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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 오후 3시, 앙코르만 30분…조성진의 ‘도발’ 찐감동이 ‘만발’

    평일 오후 3시, 앙코르만 30분…조성진의 ‘도발’ 찐감동이 ‘만발’

    4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던 예술의전당이, 평일 오후에 이토록 북적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콘서트홀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는 그 자체로 설렘을 줬다.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는 ‘금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모인 또 다른 ‘금손’들이었다. 공연 한 시간 반 전부터는 친필 사인 음반을 사러 100여명이 줄을 서며 아이돌 콘서트 현장 느낌을 풍겼다. 단정한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성큼성큼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마스크 위로 반짝이는 눈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앉아 피아노 건반을 손수건으로 스윽 문질렀다. 이어 슈만의 ‘숲의 정경’을 시작하며 객석을 청량한 숲으로 인도했다. 독일 극작가 하인리히 라우베의 ‘사냥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숲을 묘사하는 9개 곡으로 구성됐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의 입구로 들어섰지만 사냥꾼과 저주받은 장소를 마주하기도 하고, 새소리를 지나 이별의 쓸쓸함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조성진은 이어 이번 전국투어 무대마다 공통적으로 선보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공연을 정점으로 이끌었다. 폴란드의 드뷔시라고도 여겨지는 작곡가이지만 유럽 무대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베토벤만큼 좋은 곡을 썼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담긴 선택이 객석에도 통했다. 기계음이 켜진 듯 다소 그로테스크한(괴기스러운) 음이 반복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의 손이 건반 양 끝을 힘차게 오간다. 조성진의 넘치는 에너지와 눈을 뗄 수 없는 테크닉은 이 낯선 곡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강렬함과 섬세함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찰랑이는 머리와 쿵쿵 페달을 밟는 발소리도 원래 악보에 적혀 있던 것처럼 음악이 됐다. 새로움을 흡수하느라 한껏 집중하고 긴장됐던 흐름은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으로 사르르 녹았다. 지난 5월 발매한 앨범 ‘방랑자’의 수록곡으로 귀에 익은 선율을 경쾌하면서도 힘있게 이어 갔다. 지난 4월 도이치 그라모폰 중계로 온라인으로 선보일 때보다 알차고 깊어진 느낌이었다. 인터미션 없이 세 작품을 전력질주한 조성진은 앙코르에서 또 한 번 객석을 놀라게 했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전곡을 30분 동안 연주한 것이다. 2018년 1월 앙코르로 40분에 달하는 쇼팽 발라드 전곡을 연주하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대구에선 쇼팽 녹턴과 스케르초를 연달아 다섯 곡 선사하면서 앙코르를 ‘3부’로 끌고 가는 그다운 진행이다. 어렵게 다시 만난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듯 무대를 마친 조성진은 여러 차례 객석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박수를 보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다음 무대 피날레를 앙코르로… ‘평일 오후 3시’ 조성진의 특별한 선물

    다음 무대 피날레를 앙코르로… ‘평일 오후 3시’ 조성진의 특별한 선물

    4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던 예술의전당이, 평일 오후에 이토록 북적인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콘서트홀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는 그 자체로 설렘을 줬다. 2018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는 ‘금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보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을 뚫고 모인 또 다른 ‘금손’들이었다. 공연 한 시간 반 전부터는 친필 사인 음반을 사러 100여명이 줄을 서며 아이돌 콘서트 현장 느낌을 풍겼다. 단정한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성큼성큼 무대에 오른 조성진은 마스크 위로 반짝이는 눈들과 반갑게 인사한 뒤 앉아 피아노 건반을 손수건으로 스윽 문질렀다. 이어 슈만의 ‘숲의 정경’을 시작하며 객석을 청량한 숲으로 인도했다. 독일 극작가 하인리히 라우베의 ‘사냥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숲을 묘사하는 9개 곡으로 구성됐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숲의 입구로 들어섰지만 사냥꾼과 저주받은 장소를 마주하기도 하고, 새소리를 지나 이별의 쓸쓸함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했다. 조성진은 이어 이번 전국투어 무대마다 공통적으로 선보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공연을 정점으로 이끌었다. 폴란드의 드뷔시라고도 여겨지는 작곡가이지만 유럽 무대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베토벤만큼 좋은 곡을 썼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이 담긴 선택이 객석에도 통했다.기계음이 켜진 듯 다소 그로테스크한(괴기스러운) 음이 반복되기도 하고 피아니스트의 손이 건반 양 끝을 힘차게 오간다. 조성진의 넘치는 에너지와 눈을 뗄 수 없는 테크닉은 이 낯선 곡을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세헤라자드, 광대 탄트리스, 돈 쥬앙의 세레나데가 역동적으로 이어지는 동안 강렬함과 섬세함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찰랑이는 머리와 쿵쿵 페달을 밟는 발소리도 원래 악보에 적혀 있던 것처럼 음악이 됐다. “귀에 꽂히는 멜로디는 없지만 듣다 보면 계속 생각나는 음악”이라는 그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새로움을 흡수하느라 한껏 집중하고 긴장됐던 흐름은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으로 사르르 녹았다. 지난 5월 발매한 앨범 ‘방랑자’의 수록곡으로 귀에 익은 선율을 경쾌하면서도 힘있게 이어 갔다. 지난 4월 도이치 그라모폰 중계로 온라인으로 선보일 때보다 알차고 깊어진 느낌이었다. 인터미션 없이 세 작품을 전력질주한 조성진은 앙코르에서 또 한 번 객석을 놀라게 했다.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전곡을 30분 동안 연주한 것이다. 2018년 1월 앙코르로 40분에 달하는 쇼팽 발라드 전곡을 연주하는가 하면 지난달 30일 대구에선 쇼팽 녹턴과 스케르초를 연달아 다섯 곡 선사하면서 앙코르를 ‘3부’로 끌고 가는 그다운 진행이다. 어렵게 다시 만난 관객들에게 선물을 주듯 무대를 마친 조성진은 여러 차례 객석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함께 박수를 보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지구인극장] 초능력자와 마술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지구인극장] 초능력자와 마술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대한민국은 한 초능력자의 숟가락으로 난리가 납니다. 한국을 찾은 유리겔라라는 이름의 초능력자가 사람들 앞에서 숟가락을 휘게 만들더니 부러뜨리기까지 하면서 초능력 열풍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이런 유리겔라를 한 방에 무너뜨린 사람이 있습니다. 초능력자와 마술사의 대결! 승자는 누구일까요? '초능력자 사냥꾼'으로 불린 제임스 랜디는 본래 묘기 전문가이자 마술사였지만, 유리겔라 같은 '사기꾼 초능력자'들의 속임수를 파헤치는 데 반평생을 보낸 사람입니다. 스스로 초능력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을 과학적 근거로 무너뜨리며 카타르시스를 전했던 랜디의 일대기! [지구인극장]에서 확인하세요!!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박소현
  • [단독] DJ정부 때 권력형 게이트 이용호, 옵티머스 측에 230억 투자…“나도 피해자”

    [단독] DJ정부 때 권력형 게이트 이용호, 옵티머스 측에 230억 투자…“나도 피해자”

