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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플러스] 순번대기표시기 PDP­-TV로 바꿔

    국민은행은 전국 1100여개 점포에 대형 PDP-TV를 설치, 창구별 순번표시기를 없애고 TV화면에 창구번호와 고객 순번을 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10여개 점포에 시범 설치했다. 다음달 2일부터 전 점포에서 PDP-TV를 통해 은행권 최초로 사내 위성방송을 개시, 상품홍보 및 금융정보, 오락프로그램 등을 내보낼 계획이다.
  • 중앙일보 대표이사 송필호씨 발 행 인 권영빈씨

    주미대사로 내정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뒤를 송필호(사진 왼쪽)·권영빈(오른쪽) 부사장이 이어받았다. 중앙일보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사장과 인쇄인에 송필호 부사장, 사장 겸 발행인·편집인에 권영빈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송 신임 사장은 삼성그룹 출신으로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장, 조인스닷컴 대표 등을 역임했고 권 신임 사장은 월간 세대 편집장을 거쳐 중앙일보 출판부장, 논설위원, 주필 등을 거쳤다. 한편 중앙일보 이사회는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사내인사 5명과 사외인사 4명으로 이사회를 개편하고 이홍구 중앙일보 고문을 의장으로 정했다.
  • TV 설특집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TV 설특집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특집방송은 항상 ‘시간 때우기식 편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지난 설 특집 역시 이같은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다. 방송시간 연장으로 얻는 광고수입에 비해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재탕 삼탕 영화 명절 때면 항상 투캅스나 조폭마누라,007시리즈며 청룽이 주연한 고만고만한 액션영화들이 단골로 등장해 식상하다는 시청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설 특집은 일단 다양하고 풍성해졌다. 지상파 3개 방송사 모두 최근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를 앞다투어 선보였다.‘인어공주’나 ‘굿바이 레닌’처럼 가족을 다룬 잔잔한 수작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이 이미 안방극장에 선보였던 영화인 데다 주요 대목을 삭제해 논란을 낳았다. 특히 ‘실미도’에서는 ‘적기가’가 빠졌고 ‘올드 보이’에서는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장면이 삭제된 채 방영됐다. 또 대사의 욕설을 대부분 묵음처리하다 보니 전달력이 떨어진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빠지지 않는 아나운서 프로그램 아나운서들의 ‘화려한 외출’도 여전했다.MBC ‘일요일 일요일밤’의 ‘브레인 서바이버’코너,KBS의 ‘아나운서 대격돌’,SBS의 설특집 ‘야심만만’ 등이 방영됐다. 아나운서하면 떠오르는 정확한 언어구사력, 단정한 태도 등의 이미지를 깨는 전략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어느 여자 아나운서의 노출 문제는 이 와중에 생긴 이야깃거리였다. 더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자사를 홍보하는 사내 장기자랑에 가깝다는 점이다. 한 방송국 아나운서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잃는 게 더 많다는 비판도 있고 방송 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다.”고 전했다. ●껍데기만 스페셜, 특집 명절이면 스페셜, 특집, 베스트 같은 꼬리표를 단 프로그램들이 줄을 잇지만 지나간 프로그램을 짜깁기해 다시 보여주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의 밀도가 떨어지고 썰렁한 대화만 오가기 일쑤다.MBC ‘화투’는 화투를 양지로 끌어내자는 취지로 제작했지만 지나간 ‘알까기’의 재탕에 그쳤다. 또 90년대 초반 유행했던 ‘몰래카메라’ 특집도 다시 등장했다.KBS는 드라마 ‘해신’의 뒷얘기를 들려준다며 ‘해신 스페셜’을 편성했다.SBS는 ‘도전 1000곡’ 프로그램을 3일 연속 편성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숱한 특집, 스페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대부분 기존 프로그램의 짜깁기에 그쳤다. 주부 김영란(42)씨는 “황금 시간대에 뻔한 내용을 짜깁기해 다시 보여주는 프로그램보다 특집 드라마 같은 것을 많이 편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코미디 vs 공포’ 18일 개봉 한국영화 2편

    ‘코미디 vs 공포’ 18일 개봉 한국영화 2편

    ‘겨울에 즐기는 공포체험’(레드아이)과 ‘모정보다 진한 부정’(파송송 계란탁)을 내세운 두 편의 한국영화가 18일 나란히 개봉한다.‘말아톤’ ‘공공의 적2’의 흥행 호조로 모처럼 상승국면에 접어든 한국영화의 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리 엿본다. ●파송송 계란탁 한때 가수지망생이었으나 지금은 불법복제테이프를 만드는 일이 생업이고, 틈만 나면 여자 꼬시기에 여념이 없는 한심한 청춘 대규(임창정). 별다른 희망도, 대책도 없어보이는 그에게 어느날 난데없이 ‘아들’을 자칭하는 아홉살 사내아이 인권(이인성)이 나타난다. 이후 전개되는 스토리는 대충 짐작대로다.‘아들이네, 아니네’로 아웅다웅,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인권이 제안한 국토종단을 함께 하면서 점차 부자간의 애틋한 정을 느끼게 된다. ‘위대한 유산’의 오상훈 감독과 배우 임창정이 다시 호흡을 맞춘 ‘파송송 계란탁’(제작 굿플레이어)은 ‘철없는 아빠’와 ‘조숙한 아들’이 빚어내는 일탈적인 웃음의 코드 속에 가족의 소중함이라는 감동의 메시지를 끼워넣은 코믹영화다. 하지만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야심은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발군의 코믹연기를 선보여온 임창정은 이 영화에서 한껏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당돌한 아들에게 번번이 당하는 순진한 아빠역을 과장된 제스처로 펼쳐낸 초반부는 그에게 맞춤옷처럼 잘 어울리는 대목. 하지만 아들의 병을 알게 되면서 웃음보다는 감정선을 살리는 장면이 많아지는 중반 이후부터 급격히 힘이 달린 점은 아쉽다. 제목 ‘파송송 계란탁’은 극중 인성이 라면을 끓이면서 부르는 노래에서 따온 것.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던 부자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교감을 느끼는 장면은 가슴 따뜻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레드아이 무슨 생각으로 겨울에 공포영화를 개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레드아이’(제작 태창엔터테인먼트)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치명적인 약점 가운데 하나지만…. 열차 판매원 미선(장신영)은 여수행 마지막 열차에 올라탄다.15년 전 사상자가 100여명에 달했던 열차사고의 기관사였던 아버지의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 열차는 갑작스레 급정거를 하고 10분 뒤 운행을 재개하면서부터 서서히 낯선 공간으로 변모한다. 미선의 눈에 80년대의 열차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의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죽음의 공포가 승객들을 조여온다. 열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호들갑스럽지 않게 스멀스멀 공포의 분위기를 피워올리는 초반부는 신선하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음산한 풍경이 어우러지면서 어두운 수채화 같은 느낌의 공포가 이내 가슴을 얼룩지게 하는 것. 하지만 뒤로 갈수록 내러티브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재미를 반감시킨다. 역에 서지도 않고 달리는데 왜 승무원들은 기관실로 달려가지 않는지, 왜 살인사건이 난 뒤 시체를 방치해두는지…. 그러나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일상을 누렸던 자들이 갑작스럽게 어이없는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시키며 슬픔을 자아낸다.‘레드아이’는 위험을 경고하는 붉은 점멸등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링’의 김영빈 감독이 연출했고, 송일국이 열차 차장으로 출연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모란시장의 먹을거리

