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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홍식 삼성아토피나 사장

    삼성아토피나 고홍식(56) 사장의 파격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화학업계 최초로 직원이 원하는 대로 부서를 배치하는 ‘상향식 인사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프랑스 토탈그룹으로부터 7억 75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출범한 종합석유화학 회사답게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최근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과장급 이상 간부 210명을 대상으로 직무만족도를 직접 조사했다.업무변경을 요청한 팀장급 15명 등 전 간부의 8%에 해당하는 28명을 희망업무에 전보했다. 직원들을 자신이 희망하는 부서로 배치해 조직의 효율화를 극대화하고,부서내 의견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회사와 임직원이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고 사장의 지론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고 사장의 ‘틀을 깨는’ 조직개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2001년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국내영업·수출·기획·구매·지원부서를 서울에서 충남 대산단지로 이전·통합했다.연구소도 대덕에서 충남 대산단지로 옮겨 개발·생산·영업이 같은 장소에서 이뤄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고 사장은 부임 1년 만인 2002년에는 ‘고객중심 경영철학’을 접목시켜 영업과 고객지원 등 판매부서 전체에 대해 ‘모바일 오피스체제’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이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해외영업 사원으로 확대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객이 있는 사무실이 곧 영업사원의 사무실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 사장은 지난해에도 대산단지내 10여개 단위공장을 대상으로 공장별 ‘소사업부제’ 개념을 도입,과장급 간부사원이 소공장장을 맡도록 했다. 그는 특히 이달 초 최고경영자와의 대화창구인 ‘골든벨’을 사내 인터넷망에 오픈했다.그는 “CEO와의 대화는 회사발전과 임직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에서 ‘열린 대화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종락기자˝
  • 조계종 ‘불교역사문화관’ 문열다

    조계종이 종단 총본산 성역화 사업의 하나로 건립을 추진해온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본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종 총무원은 지난 2002년 4월 기공식 후 2년여 만에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본관 건물 건립공사를 마무리짓고 17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내 이 기념관 1층홀에서 1차 준공식 및 마애삼존불 부조물 제막식을 가졌다. 준공식은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비롯한 종단의 요인들과 문화관광부 오지철 차관,청와대불자회 조윤제 회장,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으며 준공식이 끝난 뒤 1층홀 벽면에 설치된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 부조물 제막식이 있었다. 이날 준공된 지상 4층,지하 4층 규모의 기념관 본관에는 현재 중앙종무기관 행정센터가 입주해 업무수행을 하고 있으며,국제회의장과 전통문화공연장이 들어서는 2차 공사는 연말까지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기념관은 총무원,종회 등 종단 행정기관 말고도 불교중앙박물관,전통문화예술공연장 등이 들어서 전국 25개 교구 본사를 총괄하고,교육과 포교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총무원 청사로 사용되며 현대 조계종의 역사를 증언했던 불교중앙회관은 이달 말쯤 철거가 시작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그 자리에 지상 2층,지하 4층의 국제회의장과 전통문화기념관이 들어서게 된다. 불교중앙회관은 지난 1971년 당시 총무원장 청담 스님의 지시로 기공된 후 우여곡절을 거친 조계종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핵심 건물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노동자분신 ‘勞·勞 갈등’ 조짐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탁학수)가 사내협력업체 전 근로자 박일수씨 분신자살사건 처리를 놓고 분신대책위와 의견차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단체와의 관계를 끊을 뜻을 비쳐 주목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7일 성명을 통해 “박씨 분신자살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중심의 분신대책위가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분신대책위가 요구를 무시하고 특정 목적을 위해 현 사태를 악용하면 민주노총을 포함한 울산지역 노동단체와 모든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날 새벽 협력업체 해고근로자 3명이 기습적으로 회사안 크레인 점거농성을 한 데 대해서도 힘과 물리력을 동원한 극단적인 방법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성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박씨 분신대책위는 북구 화봉동 현대병원에 있던 박씨 시신을 이날 오후 5시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인근 울산대학병원 영안실로 옮겼다. 앞서 이날 오전 6시쯤 이운남(34·사내하청노조 조직부장)씨 등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 전 근로자 3명이 현대중공업 회사안 정문 근처에 있는 219호 크레인(높이 30m) 위에 기습적으로 올라가 농성을 하다 오전 11시쯤 회사 경비대원들에 의해 해산돼 경찰로 넘겨졌다. 이씨 등은 ▲하청노조 인정과 노조활동 보장 ▲하청노동자 부당착취 중단 등을 요구했다.회사측은 투신에 대비해 크레인 아래에 매트리스 등을 깔고 경비원 60여명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 해산했다. 분신대책위는 이날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16일 오후 7시30분쯤 박씨 유족인 딸을 납치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유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직접 만나 들어보려고 했으나 분신대책위측에서 막아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포천 실종 女보험설계사 통장·피묻은 수건 발견

    포천 여중생 엄모(15)양 피살과 여 보험설계사 A(47)씨 실종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포천경찰서는 16일 A씨의 통장과 피묻은 수건 등 유류품을 포천시 군내면 직두리 수원산 미타사 인근 지방도로 56호 옆 배수로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살해된 뒤 유기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미타사 주변에서 집중적인 수색작업을 벌이는 한편 A씨와 금전거래가 있었던 이들의 통화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A씨의 아반떼XD 승용차가 지난 12일 발견된 포천시 군내면 하성북리 청성공원 주차장에서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진 56호 도로변에서 A씨의 통장 11개와 명함 3장,피묻은 수건 1장,소형수첩 1개,A씨의 이름이 새겨진 볼펜 3자루 등을 수거했다. 유류품 발견 장소는 A씨가 마지막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한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 김종도 GM대우차 상무

    GM대우차의 김종도(50) 홍보담당 상무는 자동차 홍보업계의 터줏대감격이다. 지난 87년 대우자동차 홍보실장을 시작으로 대우자동차판매 홍보담당 이사,대우차 홍보담당 이사를 거치면서 격동기의 회사를 지켜왔다. 대우그룹이 ‘세계경영’을 내걸었을 때는 유럽과 아시아,북미 등을 드나들며 공격적인 홍보에 힘을 쏟았다.대우차가 GM으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임원들이 대거 교체됐지만 언론관계를 원만히 처리한 점을 인정받아 유임됐다.GM대우 출범 이후 매일 영어방송을 듣고 영자신문을 보는 등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보 임원으로는 드물게 ‘공수 겸장’이라는 평과 함께 회사내의 신망도 두텁다.부하 직원들에게 최대한 권한을 위임해 자유롭게 사고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끈다.대우재단빌딩 7층에 위치한 집무실은 사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든다.그러나 주요 현안이 생기면 신속하고 명쾌하게 대안을 제시하는 속전속결식 업무 스타일을 선호한다. 주말이면 집 근처 인왕산과 북한산을 오르며 매일 새벽 러닝 머신을 이용할 정도로 체력관리에도 철저하다. 김 상무는 “회사가 한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홍보맨이 신뢰를 잃게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1弗 1000원’ 대비령

