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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약이 답이다” 대구 절전운동 확산

    대구의 시민발전소 사업이 절전에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절전운동 확산을 위해 대구시가 대구흥사단,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등과 함께 지역 기관, 단체 등을 대상으로 절전 목표를 정해 놓고 관리하는 것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대구지역 30개 주요 기관이 절전한 실적을 보면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2011년 같은 기간보다 116만의 전력을 아낀 것을 비롯해 롯데쇼핑 대구점 72만, ㈜호텔인터불고 43만, 홈플러스 대구점 39만, ㈜KT 대구법인사업단 35만, ㈜엑스코 27만, 대구은행 본점 25만 등을 절약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나사, 얼음 없는 ‘남극 대륙’ 이미지 공개

    나사, 얼음 없는 ‘남극 대륙’ 이미지 공개

    얼음 속에 숨겨져 있던 남극의 ‘속살’이 벗겨졌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수많은 시간 동안 얼음으로 가려져 있던 남극 대륙의 본 모습을 가상 이미지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얼음을 모두 제거하고 실제 대륙의 모습을 구현해 낸 이 이미지는 나사와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BAS)간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영국 남극조사단 측은 수십년 간 조사한 대륙 암반 지형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나사 측은 아이스 레이저 탑재 항공기와 위성에서 수집된 대륙 표면의 고도와 모양에 관한 자료를 합쳐 이같은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어 낸 것. 나사 고더드 우주 비행 센터 소속 과학자 소피 노비츠키는 “남극 대륙은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빙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면서 “남극의 산맥과 암반 등의 지형을 파악하면 빙상이 바다로 향하는 속도도 측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NA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척후로 나갔던 곽개천은 중도에서 벌어진 사단으로 말래 도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정한조는 돌아온 그를 데리고 북적거리는 도방을 나와 근처의 호젓한 숫막으로 찾아들었다. 내왕이 번다한 술청을 피해 구석진 골방을 골라 그와 마주 앉았다. 엿듣는 사람이라도 있을까 해서 쪽마루로 통하는 지게문을 열고 마당가며 울타리 밖까지 살핀 다음 자못 긴장한 표정으로 귀엣말로 속삭였다. “임자, 내 말을 귀여겨듣게. 방귀 소리라 하더라도 귀 너머로 흘려선 안 되네.” “성님 말씀, 제가 듣고 귀양 보낸 적이 있었습니까.” “내가 가슴속에 넣어만 두고 발설하지 않았던 몇 가지 얘기가 있네.” “말씀만 하시지요.” “첫째는 그 유명한 송파장 쇠살쭈였다는 천봉삼이란 위인 말일세.” 부리를 헐려는데, 곽개천은 냉큼 정한조의 말을 가로챘다. “그놈이 본색을 숨기고 송파장 천봉삼이라고 거짓 둘러대고 있는 줄은 저도 짐작하고 있습니다.” “임자가 눈치채리란 것도 짐작했네. 내가 길세만이나 박원산, 권영동 같은 동무들을 지목하여 십이령 길목에 있는 고샅길이나 토굴 하나도 놓치지 말고 적당들의 동정을 샅샅이 염탐하라고 삼이웃이 떠들썩하도록 북새통을 피운 것은 천봉삼으로 사칭하는 그놈도 눈치채라고 조처한 것일세.” “성님은 어떻게 눈치챘습니까?” “눈치채게 된 것에는 두 가지 까닭이 있었네. 첫째, 그 위인이 궁색한 변설을 늘어놓긴 하였으나, 낙상으로 병색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굴신을 못 하는 주제인데도 우리가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장달음 놓을 궁리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네. 위인이 주렸던 배도 차고 휘지고 마른 뼈에 살이 붙자, 틈만 나면 자취를 감추고 가로새려하지 않았나. 둔적하여 은신한 위인을 찾아낸답시고 우리 행중이 몇 차례나 고초를 겪었지. 둘째, 위인이 적굴에는 조련으로 단련된 7, 80여 명이나 되는 화적들이 기거하고 있고, 화승총 든 놈들만도 얼추 30여 명을 헤아린다고 떠벌렸는데 모두 거짓이지 않았던가. 왜 그랬을까. 우리 상단의 세력이 강건하다 할지라도 감히 적굴에 덧들일 엄두를 못 내게 하려는 술책에서 나온 거짓 발명이 아닌가. 내가 짐작하기로는 적소에는 많아야 30여 명이 기거할 테고, 화승총 가진 놈들도 끽해야 열을 넘지 않을 것이야. 그놈은 흥부장의 해물 저자와 접소의 행상들, 해안의 염호들 동정을 소상하게 염탐하려고 찾아온 염탐꾼이 틀림없네. 심지어 흥부장에서 울릉도로 가는 소금 배들의 해로까지 염탐하려 했을 것이야. 그놈이 우리들에게 보여 준 송파 임소의 척문은 진짜 천봉삼을 잡아 업치고 빼앗은 것일 터. 그 척문을 손에 넣은 뒤 우리의 행적을 찾아 무작정 십이령을 넘다가 낭떠러지 위에서 실족하여 눈밭에 굴러떨어진 것이야. 적소에 있는 산적들의 수효가 궐자의 말대로 30여 명이라면 제아무리 완력 드센 놈이라 할지라도 감히 단신으로 다시 적굴로 숨어들어 제 식솔을 구명할 엄두가 나겠는가. 올곧은 정신 가진 놈이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우리 상단의 도움을 얻어 식솔을 구명하려 했겠지.”
  • 범방위 개혁착수… “우리가 입 열면 검찰총장도 날아가” 반발