    [뒷골목 맛세상] 모란시장의 먹을거리

    ■ 돼지 부속물 ‘장터 뷔페’ 지금 50,60쯤의 나이에 접어든 이들이라면,1960년대 무렵의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삽화 한 장면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 모른다. 몇 학년 국어교과서인지조차 까마득히 잊었지만,5일장이 선 시골장터에서 중년의 사내가 눈보라를 맞으며 하염없이 서 있는 삽화이다. 삽화 속 사내는 눈보라를 맞으면서 어머니를 기리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바로 5일장을 돌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난장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여 아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킨다. 그리고 미처 아들의 성공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아들은 그런 어머니를 기려 난장에 서서 온몸으로 눈보라를 맞고 있다는 줄거리다. ●닷새마다 돌아오는 어른·아이 모두의 축제 그 중년 사내의 삽화가 나에게 언제까지라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사내야말로 나와 한 치도 틀림없는 자화상이기 때문이다.‘아름다운 얼굴’이라는 자전적인 작품에는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장터의 풍경이 나온다. ‘우리 식구는 모두 장돌뱅이였던 셈이다. 어머니는 어물전의 한 귀퉁이에서 길바닥에 거적때기를 깔고 그 위에 역시 거적때기만한 차일을 친 채, 김이며 미역, 멸치, 마른 새우 등의 해산물을 팔았다. 내가 갓난아이였을 때는 어머니의 등에 업혀서 해종일 어머니와 함께 장날을 보냈지만, 조금 커서 네댓살이 되었을 때만 해도 어머니의 등을 벗어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장돌뱅이가 되어 장터를 헤집고 다녔다. 장돌뱅이에게 있어서, 닷새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장날이란, 어른 아이 막론하고 축제일 수밖에 없었다. 장날이 돌아오는 나흘 내내 기껏해야 휴지 나부랭이나 회오리바람에 날리곤 하던 쓸쓸한 빈터와 기둥만 앙상하던 빈 가게들이, 장날이 되면 하루아침에 갑자기 사람들이 들끓는 싸전이며 어물전, 포목전, 유기전, 옹기전, 잡화점 등으로 변하고, 노점 음식점들마다 돼지머리와 순대가 산더미처럼 쌓이거나 가마솥이 넘치도록 팥죽이 끓어대는 요술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그런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장돌뱅이들은,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목이 쉬도록 시골 사람들을 불러 하루 벌어 닷새를 먹고 살 돈을 마련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장터의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니면서 물건을 훔치거나 아니면 혹시 길에 떨어진 동전 한닢이라도 줍기 위해 해종일 악머구리 끓듯 해댔다. 어린 장돌뱅이의 벌이는 그다지 신통하지 못했다. 기껏해야 싸전 근방을 기웃거리며 기회를 엿보다가 어른들의 다리 틈으로 쌀을 한 주먹씩 훔쳐내어 주머니를 가득 채울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이었다. 되밀이꾼에게 들켜서 되밀이로 얻어맞거나,‘이 문댕이새끼, 손모가지를 콱 짤라불기 전에 쌀 못 놔?’‘아이고, 전 어떤 장돌뱅이년 구녕에서 나온 새끼여?’ 하는 시골 아낙네들의 막된 욕지거리야 다반사였고, 조금도 개의할 바가 아니었다. 어린 장돌뱅이들은 저만큼 도망치면서 ‘히잇, 니에미 X이다아’ 하고 대거리를 해대는 것으로 그만이었다.’ 어린 장돌뱅이에서 50여년이 훌쩍 지나버린 나이에 이르러서도, 어쩌다 5일장에만 가면 나는 장터 특유의 축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고 만다. 그리하여 몇 시간이고 좋이 장터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돌아다닌다. 그러면서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한만을 잔뜩 남기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기리기도 한다. 수도권 일대에 조선조부터 유명한 5일장으로는 광주의 사평장, 송파장, 안성의 읍내장, 교하의 공릉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빛이 바랬다. 대신에 내가 즐겨 찾는 5일장은 성남 모란장이다.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다가 4일과 9일,14일과 19일,24일과 29일, 이렇게 5일 간격으로 장이 열리는 모란장은 우선 3000평이 넘는 넓은 장터여서 볼거리나 먹을거리가 많기도 하지만, 서울에서 지척이면서도 기이하게 전혀 도회지의 때가 묻지 않은 시골장터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아니,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그런 시골장터의 분위기 속에는 누군가에게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들짐승 혹은 모질게 살아남는 여름 한낮의 잡초 같은 거친 생명력이 깔려있다. 거친 생명력은 자칫 수상쩍은 기운마저 감돌 정도이다. 이를테면 어디 한군데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집안의 우환노릇이나 하면서 거느릴 가족도 없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역마살의 작은 아버지나 외삼촌 같은 느낌이 없지 않다. 어딘지 모르게 불온하고 어수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살붙이의 정이 가는 식이다. 그런 모란장의 분위기는 어쩌면 성남시 자체에서 태생적으로 연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회지의 때 묻지 않은 시골장터 분위기 도대체 성남이 어떻게 만들어진 도시인가.1960년대에 박정희식 값싼 노동력 위주의 경제개발에 희생되어 실농한 농민들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청계천 등지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다가, 판잣집에서도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한 채 이번에는 철거민이 되어 광주시 중부면의 허허벌판으로 내몰려 만든 소위 광주대단지의 ‘달나라 별나라’가 시초 아니던가. 먹고 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저 나라에서 준다는 20평의 땅에 혹하여 지금의 은행동 일대에 ‘달나라 별나라’를 만들고,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어 눈이 뒤집힌 임산부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삶아먹는 파천황의 굶주림 끝에, 마침내 ‘광주폭동’을 일으킨 비극의 땅이 아니던가. ‘광주폭동’은 작가 윤흥길씨에 의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라는 작품으로 재현되었다. 이 작품에는 ‘안동 권씨’에 대학까지 나와 출판사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오로지 내 집을 마련해 보겠다는 일념으로 광주단지에 까지 오게 된 주인공이 주로 철거민들을 중심으로 한 데모대를 피해 도망치다가 자칫 데모대의 물결에 휩쓸려 들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빗속에서 사람들이 경찰하고 한참 대결하는 중이었죠. 최루탄에 투석으로 맞서고 있었어요. 그런데 잠시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 장면이 휘까닥 바꿔져 버립디다. 삼륜차 한 대가 어쩌다 길을 잘못 들어가지고는 그만 소용돌이 속에 파묻힌 거예요. ■ 술값만 내면 양은 맘껏 데몰 피해 빠져나갈 방도를 찾느라고 요리조리 함부로 대가리를 디밀다가 그만 뒤집혀서 벌렁 나자빠져 버렸어요. 누렇게 익은 참외가 와그르르 쏟아지더니 길바닥으로 구릅디다. 경찰을 상대하던 군중이 돌멩이질을 딱 멈추더니 참외 쪽으로 벌떼처럼 달라붙습디다. 한 차분이나 되는 참외가 눈깜짝할 새 동이 나버립디다. 진흙탕에 떨어진 것까지 주워서는 어적어적 깨물어 먹는 거예요. 먹는 그 자체는 결코 아름다운 장면이 못되었어요. 다만 그런 속에서도 그걸 다투어 주어 먹도록 밑에서 떠받치는 그 무엇이 그저 무시무시하게 절실할 뿐이었죠. 이건 정말 나체화구나 하는 느낌이 처음으로 가슴에 팍 부딪쳐 옵디다. 나체화를 확인한 이상 그 사람들하곤 종류가 다르다고 주장해 나온 근거가 별안간 흐려지는 기분이 듭디다. 내가 맑은 정신으로 나를 의식할 수 있었던 것은 거기까지가 전부였습니다.’ ●농·공·축·수산물 없는게 없는 만물상 ‘나체화’의 성남시가 2004년 12월 말 현재 97만 명을 넘어 100만 명이라는 초읽기에 들어간, 나라 안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도시가 되었다. 만일 그대가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만나고 싶다면, 그리하여 그대 또한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나체화’를 느끼고 싶다면, 그대는 지금 당장 모란장으로 오라. 모란장 어디에서건 그대는 너무 쉽게 아홉 켤레의 사내와 나체화를 만나게 될 터이다. 만일 그대가 설 명절을 맞아도 돌아갈 고향이며 가족이 없는 떠돌이라면, 더더욱 망설이지 말고 모란장으로 오라. 와서 그대 또한 기꺼이 벌거벗은 채 나체화 속으로 들어가라.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모란역에서 5번 출구를 나와 20m 쯤 걸으면 길쭉한 직사각형 형태의 모란장 입구가 보인다. 성남이나 분당행 시내버스를 타서 모란역에서 내려도 마찬가지다. 또한 모란역 곁에는 시외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전국의 어디에서건 성남행 시외버스를 타도 마찬가지다. 모란장 입구라고 해서 딱히 무슨 표지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각종 꽃이며 난이나 동백꽃 같은 화분을 길바닥에 늘여놓은 꽃전이 입구인 셈인데, 꽃전을 지나면 쌀이며 보리, 콩, 조, 수수, 율무 같은 갖가지 잡곡을 파는 잡곡전이 나오고, 당귀며 황기, 인삼, 감초 같은 약초에서부터 지네며 뱀, 심지어 굼벵이까지 파는 약초전이 나오고, 할머니들의 고쟁이 같은 내복에서부터 누비옷이며, 버선, 양말, 양장, 신사복, 점퍼 등을 파는 의류전, 신발전, 고등어, 갈치, 대구, 새우, 꽁치, 삼치, 굴, 동태에서 아구며 가오리 등 온갖 생선을 파는 생선전, 무며 배추, 상추, 시금치에서 사과, 배, 바나나, 곶감, 귤을 파는 야채전을 지나면 드디어 먹거리를 파는 음식전이 시작된다. 아니, 잠깐만 음식전을 모른 척 지나치자. 음식전 옆에는 활어전이 있는데, 주로 붕어며 잉어, 누치, 가물치, 장어, 새우, 자라, 미꾸라지 등 살아 있는 민물고기들이 펄떡펄떡거리고 있다. 활어전을 지나면 고추전이 나오고 다음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값이 싸서 1,2만원짜리도 있다는 각종 강아지를 파는 애견전이 나오는데, 장터의 맨 끝에는 흑염소며 닭, 오리, 토끼, 고양이 등을 파는 가금전이 있다. 모란장을 대강 둘러 보았으면, 다시 먹을거리를 파는 음식전으로 돌아가자. 젊은 남정네가 아내며 어린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있거나, 늙은이 내외가 둘이서 사이좋게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음식전에는 팥죽이며 호박죽이 양은솥 안에서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팔팔 끓고, 왕만두, 만둣국, 팥국수, 장터국수, 잔치국수, 칼국수 등이 산더미로 쌓여 있다. 그것들이 모두 2000원에서 3000원 안팎이다. 그런가 하면 옆에서는 가오리찜, 순대국밥, 손만두, 소라, 홍합, 돼지허파, 코다리찜, 돼지머리고기, 문어, 쭈꾸미, 새우 등이 역시 산더미로 쌓여 있다. 두 사람이 먹어도 넉넉할 양의 한 접시가 각각 5000원이다. 문득 가까운 어디선가 굿판이라도 벌어진 듯 둥둥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쇳내 나는 목청으로 누군가가 신명지게 품바타령을 불러대고 있다. 소리 나는 곳을 찾아가면, 만장한 구경꾼들 한 가운데에서 엿장수의 놀이판이 벌어져 있다. 그렇듯 엿장수의 놀이판 주변으로는 뷔페 중에서도 희한한 ‘쌍방울뷔페’의 ‘원주민촌’,‘무진장집’,‘대박집’,‘왕눈이’,‘막썰어집’,‘고향집’,‘은영네 대포집’ 등이 눈에 띈다. 쌍방울이란 돼지 불알을 일컫는 말로, 바로 돼지부속 고깃집들이다. ●음식도 가지가지 입맛대로 골라 포식 이 돼지부속 고깃집들은 부속의 종류에 따라 값이 다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손님의 양에 따라서 얼마를 먹든지 간에 고기 값은 무료이고, 술값만이 다르다. 이를테면 소주 한 병에 3000원, 동동주 한 잔에 1500원인 ‘돼지 잡는 날’에서는 이곳에서 도래기름이라고 부르는 이자와 지라, 콩팥, 염통 등의 돼지부속이 나오고, 소주 한 병에 5000원인 ‘쌍둥이네’에서는 지라며 콩팥, 염통 이외에도 돼지껍데기며 생고기, 새끼보, 불알 등이 더 나온다. 이렇듯 모든 돼지 부속물들이 기다란 철판 위에서 구워지고 있으면, 손님들은 술이 떨어지지 않는 한 이리저리 철판을 옮겨 다니며 얼마든지 포식할 수 있다. 뿐이랴, 바로 쌍방울뷔페 옆에는 내가 빠질 수 있냐는 듯이 왕새우구이, 민물장어, 꽁치구이, 청어구이, 꼼장어에 버섯삼겹살이며 메추리구이, 닭발, 닭똥집, 두부김치 등을 파는 ‘명희네’며 ‘옛사랑집’이 있다. 거기서 잠깐 눈을 돌리면, 커다란 가마솥에서 솔솔 단내를 풍기며 가득히 보신탕이 끓고 있는 ‘은영이네 가마솥 보신탕’이 있다. 그러나 이 보신탕은 장터 반대편 ‘영남흑염소’ 건물 주변이 대여섯 집들이 차일을 잇댄 채 줄지어 서 있다. 보신탕은 보통이 8000원, 특이 1만원이다. 만일 그대가 여기까지 모란장을 돌아 보았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대 또한 성남이라는 사연 많은 도시의 나체화 속으로 껴들어 있는 것을 알아챌지도 모른다. 그대가 낯선 사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지라 한 점을 안주로 한 병에 3000원짜리 소주를 목 안에 깊이 털어넣을 때, 아니면 엿장수들의 음담패설에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자지러지는 칠순 노파 옆에서 그대 또한 키득키득 웃어댈 때, 그대는 이미 그만큼 불온하면서도 어수룩한 살붙이의 정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한 폭의 나체화를 만들고 있으리라. (작가)
  • [경제플러스] 남아시아 이재민에 성금 3억원

