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는 곳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AI 안전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서천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방산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체념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128
  • 층간소음·학폭 갈등 등 10건 중 9건 대화로 풀었다

    층간소음·학폭 갈등 등 10건 중 9건 대화로 풀었다

    지난해 말 제주에 사는 A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아랫집 B씨로부터 “죽고 싶으냐”는 말을 들은 뒤 경찰에 B씨를 협박죄로 고소장을 제출하고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신청했다. 극심한 갈등 국면으로 이어질 뻔했으나 경찰이 “대화로 해결하자”며 양측을 설득하면서 이웃이 수사를 받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한 달 뒤 B씨는 “새벽까지 시끄러워 화가 났으나 심한 말을 한 것은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A씨도 고소 취하와 함께 “소음방지 매트를 깔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이웃 간 분쟁이나 학교폭력 사건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회복적 경찰활동’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찰청은 7일 지난해 접수된 회복적 경찰활동 1188건 중 대화가 완료된 사건은 955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조정이 성사된 사건은 874건으로 전체 대화 완료 사건의 91.5%에 해당한다. 2019년 수도권 지역 경찰서 15곳에서 시범 운영한 이 제도는 2020년 전국으로 확대됐고 현재 200개 경찰서에서 운영하고 있다. 올 하반기 230곳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접수 건수와 조정 성사율도 크게 늘었다. 2019년 첫해에는 95건 중 84건(88.4%)의 조정이 이뤄졌으며 2020년에는 573건 중 474건이 대화가 완료됐고 이 중 428건(90.3%)의 조정이 성사됐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지역 경찰이나 수사 단계에서 사건을 선정한 뒤 전문기관과 함께 예비검토를 거쳐 전문기관 주관하에 대화 모임을 한다. 이후 결과보고서를 수사서류에 첨부해 경찰·검찰 단계 및 양형에 반영하며 모니터링과 필요 시 사후모임도 진행한다. 대상 범죄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주로 학교폭력이나 협박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범죄는 대화에서 제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이나 학교, 이웃 등 공동체에서 발생한 사건의 경우 처음에는 심각하지 않은데도 고소·고발 과정에서 갈등과 오해가 쌓이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 개입해 범죄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 “80년 인생 잿더미로” “3년 만에 또 악몽”… 터전 잃은 이재민 ‘탄식’

    “80년 인생 잿더미로” “3년 만에 또 악몽”… 터전 잃은 이재민 ‘탄식’

    사흘째 경북 울진부터 강원 삼척까지 또 강원 강릉·영월 등지를 휩쓴 산불을 피해 피난했던 이재민들은 6일 잿더미가 된 터전을 둘러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근처에서 발화해 밀려드는 산불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했던 장하중(57)씨는 6일 오후 82세 부친과 울진군 신화2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50여년 전 부자가 함께 지었던 집의 슬레이트 지붕은 녹고 벽은 무너져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는 형태였다. 장씨는 “인근 원전에 불이 덮칠까 봐 소방차 여러 대가 불에 타는 우리 집을 지나 원전 쪽으로 먼저 가는 모습을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의 인생이 몽땅 들어 있는 집인데 세월이 송두리째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향해 소방 헬기는 수시로 머리 위를 지나갔다. 산림청은 이날 기준 전국 산불 현장에 헬기 104대를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불길이 거센 곳에 헬기가 집중 투입되면서 곳곳에서 소방 헬기를 보내 달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울진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화마를 피해 울진읍 국민체육센터로 대피한 250여명의 이재민은 담요를 덮고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4일 오후 5시 30분쯤에는 화마가 삼척 LNG기지 후문 1㎞까지 근접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소방당국은 원전 기지 보호에 활용한 35만ℓ(리터)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삼척 LNG기지 주변에 전진 배치했다.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은 1분에 7만 5000L의 소방용수를 130m까지 방수하는 능력을 갖춘 ‘울트라급’ 소방차다. 다행히 강풍이 잦아들어 장비가 사용되지는 않았다. 집에 불이 붙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대피한 주미자(77)씨는 “봄에 감자씨를 심으려 했는데 집이 다 불에 타 봄 농사는 못 지을 것 같다”고 탄식했다. 화마의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지역인 강릉시 옥계면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몸서리쳤다. 마을 토박이인 신길선(83)씨는 “일제강점기인 어릴 때 마을에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을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 있다”며 고통스러워했다. 특히 5일 오후 4시 10분쯤 옥계에서 갈라진 화마가 동해시 한화저장소로 향해 소방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발파용 폭약 37t, 뇌관 7만 7416개, 꽃불류 673㎏이 보관돼 있었다. 동해경찰서는 불길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폭약 등을 태백저장소로 옮기는 작전을 펼쳤다. 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해진 동해시 묵호동 일대 어촌 마을도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5일 오전 10시 20분쯤 불씨가 포탄처럼 여기저기로 쏟아지던 마을을 벗어나 함께 안도하던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고 다시 찾은 집터가 폐허가 된 모습에 말을 잊었다. 이기선 묵호동장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 속에 일부 주민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은 주민을 대비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 ‘자유’ 갈망에 한 목소리…우크라·티베트 “강대국 무단 점령 중단하라”

    ‘자유’ 갈망에 한 목소리…우크라·티베트 “강대국 무단 점령 중단하라”

    티베트자유항거 63주년 평화행진 현장에 자유를 외치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동참해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1959년 3월 10일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를 침공해 무단 점령했던 시기 티베트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던 날을 기념해 매년 이 시기 전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평화 행진에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된 것. 지난 5일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진행된 평화행진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시민 율리아 코롤레바 씨는 대만 매체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2년 이상 대만에 체류하는 동안 대만에서 사는 것은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면서 “하지만 티베트가 중국에 무단 점령된 지 무려 6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현재에도 세계 여러 곳에서는 강대국이 무력으로 작은 국가를 괴롭히고 점령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 긴 세월 동안 어떠한 평화적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율리아 씨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독립과 평화로운 일상을 파괴했다”면서 “강대국이 약한 나라를 괴롭히고 권력자가 힘없는 다수의 시민들의 권리를 약탈하고 침해하는 구조는 사라져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자유를 사랑한다는 입장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대만에서 티베트 자유항거 63주년 기념 평화 행진은 지난 2004년 처음 진행된 이후 매년 이 시기 한 차례씩 개최되고 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대만 티베트인권연합 린신이 이사는 “대만 시민들은 티베트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홍콩, 동투르키스탄(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매년 이 시기 티베트 주민들의 자유 쟁취를 응원하는 평화 행진을 중단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진은 5일 오후 1시 타이베이 중샤오푸싱역 운집한 참가자들이 티베트 국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한 손에 티베트 국기를 든 참가자들은 자유 항거 중 중국 인민군에 의해 포로로 이송되거나 사망한 것으로 통보받은 희생자들을 위해 약 1분 동안 침묵하며 기도를 전한 뒤 본격적인 행진을 시작했다.이들 행렬은 중국은행 타이베이지점을 지나 목적지인 타이베이 시청 앞 광장에 도착한 뒤 ‘티베트 인민봉기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행사 일정을 종료했다. 행진에 참여한 티베트 승려들은 행사 운영 목적에 대해 “증오가 사라진 평화로운 세계를 기원하기 위해 많은 참여자들과 함께 타이베이 시내 곳곳을 걸었다”면서 “대만 주민들이 앞으로도 티베트인들의 목소리에 함께 귀 기울여달라”고 독려했다. 또, 대만 티베트인 복지협회 단젠난다 회장은 “1959년 중국 공산당은 티베트를 무력으로 침공했고, 그 무렵 많은 티베트인들이 고향을 떠났다”면서 “매년 3월 10일에는 티베트에서 추방된 주민들을 기념해오고 있다. 우리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티베트를 떠났고, 이는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 범죄행위다”고 비판했다.   
  •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현장]“평생 겪어본 적 없는 재앙”…머리 위 헬기,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