    법무부가 토착 권력과 유착돼 비리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범죄예방위원회’(이하 범방위)에 대한 대대적 개혁에 착수했다. 이미 권력 조직화한 일부 위원들이 개혁에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역대 어느 장관도 손대지 못한 범방위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법질서 선진화과(이하 선진화과) 업무보고에서 범방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황 장관은 이 자리에서 “범방위에 대해 외부적으로는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위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사기를 진작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위원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선진화과에서는 구성원의 다양화, 범방위원 공모제 실시 등 다양한 대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하 형정원)도 범방위 개혁을 ‘2013년도 기본과제’ 중 하나로 설정해 올해 10월을 시한으로 연구하고 있어 법무부와의 합동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범방위는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조직의 관리 권한을 갖고 있는 민간 봉사단체다. 민간 차원에서 사법부나 검찰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져 청소년 범죄 예방, 출소자 보호관찰 및 선도 등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위원들이 검사 등의 추천을 통해 위촉되고, 별도의 관리 체계가 없다 보니 지역 검찰 등 권력기관과 유착돼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이 검찰 관계자들과 지역 유지들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하면서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해 주는 등의 비리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난달 10일 대구지법에서는 “검찰에 로비해 주겠다”며 형사사건 피고소인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범방위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개혁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범방위원 A씨는 최근 형정원 한 연구원과의 통화에서 범방위 문제점에 대한 개혁안을 묻는 질문에 “조직(범방위)에 위해를 가하면 우리 네트워킹을 동원해 검찰총장이나 국회의원도 날릴 수 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고 큰소리를 치며 “당신 하나 날리는 것은 시간 문제니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방위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의욕을 잃고 있는 범방위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도 숙제다. 경기 지역의 한 범방위원은 “사비를 털어 장학재단을 만들고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위원들도 많다”면서 “명예직으로 돈도 안 받고 하는 일인데 일부가 전체 문제로 비춰지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자발적인 봉사 조직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오는 14일 전국 검사들을 모아 의견을 수렴하고 조만간 범방위원 워크숍도 가질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전기술 압수수색… 시험성적 승인때 돈받은 간부 체포

    원전 부품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5일 시험 성적서를 승인하는 한전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사 2명과 수사관 30여명을 투입한 수사단은 경기 용인시와 성남시에 있는 한전기술 사무실과 관련 직원 자택 등에서 서류, 컴퓨터 파일 등을 다량 확보했다. 이 압수품에는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된 JS전선의 제어케이블 성능검증 시험 성적서 등을 새한티이피가 위조했는데도 한전기술이 승인한 과정을 보여주는 등 비리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된 자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한전기술의 부장급 인사인 이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씨는 시험 성적서 승인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새한티이피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JS전선의 간부 A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면서 A씨가 지난 1일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바람에 입원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수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발한 내용 외에 새한티이피가 또 다른 원전 부품 제조업체 우진이 신고리 3·4호기에 납품한 조립 케이블 등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모(50) 새한티이피 대표와 문모(35) JS전선 전 직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기고] ‘강한 육군’ ‘멋진 육군’ 기대하며/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기고] ‘강한 육군’ ‘멋진 육군’ 기대하며/김낙회 제일기획 고문

    지난달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한창 고조될 즈음 제1야전군 내에 중요한 축선을 담당하는 최전방 부대 7사단을 방문했다. 나 역시 40여년 전 3사단 백골부대 전방경계초소(GOP)에서 철책근무를 서며 군 생활을 했기 때문에 출발 전부터 설렜다.  헬기로 도착한 칠성 전망대에서 적진을 바라보며 사단장으로부터 작전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적이 먼저 도발하면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지휘관의 설명에서 강한 전투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철책 순찰로를 따라 경계시설도 둘러봤다. 과거 내가 근무했을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보강이 되었는데, 지형이 워낙 급경사에 험악하다 보니 병사들 고생이 심하겠다 싶어 안쓰러웠다. 그럼에도 초소 병사들이 밝고 씩씩하게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GOP부대에 이어 포병부대와 수색중대, 전차부대까지 둘러보면서 산악지역 부대의 열악한 작전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전력 증강, 장병 복지와 관련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노후 장비 문제다. 신형 자주포(K9)와 한국형 전차(K1A1)들이 야전에 배치됐다고 들었으나, 내가 방문한 부대에서는 아직도 수십년 된 105㎜ 견인포와 구형 전차가 운용되고 있었다. 예산 문제가 있겠지만 신형 장비로 조속히 대체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 열악한 생활여건이다. 현대식 막사에 1인용 침대 시설도 있지만 아직도 일부 막사는 수십년 된 벽돌 건물에 침상과 옛날 관물대가 그대로 있었다. 특히 산악지형 특성상 일부지역에서는 물이 귀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을 모아 정화시켜 사용하는데, 겨울이나 갈근기에는 그마저도 모자라 식수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방 격오지 근무 장병들에 대한 사기진작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들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방 근무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인책 강구가 필요해 보였다. 마침 새 정부 들어 신뢰받는 국방과 신나는 병영을 모토로 학습과 문화생활을 병행하는 생산적이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발표하였는데 많은 기대가 된다. 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휘관이 자체적으로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개인별로 군 생활 목표와 인생 목표 설정을 통해 자기계발과 1인 1자격 취득을 독려하고 있고 공부방 ‘골든 브리지’ 설치와 책 200권 읽고 제대하기 운동인 ‘Army Book Start’ 등을 전개하고 있어 병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방부대 방문이 상당히 오랜 기간 군과 인연을 맺은 나로서는 실제적인 현장체험을 하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군 장비 현대화, 전방 부대 내무생활 개선, 그리고 전방부대 근무 장병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성원과 지지,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어진 임무 완수를 위해 “근무 중 이상 무”를 우렁차게 외치던 초병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아른거린다.
  • 60여년 ‘귀환의 꿈’ 꾸는 86세 국군포로

