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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국영령 잠 든 현충원에서 ‘지루박?’…쌍쌍춤 추태

    호국영령 잠 든 현충원에서 ‘지루박?’…쌍쌍춤 추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난 24일 호국영령이 잠 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남녀 한 쌍이 춤 추는 추태를 부리는 장면이 포착됐다.대전 서구에 사는 박모(53)씨는 25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어제 현충원에 추모하려고 갔다가 묘역 앞에서 50대로 보이는 남녀가 손 잡고 ‘지루박’인지, ‘탱고’인지, ‘블루스’인지 쌍쌍춤을 춰 깜짝 놀랐다”며 “엄숙해야할 곳에서 춤 추는 게 볼썽사나워 몰래 사진을 찍어 일부 온라인 매체에 제보했다”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30분쯤 장군제1묘역 바로 앞 공터에서 남성이 여성의 손을 맞잡고 거침없이 춤 동작을 가르쳤다. 이 묘역은 현충원 뒤편에 있지만 둘레길과 가까워 시민들 눈에 띄기가 쉽다. 박씨는 “이 뿐 아니라 대전현충원에서는 운전연습, 취식, 흡연 등도 자주 목격되고, 여름에 텐트까지 치는 모습도 봤다”며 “호국영령이 잠든 엄숙한 곳이니 만큼 좀더 단속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열리기 하루 전이어서 준비 때문에 경내 곳곳을 돌았지만 발견을 못했다. 대전현충원이 100만평에 이를 정도로 드넓은 데다 인력이 부족해 단속에 한계가 있다”면서 “오토바이 순찰을 더 자주 돌고, 오는 10월 인력을 충원해 인적이 드문 곳에 초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 [STOP PUTIN] 잘나가던 중국계 미국 작가 우크라 국제 의용군에 합류

    [STOP PUTIN] 잘나가던 중국계 미국 작가 우크라 국제 의용군에 합류

    중국에서 태어나 한때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란 찬사를 들었으나 뒤에 반체제 작가로 돌아선 중국계 미국인 이치웨이(26)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군을 돕기 위해 50여개국 자원자들로 구성된 국제여단(국제 의용군)에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가담했다고 미국 매체 넥스트샤크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위디자오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그의 집안은 원래 만주를 대표하는 여덟 가문 가운데 한 가문이었다. 외조부는 중국 공산당 고위직을 지냈으며 어릴 적 이치웨이는 외조부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버지는 국영 은행 임원이었고, 그가 열네 살인 2011년 쓴 첫 작품 ‘구원’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척결 캠페인에 걸려 들어 아버지가 수감됐다가 2016년 세상을 떠나자 누구보다 맹렬한 공산당 비판자가 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그는 친구 여덟 명과 함께 네덜란드에 머무르고 있었다. 침공 소식을 듣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폴란드 국경 마을 메디카로 자동차를 달려 갔다. 지난 7일 난민촌에 도착해 국제여단 지원서를 제출하고, 허가가 떨어질 때까지 난민들에게 옷가지와 음식, 필수품들을 공급하는 일을 했다. 그는 당시 “아이들이 잠잘 곳도 없다. 엄청 춥다. 음식도 전혀 없고, 그들 대부분은 폴란드어도 영어도 못한다. 우리 딸 또래의 아이들이다. 그게 날 슬프게 한다. 힘 닿는 대로 음식과 물을 제공하고 있다.” 이치웨이는 일부 난민들을 재정적으로 돕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돈과 신용카드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피란민들이 호텔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 7일 국제의용군에 가담하고 싶다고 신청해 14일에 수도 키이우를 향해 떠났다. 이치웨이는 러시아를 응원하는 중국의 선전 내용이 “국익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생각을 퍼뜨리는데 러시아를 응원하는 중국인들도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딴 식으로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국익이란 것은 없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평화롭고 안정되게 사는 일이다. 살아 있어야 국가 경제도 발전하는 것이다. 당신이 사람 목숨도 따지지 않고 이런 슬로건을 얘기하면 누가 당신 말을 따르겠는가?” 현재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에는 일본, 캐나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여러 국가 출신 자원자들이 모여 있다. 한국인 중에는 이근 예비역 해군 대위 등 10명 안되는 숫자가 가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독자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우크라이나 합참의장은 대략 2만명 넘는 대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르 코나셴코프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3일 스타리치 마을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훈련센터와 야보로브스키 군사훈련소에 미사일 공격이 가해져 180명 정도의 외국인 병사들이 희생됐다. 국제의용대에 가입한 전투 요원 등이 훈련을 받다가 애꿎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캐나다 군과 정부는 이제야 국제 의용군에 가담했다가 체포돼 애꿎게 러시아의 선전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자원자들의 우크라이나 행을 막겠다고 나섰다.
  • [달콤한 사이언스] 행복하지 않은 반려견이 반복적, 강박적 행동 보인다

    [달콤한 사이언스] 행복하지 않은 반려견이 반복적, 강박적 행동 보인다

    사람들은 불안하거나 익숙치 못한 환경을 접하면 손톱을 깨물거나 다리를 떨거나 하는 등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불안감으로 인한 반복적 행동은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난다는 것이 밝혀졌다. 핀란드 헬싱키대 수의생명과학과, 의료·임상유전학과, 헬싱키 공중보건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운동이 부족하거나 주인을 새로 만나거나 대가족 사이에서 지내는 반려견들이 반복적 행동을 강박적으로 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3월 25일자에 실렸다. 반려견들의 비정상적인 반복 행동은 주인과 관계를 해치고 반려견의 행복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반려견들이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정도 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5년 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22품종 반려견 4436마리와 주인을 장기 추적관찰했다. 반려견들이 하는 반복적 행동은 꼬리쫓기, 거울에 비친 모습이나 그림자를 할퀴거나 으르렁대기, 바닥 핥기, 서성거리기, 한 곳을 멍하니 바라보기, 다리나 꼬리 깨물기 등 다양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관찰한 반려견 중 30%에 해당하는 1315마리가 반복적 행동을 하고 대부분이 가정환경,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주인이 바뀐 개들은 그렇지 않은 반려견들보다 반복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58% 더 많았고, 세 명 이상의 가족과 함께 사는 반려견은 한 사람과 사는 반려견보다 강박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33% 높았다. 또 다른 반려견들과 함께 살지 않는 경우 반복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64% 높았고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운동하는 반려견들이 1~2시간 운동하는 개들보다 강박행동을 보일 가능성으 5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박적이고 반복적 행동은 독일 셰퍼드, 차이니즈 크레스티드, 펨브록 웰시코기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스무스 콜리, 미니어춰 쉬나우처, 라고토 로마그놀로 종에게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세 미만과 8세 이상의 반려견들에게서 반복적 행동이 더 많이 관찰됐다. 이런 반복적 행동을 보이는 반려견들은 그렇지 않는 개들보다 더 과민하고 공격적이며 주의도 쉽게 산만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네수이 로이 수의생명과학과 교수는 “개의 반복적 행동은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생활 방식, 유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이 같은 요인들을 이해하는 것이 사람은 물론 반려견의 복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 지붕 세 식구 드물고… 10명 중 2명은 “외로워”

    한 지붕 세 식구 드물고… 10명 중 2명은 “외로워”

