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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소문 타고 매진, 추가 회차도 매진…이토록 뭉클한 이야기라서

    입소문 타고 매진, 추가 회차도 매진…이토록 뭉클한 이야기라서

    서로 다른 생각과 마음들이 팽팽할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은 생긴다. 누군가는 그 섬을 잇기 위해 분주히 오갈 테고 누군가는 그 섬을 고립시키기 위해 더 윽박지르며 살 테다.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단순한 표현은 그래서 이루기가 참 어렵다.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7일까지 공연하는 음악극 ‘섬:1933~2019’은 바로 그 섬에 대한 이야기다. 한센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소록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장애아를 둔 한 부모의 이야기를 엮어 사람의 세상에 사람이 드리우는 일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불멸의/ 희망은 보여져야 한다/ 희망은 느껴져야 한다/ 희망은 실현 가능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희망으로 살아야 한다.’ 작품의 마지막부터 소개하자면 막이 내리고 무대에는 이런 문구가 뜬다. 1962년부터 2005년까지 40여년간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한센인(한센병 환자)을 위해 헌신한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 슈퇴거(90)가 남긴 말이다.가톨릭 재속회(수도자의 3대 덕목인 정결, 청빈, 순명을 서약하고 사는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인 그리스도 왕 시녀회 소속인 마리안느는 4년 늦게 입도한 동료 간호사 마가렛 피사렉(1935~2023)과 각각 ‘큰 할매’와 ‘작은 할매’로 불리며 한센인을 성심껏 돌본 인물로 유명하다. ‘섬: 1933~2019’는 두 간호사의 감동적인 실화를 통해 소록도에 격리된 한센인의 억압 받던 삶과 2010년대 서울의 발달장애 아동 가족의 삶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긴 섬의 아픔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한센인들은 소록도가 지상낙원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입도하지만 그곳은 세상이 손가락질하고 두려워하는 곳이 된다. 사람대접이 간절했던 이들을 편견 없이 대해주는 두 간호사는 그야말로 천사가 따로 없다. ‘섬:1933~2019’은 두 간호사의 헌신을 조명하며 두 사람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뭉클하게 꺼내놓는다. 널리 알려진 실화를 다시 꺼내 보는 것이라면 그저 평범한 연극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섬:1933~2019’은 소록도를 둘러싼 일화를 오늘날의 이야기와 엮어내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도(島)라는 섬에 갇힌, 장애 학부모들의 사연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는 해도 차별은 여전하고 갈 길은 멀다. 작품 제목에 붙은 2019라는 숫자는 2019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해 특수학교 시설과 관련한 우리 사회의 현실 인식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은 필요하지만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동네였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과 이곳에 제발 짓게 해달라는 절박한 마음이 팽팽하게 맞서는 현실은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아프게 다가온다.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이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아프고 고통이 되는지 그 마음들을 절절하게 표현하면서 작품은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절박하게 살아가는 일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면 어떨지, 인간의 선의에 대해 오래오래 곱씹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음악극인 만큼 중간중간 들려오는 음악이 작품의 서사와 서정을 극대화한다. 여전히 약자를 꺼리고 고립시키는 섬이 널린 현실에서 필요한 것은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그랬던 것처럼 서로 배려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뿐임을 일깨우며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좋은 작품이 많은 요즘 공연계에서도 수작인 것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면서 매진 행렬이 이어졌고 3회 공연이 추가됐다. 그러나 그 역시도 매진이긴 마찬가지다.
  • 관악 구석구석 ‘11개 황톳길’… 서울 최고 ‘맨발걷기 맛집’

    관악 구석구석 ‘11개 황톳길’… 서울 최고 ‘맨발걷기 맛집’

    “불면증 때문에 황톳길을 걸으러 양재, 보라매공원까지 다녔는데 집 앞 동네에도 생기니 훨씬 편해졌어요.” 지난 18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싱글벙글센터 뒤 황톳길에는 나무 그늘 아래로 산책하는 맨발걷기족들로 분주했다. 황톳길 점검에 나선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현장에 등장하자 주민들은 황톳길 예찬을 늘어놨다. 낙성대동에 사는 최예인(50)씨는 “더이상 먼 황톳길까지 갈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악구 황톳길은 ‘행복공동체 관악’을 위한 박 구청장의 역점 사업이다. 이미 문을 연 낙성대지구, 청림어울림마당에 더해 신림계곡지구, 장군봉근린공원, 시민의 숲 제방길 등 11개 황톳길이 7월 안에 마련된다. 특히 낙성대지구는 구민운동장 무장애길과 이어져 다양한 주민들이 맑은 공기와 자연을 즐기기 위해 찾고 있다. 신림계곡지구 황톳길은 걷는 내내 물소리가 들리는 색다른 산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세족장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박 구청장은 “건강에 좋은 황톳길을 만들기 위해 전국 유명 황톳길을 모두 다녀봤다”며 “관악산 한 곳이 아닌 누구나 집 주변에서 쉽게 황톳길 걷기를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11곳에 나눠 만들었다”고 했다. 관악구는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곳 ▲접근성이 좋은 곳 ▲기존 산책로를 활용할 수 있는 곳 등을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했다. 박 구청장은 맨발걷기를 하는 주민들과 인사하며 “접지효과가 있는 황톳길에서 하루 한 시간은 꼭 걸어야 몸에 좋다”며 “걷기 모임도 만들면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권했다. 그는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체육시설 인프라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또 관악구는 신림계곡지구에 13억원을 투입해 약 1500㎡ 규모의 어린이 물놀이장을 오픈한다. 돌고래 워터넷, 우산 워터드롭 등이 설치돼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매년 2만명이 다녀가는 관악산 자연계곡 물놀이장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낙성대지구 축구전용구장, 난곡지구 파크골프장도 올해 말까지 조성된다. 신림선 관악산역 인근 관악산 으뜸공원도 오는 9월 문을 연다. 관악산 입구에 휴게소, 쉼터 등 문화 휴식공간을 더한다. 박 구청장은 “더 행복한 관악구를 위해 구민들이 건전한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체육 시설 확보에 힘쓰겠다”고 했다.
  • 러시아 내부 테러 늘었다…“우크라 전쟁으로 주의 산만해져”

    러시아 내부 테러 늘었다…“우크라 전쟁으로 주의 산만해져”

    러시아에서 주로 무슬림이 많이 사는 다게스탄 지역에서 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저녁, 무장 괴한들이 러시아 정교회 2곳과 유대교 회당 2곳을 공격하며 화염병을 던지고 현지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약 20명의 사망자를 낸 당시 공격은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하면서도 자국민을 보호할 여력이 남아 있는지에 대한 큰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BI) 29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 본부를 둔 글로벌 안보 싱크탱크인 수판센터의 루커스 웨버 연구원은 BI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러시아) 보안기관을 당혹스럽게 했다”며 “(무장괴한들은) 사전에 상당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공격은 또한 러시아의 국내외 정책 행동을 통해 분노한 다양한 무장 행위자들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웨버 연구원은 덧붙였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이슬람국가(IS)의 북코카서스 지부인 윌라야트 카브카즈가 이 공격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하면서도 북코카서스 지역의 추가 테러 공격과 불안정에 대한 러시아 내의 두려움을 증가시켰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워싱턴 싱크탱크인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총기 소지자 6명 중 5명도 다게스탄 지역의 정치 엘리트들과 관련이 있다.이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한 이후 러시아 당국을 괴롭혀온 일련의 주요 국내 안보 실패 중 가장 최근의 사건이었다. 이런 사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큰 문제를 안겼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면서도 러시아 내부의 안보와 질서를 보장할 수 있는 강자라는 그의 평판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러시아 보안 기관은 IS와 연계된 구치소 수감자 6명이 교도관 2명을 인질로 잡았던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해당 구금 시설을 급습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러시아 연방교도소 발표를 인용해 이들 수감자들은 사살됐으며 인질들은 무사히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 무장 괴한들이 수도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청의 콘서트장에 침투해 140명 이상이 숨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당시 공격 이후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4명이 구금됐으며, IS는 나중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다게스탄의 무슬림 시위대가 유대인을 표적으로 삼아 주요 공항을 급습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북코카서스 지역은 크렘린궁 통치에 반기를 든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특히 체첸에서 그 역사가 깊다. 러시아는 1994~1996년과 1999~2009년 두 차례의 유혈 전쟁에서 분리주의자들과 싸웠다. 그러나 그런 폭력 사태는 러시아 안보 기관의 엄청난 탄압과 시리아 및 이라크의 사태 발전으로 인해 코카서스에서 IS의 존재가 분열되면서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고 유라시아 안보 위험을 분석하고 북코카서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스레톨로지스트(Threatologist)의 설립자인 마크 영먼은 BI에 말했다. 영먼은 “2017년 이후 러시아의 존재에 도전하는 조직적인 반란은 없었다”며 “그후 대부분의 지하디스트 폭력은 지하드 이념에 영감을 받았지만 자원과 인맥이 부족한 고립된 개인과 소규모 집단에 의해 자행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IS의 최우선적 적”으로 남아 있다고 웨버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2015년 시리아 개입, 아프리카 전역으로 민간군사기업(PMC) 활동 확대, 이란 및 탈레반과의 관계 강화”로 인해 이런 상황이 악화됐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영먼은 “러시아가 안보 기관의 자의적 행동과 인권 침해 뿐 아니라 빈곤과 부패, 기회 부족과 같이 이 지역의 급진적 이념에 대한 지지를 불러일으킨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영먼은 러시아가 대신 무력에 의존해 반란 세력을 제압해왔다고 말했다.지난 23일 다게스탄 사건은 불과 3개월 만에 두 번째로 큰 테러 공격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보안 기관은 전략을 실제로 바꾸지 않았다고 북코카서스 전문 정치 및 안보 분석가인 해럴드 챔버스는 BI에 말했다. 쳄버스는 “다게스탄 당국은 진짜든 가짜든 우크라이나 요원, 온라인 야당 추종자들을 추격하는 데 집중해 왔다”면서 “따라서 대중에게 알려진 급진적인 행위자들의 존재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보안 기관은 위협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영먼은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들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졌다”고 덧붙였다.
  • 할미가 들려주는 인생 그림책 펼쳐봐유… 책방이 되살려낸 핫플 책마을 즐겨봐유 [박상준의 書行(서행)]