    ‘환율 1000원 시대에 대비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방어책에도 불구,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에서 좀처럼 올라가지 않자 주력기업들이 수출 기준환율을 1050원으로 잡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올해안으로 예상되는 중국 위안화 절상이 우리 정부의 환율정책에 압박을 가해 원화가 동반 상승하는 반면 일본정부가 엔화가치 상승 저지에 성공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중이다.올해 수출 기준환율을 1050원(수입 1250원)으로 책정한 LG그룹은 15일 환차익보다는 ‘환리스크 제로’를 목표로 헤지(위험회피)비율을 늘리고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는 등 계열사별로 환율 유연성 확보에 나섰다. LG경제연구원은 이에 앞서 연간 환율전망을 1145원으로 예상,헤지의 목적을 환차익보다는 리스크 축소에 둘 것을 계열사들에 권고했다.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연간 환율을 1110원까지 내다봤다. LG전자는 최근까지 한달 단위로 환율전망을 받아 수출입 결제수단을 결정해왔지만 최근 하루단위로 환율을 체크하고 있다.헤지비율을 10% 올리고 유로화 결제비율을 확대하는 한편 외화예금 및 매출채권을 거의 없앴다. LG상사는 옵션이나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보다는 선물환 제도를 적극 이용,환차손이나 환차익을 내기보다는 리스크 자체를 ‘0’으로 하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현재 95%인 헤지비율을 100%로 높일 계획이다. LG 정상국 부사장은 “기술개발,가격 결정력 제고 등을 통해 환율 1000원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하루 200건 이상 외화결제가 이뤄지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1150원이던 수출 기준환율을 올해 11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외화의 입출금을 날짜별로 일치시키는 매칭(Matching)이나,외화부채·자산 결제시 환차액만을 주고 받는 네팅(Netting) 등 기본적인 환관리 방법 외에 본사와 17개 해외법인이 실시간으로 환변동 사항을 체크,사내 결제 시스템과 환율 변동을 연계하고 있다.현재 20%선인 유로화 결제비중도 높여나갈 방침이다. 다만 “환차익도 환차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방침에 따라 제품 경쟁력 강화로 1000원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환율이 100원 오르더라도 반도체 가격을 1달러만 올리면 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수출 기준환율을 현재 시세보다 90원이나 낮은 1070원으로 책정하고 달러 결제대금의 40%에 대해 선물환 헤지를 해놓는 등 환리스크를 피해가고 있다.현대차 관계자는 “환율시세를 반영하지 않는 선물환 거래를 확대하고 해외공장 생산분을 늘리는 한편,유로화 결제를 늘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수주금액에서 선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40%나 돼 원화강세 피해가 아직 직접적이지는 않다.하지만 삼성중공업이 기준환율을 1050원으로 책정하고 대우조선은 선물환 규모를 최대한 늘리는 등 ‘불끄기’에 나섰다.이밖에 LG화학이 지난해보다 85원이나 낮춘 1100원으로 기준환율을 설정하고 삼성석유화학도 1150원으로 전망했던 환율을 1100원으로 재조정하는 등 업체마다 경영계획을 새로 짜다시피 하고 있다.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
  • “비정규직 차별말라”유서 현대重 협력업체 前근로자 분신자살

