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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방중 민주 의원단 사드 보복 중단 요구하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방중 의원단에 사드 배치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송 의원 일행의 방중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사대·조공외교’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이뤄져 관심을 끌었다. 송 의원 일행도 이런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베이징으로 떠나기에 앞서 “양국 간 경제적 교류 상황 악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같은 문화적인 문제, 중국 정부의 전세기 취항 불허와 같은 안 좋은 문제들을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중국 측에 전하고, 자제를 촉구하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양국간 난맥상을 푸는 의원외교 차원의 방중이라고 했지만 중국 측의 반응은 전과 달라진 게 없음이 확인된 자리였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번 방중은 중국 측의 태도가 예상됐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았음이 사실이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수교 이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압박의 강도를 높여왔다. 최근 우리나라 전세기의 중국 취항을 거부한 중국은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생산한 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지급 중단 조치까지 내렸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감이 치졸한 무역보복 형태로 노골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 기업이 보는 피해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이런 중국의 공세는 심화·확대될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국가 안보가 걸린 사드 문제를 중국의 입맛대로 해줄 수는 없다. 중국의 전방위적 공세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와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송 의원 일행도 이번 방중에서 사드 반대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이 최근 진행 중인 각종 사드 관련 제재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중단을 요청해야 한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마당에 야당 의원들이 딴 목소리를 내선 곤란하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측에 동조하거나 사드 배치는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신호를 줘선 안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송 의원 일행에게 말한대로 한중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자국의 이익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송 의원 일행도 한중관계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면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왕이 부장의 립서비스에 현혹돼 그들의 의도에 말려들거나 장단에 맞장구를 쳐서는 안 된다.
  • 사드 갈등에… 왕서방 작년 1조 5000억 빼갔다

    사드 갈등에… 왕서방 작년 1조 5000억 빼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한국 주식 시장에서 1조 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왕서방으로 불리는 중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규모가 늘어나면서 급속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들어 11월 말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 5000억원어치를 팔아 2015년에 비해 순매도 규모가 10배 넘게 증가했다. 중국은 2010년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원어치를 사들인 데 이어 2014년까지 순매수를 보이다가 2015년 1360억원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다. 중국 자금 이탈의 원인으로는 사드 갈등이 지목된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11조원 넘게 들어왔지만 중국은 ‘사자’ 행렬에서 빠져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국방부가 경북 성주를 사드 배치 후보지로 발표하자 다음달인 8월 중국 투자자들은 17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어 9월 1680억원, 10월 2060억원, 11월 1290억원 등 넉 달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한국 주식 보유액도 2015년 말 9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8조 6000억원으로 1년 만에 뚝 떨어졌다. 사드 갈등은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중국 자금 유출 우려도 심해지고 있다. 원화와 위안화의 관계가 높아진 점도 양날의 검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올해부터 위안화 고시 환율을 산출할 때 기준으로 삼는 통화 바스켓에 처음으로 원화를 넣었다. 중국이 사드 갈등으로 경제 보복에 나서면 ‘위안화 바스켓’은 자칫 칼날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 바스켓으로 원화 자산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질 텐데 중국 정부가 이를 정치적 이유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중국 자금의 급속한 유출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리지 않게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北 사이버공격 대응 육·해·공군에 사이버방호센터

    [신년 업무보고] 北 사이버공격 대응 육·해·공군에 사이버방호센터

    北 WMD 위협 대비 전력 증강 병역의무 이행 보상 4월 발표 국방부가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 임무를 수행할 특수부대를 2년 앞당겨 올해 창설키로 한 것은 그만큼 북핵 위협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민구 국방장관은 4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물질 보유량을 늘리고 있으며 핵·미사일 능력의 기술적 진전 노력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특수임무여단은 한반도 유사시 평양에 진입해 핵무기 발사 명령 권한을 갖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전쟁지도부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당초 2019년 창설할 예정이었다. 국방부는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북한이 전략·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굳건한 국방태세 확립을 올해 업무보고의 주요 기조로 삼았다.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오는 10월 1일 육군동원전력사령부를 창설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급증하고 있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육·해·공 각 군에 사이버방호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 확정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수정 1호)’에 따라 전력 증강은 ‘선택과 집중’ 개념을 적용, 북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대비 전력을 최우선 증강할 계획이다. 한 장관은 “우리 군 독자적으로 한국형 3축체계 즉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킬체인, 대량응징보복(KMPR) 구축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부적 억제(킬체인, KAMD)와 보복적 억제(KMPR) 역량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은 또 장병 복지 증진을 위해 병역의무 이행자 보상체계를 4월 중 발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병사를 대상으로 병영생활 비용 실태조사를 하고 있고, 병역의무 미이행자 대비 경제적 손실 등을 추산해 봉급 인상 등 새로운 보상체계를 만들 방침이다. 한편 한 장관은 중국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으로 정치적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정상적인 일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北 ‘돈줄 차단’ 계속… 트럼프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집중

    [신년 업무보고] 北 ‘돈줄 차단’ 계속… 트럼프 출범 이후 한·미동맹 강화 집중

    윤병세 “안보리 결의 철저 이행” 北 해외노동자 문제도 부각 통상 갈등·테러리즘 대처 숙제 4일 신년업무보고에서 외교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강도 대북 제재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 등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거론하는 등 비핵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은 데다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지난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외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전환기 국제정세하 능동적 한국 외교’를 주제로 한 업무보고에서 올해가 냉전 종식 후 가장 엄중한 외교안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커지고,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아시아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통상 갈등, 테러리즘 확대 등도 올해 한국 외교가 풀어야 할 ‘도전요인’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먼저 북핵 부문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3월 안보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집중해온 북한의 ‘돈줄 차단’을 계속해 나간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특히 석탄 수출 차단으로 상징되는 안보리 결의 2321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해 자금줄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석탄 수출 제한, 추가 광물 교역 금지, 해운·금융 제재 등이 연간 8억 달러(약 9600억원)가량의 돈줄 차단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책임 규명을 공론화하고 해외 노동자 문제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출범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회(EDSCG)를 통한 한·미 협력도 강화한다. 양자 외교 부분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윤 장관 등이 ‘역대 최상의 관계’라고 자평해왔던 한·미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재설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장관은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취임하면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신행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회나 학계, 재계 대상의 공공외교도 적극 전개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문제 대응은 정부 부처 협의 등을 통해 해나가기로 했다. 또 일본과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한편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윤 장관은 “새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외교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지난 4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외교정책의 일관성·연속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 “한·중 경색 국면 전환 고려… 사드 배치 가속화 안 돼”