    포스코가 3일 대규모 지진과 해일로 피해를 입은 남아시아 지역 이재민을 돕기 위해 3억여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 직원들은 지난달 13일부터 8일간 사내 전산 시스템을 통해 자율적으로 1억 573만원을 모금했으며, 회사측은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에 따라 2억여원을 출연했다.
  • 이부영前의장 사법처리 검토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는 2일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을 소환 조사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을 상대로 2002년 8월쯤 한화측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이날 조사후 귀가하면서 “(수사내용은)그동안 내가 했던 말에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생명 인수 당시 한나라당 비주류인데다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이어서 로비 대상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또 한화 임원에게 채권 3000만원을 받아 음식점을 개업했다는 비서관 C씨와 관련,“당시엔 전혀 몰랐고, 최근 전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대생 인수에 개입했다고 증명하기 어려워 뇌물죄가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러나 비서관 C씨가 보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이 전 의장을 사법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최대로펌 삼성? 변호사수 대폭 확대 나서 관심

    ‘변호사를 확보하라.’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법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구조조정본부내 법무팀을 법무실로 확대한데 이어 사내 변호사 수를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는 새해 들어 증권집단소송제가 도입되고 특허분쟁, 통상마찰,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둘러싼 각종 소송위협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삼성에는 현재 구조본 법무실 11명, 삼성전자 20여명(해외변호사 포함), 삼성생명 5∼6명 등 국내 및 해외 변호사 80여명이 일하고 있다. 각 계열사는 공사수주나 계약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에 전담 변호사를 배치해 최종 법률검토를 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삼성보다 매출 규모가 작은 씨티그룹이 1500여명,IBM 308명, 메릴린치 306명,AT&T 250여명 등을 사내변호사로 두고 있다. 삼성의 법무인력 확대 방침은 이미 법조계에 소문이 퍼져 일반 변호사는 물론 유력 법조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김&장 대표변호사를 지낸 이종왕 변호사와 서울지검 특수1부장 출신의 서우정 변호사를 각각 사장, 부사장급으로 영입한 바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넥슨 서원일 사장