    사흘째 경북 울진부터 강원 삼척까지, 또 강원 강릉·영월 등지를 휩쓴 산불을 피해 피난했던 이재민들은 6일 잿더미가 된 터전을 둘러보며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수십년 눈에 익숙했던 고향 풍경은 간데 없고, 의탁해온 집은 무너져 내렸고, 날 풀리면 심으려던 감자씨마저 다 불에 타 한 치 앞날을 기약하기 어렵게 되어 버렸다.울진 주민 “봄에 심을 가자씨까지 다 타버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근처에서 발화한 산불에 놀라 가족과 함께 피신했던 장하중(57)씨는 이날 오후 82세 부친과 함께 경북 울진군 신화 2리의 집으로 돌아왔다. 장씨가 중학생이던 50여년 전 부친과 함께 지은 집은 형채를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슬레이트 지붕은 녹아 내렸고 가계를 책임졌던 집 건물은 물론 뒷마당의 양봉장과 닭장, 작은 배나무밭까지 애초에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탔다. 그 참혹한 풍경 속에서도 공간을 갈라가며 한 곳씩 안방, 부엌, 셋방 등을 구분하던 장씨는 결국 목이 매 말을 끝맺지 못했다. 장씨는 “인근 원자력발전소에 불이 미칠까봐 소방차 여러 대가 불에 타는 우리 집을 지나가는 모습을 무력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아버지의 82년 인생이 몽땅 들어있는 집인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세월이 송두리째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가 집을 살피는 동안에도 아직 잡히지 않은 불길을 향해 소방 헬기가 수시로 머리 위로 지나갔다. 을진읍에서 최초 발화 현장인 죽변면에 가까워질수록 매캐한 냄새와 날리는 재가 마스크를 밀고 들어왔다. 이미 화마가 지나간 폐차장에선 채 꺼지지 않은 불씨가 연기를 내뿜었다. 울진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 피해를 입혔다는 산불에 고향을 잃은 이들은 막막해하며 뜬눈으로 밤을 샜다.250여명의 산불 피해 이재민이 대피한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이재민들은 담요를 덮고 산불 뉴스가 나오는 TV 앞에 모였다. 금성리의 김춘매(85)씨는 “마을 이장이 빨리 대피하라고 방송을 해 혈압약 하나 못 챙기고 급하게 나왔다. 죽지 못해 밥을 삼키지만 집이 홀라당 잿더미가 된 걸 보고 이틀째 잠도 못 자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체장애인 전종두(58)씨는 “평생 처음 겪는 재앙”이었다며 “활동지원사가 산불 뉴스에 급히 차로 데리러와 대피할 수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재민들은 평범한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6세와 11세 자녀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대피한 전삼준(53)씨는 “월요일부터 아이들은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야 할 텐데 짐을 못 챙기고 나와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른 가재도구는 돈으로라도 해결하겠지만 아이들 사진 등 추억거리가 사라진 게 가장 아깝다”고 말했다. 집에 불이 붙는 것을 목격하고 부랴부랴 대피한 주미자(77)씨는 “봄에 감자씨를 심으려 했는데 집이 다 불에 타 봄 농사는 못 지을 것 같다”며 “그저께까지 아무렇지 않게 내 집에서 발 쭉 펴고 맘 편히 티비 보는 게 이젠 소원이 됐다”고 말했다.3년 전 악몽 되살아난 강릉...“하루아침에 잿더미”  산불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지역인 강릉 옥계 주민들은 3년 만에 다시 닥친 악몽에 몸서리쳤다. 한 주민은 “2000년대 들어 이번까지 4번의 대형산불이 마을을 덮쳤다”며 안타까워 했다. 마을 토박이인 신길선(83)씨는 “일제강점기인 8살 때 마을에 큰불이 난 이후 크고 작은 불은 많이 겪었지만, 3년 전 불 난리 악몽은 아직 남아있다”며 “이번에 또 큰불을 보니 잠을 잘 수 없다”고 고통스러워했다. 임모(52)씨는 “불을 내가 낸 건 아니지만 계속 산불이 나니 이제는 다른 동네 사람들한테 미안할 지경”이라고 했다. 옥계면에서는 2004년 3월 16∼17일 산계1리 금단이골 산불로 430㏊ 산림이 불에 탔고, 2017년 3월 9∼10일 산계리와 현내·낙풍리 산불은 160㏊에서 피해가 났다. 2019년 4월 4∼6일 옥계면 남양 1리 등 산불로 1033㏊가 불에 타고, 이재민 62가구 125명이 발생했다. 3년 만에 또다시 닥친 이번 산불로 400㏊가 넘는 숲이 불에 탔다.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해진 동해시 묵호동 일대 마을도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고 이른 아침 마을로 돌아온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집터를 보며 말을 잊었다. 묵호등대를 중심으로 바다쪽 언덕에 자리잡은 논골길, 덕장길, 게구석, 산재골 등 4곳 마을은 거의 전소되다시피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던 집 26채가 모조리 숯덩이로 변한 상태였다.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로 어부로 평생을 살아온 이들이다. 화마가 마을을 덮친 것은 지난 5일 오전 10시 20분쯤이었다. 불씨가 포탄처럼 마을 여기저기로 쏟아졌다. 논골마을에서 40년을 살아온 최석상(80)씨는 “어부일을 접고 아내와 둘이 살아왔는데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하고 정신없이 몸만 피했다”며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막막하기만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30분 정도 정신 없이 떨어졌다”며 “아내와 어떻게 마을을 벗어났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이기선 묵호동장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속에 일부 주민들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들은 주민들을 대비 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며 “이제 갈 곳 없는 주민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울진삼척 산불, “담뱃불 가능성 커”…경찰·소방당국 조사 착수

    울진삼척 산불, “담뱃불 가능성 커”…경찰·소방당국 조사 착수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대형 산불은 담뱃불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산림 당국에 울진 산불 발화를 목격하고 두 번째로 신고한 주민 전정배(47)씨는 6일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은 아니다”라며 “차를 타고 지나가던 누군가가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던져 불이 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화지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사는 전 씨는 “지난 4일 오전 인근에서 경운기를 손보다가 발화 지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연기가 피어오르다 강한 바람이 불자 순식간에 거센 불길이 치솟았다”고 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산림청 관계자는 “현장을 먼저 조사한 산림과학원에서 아직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미상이라고 했다”고 전하면서 “담뱃불도 가능성 있는 여러 발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발화 시간대에 차량이 발화지를 지나간 상황이 확인된 것으로 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어 아직은 담뱃불이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산림과학원은 산불 발생일에 현장을 찾아 1차 조사를 끝냈다. 발화 시작점과 불길이 번져나간 방향은 조사를 끝내고 깃발로 표시해뒀으나 발화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 1차 조사에 참여한 산림과학원 권춘근 박사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최초 발화지를 추정했으나 특정 원인은 추정하지 못했다”고 했다.그는 이어 “실화·방화인지 담뱃불 등인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합동 조사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의 주불진화가 끝나는 시점에 발화지인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 일원에서 경찰·소방당국과 발화 원인에 대한 합동조사·감식을 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울진삼척 산불 영향구역은 1만 2317㏊(울진 1만 1661㏊, 삼척 656㏊)로 집계됐다. 축구장(0.714㏊) 1만 7250개 면적에 해당한다. 시설물은 주택 262채, 창고 90동 등 391곳이 불에 탔다. 현재 울진읍 388명 등 주민 667명 마을회관, 체육시설 등에 흩어져 대피하고 있다.
  • 동해 논골담길마을 산불로 초토화...늙은 어부들 “어찌 살아가나” 망연자실