    최근 노사화합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 협력업체 전 근로자가 분신자살,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오전 5시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선실공장 뒤에서 사내협력업체 인터기업 전 근로자 박일수(50·울산시 동구 일산동) 씨가 분신자살했다.박씨의 분신현장에서 휘발유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1.8ℓ짜리 페트병이 있었으며,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철폐를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에서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차별과 멸시,박탈감,착취에서 오는 분노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또 “그동안 처우개선과 차별경영 개선을 요구했으나 문제 개선에 접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박씨는 지난해 7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사내에서 배포하다 근무 중인 인터기업과 갈등이 생겨 지난해 12월31일 퇴사했으며 이날 오전 4시쯤 사내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지방경찰청은 15일 현대중공업과 인터기업 관계자 등을 상대로 박씨의 근무 당시 차별이나 불이익 등 자살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박씨의 사체를 부검하려고 했으나 민주노총 대책위원회의 저지로 무산됐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현대병원 앞에서 근로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대회를 갖고 “박씨의 장례를 ‘울산노동자장’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박씨의 시신이 안치된 울산시 북구 현대병원 영안실 주변에는 민주노총 관계자 등 근로자 200여명이 지키고 있으며,경찰도 3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박씨의 분신자살과 관련,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울산지역본부는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일제히 냈다.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각 노동단체들이 박씨의 분신자살을 이용해 조직의 위상을 강화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짙다.”며 “사건 해결의 모든 절차와 권한을 현대중공업 노조에 일임하라.”고 주장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누군들 고통속에 머무르고 싶은 이가 있겠는가. 지금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고요한 평온을 누리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쉽지 않느니,아주 드물게는 이대로 영원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오,그때는 순간으로 짧은 것. 비록 짧게였지만 깊게 느껴졌던 그 순간을 맛본 사람은 자주 꿈을 꾸느니.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에 대하여 꿈 꾸느니. 오늘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배우러 또 길을 떠난다.길은 경남 하동 섬진강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푸른 전설과 향기짙은 신화의 몸 위로 흘러간다.언제 걸어도 새로운 길이다.길에서 만난 바람에게 묻는다.하동의 옛 일과 옛 사람을 묻는다.옛 사람 가운데서 노랫말 없는 노래를 소리로 부르면서 근심걱정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가르쳤던 쌍계사 혜소(慧昭,774∼850) 스님 소식을 묻는다. 그 스님이 말했던가,노래했던가.노래한다는 것은 뭍 새들 우는 소리,뭍 벌레들 우는 소리,바람소리 물소리 천둥소리 빗소리,아 서리내리는 소리 속으로,숨어 흐느껴 우는 외로운 사람 울음소리 속으로,입으로 소리내지 않고 마음으로 우는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 한몸이 되는 것이라고.가서 자연이 되는 것이라고.그리하여 모든 것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그것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이라고.그 스님은 쌍계사에 계실거라고 바람이 말했다.어쩌면 보고도 못 알아 볼지 모른다는 야릇한 말을 나그네 뒤에다 던지고는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하동 옛일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고 송림(松林) 바람이 전해준다. ●자연에 동화돼야 고통 사라져 하동은 신라와 백제가 서로 뺏고 빼앗기는 두 나라의 변방이면서도 서울 못지않은 전략거점이었다.진주도 한동안 백제 땅이었다.신라에 진주를 내주고 하동으로 물러선 백제는 더 후퇴할 수가 없었다. 신라는 하동을 넘고 섬진강을 건너야 호남평야를 얻고 중국 가는 편리한 뱃길을 잡을 수 있었다.두 나라의 전투는 하동 땅 산과 들에서 자연 오래 끌고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젊은 사내들의 목숨이 서로 겨눈 창 끝에서,화살 끝에서,칼날 위에서 이슬같이 스러져 갔다.그 젊은 영혼들의 산화(散花)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지리산 철쭉꽃으로,차꽃으로 피고 졌다. 산화란 비록 꽃은 피었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라는 식물학적 정의도 있으려니와 절집의 재식(齋式)에서 범패(梵唄)를 부르며 꽃을 뿌리는 일을 두고서도 일컫는 말이니,쌍계사에 살았던 저 혜소 스님이 범패를 세속으로 모셔 내려와서 민중으로 하여금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한가지 지혜로 응용하셨으니,하동의 옛일이야말로 이 땅의 향기 짙은 신화가 아니겠는가. 두 나라 전쟁의 참화가 오래 절규했던 하동 땅이었으므로 이 모진 아픔을 치유해 사람이 이웃하여 살게 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사랑의 힘이 필요했을 것이다.그 사랑으로 두루 평온을 숨쉬는 공존의 미학이 생겨나도록 하동 사람들이 빌었을 것이다. ●영·호남이 하나된 공존의 미학 `花開洞天’ 기원은 마침내 이루어졌다.하동 말씨에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이 자리잡았고,하동의 음식 맛에 전라도의 간과 향기가 배어 있음이 그것이다.둘이면서 하나가 된 공존의 미학을 완성시킨 전형적인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그 문화는 전라도와 경상도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섬진강 강물을 나눠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어머니 젖을 나눠먹고 자란 형제들인 것이다. 이같은 하동의 옛일은 이미 화엄사상이 만개할 토양이 되었고,화엄이 꽃 피는 화개동천(花開洞天)을 만들었다. 나그네는 송림을 지나 키낮은 차나무들의 높은 푸름을 쓸어안아 보면서 섬진강 기슭으로 난 그림 같은 길을 따라 걸어오른다.화개(花開)다.화개장터다. 화개 골짜기는 유난히도 절이 많았다.시대마다 예사로 쉰개가 넘는 절들이 화개천 물소리를 나누어 들으면서 이쪽저쪽 산자락마다 들어 앉아서는 고통의 바다 건너는 법을 묻고,대답하면서 한 천년을 좋이 살았다.절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하동 역사 속에 아프게 저며 넣어진 젊은 목숨들이 이승에 살아남은 자들을 향하여 왜 사느냐고 물어온 화두를 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그랬을 것이다.적어도 하동땅에서 삶을 곧추세우려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옛사람들이 던져 놓은 저 생사(生死)화두를 들고 밤을 지새워봐야 옳다. 참 무겁고 힘에 버거운 명제다.이같은 명제를 신명나게 풀어서 세상 사람들의 일상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세상 사는 지혜를 일러준 한 사람을 만나보면 세상살이가 지겹고,고통스럽고,후회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나그네는 성큼 쌍계사 일주문을 들어선다.아직은 겨울의 품안이라 손이 시리다. 대웅전 오르는 돌계단 아래서 나그네가 물어 물어 찾아 온 혜소 스님의 그림자를 만났다. 국보 제 47호 ‘진감선사대공탑비(眞鑑禪師大空塔碑)’다.신라 사람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손수 썼다. 나그네가 찾는 혜소스님이 진감선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분이다. 838년쯤엔가 민애왕이 혜소스님을 만나고 싶다는 간곡한 청을 넣었으나 그는 승려가 권력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완곡히 사양한 일이 있었다.왕은 나라를 생각하면 되고,승려는 그 나라의 백성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백성을 생각하는 것은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백성들의 나라이며,백성은 왕이 낳은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신 것이니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정치하는 왕이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지만 승려는 그 사람들을 섬겨야 하므로 비록 만난다 하더라도 아무 도움될 일이 없다고 했다. 인물 잘나고,좋은 옷으로 몸을 치장했으며,정치와 권세에 도움되는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어 왕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세속에서 찾는 것이 옳다는 말도 했다. 민애왕은 존경심이 우러나서 존경의 뜻으로 사신을 보내면서 혜조(慧照)라는 법명을 내렸다. 지혜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는 지극한 존경심을 담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가져온 사신은 민애왕의 간곡한 청을 다시 전했다.경주까지 한 번만 다녀가시라는 부탁이었다.그래도 응하지 않았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민애왕이 내린 이름의 비칠 조(照)를 부를 소(昭)로 고쳐버렸다.이 시대를 사는 스님들이 새기고 또 새겨봐야 할 옛일이다. 그는 고통받는 민중을 구원할 수 있게 되기를 목표로 정하고 수행을 시작했다.하지만 민중의 고통은 바다같이 넓고 커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구원이 될지 그것을 아는 것이 더 급했다. 민중을 구원한다는 일이 자칫 화려한 관념적 수사에 그쳐버리고 실제로는 민중에게 고통을 더하는 짓이 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 속으로 들어가서 그 자신이 민중으로 살아가야만 민중의 고통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는 점이었다.깨달아야만 실천할 수 있는 것.그러자면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나와 민중을 둘로 양립시켜서는 안 된다.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그래야 하는 일이 즐겁고,즐거워야만 오래 계속할 수 있다.그는 자신이 큰힘 들이지 않고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이 가장 흔하고 큰 것이기는 하지만 남에게 줄 옷과 밥을 마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계속하기란 불가능하고,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칫 자신을 자랑하게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 오랜 궁리 끝에 일감을 찾아냈다.몸이 불편하거나 가난하여 신발을 신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짚신을 삼아서 신겨주기로 했다. 짚신 삼는 솜씨는 자신도 갖고 있었다.짚을 장만하는 데는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짚을 구해 잘 손질하여 일을 시작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저절로 입에서 염불이 흘러나왔다.굳이 염불이라 할 것도 없었다.그냥 좋으니까 흥얼흥얼거리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13)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상)