    [한국을 빛낼 중견기업] 넥슨 서원일 사장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30년 정도 회사를 다닌 50대 중후반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는 열정·도전·인내로 요약되는 세월을 살아왔다는 공통점도 있다. 서원일(28)넥슨 사장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중년 CEO에 비해 경험은 짧지만 젊은 패기로 게임산업을 개척하는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2004년 2월 CEO가 된 뒤 수년째 500억원대에 정체돼 있던 매출을 그 해에 1112억원으로 끌어 올려 주변의 ‘염려’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강조하는 ‘99%를 먹여살릴 1% 인재’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 사장은 176㎝ 훤칠한 키에 반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호남형이다.1남2녀 중 막내로 수산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남미 수리남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와 1996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지금은 서울 잠원동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대학 4학년때인 1999년, 친구들과 대학 동아리 사이트 ‘클럽클럽’을 만들었다. 이때만 해도 한 동아리에서 다른 대학의 동아리들에게 행사 참석을 요청하려면 회원들이 몇개의 팀으로 나누어 대자보를 들고 강남북으로 뛰어 다녀야 했다. 이를 온라인으로 옮겨 전국 대학 동아리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를 위해 당시 서울·경기 지역 30여개 대학교 동아리연합회를 일일이 찾아다녔다. 첫 ‘창업’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3개월 뒤 ‘프리첼’에 같은 기능이 생겨나면서 첫 사업은 정리했다. ●“젊은이는 도전을 사랑한다.” 학교 친구들은 대부분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을 선택했지만 그는 처음부터 벤처를 희망했다. 그는 “넥슨, 엔씨소프트, 네이버 등 벤처 창업자들은 모두 이른바 대한민국 최고 학벌 출신들이지만 대기업에서 출발하는 편안한 삶 대신에 도전하는 인생을 택한 이들”이라면서 “그들은 나름대로의 성취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콘텐츠를 보유한 정보기술(IT) 강국 반열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졸업반 시절. 벤처 회사인 정보보안업체에 합격한 그는 넥슨 창업주 김정주씨에게 인사차 찾아갔다.1996년 여름에 인턴사원으로 2개월간 일한 인연이 있어서였다. 김씨는 “게임은 일본이 강국이지만 온라인 게임 콘텐츠는 대한민국이 앞선다. 좋은 후배들이 계속 맥을 이어준다면 대한민국 게임이 세계 게임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함께 일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서 사장은 2000년 8월 넥슨 해외사업팀에 입사했다. 그는 입사 이후 ‘작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3개월차이던 2000년 11월.‘경영회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회사가 경영보다는 개발에 주력해온 벤처 태생이다 보니 정보 공유 등 경영체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2003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접촉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게임온디맨드 서비스’를 시도했다.MS가 유통시키는 패키지게임(CD를 컴퓨터에 넣어 혼자 즐기는 게임)을 한국 소비자에게는 인터넷에 접속해 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영화가 개봉되면 인터넷으로 바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게임 부문에도 도입한 것이다.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좋은 게임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은 계기가 됐다. 2004년 2월 CEO가 된 뒤에는 사내외 정비를 본격화했다. 우선 안으로는 경영마인드를 도입했다. ●아시아의 넥슨으로 사내 복지를 위해 외국어 강좌도 만들었다. 지난해 9월에는 직원들 연봉도 15∼25% 올렸다. 인재가 곧 전략이라는 취지에서다. 넥슨의 종합 게임 포털 ‘넥슨 닷컴’도 만들었다. 기존 넥슨은 게임마다 사이트가 달랐다.ID와 비밀번호도 모두 다르다. 넥슨 포털은 넥슨의 모든 게임을 한 사이트에서 접근토록 했다.2004년 3월 출범 이후 1·2위를 다툴 정도로 아성을 쌓았다. 무선게임 개발 등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선상 투하 경영’ 원칙을 내세워 정리했다. 역량을 집중해 회사를 키워야 하는 만큼 다이아몬드도 배를 가라앉히면 밖으로 던져야 한다는 논리다. 애써 개발한 게임이 사장되지 않도록 홍보도 강화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한 게임에 대한 홍보비가 40억원까지 책정됐다. 이처럼 경영과 벤처가 접목되면서 그는 넥슨을 히트작 제조사로 만들었다. 자동차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는 지난해 12월초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고 인기게임 반열에 올랐다.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인 ‘마비노기’는 200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과 기술창작상을 거머쥐었다. 또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물방울 터뜨리기 게임인 ‘비엔비’는 지난해 9월에 동시접속자 수 70만명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월 2억∼3억원이던 중국지역 매출도 지난해 4월부터 3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게임부문에서는 1등인 엔씨소프트와 유일하게 매출 1000억원을 넘겼지만 연간 성장률만 보면 70%로 엔씨소프트를 오히려 앞선다. 올해도 질주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아시아 시장 석권을 넘어 유럽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시장은 넓다, 큰 꿈은 계속 젊은 나이에 CEO가 됐지만 CEO는 그의 꿈이 아니다. 그는 “유학을 갈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현재 직장을 평생 일터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넥슨의 게임 장르를 다각화할 생각이다. 넥슨은 각종 어린이 대상 설문조사에서 삼성 다음으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게임을 만드는 회사란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폭력적이고 섹스 어필한 게임들을 만들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넥슨의 색깔을 어떻게 성인 게임에도 접목시킬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유럽지역 진출 가능성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말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한·영 산업기술 협력 포럼’에 참석해 발제자로 연설한 것은 물론 팀스 영국 정보통신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게임 콘텐츠 시장과 영국 게임시장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 그는 “이력서에 한줄 넣기 위해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것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도전하는 젊은 삶이 소중하다.”면서 “반드시 할 수 있다는 열정과 확신만 있으면 어떤 도전도 아름답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진로를 고민하며 찾아오면 그는 이렇게 말한다.“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일해야 한다. 꿈은 자신만이 만들 수 있다. 꿈을 스스로 찾는 젊은이가 되자.” ■ 서원일 대표 약력 ▲1977년 서울 출생 ▲1995 American Cooperative High School(수리남 소재) 졸업 ▲1996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입학 ▲1996 넥슨 인턴사원 ▲1998 국제경상학생협회(AIESEC) 서울대지부 회장 ▲2000 넥슨 해외사업부 입사 ▲2001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2001 넥슨 CI 리뉴얼 프로젝트진행 ▲2004 넥슨 대표이사 취임 ■ 넥슨은 어떤 회사 넥슨은 1996년 4월 세계 최초로 온라인 그래픽 게임 ‘바람의 나라’를 만들어 PC통신에 상용화시킨 회사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정주(37)씨가 카이스트 전산과 석사 과정 시절 창업한 게임벤처 업체다. 김씨는 대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넥슨은 이에 앞서 1994년 웹 기업체에 홈페이지를 구축해주는 웹 에이전시로 출발해 현대차 등 기업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면서 게임벤처 창업을 준비했다. 현재 웹 에이전시 이외에도 게임 개발사인 엠플레이와 위젯, 모바일 게임 제작업체 모바일 핸즈,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와이즈키즈 등 5개 계열사를 갖고 있다. 넥슨의 게임은 바람의 나라, 테일즈위버, 어둠의 나라, 일랜시아, 아스가르드, 크로노스, 뎁스판타지아, 택티컬커맨더스,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큐플레이, 카트라이더 등 온라인 게임과 깨미오BnB,BnB서바이벌 등 모바일 게임이 있다. 넥슨의 지난해 매출은 1112억원, 경상이익은 270억원이다. 올해 목표는 해외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등 세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매출 목표는 2000억원 달성이다. 이 회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28∼30세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혁신’코드 이끄는 재계총수

    재계 총수들이 올해 들어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각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하고 나서자 재계도 앞다퉈 혁신을 올해 경영 코드로 맞춰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내에 ‘혁신팀’까지 출범시키며 ‘경영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사장단들이 눈밭에서 스키를 타며 ‘스키 경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경영 혁신이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새로운 생각·방법을 가지고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달 29∼30일 강원도 한 스키장에서 삼성전자 사장단 동계 단합대회를 열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순익 100억달러를 내면서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거센 ‘견제’가 시작되고 있어 새로운 분위기 쇄신으로 삼성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라.”는 이 회장의 지시로 윤종용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땀을 뻘뻘 흘리며 스키를 배웠다.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대표적인 ‘혁신 CEO’다. 이미 지난해부터 ‘경영 혁신’깃발을 내걸었던 이 회장은 올해에는 한 단계 도약,“경영 혁신의 진화를 이루자.”면서 “경영 혁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문화와 임직원의 사고 방식의 변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혁신’프로젝트를 통해 포스코 구성원의 사고 방식과 일하는 방법, 포스코 문화의 근간을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포스코가 현재 진행 중인 혁신 활동의 중심에는 ‘6시그마’가 있다. 의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유도, 업무의 단순한 프로세스 개선 등의 성과외에 기업문화를 혁신하는데 6시그마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혁신 경영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미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위한 혁신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고객을 위한 혁신’ 3대 과제로 ▲양적·질적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수익구조 구축▲최상의 기술과 품질, 서비스 제공▲관행과 사고, 문화를 버리고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혁신 추구 등을 내세웠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도 이례적으로 신년사를 통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속에서 혁신은 기업의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며 혁신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나섰다. 신 회장은 “정책본부의 출범이 바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의 시작”이라면서 “외형적인 변화에만 치중하고 않고 내실을 기반으로 한 안으로부터의 혁신 추구”를 당부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깔깔깔]

