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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조의 의문사 추적, 민중 미스터리 추격

    정조의 의문사 추적, 민중 미스터리 추격

    18세기 조선을 살았던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의 ‘목민심서’(牧民心書)가 행정의 달인으로서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또 다른 저서 ‘흠흠신서’(欽欽新書)는 그가 영민한 검사이자 지혜로운 판사였음을 확인시켜준다. TV에서는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으로 극화되고, 영화에서는 최근 개봉한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됐다. 문학이 빠질 수 없다. 공교롭게도 똑같은 제목의 팩션 소설 두 권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 ●한문학자 강영수, 인터넷에 이미 연재 한문학자가 쓴 소설 ‘조선명탐정 정약용’(강영수 지음, 문이당 펴냄)과 역사전문 소설가가 쓴 ‘조선명탐정 정약용’(왼쪽·이수광 지음, 산호와진주 펴냄, 전 2권)이다. 굳이 시간 순서를 따지자면 이수광의 정약용이 먼저 출간됐다. 다만 강영수의 정약용은 인터넷에 이미 1년간 연재한 작품이기에 선후를 가리기 쉽지 않다. 강영수 역시 동양고전문학연구회 자문위원, 여해역사문제연구소 기획위원 등을 맡고 있는 학자지만 여러 권의 역사 소설을 펴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두 작품은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정약용에 똑같이 접근하면서도, 다루는 사건 자체를 달리 한다. ●역사소설가 이수광, 시대상 ‘생생히’ 이수광은 조선 시대 여러 미스터리 사건들을 해결하는 정약용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조선 후기 사회상 및 백성들의 생활상이 생생히 되살아난다. 반면 강영수는 끊임 없는 독살설과 병사 등이 따라다니는 정조의 죽음을 뒤쫓는다. 정조의 개혁 동지 정약용을 앞세워 18세기 후반 조선 사대부와 정조의 권력 쟁투가 실감나게 그려진다. 얼마 전 검찰이 사건 결과를 발표하며 ‘흠흠신서’를 인용했듯, 정약용이 남긴 가르침은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약용은 말했다. “법이란 천하에 공평한 것이다. 법관이 올바르게 판결을 내리면 임금이라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라고.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창경궁서 전통혼례 치르고 경복궁서 궁중연희 즐긴다

    조선 궁궐에서 1박 2일 숙박할 수 있다. 결혼식도 올릴 수 있다. 문화재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살아 숨쉬는 5대궁 만들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우선 체험상품이 늘어난다. 4월부터 창덕궁 낙선재·통명전·환경전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는 ‘궁궐에서 1박 2일 체험 프로그램’이 생긴다. 5월과 11월 두 달 동안에는 창경궁 통명전과 양화당에서 전통 혼례를 치를 수 있다. 옛 사대부 가문의 전통혼례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방식이다. 아직 구체적인 신청 절차는 나오지 않았다. 창경궁 통명전에서 이뤄질 ‘조선의 임금이 되다’는 외국인을 겨냥한 야심작이다. 올 상반기 상품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명품 관광상품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왕과 왕비 옷을 입고 가마를 탄 채 궐안을 둘러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문화행사도 늘어난다. 덕수궁에서는 4~10월 야간공연이 상설화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공연단체에도 장소를 개방한다. 경복궁 경회루에서는 5~6월 전통 궁중연희가 열린다. 가을부터 유료화할 방침이다. 창덕궁은 아예 ‘달빛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야간 관광상품을 특화한다. 조명을 근사하게 비추고 미니청사초롱 등 기념상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덕수궁 중화전을 개방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창덕궁 인정전을 개방한다. 덕수궁에 이어 경복궁은 봄·가을 두 차례 야간에 개방하고, 창경궁은 봄꽃이나 가을단풍 때 일정 정도 밤에도 문을 연다. 이르면 5월부터 경복궁 수정전·함화당·집경당, 창덕궁 연경당 선향재, 덕수궁 중명전·정관헌 등 각종 전각들을 학술대회나 전시회,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의 회의 장소 등으로도 대여할 방침이다. 드라마 ‘대장금’ 분위기를 타고 경복궁 수라간 복원 작업에도 착수한다. 문화재청은 궁궐 훼손 등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점을 감안해 외부 용역을 통해 구체적 이용 기준 등 매뉴얼을 만들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 대통령이다/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 대통령이다/김종면 논설위원