    동해 논골담길마을 산불로 초토화...늙은 어부들 “어찌 살아가나” 망연자실

    “나이든 왕년의 어부들이 정을 나누며 살아오던 마을이 하루 아침에 잿더미가 됐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 합니다” 묵호등대와 논골담길로 유명세를 타던 강원 동해시 묵호동 일대 마을들이 강풍을 타고 날아든 산불로 초토화됐다. 6일 찾은 묵호등대와 논골담길 일대 마을은 불길에 타고 남은 무너진 벽돌와 숯덩이들만 앙상하게 남아 아수라장을 연상케했다. 불씨가 잦아들고 전쟁터같이 변한 마을에는 이날 아침부터 주민들이 수십년씩 살아온 불탄 집터를 찾아 망연자실 했다. 논골마을에서 40년을 살아온 최석재 할아버지(80)는 “어부일을 접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왔는데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하고 정신없이 몸만 피했다”며 “다시 집을 찾으니 남아 있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해 먹먹하기만 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묵호등대를 중심으로 바다쪽 언덕에 자리잡은 논골길, 덕장길, 게구석, 산재골 등 4곳 마을이 산불에 직격탄을 맞았다. 불길에 마을 집 26채가 숯으로 변했다. 대부분 70, 80대 옛 어부였던 어르신들이 모여사는 달동네같은 마을이었다. 마을에 산불이 덮친 때는 5일 오전 10시 20분쯤이다. 강풍을 타고 날아든 매케한 연기속에 포탄처럼 불씨들이 마을로 쏟아지며 마을들이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변했다. 최 할아버지는 “당시 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불씨는 30분 정도 정신 없이 마을로 떨어졌다”며 “낮시간이었지만 껌껌하고 매케한 연기속에 할머니하고 불길에 갇힌 마을을 어떻게 벗어났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할아버지 옆집 펜션도 묵호등대 주변에 있던 이웃 집들도 대부분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등대가 있는 고지대 마을이어서 바람에 날아 다니던 불씨를 고스란히 맞으며 피해가 컸다. 워낙 마을 집들이 오래돼, 사람이 사는 집 11동과 주인 없이 방치된 집 15채개 불에 탔다.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70~80대 어르신들었지만 부상자 없이 대부분 대피했다. 인근 도째비골과 해안의 관광시설은 화마를 피했다. 묵호등대 마을에서 3㎞쯤 떨어진 대진마을에도 불길이 번져 6일 아침 진화됐다. 이날 산불은 강릉 옥계에서 시작돼 강한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날아 다녔다. 이기선 묵호동장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연기와 불길속에 일부 주민들은 그릇에 물을 받아 지붕에 뿌리고, 젊은 사람들은 주민들을 대비 시키느라 아비규환이었다”며 “이제 집을 잃고 갈곳 없는 주민들이 편하게 머물수 있는 거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STOP PUTIN] 베를린 중앙역에선 날마다 인류애 만끽할 수 있답니다

    [STOP PUTIN] 베를린 중앙역에선 날마다 인류애 만끽할 수 있답니다

    독일 베를린 중앙역에는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 적힌 팻말을 들고 나와 동쪽에서 오는 열차에서 내린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을 맞고 있다. 팻말에는 “두 분 모셔요! 짧게도 길게도”, “큰 방. 한 명부터 세 명까지. 아이도 환영! 원하시는 기간만큼” 등등이 적혀 있다고 영국 BBC가 4일 전했다. 러시아 군의 침공에 황급히 짐을 꾸려 유럽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 사람이 100만명을 넘겼다. 이곳에 도착한 이들은 플랫폼을 빠져나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홀에 들어서 유럽의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공짜 열차표를 얻으려 하거나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몰라 황망해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은 자신들을 따듯하게 맞기 위해 아주 많은 것들이 준비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음식에 음료는 물론, 휴대전화 심카드, 의료진, 통역진, 자원봉사자들에다 자신의 집으로 함께 가자고 권하는 독일인 가족 수백명이 기다린다. 한 남성이 확성기에 대고 열세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고 외치자 누군가 앞으로 나섰고, 그 순간 환호성이 터졌다.열두 살이 안 된 딸을 데리고 나온 어머니는 “엄마 한 분에 두 아이, 4~6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녀 옆에는 마고 발다우란 이름의 70대 할머니가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푸른색과 노란색 보드를 들고 있었는데 “엄마와 아기에게 방 하나”라고 적혀 있었다. 이 할머니는 ”내게 푸틴의 소행은 과거 히틀러가 한 것과 비슷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나 역시 난민의 아이였기 때문”이라면서 97세로 생존하고 있는 어머니가 나치 박해를 피해 탈출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해서 난민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이번에는 히틀러가 아닐 뿐이다.” 이곳에 도착하는 난민 숫자보다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독일인 가족 숫자가 더 많아 보였다.베를린 외곽에 사는 마티나 바르다카스와 남편 티모 코흘러리도 집을 제공했다. 10대 두 딸이 있지만 네 명의 우크라이나인을 받아들였다. 아나스타시아와 아들 아르테미(4), 그녀의 시부모인 빅토리아와 블라디미르다. 남편 디미트리는 징집 연령이라 조국을 떠날 수 없어 혼자 집에 남겨졌는데 아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아나스타시아는 눈물을 훔치며 “아들이 아빠가 어디 있느냐, 언제나 아빠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댄다. 나도 모른다. 곧 그러길 바란다”면서 “우리 아버지도 곧 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독일로 오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녀의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은 며칠 전부터 포탄이 비오듯 쏟아지는 하리키우(하리코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오며 “봐라 봐라 우리 집을”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마티나와 정보통신(IT) 경영자인 티모는 아이들 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열세 살 쌍둥이 자매 주나와 졸리는 한 침실을 공유하고 있다. 티모는 “우리는 소식을 읽자말자 누군가를 받아들여 누군가에게 평화를 선사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라고 느꼈어요. 그들이 아니라 우리일 수도 있으니까, 이것이 우리 느낌”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결정은 평화가 영원히 간직될 것이라고 믿었던 독일 사람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마티나는 “평화와 오롯이 인생을 느낀 삶을 살았다. 우리는 전쟁 속에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한다. 첫 번 내 생각은 안전하다고 느끼게 가족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집에서 그들에게 일말의 평화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르테미는 너무 많은 선물을 받아 생일인가 여기는 것 같다고 아나스타시아는 말했다. 집 주인은 얼마든지 머무르고 싶은 만큼 머무르라고 손님들에게 얘기했다.베를린의 또다른 동네에 사는 타렉 알라오를 비롯해 수십 명은 버스에 뭔가를 끊임없이 싣고 있었다. 타렉은 시리아 출신으로 6년 전 조국을 떠나 두 달여를 걸어 독일에 이르렀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갔다가 난민을 태워 독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 “하루에도 열댓번 포성에 공포… 기차표·기름 동나 피란길 포기”

    “하루에도 열댓번 포성에 공포… 기차표·기름 동나 피란길 포기”

    우크라이나 현지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 강정식(74) 키이우(키예프)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 교수는 “하루에도 열댓 번 포탄 터지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면서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강 교수는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방금 전 정원에 잠깐 나갔다가 포탄 터지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집 안으로 들어왔다”면서 “우리 동네에서 10㎞ 떨어진 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6㎞ 정도 떨어진 교외 지역 자택에 머물고 있다.강 교수와 알고 지내던 한국 교민들은 모두 떠났고 현지에 남아 있는 한국인은 30명 이하라고 전했다. 강 교수도 피란을 떠나려고 했지만 기차표나 국경까지 갈 기름을 구할 수 없어 현지에 머물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강 교수가 사는 곳은 전기, 수도, 가스 등이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침공 첫날 새벽 5시에 예고 없이 전기가 끊어진 적도 있지만 현재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집 근처에서 마트가 계속 운영 중이라 엊그제 식료품을 잔뜩 사왔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수도를 점령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인들의 애국심을 높이 샀다. 강 교수는 “러시아인 사상자만 6000명이 넘고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무기와 금전 지원이 이어지고 있고 크로아티아, 프랑스에서도 의용군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은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기 때문에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를 유엔에서 퇴출시키고 유엔군을 우크라이나 현지에 즉시 파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엔은 말로만 반응하고 실질적인 도움은 없다”면서 “러시아에 도움을 주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국제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바이든의 우크라 대응 지지” 바뀌는 美 여론 [특파원 생생리포트]

