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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성추행 일삼은 강명운 순천청암대 전 총장 엄벌 촉구”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성추행 일삼은 강명운 순천청암대 전 총장 엄벌 촉구”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과 여성단체들이 지난 12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구성원들까지 동원한 조직적 범죄를 저지른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의 성폭력 범죄를 엄하게 단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사회정의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대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전남 교수연구자연합, (사)나누우리, 순천여성인권지원센터, (사)해우림, 전국민주개혁동지회, 청암대학 사학개혁추진위원회, 청암대학 해직교수회 등도 참석해 뜻을 같이했다.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등은 “일본 유령회사와 부인 소유의 이름뿐인 연수원을 통해 교비 14억을 빼돌려 구속된 강 전 총장은 설립자 아들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힘없는 여교수들을 수차례 성추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덕성과 교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총장의 직위를 가지고 저지른 상습적인 성추행 행태는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지경이다”며 “막강한 힘을 이용한 악질적인 성적 착취의 전형을 보여주는 행태다”고 강조했다.손경환 전국교권수호교수모임 대표는 “강 전 총장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잦은 진술번복과 거짓 주장을 일삼다 증거를 들이대자 마지못해 성폭력 행위를 인정했다”면서 “재판과정에서 피해 여교수와 애인 사이라는 해괴망측한 변명을 해 여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신을 공격하는 온갖 2차 피해를 가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강 전 총장이 성폭력 행위를 인정했는데도 불구하고 1심과 2심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법원이 상습적인 성범죄자이자 악질 토호 교육자본가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줬다”고 질타했다. 청암대학 사학개혁추진위원회 등은 “수사단계에서부터 현직이었던 고검장 출신 김모 변호사의 비호로 조사가 왜곡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1심 재판장의 납득할 수 없는 재판 진행과 결과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진실과 정의를 저버린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전 총장은 성폭력 고소에 앙심을 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피해자들에 대해 파면, 해임, 재임용탈락 등 중징계를 남발하고 학사업무를 파행에 이르게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피해 교수들은 지난 5년 동안 각종 징계 처분을 받아 ‘Me Too(나도 피해자다)’ 의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이 내린 처분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모두 취소 결정을 하고 복직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열린 ‘싱가포르 렉처’ 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전문. ◇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습니다. 먼저, 세기적인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연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렉쳐에 초청해 주신 동남아시아연구소에 각별한 우정을 느낍니다. 작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센룽 총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고대하던 만남이 이뤄져 아주 기쁩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곧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역사는 평화를 일궈가며 번영에 이르렀습니다. 냉전과 콘프론타시로 반목하던 시기 싱가포르는 아세안 창설을 주도하고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아세안 중심’이라는 가치를 세워냈고,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아세안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세안이 있었습니다. 지역협력이라는 제3의 길을 개척하며 지역의 안정을 유지했고,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가장 앞장 서 평화를 추진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곳입니다. 무슬림과 불교, 기독교와 힌두교, 도교와 유교에 사회주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이처럼 다양한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과 함께 달성한 평화는 아세안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평화와 공존의 세기라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저 또한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로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일궈온 싱가포르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평화를 향한 아세안과 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게 아세안은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동반자입니다.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낼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입니다. 이제는 이웃을 넘어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세안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9월에는 제 고향인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했습니다. 11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순방하여 ‘신남방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쩐 다이 꽝 주석과 함께 역내 평화증진과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직전 인도 모디 총리와도 역내 다자협의체에서 더 깊은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부존자원이 없지만 ‘사람’을 희망으로 여겼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어제 리센룽 총리님과 나는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류가 확대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입니다.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최적의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고,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이 만나고, 실질적 협력을 위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넓히며 한반도와 아세안을 넘어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가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균형추이며 동서양 문명의 용광로입니다. 작지만 아주 거대한 품을 가진 나라입니다. 불교의 절과 힌두교의 사원, 기독교의 교회와 이슬람의 모스크, 도교의 사원이 하나의 거리에 어울려 있고 9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 회사원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의 화합과 조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이념의 편견이 없고, 이념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이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 위주의 실용을 우선하는 사회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 청렴합니다. 또한 사법체계가 가장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룬 싱가포르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념의 대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 왔습니다.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과 불공정을 용인했고 이로 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습니다. 그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담하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실천하는 힘도 바로 실력과 실용, 청렴과 공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으로 세계 환적량 7분의 1 이상을 처리하며, 컨테이너를 바다로 띄워 보내는 세계 2위의 항구를 이뤘습니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국가비전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입니다. 그 혁신 프로젝트의 하나가 자율주행 택시입니다. 좋은 대중교통으로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가용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꿀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나는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남북 간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에 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양국의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역사적 대전환”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그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왔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2000년 이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로서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일관된 목소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돌아오도록 독려해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여정에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세안은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한-아세안 FTA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을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입니다. 북한과 아세안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가 이룩한 화합과 조화는 21세기 인류의 이념입니다. 동과 서, 남반구와 북반구, 세계가 만나는 지금 싱가포르는 그 교차점에서 용광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가 지난 50년의 성취를 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한반도의 목표에도 항상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아시아의 번영으로 인류의 희망을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아일라’는 이름 그대로 은은한 달빛 같은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달빛처럼 켜켜이 내려앉기 때문이다. 지난 봄, 기적 같은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로 한반도에 모처럼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시기에 전쟁영화를 본다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듯, 영화는 시작부터 숨 막히게 아름다운 한반도의 산하를 조망하며 의연한 장관을 연출한다. 손에 잡힐 듯 펼쳐지는 농가의 평화로운 일상은, 곧 깨어질 운명의 서막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더욱 위태롭다. 평온하던 일상이 적의 포탄에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마침내 전쟁의 참혹함이 온몸으로 훅 끼쳐온다. 6․25 전쟁은 비단 우리만의 아픔이 아니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지기까지 전장에 뛰어든 세계 21개국 젊은이들이 함께 짊어진 아픔이자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전쟁과 함께 고국에 남기고 온 그들의 꿈과 사랑은 포말처럼 흩어진다. ‘아일라’는 그렇게 사라진 그들의 청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6․25를 다룬 숱한 영화들 가운데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우리의 전쟁을 남과 북의 대립적 시선이 아닌, 이역만리 터키의 관조적 시선으로 응시하기 때문이다. 특유의 신파를 넘나들면서도 담백한 진정성을 담고 있어 오히려 애잔하다. 터키는 6․25전쟁이 나자 유엔결의에 따라 신속하게 파병결정을 하고 연인원 2만 명이 넘는 병력을 보낸다. 이들 가운데 우리의 주인공 ‘슐레이만’이 있다.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거친 바다를 건너 이름도 모르는 낯선 항구, 부산에 도착한다. 그렇게 발 디딘 한반도는 이미 살육이 일상화 된 전장의 한복판이었고, 죽은 자에게도 살아남은 자에게도 이를 데 없이 처절한 비극의 땅이자 속절없는 혼돈의 땅이었다. 그 속에서 천여 명의 터키군이 목숨을 잃었고, 462명이 고국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한 채 부산에 잠들어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 11월 평안남도 군우리도 중공군의 파상공세에 쑥대밭이 된다. ‘아일라’는 울 수조차 없는 극한의 공포 속에 덩그러니 남아 차갑게 식은 엄마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다. 피붙이를 잃은 어린 짐승처럼 겁에 질린 눈이 어둠 속에서도 애처롭게 빛난다. 슬픔의 여운이 오래 남는 장면이다. 슐레이만은 그 죽음의 나락에서 하얀 박꽃 같은 아이를 건져 올리고는 ‘아일라’라 이름 짓는다. ‘아일라’는 터키어로 달을 뜻한다.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전쟁 속에서도 차츰 웃음과 삶의 희망을 되찾는다. 전쟁이 끝나고 60여년의 세월이 흘러 헤어졌던 슐레이만과 아일라가 다시 만날 때, 그리고 그 모습이 실사(實寫)로 이어질 때, 먹먹한 감동과 함께 결코 가볍지 않은 역사의 무게가 오롯이 전해진다. 6․25는 우리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처참한 전쟁이었지만, 또한 도처에 크고 작은 기적들을 전설처럼 꽃피웠다.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로 무려 14,000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알몬드 장군의 결단이나, 1․4후퇴를 앞두고 천명의 고아들을 무사히 남하시킨 딘헤스 대령과 블레이즈델 군목의 용기, 천막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사단 첫 전사자인 카이저 중사의 이름을 따 가이사라 명명한 미40사단 장병들의 노고 등 눈물겨운 미담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영화 속 터키군 또한 수원에 앙카라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본다. 우리정부가 유엔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마침 다가오는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평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이고 진정한 추모”라고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오늘의 이 평화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은 6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긴 기다림 속에서 엄연히 진행 중이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더 이상 이산의 아픔을 견딜 수도 길들일 수도 없다. “아빠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다”는 슐레이만의 대사가 귓전을 울린다. 슐레이만과 같은 이 땅의 무수한 아버지들을 떠올리며, 다시는 전쟁의 아픔 없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기약해본다.
  • 기무사는 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자진해 보고했나