    한 시민단체가 6·25 전쟁 당시 카투사로 복무하다가 북한에 억류된 국군 포로의 귀환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사단법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의 고진광(56) 대표는 지난해 2월을 떠올리면 속이 탄다. 당시 어렵게 생사를 확인한 국군 포로 이모(86)씨를 귀환시키려다 이씨의 건강과 북한당국의 삼엄한 감시 탓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씨의 탈북을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여건이 쉽지 않다. 인추협에 따르면 경북 영천이 고향인 이씨는 경북대에 재학 중인 1950년 6·25 전쟁 발발 당시 미 7사단 카투사로 입대했다. 미국 정부에서 확인한 이씨의 당시 군번은 ‘K1113970’. 하지만 이듬해 포로가 된 이씨는 정전협정 후 북한에서 귀환한 8333명의 전쟁 포로엔 없었다. 유엔군 사령부는 국군 포로와 실종자 수를 8만 2318명으로 집계하고 있지만 북한은 “상당수의 포로가 사망했거나 전향했으며 강제로 억류한 국군 포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전 후 함경남도 북청군에 정착하게 된 이씨는 한동안 국군 포로라는 사실 때문에 당국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남쪽에서 대학을 다닌 덕분에 식료품 공장 실험실에서 일할 수 있었고, 결혼해 딸도 낳아 키웠다. 하지만 60여년이 지나도 이씨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고향은 잊혀지지 않았다. 고 대표는 2011년 6월 이씨의 사연을 평소 친하게 지내던 탈북자 출신 전모(52)씨로부터 접하고 이씨의 귀환을 추진키로 했다. 고 대표와 전씨는 현지 브로커를 통해 이씨를 북청에서 양강도 혜산까지 데려온 후 압록강을 넘어 중국 선양의 한국 영사관에 인도하기로 했다. 인추협은 6개월에 걸쳐 준비했고 이씨의 탈출 비용도 6000여만원에 달했다. 고 대표는 “지난해 2월 24일부터 29일까지 현지 브로커의 도움으로 이씨를 양강도 혜산까지 데려왔지만 고령인 이씨가 당시 다리를 다쳐 몸이 불편한 데다 중국 브로커들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결국 국경을 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체제로 바뀐 뒤 국경수비대의 감시를 강화해 예전보다 탈북이 어렵고 민간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고 대표는 이 같은 사연을 지난 4월 청와대에 진정하고 정부 차원의 노력을 촉구했지만 아직 공식 답변을 듣지 못했다. 그는 “국군 포로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자이기 때문에 가족들과 상봉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우리 정부가 어렵다면 유엔 등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김문이 만난사람] 8월 부산 세계인구총회 국가조직위원장 박은태

    한도 끝도 없는 우주, 그 가운데 묵묵히 하루 종일 혼자 돌아가는 지구가 있다. 수많은 생명체가 그 위에 기대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사계절을 함께 호흡하며 살아간다. 물론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맬서스의 ‘인구론’을 잠시 들여다본다.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자연대로라면 과잉 인구에 따른 식량 부족은 피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해 빈곤과 죄악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마 인구와 자원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0월 지구 상의 인구는 70억명을 돌파했으며 2050년에는 100억명 시대가 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지구 상의 인구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감소하는 나라도 더러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 등으로 몇 년 뒤에는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진단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는 이미 중요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오는 8월 부산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이슈로 한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가 열린다. 21세기 아시아에서는 처음 개최되는 총회다. 8월 26~31일 일주일 동안 전 세계 140여개국의 학자 4000여명이 참가해 총회 사상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가 열린다. 세계 각국이 떠안은 인구 문제와 함께 우리나라의 저출산율로 인한 여러 문제도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 총회를 진두지휘하느라 여념이 없는 박은태 국가조직위원장을 지난달 31일 만났다.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36년 동안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어 나름대로 인구 문제에 관한 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특히 그는 이번 총회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여, 이번 총회의 성격과 의미에 대해 먼저 물었다. “유엔의 지원하에 21세기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되는 역사상 최대·최고의 ‘인구 유엔총회’입니다. 특히 인구 70억명을 돌파한 시점에 열리는 대회여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인류학자 4000여명이 참가 신청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구와 세계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2000여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이래저래 세계 각국에서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이에 따르는 기대 효과 또한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한국과 부산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다. 둘째는 여러 학자들 간 학술 교류를 통해 한국이 직면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타개하는 획기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유엔이 고민하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다산 지역의 영아 및 산모 사망률 증가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진다. 다산 국가들은 과거 한국의 성공 사례였던 가족계획, 산아제한운동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이를 위한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자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박 위원장은 설명한다. 다산 국가 80%, 저출산 국가 20%로 이뤄진다. 이번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되자 다산 국가들이 이 문제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산 국가에서는 매년 영아 50만명, 산모 50만명이 죽어 가고 있으며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산모가 아들을 못 낳으면 석유를 뿌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번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총회 기간 중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특별 세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아·태 지역을 연구하는 권위 있는 학자 35명이 특별 초청된다. 아·태 지역은 세계 인구가 집중돼 있으며 다양한 인류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 세션에서 한국의 저출산 문제, 통일 이후 한반도의 인구 문제 등을 다루고 통계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새로운 인구조사 기법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가 끝나면 ‘부산 이론’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부산의 출산율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0.9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낮았습니다. 