    “바이든의 우크라 대응 지지” 바뀌는 美 여론 [특파원 생생리포트]

    바닥 수준의 국정지지율로 고전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미국 내 여론이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우방들과 호흡을 맞춰 러시아에 전례 없는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함께 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3%는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조사의 34%보다 9% 포인트 올랐다. 아직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47%로 조금 더 많지만 우호적인 답변이 크게 늘었다.또 미국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69%에서 77%로 8% 포인트 증가했다. 이미 제재의 핵폭탄으로 불리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내 러시아 일부 은행 퇴출과 상징적으로 가장 높은 제재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개인 제재를 부과했음에도,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감안할 때 제재 수위를 더 높이라는 뜻이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71%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응 무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쟁 발발과 제재로 인해 휘발유·천연가스 가격 등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해 인플레이션을 감내하겠다는 답변도 49%에서 58%로 올랐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41.7%에서 40.6%로 외려 하락했다. 경제·일자리·통상·이민 정책이나 사회통합 등의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대응에서만은 호평이 늘고 있다. 이런 여론의 변화에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결사항전도 영향을 줬다. 주말마다 워싱턴DC, 시카고,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지지 집회가 열리고, 기부사이트인 ‘고펀드미’에는 5일 만에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63만 달러(약 7억 6000만원) 이상 모였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주는 미국에서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더애틀랜틱은 “바이든은 비록 푸틴의 침공을 막진 못했지만 국제적인 도전에 맞서 전 세계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 명동에 뜬 李 “DJ·盧처럼 승리”

    명동에 뜬 李 “DJ·盧처럼 승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일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집중공격하며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 고민할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냐 아니면 퇴행이냐를 결정(해야)하는 선거”라고 규정한 뒤 “상대는 안타깝게도 미래 이야기 없이 정권 심판만 외친다”며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이날 명동 눈스퀘어를 찾아 “정권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면서 윤 후보의 정권심판론을 비판했다. 그는 “파도와 바람이 아무리 도와줘도 항해사가 무능하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기 어렵다.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이 이 52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며 윤 후보에 대한 무능 프레임도 이어 갔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잠시 눈감으면 악몽 같은 촛불 정국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삼일절 방송 연설에선 “‘일본 자위대 한국 진입’ 관련 발언에서 윤 후보의 외교·안보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 이건 망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곳 명동은 우리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했던 곳이 이곳”이라며 “이곳에서 한판승 쐐기를 박는 승리의 큰 그림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이 후보 뒤편에는 초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이날은 평소 집중유세에서 핸드 마이크를 들고 무대를 누볐던 것과 달리, 삼일절을 맞아 단상 앞에 서서 사전에 마련된 원고를 읽는 방식으로 차분히 연설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명동을 유세 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 “만 20세 젊은 청년 이재명이 이완용을 응징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명동은 나석주 열사의 의거터, 우당 이회영 열사의 집터가 모여 있는 곳으로 항일의 의미가 크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씨와 함께 만세 삼창을 하며 3·1절을 기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서울 지역의 부동산 민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을 확실히 살리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는 확실히 잡겠다. 필요한 주택을 속도감 있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오는 4~5일)를 사흘 앞둔 이날 주최 측 추산 1만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세장을 찾았다.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배우 이원종·박혁권씨도 함께했다. 찬조연설자로 나선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최고 업적은 이재명 정부의 탄생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독일상공회의소·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공동 주최 후보자 초청 경제대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되 기업과 동포의 안전, 이익은 정부 차원에서 섬세하게 예민하게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 돈 없으면 파주 살아?…미우새 탁재훈, 지역 비하 발언 논란

    돈 없으면 파주 살아?…미우새 탁재훈, 지역 비하 발언 논란

    방송인 탁재훈이 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상민이 서울을 떠나 파주로 이사를 한 내용을 담았다. 문제는 이날 초대받은 탁재훈과 이상민의 대화 과정에서 나왔다. 탁재훈은 “이렇게 멀리 이사를 왔냐”라고 묻자 이상민은 "이 집이 전에 살던 집 월세의 반값”이라면서 “다시 서울로 상경할 때는 멋지게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탁재훈은 “나도 고민이다. 언제까지 엄마 집에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고 이상민은 "여기로 와라. 내가 1층 쓸게. 형이 2층 써라”라고 제안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어진 대화에서 나왔다.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묻자 탁재훈은 "솔직히 말해 어쩔 수 없이 온 거지, 돈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결국 이상민은 “그러면 형은 서울에 집을 왜 못 얻냐”라고 묻자 탁재훈은 “이런 식으로 대화하면 결국 서로 상처밖에 더 주냐. 애초부터 서울하고 안 어울렸다"며 대화를 끝냈다. 해당 방송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탁재훈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곧 파주가 돈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비쳐진 것. 네티즌들은 "정말 불쾌한 발언으로 서울 이외 사람들은 다 가난하다는 이야기인가", "해당 지역 사람들의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 특히 파주 토박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우리 고향을 비하한 탁재훈에게 사과받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하혈하던 임산부 병상없어 8시간 만에 헬기로 300㎞ 이송

    코로나19에 확진돼 재택 치료를 받던 임산부가 양수가 터진 채 하혈하고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으나, 병상이 없어 8시간을 대기하던 끝에 300㎞ 떨어진 타 지역 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18분쯤 성남 중원구에 사는 임산부 A(36)씨가 양수가 터진 채 하혈하고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임신 36주 차인 A씨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재택치료를 받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인근 병원 20여 곳에 연락을 취했으나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산부와 신생아를 격리 수용할 수 있는 병상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결국 구급대원들은 300㎞ 떨어진 경남 진주의 한 대학병원 병상을 확보했다. 이들은 A씨를 구급차에 태우고 충남 천안 모 대학병원 헬기장까지 이송한 뒤, 오전 9시 30분쯤 다시 구급 헬기에 태워 진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최초 신고 접수 8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출산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었다. 다행히 이날 오후까지 A씨와 태아 모두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임산부가 확진자일 경우 태아도 확진됐을 가능성이 높아 신생아 격리실이 있는 병원에서 출산을 해야 하는데 해당 시설을 갖춘 병원이 많지 않아 이송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군다나 A씨가 이송되기 직전 코로나19 진단 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또 다른 임산부가 이송됐던 터라 병상을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 “미녀만 받아주자”…‘러 침공’ 우크라 조롱한 中누리꾼들 논란

