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대부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 흡연
    2026-0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09
  • “첫 주연이지만 자신있어요”/KBS 새 미니시리즈 ‘낭랑18세’ 주연 이동건·한지혜

    “딱 나예요.”“이제 나만의 연기를 할 겁니다.” 오는 19일 ‘그녀는 짱’ 후속으로 방영될 KBS 2TV 미니시리즈 ‘낭랑 18세’(연출 김명욱)에서 데뷔 이후 첫 주연을 맡은 한지혜(20) 그리고 이동건(24).두 배우는 “극중 역할이 자신과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며 들떠 있었다. 한지혜는 이 드라마에서 아무도 못말리는 ‘5공주파’ 겁없는 여고생 윤정숙,이동건은 최연소 엘리트 검사 권혁준 역을 맡았다.이들은 파평 윤씨와 안동 권씨 두 사대부 가문의 할아버지들끼리 맺은 약속으로 우여곡절 끝에 결혼,서로 티격태격하며 알콩달콩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모습을 연기한다. “그동안 드라마 ‘여름향기’등에서 보여준 신세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성숙한 이미지를 선보일 거예요.” 한지혜는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게 올해 목표라며 연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힘있는 눈빛 연기력을 갖춘 배우 전도연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주연 발탁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1년간 쉬면서 혼자 연기학원을 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낭랑 18세’ 대본도 촬영이 있을때마다 1회분부터 몇번씩 다시 읽곤 한다.”며 당차게 말했다. 그동안 조연급 연기만 해 온 이동건도 “첫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를 통해 기존의 들쭉날쭉한 이미지가 아닌 이동건만의 연기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특히 “촬영에 앞서 검찰총장과 일선 검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등 연기의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관심을 부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역시 개성상인” 피는 못속여

    ‘송상(松商)’의 피를 이어받은 ‘개성상인’ 후예들이 각광받고 있다.광복 이후 월남해 자린고비 정신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주에 이어 2세들도 눈부신 경영실적을 올리며 선대(先代)들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0여개 회사 눈부신 성장 이어가 지난 9일 선친 서성환 회장의 1주기 추도행사를 마친 태평양 서경배(41) 사장이 개성상인 후예들 가운데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서 사장은 태평양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사업이 급성장,지난해 매출 1조 1000여억원에 순이익만 1500여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악의 경기불황으로 대부분의 화장품업체가 두 자릿수의 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화장품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오는 2015년까지 단일 브랜드로 1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 10개를 육성해 세계 10대 화장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에 차 있다. 사무기기의 대명사 신도리코 우석형(48) 회장도 개성상인 2세 경영인이다.우 회장은 지난해 매출 5143억원,영업이익 619억원을 올릴 정도로 창업자 고 우상기 회장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돈을 외부에서 빌려 본 적이 없는 ‘무차입 경영’의 기록도 유지하고 있다.우 회장은 “일본,미국,영국 등 외국의 파트너 기업들과 구축된 글로벌 신뢰관계를 통해 세계 시장에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송상인의 기개를 자랑했다. 개성상인이 세운 대표적인 기업인 한일시멘트의 고 허채경 회장의 후예들도 능력있는 경영인들로 인정받고 있다.지난 95년 작고한 허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정섭(65)씨가 현재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으로 있으며,3남 동섭(56)씨는 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차남 영섭(63)씨는 일찌감치 독립해 녹십자를 창업했고,4남인 남섭(53)씨는 서울랜드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화장품 임광정(85) 명예회장과 임충헌(63) 회장,동양제철화학을 창업한 이회림(87) 명예회장의 아들 이수영(62) 회장도 개성 출신 기업인들이다. 이밖에 해성그룹 한국제지를 설립한 고 단사천 회장의 아들 단재완(57) 한국제지 회장도 송상의 피를 이어받았다.단 회장은 한국제지를 비롯해 계양전기,한국패키지,해성산업 등 해성그룹을 꾸리며 선친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명성을 날리고 있다. 대한유화 이정호(82) 회장과 이순규(45) 사장,서흥캅셀 양창갑(81) 회장과 양주환(52) 사장,성보화학 윤장섭(82) 회장과 윤재천(60) 사장도 개성상인 경영인들이다. ●자린고비 정신이 성공의 비결 개성 출신 기업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중시한다는 점이다.신용을 중시하고 근검절약을 생활신조로 삼는다는 공통점이 있다.2세 경영인들도 이런 송상의 정신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성실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창업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신도리코를 비롯해 태평양·녹십자·한국제지·한국화장품 등은 부채비율이 50% 이하다.한일시멘트는 선대 허 명예회장의 대를 이어 투명경영을 실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주는 ‘경제정의 기업상’을 96년,9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번째 수상했다. 상단을 조직해 전국을 누빈 개성상인들이 생명처럼 중하게 여긴 것은 신용이다.회사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신용을 잃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더 큰 이익이 돌아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신용을 쌓고 있다. 개성상인들에게 근검은 좌우명이나 다름없었다.아무리 부유한 상인일지라도 가무(歌舞)와 고기굽는 냄새가 담장 밖을 넘어가면 손가락질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개성상인 후예 기업인들에게도 이런 근검 정신이 몸에 배어 일상화됐다. 개성상인들은 업종전문화 차원에서 일단 한 가지 사업을 정하면 최고에 이를 때까지 한 우물만 판다는 점도 공통점이다.이것 저것 돈이 된다 싶은 사업에 무조건 뛰어드는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한 가지 업종에만 역량을 집중한다. 동양제철화학은 50년대까지만 해도 광산과 시멘트업체,서울은행 등을 소유했으나 대부분 정리하고 30년 이상 공업용 기초화학 제품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화학공업의 조미료’라 불리는 소다회를 비롯해 기초화학제품에 몰두하고 있다. 태평양은 향수 전문 회사 빠팡 에스쁘아,두발용품 회사 아모스,화장품 포장지를 만드는 태신인팩 등 계열사대부분이 화장품과 관련된 회사들이다.한국화장품과 한일시멘트도 창업 이래 30여년간 화장업과 양회업에만 전념해왔다. 복사기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프린터가 주력 사업이 된 신도리코도 사무기기라는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우 회장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 풍부한 자금력 때문에 숱한 투자제의를 받았지만 사무기기의 디지털 네트워크 사업에만 매진했다. 개성 출신 기업인들의 강한 결속력과 네트워크도 특징이다.50·60년대 개성 출신들이 창업하는 기업에는 대부분 개성 출신 주주들이 참여할 정도로 강한 단결력을 갖고 있었다. 녹십자는 60년대 초 개성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을 만큼 개성 기업인들의 구심점이 됐다.이북5도민회 중 개성 사람들만 유일하게 ‘송도’라는 소식잡지를 발간해 올 정도다. 개성시민회와 송도고등학교 등을 통해 개성상인 정신을 물려 받은 2세들에게도 부친 세대의 두터운 유대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주말매거진 We/훌쩍 떠나볼까-땅끝