2008년 봄부터 여러 세미나 등을 통해 출산율을 올리자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요. 그랬더니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꼴찌를 탈출했고 이젠 서울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이번 총회가 끝난 이후 부산의 출산율은 더 올라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산 이론’이지요.”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은 1.22명이며 이번 총회를 계기로 0.2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총회 기간에 국내와 외국 학자 공동으로 제안서를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한다.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 평균연령이 56세에 이르고 45년 후면 우리나라 인구 40%가 노인으로 구성된다. 북한보다 더 비참해질 수도 있는 사회적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면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대로라면 앞으로 노동이민청을 신설하고 노동이민을 1000만명 이상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노동 인구는 그만큼 줄고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 대해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부산에 총회를 유치하게 됐을까. 세계인구총회는 올림픽처럼 4년마다 개최되는 ‘인구 유엔총회’다. 21세기 들어서는 2001년 브라질 살바도르, 2005년 프랑스 투르, 2009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렸다. 그다음으로 유치 신청을 한 나라는 우리나라(부산)와 호주 애들레이드, 캐나다 밴쿠버였다. 호주의 경우 IUSSP 총재가 호주 출신이고 밴쿠버는 3번째 도전이라는 점에서 부산보다 유리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프랑스에 있는 총회 사무국을 직접 찾아 신청서를 냈다. 사무국 관계자는 “도대체 부산이 어디 있으며 무슨 볼거리와 어떤 문화가 있느냐”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투르나 마라케시도 과거 그 나라의 수도였다. 부산도 한국전쟁 당시 수도였으며 주변에는 세계 제1의 조선소가 있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불국사와 마이애미 해변을 능가하는 해운대가 있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도 개최할 만큼 아름다운 문화 도시다”라고 적극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라케시 총회 때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만들어 더운 날씨를 ‘공략’해 관심을 끌었다. 이후 점차 분위기가 좋아졌다. 2010년 1월 IUSSP 이사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진을 만나 마지막 홍보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대동맥 파열 등으로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을 겪기도 했다. 결국 이런 노력으로 부산 유치의 결실을 맺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2001년 살바도르 총회 때 한국에서 못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파리에 위치한 총회 사무국에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부산을 알렸고 2009년 총회 유치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다”고 술회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을 높이는 것, 그리고 미래 한국을 이끌어가는 것은 젊은이들의 몫입니다. 특히 인구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번 세계인구총회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참가하는데 앞으로 우리나라의 인구학 발전을 위한 토대와 경험을 쌓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그 결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국민 전체가 생각하는 틀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결국 의식의 전환을 비롯해 종교단체와 여러 사회 단체가 이에 동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화제를 그가 36년째 이끌어 오고 있는 인구문제연구소로 돌렸다. “원래 인구문제연구소는 1965년 국회에서 국립으로 설립되도록 법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인간 문제를 연구하는 곳이 관변이어서는 되겠느냐고 하는 바람에 사단법인으로 바뀌게 됐지요. 초대 이사장은 경제지리학자이자 육영수 여사의 오빠인 육지수씨가 맡았습니다. 이후 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규상씨가 2대 이사장, 한국경제학회 창립자이자 서울대 총장을 지낸 신태환씨가 3대 이사장을 맡았습니다.” 박 위원장이 이사장 제의를 받은 것은 그 후 얼마 뒤 미주산업 대표로 잠시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했으나 경제기획원 등록 1호 연구소라는 점과 연구소를 원래대로 국립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연구소 이사장을 맡은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일본이나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인구 문제가 국가의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대부분 국립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인구 문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생겨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는 결국 인구에 달려 있거든요.” 현재 인구문제연구소는 1년마다 정기적인 심포지엄을 개최, 교수들의 논문을 통해 꾸준히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매년 국제세미나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시 부산 세계인구총회로 돌아온다. “역대 최대 규모인 2013 부산 총회에서는 인구와 관련한 각종 세계적 문제에 대한 분명한 돌파구가 제시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박은태 위원장은… 佛서 경제학 박사학위… 36년 동안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맡아 193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대학에서 1970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계획 담당 강사(1971년),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1972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 대우교수(1975년), 미국 하버드대 객원교수(1990년) 등으로 일했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상임이사, 재무부 금융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1992~1995년 14대 국회의원(민주당, 서울 강동구)을 거쳐 국회기업전문화연구회 대표, 미국 브리검영대(BYU) 경제학 초빙교수(1999년), 대한석유협회 회장(2002년) 등을 역임했다. 현재 프랑스 ESSEC 경영대학원 한국지부장, 사단법인 인구문제연구소 이사장 겸 소장, 제27차 세계인구총회(IUSSP) 국가조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수상 경력으로는 수출 유공자 표창(상공부 장관, 1976년), 석탑산업훈장(1982년), 룩셈부르크 대공국 기사 작위(1985년), 베이징대학 마인초박사 인구과학 영예상 표창(2001년) 등이 있다. 주요 저술로는 신한국경제론(1985년), 영문판 KOREAN ECONOMY(1999년), 현대경제학사전(2001년) 등이 있다.
  • [명사가 걸어온 길]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