    감사원장 자리가 비어 있다. 개각설도 나온다. 또 인사 회오리가 몰아치지는 않을까. 이제부터라도 지난 인사의 잘못을 따져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망각 모드다. ‘처갓집 청문회’니 뭐니 난리를 치고도 언제 그랬냐는 듯 태평하다. 투기의혹 등으로 일부 여당의원조차 외면한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소통의 진정성이 읽힌다. 한데 그 전화 정치의 알맹이가 고작 ‘공직 부적절’ 인물에 대한 부탁이라니….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에 초당적 협조를 구한다든가 하는 것 같은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누가 뭐가 되든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서민의 삶은 달라질 것이 없다. 그럼에도 마치 자기 일이라도 되는 양 공직인사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층이 바로 서민이다. 가진 게 많은 이들은 도리어 무관심하다. 진정 서민과 친한 정부라면 마땅히 인사 정의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거창한 지사형 인물을 바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의 도덕적 자질만 좀 갖춰 달라는 것이다. 한번 낙마했으면 다음에는 더욱 엄정한 잣대로 후보를 뽑고 청문을 거치게 해야 한다. 그런데 거꾸로다. 앞선 자의 낙마가 오히려 인사 장애를 넘는 지렛대 구실을 하니 ‘당한’ 쪽만 억울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청문회는 한갓 구경꾼이나 불러 모으는 푸닥거리가 아니다. 잘못을 지적받으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낙마가 또 다른 낙마의 방패막이가 되는 현실은 부당하다. 공정사회가 아니다. 안정적인 국정운영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읽는 일은 더 중요하다. ‘그들’만의 인사에 국민은 분노한다. 상처 입은 맹수처럼 독이 올라 있다. 잘못된 인사로 인한 불신의 병이 국가의 건강을 얼마나 좀먹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회전문 인사도 할 때는 해야 한다. 국가에 꼭 필요한 인재라면 언제든 불러 다시 쓸 수 있다. 그러나 분리 수거를 할 때도 꺼림칙하지 않은 재활용품(recyclables)만 따로 골라 쓰는 법이다. 그런 물건이 흔한가. 왜 길을 두고 뫼로 가려 하나.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다. 새로운 인사의 변경을 개척하려 흔쾌히 나서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스스로 쳐놓은 울타리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자폐적’ 인사관부터 극복해야 한다. 고질화된 인사 난맥이 누구 탓인가. 어떤 이는 참모가 쓴소리를 못한다고 질타한다. 누가 있어 한 번이라도 자리를 걸고 죽을 힘을 다해 극간하는지는 알 수 없다. 세종대왕은 간행언청(諫行言聽)했다고 한다. 간하면 행하고 말하면 들어줬다는 얘기다. 지금은 애써 간하는 사람도 없는 듯하니 뭘 기대하겠는가.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려 사과했느니 안 했느니 논쟁을 벌이는 수준이니 딱한 노릇이다. 옛 사대부들은 자신의 능력 부족을 절감할 때는 물론 어쩌다 비판의 도마에 올라 조정을 시끄럽게 하기만 해도 그게 부끄러워 스스로 물러나길 고집했다고 한다. 조선 선비의 전형이라 할 퇴계 이황도 일흔아홉 차례나 임금에게 사직을 청했다지 않는가. 온갖 허물을 부여안고도 창피한 줄 모르고 자리만 탐하는 요즘 세태와 어찌 이리 다른가. 그야말로 사직상소가 그리운 세상이다. 천산지산할 것 없다. 다시 대통령이다. 곡재아(曲在我), 잘못은 내게 있다는 그런 자성의 마음 한 조각만 살아 있어도 인사가 이토록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집권 4년차, 시간은 누구 편인가. 이제 인사로 승부해야 한다. 인사로 통합해야 한다. 나의 붓 대롱으로 보는 허공이 하늘의 전부가 아니다.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하라. 낙점의 유혹을 떨쳐 버려라. ‘나쁜’ 인사 하나 때문에 어렵사리 쌓아올린 공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새 감사원장 인사에서는 정말 일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제발 그 지긋지긋한 인사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풀기 바란다. 아직도 국민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jmkim@seoul.co.kr
  • [부고]

    ●이호섭(현대건설 건축사업부 차장)길섭(부광약품 부팀장)씨 부친상 정만화(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정세철(사하구청)씨 장인상 19일 부산보훈병원, 발인 22일 오전 5시 (051)601-6792 ●박효수(진보물산 대표)씨 부인상 연미(아시아경제신문 경제부 기자)연기(예당엔터테인먼트 대리)씨 모친상 하태웅(삼성전자 과장)씨 장모상 2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2)3410-6903 ●이상기(선일아이티씨 대표이사)씨 모친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2)3010-2265 ●송기욱(자영업)지영(심평원 이의신청부 과장)씨 모친상 손수현(세계일보 편집부 차장)박성찬(한솔건설 차장)김도균(영신스테인레스 대표)씨 장모상 20일 김제 새만금장례식장, 발인 22일 오전 9시 (063)548-8400 ●정재동(전 경북대사대부설초 교장)씨 별세 걸진(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법진(KT 수성지사 부장)경진(동일기술공사 부사장)원진(SRD코리아 이사)씨 부친상 윤경정(사업)류정기(〃)씨 장인상 20일 대구 모레아장례예식장, 발인 22일 오전 9시 (053)801-9999 ●최규윤(한국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서비스본부장)씨 장인상 20일 서울 원자력병원, 발인 22일 오전 5시 (02)970-1550 ●류기태(대구 서구의회 의원)씨 별세 20일 대구의료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53)560-9570
  • 김영길 한동대 총장 대교협 차기 회장에 내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영길(72) 한동대 총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 이기수 회장은 다음 달 말 고려대 총장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교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김 총장은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공대,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RPI공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거쳐 1978년부터 1995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에 임명됐다. 작고한 김호길 포항공대 초대 총장의 동생인 김 총장은 현재 대교협 부회장 및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직을 함께 맡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찰대 입시는 보험용?