    땅끝선착장(갈두항)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에 올랐다.족히 1㎞는 될듯한 가파른 길.잘 정돈돼 있지만 쉼없이 올라가니 제법 숨이 차다.전망대 아래 계단 옆의 예쁘장한 화강암 조각에 새긴 고은 시인의 ‘땅끝’이란 시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땅끝에/왔습니다./살아온 날들도/함께 왔습니다./저녁/파도 소리에/동백꽃 집니다.’ 지난 한 해.가슴속 뭉쳐있던 응어리 풀어내 땅끝 앞바다에 모두 흘려보내고,희망의 새해를 맞자는 의미가 아닐까. 여명속 땅끝 앞바다는 회색빛이 돈다.멀리 흑일도와 백일도,그 뒤의 동화도,소화도가 어렴풋이 거무스름한 윤곽을 드러낸다.하늘이 서서히 붉어진다.그러나 일출의 장관을 고대하던 이들의 기대와 달리,홍시빛 해는 살짝 얼굴을 내밀기가 무섭게 하늘을 덮은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다.꼭 해가 거꾸로 지는 것 같다. 다음 행선지는 삼산면 두륜산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고찰 대흥사.고즈넉한 산사를 거닐며 새해의 희망을 구체화해보자.땅끝마을에서 승용차로 30분쯤 걸렸다. 대흥사는 백제 무령왕 14년 신라승려인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본래 대찰은 아니었으나 조선 선조때 서산대사의 가사와 발우를 받은 뒤 사세가 번창해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를 배출하며 선교 양종의 대도량으로 자리잡았다.당시 서산대사는 금강산에서 입적하면서 제자인 사명당에게 ‘재난이 미치지 않고 오래도록 더럽혀지지 않을 곳’이라며 해남 대흥사에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사찰 왼쪽 구역에 자리잡은 대웅전을 시작으로,지붕과 건물의 맵씨가 경쾌한 천불전,선조가 서산대사의 공을 기려 사액을 내린 표충사를 둘러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표충사 뒤편 굵직한 감나무에 진홍빛 홍시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나무 아래서 올려다보니 새파란 하늘 한가득 홍시가 박혀 있는 것 같다.새들이 겨우내 먹을 양식거리를 남겨놓은 모양이다.산사의 넉넉함이 느껴진다. 감나무에서 눈을 떼니 주장자를 어깨에 걸친 스님 좌상이 앞을 막는다.한국 차에 관한 명저 ‘동다송’(東茶頌)을 쓴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1786∼1866)의 동상이다.선사는 대흥사에서 수행하며 한국차의 정신과 맛을 중흥시켰다. 바다가 가깝고 안개가 자주끼는 대흥사 주변은 좋은 차가 자라기 알맞은 기후 환경을 갖춘 덕택에 다성(茶聖)까지 배출한 한국차의 성지가 됐다. 이곳에서 차 이야기를 하자면 다산(茶山) 정약용 선생이 빠질 수 없다.선생이 ‘다산’이란 호를 얻은 것도 해남 바로 옆 동네인 강진땅에서 보낸 귀양살이를 할 때다.그는 도암면 만덕리에 다산초당을 지어 기거하며 만덕산 아래 백련사의 혜장 스님(1772∼1881)에게 차를 배우고 호도 받았다.초당에서 다산은 추사 김정희,초의선사와 교우하며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강진군 도암면의 다산초당은 대흥사에서 30분쯤 걸렸다.다산유물관 앞 주차장에서 산 중턱에 자리한 초당까지는 800m 정도. 동백나무와 소나무,낙엽송이 빽빽하게 들어선 길을 15분쯤 걸어 올라가니 단아하고 소박한 초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산은 18년간 이곳에 머물면서 목민심서,흠흠신서,경세유표 등 500여권의 저서를 집필했다.초당 왼쪽으로는 제자들의 거처인 서암(西庵)이,오른쪽으로는 다산이 첫 거처로 초막을 짓고 집필에 열중했던 동암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몇걸음을 옮겨 산등성이에 서니 강진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가족이 그리울 때면 다산이 찾던 곳으로,지금은 강진군이 천일각이란 정자를 세워놓았다. 천일각과 동암 사이 오솔길 입구에 ‘백련사 800m’란 작은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다산 선생과 혜장 스님이 교우를 위해 수시로 오가던 길.부지런히 걸으니 10여분 만에 백련사에 닿는다. 대흥사와 달리 자그마한 산사다.제법 큰 불사가 진행되고 있는 듯,여기저기 펼쳐진 공사 때문에 어수선하다.절 아래와 좌우로 동백숲이 울창하다. 백련사 동백숲은 고창 선운사 못지 않은 동백 명소.지난 며칠간 강추위가 이어진 탓인지 동백꽃이 드문드문 피어 있다.백년사는 신라 말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절 아래 강진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선다원’(禪茶苑)이란 찻집이 자리잡고 있다. 작설차나 솔잎차도 내고,다기(茶器)도 판매한다.따사로운 햇살이 유리를 통해 실내로 가득 퍼진다.차탁(茶卓) 앞 방석 위에 정좌하고 앉아 솔잎차를 시켰다. 차와 함께 생감과 떡·강정을 내오는데,출출한 나들이객에게 간식으로 그만이다.찻값은 3000원.은은한 정취의 산사 찻집에서 향긋한 솔향을 마시며 멀리 강진만을 내려본다.새해를 맞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해남·강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어떻게 가나요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빠져 2번 국도,13번 국도,813번 지방도를 차례로 갈아타면 해남 땅끝마을에 닿는다.서울서 승용차로 6시간 정도 걸린다.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나주IC에서 빠져 13번 국도를 타고 영암을 지나 2번,18번 국도,813번 지방도를 차례로 타야 한다. 승용차를 몰고가지 않으면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해남시외버스터미널(061-534-0881)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간 뒤,일반버스를 타고 땅끝마을이나 대흥사로 가면 된다. 광주에서 땅끝까지 운행되는 버스도 수시로 있다.해남군 문화관광과(061-532-8942),강진군 문화관광과(061-433-4116). ●숙박 땅끝마을에 라메르관광모텔(061-534-8686),비치모텔(061-534-1033),땅끝민박(061-533-6389) 등 여관과 민박이 많다.대흥사 아래에도 기와집 형식의 전통여관인 유선여관(061-534-6005),두륜각(061-535-0080) 등 여관이 꽤 있다. ●달마산과 미황사 시간이 허락된다면 해남 남단의 달마산(489m) 및 그 아래 자리잡은 미황사에 가보자.달마산은 해남군 남단에 치우쳐 긴 암릉으로 솟은 산.