    “미녀만 받아주자”…‘러 침공’ 우크라 조롱한 中누리꾼들 논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중국의 일부 누리꾼이 도 넘은 조롱과 희롱으로 중국 관영매체까지 나서 상황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누리꾼이 적은 전쟁 상황을 묘사한 조롱과 성희롱적 발언은 우크라이나 언어로 번역돼 현지에 전달되면서 큰 공분을 사는 양상이다. 대만 중앙통신은 중국 러시아-우크라 침공 이후 주중국 다수의 대사관 공식 웨이보에 중국 누리꾼들이 각종 희롱과 조롱의 발언을 이어가고 이으며, 일부 누리꾼들은 전쟁을 미화하고 부추기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누리꾼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미녀들이 갈 곳을 잃었다”면서 “우크라이나 난민 중 미녀들만 골라서 선별적으로 중국이 받아주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가리켜 “올해의 피플지가 선정한 최고의 남자가 될 것”이라면서 “그는 이 시대의 영웅이자 새로운 시대를 연 러시아 대제국의 칭기즈칸이다”고 전쟁 상황을 미화했다. 또, 상당수 누리꾼은 영상 공유 플랫폼 더우인(중국판 틱톡)과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러시아 군대의 작전 수행 장면과 포탄으로 시내 일부가 불타는 장면을 게재하며 러시아 군대의 진격을 응원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해당 영상과 발언들은 곧장 우크라이나 주민들에 의해 현지 언어로 번역돼 곤경에 처한 주민들 사이에 큰 공분을 일으키는 분위기다. 문제가 확산하자 중국 관영매체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운영업체들이 직접 나서 상황 무마에 나선 상황이다.  신화통신은 최근 러시아-우크라 침공 이후 전쟁을 미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희화하거나 조롱한 SNS 계정에 대해 업체들이 내부 검열 작업을 진행, 일부 계정 사용자에게 사용 금지 및 일정 기간 가입 금지 등의 처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웨이보는 지난 25일 오후 21시를 기준으로 총 105건의 위반을 한 개인 계정에 대해 약 7일 동안의 계정 폐쇄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 측은 지난 26일 기준 총 6400건의 내용 위반 동영상과 생방송 도중 전쟁을 미화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조롱한 발언을 한 사례 1620건 등을 적발해 관련 계정에 대해 사용 중단 조치를 공고했다고 전했다. 또, 더우인 측은 플랫폼 내에서 이와 유사한 위반 행위자가 발견될 경우 사용자 누구든 신고 조치할 수 있고, 위법한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련 부처의 협조를 받아 위법 범죄 행위를 추가 조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국제 정세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부 누리꾼의 부적절한 발언은 오히려 자제해달라. 합리적인 관점에서 누리꾼들의 토론이 진행돼 깨끗한 온라인 공간을 함께 지켜가자’고 통보했다. 또, 주우크라이나 중국 대사관 측은 지난 26일 공식 공고문을 통해 매일 오후 17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를 ‘키예프시 통금 시간’으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의 통행 금지 준수를 긴급 공지했다. 그러면서 “현재 안보 상황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양국 국민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은 자신의 신분을 함부로 드러내지 말 것”이라는 주의문을 공고했다. 
  • “러, 우크라 수도 진격중…친러정권 수립 목표”…220여명 사상

    “러, 우크라 수도 진격중…친러정권 수립 목표”…220여명 사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격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 내 군사시설 다수가 파괴됐고, 우크라이나인 220여명이 다치거나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으로 진격 중이라고 전했다. 동·북·남 3면서 동시다발 진군…수도 키예프 공습AFP·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명령 직후 우크라이나 공격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6~8㎞ 진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선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를 통해 진입한 러시아 공수부대 등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취하고 있던 북(北)크림 운하 봉쇄를 해제하고 크림반도로의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했다. 남부 도시 오데사 인근의 흑해에 있는 섬 ‘즈미이니’도 러시아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의 최우선 목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인 것으로 보인다. 키예프의 턱밑을 겨눈 것은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 쪽에서 진군하는 러시아군이다. 수도 키예프 인근 비행장 등 군사시설도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파괴됐다. 러, 체르노빌 원전 점령…AP “가장 위험한 순간”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러시아군은 남쪽으로 진군하며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그러나 “정체불명의 군대가 원전을 장악했으나 인적 피해나 시설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통보해 왔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져 있다. 1986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AP통신은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보도했다. 체르노빌 원전에 정통한 소식통은 AP에 “방사능 폐기물 저장소가 러시아의 포격에 맞았고, 방사선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방사선 수치 증가는 즉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AP는 덧붙였다. 36년 전 폭발한 원자로 4호기에선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미국 고위 정보 관리는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장악은 수도 키예프로 진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체르노빌 인근 전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인 57명 사망·169명 부상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지상 군사시설이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도시나 군사기지 내 막사, 주택 등 비전투시설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렉 랴슈코 우크라이나 보건장관은 러시아군 공격 첫날에 우크라이나인 57명이 사망하고 169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민간인이 사는 아파트나 주택 등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 “러, 수도 키예프 장악해 친러정권 수립 목표”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작전을 명령하면서 그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라고 천명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탈군사화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전력을 무력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탈나치화는 돈바스 지역 주민 등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을 탄압하는 데 앞장선 극우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층을 척결하는 것을 뜻한다. 푸틴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선포하며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친러 돈바스 지역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그러나 우크라이나 내 주요 군사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고 수도 키예프까지 겨누는 군사작전의 양상을 볼 때 러시아의 군사적 목표가 분리주의 반군 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군사시설 타격으로 군사력을 무력화시킨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고 친러 정권을 세우는 것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 관리는 AFP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가 사실상 제거됐다”면서 “러시아 병력이 키예프로 진격해 수도를 장악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도 CNN과 로이터통신에 “러시아 정부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로 군대를 보내 수도 키예프 인근으로 진격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모두 160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부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일부는 중거리와 순항 미사일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어쩌면 여성의 삶은 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었을까