    주거환경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20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최저 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집에 살고 있다. 국민 10명 중 2명은 외로움을 느끼며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했다. 코로나19로 레저시설 이용률은 30% 포인트 넘게 급감했다. 24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1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간했다. 정부 각 부처가 발표한 최신 통계자료를 한데 모아 우리 사회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자료다. 2020년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전체 가구의 4.6%로 나타났다. 최소 주거면적(1인 가구 14㎡, 2인 가구 26㎡ 등)보다 작은 곳에 살거나 전용 수세식 화장실 등 시설 기준에 못 미치는 가구를 합친 수치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34명으로 10년 전보다 0.78명 감소했다. 한집에 세 식구가 사는 집도 찾기 쉽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국민 10명 중 2명(22.2%)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는 비중도 16.5%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이런 고립감이 심했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구는 절반 이상(53.4%)이 ‘외롭다’고 했다. 신체적·물질적·정신적 어려움이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있다는 비중은 72.8%에 그쳤다. 2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6.8% 포인트나 낮아졌다. 지난해 국민의 레저시설 이용률은 43.5%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73.4%)에 비해 29.9% 포인트나 낮아졌다. 온천장·스파(32.5%→10.7%), 놀이공원(30.3%→18.8%), 수영장(28.4%→9.5%) 등 대부분 시설에서 감소했다.
  • 요트서 바다에 빠진 웰시코기, 11㎞ 헤엄쳐 주인과 재회

    요트서 바다에 빠진 웰시코기, 11㎞ 헤엄쳐 주인과 재회

    바다에 빠져 실종된 웰시코기가 살아 돌아온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개는 실종 장소에서 11㎞나 떨어진 해안에 도착해 보호받고 있었다.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에 사는 존 애트우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어머니의 요트를 노스캐롤라이나주까지 옮기기 위해 반려견 제시카와 함께 항해에 나섰다.항해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한 살배기 제시카는 약 20m 길이의 요트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바다를 즐겼다. 이날 오후 4시 반쯤 플로리다주 520번 국도교 밑을 지날 때 존은 제시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은 “제시카가 갑판 아래층으로 물 마시러 갔다. 몇 분 뒤 요트 후미에서 돌고래가 헤엄치는 영상을 찍으려고 했는데 제시카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황급히 근처 부두에 요트를 정박한 뒤 필사적으로 제시카를 찾았다. 제시카는 아직 어려 한번도 수영해본 적이 없었다.존이 바다 위에서 제시카를 찾는 사이, 존의 어머니는 페이스북에 개 사진과 실종 장소 등을 공유하며 제보를 호소했다. 주민들도 게시물을 공유하며 제시카 찾기를 도왔다. 존은 제시카가 바람과 조류에 휩쓸려 서쪽 해안으로 떠내려간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 전단을 뿌리며 개를 계속 찾아다녔지만 돌아온 건 돈을 요구하는 사기 전화뿐이었다. 다음날 오후 6시쯤 전화 한 통이 울렸다. 브러바드 카운티 록리지에 사는 남성으로 제시카를 발견했다고 했다. 록리지는 실종 장소에서 11㎞나 떨어진 곳이다. 존은 곧바로 약속 장소로 나갔고 제시카와 재회를 했다. 다행이 제시카도 건강한 상태였다. 그는 “제시카가 살아 있는 것을 보니 쏟아지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개를 발견한 남성에게 사례로 500달러(약 60만 원)를 건냈지만, 남성은 거부했다. 제시카는 이번 사고로 동네에서 유명해졌다.  존은 “반려견을 찾도록 많은 사람이 협조해줘 매우 고맙다. 앞으로 요트를 탈 때는 반드시 제시카에게 목줄을 하겠다”고 말했다.
  • [핵잼 사이언스] 속이 다 보이네…신종 ‘시스루 개구리’ 에콰도르서 발견

    [핵잼 사이언스] 속이 다 보이네…신종 ‘시스루 개구리’ 에콰도르서 발견

    피부가 투명해 속이 훤히 보이는 신종 개구리가 발견됐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에콰도르에서 신종 유리개구리(Glass frogs) 2종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피부가 투명해 장기가 밖에서도 보이는 유리개구리는 그 특징 때문에 '시스루 개구리'라는 재미있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주로 중미와 남미의 습한 산 속에서 서식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2종 역시 비슷하다. 두 개구리는 안데스 산맥 구아얄라밤바강을 사이에 두고 불과 20㎞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데 한 종(학명·Hyalinobatrachium mashpi)은 강 남쪽 마시피 보호구에서, 또 다른 한 종(학명·Hyalinobatrachium nouns)은 강 북쪽 계곡에서 발견됐다.두 개구리가 사는 곳의 기온과 습도가 거의 같았던 만큼이나 생김새도 유사하다. 몸 길이는 1.9~2.1㎝이며 등에는 노란 물방울 무늬가 있으며 그 주위에 검은 점이 마치 후추처럼 뿌려져 있다. 또한 배는 다른 유리개구리들처럼 투명해 심장과 소화기관 등 내장이 훤히 보인다. 연구를 이끈 에콰도르 샌프란시스코 데 키토 대학 후안 마누엘 과야사민 교수는 "처음 이 개구리들을 봤을 때 같은 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두 개구리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다른 종인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두 개구리는 특히 신종으로 확인되자마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 생물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적색목록(Red List)으로 추천됐다. 인간에게 처음 발견되자마자 곧바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는 셈. 이는 사실 '병 주고 약 주는' 인간 탓이다. 다른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개구리 역시 환경의 영향을 받는데 최근에는 농업과 광업으로 오염과 서식지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에 신종 개구리가 발견된 안데스 산맥 지역도 활발하게 광산이 개발되고 있어 서식지 파괴는 시간 문제다. 과야사민 교수는 "사실 중요한 문제는 새로운 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호하며 연구할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발견된 유리개구리는 시간 내에 발견돼 세계와 공유하게 됐지만 다른 신종은 그럴 기회 조차 갖지못하고 멸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리개구리는 중미, 카리브해, 남미 등에 널리 분포하며 현재까지 확인된 종은 총 156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어제이’(PeerJ)에 최신호에 실렸다.     
  • 소멸지역서 한옥 카페·고추 농사… 행복·여유 다 잡은 ‘도시남매’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소멸지역서 한옥 카페·고추 농사… 행복·여유 다 잡은 ‘도시남매’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울릉도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경북 영양에 모인 청년들이 산골을 바꿔 놓고 있다. 다슬기를 잡고 고추농사를 짓는 열정과 수백년 된 한옥 처마에 인공지능 조명을 설치하는 감각으로 태백산맥과 낙동강 상류가 어우러진 산골에 세련미를 불어넣었다. 도시에서 영양으로 간 청년들은 보람과 행복 그리고 돈벌이까지 일석삼조를 얻었다.낯가림이 좀 있는 누나와 생활력 ‘만렙‘(최고 레벨)인 남동생의 영양살이에는 20대 젊은이들만이 가진 반짝임이 있다. 경기 일산에서 살던 허진희(32)씨는 직장 생활이 힘들 때면 영양으로 귀촌한 친척집에서 별을 보며 위안을 받았다. 친척은 귀촌 지원 사업에 대해 진희씨에게 알려 줬고, 동생 진수(30)씨와 함께 2019년 ‘도시청년 시골파견제’로 영양에 정착했다. 운전을 못 하는 진희씨를 걱정한 남매의 부모는 진수씨에게도 누나와 함께 영양에 가라고 권유했다. 평소에는 데면데면하고 자주 싸우기도 하는 ‘현실 남매’지만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두 사람은 영양살이를 시작했다.  남매가 사진관을 영양에 열자마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외국인 일손이 사라져 영양 특산물인 고추 재배가 힘들어지자 진수씨는 농사에 나섰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할 때 누나는 사진, 동생은 영상 사업을 하겠다고 했던지라 농사를 지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몇 번째 고랑의 몇 번째 고추를 고라니가 따먹었다고 외울 정도로 농사에 진심을 다하는 동생을 보면서 진희씨는 ‘서울에서 돈 잘 벌던 애를 괜히 데리고 와서 고생을 시키나’란 생각을 지울 수 있었다.  진수씨는 다슬기 잡이에도 도전했다. 농사 수입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할머니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심 3m 깊이의 보를 지나 우글우글 넘쳐 나는 다슬기를 쓸어 담았다. 다슬기 한 소쿠리를 2만원씩에 팔아 여자친구에게 명품 목걸이 선물까지 했다며 진수씨는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돈을 어느 정도 벌면 영양에 따라오겠다고 약속했던 여자친구는 지난해 진수씨가 연봉 목표를 거의 이루자 부랴부랴 그 약속을 취소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남매에게 기회도 됐다. 영양군을 비롯해 경상북도 지자체의 축제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축제와 농특산물 쇼핑몰의 홍보를 맡게 돼 일거리가 늘었다. 지난 1월에는 100년이 넘은 한옥에 영양의 지역색을 담은 카페 ‘연당림’을 열었다. 연잎라테, 송이라테, 사과라테, 산나물 스콘, 고추 스콘 등 영양의 특산물로 만든 연당림의 메뉴는 진희씨가 개발했다. 진희씨는 “서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공장에 잘 돌아가는 기계의 아주 작은 부품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영양에서는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좋아해 주고 고마워하니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진수씨는 조기 축구, 스크린골프를 같이 하는 50대 형님들이 영양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형님들 덕에 장비와 땅을 빌려 고추 농사도 성공적으로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 촬영을 위해 출장을 갔다 와서 밤 12시에 휴대전화 손전등에 의지해 고추밭 약을 칠 때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시청년 시골파견제’에 신청한 청년들의 사업 계획 가운데 60%는 카페일 정도로 지방으로 가는 도시청년이 농사를 짓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진수씨도 처음에는 농사를 지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하길 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과 친해질 때 농사를 짓는 것과 안 짓는 것과는 차이가 진짜 크다”면서 “농사를 짓고 나서는 유튜브 촬영을 할 때 농민들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을 강조해 찍을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돈도 벌었다고 덧붙였다. 진희씨는 인구 106만명의 고양시에서 살다가 1만 6000명의 영양으로 이주할 때 친구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에는 청년이 너무 많지만, 영양은 청년 한 사람이 일당백을 할 정도로 사람이 절실한 곳이다. 처음에 영양에 간다고 하자 말리던 친구들도 그가 돈을 벌기 시작하자 ‘지방에도 답이 있다’란 생각을 하게 됐다. 진희씨는 “지난해 나만 영양이 좋다는 걸 느꼈다면 올해는 내가 잘 사는 걸 보여 줘서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싶다”며 “카페와 사진관을 열심히 키워서 서울에서 하던 일로 영양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다짐했다.
  • 이사비·버스비부터 자산형성까지… 서울시 청년대책에 6조 3000억 투입