    기무사는 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자진해 보고했나

    기무사 의혹 풀 독립 특별수사단 16일 본격 수사 착수국군기무사령부가 위수령 및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수사단이 꾸려진 가운데, 기무사가 지난 3월 해당 문건을 자진해서 국방부에 보고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8일부터 19일까지 국방부 감사관실이 실시한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 검토 및 군 병력 투입, 무력진압 계획 의혹’에 대한 전방위 감찰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그중 하나다. 해당 감찰은 3월초 군인권센터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군인권센터가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이후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위수령 검토 문건’의 관련자로 지목하면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컴퓨터 포렌식 전문요원까지 투입해 국방부, 합참, 수방사, 특전사 등을 조사했다. 감사관실은 같은달 21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군병력 투입이나 무력진압 관련 논의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특이사항으로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컴퓨터 파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촛불집회와 관련된 문건을 발견했다”며 “기본적으로 시위대가 ○○○ 핵심지역이나 군사시설 안으로 진입하는 우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수도방위사령부 차원의 질서유지 관점의 대비계획 성격의 문서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비 개념으로 예비대 증원 및 총기사용수칙을 포함하고 있어 당시 군이 촛불 집회 참가 시민을 작전의 대상으로 하였다는 인식을 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해당 문건은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별건인 수방사 문건이다. 또 기무사는 감찰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위수령 관련 감찰로 지난해 3월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처음 보고 됐다고 알려진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고, 따라서 기무사령관이 국방부에 보고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알려진대로 기무사령관이 3월 16일에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국방부에 보고했다면, 국방부는 위수령 의혹 감찰 중에 이런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막 성사된 시점이었다는 점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 문건을 외부에 공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기무사 문건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꾸려진 독립적인 수사단인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대령)은 13일 발족했다. 오는 16일부터 공식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필요하면 기무사에 대해 압수수색도 할 것으로 보인다. 해·공군 소속의 군검사 15명과 검찰수사관 15명 정도가 참여한다. 조직은 세월호 사찰 의혹을 담당할 수사1팀, 계엄령 관련 문건을 담당할 수사 2팀으로 구성됐다.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육군의 관련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으로 육군 소속 군 검찰은 제외됐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중랑구, “사랑의 한방진료 자원봉사 받으세요”