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은 설악,태백을 지나 두륜산,대둔산을 넘어 내려오다가 13번 국도가 지나는 닭골재에 이르러 잠시 주춤한 뒤 급격한 암릉으로 변화하는데,바로 달마산이다. 이 암릉은 달마산 정상(불썬봉)을 거쳐 도솔봉을 지나 땅끝전망대가 서 있는 갈두산에서 그 기세를 갈무리한다. 병풍처럼 두른 달마산 암릉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사찰이 미황사다.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인도에서 경전과 불상을 실은 돌배가 사자포구(지금의 갈두항)에 닿자 의존 스님이 향도 100명과 함께 그것을 소의 등에 싣고 가다가 소가 지쳐 멈춘 곳에 절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반도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절로,이 때문에 불교의 남방 유입설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절 마당에 서면 고색창연한 절집 뒤로 송곳같은 암릉이 병풍처럼 둘러친 풍광이 볼 만하다.미황사~불썬봉 왕복코스가 가장 짧은 코스로 2시간 30분쯤 걸린다. ●해남·강진 맛기행 패키지 해남 땅끝마을∼대흥사∼강진 다산초당∼백련사∼영랑생가∼완도 코스로 짜여진 코스로,해남 용굴해물탕,강진 명동식당의 한정식,완도 산호정의 해물 한정식,목포 호산회관의 갈낙탕 등을 맛볼 수 있다.특급호텔인 목포관광호텔 및 완도 씨사이드호텔에서 묵는 2박3일 코스가 29만원.옛돌여행 (02)-2266-0220. ●꼭 맛보세요 강진은 한정식,해남은 해물탕이 유명하다.우선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 강진공설운동장 앞의 ‘청자골 종가집’(061-433-1100)은 품위와 맛을 함께 갖춘 명가로 인정받는 집. 돼지고기 편육,데친 꼬막,더덕 양념구이,붕어찜,전어회,산낙지,참숭어알,홍어찜 등 온갖 요리와,손수 담가 지하 저온 창고에 보관한다는 돈배,토하 등 각종 젓갈,2년 정도 숙성시킨다는 묵은 김치 등이 더해진다. 광주에서 전통한옥 한 채를 고스란히 옮겨와 4년간 지었다는 식당은 특히 맛과 함께 옛 사대부의 풍류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잘 어울린다.4인상 기준 8만원,10만원,15만원짜리가 있다. 강진읍 남성리의 ‘해태식당’(061-434-2486)은 다양한 요리에다가 겨울철엔 메생이국이 별미로 나와 손님을 끈다.강렬한 맛은 최대한 없애고 담백한 고유의 맛을 내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이밖에 강진읍 터미널 옆의 ‘명동식당’(061-434-2147),강진읍 남성리의 ‘흥진식당’(434-3031)이 음식 잘하기로 꼽히는 집이다. 음식은 1인 기준으로 1만 5000∼3만원.음식 가짓수가 많아 1인,2인상은 차리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미리 확인해 보아야 한다. 해남읍 수협 인근의 ‘용궁해물탕’(061-536-2860)은 이미 명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곳. 서울과 부산에도 분점이 생겼지만 역시 해남 원조의 맛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들이 많다.주인 황점이씨는 손수 새벽 2시에 일어나 목포,완도 등 스무군데가 넘는 수산 시장을 누비며 신선한 재료를 구입한다. 무와 멸치를 2시간쯤 푹 고아낸 육수에 꽃게,새우,낙지,조개 등 10가지 이상의 해산물을 넣고 끓인다.해물에서 우러나는 시원한 맛을 살리기 위해 된장과 조미료는 절대 넣지 않는다고. 냄비별로 3만원(2인분),4만원(3∼4인분),5만원(5∼6인분)짜리가 있다.
  • 배구 V-투어/삼성 신치용감독 V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 감독이 죽마고우이자 맞수인 김호철 감독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신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5일 목포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V-투어 2차대회 남자부 A조 경기에서 김 감독의 현대캐피탈을 3-0(25-23,25-14,26-24)으로 이겼다.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두 감독은 이날 지도자로서는 처음,선수 생활 이후 21년 만에 맞대결을 펼쳤다.21년 전 신 감독은 한국전력에서,김 감독은 금성통신(현 LG화재)에서 각각 세터로 활약했다.이날 아침 이들은 유달산에 오른 뒤 목욕을 함께 하는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신 감독이 이날 내놓은 카드는 부상에서 회복한 ‘월드스타’ 김세진(13점)과 2년차 파이터 이형두(19).김 감독은 새내기 듀오 이선규(8점)와 박철우(7점)로 맞불을 놓았다. 1세트부터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다.삼성은 김세진의 틀어때리기와 이형두의 오픈공격을 앞세워 후인정의 노련한 터치아웃 작전과 이선규의 블로킹으로 맞선 현대에 근소하게 앞서갔다.24-23으로 몰린 김 감독은 단신의 이호와 권영민을 빼고 장신 블로커를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이에 질세라 신 감독도 센터 박재한을 투입해 높이로 맞섰다.삼성의 재간둥이 세터 최태웅은 현대의 블로커들이 주시하지 않은 단신 석진욱에게 마지막 공격 기회를 줬고,석진욱은 터치아웃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들어 현대는 삼성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이선규의 속공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김 감독은 어깨가 무거워진 송인석 대신 장영기를 급히 투입했지만 혈로를 뚫지 못했다.현대는 블로킹에 맞고 떨어지는 공조차 살려내지 못한 반면 삼성 선수들은 직접강타도 받아내며 세트를 거푸 따냈다. 그대로 물러설 김 감독이 아니었다.김 감독은 고교생 ‘거포’ 박철우를 3세트에 투입했다.경북사대부고 졸업 예정으로 ‘제2의 김세진’으로 불리는 박철우는 선배들보다 한층 높은 고공강타와 백어택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이선규의 이동공격까지 터져 18-15로 앞서나가 세트를 따오는 듯했다. 그러나 신 감독은 체력이 떨어진 김세진 대신 장병철을 내세웠고,장병철은 화답이라도 하듯 19-21로 뒤지던 상황에서내리 3점을 올렸다.이형두는 오픈 공격과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목포 이창구기자 window2@
  • 이동건·한지혜 ‘낭랑18세’ 주연