    이사비·버스비부터 자산형성까지… 서울시 청년대책에 6조 3000억 투입

    4월부터 서울에 사는 19~24세 청년들은 연간 최대 10만원의 대중교통비를 지원 받게 된다. 하반기에는 최대 40만원의 이사비가 주어지고,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위한 ‘희망두배 청년통장’ 지원 대상도 5배 늘린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5년간 청년사업 예산으로 6조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대규모 청년지원책 발표가 두 달여 뒤 치러질 지방선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서울청년 종합계획’(청년행복 프로젝트)을 23일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이 꿈을 잃은 사회는 미래가 없다”며 “서울시는 불공정과 불평등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2030 청년세대가 희망을 품고 다시 봄을 노래할 수 있도록 ‘청년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 사는 청년 인구(19~39세)는 지난달 기준 약 300만명으로, 서울 인구의 30%를 차지한다.  이번 계획은 일자리, 주거, 교육, 생활, 참여 등 5개 영역 50개 사업으로 계획됐다. 투입 예산은 6조 2810억원으로 ‘2020 서울형 청년보장’의 7136억원보다 8.8배가 늘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지원, 이사비 지원, 청년취업사관학교 운영, 서울영테크, 전월세 보증보험료 지원 등 11개 사업을 추가해 청년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눈에 띄는 사업은 대중교통비 지원, 이사비 지원, 월세지원 등이다. 대중교통비 지원은 이용 금액의 20%를 교통 마일리지로 돌려주는 대중교통 요금 지원은 올해 만 19∼24세 15만명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한 뒤 2025년 30만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사비 지원사업은 소득수준에 따라 연간 8000명에게 최대 40만원을 지급한다. 청년 1인 가구에 최대 10개월간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하는 ‘청년 월세지원’은 올해부터 연간 지원 대상을 사업 첫해(5000명)의 10배인 5만명으로 확대한다.  또 논문 검색, 전자책·소프트웨어 구매 등에 쓸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이용권을 연간 1만 3000명에게 지급하고, 전월세 보증보험 가입 비용(10만원 한도)도 올해부터 1000명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한다.  청년수당은 ‘졸업 후 2년’이라는 지급 요건을 없애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까지 지급 대상 범위를 넓히고 단기 근로자 등 ‘일하는’ 청년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저축액의 2배로 돌려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지난해 지원 대상을 3000명에서 7000명으로 2배 넘게 늘린 데 이어 올해는 부양의무자 소득 기준을 없애 지원 대상을 넓힌다.  여기에 역세권 청년주택(4만8000가구), 청년 매입임대주택(7200가구) 등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주택은 2025년까지 5만5000가구 이상 공급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디지털 신기술 실무교육을 제공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는 2025년까지 10곳 이상 조성해 실무인재 1만명을 키울 계획이다.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약 1800개 청년정책을 한 번에 검색하고 신청할 수 있는 온라인 통합 사이트 ‘청년몽땅정보통’도 이달 중 오픈한다.  서울시가 대규모 청년 지원책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선거를 의식한 오 시장 정책행보라고 비판한다. 시의회 관계자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좋지만,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이런 정책을 펴치는 이유가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번 ‘2040 서울기본계획’에 이어 이번 청년 지원책도 선거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 3분 간 친구 뺨 54번 가격..기절할 때까지 때린 초등생들