    中 “한·중 경색 국면 전환 고려… 사드 배치 가속화 안 돼”

    韓의원 “제재 조치 먼저 철회” 요청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점점 강해지는 가운데 중국 측이 “(경색된) 국면을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과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4일 베이징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가속화하겠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측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속화’라고 말하기보다는 (배치 일정을) 일시 중단하면서 어떻게 서로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쪽으로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방중 의원들이 전했다. 한국 의원들이 한류 규제, 한국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규제, 전세기 항공 노선 제한 등을 열거하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제재에 가까운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중국 측은 “한국의 설명을 중시한다”면서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국면을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측은 사드 반대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한국 의원들이 “사드 문제는 북핵 문제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북핵 해결을 위해 양국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자 중국 쪽도 “앞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류 규제 등에 대해 중국 측은 “사드 때문에 감정이 상했는데 TV만 틀면 한국 드라마와 한국 영화가 나오면 중국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중국 정부는 이런 국민감정을 도외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의원들은 ‘민주당 대선 주자의 사드 관련 입장을 전달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하지 않았고, 중국 측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방중에는 4선의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과 유동수(인천 계양갑)·정재호(경기 고양을)·유은혜(경기 고양병)·박정(경기 파주을)·박찬대(인천 연수갑)·신동근(인천 서구을) 의원이 참여했고, 노무현 정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도 동행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유사시 김정은 제거 부대 연내 창설

    유사시 김정은 제거 부대 연내 창설

    외교·안보 4개 부처로 스타트 尹외교 “中 사드 보복 대책 마련” 유사시 ‘북한 김정은 제거’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이 2년 앞당겨 올해 창설된다.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정부가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방부와 외교부, 통일부, 국가보훈처 등 외교안보 부처는 4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년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국방부는 보고에서 “유사시 북한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고 기능을 마비시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임무여단을 올해 조기에 창설하는 계획을 국방개혁기본계획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대북 제재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 고조되자 김정은 제거 부대의 창설을 앞당겨 강력한 경고를 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고강도 대북 제재 등을 이어 가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조치에 대해선 “중국 측의 여러 움직임에 대해 유관 부처들과 대응 방안을 긴밀히 논의해 종합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무산된 한·일·중 3국 정상회의는 상반기 중 개최하는 방향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황 대행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윤 장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에 대해 “예단할 순 없지만 북한의 도발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상응하는 검토를 하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대북 제재·압박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 인도적 지원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황 대행은 신년 업무보고를 외교안보 부처부터 시작하며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 부처 보고를 가장 먼저 받았다. 그러나 올해 대선이 예정된 가운데 대다수 부처들이 정책 일관성을 앞세워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으면서 보고가 ‘맹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5일 보고를 앞둔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정무적 판단이나 결심이 필요한 내용은 담기 어렵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보고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황 대행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고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이도운의 빅!아이디어] 사드, 좀더 핵심적인 문제들

    [이도운의 빅!아이디어] 사드, 좀더 핵심적인 문제들

    지난해 말 교수, 전직 고위관료, 정치인, 언론인 일행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만난 중국 전문가들은 서른 명 가까이 됐는데, 대부분 대화의 주제를 사드에 집중하려 했다. 대외정책에 대해 중국은 당, 정부, 학계가 ‘한 얼굴, 한 목소리’(One Look, One Voice)라는 원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산실이라는 구미동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 사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다섯 가지로 정리해 발표했다. 첫째, 사드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둘째, 미국은 북한의 핵 위협을 핑계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려고 한다. 셋째, 미국은 한·중 간의 좋은 관계를 이간시키려 한다. 넷째, 한·미·일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려 한다. 다섯째, 한국의 사드 배치 공표 날짜(지난해 7월 13일)가 매우 언짢다.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골치가 아팠는데, (중국 영유권을 부정한) 국제중재재판소의 판정 며칠 전에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해 중국을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이후 토론 시간에 중국 전문가들에게 말했다. “첫째와 둘째는 중국 측의 정세 분석으로 이해하겠다. 셋째와 관련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그러나 한·중 관계를 위해 한·미 관계를 훼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이다. 미국은 한·중 관계 개선이 한·미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처럼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는 ‘윈윈’할 수 있다. 넷째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 동맹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과거사 문제가 계속 정치적 쟁점이 되는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는 중국의 오해지만 우리 정부의 일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던 것 같다. 남중국해 문제의 민감성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세심히 챙기지 못한 정부의 일처리를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날짜를 맞춰 중국에 상처를 줬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후 사드에 대한 토론은 좀더 심각한 국면으로도 이어졌다. 한 중국 전문가는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그 전문가를 찾아갔다. “말이 너무 과하고 험하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 나기를 바라는 건가?”라고 따졌다. 그 전문가는 “중국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긴장이 고조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겠는가. 그걸 막자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몇 차례 간담회와 이어진 오찬, 만찬을 통해 한국에서는 부각되지 않았던 새로운 얘기들도 듣게 됐다. 어쩌면 그런 얘기들이 좀더 진실에 가까울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핵 균형 차원에서 사드를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겨냥한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선양군구(瀋陽軍區)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한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미국 영토 내에서 선양 쪽으로 쏘는 레이더는 하늘로 향한다고 한다. 따라서 선양과 가까운 한국에 전략미사일 감시용 레이더가 배치되면 미국이 군사전략적으로 큰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중국 국내 정치적인 이유다. 시진핑 주석은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며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군부를 장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부가 민감해하는 사드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수였지만 중국의 사드 대응은 과하다는 중국 내의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는 그런 목소리가 확산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얽히고설킨 고차방정식이다. 원칙이 중요하고, 유연성도 필요하다. 몇 달 안 남은 현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도 없을 것이다. 결국 차기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 외교부 “오늘 방중 野의원 예의 주시… 사드는 엄중한 안보 사안”