    할미가 들려주는 인생 그림책 펼쳐봐유… 책방이 되살려낸 핫플 책마을 즐겨봐유 [박상준의 書行(서행)]

    평균 나이 82세. 스물세 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그림책을 그리고 썼다. ‘가마니 팔러 가는 날’, ‘할머니의 꽃밭’, ‘친구 이야기’ 등의 제목이다. 글과 그림 실력은? 그걸 어찌 가늠할까. 인생을 실력으로 살아내는 건 아니지 않은가. 스물세 권의 그림책에는 각기 다른 삶의 이력이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낸 세월들, 때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낸 생의 흔적들, 이들 내면에 굳은살이야말로 인생 그림책이 갖는 매력이기도 하다. 뜨거운 여름, 충남 부여 송정그림책마을에서 찾을 수 있는 보물 같은 생이다.●그림책 읽어 주는 할머니 송정그림책마을이 자랑하는 ‘들려주는 그림책’ 프로그램. 오늘 낭독의 주인공은 1943년 강경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에 결혼으로 이주한 박송자 작가 할머니다. 옆자리 작가 할아버지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게끔 박송자 할머니의 그림책을 높게 펼쳐 넘기고 있다. 환상의 짝꿍? 물론 낭독 내용과 그림책은 가끔 엇박자가 나기도 한다. “거, 잘 좀 혀 봐요!” 사회를 보던 박상신 마을 대표가 타박하며 장난을 건다. 책장이 다시 이야기를 찾아 빠르게 넘어간다. 박송자 작가 할머니의 그림책은 ‘맘씨도 착허고 인정도 많은 남편’ 자랑으로 시작한다. 할머니는 남편과 자신을 닭에 빗대어 그렸다. 두 마리 닭이 전통 혼례를 올리는 장면은 무척이나 다정하다. 그런데 다음 장으로 넘어가며 슬그머니 방향을 튼다. ‘근디 술을 너무 좋아해.’ 듣던 이들은 이미 까르르다. 짐작 간다는 눈치다. 그러나 몇 장을 더 넘기니 그림 속 수탉은 술병 대신 짐 보따리를 들었다. 박송자 할머니 작가는 ‘근디 오십 년이 흐르고 나니께 좀 달라졌어. 정말로 신기햐’라고 썼다. 할머니 무릎 아프다며 무거운 건 절대 못 들게 하고, 꽃도 예쁘게 잘 키우고 할머니께 이런 말도 할 줄 안다. ‘나 겉은 사람헌티 어찌 왔는가. 항시 고마우이.’ 10분 남짓한 낭독의 시간, 두 사람의 인생이 그림처럼 지나간다. 그 제목이 ‘꽃 심는 닭’이라니. 쓱쓱 색연필로 그려낸 책 속의 닭 부부는 깃털마저 얼마나 아름다운지. 뭉클한 감동은 ‘아직 술은 못 끊었다’는 박상신 대표의 한마디에 다시 속절없이 무너지기는 한다만. 박송자 작가 할머니의 남편은 이만복 작가 할아버지다. 그는 ‘나는 농부여’를 그리고 썼다. ‘꽃 심는 닭’의 스핀오프랄까. 스물세 권의 그림책은 저마다 다른 이야기지만 마을 사람 서로가 아는 이야기다. 그러니 스물세 권을 합치면 송정그림책마을의 역사다.●3년간 ‘그림책 읽는 마을 찻집’ 조성 이리 적으니 송정그림책마을의 그림책이 근래에 완성된 것만 같다. 낭독이야 현재진행형이지만 그림책은 2017년에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그림책 읽는 마을 찻집 조성 사업’으로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과 함께 3년 동안 이뤄진 프로젝트다. 처음 2년여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울려 노래하고 춤도 추며 가슴 밑바닥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각 잡고 마주 앉아 질문하고 답하는 인터뷰가 아니라 그들의 생으로 스미는 과정이었다. 구술한 사연을 채록하니 이미 480쪽 분량의 책 한 권(‘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한울림))이었다. 다음 7개월은 그림을 배웠다. 학교도 다녀 본 적 없는 어른들 가운데는 그림을 처음 그려 보는 이가 적잖았다. 옆 사람 얼굴에 종이를 대고는 이목구비의 윤곽을 따 보기도 하며 그림과 친해지는 시간, 농사짓고 자식 키우고 인생 다 똑같이 살았다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조금씩 자신의 인생을 빗댄 고유한 이야기를 각자의 필체와 색감으로 그려 냈다. 그로부터 7년, 이들이 그린 스물세 권의 그림책은 여전히 송정그림책마을찻집 테이블 위에 놓여 마을을 찾는 이들을 변함없이 반갑게 맞이한다. 또한 작가가 된 할머니, 할아버지는 자신이 쓴 그림책을 직접 읽어 주고 마을을 같이 산책하며 그 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는 마을을 찾는 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싼다. 농사짓는 중간에 짬을 내 하는 일이다 보니 들려주는 ‘그림책’(10인 이상), ‘할머니 도시락’(20인 이상) 등은 일정 인원 이상이 돼야 하지만 직접 그림엽서를 만들어 부치고 1년 뒤 받아 보는 ‘느린 그림엽서’ 등은 개인 단위 체험이 어렵지 않다.●산뜻한 찻집에서 작가와의 만남을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송정그림책마을을 만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송정그림책마을찻집에서 그림책과 함께하는 독서다. 송정그림책마을찻집은 전통을 내세운 ‘찻집’과는 거리가 있다. 산뜻한 2층 벽돌집이다. 남쪽으로 길고 넓은 창을 냈는데 반대편에 걸린 그림 액자가 단연 눈길을 끈다. 할머니, 할아버지 작가들의 원화로 서울에서 전시도 가졌다. 찻집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바람을 담아 설계했다. 그들은 찻집이 그림책 전시 공간이길 원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도 그림책은 남을 것이고 그림책이 고향 마을에서 그들의 자녀를, 그리고 마을을 찾는 이들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 마을의 이야기가, 마을의 역사가 그림책을 빌려 오래도록 지켜지고 전해지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송정그림책마을찻집은 손님을 맞는 장소이자 마을 사랑방이고 그림책 전시관이자 마을 이야기의 아카이브다. 찻집 운영 또한 할머니 작가들이 맡는다. 매실차, 생강차, 미숫가루 등은 마을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로 만든다. 차나 커피 한잔을 건네받으며 그날의 할머니가 그린 그림책은 무엇인지 여쭤 보고 그 책을 넘겨 보는 것만으로 이미 특별한 환대다. 그러니 그림책을 읽다 고개를 들어 할머니와 눈을 맞추고픈 건 어찌할 수 없는 ‘팬심’이다. 좀더 용기를 내서 그림책 속 이야기를 물어도 좋고, 구매한 그림책에 사인을 받아도 좋겠다. 쑥스럽다면 방명록에 가벼운 안부를 남길 수 있다. 이 역시 이 작은 마을에 각자의 마음을 포개어 보는 화답이기도 하다.●삶이란 인생 캔버스를 채우는 것 무더위가 서둘러 기승을 부리는 6월의 끝자락, 할머니 작가가 타준 미숫가루를 마시며 여름 더위를 씻는다. 창밖은 여름인데 찻집 안은 안온하다. 안과 밖이 다른 뜨거움이다. 탁자 위에는 비 온 다음날의 하늘처럼 무지개 같은 스물세 권의 그림책이 반짝인다. 어쩜 저리도 다른 그림책들이 태어날 수 있었을까? 자식과 손주의 이름으로 불리던 이들은 이제 작가라 불리며 뒤늦게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 당연한 그 사실이 새삼 반갑고 놀라우며 신기하다. 우리에게는 우리 각자의 생이 있다. 그 생의 지문이 어느 하나 같지 않아 부러움과 시기, 질투가 이는 것일 텐데 이곳에서는 그저 각기 다름이고 다른 귀함일 뿐이다. 나날이 무미한 반복인 듯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각자의 캔버스를 채워 가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한 권 한 권의 그림책에서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광휘의속삭임, 문학과지성사)이 떠오르는 건 어찌할 수 없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유월의 푸른 들녘과 키 큰 느티나무와 길가의 대숲을 바라보며, 스물세 사람의 일생과 더불어 마을의 일생 그리고 언젠가 그려낼 우리 자신의 일생 그림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오늘의 읽다 말 책과 문장 찾기를 포기하기로 한다. 대신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린 방문객, 찻집 앞 기록비에 적힌 스물세 작가의 이름을 하나하나 읊조려 본다.“김영자, 김옥이, 김외숙, 노재열, 박남순, 박동근, 박동년, 박상신, 박상진, 박송자, 박신태, 박일규, 박지순, 박춘자, 안정순, 양예연, 이만복, 이정의, 임숙철, 전열귀, 조명자, 최순희, 허경.” 그사이 박지순, 허경, 박동년 세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 그럼에도 그들의 그림과 이야기는 남아 마을의 동무들과 같이 산다. 사람이 쓴 책 가운데 가장 위대한 책은 사람 그 자신이 써 나간 생일지 모르겠다. 폭염보다 뜨거운 오늘의 깨침이었다.●그림책의 뿌리, 100년 야학당 송정그림책마을은 밀양 박씨 집성촌이다. 역사는 1623년 인조반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예씨가 노모를 모시고 피신하다 정착한 땅이 지금의 터다. 마을은 이야기 지도가 있고 안내판이 있어 산책하기에 수월하다. 스물세 권의 그림책을 힌트 삼는 것도 재미다. 특히 문패에 주목해야 한다. 그림책을 쓴 작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 앞에는 그림 문패가 걸려 있다. 낯선 집 대문 앞을 서성이는데 왠지 친근한 건, 그 너머 삶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까닭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정겹게 인사를 건넬 수 있어서, 그들의 표정에 그림책 속 이야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굳이 한 권을 꼽자면 야학당 앞집에 사는 박신태 작가 할아버지의 ‘야학당이 만들어진 이야기’다. 박신태 작가 할아버지는 그림책을 낭독하는 끝 무렵에 꼭 야학당 교가를 구성지게 부른다. 그가 공부하고 ‘나의 살던 고향은~’ 노래를 배우고 처음 유성기를 보고 들은 곳이 야학당이다. 송정그림책마을 야학당은 1925년에 문을 열어 30년 가까이 마을 교육을 책임졌다. 보통 농사일이 끝난 11~1월 사이 겨울에 석 달 동안 밤마다 열렸다. 야학당이 지어진 과정도 의미 있다. 기록된 바에는 ‘땅 있는 사람은 땅을 내고, 나무 있는 사람은 나무를 대고, 어떤 사람은 목수가 되어’ 참여했다 전한다. 초등학교가 생기며 역할이 다한 후에도 건물만은 그 자리에 상징처럼 남았다. 그러니 송정그림책마을 정신의 근간이자 뿌리다. 하반기에 실감형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마을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그림책 정거장·벽화 골목도 명소 야학당 주변 골목은 벽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전통문화학교 학생들이 8개월에 걸쳐 그린 벽화로 또 하나의 마을 그림 이야기다. 요란하지 않고 정겨운 그림들이다. 그 가운데 옛 야학당 풍경과 교가를 적은 벽화는 막 야학당을 지나와 한번 더 눈여겨보게 된다. 송정그림책마을 공공시설 프로젝트로 조성한 ‘그림책 정거장’ 역시 빠질 수 없다. 버스정류장과 방문자안내소를 겸한 시설이다. 부여 읍내에서 송정그림책마을까지는 하루 세 차례 버스가 다닌다. 한 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정류장에 내려서는 순간 찌뿌둥하던 몸과 맘이 주름을 편다. 그림책 정거장 옆 마을광장은 냇둑을 따라 소나무가 줄지어 선 모습이 용 꼬리 같다고 해 ‘청룡’이라고 부른다. 가지런한 벽돌 바닥과 너른 그늘을 드리운 느티나무와 팽나무 고목이 압도한다. 그 곁에는 층층이 쌓은 책 위에 소녀처럼 웃고 있는 할머니상이 마중한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박지순 작가 할머니가 모델이다. 할머니 옆에 앉아 산과 들로 부는 바람 구경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송정그림책마을 대표 포토존이다. 작가 할아버지가 안내하는 이야기 산책의 출발점 역시 마을광장이다. 찻집으로 향하는 길가는 대숲이 시원하다. 대숲 뒤편에는 대나무 말고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500년 수령의 ‘도토리나무’도 있다. 찻집 지나서는 우물터에서 원두막 쪽으로 크게 돌아 걸을 수 있고, 야학당 쪽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걸을 수도 있다. 마을 곳곳이 마을의 나이처럼 푸근하다.●담배 가게 개조한 동네 책방 책방세간 부여에는 책에서 출발한 또 하나의 마을이 있다. 읍내에서 백마강 건너편은 규암마을, 자온길로 불린다. 수북정이 지지대 삼은 바위 이름이 자온대, 규암바위다. 과거에는 규암나루가 있어 오일장이 설 만큼 붐볐다. 규암마을이 다시 알려진 건 7년 전 책방세간이 들어선 후다. 책방세간은 80년 된 담배가게를 개조한 동네 책방이다. 세간은 살림살이를 뜻하는 단어다. 그래서 책방 안에는 작은 소품 숍이 있다. 책은 물론 우리 생활의 오래고 소중한 물건들을 빌려 세상과 사람 사이를 잇겠다는 의지일 거다. 내부는 옛 건물의 대들보와 서까래, 출입문을 그대로 살렸다. 하지만 샹들리에, 담배 은박지를 차용한 벽 등 요즘 감각이 두드러진다. ●규암마을 자온길 만들어 상권 부활 규암마을은 책방세간에 그치지 않는다. 자온길 프로젝트를 주목할 만하다. 규암리는 상권이 쇠퇴한 마을이었다. 책방세간 박경아 대표가 중심이 돼 마을 빈집 10여채와 땅을 매입, 임대하고 지역 이야기를 공간으로 되살려 내며 변화했다. 옛 양조장을 활용한 ‘자온양조장’, 옛 요정의 허름한 양옥과 한옥을 감쪽같이 개조한 카페 ‘수월옥’, 넓은 마당을 가진 한옥 스테이 ‘작은한옥’ 등은 그 연장선이다. 장소성을 지켜 규암마을의 고유한 분위기와 어우러지게 했다. 덕분에 마을 전체가 점과 점을 잇는 길로서 자리매김했다. 이름난 한두 장소만 보고 떠나는 것이 아닌 마을을 걷고 누리는 즐거움이 더한다. 마지막 토요일에는 백마강 변 123사비 아트큐브 일대에서 공예마을 규암장터가 열린다. 29일이 상반기 마지막 장이다. 마을 가게 대부분은 오후 6시면 문을 닫으니 해가 지기 전에 찾아야 한다.● 부여 송정그림책마을 -오전 10시~오후 5시, 연중무휴 누리집 www.sjpicturebookcafe.co.kr (041)837-8030
  • [단독] ‘예비 화약고’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안전 관리 기준도 부실