    KBS2가 월화드라마 ‘그녀는 짱 후속’으로 새해 1월19일부터 방송하는 ‘낭랑 18세’의 주인공으로 탤런트 이동건과 한지혜를 캐스팅했다. ‘낭랑 18세’는 안동 사대부가의 할아버지들이 한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해야 하는 엘리트 검사와 비행 소녀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 이동건은 안동 권씨 가문의 종손인 혁준,한지혜는 고교를 졸업하고 종가의 며느리가 되는 정숙을 연기한다.
  • 특허청, 발명장학생 482명 선발

    특허청은 23일 한우찬(19·한양대 1년)씨 등 발명장학생 48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올해 처음 마련된 발명장학생에는 한씨가 대학부,김선민(17·홍익사대부고 2년)군과 김세진(15·송탄중 3년)군이 각각 중·고등부 최우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 [씨줄날줄] 선영시위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은 자기 조상을 공경하며 살아왔다.자기존재의 뿌리에 대한 관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문화적 전통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기독교와 합리주의 사상을 이어받은 서양에서는 조상은 단지 추모의 대상일 뿐이다.그러나 유교적 전통을 지닌 동양에서는 조상은 신과 동격이 되며,숭배의 대상으로 섬김을 받는다.죽은 조상을 섬기는 의식이 바로 제사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제사는 먼 옛날 천재지변이나 질병,맹수의 공격 등을 막기 위한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한다.그것이 동양에서는 조상숭배 사상과 유교 문화가 결합돼 각 가정마다 제사를 드리게 됐다.예서(禮書)에는 “제왕은 하늘에 제사 지내고,제후는 산천에 제사 지내며,사대부는 조상에 제사 지낸다.”고 돼 있다.온 세상을 다스리는 제왕에게는 천지가 절대자이고,한 지역을 다스리는 제후에게는 산천이 절대자이며,일반인들에게는 조상이 절대자라고 보는 것이다.그만큼 조상은 하늘신이나 땅신에 비견되는 영구불멸의 신격을 지니고 있다. 진실로 자기 존재를 고맙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돌아가신 조상 섬기기를 살아 계신 조상 모시듯’(事死如事生) 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조상 앞에 나설 때는 생사를 불문하고 한 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이를 소홀히 하는 것은 결국 자기를 부정하는 것이며,사람 대접을 제대로 받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그것이 우리의 법도이며,서양도 부러워하는 우리만의 문화적 전통이다. 요즘 정치인들의 조상을 모신 전국 곳곳의 묘소들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묘소 앞에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 반대 귀신 신위’라는 지방을 써놓거나,‘자손의 매국적 행위를 막아주시고…’ 등의 내용이 담긴 제문을 읽으며 제사를 드린다고 한다.이른바 ‘선영(先塋)시위’다.조상을 모시는 곳이 선영 아닌가.농민들의 다급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성스러워야 할 제사를 투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니 부끄러울 뿐이다.이제 조상 묘를 파헤치는 일도 머지않은 것 같다. 염주영 논설위원
  • 産資장관 이희범/靑 “몇몇 장관 사의 표명”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부안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문제와 관련,사표를 낸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후임에 이희범(사진) 서울산업대 총장을 임명했다. ▶프로필 2면 윤진식 전 장관 외에 일부 장관들도 연말 개각을 앞두고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산자부에서 무역·산업정책·통상·자원분야를 두루 거친 데다 조정능력도 있어 거의 원점으로 간 부안문제를 맡아서 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이 장관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서울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그래서 지역(대구·경북)과 이공계를 배려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찬용 보좌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몇 명의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개각은 경질하는 경우도 있고,본인이 사퇴하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늙은 화가의 마지막 생애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 그려/5년만에 소설집 미불 출간 앞둔 강석경

    “제 문학적 탐구는 예술가와 삶의 본질 찾기 두 가지예요.늙은 화가를 소재로 한 ‘미불(米佛)’은 예술가란 무엇인가를 통해 자기를 탐구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입니다.” 중편 ‘숲속의 방’으로 극단으로 치닫던 시대정신을 비판해 화제를 모은 중견작가 강석경(52)씨가 99년 ‘내 안의 깊은 계단’에 이어 5년 만에 장편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계간 ‘세계의 문학’ 겨울호로 연재를 마치고 내년 초 민음사에서 출간할 예정인 그를 7일 만났다. ‘미불’은 법명이 미불인 자유주의자 이평조 화백이 마지막 삶을 예술로 불태우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룬 ‘예술가 소설’.그의 작품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번 작품의 농염한 표현,특히 미불이 젊은 여인 진아와 주고받는 성희를 묘사한 장면이 ‘강석경 작품인가?’라고 놀란다. “미불의 예술세계는 에로티시즘이에요.그는 성(性)을 통해 고양되고 예술의 영감을 느끼는 인물이지요.유교와 기독교문화의 영향으로 동서양에서 성(性)을 억눌렀지만 성이야말로 삶의 본질이자 기원 아니겠어요.” 그래서 작가는 ‘작정하고’ 에로틱한 장면을 깔아넣었다.‘소녀경’‘카마수트라’ 등을 탐독했고 관련 기사나 춘화도도 참고했을 정도다. 이야기 도중 작가는 작품에 얽힌 사연도 들려주었다.소설의 앞부분은 15년 전에 썼는데 주제가 너무 희미해 접어두었다.그러다 3년 전 힘든 일이 있어 허덕이다가 ‘끊임없이 찾아오는 삶의 고통을 넘기는 지혜를 예술가를 통해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묻어둔 원고가 생각났다.원고지 뭉치는 물론 동서양 미술을 공부한 깨알같은 메모장도 발견했다. 작품에서 ‘색’과 인도 이야기가 생생하게 숨쉰다.아마 작가의 전공(조소과)과 인도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에로티시즘과 색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수묵 중심의 기존 동양화는 인격 수양 등 정신세계에 비중을 두는 사대부문화의 그늘이 짙어요.회화의 본질은 그게 아니라 색입니다.몸과 마음은 물론 삼라만상을 색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철학을 반영해본 것이에요.” 황홀한 원색은 작품 속에서 경주에 사는 작가의 몸의 일부가 된 황룡사,처용도,에밀레종 등으로 꽃핀다.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미불을 빌려서 그림을 그린다.“소설 속 그림의 색깔을 내기 위해 색깔 실험도 하면서 맛을 더했습니다.” 미불에게 화가로 되살아나게 해준 인도는 강석경의 모든 것이기도 하다.89년 처음 접한 인도는 ‘획일적 사회’에 지친 그를 사로잡았고 그 감동은‘인도기행’‘세상의 별은 다,라사에 뜬다’ 등을 낳았다.작가는 곧 그 ‘정신의 자궁’속으로 갈 계획이다. “내년에 에세이집 ‘경주 산책’(가제)과 중단편집을 낸 뒤 ‘긴 휴식기’에 들어갑니다.인도 남부 공동체 마을 오로빌에 들어가려고요.자기 나름의 이상향을 찾아 나선 이들이 자급자족하면서 살아가는 곳인데 짧게는 1∼2년 혹은 영원히 머물지도 모릅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은 작품에도 스며있다.“예술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집을 벗어나려 하고 끊임없이 자기를 부수기 위해 출가하려 합니다.애벌레가 고치 속에 갇혀 있는 한 결코 비상할 수 없으니까요.” 인도에서 글은 안 쓸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물론 써야죠.”라고 말했다.벌써 그의 발길은 인도로 향한 듯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삼국 풍만 고려 우아 조선 요염/그림으로 본 시대별 한국 미인