    ‘소녀상은 금융사기’ 日 보도엔 “일일이 언급할 사항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외교부는 ‘정부와 여야 간 공통의 인식’을 강조했다. 이번 방중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곧장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의원단 방중을 둘러싼 당국 간 미묘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의원단 방중에 대해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배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주권적이고 자위적인 방어 조치”라면서 “정부와 여야 간 구분 없이 공통의 인식과 책임감을 갖고 당당하게 대처해야 하는 엄중한 국가 안보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야당 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송영길 의원 등은 4~6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 푸잉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 등을 면담한다. 또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상무부의 장관급 인사 및 안보·경제 전문가들도 만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같은 당 김영호 의원 등 초선 의원 6명이 사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해 논란이 일었다.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격화된 시점에 의원들의 방중이 정치적으로 중국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방중에 대해 중국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민주당 의원단의 방중을 환영하며 이번 방문이 양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조 대변인은 최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녀상이 설치된 데 대해 일본 측에서 “보이스피싱(금융사기)과 같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일일이 코멘트를 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中, 동남아행 전세기 신설… 한국관광 고사작전

    해외관광객 최대 송출 영향력 작년 대만 유커 방문 36% ↓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던 중국 당국이 동남아 지역으로 향하는 전세기 운항을 신설했다. 중국신문망은 3일 하이난연합항공서비스가 하이난항공과 손잡고 신청한 하이커우~라오스 루앙프라방, 싼야~캄보디아 프놈펜 등 3개 노선에 대한 전세기 운항을 항공 당국이 지난달 30일 신규로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유커에게 인기가 많은 목적지인 한국 관광 수요를 동남아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현지 관광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앞서 중국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을 노골화하며 아시아나, 제주, 진에어 등 한국 항공사가 신청한 8개 노선의 한국행 전세기 운항을 불허했다. 또 중국 항공사도 전세기 운항 신청을 철회했다. 이번에 전세기 운항이 허용된 국가는 지난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때 중국을 지지했던 나라들이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세계 최대 해외관광객 송출국이자 소비국으로 세계 관광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세계 관광수입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세계 관광업계에서 차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상대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독립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대만에 대해 단체관광객 정원 축소 정책을 실시해 지난해 5월 이후 유커를 36%나 줄였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올 춘제 연휴 기간 600만명의 중국인이 해외여행에 나설 예정이며 이들이 쇼핑 등으로 지출하는 돈이 1000억 위안(약 17조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관영 환구시보는 2017년 국제정세 전망 기사를 통해 “올해 전쟁 또는 새로운 군사 충돌 관점에서 볼 때 서태평양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며 한반도는 주요 타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북한에 대해 초강경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형준의 정치비평] 합의와 협치의 ‘민주주의 3.0 시대’를 열자

    [김형준의 정치비평] 합의와 협치의 ‘민주주의 3.0 시대’를 열자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을 맞이했다. 통상 우리는 벅찬 기대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그런데 올해는 착잡함과 두려움이 앞선다. 대한민국이 정치 실종, 경제 침체, 안보 불안, 사회 양극화 심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능과 시대착오적인 국정 운영, 비선 실세의 황당한 국정 농단으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당했고, 정치는 비틀거리고 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경제는 불황과 저성장에 빠져 침몰 직전에 있다. ‘갤럽 인터내셔널’이 66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전망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66%는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고, 4%만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인 트럼프의 등장 속에서 미국 우선 정치와 신고립주의로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은 이미 5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핵탄두의 경량화, 다종화, 표준화에 성공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 일로에 있다. 중산층이 붕괴되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은 10년 새 12% 감소하고 상·하류층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국가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헌법을 바꾸고, 대통령을 새로 뽑으면 우리가 안고 있는 위기가 해결될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5무(無) 정치’의 깊은 늪에 빠져 있어 쉽지 않다. 정치 공학만 있고 정치 비전은 없다. 정쟁만 있고 민생은 없다. 선동만 있고 책임은 없다. 비판만 있고 대안은 없다. 구호만 있고 실천은 없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대한민국 리셋을 외치고 개혁을 부르짖어도 백약이 무효다. ‘87년 체제’ 이후 기대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는 성숙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극단과 대립이 판을 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정 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100% 권력을 독점하고, 독선과 오만에 빠져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지 않았다. 오직 힘에만 의존하면서 통합과 설득의 리더십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지난 30년 동안 ‘권위주의적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 ‘민주주의 1.0 시대’(1988~2003)를 거쳐 ‘대결적 민주주의’로 상징되는 ‘민주주의 2.0 시대’(2003~2016)에 돌입했다. 2017년 정유년에는 광장 민주주의와 촛불 참여 민주주의가 몰고 온 역동성을 토대로 대화와 타협, 합의와 협치, 분권과 공존이 살아 숨쉬는 ‘민주주의 3.0 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도 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할 때 몇 가지 논리를 제기한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극단적 정치 대립을 낳는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 행정이 정치를 무시하고, 권력을 잡기 위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상쟁의 정치가 판을 친다는 것이다. 또한 5년 단임제에서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 다음 선거를 통해 평가받지 못하고, 국가적 전략 과제나 미래 과제들이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고 추진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든다. 하지만 권력구조 개편에 치중된 개헌은 성공하기 어렵다. 더구나 정계 개편을 고리로 한 개헌은 또 다른 실패를 잉태할 뿐이다. 87년 체제 이후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대는 바뀌었고 생명 존중, 환경 존중, 양성 평등 등 국민의 기본권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따라서 개헌은 시대정신을 반영해 권력구조 개편을 넘어 총체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기본권, 지방 분권, 선거구제 개편 등으로까지 논의가 확대돼야 한다. 특히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을 효율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국회에 예산 편성권을 주고, 감사원을 국회에 이양하며, 국회만이 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개헌해야 한다. 이런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개헌만이 ‘민주주의 3.0 시대’의 초석이 될 것이다.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신년기획] 돈줄 막힌 한류… 살길은 아세안