    1조 2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에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용호 게이트’의 주범 이용호(62) 전 G&G그룹 회장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는 230억원을 투자해 옵티머스 관계사 해덕파워웨이 인수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서는 옵티머스 일당이 로비스트를 통해 전방위 정·관계 로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제2의 이용호 게이트’를 노리고 범행 규모를 키워 온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2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의 금융사기와 정·관계 로비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옵티머스 피고인들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이 전 회장이 해덕파워웨이 인수에 참여한 과정을 파악했다. 검찰은 지난 21일 해덕파워웨이 대표이사를 지낸 서울 강남 성형외과 원장 이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데 이어 22일 옵티머스 자금으로 해덕파워웨이를 인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성산업 박모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건 관계인들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우량기업이던 선박부품 제조사 해덕파워웨이는 2018년 초 조선업 장기불황 여파로 기업 매각을 결정했다. 지방 중견 우량기업의 매각 소식은 곧 코스닥 시장의 무자본 기업사냥꾼들의 표적이 됐고, 옵티머스도 해덕파워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때 전면에 나선 인물이 성형외과 원장 이씨였고, 옵티머스는 회사 고문 자격으로 박모(사망)씨를 붙여 인수자금 조달을 담당하게 했다. 그 결과 해덕파워웨이는 외형적으로는 이 원장이 최대주주로 올랐지만, 의결권 행사 등 실질적 기업 운영은 김재현(50·구속 기소) 옵티머스 대표 지배에 놓이는 구조가 완성됐다. 이 전 회장은 박 고문이 인수자금을 마련할 때 일부 지분 양도를 조건으로 약 230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박 고문은 기업 인수 후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았고, 지난해 5월 또 다른 투자자인 폭력조직 부두목 조규석(61·수감 중)씨와의 채무 논쟁 끝에 피습돼 숨졌다.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괜찮은 바이오산업 투자처가 있다는 권유에 지인들과 함께 투자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시에는 옵티머스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고 해덕파워웨이가 바이오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것으로 알고 투자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기업 인수 후 박 고문이 계약조건을 지키지 않으면서 나는 2018년 7월 해덕파워웨이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이후 이들을 사기혐의로 고발한 사건에서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가 이미 관련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해덕파워웨이 인수와 관련한 금융자료 등도 검찰에 제공했고, 현 수사팀은 해당 자료를 포함해 해덕 측 자금의 옵티머스 유입 등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이용호 게이트’는 권력형 비리의 전형으로 꼽히는 사건으로, 검찰은 2001년 9월 이 전 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배후에 정·관계 유력 인사와 검찰 고위 간부가 대거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는 특별검사의 재수사로 이어졌다. 특검 수사팀은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처조카와 측근,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의 동생 등의 비호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신 총장과 검찰 고위 간부 5명이 불명예 퇴진했다. 이 전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6년에 벌금 250만원이 확정됐지만, 2007년 3월 유죄 증거가 됐던 증언 중 일부가 위증으로 확인돼 재심으로 이어졌다. 재심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일부 횡령 혐의를 무죄로 확정하고 형량을 3개월 낮췄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아하! 우주] 외계 생명체 있을 만한 별 1000개 발견

    [아하! 우주] 외계 생명체 있을 만한 별 1000개 발견

    '외계인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인류가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색을 강화함에 있어 반드시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은 외계인 역시 우리를 탐색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새로운 연구는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가까운 항성계를 1000개 이상 확인함에 따라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코넬대학 천문학 부교수이자 칼 세이건 연구소 소장인 리사 칼테네거 논문 대표저자는 "만약 그러한 별들의 행성에 외계인이 산다면 그들은 우리 행성의 대기에서 생명의 신호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우리는 쌍안경이나 천체망원경 없이도 외계인들이 살 만한 밝은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4,000개 이상의 외계행성 대부분을 '트랜싯 방법'으로 발견했는데, 외계행성들이 모항성의 앞을 가로지를 때 일어나는 밝기의 감소를 탐지하여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기법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명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이 기법을 사용해 현재까지 발견된 3,750개의 외계행성 중 약 70 %를 발견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방법은 케플러 망원경의 뒤를 이은 TESS 망원경에도 적용되고 있다.​ 머지않아 연구자들은 생명 신호를 찾기 위해 가까운 외계행성의 대기를 스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은내년 말에 발사될 예정인 NASA의 98억 달러짜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수행할 많은 작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또한 2025년에 완성될 지상 기반의 거대마젤란 망원경도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연구의 공동저자인 리하이 대학 물리학 부교수 조슈아 페퍼는 지구 자체를 트랜싯 기법으로 발견할 수 있는 위치의 별들을 찾아나섰다. 과학자들은 TESS와 유럽의 별 매핑 우주선 가이아의 데이터 세트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태양을 공전하는 궤도면인 황도와 나란한 100파섹(약 326 광년) 이내의 공간에서 그 같은 별들을 찾았다. 참고로 지구가 태양면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려면 이러한 정렬이 필요하다. 이러한 탐색으로 1004개의 주계열 별들의 목록이 작성되었다. 우리 태양처럼 별의 중심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하는 별들이다. 그 별들 중 508개가 지구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함으로써 "지구의 이동을 최소 10시간 동안 관찰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칼테네거와 페퍼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의 '왕립천문학회 월간공보 서신'에 발표했다. 그러나 칼테네거와 페퍼가 찾아낸 1,004개의 별을 공전하는 행성의 수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생명체가 서식할 만한 세계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정보도 갖지 못한 상태이다. TESS와 같은 외계행성 사냥꾼이 계속 작업을 진행함에 따라 생명체 서식 가능 외계행성의 수는 더욱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새로운 연구는 앞으로 우주 생물학자들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칼테네거는 "우리가 소통하기를 원하는 외계 지성체들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눈길을 주어야 할 별지도를 지금 우리 팀이 만든 것"이라고 새 연구의 성과를 규정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美뉴저지 ‘합법적 곰 사냥’ 시즌 시작…첫날 62마리 목숨 잃어

    美뉴저지 ‘합법적 곰 사냥’ 시즌 시작…첫날 62마리 목숨 잃어

    미국 뉴저지주의 합법적인 곰 사냥 첫 번째 시즌이 12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NJ닷컴 등 현지 매체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주환경보호국은 주내 흑곰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12일부터 6일간 곰 사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곰의 번식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된 사냥 허가 시즌은 곰 개체 수에 따라 1년에 한 차례 또는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되는데, 올해는 10월과 12월에 각각 시행된다. 뉴저지주에서 곰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주환경보호국으로부터 곰 사냥 지역 허가증을 받고, 총기나 사냥 자격증 등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뉴저지주의 이러한 곰 사냥 허가는 10년 가까이 동물보호단체의 비난을 받아왔음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곰 사냥 시즌 첫날에는 여러 사냥꾼이 활과 화살을 이용해 곰을 잡기 시작했고, 그 결과 총 62마리의 곰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지난해 곰 사냥 시즌 첫날의 기록인 108마리보다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곰 사냥 시즌 일주일 동안 흑곰 총 315마리가 죽었다. 곰 사냥 시즌에는 여러 사냥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 첫날부터 셋째 날까지는 활과 화살만 이용할 수 있으며, 사냥용 총은 넷째 날부터만 사용할 수 있다.곰을 죽인 사냥꾼은 당국의 관련 부서에 연락해 곰의 사체를 확인하고 생물학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사냥꾼들은 연례행사로 열리는 뉴저지주 흑곰 사냥이 곰 개체 수를 통제하고 곰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또 주 야생동물국이 사냥을 금지할 경우 불과 4년 후에 뉴저지주에 서식하는 흑곰의 개체 수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현지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곰 사냥에 반대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뉴저지주 공공 토지에서 사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는 흑곰 수가 현저히 줄고 있는 상태에서 사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흑곰 수가 늘어나면 민가까지 내려와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돌아온 사슴사냥 시즌… 제도 존폐 싸고 논란

    美 돌아온 사슴사냥 시즌… 제도 존폐 싸고 논란

    한국의 경우 도심에 증가하는 길고양이와 비둘기가 고민이라면 미국은 ‘도심 사슴’이 뜨거운 감자다. 질병을 옮기고 교통사고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는 도심 인근의 사슴 개체수를 관리하기 위해 가을을 맞아 미국 곳곳에서 활 사냥이 시작됐지만, 죽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냐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1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내년 2월 20일까지 활을 이용한 사슴 사냥이 가능하다. 카운티 경찰은 “사슴과 차량의 출동, 질병의 잠재적 확산, 사슴들의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슴 개체수를 줄이려는 것”이라며 “지난해 활 사냥으로 868마리가 잡혔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사슴은 각종 질병의 매개체다. 지난해에는 소위 ‘사슴 광우병’으로 불렸던 만성소모성질병(CWD)이 20개 이상의 주에 확산됐다.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다. 이에 걸린 사슴은 조정 감각을 잃고, 체중 감소 등을 보인다. 인체 감염은 없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도로 위에서도 사슴은 큰 위협이다. 전미 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사슴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연간 100만건 이상으로 200여명이 사망한다. 특히 10~12월은 사슴의 생식기로 이동이 잦아 사고 발생률이 높다. 사냥꾼들은 가을 시즌을 손꼽아 기다린다. 통상 나무 위에 사냥대를 설치하고 숨어서 사냥을 하며 사슴고기는 푸드뱅크에 기부된다. 하지만 사냥으로는 장기적으로 사슴 개체수 감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활 사냥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더라도 큰 공원이나 골프장 등에서 사냥을 허가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위협감을 느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도적인 방식의 개체 조절 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페어팩스의 한 주민은 “사냥꾼의 즐거움을 위해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유타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프로보 시의회는 활로 사슴을 잡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존폐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역언론인 데일리 헤럴드가 전했다. 지난 5년간 사슴 사냥을 허가했지만 교통사고 건수는 매년 56~90건으로 들쑥날쑥했다는 것이다. CBS방송은 뉴저지주 새들리버에서 활 사슴 사냥이 3년째로 접어들었지만, 지역 주민들이 사냥꾼들을 보고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역 동물단체는 새들리버 시장을 고소한 상태다. 글 사진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하늘의 로또 운석 찾자”… SNS 달군 별똥별 목격담