    ‘경찰대학교 합격은 보험용?’ 해마다 경찰대에 합격한 학생 30~40명이 등록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학생 가운데 이른바 ‘명문대’ 정시모집에 앞서 치러지는 경찰대 입시를 ‘보험용’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21일 경찰대 등에 따르면 63대1의 경쟁률을 보인 2011학년도 경찰대 입시에서 전체 수석은 1000점 만점에 800.3점을 받은 김한송(18·부산국제고)양이 차지했다. 차석은 789.38점을 얻은 구다예(18·공주사대부고)양이다. 여학생이 수석과 차석을 차지한 것은 경찰대에 여학생 선발이 시작된 1989년 이후 처음이다. ●정시 앞서 복수지원 많아 하지만 김양과 구양은 정시에서 모두 서울대를 지원할 계획으로, 합격할 경우 경찰대 등록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체 수석을 차지한 합격자도 경찰대에 등록하지 않았다. 경찰대 관계자는 “매년 합격자의 30~40명이 정시 합격 등을 이유로 등록을 포기한다.”면서 “지난해 56대1에 비해 올해는 경쟁률이 더 높아졌음에도 등록 포기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경찰대에 들어오더라도 경찰관의 꿈보다는 사법고시나 행정고시에 매달리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이다. 경찰대 관계자는 “시험과목과 유사한 과목을 배우고 등록금도 무료라는 점 등을 이용해 사법고시 등을 준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졸업생 고시합격 후 이직도 졸업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1985년 이후 올해 10월까지 국가고시에 합격한 경찰은 모두 78명으로 경찰대 출신이 76명이다. 이 가운데 43%(34명)가 경찰을 떠났다. 특히 최근 5년간 사법연수원을 졸업한 9명과 행시 합격자 3명 등 12명은 모두 경찰 제복을 벗었다. 문제는 등록금과 기숙사비는 물론 책값과 품위유지비까지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은 이들이 합격하자마자 경찰을 떠난다는 점이다. 한 경찰관은 “경찰대 합격자의 자질은 좋아졌지만 그만큼 경찰관에 대한 확고한 직업관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고발(KBS1 오후 10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입기만 해도 자체적으로 열이 난다는 발열 내복을 착용해 본 소비자들로부터 발열 효과가 없고, 소재 자체에서 냉기가 돌아 내복으로써의 기능을 못 한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착용했을 때 얼마나 따뜻함을 느낄까. 과대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일부 판매업체들의 그릇된 상술을 취재한다. ●희망릴레이 일자리 119(KBS2 오전 11시 20분) 실내건축 내장재 생산업체 ‘예림임업’은 건물의 내부에 설치되는 문, 문틀, 몰딩, 마루 등의 건축 내장재들을 생산, 판매한다.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오며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건강한 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예림임업’에서 생산 관리 분야의 인재를 모집한다. ●공감 특별한 세상(MBC 오후 6시 50분)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이미숙씨. 그녀의 집안엔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집 안 벽면에는 그녀의 손길을 거쳐 입양된 아이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새로운 가정을 찾게 될 때까지 따뜻한 가족이 되어주는 고마운 엄마 이미숙씨의 위탁모 이야기를 들어본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오후 8시 50분) 열여섯살 보미는 왜 집을 나간 것일까. 가출 후 돌아오지 않는 딸을 찾아 헤매는 한 엄마의 안타까운 이야기. 휴대전화도 두고 집을 나선 보미, 엄마는 딸의 유일한 흔적인 휴대전화를 들고 딸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딸의 흔적을 좇을수록 엄마는 혼란스럽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딸의 진짜 모습이 낯설기만 하다. ●최고의 교사(EBS 오후 8시) 서울사대부여중 ‘캡틴 오 마이 캡틴’ 장홍월 선생님의 토요일은 특별한 행사로 가득하다. 학교에서 1박 2일 동안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숙박 프로젝트와 진로 체험을 위한 대학교 탐방,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정상을 향하는 등산 등 어떤 특별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장홍월 선생님과 서울사대부여중 1학년 8반 학생들을 따라가 본다. ●명불허전(OBS 오후 10시 5분) 2010년 가을 프로야구의 전설, 기록의 사나이, 삼성라이온즈 10번 양준혁 선수가 지난 9월 은퇴했다. 양준혁 선수는 1993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해 프로의 길을 걷게 되면서, 누구보다 화려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야구 인생을 거침없이 걸어온 위풍당당한 양준혁 선수를 만나 야구 인생을 만나본다.
  • [16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오후 10시) 조선시대 서자들의 손발을 묶었던 태종. 태종은 왜 그런 조치를 취했던 것일까. 조선시대 왕과 사대부는 끊임없이 대립했고 서자 문제는 그 대립 요소 중 하나였다. 아비의 자식이되, 집안의 대를 이을 수 없는 아들. 조선의 무수한 집안에서 나온 눈물의 낙인, 서자(庶子). 시대의 불운아였던 조선시대 서자들의 삶을 추적해 본다. ●정글피쉬2(KBS2 오후 8시 50분) USB를 손에 넣었지만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쉽게 열지 못하는 호수. 율이 USB가 열리는 걸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바우는 그녀를 위해 USB를 훔치게 된다. USB를 잃고 낙심해 있는 호수에게 후는 암호를 전하고, 암호가 가리키는 그곳에서 호수는 효안의 죽음과 관련된 중요한 증거물을 발견하게 된다. ●아침드라마 주홍글씨(MBC 오전 7시 50분) 경서의 범행을 입증할 테이프의 행방을 묻는 재용에게 영림은 아직도 자신이 그 테이프를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한편 원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혜란은 화를 내며 영림에게 화장품을 던지고, 영림은 이마에 상처를 입는다. 재용은 영림에게 테이프를 보여달라고 하고, 영림은 당황한다. ●한밤의 TV연예(SBS 오후 11시 15분) 인형 같은 어여쁜 외모와 뛰어난 실력으로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는 손연재 선수가 화보 촬영에 도전해 체조 요정다운 유연한 포즈로 깜찍한 매력을 선보인다. 광저우의 요정, 손연재 선수를 만나본다. 예능, 음악, 교양, 가정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연예계의 일개미 윤종신도 만나본다. ●세계의 교육현장 일본 4부(EBS 오후 8시) 몸에 장애가 있던 아이들은 건강해지고, 건강한 아이들은 더 튼튼해진다. 막대사탕보다 오징어 다리가, 컴퓨터보다 체조가 좋다는 일본의 아이들. 한적한 시골, 한 작은 보육원에서 과학적인 교육 방법을 통해 머리와 가슴, 몸이 고루 튼튼하게 발달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본다. ●아름다운 이야기<보석상자>(OBS 오후 11시 5분) 이혼 가정으로 엄마와 연락이 끊긴 채 아빠와 함께 사는 자매. 폐품 줍는 아빠를 대신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동생의 숙제도 봐주는 하린이는 착한 언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엔 아직 어린 나이. 어버이날마다 엄마가 생각난다는 하린이의 방에는 전하지 못한 카네이션이 쌓여만 가는데….
  • 서울시 음악영재 양성사업 결실