    [신년기획] 돈줄 막힌 한류… 살길은 아세안

    지난해 중국이 한류 확산 금지 정책인 한한령(限韓令)을 대폭 강화하면서 새해 제3의 한류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류 시장은 1세대 붐을 일으켰던 일본 시장이 위축된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으나 중국 시장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정부 통제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한류의 글로벌 영토를 넓힐 ‘포스트 차이나’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포스트 차이나’는 아세안 시장이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10개국이 모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 회원국이 주요 대상국이다. 동남아시아 시장의 총인구는 6억 3000만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3위다. 이들 국가는 아세안(ASEAN) 협의체를 통해 비자 등 규제를 철폐한 데다 인구 1인당 국내총생산(GDP), 자원 보유랑 등을 따져볼 때 잠재적 시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2조 달러)의 2%에 불과한 시장이지만 연평균 성장률이 8.1%로 세계 평균(5%)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한류 확산’ 교두보 역할 그중에서도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인도네시아 시장이다. 인구 2억 5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이슬람 국가로의 한류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인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콘텐츠의 주 소비계층인 청년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무선 인터넷 사용 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한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업계가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개방적 형태의 이슬람 문화권으로 아랍권 시장의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기업이 최대 주주가 된 아리온은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소속사를 인수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본격적인 동남아시아 한류 시장 진출에 나섰다. 아라온은 걸스데이와 MC몽의 소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와 김구라, 김국진의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방송 시장은 가입자와 광고 모두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한국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한다는 전략이다. 아리온의 관계자는 “중국의 한한령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아티스트 육성, 콘텐츠 제작, 학원 사업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송콘텐츠, 아세안 시장 속속 진출 한류 콘텐츠 기업들은 5조원 규모의 베트남과 태국 시장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인구 9000만명인 베트남은 30대 미만 인구가 50%를 차지하고 이들의 문화 소비 욕구가 상당히 높다. ‘런닝맨’의 중국판 ‘달려라 형제들’의 공동 제작으로 성공을 거둔 SBS는 올해 중국 외 글로벌 시장 다각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베트남 현지 제작사와 SBS가 공동 제작한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가 지난달 베트남 지상파 채널 HTV2에서 주말 프라임 시간대에 방영을 시작한 데 이어 ‘판타스틱 듀오’와 ‘인기가요’ 등의 공동 제작도 추진 중이다. 베트남을 기점으로 태국과 미얀마까지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김용재 SBS 글로벌제작사업팀장은 “‘판타스틱 듀오’는 동남아, 유럽, 남미 등에서 공동 제작을 통해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콘텐츠 제작·광고 대행사인 블루 그룹을 인수한 CJ E&M은 올해 본격적인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선다. CJ는 올해 베트남에서 4개 이상의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의 리메이크 제작을 준비 중이다. 또한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해 현지화된 예능 및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하고 현지 스튜디오 등 기반 시설에도 투자한다. CJ E&M글로벌의 베트남사업TF 석정훈 팀장은 “베트남 시장은 매년 6%의 경제 성장은 물론 미디어 분야에서는 10%대의 성장을 거두고 있고, 현지에서 지난 20년간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문화를 산업화하자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베트남은 우리나라 정서에 유사한 측면이 많아 양국 간의 교류와 시너지를 발휘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소 등 K팝 스타들 태국으로 ‘유턴’ 태국은 지상파 채널 수의 증가로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고 대중문화 콘텐츠가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는 물론 중국의 일부 지역 등 주변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한류 진출의 거점 국가로서의 의의가 있다. 태국은 2014년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작해 6개였던 지상파 채널이 24개 채널로 시장 규모가 확대됐고 향후 48개 채널로 확대될 예정이다. CJ E&M은 지난해 10월 태국 최대 종합 미디어 사업자인 트루비전스와 합작법인 ‘트루 CJ 크리에이션스’를 출범시켰다. 앞으로 뷰티 프로그램 ‘겟잇뷰티’와 드라마 ‘너를 기억해’의 태국판을 시작으로 올해 3개, 2021년까지 총 10개 이상의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확산 속도가 빠른 케이팝 스타들도 ‘한한령’으로 길이 막힌 중국 대신 태국으로 유턴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 소녀시대, 샤이니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태국 최대 미디어 기업 트루(True)컴퍼니와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콘서트 및 홍보 마케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남성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는 올 2월 일본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에서 단독 쇼케이스를 열고 동남아시아권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동남아 초대형 아이돌 그룹도 제작된다. 키위미디어그룹은 지난해 11월 16일 태국 최대 규모 한류 복합 쇼핑몰 운영사인 쇼디시사와 공연 기획사인 A9와 손잡고 200억원을 투자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 아시안 아이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남아 10개국을 대상으로 우승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영화 ‘부산행’ 동남아 6개국서 흥행 1위 영화에서도 아세안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나오며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최고 흥행작이었던 좀비물 ‘부산행’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홍콩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아세안 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최근 범죄 액션물 ‘마스터’도 북미 마켓에서 동남아시아로 완판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등 톱스타 캐스팅과 필리핀 로케이션이 영화 절반을 차지한 점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는 각 개봉 일정에 맞춰 대대적인 아시아 프로모션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존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기획이나 로컬 프로덕션을 통한 해외 진출이 주된 흐름이었으나 한국 영화의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들도 아세안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한류 교두보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던 CGV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에서 모두 67개 극장·427개 스크린을, 롯데시네마는 베트남에서 27개 극장·122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 한류 스타의 소속사 대표는 “정부가 해외 판매 콘텐츠에 대해 영어나 해당 국가의 자막 지원과 일부 수출 금액을 지원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일본과는 독도 문제, 중국과는 사드 배치 등 외교 현안으로 인해 콘텐츠 수출 시장의 문이 좁아진 만큼 정부가 문화에 미칠 영향을 파악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中시장 포기 안돼… 장기적 접근 필요” 한편 앞으로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내에서 한류 콘텐츠의 불법 복제 증가, 불투명한 정책적 리스크 확대, 중국과의 합작 시 협상력 축소 등 부작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시장을 아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두드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경 한중콘텐츠연구소 소장은 “중국의 대다수 정책은 쏠림이나 과열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중국 국내 업계를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중국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적인 것보다 글로벌한 콘텐츠로 승부하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가 아닌 2·3선 도시나 지역 채널 같은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서 중국 속에 들어가는 진정한 현지화 전략으로 꾸준히 중국 시장을 두드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北, SLBM 1t 탑재하면 南 전역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1t의 핵탄두를 탑재하면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외국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 2일 나왔다.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 등은 한국학술연구원의 계간 영문 학술지 ‘코리아옵서버’ 12월호 논문에서 북한의 SLBM인 KN11(북극성)이 1t 중량의 탄두를 약 600㎞, 1.5t짜리 탄두를 약 450㎞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실시한 SLBM 시험 발사에서 500㎞를 날려 보냈다. 이들은 북한이 디젤-전동식 잠수함을 실전 배치한다면 현재의 한미 대(對)잠수함 전력으로는 발사 준비 전 탐지가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SLBM은 다양한 각도에서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새해 첫날부터 ICBM·사드 몸살 앓는 한반도