    “하늘의 로또 운석 찾자”… SNS 달군 별똥별 목격담

    “운석 찾으러 갑시다. 찾으면 로또.” 23일 새벽 우리나라에 별똥별로 추정되는 큰 물체가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목격담이 잇따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돈 되는 운석을 찾으러 가자’는 수많은 글이 올라오는 등 ‘대형 별똥별’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과학적으로 이날 새벽에 목격된 밝은 물체는 ‘화구’라고 밝혔다. 화구는 크고 밝은 유성(별똥별)을 말한다. 이날 대전의 한 시민은 “오전 1시 15분쯤 거대한 별똥별로 추정되는 물체를 봤다”면서 “갑자기 ‘쾅’ 하는 굉음도 들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경기 오산의 한 시민도 “가로등 불빛보다 더 큰 별똥별을 봤다”면서 “내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각종 SNS에도 “경찰차 경광등처럼 빨강과 파랑 빛이 함께 있는 선명한 불꽃을 봤다”, “순간 밝아져서 저게 뭐지 하고 봤더니 거대한 별똥별이었다” 등의 목격담이 이어졌다. 또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이나 차를 타고 가다 블랙박스에 찍힌 별똥별 영상을 올리며 “당장 찾으러 가야 한다”고 했다. 운석은 ‘하늘의 로또’라고 불릴 정도로 가격이 비싸 운석을 전문적으로 찾는 ‘사냥꾼’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운석을 찾을 확률 역시 로또만큼 낮다. 실제 국내에서 운석이 발견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대전과학고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화구가 포착됐다”면서 “이 유성체는 대기권에 진입 후 낙하하는 동안 두 차례 폭발했고, 대전 기준 약 30도 북쪽에서 남쪽을 가로지르며 낙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현상은 유성이 대기와의 마찰로 온도가 올라 폭발하며 흔히 관측된다”면서 “지구 위협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월 일본의 밤하늘에서도 유성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관측됐다. 그 뒤 운석이 지바현 나라시노시에서 발견돼 화제가 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겉은 터프한 상남자… 속은 담백한 ‘맛잉어’

    겉은 터프한 상남자… 속은 담백한 ‘맛잉어’

    ●자다가도 벌떡… 돼지고기처럼 살맛이 좋아 ‘수돈’ 민물의 제왕으로 불리는 쏘가리는 이름부터 남다르다. 민물고기 중에서 가장 터프한 이름이 아닐까. 등지느러미에 있는 날카로운 가시에 쏘이거나 찔리면 몹시 아프다고 해 쏘가리가 됐다. 생김새도 날카롭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어 입은 크고 비스듬히 찢어졌다. 쏘가리는 성격까지 거칠고 포악하다. 새우와 어류를 잡아먹는 육식성 어종으로 일단 표적이 된 물고기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최상위 포식자로 다른 물고기들에게 두려운 존재다. 난폭한 사냥꾼이지만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식재료다. 살 맛이 돼지고기처럼 좋다고 해 수돈(水豚)이라 불린다. 식감이 쫄깃하고 담백해 ‘맛잉어’라는 별칭도 있다. 궁중요리에 자주 쓰여 궁궐의 물고기라는 의미인 ‘궐어’(魚)로 불린 적도 있다. 건강에도 좋다. 예로부터 노인이나 어린이의 기력을 돕고 살찌는 음식이라 보약처럼 먹었다고 한다.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면역력 향상에 좋고 함황아미노산도 많아 피로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골다공증 예방과 조혈작용 등에 효과가 있는 철과 칼슘도 풍부하다. 심장마비 억제에 도움이 되는 니아신도 많다. 쏘가리 쓸개는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소화제로도 사용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쏘가리에 열광한다. 소설가 성석제씨는 쏘가리를 사랑하는 친구를 산문집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이 친구는 자다가도 누가 옆에서 ‘쏘가리’라고 속삭이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쏘가리를 좋아한다. 새벽 몇 시건 간에 “쏘가리 먹으러 올래?” 하는 전화가 오면 옷을 걸쳐 입고 대문을 나서고 본다. 쏘가리를 보는 즉시 인사고 뭐고 “아이고, 쏘가리!” 외치는 동시에 번개처럼 숟가락을 뽑아들고 상으로 달려든다.”●남한강 낀 단양 도담삼봉 수변로에 쏘가리 특화거리’ 맛 좋고 몸에 좋은 쏘가리를 즐기려면 남한강을 낀 충북 단양군이 제격이다. 정도전이 어린 시절 자주 찾았던 도담삼봉이 있는 단양에는 쏘가리매운탕과 쏘가리회 전문식당들이 모여 있는 쏘가리특화거리가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다. 군은 2010년 향토음식거리로 지정했다. 단양읍 수변로에 있는 특화거리에서는 현재 전문식당 10곳이 영업 중이다. 28년간 부자가 운영하는 유서 깊은 맛집과 충북 향토음식경연대회에 쏘가리회와 쏘가리매운탕을 출품해 대상을 받은 식당 등 하나같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 전화로 예약하면 올갱이파전과 더덕구이를 서비스로 주거나 쏘가리껍질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으니 알아보고 가면 더욱 좋다.쏘가리매운탕은 담백한 맛을 자랑하는 쏘가리와 깻잎, 미나리, 쑥갓, 대파, 마늘 등을 넣고 푹 끓여 낸 국물이 만나 칼칼하면서도 시원하다. 끓일수록 맛은 깊어진다. 쫀듯한 식감을 자랑하는 쏘가리살을 빨간 국물과 함께 입에 넣으면 매운탕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다. 잘 익은 쏘가리와 채소를 건져 먹은 뒤 남은 국물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거나 밥을 볶아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쏘가리매운탕은 국물 안주를 좋아하는 애주가들에게도 강추다. 진한 국물과 탱탱한 쏘가리살을 안주 삼아 한잔 기울이면 소주 한 병이 금세 두 병이 된다. 매운탕이 술안주와 해장을 동시에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업주들은 전국에서 단양 지역 쏘가리매운탕이 최고라고 말한다. 아버지와 함께 ‘그집쏘가리’ 식당을 운영 중인 김해석(39)씨는 “쏘가리는 거꾸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는데, 우리 고장을 흐르는 남한강은 다른 곳보다 물살이 세다”며 “강한 물살을 이겨 내며 헤엄을 치다 보니 육질에 탄력이 있다”고 자랑했다. 업주들은 단양특산물인 육쪽마늘이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는다고 강조한다. 쏘가리매운탕은 비싼 게 흠이다. 특화거리에선 쏘가리 1㎏이 들어가는 4인 기준 큰냄비가 10만원이다. 잡어매운탕은 4인 기준이 6만원이다.단양에서 먹는 쏘가리회도 일품이다. 바다에서 잡히는 고급어종인 다금바리 회와 비교해도 맛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 쏘가리는 육식성 어종이라 다른 민물고기보다 살에 단백질과 지방이 많아 쫄깃쫄깃하다. 송어회가 부드럽다면 쏘가리회는 단단해 씹는 맛이 좋다. 미식가들은 쏘가리회를 간장에 찍은 뒤 고추냉이를 얹어 먹는다. 회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상추나 깻잎을 싸 먹지 않는다. 대부분 식당에 가면 쏘가리회는 메뉴판에 ‘시가’라고 쓰여 있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대략 15만원 안팎이다. 박용철 단양농업기술센터 팀장은 “매운탕은 작은 쏘가리를 쓰지만 회는 길이가 30㎝ 이상 되는 것을 쓴다”며 “큰놈들은 항상 많이 잡히는 게 아니라 가격이 수시로 변한다”고 말했다. 쏘가리는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손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 주기 때문이다. 박응기(57)씨는 “쏘가리를 잡은 뒤 기포가 나오는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에 오면 신선도가 유지된다”며 “회를 뜬 뒤 냉장고에 2시간 정도 넣어 뒀다가 먹으면 숙성회가 돼 맛이 더 좋다”고 했다. 쏘가리는 가을철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겨울잠에 들어가기 전 새우와 어류를 많이 잡아먹어 쏘가리 몸이 실해져서다. ●먹고 걷다 보면 길이 6m 대형 황쏘가리가 입을 떡~ 단양에서 쏘가리를 즐기는 방법은 음식만이 아니다. 특화거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는 단양 다누리센터가 있다. 다누리센터 광장에서는 자동차보다 큰 대형 쏘가리 조형물이 입을 떡 벌린 채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길이 6m 80㎝, 높이 2m 80㎝에 달한다. 일반 쏘가리였다가 2015년 보수공사를 하면서 노란색 페인트를 칠해 지금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 모습을 뽐내고 있다. 밤에 쏘가리 조형물을 둘러싸고 조성된 연못에 조명이 비치면 거대한 황쏘가리가 물 위에서 펄떡이는 듯한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황쏘가리는 다른 동물 개체에서 볼 수 있는 백화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누리센터 안에는 국내 최대 민물고기 전시관인 아쿠아리움이 있다. 이곳에선 쏘가리, 황쏘가리 등 토속어종과 동남아시아 젖줄인 메콩강과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강 등 전 세계에서 들여온 희귀 어종 등 총 192종 2만 2000여마리를 만날 수 있다. 5월에는 맨손 민물고기잡기 체험, 쏘가리루어낚시대회, 축하공연 등으로 꾸며지는 단양 쏘가리축제가 펼쳐진다. 지난해 전국에서 3300여명이 다녀갔다. 군은 2012년 쏘가리를 군어로 지정했다. 그해 쏘가리명품화 지원조례도 만들었다. 올해 4월에는 쏘가리를 활용해 만든 카카오톡 이모티콘 ‘다소미’를 선보였다. 1998년부터는 해마다 쏘가리 치어 수만 마리를 방류하는 등 마릿수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는 4000만원을 투입해 5만 마리를 방류했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아하! 우주] 대발견! ‘죽은 별’ 둘레 도는 외계행성 발견