    “제2의 조수미, 백건우를 키워라.” 서울시가 지원하는 ‘음악영재 아카데미’ 출신들이 각종 콩쿠르에서 다수의 입상자를 배출하며 ‘음악영재 양성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윤지환(둔촌초6·작곡)군이 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에서 1위, 신예은(사대부초5·클라리넷)양이 음악저널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19명의 학생이 36개 콩쿠르에서 입상해 관심을 끌고 있다. 13명은 예중, 예고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음악영재 아카데미는 음악적 재능은 풍부하나 경제적 여건 등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 계층 등을 대상으로 건국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음악영재를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 75명이 피아노, 성악, 작곡, 관현악 등 전공 레슨과 예비영재 교육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주 1회 실기레슨 정규교육과정 외에도 여름방학과 토요일을 이용해 테너 강무림, 피아니스트 필립 리처드슨 등 국내외 저명한 음악가들의 마스터 클래스, 오페라 ‘돈 빠스꽐레’,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 ‘발상의 표현’ 수업 등 레슨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감성을 키우는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했다. 또 건국대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나눔의 연주회를 두 차례 갖는 등 인성까지 겸비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75명의 학생은 11일 건국대 예술문화대학 소강당에서 수료식을 갖는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조선시대 이단아를 돌아보다

    야사(野史)에 정사(正史) 못지않은 관심이 쏠리듯, 주인공이 되지 못한 주변인, 특히 사회에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진 이단아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를 끈다. 이언진(1740~1766)은 조선 사회의 이단아로 불린다. 역관 출신의 문인이었던 그는 조선의 근간을 이루는 주자학 외에 다른 학문을 인정하지 않던 당시 사회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천재였지만 중인(中人)이란 미천한 신분 탓에 스스로를 내세울 수 없었던 그는 글쓰기를 통해 신분 차별 없는 새 세상을 펼쳐 보였다. 유교적 봉건사회에 속해 있으되, ‘발칙하게도’ 그 너머 세계까지 사유했던 셈이다. ‘나는 골목길 부처다’(박희병 지음, 돌베개 펴냄)는 이언진에 대한 평전이다. 그가 남긴 글과 그에 대한 당대 문인들의 평가 등을 통해 그의 삶과 사상을 꼼꼼하게 살핀다. 이언진은 1795년 역과(譯科)에 급제해 중국에 두번, 일본에 한번 다녀왔다. 통신사 일행으로 일본에 가 문명(文名)을 떨쳤지만, 조선 사회의 신분 차별과 부조리에 그는 좌절했다. 병약했던 그는 일본을 다녀온 뒤 급격히 상태가 악화돼 27세에 요절하고 만다. 중인이란 신분이 그의 외면을 보여줬다면, 책의 제목은 그의 내면 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는 스스로를 ‘호동’(衚衕)이라 불렀다. ‘골목길’이란 뜻이다. 큰 길, 혹은 주류에서 벗어나 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조 섞인 표현일 터다. 그러면 부처란 뭔가.  “과거의 부처는 나 앞의 나  미래의 부처는 나 뒤의 나.  부처 하나 바로 지금 여기 있으니  호동 이씨가 바로 그.” 이언진이 남긴 시집 ‘호동거실’의 158번째 시다. 얼핏 교만의 극치로 여겨진다. 하지만 저자는 이를 ‘주체성에 대한 확신’이라 평가한다. “자신의 주체성에 대한 확신은 곧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각성에서 비롯되는데, 스스로를 ‘호동의 부처’라고 선언한 이 시만큼 조선시대 새로운 주체의 탄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없다.”는 것. 저자는 이를 ‘저항적 주체’라 부른다. 당시 사회를 지배했던 사대부들의 ‘지배적 주체’의 대척점에 선 개념이다. 저자는 이 같은 이언진의 저항 정신이 25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당시의 체제에 대한 이언진의 담대한 부정의 자세와 그가 보여준 새로운 진리구성의 태도는 후기 근대사회의 온갖 모순과 문제 속에 살고 있는 오늘의 우리로 하여금 현존하는 사회 체제와 삶의 방식을 넘어 어떤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지 근본적 물음을 하게 만든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부고]