    한국의 고전적인 미인상이 삼국시대 ‘풍만형’에서 고려시대에는 ‘우아형’,조선시대에는 ‘요염형’으로 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미의 기준은 남성의 욕구에 따라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억압을 받기도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홍선표 교수는 3일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이 ‘한국인의 신체관’을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한국 미인화의 신체 이미지’라는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고려 불화,조선의 풍속화 등을 검토해보면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고대에는 훤하고 퉁퉁한 여성에서 고려 때는 아담하고 품위있어 보이는 여성으로 옮겨갔다.”고 밝혔다.또 “조선시대부터는 정감적이고 염요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이 미인으로 여겨졌는데 조선 후기 유흥과 향락의 주체가 사대부에서 중인으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노골화되었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특히 “고전적 미인상은 16∼18세 나이의 성적 생식능력이 생기기 시작하는 ‘소녀’를 ‘진미인(眞美人)’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미모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보는 쪽의 감성적 느낌을 중심으로 자연의 주술력이나 신체미에 비유해 형용했던 것 같다고 홍 교수는 설명했다.그는 “맑고 선선하면서 가늘고 긴 눈과 붉고 작은 입술,흰 피부,좁은 어깨,가늘고 유연한 허리 등이 미인의 조건이었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
  • 새달 개막 배구 V - 투어/현대·LG·대한항공 “타도 삼성”

    다음달 20일 개막하는 슈퍼리그(V-투어 2004)를 앞둔 배구계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침체일로를 걷던 배구가 살아날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파동’이 마무리된 데다 팀마다 삼성화재의 독주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화끈한 배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침몰하던 현대캐피탈의 ‘구세주’로 등장한 김호철 감독은 “특정팀의 독주 때문에 배구가 재미없는 게 아니라 이를 방치한 다른 구단이 팬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며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팀내 불화로 은퇴 직전까지 갔던 방신봉 후인정 이호 등 고참 선수들은 김 감독 부임을 계기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대학 최고의 센터 이선규(한양대)와 고교생 최대어 박철우(경북사대부고)를 영입해 사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달 실업대제전에서 ‘거포’ 이경수를 앞세워 삼성을 꺾은 LG화재도 재간둥이 세터 손장훈(한양대)을 데려왔고,노장 김성채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어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역시 인하대를 대학최강전 우승으로 이끈 레프트 장광균과 장신 세터 김영래(193㎝)를 영입해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거센 도전에 직면한 삼성은 그러나 아직 최강의 전력을 자랑한다.김세진과 신진식이 부상에서 회복된 데다 최태웅 장병철 석진욱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김호철 감독과 죽마고우인 삼성 신치용 감독은 “무엇보다 다른 팀들의 투지가 무섭다.”면서 “오랜만에 배구코트에 불꽃이 튀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 이런 책 어때요/ 악기(樂記) 외

    악기(樂記) 이영구 엮음 자유문고 펴냄 고대 중국,특히 주나라 때 악(樂)은 예(禮)와 더불어 정치상 매우 중요한 개념이었다.예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했다면,악은 인심을 감화시키는 구실을 했다.공자 또한 예와 악을 매우 중시했다.공자시대에는 시·서·예·악이 사대부의 필수교양이었고 후에 주역과 춘추가 추가돼 6경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예기’의 ‘악기’편 전문을 비롯, ‘여씨춘추’‘시경’‘서경’‘효경’ 등 중국고전에 실려 있는 음악론을 골라 묶은 것.부록으로 팔일무(八佾舞,나라의 큰 제사 때에 64명의 악생이 8렬로 정렬해 추던 춤)의 춤사위가 실렸다.1만 2000원. 이산 열국지 최이산 옮김 신서원 펴냄 한학자인 저자가 텍스트 자체의 번역에 초점을 맞춰 새로 펴냈다.주나라가 이방민족인 견융에 쫓겨 낙양으로 도읍을 옮긴 후부터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기까지 550년 간의 춘추전국 시대가 배경이다.노자·공자·맹자·상앙·한비자·장자·손자·오자서·진시황 등 숱한 인물들이 난세를 헤쳐나가는 이야기다.원저자는 명나라말기의 문장가인 풍몽룡.‘삼국지’가 사실상의 주인공인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죽고 나면 읽는 재미가 반감되는 반면 ‘열국지’는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완수하는 절정에서 막을 내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전12권 각권 1만원. 짜르의 마지막 함대 콘스탄틴 플레샤코프 지음 / 표완수·황의방 옮김 중심 펴냄 1905년 5월27일,유럽중심의 현대세계는 막을 내렸다.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가 유럽의 열강을 물리친 것이다.이날 일본은 당시 세계 제1의 육군국이자 제2위의 해군국인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쓰시마 해협에 수장시킴으로써 러·일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었다.이 승리로 일본은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반면 러시아는 혁명의 불길에 휩싸이게 됐으며,결국 볼셰비즘의 제국으로 발전했다.이 책은 레판토,트라팔가,유틀란트,미드웨이 해전과 함께 세계 5대 해전의 하나로 꼽히는 쓰시마 해전에 대한 본격 연구서다.1만 8000원. 세계를 매혹시킨 반항아 말론 브랜도 패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 정영목·고명섭 옮김 푸른숲 펴냄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근육질의 비천한 노동자 코왈스키로 나와 특유의 웅얼거림과 야수적 즉흥연기를 선보임으로써 신인간형의 등장을 선언한 배우 말론 브랜도.‘워터프런트’의 일자무식 노동자 테리 멀로이,‘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이방인 폴,‘대부’의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지옥의 묵시록’의 광기에 찬 커츠 대령 등 그는 영화를 통해 수많은 초상들을 만들어냈다.하지만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했다.특히 할리우드의 탐욕과 위선,협잡에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다.브랜도의 내면을 밝힌 평전.1만 4000원. 길 위의 천국 이지상 지음 북하우스 펴냄 터키는 수많은 문명과 종교의 지층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동서양의 다리’다.그 지층을 한 꺼풀 벗기면 약 500년간에 걸친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흔적이 나타나고,기독교 초기 유적지와 1000년에 걸친 동로마 제국의 기독교 문화가 드러난다.더 깊이 들어가면 알렉산더 대왕,페르시아,트로이 전쟁의 흔적이 보이며 기원전 20세기 무렵 철기문명을 일으킨 히타이트 족의 유적도 나타난다.맨 밑바닥에는 인류 초기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자리잡고 있다.이런 것들이 바로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가 터키를 인류의 보물창고라 부르는 근거다.1만 3800원.
  • 재수생 ‘웃음’ 고3 ‘울상’