    [단독] ‘예비 화약고’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안전 관리 기준도 부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아리셀’처럼 배터리를 제조하는 업체뿐 아니라 다 쓴 배터리를 처리하는 업체들도 화재 등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터리로 인한 금속 화재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지만 진화는 어려운 까다로운 화재’라는 사실이 이번 참사로 드러나면서 배터리 산업 전반의 안전 점검과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신문이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현황’을 보면 이달 기준 전국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는 모두 21곳이다. 폐기물 재활용 업종 등록을 위해 환경부에 신고한 업체수로만 집계된 수치다. 환경부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 어떤 전지를 취급하는지까지 구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은 아리셀 공장 화재의 원인이 된 리튬전지는 물론 알칼리·망간 전지 등 다양한 종류를 다룬다. 배터리를 파쇄하거나 분쇄한 이후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해 이를 재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가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연쇄적인 폭발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리튬 외에 다른 소재도 특정 발화 온도나 습도에서 공기와 접촉했을 때 자연 발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경기 평택시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에서 리튬 폐배터리를 파쇄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고, 2020년 4월에는 경북 고령군의 한 업체에서 폐배터리 분리 과정 중 불이 나 연쇄 폭발이 일어남에 따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폐배터리일지라도 아리셀처럼 ‘열폭주’가 일어날 수 있고, 이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영세 중소기업이 많은 재활용 업체의 특성상 이곳에서 다루는 위험 물질이 소방당국의 안전 관리 규정을 적용받기에는 양적으로 미치지 않아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21곳 가운데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등록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이 되는 업체는 9곳에 그친다. 이 가운데도 관할 소방서 등에서 수시로 화재 예방·안전시설물 관리 등을 점검받는 ‘화재 안전 중점 관리 대상’인 업체는 단 1곳뿐이다. 재활용 업체들은 고용노동부가 전날부터 진행한 긴급 현장 지도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고용부는 산업안전보건 감독관이 직접 업체를 방문해 ▲리튬이 물, 화기, 점화원 등과 접촉되지 않도록 하는 보관 및 관리 현황 ▲화재 발생에 대비한 적정 소화설비 설치 및 대피훈련 실시 등을 지도·점검한다고 밝혔다. 고용부 관계자는 “업종을 전지 제조업으로 밝힌 사업장 500여곳에 대해 점검을 실시한 것”이라며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등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시설 긴급 화재 안전 조사는 우선 배터리 제조업체만 실시할 예정”이라면서도 “위험성을 감안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조사 범위를 넓히겠다”고 했다. 이번 화재 참사를 계기로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배터리 재활용 등 관련 업계에 대한 안전 관리 감독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 역시 “재활용 업체는 제조업체보다 더 영세한 경우가 많다. 당연히 안전 관리나 근로자에 대한 안전 교육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배터리 산업이 커져 갈 상황을 고려하면 재활용 등 배터리를 사용하는 다른 분야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전남도, 장마철 산사태 대응 총력