    서울 중랑구는 오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구청 4층 회의실에서 ‘사랑의 한방진료’ 봉사를 펼친다고 13일 밝혔다. 구는 지난 2003년 구가 가천대학교 한의대 한방의료봉사단 ‘언재호야(焉哉乎也)’와 인연을 맺고, 매년 여름·겨울방학 기간에 의료취약계층 주민에게 무료로 한방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7년째이며 그동안 연인원 기준 2만 여명이 의료 혜택을 받았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가천대학교 한의대학생 20여명이 참여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 구민 중 한방진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자 80여명을 대상으로 봉사를 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사랑의 한방진료를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증진과 자원봉사 활성화는 물론 참여와 나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비무장지대 전사자 1만명 유해도 찾는 게 꿈”

    “비무장지대 전사자 1만명 유해도 찾는 게 꿈”

    “비무장지대(DMZ)에 1만명의 미수습 전사자(전체 13만명 중 10%)의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나라도 유해를 더 찾아내 출생일로 제사를 지내는 유족에게 사망일이라도 알려드리는 게 꿈입니다.”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서 12일 만난 주경배(51) 육군 1군단 유해발굴과장(중령)은 유해 발굴의 필요성을 묻자 유족의 이야기로 답을 대신했다. “몇 년 전 이맘때쯤 한 할머니가 6·25전쟁에서 전사한 오빠의 유해를 찾는다며 절 만나러 왔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생수를 한 병 드렸는데, 그냥 가져갔어요. 며칠 후 손편지가 왔는데 전장에서 물도 못 먹고 갈증을 느끼며 싸웠을 오빠를 생각하며 못 마셨다는 겁니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호국영령의 유해를 더 찾겠다는 생각이 뼛속에 각인됩니다.” 주 과장은 2007년 유해발굴 관련 업무를 시작해 2016년 우리나라 유해발굴 박사 1호가 됐다. 붓을 들고 섬세하게 유해를 발굴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삽을 들고 현장에서 발굴지역을 찾아내는 군단급 유해발굴과를 모두 거쳤다. “통상 언론에는 고고학자처럼 붓을 든 국방부 감식단이 조명됩니다. 물론 감식단의 고생은 말도 못합니다. 다만 발굴된 유해에는 삽으로 수백 곳을 1~2m 깊이로 파내면서 유해를 찾아다니는 각 군단 장병의 땀도 배어 있습니다.” 육군은 군단별로 유해발굴팀을 2~3개씩 운영한다. 100명이 한 팀을 이뤄 4주씩 작전지역에서 역사자료, 지역주민 제보 등을 이용해 유해를 찾는다. “지난해 경기 양주 신암리에서 75구의 유해가 한번에 나왔습니다. 한 주민이 제보했는데 소나무 분재를 심은 밭이었죠. 소나무를 피해 20군데를 삽으로 2m가량씩 팠고 마지막으로 진입로 찻길까지 2.5m를 팠는데 유해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10㎝만 더 팔걸 후회하기 싫어 포클레인을 동원해 마지막으로 진입로를 깊게 팠더니 뼈가 걸려 나왔죠.” 작은 면적에서 가장 많은 유해가 나온 사례였다. 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다. 금속탐지기로 수통 등을 감지한 뒤 유해를 찾는 방식이어서 수백 번씩 땅만 파는 헛수고도 많을 수밖에 없다. 170명의 장병이 한 달간 찾았지만 단 한 구의 유해도 못 찾는 경우도 있다. 주 과장은 “그럴 때면 대기업에서 뼈 탐지기를 개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복무하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설악산 저항령(해발 1400m) 발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한 등산객이 제보해서 발견했는데 바위틈 여기저기에 유해가 꽂혀 있었죠. 6·25전쟁 때 국군수도사단 1개 중대가 전멸한 곳이었는데 매일 3시간 30분을 등산해 유해를 찾아서 결국 150구를 수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 과장은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처음엔 미국을 벤치마킹해 시작했지만 이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게 됐습니다. 유해발굴과 관련해 적극적인 제보(1577-5625) 부탁드립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기무사청문회 힘 싣는 바른미래

    바른미래당이 12일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검토문건 작성으로 정치개입 의혹을 받는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해 국회에서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 이어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까지 기무사 비판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촛불시위를 하는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월호 참사 시 민간인 사찰 계획을 세워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기무사의 정치 개입 행위에 분노하지 않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 3월까지 경찰청 내에 군인이 상주하며 각종 시위 정보를 수집해서 기무사에 보고했다”며 “기무사의 국기문란 행위는 보수 정권 9년은 물론 현 정부에서도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군 통수권자로서 현 정부 시절까지 이어진 기무사의 정치개입 행태를 왜 그간 파악하지 못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는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사건의 진상 파악을 위한 청문회 실시 등 국회 차원의 조처를 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한 지난 10일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진상 규명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기무사에 대한 수사가 정략적 접근이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 청문회에 대해서는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국방부 민간 자문위원 “기무사 조직 50% 감축해야”