    中 “올 외교 핵심축은 사드 반대”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중국은 우리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우려와 경고를 보냈다.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모든 채널과 수단을 동원해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했다. 애나 리치앨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당 담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ICBM 개발과 시험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으며,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북한에 확실하게 보여 줄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 모든 가능한 채널과 수단을 동원할 것을 모든 나라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단호히 반대하는 것을 새해 중국 외교의 핵심축으로 제시했다. 2일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이론지인 ‘추스’(求是)에 새해 중국 외교 방향을 설명하는 기고문을 싣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목표를 결연히 지켜 나갈 것”이라면서 “핵 문제를 빌미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미 관계에 대해서는 “전략적 신념을 유지하며 평화롭게 새로운 협력 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올해 동북아 정세 급변… 한국 외교 더 어렵다

    中 사드배치로 ‘한한령’ 전면전 위안부 합의실행 압박 사면초가 美·中 본격 대결 땐 줄타기 아슬 한국 외교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였다. 올해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한반도 주변국들은 ‘자국 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놓인 한국은 어느 하나 대응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정상외교 공백으로 외교 당국의 선제적 대응까지 어려워지며 이대로 우리의 외교적 공간이 극도로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올 초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적 지형은 중국의 압박과 일본의 독주, 미·중간 고래싸움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을 노골적으로 이어 가고 있다. 그간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지방정부 등을 앞세운 산발적인 제재 조치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연말 천하이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의 방한을 ‘신호탄’으로 한국 전세기 운항을 금지하고 한국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이용을 봉쇄하는 등 전면전에 나선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2일 “탄핵 정국 이후에 외교안보 정책의 구심점이 약해지자 본격적인 여론 분열 작업을 진행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드 갈등에 대해 “외교부뿐 아니라 정부 내 유관부서와 해당 부분을 검토하고 총체적인 대책을 만들어 적절한 형태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후 안보 협력 등을 늘려가던 일본도 우리의 외교적 부담을 더하고 있다. 최근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갈등은 위안부 합의에 대한 당국과 국민 여론 간 간극이 여전히 넓다는 점을 보여준다. 합의에 따라 소녀상 이전에 노력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일본의 압박과 국민 여론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꼴이 됐다. 또 올해 대선 결과에 따라 위안부 합의 폐기론이 득세하면 한·일 관계는 전면적인 재설정이 불가피하다. 오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식 출범하면 미·중 대결도 본격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방국 미국도 방위비 증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공약해둔 상황이라 마냥 안심할 대상은 아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전날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까지 천명했다. 게다가 잇단 성추문 등 조직 내부 문제까지 불거졌다. 윤 장관은 “연초부터 (북핵 문제 등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가까운 우방국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고위 실무급 행사가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신뢰와 혁신으로 새 대한민국을 열자