    ●배종숙(은광교회 전도사)은숙(부산진구청)종일(서울신문 광고마케팅국 차장)씨 모친상 이창길(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씨 장모상 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31)787-1506 ●김석동(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전 재정경제부 차관)씨 장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2)3410-6915 ●김기일(방배경찰서 정보계장)기순(롯데보험 대리점)씨 모친상 장대용(전 대성테크닉 대표)정회(SK E&S 상무)김동진(인튜이티브메디코프 대표)씨 장모상 6일 경북 상주 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54)536-8104 ●오병현(관세청 서기관)선자(삼성전자 차장)씨 부친상 강정훈(한국전력)정대일(시스곤시스템즈코리아)씨 장인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낮 12시 (02)3410-6914 ●표홍렬(삼성서울병원 교수)학렬(한양사대부고 교사)근영(미국 서던 일리노이대 교수)화영(조선대 교수)씨 모친상 이지연(전 신촌세브란스병원 간호사)박미선(대림대 교양교학부 교수)씨 시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6918 ●최창수(삼성화재 금강대리점장)씨 모친상 박상복(대우증권 해운대지점 부장)씨 장모상 6일 부산 온 종합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51)607-0291 ●임창준(세계일보 편집부국장대우)봉준(전 제주시의원)동준(자원 대표이사)씨 모친상 6일 제주 그랜드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7시 011-698-9425 ●임창진(한일시멘트 부사장)씨 모친상 6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2258-5951 ●신상철(경남대 명예교수)씨 별세 동원(한국암웨이 차장)씨 부친상 이병혁(시네마서비스 대표이사)황영섭(마산 미래치과 원장)박태규(미국 거주·공인회계사)씨 장인상 7일 경남 마산의료원, 발인 9일 오전 9시 (055)249-1402 ●이기욱(사업)기철(수출입은행 팀장)씨 모친상 7일 광명 성애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2689-9053 ●최원영(우성 사장)재영(〃 이사)씨 부친상 장환수(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부장)이지만(미화레미콘 부사장)씨 장인상 7일 부산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51)607-2659 ●심재학(전 동서산업 대표이사)씨 모친상 준보(대법원 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현보(이화여대 교수)성보(한국씨티은행 기업금융그룹 부부장)씨 조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12 ●최상기(미국선급 검사관)중기(선창ITS 상무)씨 모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010-2252
  • 서울 제2사대부고 설립 승인

    서울 제2사대부고 설립 승인

    관악구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낙성대동에 서울사범대학 제2부설고 설립 승인을 받았다고 1일 밝혔다. 구는 현재 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기존 서울사대부고의 이전을 추진했으나 성북구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유종필 구청장의 제안으로 서울대와 서울시교육청, 구청이 서울대 인근에 제2부설고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2014년 3월 낙성대 인근에 문을 열 예정인 제2부설고는 국제학급 6학급을 포함한 학년별 8학급씩 모두 24학급 규모로, 시교육청에서 자율형 공립고를 설립하고 서울대에서 부설고등학교로 지정해 운영한다. 구는 우선 공원시설로 된 학교 신설 예정부지에 대한 도시계획시설(공원→학교) 변경절차를 추진하고, 용도 변경(자연녹지→일반주거지역) 등을 내년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부지매입과 건축설계는 도시계획 변경절차가 완료되는 즉시 서울대학교에서 착수, 내년 12월까지 마치고 2012년부터는 학교 신축공사를 시작한다. 유 구청장은 “서울대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할 제2사대부고가 들어서면 지역 교육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서울 서남권지역의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부고]

    ●이우평(대한항공 상무)우백(서울신문 광고마케팅국 부국장)우광(사업)씨 모친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16 ●유용태(전 노동부 장관)용우(전 SBS아트텍 이사)용기(미국 거주·사업)용구(한국장애인고용공단 충북지사장)씨 모친상 17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258-5961 ●김영규(사업)영섭(〃)영기(LG전자 부사장)씨 모친상 김윤환(사업)곽규영(미림 대표)김영재(화성중앙교회 담임목사)신현식(제주바롯 대표)박은준(선진ENG 부장)씨 장모상 1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2)3010-2230 ●이창우(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전 부산일보 전무이사)씨 별세 정한(대우증권 차장)씨 부친상 김응석(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 노조위원장)이해용(엘리트스포츠 대표)박영우(메리츠금융정보 차장)씨 장인상 16일 부산의료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51)607-2659 ●김기성(한겨레신문 편집국 지역팀 차장)기준(코리아오토글라스)혜정(남양주 현대병원 원무부 대리)씨 모친상 1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31)787-1501 ●유준기(전 총신대 총장대행)씨 별세 양복희(서울 동의초 교사)씨 남편상 유형보(포천스포츠 대표)형수(TRM 이사)은정(백석대 교수)씨 부친상 백운호(센스어패럴 대표이사)씨 장인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8시 (02)3410-6916 ●안림(전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씨 별세 동원(키움증권 전무)동준(고려대 화공과 교수)씨 부친상 황지현(제일모직 통합구매팀장)씨 시부상 17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923-4442 ●빈기덕(부천 영화산업전기)기권(삼성전자 수석부장)향자(상명사대부중 교사)씨 부친상 김승균(자영업)씨 장인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410-6915 ●석균철(우리은행 U뱅킹사업단 부부장)균홍(디오주류·비즈애프앤비코리아 대표이사)씨 부친상 1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9일 오전 6시 (02)3010-2265 ●김홍(전 보건복지부 부이사관)씨 별세 최승희(연세의대 총동창회 사무장)씨 남편상 1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8일 오전 8시30분 (02)2227-7547
  • [서울플러스] 운현궁서 조선 궁중음식전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16~17일 운니동 운현궁에서 ‘제4회 조선시대 궁중음식전’을 연다. 조선시대 궁중음식과 한국전통음식의 철저한 고증을 통해 ‘고종과 순종의 하루 상차림’을 비롯, 궁중의 연회식인 ‘1868년 진찬의궤 고종5년 신정왕후 회갑잔치상’ 등 궁중의 대표 사계절 음식과 사대부가의 혼례음식 등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보건위생과 731-1357.
  • 문체반정의 배후로 지목된 열하일기