    3분 간 친구 뺨 54번 가격..기절할 때까지 때린 초등생들

    중국에서는 날로 흉악해지는 10대 청소년 범죄를 잡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기존의 만 14세에서 만 12세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고의 살인과 고의 상해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에 대해 형사 책임 연령을 낮춰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고 악질 사건을 단절하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된 형사 처벌 연령 하향화 방침이었다. 이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한 14세 이상 처벌 기준보다 2년 더 빠른 처벌 강화 기준이라는 점에서 도입 당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중국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학교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문제가 지적됐다.  21일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 3분 분량으로 촬영된 한 영상이 공유됐는데, 영상 속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을 둘러싼 다수의 동급생들이 피해 학생의 얼굴을 무려 54차례 가격하는 장면이 담겨 논란이 된 것.  이날 오후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이 영상은 곧장 현지 누리꾼들에 의해 확산됐고, 해당 폭행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충칭의 한 초등학교 담당 교사가 직접 나서 피해 학생과 가해자에 대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영상에 등장하는 다수의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은 피해 여학생의 얼굴을 집중해 가격했고, 피해 학생은 이에 대항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폭행을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또, 영상 속 또 다른 가해 여학생은 들고 있던 캔맥주를 열고 피해자의 머리 위에 뿌려 모멸감을 느끼도록 했다.  이에 대해 관할 공안국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수소문해 사건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건과 관련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중국 내 학교 폭력 문제가 날로 흉악해진다는 비판이 뜨거워지면서, 올 초 중국 교육부는 모든 초중등학교에 판사와 검사, 경찰 등의 인력을 비상임 교감으로 배치키로 했지만 사실상 각종 법적 처벌 기준 상향화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20년 형사처벌 연령 기준을 만 12세로 낮춘 것도 모자라 올 5월을 기점으로 아예 전국의 23만 5천 곳의 초·중등학교에 공권력을 들여 학교 폭력을 예방하겠다는 초강수를 둔 상태다. 하지만 해당 정책의 전면 도입을 앞둔 상황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 사이에 악질적인 폭력 사건이 발생, SNS를 타고 만천하에 공개돼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의 10대 청소년에 의한 학교 폭력 문제는 폭행과 살해, 시신 유기 등 흉악 범죄 수준이라는 점에서 사회 문제로 제기된 지 오래다.  실제로 지난 2019년 다롄에서 13세 소년이 10세 소녀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유기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국 내 형사 처벌 연령 하향의 기폭제가 된 바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중국 내 10대 청소년 형사 책임 연령은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권고한 14세 이상으로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 규정 탓에 10세 소녀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던 가해 소년이 나이 때문에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은 채 ‘교화 교육’만 받고 풀려나면서, 중국 내부에서 악질적인 청소년 폭력 사건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던 바 있다.  한편, 지난해 2월 산시성에서는 13세 청소년이 이웃에 사는 6세 아동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은닉해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1월에는 안후이성의 한 중학교 교내 화장실에서 같은 반 친구들 다수가 동급생 친구 뺨을 무려 64차례 때려 실신하도록 만든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사건은 영상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수의 누리꾼들에게 공유됐는데, 영상 속 피해 여학생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 앞에서 무기력하게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무시한 채 피해자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무자비한 폭력을 멈추지 않으면서 큰 논란이 됐다.
  • 치솟는 기름값 버티기 힘들어… 대한민국 유랑인·자출족 늘었다

    치솟는 기름값 버티기 힘들어… 대한민국 유랑인·자출족 늘었다

    21일 오후 1시 30분, 경기 광명의 한 주유소에 승용차 5대가 우르르 몰려들어 왔다. 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38원.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는 등 기름값이 고공 행진하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이 수소문 끝에 이곳 주유소까지 찾아온 것이다. 이 주유소 직원은 “지난주에는 도로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면서 “원래는 동네 사람이 많이 왔지만 요즘에는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에서 가격을 검색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치솟는 기름값에 저렴한 주유소를 떠도는 ‘유(油)랑인’들이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최근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가는 중이다. 서울 도심에서 외곽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 헤매거나 출퇴근길에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서울 구로구의 A주유소 직원은 “최근에 손님이 10% 정도 늘었다”면서 “그나마 기름이 저렴할 때 (탱크를) 채워 놔서 이렇게 팔 수 있다. 일부 주유소는 쌀 때 사 놓고 지금 가격이 오르니까 조금씩 풀면서 마진을 크게 남기는 곳도 꽤 된다”고 귀띔했다. 이날 휘발유 가격(오피넷 기준)은 리터당 전국 평균 2002원, 서울 평균 2077원이다.훌쩍 뛴 기름값에 부담이 커진 시민들은 기름을 조금씩 주유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 하남에 사는 직장인 박모(30)씨는 “요새 기름값이 비싸져서 경기 광주에 있는 저렴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면서 “주말 아침 일부러 시간을 내 굉장히 외진 곳에 있는 주유소를 찾아갔는데도 이미 4대 정도가 대기 중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지역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김모(28)씨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쉽지 않다 보니 차를 갖고 다닐 수밖에 없다”면서 “휘발유값이 낮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번에 2만원씩만 넣는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자전거로 출근하는 ‘자출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전거를 ‘애마’라 부르며 자전거 출근을 인증하기도 한다.물류 기사 등 기름값이 생계와 직결된 노동자들은 유가 급등으로 수익이 급감했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송료의 30% 이상이 유류비로 지출되는 상황에서 유가 인상으로 화물노동자의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유가 상승의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우크라 난민 위해 폴란드 호텔 통째로 예약, 149명 실어나른 부부

    우크라 난민 위해 폴란드 호텔 통째로 예약, 149명 실어나른 부부

    폴란드 부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렸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인디펜던트지는 영국에 거주하는 폴란드 출신 부부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구하기 위해 호텔 전체를 예약했다고 보도했다. 2004년 영국으로 이민한 폴란드인 야쿠프 골라타(42)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국 폴란드로 향했다. 마침 아내가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휴직계를 내고 폴란드로 간 터였다. 골라타는 “온 힘을 다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도와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우선 내 눈으로 직접 봐야겠다 생각하고 국경으로 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르비우와 인접한 폴란드 국경으로 향한 골라타는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목격하곤 그 길로 난민 구조에 뛰어들었다.골라타는 우선 작은 버스 한 대를 빌려 우크라이나 난민을 폴란드로 실어 날랐다. 폴란드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난민을 인도해주었다. 하지만 그거론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라타는 “갈 곳 없는 난민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줄 수만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게 어딨겠느냐.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이가 폴란드에서 안전함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도록 보살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텔 하나만 빌리면, 지역 사회 봉사자들을 찾아 난민을 좀 더 세심하게 돌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회사를 오래 쉴 수 없는 것도 문제였다. 그때 영국에 있는 그의 상사가 손을 내밀었다. 골라타의 상사는 그가 마음 놓고 난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장기 휴가를 허락하고, 호텔 임대료도 지원해줬다. 폴란드에 지부를 둔 영국 자선단체를 수소문해 추가 자금 조달까지 도왔다. 그 덕에 골라타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할 작은 호텔 하나를 빌릴 수 있게 되었다. 골라타는 폴란드 비드고슈치 근처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문을 닫은 호텔을 찾아 통째로 임대했다. 침대 180개가 있는 작은 호텔이었다.이후 골라타는 본격적인 난민 수송에 들어갔다. 48인승 버스를 몰고 국경으로 가 난민을 싣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왕복 1200㎞ 여정을 하루 16시간씩 반복했다. 1200㎞면 부산에서 평양까지 직선 왕복 거리 수준이다. 골라타는 특히 최악의 폭력사태가 빚어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난민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골라타가 호텔로 실어나른 난민은 149명에 달한다. 골라타는 “호텔을 난민 수용 거점으로 만들고 싶다. 이후에는 난민을 장기 수용할 지역 가구원과 연결하는 게 목표다. 난민 수용 거점 호텔은 난민에게 기본적인 안전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가구원과 마찰이 생겼을 때 난민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난민을 수용할 폴란드 지역 가구원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고 있다. 그들도 지원이 필요하긴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골라타는 “그냥 자리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위기에 대해 생각하는 것으론 부족하다. 우크라이나인 수십만 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부터 19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10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 중 국외 피난민은 338만 9044명으로 집계됐다. 그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폴란드로 넘어갔으며, 나머지는 루마니아와 몰도바공화국,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으로 도피했다.
  • 치솟는 기름값 무서워…자전거 출근족 늘고 싼 주유소 찾는 유(油)랑인 증가