    6일 2004년도 수능 시험 성적을 가채점해 본 고3 수험생들은 점수가 낮아져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나 2005학년도에 대입제도가 바뀌는 점을 감안한 듯 재수는 않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일선학교는 진학지도가 안개속을 헤매게 될 것으로 보고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재수생들은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고3생,“언어·과탐 어려워” 자연계 학생들은 과학탐구에서 점수가 너무 많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340점대의 광남고 신소진(18)양은 “과탐에서 10점,언어에서 4점 정도 떨어졌고 영어는 5∼6점 정도 올랐다.”면서 “전체적으로 다른 때와 비슷하다면 시험을 잘 본 편이고 보통은 조금씩 떨어진 분위기”라고 전했다.320점대의 광양고 김시민(18)군도 “9월 모의고사에 비해 과탐에서 7점 정도 떨어졌고 언어 점수도 낮게 나왔다.”면서 “다른 친구들도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문계 학생들은 언어 점수가 떨어져 울상을 지었다.370점대의 공주사대부고 이용수(18)군은 “언어영역에서6점 정도 떨어진 탓에 9월보다 5점가량 낮아졌다.”면서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고 330점 정도 수준인 상위권 학생들 가운데는 30∼40점 정도 떨어진 친구들도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수는 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평소보다 20점 정도 떨어졌다는 류호진(18)군은 “2005학년도에 입시 제도가 바뀌면 더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낮춰서라도 대학을 가겠다.”고 말했다. 창덕여중 김화중 교사는 “지난해에는 재수를 하겠다고 상담하러 오는 학생이 반에 10명이 넘었지만 올해는 2,3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재수생들,“익숙한 문제 많아” 재수생들은 인문·자연계 모두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반응이었다.370점대의 자연계 조윤형(20)씨는 “지난해보다 30점 올랐는데 최상위권은 조금 떨어진 반면 상위권은 점수가 20점 정도 오른 것 같다.”면서 “과탐은 점수가 떨어졌지만 언어는 어렵지 않아서 많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인문계 최진안(19)군도 “지난해보다 25점 정도 올라 360점을 넘을 것 같다.”면서 “언어는 조금 떨어졌지만 수리,영어,사탐 등에서 익숙한 문제가 많아 점수가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강남 대성학원 박경환 차장은 “인문계는 7점 정도,자연계는 13점 정도 올랐다.”면서 “수학과 영어가 쉬워 최상위권보다 상위권에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재수생 유리한 수능,공교육 논란 가열 우려 이화여고 배철희 교사는 “인문계는 언어,자연계는 과탐에서 많이 떨어졌는데 주력과목에서 점수가 잘 안 나오다 보니 더 실망하는 것 같다.”면서 “공부하는 순서가 보통 내용을 배우고 범위를 넓힌 다음 응용하는데 당연히 재학생들은 응용,즉 요령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수생이 유리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려학원 유병화 실장은 “재학생들은 시큰둥하고 재수생들은 기분이 좋은 상태”라면서 “재학생들은 내신 위주의 공부를 하다 보니 수능의 유형이나 난이도를 쫓아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유 실장은 “재학생들의 점수가 자꾸 떨어지다 보니 공교육이 점차 설 땅을 잃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점수가 떨어진 학생들도 혼자만 떨어진 것이 아니니 성급히 실망하지 말고 심층면접과 논술을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 이유종 유지혜기자 douzirl@
  • 이런 책 어때요 / 예술과 패트런

    다카시나 슈지 지음 / 신미원 옮김 눌와 펴냄 이탈리아의 도시국가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는 패트런(patron)이라 불리는 귀족들과 교회의 문화적 취향이 빚어낸 산물이다.500년 전 당시 여러 귀족가문이 경쟁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고 사랑한 덕분에 오늘날에도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곳곳엔 각종 예술품들이 가득하다.우리나라 또한 예부터 왕실이나 사대부의 후원 속에 뛰어난 예술품이 제작됐다.안평대군의 후원 없이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존재할 수 있었으며,표암 강세황의 사랑 없이 김홍도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르네상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 후원의 역사를 다뤘다.1만 6000원.
  • 시·그림 어우러진 ‘응축된 수필’/三佛 김원용 10주기 문인화展 25일부터 서울 가나아트센터

    삼불(三佛) 김원용(1922∼1993)은 흙에서 나 평생을 흙 속에 담긴 역사를 연구하다 흙으로 돌아간 한국 고고미술사학의 태두다.그는 자신의 유해를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 뿌리도록 해 마지막까지 고고학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는 삼불의 10주기.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삼불 김원용 문인화’전이 25일부터 11월16일까지 열린다.문인화는 전문 직업화가가 아닌 시인이나 학자 등 사대부 문인들이 여기로 그린 그림을 총칭하는 말.그림의 기법이나 세부적인 묘사에 얽매이지 않고 그리고자 하는 사물의 내면이나 화가의 의중을 표현하는 사의(寫意)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이번 전시에는 인물·산수인물·산수·동물·화조·어해(魚蟹)·화훼·묵죽·묵란 등 다양한 주제의 문인화 60여점이 선보인다. 삼불은 일상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화폭에 담았다.무엇을 그리든 그 속에는 그의 사상과 철학이 녹아 있다.그것은 그림의 여백에 남긴 문구를 통해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자유로운 필치로 씌어진 글들은 그림의 의미를 한층 분명하게 밝혀준다.시와 그림이 어우러져 서화동체(書畵同體)를 이루는 삼불의 그림은 그런 점에서 일종의 ‘응축된 수필’이요, ‘형상화된 수필’이다. 전시작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전해준다.조그만 서안(書案)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옆모습을 그린 ‘초탈속진(超脫俗塵)’은 자화상의 성격이 강하다.여백에 쓰인 글에는 세상의 티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이 잘 드러나 있다.‘먼 객지에서’란 제목의 작품에는 네 그루의 소나무 옆에 자리잡은 작은 초가집에 선비 한 사람이 그려져 있다.자신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여백에는 “서가에 쌓인 천권의 고서,집밖에 소나무를 스치는 맑은 소리,책상 위에 놓인 향로,한 항아리의 술이면 그밖에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어 올곧은 선비의 학구적인 생활과 청정하고 검박한 삶을 엿보게 한다. 문인화가로서 삼불은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소나무와 대나무,난초를 즐겨 다뤘다.‘대나무 안되는 것은’이라는 작품에는 “대나무 안되는 것은 나 사람 못되어서인가”라고 씌어져 있다.그림의 격조를 그것을 그린 사람의 인품과 연관짓는 문인화가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준다. 게를 그린 ‘해빈일해(海浜一蟹)’는 손녀의 돌을 맞은 감회를 담아낸 그림.“인생은 바닷가의 한마리 게와 같구나.망망대해를 대하면 오직 두려운 생각뿐이네.”라는 글귀에는 다가올 인생살이의 고단함을 우려하는 혈육의 정이 담겼다. 개구리는 삼불의 그림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삼불은 왠지 개구리를 자주 그렸다.그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유수즉영(有水則泳)’이란 작품에 씌어진 글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물이 있으면 헤엄치고 흙이 있으면 걸으니 그 행세함이 발을 씻는 선비와도 같다.”는 내용.삼불은 개구리에게서 선비의 도를 본 게 아닐까. 삼불은 생전에 ‘나의 인생,나의 학문’등 세 권의 수필집을 냈고 두 차례 문인화 개인전을 열 정도로 다재다능한 선비였다.전통적인 지필묵연(紙筆墨硯)의 문방사우를 쓰는 삼불의 그림에서는 누구든 글씨와 그림이 어우러져 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를 발하는 진정한 문인화의 멋을 느낄 수 있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
  • 영화 ‘스캔들’ 4일만에 110만… 흥행기록 행진/30·40대 관객과 ‘염문’

