한 후 운수종사자가 차액을 모두 가져가는 구조였지만, 전액관리제하에서는 운송수입금 납부에 더해 기준액을 초과한 수입금을 회사와 또 배분한 후 ‘성과급’으로 가져간다.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월급제 전환이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사 입장에서는 열심히 운행해 번 수익을 회사와 배분한다. 4대 보험료, 소득세가 늘어난 것도 큰 부담이다. 과거와 같은 시간을 근무해도 소득 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다. 모든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택시 운수종사자에게 중요한 것은 임금이다. 타 업종과는 달리 택시는 복지, 근무강도, 기본급 수준 등이 어디든 대동소이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본급 외 추가 수입이 임금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기존 대비 2분의1 정도의 추가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현 제도를 선호할 운수종사자는 많지 않다. 물가는 오르고, 실질 소득은 감소하다 보니 이직 고민도 높다. 만약 이들의 고민이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다시 한번 ‘택시 엑소더스’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우선 운수종사자의 소득 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액관리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노동의 대가에 비례하는 임금을 받아야만 근로의욕도 생기고, 불성실 근로도 방지할 수 있다. 전액관리제 전면 재검토와 요금 인상 등 운수종사자의 소득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운행률 개선의 필수적인 요소다. 택시 시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기사와 승객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변모한다면, 타 운송수단의 택시 시장 진입은 언감생심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택시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무한 변화 시대에 택시를 생존하게 만든다. 일터이자 삶의 터전인 택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전액 관리제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 양천 온수공원 열린 들판·무장애 숲길 조성

    양천 온수공원 열린 들판·무장애 숲길 조성

    공원일몰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서울 양천구 신정·신월동의 온수공원이 ‘모두를 위한 열린 들판’(조감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양천구는 ‘온수공원-2지구 조성’을 위한 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디자인스튜디오 LOCI의 ‘논 포맷, 플래토: 공원생활자 모두를 위한 열린 들판’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당선작은 공원의 특성을 하나로 특정 짓지 않고 산지형 공원의 특징을 고려해 편히 걷고 머물 수 있는 너른 들판과 공원의 집(작은 가드닝센터), 무장애 숲길 등으로 구성했다. 휴식에 초점을 맞춰 다른 시설은 최소화했다. 온수공원은 신정3동과 신월7동에 걸친 2만 8155㎡ 규모다. 과거 불법 경작지를 거쳐 현재 텃밭으로 활용되는 정상부 5000㎡를 너른 들판으로 만들어 숲으로 둘러싸인 하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장애인, 어르신 등의 보행 약자가 더 편안하게 공원을 이용하도록 무장애길을 계획하고, 신월로에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접근로를 새로 개설했다. 구는 이달 안으로 디자인스튜디오 LOCI에 기본 및 실시설계권을 부여하고, 8개월간의 설계용역을 통해 내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기존 숲 환경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시설로 온수공원의 무한한 가능성을 품는 공간으로 조성해 구민의 여가와 휴식, 치유를 위한 곳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 ‘6000억’ 횡령 중국 공무원에 사형…‘부패와의 전쟁’ 이래 최대 규모

    ‘6000억’ 횡령 중국 공무원에 사형…‘부패와의 전쟁’ 이래 최대 규모

    한화로 약 60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횡령한 중국의 한 공무원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중국 안팎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연임 확정을 앞두고 반부패 사정 작업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밍망 등 현지 언론의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이멍구(내몽고)자치구 소속 공무원 리젠핑은 2016~2018년 네이멍구 후허하오터 경제기술개발구 당 실무위 비서직을 이용해 횡령을 일삼았다. 리젠핑이 당시 횡령한 국유자금은 14억 3700만 위안, 한화로 약 2865억 8000만원에 달한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민간기업의 회장 지위 및 당 실무위 서기 직책을 남용해 기업들을 부당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기업들로부터 1150억 원 가량을 부당 취득했다. 2006~2016년에는 역시 국유기업의 공적자금 2102억 원 가량을 횡령했다. 리젠핑이 공무원 신분으로 횡령하거나 부당 취득해 축적한 재산은 30억 위안 이상, 한화로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리젠핑이 불법 축적한 재산 중 1400억 원 상당은 아직 회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젠핑은 범죄 사실이 발각된 뒤 약 3년 동안 조사를 받아왔다. 지난 27일 현지 법원은 리젠핑에게 횡령과 뇌물, 공적자금 횡령, 지하조직 묵인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싱안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은 특히 횡령 및 뇌물 액수가 크고, 횡령으로 취한 수익의 일부가 도박 또는 해외 송금에 사용돼 죄질이 심각하다”면서 “피고인의 죄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국가 이익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뇌물 수수죄에 대한 처벌로 개인 재산을 모두 몰수하고, 몰수한 재산은 국고로 반환하라고 덧붙였다. 리젠핑의 횡령 규모는 당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전 ‘기록’에는 라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회사 회장의 약 17억 위안(약 3386억 원), 자오정융 전 산시성 당 위원회 서기의 약 7억 1700만 위안(약 1428억 원) 등의 뇌물 수수 등이 있다. 이중 라이샤오민 전 회장은 지난해 사형이 집행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시진핑 주석의 ‘호랑이 사냥’, 정재계 가리지 않아 한편 시 주석은 집권 기간 내내 이른바 ‘호랑이 사냥’으로 불린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시행해왔다. ‘호랑이 사냥’은 시 주석이 종신 집권을 노리는 최고 권력자가 되기 위해 주요 경쟁자들을 배제하는 도구로도 이용됐다.최근에는 반도체 산업의 ‘썩은 뿌리’를 뽑겠다며, 반도체 굴기의 핵심 임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 수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반도체 항공모함’으로 불리며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 역할을 해 온 칭화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 전 회장이 연행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최근 반도체 분야를 겨냥한 중국 사정 당국의 반부패 운동은 시 주석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면서 “반도체 분야를 겨냥한 대규모 반부패 조사는 시 주석이 자신이 기대한 것을 얻지 못했거나 적어도 충분히 빨리 얻지 못한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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