    치솟는 기름값 무서워…자전거 출근족 늘고 싼 주유소 찾는 유(油)랑인 증가

    치솟는 기름값에 저렴한 주유소 찾아 삼만리차 대신 대중교통·자전거 출근 늘어나21일 오후 1시 30분, 경기 광명의 한 주유소에 승용차 5대가 우르르 몰려들어왔다. 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938원.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는 등 기름값이 고공행진하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기름을 넣으려는 사람들이 수소문 끝에 이 곳 주유소까지 찾아온 것이다. 이 주유소 직원은 “지난주에는 도로까지 줄이 길게 늘어섰다”면서 “원래는 동네 사람들이 많이 왔지만 요즘에는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에서 가격을 검색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치솟는 기름값에 저렴한 주유소를 떠도는 ‘유(油)랑인’들이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최근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서울 도심에서 외곽으로, 다시 수도권으로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 헤매거나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전거로 출근하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서울 구로구의 A주유소 직원은 “최근에 손님이 10% 정도 늘었다”면서 “그나마 기름이 저렴할 때 (탱크를) 채워놔서 이렇게 팔 수 있다. 일부 주유소는 쌀 때 사놓고 지금 가격이 오르니까 조금씩 풀면서 마진을 크게 남기는 곳도 꽤 된다”고 귀띔했다. 이날 휘발유 가격(오피넷 기준)은 리터당 전국 평균 2002원, 서울 평균 2077원이다. 훌쩍 뛴 기름값에 부담이 커진 시민들은 기름을 조금씩 주유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 하남에 사는 직장인 박모(30)씨는 “요새 기름값이 비싸져서 경기 광주에 있는 저렴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면서 “주말 아침 일부러 시간을 내 굉장히 외진 곳에 있는 주유소를 찾아갔는데도 이미 4대 정도가 대기 중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기 지역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김모(28)씨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쉽지 않다보니 차를 갖고 다닐 수밖에 없다”면서 “휘발유값이 낮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번에 2만원씩만 넣는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자전거로 출근하는 ‘자출족’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전거를 ‘애마’라 부르며 자전거 출근을 인증하기도 한다. 물류 기사 등 기름값이 생계와 직결된 노동자들은 유가 급등으로 수익이 급감했다며 경제난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송료의 30% 이상이 유류비로 지출되는 상황에서 유가 인상으로 화물노동자의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유가 상승의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경규, 미모의 여동생 순애씨 최초 공개…조카 결혼식 참석

    이경규, 미모의 여동생 순애씨 최초 공개…조카 결혼식 참석

    방송인 이경규가 여동생 순애씨를 최초 공개한다. 22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호적메이트’ 10회에서는 이경규가 여동생과 함께 출연해 남매애를 보여준다. 이날 방송에서 이경규는 여동생의 큰딸 결혼식에 딸 예림씨와 함께 참석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결혼식에 앞서 이경규는 여동생이 사는 곳을 정확히는 모른다며 “우리는 신비주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이날 이경규는 “여동생이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와 내 뒷바라지를 하다가 결혼했다”면서 “그런 여동생이 이제 사위를 얻는다니 짠하다”며 다정한 오빠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막상 결혼식장에 도착한 이경규는 애틋함을 드러냈던 인터뷰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눈물을 흘리며 뭉클해한 예림씨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경규가 여동생을 최초 공개하는 ‘호적메이트’ 10회는 이날 오후 9시에 방송된다.
  • ‘순자’와 ‘선자’ 똑같다 하시면…연기 관둬야죠

    ‘순자’와 ‘선자’ 똑같다 하시면…연기 관둬야죠

    “아카데미상을 탔다고 막 들떠서 사람이 변한다면,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닐까요? 상을 받은 순간에는 기뻤지만 큰 변화는 없어요. 저는 나이 들어서 그 상을 받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75)의 화법은 여전히 거침없고 유쾌했다. 영화 ‘미나리’ 이후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로 다시 대중 앞에 선 그는 수상 이후 일어난 안팎의 변화에 대해 묻자 “똑같은 집에 살고 있고, 똑같은 친구를 만나고 있다. 단 한가지 달라진 점은 전화가 많이 온다는 점인데, 그래서 아예 (수신음을) 무음으로 해놓고 있다”면서 웃었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는 재일조선인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룬다.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는 대서사시로 8부작에 약 10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윤여정은 부산에서 일본으로 이주한 지 50년이 지난 노년의 선자를 연기했다. 어린 선자는 전유나, 젊은 선자는 신예 김민하가 각각 맡았다. 싱글맘으로 이국 땅에서 김치를 팔며 고군분투하는 선자는 이민 1세대의 책임과 희생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선자의 강인함은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데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사람에 역경에 빠졌을 때는 그것을 헤쳐나가는 데만 집중하잖아요. 저는 선자가 안전한 삶이 아니라 정직한 삶을 선택한 점이 부러웠어요. 그녀를 비굴하지 않은 존엄성 있는 여성으로 표현하고 싶었죠.” 오는 25일 애플TV+에서 공개되는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미국 이민자 가족의 꿈과 현실을 그린 ‘미나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는 이민자들의 이야기에 끌리는 이유는 “두 아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는 미국에서 이웃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들들은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마치 ‘국제 고아’처럼 느껴질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나리’의 아이작(한국계 미국인) 감독을 돕고 싶었고, 이번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들 우리 아들과 비슷한 상황이라 외면할 수 없었죠.” ‘파친고’의 경우도 공동 연출자인 코고나다와 저스틴 전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과 출연 배우 중 한국계 미국인이 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윤여정은 이번 작품에서 자이니치(재일 동포)들의 삶에 대해 배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일본에 점령당했을 때 그 곳에 갔던 분들인데, 독립되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정부의 돌봄을 받지 못해 어디에서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 됐죠. 하지만 그 분들이 여전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말과 글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 뭉클했어요. 이제는 서로 돕고 포용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윤여정은 “대중은 레드카펫 위 스타들의 화려한 모습을 먼저 떠올리지만, 연기로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하는 배우는 ‘극한 직업’이고 그게 내가 오랜 커리어를 통해 내린 결론”이라고 자신의 배우론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변신을 꾀했다. 전작과의 차별성에 대해 묻자 “두 여자는 사는 시대나 처해진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여러분들이 ‘미나리’ 순자랑 똑같다고 하신다면 연기를 그만둬야죠. 대중 예술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이 직접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치매가 오기 전까지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거든요.(웃음)”  
  • [나와, 현장] 저항하지 않은 사람들의 최후