    문건 성토·軍 정치중립화 촉구 기무사 개혁안 새달 중순 발표 성폭력 기구·양성평등위 신설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과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등에 대해 국방부 민간 자문위원들이 기무사 개혁은 물론 군의 정치 중립화를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또 국방부 내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순에 기무사 개혁안을 내놓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12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민·군 자문기구)에서는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이날 회의는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등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대책과 군 장성의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민간위원들의 요청으로 긴급히 열렸다. 국방부는 회의에서 “군인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관련, 과거의 악습을 끊고 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 개혁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송 장관도 “기무사와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반면 민간위원인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엄중한 분위기에서 회의가 진행됐고, 기무사 개혁과 관련해서는 군인권센터의 기존 주장을 제기했다”며 “또 군의 정치적 중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임 소장은 기무사의 비대한 조직을 50%까지 감축하고 기무사를 국방부 산하 기무본부로 변경한 뒤 본부장급을 민간 개방직으로 뽑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또 내란·반란·이적 등의 특수범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무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방첩 기능만 유지하는 방안, 기무사를 감시하는 기구를 설치하는 방안 등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국방부 내 ‘성폭력 전담기구’와 ‘양성평등위원회’(가칭) 신설을 추진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이 중 성폭력 전담기구는 군내 성폭력 사건을 처리하는 한편 피해자 통합 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한편 기무사 개혁위원회을 이끄는 장영달 전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무사 특별수사단이) 수사를 한 달 정도 한다고 하니 우리도 이달 말쯤 결론을 내도록 노력하되, 적어도 수사가 끝나는 시점이 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3040 젊은피·베테랑 영관장교… 기무사 찌를 ‘비주류 수사단’

    3040 젊은피·베테랑 영관장교… 기무사 찌를 ‘비주류 수사단’

    군 검사 10명·수사관 20여명 구성 육군·기무사·국방부 출신 배제 해·공군 위주… 軍 기득권 빠져 10년 이상 장기 법무관 출신 참여 기무사·軍 적폐청산 성패 달려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누구의 지휘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 및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한 수사를 맡게 된 특별수사단의 면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기무사의 폐단은 물론 반세기 넘게 뿌리박힌 군의 적폐가 청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특수단 한 명 한 명은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어깨에 짊어진 셈이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특수단은 군 검사 10명과 군 수사관 20여명으로 꾸려진다. 특수단은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육군과 기무사 출신 군 검사를 배제했고, 이에 더해 국방부 검찰단의 검사들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즉 수십년간 군의 주류로 군림해 온 육군과 기무사 출신이 아닌 비주류로 수사단이 구성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특수단 30여명 중 전익수(48) 특수단장(공군본부 법무실장) 외 10명의 군 검사들이 공군과 해군에서 오게 된다”며 “본래 국방부 검찰단 검사들도 명단에 올랐지만 국방부 장관까지 의혹을 받으면서 독립성 확보를 위해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10명의 군 검사 중 2명이 기획을 맡고 8명이 일선 수사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20여명의 군 수사관들이 이들을 돕는다. 특수단에 들어올 검사들은 사법고시 출신이 아닌 장기 법무관 출신의 경력이 풍부한 영관장교들로 알려졌다. 장기 법무관(대위 임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들이 군 복무를 대신하는 단기 법무관(중위 임관 대위 전역·36개월 복무)과 구분된다. 한 영관급 장기 법무관은 “1000명씩 뽑던 사시와 같은 날 시험을 봤는데, 군 법무관은 20여명만 선발했기 때문에 외려 평균 성적이 높아졌을 정도”라며 “이에 따라 2007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사시로 통합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10년 이상 복무한 영관급 군 검사들이 참여하는 특별수사단은 사시 출신이 아닌 기존 장기 법무관 출신으로만 꾸려질 전망이다. 영관급인 이들의 연령대는 30~40대로 젊은 편이다. 현재 단기 법무관은 200여명, 장기 법무관은 350여명 수준으로 점점 장기 법무관 비율이 늘고 있다. 장기 법무관의 보수(본봉)는 일반 장교의 1.4배로 알려져 있다. 결국 비교적 기득권에 물들지 않은 비주류 출신 젊은 군 검사들이 얼마나 소신을 갖고 역량을 발휘하느냐에 이번 수사, 나아가 군 적폐 청산의 성패가 달려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전체의 절반을 넘는 육군 출신 군 검사를 특수단에서 배제하면서 수사 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로 육군에서 큰 사건도 많이 다루고 법무 분야 장성도 많이 배출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군 내부의 기득권 세력이 의도적으로 해·공군 검사들을 폄훼하려는 흠집 내기라는 반론이 나온다. 한 군 검사는 “대도시 근무 여건 때문에 임관 성적이 좋을수록 공군이나 해군을 선택하는 경우도 꽤 있고, 현 국방부 검찰단장도 공군 출신임을 감안하면 괜한 우려”라고 일축했다. 특수단 수사관의 경우도 결코 자질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육군은 처음부터 법무 부사관으로 선발돼 교육을 받는다. 공군과 해군은 일반 부사관으로 선발한 뒤 그중에서 수사관 지원을 받아 법무 교육을 시킨 뒤 자격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경기도, 치료 회피 결핵 환자 추적관리 강화

    경기도, 치료 회피 결핵 환자 추적관리 강화

    경기도는 12일 연락 두절이나 인식 부족 등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비순응 결핵 환자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와 대한결핵협회, 보건소 관계자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 노숙인과 외국인 등 비순응 결핵 환자에 대한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중증환자는 경기도의료원(수원병원)과 민·관협력 의료기관(PPM, Private Public Mix) 26개소에 연계해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도는 아울러 노숙인 등 주거 취약계층의 결핵 치료관리 강화를 위해 오는 10월 노숙인 실태조사와 함께 노숙인 시설 및 결핵 관리기관 등과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내년 비순응 결핵 고위험군인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결핵 이동검진을 실시하고 결핵 확진자에 대해서는 결핵 치료 완료까지 직접복약확인치료(Directly Observed Treatment : DOT)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내에서는 매년 6000여명의 새로운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국대비 발생률도 21.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결핵 발생 및 사망률이 1위다. 2017년 경기도내 44개 보건소 대상 비순응 결핵환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핵환자 7855명 중 비순응 결핵환자는 66명이며 이중 노숙인·외국인 등 연락두절, 인식개선 부족 등으로 관리 중단된 환자가 25명(38%)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비순응 결핵 환자 중에는 이미 고국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도 보건당국은 추정한다. 조정옥 도 감염병관리과장은 “감염력이 강한 비순응 결핵 환자 1명이 연간 20여명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새로운 감염을 일으킨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연구자료가 있다”며 “고위험군 노숙인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등 앞으로 결핵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구보건대 해외봉사활동