    “근자에 문풍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박지원의 죄다.” 정조는 당시 사대부들의 문풍을 어지럽힌 ‘배후’로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지목하고, 연암에게 순정한 고문(古文)체로 글을 지어 올리면 음직을 내리겠다고 회유한다. 그러나 졸지에 어떻게 순수하고 바른 글을 짓겠느냐며, 그것이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는 핑계(?)를 둘러대면서 연암은 끝내 어떤 반성도, 전향도 거부한다. 연암에게 글이란 남을 아프게도 하고 가렵게도 할 수 있는, 한마디로 ‘살아있는 것’이어야 했다. ‘열하일기’는 비장에게 들은 이야기, 하인들과 나눈 대화, 중국 선비들과의 필담 등 온갖 ‘잡다하고 품격 없는’ 글들로 가득하다. ‘허생전’이나 ‘호질’처럼 ‘빵빵 터지는’ 스토리들이 있는가 하면, ‘호곡장’이나 ‘일야구도하기’처럼 사유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철학적 아포리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영민한 정조가 몰랐을 리 없다. 연암의 문체에 함축된 사유의 반시대성을! ‘열하일기’는 정조의 시대뿐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대단히 위험하고 강렬한 책이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 [고전톡톡 다시 읽기](36)박지원 ‘열하일기’

    [고전톡톡 다시 읽기](36)박지원 ‘열하일기’