    좌우 이념 대립과 독재의 상흔이 남은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폭력 희생자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주류 집단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질적 존재는 더욱 큰 고통과 침묵을 강요당했다. 여성이나 성소수자가 당한 성폭력이나 혐오 범죄는 상대적으로 ‘작은 문제’로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줄리아나 도쿄’(2019)로 오늘의 작가상을 탄 한정현(사진)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는 주류 역사에서 잘 다루지 않는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재조명했다.작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시작한다. 일본에 사는 연구자 설영은 6년여 전 우연한 사고로 기억 일부를 잃었다. 어느 날 사고가 난 즈음부터 연락이 끊긴 친구 ‘셜록’에게서 암호 같은 말이 잔뜩 쓰여 있는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둘은 남북한 모두에 버림받은 빨치산 여성 생존자에 대한 논문을 같이 썼던 사이였다. 교수 임용 문제로 서울로 돌아온 설영은 셜록의 담당의였던 성형외과 의사 연정과 함께 셜록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이메일의 단서를 추적해 간다. 설영과 연정이 설영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에서 작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겪은 고통을 풀어낸다. 연정의 환자 춘희는 1950년대에 함께 빨치산 활동을 하던 혁명 동지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자신에게 고통을 준 남자와 강제로 결혼했다. 설영의 할머니 영옥은 임금을 달라는 정당한 요구만으로도 구금되고 성폭행 위협을 당했다. 연정의 의붓딸이었던 도영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동급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친구들에게서 고립됐다. 이 밖에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 청소년 집단 성폭행 등 대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은폐된 사건들을 다루며 작가는 역사적 격동기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자행되는 혐오와 배제의 논리를 재현했다.특히 “우리 다 마릴린 먼로 같지 않나요? 아름답다고 추앙하다가 거부하면 부숴 버릴 듯 달려드는 사람들. 여자로서의 삶은 평생 어딘가에 전시되는 것만 같았어요.”(314쪽)라는 춘희의 말은 남성에게 인정받는 무대 위가 아닌 곳에서는 남성과 같이 주체가 돼선 안 된다는 남성의 젠더 권력을 꼬집는다. 아름다움에 집착하길 권하면서도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는 사회의 모순을 강남 성형외과 의사인 연정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셜록을 추적하는 설영은 폭력이나 범죄의 경과보다 셜록의 경험과 감정에 집중해 폭력의 근원을 추적한다. 작가는 “많은 국가 폭력 희생자의 복권이 시급하지만, 그 안에서 더 약한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구조가 있다는 부분을 좀더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가는 폭력과 혐오에 대한 분노만을 내보이지 않는다. 빨치산 내 성폭력 피해자 춘희와 의선은 폭력의 구조를 파악하고 스스로를 치유해 내며 다른 누군가를 도우며 살아갔다. 연정에게 아빠를 좋아하냐고 묻는 도영처럼 사랑의 흐름을 기억하려 한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여전히 살 만하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가 일상화된 최신 풍경을 반영한 소설은 신선하다. 이렇게 우리 역사의 빈틈과 가려진 오늘을 메우려는 작가의 열정이 경이롭다.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서도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여길 수밖에 없던 약자들의 삶이 오롯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길 바라게 된다.
  •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전관원터-성동구 왕십리로 189, 행당중학교 정문 왼쪽 보도 ■이태원터-용산구 두텁바위로 60, 용산고등학교 정문 오른쪽 보도 ■보제원터-동대문구 약령시로 2, 안암오거리 이화수전통육개장 앞 보도(우신향병원 방면 버스 101, 1017 등 정류장 옆) ■홍제원터-서대문구 통일로 416, 새마을금고 홍제2동지점 앞 보도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 안 가는 것과 못 가는 것, 안 만나는 것과 못 만나는 것은 다르다. 코로나19로 도시와 나라, 심지어 사람끼리의 왕래조차 어려워지면서 나는 내가 타고난 ‘집순이’이자 ‘방콕족’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 가고 안 만나면 자족에 은둔이지만, 못 가고 못 만나는 것은 고립과 단절일 뿐이다. ‘코로나 블루’로 일컬어지는 시대의 우울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창졸간에 여행이 불가능하다시피 해진 탓이 아닐까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여행길이 막히니 여행의 의미를 알겠다. 여행이 없는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새것을 접하지 못하면 갈등과 긴장은 없겠지만 동시에 설렘과 열망도 없다. 여행은 시간을 가장 조밀하게 쓰는 방법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은 같은 수명을 살아도 더 오래, 더 깊이 산 셈일지 모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단 한 페이지만 읽은 책과 같을지니.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을 지나는 나그네라!” 이백의 시구를 흥얼거리며 나그네의 쉼터를 찾아 여행길에 나선다. 뻔하디뻔한 도시를 쏘다니는 게 무슨 여행이냐고 핀잔할지 모르지만 삭막한 거리라도 상상을 더해 걸으면 만물의 여관을 유람하는 시간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오버’하지는 않으련다. 지난달 2020년 2월 기준 320개라고 밝혔던 서울 시내 표석 개수를 2021년 7월 기준 322개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그새 표석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돌덩이 앞에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반가운 한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답사 팀까지 꾸려서 볼거리일까 싶은 생각에 걱정스럽다. 문화유적 답사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등장한 여러 가지 문화 활동 가운데 하나일진대, 내 좁은 소견으로는 표석은 찾아다니며 ‘배우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다. 서울역 근방에 사는 동생에게 김장김치를 가져다주러 갔다가 ‘이태원 터’ 표석을 보러 갔다. ‘이태원 터’ 표석은 4호선 숙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500여m 떨어진 용산고 교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이태원 터: 조선시대 일반 길손이 머물 수 있던 서울 근교 네 숙소의 한 곳’ 용산고라면 허재 선수를 배출한 농구 명문인 줄만 알았는데 교문 앞에 1988년에 설치한 표석이 있는 줄 몰랐다. 현 이태원동과 옛 이태원 터가 약 2㎞의 간격을 두고 있기에 수없이 오가도 헷갈릴 만하다. 하필이면 내가 김치통을 짊어지고 거슬러 온 과천~동작진~서빙고~이태원(터)이 영남대로를 통해 한양으로 진입하는 경로다.‘보제원 터’는 다른 것들과 달리 어렵게 찾았다. 6호선 안암역 3번 출구 하나은행 안암동 지점 앞이라는 설명만 보고 갔다가 표석을 찾지 못해 안암오거리 일대를 뱅글뱅글 돌았다. 때마침 기온이 급강하해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는 잠깐에도 손가락이 곱았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 옛사람들도 춥고 배고프고 뉘엿뉘엿 해가 지는데 낯선 길에 원을 찾지 못하면 이런 심정이었을까? 터덜터덜 걷노라니 은행으로부터 건널목 서넛을 건넌 지점에서 ‘보제원 터’ 표석이 짓궂은 장난꾼처럼 불쑥 나타났다. ‘보제원 터: 1393년-1895년 여행자의 무료 숙박과 병자에 약을 주던 곳’ 주소가 ‘약령시로’이고, 설치자인지 기증자인지 모르겠지만 표석 지지대에 ‘경동한약상가번영회’가 새겨져 있다. 4대 원 가운데 병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했던 보제원이 경동약령시와 이어진다는 선명한 증거다. 헤매다 찾아서 반갑고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모습이 미쁘다. 그런데, 아뿔싸! ‘전관원 터’ 표석은 쓰레기 자루의 지지대로 쓰이더니, ‘보제원 터’ 표석 옆에는 아예 가로 쓰레기통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2007년께 찍은 사진에는 표석 옆에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는데 철거하고 세운 것이 하필 쓰레기통이라니 섭섭하고 속상하다. 부디 동대문구에서 ‘보제원 터’ 표석을 보도에 튀어나온 돌덩이로만 취급하지는 말아 주길 바랄 뿐이다. 숨 가쁘게 돌아본 전관원, 이태원, 보제원 터와 달리 ‘홍제원 터’는 깊은 호흡으로 찾았다.‘홍제원 터: 여기서 약 50m 골목 안 홍제동 138번지 일원은 홍제원(1394-1895) 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새마을금고 홍제2지점 앞 보도에 표석이 있다. 홍제원은 표석으로부터 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 추어탕 식당 옆 빌라와 그 앞 도로에 자리했다. 남의 집 앞이라 사진을 찍으며 어슬렁거리기도 뭣하고 별다른 감흥도 일어나지 않는다. 호랑이와 산적이 출몰했던 의주대로의 홍제원은 홍제교 그리고 홍제천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가 더해진다. 지도에서 찾으면 나오는 홍제교는 옛 홍제교가 아니다. 다리 초입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도 ‘유진상가 다리 앞’이다. 1970년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유진상가의 영광과 쇠락에 대해서는 지면이 좁아서 쓸 수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우연이었다. 지금의 홍제교에서 홍제견인차량보관소 앞에 있는 ‘홍제교 터’ 표석을 찾아가기 위해 홍제천을 기웃거리다 ‘열린 홍제천길’이라는 현수판을 발견했다. 막연히 산책로일 거라 생각하고 홀리듯 빨려 들어갔다가 뜻밖의 풍경과 마주쳤다. 복개된 홍제천의 유진상가 지하 구간은 50년 동안 통제됐다가 2020년 개방됐는데, 그중 250m 구간이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때마침 추운 날씨에 산책객도 없어서 미술관을 전세 낸 셈이 됐다.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나라를 발견한 앨리스처럼 뜻밖의 행운에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 위의 미술관을 관람했다. 설치 미술, 조명 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유진상가 지하 100여개의 기둥들 사이로 8개의 작품들이 펼쳐져 있다. ‘온기’(溫氣)라는 작품을 보노라니, 제목과 다르게 갑자기 오싹해졌다. 이곳 홍제천은 ‘환향녀’의 무섭고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고려는 원나라의 압력으로, 조선은 명나라의 요구에 따라 수십 수백 년간 공녀(貢女), 즉 여자들을 바쳤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로 끌려간 피로인(被擄人)은 최명길의 어림수로도 50만(정약용에 의하면 60만)에 달하는데, 그중 협상·탈출·매매 등으로 돌아온 이들 가운데 여자들을 ‘환향녀’라 불렀다.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정절을 잃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고 소박맞거나 자살(당)한 여인들이 숱하니, 급기야 나라에서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몸을 더럽힌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나 어쨌다나. 징검다리에 올라 42개의 기둥 사이로 명멸하는 붉고 푸른빛을 보노라니, 아프다. 일렁이는 빛줄기가 300여년 전 그녀들의 절규와 통곡처럼 폐부를 찌른다. 거친 돌멩이로 살갗이 벗겨져라 맨살을 문지른 ‘화냥년’들은 깨끗해졌을까? 애초에 그녀들이 더럽힌 것은 무엇일까? 때마침 무리에서 외떨어진 백로 한 마리가 살얼음 낀 홍제천을 서성이다가 가슴을 움켜쥔 채 서 있는 나를 외틀어 본다. “혹시, 당신인가요?” 행여 떠나지 못한 넋인가 하여 말을 건네니 별 싱거운 인간 다 보겠다 싶은지 훌쩍 날아간다. 그 하얀 날갯짓이 한없이 무구하다.(끝) 소설가
  • 우크라 “키예프 외곽 교전 중”… 러시아 “지상 시설 74곳 파괴”