    누군들 고통속에 머무르고 싶은 이가 있겠는가. 지금 이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고요한 평온을 누리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게 쉽지 않느니,아주 드물게는 이대로 영원했으면 싶을 때도 있었지만, 오,그때는 순간으로 짧은 것. 비록 짧게였지만 깊게 느껴졌던 그 순간을 맛본 사람은 자주 꿈을 꾸느니.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것에 대하여 꿈 꾸느니. 오늘은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배우러 또 길을 떠난다.길은 경남 하동 섬진강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푸른 전설과 향기짙은 신화의 몸 위로 흘러간다.언제 걸어도 새로운 길이다.길에서 만난 바람에게 묻는다.하동의 옛 일과 옛 사람을 묻는다.옛 사람 가운데서 노랫말 없는 노래를 소리로 부르면서 근심걱정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을 가르쳤던 쌍계사 혜소(慧昭,774∼850) 스님 소식을 묻는다. 그 스님이 말했던가,노래했던가.노래한다는 것은 뭍 새들 우는 소리,뭍 벌레들 우는 소리,바람소리 물소리 천둥소리 빗소리,아 서리내리는 소리 속으로,숨어 흐느껴 우는 외로운 사람 울음소리 속으로,입으로 소리내지 않고 마음으로 우는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 한몸이 되는 것이라고.가서 자연이 되는 것이라고.그리하여 모든 것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그것이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법이라고.그 스님은 쌍계사에 계실거라고 바람이 말했다.어쩌면 보고도 못 알아 볼지 모른다는 야릇한 말을 나그네 뒤에다 던지고는 숲으로 들어가버렸다. 하동 옛일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고 송림(松林) 바람이 전해준다. ●자연에 동화돼야 고통 사라져 하동은 신라와 백제가 서로 뺏고 빼앗기는 두 나라의 변방이면서도 서울 못지않은 전략거점이었다.진주도 한동안 백제 땅이었다.신라에 진주를 내주고 하동으로 물러선 백제는 더 후퇴할 수가 없었다. 신라는 하동을 넘고 섬진강을 건너야 호남평야를 얻고 중국 가는 편리한 뱃길을 잡을 수 있었다.두 나라의 전투는 하동 땅 산과 들에서 자연 오래 끌고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젊은 사내들의 목숨이 서로 겨눈 창 끝에서,화살 끝에서,칼날 위에서 이슬같이 스러져 갔다.그 젊은 영혼들의 산화(散花)가 다시 이승으로 돌아와 지리산 철쭉꽃으로,차꽃으로 피고 졌다. 산화란 비록 꽃은 피었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라는 식물학적 정의도 있으려니와 절집의 재식(齋式)에서 범패(梵唄)를 부르며 꽃을 뿌리는 일을 두고서도 일컫는 말이니,쌍계사에 살았던 저 혜소 스님이 범패를 세속으로 모셔 내려와서 민중으로 하여금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한가지 지혜로 응용하셨으니,하동의 옛일이야말로 이 땅의 향기 짙은 신화가 아니겠는가. 두 나라 전쟁의 참화가 오래 절규했던 하동 땅이었으므로 이 모진 아픔을 치유해 사람이 이웃하여 살게 하기 위해서는 비범한 사랑의 힘이 필요했을 것이다.그 사랑으로 두루 평온을 숨쉬는 공존의 미학이 생겨나도록 하동 사람들이 빌었을 것이다. ●영·호남이 하나된 공존의 미학 `花開洞天’ 기원은 마침내 이루어졌다.하동 말씨에 전라도 사투리의 억양이 자리잡았고,하동의 음식 맛에 전라도의 간과 향기가 배어 있음이 그것이다.둘이면서 하나가 된 공존의 미학을 완성시킨 전형적인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그 문화는 전라도와 경상도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섬진강 강물을 나눠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활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어머니 젖을 나눠먹고 자란 형제들인 것이다. 이같은 하동의 옛일은 이미 화엄사상이 만개할 토양이 되었고,화엄이 꽃 피는 화개동천(花開洞天)을 만들었다. 나그네는 송림을 지나 키낮은 차나무들의 높은 푸름을 쓸어안아 보면서 섬진강 기슭으로 난 그림 같은 길을 따라 걸어오른다.화개(花開)다.화개장터다. 화개 골짜기는 유난히도 절이 많았다.시대마다 예사로 쉰개가 넘는 절들이 화개천 물소리를 나누어 들으면서 이쪽저쪽 산자락마다 들어 앉아서는 고통의 바다 건너는 법을 묻고,대답하면서 한 천년을 좋이 살았다.절이 그토록 많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하동 역사 속에 아프게 저며 넣어진 젊은 목숨들이 이승에 살아남은 자들을 향하여 왜 사느냐고 물어온 화두를 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그랬을 것이다.적어도 하동땅에서 삶을 곧추세우려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옛사람들이 던져 놓은 저 생사(生死)화두를 들고 밤을 지새워봐야 옳다. 참 무겁고 힘에 버거운 명제다.이같은 명제를 신명나게 풀어서 세상 사람들의 일상사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세상 사는 지혜를 일러준 한 사람을 만나보면 세상살이가 지겹고,고통스럽고,후회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나그네는 성큼 쌍계사 일주문을 들어선다.아직은 겨울의 품안이라 손이 시리다. 대웅전 오르는 돌계단 아래서 나그네가 물어 물어 찾아 온 혜소 스님의 그림자를 만났다. 국보 제 47호 ‘진감선사대공탑비(眞鑑禪師大空塔碑)’다.신라 사람 고운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손수 썼다. 나그네가 찾는 혜소스님이 진감선사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분이다. 838년쯤엔가 민애왕이 혜소스님을 만나고 싶다는 간곡한 청을 넣었으나 그는 승려가 권력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완곡히 사양한 일이 있었다.왕은 나라를 생각하면 되고,승려는 그 나라의 백성을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백성을 생각하는 것은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백성들의 나라이며,백성은 왕이 낳은 것이 아니라 하늘이 내신 것이니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왕은 백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정치하는 왕이 추구하는 것은 사람을 다스리는 일이지만 승려는 그 사람들을 섬겨야 하므로 비록 만난다 하더라도 아무 도움될 일이 없다고 했다. 인물 잘나고,좋은 옷으로 몸을 치장했으며,정치와 권세에 도움되는 학식과 경험을 두루 갖추어 왕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세속에서 찾는 것이 옳다는 말도 했다. 민애왕은 존경심이 우러나서 존경의 뜻으로 사신을 보내면서 혜조(慧照)라는 법명을 내렸다. 지혜의 빛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는 지극한 존경심을 담은 이름이었다. 이름을 가져온 사신은 민애왕의 간곡한 청을 다시 전했다.경주까지 한 번만 다녀가시라는 부탁이었다.그래도 응하지 않았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민애왕이 내린 이름의 비칠 조(照)를 부를 소(昭)로 고쳐버렸다.이 시대를 사는 스님들이 새기고 또 새겨봐야 할 옛일이다. 그는 고통받는 민중을 구원할 수 있게 되기를 목표로 정하고 수행을 시작했다.하지만 민중의 고통은 바다같이 넓고 커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구원이 될지 그것을 아는 것이 더 급했다. 민중을 구원한다는 일이 자칫 화려한 관념적 수사에 그쳐버리고 실제로는 민중에게 고통을 더하는 짓이 되기 쉽다는 것을 깨닫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 속으로 들어가서 그 자신이 민중으로 살아가야만 민중의 고통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는 점이었다.깨달아야만 실천할 수 있는 것.그러자면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나와 민중을 둘로 양립시켜서는 안 된다.하나가 되어야만 한다.그래야 하는 일이 즐겁고,즐거워야만 오래 계속할 수 있다.그는 자신이 큰힘 들이지 않고 즐겁게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헐벗고 굶주리는 고통이 가장 흔하고 큰 것이기는 하지만 남에게 줄 옷과 밥을 마련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의 능력으로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계속하기란 불가능하고,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자칫 자신을 자랑하게 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 오랜 궁리 끝에 일감을 찾아냈다.몸이 불편하거나 가난하여 신발을 신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게 짚신을 삼아서 신겨주기로 했다. 짚신 삼는 솜씨는 자신도 갖고 있었다.짚을 장만하는 데는 큰돈 들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짚을 구해 잘 손질하여 일을 시작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저절로 입에서 염불이 흘러나왔다.굳이 염불이라 할 것도 없었다.그냥 좋으니까 흥얼흥얼거리는 소리가 저절로 흘러나왔다.˝
  •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김종선(29)·신현정(31)씨