    [아하! 우주] 대발견! ‘죽은 별’ 둘레 도는 외계행성 발견

    -'태양의 미래' 백색왜성 주변서 온전한 행성 첫 관측 태양이 종말을 맞은 후에도 지구는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가 우주에서 관측되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71억 년이 지나면 태양은 수소핵융합을 마치고 적색거성의 단계에 들어서는데, 중심핵에 있는 수소가 소진되면서 핵은 수축함과 아울러 태양 외곽 대기는 팽창하기 시작해 이윽고 외층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면서 행성상 성운을 이루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태양과 가까운 수성, 금성은 파괴될 것이며, 어쩌면 지구까지도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외층이 탈출한 뒤 극도로 뜨거운 중심핵이 남는데, 태양의 경우 지구만 한 중심핵이 천천히 식으면서 백색왜성이 된다. 이른바 태양의 시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별의 시체 둘레를 도는 목성 크기의 외계행성이 발견된 자리는 지구로부터 80광년 거리에 있는 용자리의 삼중성계 안이다. 모성은 WD 1856이고, 그 둘레를 도는 행성은 WD 1856 b로 불리는데, 모성에 비해 무려 7배가 큰 지름을 갖고 있으며, 한 차례 공전하는 데 34시간밖에 안 걸린다. WD 1856 b의 공전 주기는 태양계 가장 안쪽에 있는 수성보다 60배 이상 빠른 것으로, 백색왜성 주변에서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는 행성이 온전한 형태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디슨 위스콘신대학 천문학 조교수 앤드루 밴더버그 박사는 회견에서 "WD 1856 b는 백색왜성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데, 어쩌다 이 행성만 살아남은 것 같다"며 "백색왜성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가까운 행성들은 대개 모항성의 엄청난 중력으로 죄다 찢겨나가는 게 보통이지만, WD 1856 b 는 그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 현재의 위치에서 건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내놓은 가설은 WD 1856 b가 현재 위치에서 형성되지 않았으며, 현재 위치보다 별에서 약 50배 더 먼 곳에서 이주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행성이 그 자리에서 모항성의 격변을 맞았다면 결코 온전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WD 1856 b가 안쪽으로 밀린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가능성은 WD 1856 시스템의 다른 두 별의 중력작용으로 밀어넣어졌거나, 혹은 침입해온 '떠돌이 별'과의 상호작용 결과로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9월 16일(현지시간) '네이처' 온라인으로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밝혔다. 밴더버그와 그의 동료들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행성 사냥꾼' TESS 우주망원경으로 이 행성을 발견했는데, TESS는 행성이 모항성 앞을 지날 때 나타나는 별의 밝기 변화를 탐지해 외계행성을 발견한다. 이를 트랜싯 기법이라 한다. 연구팀은 또 퇴역 직전에 있는 NASA의 스피츠 적외선 우주망원경을 사용하여 해당 항성계를 연구했다. 스피츠 데이터를 통해 백색왜성 WD 1856+534가 100억년 가량 된 별로 삼중성계의 일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WD 1856 b는 어떠한 적외선도 방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곧 해당 천체가 소질량의 항성이거나 갈색왜성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WD 1856 b는 외계행성 후보일 뿐, 보다 정밀한 관측과 확인작업이 남아 있는 상태다. WD 1856 시스템에서 다른 행성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태양이 종말을 맞더라도 지구는 과연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문제는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앞으로 있을 추가 연구에서 보다 높은 확률의 경우가 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통조림 사냥’ 위해 사육당하는 사자들…남아공서 10마리 구출

    ‘통조림 사냥’ 위해 사육당하는 사자들…남아공서 10마리 구출

    초원에 있어야 할 사자들이 좁은 우리에 갇혀 있다 극적으로 구출됐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독일의 야생동물 보호단체 ‘프로 와일드라이프’는 남아공에서 포착한 이른바 ‘통조림 사냥’(Canned hunting)의 참혹한 실태를 공개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프로 와일드라이프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통조림 사냥’ 실태 파악과 ‘사냥용 사자’ 구조를 위해 남아공의 한 농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빛도 들지 않는 좁은 헛간에 갇힌 사자 10마리를 구출했다. 단체 측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더럽고 좁은 우리에 갇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사자 10마리를 구출했다. 모두 보호구역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구출된 사자들은 사냥꾼 총에 맞아 죽을 운명이었다. 초원에 있어야 할 사자들은 왜 농장에 갇힌 사냥감 신세로 전락했을까.가난한 아프리카 국가에게 야생동물은 훌륭한 장삿거리다. 아프리카 중서부에서 사냥한 야생동물을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트로피 사냥’(Trophy hunting)이 성행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술 더 떠 ‘통조림 사냥’을 관광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로피 사냥이 일정 구역 내에 서식하는 동물을 사냥해 가져가는 것이라면, 통조림 사냥은 그보다 더 좁은 사육시설에서 철저하게 사냥용으로 사육된 동물을 사냥한다. 트로피 사냥처럼 굳이 동물을 쫓아다니지 않아도 성공 확률은 100%다. 적게는 2만 달러, 많게는 5만 달러를 지불하면 사냥용으로 사육하던 사자를 마취해 사냥꾼 눈앞에 데려다준다. 사냥꾼은 먹이로 유인한 사자를 쏘아 죽이기만 하면 된다.현재 남아공 160개 농장에 갇힌 사자 5000마리가 이런 통조림 사냥용으로 사육되고 있다. 남아공 야생에 서식하는 사자가 불과 2000마리 수준인 걸 고려하면 훨씬 많은 숫자다. 상황이 이런데도 통조림 사냥은 여전히 성행 중이다. 각국이 사냥 전리품 반입을 금지하는 등 규제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남아공에서만 매년 1000마리 이상이 통조림 사냥에 희생되고 있다. 죽은 사자 일부는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 약재 시장에서 호랑이 뼈 대신 암거래되기도 한다. 프로 와일드라이프 측은 “사냥꾼은 자신이 죽이고 싶은 사자를 고르고 차 안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사자를 죽일 수 있다”면서 사자 보호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아프리카 26개 국가에 서식하는 사자는 2만 마리 정도로 심각한 멸종 위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5년 후면 개체 수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공룡도 물어뜯는다…고대 악어 ‘푸루사우루스’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공룡도 물어뜯는다…고대 악어 ‘푸루사우루스’의 비밀