    우크라 “키예프 외곽 교전 중”… 러시아 “지상 시설 74곳 파괴”

    러시아가 침공 개시 9시간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 진군한 가운데 키예프 외곽 비행장을 두고 양측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비행장 11곳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시설 74곳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키예프 북부 외곽에 있는 고스토멜 비행장을 두고 러시아군과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 소속 공격용 헬리콥터 수십대가 급습하면서 시작된 전투다. 인근에 사는 주민 알렉산더 코프토넨코는 공격이 시작되자 전투기 2대가 우크라이나 지상 병력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총격이 3시간 동안 지속됐고, 이후 전투기 3대가 더 날아와 다시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AFP에 말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크림반도에 접한 남부 헤르손주 일부 지역은 러시아군 통제 아래에 이미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러시아는 자국군이 하루 만에 파괴한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시설들이 74곳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에 따르면 파괴된 시설에는 지대공 미사일 S-300과 BUK-M1의 레이더 기지 18곳, 공군 비행장 11곳, 지휘소 3곳, 해군기지 등이 포함됐다. 또한 군용 헬기 1대와 공격용 무인항공기 바이락타르 4대도 격추했다고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이날 오전 6시 국영TV 긴급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군사작전 개시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키예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곳곳 주요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린 것을 시작으로 동남북 3면에서 러시아군이 진격을 시작했다.
  • 제주에선 오후 3시 전에 쓰레기를 버리면 양심마저 버린다

    제주에선 오후 3시 전에 쓰레기를 버리면 양심마저 버린다

    놀라지 마라. 제주에선 오후 3시가 되기 전에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클린하우스에는 가림막으로 막혀 몰래 버리려다 자칫 양심까지 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섬에 사는 대가(?)로 요일별 쓰레기 배출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하는 것도 상식이 됐다. 월·수·금요일에는 플라스틱류만 버려야 하고, 화·토요일에는 종이류와 불에 안타는 쓰레기, 목요일엔 종이·비닐류, 일요일에는 플라스틱과 비닐류만 버려야 한다. 이 쓰레기 요일제 생활 폐기물 배출 때문에 골치 아플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연간 1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제주도 입장에선 ‘섬을 살리는’ 최선의 선택이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왜냐하면 이미 제주의 쓰레기 처리 역량은 한계에 달했고, 그 생활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 폐기물의 경우 1일 배출량은 2020년(잠정치) 1324t에 이어 2021년말(잠정치) 1249t에 달한다. 인구대비 하루 배출량이 서울 9493t의 0.90배보다 높은 1.82배 수준이다. 2012년에 860t이었던 것이 2014년 976t, 2016년 1305t, 2018년 1314t, 2019년 1234t…. 해마다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요일별로 생활 쓰레기를 정확하게 분리하는 방법은 최소한의 슬기로운 친환경 생활인 셈이다. 그래서 요일·시간 제약을 받는 쓰레기 배출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재활용도움센터이다. 클린하우스의 요일별 배출로 인한 불편함을 덜어주는 생활 폐기물 집하시설이다. 도두동 재활용도움센터에서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자(78)씨는 “나 한사람 쯤이야… 아무렇게나 버리면 좀 어때하는 안일한 생각 먼저 버렸으면 좋겠다”며 “그 작은 실천이 거대한 쓰레기산을 점점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활용도움센터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제주시 40개, 서귀포 38개 등 총78곳에 설치 운영중이다. 제주시는 올해 36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18곳의 재활용도움센터를 신설한다. 특히 생활 폐기물 배출 안내 도우미가 상주해 주민들에게 분리배출 요령을 안내해주고 모든 생활 폐기물을 수시로 배출할 수 있게 도움을 줘 호응을 얻고 있다. 도우미들은 새벽 6시~정오 12시, 정오~오후 6시, 오후6시~밤 12기까지 3교대로 이곳에서 쓰레기 분리수거에 힘쓰고 있다. 더욱이 평일에 같은 품목을 합산해 1kg 이상 배출할 경우에는 kg당 10리터용 쓰레기종량제 봉투 1매, 하루 최대 5매까지 보상하는 자원회수 보상제를 실시해 인기다. 빈병 수거율이 32%, 페트병의 배출률도 30%정도 상승했다. 한편 도는 올해 ‘2030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10개 핵심과제·27개 세부사업에 493억 원을 투입한다고 지난 23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자원순환사회 조성을 위해 직매립 제로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30% 감축, 재활용률 9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포토] ‘방호복 입고’ 한 표 행사…재외투표 첫날