    [명사가 걸어온 길] 자수성가 정열과 집념의 여성 CEO 이길여

    가천대 길병원은 얼마 전 지역 병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내로라하는 대형 병원들과 나란히 2013년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또 가천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의 교수진이 참여해 ‘식욕억제물질’을 처음 발견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가천대 길병원·뇌융합과학원 등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에는 24년 전 가천대 길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 자매 중 세 명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네 쌍둥이가 무사히 태어날 확률은 70만분의1 정도였음에도 이길여 회장의 노력으로 모두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형편이 넉넉지 못한 네 쌍둥이 부모에게서는 병원비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내 줄테니 연락을 달라”는 당부까지 했다. 네 쌍둥이 자매는 현재 길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열정과 집념의 여인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일생을 상·하로 나눠 2주에 걸쳐 싣는다. 만약 당신이 자식에게 단 하나의 재능을 물려줄 수 있다면 무엇을 줄 것인가. ‘뜨거운 열정’을 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당신의 열정 온도는 몇도나 되는가. 잘 모르겠다면 이런 시 한편 감상해보자.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이 흩어져도/보라/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절망을 극복하고 닦아낸 새 희망의 길을 노래한, 시인 정호승의 ‘봄길’이다. 그 희망의 길은 어떻게 닦아야 할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흔들리지 않는 집념과 6월의 태양처럼 뜨거운 정열. 그렇게 그 길을 만들어냈다. 그랬다. 한 여자의 일생에서 ‘열정의 수은주’는 한번도 눈금이 변한 적이 없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 열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나온 걸음걸음이 모두 범상치 않은 흔적으로 남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보증금 없는 병원, 최초 진료카드 시스템 도입, 여성의사 최초 의료법인 설립, 국내 최초 해외 교육원 개관 등 ‘최초’와 ‘최고’ 등 여러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들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건국 이후 가장 크게 자수성가한 여성 CEO’라는 평가다. 2011년 경원대, 경원전문대, 가천의대 등을 ‘가천대’로 통합시킨도 것도 의사로서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었다. 또한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선정 ‘2012년 세계의 위대한 여성 150인’에 선정될 만큼 국제적으로도 유명하다. 가천길재단을 진두지휘하는 이길여 회장이다. 가천길재단은 가천대 길병원, 가천대 글로벌캠퍼스,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가천문화재단, 신명여자고등학교, 새생명 찾아주기운동본부, 가천 미추홀 청소년 봉사단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 회장을 가리켜 어떤 사람이냐고 새삼 물어본다면 답으로 압축할 수 있는 키워드가 몇 있다. 첫번째가 결코 식지 않는 ‘열정’이고, 두번째는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이며, 세번째는 남을 위한 봉사정신이 담긴 ‘숟가락’이다. 또한 남들보다 항상 앞서 나가는 ‘개척정신’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있는 가천대 메디컬캠퍼스에서 이 회장을 만났다. 때마침 학교 운동장에서는 체육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 회장은 하얀 체육복 차림에 학생들과 함께 행진을 하고, 달리기 신호를 보내는 등 여념이 없다. 젊은 학생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새삼 놀라웠다. 학생들도 그런 이 회장과 함께 즐겁게 어울리며 화합을 다지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잠시 후 이 대학 총장실에서 마주앉았다. 요새는 어떤 일로 바쁜지 먼저 물었다. “올해는 매력, 담력, 실력 등 세 가지를 키우려고 합니다. 가천대학과 길병원의 스타일이라고나 할까요. 또한 학교통합에 따른 커리큘럼 정리와 구조조정, 그리고 세계적인 대학을 향한 커리큘럼을 새로 짜는 일로 바쁘지요. 특히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로 의사의 길을 걸어온 지 꼭 55년째이다. 소감을 묻자 주저없이 자신만큼 많은 환자를 본 사람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만큼 죽어가는 사람도 많이 살렸다고 술회한다. 또한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다. “참된 인생은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사람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위기를 겪게 마련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위기는 삶의 일부이며, 중요한 것은 그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위기 때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맞서 왔습니다. 모험과 도전에 익숙해진 탓인지 오히려 위기를 즐기며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것 같아요. 바람개비는 맞바람이 강할수록 힘차게 돌아가거든요. 길병원 로비에 큰 바람개비를 설치한 것도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어린 시절 수수깡 속을 빼고 막대에 끼워 돌리는 바람개비 놀이를 많이 했다. 이때마다 그는 항상 1등을 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빨리 돌고 바람이 부는쪽으로 달리면 잘 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바람개비는 가만히 있으면 돌지 않는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앞으로 달려나가 바람을 일으켜야 돌아간다는 원리를 터득했던 것. 바람을 만들고 바람에 부딪히며 헤쳐나가는 것, 그것이 이 회장이 살아온 삶이다. 어려움과 시련이 닥칠 때면 항상 이 같은 바람개비를 떠올리곤 했다. 앞으로도 가천대를 모두가 부러워하는 글로벌 명문대로 키우기 위해 맞바람을 이기고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전북 옥구군 대야면 죽산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한학에 밝았고 아버지 역시 그 영향을 받았다. 길여(吉女)는 딸만 둘을 낳아 시어머니 눈밖에 난 어머니를 위로하는 뜻에서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이름 덕분인지 그에겐 늘 행운이 따랐고 위기가 오더라도 기회로 만들 수 있었고 한눈팔지 않는 외길 인생을 걸을 수 있었다. 그가 가는 곳은 길(Way)이 됐고 좋은(吉)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의사가 된 것을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아주 행복한 길을 걸어오고 있다. 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낸 유승국 박사가 지어준 그의 호 가천(嘉泉) 또한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오르는 샘’이라는 뜻이고 보면 그의 팔자 자체가 천생 행복한 의사가 아닐까 싶다. 또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한테 밥과 반찬은 온데간데없고 놋숟가락만 가득 담긴 광주리에 대한 태몽 얘기를 자주 들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의사가 되고 나서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머니는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할머니한테 자주 구박을 받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 되겠다고 몇번이고 다짐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이러한 각오로 급장이 됐고 이후 한 가지 목표를 세우면 기필코 그것을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근성이 생겨났다. 졸업할 때까지 단 한번도 1등 성적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의사가 되겠다는 강한 생각을 가진 것도 이 무렵이다. “우리 시골집에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웠어요. 주인 없이 길에 돌아다니거나, 다리가 부러지거나, 눈이 다치거나 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불쌍한 동물들이었죠. 이들에게 약을 발라주고 붕대를 감아주고 또 포대기로 강아지를 업고 다닌 적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강아지가 죽으면 뒷산에 묻고는 한동안 울기도 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의사놀이를 한 셈이다. 또 장티푸스에 감염된 친한 친구가 갑자기 죽는 모습을 보고 의사에게 필요한 두 가지 감정, 즉 생명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과 죽음에 대한 철저한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 의사가 되겠다고 확실하게 다짐한 것은 1948년 35세의 아버지가 급성폐렴으로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서였다. 이리여고에 진학한 그는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를 했다.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고 1951년 전쟁의 와중에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도, 밤하늘의 뜬 달을 보면서도 저절로 눈물이 났다. 모든 가능성은 꿈꾸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대학을 마치고 전북 군산으로 내려가 세계평화봉사단에서 의료봉사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거기서 영국인 의사 골든을 만났다. 이 회장은 골든의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고 진정한 봉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얼마 후 골든은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수련의(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소개해줘 군산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겼다. 적십자병원에서의 과정을 마칠 무렵 인천에서 개원한 친구가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동인천역 앞 허름한 2층짜리 적산가옥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첫발을 내딛게 됐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수로, 유격훈련 받다가 어깨 부상…진짜 사나이 어찌 되나?

    김수로, 유격훈련 받다가 어깨 부상…진짜 사나이 어찌 되나?