    지금으로부터 1300만 년 전인 마이오세(Miocene) 시기 아마존 습지에는 공룡도 공격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악어인 푸루사우루스 브라질리엔시스(Purussaurus brasiliensis)가 살았다. 푸루사우루스는 역사상 가장 큰 악어 가운데 하나로 백악기에 실제 공룡을 잡아먹었던 데이노수쿠스(Deinosuchus) 보다 약간 작은 크기다. 푸루사우루스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크진 않았지만, 무는 힘은 두 배나 강해 당시 살았던 모든 대형 동물을 사냥할 수 있었다. 푸루사우루스가 물속에 숨어 있다가 갑작스럽게 사냥감을 기습하면 설령 공룡이라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페루와 아르헨티나 과학자들은 실제 푸루사우루스가 무시무시한 사냥꾼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마이오세 중기 남아메리카 대륙에는 공룡은 없었지만, 하마보다 더 큰 나무늘보를 비롯해 다양한 대형 포유류가 서식했다. 연구팀은 2004년 아마존 강의 지류 중 하나인 나포 강 인근에서 발견한 고대 나무늘보의 화석을 연구했다. 이 화석은 거대 나무늘보의 일종인 슈도프레포테리움(Pseudoprepotherium)의 정강이뼈로 46개나 되는 구멍이 나 있었다. 이 구멍은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악어에 물린 상처였다. 연구팀은 당시 아마존 습지에 살았던 여러 악어의 이빨 화석을 비교해 이 구멍의 주인공을 찾았다. 그 결과 이빨의 형태나 크기로 봤을 때 아직 다 자라지 않은 푸루사우루스의 이빨 자국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거대 나무늘보의 뒷다리를 물었던 푸루사우루스의 몸길이는 4m 정도로 추정된다. 푸루사우루스가 10m급 거대 악어인 점을 생각하면 아직 어린 개체지만, 몸길이 수 미터에 달하는 사냥감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크기다. 슈도프레포테리움은 아마도 물을 마시러 왔거나 혹은 물가 주변의 식물을 먹기 위해 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이빨 자국과 치유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봤을 때 화석의 주인공은 이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푸루사우루스는 현대 악어와 비슷하게 먹이의 다리를 물어 물속으로 끌고 간 후 익사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 물속의 다른 악어와 함께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당시 최상위 포식자였던 푸루사우루스가 어떤 방법으로 먹이를 사냥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비록 비명횡사한 슈도프레포테리움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이 화석 덕분에 과학자들은 당시 생태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은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시베리아에 갑자기 생긴 미스터리 ‘거대 구덩이’…원인은 지구 온난화?

    시베리아에 갑자기 생긴 미스터리 ‘거대 구덩이’…원인은 지구 온난화?

    러시아 시베리아 야발반도에서 거대한 크기의 구덩이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은 지난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 있는 야말반도에서 깊이 30m, 폭이 20m에 달하는 거대한 구멍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촬영을 위해 시베리아 툰드라 상공을 날던 러시아TV 제작진에 우연히 발견된 이 구덩이는 마치 인위적으로 뚫고 깎은 듯 깔끔한 모습이다.흥미로운 사실은 이 지역에서 거대 구덩이가 발견된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이 지역에서 총 9개의 거대 구덩이가 발견됐으며 이번에 발견된 것은 그 크기가 가장 큰 편이다. 다만 왜 갑자기 이 지역에 거대 구덩이가 생기는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처음에는 운석 충돌이나 러시아의 비밀 군사시설이 붕괴되면서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메탄가스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있다. 스콜코보 과학기술원 수석 연구원인 에브게니 추빌린은 "거대한 이 구덩이가 얼마 만에 생성된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이는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으로 대부분 이번 사례처럼 헬리콥터 비행 중 혹은 사냥꾼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다"고 설명했다.이어 "러시아 영토의 3분의 2에 달하는 영구동토층은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거대한 천연 저수지"라면서 "올해를 비롯해 계속 이어지는 무더운 여름이 이 거대 구덩이를 만드는데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곧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표면이 약해지면서 기체가 유입돼 공간이 생겨 이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이같은 구멍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북극권 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북극권 시베리아 지역의 경우 지난 6월 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10℃나 높았다. 특히 이중 북동부 끝 야쿠티야 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의 경우 지난 5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38℃까지 치솟았다. 추빌린 연구원은 "현재 이 지역에 생기는 구덩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번 여름 역시 시베리아에서 비정상적인 더운 날씨를 보였기 때문에 차후에 또 구덩이가 생겨날 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金봤다!” 호주 방송팀, 3억 가치 ‘자연산 황금덩어리’ 채굴 횡재

    “金봤다!” 호주 방송팀, 3억 가치 ‘자연산 황금덩어리’ 채굴 횡재

    ‘금맥’을 찾아 나선 방송팀이 실제로 억대의 황금 덩어리를 채굴했다. 20일(현지시간) CNN은 금광을 찾아다니는 호주 ‘디스커버리’ 채널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이 빅토리아주에서 자연산 금덩어리를 캐냈다고 보도했다. 2016년 첫 방송 후 꾸준히 금광을 찾아다니고 있는 ‘오지(호주인) 금 사냥꾼’(Aussie Gold Hunters) 제작진은 같은 날 방송에서 금맥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수개 월의 기다림 끝에 채굴권을 따낸 이들은 빅토리아주 금광 도시 타르나굴라로 향했다. 여기에는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금 채굴꾼 가족이 동행했다. 적당한 위치에서 굴착기를 돌려 흙을 파낸 이들은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금 찾기에 나섰다. 그러자 단 몇 시간 만에 신호가 왔다. 이례적으로 커다란 금덩어리 두 개를 캐낸 것이다.방송에 출연한 금 채굴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4년간 방송을 하며 수천 점의 금 조각을 캐냈다. 그런데 이번 발견은 역대급”이라고 탄성을 내질렀다. “하루에 금덩어리를 그것도 두 개씩이나 채굴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느낌이 좋았다. 금을 캐낸 곳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한 번도 금이 채굴된 적 없는 곳이었다. 말 그대로 손 안 대고 코 푼 셈”이라고 덧붙였다. 모두 합쳐 3.5㎏가량의 자연산 황금 덩어리의 가치는 25만 달러, 약 2억 9600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실제 경매에서는 추정액보다 30% 더 높은 가격에 금덩어리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호주 금 채굴 산업은 1851년 이후 본격화됐다. 방송팀이 금을 캐낸 금광 도시 타르나굴라는 이른바 ‘빅토리아 골드러시’ 때 만들어졌으며, 각지에서 몰려든 채굴꾼들을 떼부자로 만들어줬다. 2013년 1월에도 한 아마추어 탐험가가 타르나굴라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외곽 지역에서 무게 5.5㎏짜리 금덩어리를 캐냈다. 그 가치는 30만 달러(약 3억55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옛날에야 광부들이 눈으로 직접 보며 손수 땅을 파 금을 캐냈지만, 지금은 탐지기만 있으면 채굴이 가능하다”라는 당시 전문가들의 설명은 많은 이들에게 노다지를 향한 꿈을 꾸게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金 봤다!”…호주 방송팀, 수억 가치 ‘자연산 황금덩어리’ 발견