    연애하는 1년 반 동안 정말 많은 일을 거쳤기 때문일까.이 지면을 빌려 축하도 받고,결혼한다고 자랑도 하고 싶다.아직 결혼을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우리는 요즘 유행하는 연상연하 커플이자,사내커플(웅진코웨이개발)이다.하지만 그녀는 근무지가 부산,난 서울이기 때문에 만날 기회가 없었다.교육쪽의 일을 맡고있던 터라 출장을 가면 강사들을 많이 만나는 편인데,이상하게도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었다.‘같은 회사에,그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 어느날 그녀가 서울에 교육을 받으러 왔고,인연이 되려했는지 내 옆자리에 앉게 됐다. 그때 조금씩 얘기를 나누면서 호감을 가지게 됐고,부산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다가 문득 생각나서 전화를 건 것을 인연으로 다시 서울에서 만나게 됐다. 그때 그녀도 내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뿌듯했다∼.하루 데이트를 하면서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이후 더 자주 전화를 하고,그렇게 마음으로만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우리의 관계를 급진전시켰던 것은 바로 교통사고.그녀를 집에 바래다 주다 사고가 났다.처음 낸 사고가 하필 그녀와 함께 있을 때라니….‘이제 끝이다.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서로를 더 믿고 의지하게 됐고,얼마 안 돼 서로를 부모님께 소개시켜 드리면서 하늘과 땅에 돈을 본격적으로 뿌리기 시작했다.열차시간,비행기시간을 꿰고,부산 지하철 노선까지 이제 외우고 다닐 지경에 이르렀다.물론 회사에는 그때까지도 비밀이었다.어쩔 수 없는 사내커플의 운명이랄까. 그녀의 생일날,프러포즈를 했고 이제 원거리 연애가 해피엔딩을 맺는다.그녀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그런 만큼 앞으로 알콩달콩 잘 살아야지.축하 많이많이 해주시길. 결혼 골인기념 팁! 원거리 연애를 하십니까? 집이 멀다는 핑계로 그녀(그)의 집에 잠시 들르세요.서로의 가족과 급속도로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 [盧 측근비리 청문회] 증인도 비웃은 맥빠진 청문회

    “핵심증인들은 청문회를 비웃 듯 아예 나오질 않고 그나마 나온 증인들은 질문을 못받거나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의원들은 부실한 준비로 진상규명은 커녕 재탕 삼탕 의혹만 부풀리고….” 청문회 부실론이 거세다.지난 10일부터 시작된 국회 법사위의 ‘불법대선자금 진상규명 청문회’가 12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그러나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실체적 진상규명이라는 청문회 개최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더기 불출석 핵심증인들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지난 11일 열린 증인으로 이기명 전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은 “증인채택과 조사내용이 편파적이다.”는 등의 사유서를 내고 불출석했다.이씨는 대신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에 대선자금 청문회를 주도하는 한나라당을 ’적반하장당’으로 비판,국회를 경시한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민주당 김경재·함승희 의원 등은 이호철 민정비서관이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사유서 제출도 없이 불출석하자 “국회를 능멸하는 행위”라며 오는 20일 경찰청 청문회 때는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와도 질문한번 못받아 불성실 답변도 난무했다.지난 11일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봉수 마사회 부회장은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어떻게 마사회 부회장이 됐느냐.”고 묻자 “임명권자에게 물어보라.”며 내뱉었고 썬앤문의 문병욱 회장은 노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직접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이심전심으로 도왔다.”고 진술,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답변으로 일관했다. 출석하고도 질문한번 못받아 화를 내는 증인들도 있었다. 12일 증인으로 출석한 박가서 김성태씨 등 부산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의원들이 증인신청을 해놓고 한마디도 묻지 않은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김기춘 위원장은 “증인들이 많아 하루 종일 한마디도 못하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양해해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못말리는 의원들 열린우리당은 이번 청문회를 ‘범죄집단이 수사기관을 조사한 최초의 청문회’로 규정,청문회를 실력저지하거나 엉뚱한 질의로 희화화하는데 일조했다. 우리당은 청문회 첫날인 10일 금감원 청문회장을 점거,청문회를 파행시킨데 이어 11일 대검 청문회에서도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로 청문회 진행을 방해했다.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김대평 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과 박흥수 농업경영인 중앙회장 등에게 “바쁘시죠.청문회에 왜 나왔느냐.”는 등 청문회와 무관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던진 뒤,“힘드시죠.죄송하다.”는 사과성 발언도 했다.이 의원은 결국 민주당 함승희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이요,변호사요.”라는 면박을 받았다. 청문회 막판에는 의원들끼리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이종걸 의원은 “자괴감을 느낀 청문회다.증인들에게 능멸당한 일을 했기 때문에 능멸당한 것”이라면서 청문회 무용론을 폈다.이에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아무리 자기당의 이해관계 있어도 동료 선배를 모욕하고,전과기록을 가지고 여성증인에게 모욕을 주는게 정당한 의정활동인지 묻는다.”면서 이 의원을 힐난했다.일부 의원들은 증인들에게 반말조로 다그치는 모습도 보였다. 박현갑 기자 eagleduo@˝
  • 증선위 KCC 제재 파장

    금융당국이 11일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에 대한 처분명령을 내려 현정은 현대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지난 7개월여 동안 반전을 거듭했던 현대경영권 분쟁이 국면의 대전환을 맞게 됐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고발까지 당한 KCC는 절치부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반면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조기에 매듭지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이번 결정이 ‘분쟁의 끝’이 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범현대가의 막판 거취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지분 15.40%를 가진 범현대가가 KCC의 손을 들어주면 현 회장측과 지분이 비슷해진다.KCC 역시 보유지분을 처분한 뒤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현대,면모일신 계기 삼겠다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의 종식을 위해 범현대가 친족은 물론 KCC와도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그룹의 향후 발전방향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것이다.범현대가가 제시한 중재안도 심도 있게 검토,수용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범현대가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에 사회 명망가를 초빙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정관상 이사수에 제한이 없는 만큼 사내이사 자리에 명망가를 초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CC측 쉽게 포기 않을듯 KCC측은 진퇴양난에 빠졌다.처분명령이 나오기 전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추가로 규제가 풀리는 5월20일 이후에 추가로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막상 초강수가 나오자 주춤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처분명령대상 지분을 포함,보유 지분 전량을 팔자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특히 정 명예회장의 고발은 KCC에는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정 명예회장은 개인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그가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계열사를 기업인수전에 끌어들였다가 손실을 끼쳤다며 소액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KCC가 쉽게 경영권 다툼에서 손을 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공략대상을 현대상선으로 바꿀 공산도 있다. KCC측은 현대상선 지분을 6.93% 보유,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건설에 이은 3대 주주다. ●어정쩡한 범현대가 범현대가는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3명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로 추천하는 등 중재안을 마련해 보겠다며 노력하고 있지만 중재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KCC편에 서면 KCC 우호지분이 31.51%로 늘어나 현 회장측 우호지분(30.05%)과 엇비슷해진다.그러나 처분명령으로 KCC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마당에 KCC손을 들어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고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KCC측에 지분포기를 종용할 수도 없다.그래서 현대측과 KCC측의 지분경쟁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시의원 '행정훈수’ 420억 벌었다

