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32개월… 희생자 20만명/킬링필드 우려… 보스니아 사태
◎난민 3백만명… 나토개입 한계 노출/미·러·불 작전에 이견… 분쟁 계속 악화
발칸반도에 위치한 옛유고연방의 보스니아 내전은 끝없는 「킬링필드」만을 연출할 것인가.
보스니아 내전은 현재도 세르비아계가 회교정부군이 장악하고있는 비하치에 대대적 공세를 펴는등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내전은 지난92년4월 옛유고연방의 일원이던 보스니아가 분리독립을 선언하자 보스니아내에 거주하는 세르비아인들이 인접한 세르비아공화국의 연방군을 등에 업고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를 침공하면서 방아쇠가 당겨졌다.세르비아계는 내전을 일으킨지 일년만에 보스니아 영토의 70%를 점령했고나머지 30%를 회교계와 크로아티아계가 나누고 있는 가운데 전투양상은 「소강상태세르비아계의 공세강화와 희생자 대량발생서방측의 공습협상개시」의 악순환이었다.20만명이 넘는 희생자와 2백만명이상의 난민을 발생시킨 내전은 전혀 멎을 기미가 없다.
왜 내전이 해결되지 않는가.
보스니아는 회교계·세르비아계·크로아티아계(인종구성비 40대32대18,종교는회교·그리스정교·로마 카톨릭)등 3개 정파로 불안정하게 구성된 「모자이크공화국」인데 각 정파가 자파중심의 평화안 도출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보스니아의 회교도정부가 추구하는 이상은 국제여론과 전투등의 방법을 통해 크로아티아 지배세력은 물론 세르비아지배세력을 포함한 「통일 보스니아」의 달성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영토분할협상에서 가능한 한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지난해 8월 3개 정파가 참석한 가운데 제네바에서 열린 보스니아 내전 평화협상에서 중재단이 「회교·세르비아·크로아티아계는 영토를 31대52대17로 나누어 갖는다」는 평화안을 제시했으나 회교계는 『내전 발발이전 회교도인구가 44%였으므로 적어도 영토의 40%이상을 차지해야한다』고 주장하며 거부했다.
이에 반해 세르비아계는 이미 영토의 70%를 장악하는등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으므로 「현상고착화」를 추구,내심 영토의 7할을 세르비아공화국의 일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보스니아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견과 적극적인 개입의 회피등도 해결을 어렵게 한다.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서방국가간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데다가 독자적인 작전권마저 없어 이미 한계를 노출했다.미국은 세르비아를 침략자로 간주,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보스니아 정부군에 대한 무기 금수 해제를 주장하는 반면 영국·프랑스등은 무기금수해제를 통한 보스니아 정부군의 강화는 오히려 내전을 격화시킨다고 주장,반대하고 있다.
유엔안전지대인 비하치가 세르비아계의 공격으로 함락위기에 있는 가운데 미국은 26일 2천명의 해병대를 아드리아해로 파견,유엔평화유지군과 나토 조종사 구출 작업에 나서는 한편 세르비아계에 위협을 가하고있다.그러나 러시아는 나토가 더 이상 깊숙이 개입하는 것은 옛유고연방에서의 평화유지를 해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제1차세계대전의 도화선이었던 「세계의 화약고」발칸반도의 평화는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