    “金 봤다!”…호주 방송팀, 수억 가치 ‘자연산 황금덩어리’ 발견

    ‘금맥’을 찾아 나선 방송팀이 실제로 억대의 황금 덩어리를 채굴했다. 20일(현지시간) CNN은 금광을 찾아다니는 호주 ‘디스커버리’ 채널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진이 빅토리아주에서 자연산 금덩어리를 캐냈다고 보도했다. 2016년 첫 방송 후 꾸준히 금광을 찾아다니고 있는 ‘오지(호주인) 금 사냥꾼’(Aussie Gold Hunters) 제작진은 같은 날 방송에서 금맥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수개 월의 기다림 끝에 채굴권을 따낸 이들은 빅토리아주 금광 도시 타르나굴라로 향했다. 여기에는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금 채굴꾼 가족이 동행했다. 적당한 위치에서 굴착기를 돌려 흙을 파낸 이들은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금 찾기에 나섰다. 그러자 단 몇 시간 만에 신호가 왔다. 이례적으로 커다란 금덩어리 두 개를 캐낸 것이다.방송에 출연한 금 채굴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4년간 방송을 하며 수천 점의 금 조각을 캐냈다. 그런데 이번 발견은 역대급”이라고 탄성을 내질렀다. “하루에 금덩어리를 그것도 두 개씩이나 채굴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느낌이 좋았다. 금을 캐낸 곳은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한 번도 금이 채굴된 적 없는 곳이었다. 말 그대로 손 안 대고 코 푼 셈”이라고 덧붙였다. 모두 합쳐 3.5㎏가량의 자연산 황금 덩어리의 가치는 25만 달러, 약 2억 9600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실제 경매에서는 추정액보다 30% 더 높은 가격에 금덩어리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호주 금 채굴 산업은 1851년 이후 본격화됐다. 방송팀이 금을 캐낸 금광 도시 타르나굴라는 이른바 ‘빅토리아 골드러시’ 때 만들어졌으며, 각지에서 몰려든 채굴꾼들을 떼부자로 만들어줬다. 2013년 1월에도 한 아마추어 탐험가가 타르나굴라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외곽 지역에서 무게 5.5㎏짜리 금덩어리를 캐냈다. 그 가치는 30만 달러(약 3억5500만 원)으로 추산됐다. “옛날에야 광부들이 눈으로 직접 보며 손수 땅을 파 금을 캐냈지만, 지금은 탐지기만 있으면 채굴이 가능하다”라는 당시 전문가들의 설명은 많은 이들에게 노다지를 향한 꿈을 꾸게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멧돼지가 무슨 죄가 있느냐” 베를린 공원에 ‘사살 반대’ 시위

    “멧돼지가 무슨 죄가 있느냐” 베를린 공원에 ‘사살 반대’ 시위

    아마 엘사는 세상에서 가장 이름난 야생 멧돼지가 될지 모르겠다. 암컷 멧돼지를 솎아내기 위해 사냥꾼들을 풀기로 했다는 소식에 환경운동가들과 팬들이 모여 구해달라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영국 BBC가 1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5일 독일 베를린 그루네발트 지구의 토이펠스제(악마의 호수) 공원에서 나체 일광욕을 즐기던 남성의 옷가지와 노트북 컴퓨터가 담긴 비닐 봉지를 입에 물고 새끼 두 마리와 줄행랑을 치던 멧돼지에게 사람들은 엘사란 이름을 붙여줬다. 그런데 숲 관리 당국은 지난 14일 워낙 멧돼지 개체 수가 늘어 솎아내야 한다고 했다. 특별히 엘사만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멧돼지들도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돼지열병 같은 역병을 옮길 수 있어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카티아 캄머 매니저는 베를린 방송 rbb24에 멧돼지 가족이 사람들 근처에서 “평정심을 잃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제거란 말 뜻은 담장을 두르는 등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주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매년 베를린에서만 2000마리 정도의 야생 맷돼지가 사살되는데 보통 가을에 사냥철이 시작된다. 반면 마르크 프라누슈 그루네발트 숲 관리 당국 대변인은 어린 새끼들을 거느린 암컷 멧돼지는 사살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끼들이 스스로 커나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우리가 존중해야 하는 야생 동물이며 먹이를 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멧돼지를 만나면 사과나 샌드위치를 먹이로 준다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여러 캠페인 단체들이 그루네발트에서 엘사와 동료 멧돼지들을 구하자는 시위를 벌였다. “토이펠스제에 사는 평화로운 암컷 멧돼지를 구하자”는 온라인 청원에는 9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청원을 처음 제안한 지닌 파스텔로이는 엘사가 몇년 동안 사람들과 공간을 평화롭게 공유해왔다며 나체 일광욕객과의 최근 사건에서 보이듯 그리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녀는 그 남자분을 심각하게 다치게 할 수 있었고, 그럴 권리도 다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최근 들어 야생 멧돼지와 관련된 사고들이 유독 많았다. 길을 잃어 헤매다 발트해의 한 해변에서 헤엄치다 일광욕객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일도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나체 남성이 멧돼지 쫓던 베를린 공원에 저격수 배치한다는데

    나체 남성이 멧돼지 쫓던 베를린 공원에 저격수 배치한다는데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공원에 나타나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던 남성에게 쫓겨 달아나 세계인들을 웃게 만들었던 야생 멧돼지 암컷이 어쩌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도 있겠다. 베를린 당국이 시민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훈련된 저격수들을 배치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5일 전했다. 그루네발트 숲 관리국의 카티아 캄머는 전날 현지 RBB 텔레비전 인터뷰를 통해 “멧돼지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날은 무척 덥고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어 늪이나 호수로 향하기 마련”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호수 근처에 안전을 확보하려면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어차피 멧돼지 개체가 너무 늘어 당국은 사냥꾼들을 고용해 개체 수 조절을 하고 있는연장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문제의 멧돼지 가족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으며 다행히 이들이 다른 심각한 사고를 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 기사의 전체 흐름을 보면 사살할 수도 있지만 약간은 부러 부풀려 전달하는 뉘앙스다. 사람을 공격하거나 하는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쪽에 더욱 가까워 보인다. 사람들에게 조심하자는 메시지도 전하면서 말이다. 최근의 멧돼지가 관련된 불상사로는 2012년 베를린 근교 샬로텐부르크의 경찰관 등 네 명이 몸무게가 120㎏ 나가는 멧돼지 공격을 받아 다친 일이 있었다. 독일에는 원래 나체로 지낼 수 있는 해변과 공원들이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담은 ‘Freikrperkultur(자유로운 몸 문화, FKK)’ 구호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열흘 전 베를린의 일광욕 명소인 토이펠스제 공원에서 한 남성이 선베드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데 멧돼지 어미와 두 마리 새끼가 접근했다. 다른 이들의 짐에서 피자를 찾아내 먹어치운 뒤였다. 멧돼지 암컷은 이 남성이 선베드 아래 놔둔 노란색 비닐 봉지를 입에 물고 달아났다. 인명구조원으로도 일하는 여배우 아델레 란다우어는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멧돼지네가 디저트가 필요해 봉지를 입에 문 것이라고 생각했다. 뒤늦게 멧돼지 가족의 약탈을 알아챈 남성이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쫓기 시작했다. 봉지 안에는 디저트가 아니라 그의 노트북 컴퓨터와 옷가지가 들어 있었다. 그는 열심히 뒤쫓았다. 나체란 사실을 잊은 것처럼 집중하는 모습이어서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결국 멧돼지네에게서 노트북을 찾아와 돌아왔다. 많은 일광욕객들이 박수로 축하를 보낸 것은 물론이다. 놀라운 것은 그녀가 촬영한 사진을 그에게 보여주고 소셜미디어에 공개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했는데 그가 한껏 웃어대고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하더라는 것이다. 해서 란다우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을 올려 이 즐거운 소동을 공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英 보물사냥꾼, 동네 술집 마당서 은화 1000개 발견 횡재