    시 의원의 행정 ‘훈수’로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올해부터 3년간 420억원의 추가 광고수익을 올리게 됐다.특히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등 다른 지하철의 광고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1건의 행정 지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수익증대가 예상돼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이대일(한나라당 성북2)의원.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열린 제25회 서울시의회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 지하철광고의 입찰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하철역사와 전동차의 광고업체 선정을 한꺼번에 결정하는 통합입찰방식은 특정 대형업체(광고사업실적 연간 50억원이상)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해 특혜의혹이 제기되고,중소업체의 참여를 제한해 낙찰가를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이는 감사원이나 서울시 자체 감사에서도 여러번 지적됐으나 그동안 바뀌지 않았다.하지만 이날 이 의원은 ‘분리입찰방식’이라는 묘책 등 구체적인 개선책까지 훈수했다. 그 결과 서울지하철공사는 올해 재계약하는 지하철 3·4호선의 전동차내 및 역구내 광고를 분리해 입찰하기로 결정,지난해 12월23일 실시된 입찰에서 종전보다 420억원(3년단위 계약)이나 높은 가격으로 낙찰됐다. 전동차내 광고의 경우 종전 3년간 117억원에서 427억원으로 310억원이나 증가했고 역사내의 광고는 종전 64억원에서 174억원으로 낙찰돼 110억원의 수익을 증대시킨 것이다. 지하철공사는 또 올 연말과 내년 말에 각각 계약만료되는 지하철 1·2호선도 이런 방식을 적용키로 해 3년간 300억∼500억원의 추가 수익증대가 기대된다.그뿐만 아니라 도시철도공사도 분리입찰방식을 도입할 방침이어서 연간 1000억원대의 수익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 의원은 “공사측의 신속한 결정을 칭찬하고 싶다.”며 “터널광고 등 광고부문의 입찰방식만 좀더 세분화해도 연간 수천억원의 추가 수익증대로 이어져 지하철 부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작년 피랍여중생 최면수사

    포천 여중생 엄모(15)양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0일 배수구에서 발견된 엄양의 시신을 가렸던 TV포장용 종이상자의 출처를 확인,배송경로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 상자가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모 마트 물류센터에서 지난해 8월 남양주로 배송된 것을 밝혀내고 정확한 배송경로와 배송후 유통경로를 추적중이다. 경찰은 또 실종 당일 엄양의 통학로에서 승용차가 목격됨에 따라 이 차량의 차적과 지난해 7월 동두천으로 또 다른 여중생 3명을 납치한 범인의 신원파악을 위해 피랍당했다 풀려난 여중생에 대해 최면수사를 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실종된 보험설계사 A(47)씨의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화천경찰서와 공조,A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마지막으로 추적된 화천군 사내면 광덕고개 일대에서 집중 수색을 벌였다. 수사 관계자는 “엄양 실종 당일 실종시간대에 평소 차량통행량이 1시간에 10대 미만인 통학로에서 엄양과 같은 모 군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여학생과 어머니 모녀가 XG승용차를 목격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차량번호를 알아내기 위한 최면수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7월 동두천으로 납치됐다 풀려난 여중생 2명중 한 명이 “풀려난 직후 납치 차량번호를 기억해 아버지와 함께 한동안 차량 추적을 벌였으나 포기했고 지금은 번호마저 잊어버렸다.”고 진술,역시 최면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
  • 대기업 사외이사 구인난…아예 임원수 줄여?

    대기업들이 앞다퉈 사외이사의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사내이사보다 사외이사를 많이 두도록 규정한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오는 4월 시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격조건에 걸맞은 명망과 능력을 갖춘 ‘인재 풀’이 한정된 탓에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하는 대신 아예 사내이사수를 줄이고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개정된 증권거래법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등록법인에 대해 현재 2분의1만 채우면 되는 사외이사수를 4월 이후 개최되는 주총 전까지 절반을 넘도록 했다. LG전자는 지난 4일 사외이사인 송병락 서울대교수와 이재형 액센츄어 회장이 사임함에 따라 과반수 규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이 회사는 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4명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물러난 구자홍 전 회장의 사내이사 자리가 비어 있어 사외이사를 2명만 충원,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체제를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어차피 내년부터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SK㈜는 최근 지배구조개선안을 발표,올해부터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한 뒤 2006년까지 7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10명인 이사회 정수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어서 사외이사를 5명에서 6명으로 늘리는 대신 사내이사인 최태원·손길승·황두열·김창근·유정준 이사 가운데 1명을 줄일 방침이다.SK㈜는 올 주총에서 사외이사 수혈을 위해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 등 5명으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 추천자문단’을 발족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이사회 멤버가 14명이었으나 올 들어 13명(사내이사 6명,사외이사 7명)으로 줄였다.정보통신부 장관 후임의 사내이사로 사장단 가운데 1명을 내부이사로 선임하려 했지만 어차피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공석인 사내이사 자리를 줄임으로써 자동으로 사외이사 과반수 체제를 충족시키자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이사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학수 부회장과 사외이사인 요란 맘 전 델컴퓨터 아태담당 사장,이갑현 전 외한은행장을 재선임해 주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은 “사내이사를 줄여 사외이사 과반수 기준을 맞추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본래의 법개정 취지에 충실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군이 많지 않은 데다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를 찾기 어려운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사외이사의 수는 주주 필요에 따라 정할 일이지 정부가 강제할 사항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은 숫자가 모자라서가 아닌데 굳이 과반수로 규정해 기업의 부담만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사내이사보다 무조건 많아야 한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기업 경영에 대한 불신 풍조가 팽배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방증”라고 덧붙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전역 앞둔 한미연합사 스티브 딸프 중령