    대구보건대학교는 이 대학 해외봉사단이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 타이응우옌 재정경제대학에서 전공연계 봉사활동을 통해 희망과 나눔을 전파하고 돌아왔다고 12일 밝혔다. 해외봉사단은 대구보건대가 동남아대학을 겨냥해 해외맞춤식 플립드러닝(Flipped Learning) 모형과 온라인 교육 컨텐츠를 구축한 뷰티코디네이션과와 치기공과, 호텔외식산업학부 등 3개 학과 교수 4명과 재학생 12명 등 모두 16명으로 꾸려졌다. 봉사단원들은 국제교류원이 추진하는 글로벌나눔 Growing 국외나눔프로젝트 프로그램에서 글로벌 소양과 봉사정신 등의 관련 기준과 절차를 거쳐 선정됐다. 베트남 봉사활동에 참여한 교수와 재학생은 케이웨딩(K-Wedding), 케이푸드(K-Food), 케이덴탈(K-Dental) 등 세 가지 해외맞춤식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타이응우옌 대학 3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기간동안 무료교육과 홍보활동을 펼쳤다. 온라인 교육 케이웨딩(K-Wedding)은 케이웨딩 트랜드 및 이미지 분석과 웨딩메이크업, 웨딩헤어, 웨딩스타일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케이푸드(K-Food)는 대표적 한식인 밥, 국, 탕, 찌개, 전, 면, 육류, 찜 조리 방법 등을 포함하고 케이덴탈(K-Dental)의 교육내용은 치아와 관련된 모형스캔, 캐드ㆍ캠, 보철물 적합도 확인 등이다. 봉사단은 온라인 교육을 바탕으로 타이응우옌 재정경제대학 재학생과 함께 현지 지역민 450여명을 대상으로도 봉사와 실습을 겸한 미용봉사, 틀니제작, 한국음식 요리 등 다양한 전공연계 교류와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김정수(뷰티코디네이션과 2학년)씨는 “베트남 학생들이 네일아트에 관심이 많아 어떻게 하면 공감대를 형성할까 고민하다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활용해 원하는 컬러와 디자인을 추천하기 시작하면서 너무 즐거워했다”며,“봉사를 통해 베트남 학생들에게 미용에 대한 동기부여와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바램과 해외에서 실습을 미리 연마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라고 밝혔다. 봉사단을 이끈 김경용 국제교류원장(사회복지과 교수·51)은“국제교류원에서는 지속적으로 재학생들의 통합적 봉사활동을 기반으로 사회공헌 활동과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시키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나눔 Growing 국외나눔프로젝트는 WCC사업의 일환으로 재학생에게 통합적 봉사활동을 기반으로 인성적 소양과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남촌 ‘다크투어’… 일제·독재의 잊고 싶은 기억을 기억하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남촌 ‘다크투어’… 일제·독재의 잊고 싶은 기억을 기억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9회 서울사방 남촌 편이 지난 7일 중구 필동과 예장동, 회현동 일대 남산 아랫마을에서 진행됐다.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소서(小暑) 무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 인터넷 예약에 실패한 네댓 분이 “신문 보고 왔다”며 즉석 합류를 요청해 운영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준비한 오디오 가이드 시스템 40개가 동나는 바람에 진행자용 기기를 양보했다. 많은 인원이 시원한 그늘을 찾아다니다 보니 행렬이 길어지고 시간이 지체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서울미래유산이 비록 국가공인 지정 및 등록문화재는 아니지만, 참가자 본인이 직접 겪고 들은 유형과 무형의 소중한 미래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실감했다.남산은 서울의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코스이다. 다크투어란 인간이나 자연이 저지른 어두운 현장을 찾는 역사교훈관광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남산골한옥마을(청학동, 조선헌병대사령부)을 출발, 필동 예술통(남학당)~서울소방재난본부(중앙정보부 유치장)~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녹천정, 통감관저·총독관저)~문학의 집(중앙정보부장 공관)~서울유스호스텔(중앙정보부 남산본관)~서울애니메이션센터(통감부·총독부)~남산원(노기신사)~한양공원비(왜성대공원)~백범광장(조선신궁)~안중근의사기념관(조선신궁)까지 빡빡한 코스를 2시간 30분 동안 걸었다. 김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독창적인 관점의 해설을 열정적으로 들려줘 호응을 얻었다. 투어가 끝난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21명 중 6명이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면서 해설시간 연장이나 코스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참가자는 늘 걷던 남산 길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남산은 상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서울 어디서나 고개만 들면 보이는 누이 같은 산이고, 서울 바깥에서 봤을 때 서울 진입을 상징하는 표상이다. 서울이 사대문 안을 벗어나 10배 이상 확장되면서 옛 서울의 남쪽 경계였던 남산과 한강이 서울의 중심부가 됐다. 조선 말 고종이 종로구 인사동 194(하나로빌딩)에 세운 서울중심점 표식이 지금은 남산 정상으로 남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의 관문 노릇을 하던 한강 또한 서울의 강남과 강북을 관통하는 도심 속 하천이 됐다. 남산은 광화문네거리에 솟아 있던 황토마루(黃土峴) 역할을 하는 중앙산이 됐고, 한강은 사대문을 북촌과 남촌으로 나눈 청계천처럼 서울의 강남과 강북 사이 중앙천이 됐다. 한강이 허리띠처럼 감싼 남산은 명실공히 서울을 대표하는 자연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서울의 북쪽을 병풍처럼 두른 삼각산(북한산)이 왕조와 왕을 지키는 장풍(藏風)의 산이라면 남산은 백성과 함께 즐기는 득수(得水)의 산이다. 신라의 고도 경주의 남산, 고려 개성의 자남산에 이어 서울 남산은 한반도를 지배하는 왕조가 백성에게 내준 어울림의 영역이다. 태조 이성계가 경복궁 뒤 백악산(북악산)에 여신 진국백(鎭國伯)을 둔 반면 남산에는 목멱대왕(木覓大王)이라는 남신을 모신 국사당을 세운 데서 나타난다. 