    탄핵되면 조기 대선 치를 새해 통합 리더십으로 국민 한뜻 모아 악재 많은 국내외 여건 극복하고 미래 비전을 위해 다같이 나서야 태평성대만 누리는 역사는 없다. 세계 어느 나라든 가난과 전쟁, 풍요와 평화의 시간이 교차했다. 대한민국은 식민지배와 동족상잔이라는 참극을 겪고도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나라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라는 고난도 슬기롭게 극복해 세계 주요국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국운은 계속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는 국정 농단이라는, 유례없는 정치적 역경에 부닥쳤다. 그 어이없는 파문은 지금도 갈 길 바쁜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닭띠 해, 정유년 새해 새 아침에 태양은 어느 때와 똑같이 붉게 타올랐지만 국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국정의 선두에 서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야 할 대통령의 궤도 이탈을 보면서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대통령의 일탈에 대해 국민은 엄동설한에도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힘 모아 저항한 끝에 탄핵 의결을 이끌어 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주권재민의 헌법 정신을 확인했다. 새해 우리 앞에는 대통령의 탄핵과 선거라는 중차대한 국가적 대사(大事)가 놓여 있다. 탄핵이 결정된다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강제 퇴진당할 것이다. 그에 따라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선거 기간이 짧아 4당 체제에서 다수의 지지를 얻는 훌륭한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의 앞날은 좋은 대통령을 뽑는 데 달려 있다. 결국은 국민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개헌이 된다면 5년 단임 대통령제의 ‘87년 체제’는 변경된다. 새 헌법의 ‘17년 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순탄치 않은 정치적 변곡점에 서 있는 셈이다. 올해는 정치적으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 경제적으로는 1997년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독재를 청산하고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복귀했지만 이념 투쟁은 더 극렬해졌다. 국민 통합은 구호로만 남았고 정치적, 정신적 영토의 경계는 아직도 선명하다. 이념, 지역, 빈부, 노사, 세대 간에 사사건건 맞붙어 오로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몰두했다. 이렇게 된 데는 국익과 화합은 내팽개치고 특권에 파묻혀 정략의 잣대로만 행동하는 정치인들의 구태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대권을 놓고 후보 간, 정당 간에 소용돌이칠 이전투구, 아귀다툼을 생각하면 국민의 입에서는 한숨부터 나온다. 지금부터라도 정치권, 정치인은 대오각성해야 한다. 삼류 정치에서 탈피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선진 정치의 실현은 요원하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우리 경제는 그에 못지않은 시련에 또다시 직면해 있다. 이웃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뻔히 보면서도 저성장과 장기불황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보수적으로 예측하는 정부조차 내년 경제성장률을 2.6%로 제시하며 앞이 어두운 한 해를 예고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여전히 한국에 장밋빛 점수를 주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 전체를 뒤흔들지도 모를 위험한 뇌관이다. 세계 1위 또는 선두권을 유지하던 조선과 자동차, 전자산업은 이미 중국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등 제조업은 침체기에 들어섰다. 소비 심리는 가라앉아 생산 부진, 소비 둔화라는 악순환의 고리 속에 놓였다. 이 와중에 예고된 것과 다름없는 미국 트럼프 새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은 수출산업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내우외환의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한탄만 하고 있다면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고난과 역경 속에서 늘 극복의 힘을 보여 줬던 우리 국민 아닌가. 겉으론 갈등하고 싸워 왔지만 결정적인 어려움 앞에서 한민족은 대동단결의 역량을 보여 주었다. 서울신문이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소통·사회통합(34.3%), 청렴·도덕성(24.8%) 순으로 꼽았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이 차기 정권의 리더십은 사회를 통합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셈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등 갈등 구조를 해소, 통합하고 도덕적 권위로 신뢰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위정자들은 국민의 바닥 심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800만명으로 집계되는 빈곤층의 막막한 삶부터 살펴보기 바란다. 노인 빈곤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상황이며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의 사정 또한 절박하다. 상위 10분위 계층이 국민 전체 자산의 42.1%를 차지하는 양극화는 부의 대물림과 계층 간의 이동 차단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결혼 적령기 청년층의 혼인 기피는 세계 꼴찌권의 출산율로 이어지고 있다. 포퓰리즘적 복지 정책은 경계하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정부가 보장하는 양면 전략이 요구된다. 참석자 연인원 1000만명을 넘긴 촛불집회의 민심에는 이렇게 힘든 국민의 삶에 무관심한 채 말로만 민생을 외치는 정치인들과 부패한 기득권에 대한 항거 말고도 누적된 적폐를 개선하라는 여러 목소리가 담겼다. 이참에 정경유착의 악습은 고리를 끊어야 하며 권력 남용의 구태도 종언을 고해야 마땅하다. 밖으로 눈을 더 돌려 보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가 증언했듯이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을 포기하기는커녕 6, 7차 핵실험까지 계획하며 끊임없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이미 결정 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다시 논쟁을 벌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한·미 동맹의 굳건함은 그대로 유지돼야 하며 북핵에 대비한 미 전술핵의 재배치와 같은 효과가 있는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에 대한 협상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항공모함을 서태평양까지 진출시켜 무력시위를 벌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동맹 관계를 맺은 전통적인 우방국인 미국과 또 하나의 강대국 중국의 사이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외교적 대응책을 새롭게 가다듬을 때다. 미국의 대리인 격으로 패권 각축에 동참한 일본과의 관계 설정 또한 철저히 국익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은 새해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다. 후보 시절의 돌출적 발언은 다소 수정됐지만 안보·무역 정책에서 변화가 따를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거나 통상 압력을 가해 온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상황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벌써 맥스 부트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한국의 어느 후보가 당선되면 두 정권이 충돌해 미군이 철수할 수도 있다는 기고문을 미국 신문에 실어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다행히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 동맹의 공고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에 대비하는 전략을 면밀히 세워 두는 것은 우리 정부의 시급한 책무다. 국가든 기업이든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국민은 충분히 알게 됐다. 우리가 지금부터 할 일은 좋은 대통령을 뽑고, 뽑고 나서는 그 대통령을 믿고 따르며 휘청대는 한국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선거의 결과에 대해서는 설령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승복하고 인정하며 새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 만약 지지파와 반대파 간에 충돌하고 분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의 중흥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낫다. 다수결로 당선된 인물에 대한 승복이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임을 깨달아야 한다. 신뢰와 긍정은 위기를 타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반대로 불신과 부정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무슨 수단을 써도 난국을 피하기는 어렵다. 위기 상황에서 믿지 않고 나쁘게 생각하는 것만큼 더 큰 악재는 없다. 어렵다, 어렵다 하면 더 어려워진다. 우리 국민은 물론 그런 사람들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근면성과 교육열로 전후의 폐허를 번영으로 탈바꿈시켰고 ‘금 모으기’로 대변되는 국민성으로 유례없이 짧은 기간에 외환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이 우리의 저력이요, 극복의 유전자다. 위기는 기회와 동의어다. 현재의 위기는 우리의 힘을 다시 시험해 볼 좋은 기회다. 난관을 뛰어넘고 도약할 시간은 충분하다. 도약을 위한 개혁이 소란한 시국에 슬며시 파묻혀서는 안 된다. 특정 계층의 이익이 아닌 국민 전체,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한 개혁은 부단히 추구해 나가야 한다.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아내 혁파함으로써 국격의 업그레이드를 달성할 수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에 힘을 모으자. 희망의 불씨를 키우며 국운을 개척해 나가자. 