    “10·26 박정희 암살 사건은 제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대대는 임진강 근처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으며 2,3일내로 북한군 공격에 대비하라는 명령을 받았지요.” 한·미연합사 기획참모부 정책기획장교로 근무 중인 스티브 딸프(Steve Tharp·49) 중령은 1979년 7월 미 2사단 소속 병장으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이래 한국 근무만 14년째를 기록하고 있다.주한미군의 경우 대개 2년 정도 근무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관례에 비추어볼 때 그는 한국과 매우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오는 6월 그는 28년의 군생활과 14년의 한국근무를 동시에 마감하게 된다.아울러 다음 달부터 메릴랜드대학 한국분교에서 ‘한국학’과 ‘한국전쟁사’ 등으로 일주일에 두번씩 강단에 설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오겹살과 소주 가장 좋아해 그는 10·26과 12·12,그리고 5·18사건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주한미군’이라는 입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봤다.특히 92년부터 6년 동안 군사정전위에 근무하면서 북한측과 150여차례나 회담을 가져 남북 분단역사의 소중한 산증인으로 꼽힌다.또 한국 여자와 결혼,함께 서울 흑석동 감리교 집사를 맡아 각별한 부부애를 과시하고 있다.6일 오후 한·미연합사(미군 용산기지)에서 만난 그는 오겹살과 소주를 가장 좋아할 정도로 한국과 무척 친숙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딸프 중령이 군사정전위에 근무할 당시 겪었던 일화가 흥미롭다.96년 5월 어느날 한탄강에서 북한군 시체 1구가 발견됐다.검시를 해보니 북한군 시체는 95년 8월 홍수 때 익사한 것으로 판명됐다.시신의 상태는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고 군복이 너덜너덜하게 걸쳐 있었다. 딸프 중령은 신원이 확인되자 북한측에 시신을 돌려주기 위한 비공식 회담을 즉각 열자고 제안했다.이윽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내 군사분계선상에 위치한 T3막사(비공식 회담 장소) 안.딸프 중령은 북한군 시체를 길다란 플라스틱 가방에 넣고 북한측 대표인 곽철희 상좌와 마주 앉았다. “곽 선생,틀림없는 당신네 북한군 시신이지요?” 이리저리 살펴보던 곽 상좌는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자,그럼 인수하시지요.” 딸프 중령은 막사 안에 그어진 군사분계선 위로 시신이 든 플라스틱 가방을 쭉 밀었다.시신은 곽 상좌가 앉은 의자 바로 옆에 놓여졌고 인수인계 서류가 오고갔다. 바로 이때였다.플라스틱 가방에서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툭 튀어나왔다.시신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는 것으로 착각한 곽 상좌는 혼비백산 자리를 피했다.딸프 중령도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알고 보니 시신이 워낙 부패해 냄새를 맡은 쥐가 시신에 파고들었다가 인수인계 순간에 삐죽하게 열려진 플라스틱 가방 사이로 빠져나와 도망쳤던 것이다.놀란 가슴을 간신히 쓸어내린 둘은 다시 마주 앉았다. ●북한군 시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쥐새끼 “딸프 중령,당신 미 중앙정보국(CIA) 첩자 아니오?” “아니,갑자기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딸프 중령,저 쥐는 분명 CIA에서 특별제작된 쥐로 도청뿐만 아니라 고성능 촬영기술까지 갖춘 게 틀림없소.빨리 자백하시오!” 딸프 중령은 어안이 벙벙했다.잠시 생각하던 그는 “허허,맞소이다.CIA 쥐는 분명한데 전자장치는 없는 것 같소.그러니 쥐도 시신과 함께 북으로 데리고 가시오.만약 살려두면 저 쥐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올 테니 알아서 하시오.”라고 대답했다. “94년 7월29일 금요일 중립국감독위 초청으로 공동경비구역내 휴게실에서 조촐한 오찬행사가 열렸지요.북측에서는 유영철 대표,박임수 대좌,중국 파견관 5명 등 모두 10여명이 참석했습니다.그게 최후의 오찬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원래는 7월27일 휴전협정 조인 기념일에 맞춰 오찬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김일성 사망(94년 7월8일)으로 인한 북한측 사정으로 이틀 연기됐다가 이날 열린 것이다.그는 이후 ‘중립국감독위’라는 명칭은 사실상 없어졌다고 증언했다.그해 11월 주북한 중국대사가 예고없이 판문각을 전격 방문하더니 이튿날 중립국감독위에 파견중인 중국 무관들을 모두 본국으로 철수시켰다.대신 판문점 북측대표부가 남북 군사회담 등의 창구역할을 맡기 시작했다고 딸프 중령은 설명했다. 98년 9월 딸프가 중령진급하던 날 오전이었다.때마침 미군 유해송환식이 판문점에서 열렸다.행사가 끝난 직후 딸프 중령은 T3막사내의 일직장교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회의실에는 유엔사와 군정위 관계자들이 많이 참석했다.행사가 시작됐다.먼저 유엔사 부참모장인 헤이든 소장이 중령 계급장을 들고 딸프에게 다가갔다. 이때 누군가가 남북통일을 위해 북한땅에서 계급장을 달면 어떻겠느냐는 제의가 즉석에서 나왔다.박수가 터져나왔다.결국 딸프 중령과 헤이든 소장,딸프 중령의 부인 등은 두어 걸음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채 진급식 행사를 치르는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서로의 문화 이해해야 한·미 발전할 것 “10·26 당시처럼 초긴장 상태는 없었습니다.즉각 전쟁대비태세의 명령을 받은 우리는 곧 죽음으로 생각했습니다.생사의 갈림길을 처음 경험하게 되면서 오히려 한국에 깊은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12·12 때는 외출 제한명령을 받아 미2사단 영내에서 노태우 9사단장 휘하 병력이 3번 국도를 통해 서울로 출동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또 5·18 때는 신문보도 이상의 내용을 알지 못하다가 83년 메릴랜드대학에서 수업을 듣던 중 교수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됐다고 회고했다. “83년 10월 전방순찰 중 헬기가 추락해 모두 죽을 뻔했으나 다행히 무사했습니다.이때부터 한국에 수호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딸프 중령은 이래저래 역대 주한미군 중에서 누구보다도 한·미관계를 잘 아는 장교임에는 틀림없다.그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어느 국가든 수도에 대규모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미관계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해야 더욱 바람직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약력 ▲1955년 버뮤다섬에서 4형제 중 막내로 출생 ▲76년 82공정사단 공수보병으로 자원입대 ▲79년 미2사단 휘하 보병23연대 소속으로 한국 근무 ▲80년초 한국 여인과 결혼 ▲81년 23연대 수색소대 병장 제대 ▲82년 미2사단 23연대 수색소대장으로 다시 한국 근무 ▲84년 한국을 떠나 미 본토 제1유격대에서 근무 ▲87년부터 2년 동안 보병24사단 참모장교 ▲92년 8월 다시 한국에 와 96년 10월까지 군사정전위 언어장교로 근무 ▲98년 2002년까지 군사정전위 부비서장으로 다시 근무 ▲2002년∼현재,한·미연합사 정책기획장교로 근무중 ▲오는 6월 전역예정 김문기자 km@ ˝
  • [우리결혼해요]문정균(31)·박정선(25)씨

    설레는 꿈을 안고 직장(한국야구위원회)에 당당히 출근한 첫날.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제가 배치받은 홍보팀에는 입사 13년차와 9년차를 자랑하며 근엄하게 버티고 계신 팀장님과 과장님,언뜻 보아 세상물정 몰라보이는 곱상한 10대 후반의 여직원 한 명,그리고 저를 위한 빈 책상이 하나 있었습니다.모두들 시즌 개막에 대비한 인쇄물 준비에 눈코 뜰새 없어선지 저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저는 마치 영어 못하는 학생이 처음 학원에 등록하던 날처럼 정말 하루를 과묵하게(?) 보냈습니다. 그러기를 며칠.이건 아니다 싶어 사무실 청소를 하고 있던 여직원에게 물었습니다.“저기 뭐 도와드릴 일은 없나여?”,“됐어여!”….지난 설 연휴에 몰아친 한파의 100배쯤 되는 냉기가 온몸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만,쌀쌀맞기 그지없던 그 여직원이 2월7일부터 저랑 평생을 한 이불 속에서 지낼 반려자가 됐습니다.나중에 알게 됐지만 당시 그녀는 22살이었답니다.6살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차 탓인지 연애 초기에는 “세븐이라는 가수는 대체 몇 명이야?”,“얼짱이 무슨 말이야?”라는 질문을 곧잘 던졌고,그때마다 “내가 아저씨랑 사귀고 있다.”며 그녀로부터 핀잔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4년 전까지만 해도 평생 해본 적도 없었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지금은 누구보다 빨리 입력하는 절 보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릅니다.나이차를 완전히 극복한 모양입니다. 사내 커플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업무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3년여간 열애 사실을 숨긴 점,윗분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하지만 ‘도둑 연애’를 오래한 탓인지 그녀는 아직도 저에게 ‘문정균씨’라는 사무실 호칭을 씁니다.제발 ‘오빠’ 소리 한번 듣고 싶다고 사정해봤지만 그때뿐입니다.결혼해서도 사무적인 호칭을 계속 쓴다면 저를 두번 죽이는 셈이겠지요. 결혼을 앞두고 회사에서 “너 땜에 고급 인력을 놓쳤어.”,“장가 잘간 거야,넌 행운아야.”라는 행복한 협박(?)과 강요(?)를 아끼지 않은 주위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결혼을 위해 그렇게도 고집했던 직장 생활을 접고,결코 쉽지 않을 종갓집 종부와 내조자의 길을 ‘천직’으로 택한 우리 정선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려 꼭 하고 싶습니다.˝
  • KAL기 시한폭탄 작동시점 의문

