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불안한 눈치작전 펼듯/공습승인이후의 보스니아
◎갈리,유엔군 안전우려 공격 미온적/회교정부,폭격 통한 평화구축 바라
나토가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을 승인함에 따라 이번에는 정말로 공습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토의 공습승인에는 2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세르비아계가 사라예보에 대한 구호품 공급 등 인도적 접근을 방해하거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경우에 한하며 공습 착수 결정은 유엔사무총장에게 일임한다는 것이다.
우선 세르비아계는 나토의 공습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사라예보를 둘러싼 비옐라스니차산에서 깃발을 내리고 철수하는 듯한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그러나 고지를 접수하러 간 유엔군을 되돌려보냈다.이같은 세르비아계의 대응은 가급적 서방측에 공습할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끊임없이 서방의 의지를 시험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에 다름아니다.
따라서 세르비아측은 사라예보 포위 해제요구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로 밀고 당기기식 눈치작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에선 갈리 유엔사무총장도 공습착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게 분명하다.그 동안에도 갈리총장은 구유고내에 배치된 2만7천명,특히 보스니아에 배치된 9천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의 안전을 우려,공습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따라서 명백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공습착수 결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공습착수 결정권을 갈리에게 맡긴 것 자체가 공습기피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유엔이나 나토측은 세르비아계의 행동에 제한을 가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셈이며 세르비아계는 크게 밑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서방측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도 하고 긁어보기도 하는 판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강자인 세르비아와 약자인 보스니아간의 자연스런 평화협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서방측이 약자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강력한 개입의지는 읽혀지지 않고 있다.그러므로 이제까지 서방의 개입의지를 시험해본 결과 대수롭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세르비아계가 자신감에 찬 나머지 만일 서방의 자존심을 다소 지나치게 건드려 사태가 긴박하게 급진전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그럴 경우평화는 물건너가며 보복만이 있을 뿐이라고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위협하고 있다.반면 세르비아계가 사라예보 주변 2개 산에서 철수,평화의지를 입증할 때까지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이즈베고비치 보스니아대통령은 서방측이 더도 말고 세르비아계를 한방만 때려준다면 평화협상에 임하는 세르비아계의 태도는 급변,평화를 조기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침략자 세르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마지막 경고가 먹혀들어갈지는 미지수다.그런 가운데 한가지 의미를 건져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서방과 세르비아가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그동안 분열을 보였던 나토가 프랑스 영국까지 포함해 만장일치의 결정을 내렸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