    이재용 감독의 멜로사극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제작 영화사 봄)의 흥행 열기가 극장가를 녹일 기세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가 첫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 불러모은 전국 관객은 112만 5661명(서울 42만 2513명).개봉 첫 주에 100만명을 넘기는 최초의 한국영화가 됐다. 올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살인의 추억’으로 전국 510만명이다.최종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다.그러나 적어도 이번 주말로 최단 기일에 전국 200만명을 넘긴 한국영화로 기록을 경신할 것은 확실하다.영화사측은 “평일에도 매일 전국 13만여명의 관객이 꾸준히 든다.개봉 2주 만인 주말까지는 전국 250만명을 가볍게 넘길 것 같다.”고 했다. ‘스캔들’의 폭발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프랑스의 인기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한 ‘스캔들’은,방탕한 선비 조원(배용준)과 명문가의 정실부인 조씨(이미숙)가 정절녀 숙부인(전도연)을 유혹하는 사랑 게임을 그린 영화.무엇보다 큰 흥행포인트는 사극의 오랜 편견을 깨는 현대적 형식의 접근이다.왕실·정치·권력·당쟁 등 사극의 고정소재들을 과감히 털어내는 대신,정절녀·바람둥이·요부·숫처녀·순진남 등을 영화를 끌어가는 캐릭터로 등장시켜 요즘 관객들의 감수성에 딱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영화사 봄의 변준희 마케팅 실장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조선 사대부가의 추문(醜聞)을 화면으로 끌어들인 낯선 시도가 젊은 관객들을 흡입한 듯하다.”면서 “톱스타 배용준,전도연이 대역 없이 과감히 노출연기를 한 것도 눈길을 끈다.”고 분석했다. 처음 기획 때 영화사가 노린 주요관객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여기에 에로 드라마의 현대적 접근 방식을 간파한 10대 후반∼20대 초반의 관객들이 ‘덤’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것도 흥행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칫 진부해 보일 멜로사극을 세련된 느낌으로 끌어올린 건 뭐니뭐니해도 강렬하고 화려한 화면.‘정사’때부터 이재용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패션디자이너 정구호씨가 전체 미술을 책임지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맡았다.세트에서부터 의상,자잘한 소품까지 그가 직접 제작했다.제작비 50억원 가운데 무려 20억원을 ‘보여 주는 것’에 투자했다. 며칠 전 부산영화제에서 영화를 봤다는 석지혜(25·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씨는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색감의 화면이 감칠맛나는 대사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고 호평했다.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며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관객은 “능청스러운 호색한으로 변신한 배용준의 연기가 놀라웠다.”면서 “지금까지의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아기자기한 전통소품들도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장르적 실험도 관객층을 확대시키는 데 주효했다.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화(造花)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압권”이라며 “멜로·에로·코미디 등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장르들이 두루 섞여 있다.”고 짚었다. ‘스캔들’의 흥행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영화사측은 “‘살인의 추억’‘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올해 흥행작들과는 달리 관람등급이 18세 이상으로 제한된 것이 불리한 변수”라면서도 “30,40대 중년팬들의 움직임이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며 ‘뒷심’을 자신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녹색공간] 전국토의 명당화에 대한 기대

    최근 풍수에 대한 나의 회의가 깊어졌다는 고백은 이미 한 바 있다.그런데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그와 함께 내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여러가지 이유가 떠오르지만 그 중에 그럴 듯하게 여겨지는 것은 풍수적 삶에 대한 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풍수는 나의 삶을 이끌어왔던 뿌리였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그 뿌리가 뽑힐 위기에 부딪혔으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테고,그러니 건강에도 이상이 생겼으리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어떤 모임에서 그 문제를 끄집어냈다.청중의 반응은 그저 무덤덤할 뿐이었다.건강이 나빠진 이후 강연은 극구 삼가오던 터이지만 주최자와의 친분 때문에 도저히 거절할 수 없어서 참석을 했고 그런 마음으로 현재의 내 심정을 솔직히 얘기했던 것이다.그 분들이 내 강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그렇다면 그 이유는 그 분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풍수적 삶이란 근심과 걱정이 없는 안온한 터를 찾아 공동체가 더불어 잘 살아보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이다.그런 공자님 말씀 같은 주장에 동조하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그런데 그런 삶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기에 그런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와서 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다.그렇다고 오늘의 이 참담한 환경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실로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개발론자와 그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루뭉술하게 설득한답시고 “서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한다.말인즉 옳으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사람들은 안다.이 쪽도 일리가 있고 저쪽도 일리가 있다고 말하면 양시론자가 되고,반대의 경우라면 양비론자로 매도당한다. 어느 한쪽 편에 서게 되면 당연히 싸움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나같이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데다가 남 앞에 서기를 몹시 꺼리는 사람들은 이도 저도 아니고 그저 한 발짝 물러서서 방관자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그러면 지식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비겁한사람이라고 욕을 한다. 본래 풍수적 삶이 지향하는 바는 바로 그런 싸움이 없이 평안하게 살자는 것이라고 나는 이해해왔다.그런데 어느 편에든 서서 싸우라고 한다.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세상에 태어나서 사대부로 살아가기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고 말한 것은 실학자 이중환이다.사대부는 못되고 그저 글줄이나 쓰면서 생업으로 삼는 나같은 서생은 병이 나서 칩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자들은 주장한다.우리는 이제 옛날 풍수에서 말하던 명당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명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그리하여 전 국토를 명당화하자고.풍수를 고리짝에서 꺼내어 학문적으로 소개한 것이 당신이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옳은 말이다.이제 건강이 추슬러지는 대로 그 일에 매달려 봐야겠다.그래봐야 책상물림의 공상이란 비난을 들을 가능성이 높지만 내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심각하게 전국토의 명당화 방안을 찾아봐야겠다. 최 창 조 전 서울대 교수 풍수연구가
  • 자랑스러운 공주사대부고인

    류삼현(柳三鉉·사진) 한국중부발전㈜ 감사는 3일 김학원(金學元) 자민련 의원과 함께 ‘올해의 자랑스러운 공주사대부고인’에 선정됐다.
  • [맛 에세이] 마음과 정성을 담는 그릇