    英 보물사냥꾼, 동네 술집 마당서 은화 1000개 발견 횡재

    금속탐지기로 오랜 시간 땅 속에 숨겨진 금화 등을 찾는 영국의 한 보물사냥꾼이 일생일대의 횡재를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남동부에 위치한 서퍽의 한 술집 뒷마당에서 무려 1000개가 넘는 은화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15~17세기 땅 속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은화들은 모두 1061개가 발견됐으며 최소 10만 파운드(약 1억 5600만원)의 가치로 평가된다. 단숨에 뒷마당에서 '로또'를 발굴한 화제의 주인공은 루크 마호니(40)로 흥미롭게도 그는 현지에서 금속탐지기를 파는 상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10년 동안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는 취미를 가져온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지난달 26일. 당시 자주 가는 마을 술집 뒷편 들판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금속탐지기로 보물을 찾던 그는 땅 속에서 금화 한개를 발견했다.마호니는 "흙을 긁어내 동전을 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금속탐지기에서 계속 신호에 신호가 이어졌다"며 놀라워했다. 결국 그는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 친구들과 함께 본격적인 '보물' 발굴에 들어갔다. 특히 이같은 발굴 지역에 찾아가 전문적으로 약탈하는 도둑들로부터 보물을 지키기위해 사흘밤을 꼬박 세우며 작업을 이어갔다. 이렇게 총 1061개의 은화가 발굴됐으며 각각 1573~1578년, 1641~1643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 은화들은 이를 발견한 마호니가 모두 갖게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흥미로운 현지 보물법이 있다. 영국에서는 이번처럼 오래된 귀중품이 발견되면 먼저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보물인지를 평가받게 된다. 만약 진짜 보물로 판정되면 발견자는 적절한 가격에 지역 박물관에 팔아야한다. 다만 발견자와 땅 소유자는 절반씩 나눠갖는 것이 원칙이다. 마호니는 "은화를 발굴한 직후 지역 보물 발굴 담당자에게 연락했으며 현재 평가 중에 있다"면서 "동전을 지역 박물관에 판매한 돈으로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고싶다"며 기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다이노+] 포르투갈서 ‘최강 육식공룡의 조상뻘’ 신종공룡 발견

    [다이노+] 포르투갈서 ‘최강 육식공룡의 조상뻘’ 신종공룡 발견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고생물학자들이 신종 육식공룡을 발견했다. 이 공룡은 포르투갈 루시타니아 분지에서 발견돼 ‘루시타니아의 사냥꾼’이라는 뜻으로 ‘루소베나토르 산토시’(Lusovenator santosi)라는 학명을 갖게 됐다. 포르투갈 리스본대와 스페인 국립통신대의 공동연구진이 몸길이 3.5m, 키 1m의 이 작은 공룡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역사상 최강 육식공룡 무리인 알로사우루스상과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공룡은 북반구에서 발견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반구서 가장 오래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이들 연구자는 지난 20년간의 발굴 조사에서 화석 조각 몇십 개를 발견했고, 거기서 이번 신종 공룡의 화석 두 구분을 확인했다. 첫 번째 공룡은 약 1억5300만 년 전 살았던 아성체이고, 그다음 공룡은 그보다 800만 년 정도 지난 1억4500만 년 전 살았던 성체의 화석이었다. 이들 모두 쥐라기 후기에 속한다. 특히 신종 공룡은 분류상으로 쥐라기 후기부터 백악기 전기(약 1억5000만~1억년 전)에 존재했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약 1억5400만 년 전에 살았던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화석이 발견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화석은 북반구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강할 수도… 알로사우루스상과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포식자 중에서도 역사상 가장 강한 수준의 집단이다.그 대표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된 백악기 중기 최강 공룡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는 키 12~14m에 달해 백악기 후기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체격과 힘을 자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그리스어로 거대한 폭군을 뜻하는 백악기 전기의 티라노티탄과 역사상 최강 육식공룡으로도 꼽히는 백악기 전기의 기가노토사우루스 등이 있는데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는 이들 공룡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참고로 북반구에서 발견된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 화석은 지금까지 백악기 전기로 한정돼 있었다. 이에 따라 그 이전 시대인 쥐라기에는 아직 북반구에서 번성하지 못했던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신종 공룡의 발견으로 기존 이론보다 2000만 년 전 이미 북반구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리아반도가 이동 중간 지점?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리스본대의 엘리자베테 말라파이어 박사는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과의 분기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포함한 이베리아반도가 중요한 중계점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비슷한 대형 육식공룡의 화석은 앞서 말한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2억 년 전쯤 연결돼 있었던 초대륙 판게아는 1억8000만 년 전쯤 북반구의 로라시아와 남반구의 곤드와나로 분열했다. 이후 로라시아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나뉘었다. 그때 아프리카로 이동했든 북아메리카로 이동했든 이베리아반도가 중계 지점이 됐다고 추정되는 것이다. 즉 루소베나토르 산토시는 이베리아에서 벗어나 세계 각지로 이동한 일종의 선구자였을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7월 1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베를린 인싸 되기? 베지테리언으로 살아 봐