정유년 새해는 부흥의 서광이 비치는 해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정유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에서는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도부 내 권력투쟁이 격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대선과 독일의 총선도 있어 주요 국가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높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권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푸틴과 신밀월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과는 신냉전의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각국의 다양한 석학들을 만나 새해에 펼쳐질 새로운 국제 질서의 흐름 등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 본다. 중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베이징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55)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중·미 간 충돌이 번번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협력을 현명하게 이끌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는 “법치를 통해 민주주의 요소를 점차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의 촛불집회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한국 시민이 이뤄 낸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후 교수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사드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에 머물 것이다. 심지어 시늉만 하고 끝낼 수도 있다. 장기적 마찰은 양쪽 모두에게 해를 끼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사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면 중국이 더 큰 보복을 하지 않을까. -중국은 새해에는 한국 사드에만 매달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에도 사드와 비슷한 무기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군사 동맹체를 아시아에서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지금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상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군사적 압박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한국이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할수록 북한 체제는 결속된다. 그러므로 한국은 당분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현명하게 협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강하게 압박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한·중이 지금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역 등 경제적 발전을 넘어 정치·군사·문화 분야에서도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저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어 상호 도움이 절실하다.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숙시키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양국 국민의 감정이 별로 좋지가 않다. -서로를 우습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인은 중국을 여전히 낙후한 국가로 여기고 중국인은 한국을 여전히 통제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이런 시각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교수께서 주장하는 ‘법치 사회주의’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가. -이전에 ‘헌정(憲政) 사회주의’를 주창해 큰 반향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의 위정자들은 ‘헌정’이란 개념을 불온하게 봤다. 그래서 이름을 ‘법치 사회주의’로 바꾸었다. 법치 사회주의는 말 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되 법에 의한 통치를 하면서 민주적 요소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라도 법치는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말하는 법치와 어떤 차이가 있나. -민주보다는 법치를 우선 확립하고 나중에 민주를 서서히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인민은 물론 위정자도 법치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 법에 근거하지 않은 통치는 독재에 불과하다. 법치 사회주의는 좌파와 우파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파는 자유, 민주, 법치, 시장, 효율을 강조하고 좌파는 사회주의와 평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법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적 토대는 유지하면서 시장의 효율과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법치 사회주의’는 공산당 영도(독재)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마르크스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정당은 소멸한다. 그러나 통일성 유지가 관건인 거대한 중국은 앞으로 매우 긴 시간 동안 강력한 집권당(공산당)을 필요로 할 것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진 정당이 현대 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위정자의 임의 통치는 파시즘을 부르고, 공산당의 급격한 붕괴는 국가의 혼란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법치를 통해 정치권력과 민중의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화시켜야 한다. →당국이 싫어하는 주장을 계속하면 위험하지 않은가. -중국의 학자는 대부분 관변 학자이기 때문에 당과 국가의 방침에 반하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학자로서 높은 지위를 추구하지 않고 금전적 이익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소신껏 발언한다. 이 정도 목소리도 흡수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은 트럼프를 우습게 봤다. 매우 어려운 상대를 만난 셈이다. 트럼프는 대만을 고리로 중국에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트럼프가 중국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세계 각국의 공장을 끌어들이고 무역, 환율 분쟁을 일으켜 중국 경제를 더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트럼프의 공격에 일일이 맞대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혁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많은 핵심기술을 미국, 유럽,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에만 1조 위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언론, 인터넷,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주류 사회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뛰어들어가 경쟁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곽에만 머물면 ‘이류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는가. -중국의 돈을 따르는 국가는 많아도 중국의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인정하는 국가는 별로 없다. 중국은 소프트파워에서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가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중국 경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유기업의 독점이다. 국유기업 독점은 민영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 산업에 들어가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경제도 문제다. 정부와 시장 사이의 경계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 정부가 국유기업 경영에 골몰할 게 아니라 시장질서를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 -시 주석은 강력한 권위를 바탕으로 반부패 운동에 나서 인민의 지지를 얻었다. 성품이 소박하고 기층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인민의 고충도 잘 안다. 그러나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할 만큼 유연하지는 않다. →한국의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회를 보면서 한국 시민의 민주적 소양을 존경하게 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이루어 내지 못한 민주혁명을 한국 시민들은 해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치는 한국인들의 수준 높은 민주의식은 중국으로 하여금 큰 반성을 하게 한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어떻게 보나. -민주적 진보의 대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다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판 기간이 최대 6개월이란 점도 의아하다. 대통령 공백이 길어질수록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베이징이공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지식인이다. 중국 장시성 출신으로 화중과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칭화, 인민, 난카이 등 유명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중국 문제학’ 등의 저서가 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중국 정부를 비판할 때 늘 자문을 구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당과 국가의 정책은 물론 시진핑 주석 등 통치자도 서슴지 않고 비판해 당국에선 요주의 인물로 관찰하고 있다.
  • 광화문에 나타난 朴대통령? 중학생 전종호군의 성대모사 화제