    전남도, 장마철 산사태 대응 총력

    전라남도가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도내 산사태 취약지역 현장 점검 등 산사태 대비 대응 총력에 나섰다. 도는 오는 10월15일까지 산사태 상황실을 설치해 취약지역 사전예찰, 집중호우·태풍 발생 시 상황전파, 선제적 주민 대피, 피해복구 등 재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민들의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를 위해 취약 마을별로 담당 공무원을 지정하고 경찰과 소방, 마을 주민들이 대피조력자 역할을 담당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부터 산사태취약지역 2281개소를 포함, 산사태 피해 우려지역 3827곳을 점검하고 615곳에 대해 현장 조치, 70개소에 대해서는 시설 보강 조치를 했다. 특히 산사태 취약 지역에 사는 6487가구(8929명)의 비상 연락망을 정비하고, 산사태 취약 지역과 대피소를 쉽게 알 수 있게 안내판과 현수막 등을 부착했다. 또 올해부터는 모든 재난을 대상으로 대피도민에게 ‘재난안심꾸러미’를 지급해 대피에 따른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 명창환 행정부지사는 “올해도 이상기후로 예측할 수 없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재해대비가 생활화 돼야 한다”며 “산사태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선제적 주민대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인명피해 제로를 목표로 ‘전남형 선제적 주민대피’ 체계를 구축, 산사태 예측정보 수신과 동시에 상황 판단회의를 거쳐 대피 대상과 시기 등을 결정하고 일몰 전 선제적 주민 대피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 “목숨 끊을까 생각해 봤다”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 “목숨 끊을까 생각해 봤다”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46.5%)이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10.5%)의 4.4배였다.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고 답한 고립·은둔 비율은 10.6%로 전체 청년(2.8%)의 4배였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립준비청년’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직접 양육하기 어려워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다가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된 청년을 뜻한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인 자립준비청년은 9670명으로 집계됐다. 평생 자살을 한 번이라도 고려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인 2020년(50.0%)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18.3%나 됐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정신과적 문제(30.7%)가 가장 많았다. 경제적 문제(28.7%)와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20년에는 경제적 문제(33.4%)가 1순위였지만 3년 만에 정신과적 문제가 1순위로 오르는 등 정신질환에 대한 정책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다. 은둔·고립의 원인으론 취업(30.7%), 인간관계(15.2%), 건강(8.1%) 요인 등이 작용했다. 자립준비청년 10명 중 7명(69.5%)은 1인 가구였으며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공공임대주택(45.3%)이었다. 이들은 보호 종료 후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거주’(26.9%)를 꼽았다. 자립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으로는 ‘경제적 지원’(68.2%)이라고 답한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정부는 자립준비청년과 동행하며 세심하고 폭넓게 이들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모든 병원 A급, 로봇이 전기차 충전… ‘스마트 도시’ 강남의 진화[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모든 병원 A급, 로봇이 전기차 충전… ‘스마트 도시’ 강남의 진화[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로봇기업 유치·개발 지원에 적극 공영주차장 충전 로봇 도입 추진스마트센서 설치해 고독사 막아의료관광객 209% 늘어 역대 최대세텍 부지 행정문화타운 추진 중주민 동의율 높여 모아타운 보완학교 운동장 개방·파크골프 확대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강남은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풍부하기에 행복한 도시”라고 밝혔다. 모든 게 풍족한 도시처럼 인식되는 ‘강남’이지만 조 구청장은 오히려 “강남의 도시계획은 새로운 시점에 도달했다”며 강남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방향’과 ‘틀’을 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구청장은 또 강남구가 지난해 역대 최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한 것과 관련, “강남은 어느 병원에 가도 ‘A급’”이라며 강남 의료관광의 ‘품질’을 보증했다. 지난해 강남구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18만 5559명으로 전년 대비 209.8% 증가했다. 다음은 조 구청장과의 일문일답.-로봇산업 육성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지난해 7월 로봇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수서·세곡 일대를 로봇거점지구로 조성하고 있다. 다음달 문을 여는 ‘로봇플러스 실증 개발지원센터’에서는 구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줄 기술이 연구된다. 인접한 수서역세권 내 업무·유통시설에 로봇 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연구기관, 기업, 창업지원시설을 집약해 나갈 생각이다. 하반기에는 거동이 불편한 운전자도 앱으로 로봇을 호출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현대차와 압구정 428 공영주차장에 충전 로봇 도입을 추진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로봇플러스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산업,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로봇들을 소개하고 로봇 창작 경진대회도 진행했다. 올해 두 번째 행사는 지난해보다 규모도 커졌고 정말 좋은 기술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이를 보면서 참 뿌듯했다.” -로봇, 인공지능(AI) 등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분야들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 분야에서는 어떤 게 추진되나. “강남미래교육센터에서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해 로봇, AI 자율주행, 챗GPT 같은 첨단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체험존을 1개에서 4개로 대폭 확대하고, 교육프로그램도 뉴테크 분야 8개 종을 더해 16개 분야를 운영해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청소년들이 3D 프린터 등으로 직접 콘텐츠를 구상·제작하는 창작공간)가 현재 초중고교 등에서 30곳에서 운영되는데 두 곳을 더 늘리려고 한다.” -취임 때부터 ‘스마트 도시’를 강조해 왔다. 행정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행정에 첨단기술을 도입하면 단순 반복적인 업무 부담이 줄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그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사각지대 없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서도 디지털 기술이 꼭 필요하다. 실제로 1인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스마트센서 설치 사업을 시행하는데 이를 통해 한 어르신의 고독사를 막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지자체 최초로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강남, 디지털을 품다’를 통해 선정한 11개사와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6개사를 선정해 실증사업에 필요한 장소와 비용을 지원하고 구정에 적극 도입하려고 한다.”-의료관광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목표치를 이미 달성했으니 고무적이다. 더욱 신뢰를 구축하고 해외 마케팅을 해야 한다. 홍보를 많이 해 주고 관리도 잘해야 한다. 아무리 홍보를 잘하다가도 뭔가 하나 무너지면 일이 커진다. 강남은 어느 병원에 가도 ‘A급’이다. 강남에 50평짜리 병원을 운영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겠나. 절대 허접하게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무역전시장(SETEC·세텍) 부지에 행정문화복합타운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금 청사는 공간이 좁아 몇몇 부서는 외부에 분산돼 있고 주차 공간도 협소해 구청을 찾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세텍 부지는 면적이 넓어 모든 부서를 한곳에 모아 원스톱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하기도 적합하다. 임기 초부터 서울시에 이 같은 뜻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 서울시도 ‘학여울역 일대 거점형 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통해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지 분할 면적 등 협의할 부분이 남아 있지만 지속적인 소통으로 행정문화복합타운을 하루빨리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남구도 재건축 관련 갈등이 많다. 대책은 무엇인가. “재건축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구민들이 절차와 제도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빨리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취임 첫해부터 운영한 ‘재건축드림지원태스크포스(TF)’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초 구정보고회 현장에서 모아타운 추진에 반대하는 구민들의 말씀을 직접 들어보니 미비한 기준으로 인해 주민 간에 갈등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사업이 꼭 필요한 지역을 선별할 수 있도록 소유자 동의율을 높이고 제도를 개선했다. 앞으로도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재건축 진행 속도를 높일 방안을 최선을 다해 찾겠다.” -파크골프장이 개장했다. 생활체육시설 확대에 적극적인 이유가 뭔가. “‘생활체육시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구민들이 많다. 저 역시 50년 가까이 강남에 사는 주민으로서 집 근처에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마땅한 운동 공간이 없는 주민들을 위해 초중고교 운동장을 개방하는 ‘강남개방학교’ 사업을 진행했다. 학교를 개방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구청과 학교, 주민들 간의 소통으로 계속해서 운영방식을 개선해 나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8곳이 늘어 14개 학교에서 강남개방학교를 운영한다. 오늘 서울시 최대인 27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탄천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어르신들의 오랜 염원이 이뤄져 기쁘다. 틈새 공간을 적극적으로 찾아 일상에서 쉽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늘려 가겠다.” -앞으로 2년 임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큰 틀에서 강남의 미래를 위한 정책 방향을 잡아 놓고 싶다. 지난해 스페인에 가서 보니 100년 전에 가우디가 설계한 성당을 지금까지 계속 짓고 있었다. 명확한 방향이 있다면 소요 기간이 오래돼도 사람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계속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계속해서 머릿속에 그려 왔던 꿈이 현실로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기 마련이다. 강남구의 슬로건처럼 구민들의 꿈을 모아서 더 행복한 도시로 강남구를 바꿔 나갈 생각이다.”
  • “포르노 본 뒤 몸이 이상해져” 고통받은 男…대체 무슨 일이