남산은 국가의 제례 공간이자 민간신앙의 터전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세워진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모신 관왕묘 중 남관묘가 남산에 가장 먼저 건립됐고 제갈공명을 모신 와룡묘도 따라 들어섰다. 남산 범바위를 중심으로 한 무속신앙이 성행한 이유도 남산을 한양도성의 수호신 목멱대왕이 깃든 신성한 산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팔도에서 올라오는 봉수대의 종착 지점을 남산에 둔 까닭이기도 하다. 제왕은 남면(南面)하는 법이다. 남산은 왕이 바라보는 산이다. 이를 쫓아 옛사람들은 마을의 앞산을 남산이라고 불렀다. 남산의 남(南)자는 ‘남녘 남’ 자가 아니라 ‘앞 남’ 자를 썼다. 남산의 다른 이름 ‘마뫼’는 우리 말 ‘앞산’과 동의어다. 목멱이란 마뫼의 이두식 표기다. 남산=마뫼=목멱 등식이다. 남산은 소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거나 무덤을 두지 못하게 엄히 규제한 사산금표(四山禁標)의 금역이기도 했다. 남산에 소나무를 심었다는 실록 기록이 자주 등장한다. 애국가 가사 중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서울사람이 늘 보는 일상 풍경이었다. 남산을 그린 옛 그림 ‘목멱산도’와 ‘은암등록’, ‘장안연우’ 속 큰 소나무 한 그루일 수도 있다. 서울에 사는 남인 양반촌의 시대는 옛 노랫가락처럼 흘러갔지만 남산만큼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칠정(七情)을 제대로 겪은 산이 또 있을까. 남산 아랫마을 중 회현동(호현동)과 필동, 충무로 일대에는 본래 경주 이씨, 동래 정씨, 안동 김씨, 풍산 홍씨 같은 경화사족(京華士族)이 살았다. 서울에 기반이 없던 다산 정약용 같은 ‘남산골샌님’이나 ‘딸깍발이’ 신세의 남인 선비들도 산등성이와 계곡에 초가를 지었다. 연암 박지원이 지은 ‘허생전’의 주인공 허생이 살던 가난한 동네였다. 남산산록을 수놓은 귀록정, 노인정, 청학동, 녹천정, 천우각, 쌍회정은 남산풍류의 본거지였다. 한양의 대표적 경관시 중 하나인 정이오의 ‘남산팔영’은 사실상 한양팔경가였다. ‘장소의 윤회’인가. 조선 건국 초 왜국사신 숙소 동평관을 지금의 인현동에 둔 게 화근이 돼 200년 뒤인 1592년 임진왜란 때 서울을 점령한 왜군이 진을 친 곳이 예장동(왜장대)이다. 또 300년이 흐른 1885년 일본공사관이 녹천정(통감관저 터)으로 틈입하면서 남산은 수난의 그림자에 덮였다. 황현은 “녹천정을 빼앗아 일본공사관으로 삼은 후로 야금야금 주동, 나동, 호위동, 남산동, 난동과 종현, 저동을 가로지르는 진고개 일대를 점거하여 남촌 50개 동 가운데 30개 동이 일본인 촌이 됐다”고 ‘매천야록’에서 절규했다.남촌은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의 심장부였다. 통감부를 중심으로 통감관저, 헌병대사령부, 정무총감 관저(필동 한국의 집)가 집결했다. 명동과 충무로에 화려한 상가가 들어서고 조선은행과 식산은행, 동양척식회사 등 경제수탈기구가 남대문에 집결했다. 벚꽃 묘목 1500그루를 들여와 왜성대공원(한양공원)에 심은 게 1907년이었다. 한양도성의 수호신 남산은 일본 국교 신도(神道)에 무참히 유린당했다. 1925년 조선신궁이 세워지면서 남산은 정치와 종교, 문화의 지배공간이 됐다. 1932년 남산기슭 장충단 자리는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로 둔갑했다. 남산은 식민지배의 상처를 씻어내지 못한 채 광복과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 산업화 과정에서 훼손됐다. 경성호국신사(용산동 2가) 자리에 해방촌이 들어선 데 이어 적산 처리 과정에서 동국대, 서울중앙방송국, 숭의학원, 미군 통신부대, 외인주택 등 각종 정부기관과 학교, 군 및 종교단체가 파고들어 잠식당했다. 동상과 기념물 그리고 터널과 타워는 남북 체제 경쟁과 정치이데올로기 홍보의 상징물이다. 개발독재와 권위주의 시대 중앙정보부는 ‘남산’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예장자락에 무려 41개의 건물을 차지하고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했다. 그 상처를 씻어내는 진혼곡이 이제야 연주되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홍릉산책(홍릉수목원) ●일시: 7월 14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장소: 지하철 6호선 고려대역 3번 출구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檢, 양승태 사법부 ‘민변 대응 문건’ 실행 조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민변 회원 7명을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문서파일도 확인됐다. 11일 ‘사법농단’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민변이라는 민간 변호사 단체를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또 의사결정 과정에도 부당하게 개입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민변은 대법원 산하 특별조사단이 찾아낸 410개 문건 중 ‘상고법원 입법관련 민변 대응 전략’을 포함해 총 7건의 민변 관련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문건에는 상고법원에 대한 민변의 입장을 바꾸기 위해 ‘약한 고리’ 전략과 ‘강한 고리’ 전략 등을 펼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상고법원에 우호적인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을 돕자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 거론하고,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과 보수 변호사 단체 활용 방안도 제시됐다. 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지역언론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법원장 등을 동원하는 것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변 측은 검찰 조사에서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 파일에는 성창익, 정연순, 송상교, 장주영 변호사 등 민변 전·현직 간부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적혀 있고 그 위에는 ‘블랙리스트’라고 표시됐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중대성 감지 못한 국방부… ‘기무사 월권’ 판단하고도 덮었다