    ●반신마비 한 사내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아내가 병원으로 달려와 의사에게 물었다. “선생님, 제 남편의 상태가 어떻죠? 설마 죽는 건 아니겠죠?” “네,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깨어나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마비증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비요? 온몸이 말을 안듣는…, 그 마비증세요?” “네, 하지만 전신마비는 아니고 반신마비가 될 것 같습니다.” “반신이라면 어느 쪽이죠?” “오른쪽 뇌가 심하게 손상되어 왼쪽이 마비될 것 같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의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편의 바지를 벗기는 것이었다. “아니,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아내가 허겁지겁하는 말. “몰라서 물으세요? 이걸(?) 오른쪽으로 비껴 놓아야 할 것 아니겠어요!”
  • 직장인 듣고싶은 말 1위 상사의 “수고했어”

    직장인들이 상사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수고했어.”이고, 가장 듣기 싫은 호칭은 “너.” “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사보가 최근 사내 임직원 3759명을 대상으로 ‘상사에 관한 생각’을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상사로부터 이런 말 들을 때 기분좋다!’라는 항목에서 “수고했어.”(32.1%)가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은 상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업무 등으로 지친 마음이 눈녹듯 사라진다고 답했다. 다음은 “역시 믿을 만하다.”(31.6%),“일처리가 깔끔하다.”(11.2%),“잘하고 있다. 그대로만 해.”(10.8%) 등 칭찬과 신뢰를 나타내는 말이 주류를 이뤘고 “일찍 퇴근해.”도 7.2%였다. 상사로부터 듣기 싫은 호칭으로는 49.9%가 “너.”,“야.” 등 인격을 무시하는 듯한 짧은 반말 호칭을 꼽았다. 이밖에 “당신.”(26.8%),“○○야.”(6.1%),“미스○, 미스터○.”(5.6%), 별명(4.5%) 등의 순이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이젠 사람입국이다] 9.리츠칼튼·씨티그룹 경영철학

    [이젠 사람입국이다] 9.리츠칼튼·씨티그룹 경영철학

    “싱가포르 사람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상은 오만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보면 우리 국민은 정부가 내놓는 갖가지 정책을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자원 하나 없는 작은 나라가 남보다 앞서가려니 오죽하겠습니까. 우리는 정부를 믿고 따라갈 뿐이지요. 덕택에 자부심을 가질 만한 국민소득 2만달러의 강소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시내 호텔로 들어가는 동안 택시기사 리 콴(58)은 싱가포르인들의 삶과 의식을 이렇게 묘사했다. 경쟁이 힘겹지만 똑똑한 정부와 그들을 따르는 국민이 있어 번영을 이룩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새로운 당근을 끊임없이 개발해 국민과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독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7년부터 직원 교육을 잘하는 기업에 전문성을 인증해 주고 있다. 예컨대 상품에 품질인증을 해주듯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인력에 투자하는 기업에도 인증(PD·people developer)을 주는 것이다. 성과가 특출하면 인적자원개발최우수상(PE·people excellence)도 준다. 국민과 기업의 호응도도 뜨겁다. ●직원이 신나야 고객도 즐겁다 리츠칼튼 밀레니아 싱가포르 호텔은 1996년 문을 연 이래 싱가포르 품질대상(2000년), 싱가포르 인적자원개발최우수상(PE·2002)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PD 인증도 2001년 받았다. 이 호텔에 들어서면 웃음 가득한 직원들의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직원 모두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를 만큼 ‘내 사업을 하듯 손님을 모신다.’는 직업 의식이 몸에 배있다는 인상이다. 객실수 610개, 직원 622명으로 전세계 58개 리츠칼튼 체인 중 최대 규모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인적 중심의 문화다.‘직원이 신나야 손님도 즐겁다.’며 ‘직원 만족’을 강조한다. 연말마다 미국 조사기관인 PRA(Personnel Research Association)에 의뢰해 직원 만족도를 측정한다. 전년에 이어 2004년에도 이 회사 직원의 만족도는 99%. 전 세계 체인 최고 수준이다. 옥타비오 가마라 총지배인은 “직원에게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해 보상을 강화하고 교육을 통해 회사 철학이 호텔 서비스에 반영되도록 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이 회사에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면 직원들의 만족도는 자연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생활속에 교육과 철학이 숨쉰다 직원 만족은 직원 능력 계발과 직결된다. 매일 근무 시작전 20분씩 팀별로 이뤄지는 아침 회의격인 ‘라인 업’ 시간을 통해 소속감 강화, 직원 교육, 보상 활동 등이 이뤄진다. 예컨대 라인 업 시간에 쓰이는 회의자료인 라인 업 패킷은 매일 호텔에서 발행한다. 패킷에는 고객 정보, 매출 등 기본 사항 뿐만 아니라 생일을 맞은 직원의 사진, 당일 교육 및 활동 내용 등 사내 모든 정보가 들어있다. 팀원중 한 사람씩 돌아가며 회의를 주재한다. 회사 사정에 소외되는 직원이 없다. 이 회사의 직원이라면 달달 외우고 있어야 하는 리츠칼튼인의 신조, 리츠칼튼인의 다짐, 서비스의 3단계, 직원에 대한 약속, 리츠칼튼인의 기본수칙 등으로 구성된 ‘골든 스탠더드’도 이 시간을 통해 되새겨진다. 회사 철학이기도 한 이 골든 스탠더드의 내용들을 담은 손바닥 크기의 카드는 직원들의 명찰과 같은 필수품이다.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은 ‘서비스의 3단계’에 포함되어 있다. 가마라 총지배인은 “다른 호텔은 호텔이 생긴 뒤에 철학을 만들었지만 우리는 철학에 기초해 호텔을 개업한 케이스”라면서 “우리의 철학은 직원과 회사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통해 고객 만족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행동은 습관으로 만들어라 ‘퍼스트 클라스 카드’는 직원의 바람직한 행동을 습관으로 키우는 도구다. 이 카드는 직위 고하와 부서를 막론하고 고마운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할 때 쓰인다.‘나는 좋은 직원’이란 사내 인증 시스템인 셈이다. 직원의 모범 사례는 ‘와우 스토리’로 기사화해 각각의 체인에서 본점인 워싱턴으로 보내진다. 본점에서는 이 중 좋은 사례를 엄선해 다시 전세계 체인으로 내려보내면 라인 업 패킷에 실려 공유된다. 이밖에 연 155시간의 교육은 별도다.PC, 복장, 안전, 외국어 등 기본 교육부터 ‘성공하는 사람의 일곱가지 습관’ 등 경영 세미나까지 내용이 다양하다. 요리 꽃꽂이, 미술작품 해설 등 선택해 듣는 교양 프로그램도 많다. 또 교육과정에는 자체 인력도 적극 활용된다. 양식당을 관장하는 요리사 투리 리앙 씨는 “중식, 양식 등 각 부문이 교육에 서로 연계되어 있다.”면서 “영역은 다르지만 다른 사람의 방법을 보고 배우면 그 만큼 지식을 넓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리의 달인을 초빙해 행사를 열어 시아를 넓히는 것은 물론 각종 요리 대회와 세미나에도 참가해 역량을 키우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페 미겔 호텔 총주방장은 “일반 호텔의 주방에선 자기가 맡은 요리와 관련된 것만 가르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회사의 철학과 문화는 물론 직원으로서 필요한 기본 소양과 예절도 함께 가르쳐 리츠칼튼인으로 배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직원 만족 설문은 회사의 정책과 직원에 대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예컨대 ‘회사의 모토는 ‘우리는 신사숙녀 여러분을 모시는 신사숙녀들입니다.’인데’ 실제로 회사로부터 신사숙녀의 대우를 받고 있습니까.’ ‘직원은 상사의 결재없이 손님을 위해 싱가포르 달러 2800불(한화 약 176만원)을 쓸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런 권한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까.’ 등을 묻고 있다. 리네트 레슬러 교육 팀장은 “리츠칼튼의 교육은 직원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서 “인력이야말로 우리 회사의 서비스 수준과 직결되는 가장 큰 자산인 만큼 인력 투자는 회사의 성장 전략이다.”고 말했다. ■ ‘씨티그룹 싱가포르’에선 ‘인재를 활용해 인재를 키워라.’ 씨티그룹 싱가포르는 지난 2003년 정부로부터 PD 인증을 받은 기업 중 하나다. 교육에도 인력 활용의 묘를 강조한 대목이 특히 눈에 띈다. ●인력을 활용해라 씨티그룹 싱가포르는 개인능력 계발, 경영, 리더십 등 3개 부문 200여 과목을 해마다 개설해 직원들에게 수강토록 한다. 연초에 새 학기가 시작되듯 강의 소개와 신청서를 담은 200여페이지의 책자를 배포한다. 외부 강사도 많지만 내부 직원을 강사로 활용한다. 이 비율은 6대 4이다. 국내외 MBA과정 이수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의무교육 일수는 한해에 5∼6일. 근무 여건이 허락하면 욕심나는 만큼 수강할 수 있다. 릴리안 티오 씨티그룹 싱가포르 교육 총괄은 “내부 인력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직원을 강사로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사내 선후배간 멘터-멘티제를 시행, 선배 직원이 후배에게 소속감과 일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인사고과 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이 후배의 조력자 역할인 멘터가 된다. 연말이면 ‘직원의 목소리’(voice of employees)란 제목의 직원 만족도 평가도 실시한다.‘이 조직에서 성장할 기회가 있는가.’ ‘잘한 일에 충분한 보상을 받았는가.’ 등을 묻는 이 조사는 직원이 상사로부터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아 업무를 하는지도 조사한다. ●조직 화합에 필요한 ‘right people’을 키워라 씨티그룹의 한 부문인 RCPMU(리져널 캐시 프로덕츠 메니지먼트 유니트)는 2003년 인적자원개발최우수상(PE)을 받았다. 아시아·태평양지역 13개국의 해외 송금, 해외어음 추심 등을 총괄하는 센터다. 직원 한 명이 만지는 금액이 하루 평균 20조원에 달해 교육이 특히 강조된다. 실비아 비자야 RCPMU 부문 교육담당자는 “공부만 잘하고 좋은 학교 나온 사람은 필요없다. 동료들과 협력하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 ‘right people’을 뽑아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양성하는 게 인력계발 원칙”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입사전 6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친 뒤 채용을 확정한다.‘나는 누구로부터도 배울 수 있다.’는 태도를 가졌는지를 눈여겨 본다는 설명이다. 입사가 결정되면 이후 4년간 교과 과목처럼 필수적으로 밟아야 할 정규 학습 코스가 기다린다. 예컨대 한국팀에 배정받으면 사내에서 이뤄지는 교육 이외에도 한국지사에 파견을 간다. 지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공부하거나 전화를 걸어 설명도 받는다.4년 코스가 끝나면 아시아·태평양지역 13개 국가의 외환관리 규정 등 각 나라의 금융환경, 금융결제·감독 제도와 국가별 차이를 꿰뚫게 된다. 비자야 교육 담당은 “팀의 협력성이 중요한 만큼 직원간 화합을 위한 제도도 중요하다.”면서 “팀별로 한달에 한번 정기 회의를 갖고 서로의 장단점을 공개 평가하는 자리(cross-fire meeting)도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유령이 된 할아버지/킴 푸브 오케손 글