    배우 김수로가 어깨 부상을 당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김수로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 어깨가 다친 것을 안다”면서 부상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어 “열심히 살면 이럴 수도 있죠”라면서 “수술이나 재활 치료 여부는 다음 주쯤 알 수 있다”고 부상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수로는 현재 출연 중인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유격 훈련을 받다가 어깨를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지난 30일 “김수로가 대구 제50보병사단 강철부대에서 유격 훈련 촬영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병원을 갔다가 다시 촬영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김수로 부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김수로 부상이라니, 심각하지 않기를”, “김수로 부상, 진짜 사나이 훈련 정말 리얼하게 한다”, “김수로 부상, 어서 빨리 낫기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감사원 ◇승진△공공감사운영단장 이철진△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장 백복수◇전보△금융기금감사국장 강경원△건설·환경감사국장 이도승△공공기관감사국장 정경순△사회복지감사국장 김일태△행정·문화감사국장 한현철△심의실장 최영진△교육감사단장 김종호△지방건설감사단장 한정수△감사품질관리관 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전보△OECD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 이경만△경쟁정책과장 김재신△국제협력과장 김성근△기업집단과장 황원철△카르텔총괄과장 신영호△카르텔조사과장 김대영 ■전남도 ◇지방기술서기관△의회사무처 건설소방수석전문위원 조성필△전남개발공사 개발본부장 직무대리 전동호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이사 김종천 ■보건사회연구원 ◇본부장△기획조정본부 정홍원△보건정책연구본부 이상영△사회정책연구본부 이태진△인구정책연구본부 이삼식△미래전략연구본부 원종욱◇실장△연구기획실 김경래△경영지원실 조남주◇센터장△건강보장연구센터 신현웅△생활습관병연구센터 정영호△식품정책연구센터 정기혜△의약품정책연구센터 박실비아△사회정신건강연구센터 송태민△기초보장연구센터 노대명△사회서비스연구센터 박세경△사회통합연구센터 여유진△지역사회보장발전연구센터 김승권△고령사회연구센터 정경희△연금연구센터 윤석명△국제개발협력센터 강유구△정보기술융합센터 정영철◇단장△지방이전추진TF 박천화△산학협력추진TF 박종돈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대우△감사실장 이유식△방재시험연구원 부원장 이두형◇부장△교육홍보팀장 김인태△경기강원지부장 황건만△교육사업팀장 정광웅◇차장△정보전산팀장 최성규△고객서비스팀 유근호△중앙지부 변준호◇과장△인사회계팀 여한승△특수보험팀 이보영△방내화팀 서희원△화재환경시스템팀 양우진◇팀장·지부장△경영기획팀장 김원철△총무팀장 박영근△조사연구팀장 우유진 △서베이팀장 최상종△특수진단팀장 김광섭△중앙지부장 손영진△부산경남지부장 박태완△대구경북지부장 최상두△인천지부장 이상현△대전충청지부장 최의현△광주호남지부장 백광현△업무지원팀장 이복영△화재조사센터장 김보욱 ■신한생명 ◇부사장보△전략영업채널 손명호△영업지원그룹 김철△고객지원그룹 한충섭◇본부장△복합TM본부 조권섭△ACE본부 하성식△중부본부 이재균△CS추진본부 윤중환△경인본부 오원철 ■전북일보 △논설위원 겸 총무부장 홍동기△체육부장 강인석△정치부 서울주재 기자 박영민△객원논설위원 신은식 ■조세일보 △전문위원실 실장 김대성 ■IBK연금보험 ◇부서장△상품개발팀장 나영일◇전보△선임계리사 김상민 ■울산대학교 ◇승진△취업창원지원부처장 배흥식△정보인프라팀장 구자근△평생교육원 교학행정실장 김신배△산학지원팀장 김상문△학적관리팀 김권섭△의과대학 교학행정팀 이현민△학생복지팀 구봉재△총무인사팀 이상용◇보직임용△홍보팀장 박동순△디자인대학 교학행정실장 이무남◇전보△총무인사팀장 박수동△대외협력팀장 박원양△기획평가팀장 배준△교육대학원 교학행정실장 전정웅△ 미술대학 교학행정실장 신기정
  • 여군 대위 부대서 총상입고 숨진 채 발견… 총성 아무도 못 들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여군 대위가 31일 총상을 입고 부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육군은 “오전 8시 10분쯤 홍모(30) 대위가 경기 안양시 박달동의 부대 내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정확한 사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발견 당시 승용차는 창문이 닫힌 채 잠겨 있었고 침입 흔적은 없었다.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홍 대위는 목 부위에 총상을 입었고 승용차 안에서 홍 대위의 K1 소총과 탄피 1발이 발견됐다. 육군 관계자는 “홍 대위가 아침 대대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부대 간부들이 찾아 나섰다가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발견 당시 문이 잠겨 있어 밖에서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시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창은 없었고, 1발만 약실에 장전된 채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육사 62기인 홍 대위는 수도권의 한 향토사단에서 중대장과 5분대기조 중대장을 겸임했다. 승용차에서 발견된 탄피는 홍 대위가 근무 중인 부대의 5분대기 임무용 실탄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의문은 남는다. 대대본부와 불과 150m 떨어진 주차장에서 총성이 울렸지만 아무도 듣지 못했다. 홍 대위는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육군 장교인 남편과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격이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10분 사이에 있었다는 얘기다. 부대원 대부분이 활동할 시간이다. 이에 대해 육군 측은 “주차장과 대대본부 사이에 사용하지 않는 막사가 있어 소리를 가로막는 데다 승용차 창문까지 닫은 채 단발 사격하면 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탄이 간이화약고에서 야간에 유출됐는지, 아니면 5분대기 훈련을 마친 후 반납되지 않은 것인지도 밝혀져야 한다. 육군 관계자는 “홍 대위가 5분대기조 중대장이기 때문에 총기를 소지한 것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며 “다만 연대 지휘통제실의 간이화약고에 보관돼야 할 실탄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朴대통령, 해외봉사단 발대식 참석

    朴대통령, 해외봉사단 발대식 참석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3 월드프렌즈코리아 해외봉사단 발대식’에서 해외봉사단원들과 ‘지구촌 행복시대 우리가 열어갑시다’라는 구호를 외친 뒤 박수를 치며 웃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원전 비리 전면 재수사] 원안위·한수원 반응

    청와대가 31일 ‘원전 납품 비리 근절’을 위해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된 ‘납품 비리 은폐 의혹’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관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주도적으로 조사를 진행한 만큼 은폐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원안위 측은 이날 은폐 의혹에 대해 “조사는 분명히 투명하게 진행됐다”면서 “58명에 이르는 민관 합조단의 입을 모두 틀어막고 은폐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수원 역시 “지난해와 올 초 검찰을 통해 비리 혐의자가 드러났고, 자체 감사를 통해 많은 비리를 적발했다”면서 “추가로 혐의자가 있다면 이는 은폐가 아니라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민관 합조단이 모든 절차에 참여한 것은 아닌 만큼 ‘투명한 진행’을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합조단 관계자는 “합조단은 세 파트로 나눠 각각 품질보증서 위조 여부와 실제 원전 적용 여부 등을 검증했고, 이를 원안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어디까지나 원안위보다는 하위 집단”이라며 “청와대 보고 등에 합조단이 직접 참여하지 않은 만큼 후속 처리 과정을 모두 아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원자력계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와 원안위가 발표한 수치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합조단이 일일이 살피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은폐가 사실이라면 조사가 한창 진행되던 1월이 전력피크대라 안전과 상관없는 위조부품이 납품된 원전의 정지를 막기 위해 일부를 축소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전 비리를 근절하겠다며 관련 시험성적서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업무는 합조단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합조단을 추후 조사에서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합조단 구성원 중 상당수는 합조단 활동이 이미 종료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합조단 관계자는 “올 초부터 시험성적서 전수조사를 진행했지만 조직 개편 등으로 두 달 전부터는 특별한 활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원전 비리 전면 재수사] 핵심부품 서류 한장에 “OK”… 위조된 시험성적서 7682건 “통과”