    [나와, 현장] 저항하지 않은 사람들의 최후

    코로나 악몽이 시작되기 바로 전해에 휴가를 틈타 러시아에 갔었다. 묵직한 굉음을 내며 한국의 최소 2배속으로 오르내리는 러시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끝내 적응 못 한 어머니는 여행을 마친 뒤 “소련엔 무섭고 사악한 사람들만 사는 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더라”며 웃었다. 부모님 세대 어릴 적엔 ‘공산국가 사람들 머리엔 뿔이 달렸다’는 반공 교육을 받았을 장면을 상상하니 나도 웃음이 났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기사마다 즐비한 “공산주의 박멸” 댓글에서 한국 내 뿌리 깊은 반공 정서가 엿보인다. 여기엔 한 가지 오해가 있다. 러시아 하원 의석 70%를 독식한 통합러시아당은 중도우파를 표방하는 민족주의 정당이다. 공산당과는 이념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을 소련 공산당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북한이나 중국처럼 서방의 언론·소셜미디어를 원천 봉쇄하진 않지만, 관영매체를 활용해 선전·선동하는 것은 러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그 결과는 러시아 국민 58%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찬성한다는 여론으로 나타난다. 반대 의견은 23%에 그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한다. 그럼에도 전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서는 용기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인권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체포된 반전 시위 참가자는 지난 13일 기준 1만 4000명을 넘었다. 다만 전쟁을 옹호하는 친푸틴 시위 규모에 비하면 소수 목소리에 그친다. 침공 후 70%대로 오른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러시아 국민 다수가 자국의 독재자를 제어하기는커녕 방조 혹은 독려하는 현실을 보여 준다.미국과 유럽의 초고강도 대러 제재 직후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탈(脫)러시아를 선언했다. 옛 소련 심장부에 꽂힌 ‘자유의 상징’ 맥도날드 1호점의 32년 만의 폐점은 러시아 경제가 소련 시절로 회귀할 것을 예고하는 한 장면이다. 푸틴 대통령의 독재를 용인한 러시아 국민들에겐 이제 소련 붕괴 당시만큼이나 혹독하고 어두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비판도 저항도 하지 않는 다수가 러시아에만 있을까.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르려는 자, 그 아래서 한 자리씩 차지하려는 아첨꾼들은 가까운 곳에도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도 콩고물을 기대하며 눈치 보는 사람들, 무력감을 핑계로 침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결국 주어지는 건 ‘유사 빅맥’뿐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교훈 중 하나일 것이다.
  • [단독] 번지수 잘못 찍고 달리는 정부… 억울·허탈·불쾌함만 배달됐다

    [단독] 번지수 잘못 찍고 달리는 정부… 억울·허탈·불쾌함만 배달됐다

    정부는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부과되는 ‘배달비’가 외식비 인상의 주범이라 판단하고 지난 2월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했다. 배달앱별 배달비가 일제히 공개되면 소비자들이 배달비가 비싼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지 않게 돼 배달앱 플랫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릴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순진한 생각이었다. 소비자들이 내는 배달비를 정하는 건 배달앱이 아니라 음식점이고, 배달비는 배달앱이 아닌 음식점 몫인데도 정부는 번지수를 잘못 짚고 배달앱만 주야장천 압박했다. 정부가 배달앱과 음식점의 계약 체계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앱에 적힌 배달비 금액만 보고 엉뚱한 처방을 내린 것이다. 배달비 공시제가 아마추어 수준에도 못 미치는 물가 정책이자 ‘탁상행정의 끝판왕’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장모(35)씨는 최근 배달앱으로 치킨을 주문하기 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를 찾았다. 정부가 공개한 서울 지역 치킨·떡볶이 프랜차이즈 배달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배달비 공개 자료에는 배달앱별 배달비가 적혀 있었다. 장씨는 한 배달앱의 2㎞ 미만 배달비가 3000원임을 확인한 뒤 앱에 접속해 집 근처 치킨집을 찾았다. 그런데 앱에 적힌 추가 배달비는 4000원이었다. 다른 앱의 배달비도 정부가 공개한 배달비와 많이 달랐다. 장씨는 “배달비 1000원 아끼느니 그냥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는 편이 낫겠다”면서 “배달앱별 메뉴의 배달비를 한눈에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두 곳 샘플 조사에 불과했다. 이럴 거면 왜 공개했느냐”며 허탈해했다. ●배달비, 음식점의 앱 수수료 보전금 17일 정부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공개한 치킨·떡볶이 프랜차이즈 배달비는 전수 조사 결과가 아니었다. 서울시 25개구 내 가장 인구가 많은 1개동에 있는 프랜차이즈 2곳의 4㎞ 미만 최소주문액을 기준으로 한 배달비였다. 앱별, 업체별, 거리별, 주문액별로 달라지는 배달비 정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건 불가능했다. 요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에 배달비가 모두 공개돼 있고, 소비자들은 앱에서 배달비를 얼마든지 비교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이런 초보적인 수준의 데이터 공개로 음식점들이 경각심을 느끼고 배달비를 내릴 거라 생각했다는 것에 헛웃음만 나온다”고 말했다. 배달·음식점 업계는 정부의 배달비 공시제도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물가 상승을 외식업계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집 주인은 “물가를 잡지 못한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배달비를 공개하며 비난의 화살을 외식업계로 향하게 했다”면서 “가격 경쟁은 손님이 많을 때나 가능하지 코로나19로 골목 상권이 다 죽었는데 누가 배달비를 경쟁적으로 낮추려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정부가 배달비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아이디어 수준의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달 업계에서 통용되는 배달비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음식점이 배달앱에 중개수수료와 함께 내는 배달비, 배달앱이 라이더에게 건당 지급하는 배달비(배달료), 그리고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할 때 내는 배달비(배달팁)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음식 비용은 음식점에 지불되고, 배달팁은 라이더 몫이 되는 것으로 아는 소비자들이 많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치킨값 2만원과 배달비 4000원을 더한 2만 4000원을 결제하면 이 금액은 모두 배달앱으로 넘어간다. 배달앱은 음식점과 계약한 수수료·배달비를 정산하고 남은 금액을 음식 업체에 지불한다. 수수료율 15%(3000원)에 배달비가 6000원이면 9000원은 배달앱이, 나머지 1만 5000원은 음식점이 가져가는 구조다. 배달앱에 적힌 배달비 금액은 배달앱이 아니라 음식 업체가 정한다. 배달의민족 측도 배탈팁 안내에 “배달팁은 가게에서 책정한 금액이다. 배민은 배달팁 결제만 대행할 뿐 금액은 가게로 전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는 음식점이 배달앱에 내는 수수료 부담을 보전하기 위한 금액인 셈이다. 그런데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서에서 “배달앱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 책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를 음식점이 정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의도한 대로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를 낮추려면 음식점주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깎아 주는 방법이 유일하다.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를 통해 배달앱 측에 배달비를 내리라고 아무리 압박해도 애초부터 내릴 수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유가 등 인상에 배달비 안 잡힐 것” 배달앱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배달비를 배달앱에 내리라고 하는데 억울하다”고 했고, 서울 성북구의 한 분식집 주인은 “배달앱 수수료도 부담인데 배달비까지 내리면 남는 게 없다”면서 “정부의 배달비 공개 때문에 장사 안될까 봐 배달비를 내릴 음식점이 어딨겠느냐”고 말했다. 배달앱은 음식점을 상대로 다양한 수수료율과 배달비로 구성된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수수료 절약형·배달비 절약형 등 마치 통신요금제와 비슷하다. 음식점주들은 자신이 판매하는 음식 단가에 따라 유리한 요금 상품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정부의 배달비 공시제를 비웃듯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인 라이더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유가 인상 등이 맞물린 결과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와 노사 협상을 통해 배달료 산정 기준을 ‘직선거리’에서 ‘실거리’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라이더들은 배달지까지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500m 이내면 3000원, 500m~1.5㎞는 3500원, 1.5㎞를 초과하면 500m당 500원씩 할증된 금액을 받았다. 앞으로는 내비게이션상 실제 이동거리를 기준으로 배달료를 받게 된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이동하거나 길을 따라 둘러서 가는 배달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배달 인건비는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배달앱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가 오르면 배달앱이 음식점에서 받는 수수료와 배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러면 음식점도 인상된 중개 수수료를 충당하려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배달비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유가 인상 등에 따른 소비자물가 인상(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한 배달비 역시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대구·진주 땅밑 300m 이하에서 1억 1000만 년 전 미생물 발견