    KAL 858기 폭파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는 5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폭파범인 김현희씨 일행이 시한폭탄을 가동시킨 시점과 관련,수사기록과 사건결과 발표 내용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수사기록을 근거로 최근 정보공개 판결을 내린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에는 폭파범인 김현희·김승일씨가 폭발장치를 가동시킨 시점이 ‘87년 11월28일 오후 11시 바그다드공항에서 KAL기에 탑승한 다음’이라고 돼 있지만 다음해 1월 당국은 김승일씨가 ‘탑승 20분 전’에 폭발장치를 가동시켰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대책위와 희생자가족회는 또 “검찰은 지난 3일 서울행정법원의 사건기록 공개 판결을 존중,즉각 기록을 공개하고,의혹을 야기한 수사내용에 대해 자발적인 재조사에 나서 진상규명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하이라이트

    ●백만송이 장미(오후 8시25분) 혜란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는 명주 때문에 불안해진 현규는 인환에게 레인보우의 투자를 거절하라고 말한다.그러나 인환은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라며 딱 잘라 거절한다.한편 집에 들어온 귀분은 순영이 차려다 준 밥상을 뒤엎는데, 순영은 오히려 귀분이 직접 치우라며 나가버린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밤 12시10분) ‘울고싶어라’의 가수 이남이가 주축이 된 밴드 ‘철가방프로젝트’와 소설가 이외수가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뮤지컬 ‘캣츠’의 여주인공 조디 길리스의 감동적인 무대도 함께 한다.‘김제동의 리플해주세요’는 ‘몰래 교제 중인 사내 커플’의 고민을 함께 나눈다. ●베스트극장(오후 9시55분) 어린시절 지원은 아빠의 재혼으로 현수와 가족이 된다.지원이 어엿한 성인이 되던 어느날, 재욱이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집에서 나온 지원은 현수의 친구인 성준을 만나 사랑을 한다.하지만 현수는 지원에 대한 동생 이상의 감정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 ●형사(오후 9시55분) 혜영은 친구들로부터 연하 애인 지호를 누가 낚아챌지 모르니,빠른 시일 안에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 놓으라는 충고를 듣는다.하지만 지호는 꿈쩍도 하지 않고,화가 난 혜영은 다훈을 이용해 질투 유발 작전을 펼친다.그런데 다훈은 그런 혜영을 진심으로 오해하고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코미디쇼 4막5장(오후 10시50분) ‘북치고 장구치고’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하고,‘이경래의 폭탄쇼’는 ‘안개주’를 제조해본다.‘흑과 백’은 고지식한 백발도사와 딴지거는 흑발제자 사이의 궤변 싸움에서 ‘신체발부 수지부모’에 대한 교훈을 전한다.‘NG는 없다’는 동화 ‘신데렐라’에 도전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특별한 날 디저트로 좋은 초콜릿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초콜릿으로 컵을 만들어 아이스크림을 담아내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예쁜 모양을 내지 않아도 놀라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디저트용 과일이나 쿠키 등을 초콜릿에 담가 먹는 초코 퐁듀도 만들어본다. ●과학과 미래(오전 8시30분)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는 있어도 함부로 만질 수는 없는 그림의 떡.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 한국조폐공사를 찾아가 생산과 유통을 거쳐 소멸되기까지의 과정을 알아본다.화폐의 역사에서부터 외국의 지폐까지 모든 화폐와 지폐에 관한 궁금증도 풀어본다.˝
  • 儒林(23)-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노인으로부터 난데없이 ‘대감마님’으로 불려진 정체불명의 사내는 그 말을 들은 순간 입에다 손을 대어 쉬잇 하고 주의를 주고는 낮은 소리로 말하였다. “어서 가서 대감 나으리께 남산골 사는 남 서방이 뵈러 찾아왔다고 여쭈어라.” 남산골 사는 남 서방.단순히 남 서방이라고 자신을 지칭한 사내의 목소리에는 위엄이 깃들어 있었다.그러나 노인은 그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비록 정승 댁의 하인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눈썰미로 그 남루한 차림의 손님이 누구인지 단박에 알아보았기 때문이었다. 남 서방. 자신을 홀대하여 벼슬 없는 서민의 이름으로 서방이라 하였지만 그것이 될 법한 호칭인가.그 사람은 예조판서 남곤(南袞)이 아닌가.예조라면 정2품의 고위대신으로서 예악과 제사·과거 등의 일을 맡아하였던 육조 중의 하나인 것이다.그러한 재상 나으리가 이처럼 광대들이나 입을 수 있는 천복을 입고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에 남의 눈을 피해 찾아오다니. “나으리” 노인은 황급히 허리를 굽혀 말하였다. “어서 안으로 드시옵소서.” 노인은 앞서 길을 연후 머뭇거리는 종놈을 향해 꾸짖어 말하였다. “어서 대문을 활짝 열고 맞아들이지 못하겠느냐.” 이윽고 대문이 활짝 열리자 노인이 안내하여 남 서방,아니 남곤은 집안으로 들어섰다. ―사생결단이다. 남곤은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속마음으로 중얼거렸다. ―어차피 죽느냐 사느냐의 끝장을 봐야하는 순간이 다가 온 것이다. 남곤은 손을 빼어 품속에 들어 있는 단도를 가만히 만져보았다.여차하면 비수를 빼 정광필의 목숨을 단칼에 빼앗아야 할 위기의 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나으리” 앞장서서 걷던 노인이 남곤을 사랑채로 안내한 후 허리 굽혀 말하였다. “이곳에 잠시만 계시옵소서.대감마님께 여쭙고 오겠나이다.” “그리 알겠네.” 남곤은 다 떨어진 짚신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 앉았다.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둠이 깃들어 있었으나 어디선가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오고 있었다.이미 죽음을 각오한 남곤이었으므로 차라리 마음이 편하였다.남곤으로서는 오직 이 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었던 것이다.거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차피 의정부(議政府)를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의정이라면 백관을 통솔하고 정사를 도맡던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을 가리키는 말로 다행히 얼마 전 좌의정 신용개는 사망하였다.남은 사람은 영의정 정광필과 우의정 안당 뿐이다.그러나 안당은 난공불락의 난적.조정의 신진세력들과 가까운 사이로 그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영의정 정광필,그는 57세의 노 대신으로 대왕마마 뿐 아니라 모든 대신으로부터 신망이 높았으므로 만일 그의 지지를 얻는다면 이는 호랑이의 날개를 얻는 일과 마찬가지일 것이다.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정좌하여 앉은 자세로 남곤은 생각하였다. 그가 거절하여 음모가 발각될 위험에 처할 시에는. 남곤은 품속의 단도를 가만히 어루만지면서 이를 악물고 맹세하였다. 단칼에 그의 목을 찔러 목숨을 빼앗을 것이다. 어차피 오늘밤이면 모든 것이 판가름날 것이다.오늘밤이면 죽느냐 사느냐의 피의 숙청이 시작될 것이다.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내가 죽을 것이다.거사직전에 이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정광필을 찾아온 것은 그만큼 정광필의 존재가 이번 거사에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인 것이다. 이윽고 바깥에서 헛기침 소리가 났다.정광필의 인기척이었다. 글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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