    식탁의 그릇이 음식을 담는 단순한 용기 차원을 넘어 부(富)를 대변하는 상징물이 된 것은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명가 메디치 가문이 식탁에 내놓은 은식기와 그릇들이 유럽의 파티문화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이래 오늘날 소위 명품 그릇들로 이어지는 그릇 역사의 출발점이랄 수 있다.우리나라도 그릇과 식탁의 명품은 있었다고 봐야할 듯하다.관요의 도자기로 짜여진 임금님 수랏상은 12첩 반상,사대부집 반상은 최고 9첩 반상이 최고의 상차림으로 여겨졌다.예나 지금이나 그릇이 집안의 부를 상징하는 도구였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동소이하다. 식문화가 발전하면서 그릇은 음식의 품위를 높이고,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장식물로 각광받고 있다.과거 부의 상징이었다가 현재에는 관리와 손질이 어려워 등한시되었던 ‘방짜 그릇’ (일명 놋그릇)도 이젠 고급 한정식집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주인공이 되었다.백화점의 그릇 매장에 진열된 명품그릇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국내에도 외국 명품 그릇들이 즐비하게 들어와 있다.핸드 페인팅 기법으로 고전적인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로열 코펜하겐,그리고 샤넬과 루이뷔통에 이어 세계3대 패션 브랜드로 알려진 에르메스가 테이블 웨어 상품에 진출하면서 차 주전자 하나에 60만원을 웃도는 제품들도 심심찮게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명품 브랜드를 들고 나온 회사도 눈에 띈다.대표적인 예로 광주요를 들 수 있다.전통 유약과 기법을 발전시켜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런 그릇의 이미지를 창출,세계적 인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애써고 있다. 이제 그릇 하나에도 명품이란 이름이 따라 다닌다.경제침체에 이어 태풍 수재민들이 시름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요즘,명품 그릇들이 창고에 쌓일 시간이 없다는 것은 정말로 씁쓸한 일이다.하지만 그에 앞서 사람의 마음 됨됨이가 명품이 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비싼 그릇이라고 해도 찬장의 진열품밖에 쓸모가 없는 게 아닐까? ‘움직이지 않는 경제인’이라고 불리는 일본의 갑부 노인들의 집안에는 오랜 시간 잘 보관하고 소중히 사용해온 옛날 그릇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있다.세월이 변해도 값어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바로 역사이다.그들이 지닌 해묵은 그릇이야말로 진품이고 명품이란 생각이 든다. 소위 명품이라는 비싼 그릇을 식탁에 올려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그렇지 않을 것이다.투박한 질그릇이라도 마음과 정성을 담으면 충분히 명품이 될 수 있으리라.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三 國 志 창극으로 재탄생

    중국 후한조 말기에 황건적의 난으로 천하가 어지럽자 촉나라의 유비는 관우·장비와 형제의 예를 맺는다(도원결의).제갈공명이 천하에 둘도 없는 현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유비는 모사로 초빙하려고 관우·장비와 찾아가나 두번이나 헛걸음친다.세번째 청한 끝에(삼고초려) 제갈공명을 맞이하니 위·촉·오 세 나라의 정립시대가 열린다. 위나라의 조조는 강남을 평정하고자 백만대군을 이끌고 나서는데 신출귀몰한 공명은 불과 삼천명의 군사로 선봉부대를 무찌른다.이어 조자룡은 유비의 장자 이두를 품에 안고 조조의 백만대군 속을 뚫고 나오고,장비는 장판교에 단기로 버티고 서서 천둥같은 호령으로 겁에 질린 조조군을 물리친다.한편 공명은 오나라로 건너가 손권과 주유에게 조조와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도록 유도한다.드디어 벌어진 적벽강 싸움에서 주유는 공명이 동남풍을 빌어준 덕택에 조조의 백만대군을 불화살로 공격하여(火攻) 전멸시킨다.관우는 화용도에 매복하여 도주하는 조조를 사로잡지만,옛 은공을 상기시키며 목숨을 구걸하는 조조를 살려보낸다. ●판소리 ‘적벽가' 29일부터 국립극장 무대에 “도원이 어디인고 한나라의 탁현이라,누상촌 봄이 들어 붉은 안개 빚어나고…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의맹(義盟)을 정하는데… 의형제는 한 날 한 시에 죽기로써… 도원결의를 이루었구나.” 판소리 ‘적벽가’의 도입부다.그대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관우·장비의 ‘도원결의’대목이다.이 ‘적벽가’를 국립창극단이 ‘삼국지 적벽가’라는 이름으로 29일부터 10월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최근 다시 불고 있다는 ‘삼국지 열풍’의 덕을 보겠다는 작명(作名)일 것이다.물론 ‘적벽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일깨워주겠다는 충정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삼국지’는 우리 국민 가운데 읽은 사람이 읽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을 지도 모른다.‘삼국지’에서도 삼고초려,장판교싸움,주유진영,남병산,주유흉계,연환계,적벽대전,오림산곡,만세유전 등 재미있다는 10개 장면만 들어낸 것이 ‘적벽가’다.그런데도 ‘적벽가’가 아직 제대로 한번 창극화된 적이 없다는 사실부터가 놀랍다. ●힘찬 남성소리·장대한 스케일… 공연 어려워 1985년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단순히 역할을 나눈 분창(分唱)형식으로 공연했고,지난해 ‘전통 창극 다섯바탕뎐’에서 30분짜리 도막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 전부라고 한다. 무엇보다 영웅호걸들의 이야기인 만큼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가장 호방하고 힘찬 남성적 소리가 ‘적벽가’다.기교보다는 힘과 무게·깊이가 한꺼번에 필요한 ‘서슬’이 있는 소리를 소화하기 어려워 완창 무대도 최근에야 조금씩 선을 보이고 있다. 주연급 역량을 지닌 남성 소리꾼이 여럿 있어야 하지만,현실은 남성 소리꾼 자체가 많지 않다.나아가 극의 대부분이 전쟁 장면이어서 장대한 스케일을 요구한다.적벽대전부터가 수백척씩의 배가 적벽강에서 맞붙는 장면으로,무대화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그런 만큼 국립창극단이 ‘삼국지 적벽가’를 무대에 올리는 것도 역량의 축적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적벽가’는 송광록-송우룡-송만갑을 거쳐 박봉술로 이어진 동편제와 박유전-정응민-정권진으로 이어진 강산제,유성준에서 나온 정광수 바디 서편제와 정춘풍-박기홍-조학진을 거친 박동진 중고제 등이 대표적이다. ●옛말투 많아 현대 정서에 맞게 손질 이 가운데 박봉술이 이어받은 ‘송판 적벽가’는 소리가 곧고 박진감이 넘치는 등 원형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삼국지 적벽가’는 이 송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1989년 타계한 박봉술 명창은 국립창극단에서 소리를 가르치면서 김경숙 명창에게 ‘적벽가’를 물려주었는데,이번 공연도 김 명창이 지도하고 있다. 여기에 정회천·조영규·박성환으로 이루어진 편극위원회는 사대부들이 즐겨 찾았다는 ‘적벽가’는 한자와 옛말투가 많아 소리를 다치지 않는 범위안에서 오늘의 정서에 맞도록 고쳤다.3시간 30분이 걸리는 시간도 도창(導唱)을 없애는 등 2시간으로 줄였다. 연출은 김홍승이다.오페라연출가로 유명하지만,국악고등학교 출신으로 음악적 뿌리는 우리 것이다.유비는 최영길,완전히 성격이 다른 제갈량과 장비를 김학용과 우지영이 번갈아 맡는 것도 관심거리.조조에는 왕기석과 그의 제자인 젊은 소리꾼 남상일이,관우에는 주승현과 윤석안이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조자룡은 1985년에도 같은 역할을 맡았던 윤충일이 다시 맡는다.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주말과 공휴일 오후 4시.(02)2274-3507∼8. 서동철기자 dcsuh@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