    “포르노 본 뒤 몸이 이상해져” 고통받은 男…대체 무슨 일이

    최근 온라인상에서 포르노 동영상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상이 ‘포르노 의존’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일본 NHK는 포르노 의존 실태를 보도하며 미국에 사는 남성 노아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노아는 10살 때 처음 온라인 포르노를 접했다. 시작은 작은 호기심이었다는 그는 “10살짜리 뇌로는 보고 있는 것(포르노)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볼 정도였다”고 전했다. 노아는 포르노 영상을 시청할수록 더 선정적인 것을 찾게 됐다. 자신의 방과 컴퓨터를 갖게 되자 영상 시청 시간은 더 늘어났고, 하루에 6시간씩 보는 날도 있었다. 이 같은 행동을 지속한 노아가 몸의 이상을 느낀 건 18세 때다. 그는 “고교 시절 첫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 발기부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NHK는 “발기부전은 포르노 의존에 빠진 사람들이 고통받는 증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독일 함부르크 대학병원의 위르겐 정신의학과 박사는 지난 2014년 온라인 포르노를 시청하는 남성의 뇌를 MRI로 분석했다. 이때 위르겐 박사가 주목한 것은 대뇌 깊숙한 부분에 있는 미상핵으로, 행동 억제와 관련된 중요한 곳이다. 분석 결과 온라인 포르노 시청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미상핵의 크기가 작았다. 뇌가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NHK는 “뇌의 위축은 알코올 의존이나 약물 의존 등 많은 의존증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성들에게 포르노를 보여주고 뇌의 흥분도를 비교하자, 미상핵이 작은 사람일수록 쾌감에 둔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NHK는 “포르노 의존 관련 연구는 알코올이나 약물 등 다른 의존증에 비하면 아직 역사가 짧고, 의존증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습관 바꿔가며 포르노 의존 해결 노력” 노아는 24세 때 영국의 병리학 전문가가 쓴 책을 보고 해결방안을 찾았는데, 자신의 행동을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그 방법이었다. 노아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노아가 일기를 쓰며 알게 된 것은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포르노가 보고 싶어진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외로움을 느낄 때 포르노를 시청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노아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포르노에 한정되지 않도록 음악, 어학, 운동 등 새로운 취미를 찾아 생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또 같은 증상으로 고민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눴다. 노아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익명으로 일상적인 생각과 일기를 게재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했다.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노아는 발기부전 증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노아는 “어린 시절 포르노 의존 증상을 주위 어른들이 이해해주고 도와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 “자살 생각해봤다”…10%는 은둔·고립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 “자살 생각해봤다”…10%는 은둔·고립

    ‘자립준비청년’ 2명 중 1명(46.5%)이 자살을 생각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년(10.5%)의 4.4배였다.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고 답한 고립·은둔 비율은 10.6%로 전체 청년(2.8%)의 4배였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자립지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립준비청년’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직접 양육하기 어려워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받다가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된 청년을 뜻한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보호 종료 후 5년 이내인 자립준비청년은 9670명으로 집계됐다. 평생 자살을 한 번이라도 고려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인 2020년(50.0%)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18.3%나 됐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정신과적 문제(30.7%)가 가장 많았다. 경제적 문제(28.7%)와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가 뒤를 이었다. 특히 2020년에는 경제적 문제(33.4%)가 1순위였지만 3년 만에 정신과적 문제가 1순위로 오르는 등 정신질환에 대한 정책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다.은둔·고립의 원인으론 취업(30.7%), 인간관계(15.2%), 건강(8.1%) 요인 등이 작용했다. ‘기타’(28.7%)라고 답한 비율도 높았는데 여기엔 ‘귀찮아서’, ‘우울해서’, ‘진로 고민’ 등의 사유가 포함됐다. 자립준비청년 10명 중 7명(69.5%)은 1인 가구였으며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공공임대주택(45.3%)이었다. 이들은 보호 종료 후 겪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거주’(26.9%)를 꼽았다. 이외에 ‘생활비·학비 등 돈 부족’(23.2%), ‘취업 정보·자격 부족’(17.9%) 등이 뒤를 이었다. 자립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원으로는 ‘경제적 지원’(68.2%)이라고 답한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정부는 자립준비청년과 동행하며 세심하고 폭넓게 이들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산에서 먹는 라면’ 유행에 넘쳐나는 라면국물…누가 치우나

    ‘산에서 먹는 라면’ 유행에 넘쳐나는 라면국물…누가 치우나

    제주 한라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는 등산객이 늘어나면서 한라산 측이 ‘라면 국물’ 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라산 방문객들 사이에서 ‘컵라면 먹기’ 인증샷이 유행하면서 관리 당국이 처리하기 힘든 수준까지 이르렀고, 한라산 국립공원 측은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통해 한라산 보호를 위해 힘써달라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대피소의 음식물 처리통마다 탐방객들이 먹다 버린 라면 국물이 넘쳐나고 있다. 등산객들이 주로 취식을 하는 곳인 해발 1740m에 위치한 윗세오름에는 매점은 없으나, 탐방객이 직접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와 컵라면을 먹는 등 간편 취식은 허용하고 있다. 관리소 측은 라면 국물 및 음식물을 버릴 수 있는 음식물 처리통 2대와 60L 물통 5개를 설치했고, 이곳에 버려진 컵라면 국물은 관리소 직원이 직접 가지고 내려와 처리했지만 최근 그 양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지면서 화장실이나 땅에 라면 국물을 버리는 사례가 늘었다.한라산 화장실은 친환경 무방류 순환시스템으로 물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재활용하기 때문에 라면 국물과 면을 버리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관리소 직원은 매번 라면 국물 통을 모노레일을 이용해 산 아래로 옮겨, 톱밥과 섞어 발효 처리해야 한다. 관리소 측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라면 국물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버려진 라면 국물은 계곡 물줄기를 따라 흘러가는데, 이 때문에 청정한 물속에서만 사는 날도래, 잠자리 애벌레인 수채, 제주도롱뇽 등 수서 곤충이 오염된 물속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피소 인근의 큰부리까마귀, 오소리, 족제비 등이 냄새를 따라 접근해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게 돼 생태계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피소 인근부터 버려진 라면 국물로 인해 한라산 특산식물 등이 오염된 토양에서 멸종되어 가는 것”이라고 우려의 말을 덧붙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들을 대상으로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알리고 있다. 현수막에는 라면국물을 다 마시기 어려울 경우 처음부터 국물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스프 반+물 반’이 적혀있다. 한라산에 라면 국물을 버리다 적발되면 자연공원법상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 관리소는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이 컵라면 국물 등 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작은 실천으로 한라산을 보호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 “타국살이 밥심으로 이겨내라 응원했는데”… 식당엔 적막뿐

    “타국살이 밥심으로 이겨내라 응원했는데”… 식당엔 적막뿐

    “어떤 언니가 안 보일지 걱정돼. 매일 점심때 보던 사람들인데….” 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공장 직원들이 자주 이용했던 식당 사장 강모(75)씨는 25일 사고 소식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했다. 건설 현장이나 산업단지 등에 임시로 들어선 간이식당인 이 ‘함바집’은 전날 불이 난 아리셀 공장 직원들이 일주일에 사흘이나 찾던 곳이다. 이 공장 직원 23명은 전날 발생한 화재로 사망했다. 강씨는 “불이 난 공장에서 온 직원들은 대부분 20~30대 젊은 사람들이어서 딸 같았다”며 “이름은 몰라도 타국살이를 한다는 게 마음이 많이 쓰여서 한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힘든 걸 이겨 낸다고 응원해 줬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냐”고 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려 청심환을 2개나 먹고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오전 찾은 식당은 참사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식당뿐 아니라 공장이 있는 전곡산업단지 전체가 적막했다. 전날 평소보다 20인분 정도 적게 음식 재료를 주문했다는 강씨는 “평소 이 시간이면 웃으며 밥 먹으러 들어올 시간인데 오늘 보이지 않는 언니들이 너무 많다”며 “한국 사람과 결혼해서 사는 사람도 있었고 아이가 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어떡하나”라고 울먹였다. 최근에는 아리셀 공장의 작업량이 늘면서 식당을 찾는 공장 직원도 늘었다고 한다. 식당 직원은 “식사할 때만 보던 우리도 마음이 아픈데 남편이나 부모, 자식들은 얼마나 애통하겠나”라고 했다. 식당을 찾은 인근 공장 직원들도 서로 “그쪽 공장은 괜찮냐”며 안부를 물으면서 참사 이야기를 나눴다. 밥을 앞에 두고도 참사 소식을 전하는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기도 했다. 네팔에서 온 한 이주노동자는 “이 산업단지에는 외국인이 많다”며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겨서 슬프다. 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모두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성범죄 피해자 다시 부르는 건 부적절”…정명석 피해女 증인 요청에