    대구·진주 땅밑 300m 이하에서 1억 1000만 년 전 미생물 발견

    국내 연구진이 대구와 경남 진주의 땅 밑 300m 이하에서 1억 1000만 년 전에 살았던 미생물을 찾아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지하 300m 밑 퇴적암층에서 미생물 생존을 확인하고 분리·배양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지하 깊은 곳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 발굴은 시료 확보가 어렵고, 배양 역시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연구팀은 경남 진주시에 있는 진주층과 대구 소재 대구층을 750m 밑까지 채굴해 빛, 물, 산소가 없는 극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을 찾아 나섰다. 약 1억 1000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퇴적암층에서 시료를 채취해 마이크로옴 군집 분석을 통해 미생물 933종을 확인했고 11종을 배양했다. 이번에 발견된 균주 11종 중에서 진주층 338m 지점 시료에서 분리한 ‘노보스핑고비움 아로마티시보란스’와 678m 지점 시료에서 분리한 ‘더마코커스 프로펀디’는 국내에서는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던 미기록종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보스핑고비움은 미국 동부 대서양 연안 해저에서, 더마코커스는 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 부근 평균 수심 7000~8000m로 지구상 가장 깊은 해구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 심층 진흙에서 분리됐던 것으로 특수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것들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노보스핑고비움은 난분해성 환경오염 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화수소를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로 알려져 있어 환경정화 생물제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공동연구를 통해 탐사가 쉽지 않은 지층 시료에서 미생물자원을 발굴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앞으로도 미지의 영역에서 자생생물종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평범한 하루의 피땀 눈물… 모두의 ‘방탄 수필’

    평범한 하루의 피땀 눈물… 모두의 ‘방탄 수필’

    대차게 원고 까인 등단 작가와매출 일희일비 카페 사장 눈길어린이책처럼 큼지막한 글씨는“명확·분명하게 전달하자” 의도‘팬데믹이라고 사람들이 책을 안 읽을까’란 생각에 지난해 4월 출판업 등록을 한 출판사가 첫 작품으로 야심 차게 내놓은 직업 에세이가 눈길을 끈다. 하고많은 직업 관련 책 사이에서 ‘평범한 하루하루를 쌓아 특별함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처했고, 이달 초 ‘피땀눈물, 작가’(이송현)와 ‘피땀눈물, 자영업자’(이기혁)로 시리즈를 열었다. ‘피땀눈물’ 시리즈를 펴낸 상도북스는 2007년부터 직속 선후배로 비룡소에 함께 몸담았던 김서윤(43) 대표와 한귀숙(42) 편집장의 새 둥지다. 서울 상도동에 사는 두 사람이 모여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으며, 책과 독자를 서로(相) 잇는 길(道)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제목부터 한눈에 와닿는 책에는 유명 인사들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매일 묵묵하고도 치열하게 일하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등단 작가임에도 대차게 원고가 ‘까인’ 경험이 있는 작가, ‘시간대별 매출 현황’에 일희일비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이 먼저 독자들을 만났다. 앞으로 KBS 18년 차 아나운서의 고민, 초등학교 교사의 애환, 언어는 물론 첨예한 감정에까지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한일통역사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일의 내용은 새로워도 직업에 대한 마음은 일하는 누구나 가져 봤을 법하다. 그야말로 ‘생활노동자’들의 맨얼굴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15일 만난 한 편집장은 “저자를 섭외하고 함께 글의 소재를 다져 가는 과정이 오래 걸린다”고 소개했다. 해당 직종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둔, 너무 얕거나 깊지 않은 ‘허리’ 정도 위치의 눈에서 직업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우선 섭외한다. 이어 글을 거의 써 보지 않은 저자들이 삶 속 내밀한 곳까지 끄집어낼 수 있도록 두세 차례 만나 인터뷰하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200쪽 안팎을 채울 주제들을 정리해 간다. 한 편집장의 태블릿PC 속 파일에는 저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수차례 고치고 덧댄 목차 목록과 꼭 들어가야 할 내용을 정리한 메모로 빼곡하다. 책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100일, 길게는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렇게 적은 ‘생활노동자’들의 이야기는 팔딱팔딱 살아 있다. 큼지막한 글씨로 더욱 직관적으로 생동감이 전해진다. 오랜 시간 어린이책을 만든 경험을 토대로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하자”고 뜻을 모은 결과다. 책은 쉽고 재미있으면서 유익해야 한다는 목표와 다양한 방면에 대한 밀도 있는 관심사도 어린이책을 통해 쌓은 것들이다. “저자에게 기대어 가는 책은 찰나일 뿐 본질을 다한 책의 힘이 오래간다는 것을 잘 안다”고 한 편집장은 강조했다. 작가와 자영업자 편 두 권의 책은 지난해 말 보름 정도 와디즈 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100만원)의 220%를 달성하며 펴낼 수 있었고, 출간 이후에도 “나도 글을 써 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피땀눈물’ 시리즈 모든 편의 에필로그 제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피와 땀, 눈물범벅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각 저자들이 설명하듯 두 명의 편집자는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쉽지만 좋은 책을 만들기로 거듭 다짐한다. 이 시리즈뿐 아니라 공학도가 아닌 디자이너의 눈으로 인공지능(AI)을 다룬 ‘AI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6월)와 동화 ‘이상한 규칙이 있는 나라’(9월)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 심리전 나선 젤렌스키, 러시아軍에 “왜 당신이 죽어야 하나…항복하라”

    심리전 나선 젤렌스키, 러시아軍에 “왜 당신이 죽어야 하나…항복하라”

    “왜 당신들이 죽어야 합니까? 나는 당신들이 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 소속 장병들을 향해 무의미한 전쟁에서 생명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텔레그램에 게시한 연설 영상을 통해 “러시아 징집병들이여, 장교들이여, 주의 깊게 내 말을 들어보라”면서 “당신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목숨만 앗아갈 것이다. 하지만 당신들의 목숨도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에서 러시아군에게 선택과 기회를 제안했다. 그는 “우리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당신(러시아군 소속 장병)들이 이 무의미하고 불명예스런 전쟁에 참가해 어떤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지, 침략 결정을 내린 당신의 국가(러시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시민을 대표해 여러분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을 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우리 군대에 항복한다면 우리는 인간이 받아야 할 마땅한 방식으로 당신들을 대할 것”이라면서 “당신들이 당신의 군대에서 받지 못한 대우를 해줄 테니 선택하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개전 후 보급난 등으로 러시아군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최대한 감성적인 방법으로 러시아 병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군인들은 연료·식량 부족뿐 아니라 사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일부 러시아 군인에겐 유효기간이 2002년인 전투식량이 보급됐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을 지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최근 트위터에 “크렘린은 지난 20년간 러시아군을 현대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예산의 상당수는 중간에 빠져나가 호화요트를 사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전쟁이 1∼2주 안에, 늦어도 5월 초면 끝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의 군사 자원이 이 시기면 고갈될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현지 언론에 “5월 초 안에는 평화 합의에 이를 것 같다. 더 이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군사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는지에 따라 정확한 전쟁 종료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며 “지금이 갈림길이다. 1∼2주 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러시아군 철수 등 합의가 타결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시리아 같은 곳에서 병력을 긁어모아 ‘2라운드’를 펼치려 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가 그쪽(시리아 외인부대)도 짓밟으면 4월 중순, 4월 말에 (평화)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단독] 윤희숙 “윤석열, 586과 맞장 뜨게 국민이 불러낸 것”