    중대성 감지 못한 국방부… ‘기무사 월권’ 판단하고도 덮었다

    3월 말에 문건 보고 받은 송영무 수사 대상 검토하고도 감찰 가닥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및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을 독립적으로 수사할 특별수사단을 운영토록 지시하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계엄령 문건을 보고받은 지난 3월 말부터 최근까지 약 100일간 공개 또는 수사 지시를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11일 “지난 3월에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에 대해 수사 대상이 될지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고위 장성들을 대거 수사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상황 파악을 위해 수사단보다 감찰 쪽이 먼저 가동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도 “당시 계엄령 문건은 현재와 같이 병력 이동 계획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심할 경우 내란 예비 음모가 적용될 수도 있는 무거운 사안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군 장성들을 수사하기보다 문건 작성 경위나 회합 모의 여부를 먼저 조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즉 형사처벌 단계로 가기 전에 구체적인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사가 먼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는 기무사의 ‘월권행위’라고 판단해 놓고도 문건을 공개하거나 본격 수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무사 개혁을 위한 판단 근거로 삼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건을 공개할 경우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국방부는 해당 문건을 인지하고 법적 검토도 했지만, 수사 지시 대신 기무사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는 해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현직 국방부 고위급들이 대거 연루되는 상황을 경계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국방부가 5월부터 운영한 기무사 개혁위원회에는 세월호 유족을 사찰하는 데 관여한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육군 소장)이 포함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청와대, 宋국방에 ‘옐로카드’ 관측도 이는 문 대통령이 독립적으로 특별수사단을 운영하라고 지시한 이유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국방부 주도의 수사에 불신을 드러냈으며 송 장관에 대해 ‘옐로카드’를 내민 셈이다. 군 소식통은 “기무사가 보안사 시절부터 군 쿠데타 등을 감시하는 ‘대전복부대’의 성격이 있지만, 병력 이동 계획은 합참의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월권으로 보인다”며 “기무의 기능은 외려 군의 병력 이동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변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는 전날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를 발표하면서 ‘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한 이후에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국방부의 대처를 질책하면서도, 송 장관에 대한 ‘레드카드’에는 유보적인 입장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송 장관의 잇단 ‘설화’와 지지부진한 국방개혁과 맞물려 개각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가 군 검찰을 통한 수사를 요구했으나 송 장관이 무시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의겸 대변인은 “청와대가 국방부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도 없고 당연히 송 장관이 무시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가 해당 문건을 보고받은 시점에 대해서는 “‘칼로 두부 자르듯’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면이 있다”면서 “‘회색지대’ 같은 부분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군 수뇌부 오늘 계엄 문건 대책 논의 한편 국방부는 12일 송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와 민간 자문위원들이 참석하는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군 장성의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 등에 관한 대책을 논의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정례적인 회의인데 이번에 민간 자문위원들의 요청으로 긴급히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익수 특별수사단장 프로필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을 규명할 전익수(48·법무 13기) 특별수사단장은 올해 2월부터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임명장을 받은 뒤 언론에 “공정하고 철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주 동암고 ▲한양대 법대 학사·석사 ▲공군 군법무관 임관(법무 20기)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 법무실장 ▲공군 교육사령부 법무실장 ▲공군 고등검찰부장 ▲공군 법무과장 ▲공군 군사법원장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송무팀장 ▲합동참모본부 법무실장
  • 檢 ‘촛불 계엄 문건’ 중앙지검 공안2부 배당

    검찰이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사건을 공안 전담부서에 배당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중장)과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소장)에 대한 고발 사건을 공안2부(부장 진재선)에 신속하게 배당했다. 전날 군 인권센터는 이들의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군 인권센터는 “관련 문건이 공개된 후에도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소 참모장에 대한 강제수사를 하지 않은 군 검찰이 수사를 잘 이끌어 나갈지 의심스럽다”며 민간 검찰에 고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무사 독립수사단 구성 등을 지켜보고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예상되는 수사 대상 가운데 일부가 예비역이라 공조 수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aeno@seoul.co.kr
  • 기무사 특별수사단장에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기무사 특별수사단장에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1일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을 독립적으로 수사할 특별수사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단장에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대령)을 임명했다. 국방부는 이와 별개로 기무사 등 모든 군 조직에 속한 군인들의 정치개입 소지를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 준수를 제도화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가칭 ‘정치개입 방지를 위한 특별법’인 이 법안에는 상관이나 지휘관 또는 청와대 등 외부 기관이 요구하는 ‘정치적 지시’를 거부할 수 있고, 지시자를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조항 등이 담긴다. 국방부는 이날 특별수사단 출범과 관련해 “특별수사단장은 어떤 지휘도 받지 않고 수사인력 편성과 수사내용에 대해 전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30여명의 해·공군 검사 위주로 구성된다. 활동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개월이지만, 필요시 활동시한을 연장토록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가장 감동 주는 ‘미소왕’을 찾습니다