    “성범죄 피해자 다시 부르는 건 부적절”…정명석 피해女 증인 요청에

    “성폭력 피해자를 다시 불러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78) 총재의 성폭력 혐의 항소심을 진행 중인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 김병식)는 25일 재판에서 정 총재 측 변호인이 ‘성폭력 피해 시 항거불능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 여신도였던 홍콩 국적의 메이플(29)씨를 증인으로 요청하자 “1심 때 증인신문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사정이 없지 않는 한”이란 단서를 달아 이같이 말한 뒤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인이나 포렌식 전문가의 증언을 통해 조작된 파일이 아니라는 것을 검찰 측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메이플이 제출한 이 녹음 파일은 성범죄 당시 정 총재 목소리 등 상황이 담긴 것으로 대검찰청 등 2개 기관에서 ‘원본이 없어 감정 불가’로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재 측은 이 녹음파일과 관련 “파일 원본이 없고, 짜깁기한 흔적이 있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위조 흔적이 있다’는 사기관의 감정 결과를 제시한 뒤 메이플씨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어 “메이플씨가 대학병원에 있으면서 망상 증상을 보인 부분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검찰은 파일에 대해 ‘연속성과 변조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의견을 낸 국과수 감정인과 포렌식 전문가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파일이) 증거능력을 갖추려면 원본과 동일하게 복사됐는지 여부가 문제”라며 검찰이 요청한 증인을 채택하고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묻기로 했다.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수련원 등에서 메이플을 23차례 성폭행 및 추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성범죄로 징역 10년을 살고 나온 직후 또 벌어진 일이다. 메이플 등 국내외 피해 여신도 측 정민영 변호사는 앞선 공판에서 ‘녹음파일 복사 불허’를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JMS가 피해자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등 개인정보가 담긴 보도자료를 내면서 ‘정신병자’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표현하며 그들 진술이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피해 여성의 사진 등을 노출하며 2차 가해하는 만큼 공격 용도로 악용할 것”이라고 했다. 메이플씨도 항소심 재판부에 전화해 “그 사람들(JMS 측)이 파일을 갖고 있으면 뭘 할지 알 수 없다”면서 “모든 걸 다 공개하고 고소했는데, 내가 얼마나 더 참고 기다려야 하느냐. 이제 더는 안 하고 싶다”고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증거는 상대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열람·등사를 허용하게 돼 있다”고 설명하고 ‘다른 곳 유출 금지’를 조건으로 허가했었다. 재판부는 다음달 25일 증인신문을 진행한 뒤 가급적 재판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 민선 8기 후반기 맞은 박완수 경남도정…“행정통합 네 가지 원칙 지켜야”

    민선 8기 후반기 맞은 박완수 경남도정…“행정통합 네 가지 원칙 지켜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민선 8기 후반기 도정 중심을 복지·동행·희망으로 잡았다. 박 지사는 지난 24일 경남도청에서 민선8기 취임 2주년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년은 어려운 경남 경제를 세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후반기 2년은 재도약한 경제를 발판으로 ‘도민 행복시대’를 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이날 박 지사는 민선 8기 전반기 2년 주요 성과를 직접 발표했다. 박 지사는 무역수지 20개월 연속흑자(2022년 10월~2024년 5월), 수출증가율 전국 1위(2022년 -11.7%→2023년 15.1%), 투자유치 확대(2020년 3조 6000억원→2023년 9조 3000억원), 고용률 역대 최고(63.2%), 실업률 역대 최저(1.8%) 등을 예로 들며 민선 8기 출발 때 보다 경제지표가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단 후보지 확정, 글로컬대학30 선정, 5개 시군(진주·사천·고성, 창원, 김해·양산, 거제, 밀양) 전략산업 지구 선도지역 지정 등 정부 공모 선정 등으로 경남 위상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우주항공청 개청, 광역관광 개발 인프라 조성, 경남 문화유산 가치 인정 등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박 지사는 “재난안전 컨트롤타워 구축 등으로 도민 안전 확보에도 힘썼다”며 “찾아가는 빨래방 운영, 행복지킴이단 발족, 경전선 수서행 고속열차 개통 등으로 복지 강화에도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지사는 후반기 경제 재도약 성과가 도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생애주기별 체감복지 확대, 도민 안전·건강 강화, 노동과 삶의 조화,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환경 조성, 여유·활력 있는 도민 삶 보장, 미래인재 양성, 관광·서비스·미래전략산업 육성, 균형발전 등 9가지를 후반기 도정 방향으로 꼽았다. 영유아 이유식 지원, 경남형 위기관리센터 구축, 정신건강 지원체계 구축, 통합복지지원 컨트롤타워 구축,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지원, 이동노동자 쉼터 확대, 외국인 노동자 정착 지원, 권역별 수목원 조성, 해양치유센터 조성, 서비스 분야 창업 지원 확대 등은 세부 과제로 제시했다.박 지사는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지역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부산과 행정통합을 두고 그는 “행정통합에 동의하나, 기본적으로 네 가지 원칙이 이뤄져야 한다”며 “주민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정치적 논리로 가서는 안 된다, 지방정부 수준의 권한과 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울산 참여 등 부울경이 하나로 가야 한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연구원과 부산연구원 용역 결과가 9월쯤 나오면 그 결과를 발표하고 행정통합 장단점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후 내년 초 통합 의견을 다시 한번 수립하려 한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이 개청한 사천시에 최근 창원대학교가 우주항공 캠퍼스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경남도 조율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상국립대가 우주항공 단과대 설립을 조건으로 글로컬 대학 지정을 받았다”며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은데 갈등 요인이자 중복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화한 의정 갈등과 피해 대책을 두고는 “갈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 드린다”며 “하동·산청 등 의료시설이 부족한 곳에는 보건소를 보건의료원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등 의료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최근 경남도 입지선정위원회가 확정한 지리산 케이블카 산청군 단일 노선안과 관련 사업도 언급했다. 그는 “환경부가 요청한, 지자체 간 합의를 이루고자 나름대로 노력했다. 경남만큼은 한곳으로 모으기로 해 산청군 노선으로 정했다”며 “전남, 전북도 경남처럼 지리산 케이블카를 추진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박 지사는 “지난 2년 동안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큰 무리 업싱 도정을 수행했다”며 “후반기 2년도 많은 관심과 충고를 바란다”고 밝혔다.
  • 신궁·천궁·천무 등 유도무기 개발책임자 이운동 박사