    20대 대통령 선거는 ‘5년 만의 정권교체’, ‘역대 최소 표차 승부’, ‘극한의 진영 대결’ 같은 외피(外皮)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우리 정치의 ‘탈(脫) 국회화’라는 매우 주목되는 특질을 내포하고 있다. 국회가 정치의 중심인 것은 맞지만, 정치의 외연은 국회 담장을 훌쩍 넘었다. 이를 상징하는 인물이 정치판에 발을 디딘 지 불과 8개월 만에 20대 대통령에 오른 전직 검사 윤석열이다. 국회의원 한 번 한 적 없는 20대 대선 낙선자 이재명이 또 그러하다. 국민의힘 대표 ‘0선’ 이준석도 같은 선상에 있다. 뉴미디어를 통한 정치 담론이 부쩍 활발해지면서 전현직 교수 강준만, 진중권, 서민, 이한상 같은 이들의 정치 비평도 여론에 무시 못 할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탈국회 정치의 한 모서리에 1년 4개월짜리 ‘전직 초선’ 윤희숙이 있다. 2020년 7월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되는 임대차 3법 반대 국회 5분 연설로 세인의 이목을 붙든 그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가다 부친의 부동산 논란이 불거지자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며, 그야말로 시원하게 의원직을 던졌다. 자신의 지역구 서울 서초갑이 어떤 곳인가. 국민의힘 텃밭 중에 텃밭인 이곳을 그는 “의원직에 연연하는 건 윤희숙이 생각하는 정치가 아니다”라며 내려놨다.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인은 누구인가’를 우리 사회에 물었다. 죽어야 살고, 버려야 얻는다. 의원직 사퇴로 그는 지금 오히려 정치의 중심에 섰다. 새 정부 첫 국무총리설도 조심스레 나온다. 거칠 것 없어 보이는 이 70년생 경제학자 초짜 정치인에게 이번 20대 대선은 무엇이었는지, 윤석열 정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15일 오후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물었다. - 20대 대선을 어떻게 보나. “윤석열이라는, 아무 정치 자산이 없는 사람을 왜 국민들이 불러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더는 지금의 정치가 우리 시대에 맞지 않다, 정치를 갈아엎고 싶다는 열망 아니었겠나 싶다. 공인의식으로 무장돼야 할 정치판이 그저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돼 버렸다는 생각에, 특히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와 586 집권세력의 공사를 구분 못 하는 행태를 이제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권력과 맞짱을 뜨는 윤석열을 불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윤석열의 당선은 한 시대를 정리하고 싶은 국민들 마음이라 본다.” - 거의 대등한 수의 국민이 여당 후보 이재명을 택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은 60%였다. 그런데 윤석열은 48%를 얻는 데 그쳤다. 12%의 간극이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뜻이다.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47%에 대해서는 지금 대한민국의 지역·계층·세대·이념·젠더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을 국민의힘은 주목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낸 40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50대 다수는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586집권세력의 허상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그 아래 세대인 40대는 586세대 민주화 투쟁의 이면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반면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권을 만든 일종의 자부심이 강한 것 같다.” - 현 정부에서 해소되지 않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놓고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이런 건 국기문란 사건 아닌가. 시계를 40년은 뒤로 돌린 사건들이다. 정치보복 논란이 있는데 오히려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논란이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들 사건을 보면서 대통령의 명시적 지시를 떠나 대통령 의중을 미리 떠받드는 행태, 소위 알아서 기는 게 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철저한 수사로 가려야 할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경제 범죄들이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대장동 개발비리, 성남FC 후원 의혹 등등. 이들 사건은 특정인이 아니라 특정세력의 돈줄과 관련된 문제로, 정치가 얼마나 썩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이라 의심된다. 정치 권력의 유지, 획득을 위해 국민의 눈을 속이고 국민의 돈을 빼돌리는 경제범죄들은 시스템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 철저히 수사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 -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특검 수사를 주장하는데.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면 고마운 일이다. 상설특검을 주장하는데, 결국 특검을 누가 임명하느냐가 문제 아닌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을 청와대가 당선인과 협의하겠다고 했다는데, 특검도 국회 추천 후보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과 조율해 임명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 -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적폐청산’을 외치며 국민을 편 갈랐다는 비판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이들 비리사건을 파헤친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우선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는 말을 끌어댄 것 자체가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해선 책임회피이고 상대방에 대해선 무조건 나쁜 놈이다, DNA가 나쁘다 하며 낙인을 찍는 거다. 새 정부에서도 적폐라는 말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지금 얘기한 경제범죄는 적폐 운운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매우 구체적인 문제다.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금방 실체를 가릴 수 있다. 당선인이 거듭 시스템을 강조하지 않나. 수사해서 혐의가 나오면 기소하고 법원의 판결에 따르는 거다. 그런 식이라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의혹들이 있는데도 이를 덮고 가려 한다면 국민들이 답답해할 거다.” -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 크다. “사실 저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 여가부 폐지에 반대했다. 잘하는 쪽으로 고쳐나가야지 그냥 없애는 건 좋지 않다고 봤다. 잘못한 부처를 없애기로 하자면 여가부보다 국토부가 먼저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데 윤석열 캠프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땐 사실 여론조사를 했었다. 놀랍게도 국민의 60%가 여가부 폐지에 찬성했다. 여기엔 다수의 여성도 포함돼 있다. 남녀 갈등을 조장하는 부처라는 인식이 많았다. 여가부의 원죄가 그만큼 컸던 거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부처를 없애고 합치고 하는 건 많은 나라에서도 늘상 있는 일이다. 기획예산처도 늘 정권에 따라 붙였다 뗐다 하지 않았나.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부처 통폐합을 통해 양성평등의 가치를 좀 더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다.” 여가부 존폐에 대한 언급은 자연스레 청년세대 젠더 갈등 문제로 이어졌다. 윤 전 의원은 이 대목에서 말이 무거워졌다. 마음이 무겁다는 얘기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잘못했다고 본다. 우선 민주당이 페미니즘을 묘하게 써먹으면서 20~30대 남성들이 굉장한 모멸감과 박탈감을 느꼈고, 이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이를 너무 들쑤시면서 선거 막판 2030 여성들이 대거 이재명 쪽으로 집결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볼 때 정말 걱정스러운 건 자칫 이들 세대의 큰 싸움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결코 남녀의 전쟁이 아니고, 청년세대도 점점 나이가 들면 서로 타협하고 조화를 이뤄나갈 일인데 정치권이 갈등을 키우고 일부 언론이 부채질한다. 굉장히 무책임하다. 코로나 위기 극복, 기후변화 대응, 국민연금 개혁 등 지금 중차대한 과제가 얼마나 많나. 이런 국가적 과제들을 헤쳐가기 위해서라도 기성세대가 정신 차리고 젠더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를 꼽는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 앞으로 나아갈 힘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고갈돼 있다. 새 정부는 이걸 채워야 한다. 우선 정신적 측면에서는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갈라치기와 적폐몰이로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을 치유하는 한편, 정치적 판단으로 불법과 비리를 적당히 덮어주는 구태는 청산하고 사법·검경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나라의 기초체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오늘만 산다는 식으로 나라를 운영했다.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고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노력은 전무했고, 재정은 빚잔치하는 집안처럼 탕진했다. 새 정부는 국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이겨나갈 장기적 지도를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 공수표가 아니라 정직한 청사진을 국민들과 공유하고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까. “정권교체로 목표를 이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면 제발 정신차리라 외치고 싶다. 문 정권을 심판하고 싶어도 국민의힘은 죽어도 못 찍겠다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시작으로 삼아 그간의 무책임 웰빙정치를 청산하고 변화를 향해 몸부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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