    어린 사내아이 에스본은 갑작스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모든 게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게 다정했던 할아버지가 길을 가다 심장병으로 돌아가시다니…. 덴마크 작가 킴 푸브 오케손이 지은 ‘유령이 된 할아버지’(김영선 옮김)는 ‘존재’와 ‘죽음’의 의미를 어린이들에게 물처럼 스며들게 하는 그림동화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올라가셨다는 엄마의 위로, 땅 속에 묻혀 흙이 되실 거라는 아빠의 말에도 에스본은 혼돈스럽기만 하다.‘왜 할아버지는 그렇게 떠나셔야만 했을까?’ 생명의 이치를 다룬 동화책은 자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독특한 맛은 죽음이라는 어두운 개념을 팬터지 방식으로 여유있게 접근한다는 데 있다. 한밤중에 에스본의 침실로 유령이 되어 찾아온 할아버지.“뭔가 빠트린 게 있어 왔다.”는 할아버지와 에스본은 그 무언가를 찾아 며칠밤을 가족들 몰래 헤매다닌다. 아침이면 흔적없이 사라지는 할아버지, 간밤에 할아버지를 만났다는 잠꼬대 같은 말로 엄마아빠를 걱정시키는 에스본. 투명인간처럼 벽을 휙휙 통과하고 입으로 ‘우후후후’ 이상한 소리를 내주기도 하는 유령 할아버지가 에스본은 너무 재미있다. 그러나 천진한 에스본의 표정 뒤로 작가는 묵직한 메시지를 슬그머니 숨겨놨다. 에스본과 함께 집 구석구석을 기웃거리며 먼 옛일을 주섬주섬 회고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감성 예민한 독자는 금방 코끝이 찡해지고 말 것 같다. 형의 빨간 자전거를 물려받고 신났던 꼬마 할아버지, 할머니와 입맞춤하던 청년 할아버지, 아이(에스본의 아빠)를 안은 그 옛날의 젊은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빠트리고 떠난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린 손자와의 작별인사란 사실을 할아버지가 기억해내실 대목 즈음 에스본의 마음의 키도 부쩍 자란다. 죽음이 삶의 한 자락임을 알게 됐을까. 에스본은 “내일은 유치원에 가야겠다.”며 잠을 청한다. 더는 할아버지를 기다리지 않은 채….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진 파스텔톤의 그림에 이야기의 결이 한결 더 온화해진 느낌이다.6세 이상.9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下) 노·사 상생의 해법은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下) 노·사 상생의 해법은