    신궁·천궁·천무 등 유도무기 개발책임자 이운동 박사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3대 방위산업전시회로 꼽히는 ‘2024 유로사토리’가 열렸다. 최근 해를 거듭할수록 ‘K-방산’의 위상이 높아가는 것을 보여주듯 한국산 무기와 국내 방산업체에 쏟아지는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 국내 업체는 28곳이 참가해 1070㎡ 규모 전시장을 차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유도무기 체계 ‘천무’를 유럽에서 처음으로 실물 전시했다. 천무는 동유럽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제 122㎜ 구경 로켓도 사용할 수 있어 관심을 보인 국가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다연장 로켓 도입을 검토해 온 노르웨이는 천무와 미국산 ‘하이마스’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무 등 유도무기 국산화의 주역이 바로 한화종합연구소장을 지냈던 이운동 박사다. 모교인 육군사관학교에서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이운동 박사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무기체계연구센터 설립을 위해 차출돼 3년간 전력증강사업 분석과 무기체계 획득 방법을 검토했다.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마’ 개발을 위한 획득 방법 검토 연구를 요청받았다가 연구개발과 사업책임자까지 맡으면서 국산 대공 유도미사일 개발사업 전반에 몸담게 됐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한국 최초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과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의 소요제기(필요한 무기체계 획득을 요구하는 일)를 담당했고, 한화연구소에서는 다연장로켓 ‘천무’ 개발에 참여했다. 이운동 박사는 신궁·천궁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이 중요한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러시아가 노태우 정부 때 빌려 간 차관 상환이 어려워지자 무기 및 군사기술 협력에 나섰을 상황이었다. 김영삼 정부 때 이운동 박사 등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자들이 기술협력 등을 알아보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이운동 박사는 “당시 러시아의 고급 인력들이 월 100달러에 불과한 임금조차 2년 동안 못 받고 고생하고 있었다”고 떠올리며 당시 러시아로부터 기술협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서방 선진국들은 나사못 하나까지 다 자국산 부품을 써야 한다는 식으로 기술지원에 인색하던 때였다. 한러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기술협력이 이뤄졌고, 신궁·천궁 개발 과정에서도 체계개념 연구 등 많은 분야에서 교류가 있었다. 신궁은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발한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로 미국의 스팅어, 프랑스의 미스트랄, 러시아의 이글라보다 성능이 좋다고 이운동 박사는 자부했다. ‘한국형 패트리어트 미사일’로도 잘 알려진 천궁 이전에 우리나라는 나이키 미사일과 호크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었다. 우리 군이 새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때 호크 미사일 제조사인 미국 레이시온 사는 호크 후속 시리즈를 판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호크 미사일은 발사 즉시 추진기관에 화염이 분사되는 ‘핫런치’ 방식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반면 러시아는 당시 미사일이 일정 고도까지 올라간 뒤 화염을 분사하는, 즉 ‘콜드런치’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삼림이 빽빽한 산지 지형이 많기 때문에 핫런치 미사일의 경우 산불의 우려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해 콜드런치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이후 잠수함 발사 미사일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이운동 박사는 “러시아가 2000년대 들어서 무기체계 기술의 국외 유출에 까다로워졌기 때문에 그 이전에 기술협력을 한 우리나라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연장로켓 천무 개발 과정에서도 미국산 무기 도입 대신 자체 개발에 대한 소요제기를 당시 한화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이운동 박사가 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은 최대속도 시속 65㎞의 다연장로켓을 제작해 우리나라에 판매하려고 했는데, 결국 천무를 자체 개발하기로 했고 결국 최대속도 시속 80㎞로 개발에 성공했다. 이운동 박사는 “이스라엘에서 15m, 10m, 5m 원을 그려놓고 천무 발사 시험을 했는데 전부 5m 원 안에 들어갔다”면서 “이스라엘 책임자가 너무 놀라 출국 때까지 국내 관계자들이 VIP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천무 체계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에서 운용 중이다. 이운동 박사는 “국방과학연구소에 우수한 인력이 많아 기술 수준이 매우 탄탄하다”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100㎞ 밖 소아과… 아이가 행복한 나라, 너무 멀었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100㎞ 밖 소아과… 아이가 행복한 나라, 너무 멀었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원정 출산도 모자라 원정 진료… 아이가 열만 나도 ‘가슴 철렁’ 강원 고성군 간성읍에 사는 워킹맘 박기영(41·가명)씨 집에는 의약품이 한가득이다. 해열제를 비롯해 두통약, 배탈약, 소화제, 감기약, 알레르기약, 항생제, 코막힘 스프레이 등 줄잡아 20종이 넘는다. 8세 아들과 5세 딸아이를 위해 ‘미니 소아과’를 집 안에 차린 격이다. 고성에 소아청소년과가 민간, 공공을 통틀어 단 한 곳도 없어서 상비약을 잔뜩 챙겨 놓은 것이다. ●고성→속초·강릉으로 원정 진료 박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는 속초에 있다. 30㎞ 거리다. 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50분 이상 걸린다. 자녀가 고열이 나거나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할 때는 속초보다 더 먼 강릉을 찾는다. 속초에는 입원이 가능한 소아청소년과가 드물고 어린이치과도 없어서다. 강릉은 고성에서 100㎞ 가까이 떨어져 있다. 늦어도 오전 6시 30분 이전에 집을 나서야 소아청소년과 문 여는 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다. 박씨는 “속초나 강릉 모두 새벽 댓바람에 출발해도 병원에 닿으면 이미 대기 인원이 수십명”이라고 하소연했다. ●추가 검사 받으면 하루 다 지나가 박씨가 아이들 진료를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다녀오려면 이동 시간, 대기 시간, 진료 시간 등 최소 5시간가량 걸려 반나절 이상 시간을 비워야 한다. 대기가 길어져 점심시간을 지나거나 추가 검사를 받으면 하루가 다 간다. 박씨는 “장거리 운전을 하며 아이들까지 챙기려면 남편까지 온 가족이 출동해야 한다”며 “남편이나 저나 모두 항상 연차가 부족해 허덕이고 짧은 기간에 연달아 휴가를 내야 하는 경우도 적잖아 직장에 눈치도 보인다”고 푸념했다. 고성에는 산부인과도 없어 박씨는 두 아이 모두 원정 출산을 했다. 첫째 아이는 속초의 산부인과에서 분만해 비교적 수월했다. 하지만 둘째를 낳기 위해 집에서 3시간 거리의 상급 종합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한 달간 입원해야 했다. 당시 고위험 산모에 속하는 30대 후반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원정 출산이나 진료로 인해 불편한 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것”이라며 “아이가 아픈 것을 보고 있는 것도 힘든데 아픈 몸으로 오랜 시간 차에서 시달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전북 장수에 거주하는 김민경(40·가명)씨는 초등학생 자녀가 살짝 열이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두통이나 인후통처럼 가벼운 증상이면 인근 내과나 보건의료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독감, 폐렴 등 증상이 심하면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전주까지 나가야 한다. 김씨는 “전주의 큰 병원에서 진료받으려면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 등을 포함해 적어도 3시간이 걸린다. 몸이 멀쩡한 부모도 힘든데 아픈 아이는 오죽하겠냐”고 하소연했다. 보건의료원 소아청소년과는 평일 주간에만 운영돼 야간이나 휴일에 아이가 아프면 응급실이나 전주의 대형 소아청소년과로 가야 한다. 김씨는 “아이든 어른이든 밤낮과 요일을 가리며 아플 수 있냐”며 “맘 편히 휴일을 보내지 못한 게 10년이 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농촌보다 수도권에 병원이 몰리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원정 진료를 다니다 보면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3380개 중 73%가 넘는 2469개는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몰려 있다. 특히 수도권인 서울(588개), 경기(920개), 인천(213개) 등에 집중돼 있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 가운데 상당수는 소아청소년과가 아예 없거나 미미하다. 고성처럼 소아청소년과가 전무한 시군은 강원 양양, 대구 군위, 충북 영동·괴산·단양, 충남 예산, 전남 담양·보성·함평·신안, 경북 영양·청도, 경남 하동 등 14곳에 이른다. 모두 농어촌 지자체다. 장수를 비롯해 충북 옥천, 충남 서천, 전남 장흥, 경남 창녕, 경북 청송, 강원 횡성 등 46곳은 각각 1~2개에 그치고 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소아과를 전공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강원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민간 영역인 병의원 개설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야간 진료를 하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보건소 공중보건의 배치 등을 추진하는 등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100㎞ 밖 소아과… 아이가 행복한 나라, 너무 멀었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100㎞ 밖 소아과… 아이가 행복한 나라, 너무 멀었다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원정 출산도 모자라 원정 진료… 아이가 열만 나도 ‘가슴 철렁’ 강원 고성군 간성읍에 사는 워킹맘 박기영(41·가명)씨 집에는 의약품이 한가득이다. 해열제를 비롯해 두통약, 배탈약, 소화제, 감기약, 알레르기약, 항생제, 코막힘 스프레이 등 줄잡아 20종이 넘는다. 8세 아들과 5세 딸아이를 위해 ‘미니 소아과’를 집 안에 차린 격이다. 고성에 소아청소년과가 민간, 공공을 통틀어 단 한 곳도 없어서 상비약을 잔뜩 챙겨 놓은 것이다. ●고성→속초·강릉으로 원정 진료 박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는 속초에 있다. 30㎞ 거리다. 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50분 이상 걸린다. 자녀가 고열이 나거나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할 때는 속초보다 더 먼 강릉을 찾는다. 속초에는 입원이 가능한 소아청소년과가 드물고 어린이치과도 없어서다. 강릉은 고성에서 100㎞ 가까이 떨어져 있다. 늦어도 오전 6시 30분 이전에 집을 나서야 소아청소년과 문 여는 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다. 박씨는 “속초나 강릉 모두 새벽 댓바람에 출발해도 병원에 닿으면 이미 대기 인원이 수십명”이라고 하소연했다.●추가 검사 받으면 하루 다 지나가 박씨가 아이들 진료를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다녀오려면 이동 시간, 대기 시간, 진료 시간 등 최소 5시간가량 걸려 반나절 이상 시간을 비워야 한다. 대기가 길어져 점심시간을 지나거나 추가 검사를 받으면 하루가 다 간다. 박씨는 “장거리 운전을 하며 아이들까지 챙기려면 남편까지 온 가족이 출동해야 한다”며 “남편이나 저나 모두 항상 연차가 부족해 허덕이고 짧은 기간에 연달아 휴가를 내야 하는 경우도 적잖아 직장에 눈치도 보인다”고 푸념했다. 고성에는 산부인과도 없어 박씨는 두 아이 모두 원정 출산을 했다. 첫째 아이는 속초의 산부인과에서 분만해 비교적 수월했다. 하지만 둘째를 낳기 위해 집에서 3시간 거리의 상급 종합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한 달간 입원해야 했다. 당시 고위험 산모에 속하는 30대 후반이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원정 출산이나 진료로 인해 불편한 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아이들에게 미안한 것”이라며 “아이가 아픈 것을 보고 있는 것도 힘든데 아픈 몸으로 오랜 시간 차에서 시달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전북 장수에 거주하는 김민경(40·가명)씨는 초등학생 자녀가 살짝 열이 나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두통이나 인후통처럼 가벼운 증상이면 인근 내과나 보건의료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독감, 폐렴 등 증상이 심하면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전주까지 나가야 한다. 김씨는 “전주의 큰 병원에서 진료받으려면 이동 시간과 대기 시간 등을 포함해 적어도 3시간이 걸린다. 몸이 멀쩡한 부모도 힘든데 아픈 아이는 오죽하겠냐”고 하소연했다. 보건의료원 소아청소년과는 평일 주간에만 운영돼 야간이나 휴일에 아이가 아프면 응급실이나 전주의 대형 소아청소년과로 가야 한다. 김씨는 “아이든 어른이든 밤낮과 요일을 가리며 아플 수 있냐”며 “맘 편히 휴일을 보내지 못한 게 10년이 넘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농촌보다 수도권에 병원이 몰리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란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원정 진료를 다니다 보면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말했다.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3380개 중 73%가 넘는 2469개는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몰려 있다. 특히 수도권인 서울(588개), 경기(920개), 인천(213개) 등에 집중돼 있다. 반면 지방 중소도시 가운데 상당수는 소아청소년과가 아예 없거나 미미하다. 고성처럼 소아청소년과가 전무한 시군은 강원 양양, 대구 군위, 충북 영동·괴산·단양, 충남 예산, 전남 담양·보성·함평·신안, 경북 영양·청도, 경남 하동 등 14곳에 이른다. 모두 농어촌 지자체다. 장수를 비롯해 충북 옥천, 충남 서천, 전남 장흥, 경남 창녕, 경북 청송, 강원 횡성 등 46곳은 각각 1~2개에 그치고 있다. 이경희 강원도 복지보건국장은 “소아과를 전공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강원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민간 영역인 병의원 개설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야간 진료를 하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보건소 공중보건의 배치 등을 추진하는 등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러시아 폭격에 우크라 하르키우 3명 사망 52명 부상