    [원전 비리 전면 재수사] 핵심부품 서류 한장에 “OK”… 위조된 시험성적서 7682건 “통과”

    “원자력발전소 감사를 나가면 ‘안전규정이나 시험성적서 등 관련 자료가 워낙 많아서 이것만 태워도 발전소 하나는 돌리겠다’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감사원 관계자의 말이다. 원전 1기에 들어가는 부품만 수백만개에 달한다. 여기에 관련된 납품 업체도 2000개에 육박한다. 들춰 봐야 할 서류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조차 어렵다. 워낙 검증할 것이 많다 보니 과정이 허술할 수밖에 없다.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실사 의무 조항이 빠져 있기도 하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기술이 원전 건설을 위해 체결하는 종합설계용역 계약이 대표적이다. 사소한 부품이라도 원전 가동에 치명적일 수 있는데 이런 부품이 규격대로 설계됐는지를 서류상으로만 확인할 뿐 성능을 시험하거나 현장실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시험성적서를 공인기관에서 직접 받지 않고 업체가 첨부하도록 돼 있어 직인 위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감사원이 지난해 말 발표한 감사 결과에서 운영 부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이 한수원, 원자력안전위원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에서 국내 납품업체 2곳이 시험성적서를 무려 87건이나 위조해 제출했는데도 한수원은 이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체는 2011년 7월 고리2발전소와 ‘2차 기기 냉각해수펌프’ 등 물품구매계약 9건을 체결하면서 품질을 보증하는 시험성적서에 임의로 만든 공인기관의 직인을 찍어 제출했다. 이런 서류가 83건(136개 품목, 961개 부품)이나 됐다. 납품 규모는 109억 5000만원이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새발의 피’ 수준이다. 원안위는 지난해 11월 일부 원전에서 237개 품목 7682개 부품의 품질검증서 위조가 적발되자 학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지난 10년간 원전에 납품된 부품 전체에 대한 품질검증서 위조 여부를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추가로 3246개 부품의 품질검증서나 시험성적서 위조가 드러났다. 특히 이 중 상당수는 실제 원전에 설치된 상태였고, 교체 조치를 했다. 한수원의 비리는 지난해 11월 영광 5·6호기, 울진 3·4호기, 신고리 3·4호기에서 위조인증서 부품 사용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범죄 혐의는 마약투약, 보증서 위조, 금품 및 향응수수, 비리 은폐, 배임수재 등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한수원 직원과 납품업체 직원 11명이 검찰에 기소됐고, 이 중 8명이 구속됐다. 또 한수원 자체적으로 직원 85명을 징계했다. 이는 2007~2011년 5년 동안 적발한 비리 직원 82명보다 많은 수치다. 징계받은 직원 82명 중 41명이 해임됐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원전 비리 전면 재수사] 고양이에게 맡긴 생선… 예고된 재앙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원전 운영 및 규제 체제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원전 운용사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전권이 주어져 있는 부품 품질 검증 절차를 다시 정부가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와대 역시 품질 관리 전체를 원자력안전위원회로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1999년 이후 국내 원전 부품 안전성 관리는 사업자인 한수원이 맡고 있다. 한수원은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 만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며, 잇따른 원전 부품 비리는 예고된 재앙이었던 셈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정책이 움직이던 시기”라며 “사업자 스스로 원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수원 역시 내부 조직을 활용하는 대신 부품 검증을 외부기관에 맡긴 뒤 서류상으로만 검증하고 있다. 현재 한수원에 납품하는 부품 업체는 모두 1600여곳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190개 업체가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성 품목을 납품할 수 있다. 원자력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민관 합동조사단 및 원안위 자체 조사 결과 부품업체가 서류를 조작하더라도 이를 밝혀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도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세우지 않았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는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맹물과 컵라면 사이/최병규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맹물과 컵라면 사이/최병규 체육부 차장

    대한민국의 스포츠 가운데 프로야구만큼 ‘미디어 프렌들리’한 운동 종목도 없다. 밥 사고 술 사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은밀하게 자기네 종목 이익을 위해 로비를 하고, 시쳇말로 미디어를 구워삶는다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미디어의 가려운 곳을 잘 아는 게 프로야구였다.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가 개막전을 펼친 이후 32년째 맞은 프로야구 아닌가. 그 세월 동안 프로야구는 미디어와의 관계를 정말 돈독히 구축했다. 자신들은 물론, 다른 프로 스포츠 발전을 위한 모범 답안까지 제공했다. 야구를 최고의 한국 프로 스포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야구인들의 열정 그리고 자신들이 담당하는 종목을 더 아끼고자 하는 미디어의 야구 사랑이 벌써 2년째 관중 700만 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와 미디어는 동업자이면서 동반자였다. 요즘 야구판이 시끄럽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불협화음이다. 승리의 기쁨을 억누르지 못한 한 선수의 치기어린 장난에 그만 미디어가 정색을 하고 버럭 화를 낸 것이다. 장난치곤 너무 심했다. 멀쩡히 방송 인터뷰 중인데도 질문하는 아나운서와 답하는 선수의 얼굴에 물벼락을 날린 건 세리머니라 하기엔 누가 봐도 위험했다. 점잖게 타이르기에는 너무 지나쳤다. 하지만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란 놈이 화살처럼 실어나른 말싸움에서였다. 동료 기자가 ‘개념’과 ‘자질’ 운운하며 물벼락 세리머니의 장본인을 십자가에 매달자 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야구 선수 전체를 싸잡아 비난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사태는 해당 구단 감독이 구두 사과하고, 선수협의회가 사과 공문을 보내면서 겨우 일단락됐다. 지난 1999년 10월 20일 대구구장을 기억하실는지. 삼성과 롯데의 플레이오프 7차전은 롯데의 외국인 선수 호세가 ‘진정한 악동’으로 찍힌 경기다. 2-0으로 앞서던 삼성에 1점포를 날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다 한 대구팬의 뜨거운 컵라면 세례를 국물째로 받고는 그만 열이 받쳤다. 방망이를 집어 몇 바퀴 빙빙 돌리더니 냅다 관중석으로 던졌다. 퇴장이 선언되자 사태는 더욱 커졌다. 그물망 사이로 롯데 선수와 코치진이 관중을 상대로 발길질하는 몸싸움이 벌어졌고, 두 팀 응원단도 자정이 넘도록 충돌했다. 그런데 희한한 건, 그때뿐이었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는 있었지만 야구장에서의 일은 야구장에서 끝났다. 그날 밤 수세(?)에 몰렸던 원정 부산팬들은 “대구 문디들! 부산 오면 두고 보제이!”라며 목청을 높였지만 ‘두고 볼’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14년의 시간차를 둔 두 사건의 차이는? 상대가 선수와 미디어라는 점, 던진 건 맹물과 컵라면 국물이라는 점뿐이다. 스포츠에서의 ‘일탈’은 야구의 백네트처럼 촘촘한 규범과 규칙의 그물망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겐 어쩌면 조미료와도 같다. 매일 반복되는 승패보다 더 신선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물벼락을 날린 선수를 두둔하려 함이 결코 아니다. 다만, 야구장의 일을 야구장 밖에서 끄집어 내다 보니까 일이 더 커져서 하는 말이다. 당사자가 선수든 미디어든, 그 밖의 다른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더구나 지금은 14년 전과 다르다. 요망한 SNS라는 게 시시콜콜 고자질하고 있지 않은가. cbk91065@seoul.co.kr
  • WCC 이어 WEA 총회도 ‘시끌’