    獨인구 10%인 800만명이 비건채식주의자 위한 레스토랑 많아밀로 만든 고기, 두유로 만든 햄맛과 멋 다 잡은 코스 요리까지 육식파도 고기가 그립지 않더라나는 고기파다. 고기는 안 가리고 다 잘 먹는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엄마가 만들어 주는 떡갈비는 일주일도 넘게 먹을 수 있다. 서울 우래옥에서 먹는 불고기를 평양냉면만큼이나 사랑하고, 아무렇게나 굽는 한우는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다. 바싹 익힌 한우는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내가 베지테리언과 사귀게 되다니. 나를 ‘과격한 육식주의자’라고 놀리던 친구는 말했다. “고기 못 먹어서 어떻게 만나. 너 고기 못 먹으면 히스테리 장난 아니잖아. 아무래도 오래 못 가겠는데?” 나도 이 연애가 엄청 힘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잘 지낸다. 아직까진. 베를린에선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비건(채식주의자) 레스토랑도 자주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먼저 가자고 조를 정도다. 이유는? 맛있어서다. 먹을 만한 정도가 아니라 눈이 동그래질 만큼 맛있다. 남자친구는 치즈와 우유, 생선까지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인데, 우리는 채식보다 더 엄격한 기준의 비건, 즉 유제품과 달걀을 재료로 쓰지 않는 레스토랑에도 자주 간다.단골로 가는 비건 레스토랑은 집에서 멀지 않은 베트남 음식점 ‘안 다오’다. 그곳에서 세이탄(Seitan·밀로 만든 식물성 고기)이 들어간 쌀국수와 비건 햄과 두부, 야채들이 들어간 카레우동과 밥을 즐겨 먹는다. 돌솥 같은 그릇에 국물이 자작하게 담긴 ‘카포’는 콩으로 만든 새우와 그린 바나나, 각종 야채, 견과류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이다. 유기농 콩으로 만든 요구르트와 두유로 만든 조림 국물은 우리네 생선조림처럼 혀에 착 붙는다. 밀로 만든 고기는 진짜 고기처럼 쫄깃쫄깃하고 두유로 만든 햄도 굳이 말하지 않으면 일반 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맛이다. 베를린에서 즐겨 가는 단골집이 비건 음식점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웃긴 일이었다.●베를린 ‘주류문화’가 된 채식 남자친구가 아니었다면 베를린에서 이렇게 채식이나 비건 레스토랑을 자주 가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채식의 문턱이 그 어느 도시보다 매우 낮다는 걸 실감한다. 실제로 베를린은 ‘유럽 비건의 수도’로 손꼽힌다. 동물 복지와 환경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소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채식을 일상화하고 있다. 독일 전체 인구 중에는 10% 해당하는 800여만명이 채식 인구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 있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미 ‘주류문화’가 됐다. 진짜 베를리너가 되려면 베지테리언이 돼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당신도 베를린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혹은 그녀가 베지테리언일 확률은 반 이상이라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장담한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채식과 비건의 수도가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의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베를린에는 채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음식점도 많지만 일반 레스토랑도 ‘채식 메뉴’를 잘 갖추고 있다. 육식주의자인 나와 채식주의자인 남자친구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나 서로 먹고 싶은 걸 사이 좋게 고르고 같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베를린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찾아 멀리 발품을 팔거나 힘들게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동네 음식점 가듯이 언제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 가이드 앱 ‘해피카우’는 이런 ‘비건 프렌들리’ 식당이 베를린에 600여군데 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와 비건을 위한 전문 식당은 200여군데에 달한다.●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 함께 운영하는 ‘카난’ 채식 및 비건 전문 음식점 중에는 지향하는 콘셉트나 의도가 단연 돋보이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은 채식 전문 식당인 ‘카난’(Kanaan)이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그 ‘가나안’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건 두 오너 때문이다. 지금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의 두 사람이 함께 문을 열어 화제가 됐다. 이스라엘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팔레스타인인 잘릴 다빗이 음식을 통해 평화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후무스와 팔라펠을 메인 메뉴로 두고 있다. 후무스는 종류만 7가지에 달한다. 우유와 달걀을 이용한 채식 메뉴가 대부분이고 우유 대신 두유로 만든 요구르트 소스의 후무스 버거 등 비건 메뉴도 잘 갖추고 있다. 이곳이 특별한 건 또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난민과 성 소수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도 큰 이슈가 되는 난민과 인종차별, 성차별적 문제를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적극 해결하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에 필요한 식재료 공장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현지인들을 지속적으로 돕는다. 음식도 맛있다. 강황이 들어간 매콤한 버섯 후무스와 팔라펠 플레이트는 둘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도 많고 맛있다. ●쓰레기 제로 추구하는 ‘프레아 레스토랑’ 독일에선 명품이나 비싼 옷 입고 티 내는 걸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부자들도 잘사는 티를 잘 안 낸다. 베를린 거리에는 그냥 아래위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뿐이다. 내가 베를린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채식을 하는 건 매우 고급스럽고 바람직한 습관이라 여긴다. 육류를 먹지 않음으로써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환경에서 사는 걸 막을 수 있고, 지구 환경을 보호할 수 있으며, 자신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니 채식만큼 쉽고 적합한 것이 없다고들 생각한다. “왜 베지테리언이 됐어?” 남자친구를 만난 첫날 물어봤던 것 같다. “동물을 비윤리적으로 사육하고 고기를 얻는 공장식 육류 산업에 반대하기 때문이야. 내가 쓰는 돈이 그곳으로 가는 게 싫어. 고기를 안 먹은 건 열네 살 때부터인데, 그렇다고 고기를 아예 안 먹는 건 아니야. 아이들이 먹다 남긴 치킨이나 고기는 일부러 먹기도 해. 버려지려고 죽은 애들이 아니니까. 야생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사냥꾼에게 잡힌 고기도 맛은 봐. 걔네는 행복하게 살다가 간 거잖아.” 먹다 남긴 고기를 가끔 그가 먹을 때, 즐거워서 먹는 게 아니란 건 이미 표정에서 알겠다. 도저히 못 먹겠는 건 그도 남긴다. 하지만 원래 음식을 안 남기고 먹는 스타일이라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더구나 그게 고기라면 남이 주문한 음식이라도 버리지 않으려고 대신 먹는다. 나도 가급적이면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다. 베를린의 레스토랑은 음식의 양이 기본적으로 많아서 고기 메뉴를 시키면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그냥 채식 메뉴를 시킬 때도 있다. 남기지 않는 것,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 또한 베를린에서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제로’로 만들자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하는 이유다.미테 한복판에 있는 ‘프레아’(FREA)는 ‘세계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식재료는 가까운 산지에서 포장되지 않은 상태로 공급받고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테이블에는 일회용 냅킨 대신 부드러운 면 손수건을 놓는 식이다. 음식은 모두 채식과 비건 메뉴로 돼 있으며 일체의 동물성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이즐넛을 이용해 만드는 커피와 쌀로 만든 우유, 직접 만드는 사워도 빵과 파스타 등 더 건강하고 질 좋은 재료를 만드는 데 열심이다.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것이 기본 취지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쓰레기는 레스토랑 내에 설치된 음식물 처리 기계를 통해 퇴비로 만든다.베를린의 힙스터들이 모이는 ‘프레아’에서 머리를 앙증맞게 옆으로 묶은 남자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음식을 고른다. 건강식 샐러드와 홈메이드 파스타 혹은 구운 감자가 메인으로 나오는 점심코스는 16유로. 적당한 가격에 폼 내기도 좋아서 서울에서 친구가 오면 당장 데려가고 싶은데, 여행은 언제나 가능해질까. 채식 어렵다고? 베를린 마트 ‘비건 패티’ 즐겨 봐●비건 음식이 파인다이닝을 만났을 때 ‘러키 리크’ 남자친구를 만난 지 1년, 베를린에서 산 지 7개월이 된 기념으로 모처럼 근사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러키 리크’ 레스토랑은 비건 음식을 파인다이닝 콘셉트로 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베를린에서 꼭 가 봐야 할 비건 레스토랑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베를린에서 더 많은 비건 음식과 레스토랑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터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 저녁에만 열고 코스요리로만 내기 때문에 아무 때나 가긴 버거웠다.2011년에 오픈한 ‘러키 리크’는 두부나 콩을 이용한 단순한 비건 음식이 아니라 실제 소고기처럼 느껴지는 스테이크, 일반 치즈와 전혀 분간이 안 가는 비건 치즈 등을 독창적으로 선보이며 입소문을 탔다. 비트를 구워 만든 스테이크가 어떻게 진짜 스테이크 같은 맛을 내는지 너무 궁금했다.‘러키 리크’의 메뉴는 딱 한 가지. 샐러드, 수프, 두 가지의 메인 음식, 디저트로 구성된 메뉴에서 3코스, 4코스, 5코스로 고를 수 있다. 우리가 간 날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 대신 아스파라거스로 만든 슈니첼(독일식 돈가스)과 여러 가지 곡물과 야채로 바삭하게 만든 슈니첼이 메인으로 있었다. 아스파라거스 슈니첼은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뻔한’ 맛이 났지만, 곡물 슈니첼은 바삭바삭한 식감이 진짜 고기를 씹는 것 같았다. 아몬드로 만든 리코타 치즈도 진짜 치즈 같고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우유 없이 만들었다는 걸 알아채기 어려웠다. 소문대로 러키 리크는 비건 음식을 먹을 때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2% 부족한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하는 ‘채식’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겐 환경과 동물 보호를 위한 설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채식을 즐길 수 있으려면 고기 맛이 ‘별로’ 그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능동적인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다. 고기 굽는 소리나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이는 사람들이 신념만 가지고 채식을 하기엔 너무 고행이 따를 테니까. 유럽의 비건 마켓 ‘베간츠’의 창업자인 얀 브레딕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비건 푸드가 비(非)비건 음식보다 맛있지 않으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고 했는데, 그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고기가 그립지 않은 비건 음식, 과연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매번 햄버거를 사 먹는 게 지겨워서 집에서 만들어 먹은 적이 있다. 패티는 슈퍼마켓 ‘레베’에서 샀다. 남자친구는 비건 버거로 유명한 ‘비욘드 버거’ 패티를, 나는 소고기 패티를 샀다. 베지 버거는 가히 패티계의 혁명이라 느껴질 맛이었다. 일반 고기와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고, 식감은 더 부드럽고 가벼웠다. 이 놀라운 맛은 이미 빌 게이츠도 투자할 만큼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이 ‘식물성 고기’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일반 고기 패티가 2유로대인데 이 비건 버거는 5유로가 넘는다는 것. 진짜 고기이고 가격까지 저렴한데도 더 비싼 비건 패티를 사 먹고 싶은 건 맛 경쟁력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베를린에 와서 고기가 들어간 메뉴를 시키고 남기는 반복을 줄였다. 고기를 끊겠다는 생각을 아직 해 본 적은 없지만, 고기를 먹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비건 음식을 먹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베를린에서 채식은 이제 그냥 하나의 유행, 일상의 방식으로 통한다. 그중 비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서 음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건 패션과 뷰티 아이템, 비건 투어 프로그램 등 라이프 스타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뷰티 제품은 베를린에서 음식만큼 관심이 높은데, 이곳의 흔한 드럭 스토어인 데엠과 로스만에만 가도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뷰티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대형 숍들은 식물성 100%의 자체 비건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베를린에서 산 뒤에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도 거의 반 이상 줄었다. 전에는 쳐다도 안 보던 비건 음식과 채식에 맛을 들이고 있는 요즘, 나는 조금씩 진짜 베를리너가 돼 가는 기분이 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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