    ■ ’일그러진 노조’ 왜? 노동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취업 장사’로 불거진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결국 곪은 것이 터진 것뿐”이라며 “특정 대기업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노조(약자) 편향성, 강성 노조에 대한 사측의 눈치보기, 노조의 비민주성 등이 어우러져 ‘일그러진 노조’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정치세력인 대기업 노조를 감싸는 듯한 정부의 태도,‘당근’을 제시하며 노조 간부 회유에 나서는 사용자, 이를 통해 권력화된 노조가 우리 사회의 ‘귀족 노동자’들을 양산해 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법과 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중재와 불법파업에 대한 사측의 엄격한 노조원 징계, 노조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시스템 정착만이 건전한 노사 문화와 상생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 상실을 이유로 아직도 사측의 전횡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영세 노조까지 싸잡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정규직·영세노조와 구분돼야 노사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보완, 노사정 3자의 파트너십 정신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노조의 1차 대화 상대인 사용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노조의 권력화 이면에는 사용자의 묵인이 일정 부분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사용자가 끝까지 책임을 묻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28일 노동부에 따르면 불법파업에 대해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손배·가압류는 갈수록 줄고 있다.2002년 59건,2003년 33건, 지난해 17건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연강흠 교수는 “정부나 사측이 불법파업에 대해 노조를 제대로 응징한 적이 있느냐.”면서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간 것이 결국 ‘브레이크’없는 노조를 만들었다.”며 현행 법률의 엄격한 적용을 주문했다. 홍익대 김종석 교수는 노조의 이권 개입을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을 주장했다.“대기업에서는 힘의 균형추가 노조로 넘어간 만큼 외부 견제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자정 기능을 상실한 노조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제2의 기아차’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 절대권력에 사용자 대항권 부족” 자유기업원 권혁철 박사는 “노조의 힘은 사실상 일부 간부들의 독점적인 지배구조와 조합비에서 나온다.”면서 “회계와 노조활동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노조의 권력화는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불법에 대한 정부와 사측의 합당한 처벌까지 이뤄진다면 지금의 귀족 노조는 발을 붙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영자총협회 김영완 전문위원은 “노조의 절대 권력은 사용자의 대항권이 부족해서 나타난 결과”라면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조에 맞설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측에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연구원 이주희 박사는 “기아차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노조가 그렇다는 것은 ‘오버’”라면서 “무엇보다 사측과 노조 간부들간에 이뤄지는 음성적이고 왜곡된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개혁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美 윤리·투명 노조운영 법으로 규정 미국은 윤리적이고 투명한 노조 운영을 위해 법(Landrum-Griffin)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우선 노조로부터 조합비 미납에 따른 징계를 빼고는 그 어떤 조합원도 벌금이나 정직, 제명 처분을 받지 않도록 했다. 또 재정에 대한 회계처리 사항과 노조·사용자 사이의 자금 이동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특히 신탁관리제를 도입해 노조의 자금운영에 대한 부정부패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해 무제한적인 노조의 교섭 요구 남발을 방지하고 있다. 노조의 단체교섭권은 노조 설립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교섭파트너로 인정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영국은 파업 찬반투표 실시 7일 전에 사용자에게 일시 및 참가자 수를 통보해야 하며, 법정 투표용지 사용 의무화와 우편투표제를 실시한다. 경총 김영완 전문위원은 “국내 일부 노조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개별 조합원을 방문해 투표를 종용하고, 미리 찬반투표를 가결시켜 놓고 교섭에 임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노조의 비민주성이 이같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만 시선을 돌리는 노조의 행태는 극히 비이성적”이라고 꼬집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결별한 ‘파업동지’ …그후 10년 “사고없이 멋진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엑슨모빌사에 현대중공업 노조를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 고객인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슨모빌사측에 지난 26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회사측은 노조의 감사편지가 선주사에 노사안정과 기술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해 앞으로 수주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울산에 있는 또 다른 대기업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도약을 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은 비정규직 문제로 요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지난 19일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는 바람에 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하루종일 멈췄다. 회사측은 이날 투싼 260대를 생산하지 못해 46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위원장 탁학수)은 조합원 2만여명, 현대차(위원장 이상욱)는 조합원 4만 1000여명(울산 공장 2만 5000여명)으로 우리나라 노동계의 양대 축이다. 1987년 동시 창립한 두 거대 노조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에 걸쳐 우리나라 노사분규를 주도하고 흐름을 좌지우지했던 강성노조의 대표주자였다. 그러던 두 노조가 뚜렷이 비교되는 다른 길을 지금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실리·합리 노조로 탈바꿈했다. 고공농성의 효시로 불리는 ‘골리앗 크레인 점거 투쟁(1990년 4월)’을 했던 투쟁지향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민주노총과도 ‘정치성 투쟁에 치중한다.’며 한동안 거리를 두다 지난해 9월 결별했다. 노조는 결별을 선언하면서 “어떤 노조도 시도하지 못했던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겠다.”며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있는 노조활동 관행을 과감하게 떨치고 개인·회사·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21세기 노동운동의 방향타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현대차 노조는 여전히 투쟁하는 강성이미지로 남아 있어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이다. 노조 설립 뒤 94년 한 해를 빼고 해마다 파업을 거르지 않았다. 올해도 사정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내 비정규직 문제에다 2년마다 돌아오는 단체협약 협상까지 걸려 있다. 현대중공업이 떠난 민주노총을 지탱하는 핵심사업장으로, 사업장 밖의 각종 노동관련 문제에 대해 노·정 대리전에 나서야 하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노조 행보가 달라지게 된 원인은 두 사업장의 작업특성 때문이라는 게 노동전문가 등의 공통된 견해다. 조선업은 한두달 작업을 중단해도 나중에 몰아치기로 일을 해 공기를 맞출 수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파업은 바로 생산차질로 이어져 타격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 사측은 원리원칙을 벗어나는 노조 요구에 대해서는 파업으로 압박하더라도 끝까지 수용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1988년에는 이듬해까지 128일 동안 파업을 견뎌낸 적도 있다. 이것이 해를 거듭하면서 원칙으로 자리잡아 노조측도 인식을 바꾸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장기간 파업을 견뎌내기 어려운 나머지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더러 수용하는 바람에 노조 입지와 목소리가 강해졌다는 해석이다. 현대차 노조가 단협 때마다 인사권과 경영권 관여를 주장, 일부 요구를 관철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인사·경영권은 회사 고유권한으로 인정, 논란의 소지가 있는 조항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한편 현대차 현장에도 1∼2년 전부터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파업투표 찬성률이 낮아지고 집행부의 무리한 투쟁을 지적하며 제동을 거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많다. 잦은 파업에 염증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데다 조합원 평균 연령(현대차 41세·현대중공업 44세)이 높아지면서 성향이 경제적 안정을 중시하는 온건·합리로 점차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중개사 불합격자 과천청사 진입 격렬 시위

    중개사 불합격자 과천청사 진입 격렬 시위

    정부과천청사의 경비망이 뚫리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27일 오후 공인중개사시험 불합격자 1000여명이 과천청사에 진입,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공공청사 기물을 파괴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천 청사에 대규모 시위대가 진입한 것은 1982년 개청 이후 처음이다. 공인중개사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에서 비롯된 일이 정부의 공신력과 권위를 짓밟는 사태로 비화됐다. ●사건 발단 지난해 11월14일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시험 불합격자 40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과천청사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4시쯤 200여명이 청사 서쪽 출입구를 통해 경비경찰을 밀치고 진입, 건설교통부 현관과 뒷문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오후 5시쯤에는 그 수가 1000여명으로 늘었다. 시위 소식을 접한 다른 불합격자들이 추가로 과천에 모이면서 수가 5000여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14개중대 1500여명의 병력으로 시위대를 막았지만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돌과 폭죽을 던지면서 건물내로 진입을 시도, 건교부 1층 현관 대형 유리창 5∼6장이 깨지고 2시간 동안 출입문이 봉쇄되기도 했다. 경찰은 오후 10시50분쯤 해산명령에 불응한 33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연행, 조사하고 있다. 시위대는 자정쯤 자진해산했다. ●왜 불거졌나 문제는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시작됐다. 예년에는 응시자의 15∼16%선인 2만∼3만여명이 합격했다. 그러나 이번 시험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 응시자 16만 8000여명 가운데 1258명만이 합격, 합격률이 0.75%에 그쳤다. 이에 따라 탈락자들이 추가시험과 가산점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자 건교부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오는 5월22일 추가시험만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탈락자들은 ‘제15회공인중개사시험대책투쟁연합(공투련)’을 구성, 가산점을 통해 추가구제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건교부는 “추가시험을 허용하기로 한 이상 가산점 부여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유윤호 토지국장과 공투련이 선임한 변호사 등이 협의를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비 누가 책임지나 과천청사는 경찰과 행자부 청사관리소가 나눠 맡는다. 행자부 관계자는 “울타리를 경계로 울타리와 외부는 경찰이, 울타리 안은 청사관리소가 맡는다.”고 말했다. 청사 울타리 밖은 과천경찰서가, 울타리와 청사 출입은 경기지방경찰청이 맡는다. 청사울타리 안으로 들어오면 청사관리소가 책임진다. 예고된 시위였다. 인터넷을 통해 공투련이 이날 건교부와 협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과천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침부터 경찰병력이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시위대의 갑작스러운 진입에 허무하게 뚫렸다. 특히 초기 청사내로 진입한 시위대는 200여명에 불과했으나 경찰이 초기 대응에 실패, 시위대는 1000여명으로 늘어났고, 상황이 악화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기아차 부정입사 4명 자수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광주지검은 27일 “지난해 생산계약직 채용 때 돈을 두고 입사한 김모(30)씨 등 4명이 자수해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정입사 직원이 자수하기는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채용대가로 1인당 2000만∼3000만원을 노조간부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돈을 받은 노조간부 3∼4명도 자수해와 이들을 상대로 돈 받은 경위와 사용처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역 경제사정을 감안할 때 부정 입사자들이 피해자일 수도 있어 조사는 하되 형사처벌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사 칼날’은 어디로 사내·외 노조 간부와 임·직원들의 인사채용에 따른 구조적 비리를 밝히는 일과 외부기관 권력형 청탁자들의 대가성 금품수수 여부가 타깃이다. 지난해 생산계약직 입사자는 1079명. 노조간부와 임·직원, 정치권과 행정기관 등 외부기관의 추천자 몫은 절반이 웃돌 것이란 짐작이다. 현재 검찰이 계좌추적 중인 곳은 노조간부 20여명과 이들과 관련된 일부 친인척 등 30여명이다. 사측으로는 채용 당시 인력관리팀장 나모(43)씨의 계좌를 뒤지고 있다. 전 공장장 김모(부사장)씨, 전 인사실장 윤모(이사대우)씨를 비롯해 과장급 2명과 이들과 연관된 가족 및 친인척 등 10여명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검토 중이다. 브로커 노릇을 한 박모(38·구속)씨의 계좌에 대해서도 돈의 흐름을 짚고 있다. 이번 채용비리의 사례비 액수는 1000만∼3000만원이 주류다. 때문에 청탁자들이 목돈을 마련하려고 대출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해 채용시기인 4∼7월 사이에 입사자들의 대출현황이 주목된다. 이번 광주공장 추천인 가운데 기아차와 계열사 임·직원이 많았다. 즉 이들의 가족이나 친인척, 연고자 등이 입사했다고 보인다. 그래서 청탁자를 대신해 추천자들이 채용 사례비를 일시 대납했을 수도 있다. 기아차 직원은 10년차 이상이면 재직증명서 하나로 3000만원까지 대출이 된다. 광주공장 내 금융기관은 8∼9곳.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광주공장 입사자가 1월3일 정규직 전환 이후 대출해간 돈은 3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박경호기자 kcnam@seoul.co.kr
  • 이구택 포스코 회장“실적 자만땐 5년뒤 시련 올수도”