    “자네, 길(道)을 아는가? 길이란 알기 어려운 게 아니야. 바로 저편 언덕에 있거든. 이 강은 바로 저들과 우리 사이에 경계를 만드는 곳일세. 언덕이 아니면 곧 물이란 말이지. 사람의 윤리와 만물의 법칙 또한 저 물가 언덕과 같다네. 길이란 다른 데서 찾을 게 아니라 바로 이 사이에 있는 것이지. 이것과 저것, 그 사이에서 존재하는 것은 오직 길을 아는 이라야만 볼 수 있는 법.” ●울음,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기쁨의 노래 나는 오늘에야 알았다. 인생이란 본시 어디에도 의탁할 곳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은 채 떠도는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말을 세우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 이렇게 외쳤다. “훌륭한 울음터로다! 크게 한번 통곡할 만한 곳이로구나!” 압록강을 앞두고 연암은 두려움과 설렘에 잠시 머뭇거린다. 책문을 통과하기 전에는 동쪽을 바라보며 집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러다 마주친 드넓은 요동 벌판! 연암은 이곳에서, 아기가 태어날 때 힘차게 울 듯 자신도 한번 시원하게 울어보고 싶다고 한다. 그것은 두려움과 슬픔의 울음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로 들어선 기쁨의 울음이요, 해방감의 통곡이었다. 연암은 당시 사대부들이 의례적으로 가던 길을 가지 않았다. 과거를 보고 관리가 되는 길 대신 친구들과 고금의 일을 토론하고 글을 썼다. 물론, 주어진 길을 거부하는 삶이 녹록하지는 않았다.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뜻하지 않은 비방을 당하기도 했으니 때론 고독하고 때론 우울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던 차, 우연히 삼종 형님을 따라가게 된 중국행. 좁은 조선을 벗어나 광활한 땅을 마주한 연암은 거기서 인간 존재의 미미함과 수많은 길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연암에게 여행은 단순히 견문을 넓히고 타지 풍경을 감상하는 ‘유람’이 아니라 천지 만물과 마주쳐 기존의 세계에 균열을 내는, ‘길 위의 실험’이요 ‘구도의 길’이었다. ●도, 경전이 아니라 똥 덩어리에 있다 “소의 몸뚱이에 나귀 꼬리, 낙타의 무릎에 호랑이 발, 귀는 구름을 드리운 듯하고 눈은 초승달 같고, 어금니는 두 아름이나 되고 키는 한 장(丈) 남짓이며 코는 자벌레처럼 생겼다.” 연암은 생전 처음 본 코끼리를 묘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그 어떤 동물로도 코끼리의 모습을 설명할 수 없었다. 코끼리 하나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앎이라니! 이 ‘낯선 사물’ 앞에서 현기증을 느끼던 연암은 불현듯 어떤 이치를 깨닫는다. 코끼리는 맹수인 호랑이를 코로 때려 잡지만 하찮은 쥐 한 마리 앞에서는 쩔쩔 맨다. 그렇다면 호랑이가 강한가, 쥐가 강한가? 사물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전복시키는 코끼리 앞에서 연암은 ‘만물에 동일한 이치가 있을까?’하는 질문을 던진다. 나의 ‘이치’로 눈 앞에 보이는 코끼리 하나 설명할 수 없는데, 어찌 내가 아는 이치를 천하에 두루 통하는 이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천하의 이치라고 하는 것도 결국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의 이치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이것은 대단히 불온한 의심이었다. 일부종사해야 하는 도리가 있고, 글쓰기의 전범이 있고, 경전 해석에 정통이 있는 조선에서, 그와 같은 ‘당연한 이치’를 의심하는 것은 기존의 질서에 대한 부정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연암의 사유에 틈을 내는 것들은 코끼리처럼 진기한 동물만이 아니었다. 그는 ‘그림처럼 곱게 쌓아 올린 두엄더미’에서도 천하의 제도가 다 갖춰져 있음을 본다. 오랑캐가 다스려도 그들의 삶은 조선보다 훨씬 세련되고 정갈하다. 백성을 다스릴 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중화의 덕과 성인의 도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도탑게 하는 것이다. 이치는 어디에 있으며, 천하의 도는 어디에 있는가? 연암은 말한다. 경전이 아니라 현실에, 저 똥덩어리에 있노라고! ●벗, 나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나 연암은 지기(知己)를 잃은 슬픔이 아내를 잃은 슬픔보다 더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벗을 귀하게 여겼다. 함께 음악을 즐기고, 술을 마시고 토론하며 생각을 나누는 친구는 또 다른 나였다. 중국에 가서도 이런 벗을 사귀어 보리라 다짐한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필담을 시도한다. 그러던 중 심양의 ‘예속재’라는 골동품 가게에서 젊은 장사치들을 만난다. 장사란 하찮은 이문이나 쫓아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암에게 그들은 상업의 이로움을 역설한다. 그런가 하면 열하의 태학에서 만난 중국 선비들과는 우주론에서 윤회론까지 장장 열 네 시간에 걸쳐 필담을 하는데, 여기서 연암은 한족 출신과 만주족 출신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감지한다. 한족과 이민족을 어르고 달래며 통치하는 청나라는 조선이 ‘되놈의 나라’라고 무시할 만한 ‘야만족’이 아니었다. 중원을 차지한 오랑캐들과 싸우려고 해도 그들을 알아야 가능한 것이고, 적수가 안 되니 함께 살 길을 모색하려 해도 우선 그들을 알아야 했다. 연암은 타국의 벗들과 대화하면서 조선에서 외치는 ‘북벌론’이 지식인의 허구적 수사학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나는 나 스스로를 볼 수 없다. 나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건 나의 벗이다! 말 한마디 안 통하는 타국의 지식인들에게 배움을 구하고, 낯선 사물들 앞에서 자신의 사유를 되묻는 연암. 그에게는 세계가 배움의 터전이요, 세상의 모든 것이 벗이었던 셈이다. 여행을 ‘휴식’하고 ‘쇼핑’하고 ‘관광’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연암의 여행은 피곤하기 짝이 없다. 그는 끊임없이 걷고, 만나고, 묻고, 웃고, 생각한다. 연암에게 여행은 이것과 저것 사이로 길을 만드는 사유의 실험이자 ‘미지와의 조우’를 통한 깨달음의 여정이다. ‘열하일기’는 지리적 경계뿐 아니라 사유의 경계를 넘어서는 한 구도자의 ‘환희기’다. 홍숙연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아이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고전 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고전을 재해석한 책 두 권이 나왔다. ‘열하일기’(리상호 옮김, 홍영우 그림, 보리 펴냄)는 연암 박지원의 여행기를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다시 펴낸 것이다. 1950년대 북녘 학자 리상호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최초로 완역했는데 이 번역본을 다시 다듬은 것. 서울사대부고 국어 교사인 서미선씨는 “아이들에게 박지원을 말할 때면 목소리가 높아진다. 멋진 사람을 소개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며 “여러 번 ‘열하일기’를 읽었는데 단숨에 읽어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온전하게 ‘글맛’이 살아 있는 여행기로 박지원을 생생하게 마주 대하는 듯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번역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박지원이 18세기 중국 베이징 일대를 여행하고 남긴 책이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 불리는 ‘열하일기’다. 마부 청대와 마두 장복이, 길동무 어의 변계함, 중국 점방과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등 재미있는 등장인물이 많아 생동감이 넘친다. 베이징 북동쪽의 열하는 중국 황제들의 별장이 많이 있던 곳으로, 온천이 많아 강물이 얼지 않는다고 해서 열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열하일기’의 그림은 ‘21세기 김홍도’라 불리는 홍영우 작가가 그렸다. 사신행차도, 연암과 친구들이 어울리는 그림 등은 전통 기법으로 그린 채색화로 책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1만 2000원.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신병주·이혜숙 지음, 책과함께어린이 펴냄)는 규장각을 다룬 첫 번째 어린이 책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수많은 책을 소개함과 동시에 조선 시대의 투철한 기록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전해 준다. 저자인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학예연구사를 지냈다. 규장각 유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통해 아이들은 기록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작고 사소한 기록들이 쌓여 자신에게 꼭 필요한 역사가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어필, 왕이 목욕하던 온양온천을 보여주는 ‘온양별궁전도’, 조선 시대 외국어 학습서인 ‘노걸대’, 조선을 대표하는 백과사전 ‘지봉유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 규장각의 대표적인 자료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다. 1만 1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부고]