    광화문에 나타난 朴대통령? 중학생 전종호군의 성대모사 화제

    지난해 12월 31일 ‘송박영신’(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는 취지의 구호)을 외치며 열렸던 촛불집회가 새해 첫날인 1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0차 촛불집회까지 집회에 참여한 누적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보수단체들은 ‘송화영태’(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아들인다는 취지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새해 마지막날까지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 한 10대 학생이 발언대에 올랐는데, 이 학생의 ‘자유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전종호(15·중2)군. 이미 박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유명세를 탄 전군은 이날도 박 대통령을 성대모사하며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친애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운을 떼며 박 대통령의 목소리를 따라한 전군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세월호 참사,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를 이어갔다. 자유발언을 이어가던 전군은 “우주의 기운과 연설문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면서 “제가 뭐라 그랬나요, 제가 뭐라 그랬나요. 아, 최순실과 절교요. 절교”라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래는 전군의 성대모사 모습을 담은 영상. (출처 : 오마이TV 유투브 영상)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외교 실무자급 보내 사드 여론 분열 나선 중국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응하는 업무를 맡은 실무자급 외교관이 우리나라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녔다고 한다. 아주국 부국장이라는 천하이는 지난 26일 한국을 찾아 30일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한 기간에 국내 유력 정치인과 중국에 진출한 대기업의 본부를 찾아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드 배치 결정이 한국민 사이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에는 반대 진영의 목소리가 조금씩 강화되고 있다. 천하이 부국장의 방한은 이 틈을 노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중국이 못마땅하게 여길 수는 있다. 그렇다고 외교관이 상대국에 뛰어들어 ‘사드 반대’ 목소리를 부추기며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 중국 외교관이 우리 대기업 관계자를 만난 이유는 너무나도 뻔하다. 중국은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벌써 한류를 경제적으로 억압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 및 대중 공연을 막고,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활동을 갖가지 방법으로 제약하는 것은 물론 자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마저 노골적으로 통제한다. 천하이는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등 중국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을 접촉했다고 한다. 사드에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기본 입장만 설명해도 한국 기업은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음을 모르는가. 롯데그룹 소유의 경북 성주 골프장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이후 중국 정부가 현지 롯데 계열사에 온갖 횡포를 부리고 있음을 중국도 모른다고는 못할 것이다. 천하이 부국장의 한국 대기업 방문은 사실상 ‘협박’이 목적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도 문제지만, 만사 제쳐 놓고 중국의 부국장급 실무자를 만난 우리 정치인들도 문제다. 그것도 새누리당 전 대표를 지낸 개혁보수신당의 김무성 의원과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이었다니 실망스러운 일이다. 대권(大權)까지 노린다는 유력 정치인들이 철저하게 중국의 외교적 장난에 이용당하는 모습은 한심스러울 뿐이다. 한마디로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익을 외면하고 중국 외교관이 만나자고 한다고 생각 없이 달려가는 정치인들은 깊이 반성하라. 무엇보다 중국이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다면 외교에서도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
  • [사설] 새해에도 평화와 희망의 끈을 잇자

    2016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의 힘은 헌법 가치를 저버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에 세웠다. 또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적폐의 청산과 함께 새로운 질서를 향한 희망의 촛불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병신년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무겁다. 묶은 해를 훌훌 털어 버리고 정유년 새해를 산뜻하게 맞이하기엔 눈앞의 국내외 정세가 녹록하지 않아서다. 당장 국내적으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는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은 탓에 내년 성장 전망은 2.6%에 불과하다. 현상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실정인 셈이다. 국외적으로는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경제·외교 정책에 따른 세계 질서의 향방도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뒤돌아보면 2016년을 시작하며 내걸었던 경제성장과 남북 관계의 완화, 정치의 선진화, 공존 사회의 구현 등의 거대 담론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 추진조차 제대로 못 한 채 구호로만 남았다. 2017년 새해를 깊은 성찰과 반성 아래 출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병신년은 벽두부터 혼돈이었다. 북한은 1월 4차 핵실험으로 도발하더니 9월 5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남북 관계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됨으로써 한반도는 냉기류에 휩싸였다.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된 데다 국론은 분열됐다. 국민은 자연 재앙에도 직면했다. 봄철에는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9월에는 경주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5.8의 지진에 떨어야 했다. 지난달부터는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정부의 부실한 위기 관리 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물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들려온 올림픽 승전보는 잠시나마 불안과 시름을 떨쳐 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2016년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원칙을 보여 준 해였다.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주의를 냉철하게 심판해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다. 전대미문의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 속에 뭉친 촛불 민심은 급기야 박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박 대통령은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앞두고 있다. 병신년 마지막 날인 오늘 전국 곳곳에서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린다. 서울 보신각의 제야의 종 행사와도 맞물린 까닭에 수많은 시민이 참석할 것 같다. 반면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집회까지 예정돼 있어 자칫 불상사의 우려도 없지 않다. 촛불집회는 지금껏 보여 줬듯 폭력 없는 평화집회가 돼야 한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이룬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지키고,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다. 2016년은 분명히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돌아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 따로 없다.
  • 시진핑 “새 형세 도전에 용감히 투쟁하라”

    시진핑 “새 형세 도전에 용감히 투쟁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절대 물러서지 말고 용감하게 투쟁하라”고 공산당 지도부에게 지시했다고 30일 중국 관영언론들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중국 압박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6~27일 중앙정치국 ‘민주생활회’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조성된) 새로운 형세의 도전을 앞두고 투쟁 정신을 발휘해 용감하게 투쟁해야 한다”면서 “국가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두 바늘 끝이 부딪치듯 날카롭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특히 “어떠한 곤란과 도전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마라”면서 “중화민족의 근본이익을 훼손하는 쓴 과실은 절대 삼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생활회’는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을 통해 사상을 가다듬는 당 내부 회의로, 시 주석이 강경한 어조로 ‘핵심 이익’ 수호를 외친 것은 ‘대내용’이라기보다는 미국, 일본, 대만, 한국 등을 겨냥한 ‘대외용’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동안 시 주석은 트럼프 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 등을 시사해도 언급을 자제해 왔다. 중국이 주장하는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유지다. 남중국해 및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중국은 주장하고 있다. 홍콩 봉황TV 해설위원인 정하오(鄭浩)는 “지난 7월 당 창건 95주년 연설에서도 ‘투쟁’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시 주석이 이번에 수차례 투쟁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취임 이후 몰아칠 중·미 갈등 국면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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