    이구택 포스코 회장“실적 자만땐 5년뒤 시련 올수도”

    “지금의 달콤함이 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둔 포스코의 ‘미스터 혁신’ 이구택 회장이 직원들의 자만을 경계하고 나서 주목된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열린 사내 운영회의에서 “오늘의 성공에 취해 자만에 빠진다면 5년 후에는 상당히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익이 많이 났고 현재로서는 올해도 괜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금 이익이 많이 난다는 것이 결코 5년후 우리의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면서 “어떻게 보면 이 달콤함에 취해 나태해지고 현실에 안주하면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이 회장은 전세계 철강업계의 대형화와 경쟁 격화를 들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초대형 철강사가 등장해 과거와 다른 경쟁 양상이 전개된다면 철강산업도 국내 시장에만 의존할 수 없는, 즉 세계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산업으로 바뀌면서 이익을 많이 내는 회사와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로 양극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포스코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호황국면이 철강재값 강세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 것인 만큼 체질 개선의 계기로 승화시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또 해외제철소 건립과 관련해 “단순히 생산기지만 해외에 가졌다고 해서 글로벌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가 글로벌화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글로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외에 생산기지를 가지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중장기 혁신전략도 세운 것”이라고 환기시킨 그는 “후배들이 5년이나 10년후에 그때 선배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회사가 지금 튼튼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달라.”고 주문하며 회의를 마쳤다. 포스코는 지난해 철강재값과 공급난 등에 힘입어 매출 19조 7920억원에 순이익 3조 826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드디어 떴다 ‘쾌걸춘향’ 엄태웅

    드디어 떴다 ‘쾌걸춘향’ 엄태웅

    엄태웅(31)은 요즘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게 변해 있더라.”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최근 KBS 미니시리즈 ‘쾌걸춘향’의 변학도 역을 통해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명의 설움을 톡톡히 겪은 그였다. 지난 1997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에서 단역으로 데뷔,2003년 ‘실미도’에서 훈련병 ‘원상’역으로 얼굴을 알릴 때까지 6년은 좌절과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KBS 미니시리즈 ‘구미호외전’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더니 이내 ‘쾌걸 춘향’을 통해 ‘인기 대박’을 터뜨렸다. 영화 ‘프리티우먼’의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키듯 멋지고 세련된 이미지의 연예 기획사 사장 변학도 역을 멋지게 소화해내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인기 후폭풍’은 쓰나미급의 파괴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극중 대사 “돌아보지마.”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패러디되면서 명대사 반열에 올랐으며, 드라마 방영 전 3000명 수준의 팬카페 회원은 불과 드라마 시작 이주일만에 6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를 향한 찬사의 글로 도배돼있다시피 하고, 그의 이름 석자는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를 자사 CF광고에 출연시키려는 기업체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의 시청률도 25.9%(6회분)로 수직 상승했다. 데뷔후 내내 지겹게도 쫓아다니던 ‘엄정화 동생’이라는 꼬리표를 한방에 떼어버린 것은 물론이다. “어린 나이에 지금과 같은 기회가 왔다면 아마도 잡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때와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준비한 게 이제야 빛을 보는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에게 인기 비결을 묻자 “배역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닐까요?”라며 배시시 웃기만 한다. 하지만 그 수줍은 미소 뒤에는 오랜 기다림의 세월이 숨어 있었다. 그는 데뷔후 드라마·영화 오디션에서 100번도 넘게 ‘퇴짜’를 맞았다. 대부분 연기력보다는 “인상이 칙칙하다.”“군인같다.”는 등 외모와 관련된 이유가 대부분. 때문에 가끔씩 배역을 맡아도 단역이나 조연이었는데, 그나마도 ‘악역’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단다. 사실 그의 매력은 ‘싫증나지 않음’과 ‘신선함’이다. 전문가들과 시청자들은 “금방 싫증을 느끼게 하지 않는, 진실된 연기와 신선한 웃음 등 표정에 끌린다.”며 인기비결을 설명한다. “노력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연습을 거듭했죠.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평가 받고 싶었어요.” 그는 주위로부터 ‘준비하는 연기자’라는 평을 듣는다.2004 KBS 연기대상에서 단막극 특집상을 수상한 드라마시티 ‘제주도 푸른밤’촬영때는 촬영 두달동안 연출자 집에서 살며 연기 연습을 할 정도였다. 영화 ‘공공의 적2’에서 정준호의 수행비서 역을 맡아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펼친 그는 올 한해 동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일 것 같다. ‘쾌걸 춘향’ 출연 이후 지금까지 8개의 드라마·영화 출연 제의가 쇄도하고 있는 것. 그 가운데 하나는 해외 드라마여서 곧 한류스타로서 발돋움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무명의 세월 동안에도 단 한번도 “때려치워야겠다.”는 생각 한번 하지 않고 이를 악 물었다는 그다.“언제나 초심을 지킬 겁니다. 반짝 스타가 아닌 묵묵히 한 분야에서 우뚝 서는 배우가 될게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기아車 수사 타사업장 확대

    기아車 수사 타사업장 확대

    송광수 검찰총장은 26일 기아자동차 채용비리 사건의 지휘부서를 대검 형사부에서 중수부로 전환했다. ●대검 중수부서 수사 지휘 이에 따라 검찰은 기아차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광주공장 인사비리는 물론 소하리와 화성공장의 채용비리 여부를 조사하는 등 사실상 기아차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수사에 들어갔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채용비리에 계열사 직원이 브로커로 활동한 사실이 첫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광주지검은 이날 현대·기아차의 계열사 부품업체 직원 P모(38)씨가 인척관계인 기아차 광주공장 전 인력관리팀장(차장급) N모(43)씨에게 4700만원을 건넨 혐의(근로기준법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P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청구했다. ●돈 건넨 브로커 1명 영장 P씨는 부품조달 업무로 광주공장을 드나들면서 지난해 5∼6월 청탁자 이모씨 등 5명으로부터 사례비로 1억 500만원을 받아 인사청탁을 한 혐의다. 검찰은 N씨의 사례비 수수 규모와 전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P씨 이외에 다른 브로커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광주에도 현대·기아차 계열사가 많아 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광주공장 인사·노무관리 사무실에서 지워버린 컴퓨터의 파일을 복구, 기아차 노·사를 넘어 권력형 청탁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채용문서 담긴 파일 확보 이 파일에는 지난해 광주공장에 들어온 생산계약직원 1079명의 이름과 주민번호, 학력, 추천인의 면모, 사내·외 추천 여부, 면접 및 최종 점수 등이 망라돼 있다. 추천인으로는 기아차 노조간부와 임·직원은 물론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공무원, 경찰, 노조간부, 회사 임·직원 등이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기아차 노조 광주지부 전·현직 간부 등 20여명과 회사 인사·노무관리자 10여명 등 30여명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에 들어가 일부에서 사례비를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가운데 15∼16명을 소환해 기준 미달자 채용경위, 사례비 수수 여부 등도 캐고 있다. 광주 최치봉·남기창·박경호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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