    ‘전국 최고의 미소친절 사례를 찾습니다.’ 대구시는 제5회 전국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대구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대구경북흥사단이 주관하는 이번 선발대회는 미소친절 운동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높이고 밝고 친절한 도시 이미지 확립을 위해 연다. 4개 부문(학생, 서비스, 공공, 일반)으로 대상은 개인, 단체 또는 기관이며 다음 달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미소친절로 감동을 줬거나 감동한 재미있는 사례 등이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참가 신청서를 작성해 영상물, 파워포인트(PPT), 상황극 등을 첨부한 뒤 이메일(3ccc@3ccc.or.kr)로 보내거나 대구경북흥사단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제출하면 된다. 1차 서류심사로 부문별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고 오는 10월 11일 열리는 수성구 어린이회관 꾀꼬리홀에서 개최예정인 본선대회 최종 심사를 거쳐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 수상자를 결정한다. 대상 1명(팀), 금상 4명(팀), 은상 4명(팀), 동상 4명(팀)을 선발한다. 대상은 대구시장상과 함께 300만원, 금상은 150만원(학생 100만원), 은상은 100만원(학생 50만원), 동상은 50만원(학생 30만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대구시는 이번 선발대회를 통해 모인 전국의 다양한 미소친절 사례를 ‘미소친절 대구’ 홍보 및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우수한 입상자는 미소친절 홍보대사와 교육 강사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열린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에서는 41개 팀이 참가해 경쟁을 펼쳤다. 대상은 친절한 직원과 불친절한 직원의 민원 응대 사례를 대결 구도로 구성한 뒤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기 쉽게 스포츠 중계 형식으로 풀어낸 대구도시공사 팀이 받았다. 진광식 대구시 시민행복교육국장은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전국 미소친절 대상 선발대회가 대구의 미소친절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미소친절과 관련된 재미있고 감동적인 사례가 있거나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서울에 탱크 200대·장갑차 550대···‘전쟁 준비’했나

    서울에 탱크 200대·장갑차 550대···‘전쟁 준비’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직전 계엄령 선포를 검토한 문건에 따르면 서울에만 탱크 200여대가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군인권센터의 문건에 따르면 서울에 탱크 200여대, 장갑차 550여대, 무장병력 4800명, 특전사 1400여명이 투입된다. 또 경기도 양평과 고양에 있는 육군 20·30기계회보병사단은 서울로, 양주에 있는 육군 26기계화보병사단은 전라도, 익산에 있는 7공수특전단은 경상도로 옮겨 편성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헌법재판소가 기각하면 폭동이 일어난 것으로 예상,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시위 진압을 위해 군 병력을 동원한다는 문건을 작성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심판일은 지난해 3월 10일 이었다.한편 장영달 기무사 개혁위원회 위원장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가 (기무사의 계엄령 선포 검토 문건 작성을) 모를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지시 주체와 관련해 “대통령, 최하 안보 책임 집단”이라며 “최소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 김관진 안보실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포토] ‘기무사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단장 임명장 전달하는 송영무 장관

    [서울포토] ‘기무사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단장 임명장 전달하는 송영무 장관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 특별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전익수 공군 대령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사설] 독립수사단, 계엄 문건 지시자와 보고라인 밝혀내야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에 국내 사안에 수사를 지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이 “헌정 파괴에 버금가는 국기 문란으로 볼 만큼 위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힘이 실린다. 진상 규명에 미온적인 군에 더는 수사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공개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이란 기무사의 내부 문건을 보면 ‘박근혜 탄핵 기각’으로 시위가 격화돼 사상자가 발생해 계엄이 선포되면 기계화 6개 사단, 기갑 2개 여단, 특전사 6개 여단으로 계엄군을 구성, 서울시내 곳곳에 배치하고, 중령·대령급으로 24개 정부 부처를 장악한다고 돼 있다. 기무사의 전신인 보안사령관 자리에 있으면서 1979년 ‘12·12 쿠데타’와 그 이듬해 ‘5·18 광주항쟁’을 거치면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연상돼 섬뜩하다. 또 기무사는 당시 촛불시위를 종북세력 등의 발호로 보고, 계엄을 실행해 주동자를 색출하고 단심 처리하며, 언론 통제를 위한 검열단과 대책반을 운영하는 등의 계획도 세웠다. 국방부는 3월에 이 문건을 송 장관에게 보고했지만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단다. 일반인에게도 아찔한데, 국방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 은폐 의도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러운 이유다. 독립수사단의 책무는 막중하다. 이런 문건을 누가 왜 만들었는지 규명해야 한다. 단순한 시나리오인지, 아니면 당시 소문처럼 ‘박근혜 대통령 친위 쿠데타’를 의도했는지 가려 내야 한다. 계엄은 합동참모본부 소관인데 기무사가 개입한 만큼 배후가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이 지시했는지, 청와대 지시가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 작성된 계엄 문건이 보고 라인을 타고 어디까지 올라갔는지도 파헤쳐야 한다. 청와대 등 정권 핵심에까지 전달됐다면, 단순한 대비책이기보다 민주주의를 전복하려는 실행 문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수십 년 후퇴시킬 수도 있었던 계엄 문건 기획자와 관련자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와 군에 관련 세력이 있다면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우리는 수차례 기무사를 해체할 수준까지 개조하고 개혁할 것을 요구했다. 기무사는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하고 계엄 문건을 작성했을 뿐 아니라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사찰한 것이 드러난 탓이다. 기무사를 방첩 기능만 남겨 부대 단위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통해 군의 총부리가 국민을 향하면 반드시 심판한다는 진리를 역사에 새겨 온, 그 단호함으로 독립수사단이 수사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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