    WCC(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총회(10월 부산)가 잇따른 불협화음으로 준비에 혼선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 10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최로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WEA(세계복음주의연맹) 총회도 파행으로 치달아 개신교계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WEA 서울총회 파행은 한기총 분열에 따른 개신교계의 혼란이 직접적인 원인인 만큼 총회가 무산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30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회장인 김명혁 목사가 지난 23일 제프 터니클리프 WEA 사무총장에게 내년 WEA 서울총회의 개최지를 변경해줄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김 목사는 서신에서 “WEA 총회가 한국 교회의 상황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차라리 다른 나라에서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복음주의자들의 축제’로 불리는 WEA총회는 세계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와 관계자들이 6년마다 모여 세계교회의 현안과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 2014년 서울 총회는 한기총이 2007년 WEA에 요청해 개최가 확정된 행사로 국내 개신교계의 큰 기대를 모아 왔다. 이번 한복협 회장의 총회 개최지 요청은 그런 가운데 사실상 ‘서울 총회 불가’를 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 불가 입장의 바탕은 총회 주최측인 한기총의 분열이 주 원인이라는 게 개신교계의 중론이다. 한기총은 2011년 대표회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금권선거의 시비와 논란 끝에 주요 교단들이 대거 탈퇴하거나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옮기는 혼란을 겪었다. 특히 사실상 WEA의 한국 파트너인 한복협마저 한기총을 탈퇴한 만큼 한기총이 한국 복음주의 교회를 대표해 WEA 총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개신교계의 한 목회자는 이와 관련, “국내 복음주의자들이 지난해 한기총 분열 이후 WEA 측에 서울총회를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행사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한복협 전 회장 김상복 목사가 전격 사퇴한 바 있다”고 귀띔했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한기총은 내년 서울 총회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최근 방한한 WEA 실사단이 구체적인 총회장소도 답사하지 못했으며 한기총 측도 총회와 관련해 공식적인 계획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개신교 관계자들은 한기총과 한교연, 한복협이 총회에 앞서 다시 연합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WEA 측이 개최지를 제3국으로 변경하거나 한국 주최 측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포스코 10년간 398만시간 자원봉사

    포스코 10년간 398만시간 자원봉사

    포스코 사내 봉사단은 10년 동안 연인원 91만 2600명이 총 398만 9874시간을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국내 기업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기록이다. 올해도 중소 협력사들을 포함, 200여개사 임직원 5만 3000여명이 해외 22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30일 포스코에 따르면 사내 봉사활동을 전문화, 체계화하기 위해 2003년 5월 ‘포스코봉사단’이 창단됐다. 포스코는 봉사단을 지원하는 ‘봉사지원팀’을 만들어 사회복지사 등을 채용하고 봉사활동이 필요한 대상과 회사를 연결해주는 지원 중계센터도 개설했다. 또 자원봉사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자원봉사활동 사이버교육 등을 실행하는 등 전문적 체계를 갖춰 나갔다. 포스코는 매주 셋째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해 직원 및 그 가족들이 함께 자매마을, 복지시설 등을 찾아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나눔의 토요일’ 봉사인원은 2004년 3000여명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돼 2012년에는 9200명에 달했다. 중소 협력사들로 구성된 포스코 패밀리사도 하나둘씩 봉사단을 창단했고, 2009년 ‘포스코패밀리 봉사단’으로 통합했다. 연 2차례씩 전국적으로 연합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전세계 포스코패밀리가 진출 지역에서 일주일간 봉사하는 ‘글로벌 볼런티어 위크’를 시작했다. 첫해 19개국 151개사 4만 4066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22개국 183개사 4만 9197명이 참여했다. 봉사단원 수는 2003년 1만 5000명에서 10년 만인 2013년 3만명으로, 1인당 봉사시간은 6.7시간에서 36시간으로 증가했다. 국내 기업의 평균 1인당 봉사시간 17시간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박남수 육사 교장, 전역의사 표명

    육군사관학교 교장인 박남수(58·육사 35기) 중장이 최근 발생한 교내 성폭행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역 의사를 표명했다고 30일 육군이 밝혔다. 박 중장의 전역 의사 수리 여부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2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가하는 김관진 국방장관이 다음 달 1일 귀국한 뒤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육사에서는 생도 축제 기간인 지난 22일 지도교수가 주관한 전공학과 점심 식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돌려 마신 뒤 남자 상급생도가 술에 취한 여자 하급생도를 생활관에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대령급인 학과장을 비롯해 주로 영관급 장교인 교수 10여명과 20여명의 생도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번 사건 발생을 1주일 가까이 공개하지 않아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 발생 이후 육군은 감찰과 헌병, 인사 요원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육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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