    [포토] ‘방호복 입고’ 한 표 행사…재외투표 첫날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투표소에도 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찾아간 투표소에서는 앳된 얼굴을 한 대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를 만날 수 있었다. 리옹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두현(36)씨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아내와 함께 하루 휴가를 내고 투표를 하기 위해 2시간 기차를 타고 파리에 왔다. 김 씨는 “투표소에 가려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들어서 투표를 하러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원하는 후보가 대선에 나와 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직장에는 대통령을 뽑아야 해서 휴가를 내겠다고 했더니, 투표는 중요한 권리인만큼 마음 편히 다녀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파리 외곽에 사는 선교사 손혜인(30) 씨는 평일에 투표하는 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빨리 해치우자는 마음에 업무시간을 조정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이번 재외선거에 등록한 유권자는 4천517명이고, 투표소는 파리 7구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마련돼 있다. ----------------------------------------------------------------------------------------------- 지구 반대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도 23일(현지시간)부터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는 상파울루 시내 봉헤치루 지역에 있는 한국교육원 3층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아침 일찍부터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한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와 상파울루 총영사관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차분하게 투표를 마쳤다. 브라질 한인 동포들은 그동안 한국에서 이뤄지는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이번 대선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브라질에서 이번 대선의 유권자로 등록된 한인은 2천여 명으로 과거와 비교해 1천 명가량 줄었다. 고우석 선관위원장은 “브라질 유권자들이 줄어든 것은 젊은 층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동포사회 차원에서 1.5세, 2세들의 관심을 높이고 투표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라질 한인사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이 과거에 비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이수혁 주미대사는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국민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사는 투표 직후 “오늘부터 닷새간 재외국민 선거가 진행된다”며 “이런 기회에 투표해 나라의 국운을 결정하는 분을 뽑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국민의 권리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은 88만 명으로 추정되고, 이번에 5만3천 명 정도 등록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재외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미국 각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사전에 등록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미국 지역 재외국민 투표는 주미 대사관이 있는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등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에 등록한 미국 현지 영주권자와 일시 체류자 등 재외선거 유권자는 모두 5만3천73명이다. 19대 대선 당시 등록 유권자(6만8천224명)와 비교하면 22.2% 감소한 수치다. 지난 대선보다 유권자가 줄기는 했지만, 한인들이 밀집한 미국 서부 LA에서는 이날 오전 8시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과 함께 1시간을 차로 달려 LA 총영사관 투표소를 찾은 전재홍 씨는 “비록 미국에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너무도 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 씨는 “투표용지 한 장의 가치가 2천만 원이 넘는다는 뉴스를 봤다”며 “저희 부부 두 사람의 투표지 값어치는 대략 5천만 원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투표권 행사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대통령이 국민을 소중하게 여기고 약자와 소외된 사람을 챙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덕찬(69) 씨는 65세 이상 복수국적 허용 제도로 50년 만에 처음으로 고국의 대선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은 늘 서울에 가 있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의무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는 모두 4곳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총영사관에 마련된 재외 투표소는 이날부터 6일 동안 문을 열고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이고카운티,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카운티의 투표소는 25일부터 사흘간 운영된다. 워싱턴 DC와 뉴욕 등 동부 지역 유권자들도 각 공관에서 마련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이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마련된 재외투표소에서 부인과 함께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사는 투표 직후 “오늘부터 닷새간 재외국민 선거가 진행된다”며 “이런 기회에 투표해 나라의 국운을 결정하는 분을 뽑는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은 국민의 권리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은 88만 명으로 추정되고, 이번에 5만3천 명 정도 등록했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뉴욕 총영사관은 뉴욕을 포함해 인근 뉴저지와 코네티컷에서 등록한 유권자 9천여 명의 투표를 위해 모두 네 군데의 투표소를 운영 중이다.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이 지역에서 2곳의 투표소를 운영했지만, 유권자의 편의를 위해 투표소를 늘렸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투표소가 늘어남에 따라 유권자가 분산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 총영사관은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편의를 위해 뉴욕의 투표소까지 대형버스를 한 차례 운영키로 했다.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유권자의 수가 200여명에 불과해 별도로 투표소를 설치하는 것보다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미국 내의 각 재외 투표소 입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발열 여부를 점검하는 체온 측정기와 손소독제 등이 비치됐다. 체온이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 유권자를 위해 별도 기표소도 설치됐다. 미주 지역 재외 투표는 이날 큰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일부 유권자들은 재외선거인 신분을 입증하는 영주권과 비자 원본 등을 지참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중남미의 투표소에서도 23일(현지시간)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투표가 시작됐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엔 이날 오전 8시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멕시코의 1호 투표자는 임융성(72), 홍정숙(72) 씨 부부로, 멕시코시티에서 400㎞ 넘게 떨어진 산루이스포토시에서 전날 5시간 차를 운전해서 왔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았다는 임씨는 “재외투표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며 “좋은 대통령이 뽑혀야 외국에 사는 국민도 위상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이번에 총 947명의 유권자가 등록했다. 대사관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25일부터 투표 마지막날인 28일까지 한인 사업체들이 몰려있는 소나로사 지역에서 투표소까지 오가는 셔틀버스를 하루 4회 운영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인 주요 거주지역인 아베야네다의 투표소에서 6일 간의 투표 일정이 시작됐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등록 유권자는 2천37명이다. 주아르헨티나 대사관은 고령 유권자들을 위한 차량을 운행하는 한편 한인회와 한인 교회·성당,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 선거인 규모이 일정 수준 미만인 국가의 경우 25일부터 4일간 선거를 진행한다. 중남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난 2020년 총선의 재외투표가 실시되지 못한 곳이 많아 다시 찾아온 투표 기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재외국민들은 밝혔다. 박원규 월드옥타 콜롬비아 보고타 지회장은 “재외동포들은 모국 대선에 참여해 국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지난 총선 때는 코로나19로 참여하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기쁜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가 캐나다에서 순조롭게 시작됐다. 투표 첫날인 23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의 주캐나다 대사관을 비롯한 4개 공관과 2개 추가 투표소 등 모두 6개 지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투표 시작 시각인 오전 8시부터 유권자들이 줄을 이어 한 표 행사에 참여했다. 캐나다에는 최대 도시 토론토와 밴쿠버, 몬트리올, 오타와 등 4개 도시에서 총 1만2천781명이 재외국민투표 유권자로 등록했다. 이 중 영주권자인 재외 선거인이 1천356명, 일시 체류자인 국외 부재자가 1만1천425명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 등록 선거인은 총 1만5천463명이었다. 이날 오전 이른 시각 주 밴쿠버 총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성재(48)씨는 “고국을 떠난 지 15년이 지났지만 요즘처럼 한국이 글로벌 문화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면서 “새로 탄생할 정부에서는 규제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문화 강국으로서의 면모가 더욱 발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10여 년 간 자영업을 해온 박덕환(60)씨는 “그동안 한국이 극심한 양극화의 고통을 견디면서 힘든 5년을 버텨왔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지도자 아래 모두가 잘사는 나라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꼭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더 컸다”고 덧붙였다. 고등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한 여성 유권자(54)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이 어려워 이번 선거가 한층 중요하게 느껴진다”며 “해외에서 바라보는 객관적 시각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밴쿠버에서 13년째 살고 있다면서 익명을 요구한 그는 “캐나다 시민권을 얻지 않은 이유가 언제나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서였다”면서 “반듯한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한국이 적어도 후퇴는 하지 않는 나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목회자로 일하면서 지인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김동희(41)씨는 “편을 갈라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합리적 설득의 지도력을 펼 것 같은 사람을 선택했다”며 “누가 당선되든 잘해 주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동시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손 소독제와 비닐장갑 등 방역 물품을 비치했다.
  •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메모리 비즈니스/건축가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메모리 비즈니스/건축가

    대한민국은 혁신국가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각종 대외적 지표를 보면 부정하기가 더 어렵다. 일례로 2018년 블룸버그의 혁신지수 1위 국가가 대한민국이었다. 2위가 스웨덴, 3위는 싱가포르였다. 2021년 다시 1위 차지를 차지하면서 ‘탈환’이라는 표현까지 동원됐다. 같은 해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선정한 ‘2021년 글로벌 혁신지수’ 5위에 오르는 등 혁신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세계적 지위는 대단하다. 2020년에는 2위였으니 오히려 이전보다 떨어진 결과가 이렇다. 근대사를 봐도 이해가 간다. 왕조국가였다가 식민지가 됐는데, 상당수 왕족들이 살아 있었지만 독립운동의 목표는 왕조국가 재건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수립이었다. 오랜 시간 한자 문화권에 있던 나라가 한글 전용을 실천하기 시작한 것도 놀랍다(물론 아직도 논란이 진행 중이다). 외래 종교를 받아들이면서 전통적 제사 문화에 큰 변화가 온 것, 중고등학교 시험을 철폐한 것, 전통적인 농업 국가가 빠른 속도로 기계와 전자 공업을 습득한 것,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적 수준인 것 등등을 또 다른 예로 삼을 만하다. 혁신을 지향하는 나라인지라 사람들은 새것을 유난히 좋아한다. 새것을 향한 열망은 단순히 개인적 선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현상이다. 대표적으로는 새집, 그중에서 새 아파트에 대해 열광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연대가 엇비슷한 경우가 생긴다. 신축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그러다가 또 다른 새것이 등장하면 결코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 새것으로서의 매력을 빠르게 잃어 간다. 새것은 새것인 순간 이미 낡아 있다. 이 대목에서 ‘메모리 비즈니스’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기억산업’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이 담기는 장소나 분위기와 같은 것들을 중요하게 다루는 산업이라고 하겠다. 쉽게 말해서 카페나 식당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혁신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산업이 잘 자리잡기 어렵다. 연애 시절 자주 가던 골목길 안, 비좁은 카페에 자식들을 데리고 가서 ‘여기서 엄마와 아빠가 말이지…’라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그런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은 가게 주인의 사업적 아픔만이 아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들었던 사람들 인생의 몇 페이지 또한 찢겨 나간다. 하지만 앞을 보고 달려가는 혁신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이 또한 일상의 한 부분이다. ‘다른 게 또 생기겠지’ 하다 보면 실제로 그런 것이 나타난다. 그래서 그곳에 잠시 정 붙이고 추억과 기억을 담다 보면 어느 날 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푯말이 나붙는다. 한 세대는 마치 영겁처럼 긴 시간이다. 이제 기억을 오래 담을 수 있는 것은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SNS, 그리고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이다. 이 모든 혁신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