    ●김봉환(전 국회의원)씨 부인상 교원(목사)재원(동부흥산 대표)교숙 교정(숙명여대 교수)교순(건국의대 〃)지은씨 모친상 손경식(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그룹 회장)현재민(카이스트 교수)서정기(서울의대 〃)안서규(경희대 〃)씨 장모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410-6914 ●김학기(한국농업무인헬기협회 부회장)중기(세창화학 대표이사)용기(세창화학 상무)진기(부산항만공사 감천사업소장)씨 부친상 조현호(대원브레이크 대표이사)김승래(한국전력공사 강동지점 부장)씨 장인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410-6916 ●강용모(스포츠월드 체육부 부장)씨 부친상 15일 충남 보령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041)930-5641 ●한사철(케이피엠테크 상무이사)사원(두산동아 차장)씨 부친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02)3410-6918 ●이운호(프로야구 두산 운영본부 부장)씨 장모상 15일 강서 중앙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7시 (02)650-8240 ●김정봉(KBL 경기운영팀 과장)씨 부친상 15일 마산의료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55)249-1403 ●이원조(DLA PIPER 도쿄법률사무소 변호사)원규(미국 거주·사업)원호(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씨 부친상 박영선(민주당 국회의원)성진경 윤미희씨 시부상 14일 서울대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30분 (02)2072-2010 ●안장(덴츠코리아 상무)씨 별세 14일 부산 동아대병원, 발인 17일 오전 10시 (051)256-7015 ●이인원(동작고 교장)씨 부인상 경수(창곡중 교사)낙수(누리엔소프트 팀장)씨 모친상 박철호(동양구조안전기술 실장)씨 장모상 김현숙(에이스회원거래소)씨 시모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010-2237 ●이수임(전 서울사대부고 교장)씨 별세 박찬하(YB파트너스 부사장)강하(LG패션 과장)씨 모친상 14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02)2258-5951
  • 경기도 연휴 문화행사 풍성

    “민속명절 추석을 맞아 온 가족이 문화나들이를 떠나 보자.” 경기도내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추석 연휴기간 다양한 무료 전시,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5일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용인시 상실동 경기도박물관(031-288-5300)은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23일 오후 2~5시 야외 놀이마당에서 ‘추석 세시풍속’ 체험행사를 개최한다. 한복 예절과 차례상 차림을 배우고 떡메치기와 밀떡 부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참가자들과 함께 강강술래, 거북놀이 등 점차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고 절구, 다듬이질, 지게질 등 사라져가는 옛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전시장에서는 경기지역 명가들이 기증한 고문서, 서화, 초상화, 장신구 등 유물을 한자리에 모은 ‘조선시대 사대부’ 특별전이 열린다. 안산시 초지동 경기도미술관(031-481-7000), 용인시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031-201-8500), 남양주시 조안면 실학박물관(031-579-6000)은 추석 연휴기간 휴관 없이 야간까지 무료 개관한다. 경기도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신화 속 장난꾸러기 ‘트릭스터’를 주제로 한 재미있고 기발한 ‘미디어아트전’이 열린다. 실학박물관에서는 ‘다산과 가장본 여유당집’이 전시돼 차례와 성묘를 마치고 온 가족이 함께 둘러볼 만하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유교적 이념·의례 망치는 건 옛 관습에 안주하는 유교인들”

    추석이 다가온다. 시댁의 ‘시’자만 나와도 온몸이 저려 온다는 ‘명절증후군’ 시즌이다. 오랜만에 일가 친척들이 모이는 날이지만, 명절이 즐겁지 만은 않다는 뜻일 게다. 16~17일 서울역사박물관과 경북 안동의 이우당종택에서 한국국학진흥원(원장 김병일) 주최로 열리는 학술대회 주제가 마침 ‘전통 상제례 문화의 현황과 과제’다. 이덕진 창원전문대 장례복지과 교수는 한국적 장례문화를 꼼꼼히 점검한다. 이 교수는 유교적 장례란 기본적으로 양반 사대부 집안 얘기지, 일반인들의 문화는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큰 봉분을 만들고 석물을 놓은 뒤 3년상을 치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었겠냐는 것. 그렇기에 이 교수는 현대에는 소박하게 치를 수 있는 화장이나 자연장이 좋은 방법이라 권한다. 또 원래 수의는 ‘죽음은 또 다른 삶의 시작’이라는 뜻에서 예쁘고 곱게 치장하는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삼베처럼 거친 천을 썼던 것은 예전엔 명주나 모시가 비싸서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설명이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국산 삼베나 중국에서 수입하는 삼베를 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정종수 국립고궁박물관장도 제사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관장은 “옛 예법에 따르면 1년에 제사만 31번 정도는 치러야 한다.”면서 이게 지금 가능하겠느냐고 되묻는다. 특히 아직도 제사는 장남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조선시대도 17세기까지는 재산 상속이 균등상속이었기 때문에 돌아가며 제사를 지냈던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안에 따라서는 이런 얘기를 꺼냈다가는 경칠 노릇인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금장태 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유교식 예법의 뿌리인 ‘주자가례’의 글귀를 빌려온다. 금 교수는 “주자가례에 보면 ‘예법이란 때(時)가 중요한 것이니, 성현으로 하여금 예법을 쓰게 하면 반드시 일체로 옛 예법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단지 옛 예법을 감쇄하여 지금 세속의 예법을 따를 것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내친 김에 금 교수는 한마디 덧붙여 둔다. “유교 이념과 의례를 파괴하는 이들은 다른 종교집단이나 반유교적 개혁론자가 아니라 시대 변화에 적응하기를 거부하고 옛 관습에 안주하는 유교인 자신이다.”라고.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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