    러시아 폭격에 우크라 하르키우 3명 사망 52명 부상

    러시아 유도탄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한 아파트 건물을 강타해 시민 3명이 숨지고 52명이 다쳤다고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점 커지는 이러한 무기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촉구했다. 온라인에 게시된 당시 사진을 보면 이 곳 5층짜리 아파트가 폭격을 맞은 지후 건물 창문과 발코니가 부서지고 폭탄이 투하된 바닥 주변에는 건물 잔해가 흩어져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지역 검찰은 이날 오후 중반 발생한 이번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사망자 3명과 부상자 52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밝혔다. 올레흐 시니에후보프 지역 주지사는 부상자 중 4명이 중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유도폭탄을 통한 러시아의 테러는 반드시 멈춰야 하며, 멈출 수 있다”면서 “러시아 테러리스트와 러시아 군용 항공기를 그들이 있는 곳에서 바로 저지할 수 있도록 파트너의 강력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는 야간 정기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6월에만 우크라이나 목표물에 2400개 이상의 유도폭탄을 사용했으며 그 중 약 700개가 하르키우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의회가 대규모 지원 패키지 승인을 지연한 후 우크라이나의 보충된 무기 공급으로 인해 미사일 공격의 파괴력과 빈도가 줄어들었고, 이러한 폭탄을 막기 위해 지금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르키우와 그 지역에 대한 러시아 미사일 테러가 크게 감소한 것은 우리 도시와 지역 사회를 러시아 폭탄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합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체 없이 약속한 군사 지원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이번 달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더욱 가까워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10년 양자 안보 협정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도폭탄에 점점 더 의존해 왔으며, 원거리에서 투하되고 군대에 대한 위험이 적었습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동쪽 도네츠크 지역을 천천히 진격해 3개월여 전 핵심 산업 도시인 아브디브카를 점령한 이후 일련의 마을을 점령했다. 지난달 하르키우 북부에서 국경을 넘어 침입을 시작했지만 젤렌스키는 그곳의 상황이 안정됐다고 말했다.최근 폭탄 공격에서 이호르 테레호프 시장은 하르키프에 4번의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니에후보프 지역 주지사는 1층에 상점이 있는 건물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히 볼비노프 하르키우 경찰서장은 공영방송인 서스필네(Suspilne)에 “3층이 무너졌지만 잔해 속에 갇힌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다. 13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이 도시는 거의 28개월 간의 전쟁 동안 자주 러시아 공격의 표적이 되었습. 모스크바는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만 이번 전쟁에서 무고한 민간인 수천 명이 사망하고 부상당했다.
  • “천안시민 삶 가치·품격 높일 것”

    “천안시민 삶 가치·품격 높일 것”

    충남 인구의 절반인 106만명이 사는 천안시와 아산시는 도로를 마주하는 공동생활권이다. 충남도 조사 결과 양 지자체의 매월 생활 인구는 250만명이 넘는다. 생활 인구는 통학·관광 등의 체류자도 인구로 본다. 민선 8기 3년 차를 맞아 자신들만의 독특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박상돈 천안시장으로부터 지방 분권 시대를 이끄는 주요 시책을 들어 봤다.“경제·문화·교통·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시민 삶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겠습니다.”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늘 진정성을 갖고 남은 2년을 더 힘차게 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천안 발전을 위한 가장 큰 책무가 민심을 반영한 정책 수립을 유도하고 시민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중 고품격 문화도시와 미래산업 발전 토대 마련, 스포츠 도시 등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달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2024 천안 K컬처 박람회’에 국내외에서 약 32만명이 방문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천안이 보유한 높은 ‘문화의 힘’과 무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세계적 행사로 도약을 예고한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천안 K컬처 박람회는 2027년 대표 한류 문화·산업박람회인 ‘천안 K컬처 세계박람회’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박 시장은 “28년간 염원인 축산자원개발부(성환종축장)가 이전해 미래 모빌리티 국가산업단지로 조성된다. 한국 산업 발전의 새 거점이 될 것”이라며 “천안·아산KTX 연구개발(R&D) 집적지구 조성과 그린스타트업 타운 활성화로 미래 산업 중심지 천안을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공약인 ‘국립 치의학연구원 천안 설립’도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활 인구 150만명을 넘어 대도시로 성장하는 천안은 교통 인프라 구축도 필수다. 박 시장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연장 확정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숙원인 천안역사 증개축 사업 착공으로 광역교통 서비스 향상과 원도심 활성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시의 최근 화두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창업 생태계 구축이다. 박 시장은 “2022년 대한민국 1호 복합형 스타트업파크인 ‘천안 그린 스타트업 타운’을 개소했다”며 “500개 스타트업 발굴과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유니콘 기업 육성을 목표로 혁신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민선 8기 반환점을 지나는 지금이 실질적인 새 변화를 만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12개 대학이 있고 평균 39세 이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천안이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시민 삶이 더 윤택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대출 못 갚는 서민들… 저축은행 연체대출채권 1년 새 2배 급증

    대출 못 갚는 서민들… 저축은행 연체대출채권 1년 새 2배 급증

    강원도 춘천에 사는 40대 자영업자 A씨는 법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쉬는 날 없이 6년간 식당을 운영했지만 결과적으로 남은 건 빚뿐이었다. 가게 문을 열며 빌린 3000만원 대출은 날이 갈수록 불어만 갔다. 빌린 돈으로 급한 불을 끄려던 게 악수였다. 휴일 없이 일해도 월 250만원 벌기가 쉽지 않은 그에게 월 460만원까지 늘어난 이자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고물가·고금리에 대출 상환을 포기한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에서 경·공매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담보재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 정기 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 중 7곳(SBI·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신한·상상인)에서 올해 1분기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연체대출채권은 3354개다. 지난해 1분기(1605개)에 비해 1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대출채권 규모는 3547억원에서 9196억원으로 약 2.6배나 증가했다. 대출받은 차주가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등 상환 능력을 상실하면 은행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담보재산에 대해 압류, 경매, 지급명령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 고금리에 이자를 내지 못한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연체를 감당하기 힘든 2금융권이 빠르게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4만 44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늘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는 올라갔지만 상환 능력은 반대로 하락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면서 “저축은행의 개인 담보는 부동산이 대부분이라 거의 경공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민들의 또 다른 급전 창구로 꼽히는 카드론 잔액(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도 지난달 40조 5186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2금융권을 찾았지만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은성 도산 전문 변호사는 “회생 절차를 밟는 사람 10명 중 8명이 저축은행 대출을 가지고 있다”며 “불경기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서민들부터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계에 몰린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퇴로를 열어 주려면 재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실 채권과 채권 정리 비용이 늘면 저축은행들이 대출 공급을 줄여 서민들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금리 인하를 위해) 대환대출 플랫폼 대상을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확대하고 은행마다 제각각인 금리인하 요구권을 정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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